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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박 2일’, 국경 초월한 복불복 ‘식상 VS 신선’

    ‘1박 2일’, 국경 초월한 복불복 ‘식상 VS 신선’

    ‘글로벌 특집’을 마련한 ‘1박 2일’이 신선했다는 호평과 함께 식상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의 인기코너 ‘1박2일’은 6명의 멤버가 외국인과 각각 짝을 이뤄 전남 완도군 청산도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았다. ‘1박 2일’ 멤버들과 루마니아, 영국, 인도, 미국, 일본, 코트디부아르 등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은 서로 다른 문화에 어색할 법도 했지만 복불복 게임을 통해 하나가 됐다. 제기차기, 눈치 게임 등을 통해 가까워진 12명은 아프리카 노래에 맞춰 다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각국의 전통춤을 소개하는 등 허물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1박2일’이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했다. 방송 후 해당프로그램 및 각종 게시판에는 “1박2일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오늘 방송이었다.”, “여섯 멤버끼리만 있었을 때와는 웃음 코드가 분명 달랐다.” 등 신선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면 “사람만 바뀌고 하는 건 똑같고 특별할 건 없었다.”, “단순히 게스트만 바꾼다고 틀이 색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등 식상했다는 의견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사진제공 = KBS 2TV 화면캡처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민선 ‘피소 논란’…사회적 파장 확산

    김민선 ‘피소 논란’…사회적 파장 확산

    배우 김민선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배우 정진영, 그리고 또 다시 인터넷 매체 ‘빅뉴스’의 변희재 대표까지… 일명 ‘청산가리 발언’으로 시작된 ‘김민선 피소 사건’이 정치권은 물론 각종 시민단체를 비롯한 네티즌들까지 가세, 전국민적인 이슈로 대두될 만큼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며,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 동안의 일지를 정리해 본다. 2008년 5월 = 지난 해 광우병 파동 당시 배우 김민선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2009년 8월 10일 = 이와 관련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는 지난 10일 김민선과 MBC ‘PD수첩’ 제작진 5명을 상대로 3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장을 서울남부지법에 접수했다. 당시 에이미트는 서울신문NTN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광우병 파동 당시 김민선의 악의적인 발언과 ‘PD수첩’의 왜곡 보도로 총 20억 원의 영업 손실을 입었다.”며 “피해액의 일부분에 대한 민사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 단체 및 일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자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불길을 지폈다. 8월 11일 = 전여옥 의원은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예인의 한마디-사회적 책임 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전 의원은 이 글에서 “연예인들의 말 한마디 한 마디, 손짓 하나하나가 ‘공적 신호’로 코드화되는 것을 우리는 하루 종일 확인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 한마디 보다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이 더 영향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끝으로 “”공인인 연예인들은 ‘자신의 한마디’가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라는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며 지난 광우병 파동의 책임이 일부 연예인에게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8월 12일 = 결국 전 의원의 글이 논란이 되자 배우 정진영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썼다. 정진영은 이 글에서 “우선 이 글은 정치적 견해 표명이 아닌 문화적 견해 표명이니 오해하지 말라.”고 전 의원의 말을 꼬집으며 “시민의 말을,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다고 하여 막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진영은 “혹 ‘사실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 입조심하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려 마음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8월 13일 = 이런 와중에 인터넷 매체 ‘빅뉴스’의 변희재 대표는 “김민선과 TN엔터, 시장에서 퇴출시켜야”라는 글을 올렸다. 변 대표는 이 글에서 “공인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매우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또한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8월 14일 = 김민선을 상대로 소송을 낸 에이미트의 박창규 회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이 소송을 진행한다. 말조심하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PD수첩’과 김민선은 촛불집회를 만든 장본인”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홍보대사가 되거나, 판매 마케팅을 해준다면 (소송 취하) 생각해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진제공=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00대 명반 인터뷰’ 펴낸 박준흠씨

    ‘…100대 명반 인터뷰’ 펴낸 박준흠씨

    아카이브. 옛 기록이나 공문서 또는 이러한 자료를 모아놓은 보관소를 뜻한다. 요즘에는 특정 장르에 관한 정보를 모아 둔 정보 창고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기록은 중요하다. 작은 기록들이 하나하나 모여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인터뷰’(선 펴냄)는 우리 대중음악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열매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리뷰’의 후속. 문화기획자이자 가슴네트워크 대표인 박준흠을 비롯해 음악평론가, 기자, 교수 등 필자 17명이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션 28명(팀)을 만났다. 지난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재 당시 양의 제한으로 편집됐던 인터뷰들이 완전하게 되살려져 생생함을 더한다. 뮤지션들의 정규 앨범 정보가 곁들여졌다. 사진 150여장도 돋보인다. 사진작가이자 대중문화 평론가인 최규성 등이 새로 촬영한 게 상당수라 가치가 더욱 빛난다. 책임 편집을 맡은 박준흠은 가십성 인터뷰와는 달리 봐달라고 주문한다. 그는 “뮤지션을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대중 예술인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했고, 삶과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기록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인디 레이블’, ‘한국 인디 뮤지션 사진집’, ‘한국 인디 음반 가이드’ 등의 발간도 추진하며 기록을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 아카이브 작업이다.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점도 국내 대중음악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 8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 영화 못지않게 시대를 반영하는 장르로 인정받은 대중음악이지만, 그 흐름을 제대로 정리한 책 하나 찾아보기 힘든 까닭은 축적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인프라가 생기며 몇몇 마니아와 평론가들이 개인적으로 아카이브 성격의 웹진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숨통이 틔었다. 하지만 1920년대 이후의 방대한 사료를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SP음반(초창기 레코드판)을 비롯해 그동안 발매됐던 앨범만 해도 최소 10만장에서 최대 15만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흠은 “아카이브는 마니아들에게는 정보를, 연구자들에게는 자료를 제공하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면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획과 정책도 가능하게 해 음악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KOCCA 음악아카이브’(www.koccamusic.or.kr)를 열었다. 1960년대 이후 국내 발매 앨범 3만 1000여건과 관련 부가정보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평가다. 박준흠은 더 나아가 한국대중음악자료원 같은 곳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대중음악은 우리 문화 유산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료가 소실되고 있는데 더 늦으면 안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음반 목록 정리는 물론, 영상 및 이미지 자료, 주요 인사의 구술 기록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복원하고, 전시하고 연구하고 정책을 세우는 곳이 필요합니다.” 글ㆍ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그림보는 안목 높여 보세요”

    “그림보는 안목 높여 보세요”

