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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만의 가을 나들이

    순천만의 가을 나들이

    땅거미가 질 무렵, 낯선 마을에 들어서도 밥짓는 향기가 가득한 마을은 따스해 보인다. 거기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먹던 음식, 내 어머니의 솜씨보다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이 지천에 널려 있지만, 그래도 음식맛이라면 ‘남도’를 으뜸으로 치게 된다. 남도 중에서도 순천은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은 곳이다. 특히 이맘때 순천은 짱뚱어가 맛있는 철이다. 겨울잠을 자러 갯벌로 들어가기 전의 짱뚱어는 통통하게 살이 올라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가을에 떠나는 남도 별미여행, 일단 속을 헛헛하게 비웠다. 맛있는 음식을 향해 떠나는 여행이라 자꾸 입에 가득 침이 고였다. ●순천만의 가을 나들이 아무리 짱뚱어가 손짓해도 해지는 순천만을 놓칠 수는 없는 일. 일단 대대포구로 갔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배를 타고 나간 순천만은 아름다웠다. 아니 황홀했다. 썰물에 드러난 광활한 바다의 속살, 갯벌과 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곡선의 수로, 군데군데 동그랗게 자리잡고 있는 갈대와 보랏빛의 칠면초, 다가가면 푸다닥 하얀 날개를 펼치며 춤을 추는 이름모를 철새들의 군무,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빠알간 저녁놀까지 누구나 10대의 문학소년·소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왼쪽의 여수반도와 오른쪽의 고흥반도에 둘러싸여 드넓은 순수한 갯벌인 순천만에서 해안까지 펼쳐진 갈대군락이 무려 5.4㎞. 유기물이 풍부한 탓에 조개, 갯지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갯벌은 철새들의 터전이다. 수로주변에 있던 갈대밭에서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갯벌에서 자리잡아 갈대군락이 이뤄졌다는데 이상하게도 갈대밭이 동그랗게 원을 형성하고 있었다. 원형의 갈대밭은 마치 세포증식을 하듯 합쳐져 타원형에서 더 큰 원형으로 커져가고 있다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혼자 앉아 바다와 파도와 갈대와 철새들과 친구하며 앉아 있고 싶은 곳이다. 가는 길 :서순천IC에서 국도 2호선을 타고 순천시내와 청암대학교 앞 삼거리를 지나 사거리에서 좌회전,818번 지방도를 타면 순천만 도로표지판이 나온다. 대대포구는 이정표가 없어 지나치기 쉬우므로 대대마을에서 길을 반드시 확인할 것. 대대포구에는 순천만을 돌아보는 유람선이 운행중이다. 보통 6명 기준으로 3만원을 받는다. 대대포구에서 순천만을 따라 해안까지 갔다가 돌아오는데 30분이 소요된다. 대대포구 어촌계장(019-605-0511)에게 연락하면 된다. 바닷가에서 두어 시간 놀다 보니 배가 출출해져서 그만 짱뚱어를 맛보러 일어섰다. 짱뚱어 요리를 잘 한다는 해돋이 가든(061-742-8745)으로 갔다. 순천만이 내려다보이는 경치도 좋지만 친척들이 직접 잡아오는 짱뚱어를 쓰기 때문에 맛과 신선도가 최고다. 짱뚱어는 요즘 가격이 많이 올라 보통 마리당 2000원선이라고 한다. 구이는 잘 달군 프라이팬에 짱뚱어 애(내장)를 복아 기름을 만들어 굵은 소금과 함께 짱뚱어를 굽는다. 고소한 맛이 별미. 짱뚱어전골 또한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음식. 호박과 시래기 등 갖은 야채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한 후 살아있는 짱뚱어를 넣고 끓인 전골은 구수하다. 소화가 잘 되고 영양가도 풍부한다. 보통 4인 가족 기준으로 3만 5000원. ●낙안읍성의 음식축제 마침 제11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리고 있는 낙안읍성으로 가봤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음식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낙안읍성 안에 설치된 천막에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장식된 음식들이 즐비하다. 연포탕, 생각촉김치, 붕장어회, 미역수제비, 돔배젓…. 듣도 보도 못한 남도의 음식들이 즐비하다. 또한 스님들의 발우에 정갈한 나물과 떡 등 선암사 사찰음식도 눈길을 끈다.‘눈’으로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입’으로 먹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난전에 자리를 잡고 이것저것을 사다 먹어봤다. 저절로 ‘역시 맛은 남도야!’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러나 여기서 배를 채웠다가는 낙안 팔진미를 먹지 못할 것 같아 서둘러 길을 나섰다. 낙안읍성은 전시를 위한 민속마을이 아닌 사람들이 그곳에서 먹고 자고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살아있는 민속마을이다. 짚으로 엮어 만든 초가집 사이로 빨간 감이 열린 돌담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해질녘이면 초가지붕 옆 굴뚝에서 모락모락 저녁을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울타리에 호박꽃, 지붕 위에 주렁주렁 커다란 박이 열리는 곳. 어린시절 골목에서 친구들과 어둠이 짙게 깔릴 때까지 숨바꼭질을 하던 추억을 깨워주는 고향마을 같은 곳이다. 낙안읍성의 초가에서 하룻밤 묵으면 밤에는 온갖 풀벌레소리에, 새벽에는 성 안팎에서 주고받는 수탉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게 된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해뜰 무렵 높이 약 4m, 둘레 1.4㎞의 성벽을 산책하는 것도 운치있다. 성벽을 한바퀴 돌아보면 초가지붕이 따닥따닥 붙어 있는 낙안읍성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황금빛 논과 주렁주렁 빨갛게 익은 감과 어우러진 가을아침 풍경이 넉넉함을 준다. ●남도음식문화축제 오는 25일까지 열리는‘제11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남도 22개 시·군에서 우리 어머니의 손맛으로 만든 700여종의 음식과 송광사, 선암사 등 사찰음식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한솥밥나눔행사, 떡만들기, 홍탁 삼합 체험 등 다양한 참여 이벤트와 줄타기 공연, 짚물공예, 야외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곁들인다. 낙안읍성에 가면 주막 평상에 앉아 낙안 팔진미를 먹어 봐야 한다. 낙안팔미는 더덕무침과 조기, 표고버섯 무침, 녹두부침개, 도토리묵, 꼬막, 돼지고기, 게장 등 갖은 반찬에 남도의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반찬이 바뀐다.1인분 1만원. 동동주는 5000원. 찾아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종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송광사나들목에서 빠져나와 27번 국도를 타고 약 10㎞ 가면 된다.낙안온천(061-753-0035)이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다. 유황과 게르마늄이 많이 함유된 국내 최고의 온천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5000원. ●조계산과 보리밥 전라남도 순천 조계산 산중에 정말 맛있는 보리밥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확인을 하기 위해 찾아갔다. 조계산(884m)은 남동쪽에 태고종 고찰 선암사, 북서쪽에 조계종 송광사를 품고 있는 명산이다. 조계산 굴목이재는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길로 해발 600고지에 문제(?)의 보리밥집이 있다고 한다. 선암사로 해서 보리밥집을 들러 점심을 먹고 송광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다. 선암사 매표소를 지나 선암사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무지개모양의 다리가 나온다.‘야 멋지다’하는 생각에 다가가서 보니 보물 400호 승선교였다. 최근 보수공사를 끝내고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일주문 앞에는 불교의 심오한 정신을 담고 있는 조그마한 연못인 삼인당. 천년고찰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선암사로 들어섰다. 삼층석탑, 푸른 하늘이 처마 끝에 걸려 있는 대웅전, 야생차밭 등 볼거리가 많다. 꼭 들러야 할 곳이 ‘해우소’다. 정호승 시인이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라고 노래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워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이 해우소는 몸 속의 오물뿐 아니라 세속의 욕심과 번뇌까지 버리고 돌아가라고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듯하다. 보리밥을 먹기 위해 가야 하는 굴목이재 산행은 6.7㎞, 보통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선암사 들머리에서 ‘송광사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섰다.15분여를 걷자 길 왼쪽에 쭉쭉 뻗은 편백나무 휴양림이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온갖 나무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냄새를 맡으며 가파른 경사길을 올랐다. 오래간만에 흙을 밟으며 걷고 또 걸었다. 이마에 땀방울이 흐른다. 계곡가에 앉아 땀을 식히고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쉬엄쉬엄 올랐다. 배바위 정상까지가 약 1.5㎞인데 1시간이 더 걸렸다. 보리밥 먹으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배바위에서 내리막길로 15분쯤 가면 조계산 명물인 조계산보리밥집(061-754-3756)이 보인다.1인분에 5000원. 반찬을 담은 작은 접시가 커다란 쟁반에 가득하다. 변변한 밥상도 없다. 누구나가 평상 위에 앉아 쟁반에 놓인 채로 그냥 밥을 먹는 것이 이 집의 맛이다. 돗나물, 참나물, 호박나물, 부추무침 등 갖은 나물들과 멸치젓, 구수한 시래깃국이 나온다. 참기름과 고추장이 담긴 큰 대접에 보리밥과 나물들을 넣고 썩썩 비벼서 한 입 가득 넣으면 맛이 그만이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인 동동주 한잔 들이켜보니 부러울 게 없다.“힘들여 올라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동동주, 야채파전, 도토리묵이 각각 5000원. 보리밥집에서 송광사 갈 때는 반드시 윗길 등산로로 가야 한다. 아래쪽 큰길은 장안마을, 깨금골로 빠지는데 이정표가 없어 헷갈리기 쉽다. 여기서 송광사까지는 3.7㎞로 가득찬 배를 두드리며 천천히 내려가도 2시간이 못돼 도착한다. 계곡물소리, 잡목숲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벗삼아 걷기에 그만이다. 송광사 경내는 대숲과 편백나무 숲길이 아름답다. 법정 스님이 오래 기거하셨다는 불일암도 들러 볼 만하다. 가는길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주암나들목(IC)에서 빠지면 송광사, 승주나들목에서 나오면 선암사다. ●순천여행 팁 순천은 시티투어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 순천역에서 오전 9시30분과 10시1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순천의 명소를 감상할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061)749-3328,www.sc.go.kr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국 불교 경쟁력 없다

