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화 코드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출동 체계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 사건발생
    2026-03-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76
  • ‘경기소리’ 보유자 묵계월 선생 별세

    ‘경기소리’ 보유자 묵계월 선생 별세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소리’ 보유자인 묵계월(본명 이경옥) 선생이 2일 오전 0시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93세. 이은주, 안비취 명창과 함께 ‘경기민요 여성 3인방’으로 불리던 고인은 경기민요 보급과 전수에 평생을 바치며 경기소리 전수조교 김영임, 박윤정, 최근순 등 수백명의 후학을 길러 냈다. 1921년 서울 중구 광희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11세 때 양어머니 이정숙을 만나면서 소리꾼의 길로 들어섰다. 양언니의 성을 따 이름을 묵계월로 바꾸고 양어머니가 불러 준 소리 선생 이광식으로부터 1년간 개인 교습을 받으며 여창 지름, 시조, 가사 등 소리의 기초를 익혔다. 13세부터는 조선 권번 소속 주수봉에게 ‘경기 12잡가’를, 최정식에게 서도창과 민요를, 이문원에게 ‘삼설기’를 배우는 등 당대 명창들을 두루 사사했다. 17세 때 경성방송국 등에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은 그는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 보유자로 지정됐다. 1957년 신세계레코드에서 ‘천안삼거리’, ‘노들강변’ 등의 음반을 낸 이후 2012년 ‘12잡가’ 음반까지 꾸준히 발표하며 경기민요를 대중에게 알렸다. 서정적인 경기소리 보급과 송서(선비들의 문학에 가락을 붙인 노래) 전수에 기여한 그는 한국국악협회 고문으로 재직하며 1992년 국악대상, 1997년 국민훈장 보관장, 2004년 방일영 국악대상 등을 받았다. 장례는 국악 보급과 후진 양성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를 기려 한국국악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딸 김연숙(화가)·연진(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씨와 아들 종일(재미사업가)씨 등 1남 2녀다. 빈소는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이다. (02)2227-75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다빈치 ‘최후의 만찬’ 속 숨겨진 비밀

    다빈치 ‘최후의 만찬’ 속 숨겨진 비밀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로스 킹 지음/황근하 옮김/세미콜론/536쪽/2만 5000원 모든 인류가 어둠 속에 잠들어 있을 때 혼자서 새벽으로 걸어나온 인물이 있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다. 그의 걸작 ‘최후의 만찬’은 5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며 수차례 파괴와 손상을 겪었다. 1977년부터 22년간의 마지막 복원 작업을 거치며 “복원 화가들이 80%, 다빈치가 20%를 그린 작품”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탁월한 연대기 작가라는 평을 듣는 로스 킹의 저작 ‘다빈치와 최후의 만찬’은 르네상스를 연 이 작품이 어떻게 완성됐는지를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 생생하게 그려 낸다.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식당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은 당시에도 “그 전에 있던 모든 것을 쓸어 버리는 홍수와 같이 예술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대를 앞선 양식과 전무후무한 독창성은 ‘기적적 작품’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이 불가능했다. 명성만큼이나 이 그림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저자는 다빈치가 그린 수많은 습작과 노트의 메모를 연구하고 방대한 참고 문헌을 샅샅이 뒤져 ‘최후의 만찬’을 둘러싼 수많은 소문과 비밀에 대해 신빙성 있는 추론을 내놓는다. 다빈치가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495년 초부터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마흔셋. 밀라노 ‘공작의 화가이자 공학자’라는 직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렇다 할 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생각이 많고, 산만한 작업 방식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는 작품 의뢰를 받아도 제대로 완성을 하지 못한다는 오명마저 안고 있었다. 높이 4.5m, 너비 9m에 달하는 커다란 그림은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었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프레스코화에도 전혀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기적을 행하고 싶다”고 수없이 공책에 적었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예술가는 10년간의 연구와 치밀한 준비를 거쳐 작업 시작 3년 만에 작품을 완성한다. 킹은 치밀하게 그림 속으로 파고들어 그림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 나간다. 우선 예수를 중심으로 양 옆에 앉아 있는 열두 명의 인물이 누구인지, 실제 모델이 된 인물이 누구였는지를 추적한다.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사도 요한에 대한 부분은 특히 흥미롭다. 댄 브라운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자리에 앉은 이가 사도 요한이 아니라 마리아 막달레나였다는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킹은 다양한 문헌에서 근거를 찾아 이런 그럴듯한 주장이 흥밋거리에 불과한 터무니없는 이야기였음을 밝힌다. 킹은 다빈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적 아름다움은 곱슬머리에 이목구비가 여성적인 청년이나 사춘기 소년, 심지어 사춘기 이전의 소년이었다면서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자리에 앉은 ‘요한’은 여성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중성적 인물을 신비스럽게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다빈치는 ‘암굴의 성모’에서 오른쪽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사 우리엘이나 후기 그림에 속하는 ‘세례자 요한’ 속의 인물, 그 유명한 ‘모나리자’에서 보듯이 성별의 차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표현을 아꼈다. 다빈치의 천재성에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인물의 역동적인 동작과 상황의 묘사력이다. 그림 안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다빈치는 몸짓과 손짓, 미묘한 속임수와 암시를 통해 예루살렘의 어느 방에서 펼쳐진 역사적 사건을 절묘하게 짜맞추었다. 예수는 방금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라고 말했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제자들은 놀라고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양하고 독특하며 진정으로 내면을 표현하는 얼굴을 그리고 싶었던 레오나르도는 수도 없이 많은 스케치를 그리며 고심했다. 심지어 사악한 성품이 드러나는 유다에 적합한 얼굴을 찾기 위해 일년이 넘게 밀라노 외곽의 빈민가 보르게토 마을을 찾았다. 그림 속 유다는 치켜올라간 눈썹에 매부리코, 기다란 턱에 하악골이 각진 노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다빈치는 유다가 빵을 집으려고 왼손을 뻗다가 소금통을 엎지르는 것으로 설정했다. 왼손잡이는 두려움과 의심의 대상이라는 부정적인 문화적 연관성을 함축하고 소금통을 엎는 것은 불길함을 의미했다. 예수의 얼굴은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 그의 공책에는 예수의 모델로 고려했음직한 사람들의 이름이 몇 개 적혀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몽환적이고 여성의 이목구비를 지닌 요한과 필립보의 모델이 다빈치의 양자인 살라이라는 설도 있지만 역시 확인할 수 없다. 다빈치의 작업실을 방문했던 어떤 사람은 “만찬 속 제자들은 밀라노 궁정의 저명한 대신들과 시민들의 삶을 그린 초상화”라고 적었다. 후대의 우리는 그저 짐작만을 하면서 천재에게 감사할 뿐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다빈치 ‘최후의 만찬’ 속 숨겨진 비밀

    다빈치 ‘최후의 만찬’ 속 숨겨진 비밀

    다빈치와 최후의 만찬/로스 킹 지음/황근하 옮김/세미콜론/536쪽/2만 5000원 모든 인류가 어둠 속에 잠들어 있을 때 혼자서 새벽으로 걸어나온 인물이 있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다. 그의 걸작 ‘최후의 만찬’은 5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며 수차례 파괴와 손상을 겪었다. 1977년부터 22년간의 마지막 복원 작업을 거치며 “복원 화가들이 80%, 다빈치가 20%를 그린 작품”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탁월한 연대기 작가라는 평을 듣는 로스 킹의 저작 ‘다빈치와 최후의 만찬’은 르네상스를 연 이 작품이 어떻게 완성됐는지를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 생생하게 그려 낸다.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식당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은 당시에도 “그 전에 있던 모든 것을 쓸어 버리는 홍수와 같이 예술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대를 앞선 양식과 전무후무한 독창성은 ‘기적적 작품’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이 불가능했다. 명성만큼이나 이 그림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저자는 다빈치가 그린 수많은 습작과 노트의 메모를 연구하고 방대한 참고 문헌을 샅샅이 뒤져 ‘최후의 만찬’을 둘러싼 수많은 소문과 비밀에 대해 신빙성 있는 추론을 내놓는다. 다빈치가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495년 초부터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마흔셋. 밀라노 ‘공작의 화가이자 공학자’라는 직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렇다 할 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생각이 많고, 산만한 작업 방식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는 작품 의뢰를 받아도 제대로 완성을 하지 못한다는 오명마저 안고 있었다. 높이 4.5m, 너비 9m에 달하는 커다란 그림은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었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프레스코화에도 전혀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기적을 행하고 싶다”고 수없이 공책에 적었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예술가는 10년간의 연구와 치밀한 준비를 거쳐 작업 시작 3년 만에 작품을 완성한다. 킹은 치밀하게 그림 속으로 파고들어 그림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 나간다. 우선 예수를 중심으로 양 옆에 앉아 있는 열두 명의 인물이 누구인지, 실제 모델이 된 인물이 누구였는지를 추적한다.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사도 요한에 대한 부분은 특히 흥미롭다. 댄 브라운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다빈치 코드’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자리에 앉은 이가 사도 요한이 아니라 마리아 막달레나였다는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킹은 다양한 문헌에서 근거를 찾아 이런 그럴듯한 주장이 흥밋거리에 불과한 터무니없는 이야기였음을 밝힌다. 킹은 다빈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적 아름다움은 곱슬머리에 이목구비가 여성적인 청년이나 사춘기 소년, 심지어 사춘기 이전의 소년이었다면서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자리에 앉은 ‘요한’은 여성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중성적 인물을 신비스럽게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다빈치는 ‘암굴의 성모’에서 오른쪽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사 우리엘이나 후기 그림에 속하는 ‘세례자 요한’ 속의 인물, 그 유명한 ‘모나리자’에서 보듯이 성별의 차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표현을 아꼈다. 다빈치의 천재성에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인물의 역동적인 동작과 상황의 묘사력이다. 그림 안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다빈치는 몸짓과 손짓, 미묘한 속임수와 암시를 통해 예루살렘의 어느 방에서 펼쳐진 역사적 사건을 절묘하게 짜맞추었다. 예수는 방금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라고 말했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제자들은 놀라고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양하고 독특하며 진정으로 내면을 표현하는 얼굴을 그리고 싶었던 다빈치는 수도 없이 많은 스케치를 그리며 고심했다. 심지어 사악한 성품이 드러나는 유다에 적합한 얼굴을 찾기 위해 일년이 넘게 밀라노 외곽의 빈민가 보르게토 마을을 찾았다. 그림 속 유다는 치켜올라간 눈썹에 매부리코, 기다란 턱에 하악골이 각진 노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다빈치는 유다가 빵을 집으려고 왼손을 뻗다가 소금통을 엎지르는 것으로 설정했다. 왼손잡이는 두려움과 의심의 대상이라는 부정적인 문화적 연관성을 함축하고 소금통을 엎는 것은 불길함을 의미했다. 예수의 얼굴은 누구를 모델로 했을까. 그의 공책에는 예수의 모델로 고려했음직한 사람들의 이름이 몇 개 적혀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몽환적이고 여성의 이목구비를 지닌 요한과 필립보의 모델이 다빈치의 양자인 살라이라는 설도 있지만 역시 확인할 수 없다. 다빈치의 작업실을 방문했던 어떤 사람은 “만찬 속 제자들은 밀라노 궁정의 저명한 대신들과 시민들의 삶을 그린 초상화”라고 적었다. 후대의 우리는 그저 짐작만을 하면서 천재에게 감사할 뿐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봄’ 예술축제가 활짝 피었습니다