    그림 감상 및 소장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미술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매주 신간으로 최소 2~3권의 미술서적들이 출간되고 있으며, 7월 말에는 무더기로 7권이나 나오기도 했다. 그림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첫눈에 느낌이 편안한 그림만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불편한 마음을 일으키더라도 그 작품 안에 들어 있는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 ‘코드’를 읽어 내는 것이다. 최상의 방법은 작가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거나, 평론가의 안내·설명을 받거나 하는 것인데, 이것이 어려울 때는 관련 책을 읽고 미술의 흐름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동서를 막론하고 현 시점에서 현대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인상주의 그림도 18~19세기에는 불쾌감을 주는 색깔의 유희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고전주의, 아카데미즘의 끝자락에서 태동할 수밖에 없었던 인상주의를 이해한다면, 그 뒤에 나타난 큐비즘이나 표현추상주의 등도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난해하기 짝이 없다는 요즘의 미술작품도 넉넉히 즐길 수 있다. 우선 ‘무의식의 마음을 그린 서양미술’(이가서 펴냄). 저자 박정욱씨는 작가이자 미술 저널리스트로 신화와 역사가 가득한 서양미술을 ‘읽을’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그는 종교적인 소재를 그린 카라바조의 ‘마테오를 부르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등을 통해 서양의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읽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표범의 몸을 한 여인을 그린 페르낭 크노프의 ‘예술’, 쪼르르 우유 따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얀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 일본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목판화를 모방한 고흐의 ‘비 내리는 다리 풍경’ 등이 도판과 함께 소개된다. 런던을 방문하는 세계의 여행자들은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방문하고, 도발적이기까지 한 영국의 현대미술을 감상한다. 영국 출신의 ‘미술계 악동’ 데미안 허스트는 한번의 경매로 2000억원어치의 작품을 팔아 치우며 단숨에 피카소를 넘어서 버렸다.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yBa’(Young British Artists)로 불리는 영국 현대미술의 과거와 오늘을 소개하는 책은 ‘창조의 제국’(지안 펴냄)이다. 저자 임근혜씨는 yBa의 산실이었던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공부하고 현재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000년 개관 이후 대번에 관광 명소로 떠오른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1998년 다 죽어가던 영국 북동부의 탄광촌 게이츠헤드를 국제적 문화관광도시로 변신시켰던 ‘북방의 천사’ 조각상 등을 통해 영국 현대미술을 보여 주며, 문화가 국력인 시대에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방향을 제시한다. ‘우연한 걸작’(세미콜론 펴냄)은 뉴욕타임스 수석 미술 비평가 마이클 키멜만이 쓴 책이다. 중독에 가까운 열정과 헌신 속에서 나온 우연한(?) 걸작들을 작가들의 보잘 것 없는 삶과 대비시켜 써내려 갔다. 한 여자에게 중독돼 불행해 보이는 관계 속에서 아름다운 걸작을 그려낸 피에르 보나르, 10년 이상 작품에 매달려 1t이 넘는 작품을 탄생시킨 제드 드페오, 1972년 이래 네바다 사막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마이클 하이저 등 치열하고 극단적인 예술가의 삶을 보여 준다. 한국의 현대미술가들 11명을 소개한 ‘향’(시공아트 펴냄)도 출간됐다. ‘책 속의 미술관 시리즈’ 1권으로 김범 정서영 남화연 박기원 문경원 송상희 정수진 유현미 박화영 김혜련 최정화씨 등의 작품을 책 속에서 전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작가에 대한 소개 글은 프로필만 책 마지막에 수록돼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블로그 ‘레스카페’를 운영하는 블로거 선동기씨가 쓴 ‘처음 만나는 그림’(아트북스 펴냄)은 파란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양갈래로 땋아 내린 소박한 소녀를 책표지로 내세운 느낌 그대로가 책 안에 담겨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편안하고 소박한 그림들과 그 그림에 대한 짧은 해설을 곁들였다. 작가별로 5점씩 소개했다. 이탈리아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고종희씨는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한길사 펴냄)를 통해 이탈리아 각 도시의 미술작품과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로마ㆍ밀라노ㆍ피렌체ㆍ베네치아는 물론 만토바나 우르비노·라벤나·베로나·파도바·시에나·아시시 등의 중요 건축물과 미술관, 미술관의 소장 작품들을 소개했다. ‘돈을 사랑한 예술가들’(열대림 펴냄)은 땀과 조각칼로 벌어 들인 돈을 무능한 가족에게 모두 뜯겨야 했던 미켈란젤로, 치밀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으로 살아 생전 최고의 부와 명예를 누린 루벤스, 방을 데울 숯을 사기 위해 구차하게 돈을 빌려야 했던 모네 등 대가들의 살림살이를 보여 준다. 저자 오브리 메넨은 미술저널리스트로 세계적으로 미술품 경매가 활발한 현대에 예술을 경제와 연결해서 살펴볼 안목을 제공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우리 곁의 독재시절 망령/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우리 곁의 독재시절 망령/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세상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법과 제도를 전격적으로 뜯어고쳐도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심지어 체제를 전복시키는 혁명 앞에서도 사회는 종래의 관성을 좀처럼 버리지 않는다. 일상에 뿌리내린 문화적 습성과 오랜 세월 내면화된 의식이 끈질기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민주화 운동은 세상을 꽤나 변모시켰다. 4·19와 5·18 그리고 6·10 항쟁으로 이어진 절규와 몸부림은 독재정권을 역사의 뒤안길로 떠나보냈고 나아가 우리의 정치와 법과 사회를 현격히 개선시켰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세상이 완연히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우리사회에는 암울한 군사독재시절에 득세했던 억압과 저항의 문화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미디어법을 둘러싸고 여의도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이를 여실히 예증한다. 방송을 통해 낱낱이 드러난 현장의 분위기와 의원들의 몸짓을 보자. 흩어진 머리와 구겨진 와이셔츠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모습에는 특명을 받고 험난한 사선을 넘어온 지휘관의 비장함이 감돈다. 의장석을 에워싸고 진을 친 여당의원들은 선점한 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다가올 일전을 기다리는 병사들을 방불케 한다. 그리고 결국 ‘전투’를 강행했다. 금번 사태에 있어 여당이 보여준 정치문화와 정치의식 속에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옛 군사정권의 망령이 버젓이 살아 숨쉬고 있다. 민주당의 반응과 대처 역시 시대착오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엄연히 국민이 선택한 정부다. 한나라당 역시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다수당이 되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마치 정통성을 결여한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득실과 명암이 공존하는 한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주저없이 단상으로 몸을 날리는 행위는 아무리 보아도 시대적 코드가 맞지 않는다. 인권이 무참히 유린되고 노동이 처절하게 착취되는, 그야말로 모질고 척박한 세상에 살았던 전태일의 비상(飛上)과는 번지수가 전혀 다르다. ‘무도한 이명박 정권과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지가 앞으로 모든 의사결정의 길이 될 것’이라는 정세균 대표의 발언 속에는 70~80년대의 전사적 저항문화가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대학은 어떤가.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지금의 대학생들은 현저히 탈 정치화되었다. 총학생회의 주된 관심사는 더 이상 ‘촛불’이 아니라 학생들의 복지다. 그들은 대학 정문에 서 있던 공수부대 장갑차와 남영동 공안분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타는 목마름’을 경험하지 못했다. ‘서울의 봄’은 그들에게 그저 낯선 이야기다. 오늘의 대학생들이 박종철이나 이한열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기에는 세월의 간극과 사회의 변화가 너무나 크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군사독재시절의 문화는 대학 캠퍼스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쾌하고 흥겨운 한마당이 되어야 할 축제에 철 지난 운동권 노래가 여지없이 울려퍼진다. 등록금 동결을 촉구하는 대자보에마저 ‘사수’와 ‘타도’ 같은 용어들이 난무한다.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물리적 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정의와 자유라는 대의를 위해 그릇된 권력과 맞서 싸우던 극단의 시절에 불가피하게 선택된 저항과 관철의 방식이 여건이 확연히 달라진 지금도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는 것이다. 시대에 뒤처진 기성세대의 정치문화가 청년문화에 전이된 형국이다. 내면화된 문화는 변화에 인색하다. 그래서 우리는 문민정부가 안착된 세상에 살면서도 억압적 군사문화의 희생자로 남아 있다. 그러나 삭발과 단식을 결행하고 몸마저 던지고 있는 또 다른 우리는 음습한 지난 시절을 지배했던 극단의 문화를 조장하는 공범자이기도 하다. 문화가 달라져야 진정한 변화가 도래한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아이들 손잡고 ‘추억의 거리’로

