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화 사찰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분당구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인천 화재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경쟁자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우버 택시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9
  • ‘제주 화산섬·용암동굴’ 세계자연유산 경계 확장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사찰 7곳을 묶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운데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구역이 소폭 확장됐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552호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상류동굴군’이 2007년 세계자연유산이 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추가되면서 그 경계가 변동됐다고 5일 밝혔다.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의 구역 변경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환(높이 50m 이하의 완만한 화산체) 등 3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추가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상류동굴군은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일대에 있는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을 통칭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봉정사·마곡사·선암사 ‘막판 등재’ 뒤엔 한국 정부 총력전… 20개 위원국 입 모아 “7곳 다 돼야”

    한국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산사 7곳이 모두 가치를 인정받게 된 데는 외교부와 문화재청 등 담당 부처의 다각적인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 사찰의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각각 7~9세기에 창건돼 1000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켜온 역사성을 함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7개 산사 가운데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만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지만 막판 결과가 뒤집혔다. 이코모스는 앞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의 경우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고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하지 않았다. 특히 봉정사는 ‘종합승원’으로 보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사찰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도 판단했다. 하지만 문화재청과 주유네스코 대한민국대표부, 외교부로 이루어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 대표단은 이코모스가 제외한 3곳을 포함해 7개 사찰 모두 등재할 수 있도록 자료를 보완하고 위원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인 이병현 주유네스코 대사와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함께 수석대표를 맡아 위원국들에 대한 지지교섭 활동을 총괄했다. 대표단은 7개 산사가 모두 불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해 왔고, 그 전형을 지켜 왔다는 점에서 함께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등재 논의에서는 세계유산위원국인 중국이 7개 산사 모두 등재할 것을 제안했고, 21개 위원국 중 1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 20개 위원국의 지지발언도 이어졌다. 등재 논의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스페인 대표단은 “한국의 산사는 7곳을 모두 합해야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면서 “스페인이 보유한 세계유산인 산티아고 순례길, 안토니 가우디 건축이 한국의 산사와 같은 연속 유산인데, 각각 다른 가치를 합친 덕분에 세계유산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도 “이코모스가 권고 대상에서 제외한 사찰도 한국 불교의 대표적 모습을 보여 준다”며 “7곳을 모두 등재해야 한국 불교가 살아 있는 유산으로서 무형적 가치가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짐바브웨 대표단은 “봉정사는 통도사와 같은 가치를 지녔고, 마곡사와 선암사도 대흥사처럼 9세기 무렵에 창건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주장에 위원국들의 동의가 잇따르자 이코모스도 입장을 바꿨다. 이코모스 관계자는 “한국의 산사 7곳을 모두 등재해야 한다는 세계유산위원회 분위기에 역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해당 사찰의 보편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이자 유관부처와 민간 전문가 간 긴밀한 협업이 일궈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韓 불교 전통 계승, 세계가 공감…자연과 동화·합일되는 구조물” 관광객 수요 증가 대응 방안 수립 7곳 통합관리단 등 기구 마련을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한국의 산사’)은 1000년 넘게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 온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교적 전통을 계승한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수행 공간으로서의 무형적 가치를 함께 지닌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OUV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문화유산 6개, 자연유산 4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산사들은 이 가운데 세 번째 기준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을 충족한다고 유네스코는 판단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일반인들에게는 신앙의 전당이자 승려에겐 수행의 장소이며 특히 수행, 생활, 신앙 기능이 모두 이루어진 종합 승원으로서 가치가 크다”면서 “한국 불교의 전통을 1000년 넘게 변함없이 잘 가꾸어 온 점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산을 함부로 변형시켜서 터전을 만들지 않고 지형을 따라 자연과 동화되는 구조물로, 자연과 합일되는 장소로서의 의미도 있다”면서 “건축, 공예, 조각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수백점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 문화의 산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는 2013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뒤 5년 만에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앞으로 신경 써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면서 네 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 방안과 산사의 종합 정비계획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또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산사 안에 새로 건물을 지을 때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재청은 “세계유산위원회의 요구는 비지정 문화재까지 포함해 산사 내 모든 구성요소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존과 보호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충실히 수행해 세계문화유산적 가치가 잘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앞으로 늘어날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종합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문화재청, 지자체, 대한불교조계종 등이 협력해서 현재 사찰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보존하는 큰 원칙을 세우되 각 사찰이 지닌 개별적인 특성도 살릴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찰 7곳을 묶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세계유산관리단 등의 기구를 마련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명법 스님은 “건축물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사찰은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리고 수행을 하는 등 다양한 불교적 활동이 일어나는 공동체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증가하는 관광객 수요와 사찰의 보존을 조화롭게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한국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이후 3년 만에 13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이 한번에 등재된 이래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 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이 등재 목록에 올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통사찰 7곳 세계유산 등재

    우리나라 전통 사찰 7개로 구성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한국의 산사’)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총 13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산사’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등재 신청한 한국의 산사는 경남 양산 통도사, 경북 영주 부석사, 경북 안동 봉정사, 충북 보은 법주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 전남 해남 대흥사 등 7곳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국의 산사 7곳 모두 세계유산 등재된 배경은