    ‘봄’ 예술축제가 활짝 피었습니다

    봄에 만개한 것은 꽃뿐만이 아니다.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축제가 열려 봄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한다. ‘귀천’의 시인 천상병을 기리는 제11회 천상병예술제가 오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26일부터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제3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이 23일동안 이어진다. 어린이날을 전후로 연휴가 생긴 5월 초에는 다양한 어린이축제도 준비돼 있다. ●25일부터 새달 4일까지 천상병 예술제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던 고(故) 천상병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아름다운 소풍을 떠난다. 축제 개막일인 25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아마도이자람밴드가 공연한다. ‘나의 가난은’ ‘크레이지 배가본드’ ‘달빛’ 등 시인의 작품으로 만든 노래로 음반을 낸 아마도이자람밴드는 이날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첫 콘서트를 갖는다. 대극장에서는 26일 오후 5시에 이미숙무용단이 ‘귀천’ 공연을 올린다. 관람료는 개막공연이 2만원, ‘귀천’은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원하는 만큼 내는 희망티켓이다. 26일에는 21주기 천상묘제 ‘봄 소풍’을 간다. 시인과 아내 고 문순옥 여사의 유택으로 떠나는 문학 여행이자 낭송, 낭독, 연주가 있는 문화 여행이다. 시인 부부가 운영한 찻집 ‘귀천’이 자리한 서울 인사동에서 출발해 의정부시립공원묘지에 들렀다가 축제 현장인 의정부예술의전당으로 돌아온다. 올해는 문학다방 ‘천상음악살롱’을 새롭게 만들었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2~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운영한다. 시인의 유품인 클래식 레코드를 소재로 문학과 음악을 나누는 시간이다. 원로 음악평론가 탁계석, 문화기획자 박이창식, 의정부문화발전소 황현호 소장이 함께한다. 이 밖에 ‘천상 책 놀이터’ ‘천상문학산책’ ‘천상병시낭송대회’ ‘천상백일장’ ‘모과나무심기’ ‘시화전 및 유품전’ 등으로 구성했다. (02)972-2824.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 62개 공연팀 참가 강동아트센터의 모든 공간과 주변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 13개, 무용경연대회 3개, 이벤트 등에 62개 공연팀이 참가한다. 강동아트센터의 자체 제작공연 ‘예술의 진화’(26~27일·대극장)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 작품이 관심을 끄는 것은 국립발레단의 ‘포이즌’, 국립무용단의 ‘단’ 등을 협업하며 무용계의 내로라하는 콤비로 꼽히는 안무가 안성수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뭉쳤다는 점이다. 신석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을 움직임과 빛, 색, 소리로 엮어 역동적이고 풍성한 구성과 무대를 표현한다. 발레리나 김주원과 박수인·장경민 등 안성수픽업그룹 멤버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은 “강동구가 보유한 문화적 자산인 ‘선사시대’를 모티브로 춤의 기원, 진화, 발달 과정을 그렸다”고 소개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11분’을 몸짓으로 풀어낸 국립현대무용단의 ‘11분’이 5월 4~5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에 녹아든 성과 사랑 이야기에 무용수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녹여 풀어냈다. 지난해 안애순 예술감독이 취임한 뒤 초연한 이 작품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같은 날 대극장에서는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를 공연한다. 경기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 달하’(30일·대극장), 한국전통춤판(5월 2일·소극장), 발레영스타(5월 14일·소극장), 극장의 새로운 상주단체인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이방인’(5월 17~18일·소극장) 등 공연에 이어 박귀섭 작가의 무용사진전(25일~5월 18일·갤러리 그림), ‘예술이 흐르는 그린웨이’(5월 5일·야외 바람꽃마당), 게릴라공연과 번개댄스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무용계의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를 만드는 ‘나우 & 퓨처’(대극장)도 놓치면 아쉬울 법하다. 17일에는 국수호, 김매자, 김말애, 채상묵, 배정혜, 이정윤, 김성의, 안정훈, 김현미 등 한국무용의 거목과 젊은 무용수가 한 무대에 오른다. 18일에는 김복희, 김순정, 이정희, 제임스전, 조윤라, 김주원, 이루다, 천성우 등 현대무용과 발레의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하며 노련하면서도 열정적인 춤사위를 선사한다. (02)440-0528. ●어린이날 전후로 공연·전시·체험 행사 ‘풍성’ 어린이날인 5월 5일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에서는 ‘고양어린이세상’이 펼쳐진다. 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주목할 만하다. 고양 600년의 옛이야기와 5000년 전의 볍씨인 고양가와지볍씨 이야기를 담은 전시 ‘가와지볍씨와 고양600년 이야기 활짝’과 ‘소원꽃씨 선물상자’, 고양의 대표 특산물인 웅어를 소재로 흙놀이와 공예를 결합한 ‘안녕? 웅어야!’를 마련했다. 온 가족이 함께 성라산을 오르내리며 숲속의 이야기를 듣고 놀이를 즐기는 ‘성라산 숲 넘나들이’도 있다. 유쾌하고 즐거운 ‘꽃메 서커스 마을’에서는 광대의 서커스, 공중 퍼포먼스, 풍선 마임, 줄타기·저글링을 배우는 서커스 교실 등이 열린다. 놀이형 전통체험 ‘놀자와 떠나는 아슬아슬 모험’, 과학체험 ‘창의력 케이넥스’, 재활용품을 활용한 ‘아트마켓 정크아트’, 단상 위에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어린이 자유발언대’ 등도 진행된다. (031)960-9717. 5월 2~11일에는 인천 십정동 부평아트센터에서 제1회 부평키즈페스티벌(부키프)이 개최된다. 2일 해누리극장에서 체코필하모닉소년소녀합창단과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이 꿈과 희망의 하모니를 선사하며 축제의 문을 연다. 3~11일 달누리극장에선 부평아트센터가 처음 제작한 ‘할락궁이의 모험’이 막을 올린다.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는 연극연출가 이병훈, 작가 오은희, 국악작곡가 신동일 등이 제작에 참여해 ‘어린이 명품 공연’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공연 후에는 어린이 체험행사와 무료 원화전시를 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인 에릭 칼의 이야기로 만든 캐나다 아동극단 머메이드 시어터의 ‘배고픈 애벌레’(5~11일·해누리극장)도 공연한다. ‘배고픈 애벌레’ ‘뒤죽박죽 카멜레온’ ‘요술쟁이 작은 구름’을 엮은 작품에는 영어 내레이션을 덧댔다. 아울러 야외마당에서는 무료 야외공연과 팝아트전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032)500-2000.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문화재 관리 현주소](중) 문화재위 권력화 실상과 해법

    [문화재 관리 현주소](중) 문화재위 권력화 실상과 해법

    지난달 26일 경찰청의 전·현직 문화재위원들에 대한 ‘떡값 수수’ 발표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 문화재위원으로 구성됐던 광화문·경복궁 복원 자문위원 5명이 회의비·명절 선물 등의 명목으로 수년간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났고, 현직에 있던 문화재위원회 K건축분과위원장과 L위원, 전통문화대 K총장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업계 관행으로 알았다”는 어이없는 해명도 이어졌다. 경찰청 지능수사대 관계자는 “모두 수수혐의를 시인했으나 금액이 적어 입건하지 않았다”면서 “알음알음 현금이나 상품권이 오가는 ‘떡값’의 특성상 ‘금품을 제공했다’고 명확히 드러난 시공업체 장부 기록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장부는 시공사인 J업체의 것으로, 이 같은 관행이 업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시공업체는 왜 문화재위원들을 ‘관리’하려 했을까. 여기에는 출범 52주년을 맞은 문화재위원회의 위상이 한몫했다. 자문기구로 출범했으나 지금은 주요 문화재 정책의 실질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화재위원이란 타이틀은 명예이자 ‘보이지 않는 권력’이 된 것이다. 최근 문화재위원회 안팎에서는 조직 개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부침을 거듭해온 문화재위원회가 정치색 논란을 벗어나 제대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재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이번 기회에 다시 정립할 겁니다. 심의·자문기구가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 역할까지 떠맡으며 여러 문제가 제기됐어요.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능적인 대안을 찾아야죠. 규모를 키울 수도 줄일 수도 있지요.” 지난달 초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나선화(65) 문화재청장의 어투는 단호했다. 숭례문·광화문·경복궁 복원사업과 관련된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으나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듯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현직 문화재위원은 “이번 사건은 ‘마당발’로 불리는 일부 위원에 국한된 이야기”라면서도 “업체 입장에선 문화재위원들을 꾸준히 ‘인맥관리’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리보수업체를 비롯해 개인과 대기업, 정치권까지 문화재위원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위원회가 지닌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현재 위원회에는 건축·동산·무형·매장·근대 문화재 등 9개 전문 분과가 있고, 각 분과는 임기 2년의 9명 안팎 위원과 20명 정도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된다. 전체 77명의 위원은 분과별로 전국 단위 국가 유적·사적·천연기념물·무형문화재의 지정과 해제, 관리 등을 심의한다. 여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대민사업이 관련되고 민원과 분규, 청탁과 압력이 끊이지 않는다. 예컨대 어느 지역 임야, 전답, 택지가 사적으로 지정되면 땅값이 크게 떨어진다. 예전에 지정된 땅값은 제자리걸음인데 바로 옆 미지정 지역의 땅값이 마구 오르기도 한다. 개인이나 기업은 사적으로 지정하지 않거나 지정에서 해제되면 큰 이득을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관철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여러 청탁을 넣기도 한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유물이 발굴될 경우 매장문화재의 가치를 판단하는 문화재위원들의 손끝에 따라 개발은 지속되거나 중단된다. 모든 중장비가 쉬어야 하고 막대한 공사비가 낭비된다. 이 밖에 건축문화재 주변 현상변경 심의에 따라 애초 3층만 올려야 할 신축 건물의 높이가 올라가거나 그대로 머물기도 한다. 인간문화재 등 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잡음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다. 형식적으로 최종 결정권은 청장이 갖지만, 위원회 출범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청장이 위원회 결정을 번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일각에선 금전적 유혹에 쉽게 노출되는 것보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생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직 문화재위원장 출신 인사는 “위원회의 생명은 위원 인선으로, 최고의 실력과 다양한 경험을 녹여내야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선 문화재청과 권력기관의 친소관계에 따라 인재 추천과 임명이 이뤄져 제대로 된 정책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문화부 문화재관리국 시절엔 문화재위원 인선에 장차관, 담당 국장과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반면 1999년 문화재청 승격 이후에는 청장 주도로 인선이 이뤄졌으나,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의 입김을 여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문화재청은 위원과 전문위원 인선에 학회 등 수백 곳이 넘는 단체에서 추천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선임 이후에는 늘 “정치권과 밀접한 교수들이 권력의 지시에 따라 선임됐다”거나 “학맥과 주관적 판단만으로, 반대 논리를 전개한 전문가를 빼버렸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직 문화재 전문위원은 “전 문화재청 공무원이나 재단·연구소 직원, 청장의 성향에 따라 재선임된 교수들, 특정학교 출신 인사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위원회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작 경륜과 연구실적을 갖춘 학자가 배제되고 ‘돌려막기’식의 재선임도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위원 간 호선으로 선임되는 분과위원장과 전체위원장의 경우에도 청장의 절묘한 개입에 따라 형식적으로 선출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정권이 바뀌면서 잦은 부침도 겪었다. 위원회 규모가 커지고, 활동범위도 확장된 참여정부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위원회에 몸담았던 인사는 “분과와 위원수가 많아지면서 문화재와 관련 없는 젊은 운동권 출신 위원이 속출했다. 또 문화재청과 코드가 맞지 않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해온 위원들은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전했다. 정치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같은 분과의 위원이 되거나 심지어 한 위원이 여러 분과를 겸직해 임명되는 경우까지 나왔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사정은 비슷했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자체 산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역단위 문화재위원회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정하는 문화재를 관리하는 일부 지역 위원들은 권력가처럼 군림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위원의 위촉 과정이 불투명하고 명단이 공개되지 않거나 심의가 1년간 단 4차례만 이뤄지는 등의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전직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문화재위원회를 두고 중요 안건을 공개된 장소에서 위원회가 의결한다”면서 “회의가 열릴 때마다 수십 건의 안건을 비공개로 처리하는 현행 문화재위원회는 축소되거나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공기업 탐방] “빅데이터 분석·검증·기술 표준화 정착…창조경제 선도할 것”