    아이들 손잡고 ‘추억의 거리’로

    철사줄에 수건이 널린 이발소, 라면땅과 만화책을 들고 뒹굴던 만화방 등, 엄마아빠의 추억 속 정겨운 거리를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거닐 수 있게 됐다. 국립어린이박물관은 4일 현판개막식을 맞아 1960~70년대 거리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체험형 전시 ‘추억의 거리’를 공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산하에 있던 어린이박물관은 최근 독자적인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어린이 전문박물관을 표방,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이를 기념해 조성한 ‘추억의 거리’는 박물관 옆 1900㎡ 면적의 야외전시장에 위치해 있다. 잘 다진 흙길 양곁으로 이발소, 만화방, 식당, 다방, 양장점, 사진관, 레코드점 등 30~40년 전 상점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한쪽에는 기존에 있던 개항기시대 전차와 한약방, 포목점을 재정비해 옮겨 왔다. 상점들은 실제 존재했던 것들을 모델로 한 게 많다. 거리 초입에 있는 ‘화개이발소’는 2007년까지 서울 종로에 있던 명소. 당시 이발소가 문을 닫을 때 민속박물관이 수집했던 이발소 의자, 이발도구, 이발소 그림 등을 이번에 내놓은 것이다. ‘노라노 양장점’도 한국 최초로 패션쇼를 열었던 노라노(81) 여사의 ‘노라노의 집’이란 양장점을 모델로 해, 당시 의상과 마네킹을 재현해 걸었다. 이 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만화방. 불편한 나무의자와 흑백티브이, 연탄난로도 그대로 옮겨놨고, 당시 인기를 끌었던 만화책들도 실제로 진열장에 비치한다. 또 거리에는 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78년식 ‘포니1 픽업’도 전시된다. 어린이박물관 김시덕 교육운영과장은 “당시 생활문화를 어린이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추억의 거리를 이후 어린이 체험 학습 등에 계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어린이박물관은 내년에 ‘마을 진입 마당 조성’, 그 다음해에 ‘전통마을 조성’ 을 통해 내부 전시와 연계한 총체적인 체험전시환경 만들기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개막식은 새달 4일 오후2시에 열린다. 이날은 홍익대 안상수 교수가 알록달록한 블록형태로 제작한 박물관 현판을 공개한다. 또 이날 추억의 거리에서는 ‘화개이발소’가 영업을 한다. 실제 만리동에서 3대째 이발사 일을 이어온 베터랑 이발사가 가위를 잡는다. 포니의 시승 행사도 마련됐고, 다방에서는 쌍화차, 냉커피도 맛볼 수 있다. 또 뻥튀기, 뽑기, 아이스께끼 등 추억의 먹거리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 무료로 제공한다. 또 이날은 민속박물관 ‘우리 할머니 회혼례’ 특별전 개막식도 이어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시대]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을 만들자/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을 만들자/김준태 시인

    아침, 광주광역시 서쪽 지역을 적시며 흐르는 황룡강 둑길을 걷는다. 담양 용소를 시원으로 두고 영산강과 합수하는 황룡강. 광산구 첨단지역과 북구 본촌동·연제동 들판 사이로 흐르는 이 강의 둑길을 걸으며 ‘황룡강의 앞날’을 생각해 본다. 언제나 그렇듯이 동쪽으로 해 떠오르는 무등산을 바라보고 서북쪽으로 펼쳐진 병풍산과 추월산도 바라다본다(도시가 팽창한다 하더라도 이 강은 살아야 하는데…. 강변 역시 사라지지 않아야 하는데…). 광주의 ‘마지막 강변’이랄 수 있는 황룡강 변을 걸어가며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는다. 갈대새, 굴뚝새들이 강변의 갈대숲을 날며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 강 위에 수많은, 거대한 ‘시멘트 뚜껑들’이 덮이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갖는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벌써부터 강변 이곳저곳이 야금야금 먹혀들어 가는 풍경들을 바라본다. 광산구 첨단제1지구와 북구 첨단제2지구 사이로 흐르는 영산강의 상류 지류 황룡강! 적어도 광주광역시에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 강이 시멘트 뚜껑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를 한다. 그래서 오늘은 도시행정을 관장하는 기관에도 의견을 전할까 한다. 적어도 도시행정과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일정부문 ‘철학’이 요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서도 첨단문화·첨단문명의 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렇다. 사실 ‘자연과 인간’을 중심 코드로 삼을 때에야 진정한 의미의 첨단문화와 첨단문명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광산구 첨단제1지구와 북구 첨단제2지구 사이로 흐르는 영산강 상류~황룡강에 강변공원이 들어서기를 희망한다. 수변공원이라고 해도 좋을 이 공원을 이른바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앞으로 이 유역은 최고의 휴식공간 내지는 문화공간으로 부상할 것 같다는 어떤 좋은 예감과 확신에서이다. 황룡강의 좌우로 수변공원, 강변공원이 들어서면 남녘 광주에 자연과 인간 모두를 위한 새로운 쉼터·살림터가 형성되리라 본다. 강변에 140만 광주 시민을 위한 다양한 자연환경 조성 등이 그것이다. 강을 다치지 않고 흐르게 하고, 그곳에 물고기가 살게 하고, 수목들이 우거지게 하고, 새들이 노래하게 하고, 작은 동물원과 작은 식물원도 세우고, 군데군데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작은 스포츠 시설도 마련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강변공원이 될 것이다. 사람은 “자연과 함께 있을 때에 비로소 선해지고 사람다워진다.”고 일찍이 중국의 노자와 장자는 강조한 바 있다. 풍수지리학의 최고 경전인 ‘청오경’ 또한 자연과 생태학(에코토피아)적 세계관을 중요시 여기면서 “산천이 서로 껴안는 듯 산이 솟고 물이 흐름에 그침이 없으니 그 주와 객, 안과 밖이 법도에 맞는다.”고 했다. 20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문예비평가요 사상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도 그의 저서 ‘물의 꿈’을 통해 “세계를 창조하고 어두운 밤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한 방울의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물은 인생에 무궁무진한 비약을 준다.”고 물의 속성, 예컨대 자연과 인간의 접목을 꾀하는 생태학적 철학에 희망을 부여하고 있다. 거듭하여 광주광역시 첨단제1지구, 첨단제2지구 사이를 흐르는 황룡강 변에 ‘강변공원’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남성적 지기(地氣)를 창출하는 무등산을 에워싸며 여성적 수기(水氣)를 내뿜는 황룡강이 숨 쉬며 흐를 때, 광주는 ‘생물’처럼 더욱 꿈틀거릴 것이다. 황룡강 변에 세워진 벤치에 앉아 정말 아름다운 광주를 노래하고 싶다. 김준태 시인
  • [책꽂이]