    한국의 산사 7곳 모두 세계유산 등재된 배경은

    1000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킨 종합승원을 묶은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하 ‘한국의 산사’) 7곳이 모두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30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우리나라가 등재 신청한 한국의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로 구성된다. 앞서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 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한국이 신청한 7곳 중 통도사와 부석사, 법주사와 대흥사 네 곳만 ‘등재 권고’하면서 나머지 세 군데는 ‘보류’할 것을 제안했다. 이코모스는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 곳을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세계유산위원회는 21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이들 7곳을 모두 합쳐야 유산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난다”면서 한국이 신청한 7곳 모두를 한데 합쳐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우리 정부는 이코모스 심사 결과가 알려진 뒤 7개 사찰을 한꺼번에 등재하기 위해 세계유산위원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섭을 벌였으며,중국을 비롯한 위원국이 모두 이에 동의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국의 산사는 7∼9세기 창건된 이후 신앙·수도·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승원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건물 관리 방안, 종합 정비 계획, 앞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사찰 내 건축물을 지을 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중앙 정부와 대한불교조계종,지자체가 합심해 세계유산 등재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한 뒤 “산사가 지닌 세계유산 가치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6년과 작년에 각각 한국의 서원과 서울 한양도성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했으나 이코모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의 산사를 등재하면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를 포함해 세계유산 13건을 보유하게 됐다. 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군(2004년),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 일대 고구려 유적(2004년)을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6건에 이르게 됐다. 이 가운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만 자연유산이고, 나머지 유산은 모두 문화유산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은 모두 천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킨 사찰이다. 각 산사마다 다른 창건 시기와 자연환경, 건물 배치, 눈여겨볼 만한 문화재, 설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양산 통도사삼국유사에 따르면 양산 영축산 통도사(通度寺)는 신라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 사리와 금실을 넣고 짠 베로 만든 가사,대장경을 봉안해 창건했다. 통도사 역사를 정리한 책인 ‘통도사사리가사사적약록’에도 비슷한 시기인 646년 자장율사가 연못을 메우고 절을 세웠다고 기록됐다. 통도사는 무엇보다 부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佛寶寺刹)로 유명하다.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건물 뒤쪽에 금강계단을 설치해 부처 법신(法身)을 봉안했다. 사찰 명칭은 ‘이곳 산의 모양이 부처가 불법을 설파한 인도 영축산과 통한다’ 혹은 ‘승려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신라시대에는 계율을 지키는 근본도량이었다.조선 초기에는 수위사찰로 지정됐고, 경남 사찰 대본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15교구 본사다.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이고,보물 18점과 경남유형문화재 50점을 보유한다. ● 영주 부석사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극찬한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는 사찰이다. 의상대사가 676년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처음 지은 절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관련 기록이 있다. 의상대사가 창건 이후 40일간 법회를 연 뒤 대립을 지양하고 마음 통일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이 됐다. 부석사(浮石寺)라는 명칭은 무량수전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이 바위가 아래 바위와 붙지 않고 떠 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려 후기인 1376년 중수했다는 묵서가 확인된 무량수전은 13세기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석사 중심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누대인 안양루에서 올려다보는 무량수전 풍경은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무량수전은 물론 무량수전 앞 석등과 전각 안에 있는 소조여래좌상,조사당과 조사당 벽화가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절이 있는 봉황산은 지세가 봉황을 닮았다는 곳으로,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하나 실제로는 태백산과 이어진다. ● 안동 봉정사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極樂殿)이 있다.1972년 건물을 보수할 때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1363년 처음으로 건물을 중수했다. 규모는 작지만 건축미와 품격이 느껴진다. 봉정사(鳳停寺)를 창건한 인물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대사가 7세기 후반께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능인대사가 봉정사가 있는 천등산에서 수행하던 중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렸더니 오늘날 사찰 자리에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천등산은 정상 높이가 574m이고 경사가 완만한 산이다.극락전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화엄강당, 고금당이 한데 모여 있으며, 건물 배치는 전반적으로 일자형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피해를 보지 않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물과 불상, 불화가 잘 보존됐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들르기도 했다. ● 보은 법주사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의신조사가 553년 창건했다고 기록됐다. 의신조사가 법을 구하러 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 머물렀다는 설화가 사찰 명칭의 유래다. 통일신라시대 승려 진표율사가 미륵보살 계시를 받은 뒤 김제 금산사에서 속리산으로 가다 소달구지를 만났는데, 소가 울자 달구지 주인이 출가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에 길상사(吉祥寺),고려시대에는 속리사(俗離寺)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주사가 있는 산의 이름이기도 한 속리는 ‘속세에서 떠난다’는 뜻이다. 법상종 중심 사찰이었던 법주사 건물 배치는 화엄사상과 미륵사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가장 유명한 건물은 국내 최고(最古) 오층목탑인 팔상전(捌相殿). 팔상전은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1624년 복원했으며, 목탑 아래 월대는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알려졌다.팔상전 외에도 쌍사자 석등과 석련지가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 13건이 있다. ● 공주 마곡사사찰 중심에 계곡이 흐르고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택리지’와 ‘정감록’에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땅으로 기록됐다. 마곡사(麻谷寺) 창건 시기와 과정은 기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곡사사적입안’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세웠다고 적었고, ‘마곡사연기략초’에 따르면 보조선사 체칭이 지었다. 자장율사는 7세기,체칭은 9세기에 활동했다. 절은 고려시대에 중흥했다.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뉘는 건물 배치도 고려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라고 평가했고, 17세기 이후 중창을 거듭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화가를 배출했고,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기도 하다. 국보는 없지만 오층석탑, 영산전, 대웅보전, 대광보전, 석가모니불괘불탱이 보물로 지정됐다. ● 순천 선암사송광사(松廣寺)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명찰인 선암사(仙巖寺)는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선암사 창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도화상이 529년 세웠다는 글이 있고, 도선국사가 875년 지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 승려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면서 대찰이 됐으나,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모두 불탔고 1759년에도 화재를 겪었다. 이에 따라 건물 배치가 여러 차례 변했는데, 현재 모습은 1824년에 갖춰졌다.중심건물인 대웅전도 같은 해에 재건됐다. 선암사는 절 입구에 사천왕문을 두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사천왕은 법을 지키는 신인데, 조계산 정상이 ‘장군봉’이어서 사천왕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내에 있는 보물 14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유물은 승선교(昇仙橋)다. 화강암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아치인 홍예를 만들었다.이른 봄에 피는 매화인 ‘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 해남 대흥사한반도 남쪽 해남 두륜산에 있는 대흥사(大興寺)는 창건 시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늦어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운영됐다. 선암사처럼 아도화상 혹은 도선국사가 창건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사찰도 대둔사로 불린 적이 있다. 두륜산은 높이가 703m로, 계곡과 편백 숲 덕분에 경치가 수려하다.계곡은 대흥사도 지나가는데, 이로 인해 마곡사처럼 건물이 남원과 북원에 나뉘어 배치됐다. 대흥사가 다른 사찰과 구별되는 점은 호국정신이 깃든 도량이라는 사실이다.대흥사에 대해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이라고 평가한 서산대사의 충정을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表忠祠)도 있다. 차 문화도 대흥사의 특징이다.대흥사가 배출한 대종사(大宗師) 13명 중 한 명인 초의선사는 우리나라 다도(茶道)를 재정립한 인물이다. 조계종 22교구 본사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국보 제308호다. 보물 8건과 전남유형문화재 5건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부부 “평화를 주소서” 기도