    [공기업 탐방] “빅데이터 분석·검증·기술 표준화 정착…창조경제 선도할 것”

    33년간 지식경제부·안전행정부 등에서 정보화 관련 업무의 외길을 걸어온 장광수(56)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정부 3.0이란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해 정부를 혁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몇몇 사람의 아이디어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전 국민이 의견을 개진하고 그걸 사업화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 바로 정부 3.0이고 창조경제”라면서 “공공정보 공개 여부를 놓고 주냐 안 주냐 하는 문제로 시간을 끌지 않고 사업자가 정보를 필요로 하면 현장에 기술지원반을 보내 원스톱으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고, 지난달 전문가로 구성된 플랫폼 포럼을 구성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폐쇄형 생태계를 개방형 혁신 생태계로 바꾸는 일이니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국민 말을 듣고 소통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무교동 정보화진흥원 집무실에서 만난 장 원장으로부터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터넷 중독 등 최근 10여년 새 달라진 정보화시대의 명암과 정보화진흥원의 역할에 대해 들어 봤다. →인터넷혁명시대에 정보화진흥원의 역할은.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정보문화진흥원이 2009년에 합쳐져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탄생했다. 그러니까 역사가 30년 정도 된다.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은 주로 정보화 순기능 업무를 했는데, 정보화 계획 수립, 정보통신기술의 민간 적용, 정보화 인프라 구축 등이 그 일이다. 문화진흥원은 역기능 쪽이다. 인터넷 중독·정보화 격차·음란물·사이버 왕따 등에 대한 예방 기능을 한다. 어떻게 보면 하드웨어적인 기능과 소프트웨어적인 일을 함께하는 것이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정보화가 빨리 진행돼 현재 세계 1위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70% 이상으로, 특히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심각하게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실태조사를 해 보니 유선인터넷 중독은 7%인데 스마트폰 중독은 11.8%다. 특히 중독위험군도 25.5%에 달했다. 이 부분은 전 부처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총괄하면서 여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국방부, 법무부 등이 함께하고 있다. 스마트폰 청정학교를 지정했고, 올해부터 국가 자격으로 인터넷중독상담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 전국 13개 상담센터를 올해 중에 16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는 193개 대학병원과 연계해 교육 및 치료를 할 계획이다. 특히 중독의 원인을 제공한 통신사업자, 포털, 게임사업자들도 예방 사업에 함께 참여하도록 관련 법을 고치려고 한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중독을 예방하는 조치를 하면 정보화진흥원에서 인증해 주는 정책도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 또 올 6월에는 해피박스 캠페인을 벌이려고 한다. 청소년이 집에 오면 해피박스 안에 스마트폰을 두도록 해 가족 간의 대화를 늘리고 중독도 예방하려는 캠페인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하다. -정보화를 통해 사회가 초연결사회로 바뀌었다. 거기서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 개인정보 유출 등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 금융권 등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회적 문제가 많이 생겼는데 이걸 계기로 정보 스마트사회에 대한 안전 문제를 범정부적으로 검토하게 됐다. 정보사회 안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인식을 바꿔 왔다. 대규모 투자도 필수적이다. 앞으로 대규모로 디도스 공격을 한다든지 해킹을 하면 우리 사회의 취약한 문제가 많이 노출된다. 악성코드를 심어 신호체계가 정지하면 국가적으로 위험에 도달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마인드에 예산과 투자의 3박자가 어우러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 시장에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스마트폰이 70% 이상 보급돼 있다 보니 빅데이터가 엄청나게 생산된다. 그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활용하면 기업에 도움이 되고 국가도 예방 행정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에서 빅데이터종합계획을 수립해 임하고 있고, 기업에서도 빅데이터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부터 빅데이터 시장이라는 것이 처음 열렸다. 미국, 영국은 먼저 했지만 우리나라도 동등한 수준으로 돼 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분석해 버스노선을 최적화한 것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야간에 사람이 실제로 많은 곳으로 버스를 돌리니까 시민들이 좋아한다. 앞으로는 질병 분석을 통해 감기가 언제 올지 예측한다거나, 청소년 비행 예방 등 빅데이터 활용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 올 초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영향을 받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안전하게 한다면 올해가 빅데이터 활성화 원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보화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의 역할과 구체적 활동 현황은.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는 중소벤처 및 대학, 연구소, 공공기관 등이 필요로 하는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 세트와 분석에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자원을 제공해 신규 서비스 모델 발굴, 중소기업 R&D 및 사업화 지원,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소 후 빅데이터 교육 대학협의체, 민간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교육 인프라와 커리큘럼을 지원하고, 다양한 사례 발굴은 물론 빅데이터 경진대회 추진 등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된 인식과 저변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대용량 데이터 분석, 성능 검증, 국내 기술 표준화 및 국가 미래전략 수립 지원 등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공기관 평가가 한창인데 평가위원들이 어떤 점을 눈여겨봤으면 좋겠나. -정보화진흥원은 강소기업군에 속한다. 현재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것이 한 축이고, 정부 3.0 구현이 또 다른 축이다. 그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많이 발굴했다. ‘내 손안에 경복궁’이나 ‘택시 안심서비스’ 등이 히트를 쳤다. 수익을 많이 내는 기관은 아니지만 서비스 개발을 통해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실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중점적으로 봐 줬으면 한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한 구체적인 성공 사례가 있나. -지난해 10월 관련 법이 시행된 후 이제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성공 사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몇몇 벤처기업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예를 들면 ‘메디라떼’, ‘김기사’, ‘모두의 주차장’, ‘서울버스앱’, ‘화해’ 등이 있다. 메디라떼는 2012년 10월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병원정보를 이용해 병원정보제공서비스를 시작한 후 1년 만에 1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기사는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교통정보 등을 이용해 내비게이션과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로 2012년 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년엔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모두의 주차장은 서울시, 교통안전공단, 시설관리공단 등에서 정보를 받아 주차공간공유서비스를 제공, 5만여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한민국 모바일 앱어워드 ‘혁신상’을 수상했다. 서울버스앱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버스운행정보를 받아 서비스하는 것으로 1000만건 이상 다운로드돼 국민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편익이 생기고 있다. 화해는 국민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의 성분을 알려 주는 서비스로 작년에 안행부, 중소기업청, 청년위원회 등이 주최한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보화진흥원 원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창조경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ICT와 과학기술에 융합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새로운 영역의 경제성장 동력이 경제발전을 견인해 국민의 삶과 질을 향상시키는 국민 행복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우리 정보화진흥원은 세계 최고의 ICT 전문기관을 지향하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와 정부 3.0에 기여하는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정리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장광수 원장은 ▲경북 군위 ▲경북고 ▲경북대 행정학, 중앙대 국제학 박사 ▲행시 24회, 안전행정부 정보화전략실장, 정보기반정책관, 지식경제부 정보보호정책과장
  • “더 재밌어지는 부산 산복도로 투어 오세요”

    부산시가 원도심 재생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큰 반향을 얻자 대대적인 관광 활성화 사업에 나선다. 시는 산복도로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산복도로 특유의 경관을 활용하고 역사적 애환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산복도로만의 업그레이드 된 체험·공감 투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우선 지난해 9월부터 동구, 중구, 서구 등 지자체 간 연계 협력사업으로 시범 추진한 ‘산복도로 투어버스사업’을 본격 운영한다. 산복도로 투어버스사업은 지난해 3월까지 이용객이 2000여명을 넘어서는 등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이달부터 국비 공모 사업비를 활용해 코스를 조정, 보다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로 운행하고 사업권역도 김해, 양산, 울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주말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산복도로 순환버스인 333번 주말 운행노선에 이바구 공작소 등 산복도로 스토리 코스를 추가 운행하고 산복도로만의 투어 묘미를 더하고자 마을 해설가가 탑승해 산복도로의 역사적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시는 앞서 마을해설가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통해 92명을 선발, 현재 30명이 인증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산복도로 9경 중심의 ‘힐링 도보 테마코스’(야간 1코스, 주간 3코스)도 개발했으며 마을지도·QR 코드·표지판 도 제작할 방침이다. 시는 주민과의 소통과 나눔을 중시하는 ‘산복도로 착한여행’ 추진을 위해 현재 롯데호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운영하는 ‘착한여행’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부산관광공사 등과도 협력해 부산시 소재 전 특급호텔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종원 시 창조도시본부장은 “앞으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영도 흰여울마을과 지역민의 역사적 애환이 서려 있는 서구 비석마을, 이야기 테마가 있는 안창마을 등을 ‘제2의 감천문화마을’로 육성시켜 산복도로 투어를 더욱 풍성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베낀 예능, 대박 없다

