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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뉴 밀레니엄” 축제 열기

    ‘누가 뭐래도 2001년이 진짜 밀레니엄,우리 잔치에 놀러오세요’ 신년 맞이는 세계 각국의 가장 의미있는 행사 중 하나.대부분 나라들이 새 천년이라며 떠들썩하게 맞았던 2000년을 보내며 차분하게 2001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늦바람 난 파리와 도쿄가 화려한 밀레니엄 맞이 제야행사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원칙대로라면 진정한 밀레니엄은 2001년 1월1일이라는 논리. 지난해 화려한 파티를 벌였던 프랑스 파리가 올해에도 유럽의 파티호스트로 나섰다.행사는 시내 콩코드광장과 퐁피두센터광장,에펠탑을중심으로 열린다. 콩코드광장에서는 ‘빛과 소리의 심포니’가 열린다.참석 예상 인원은 약 50만명으로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00여개나 되는 형형색색의 서치라이트 불빛이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대형 수레바퀴를 배경으로 밤 하늘을 밝힌다.12월31일 자정 수분 전부터는 레이저 불빛 하나가 매초 박자기처럼 왔다갔다 하며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퐁피두센터광장에서는 ‘2000년 북소리의 밤’이 펼쳐진다.31일 밤11시23분(현지시각)에시작되는 이 축제에서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독일,스위스 등 유럽 각지에서 모인 1,000명의 고수(鼓手)들이 20분간 일제히 북을 치는 것으로 세번째 밀레니엄을 맞이한다.광장 전체가 수많은 종(鐘)들로 장식된 가운데 공연팀의 한 곡예사가 줄을 타고 올라가 깃대에 걸려 있는 종을 12번 치는 것으로 새해의 시작을알리게 된다.파리의 상징 에펠탑은 파란색 합성섬유로 싸여진 2만개의 은빛 전구로 단장, 31일 자정이 되면 2000년 전광판이 꺼지는 동시에 파란빛으로 반짝이며 ‘파란 에펠탑’을 연출한다. 일본 도쿄는 지난 24일 ‘빛나는 신세기로의 통로’라는 의미를 지닌 아치형 조형물 ‘미레나리오’의 전구에 화려한 빛을 밝혔다.도쿄비즈니스 거리에 세워진 길이 400m의 이 조형물은 1월1일 새벽 3시까지 제야의 밤을 채색하며 이곳을 찾는 도쿄 시민들을 21세기로 안내한다. 1827년 세워진 일본의 중요한 문화재이자 도쿄대학의 상징 ‘적문(赤門)’도 27일 밤부터 다가오는 밀레니엄을 기념하는 ‘지(知)의 빛’을 밝혀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각종 신사들도 새 천년 소망을 들어준다며 ‘건강,교육,행복’ 등각 절의 특별함을 내세우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그러나 새 밀레니엄 일본인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일출 보기.일간 아사히지는 27일일본인들이 밀레니엄 일출을 보고 싶어 하는 장소 1위로 후지산을 꼽았다고 전했다. 이진아기자 jlee@
  • 컬러 ‘비틀즈 머리’ 새 유행코드로…

    ‘바가지 머리’와 ‘거지 커트’의 장발족이 돌아왔다. 60년대 히피문화와 80년대 낭만주의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헤어 스타일에도 복고의 바람을 몰고온 것이다. 그러나 덥수룩한 ‘장발족’을 연상하면 큰 ‘실수’.80년대와는 달리 염색과 젤·무스로 스타일을 변형,훨씬 멋을 부렸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서세원,이영애,박경림의 헤어스타일이,외국 배우 중에선 영화 ‘미션임파서블2’의 탐크루즈가 꼽힌다. ‘헤어뉴스’의 이신자 원장은 “최근 대학생이나 자유로운 직업을가진 20·30대 고객층이 이런 스타일을 많이 원하고 있다”고 밝힌다. ■어떤 스타일인가 비틀즈가 선풍을 일으킨 ‘보브형 스타일’이다. 머리 길이가 우선 귀를 덮을 정도로 내려온다.그러나 머리끝을 층층으로 쳐내려서 바람에 날릴 정도로 가볍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내버려둬도 머리카락이 이쪽저쪽으로 삐치게 된다.이 삐침머리를 남성들은 그대로 두지만,여성들은 방향에 일관성을 갖도록 무스나 젤로 셋팅하는 것이 포인트다. 개그맨 박경림씨처럼 앞머리를 눈썹위로 올려 커팅한 스타일도 개성있다. ■헤어 컬러는 올 여름에는 샛노랑색이 젊은층에 인기였다.그러나 가을 겨울에 들어서면서는 다크 브라운에 밝은 브론즈로 하이라이트를주는 것이 인기다.두가지 색을 사용하면 머리 전체가 화려하고 풍부한 느낌을 준다. 염색약은 방학중에 두배 이상 판매가 느는데,두발 자유화가 이뤄진중고등학생들이 ‘보브형’머리의 최대고객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내다보고 있다. 한편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려면, 어깨까지 찰랑이는 긴 생머리 대신투톤으로 염색한 후 ‘글래머스타일’로 꾸며볼만 하다.굵은 웨이브가 아래로 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문소영기자
  • 두 얼굴의 ‘호두까기 인형’ 대결

    고전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을 맞아 한국발레의 양축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다른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으로 대결을 벌인다.국립은 지난 95년 사퇴할 때까지 33년동안 볼쇼이발레단예술감독을 맡았던 유리 그리가로비치(73)를 안무자로 데려왔고,유니버설은 99년까지 23년동안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올레그비노그라도프(63·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국립은 16∼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유니버설은 21∼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호두까기 인형’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연말이면 으레 무대에 오르는 발레사 최고의흥행작.‘크리스마스 발레’로 불리는 이 작품은 그 인기를 반영하듯많은 발레마스터들에 의해 개작됐다.마린스키 극장 수석안무가였던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전을 바탕으로 이바노프 판(버전),바이노넨판,발란신판,누레예프판 등 널리 알려진 개정판만 10개가 넘는다.이중특히 유명한 것은 1934년의 바이노넨판이다.러시아에서바이노넨판의‘호두까기 인형’은 하나의 발레교과서로 통한다. 국립이 이번에 선보이는 그리가로비치 버전(66년작)은 바이노넨의안무와는 상당히 다르다.가장 큰 특징은 마임부분까지 모두 춤으로대체했다는 점이다.첫 장면인 스탈바움 저택에서의 파티 행렬에서부터 무용동작이 나온다.울거나 슬퍼하는 표정까지 스텝을 넣어 무용으로 꾸몄다.도약이나 고공회전 등 고난도 기술이 많은 것도 눈여겨 볼대목. 국립은 그간 이원국,김지영,김주원 등 스타급 무용수들을 내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대가 초라하다는 평을 면치 못했다.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무대세트와 의상,소품 등을 모두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유니버설은 1934년 초연 이래 줄곧 키로프발레단이 공연해온 바이노넨 버전을 충실히 재현한다.바이노넨 버전의 특징은 주역인 클라라를어린이가 아닌 성인 발레리나가 연기 한다는 것.유니버설은 코드발레(군무),솔리스트,주역이 비교적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호두까기 인형’은 2막으로 진행된다.주역들의 화려한 춤 못지않게 2막에 나오는 스페인춤,인도춤,중국춤,프랑스춤 등 캐릭터 댄서들이 추는 각국 민속춤도 볼거리다.국립발레단(02-587-6181),유니버설발레단(02-2204-1041)김종면기자 jmkim@
  • 문화스냅 2000/ 편지