    문 대통령 부부 “평화를 주소서” 기도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3일 모스크바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시내에 있는 구세주 대성당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기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전 구세주 대성당에서 일라리온 러시아정교회 대주교와 환담하고 러시아정교회의 발전과 한·러시아 종교단체 간 다양한 교류와 소통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러시아정교회와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이 협력해 개최한 문화행사가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평가하고, 향후 한러 간 종교·문화 분야 교류가 더욱 활성화하길 희망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주러시아 한국문화원과 러시아정교회는 지난 5월 한국 사찰음식·러시아정교회 음식 교류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김 여사의 이름과 함께 ‘한반도와 대한민국에 평화를 주소서!’라고 적었다. 구세주 대성당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로스토프나도누로 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요코의 ‘사찰 순례’/황성기 논설위원

    ‘요코와 함께한 일본 사찰 순례’(종이와나무 펴냄)란 책이 사무실로 배달돼 왔다. 저자 나카노 요코가 보낸 것이다. 이 책은 일본판 ‘나의 문화 답사기’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불교 전문지에 1년간 한글로 연재했던 글을 묶어 냈다. 요코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인 남편이 서울 특파원으로 발령 나면서 2011년부터 3년간 서울에 살았다. 한국 문화에 빠져 특히 사찰을 즐겨 찾으면서 한국인의 절 사랑을 체험한 그다. 요코가 2014년 오사카로 이주한 뒤 즐기는 일 가운데 하나가 일본을 찾는 한국인 친구들과 간사이 지방의 절과 박물관을 탐방하는 것이었다. 일본의 절을 함께 다니며 한국인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의 마음도 따뜻해지고 행복해”져서 “이 행복함을 더 많은 한국분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교토, 나라, 시가에 있는 사찰을 다뤘다. 잘 알려진 교토의 기요미즈데라, 나라의 도다이지 외에도 29개의 절을 엄선해 주변 볼거리, 답사 코스, 지도까지 세심히 담았다. 700만명이 일본으로 가는 시대다. 이 책 들고 일본 절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marry04@seoul.co.kr
  • 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문무일, 文대통령에 “선결” 요청 “거대 경찰 지방정부 통제받아야” 警 “지휘권 폐지될 檢의 어깃장 내년 시범·2020년 전면 도입”정부의 수사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자치경찰제’가 검·경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수사권 조정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자치경찰제는 지역 경찰의 통제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넘기는 제도로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과 경찰은 문 총장이 자치경찰제 카드를 꺼낸 이유를 달리 해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행 국가경찰제 아래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경찰의 과잉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검찰이 수사권 조정보다 훨씬 실현되기 힘든 자치경찰제를 요구해 수사권 조정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고 본다. 검찰은 수사지휘권 폐지가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마지막 남은 견제 장치가 자치경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 의한 사법적 통제가 사라지는 대신, 지방정부로부터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은 수사, 정보, 행정 기능을 모두 가진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라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통제와 민주적 통제를 모두 받지 않는 경찰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문화한 프랑스나 독일 등 대륙법계에서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인정하는 영미법계로 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라면 영국이나 미국처럼 자치경찰로 시스템도 함께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방경찰청 이하 모든 조직과 수사·사무 등 경찰 업무의 99%를 지방정부에 넘기는 방안이나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보안수사대 정도만 남기고 수사 파트의 90% 이상을 지방정부로 넘기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수사권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검찰총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과 자치경찰제가 동시에 추진돼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수사지휘권이 폐지된다고 하니 어깃장을 놓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치경찰제는 시범시행 후에 별도로 추진될 사안이지 수사권 조정 논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면서 “검찰은 검찰의 수사권이 비대하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상관없는 자치경찰제로 걸고넘어지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경찰은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올해 내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내년 5개 시·도 시범 시행, 2020년 전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검찰이 즉각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경찰의 막강한 정보 수집 기능을 수사와 분리시켜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종결권을 갖게 되면 정보와 수사가 결합돼 경찰의 민간인 사찰 등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삼성 노조 와해-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4가지가 닮았네!