    베낀 예능, 대박 없다

    방송가에 예능 프로그램 ‘베끼기’ 논란이 여전하다. 이미 검증된 소재와 포맷의 안정성에 기대 시청률을 확보하려는 방송사들이 특정 프로그램의 히트 공식을 그대로 모방하는 추세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눈은 역시나 ‘보배’다. 베끼기 시비에 올랐던 프로그램이 ‘대박’을 낸 경우는 없다는 결론이다. 지난해 tvN ‘꽃보다 할배’가 신선한 바람을 몰고오자 KBS는 ‘할배’ 대신 ‘할매’를 앞세운 ‘마마도’를 내놓았다. 방영 전부터 논란이 뜨거웠지만 8월 파일럿 방송에 이어 9월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다. MBC가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로 대박을 터뜨리자 경쟁사들이 줄줄이 따라하기를 시도했다. ‘아빠 어디가’의 육아 코드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로 번졌고 ‘진짜 사나이’의 군대 체험은 SBS ‘심장이 뛴다’의 소방관 체험, KBS ‘근무중 이상무’의 경찰 체험으로 변주됐다. 그러나 이후 3~6개월간 방영된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저조하다. ‘심장이 뛴다’는 지난해 10월 첫 방송 이후 3~4%대에 머물고 있고 ‘오! 마이 베이비’는 이은의 리조트 논란, 목욕탕 촬영 논란 등을 거치며 4%대로 떨어졌다. ‘마마도’는 5%대에 머물다 다음 달 3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근무중 이상무’는 지난해 12월 파일럿 방송에 그쳤다. ‘심장이 뛴다’는 소방관의 땀과 고충을 강조하느라 예능적 재미를 잃었고 ‘오! 마이 베이비’는 육아 그 이상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프로그램마다 부진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방송가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소재와 포맷만 가져오는 관행의 한계”를 짚는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 프로그램이 성공한 이유가 어떤 특정 요소 덕분이라고 짚어내는 건 결과론적인 해석일 뿐 외적 인기요소만 흉내 내서는 성과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 PD는 “원조 프로그램은 철학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거쳐 어렵게 출발하는 반면 후발 프로그램은 그 과정이 생략된 채 겉으로 드러나는 매력적인 그림만 기술적으로 모방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피로감도 주요 이유다. 김 평론가는 “시청자들은 예능 프로그램도 스토리라인이 있는 일종의 극(劇)이라고 받아들이는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가 신선함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슈퍼맨’은 선전한 사례로 꼽힌다. 10% 선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같은 시간대의 ‘아빠’와 경쟁하고 있다. 여행을 다루는 ‘아빠’의 빈 공간인 일상을 파고든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아빠 어디가1’의 전성기 시절 시청률(15~17%)을 따라잡기는 여전히 역부족이다.(이상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그럼에도 올봄 방송가에 베끼기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KBS가 ‘남성들만의 토크쇼’를 표방하며 내놓은 ‘나는 남자다’(4월 9일 방송)는 JTBC ‘마녀사냥’과, 갑을관계나 상하관계 등을 시원하게 털어놓는다는 ‘역지사지 토크쇼-대변인들’(4월 1일 방송)은 JTBC ‘썰전’과 누가 봐도 닮은꼴이라는 시비를 낳고 있다. 실체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으나, 이들 프로그램이 아류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토대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고졸채용 확대 정권 입맛따라 흔들려선 안 돼

    금융회사나 공기업 등에서 고졸자 채용이 예전 같지 않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쟁적으로 보여줬던 고졸 채용 붐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시들해지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2012년 은행권의 고졸 채용 인원은 700여명이었으나 지난해는 480여명으로 줄었다. 올 들어서도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고졸 채용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들은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력단절여성 채용 계획은 앞다퉈 내놓고 있다고 한다. 정권 코드 맞추기나 생색내기용 채용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고졸자 채용 확대는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층 노동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청년들의 비경제활동인구화가 꼽힌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한 학력 인플레로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지면서 취업 의욕이 없는 청년 니트(NEET)족은 100만명을 웃돈다. 대학 진학률은 2008년 83.8%를 정점으로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학력이나 학벌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능력을 중시하는 열린 채용이 활성화돼야 과도한 대학 진학률을 완화할 수 있다. 고학력자의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도 열린 고용이 정착될 때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0.9%로 치솟았다.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 9만 9000명 가운데 고졸자가 5만 4000명으로 가장 많다. 기업들은 자발적인 고졸 채용 확대로 채용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고졸 채용 방침의 일관성을 유지해 혼선을 주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기업들은 임금 등 학력에 따른 차별적 요인들을 없애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졸과 대졸 간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 17~25일 기업 729곳의 인사담당자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 대기업에 다니는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평균 3089만원으로 고졸 신입사원(2348만원)보다 741만원 더 받는다. 금융공기업의 총 직원에서 고졸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서 정체돼 있다. 은행들은 채용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경력단절 여성들을 더 뽑으려면 고졸 채용을 종전처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당장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입사 이후 고졸자들에 대한 인사·경력관리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고졸 채용이 새로운 채용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수학 강연쇼’ 흥행 희망을 보여주다

    ‘수학 강연쇼’ 흥행 희망을 보여주다

    수학을 주제로 한 강연쇼가 흥행할 수 있을까.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에서 인터파크 주최로 3시간 동안 진행된 ‘2014 K.A.O.S 수학의 본질-수’라는 주제의 강연은 이런 의문에 희망적인 답을 제시했다. 700여명의 관객은 김민형 영국 옥스퍼드대 수론 교수가 이끄는 강연을 경청했다. 객석에서는 간간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수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김 교수가 꺼내 든 사례는 0과 1로 구성된 컴퓨터 코드, 곡면에서의 연산, 입자의 연산 등 다양했다. 김 교수는 “수학은 컴퓨터를 비롯해 일상 속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배워봤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하등 쓸모없는 과목’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전면 반박한 셈이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이 제기한 ‘수학을 잘하면 대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느냐’고 질문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모든 직업”이라고 대답했다. 모든 직장 내에 수학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말이다. 예를 들어 경찰이 되고 싶더라도 수학을 잘하면 통계적으로 분석할 부분을 찾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고, 장·차관이 되더라도 수학적인 사고력을 토대로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파크는 김 교수의 강연쇼를 시작으로 올해 5차례의 ‘K.A.O.S 강연’을 계획 중이다. 다음 강연은 6월 중 개최할 계획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올해 수학의 해를 맞아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강연을 기획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한편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수학자 대회’를 전후해 수학 대중화를 위한 강연이 연중 실시될 예정이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토요일마다 ‘남산토요수학교실’을 연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주한영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하는 ‘페임랩 코리아 2014’는 다음 달 18일 개막한다. 페임랩은 과학, 공학, 수학 분야를 주제로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들이 쉬운 용어를 사용하는 3분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국제 행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전·서비스·창조·성과경영 적극 실천… 영도대교 지역 명품 랜드마크로 만들 것”