    한국 불교 경쟁력 없다

    1700여년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선 불교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불교. 그러나 한국 불교의 이같은 자부심은 해외에서는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불교가 들불처럼 번져가는 유럽에서 한국불교는 불모지대나 다름없다. 크고 작은 명상 센터나 참선 단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서점에 각종 불교 서적들이 빼곡이 들어차는 열풍 속에 한국 불교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인식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 불교 바람의 중심에는 단연 티베트 불교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일본 선불교나 남방불교도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다. 유구한 역사와 선풍을 자랑하는 한국불교가 유럽에서 홀대받는 이유는 무얼까. 유럽 불교의 현장을 찾아 불교가 현대사회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방법이자 삶의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각광받는 흐름 속에서 한국불교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았다. 현재 유럽 전역에서 활동중인 한국불교 사찰과 선원은 손꼽아 10여개 정도. 대부분이 현지 교민들을 위한 정기 법회를 열거나 외국인들을 겨냥한 명상, 요가 등의 단순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수준으로, 본격적인 포교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비해 티베트와 일본 불교, 미얀마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는 영어, 프랑스어 등 현지어 법회와 참선 등을 통해 꾸준히 참여자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영국에서 유일한 한국불교 사찰인 런던 킹스톤의 연화사(주지 일대 스님)만 하더라도 매월 첫째, 셋째주 일요일 두 차례에 걸쳐 법회를 열고 있지만 한국 교민과 상사 주재원 가족, 유학생 50여명 정도가 매번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주중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요가와 명상에 참여하는 외국인은 고작 매회 5∼6명 정도. 사찰이라야 일반 가정집 거실을 개조한 10평 남짓한 법당과 공양간, 주지 스님의 거처가 전부이다. 지난달 중순 주지직을 맡아 취임한 일대 스님은 “1990년 교민들과 주재원, 유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건립한, 런던에서 널리 알려진 14년 역사의 한국사찰이지만 현지인들을 끌어모을 프로그램과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영어법회와 지역주민 봉사 등을 통한 포교에 한국 불교 종단의 인적, 재정적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인근 윔블던의 태국사찰 부다파디파 사원만 하더라도 상황이 다르다. 지난 1976년 태국 정부가 1만 2000여평의 부지를 매입해 28년간 포교활동을 해온 이 사찰은 매주 3차례의 영어법회와 태국 신자들을 위한 법회를 꾸준히 열고 있는데 외국인 참가자가 50%에 이르고 있다. 이 사원은 특히 태국 대사관의 후원으로 5∼20세 대상의 주말 학교를 열어 자연스럽게 포교와 태국문화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외곽의 토르시에 자리잡은 한국사찰 길상사(주지 무이 스님)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 송광사 파리 분원으로 11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사찰 역시 매달 두 차례의 법회를 열고 있지만 교민 40여명 정도가 참석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프랑스 파리 리옹가에 자리잡은 사자후선원(주지 우봉 스님)과 독일 베를린의 국제선원(선원장 성도 스님)과 뒤셀도르프의 한마음선원 독일지원이 해외 포교의 명맥을 어렵게 이어갈 따름이다. 현재 유럽불교연합(EBU)이 추산하는 주요 국가들의 불교신자는 프랑스 400만명, 독일 150만명, 영국 120만명.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덴마크 등이 불교를 종교로 인정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자선단체로 인정해 불교 관련 단체와 센터에 각종 면세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국영방송인 F2와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ORF는 매주 일요일 불교관련 프로그램을 15분에 걸쳐 방송하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불교의 높은 인기를 가늠케 한다. 유럽불교의 대세는 역시 티베트 불교.1989년 달라이 라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티베트가 갖고 있는 역사·종교적 배경이 티베트 불교 열풍의 인기비결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초기불교경전의 산스크리트어 번역과 티베트, 일본 선불교를 학술적으로 정리해온 영국불교협회의 데스몬드 비덜프 부회장은 “유럽에서 티베트 불교가 성한 것은 유창한 언어구사력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유럽 각지에 파견된 승려 등 포교사들의 우수한 수행능력과 포교력이 주효했다.”면서 “이에 비해 한국불교의 경우 역사와 성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문 자료조차 없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인 만큼 한국 불교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던·파리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약탈문화재 찾으러 日원정” 절도범? 애국자?