    ① 불법 행위 문서에서 촉발 ② ‘NJ’·’승포판’ 등 약칭 사용 ③ 문건 실행 여부가 관건 ④ 책임 추궁 법리적 모호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수사 협조 방침을 밝힌 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애초 이 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에 배당했던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고발 사건들을 다른 부서에 배당할 예정이다. 공공형사수사부가 그동안 진행해 온 삼성그룹 노조 와해 사건 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직접 내린 결정이라고 이 지검은 17일 밝혔다. 삼성 서초사옥 등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지난 4월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검찰은 11차례 구속영장 청구 끝에 한 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수사에 난항을 겪어 왔다. 용두사미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다른 부서로 배당하면서 삼성전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윗선에 대한 수사 확대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조계에선 삼성 노조 와해 사건과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공교롭게도 매우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불법 행위 계획을 담은 방대한 분량의 문건에서 수사가 비롯됐고, 그 문건을 우리 시대 최고 엘리트 그룹으로 평가받는 이들이 작성했으며, 문건이 실제 실행됐는지가 수사의 관건이 됐고, 실제 문건 내용과 일치한 피해자 그룹이 있는 반면 그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지 여부는 법리적으로 모호한 상태라는 점에서 두 사건 사이에 ‘평행 이론’이 성립된다. 두 의혹은 공통적으로 세간을 경악시킨 문건에서 비롯됐다.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서 검찰은 약 6000건의 노조 탄압 계획 문건을 확보했다. 노조 가입자 차별, 노조 탈퇴 설득 직원에 대한 포상금 지급, 위장폐업 등 현행 노동관계법을 무력화시킬 방안들이 담겼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역시 법관 사찰, 재판 거래 의혹이 명문화된 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400건 이상의 문건이 중요한 수사 단서가 되고 있다. 삼성 직원, 판사라는 한국 사회 최고 엘리트 직군이 조악한 약칭 은어를 사용하며 ‘그들만의 세계관’을 문서에 드러낸 점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삼성 노조 와해 문건에선 ‘노조’라는 한글을 영어 알파벳으로 그대로 옮겨서 줄인 ‘NJ’라고 표기했고, (노조에 가입한) ‘문제 인물’을 ‘MJ’라고 칭했다. 법원행정처 문건에도 대법원장을 ‘CJ’(Chief of Jurist)로 적고,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 같은 약칭이 많이 쓰였는데, 일선 판사들은 CJ나 승포판이란 용어를 처음 듣는다고 어리둥절해했다. ‘문건이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 성립이 안 된다’는 논리는 노조 와해 수사에서 사측의 주요 방어 논리였다. 실무자가 실현 불가능한 의견까지 담아 문건을 작성, 실행되지 않은 다양한 검토 의견까지 문건에 포함됐다는 논리다. 비슷한 논쟁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도 되풀이될 전망이다. 특히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현직 대법관들이 “재판 거래는 없다”고 선언했다. 노조 와해 여파로 노조원이 자살했고, 정권 협조 사례로 행정처 문건에 포함된 사건인 KTX 해직 승무원 복직 무효 대법원 선고 이후 승무원이 자살하는 등 극단적 피해가 있었다는 점도 사회적 무게감을 키우는 두 사건의 공통점이다. 김동현 기자 moes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원, 우병우 전 민정수석 보석 신청 기각

    법원, 우병우 전 민정수석 보석 신청 기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1)이 법원에 증거인멸 우려와 재판지연, 도주 우려 등이 없다며 석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는 14일 우 전 수석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7일 법원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2일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 “저와 함께 청와대에 근무한 직원들이 사실대로 말을 못한 게 있다면 현직 공무원이라는 입장 때문”이라며 “그게 저 때문이라는 건 과한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23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기에 피고인의 도주는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의 인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무죄를 다투고 있는데, 진실이 밝혀지고 제 명예가 회복되기 전에는 어떤 경우도 도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아직 남은 증인 중에는 청와대에 파견돼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직원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은 증인이 많다”며 “우 전 수석이 객관적 자료로 인해 명백하게 인정된 사실까지 부정하는 상황에서 이들 직원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증거조작이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을 청취한 법원은 이날 보석 청구를 기각,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게 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최순실씨(62)의 국정농단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법 사찰’ 우병우, “구속 풀어달라” 법원에 보석 청구