    “안전·서비스·창조·성과경영 적극 실천… 영도대교 지역 명품 랜드마크로 만들 것”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은 부산시설공단이 제2의 도약을 위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부임한 박호국(59) 이사장과 전 직원이 합심했다. 살기 좋은 부산, 품격 높은 시설, 신뢰받는 공단, 역량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안전, 서비스 창조, 성과 경영’이란 경영방침을 새로 마련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시민회관에서 미래비전선포식을 가졌다. 박 이사장은 23일 “이번에 수립한 비전에는 일류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공단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며 “공공시설의 가치 창출, 서비스 향상을 통한 도시발전과 시민복리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미래비전 선포식을 했는데 무엇을 담았나. -‘명품시설로 일류도시를 실현하는 부산의 이미지 메이커’라는 슬로건을 새로 정했다. 새 비전은 공단의 경영철학인 안전, 서비스 창조, 성과 경영을 통해 도약을 준비하고,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시민 행복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새 비전과 함께 살기 좋은 부산, 품격 높은 시설, 신뢰받는 공단, 역량 있는 조직이란 4대 전략 목표에 따라 ▲국제 수준의 시설안전 실현 ▲시설물의 새로운 가치 창출 ▲지식기반 스마트 경영 선도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구축 등 실행과제를 전사적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시설공단은 어떤 곳인가. -부산의 주요 도로와 교량, 공원과 지하상가, 장사시설과 문화시설 등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도시 인프라를 관리하는 시 산하 시설관리 전문 공기업이다. 부산시 공공 시설물의 효율적 관리와 운영을 위해 1992년 설립됐다.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시내 주요 공원과 광안대교, 도시고속도로, 영락공원, 지하상가, 자갈치시장 등 6개 분야 20개 시설을 관리하며 오는 4월과 5월 개장하는 부산시민공원과 송상현 광장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일을 하는가. -공원시설은 공원 수목 관리부터 각종 시설 관리를 기본으로 어린이대공원 숲속음악회, 태종대 다누비열차 운행 등 각종 볼거리와 문화행사, 이벤트 등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쉼터로 관리한다. 교통시설은 도로 노면 관리를 비롯한 보수·보강 작업뿐만 아니라 교통종합상황실의 폐쇄회로(CC)TV 운영과 교통방송 등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교통정보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화시설인 시민회관은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음악회 등 다양한 기획공연을 유치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기회를 준다. →최근 개통된 영도대교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영도대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부산시민 나아가 우리 전 국민이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재다. 한국전쟁 이후 부산이 임시 수도가 돼 전 국민들이 부산으로 피란 왔을 때 모두 만남의 장소로 꼽은 곳으로 많은 이들의 눈물과 애환, 추억이 서린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 곳이다. 또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도개교이기 때문에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자 랜드마크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다리를 한 번 들어 올릴 때마다 안전요원 등 20여명이 동원된다. 펜스 설치, 기계 작동 등을 위해서는 1시간 정도 준비해야 한다. 실수 없이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도개 시간이 되면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오고, 도로는 관광객들로 가득 차며 도개 시간에 맞춰 20개의 스피커에서 ‘굳세어라 금순아’, ‘돌아와요 동백섬에’, ‘부산찬가’ 등 음악이 흘러나온다. 향후 도개 시간에 맞추지 못한 관광객들을 위해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도개 장면을 틀어줄 계획이다. →4월 개장할 시민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100년 만에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시민공원을 푸른 숲과 쾌적한 시설 관리,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시민들이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명품 공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공단도 지난 1월부터 시설, 전기, 조경 등 파트마다 인력들을 조기 배치했다. 시민들이 기증한 나무 등 모두 97만 그루에 하나하나 모두 코드를 붙여 나무 이름, 수령, 기증자 이력관리를 하는 등 세심한 관리에 힘쓰고 있다. →부산은 화장률이 전국 최고다. 화장시설인 영락공원 관리는. -공단에서는 화장 문화에 대한 시민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매년 추모음악회, 선진장사문화사진전, 제례의식 시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은 장사문화제를 개최한다. 장례용품, 식당, 편의점 등을 직영해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이고 고질적인 병폐인 조화 등의 재활용을 하지 못하게 해 화훼농가 육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는 고품격 환경개선을 위해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허례허식과 낭비가 심한 장례문화 개선에도 앞장선다. 작고 친환경적인 개량 조화를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 공공부문에서 전국 최초로 장례식장 서비스 KS(한국산업표준)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장사 시설인 만큼 선진 장례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모범적 운영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 24시간 화장 예약제, 종합장례상담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 공원 관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데. -현재 공단에서 관리하는 공원은 용두산공원, 중앙공원, 어린이대공원, 금강공원, 태종대유원지다. 이 공원들은 모두 산에 있는 자연형 공원이다. 시민들이 등산 혹은 산책, 관광을 하는 공원의 역할이 커서 수목 관리라든지, 산불 예방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중점 관리한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인수하는 시민공원은 도심형 공원이라 시민들이 즐기고 놀 수 있는 부분을 강화한다. 문화 프로그램과 각종 이벤트 운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기존 공원에도 특색에 맞춘 스토리텔링 개발과 테마화단 조성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조성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강화하겠다. →부산의 지하상가들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공단은 남포, 광복, 국제, 서면, 부산역 지하상가 등 총 다섯 구역을 관리한다. 지하상가 상권이 과거보다 많이 미약하다. 공단에서는 지속적인 시설 현대화, 사람을 모으는 효과가 큰 상설 문화공간과 이벤트 행사 유치, 전략적 상가 재배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남포, 광복 지하도상가는 인근 롯데백화점 수준에 맞도록 백화점급으로 변신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제 지하도상가다. 슬럼화돼 가던 상가에 문화를 접목해 부활시켰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산불지킴이’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산불지킴이는 스마트 모바일 시스템으로 백양산 정상(642m)과 숲길 등 2곳, 엄광산 2곳에 시범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친환경 나무기둥(4m)에 태양전지판, 배터리, 감지센서, 조명, HD급 고화질 블랙박스, 무선영상전송장치, 스피커, 마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입산자를 감지하면 낮에는 자동으로 산불예방, 안전수칙 등 계도방송이 나온다. 산불지킴이는 장소에 관계없이 이동 설치가 가능하며, 기존 CCTV 영상 감시시스템보다 기능이 다양하다. 또 설치비용과 통신비용(1만원)이 저렴하고 시설관리비용과 전기요금이 들지 않는다.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다. -시민이 더욱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일 뿐 아니라 시민에게 줄 수 있는 감사의 표시다. 봉사활동 특징은 재능기부다. 시설 담당직원은 복지원이나 독거노인 주택의 보일러, 전기시설들을 점검 수리하고, 공원의 임업 담당직원은 조경수 등의 수목 관리를 맡고, 시민회관 담당직원은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공단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활성화해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박호국 이사장은 ▲1955년 부산 출생 ▲인제대 보건학과, 동 대학원 박사(보건학)▲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장·부산시 대변인·부산시 복지건강국장 역임
  • [열린세상] 인간을 향한 R&D/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열린세상] 인간을 향한 R&D/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최초(最初), 최고(最高), 최대(最大)의 타이틀은 언제나 주목받는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도 그렇지만 기술 관련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러시아와 유럽 간 첨예한 기술 경쟁 속에서 탄생한 콩코드는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비행기였다. 1976년 상업 운행에 성공한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이자, 운항고도 역시 기존 일반 비행기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최고 수준(2만㎞)이었다. 당시 최첨단 항공 기술이 집적된 여객기답게, 평균 7~8시간이 걸리는 파리~뉴욕 구간을 3시간 만에 주파하는 성능을 자랑했다. 그런데 초음속 운항에 필요한 추진력을 내려면 연료가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콩코드의 요금은 일반 항공기의 1등석 요금보다도 세 배 이상 비쌌다. 운항 구간은 대서양 횡단으로만 한정됐다.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이 환경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행기 몸체가 좁고 길어서 1회 수송 가능 인원은 겨우 130명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여객기로서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았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많았다. 최초, 최고의 수식어를 달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콩코드는 결국 27년 만에 조용히 퇴장의 길을 걸어야 했다. 콩코드의 실패 사례는 국력 뽐내기, 기술력 자랑에만 치중하고 안전 의식이 취약했던 연구개발(R&D)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한 경쟁에만 매몰된 나머지 경제성을 도외시했던 콩코드는 훗날 ‘기술 과잉’의 대명사가 되고 만 셈이다. 콩코드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술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는, 목표의식이 뚜렷한 R&D를 해야 한다. 그 목표는 단순하다. 바로 ‘사람’을 향하는 것이다. 제품을 사용하게 될 사람을 이해하고 사용자가 안락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R&D에 집중하는 것이다. 사실, 인간 중심의 R&D는 굳이 ‘최초’, ‘고유’의 기술일 필요가 없다. 원래 있던 것을 합치고 섞는 것으로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를 보라. 그는 제록스가 만들어놓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활용해 매킨토시의 UI를 완성했고, 멀티터치 기술 개발사를 인수하여 아이폰에 적용했다. 새로운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의 기술을 맥락에 맞게 재조합한 것이다. 그 결과 스티브 잡스는 누구나 사용하기 쉬운 직관적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이는 기술을 ‘이용자 중심, 인간 중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리디자인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다. 같은 대상이라도 전혀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 익숙한 제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인간을 편하고 즐겁게 해주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의 힘이다. 요즘에는 애플 아이폰으로 시작된 인문학 중시 바람, 기술-인문 융합에 대한 관심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창조경제가 대두하면서부터 정부, 기업, 학교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융합과 통섭이라는 단어가 핵심적인 화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융합’은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물론 융합은 기술 혁신을 가능케 하는 밑거름이 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론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융합 그 자체가 R&D의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융합만을 위한 R&D는 철학이 없는 짬뽕식 뒤섞기일 뿐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시각장애인용 2G(2세대)폰은 이미 단종됐는데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지원 기능은 실제 시각장애인이 쓰기에 너무 어렵고 불편하다’는 기사를 접했다. 일상생활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스마트폰이 정작 시각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이 된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그래서 제안해본다. 시각장애인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면 어떨까. 장애인이 쓰기 편한 스마트폰이라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편리하게 쓰지 않겠는가. 1808년 이탈리아의 펠레그리노가 시각장애인이었던 여자친구를 위해 발명한 최초의 타자기가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가져다 주었듯이 말이다. 사람 중심의 R&D, 인간 지향적인 R&D 아이디어는 멀리 있지 않다.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후 서예 작가로 ‘70~80세 대기만성’ 야망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후 서예 작가로 ‘70~80세 대기만성’ 야망

    동암(東庵) 박병희(73)씨는 지난해 한국미술협회의 서예부문 초대작가가 됐다. 문학으로 치면 문단에 등단한 셈이다. 골프를 그만둔 뒤 2002년부터 붓을 잡았으니 11년 만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입선 2회, 특선과 우수상 각각 1회 수상을 했다. 입선은 1점, 특선은 3점, 우수상은 6점, 대상은 9점이 주어지는데 기본 점수인 10점을 채운 것이다. 여기에 9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 당당히 미협 회원이 됐다. 초대작가가 된 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씩 서울 송파구청의 문화교실에 나가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 손에 쥐는 건 별로 없지만 무엇보다 나갈 곳이 생긴 데다 대기업 퇴직 이후 없었던 명함을 다시 갖게 돼 기쁘다.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있다.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는 뜻으로 느지막하게 한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룰 때 자주 인용되는 사자성어다. 60~70세 인생이던 시절 대기만성은 40세였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70~80세에도 일가(一家)를 이루기에 충분하다. 물론 90세, 100세에도 가능하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다. 하루 3~4시간씩 1년간 매달리면 1000시간이 조금 넘는다. 이렇게 10년간 노력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건강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60대에 새로운 것을 배워도 이젠 대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박씨 역시 지난 세월 매일 3~4시간씩 서예에 매달렸다. 선생님이 체본을 써 주면 열심히 베껴 쓰고 집에 가서도 붓을 잡았다. 최근에는 주로 새벽에 글을 쓴다. 낮에는 정신이 산만해 글 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 마음을 깨끗이 한 뒤 한획 한획 공을 들이면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든다. 2009년 스카이라이프에서 퇴직한 동원(東園) 김성현(60)씨도 늦깎이 서예가가 되려 한다. 퇴직을 앞두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동료들과 골프도 쳐 봤지만 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불현듯 어렸을 때 미술을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다른 길을 가고 말았다. 퇴직한 다음 해인 2010년 서실을 찾았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문득문득 학창 시절의 꿈이었던 미술이 생각났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차츰 서예에 빠지게 되자 넉넉하던 시간이 모자랐다. 한창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가 식사하라고 하면 짜증이 날 정도였다. 하룻밤 자고 나면 글이 달라졌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더 글에 매달리게 됐다. 그는 지난해 서예대전에서 입상했다. 굉장히 빠른 편이다. 입선을 하고 나니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성취감, 만족감과 함께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는데 어떻게 서예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기만성의 행렬에는 운학(雲鶴) 조강래(77) 연세대 명예교수와 송연(松姸) 정선희(60·여)씨도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 종로구 인사동 죽암서실에 나와 글을 쓰고 있다. 호는 죽암서실 여성구 원장이 지어 줬다. 특히 조씨는 부부가 함께 나오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 생활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우리 부부는 밥상을 치우고 나면 바로 글을 쓴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조씨도 “글이 잘 써지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니 일요일에 등산을 갔다 와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바로 글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붓을 잡은 지는 20년이 됐으나 본격적으로 수련한 것은 10년이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해 지금까지 7점의 점수를 쌓았다. 초대작가가 되려면 3점을 더 쌓아야 하는데 올해는 무난히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서예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데다 나이가 들어서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 “무엇보다 글을 쓰고 나면 즐겁고 마음이 깨끗해져 좋다”고 말했다. 집 안에 작업실이 없는 정씨는 그래서 자녀들에게 빨리 결혼해서 나가라고 압박하고 있다. ■나이들수록 부부함께 취미생활 좋은 취미는 평생의 동반자이고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여유가 없어 취미 활동에 눈을 돌리기 어렵지만 은퇴 이후 시간이 많아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여 원장은 80대 노인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년까지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 성공한 인생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니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무료했다. 북한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바라봐도 오라는 곳이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을 함께 하는 취미가 있는 당신이 부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예는 집중하고 몰두해야 하는 작업이다. 잡념이 생기면 잘 써지지 않는다. 서예는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도 음미하게 된다. 자연히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여 원장은 “말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사라지지만 글은 써서 걸어 놓으면 오랜 세월 남는다”면서 “중국 한자가 예술로 승화한 것은 서예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퍼포먼스가 가미되는 등 서예가 정적인 것에서 동적인 것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그는 또 “글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라면서 “몇백년 전의 글을 보면 그들의 정신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글이 계속 발전하니 표구해서 걸어 놓은 글도 몇달 뒤에 다시 봤을 때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멋진 글이 걸려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박씨는 자녀에게 명심보감에 나오는 ‘지락(至)은 막여독서(莫如讀書)요 지요(至要)는 막여교자(莫如敎子)다’라는 글을 써 줬다.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 한 것이 없고 지극히 중요한 것은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만 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손자, 손녀의 친구들이 놀러 와서는 액자를 보고 ‘너희 할아버지 참 멋지다’며 부러워하고, 사위도 작품을 걸어 놓으니 집안 분위기가 한결 품위 있어졌다고 좋아한다. 글을 표구해서 주면 받는 사람도 굉장히 기뻐한다. 그래서 그는 ‘서예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멋진 작품 집안 분위기 품위있게 서예는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실력이 는다. 여 원장은 “젊었을 때는 수양이 덜 된 탓인지 글이 날린다”면서 “나이가 들면 생각이 깊어지고 삶의 연륜이 더해져 글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서실의 막내인 김씨는 “다른 취미는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발전이 없지만 서예는 노력하면 글이 좋아지고 발전한다”면서 “하루하루 글이 달라지니 더욱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도 “추사 김정희는 운명하기 3일 전 봉은사 창고의 현판을 썼다”면서 “글은 붓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생명이 있을 때까지 가능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인성을 길러 주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내친김에 5년 뒤 77세에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니 생활 자세, 마음가짐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무엇을 쓸 것인가, 서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열심히 구상하고 있다. 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정신을 더욱 집중하게 된다. 요즘에는 논어와 맹자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명제를 찾기 위해서다. 또 매주 토요일 산에서 잠을 자는 ‘비박’을 한다. 어지간한 추위에도 이를 거르지 않는다. 글을 쓰는 데는 하체의 힘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체력을 기르려는 것이다. 정씨는 “일본 방송을 보니 80세에 지공예를 배운 할머니가 100세에 개인전을 열더라”면서 “100세인데도 작품이 굉장히 동적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예는 나이 든 사람의 경륜과 품격을 더 높게 만들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퇴직 후 직장 동료나 고교 동창 모임 등에 나가면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간 레코드판처럼 되풀이된다. 과거의 무용담이나 실수담, 직장 상사의 험담 등이 대부분이다. 한두번은 재미있지만 계속 이어지면 식상하다. 김씨는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니 즐겁고 뭔가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도 “서예를 배운 뒤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일이 재미없어졌다”면서 “서실에서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들의 대기만성 행렬이 어떻게 꽃을 피울지 기대된다. stslim@seoul.co.kr
  • 추억의 LP로 들여다본 대중가요 역사