    “약탈문화재 찾으러 日원정” 절도범? 애국자?

    일본 사찰에 보관돼 있던 고려불화 ‘아미타삼존상’ 등 우리 고서화 5점이 국내로 반입됐다.외교적 노력이 아닌 절도범들의 손에 의해서다. 우리 문화재를 훔쳐온 절도범들은 “일본이 강탈해간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를 되찾아오기 위해 훔쳤다.”고 주장하고 있다.포털사이트의 게시판 등에는 “절도범들에게 1억원의 벌금을 물리고,포상금으로 10억원을 줘야 한다.”며 이들을 옹호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홍훈)는 13일 일본 현지에서 사찰을 돌며 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인 아미타삼존상(감정가 10억여원) 등 고서화 47점(감정가 31억여원)을 훔친 김모(55)씨와 황모(53)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이들은 김씨의 친동생(48·일본에서 복역중)과 함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 효고현(兵庫縣)에 있는 가쿠린지(鶴林寺) 등 사찰 3곳을 돌며 고려불화인 아미타삼존상과 관경만다라도 등 47점의 고서화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속인인 김씨가 이웃 황씨와 마지막으로 일본에 ‘고서화 원정절도’를 떠난 것은 2002년 7월초.이에 앞서 김씨 친동생은 10여차례의 사전답사를 통해 가쿠린지에 아미타삼존상이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이들은 같은 달 9일 새벽 렌터카를 타고 가쿠린지에 도착,현지에서 구입한 노루발장도리(속칭 빠루) 등으로 문을 따고 아미타삼존상 등 감정가 17억 5000만원 상당의 일본 중요문화재 8점을 훔쳤다.일본 문화재는 김씨 동생이 현지에서 처분을 맡고,김씨와 황씨는 아미타삼존상만을 가방에 넣어 다음날 국내에 들어왔다.아미타삼존상은 가로 100㎝ 세로 170㎝로 현재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보다 크며,아미타여래가 그림의 중앙에 앉아 있어 화면 구성도 다르다.정우택 동국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는 “고려시대의 일반 회화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려불화는 고려시대에 그려진 그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면서 “일본의 아미타삼존상은 우리나라에서도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김씨의 동생을 검거한 일본 경찰이 수사 끝에 김씨와 황씨가 공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지난 6월 외교통상부에 수사공조를 요청해 오면서 수사에 착수,지난 4일과 5일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검찰은 또 아미타삼존상 등 이들이 반입한 고서화 5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아미타삼존상은 1억 1000만원을 받고,국내 중개상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들이 반입한 고려불화 등을 일본에 되돌려주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최종 소유자가 장물인 사실을 모르고 대금을 지급하는 등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구입했다면 민법 249조 ‘선의취득’ 조항에 따라 소유권이 인정돼 일본에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이는 일본 민법도 마찬가지다.임진왜란이나 일제 때 일본으로 건너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서화들이 절도범의 도둑질 덕(?)에 고향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셈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盧대통령 ‘9분스피치’

    盧대통령 ‘9분스피치’

    노무현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9분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노 대통령은 오는 8∼9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연설을 한다. 노 대통령의 연설은 8일 오전(현지시간)에 정치·안보,오후에 경제·금융,9일 오전엔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에서 각 3분씩이다.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3일 “회원국 정상들이 분야별 1시간45분동안의 회의 시간에 돌아가면서 연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의 분야별 연설시간은 3분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3분동안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의 입장을 담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9분 연설’이 주목받는 까닭은 북핵과 우리의 핵물질 실험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지지를 당부하고 동북아 평와와 번영을 위한 비전과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설명하면서 국제사회에 안보의 신뢰감을 심어준다는 것이다.특히 우리의 평화적 핵이용에 관한 4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하고 있는 우리의 핵물질 실험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이 관계자는 “한국의 핵물질 실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국제사회의 오해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8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핵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가 회의 폐막때 채택되는 정상선언문에 담기도록 하는 방안을 외교경로를 통해 추진중이다. 9일의 유럽연합(EU) 차기 의장인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와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과 가질 정상회담도 ‘한반도 안보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상임위별 국감 포인트