    이 도시에는/편지를 쓰는 시민이 아무도 없다/전화를 두고/팩시를 두고/성가시게 편지는 무슨 편지/하지만 우체부 김씨의 우편낭은/산타클로스의 선물푸대보다 더 크다/그 속에 가득찬/안 사면 손해인 소비자의 복음/홍보용 인쇄물…(이형기 ‘우체부 김씨’)#우표값을 아시나요? 이 뜬금없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손수 편지지를 고르고,곱게 우표를 붙여,골목골목 우체통을 찾아다니는 서정이 잊힌지 오래다. 요즘 우표 한장은 170원.연애편지 쓰기에 딱 좋은 무늬 편지지는 서너장 한세트에 1,000원선.경조금 담는 용기쯤으로 전락한 흰 봉투는100장들이 한통에 2,000원이고. 빨간 우체통 앞에 서면 괜스레 가슴뛰고,하릴없이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그러고보면 편지는 지난 세기의 유물 목록에 휩쓸려 어물쩍 도매금으로 넘어가버렸다. 이메일이 ‘광속’으로 오가는 이즈음.손으로 쓰는 편지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무지 촌스러운 발상일 수도 있다.그렇건만 이 가을 끝자락에서,아날로그식 수(手)작업에 새삼 향수가 쏠리는 건 왜일까. #끊임없이 편지를 사랑한 사람들 휴대폰과 이메일,인터넷이 국민적의사소통기구로 급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편지의 좌표는 당당했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모색하는 데 펜팔이 쏠쏠한 역할을 자임한 적이있었다.어디 그뿐인가.30대만 해도 초등학생 시절에 군부대로 위문편지 한두번쯤 안띄워본 이들이 없을 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생활현장을 풍미한 ‘은유의 수사학’으로는 편지만큼 근사한 게 없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역사와 문학을 주름잡은 ‘세기의 편지’는 일일이 꼽기가 숨차다.육필 편지의 진가를논한다면,뭐니뭐니해도 연서(戀書)가 최고.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가 갖는 수사적 의미야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그 역사는,불과 두달전엔 레이건 전 미대통령 부부가 젊은시절 연애편지를 책으로 묶어내는데까지 맥을 이었을 정도다.고흐가 동생 테오에게,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은 그대로 빛나는 문학작품이다. 여물지 않은 생각을 ‘날것’으로 쏴대는 이메일 시대였다면,이들이온전히 빛을 볼 수 있었을까.그리운 이의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젊은이의 마음을 슈베르트는 몰랐을 것이고,연가곡집 ‘겨울나그네’에실린 ‘우편마차’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오지 못했을 거다. #편지는 죽었을까… 현실속 인간관계가 단절될수록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마음을 뺏겨간다. 컴퓨터의 지원없는 글쓰기란 생각할 수 없는 하이퍼텍스트의 시대.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소통법이 폭발적으로 세를 얻게 된 배경을 놓고어떤이들은 한국적 특수성을 들먹이기도 한다. 그들 주장은 이쯤된다.“유별나게 공동체적 삶을 중시하는 교육환경에 길들여온 국민성이경쟁사회에서 고립을 느꼈고,그 뒤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유연한 소통장소로 사이버 공간을 선택했다”틀린 말은 아니다.속도지향의 세상은 즉시즉각 소통가능한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나날이 가치를 실어주는 중이다.이메일이나 핸드폰 메시지는 체취를 담은 일종의 ‘자기확인’ 장치가 됐다는견해(김성기 ‘현대사상’주간)도 있다.액정화면에 메시지를 한꺼번에 8줄까지 띄우는 핸드폰이 인기몰이를 하는데야. #하이퍼텍스트의 시대,그래도 편지는 살아있습니다 달갑잖은 이메일을 하루에도 몇통씩 ‘휴지통’에 쓸어넣고,손가락이 안 보일 만큼날렵하게 핸드폰 단말기로 채팅 메시지를 찍어날리는 세상.이런 풍경들 속에서 육필편지가 설 자리는 사라졌다고들 믿었다. 실은 그렇긴 하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통계(3년마다)에 따르면,88년 전체 우편물 가운데 개인우편물이 차지한 비율은 31.1%.지난97년엔 25.2%로 떨어졌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막연한 예상처럼 개인서신이 급감추세는 결코 아니란 대목에 있다. 우정사업본부 우편물 통계담당 황성구 차장은 “정확한 통계는 잡을수 없지만,육필편지는 최근 오히려 늘고 있는 분위기다.글쓰기에 무작정 겁먹던 과거와 달리,온라인 글쓰기로 단련된 네티즌들이 부담없이 접근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귀띔한다. 시인 황동규씨가 그렇게 노래했던 ‘즐거운 편지’는 이제 더이상 육필 형태로만 머물러 있진 않을 태세다.모양새를 바꿔 살아남기로 했다.이름하여 ‘하이브리드(hybrid)메일’.웹상에서 작성한 메일을 우표에 소인이 찍히는 실물편지로 바꿔 보내주는 우체국 서비스가 크게인기다. 천지개벽해도 관계를 떠난 주체란 있을 수 없는 법.가을이 다 가버리기 전에,보내서 마음 들뜨고 받아서 기쁜 ‘즐거운 편지’ 한통 어떨까.서정이 담긴 종이편지라면 더 좋겠다.서두르자. 황수정기자 sjh@. *영화속 ‘편지’관객을 울리고…. 100년 영화 역사 속에서 편지는 내내 요긴한 아이템이었다.‘편지중의 편지’ 러브레터를 그대로 제목이나 주소재로 삼은 영화부터 떠오른다.이와이 순지 감독의 일본 ‘러브레터’,진가신의 할리우드 ‘러브레터’,이정국의 한국 ‘편지’.일본 ‘러브레터’가 이루지 못한애잔한 사랑으로 눈물샘을 건드렸다면,최진실과 박신양이 주연한 충무로의 ‘편지’도 그에 못잖았다.남편이 홀로될 아내를 위해 세상을뜨기전 미리 부치고간 편지의 슬픈 정조가 오래오래 기억되는 멜로. 진가신의 영화에서는 편지의 속성이 좀더 원색적으로 드러난다.연애편지 한통이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면서 온마을이 분홍빛 연정에 ‘감염’되는,익살맞은 내러티브다. 이말고도 줄줄이다.‘병속에 담긴 편지’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절절한 편지로 달랬다.‘일 포스티노’는 칠레의 망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이름없는 바닷가 우편배달부의 우정을 담았다. 편지가 섬뜩한 스릴러로 장르를 넓히기도 했다.두어해 전 국내 개봉된 ‘킬러가 보낸 편지’는 대표적이다. 손편지가 이메일에게 자리를 내주자 영화도 그에 주목했다.맥 라이언이 주연한 ‘유브 갓 메일’은 이메일을 주소재로 당당히 부상시켰다.일본의 ‘하루’는 이보다 훨씬 더 이메일 코드에 밀착한 경우.이메일이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기로는 한국의 ‘접속’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이 돼버린 윌리엄 와일러의 ‘편지’(1940)에서부터 얼마전 국내개봉된 일본의 ‘포스트맨 블루스’나 충무로의 최근작 ‘시월애’까지.편지 생각은 간절하지만 당장 쓰기가 내키지 않는다면 영화라도한편 골라보면 어떨지. 황수정기자
  • 신간 맛보기

    ■스페인제국사(존 엘리엇 지음,김원중 옮김,까치 펴냄) 15세기말부터 18세기초까지 스페인의 역사를 종합적인 관점에서 정리.스페인은1469년 이사벨1세와 페르난도 2세의 결혼에 의해 이뤄진 카스티야왕국과 아라곤왕국의 결합으로 절대주의가 시작된 이래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황금기를 누리고 유럽과 중남미국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스페인이 유럽과 동떨어진 별개의 세계로서 편협하고 후진적이라는 역사가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스페인 이외 학자의 첫 저작. 스페인은 1716년 카탈루냐의 자치가 끝나면서 유럽의 변방으로 전락한다.1만5,000원■여성과 광기(필리스 체슬러 지음,임옥희 옮김,여성신문사 펴냄)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지은이가 여성 정신질환자들을관찰한 결과,그들이 오랫동안 가부장제 문화와 의식에 희생돼왔음을자료로 입증하고 도표화했다.남성 중심의 역사는 언제나 여성들에게무성적(無性的) 성모마리아의 이미지를 강요해왔다는 주장과 함께책은,생물학적 조건때문에 문화적으로 억압받는 여성의 현실과 그극복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한다.72년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250만부 이상이 팔린 대표적 페미니즘 연구서. 2만원■미래의 부(스탠 데이비스·크리스토퍼 메이어 지음,신동욱 옮김,세종서적 펴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가져올 엄청난 기회와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개인과 기업,국가사회 전체의 부를 늘리기 위한 기본원칙들을 제시.다가올 연결된 경제는 속도와 상호연관성,무형성의 세가지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생산이나 서비스보다 금융활동이,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이,조직보다는 개인이 창출·관리하는 부가 늘어날것으로 전망.부는 더 이상 부자들만의 것이 아니라며 연결하고 참여하라는 등 미래의 부를 향유할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준다.1만4,000원■인터넷으로 보는 일본문화 코드북(정숙경 지음,넥서스 펴냄) 일본문화와 관련된 사이트들을 분야별로 정리해 놓은 실용서.일본 국내의인터넷 자료는 1억 페이지가 넘는다.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자료적가치가 있는 사이트들만을 엄선해 실었다.인터넷을 통해 일본어를읽고 쓰려면 일본어 폰트와 입력기를 설치해야 한다.그런 점을 감안,먼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 4X이상에서 일본어 입력기를 설치하는 방법부터 다뤘다.일본어를 모르거나 글자가 깨져 나와 볼 수 없는고충도 없앴다. 일본 인터넷 환경 속으로 들어가는 법부터 자동번역프로그램 사용법까지 정리돼 있다.1만2,800원
  • 스모선수는 日 천황의 또다른 모습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돌로레스 마르티네즈. 한 나라의 대중문화가 지닌 다양성을 책 한권으로 묶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그런 맥락에서 보면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바다출판사)도 그렇고 그런 통속문화비평서로 흘려넘길 수 있을 책이다.그러나 찬찬히 짚어보면 이 책의 접근법에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일본 영국 아이슬란드 북미 등 다양한 출신지의 필자 10명이 각기 다른 주제와 시각을 일목요연하게 아우르는 데 문화인류학적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책은 일본대중문화를 이해하는 코드를 10가지로 뽑았다.일본영화의단골소재쯤으로 치부돼온 전통스포츠 스모.지은이 야마구치 마사오는 그것이 가부키,천황제와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전통스모는 고도의 상징적 제의”라 전제한 그는 스모의 양식화된 동작은 가부키 연극과 일맥상통하며 대중의 우상으로 받들어지는 스모선수는 국민적 우상인 천황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풀이한다. 문화의 생산및 소비주체인 사회구성원을 탐구대상으로삼은 흔적이곳곳에서 역력하다.현대판 사무라이 비즈니스맨과 순종지향형 여인상으로 굳어진 일본남녀의 ‘진짜 이미지’를 찾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일본만화속 여자주인공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유,일본의 여성잡지들이 명령문을 즐겨쓰는 이유,일본남성이 여성적으로 비치는배경 등 책은 대중문화의 한가운데서 일본인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돌로레스 마르티네즈 엮음,김희정 옮김.9,000원황수정기자 sjh@
  • ‘하프의 요정’ 곽정 순회연주