    ‘불법 사찰’ 우병우, “구속 풀어달라” 법원에 보석 청구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무원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에 보석 청구서를 냈다. 보석 필요성을 따지는 심문 기일은 이날 오전 9시 50분에 열린다.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 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다. 석방할 경우 보증금·주거 제한·서약서 등의 조건을 붙여 풀어주게 된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 공무원과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하고 과학·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15일 구속됐다. 그는 구속이 합당한지를 가리는 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난 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 진상 은폐에 가담하고, 본인의 개인 비위 의혹에 대한 이석수 전 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동원해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된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문화재 예산 0.18%/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화재 예산 0.18%/서동철 논설위원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백제 대통사(大通寺) 터로 추정되는 충남 공주시 반죽동의 주택 신축부지를 보존하기로 의결했다. 발굴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문화재위가 발빠르게 보존 결정을 내림에 따라 문화재청은 공주시와 곧 부지 매입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고도 조성사업에 따라 한옥을 지으려 했던 땅이다.문제는 이번 결정으로 걱정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화재위가 의결한 보존 부지는 204㎡에 불과하다. 대통사는 백제 성왕(재위 523~554)이 중국 양나라 무제를 위해 축조한 사찰로 알려지고 있다. 왕도(王都)에 지은 국가적 사찰의 전체 규모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대통사 터의 유적 성격을 제대로 밝히려면 장기간에 걸친 발굴조사가 불가피하다. 나아가 발굴조사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성과가 축적되면서 대통사 터, 혹은 그에 준하는 대형 사찰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지면 사적 지정도 추진될 것이다. 사적 지정이 중요한 이유는 주변 지역 개발의 제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대통사 터는 공주 시내 한복판이다. 일제강점기 발굴조사에서 ‘大通寺’라 새겨진 기와 조각이 이미 나왔다. 주변 제민천에 있는 네 개의 마름모꼴 초석은 절로 들어가는 다리의 하부구조로 짐작한다. 멀지 않은 곳에 반죽동 당간지주도 있다. 미술사학자들이 백제가 아닌 통일신라 조각 수법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것도 흥미롭다. 대통사 당간지주로 확인된다면 절의 역사는 다채로워질 것이다. 민가가 빼곡히 들어찬 지역이다. 보존 부지 바로 곁의 공주사대부고도 절터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웅진백제의 왕궁인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 말고는 백제시대 대형 유적이 없는 공주시내다. 대통사의 실체가 드러나면 전체 부지의 보존 압력은 거세질 것이다. 대통사 터를 한성백제의 왕성인 풍납토성의 내부와 비교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사 터 역시 전체 보존 결정이 내려진다면 정부와 지자체는 최소한의 재산권을 지키려는 주민들과 풍납토성과 비슷한 갈등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고고학회는 ‘문화재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려면 2019년도 문화재청 예산이 정부 전체 예산의 0.5%는 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문화재 보호와 주민의 이해가 충돌하는 현상은 전국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신라권과 가야권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1.8% 줄어든 7746억원이다. 정부 예산의 0.18% 수준이다. 수치를 나열하니 답답한 마음이다. 문화재 보호는 마음뿐 아니라 예산도 필요하다. dcsuh@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연곡사, ‘연기조사’ 창건설·조선 의병 본거지… 왜적과 악연 깊어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연곡사, ‘연기조사’ 창건설·조선 의병 본거지… 왜적과 악연 깊어