    ●혁명과 우상(김경재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박사월이란 가명으로 김경재 전 국회의원이 썼던 김형욱 회고록을 재간행했다. 원래 4권이던 것을 ‘박정희 시대의 마지막 20일’을 추가해 5권으로 늘렸다. 각권 1만 2000원. ●미술의 불복종(김정락 지음, 서해문집 펴냄) 서양의 명화들이 아름다운 자연이나 풍광, 인간들을 그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림 이면에는 권력에 대한 저항, 주류 철학에 대한 반항, 통속에 대한 거부 등이 코드로 숨어 있다. 철학박사가 된 미술학도가 예술로 표현된 세상의 갈등을 보여준다. 1만 2900원. ●너는 꽃이 되어라 나는 흙이 되리라(박종록 지음, 굿북 펴냄) 신정아 · 황우석씨의 변호를 맡았던 저자의 자서전. 신정아씨나 황우석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의뢰인’이란 이름으로 그들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언론이 선정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1만 2000원.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차유진 지음, 모요사 펴냄) 전문 요리사이자 푸드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동서양 고전은 물론 다양한 현대 작품 속에서 사건 전개나 주인공의 삶에 중요한 모티브가 된 갖가지 음식들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 맛있게 이야기한다. 1만 4500원. ●러시아역사 다이제스트100(이무열 지음, 가람기획 펴냄) 20세기 초 사회주의 혁명으로 세상을 나눴고, 혁명으로 이룬 장벽을 무너뜨리며 세상을 다시 봉합한 러시아 격변의 역사 가운데 핵심적인 사건 100가지를 골라 알기 쉽게 간추렸다. 1만 5000원. ●중국을 낳은 뽕나무(강판권 지음, 글항아리 펴냄) ‘차이나’의 유래를 뽕나무에서 찾는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는 중국 문명을 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비단’에 집중한다. 비단은 단순히 의복 소재가 아니라 중국의 이미지이자 동서무역의 기폭제, 문화의 중심이었다. 1만 9800원. ●지방의 역습(이케다 히로무 지음, 반광식 옮김, 강형기 감수, 한국행정DB센타 펴냄) 일본이 작은 도시 니가타가 경제 효과 1억엔을 일궈낸 기적의 원동력은? 니가타를 통해 도시와 지방간 지역격차를 없애는 방법과 사회와 정부, 개인과 사업가 등의 태도를 폭넓게 짚으며 한국 사회에도 메시지를 전달한다. 9800원. ●마지막 일기(헨리 나웬 지음, 성찬성 옮김, 바오로딸 펴냄) 심리학자이자 대표적 영성가인 헨리 나웬 신부가 선종 전 1년간 가족과 친구들을 방문하며 쓴 일기. 나웬 신부는 자기 성찰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 있는 것이며,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친밀함과 애정에 대한 갈망을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1만 2000원.
  •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800㎞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40∼50일 동안 걸어 다니는 고생을 하고도 사람들은 인생의 자유를 느꼈다든지 또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얘기한다. KBS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아름다운 길로 소개한 5000㎞에 달하는 차마고도 길을 몇 달에 걸쳐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낀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성장이 최우선인 양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기업은 이윤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M&A를 통해 확대를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도 ‘빨리빨리’를 앞세워 세계인들이 깜짝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유명한 관광지, 세계적인 명소, 훌륭한 놀이시설, 호화 유람선 등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뭔가 가슴이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슬로투어(slow tour)를 계획하고 있다.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슬로푸드 등 느림의 미학이 허전함의 해답이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었다면 외국은 패스트푸드로 대변되는 빠름이 세상을 지배해 왔다. 느림의 미학은 인간성의 회복이며 자연과의 동행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녹색이 시대적 코드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곳이 그린투어리즘으로 불리는 농촌 관광이다. 농촌관광은 녹색관광, 그린투어, 에코투어, 슬로투어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팜스테이, 녹색농촌체험마을, 전통테마마을, 농산어촌체험마을, 자연휴양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도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놀멍·쉬멍·걸으멍으로 이름난 제주올레길, 진안마실길, 문경새재길 등 ‘걷기길’이 느림과 자연의 편안함을 함께 제공한다. 슬로투어는 한번의 여행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접하는 것이 아니다. 옥수수를 따서 솥에 넣고 나무를 때면서 익기를 기다리는 맛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슬로투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여름에는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푸드의 진정한 멋을 즐겨 보자. 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청와대·백악관에 관한 모든 것

    한국과 미국의 최고 권력 심장부는 어떤 모습일까. 건물의 물리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심장부의 작동방식이 궁금하다면 ‘청와대 vs 백악관’(개마고원 펴냄)에서 그 해답을 찾아도 되겠다. 한겨레 편집국 박찬수 부국장은 청와대 출입기자(2000~2002년), 워싱턴 특파원(2003~2006년)을 지내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궁중문화와 실용문화의 대비(위민관 vs 웨스트윙), 대통령 전용기의 비밀(코드 원 vs 에어포스 원), 최고 수준 경호팀의 아찔한 순간(육영수 피격 vs 케네디 암살), 대통령의 연설 방식(김대중의 ‘빌 게이츠’ vs 부시의 ‘악의 축’), 대통령이 접하는 최고급 정보(국정원의 일일 현안 보고 vs CIA 일일 브리핑), 대통령 인사권의 허와 실(낙하산 vs 스포일스 시스템) 등 저자가 건드린 분야는 청와대와 백악관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추가하게 된 ‘정치 보복’, 정권 인수인계 원칙의 모순을 꼬집은 ‘삭제된 이메일 vs 복구된 휴지통’, 지나친 종교적 믿음이 국정 운영과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 등은 현 정치의 맥락을 짚어 보는 데 도움을 준다. 대통령 참모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 기사화하지 못한 뒷얘기 등도 담았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원투 “6년만에 엽기 벗었죠!” (인터뷰)

    원투 “6년만에 엽기 벗었죠!” (인터뷰)

    그저 ‘잘 논다’고 가수가 될 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이들처럼 ‘기가 막히게’ 잘 놀면 가능하다. 제대로 놀 줄 아는 두 형님, 원투(송호범, 오창훈)가 돌아왔다.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2002년, 박진영은 원투의 노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JYP 영입’을 제의했다. 직접 부른 CD를 들고 사무실을 찾았지만 박진영은 한 번 들여다보지도 않고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하자, 너희 같은 그룹을 원했다.” 그 후 데뷔 6년. 세 번의 소속사 이적이 있었고 월 125만원의 생활고를 겪었다. ‘원투 = 코믹 + 엽기’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당신, 지금까지의 원투는 잊어라. 술잔을 채우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찐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 JYP 조차 ‘다듬지 않은’ 가수 1호 비, GOD, 원더걸스 ... ‘원투?’ 사실 원투가 처음 ‘JYP’란 브랜드를 달고 가요계에 데뷔했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난다. 미안한 얘기지만 ‘JYP스럽지’ 않았다. “하하. 미안할 것 까지야…. 저희는 JYP가 다듬지 않고 내보낸 1호 가수였으니까요. 박진영 형이 저희에게 원하는 건 ‘JYP의 조각품’이 아니었어요. 타 소속 가수들이 온실의 화초라면 저희는 냇가에서 굴러온 수석에 비유됐죠. 어찌 보면 박진영 자신이 너무나 하고 싶었던, 그러나 소속사 틀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노는 문화’에 대한 자유분방한 음악을 할 수 있는 코드를 찾아낸 거죠.” (송호범) ‘천하의 딴따라’ 박진영과 ‘제법 놀 줄 아는’ 원투의 첫 작업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3개월 만에 녹음까지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됐다면 믿으시겠어요? 완벽주의로 소문난 그가 즉흥적으로 작업한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이었죠. 진영 형이 그러더군요. ‘너희는 색(色)이 있으니까 깎거나 다듬지 않아도 돼. 너희 그대로를 보여준다면,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원투야.’라고.” (오창훈) ★ 비-MC몽-아이비의 그늘 “늘 2인자였다” JYP, 팬텀 등 대형 소속사를 떠나 최근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튼 원투는 “이제야 인간미로 뭉친 회사를 만나 제 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소속사 이적 이유를 묻자 쿨(Cool)한 두 남자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대형 소속사라고 늘 좋은 건 아니에요. 그간 저희는 비- MC몽-아이비 등 ‘킬러 콘텐츠’에 밀린 2인자에 불과했죠. 흔히 방송사와 기획사 간의 시스템이 그렇듯 톱가수들이 구멍 낸 방송 스케줄을 2인자 가수들이 메우게 되거든요. 그들이 방송사와 사이가 안좋단 이유로 저희도 출연정지가 되기도 하고요.” (송호범) 2인자의 설움은 이제 시원하게 벗었다. 원투는 데뷔 6년 이래 처음으로 목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방송되는 모든 가요 프로그램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 “아담한 회사에서 최고의 찬스를 얻은 셈이죠. 컴백하고 나서 눈치 보지 않고, 정말 신이 나서 노래 불러 보기는 처음이에요. 음악적으로도 타의로 입혀진 ‘코믹’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진짜 원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오창훈) ★ ‘별밤’ 1위? 황정민보다 2억배 센 세레모니 원투는 용감한 형제와 작업한 신곡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데뷔곡 ‘자 엉덩이’로 굳혀진 엽기발랄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냈다. “1년 전 ‘못된 여자’로 원투가 추구하고픈 음악적 방향을 내비췄어요. 가볍지 않지만 제대로 흥이 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도 저들처럼 놀아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도록 말이죠.(오창훈)” 원투의 컴백 무기를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바로 ‘프레쉬(Fresh)한 잠재력’. “데뷔 6년차지만 매 앨범마다 2년여 간의 공백이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원투에게는 ‘프레쉬한 잠재력’이 숨어있어요. 새로운 소속사에서 저희가 원하던 스케치북을 얻었으니 이제 멋진 그림을 그리는 일만 남은 거죠. 스케치는 끝났습니다. 저희가 어떤 색을 입혀갈지는 지금부터 지켜봐 주세요.” (송호범) 원투 만큼 심하게(?) 준비된 그룹을 못 봤다. 인터뷰 말미 그들은 “‘별이 빛나는 밤에’가 1위할 그 날을 위해 극비리에 준비해둔 세러모니가 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황정민의 밥숟가락 소감 보다 약 2억배는 더 센 세러모니를 준비해놨어요. 궁금하시다고요? 꼭 1위 해야겠네요.(웃음) 올 여름, 유쾌한 원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무대 위에 붓겠습니다!” (송호범)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상반기 트렌드의 핵심은 ‘어머니’와 ‘막걸리’