    영롱한 선율,카리스마적인 연주로 사랑받는 ‘하프 요정’ 곽정이 새앨범 ‘보석(Jewels)’ 발매를 기념, 8일 서울 영산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5개도시 순회 리사이틀에 나선다.(02)780-5054.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곽정의 파워풀한 연주는 음량이 적은 하프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더욱 돋보인다.그녀의 연주에 감명받은 주빈 메타가 97년 곽정을 정기 협연자로 내세워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유럽 및 이스라엘 순회공연을 벌인 것도 실력을 짐작케 하는 대목. 세계하프협회 ‘미래의 유망주’에 3회 연속 선정되는가 하면,현재세계적 하프 제작회사 ‘라이언 앤 힐리사’의 광고모델로 발탁되는등 명실상부한 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새앨범 ‘보석’은 그가 세계적 음반사인 애틀랜틱 레코드사와 7장의앨범계약을 맺고 지난해 발표한 ‘선물(The Gift)’에 이은 두번째앨범.글리어의 ‘즉흥곡’과 그라나도스의 ‘에필로그’ 등 하프의아름다움을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내려 애썼다. 지방공연에서는 클래식 하프외에도 전자 하프를 동시에 소개하는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공연 일정 ▲16일 오후3·7시 송탄문화회관 ▲18일 오후7시30분 창원 성산아트홀 ▲19일 오후3·7시 부산 금정문화회관 ▲21일 오후7시30분 광양문화예술회관. 허윤주기자 rara@
  • 연인·남편·아이들의 올 겨울을 따뜻하게… 사랑의 손뜨개질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세이브존 지하1층 ‘바늘이야기’. 색색가지 털실뭉치가 한쪽 벽에 가득하고 앙증맞은 아기모자,원피스등이 걸려있는 모퉁이 가게에 주부들 서너명이 둘러앉아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곳은 바로 10만부나 팔렸다는 ‘송영예의 너무 쉽고 예쁜 손뜨개’의 저자 송영예(34)씨가 1년전부터 운영하는 뜨개교실.첫아이 태교로시작한 손뜨개 덕분에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프로주부다. 2살바기 아들에게 입힐 가디건을 짠다는 박향숙(32)씨는 여고시절 가사시간 이후 한번도 만져보지 않았던 대바늘을 지난 여름부터 다시잡기 시작했다.“이번이 두번째 작품인데 그렇게 어렵지않다”며 “뜨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시장 나오는 김에 이곳에 들른다”고말했다. 지난해 PC통신과 인터넷 홈페이지가 속속 생겨나면서 불기 시작한 손뜨개 바람이 차가워진 가을바람을 타고 주부들에게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주택가 주변을 둘러보면 손뜨개방 한두곳 쯤은 쉽게 눈에 띈다. 손뜨개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나만의 정성을 가득 담아‘이 세상에하나뿐인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제 손으로 완성한 옷이 사랑하는 아이나 연인,남편을 포근히 감쌀 생각에 미소가 절로 흐르고,얼마만큼 떴나 들여다볼 때마다 아티스트같은 완성감은 커져가고.그 재미에 손가락이 아픈 것도,옆구리가 결리는 것도 다 참을만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뜨개질은 지루해서라도 할 수가 없다는 송영예씨는 “복잡한 테크닉 없이도 모자나 가방은 며칠이면 뚝딱 뜰 수 있어요.처음부터 욕심 내면 쉽게 지치니까 작은 소품부터시작해 기법부터 익히세요”라고 조언했다. 마음은 있는데 겁이 나 주저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백화점 등 곳곳에문화센터가 개설돼 있다.강좌는 대부분 3개월 단위로 그 정도면 소품과 조끼 정도는 수월하게 뜰 수 있다.시중에 뜨개질 관련 서적도 여러권 나와 있지만,복잡한 뜨개질 기호가 영 어려우면 인터넷사이트에찾아가 보도록. 털실,바늘에서 단추,구슬까지 주문만 하면 정확히 배달되고 갖가지 궁금증도 친절하게 풀어준다. 재료를 살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서울 동대문종합상가 지하1층.또방산시장 부근의 청계천로변,방산시장과 광장시장을 잇는 육교상가등에 밀집해 있다.실을 구입하면 무료로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국산 줄바늘과 코바늘은 개당 500원선.순모사는 1파운드에 1만∼2만5,000원,털이 복실복실한 모헤어사는 1만2,000∼1만8,000원,손가방을뜨는 코드사는 6,000∼8,000원이다.가방손잡이도 1,000∼7,000원이면살 수 있고 구슬,스팽글 등 부자재만 취급하는 매장도 있다. 가볼만한 인터넷사이트로는 송영예의 바늘이야기(www.banul.co.kr),백화점문화센터의 스타강사인 김정란씨가 최근 개설한 김정란의 골무와 실타래(www.jrkim.co.kr)가 대표적이고 그밖에 김말임 손뜨개연구소(www.myknit.com),김정동의 손뜨개교실(www.happyknit.co.kr),물망초수예(www.cobanul.co.kr),송미애의 뜨개것마당(www.beautyhand.com)등이 있다. 허윤주기자 rara@. ■취재후기. “오랜만에 떠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네.”전업주부를 평소 은근히부러워하고,아이들에게 뭐하나 제대로 해준 게 없다고 자책하던 기자는 오색창연한 털실에 넋이 나가 덜컥 노랑색 순모사 5타래와 줄바늘 1개(2만원)를 사고 말았다.올겨울 앙증맞은 모자와 목도리를 딸아이에게 선물하고픈 욕심으로.언제 ‘작품’이 나올지 물론 보장은 없다.지하철에서든,한밤중에든 짬짬이 뜨다보면,설마 크리스마스 전엔완성 되겠지.
  • 빌 리제베로‘서양 건축 이야기’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는 것은 건축이라는 코드로 서양의 역사와문화를 읽는 일에 다름 아니다.예컨대 19세기 말 과거 교회 지붕에서나 쓰이던 둥근 돔을 상업건물의 지붕에 얹는다든가 귀족의 방을 꾸몄던 사치스런 장식들이 극장의 벽면에 등장한 것은 시민사회의 정착을 알려주는 중요한 변화였다.그런가하면 자기과시적인 공공건물은사람들을 현혹케 하는 정치적 통합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영국의 건축학자 빌 리제베로가 쓴 ‘서양 건축 이야기’(오덕성 옮김,한길아트)는 건축은 당대의 예술적 역량과 사상,사회적 성숙도를 집약해 보여주는 하나의 기호임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드러낸다. 자본주의가 건축에 끼치는 영향을 가장 훌륭하게 예언하고 비평한사람은 영국의 시인이자 혁명가인 윌리엄 모리스였다.그는 “목적을위해서는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도 개의치 않는 위대한 건축가”라는말로 자본주의 아래서의 건축가의 사회에 대한 관계를 비판했다.저자 역시 모리스와 비슷한 관점에서 서양의 건축사를 읽는다.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와 건축가의 관계는 복잡해지고 건축가와 사용자의 유기적 관계는 멀어짐으로써 건축은 스스로 사회적 소외에 빠지게 됐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그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을 과학의 확실성과 기술,그리고 19세기 실증주의에 뿌리를 둔 근대주의자들의 기본이념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한다.모더니즘에 반기를 든 포스트모던 건축가들은 근대건축의 양식은 물론 그 이념과 급진적인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까지도 거부했다.포스트모던 건축이 사회복지를 위한 건축물이 쇠퇴하는 시기에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건축사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정형화된 시대구분과 각 시대의 대표적인 양식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그러나 저자는 건축의 발전을양식사 중심으로만 본다면 근본적인 변화의 양상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650∼1200년경 고딕미술에 앞서 중세 유럽 전역에서 발달했던 것이 로마네스크 양식이라는 식의 설명보다는 당시 건축물의수와 교회 규모 등에 주목할 때 중세 건축사를 보다 역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20세기 말 건축의 두가지 경향으로 건축과 환경,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꼽는다.영국의 ‘공동체 건축(community architecture)’,건축가 랠프 어스킨의 작품인 뉴캐슬 온 타인 인근의 ‘바이커 월’ 주거단지 등을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여기는 시드니

    ◆19일 오후 4시15분(한국시간 오후 2시15분)쯤 시드니 홈부시베이올림픽 선수촌 부근 오번역 근처에서 한국 선수단 본부 임원 윤종구(40)씨와 태리 리(여)씨 등 호주 교민 자원봉사자 3명이 탈옥수로 추정되는 괴한 2명에 의해 차량 강도 사고를 당할 뻔했다. 한국 선수단 본부는 윤씨 등이 시장을 보고 현지에서 임대한 홀덴밴 승용차를 타고 돌아오던 중 괴한 2명의 습격을 받아 이들의 요구에 따라 차에서 내렸고 괴한들은 뺏은 차를 타고 도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명 피해와 금전 피해는 없었고 임신중이던 리씨도 인근 콩코드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있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알려졌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의 인기가 높아 일부 경기는 아예 입장권이 매진돼 경기 당일 암표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대회조직위원회(SOCOG)와 호주태권도협회에 따르면 주말이자태권도 마지막 경기가 열릴 30일 홈부시베이 올림픽파크내 스테이트스포츠센터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은 단 1장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프랑스 출신 왕년의 인기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시드니 올림픽을 맞아 캥거루로 타깃을 돌렸다.동물보호단체를 운영중인 바르도는 시드니 올림픽에 때맞춰 “전세계에서 연간 약 600만 마리의 캥거루들이 도살되고 있다”면서 “이대로 나가다가 캥거루의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 ◆마리아 테레사 사마란치 부인을 추모하는 특별 미사가 18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호주 시드니에서 동시에 열렸다.사마란치위원장은아들과 딸을 데리고 바르셀로나 성 패트릭성당에서 열린 특별 미사에 참석했다.
  • 문화스냅-2000 여름/ 젊은이의 새 문화코드 ‘한자’