    ‘고지마 중대는 칠불사, 연곡사, 문수암을 남북 양 방향에서 포위 공격했다. 1소대는 하동 방향에서 전진했다.…소대는 오전 7시 반 예정대로 연곡사를 공격, 100명 남짓한 의병대를 오전 10시 반야봉 쪽으로 격퇴시켰다. 의병장을 포함해 22명 사살, 부상 30명, 노획품은 소총 5, 나팔 3 등. 연곡사 14동을 소각함.’ 일본 조선주차군수비대 제18연대의 ‘진중일지’는 1907년 10월 17일 연곡사 전투의 상황을 23일 이렇게 보고했다. 21일자 일지에는 ‘키노 대위의 부대는 진해만요새포병과 함께 연곡사 일대에서 고광순이 이끄는 의병과 충돌, 고광순 이하 약 40명을 쓰러뜨림’이라고 적었다.구례 연곡사는 통일신라시대 연기조사(緣起祖師)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이다. 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남해안과 지리산 일대 대표적 수선도량(修禪道場)으로 이름 높았다. 이런 유서 깊은 절을 정유재란 당시 왜군이 불을 질러 철저하게 파괴했다. 그런데 300년 남짓 시간이 흐른 뒤 또다시 일본군의 방화로 전소된 것이다.이날 연곡사에서 일본군과 맞서다 순절한 의병장 고광순(1848~1907)은 임진왜란 당시 금산전투에서 왜군과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의병장 고경명(1533∼1592)의 후손이다. 고광순은 문집 ‘녹천유고’(鹿川遺稿)에서도 12대조인 고경명의 뜻을 이어 항일 의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음을 밝혔다고 한다. ‘녹천유고’에 담긴 고광순의 ‘열읍(列邑)에 보내는 격문’에는 ‘난신적자는 모두 처단할 것, 내정에 간섭하는 왜적을 몰아낼 것, 민비 시해의 원수를 갚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임진왜란 때, 을사늑약 이후 또 한 차례 일본군의 방화로 파괴된 연곡사와 두 시기 각각 전사한 고경명과 고광순의 운명은 닮아 있다. 일본은 1904년 3월 보병 제24연대 병력 4272명을 서울과 부산, 원산에 배치했다. 러일전쟁이 마무리된 1905년 10월에는 보병 제13사단과 제15사단 병력 1만 8398명으로 증강한다. 이렇게 2개 사단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11월 17일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할 수 있었다. 일본은 1907년 3월 제15사단을 철수시켰지만, 다시 8월 보병 제14연대를 포함한 여단 병력을 증파한다. 고종을 강제 퇴위시킨 이후 그들이 말하는 ‘소요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영호남 의병 탄압이 목적이었던 보병 제14연대가 연곡사를 중심으로 의병을 훈련하고 기습작전을 벌이던 고광순 의병을 공격한 것이다. 연곡사에 가려면 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대로를 따라 달리다 외곡삼거리에서 지리산 피아골 방향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이제는 좌우에 펜션이 가득 들어선 계곡을 따라 오르면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보이고 조금만 더 달리면 오른쪽에 절이 나타난다. ‘지리산 연곡사’(智異山 燕谷寺)라 편액한 일주문은 1995년 세웠다는데, 그 너머로 보이는 천왕문은 아직 단청도 되지 않았다. 연곡사는 1942년 일부 전각을 중건했지만 6·25전쟁 때 피아골 전투로 다시 폐사됐고, 1965년에야 요사채를 겸한 작은 대웅전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큰법당인 대적광전을 비롯한 전각들이 제법 규모 있게 들어서고 있지만 전성기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만행에도 석물(石物)들이 일부가 훼손은 됐을지언정 그런대로 살아남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연곡사에는 흔히 부도(浮屠)라 부르는 승탑(僧塔)의 역사가 집약되어 있다. 대적광전 오른쪽으로 돌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면 동 승탑과 탑비가 나타난다. 통일신라시대 말 승탑은 가장 아름다운 부도의 하나로 꼽힌다. 동 승탑과 짝을 이루는 왼쪽의 탑비는 머릿돌과 받침돌만 남았다. 몸돌은 임진왜란 때 파괴됐다고 한다. 받침돌을 가만히 보면 용의 얼굴을 한 거북이 모양이되 날개를 달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상상 속의 동물인 연을 형상화한 것이라는데, 이런 동 승탑비의 모습을 본떠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동 승탑과 탑비에서 대적광전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북 승탑이 있다. 고려 초기에 동 승탑을 모범으로 삼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적광전 서쪽에 떨어져 있는 현각선사탑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고려시대 승려 현각선사를 기리고자 979년 세운 것이다. 역시 임진왜란 때 비신은 사라졌다.북 승탑에서 서쪽으로 산을 내려가다 보면 소요대사탑이 보인다. 문의 모습을 조각한 안쪽에 ‘소요대사지탑’(逍遙大師之塔)과 ‘순치육년경인’(順治六年庚寅)이라는 두 줄의 오목새김이 있다. 순치 6년은 1649년이다. 탑비를 따로 세우지 않고 승탑에 글자를 새겨 내력을 알리는 조선시대 부도의 전통이라고 한다.소요대사 태능은 임진왜란 때 의승군에 가담했고,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의 서성 수축을 주도하기도 했다. 왜란 당시 의승군을 이끈 서산대사 휴정의 4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임진왜란 때 불탄 연곡사를 중창한 당사자다. 휴정의 다른 세 제자는 사명대사 유정, 편양 언기, 정관 일선이다.소요대사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현각선사탑비 왼쪽 동백숲 아래 작은 비석이 보인다. ‘의병장 고광순 순절비’다. 고광순 의병이 일본군의 집중공격을 받은 곳이 대적광전 서쪽이라고 했으니 이곳일 것이다. 순절비는 1958년 세워졌다. 이렇듯 연곡사 곳곳에는 왜적과의 악연이 짙게 배어 있다. 연곡사에서 토지면사무소 쪽으로 가는 길 중간의 섬진강변 석주관성(石柱關城)은 정유재란 당시 구례 지역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의 경계로 고려 말기에 왜구를 막고자 성벽을 쌓고 진을 설치했다고 한다. 하동에서 남원으로 가는 길목인 만큼 정유재란 때는 왜군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건너편 언덕에는 의병으로 나서 왜군과 치열하게 싸우다 순절한 석주관칠의사(石柱關七義士)의 무덤도 있다. 석주관전투에는 화엄사 의승군이 대거 참전했다. 구례 화엄사라면 연곡사에서 멀지 않다. 화엄사도 연곡사와 같은 544년 연기 조사설이 전한다. 화엄사 의승군이란 곧 연곡사를 비롯한 지리산 일대 승군의 연합군이었을 것이다. 연곡사의 전각이 모두 불타고 탑비 일부가 훼손된 것도 이때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에 갈 기회가 있다면 불원복 태극기(不遠復 太極旗)도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의병장 고광순이 만들어 항일 의병 활동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다는 태극기다. 위쪽에 붉은색 실로 ‘불원복’(不遠復)이라 수를 놓았다.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수요 에세이] 비핵화 협상과 과정, 북한의 개발/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비핵화 협상과 과정, 북한의 개발/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한반도는 가 보지 않은 길을 가려는 순간에 놓인 것 같다. 2018년 6월이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미국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결국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확정했고, 한국은 종전선언을 필두로 본격적인 남북 협력 국면을 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미국은 그간 일거에 북한의 핵폐기가 확보되지 않으면 회담장을 나올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반면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며 ‘단계적·동시적 조치’에 의한 보장을 요구해 왔다. 북한이 굳이 자신의 핵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는 것은 안보 구조의 변경과 제재 해제를 비롯해 경제 실익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영구적인 핵폐기를 압박하면서도 북한의 이런 전략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실제 ‘북한의 특정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 대신 북한이 한국처럼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원론적인 그림을 내놓는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북한의 실력자 김영철을 백악관에서 환담한 다음 “(정상회담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더 있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일거에 북한의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가 확보돼야 한다고 했던 미 행정부 입장으로 볼 때 다소 의외다. 북한의 입장을 수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과의 비핵화, 새로운 평화체제에 대한 협상에 긴 호흡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 같아 오히려 구체화된 협상을 기대해 보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 나아가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과 합의 후 불가피하게 소모되는 이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고 그 과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하느냐는 협상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 예로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거론했다. 1993년 1차 핵위기 이후 미국은 제네바에서 1개월에 걸쳐 회담하고, 1994년 두 달 이상 협상한 뒤 합의에 이르렀다. 또 미국과 한국, 일본 등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구성국 연합과 함께한 북한과의 후속 협상은 거의 3년간 진행됐다. 평화체제 문제나 핵시설 사찰 및 폐기 과정이 뒤로 미루어졌음에도 이러한 시간이 소모된 것이다. 또 경제적 보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직접 북한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주로 한ㆍ중ㆍ일이 할 거라고 했다. 평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동맹·우방 가릴 것 없이 통상 압력을 가하는 현실을 볼 때 놀랍지 않다. 제네바 합의 이행 때도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는 끊임없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국내에서도 협상은 미국이 하고 왜 대부분의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느냐는 불만이 고조됐다. 한국은 당사국으로서 당연히 중요한 책임이 있지만 미국의 미약한 부담에 대해 비판도 비등했다. 우리는 한·중·일 3국의 밤이 보이는 눈부신 지도 사이에 블랙홀 같은 북한의 밤이 대비되는 인공위성 사진을 접한다. 북한의 위정자들은 한·미와의 협상에서 최단 시간 내에 최대한의 정치적·경제적 보상을 확보할 것인가에 몰두할 것이다. 그러나 평화가 확보되는 한반도는 북한의 핵폐기, 정치적 신뢰 구축, 경쟁, 안보, 경제건설, 각국의 이해 조정 등 모든 부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진행돼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과정은 합의 못지않게 중요하다. 비핵화 외에 경제개발 문제에서 북한의 전략적 전환을 위한 기본 정책의 문제도 우려된다. 투자와 개발이 가능해지는 제도 및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 경제 사회 개발과 인간적 삶의 기초가 되는 에너지, 물, 보건 시스템 등 전반적 인프라의 결여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남북 경협 및 북한의 변화를 구상대로 추진하려면 안보 문제와 함께 우리의 자산과 실력도 차분히 챙겨 봐야 한다.
  • ‘18세기 영동지방 원당’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지정