    추억의 LP로 들여다본 대중가요 역사

    # 1970년대 신중현은 대중가요 흥행 보증수표였다. 특히 1970년부터 1972년까지 ‘신중현 사운드’ 로고가 박혀 발매된 3장의 시리즈 음반은 지금도 LP 수집가들이 탐내는 희귀 음반이다. 특히 미8군 혼혈밴드 골든 그레이프스의 데뷔 앨범인 3집은 중고 음반숍에서 500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신중현의 창작곡과 화려한 기타 리프로 채워진 3집은 2007년 300장 LP박스로 재발매됐다. # ‘가왕’ 조용필의 육성 노래가 담긴 첫 번째 음반은 독집이 아닌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1971년 오스카레코드에서 발매한 ‘뮤지칼 사랑의 일기’다. 그해 5월 선데이서울컵 전국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 ‘김트리오’로 참가, 가수왕을 거머쥔 그는 이 앨범에 ‘사랑의 자장가’와 ‘님이여’(바비 블랜드의 ‘리드 온 미’ 번안곡), ‘케사라’, ‘하얀 모래의 꿈’을 실었다. LP 표지의 뒷면에는 스물한 살 조용필의 사진과 함께 그의 이름이 ‘조영필’로 기재돼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음악을 전달하는 수단이 LP에서 시디, MP3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변해 가는 동안 LP는 책장 한편에 고이 간직된 골동품으로 남았다. 지금이야 디지털 음원으로 노래의 후렴구만 휙휙 듣고 넘기는 시대지만 LP는 수록곡의 배치와 음질, 커버 디자인까지 노래와 가수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매개체였다. 그런 LP를 통해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이 쓴 ‘대중가요 LP 가이드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음반 그 자체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책은 국내에서 처음 LP가 제작된 1958년부터 빌보드 2위에 오른 싸이까지 총 191장의 음반을 살펴본다. 1964년 발표된 신중현의 밴드 ‘에드포’의 데뷔 음반, 국내 최초의 밴드 앨범인 키보이스 데뷔 음반, 유재하의 유일작 ‘사랑하기 때문에’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등장과 사라짐이 목록 속에 반복된다. 또 LP의 초반과 재반을 비교하면서 음악과 가수에 관한 뒷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1967년 발표된 윤복희의 데뷔 음반은 그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진으로 초반을 장식했지만 재반에서는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평범한 사진으로 대체됐다. 한대수의 1집은 LP 커버를 가득 채운 ‘불온한’ 자화상 때문에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1974년 새로운 재킷 사진으로 재발매됐으나 역시 판매가 금지됐다. 책에 소개된 앨범들은 2월 말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복합 카페 갤러리 ‘1984’에서 전시된다. 부록으로는 LP 음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 LP 음반들을 정리했다. 3만 5000원.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아이돌 중심의 K팝만 있다고? 고군분투하는 K록도 있다!

    [주말 인사이드] 아이돌 중심의 K팝만 있다고? 고군분투하는 K록도 있다!

    “쉬즈 콜드 새침떼기(Saechimdaegi)~ 아자자자자(Ah Zazazaza) 왓 두 유 세이~” 영어로 ‘시가렛 걸’을 노래하던 윤도현이 난데없이 우리말 단어와 추임새를 외친다. 록밴드 YB는 미국과 영국 동시 진출을 알리는 첫 싱글 ‘시가렛 걸’을 지난 18일 공개했다.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강렬한 록으로 편곡하고 영어 가사를 붙인 곡이다. 2007년 북미 최대 음악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해왔던 YB는 록 밴드 건스앤로지스의 매니저였던 더그 골드스타인과 손을 잡았다. ‘시가렛 걸’은 누구나 호응할 수 있는 흥겨움 속에 원곡의 위트와 풍자를 그대로 살렸다. 아이돌 위주의 K팝이 한류 열풍을 이끌어나갈 때, 오로지 음악의 힘으로 미국과 영국,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또 다른 흐름이 있다. 인디씬을 기반으로 한 록 뮤지션들이 댄스 위주의 국내 시장에 갇히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맨땅에 헤딩’으로 미국 록 페스티벌 무대에 발을 디뎠던 이들은 이제 록의 본거지인 미국과 영국에서 투어 공연을 하는가 하면 유명 매니저와 손잡고 앨범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K팝이 아닌 ‘K록’의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록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이어져온 움직임이지만, 특히 올해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축제에 우리나라 뮤지션들이 연이어 초청되면서 ‘K록’은 연초 가요계에 화두로 떠올랐다. 다음 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에는 YB와 크라잉넛, 박재범, 장기하와 얼굴들 등 한국의 뮤지션 15팀이 참가한다. SXSW는 전 세계의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모이는 뮤직 마켓으로, 지난해 참가한 11개팀을 넘어 역대 최다 팀이 ‘물량공세’를 펼친다. 또 참가팀의 상당수는 SXSW의 본 공연 외에도 미국 각지를 도는 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또 5월 영국에서 열리는 ‘리버풀 사운드 시티’에는 휴키이쓰를 비롯해 한국의 몇몇 뮤지션들이 참여를 확정 짓거나 논의 중이며, 세계 최대 축제인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도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등 4개팀이 한국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한다. 단순한 음악축제를 넘어 세계의 음악 관계자들이 ‘될성부를 떡잎’을 점찍으러 오는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가요계의 시선이 모인다. SXSW에 참가하는 로큰롤라디오의 소속사 힙스퀘어의 박준범 대표는 “현지에서 음반 발매나 공연, 쇼케이스 등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한 달 동안 투어 공연을 하며 음악적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4일간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 국제음악박람회 미뎀(MIDEM)에 마련된 ‘K팝 나이트 아웃’ 쇼케이스는 ‘K록’의 열기에 불을 지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주최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쇼케이스에서 밴드 더 레이시오스와 구남과여스텔라라이딩, 그룹 빅스와 다이나믹듀오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음악계 관계자들 앞에서 실력을 뽐냈다. 더 레이시오스를 이끄는 김바다는 “쇼케이스 이후 미국 뉴욕의 한 에이전시에서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명함을 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원을 넘어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낸 사례가 등장한 것도 가요계에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지난해 SXSW 무대에 오른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은 워너뮤직 그룹 부사장인 시모어 스타인과 손을 잡고 미국 데뷔 앨범을 작업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는 댄스 일렉트로닉 록밴드 글렌체크와 싱글을 녹음할 예정이다. 듀오 십센치는 지난달 31일 미국 LA의 1300석 규모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으며, 영국에서 데뷔해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휴키이쓰는 신스팝 밴드 피터팬컴플렉스와 함께 오는 24일과 27일 런던에서 공연한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 비주류인 록은 아이돌 중심의 K팝에 비해 그 성과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록의 종주국인 영미권을 중심으로 K록의 성공 가능성은 K팝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가요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희선 한국콘텐츠진흥원 음악패션산업팀장은 “영미권의 음악시장에서는 록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음악 페스티벌도 록 음악이 중심일 정도로 록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소규모 공연이라도 반응이 좋으면 음반 판매로 이어지고, 지역 매체들이 발달해 있는 환경인 덕에 한 지역에서 인지도를 쌓아도 효과는 상당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형 기획사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나 거대 자본의 뒷받침이 없는 ‘K록’의 힘은 음악 그 자체에서 나온다. 뮤지션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서구의 트렌드와 한국적인 특색이 공존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인디 레이블 루비레코드의 신홍석 이사는 “지난해 SXSW 무대에 오른 윈디시티는 레게에 국악을 접목한 음악으로 차별성을 각인시켰다”면서 “장르적으로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르기 때문에 이질감이 없으면서도 멜로디나 정서에서 한국적인 요소가 엿보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K록’의 가능성을 본 정부도 2012년부터 체계적인 지원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부터 국내 뮤지션들과 세게 각국의 대중음악계 관계자들을 연결시키는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를 열고 있다. 또 미뎀이나 SXSW 등 해외 뮤직마켓에 초청됐거나 외국 활동 계획이 있는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일부 지원한다. 아직까지는 일회적인 쇼케이스와 비용 지원에 국한돼 있지만 록 뮤지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물론 ‘세계가 K록에 주목한다’는 식의 자화자찬은 이르다. K팝 열풍도 아직까지는 서구에서 마이너 장르로 인식되듯 K록 역시 갈 길이 멀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이 아시아권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미국 시장에서 싸이와 같은 성공 모델이 나오자 한국 대중음악 전체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국악에 현대적인 사운드를 접목한 잠비나이가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듯 결국 서구에서는 만들어낼 수 없는 한국만의 음악으로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K팝을 잇는 K록의 시대를 열기에는 아직 국내 록의 현실은 열악하다. K팝의 경우 작사와 작곡부터 홍보와 해외 마케팅까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데 반해 록은 뮤지션 개인과 소규모 레이블이 모든 것을 도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 교류 등에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인디 레이블의 대표는 “일회성 공연과 쇼케이스는 한계가 있다”면서 “각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을 거점으로 상시적으로 K록을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록 음악이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현실도 문제다. 음원차트나 방송사 음악방송이 아이돌과 대형 기획사의 음악 일색인데다 그나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EBS ‘스페이스 공감’은 올 초 축소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박은석 평론가는 “록 뮤지션들이 국내 시장에서 설 곳이 부족하다 보니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면서 “주류 음악이 아니더라도 다양하고 좋은 음악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방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예술가에게 정년은 없죠”