    상임위별 국감 포인트

    다음 달 4일부터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22일까지 계속될 이번 국감은 행정수도 이전과 국가보안법 개폐 등 굵직한 현안이 어느 때보다 많아 여야간 첨예한 격돌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정책 국감을 통해 11월 개혁입법 추진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과거사 정리와 국가보안법 개폐 등 이념적 사안에 집중하는 여권의 모습을 최근의 경제난과 대비시켜 집권능력을 검증하겠다는 전략이다.여야가 맞부딪칠 국감 현안들을 주요 상임위별로 정리한다. ●운영위 공공기관의 각종 연·기금이 중점 감사대상이다.연·기금의 주식·부동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연·기금의 부실 관리실태를 중점적으로 파헤쳐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을 주장하는 여당의 논리를 무력화시킨다는 방침이다.반면 열린우리당은 연·기금의 주식투자 성공사례를 집중 부각시켜 맞불을 놓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시민단체의 ‘유착관계’를,민주노동당은 ‘무풍지대’였던 국회 사무처의 예산 집행 실태에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정무위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는 이슈와 주요 증인이 많아 이번 국감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임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카드대란,정수장학회 문제,행정수도이전 문제 등 정치권의 굵직한 현안이 모두 몰려 있다. 열린우리당은 행정수도 이전 및 ‘관제데모’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와 홍사덕 원내총무,이명박 서울시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카드대란’을 집중 추궁하기 위해 당시 책임질 위치에 있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전윤철 감사원장,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등 전직 관련 장관을 모두 부르겠다는 입장이다. ●통외통위 한나라당은 한·미 동맹 약화와 노무현 정부 대미외교노선의 함수관계를 집중 파헤친다는 방침이다.즉,‘노무현 정부의 반미친북 성향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악화됐다.’는 진단을 도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탈북자 대책과 북핵 6자회담 공전도 관심사다.북한의 최수헌 외무성 부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무기화했다고 밝힌 점에 대한 진위여부와 정부의 대응책이 쟁점이다.국제간 수출입 통제 품목인 시안화나트륨 107t이 북한에 유입된 경위와 정부의 은폐 여부도 논란거리다. ●국방위 주한미군 철수,이라크 파병,국방부 문민화 등이 핵심쟁점이다.한나라당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안보 불안과 비용문제 등을 거론할 방침이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는 이라크 국민들이 한국군의 추가파병 사실을 잘 알지 못해 추가파병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은 국방부의 향후 주적개념 폐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문제점 또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행자위 서울시의 행정수도이전 반대시위 논란으로 벌써부터 뜨겁다.열린우리당은 수도이전 반대시위가 서울시에 의한 ‘관제데모’임을 밝혀내겠다며 이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시 예산이 시위에 편법 지원됐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 핵심포인트.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수도이전 반대시위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여권 공세에 정면승부를 선언한 이명박 서울시장의 증인 채택 여부로 시작부터 파행이 우려된다. 서울 강남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정책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문화관광위 여야 모두 국감 최대 이슈로 ‘신문과 방송’을 꼽고 있을 만큼 그 어느 상임위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편집권 독립 보장을 위한 신문사 사주의 소유지분 제한을 비롯,주요 일간지의 시장점유율 제한,공동배달제 등을 골자로 하는 신문법 제정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신문법·방송법 개정안에 전력 투구할 태세다.탄핵 관련 프로그램과 국가보안법 비판 프로그램 등을 소재로 KBS의 공영성 확보 방안을 주로 거론할 듯하다.최근 민영방송 재허가 심사 중간과정을 공개한 방송위원회의 위상도 여야가 맞붙을 무대다. ●보건복지위 열린우리당이 가장 긴장하고 있는 상임위 중 하나다.김근태 의원이 장관으로 있는 데다 소속위원들이 주로 초선으로 구성된 반면,한나라당에는 김덕룡 원내대표,정형근 중앙위의장,이강두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대거 몰려 있어 여당으로서는 거센 정치적 공세로 수세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연금 문제를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먹을거리,의약품 문제와 적십자사 혈액관리 문제 등이 깊이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정보위 국가정보원의 과거사 재조명 작업과 최근 불거진 국정원의 정치인·언론인 사찰논란,감청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를 듯하다.최근 논란이 됐던 북한의 ‘양강도 폭발사고설’과 관련한 국정원의 정보수집능력도 추궁 대상이다.과연 한·미간에 정보교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 포인트. ●기타 이밖에 교육위에서는 최근 제기된 ‘고교등급제’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논란이,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불러온 핵물질 실험이,농해수위에서는 쌀 개방과 직결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정부 전략이,환경노동위에서는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가 각각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부 종합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추석연휴 가볼만한 곳] 귀성길에 ‘休 休 休’