    유행가 가사처럼 ‘한여름에 눈이 오는 것’만큼이나 엉뚱한 상상을해본다.네티즌들의 대화에 “공자 왈” “맹자 왈”이 진지하게 끼어들고,핸드폰 문자메시지에 한자성어가 단골로 등장한다면?얼핏 코믹극의 한 대목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다.하지만 발상을 뒤집으면 꼭 그렇게만 생각할 것도 아니다.대체 그 그림이 왜 웃긴단 얘기지?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한자는 ‘패션’이다.일상적 대화코드에 한자를 끌어들이는 소통방식은 더는 딴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신세대 문화변이의 주소를 리얼타임으로 감지할 수 있는 PC통신.위트 만점인 창작 무협소설들이 한창 유행인 그곳에서,발음나는대로 한자를 갖다붙이는 이두식 표기법은 최고로 주가높은 유머 아이템이다.네티즌들의 짧은(?) 한자 밑천이 꼼짝없이 들통나긴 해도,기발함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천리안에서 인기리에 회자되고 있는 한자조어 몇개를 보면 이런 것들이다(모두 무협소설이나 고전을 패러디한 대목에등장하는 단어들임). ■ “고기가 9리를 달려오다[가당찮은 일이 벌어질 때]”(魚走九里←어쭈구리)■ 葛兒萬單背(갈아만단배←갈아만든배)■ 高層亞波島(고층아파도←고층아파트)■ 姐羅氣(저나기←전화기)■ 吳道發異(오도발이←오토바이)■ 亞主魔(아주마←아줌마)■ 河以投脈酒(하이투맥주←하이트맥주)■ 暴兒理水哀鬪(폭아리수애투←포카리스웨트)이들 한자를 해독하지 못하면 앞뒤 문맥을 전혀 연결시켜낼 수 없음은 물론이다.장난기 넘실대지만,중간중간 ‘오늘 익혀야할 한자’를제시하며 제법 진지한 제언까지 주고받는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 법.올 여름의 한자 붐에는 진작부터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던 터였다.신세대들에게 한자문화 자체를 친숙하게 느끼게끔 해준 결정적 역할은 역시나,대중문화쪽이다.약속이나한듯 국내외 무협영화들이 최근 줄줄이 개봉됐거나 제작중인데다,그들 모두가 대박을 터뜨렸거나 기대작들이다.지난 7월1일 무협시리즈의 테이프를 끊더니 이례적으로 두달여동안이나 개봉관을 차지한 ‘비천무’는 전국 211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이미 올들어 최고 흥행작으로 랭크됐다.여기에 ‘와호장룡’,‘샹하이 눈’이 가세했고 ‘단적비연수’(11월 개봉)와 ‘무사’(내년 설 개봉)가 열띤 홍보경쟁에들어가있다. 한자열풍이 문화산업적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는 해석이 재미있다.“한자문화권을 대변하는 액션인 무술은 요즘 세대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그것이 새삼 주목받은 건 할리우드를 경유해 들어온덕분”(‘무사’제작사인 싸이더스 우노필름 관계자)이라는 견해는일리있다.일본대중문화의 개방폭이 넓어진 것도 한자문화에 대한 전반적 관심을 고조시킨 데 일조했을 거란 풀이도 나온다.실제로 일본애니메이션 마니아들 중에는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한자를 따로 공부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분위기를 미리 감지라도 했을까,아니면 우연일까.‘와호장룡’은 국내 중국권 영화수입사상 처음으로 배우들의 극중 중국어 대사를그대로 내보냈다(짧게 다듬어 새로 더빙하는 것이 관례). 컴퓨터통신을 주름잡는 우스개 한자조어들은 한자에 대한 벽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가상한 일면이 있다.그러나,내친김에 학문영역으로의진지한 접근까지 유도하며 묵지근히 중심을 잡아주는쪽은 따로 있다.지난해 불어닥친 동양학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늘어난 서당들이다. ‘훈장’이 ‘매’를 들고 체계적으로 한학을 교육하는 크고작은 서당이 서울에만도 10여곳이 넘는다. 여름방학동안 경남 산청에서 ‘청학서당’을 운영한 훈장 은희문씨는 “몇년전까지는 주로 예절교육에 중점을 뒀지만,근래에는 한자의 필요성을 절감해서 찾아오는 초·중등학생들이 많다”며 “11월쯤 경기도 여주에 서당을 또하나 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 여름에는 대학가와 각 자치단체들이 마련한 한문강좌도 전례없이 풍성하다.서울의 경우 관악구 영등포구 마포구 등이 청소년교양강좌를 특별히 열어 천자문,명심보감,사자소학을 가르치고 있다. 서당의 열기는 인터넷으로도 고스란히 옮겨졌다.검색엔진에 들어가면 쫀쫀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서당사이트가 50여개로 불어나있다.지난 4월부터 ‘사이버 서당’을 연 이계황씨(61·전통문화연구회장)는 “생활수준이 일정선에 맞춰지면 그 다음은 자주성을 생각하게 마련이다.의식있는 젊은층에서 동양고전쪽으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오프라인 서당인 전통문화연구회로도 발길이 부쩍 늘어 최근 수강생은 300여명.“지난해 국한문 혼용논란이 있은 뒤 야간에 학생과 직장인 수강생이 많아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새삼 한자예찬을 하자는 게 아니다.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당장 인터넷 서당이라도 노크해보면 어떨까.알면서 안 쓰는 것과,몰라서 못쓰는 건 천지차이.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황수정기자 sjh@. ■마징가Z 한문버전기운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高精力 天下之壯 爲鋼鐵 製造 人間(고정력 천하지장 위강철 제조 인간)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Z人造人間 鐵戰士 馬嗔巨 乙(인조인간 철전사 마진거 을) … … 중략 … …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鋼鐵腕 鋼鐵脚 遠膈操縱 之拳(강철완 강철각 원격조종 지권)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輿生命 危殆直感 男女老少 急避身(여생명 위태직감 남녀노소 급피신)마징가 쇠돌이 마징가 Z馬嗔巨 金石君 馬嗔巨 乙(마진거 금석군 마진거 을)■ 둘러볼만한 인터넷 서당■사이버 서당 www.cybersodang.co.kr=기본한자 3,000자에서 시작해명심보감,동몽선습,격몽요결 등 고전읽기까지■훈장 www.hunjang.co.kr=정통부 선정 청소년 권장사이트.생활한자속담 고사성어 논어 풀이■사임당 한문서당 user.chollian.net/∼k71421 menu.htm=한자능력검정시험·경시대회 준비,한문상식,사자소학■미리내 서당 my.netian.com/∼mirinesd/=고전한문강좌■맹꽁이서당 myhome.shinbiro.com/∼musaco//index.htm=고사성어,한시감상,사자소학,속담
  • 문화스냅-2000 여름/ 록 페스티벌 열기

    지난 12일 창원시 종합운동장. 폭염이 퍼붓는 운동장 한복판에서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뒤엉켜 구르고 뛰고 소리지르느라 창원벌이 요란하다.간간이 소방호스로 물이 객석에 뿌려진다.온 몸이 땀에 젖어 그야말로 ‘물에 빠진 생쥐’꼴이지만 이들은 록 리듬에 맞춰 이날 밤 11시까지 10시간 가량 시간관념을 잃고 젊음을 불태우느라 여념이 없다. 포항에서 달려온 주부도 있고 대구에서 김밥을 싸들고 온 고딩(고등학생을 가리키는 은어)도 있고 서울에서 딸이 좋아하는 일본 뮤지션을 보기 위해 손잡고 내려온 40대 부인도 있었다.모두 자신이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지난달에는 소요 록스티벌과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이 열기 속에 펼쳐졌다.기대가 컸던 제1회 대한민국 록페스티벌과 2회째를 맞은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은 돌연 취소돼 우리는 정녕 미국의 우드스톡이나 일본의 후지 같은 록페스티벌을 가질 수 없는가 탄식을 하게 만들긴 했다.성급한 이들은 한국 록의 죽음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포에버 피스 2000’ 공연은 살인적 더위와 부족한홍보,지리적 한계 때문에 관객은 적었지만 그 열기는 한국 록의 앞날을 확신해도 좋을 만큼 뜨거웠다. ?7월 록페스티벌 지난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은 일본의 남성 5인조 그룹인 ‘시얌 샤이드’와 3인조 여성그룹 ‘미사일 걸 스쿠트’ 외에 5개국 19개팀과 국내 인디밴드 12개팀이 참가했다.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산지역 록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내년에는 국고 5억원을 지원받아 모두 17억원의 예산을 투입,국제적 음악축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소요 록페스티벌 또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1회 대회를 올해도 이어갔다는 점에서 반길만 하다.특히 인디밴드나 메이저밴드 외에도 고교생이나 아마추어 밴드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냄으로써 록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취소된 두개의 록페스티벌 기획사도 빠른 시일안에 조그만 규모로나마 다시 개최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포에버피스 2000 이경미(17·창덕여고 1년)양.일본의 전설적인 비주얼록그룹 X-저팬의 보컬리스트였던 토시를 만날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고속버스로 6시간 거리의 창원에 달려왔다. 팬클럽 ‘T.Z’회원 30여명을 모아 여관에서 칼잠을 지새며 이틀의공연을 빠짐없이 지켜봤다.“꿈만 같아요.어제 한끼도 못먹었습니다. 저에겐 ‘신’(神)과 같은 존재인 토시를 만날 수 있다니…”마산에서 달려운 김경욱군은 “군대가기 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위해” 이곳을 찾았단다.바리케이드 위에 발을 올리고 뒤로 한바퀴돌아 관중들의 머리위에 넘어지는 ‘서핑’에 열중한다.‘보디가드’ 아저씨들의 제지를 못 본체 하며. 그의 말.“정말 기분 째지게 좋은데,안전은 나도 나름대로 신경쓰며즐기고 있는데 자꾸 말리는 저 아저씨 너무 미워.한대 때려주고 싶어.”“하참,얘네들 체력도 참 대단하데이.”근처 아파트촌에서 ‘마실다니듯’ 나온 한 중년 신사는 혀를 끌끌찬다.이런 팬들이,그리고 무더위속에서도 웃통을 벗어제끼며 연주에열중하는 뮤지션들이 록의 앞날을 버팀목처럼 버텨주고 있는 것이다. ?고군분투 ‘록’앨범 이 여름 우리의 록밴드들은 댄스와 힙합그룹의 기세에 눌리고 음반시장의 축소라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판매량은 잘해야 3만∼5만을 오르내리고 어떤 경우 3000장 안쪽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이다. 이달 ‘귀곡(鬼哭)메탈’이란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레이니 선의 2집 ‘유감’을 시작으로,크리스천 음악에 프로그레시브록을 혼융시켰다는 평을 듣는 예레미가 오케스트라와 공동작업을 하는 등의 화려한사운드로 꾸민 3집 ’플라잉 오브 이글’을,롤러코스터가 1집을 훨씬 뛰어넘는 음악성으로 단단히 무장한 2집 ‘일상다반사’를,퍼니파우더가 풍자와 익살이 가득 담긴 가사를 경쾌한 리듬과 적절히 비벼놓은 ‘더 그레이티스트 히츠’를 내놓았다.다소 낯선 다양한 장르가선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들이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잡기란 쉽지 않은 일.방송의 외면탓. 그러나 “우리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 있는 한” 그들은좁은 공간에서 최선을 다해 연주한다.개런티는 ‘입에 풀칠’할 정도로 매니저 등을 대동한4인조 밴드의 경우 점심값에 교통비 제하면남는 게 없지만 그래도 ‘쨍하고 해뜰날 돌아올거야’를 외치며 오늘도 무대에 오른다. 글·사진 창원 임병선기자 bsnim@. * 록 축제가 성공하려면. 이틀걸려 22시간동안 진행된 ‘포에버 피스 2000’ 록페스티벌을 전량 녹화한 케이블채널 NTV(채널 19)의 홍수현 PD가 한국 록문화와 축제문화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NTV는 오는 22일과 24일밤 자정,음악채널 KMTV(채널 43)는 24일 자정과 31일 밤10시 각각 2시간 분량으로편집한 실황을 녹화방영한다. [편집자 주]한국에서 록페스티벌이 성공하려면 어떤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일반 사람들은 록을 단지 시끄러운 음악으로 알고있다.거친 랩과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과격한 율동,그 모습에 열광하는 청소년들. 방송에서는 물론 레코드점에서도 록 음악은 들을 수 없고 찾을 수 없다. 적지 않은 록페스티벌들이 기획됐다가 공연 며칠 전 취소된다.좋은취지의 공연들이 관객의 외면으로 썰렁하게 끝나기 일쑤다. 한국에는 공연과 함께 놀 수 있는 부대시설이없다.공연에만 집중하는 관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록 음악이 생소한 이들을끌어들일 만한 이벤트와 부대시설이 구비됐으면 한다. 한국에서는 CD판매가 저조하다.공연장에서만 즐기고,자신이 좋아하는 그룹들의 공연만을 관람한 뒤 등을 돌리고 만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을 짜깁기 해서 듣고 있다.이건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길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한 밴드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 음악이 시끄럽지만 자꾸 듣게되면 우리들의 음악도 귀에 익을 것이다.”댄스와 발라드가 우리 주변에 익숙해진 것은 방송의 힘이다.듣고 싶든 듣고 싶지 않든 그 음악들은 우리 주변에 늘상 자리잡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듣기 좋은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이다.방송에서만이라도균일하게 음악을 내보내야 한다. 국민적인 축제가 없어 노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브라질의 삼바,미국의 독립기념일 등등 그들 국민들이 1년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우리 국민들이 1년에 1주일 아무 일도 않고즐길 수 있는 축제가 자리잡히면 사람들에게 록축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수현 NTV 프로듀서 518316429@hanmail.net
  • 새 영화축제 15일 팡파르/스크린과 인터넷을 넘나든다