    상반기 트렌드의 핵심은 ‘어머니’와 ‘막걸리’

    눈을 들어 TV를 보라. 온통 여성 일색이다. 가정사에 시달리던 여성은 반란을 꿈꾼다(MBC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그런가 하면 남편 내조에 팔을 걷어 부치기도 한다(MBC <내조의 여왕>). 정계의 실력자나 왕으로 극적인 신분 상승을 이룬 경우도 있다(KBS <천추태후>, MBC <선덕여왕>). 사극뿐만이 아니다. 현대극에서도 여성의 지위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꽃보다 남자>(KBS)나 <하얀 거짓말>(MBC)에서 대기업 회장은 모두 여성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이른바 ‘CEO맘’이다. 골드미스(고학력의 경제력 있는 노처녀)나 줌마렐라(경제력을 갖추고 사회 활동하는 아줌마)는 아예 드라마의 소재를 넘어,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6월 하순 시중에 유통된 5만원권 속 인물도 여성이다. 이미 5천원권에 자신의 아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극복하고 고액권 지폐 모델이 됐다. 그만큼 여성의 입김이 세졌다. 혹은 여성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 이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 내의 주요 의사결정권이 여성으로 이전된 데 따른 것이다. 1. 어머니 열풍 사회적 열풍 속의 어머니는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 한 단계 높아진 지위나 신분을 자랑하는 새로운 어머니상과, 여전히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헌신하는 옛 어머니상이다. 문화계는 새로운 어머니상을 점진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옛 어머니상을 상품화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와 신경숙의 장편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손숙의 <어머니>도 부활했다. 이 연극의 광고 문구는 아예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그 이름’이다. 옛 어머니상의 상품화다. 최근의 어머니 열풍은 외환 위기 당시의 아버지 열풍과 확연히 대조된다. 당시에는 김정현의 <아버지>(1996), 조창인의 <가시고기>(2000) 같은 소설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길거리로 내몰린 아버지상이 부각된 결과였다. 이는 혼자 힘으로 부를 일궈야 한다는 신세대의 자각으로 이어졌다. ‘부자 아빠 신드롬’이었다. 그렇다면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를 찾던 우리는 요즘 어머니를 찾고 있을까? 여성상이 부각됐다는 점 외에, 이번 위기가 외환위기와 다르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성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많지 않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충격적이지는 않다. 대신 외환위기 이후부터 어머니의 생계형 경제 활동 참여가 늘었다. 아버지 혼자 힘으로는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외환위기 이후 깨닫게 된 사실은, 결국 어머니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고통 받는 주역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어머니를 소재로 한 문화상품이 범람하는 직접적인 이유다. 2. 불황의 非경제 외환위기 당시와 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불황에 나타난 소비 트렌드는 전형적인 불황기 소비와는 달랐다. 불황기에는 사치재나 우등재가 줄고, 생활필수품이나 열등재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믿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꿋꿋했다. 소주와 라면처럼 불황기 상품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이유가 뭘까? 당장은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 쇼핑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백화점 명품 매장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소득 양극화의 심화를 들 수 있다. 상류층은 불황에도 변함없는 소비 여력을 자랑했지만, 중산층과 서민은 달랐다. 이들은 아예 소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생필품을 아끼면서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명품을 사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은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할 소비 트렌드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트렌드는 전례 없는 불황기 대체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비싼 명품 대신 그보다 가격이 조금 떨어지는 제품으로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경향이 뚜렸했다. 비싼 옷보다는 싸고 효과가 확실한 립스틱을 선택하거나(립스틱 효과), 비싼 밥과 술 대신 고급 커피전문점을 애용하는 것(커피 효과)이 좋은 예다. 환율이 뛰면서 해외여행 대신 맛 기행과 휴식을 겸한 국내 여행이 뜬 것도 마찬가지다. 취직이 어려워지자 ‘취집’(시집)이나 가자며 결혼정보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것도 비슷한 대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3. 웰빙의 진화 웰빙도 웰빙 나름이다. 이제는 단순한 웰빙을 넘어선 웰빙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과거 웰빙 소비 트렌드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나 친환경 상품에 대한 선호가 전부였다. 그저 건강에 좋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꼼꼼하게 건강과 환경을 따지기 시작했다. 막걸리와 자전거 열풍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막걸리는 완전히 재해석 되고 있다. 단순한 서민의 술에서, 프랑스의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처럼 고급문화로 발전하기 직전 단계에 있다. 유산균 함량이 요구르트의 5백배, 식사대용 식품이라는 식의 웰빙 주류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자전거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다가 환경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다. 자전거는 이른바 ‘죄책감 없는 호사 취미’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전거 산업 육성책과 자전거 친화적 여건 조성 정책도 한몫 거들고 있다. 자전거 열풍은 단순히 불황기 교통비 절약 수단이 아니다. 엄청나게 비싼 자전거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그보다는 느리게 살자는 새로운 가치관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증거로 봐야 한다. 상반기 관광산업 최대의 히트 상품인 제주의 올레길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웰빙 트렌드 역시 여전하다. 건강에 대한 염려나 몸에 대한 집착이 그렇다. 신종 플루 확산으로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렸다. 몸짱 열풍이 이어지면서 닭 가슴살이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대중문화계를 휩쓰는 섹시 코드 역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에 대한 과시욕이라는 차원에서, 넓게 보면 웰빙 트렌드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자 이여영의 Lifestyle Report는 반기별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형 기사로, 다음 회에는 하반기 소비 트렌드 전망을 게재할 예정입니다(도움 말씀: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생활경제연구소 김방희 소장, 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반기 경제운용] 부처별 역점 추진사업

    정부가 해마다 이맘때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는 각 부처들이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과 사업들이 부문별로 망라된다. 25일 발표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부처별로 정리한다. ●농림수산식품부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을 떼어내는 ‘신경 분리’가 핵심이다. 농협을 경제사업 중심 구조로 개편해 선진적인 기능을 하도록 변모시키는 게 목적이다. 연말까지 농협법 개정안을 국회에 낼 계획이다. 중앙회의 인적 쇄신과 구조조정, 일선 부실조합의 통폐합이 함께 추진돼 진통이 예상된다. 수협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수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수요가 늘고 있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추가 할당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한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독점해 오다 2011년 6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황금주파수’ 800㎒ 대역과 활용되지 않고 있는 2.1㎓대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40㎒ 폭 등에 대한 회수 및 재배치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여유 있는 주파수 대역을 수요가 많은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추가 할당하는 등 주파수 재배치에 따른 대가와 할당방법, 의무, 절차 등을 7∼8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서민생활 밀접분야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식음료, 교육, 문화콘텐츠, 물류운송, 지적재산권 등 5개 중점 감시업종 및 의료분야의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시장상황점검 비상 TF’를 통해 서민생활 밀접 품목 및 전통적 독과점 품목 등의 가격동향 및 시장상황 모니터링에도 나선다. 공정위는 또 부문별 경쟁여건을 조사·분석한 ‘경쟁정책보고서’를 작성해 시장구조를 왜곡해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각종 진입규제도 전반적으로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의 녹색산업 진입을 촉진하고 녹색 규제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는 지원책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생산성 혁신대책’을 8월 중 수립한다. 또 소상공인의 영업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개선하고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총 50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또 벤처특별법 개정을 통해 벤처기업 확인 요건을 개선하고 중견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성부 가정폭력·성폭력 등 피해여성을 직접 방문해 상담, 의료, 법률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정·성폭력 상담소 등에 지원인력을 배치해 관련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여성관리자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여성근로자들에 대한 리더십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Culture | 영화 속 영화계의 환상과 좌절에서 나온 교훈] ‘장자연 사건’에 떠올린 영화 속 여배우의 비애