    ‘18세기 영동지방 원당’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지정

    18~19세기 영동 지방의 중요한 원당(願堂)인 강원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조선시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 세상을 떠난 왕과 왕비의 명복을 빌던 사찰인 신흥사 극락보전을 보물 제1981호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외설악 기슭에 자리잡은 속초 신흥사는 652년(신라 진덕여왕 6년) 자장율사가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후 화재로 소실된 사찰을 1644년(조선 인조 22년) 향성사 터에서 약 4㎞ 떨어진 자리에 신흥사로 다시 세웠고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 신흥사 경내에는 마당을 중심으로 주불전인 극락보전과 출입문인 보제루가 마주하고 있고, 좌우에 승려들이 거처하는 운하당과 수행 장소인 적묵당이 있다.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식(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인 공포가 여러 개인 양식) 팔작지붕 건물이다. 기단에는 모란, 사자 문양이 있고, 계단 난간에는 원을 3개로 나눈 삼태극과 귀면, 용두 문양 조각이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찰과 불법을 수호하는 의미의 귀면이나 궁궐과 종묘 등에 쓰는 삼태극을 사찰 계단의 장식 문양으로 사용한 예는 드물다. 창호는 가는 살을 대각선으로 교차한 빗살창에 화려한 꽃무늬를 조각한 소슬빗꽃살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내부에는 천장을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마감한 우물천장과 단청 문양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신흥사 극락보전은 전면의 화려한 공포, 독창적인 기단과 계단의 부조에서 볼 수 있듯이 형태, 구조, 장식 측면에서 역사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 탐구] 스마트시티, 달마는 속 편히 놀 수 없다

    [최만진의 도시 탐구] 스마트시티, 달마는 속 편히 놀 수 없다

    사찰은 주로 산속의 한적한 곳에 있다 보니 방재 대책이 부족한 편이다. 건축물이 목조라 불타기가 쉽고, 소방서가 멀리 있어 소방차가 골든타임 안에 오기가 어렵다. 전통 건축물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자동 진화도 불가능하다. 사찰 화재에 대한 우려는 비뚤어진 종교 신념 등으로 발생하는 고의적 방화가 증가하면서 더욱 깊어진다. 사찰 방재에서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도난이다. 시주금, 소장품, 심지어 문화재 등에 대한 절도 행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소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 전통 사찰 방재 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감지기나 CCTV를 설치하여 화재를 조기 발견해 조치하거나 도난을 방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이 사업의 대상 사찰 중 한 곳에 기술 자문을 위해 방문했다. 주지 스님은 마당까지 나와 환한 얼굴로 맞아 주었다. 자기 절을 위한 좋은 일이라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자문이 끝날 무렵 작은 고민 하나를 털어놓았다. 스님은 신도가 없는 한적한 시간이면 민소매 속옷을 입고 경내를 편안하게 돌아다닌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CCTV가 사찰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이 유유자적한 산보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우리는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러닝 옷을 입는 스님의 소탈한 자유가 박탈되는 아쉬움을 공유했다. 도시를 지능형으로 만들어 교통, 방재, 안전, 환경 등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스마트시티 구축에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내놓은 핵심 정책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아직은 낯설어 보이는 제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스마트시티가 어마어마한 편익을 가져다줄 것은 기정사실이다.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에 교통상황과 정체 구간 및 우회도로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준다. 심지어는 신호 체계를 자동으로 조정해 순조로운 교통 흐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쾌적한 도시생활을 위해 미세먼지, 배기가스, 악취, 소음 등도 측정해 위험과 행동 요령을 즉각 알려 준다. 어린 자녀와 노약자의 위치나 모습도 휴대폰으로 추적하고 관찰할 수 있어 안심 귀가를 보장해 준다. 집안의 가전기기나 가스 및 냉난방 장치 등도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내 차가 있는 위치도 척척 말해 주어 가족들이 대신 찾아올 수가 있고 도난도 방지된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 뒤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섞여 나온다. 스마트시티는 먼저 도시 내의 모든 정보를 바로바로 채집하고 입수해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가로등에는 주변 측정과 공간 감시를 위해 감지기와 CCTV를 장착하게 된다. 상황이 이쯤 되면 사람이 이동하는 것을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실시간으로 보고 감시해 시민의 모든 행동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지능형 방재나 스마트홈도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네트워크나 중앙관제센터 컴퓨터를 해킹해 잘못된 방재 정보를 주거나 건물에 가스를 배출시켜 폭파하는 등의 테러도 가능해진다. 편리와 안전을 추구하기 위해 도입된 스마트 기능이 도리어 큰 위협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당 독재 체제 속에서의 완벽한 통제를 묘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오늘에도 각광받고 있다.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개인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 편리성을 핑계로 소중한 자유를 포기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생긴다. 스마트시티에서는 달마가 민소매 옷으로 편하게 놀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모르쇠·조사 불응 버티는 양승태… ‘판사 사찰’ 인정한 김명수