    극장 스크린과 인터넷을 넘나드는 볼거리 풍성한 영화축제가 막오른다.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제1회 서울넷페스티벌(SeNef 2000). 20세기 문화의 대표주자인 영화와 21세기 문화환경의 중추가 될 인터넷이 만나는 이 영화제는 상영방식부터 색다르다.서울 정동A&C 극장,아트선재센터,문화일보홀을 거점으로 오프라인 상영되는가 하면 컴퓨터상의 가상극장(www. senef.net)도 동시에 문을 연다.여기에 인트라넷 상영방식이 추가된다.문화일보 갤러리에 네트워크가 설치되며 위성인터넷으로도 상영된다. 영화제에는 장·단편을 합해 세계 14개국 120여편이 선보인다.섹션은 크게 5개 부문으로 나뉘었다.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매체적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모아 보여주는 ▲디지털 특급,아날로그 영화가치의 전복을 꾀한 작품들을 엄선한 ▲혼전과 도전,18세 이하 국내 예비영화인들이 만든 18분 이하의작품모음인 ▲다음 세대(Next Generation) 등은 경쟁부문.‘혼전과 도전’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인터넷 영화의 방영및 배급의 미래를 타진해보게 된다. 나머지 두 섹션들은 영화마니아들에게 특히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미지와 인간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며 일찍이 디지털 영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영화인을 조명하는 ▲선구자 섹션에는 프랑스 작가 크리스 마르케가 주인공이다.‘12 몽키즈’의 원작이 된 컬트 공상과학 흑백영화 ‘환송대’를 비롯해 그의 작품 20여편이 선정돼 있다.부대행사로 마르케 관련 포럼도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반란과 음란.인터넷 문화의 한 장으로 자리매김된 포르노 영상물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섹션으로,일본 에로영화사를 통해 성(性)의 이미지를 다시 본다.70년대에 탄생한 일본 로망 포르노에서부터 소프트포르노,핑크로 이어지는 영화작품들을 모았다.국내에도 핑크영화 감독으로잘 알려진 구마시로 다츠미,와카마츠 코지 등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이치조 사유리 젖은 욕정’(구마시로 다츠미),‘광란의 질주’(와카마츠 코지),‘변태가족 형의 아내’(수오 마사유키) 등 8편이 준비됐다. 국내 젊은 감독들이 만든 디지털 영화도 따로 소개된다.‘스트레인저 댄 서울’(문원립),‘뉴욕에서 여배우되기’(홍윤아),‘바람이 분다’(홍기선),‘연인’(이정섭 외 3인),‘갈매기’(황철민) 등 5편이다. 매년 8월에 개최될 영화제는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본격 온라인국제영화제를 지향한다.수석프로그래머 윤경진씨는 “20세기말의 디지털 코드가 21세기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점칠 수 있는 마당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완전 온라인 상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귀띔했다. 극장 상영 1편 5,000원.인터넷
  • 뉴스피플 8월17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8일 발매.8월17일자)는 신세대 문화코드로 변모한 ‘엽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실소가터져나오는 유머로부터 잔혹한 납량물까지 발상의 전환,주류의 전복, 발랄한일탈을 지칭하는 엽기의 모든 것 A에서 Z까지를 파헤쳤다. 민주당에 ‘8월 괴담’이 떠돌고 있다.권노갑 상임고문의 일선 진입 유보설등 집권 동교동 세력 재편설의 실상을 추적했다. 5개월간 끌어온 현대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이 ‘문제 경영인의 퇴출’이라는 카드를 꺼냈다.이에 따른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의 거취 여부와 현대사태의 미래를 예측해봤다.또 회원 확보에 목을 매고 있는 닷컴기업들의 저질·선정광고의 실태도 집중 조명했다. 해저 광케이블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바다밑 실크로드’로 크게 각광받고있다. 한국∼미국간 해저 광케이블 확보전에 나선 한국통신과 데이콤 등 10개사의 회선 확보를 위한 물밑 움직임을 들여다 봤다.경의선 철로 복원사업의 이모저모와 이 소식에 들뜬 현지 분위기도 생생하게 담았다. 역사적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발생한 또다른 ‘분단의 아픔’,이산가족들의 송사문제를 밀착취재했으며,부동산 업계의 종합정보화시대 생존전략을 꼼꼼히 취재했다.
  • 올 여름 흥행질주 ‘신바람 이박사’