    독일의 별난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B. 브레히트(1898~1956)는 야망을 가지고 할리우드에 입성하였으나 영화판에 적응하지 못하고 1947년에 그곳을 떠나면서 ‘할리우드’라는 제목의 냉소적인 시를 남겼다. “매일 같이 내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하여 나는 거짓말이 팔리는 시장으로 간다….” 대중문화의 본바닥에서 거짓과 허상이 판을 친다는 아이러니는 비단 할리우드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TV에서 ‘연예계 괴담 성상납의 실체는?’ 이라는 듣기 민망한 특집이 있었는가 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고인의 애절한 메모가 줄곧 소개된 바 있다. 이 사건은 추억의 명화 속 영화인들이 겪는 좌절과 슬픔을 떠올리게 된다. 적어도 영화인 루키들은 이 영화들의 감상법을 익혀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랑과 경멸>(1963) : 감독과 제작자, 작가의 불협화음 세계적 명성을 가진 영국의 영화전문지 《사이츠앤사운드》의 맥케이브 기자가 일찍이 2차 대전 이후 유럽영화 최고의 걸작이라고 지나칠 만큼 찬사를 보낸 프랑스 영화 <사랑과 경멸>을 보자. 프랑스의 ‘필름 느와르’ 계의 장 뤽 고다르 감독의 화제작이다. 독일 영화의 거장으로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프리츠 랑 감독이 실명으로 출연해 ‘영화 속의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 그리고 비극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 작가는 돈을 위해서 예술적 소신을 굽혀 돈줄을 쥔 할리우드 제작자에 아부하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갈등을 겪고, 자신의 부인이 제작자와 가까워지는 것을 오히려 눈감으려 하나 부인은 그런 자신의 남편을 경멸하면서도 제작자와 어느새 가까워진다. 이제 여배우로 뜨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아름다운 나폴리 항구 앞의 카프리 섬에서 로케하고, 누드로 나오는 육체파 브리지트 바르도가 젊은 부인 역을 맡았다(필자는 카프리 섬에 들렀을 때 깎아지른 32미터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촬영 현장 ‘카사 말라파르테’ 별장의 멋진 모습을 배를 타고 본 적이 있다). 결국 그 부인은 남편을 버리고 제작자와 랑데부하여 빨간 포르쉐를 타고 로마로 올라가다 오일 탱커에 치여 길에서 같이 죽는다는 파국이 기다린다. 현실에서도 여주인공 바르도는 배우 세 명과 3년 터울로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네 번째로 한 기업가와 결혼을 하였다. 자료에 의하면 그 밖에도 6명의 명사가 엑스파일 리스트에 포함된다고 한다. 고다르 감독과 극작가 역의 미셀 피콜리, 그리고 영화 속 감독 역 프리츠 랑의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각각 세 번씩 결혼한 로맨티시스트 들이다. 현실에서 거장감독인 프리츠 랑은 영화에서 19세기 초의 독일 시인 F. 횔덜린(1779~1843)의 시 <시인의 사명(The Poet’s Vocation)>을 직접 읊는 고고한 예술감독임을 보여준다. “신 앞에 외로이 서게 되었을 때 두려워 말라, 그대의 순진함이 그대를 보호하리라. 어떤 무기나 핑곗거리도 필요 없나니, 신의 부재(不在)가 그대를 구할 것이므로.” 돈을 벌기 위해 흥행위주의 영화를 만들라는 제작자의 압력과 성화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예술영화를 고집하는 랑 감독은 이 영화에서 브리지트 바르도가 남편에게 책을 읽어주는 형식을 빌려 자기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전해준다. “… 사람은 악과 위선에 부딪히면 반항하게 된다. 사람은 상황이나 관습에 얽매이게 되면 반항해야 된다. 그러나 살인이 해결책은 아니다. 욕망에 의한 살인은 무의미하다. 어떤 여자와 사랑을 했는데 그녀가 날 배반했으니 죽인다. 그러면 나는 무엇인가? 그녀가 죽었으니 사랑을 잃는다. 내가 그녀의 연인을 살해한다 해도 그녀가 나를 미워할 것이므로 사랑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살인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자살도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이므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연예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랑 감독의 경구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결국 무신론으로 무장하고 결혼이든 이혼이든 질투심을 버리는 것, 이 두 가지가 랑 감독이 알려주는 영화판의 생존법이라 하겠다. 워낙 쾌남미녀들이 무리를 지어 만나는 곳이니 그 말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선셋 대로>(1950) : 늙은 여배우의 환상과 좌절 원로 여배우가 살인으로 해결책을 구하려 한 비극적 케이스가 여기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왕년의 대스타였던 50대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이다. 30대 초반의 사나이 조 길리스는 돈이 떨어져 차를 차압당하는 별 볼일 없는 시나리오 작가다. 차를 차압하러 왔던 자들을 피하여 쫓기게 되는 조. 쫓기던 중 타이어가 펑크 나 우연히 폐가 같은 대저택의 차고에 차를 파킹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왕년의 유명했던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의 집이었다. 그렇게 해서 ‘지골로’가 된 조는 벗어나고자 하면 할수록 옛날의 환영 속에 사는 그녀의 위안 역이 될 뿐이다. 노마가 자신의 손목을 면도칼로 긋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듣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지는 조. 한편 저택의 집사 맥스 역시 알고 보니 그녀의 전남편이며 유명감독이었던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운전기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 이상한 관계는 결국 노마가 그녀를 감히 벗어나려는 조를 사살함으로써 끝장나고 만다. 옛날의 명성을 잊지 못하는 여배우와 그녀의 세 남편 중 첫 번째 남편이었던 몰락한 감독, 쫓기는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계의 뒤안길의 서글픈 군상들이 명멸한다. 현실에서 여주인공 노마 역의 여배우 글로리아 스완슨은 이혼, 결혼을 반복하며 6번이나 결혼하였다.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997년에 앤드루 웨버의 동명 뮤지컬을 독일어로 감상한 적이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는 미영화연구소(AFI) 선정 100대 명대사에 올랐다. 여주인공이 젊은 애인에게 “나는 대스타야. 졸아든 것은 영화판이야(I am big! It’s the pictures that got small)”라고 소리치는 것이 그것이다. <이브의 모든 것>(1950) : 젊은 여자 탤런트들의 집념과 야망 참한 용모와 진솔한 태도를 가진 20대 말의 탤런트 지망여성이 미국 연극영화계에서 절정에 다다른 40대 중반의 원로 여배우에게 접근하여 환심을 사서 비서역을 맡게 되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여배우의 남편인 극작가와 그녀의 애인인 영화감독에게 접근하는가 하면 평론가를 유인하여 선임 배우가 신인 배우의 출연을 꺼리는 여배우들의 작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낸다. 이 야심찬 여인이 선배를 딛고 젊은 여배우로 성장하지만 결국 다른 더 젊은 여배우 지망생의 타깃이 된다는 것이 결말이다. 이 영화에서 원로 여배우 역의 베티 데이비스는 실제로 4번 결혼하였고 젊은 여배우 역의 앤 백스터는 현실에서 3번 결혼하였다. <에비에이터>(2004) : 제작자 엑스 파일에 담긴 여배우들 영화 주인공은 당대의 거부이며 영화제작자로도 유명한 영화계의 전설 하워드 휴즈이다. 그는 20여 편의 영화를 만들고 어떤 때는 감독도 하면서 실제로 명배우 캐서린 헵번과 에바 가드너와 염문을 뿌렸으며 기라성 같은 여배우들 진 할로우, 베티 데이비스, 올리비아 디 하빌랜드, 진저 로저스, 제인 러셀 등과도 로맨스를 가졌다. 미녀 배우 진 피터스 등과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였으나 자식도 없이 수많은 젊은 탤런트와 계속 염문을 뿌리다가 기인답게 (말년에는 손톱과 머리 깎기를 거부했다) 1976년,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펜트하우스에서 강박증 환자로 쓸쓸히 홀로 사망하였다. 그의 별명은 ‘지상 최고의 바람둥이(The World’s Greatest Womanizer)’였다. 3번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고 문란한 남자관계를 가진 마릴린 먼로를 파헤친 영화 <노마 진과 마릴린>(1996), 그리고 4번 결혼을 반복하고 수많은 염문을 뿌린 찰리 채플린의 일대기를 그린 <채플린>(1992) 등도 감상할 가치가 있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위의 영화 속 그들이 거쳐 간 여배우들은 과연 그들을 정말 사랑해서인가, 아니면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의식에서인가? 이제 정답은 관객 여러분의 몫이 되었다.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다문화 경영론),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 [현장 행정]서초구 장애인 천국 만들기