    모르쇠·조사 불응 버티는 양승태… ‘판사 사찰’ 인정한 김명수

    梁, 자택 앞 돌발 기자회견 자처했지만 재판 개입에 “답변 않겠다” 의혹만 키워 金 “잘못된 관행 바꿔야” 판사들에 메일 형사 고발 카드만 남아… 대법 결정 주목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판사 블랙리스트와 재판 거래 의혹을 반박하고 나서면서 형사 고발을 두고 갈팡질팡하던 대법원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같은 날 김명수 대법원장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사법부 최대 위기 상황에 대해 전·현직 대법원장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돌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을 두고 관여하거나 흥정한 적은 없다며 재판 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적도 없다며 블랙리스트 의혹도 손사래 쳤다. 양 대법원장은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인정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런 일로 혹시 마음의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제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이후 김 대법원장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대법원장은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사찰과 통제의 대상이 된 법관들께,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국민들의 무거운 질책을 견디고 계신 법관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판사 블랙리스트’로 알려진 판사 사찰에 대해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이어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법관으로서 자존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면서 “양심을 동력으로 삼아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본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을 반박하는 자리에서 대법원 재판에 대한 의구심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작 핵심 의혹과 관련된 사실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면서 의혹만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재판 개입과 관련된 문건에 대해서도 상관없는 일이라거나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법원장은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이 추가 조사가 있더라도 불응할 뜻을 밝히면서 김 대법원장이 확실한 진상 규명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형사 고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이 양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퇴직 고위 법관을 형사 고발하지 않고 현직에 남은 법관만 징계할 경우 문건 작성자 등 실무자에 대해서만 처벌이 이뤄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김 대법원장은 특조단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관련 법관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지만 형사 고발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혀 왔다. 전날에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법발전위원회, 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오는 11일 예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형사상 조치의 결정 시기를 뒤로 미룬 셈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PD수첩 조계종 큰스님 비리 2탄…비구니 자매 성폭행, 쌍둥이 아빠 의혹 제기

    PD수첩 조계종 큰스님 비리 2탄…비구니 자매 성폭행, 쌍둥이 아빠 의혹 제기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 등 불교계 큰 스님의 은처자 의혹과 사유재산 소유, 유흥업소 출입 의혹을 고발해 충격을 준 MBC PD수첩이 ‘불교계 비리’ 2탄을 29일 방송한다.PD수첩이 전날 공개한 예고편에 따르면 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불법 도박 의혹, 직지사 주지 법등스님의 비구니 자매 성폭력 의혹,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의 쌍둥이 아빠 의혹 등을 다룬다. 적광스님은 지난 2014년 자승스님의 상습 거액도박과 성매수, 부패 정치 등의 비리를 고발한 바 있다. 불교 전문 매체 불교포커스에 따르면 적광스님은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 출연해 자승스님의 비위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최소 판돈 1000만원이 넘는 도박판이었고 자승스님을 비롯한 16명의 스님이 자승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 빌딩,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호텔 VIP룸 등에서 상습도박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도박판의 멤버들은 서울 지역 큰 규모 사찰의 주지이거나 전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위 직책의 승려들이라는 게 적광스님의 주장이다. 법등스님은 지난 1990년대 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출가한 여승 A씨를 유혹해 성폭행하고 언니를 따라 출가한 A씨의 여동생 B씨까지 장기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수년간 법등스님의 “성노리개”였다면서 당시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등스님은 “성폭력은 절대 없었고 성노리개라는 말도 당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숨겨둔 아내와 자식(은처자)가 있다는 의혹을 받는 성월스님은 용주사 신도비상대책위원회에게 민사소송을 당했다. 성월스님은 2015년 10월 은처자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적 검사를 비롯해 진실 규명을 위한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전자 검사는 받지 않았다. 용주사 신도들은 성월스님이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 심모씨에게 5년간 현금과 수표 등 7억원을 입금했고 용주사 주지가 된 이후에 입금된 돈만 1억 5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은 김삼진(성월스님의 속명)이 2년에 걸쳐 은처 심씨에게 1억 5000만원을 입금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돈을 시줏돈으로 인정할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불교계 공동발원문 채택… 文 “부처님 자비로 한반도 화합”

    발원문 ‘판문점선언 새 역사 출발’ 부처님오신날인 22일 서울 조계사 등 전국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총무원장 설정 스님 등 1만여명 참석해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정신을 되새겼다. 진제 스님은 봉축 법어에서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우리 모두가 참선 수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흙 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듯 혼탁한 세상일수록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정 스님은 봉축사에서 “평화의 실천을 위해 진보와 보수, 계층을 넘어 하나로 나아가자”며 “우리는 지혜와 자비의 정신으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세상의 평화를 주도하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계종은 2015년 부처님오신날 이후 3년 만에 북한 측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채택한 남북공동발원문을 낭독했다. 남북 불교계는 공동발원문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이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선포한 신호탄이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라고 환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부처님오신날 축사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빈자일등’(貧者一燈·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의 마음으로 축원해 달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오늘 한반도에 화합과 협력, 평화가 실현돼 가는 것도 부처님의 자비에 힘입은 바 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기존 명칭인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바꾸겠다는 공언대로 지난해 10월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정세균 국회의장 등 정치인들도 조계사 법요식에 대거 참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구의 사찰을 방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