    70년대식 장발과 반짝이 의상,그리고 ‘뽕짝’이라는 낡은 음악적 형식.어느것 하나 촌스러움과 거리가 멀지 않은데 오늘 이땅의 젊은이들은 테크노바에서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뛰며 ‘뽕짝’이라는 숨은 대륙을 찾은 기쁨에몸을 떨고 있다. “안녕하세요.저는 대한민국의 호리호리한 신바람 이박사입니다.한번 만나볼까요.조오치.만납시다.띠리띠리리 띠리띠리리 짜라짜자잔 짜라짜자잔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강원도아리랑’이나 ‘신고산 타령’ 같은 민요부터 20년전 크게 유행했던빌리지피플의 ‘YMCA’를 개사한 ‘영맨’ 등 팝송, 거기에 트롯트 노래, 심지어 ‘한오백년’ 같은 구성진 가락도 한데 묶여져 빠르고 경쾌한 춤곡으로변신한다. 간주나 연주로 노래가 잦아들라치면 여지없이 ‘우리리리히’‘얼씨구’‘좋아좋아’‘미쳐미쳐’‘오예’‘이히’‘앗싸’같은 추임새가 휘몰아친다.영락없는 관광버스 음악.바닥이 뚫어져라 날고 뛰는 ‘아짐마’‘아자씨’들이눈에 떠오른다. 신바람 이박사(본명 이용석·46).그가 이 여름 인기가도를질주하고 있다.벌써 “사랑해요 이박사”를 외치는 팬페이지만 10개를 넘어섰고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에서 그를 잡기 위해 안달이다.신생 증권사의 CF에 등장했고 방송 인터뷰나 취재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서의 늦바람을 감지한 한국 소니사가 재빨리 전속계약을 맺고 일본에서의 히트곡들을 모아 지난달 국내 첫 라이선스 음반 ‘李博士-Space Fantasy’를 냈다. 그러나 국내 첫 앨범은 아니다.지금까지 낸 관광버스용 뽕짝 메들리 테이프만 19종.하지만 유통경로가 철저히 도로중심이어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장년층에게만 그의 명성은 국한돼 있었다. 그런데 96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테크노적 가치를 감지한일본 소니의 판단이 적중,그의 인기가 치솟자 뒤늦게 국내에서도 그의 테크노적 유용성이 부각됐다.그가 일본에서 96년 발표한 ‘이박사의 뽕짝 디스코파트 1&2’와 ‘이박사 뽕짝 대백과’ 등을 젊은 팬들이 인터넷사이트에 MP3로 올려놓으면서 그의 이름이 급속도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뽕짝 문화에 낯설어하던 10∼20대들은 그의 음악을 “우리 테크노”“진짜 트랜스”라며 열광하며 환호한다.아니 넘어간다 또는 자지러진다. 트랜스는 테크노 음악의 하위장르.무의식 상태로의 전이를 뜻한다.키보드 하나 연주에 이박사의 목소리를 동원,다양한 애드립을 구사하는 데 그 독창성과 아이덴티티가 가히 세계 유일이다.어디에도 없는 음악.반복해서 들어보면트랜스란 말도 과장이나 허풍이 아님을 절감한다. 지난 달 21일 압구정동 클럽 셰도에서 열린 이박사 공연.70년대 장발에 빨간티셔츠,반짝이구두,반바지를 입은 이박사가 탬버린을 든 채 무대에 선다. 컬러링족들이 그의 추임새와 탬버린 소리에 자지러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세월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올해 초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던 영화 ‘거짓말’에서 테크노 사운드와 함께반복되던 남자의 목소리 ‘나는 육체의 환타지’도 사실은 그의 노래 ‘나는우주의 환타지’를 패러디해 만든 언더그라운드 가수 볼빨간의 곡을 테크노DJ 달파란이 샘플링한 것. ‘딸랑딸랑 방울뱀이 다가옵니다.짜라짜잔.먹이를 보고서 다가옵니다.당신을만나서 반갑게 강아지처럼 ‘왕왕’ 물어버렸네’(몽키 매직)‘귀여운 그대는 무얼 입었을까 삼각빤스 아니면 껌정 티’(하이스쿨 로큰롤)‘앞산의 딱따구리는 통나무 구녕도 잘 뚫는데 우리집의 구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녕도 못찾나’(신고산타령) 등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경쾌한 가사도 요즘 젊은이들의감성에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반짝이,머릿수건,7부바지로 대표되는 70년대 패션,여러 문화적 코드를 ‘촌스럽게’ 재조합하는 키치문화가 확산되면서 첨단을 달린다는 테크노바에서그의 촌스러운 패션이 음악과는 별도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에선 이같은 그의 인기가,스타가 들려주는 감상용 음악에서 기능성 위주로 음악적 지형이 변모됐음을 함축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한편 그의 팬클럽들은 12일밤,무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의정부의 한 농장에모여 이박사와 신나는 캠프잔치를 벌인다. 임병선기자 bsnim@. *이박사가 얘기하는 ‘이박사’. 사람들은 나에 대해 무지무지 궁금해한다.키는 160cm고 몸무게는 45kg밖에안나가.날아갈듯 가볍지.그래도 마이크만 줘봐.1∼2시간은 뽕짝만으로 노래부를 수 있다구.나 사실은 박사 아니야.박사학위는 커녕 중학교 졸업장도 없어.그런데 왜 박사냐.관광버스에서 노래부를 때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떤 노래든 시키면 해낸다고 해서 붙여줬지. 회갑때 나를 낳으신 아버님은 국악을 하셨던 분이니 끼는 이어받았다고 봐야지. 아버님이 객사하시는 바람에 중학교도 못마치고 공부를 땡쳤다.요즘 애들은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아이스께끼’도 팔고 요정,양복점,다방 주방 등 10년동안 14개의 직업을 전전했다.양복점을 직접 운영해 여유가 생기자 삶이뜨악해졌다. 누가 관광버스 안내원하면 노래도 실컷 부르고 돈도 벌 수 있다고 그러대.그래 탄 게 11년이야.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관광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노래부르려니 힘도 들었지. 아는 형님이 너 판 한번 내봐라 하면 100만원도 받고 500만원도 받고,돈 상관없이 테이프를 냈지.음반낼 때는 두 시간도 좋고 한나절도 좋고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 테이프는 많이 팔렸지만 손에 돈쥔게 있어야지.그래 회갑잔치나 캬바레를돌며 근근이 생활했지. 근데 내 노래를 일본 소니사가 눈여겨 보았던 모양이야.전속계약을 맺자고하대.난 지금도 테크노가 뭔지 몰라.하지만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반짝’ 떴지.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무도관 무대에 1만명을 모아놓고 노래도 불러봤고. 98년 돌아와 또다시 어르신들 모시고 회갑잔치에서 신나게 놀지.유행의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들에서 날 모시려고 해. 난 테크노니 키치니 그딴 어려운 거 몰라.그냥 노래부르고 사람들 박수받고그러면 기분좋아.좋아좋아.미쳐 미쳐.
  • 문화스냅-2000여름/ 엽기母子

    자,일품 ‘엽기요리’에 도전해본다. ◆재료=생라면과 구분이 안되게 똑 닮은 과자 ‘뿌셔뿌셔’.떡볶이,치킨,딸기,멜론,초코맛나는 5가지의 갖은 재료를 준비하면 더 좋다. ◆요리법=따로 순서랄 것도 없다.겉봉에 적힌 ‘끓여먹지 마시오’란 경고를 싹 무시하고,끓는 물에다 준비한 재료와 갖가지 맛의 뿌려먹는 수프를 풀어넣기만 하면 되니까. 맛이 어떤가? 국적불명의 그 맛을 어떻게 설명할 참인가?“??!!…엽기” 달리 뾰족한 답이 없을 거다.이 뿌셔뿌셔 요리는 인터넷 엽기마니아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다(실제로 끓여먹어보는지야 모르지만 조회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사냥할 엽(獵)에,기이할 기(奇).본디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다니는 일’이다. 그러나 2000년 버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모르긴 해도 이렇게 새로 개념정의돼야 하지 않나 싶다.‘“깬다,깨”를 연발하게 만드는 썰렁한 이야기나상황’쯤으로. 불과 몇달전까지 난리법석이던 ‘허준’이나 ‘삼행시’신드롬을 온데간데없이 주저앉히고 있는 게 엽기.그럴 수밖에 없다.트렌드 문화를 떡주무르듯 하는 신세대들은 여차하면 “엽기적”이란 말을 쓴다. 정상에서 조금이라도 비켜나있거나 유머요소가 엿보이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엽기가 황당무계한 우스개쪽으로 어의(語義)확장되고 있는 현장은 PC통신 대화방에서 당장 목격된다.이런 식이다. [어느 엽기가족]#(절벽으로 낑낑대며 차를 밀고 있는 엄마와 아들)“엄마,이 차 왜 미는거야?”“쉿! 아빠 깨시겠다!”#“엄마,오늘 저녁메뉴는 뭐야?”“입닥치고 오븐에서 나오지나 마!”#“엄마,늑대인간이 뭐야?”“잔소리 말고 얼굴이나 빗어”‘엽기 만발’하는 마당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사이트다.검색엔진에 들어가면 관련 웹사이트는 수천개를 넘어선다(야후코리아의 경우 3,260여개).이들속에서 엽기는 본래적 의미에서 한참 벗어나있다.그만큼 차용되는 범위도 넓고 깊다.일본만화나 애니메이션,엽기적 글모음 정도야 기본.스타크래프트 같은 컴퓨터게임의 전략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사이트(www.swreviews.com/yg)가 있는가 하면,“일본 현지에서 퍼온 일본 여자들의 생생한 방귀만 모았다”고 유혹(?)하는 망측한 사이트(www.ggame.net)도 얼마든 눈에 띈다. 최근의 엽기열풍에는 특징이 몇 대목 짚인다.뭣보다,철저히 배타적으로 끼리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일본만화 ‘봉신연의’사이트(www.hz01.com.ne.kr). 작품에 대한 설명이라고는 단 한줄도 없이 만화컷만 잔뜩 올라와 있으니,생각없이 들어갔다가는 왕따설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신세대들에게 수용된 엽기는 마니아적 소통언어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요즘의 엽기는 잡식성이다.섹스 똥 방귀 등 공론화되기에 께름칙했던 소재들을 닥치는대로 끄집어낸다.똥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기로 소문난 사이트 ‘두다이’(www.doodie.com).초기 화면부터 당혹스럽다.변기에서 굴러떨어진사내가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누운 채 실례(?)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쇼킹한 본론의 예고편을 띄운다.그리고 클릭해 들어가면….차마 그 이상은 언급하기가 뭣하다. 그렇다고 엽기가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냐면 그건 아니다.사회의 비루한 모순에 일침을 가하는 기특한면도 있다.역시 무대로는 국회,등장인물로는 정치인이 엽기패러디의 최고 메뉴.그 점,한때 대단한 풍속을 자랑했던 ‘딴지일보’류의 패러디 열풍과 많이 닮았다. 어느새 엽기는 생활속 깊숙이로 스며들어와 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젊은층에게 그건 패션소품 그 자체다.서울 압구정동의 가면가게 ‘원더월드’. 2평 남짓한 가게에는 온종일 20대 커플들이 들락거린다.꿈에 나올까 끔찍한프랑켄슈타인,좀비 같은 가면들이 그들에겐 깜찍한 선물아이템이다. 근데,왜 하필 엽기일까.가려져 있던 이야기를 까발리고,금지된 장난을 하는순간에는 짜릿짜릿한 전율을 얻는 법이다. 오늘이 오늘이고 내일이 내일인 밍밍한 일상속에 파격적 자극이 그리운 사람들,마약같은 엽기….“좀더 저열하고,좀더 기괴해져라”고 주문걸며 열심히‘클릭’해대는 당신은 혹,엽기인간? 이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일어도 엽기열풍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엽기와 영화는 ‘찰떡 궁합'. 엽기는 영화를 좋아하고,영화는 엽기를 사모한다? 엽기가 ‘문화적’인 코드로 옷을 갈아입는 마당은 아무래도 영화쪽이다.그곳에서 엽기는 멀쩡한 사람들을 ‘한통속’으로 꼬드겨낸다.한여름 눅눅한 등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데 엽기는 최고 처방전.직직 난도질해대는 ‘슬래셔’에,뚝뚝 사지를 잘라내는 ‘스플래터’에,지치지도 않고 장르를 개척해왔다.‘이보다 더 엽기적일순 없는’ 영화들은 어떤 게 있었나?근작들 중에는 ‘아메리칸 파이’가 배꼽잡는 엽기를 연출했었다.성년식을치르기 전에 총각딱지를 떼려고 벼르던 제이슨은 파이속에다 자위를 하고,그의 친구 스티플러는 또 친구의 정액을 맥주로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정도는 점잖은 축에 낀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벤 스틸러와 함께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는 정액을 무스삼아 앞머리를 세우고 다녔고,‘오스틴 파워’에서 마크 마이어스는 설사를 한입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성(性)적인 부분에 집착한 엽기로는 ‘샤만카’를 빼놓을 수 없다.남녀 주인공들은 딥키스로도 모자라 서로에게 침을 뱉는 엽기키스를 나누더니,끝내 여자는 애인의 생골을 파먹었다. 영화속 엽기를 찾는 작업은 온종일도 모자란다.그러고 보면,인간의 피나 빠는 뱀파이어 영화는 엽기축에도 못 낀다.시체를 구워 뼈를 발라먹고(데드맨),100% 실제상황처럼 맛있게 인간의 내장을 꺼내먹거나(홀로코스트),사람의살갗으로 옷을 해입는(양들의 침묵) 영화들이 다종다양한 계보를 만들어왔다. 엽기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는 한국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최근의 우리영화들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흥행메뉴로 끼어든다.‘텔미썸딩’에서는 토막난 시체를 담은 비닐봉투들이 난무했고,‘신장개업’에서는 인육으로 만든 자장소스가 등장했다. 엽기는 여전히 충무로의 인기소재다.최근 개봉한 ‘가위’와 ‘하피’에 이어 ‘해변으로 가다’(12일 개봉) ‘찍히면 죽는다’ ‘공포택시’ 등이 “어떡하면 더 엽기적일 수 있을까?”를 고민중이다. 황수정기자
  • 문화스냅 2000-여름/ 스타킹 벗어던진 신세대