    아무리 돌아가고 질러가도 귀경,귀성길은 막히기 마련이다.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고속도로에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잠깐 도로에서 빠져 여유를 가져보자.전국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30분내에 가볼만한 곳들을 안내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삽교호 함상공원(송악IC) 지난 2002년 개장한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공원이다.우리 바다를 지키다가 퇴역한 상륙함 ‘화산함’과 구축함인 ‘전주함’을 충남도가 임대해 테마공원으로 꾸몄다. 운영은 ㈜삽교호 함상공원이 맡고 있다.군함 내부에는 5인치 함포를 비롯,미사일,어뢰,폭뢰,기관포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송악IC에서 5분 거리에 있다.(041)362-3321,363-9229. 해미읍성(해미IC) 조선초에 쌓은 읍성.보존상태가 좋다.동헌,객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성내 회화나무는 수령 600년으로,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을 매달아 고문했다고 한다.성곽을 따라 한바퀴 돌며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길이는 1,160m로 천천히 걸어서 1시간쯤 걸린다.해미IC에서 10분.해미읍성 관리사무소(041)660-2540. 곰소항(줄포IC) 젓갈산지인 곰소항은 줄포IC에서 빠져 내소사 가는 길목에 있다.도로변이건 포구 어시장이건 온통 젓갈상회다.곰소가 젓갈맛으로 명성을 얻게 된데는 인접한 천일염 염전의 소금 덕이 크다.곰소 염전은 무려 면적만 15만여평에 이르는데 예로부터 이곳 염전에선 소금을 만들 때 간수를 적게 사용했다.그래서 쓴맛이 거의 없다.많이 팔리는 새우젓의 경우 김치에 들어가는 추젓이 1㎏에 7000∼1만5000원.반찬용으로 인기 있는 오젓과 육젓은 1만∼3만원. 고인돌군락(고창IC) 고창은 청동기시대의 무덤인 고인돌의 집단 밀집 지역이다.85곳 이상에서 2000기 이상이 분포하는 동양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다.특히 447기가 밀집된 고창군 아산면 죽림리,상갑리 일대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이곳엔 남방식 및 북방식 고인돌이 두루 분포해 있어 동북아 고인돌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푸른 초원 위에 늘어선 고인돌을 구경하는 탐방로는 색다른 분위기를 주는 산책 코스.고인돌공원 관리사업소 (063)563-2793 ●중부고속도로 이천도예촌(서이천IC) 이천시 사음동 및 신둔면 수남리 일대에 자연스럽게 도자마을이 형성됐다.현재 300여 업체가 모여 있다.특히 3번 국도 주변으로 도자업체들의 전시판매장 및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어 작품 감상과 함께 구입도 할 수 있다.‘도예농‘(031-637-6555)과 신둔면 남정리의 ‘예원도요’(031-634-2244) 등에 가면 도자기 페인팅에서부터 손으로 빚기,물레성형,장작 가마 안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나라(일죽IC) 중부고속도로 일죽IC에서 빠져 17번 도로를 타고 용인 방향으로 5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초원 위에 지중해풍 양식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찜질방 ‘건강나라’다. 1만 5000여평의 부지에 지어진 건강나라엔 석굴암을 본떠 만든 12m 높이의 전통 한증막,대형 사우나,노천탕이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한방치료실,옥석굴,불가마,휴게실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엔 꽃과 그림,가구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마치 고급 카페 같다.입장료는 찜질방만 이용할 경우 6000원,사우나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1만원.(031)674-8255. ●중앙고속도로 물돌이마을(영주IC)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는 알려지지 않은 물돌이 마을이다.고풍스러운 고가들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져 마치 고향을 찾는 마음으로 다녀오기에 적당하다.내성천이 마을 삼면을 돌아 흐른다.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옥은 ‘해우당고택’이다.고종 16년(1879년)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海愚堂) 김낙풍(金樂豊·1825∼1900)이 1875년 건립한 가옥.이 마을에서는 가장 큰 가옥으로 옛 선비의 단아한 격식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초가집 ‘박천립 가옥’,마을 뒤쪽의 ‘만죽재(晩竹齋) 고택’도 관심을 기울여 살펴볼 만 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 또는 영주IC에서 빠져 5번 국도를 타고 문수면 방면으로 가면 된다.영주시 문화관광과(054)634-2153. 봉정사(서안동IC)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 남쪽 기슭에 있다.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조사가 세웠다.봉정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역사적,학문적인 가치가 높다. 또한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대웅전과 고금당,화엄강당 등 고건축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서안동IC에서 빠져 34번 도로를 타고 안동시 방향으로 가다보면 봉정사 이정표가 나온다.(054)853-4181. ●천안-논산고속도로 마곡사(정안IC)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송림욕장과 온천을 끼고 있어 사계절 관광지로 인기다.마당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5층 석탑은 원나라 말기 라마교 양식을 본뜬 것으로 세계에서 3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귀중한 문화재이며,석탑 왼편 응진전 앞에는 마치 분재를 한 것처럼 이리저리 비틀린 노송이 고풍미를 더해준다.(041)841-6220 공산성(남공주IC)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남쪽으로 내려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성내에는 백제의 궁궐터와 연못이 남아 있다.공산성에는 조선 인조에 얽힌 얘기도 전해온다.이괄의 난을 피해 이곳에 온 인조에게 성안마을 사람 임씨가 떡을 해 바쳤는데,맛이 하도 좋아 임금이 ‘임절미’로 불렀고 이것이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고 한다.성곽 둘레는 2.5km로 천천히 돌아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입장료 일반 1000원. ●경부고속도로 아산스파비스(천안IC) 천안IC에서 빠져 628번 도로를 타고 아산 방향으로 30분 정도 직진하면 음봉면 신수리에 이르러 아산온천단지가 나온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 직지사(김천IC) 경북 김천 황악산 기슭의 직지사는 ‘다친 산짐승들이 생명력을 충전하는 곳’으로 전해내려온다.그만큼 불심이 충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직지사는 신라 19대 눌지왕 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했고,이후 사명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고승들이 깨우침을 얻은 곳이다.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대웅전과 비로전 등이 거의 전부인 보통 크기의 절이었으나,이후 대형 불사를 일으켜 수십개의 전각,탑을 갖춘 대형 사찰이 됐다.김천IC를 나오자마자 우회전한 뒤 다시 우회전해 4번 국도를 타고 12㎞ 정도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영동고속도로 삿갓봉 온천(여주IC)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인 삿갓봉(당고개)에 위치하고 있다.지하 800m에서 솟아오르는 최고 수질의 온천수를 자랑한다.국내 최초로 안데스산 청정호수염에 아로마테라피를 접목시킨 ‘아로마 소금탕’을 즐길 수 있다.깨끗한 숲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등산과 산책을 하며 산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요금은 일반 5000원,미취학아동 4000원.(031)885-4800. 구룡사(새말IC)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절로 치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다.울창한 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산책은 물론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좋다.또 계곡 안쪽으로 구룡폭포를 비롯하여 귀암,용연 등의 경치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치악산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3200원,어린이 700원.(033)732-4800. 강원참숯 숯가마(둔내IC)는 참숯으로 유명한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래골에 자리잡고 있다.36년 동안 오직 숯만 구워온 최흥원(67)씨가 재래식으로 숯을 굽는 곳이다.이곳의 숯가마는 숯을 꺼낸 뒤 하루동안 열기를 식히고 다음날 황토숯찜질방으로 개방된다.숯가마는 모두 24개.이중 평일 2곳,휴일 3곳 정도가 찜질방으로 개방된다.나일론 옷은 고온에 녹기 때문에 반드시 면제품 옷을 입어야 한다.입장료는 5000원,면옷 대여 2000원.(033)342-4508 월정사(진부IC)는 오대산 동쪽 계곡에 있으며 1㎞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과 함께 오대산을 상징하는 사찰이다.국보 48호인 팔각 9층 석탑 및 보물 139호 월정사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볼 수 있다.(033)332-6664.여유가 있다면 역시 오대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자생식물원도 가볼만 하다.총면적 3만 3000여평에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야생화와 식물 10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033)332-7069. 임창용·나길회기자 sdragon@seoul.co.kr
  • [종교플러스] 한국불교신문 홈피 1년만에 재개통

    한국불교 태고종의 홍보와 사이버 포교를 담당하는 한국불교신문사 인터넷 홈페이지(www.kbulgyonews.com)가 1년 간의 준비 끝에 재개통됐다.홈페이지는 종단,종무원,사찰,사회,사설,문화,오피니언,특집 등 불교계의 분야별 소식을 싣고 있다.(02)382-5468.
  • 美·EU, 이란 핵 결의안 합의