    [현장 행정]서초구 장애인 천국 만들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정보화교육’ ‘지역 반상회보 서초소식 점자판 발행’ ‘장애인정보문화센터 건립’ ‘차별없는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 서초구가 장애인이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장애인들이 더 편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 무료 정보화교육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교육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새빛맹인재활원 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생들은 시각장애인 전용 프로그램을 활용, 음성메시지를 들으면서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법 등을 배우게 된다. 박성중 구청장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집안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 비장애인과의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교육에 앞서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아 어떤 점을 중점으로 배우고 싶은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수요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더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 지원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2회씩 시각장애인 무료 정보화교육 구는 최근 시각장애인용 점자 소식지도 발간했다. 비장애인과 똑같이 구정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매월 발간되는 반상회보 ‘서초소식’의 점자판을 만든 것이다. 또 소식지의 내용을 음성으로 바꿔주는 음성변환출력코드도 인쇄해 점자나 음성으로 지역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서초소식은 1·2급 시각장애인 300여가구와 관련 단체·시설 100여곳에 매월 무료로 발송된다. 오는 9월에는 서초동 382의 2에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 교육을 총괄할 ‘서초장애인정보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이 정보문화센터는 지하층을 포함한 모든 층에 자연채광과 환기가 되도록 설계됐다. 장애인들에게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구가 특별히 요청한 것이다. 지하1층, 지상3층(면적 5130㎡) 규모로 건립되는 정보문화센터는 장애인 재활 프로그램을 비롯해 사회복귀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합형 장애인복지시설로 조성된다. 이곳엔 ▲장애인 주·단기보호센터 ▲수중재활치료, 재활보조기 체험 등을 갖춘 재활체험관 ▲촉각, 후각 자극할 수 있는 정원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 언어, 심리, 작업교육실 등 다양한 첨단 시설이 마련된다. 구는 이 ‘정보문화센터’를 국내 최고 수준의 복지시설로 만들기 위해 준공검사 과정에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해 사용시설을 미리 점검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짓고 있다. ●재활부터 사회복귀까지 돕는 공간 서초구는 전국 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1996년 9월부터 보건소 내에 마련한 ‘장애인 전용치과’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연 이용인원만도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또 토털 보육센터 ‘서초 영유아플라자’는 어린이들이 장애인의 불편함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감각체험실’도 운영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대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삼국유사

    경북 군위군은 오는 17일 서울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홀에서 ‘21세기 문화 코드로 바라 보는 삼국유사’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700여년 전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문화상품으로서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는 이번 세미나에는 중앙 승가대 김상영 교수와 연세대 국학연구원 고운기 교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박기수 교수, 천마아트센터 김정학 감독이 각각 삼국유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 삼국유사 문화콘텐츠로서의 재발견, 삼국유사 설화의 스토리텔링 전략, 삼국유사 문화 콘텐츠 활용의 실제라는 타이틀로 주제 발표한다. 이어 동국대 불교학과 고영섭 교수의 사회로 동국대 역사학과 황인규 교수와 서울대 국문학과 조현설 교수, 대구교육대학 이강엽 교수가 주제 발표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박영언 군위군수는 “군위 인각사는 고려 말 일연 선사가 말년에 노모를 모시면서 우리 민족의 성서(聖書)인 삼국유사를 집필한 유서 깊은 곳”이라며 “이번 세미나는 삼국유사 속 풍성한 이야기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해 국내 문화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세계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위군은 올 들어 인각사에 있는 ‘보각국사 일연 기념관’을 리모델링해 개관했으며, 삼국유사 시가집을 발간해 전국 지자체와 공공 도서관, 일선 학교 등에 배부하고 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창비의 위기냐, 기회냐