    2000년 여름,신세대와 구세대를 가름짓는 바로미터 하나.꼼지락거리는 맨발가락을 내놓고 당당하게 활보할 수 있으면 신세대,그게 아니면 우겨봤자 구세대다. 한국IBM에 다니는 주부 직장인 황해경씨(32).올 여름,핸드백안에 꼭꼭 챙겨다니는 소지품이 하나 더 늘었다.스타킹이다.유행이라면 누구보다 민감한 미시족이라 자신해왔지만,‘전천후 맨발’은 아무래도 신경쓰일 때가 많다.격식을 따져야 할 VIP고객이나 직장 상사와의 회식자리에 들어가기 직전.눈치껏 스타킹을 꺼내 신고나서야 마음이 놓인다.“갓 입사한 젊은 친구들은 원피스 아래로 맨다리를 통째 내놓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양인데…” 맨발에 관한,미시 아줌마의 유감섞인 한마디다. 한평생에 지구 세바퀴 반을 도는 노고에도 불구하고 인류사를 통틀어 찬밥대접을 면치 못해온 신체기관.그러고 보면 ‘발’이 올 여름만큼이나 주목받은적이 없었다. 시선을 끌어내려보자.도심 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건 여성들의 맨발이다(신세대 남성들도 맨발을 즐기긴 마찬가지).색색의 화려한 니퍼(뒤꿈치가 트인샌들)속에서 나일론스타킹을 훌렁 벗어던진 뽀얀 발가락들이 여유만만.‘생으로’ 세상에 맞서보기로 한듯 ‘날발’들의 발언이 어딜가나 시끌벅적하다. 날발 유행에는 해설들이 분분하다.무엇보다 경제논리.문화평론가 김지룡씨같은 이는 “사회적 부가 축적되면 신체의 주목대상이 몸통으로부터 머리카락,손발톱,발쪽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라면서 최근 발로 쏠리는 대중의 관심을 경제적 여유의 징표로 파악한다. 그러나 재미난 것은 ‘강요된 여성성’에서 벗어나려는 반동문화의 한 코드로 이를 이해하려는 페미니즘적 시각이다.여성신문 ‘아줌마’섹션 편집위원장인 이숙경씨는 “발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신발이 어떻게 모양을 바꾸고 있는지에 주목해보라”고 주문한다.하긴 적어도 올 여름 대한민국의 여자들은하이힐에 의지해 위태롭게 뒤뚱거릴 마음이 없는 것 같다.낮아진 굽에 얼기설기 발을 조이던 가죽끈마저 떼어 버린 신발들이 거리를 누빈다. 실제로,발이 대접받는 현장을 직접 들여다보면 ‘날발’의 가치 전복이 실감된다.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맞은편 골목의 나비뷰티라인.대낮부터 발관리를 받으러 오는 이들은 남녀노소가 따로없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맨발을 내밀고 앉은 채 사람들은 지압,물방울 아로마 마사지,보습팩 서비스에 주저없이 지갑을 연다.1시간 풀서비스에 5만원,30분 단축코스에 3만원.“지난해까지만 해도 40∼50대 주부들이 주고객층이던 것이 최근엔 20대 초반 손님이 부쩍 늘었다.더러 남녀커플이 함께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윤미숙 사장은 귀띔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맨발은 억압된 에로티시즘의 상징이기도 했다.10여년간 발사진만 찍어온 한정식 중앙대 예술대학원장은 “조선시대 여성의 발은 순결의 상징으로 버선속에 꼭꼭 숨겨졌고,치마자락 밑에서 드러나는 버선코가 관능미로 묘사되기까지 했다”고 말한다. 발이 해석의 여지가 많은 신체 지점인 것만은 분명하다.프로이트는 여성의신발이 성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는가 하면,신화연구가 이윤기씨는 발에서 신화적 모티프를 짚어내기도 한다. 올 여름,맨발의 샌들이 ‘딸딸딸’ 유난히 큰 굽소리를내며 계단을 타고다닌다.스쳐지나는 유행일 뿐일까.아니면 억압된 여성성이 풀려나는 작은 메시지일까.어느쪽이든,삶의 메타포 하나를 새로 발견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 *날발의 '신상발언'. ■‘날발’의 씩씩한 발언…“더이상 생긴 걸로 시비걸지 말기!”‘나’는 발이다.사람 몸 전체에는 206개의 뼈가 있는데,그중 4분의 1인 52개가 내게 쏠려있다.30㎝도 안되는 크기로 70∼80㎏의 거구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은 각각 41개의 인대와 20여개의 근육을 가진 덕분.알고보면 우리는 대단히 민감한 ‘조각품’들인 셈이다. 최근의 맨발유행을 일과성 세태쯤으로 일축해버린다면,모처럼 해방된 우리로서는 억울하다.습하고 구리다는 편견으로,울퉁불퉁 못 생긴 생김새 때문에,시비걸리며 살아온 지난 세월이 얼만데….말이 난 김에 해보자.누가 언제 이중삼중으로 우릴 봉해놓으라 했나? 숨도 못쉬게 옥죄는 소가죽,양가죽으로 호사를 떨어달라고 주문했었나? 우리역사가 어땠는지는 소설책 한질로 써도 모자란다.가장 굴욕적인 역사는뭐니뭐니해도 전족(纏足)이다. 10세기 중국 송왕조 이후 귀족사회 미인의 필수조건에 맞춰주기 위해선 기형적으로 작고 뾰족해져야 했다. 그 지독한 악명의 역사덕분에 우리는 문학작품이나 영화속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펄벅의 ‘대지’에서 왕룽의 아내 오란은 자신은 큰발때문에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며,딸에게는 어떻게든 전족을 시켜 귀족의 조건을 갖춰주려 했다. 또 영화 ‘홍등’에서도 우리 얘기를 짭짤한 소재로 써먹었다. 세도가의 첩으로 팔려온 가난한 여주인공 공리는 남편을 기다리며 ‘발마사지’를 받는 게 일이었다.우리가 가진 에로티시즘적 속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루 한두번쯤 세수대야에 담기는 게 고작이던 우리가 요즘 온갖 대접을 다받는다. 발찌,발가락지,영양크림,붓기빼는 아이싱크림까지….가려지고 억압될 뿐,인간의 욕망은 소멸되지 않는 모양이다. 차제에,알아줬으면 하는 사항이 또 하나 있다.원래 우리에게도 지문 못잖게독특한 족문(足紋)이 있지만,신발에 치여 무의미해지고 있을 뿐이란 사실이다. 황수정기자.*발미용산업도 호황. 발 미용에 대한 관심과 함께 발 관리 전문점이 서울 강남거리를 중심으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최근 3∼4년새 전국에 500여곳이 개업한 것으로 추산된다. ●발관리 전문점 성업 발 관리전문점은 각질제거와 발톱손질을 해주는 네일케어숍과 전문교육을 마친 발관리사가 발마사지를 해주는 곳 등 두종류다. 발 마사지는 경혈을 자극해 발바닥 노폐물을 제거해 줌으로써 몸을 가뿐하게 만든다.오랫동안 서있는 직장인들의 붓기를 없애는 데도 효과가 있다.비용은 5만∼10만원으로 비싼 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2층에서 ‘네일 갤러리’를 운영하는 윤정옥 원장은“요즘엔 남자 손님도 간혹 눈에 띈다”며 전문직 여성 회사원 외에도 대학생,주부손님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한다.보통 30∼40분이 소요되는데 비용은 2만∼5만원선. ●발 가락지까지 등장 발 전용화장품은 이제 더이상 호사스런 사치품이 아니다.각질제거제,보습제에서부터 피로를 풀어주고 냄새를 없애주는 스프레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다른 피부보다 두꺼운 발의 표면에 잘 흡수되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엔 발목에 차는 발찌에 이어 발 가락지라는 신종액세서리까지 등장했다.은도금,큐빅 장식 등 화려한 디자인의 발가락지 가격은 1만원∼1만5,000원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집에서 하는 발관리 발 관리를 위해 꼭 전문점에 갈 필요는 없다.집에서세수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은 뒤 아로마 몇방울을 섞어 발을 담그면 소독도되고 각질을 불리는 효과가 있다.굳은살을 말끔히 제거한 뒤에는 로션을 발라 가볍게 마사지한다.손이나 지압봉으로 지압점을 찾아 꾹꾹 눌러주면 피로 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다.로션의 흡수가 잘 되도록 석고팩을 하거나 랩으로 감싸주는 것도 좋다. 허윤주기자 rara@
  • ‘이산가족‘ 박사논문 준비 재미교포2세 김영란씨