    미국과 프랑스·영국·독일 등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들이 17일 이란의 핵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합의했다. 결의안 초안의 주요내용은 핵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이란에서 박탈하고,이란이 관련 조건들을 충족시키도록 간접적으로 시한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또 초안은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기 이사회에서 “추가조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한다.”고 돼 있다.이에 정통한 외교관들은 ‘추가조치’는 이란이 결의안에서 정한 조건들을 거부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초안은 프랑스와 영국·독일이 마련했으며 미국과 호주,캐나다가 동의했다.미국과 유럽 주요 3국이 초안에 합의함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결의안이 35개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미국은 이란이 거부하면 제재를 가할 수 있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내용이 명문화되기를 원했다.그러나 EU 회원국들이 반발하자 미국은 호주의 중재로 ‘안보리 회부’의 표현을 빼는 선에서 타협했다. 앞서 미국의 ABC방송은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연구원의 말을 인용,“테헤란 남동쪽의 ‘파르친’ 군사단지에서 이란이 핵 개발을 진행중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올브라이트 연구원은 파르친 군사단지가 핵무기 연구와 실험,생산기지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이 촬양됐다며 이를 공개했다. 국무부 관계자도 이곳 일부에서 핵 실험과 관련됐을지 모르는 특정 활동에 의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관리는 “테헤란 근처에서 핵 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증거가 없지만 관심을 갖고 계속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IAEA의 결의안 채택에 영향을 주려는 ‘새로운 거짓말’에 불과하며 농축활동은 핵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평화적인 목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도 이란이 극비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재래식 군사단지로 알려진 ‘파르친’에서 IAEA가 핵 사찰을 벌인 적은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우리 동네 이야기] 평창동

    [우리 동네 이야기] 평창동

    강북에서 성북·한남동을 전통적인 ‘부촌(富村)’으로 꼽는다면 종로구 평창동은 ‘권좌(權座)의 마을’이라 할 수 있다.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비롯 정몽준,김기춘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 20여명이 여기에 살고 있다.하지만 재벌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포함해 일부 오너 가족이 거주할 뿐 많지 않다. 정계 인사들이 평창동을 선호하는 것은 청와대와 물리적으로 가까우며 내부순환도로와 서강대교를 타면 국회까지 쉽게 진입할 수 있어서다. 평창동이 권력을 가장 크게 발휘했을 때는 YS시절이다.문민정부의 실세였던 최형우,서석재 전 의원과 이원종 충북지사 등이 평창동에 터를 잡았다.YS의 차남 김현철씨도 반포에서 평창동으로 옮겨왔다.하지만 평창동 출신들의 말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최 전 장관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서 전 의원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소통령’ 김현철씨도 한보 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했으며 대선에 나섰던 정몽준 의원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평창동이 이제는 문화권력을 넘보고 있다.1970년대 말 토탈미술관을 필두로 1998년에는 가나아트센터가 들어오면서 점차 예술촌(藝術村)으로 바뀌고 있다.사자골길 삼거리에는 가나아트센터를 따라 갤러리세줄,그로리치화랑,김종영미술관 등 미술관과 화랑이 대거 옮겨왔다.임옥상,전병현 등 현직 작가들의 작업실인 가나아뜰리에와 ‘에꼴 드 가나(Ecole de Gana)’라는 전업작가를 위한 교육기관까지 생겼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01년에는 문학평론가 이어령씨와 부인 강인숙씨가 영인문학관을 열었다.여기에는 소설가 이상을 비롯해서 채만식,이광수,박두진,황순원,박종화,김억 등 현대문학을 이끌어온 거두들의 육필 원고와 만년필,안경,주민증 등 애장품이 전시돼 있다. 평창동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대동미를 관장하던 선혜청(宣惠廳)의 평창(平倉)이 있었던 자리에서 유래한다.1914년 경기도 고양군 은평면 평창리에 속했다가 1949년 서대문구,1975년에는 종로구 관할로 변했다.행정동의 평창동은 법정동 구기동까지 포괄한다. 국립공원인 북한산과 인접해 개발제한구역과 고적이 많다.승가사와 문수암 등 오래된 사찰이 있으며 비봉에는 북한산 진흥왕순수비유지,구기동과 홍은·불광동의 경계를 짓는 비봉에서 홍지문까지 이어진 탕춘대성도 있다. 면적은 8.92㎢로 종로구에서 가장 넓으며 인구는 6800여가구 2만여명이다.이 가운데 약 10%인 700가구가 전망이 좋은 산자락에 위치한 고급주택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7일부터 ‘한국 전통매듭’ 특별전