    누가 뭐래도 창비는 40여년의 세월 동안 명실상부하게 민족문학, 리얼리즘 문학 진영의 맏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1인 중심 운영 시스템, 정체성이 모호한 동아리주의, 진지한 비판의 수용을 거부하는 폐쇄성 등을 이유로 일부 젊은 비평가들의 공격에 직면한 상황이기도 하다. 계간지 43년, 출판사 35년 역사의 창비에 또다른 젊은 변화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발행된 창비의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는 젊은 문학평론가 권성우가 쓴 창비의 인문학적 담론과 문학적 담론의 허실에 대한 총체적 비평이 실렸다. ●한기욱 교수의 재반론도 게재 또한 인제대 영문과 교수이자 창비 편집위원인 한기욱을 통해 ‘창작과 비평’ 봄호에 실린 문학평론가 손정수(계명대 문창과 교수)의 글 ‘진정 물어야했던 것’에 대한 재반론을 실었다. 손정수의 글이 2008년 겨울호 특집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감안하면 재반론으로, 건강한 논쟁의 형식을 띄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겨울호부터 시작해 사회적·문화적 담론의 리더 역할을 재정비하고 있는 창비에 자기 비판을 포함한 담론의 확산, 그리고 소통을 통한 성찰과 혁신이 새삼 기대되는 대목이다. 권성우는 ‘정치적 올바름은 미학적 품격과 만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난 호에 실렸던 손정수의 글은 백낙청, 한기욱에 대한 전면적이며 직설적인 비판으로 채워져 있었다.”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글이 다름아닌 창비 지면에 수록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비와 대척적인 위치에 있는 비평가의 강도 높은 비판을 수록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인 의미에서 창비의 어떤 자부심과 자신감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면서 “이는 역으로 대부분의 문예지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거의 용납하지 않는 편협한 관행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가를 역력히 드러내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자기 비판을 서슴지 않은 창비에 대한 격려와 동시에 자기 비판을 외면하는 문예지들의 관행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언론과의 대립 기피… 문제 제기 그는 창비에 대한 근본적 비판 자체를 비껴가지 않았다. 권성우는 “창비가 언론문제와 정면 대결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서 “창비가 그 긴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입장이라면 거대 보수언론의 편파적인 프레임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관건이 될 것이다.”고 언론과의 대립을 기피하려는 창비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기욱 역시 지난해 겨울호 특집에 ‘문학의 새로움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실은 뒤 손정수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의 ‘문학의 새로움과 리얼리즘 문제’ 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기욱은 “어떤 관념이나 코드가 아니라 작품의 언어를 온몸으로 실감하는 비평, 다른 비평가의 비평 언어에 담긴 생각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독법이 중요하며 이를 사무사(思無邪)와 유물론적으로 하는 비평이라면 어떤 논쟁이든 생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황석영의 변절? 편협한 사고의 논리/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황석영의 변절? 편협한 사고의 논리/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소설가 황석영씨의 행적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방문길에 황석영씨가 수행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한때 평양을 잠입한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이고 지난 대선 때 반MB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외쳤던 그가 대통령을 수행하고 우파 정부에 협조하겠다니 논란이 생길 만하다. 그의 행적이 어색하고 낯선 면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변절일까. 진중권씨는 그를 두고 ‘욕할 가치도 없고’, ‘기억력이 금붕어 수준’이라는 저급한 말들을 쏟아 냈다. 복거일씨는 우파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이문열이 아닌 황석영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배은망덕이라고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황석영씨가 이 대통령을 수행한 것은 과거 개인적 인연과 함께 이 정부를 보수가 아닌 ‘중도실용정부’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MB정부의 기본 노선이 중도실용인지 보수인지는 개인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MB정부가 보수정권이라면 진보지식인 황석영은 이 대통령을 만나서도, 국정운영에 협조를 해서도 안 되는 것일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들여다보자. 그는 민주당 경선 내내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임명했다. 공화당 소속의 주드 그레그 상원의원을 상무장관으로 지명했고, 부시행정부의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를 계속 유임시켰다. 최근에는 중국주재 미국대사에 공화당 소속인 존 헌츠먼 유타주지사를 지명했다. 오바마의 포용적 인사정책에 대해 우리 사회는 찬사를 보냈다. 이명박 정부에 오바마의 초당적 인사를 배우라고 충고까지 했다. 오바마의 인사정책을 평가한 잣대를 이명박과 황석영의 만남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촛불정국, 석 달 넘게 타오른 촛불에서 얻은 교훈은 소통의 중요함이었다. 소통이 무엇인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반쪽짜리 소통일 뿐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한 소통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소통은 보수와 진보의 만남일 것이다. 진보세력이 보수정권을 타도의 대상으로만 보고, 보수정권이 진보인사들을 배척하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의 소통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다. 이 정부가 집권 후 정무직뿐 아니라 산하기관과 문화예술 분야까지 보수인사들로 채우는 것에 대해 지난 정권보다 더한 코드 인사를 자행한다고 비난했던 사람들이, 이번엔 이념성향이 다른 자들은 만나서도 안 되고 함께 일하는 것은 더욱 안 될 일이라고 비판하는가. 이 기회에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개념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자신은 좌파적 신자유주의라 하였다. 당시 진보와 보수 집단 모두 그런 궤변이 어디 있느냐고 힐난하였다. 그러나 이는 결코 궤변이 아니다. 보수와 진보는 다차원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공동체 대 개인의 문제로, 보수가 공동체를 중시하는 반면 진보는 개인의 자유를 강조한다. 둘째로 시장경제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진보(좌파)가 분배를 중시하는 반면 보수(우파)는 시장원리와 성장을 강조한다. 보수(우익)와 진보(좌익)는 북한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구분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공동체 가치의 문제, 시장경제, 그리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차원임에도 불구하고 진보는 곧 분배론자이면서 햇볕정책주의자로 인식하고, 보수는 신자유주의자이고 대북 강경론자로 취급하는 데서 인식의 오류가 발생한다. 신자유주의자가 햇볕정책을 찬성하고, 다른 한편 분배론자가 공동체적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인식체계이다. 허구적 이념갈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함께 일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소통을 중요시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 “7년 구상 두 달 작업끝에 쇼팽 곡에 가사 선물했죠”

    “7년 구상 두 달 작업끝에 쇼팽 곡에 가사 선물했죠”

    ‘즉흥환상곡’, ‘이별의 곡’, ‘야상곡’…. 지극히 아름답고, 서정적이라 콧노래조차도 덧붙이기 조심스러운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작품들이다. 올초 나온 음반 ‘쇼팽과 소녀(Chopin and The Girl)’는 여기에 과감하게 가사를 씌운 노래로 채워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뮤지컬 배우로 잘 알려진 이소정(36). 그는 오는 29~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이 노래들을 선사한다.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특히 쇼팽 곡을 좋아했죠. 쇼팽으로 뮤지컬, 영화 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구상은 7년쯤 했나봐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노래겠다 싶어서 보컬 음반을 냈습니다.”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이소정은 음반에서 나지막하게 노래하던 그 목소리로 운을 뗐다. “쇼팽의 작품을 고르고, 가사를 붙이는 등의 작업에는 꼬박 두 달이 걸렸어요. 어떤 가사가 잘 어울릴까, 어떤 단어를 고를까, 이 곡에는 한글이 나을까 영어 가사가 나을까 등등 생각할 게 너무 많았거든요.” 노래는 쇼팽 작품의 멜로디나 코드 변형 없이 다가가기 쉽게 불렀다. 가사는 미국과 일본 시장까지 고려해 대부분 영어로 썼다. 쇼팽의 전주곡 4번과 연습곡 5번에는 한글 가사를 넣었다. 녹턴 9번에는 프랑스어 가사로 부르기도 했다. 피아노 소나타 2번 ‘장송곡’에 덧댄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제외하고, 모든 가사는 직접 썼다.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아직도 초등학교 때부터 쓴 일기가 그대로 남아 있고요. 몇년 동안 영어 동화 시리즈도 기획하면서 이미 한 작품은 써놓은 상태고…. 구상 중인 책도 있는데, 곧 출간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하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을 맡으면서 ‘실력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그는 이제 이 타이틀을 내려놓을 계획이다. “벌써 무대에 선 지 10년이 훌쩍 넘었어요. 이제는 인생의 전환점을 찾아야겠다 싶었죠. 하지만 노래하는 게 너무 좋고, ‘노래하는 이소정’이 아닌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노래는 계속 부를겁니다.” 공연 제목인 ‘이소정, 쇼팽을 노래하다’는 이런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쇼팽의 폴로네이즈 6번 같은, ‘너무 좋아하지만 수록하지 못한’ 음악은 이번 공연에서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소린 크레시운이 대신 들려준다. 어떤 공연이 될지 묻자 그의 성격처럼 대답도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다. “좋은 노래를 편하게 감상하고, 이소정과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박2일’‘패떴’ 왜 뜰까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왜 인기를 끄는 것일까. 서로 공통 분모는 없는 것일까. 문화평론가 김연수는 이에 대해 맨얼굴이나 망가지는 모습 등을 통해 연예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연예인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하는 대중의 욕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코드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는 최근 발간한 ‘대중문화 이유 있는 편들기’(연극과 인간 펴냄)를 통해 한국에서 뜨고 지는 대중문화의 흐름에 해체와 쌍방향, 멀티, 이미지, 그리고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다섯 가지 코드가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가수, 탤런트, 연극 배우, 개그맨, 아나운서, 전문가 등은 각자 분야에 전문성이 있었고, 사회도 이를 요구했지만 2000년대 들어 겸업이 두드러졌다. 탤런트가 가수 겸업을 하는가 하면, 가수도 탤런트를 한다. 겸업은 끝없이 확장된다. 가수와 연기자는 뮤지컬로, 뮤지컬 배우는 가수나 연기자로 경계를 허문다. 멀티 코드가 흐름의 대세이기 때문이다. 대개 다양한 문화현상의 원인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게 보통이지만, 거대 그물망 속에서 함께 돌아가고, IT 세상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사회가치관이나 통념의 해체를 반영하는 드라마, 팬과 스타, 시청자와 방송의 쌍방향 소통, 몸짱·얼짱 등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이미지 중심 문화 등도 요즘 특징으로 꼽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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