    “마지막 분단국이란 오명을 깨려는 한민족의 의지를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실감합니다” 북한에서 보내온 이산가족 방문단 명단을 확인하려는 이산가족들로 붐비는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구관 2층 민원실에서 한 젊은 여성이 서투른 한국말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수첩에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미국 버클리대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재미교포 2세김영란(Nan Kim·31)씨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이산가족의 개념과 월북가족의 생애사’를 쓰기 위해 지난 1월 한국을 찾았다. 김씨에게 남북정상회담과 후속 조치로 이루어지는 이산가족 상봉은 더없이좋은 기회가 됐다.김씨는 생생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듣고 자료를 수집하기위해 북한이 방문단 명단을 보낸 16일 적십자사로 달려왔고 이산가족들과 더가까워지기 위해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김씨는 지난 87년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해 프리랜서 기자 활동과 94년 뉴저지에 있는 ‘더 레코드(The Record)’지 기자 활동을 하면서 한국 현대사를집중취재했다. “매년 광복절을 취재하면서 분단의 고통을 만났습니다.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고통을 전해주고도 싶었습니다” 김씨는 93년 북한의 핵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최악으로 흐를 때 분단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복잡한지를 뼈저리게 실감했다.남한과 북한을 각기옹호하는 ‘분단된 교포사회’도 김씨에게는 슬픔으로 다가왔다. 자신에게는 한많은 한민족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잊지 않았던 김씨는 95년버클리 대학원에 진학했고 문화인류학을 선택했다.분단의 고통과 이산가족의아픔,그중에서도 특히 월북가족들의 고통을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산가족의 개념이나 월북자 가족과 월남자 가족들이 남북한 이념대립에서겪는 고통에 대한 연구가 현재까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는 김씨는 “연좌제라는 기형적인 제도와 월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는 이들의 심리적 고통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월남자를 배신자라고 여겨왔던 북한의 태도 역시 이산가족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왔다고 김씨는 분석한다. “오는 12월 한국을 떠날 때까지 한민족의 한이 배어 있는 체계적인 논문을준비하겠다”고 말한 뒤 민원실 창구에서 서성이는 실향민 노인에게로 다가서는 김씨의 눈이 유난히 빛났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굄돌] 초중학생 ‘건축’교과서 필요하다

    중학 1년생 아들이 있다.바로 오늘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다.녀석에겐 참으로 홀가분한 날이 될 것이다.녀석과 나는 문방(文房)의 형식을 빌어아파트의 한 방을 책보는 기능실로 함께 나눠쓰고 있다.그 바람에 녀석의 시험일정은 물론 시험과목도 쉽사리 눈에 들어오고,더러는 별뜻없이 녀석의 교과서를 들춰도 보게 된다.이미 녀석이 그어놓은 요란한 밑금으로 다색면의판화처럼 변해버린 교과서지만 그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과목 중에 특히 ‘기술·산업’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공학계열로 분류돼오고 있는 건축학과를 졸업한 나로서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은연중에 그책을 세세하게 들춰보게 되었다.아니나 다를까. 교과서는 기술적 기초지식을 도면화시키는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었다.그러고보니 녀석의 준비물 가운데 제도기며,삼각자 등을 볼 수 있었다.선긋는 연습이며,삼각자 쓰는 요령이며,건축 및 전기도면 읽는 법과 공작물 도면 그리는 법 등에 대한 교과내용을 전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그나이에 경험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지금 세상에는 그나마 컴퓨터로 도면을 그린다)는 것이 의아했다. 전진삼 월간 ‘건축인 poar’편집인·건축비평가 언제부턴가 언어,과학,예술분야에 대한 조기교육 또는 영재교육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되었다.나 또한 그에 더하여 우리가 사는 집에 대한 교과목을 초중학교 과정에 신설해야한다는 생각을 키워오고 있다. ‘집’하면 떠올리는 일상적 용어가 ‘부동산’으로 통하는 세태에 비추어청소년기의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과서를 통해 처음 접하고 있는 집의 그림은 좋고 나쁨조차 검증되지 않은 주택평면도와 전기배선도 등으로 솔직히 대학에서 그것을 배운 나조차도 보기에 짜증나는 지면이었다. 우리의 건축문화는 10대 청소년기부터 이렇듯 왜곡된 배움의 과정을 강요하고 있다.그 나이에는 집의 주생활 공간의 특징을 인문학적 코드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우리나라 현대건축이 특히 세계문화의 주류로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검정 교과서’안에 내재해 있다고 할밖에.도면을 그리고,읽는 법은 더 철이 들어서 배워도 무방하다.그에 앞서 건축공간의 상상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러러면 당연히 ‘건축’교과서가 있어야 한다. 전진삼 월간 '건축인poar' 편집인.건축비형가.
  • ‘대전 유머페스티벌’이 남긴 것

    봄비가 내렸습니다. 한반도의 중심,‘배꼽’에 해당하는 대전에도 촉촉히 봄비가 왔습니다.대전의 옛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형형색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젊은이들과 비바람에 써늘해진 날씨를 비웃듯 핫팬츠를 차려입은 여인들이 활보하는 이 거리에서 제1회 유머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동안 열린 이 페스티벌은 웃음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진귀한 기회였습니다.마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잡다한 예술장르를 그야말로 ‘고르고도 폭넓게’ 담아낸 품새가 여유롭기그지 없었습니다. 개그맨 엄용수씨가 지휘봉을 들고 무대로 나온다.지난 27일 은행동의 옛 이름인 으능정이 거리의 주무대에선 ‘우끼는’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엄씨는차이코프스키의 ‘말벌’을 연주하며 파리채를 들고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했고 근엄하신 시장님도 같은 ‘짓’을 벌였다.역대 대통령에 따라 지휘봉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대전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은 소리가 커져야 할 부분을 갑자기 줄이고 트럼펫 소리가 잦아들어야 할 부분에서 갑작스레‘삑’ 소리를 내는 등으로 관객을 웃겼다.단원들은 수천만원짜리 악기가 망가진다며 불평을 해대지만 청중들은 이 ‘작란’이 한껏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대로 건너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에는 더 시끌벅적한 난장이 펼쳐졌다.어릴적 빨랫줄을 끌어당기며 놀던 기억을 되살리 듯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면서만화와 만평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난타’ 퍼포먼스에 사용됐던 타악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어 지나는 이들의 두들기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다. 근처 카톨릭문화회관에선 ‘투캅스’‘간첩 리철진’등 ‘우끼는’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고 흰 광목천 위를 어린아이들이 발에 갖가지 물감을 입힌 채들까불며 ‘작품’을 만들었다.이렇게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마당을 만든 것이다. 캐나다 마임이스트 다도는 온갖 풍선으로 영화 ‘핑크팬더’ 주인공과 그가탈 자전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축제의 장으로 유도했다.엉덩이를 돌려 방귀를 선사하는 발칙함도 드러냈지만 관객들은 통쾌해 하기만 한다.세계 보편적인 웃음보의코드는 역시 생리현상이란 점을 확인시켰다. 지난 25일의 전야제에선 주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스파게티가게 2층 유리창 안에 캐주얼복 차림의 성악가 지광재 현혜정 부부가 서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뒤 잠시후 주무대에 연미복 차림으로 나타나 청중에게 동동주를 돌리는파격을 연출했다. 그날 전야제에서 사람들을 가장 못 웃긴 출연자들은 다름아닌 개그맨들이었다는 사실도 진짜 웃긴다.아마도 청중들은 웃음이란 남이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갈 때 극대화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지 모를 일이다. 그렇습니다.요즘은 웃기는 일이 이땅에 타고난 사명인 양 사람들은 웃기기위해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아무리 고귀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도 웃음이란 ‘양념’을 빠뜨릴 수가 없지요.대중매체들은 어떻게든 웃음을 대량생산하려고 발버둥을 칩니다.오죽하면 녹음된 다른 이의 웃음소리로 웃어야 할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과잉친절까지 베풀까요. 그러나 진지한 맛과는 거리가 멀지요.옛 사람들이 얘기하던 해학과 골계에도 미치지 못하지요.이 점과 관련해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인 임진택 선생이 들려준 말씀은 정곡을 찌릅니다.“세상에 대한 통찰을 깔아야만 진정한 웃음이 나오는 겁니다.”그렇습니다.웃음의 명수들은 하나같이 웃기는 비결에 대해 ‘책을 많이 읽어라’고 일러줍니다.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참된 웃음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해체된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썰렁한 웃음을 선사하는 삼행시나 누군가를 괴롭힘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작금의 대중매체는 진정한 웃음의 생산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엄용수씨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의미를 파괴하고 뭉개뜨림으로써 웃음이얻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크게 잘못됐는데도 대중매체 종사자들이 전혀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어쩌면 이성간,계층간,세대간,지역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때 진정한 웃음이란 잉태되는 것이 아닐까요.그런 의미에선 올바른 시민사회 역량이 성숙될 때 진정한 웃음이 보장된다는 명제가 성립될 것입니다.한 조직의 상관이웃을 경우 조직원 전체를 웃게 만든다는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철학자 존모렐의 분석 또한 흥미롭습니다.지금 대중매체는 이 점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임진택선생은 “대중매체의 운영주체와 철학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웃음의 대량생산에 따른 폐해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다.이번 페스티벌은시민이 직접 꾸미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작은 면역제 구실을 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대전에서 열린 것도 어쩌면 숙명이라고 추진위 관계자들은입을 모읍니다.우리 국토의 들숨과 날숨으로 대전을 보는 것입니다.어쩌면한밭이란 대전의 옛지명도 단전(丹田)과 관계있을 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유머 페스티벌이 우리 웃음의 건강성과 진정함을 회복하는 데 작은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이번 페스티벌이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대전이 웃으면 한국이 웃는다’는 그런 뜻에서 의미심장합니다.서울로 돌아오는 길은,빗방울은 보이지 않고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글·사진 대전 임병선기자 bsn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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