    무형문화유산인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국 전통 매듭·균형과 질서의 미학’ 특별전이 7일부터 10월1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박물관 등에서 소장해온 전통 유물,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기능보유자 김희진(70)선생이 모은 유물과 창작품 등 200여점을 선보인다.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왕(英王·이은 1897∼1970)과 그의 비 이방자(李方子·1901∼1989)여사가 갖고 있던 매듭,영·정조 시대의 국새 장식용 매듭,국악기·노리개·주머니,조선시대 남성용 장신구를 장식했던 매듭이 포함돼 있다.특히 사찰에서 쓰는 가마의 장식물인 ‘연 수식’(길이 250㎝·보문사)과 왕가의 상여 네모퉁이에 달던 ‘대봉유소’(길이 235㎝·국립민속박물관)는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다. 다음달 2∼8일 열리는 ‘2004 서울세계박물관대회’의 주제인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에 맞춰 기획됐다.조선시대 궁중문화의 품격과 삶의 모습,그 맥을 이어 나갈 미래상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번 전시를 위해 유물과 창작품 등 430점을 기증한 김희진 선생은 ‘한국의 전통 매듭의 이해’라는 주제로 15일 오후 2∼4시 국립중앙박물관 강당에서 특별강연한다.(02)2077-9484.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강화도와 행담도/서동철 사회부 차장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다 보면 행담도와 만나게 된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50여명의 주민이 바지락을 잡아 살아가던 작은 섬이다.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에 속하는 행담도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산만을 건너뛰는 징검다리가 됐다.이 섬이 없었더라면 길이 7310m의 서해대교를 세우는 작업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아산만이 바라다보이는 바닷가에는 휴게소가 지어졌다.아마도 가장 호쾌한 풍광을 가진 고속도로 휴게소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휴게소는 여름휴가 기간동안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지만,이 섬이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1868년 5월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몰고온 1000t급 차이나호는 바로 이 행담도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소총으로 무장한 일행은 작은 배로 갈아타고 삽교천을 거슬러 구만포로 상륙했다.이후 덕산에 있는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시신을 파내려 무덤을 파헤쳤으나,실패하고 황망히 도주했다는 얘기는 국사시간에 배운 바와 같다. 오페르트 사건을 떠올린 것은 프랑스인 페롱 신부가 여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병인박해(1866년) 당시 동료 프랑스 신부들이 순교하는 과정에서 간신히 중국으로 탈출한 페롱 신부는 그만큼 조선 전교(傳敎)의 뜻이 남달랐을 것이다.일행이 시신을 ‘인질’로 대원군과 통상 및 선교를 흥정하고자 한 것도 조선인들이 조상을 극진히 모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조선 전교의 실마리를 어떻게든 찾겠다는 뜻은 평가받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남연군의 묘를 파헤친 사건은 결과적으로 천주교 탄압만 심화시켰다. 강화도는 기독교 선교의 역사에서 또 다른 교훈을 주는 섬이다.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언덕에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은 지금 사제관의 한옥 지붕을 다시 이느라 분주하다. 강화성당은 영국인 트롤로프 신부가 구상하여 1900년 완성시켰다.정문에 해당하는 외삼문에 들어서면 성당인지,절인지 잠시 혼란을 겪게 된다.절을 호위하는 사천왕문의 모습을 한 내삼문이 방문객의 앞을 가로막기 때문이다.내삼문에는 절에서 봤음직한 큼직한 한국식 종도 하나 매달려 있다. 2층 한옥으로 지어진 본당도 서양의 전통적 성당건축인 바실리카 양식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절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다만 ‘대웅전’이 아니라 ‘천주성전’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기둥글(柱聯)에도 ‘삼위일체천주만유지진원(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같은 천주교 성구가 씌어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강화성당에서는 오페르트 일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한 애정이 읽혀진다.조선인 대부분이 익숙했을 불교사찰의 분위기는 기독교라는 새로운 서양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크게 줄여주었을 것이다.‘현지인’에 대한 배려가 선교 효율의 극대화를 노린 성공회의 노하우라고 해도 가치는 퇴색하지 않는다.나의 신념을 설득하기에 앞서 상대의 신념을 먼저 끌어안는 것은 종교의 범주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 23일부터 서울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가 열리고 있다.케냐 출신의 사무엘 코비아 WCC총무는 “한국은 가난한 나라에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 서구의 일부 부국(富國)이 저지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중동이든,아프리카든 한국 기독교의 해외 선교가 오페르트와 페롱 방식이 아니라 강화성당을 지은 트롤로프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일 것이다. 서동철 사회부 차장 dcsuh@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3)물마루의 세계, 바다미륵의 세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3)물마루의 세계, 바다미륵의 세계