    “예술가에게 정년은 없죠”

    “음악, 미술은 나이가 들수록 완숙해지는데 무용은 조로(早老)해요. 그런 인식에 붙들려 있는 후배들에게 ‘무용가가 무용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신작을 계속 냅니다. 창작 예술가에게 ‘정년’, ‘은퇴’가 어디 있겠어요? 한국적 현대무용이라는 끝없는 길을 힘닿는 데까지 가 볼 생각입니다.” 한국적 현대무용의 창작을 이끈 김복희(66·한국무용협회 이사장) 한양대 무용학과 교수가 오는 22~23일 정년퇴임 무대에서도 신작을 내놓는 이유다. 대학 무용과에서 무용을 배운 1세대 춤꾼인 그는 육완순, 박외선 등 현대무용을 개척한 1세대에 이어 한국적 현대무용 창작에 불을 댕겼다. 현대무용 대중화, 남성무용수 육성, 국제현대무용콩쿠르 개최 등으로 무용계의 진화를 이끌었다. 도전은 대학을 졸업한 1971년 무용단에 합류하라는 스승(육완순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의 제안을 뿌리치면서 시작됐다. 스물세 살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용단을 세워 명동 국립극장에 창작 작품 ‘법열의 시’를 올리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참 무모한 도전이었지. 나는 현대무용에 우리만의 문화적 코드를 넣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했어요. 그래서 같은 제도 안에 머물러 있으면 개성을 찾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에 홀로서기를 한 거죠.” 지난 40여년간 만든 70여개의 작품은 한국적 정서와 이야기, 동양철학 등을 춤에 담겠다는 초심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서정주의 시 ‘신부’와 ‘국화 옆에서’,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 이광수 소설 ‘꿈’ 등 문학을 몸짓으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 22~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올릴 신작 ‘삶꽃 바람꽃 V, 눈길’(17분)도 이청준의 소설 ‘눈길’에서 남은 잔상, 어머니의 외로움을 춤으로 빚은 작품이다. “무용가들이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우리의 표현이 관객의 혼에 가닿게 하고 그 혼을 감동시키려는 겁니다. 그러니 문화의 뿌리가 단단히 서 있어야 하죠. 서양의 현대춤을 가져왔다고 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오리엔털리즘을 버릴 필요가 없어요. 특히 문학은 ‘이미지’만 내세운 춤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춤을 만들어주니 관객의 이해도나 예술성을 높여줍니다. 그래서 요즘도 시간만 나면 소재를 찾으러 서점에 가는 게 일이에요.”(웃음) 무용수에게 ‘정년’은 없다고 말하지만 그 역시 몸의 변화를 느낀 지 오래다. “나이 육십을 넘기니 확실히 한계가 딱 오더라고. ‘아, 이제 안 되는구나’ 싶어 서글프고, ‘남들 눈에 둔해 보이면 무대에 안 서야 하는데’하는 생각도 하죠. 하지만 현대무용은 표현력, 깊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점검도 할 겸 용기를 내봅니다.” 이번 무대에서 1999년 초연한 ‘천형 그 생명의 수레’(60분)를 40~50대로 이뤄진 구 제자팀(손관중, 김남식 등)과 신 제자팀(김성용, 박종현 등)으로 나눠 공연하는 것도 나이 든 무용수들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오는 27일 정년 퇴임식을 앞둔 그는 “섭섭하고 슬픈 마음 한편으론 오십 넘은 제자가 나를 위한 공연을 준비하면서 좋아하고 홀가분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 춤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리 무용수들의 기량은 이제 남부럽지 않아요. 하지만 인간의 몸이 해내는 움직임이란 한계가 있고 그걸 뒤바꿀 순 없죠. 거기에 창의성과 고유의 정신을 불어넣었을 때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유행을 좇아가고 대중의 기호에만 맞추다 보면 진짜 중요한 춤의 영혼을 잃어버릴 수 있어요.” 1만~5만원. (02)2263-468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1961년 어느 봄날이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서울 서대문에 살던 그는 걸어서 남대문 직장까지 출퇴근했다. 하여 덕수궁 돌담길을 하루에 두 번씩 걸어다녔다. 당시 돌담길은 우마차도 안 다니던 한적한 산책로였다. 그러나 주말이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거리를 걸었던 연인들은 대부분 사랑에 실패한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대학을 나오면 대체로 남자는 군대를 가고 여자는 시집을 가는 결혼 적령기에 이른다. ‘덕수궁 돌담길을 가지 마라, 징크스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며 약간 취기에 젖은 채 늦은 밤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제대복을 입은 한 청년이 돌담길에 기대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 무슨 사연일까. 그는 집에 와서 펜을 들고 써내려 갔다.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우산 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이 있기에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에~’ 그로부터 2년 후였다. 부산문화방송 전속 가수로 있던 고등학교 동창생이 시 한 편 달라기에 ‘덕수궁 돌담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건네줬다. 어느 날 정두수 작사, 한산도 작곡, 진송남 노래로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품위 있고 격조 높은 서정가요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제1회 국제신보사 제정 작사상을 비롯해 문화공보부와 전국예술인총연합회 제정 작사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마포종점’,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마음 약해서’ 등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리며 한국 가요를 대표하는 작사가로 인기를 끌었다. 이미자, 패티김, 남진, 나훈아, 배호, 문주란, 최희준, 하춘화, 주현미, 조용필, 태진아, 설운도, 조항조 등 명가수들과 함께하며 우리나라 대중가요사를 썼다. 그가 작사한 노래만 해도 무려 3500곡이 넘는다. 시대를 초월해 항상 가요 현장에서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이라는 명콤비는 말 그대로 ‘가요산맥’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노래 시(詩)들은 대중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을 받았고 각종 시상식에서 390여 차례 넘는 수상 기록을 남겼다. 고향 하동 등 전국 13곳에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 6일 우리나라 가요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작사가 정두수(77)씨를 경기 광주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시인 정공채의 동생이다. 오는 4월 말 고향에 정 시인과 나란히 시문학관이 생긴다. 감개가 무량할 터. 환하게 웃으며 담배를 한 대 피운다. “그동안 작사도 작사지만 시를 쓴 것도 많아요. 서사집이자 장시집인 ‘백두대간’도 있고 ‘사랑으로 꽃핀 노래’ 1, 2권도 있어요. 형님은 ‘정공채 문학관’, 저는 ‘정두수 시문학관’이 생기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정두수 노래비도 그 옆에 있지요.” 정씨는 ‘알기 쉬운 작사법’, ‘한국가요 걸작선집 해설’, ‘노래 따라 삼천리’ 등 책을 여러 권 썼다. 시집은 4권이다. 다 함께 전시된다. 잠시 회상을 한다. 담배 한 대를 더 입에 문다. 그래서 물었다. “선생님 대표곡을 굳이 꼽으라면 어떤 것일까요.”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등 많지요.” 시곗바늘을 돌린다. 1965년 봄이다. 작곡가 박춘석씨와 충무로에서 가수 신카나리아가 운영하는 다방에서 만났다. 석간신문을 펼치다가 순간적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다름 아닌 ‘흑산도 어린이들과 청와대 육영수 여사의 이야기’였다. 내용은 이러했다. ‘흑산도 어린이들의 꿈, 이뤄지다! 영부인 도움으로 해군함정에 실려와 서울 구경도 하고 청와대를 방문해 학용품을 받다’이다. 방학을 이용해 서울로 오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거센 풍랑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육 여사가 나서서 소원을 들어줬다는 미담 기사였다. 정씨는 박씨에게 “이번 이미자 노래는 흑산도로 합시다. 어린이 대신 아가씨로 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 정약전이 조선 정조 때 유배지 흑산도에서 죽었다는 내용과 당시 전남 강진에 유배된 정약용도 바다를 바라보며 흑산도의 형을 간절하게 그리워했다는 내용 등을 귀띔했다. 박씨도 ‘좋다’고 했다.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이때부터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라는 셋을 하나로 묶는 고정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그리운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 ‘황혼의 블루스’ ‘한번 준 마음인데’ 등이 연이어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는 ‘가슴 아프게’를 뒤적인다. 1966년 어느 봄날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비를 맞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젊은 여주인이 혼자 라디오 앞에 앉아 열심히 연속극을 듣고 있었다. 그때였다. ‘부웅~’ 하는 뱃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술집에서 뛰쳐나왔다. 소년 시절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보낸 시절이 떠올랐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저절로 ‘무엇이 이토록 가슴을 아프게 하는가. 바다와 나 사이를 짓누르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써내려 갔다. 19세의 신예 남진이 혜성같이 등장했고 국내는 물론 일본 열도까지 뜨겁게 달군 한류 1호 ‘망향의 노래’로 빅히트했다. “노래마다 대부분 사연이 조금씩 있어요. ‘마포종점’은 마지막 전차에서 이별하는 것이고 나훈아가 불러 크게 히트시킨 ‘물레방아 도는데’는 어린 시절 헤어진 삼촌과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것이지요. 1972년에 써서 문주란이 부른 ‘공항의 이별’은 서독으로 가는 광부와 간호사들이 김포공항에서 가족들과 이별하는 내용을 다룬 것입니다. 이미자와 남진한테 약 500곡씩 써준 것 같네요.”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물레방아 도는데’로 했다. 가장 애착이 가느냐고 물었더니 “고향 하동을 노래했고 ‘소식도 없는 주인공’은 바로 일제강점기에 전쟁터로 끌려가 주검으로 돌아온 삼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의 문학성과 음악성은 한학자인 조부, 시인인 형, 그리고 하동포구라는 지리적 배경이 한몫한다. 특히 어릴 때 하모니카 불기를 좋아해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동래고 2학년 때 진주 개천예술제 시부문에 참가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 무렵 고향이 진주인 가수 남인수씨를 만나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시를 써 주기도 했다. 또한 ‘남인수 모창’을 그럴듯하게 했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란 제목으로 당선했다. 이듬해 KBS의 건전가요 가사 공모에 ‘즐거운 여름’으로 최우수상에 뽑혔다. 작사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즐거운 여름’은 원래 현인씨가 불렀으나 나중에 서수남·하청일씨가 불러 히트시켰다. “시인이 되려면 신춘문예나 현대문학 등 문예지를 통해 등단해야 하는데 당시 국내에는 공식적인 작사가 등용문이 없었어요. KBS 공모전에 당선하니 모두 작사가로 인정해 주더군요. 상금도 많아서 전세금으로 충당했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 MBC 전속 가수였던 양병철씨가 대중가요 전문 작사가의 길을 가라고 권유했어요. 그래서 미리 써둔 ‘덕수궁 돌담길’을 주었지요. 한산도씨가 작곡을 하고 진송남이 불러 히트시키면서 지구레코드사 소속 전속 작사가가 된 것입니다.” 작사가, 작곡가, 가수 중에 누가 영향력이 클까라는 우문을 던졌다. 노래 내용이 있어야 작곡을 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체 없이 반문한다. 역사성과 아픔이 적힌 시를 보고 곡을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사는 아버지이고 작곡은 어머니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와 작사의 한계에 대해 물었더니 “둘 다 어렵다. 요즘도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에 작사한 것을 잠시 보여 준다. ‘비 오는 날은 가수 배호가 어떨는지요/ 그의 노래는 비 오는 날 더 흐느끼기 때문이다/ 결박당한 야수의 울부짖음처럼~’ “일반인들은 (작사가를) 그저 유행가 가사나 적는 사람으로 여길지 몰라도 시대의 정서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시인은 작사가를 한 수 아래로 보려고 하지만 그들에게 유행가 노래 한번 만들어 보라고 하면 아마 도망갈걸요. 가수의 성향과 음색, 작곡자의 취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거든요. 조용필, 이미자가 생명력이 긴 것도 바로 옛 가요의 정서를 바탕으로 현실을 노래하기 때문이지요.” 현재 작사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1만여명 되는 것으로 전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작권료는 얼마나 되느냐고 하자 “좀 받고 있지만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왜냐하면 집사람 주머니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부인은 경희대 성악과 출신이고 슬하의 딸 셋 중 둘째는 성악을 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작사가 정두수는… 1937년 경남 하동 출생이다. 부산 동래고와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나왔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가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당선했다. 1962년 KBS 건전가요 공모에서는 ‘즐거운 여름’이 당선됐다. 1963년 가요 ‘덕수궁 돌담길’로 대중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후 ‘흑산도 아가씨’의 이미자, ‘가슴 아프게’의 남진, ‘물레방아 도는데’의 나훈아, ‘공항의 이별’의 문주란, ‘그 사람 바보야’의 정훈희를 비롯해 조용필, 하춘화, 진송남, 은방울 자매, 패티김, 들고양이, 최희준, 김부자, 설운도 등 인기가수 100여명이 그의 노래를 불렀으며 지금까지 작사한 곡은 3500여곡에 이른다. 1995년 장시 ‘지리산’ ‘섬진강’ ‘백두대간’ ‘하동포구 이야기’ 등을 발표했다. 그의 노래비가 전국 13곳에 세워져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알기 쉬운 작사법’ ‘시로 쓴 사랑의 노래’ 등이 있다.
  • [문화 In & Out] ‘보이지 않는 사람들’…찾아라! 미술관 속 난민

    [문화 In & Out] ‘보이지 않는 사람들’…찾아라! 미술관 속 난민

    미술관 곳곳에 숨겨진 손바닥 한 뼘 크기의 미니어처들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서울시립미술관이 유엔난민기구(UNHCR)와 손잡고 다음 달 2일까지 선보이는 이색 전시 ‘보이지 않는 사람들’전은 어릴 적 즐겨 하던 ‘보물찾기’를 쏙 빼닮았다. 계단, 창틀, 화장실, 선반 등 미술관의 틈새 공간을 이 잡듯 뒤져야 난민 17명의 삶이 담긴 미니어처 28개를 모두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진으로 미니어처를 찍어 미리 나눠 준 전단의 QR코드와 대조하면 개개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새터민 외에 아프리카 니제르 등지의 난민 캠프를 찾아 직접 찍어 온 사람들의 영상들이다. 영상에는 탈북자 김영희·고정희·이성희·이은철씨와 차크마 세주파(방글라데시), 이브라힘 오마(말리), 바비키르 모하메드(수단), 욤비 토나(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기구한 사연이 담겼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기구한 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에겐 여전히 ‘보이지 않는 존재’일 뿐이다. 전시는 이 점에 착안해 사람들의 ‘관심’에 주파수를 맞췄다. 미술관 관계자는 “관객 한두 명이라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한 작은 미니어처에 눈을 돌리고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난민들은 세상에서 가장 잘 보이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했다. 관람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상 속 난민에게 직접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UNHCR는 지난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을 6400여명으로 추산한다. 이 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35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은 한국을 ‘반기문 사무총장의 나라’로 알고 있지만 꽤나 야박한 대접을 받은 셈이다. 전시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깨알 같은 재미도 선사한다. 정문 회전문 위, 전단 배포대 옆, 비상계단 알림판 위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미니어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행사는 다음 달 2일까지. 미술관을 찾아 전 세계적으로 3500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의 이야기 중 일부에 잠시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한류의 장수비결, 상대존중 실천이 관건/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한류의 장수비결, 상대존중 실천이 관건/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한류는 여전히 안녕하다니 안심이다. ‘한류수지’로 일컫는 문화·오락 관련 서비스 국제수지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세계의 한류 팬이 급격히 늘어 작년에 10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시아를 넘어 중동, 중남미로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K드라마, K팝에 이어 한식, 한복, 한옥, K뮤지컬, 심지어는 경제한류, 건설한류를 이야기한다. 한류 덕분으로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국가 이미지도 좋아졌다니 잠시나마 문화행정에 몸담았던 필자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앞날에 걱정이 앞선다. 한류의 시발점인 우리 대중문화에 대한 성적 코드, 상업주의, 소비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으로 한 현지 조사결과 한류가 5년 이내 끝날 것이라는 응답자가 80%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반한(反韓)내지 혐한(嫌韓) 기류도 심상찮다. 최근의 동북아정세는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한 기류를 극복하고, 한때 중국을 지배했던 만류(滿流)나 20세기 후반부를 구가했던 J팝, 홍콩영화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은 무엇일까. 많은 과제가 있겠으나 필자는 문화의 본질인 상대방 문화에 대한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한다. 문화는 자존심이다. 자국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외국문화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은 정서적으로 용인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근세 문화제국주의의 피해와 고통을 그 어떤 나라보다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렇기에 세계인들은 한국만큼은 자국문화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이웃문화를 경시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세계인들이 우리 문화를 거리낌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 것만 고집하는 일방적 한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대방 문화를 경시하지 않는 소극적 수준에서 인식되고 있다. 필자는 보다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을 위해 문화행정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해외문화원의 업무를 한국문화 홍보에서 현지 문화와의 쌍방향 소통 창구로 전환한다. 현재 해외문화원은 우리 문화의 현지 홍보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류 창출 효과는 미지수다. 해외문화원을 찾는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우리 문화를 이미 접해 보았던 분들이다. 한국문화에 접하지 못하거나 잘알지 못하는 현지인들을 한류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현지문화와 한국문화를 패키지로 묶어 자신들의 현지문화를 즐기면서 한류를 접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정부중심의 한류외교를 민간중심으로 전환한다. 현재 정부형태로 세계 각지에 설치돼 있는 26개의 해외문화원을 민간법인으로 전환하여 정부의 문화간섭 우려를 줄이고, 민간부문의 창의성과 융합성이 확대되도록 한다. 공공문화외교도 민간중심으로 추진하면서 현지문화와의 연계 등을 통해 한류의 현지화를 간접 지원한다. 셋째,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다문화 추세를 한류의 추동력으로 활용한다. 한류가 세계인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으려면 독창성과 함께 서로 다른 정서를 메워 줄 수 있는 보편성이 필요하다. 우리의 다문화자산을 한류라는 문화의 용광로에서 녹여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에너지의 보고이자 문화의 보편성을 검증하는 자산으로 만든다. 넷째, 각종 문화단체 및 기구에 외국인들의 참여를 확대한다. 아시아문화전당 등 문화교류 기관의 이사회 구성 등에 현지인 참여를 확대하여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현지와의 국제교류를 강화해 나간다. 이를 통해 우리 문화의 보편성도 보강해 나간다.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듯 이웃 문화를 배려하는 우리들의 크고 작은 실천이 모여진다면 우리 문화는 한류를 넘어 세계인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글로벌 한류가 되리라 기대한다.
  • 해외직구 인기, 2014년에도 이어질까

    해외직구 인기, 2014년에도 이어질까

    해외직구 매출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억 7천만 달러였던 해외직구 규모는 2011억 4억 7천만 달러, 2012년 7억만 달러, 2013년에는 10억 달러, 우리 돈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직구를 접한 소비자들은 막상 해외직구를 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소한 해외직구 방법과 영어 등 언어문제, 결제 및 배송대행을 비롯한 반품이나 A/S 문제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 해외직구전문 배송대행 서비스 아이포터(대표 이지혜, www.iporter.co.kr)는 매달 해외직구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해외직구를 처음 시작하는 방법부터 해외 사이트에 나만의 해외주소 만들기, 해외 사이트 직접 구매 방법, 관부가세 계산하기, 통관 관련, 배송대행신청서 작성법 등 해외 직구를 시작할 때 꼭 알아야 할 유익한 정보들을 해외직구 초보 눈높이에 맞춰 상세하게 알려준다. 또한 해외직구 교육 참석자 전원에게 교육 후 직구 퀴즈를 통한 푸짐한 경품과 해외 배송비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1월 첫번째 교육은 1월 25일 아이포터 한국본사에서 진행되고 아이포터 직구카페(http://cafe.naver.com/iporter)를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 카페에서는 해외직구 초보들이 어려워하는 해외 쇼핑몰에 클레임 문제, 반품관련 영작 등을 요청하면 직구고수 카페 회원들이 실시간 답변을 달아준다. 또한 다양한 해외 핫딜 정보와 할인 코드 등 해외직구 관련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해외직구 이용자들의 다양한 직구 후기와 배송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