    비행기에서 내려서자 후끈 습한 열기가 숨을 막는다.무더위 속에 박제된 듯한 육지와 달리 선들거리는 해풍이 불긴 불었으나 여름이 제주도라고 피해가지는 않는 모양이다.덥다.그러나 제주의 신화 속에 발을 담그면 어느새 더위를 잊게 된다.우선 구전되는 신화에 귀를 열자. 오래 전,북제주 김녕에서의 일이다.이곳에 사는 어부 윤동지가 고기를 낚으려고 물 깊이 천근수를 내렸더니 커다란 돌덩이가 걸려 올라왔다.이상하다싶어 돌을 내던지고 다시 그물을 내렸지만 똑같이 돌덩이가 걸려 올라왔다.장소를 바꿔서 그물을 내려도 마찬가지였다.사흘째도 돌이 올라오더니 드디어 그날 밤 꿈에 현몽하였다.“나를 곱게 모셔주면 자식 귀한 사람들이 자식을 얻도록 해주겠다.” 윤동지는 ‘조상이 내게 오셨구나.’싶어 그 돌을 가져다 미륵으로 모셨다.그러나 애기가 울어대고,강아지가 짖어대는 바람에 미륵을 편히 모실 수가 없게 되자 지금의 미륵당으로 옮겨 따로 모셨다고 한다.말하자면 ‘바다에서 온 미륵’인 셈이다. 이렇듯 ‘바다 미륵’에 관한 전설은 북제주군 곳곳에 남아있다.김녕의 미륵당은 서문 하르방당,윤동지 하르방,미륵보살 하르방으로도 불린다.옛날 김녕에 동·서문이 따로 있었는데,서문 밖으로 미륵당을 옮기면서 서문하르방당이 되었다.윤씨하르방이란 윤씨가 바다에서 건졌다 하여 붙여진 이름. ●북제주군 곳곳에 하르방 남아 있어 김녕미륵은 일주도로변 아름다운 해변에 좌정하고 있다.바닷가로 흘러내린 용암과 백색의 모래사장이 바닥이 들여다 보이는 파란 바닷물과 조화를 이룬 곳.바람막이 돌담을 거느린 미륵이 바다를 향해 정좌해 있고,작은 나무 두어 그루가 해풍을 막아서 있다.제주도에는 널린 용암 자연석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를 굳게 미륵이라고 믿고 신봉한다.이 서문하르방은 기자와 미륵신앙이 하나로 결부된 산육신(産育神)인 셈이다. 북제주 삼양에도 비슷한 전설이 남아 있다.김첨지라는 이가 어느날 잠자리에 들었다가 화들짝 잠을 깼다.미륵먹돌이 선몽한 꿈을 꾼 것.이상하다고 여긴 그는 서둘러 꿈에 보인 곳을 찾아가 낚싯줄을 던지니 먹돌 하나가 걸려 올라왔다.김첨지는 먹돌을 품고 집으로 돌아와 알가름의 팽나무 아래에다 미륵으로 모시고 서물날(음력 11일과 26일)마다 제를 올렸다. 그 후 첨지 집안은 우환이 사라지고 복이 넘쳤는데,이를 전해들은 동민들도 그를 따라 미륵먹돌을 모셨다.서물날 이 미륵돌을 건져 서물당이 되었으며,이 때문에 서물 물때에 맞춰 제례를 올렸다.지금도 나무가 우거진 돌담 안에는 제단이 놓여져 있고,미륵먹돌은 제단 밑에 묻혀 있다. 북제주 화북의 미륵 역시 바다에서 태어났으나 약간 다른 점이 있다.바다에서 건져 ‘나에게 태인 조상’이라고 믿고 조상신으로 모셨더니 동지벼슬도 얻고 부자가 된 것까지는 같다.그러나 마을 청년들이 소용없는 짓이라며 미륵을 당 밖에 내버리고 불을 지르려고 했다.그러자 돌미륵이 제 발로 걸어 나왔으며,이 와중에 미륵의 몸 곳곳에 상처가 났다.이 상처는 동민들에게 피부병으로 나타나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뛰늦게 이를 깨달은 동민들이 다시 미륵을 정중하게 모시자 피부병이 씻은 듯 나았다고 전한다.피부병을 다스리는 미륵불인 셈이다. 필자는 10여년 전,작은 책 한권을 준비하면서 민중의 삶에 유전되는 미륵을 ‘마을미륵’으로,특히 제주도 마을미륵을 ‘바다미륵’으로 규정했었다.바다미륵의 출현은 확실히 ‘제주도적’이어서,육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육지미륵의 원조는 역시 백제 무왕이 건설한 익산 미륵사.미륵사 미륵은 삼존불이 솟구치면서 현현하였다.이렇듯 육지의 미륵은 거개가 땅에서 솟구쳤다.미륵출현의 기이(奇異)는 대단히 비의(秘儀)적이라 꿈에 현몽하여 당신의 존재를 알린다.그런데 제주 미륵은 땅이 아닌 바다에서 올라왔다. 알다시피 미륵은 ‘미래불’이다.석가모니 불타가 2500년 전에 중생을 제도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열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도솔천 용화수 아래에서 중생제도를 행할 삼회를 기다리는 ‘마스터 플랜’이 그것이다.불교가 개창된 이래 미륵신앙은 하나의 운동,즉 미래불을 향한 기다림이었다.그 미륵이 천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래불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이 땅의 민중이 미륵신앙을 대하는 모습은 포괄적이었다.목잘린 불상,목만 남은 불상,내력도 모른 채 밭을 갈다가 얻은 불상,더 나아가 단순한 돌덩이일 뿐인 바위,그것을 민중은 미륵이라고 믿어 왔다.미륵불의 현신이 이처럼 다양한 나라가 또 있을까.제주도 미륵은 이 다양성에다 ‘바다’를 보탰다. 땅과 달리 바다에서 미륵이 출현하는 방식은 해양문화사나 불교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녀 가히 ‘물마루의 세계관’이라 이름할 만하다.물마루는 수평선을 뜻한다.수평과 수직의 세계관은 다르다.한국문화의 기본 신앙 격인 산신신앙의 산은 수직적이다.단군 할아버지가 신단수로 ‘내려온다.’고 했을 때,당수나무에 빌면서 ‘설설이 내리소서.’ 했을 때도 수직적 강신은 금방 확인된다.제주도에도 한라산에 오르면 이런 산신이 있다. ●바다에서 올라온 제주미륵 신화 그러나 바닷가는 다르다.바다의 민중은 물마루를 보며 산다.물마루는 희망이자 절망이다.외지 물화를 가득 실은 배도 물마루에 오를 때는 돛대 끝자락부터 모습을 드러낸다.벌떼처럼 들이닥치는 왜구의 선단이 이 물마루에 돛대를 들이밀면 이곳 사람들은 서둘러 산으로 숨어들어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느낀 점이지만,바다 위에 뜬 섬은 물마루에 홀연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져 이내 망망대해로 변하곤 한다.거기에 섬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이 뒤섞여 있다.이처럼 제주도의 바다미륵에는 평생동안 물마루를 지켜보면서 일상을 시작하고 마감하는 섬 사람들의 수평적 세계관이 층층이 잠복해 있다. 이번 여행에서 확인한 재미있는 점은 제주도의 바다미륵이 모두 북제주 쪽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생각컨대,이는 육지로부터 전래된 불교가 북쪽에 먼저 선을 보인 결과이리라.바닷가에 흔한 해수관음 신앙보다 바다미륵을 받아들임으로써 독자적인 민중적 신앙체계를 구축한 제주사람들의 면모가 새삼 돋보인다.당래하생(當來下生)을 서원했던 제주사람들의 꿈이 바다미륵으로 구현된 셈이다. 살펴 보면,제주 불교는 민간적 토속신앙과 결탁하는 경향이 특히 강하다.‘절 가듯 당(堂)에 가고,당 가듯 절에 가는’ 식이었으니 가히 비승비속(非僧非俗)이요,무불융합(巫佛融合)의 전형인 것이다.수많은 불교신앙 중 미륵만이 유일무이하게 신당(神堂)과 결부돼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물마루의 수평적 질서는 우리나라만의 내림이 아니다.음력 7월14일,올해로 따져 8월29일 일본 오키나와의 하테루마지마(波照間島) 주민들도 어김없이 미륵제를 지낼 것이다.이들은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며 미륵보살을 앞세워 축제를 벌인다.미륵신앙이 멀리 바다를 건너 머나먼 섬까지 파급된 것이다.일본 본토의 이토(伊豆)반도 같은 해안가에도 미륵신앙이 전래돼 풍요와 다산의 주술을 담당한다.오키나와의 수많은 불교신앙 중 미륵이 차지하는 위상은 단연 돋보인다.그 미륵은 엄숙하게 사찰에 모셔지지 않고 마을민의 축제에 불려다니고 있는 중이다.이런 마당에 해상교류 강국이었던 옛 유구국 사람들의 물마루적 세계관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일본 오끼나와까지 파급된 제주 미륵신앙 이런 바다미륵을 말하자면 제주읍성의 동·서문 밖에 1기씩 남아 있는 미륵을 빼놓을 수 없다.바로 지금의 제주시 동편 건입동과 용담동 한두기(大甕浦口)가 그곳이다.마을에서는 이 미륵을 일러 미륵돌미륵,미륵부처,혹은 서자복미륵,동자복미륵 등으로 부른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 해륜사(海輪寺)를 일명 서자복사,만수사(萬壽寺)를 일명 동자복사라고 부르고 있는데,여기에서 미륵명칭이 유래됐음직하다.지금은 민가에 둘러싸여 있지만 제주시 한두기포구와 제주항이 굽어보이는 건입동 쪽에 위치해 지금까지 거친 제주 바다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망망대해를 오가면서 배를 기다리다 보면 사람들의 시선은 한결같이 물마루에 모인다.물마루에 배가 떠올라야 그 지루한 기다림이 끝나기 때문이다.누구나 미술시간에 수직과 수평의 구도를 배웠으리라.바다에서는 물마루의 수평선 하나가 다른 모든 구도를 압도한다.그 수평은 평온한 것 같지만,태풍이라도 거느리면 노도로,해일로 거칠 게 없는 ‘파문’을 일구기도 한다. 이런 ‘물마루의 철학’을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바다를 이해하는 첩경이다.세계의 수많은 모험가와 항해자들이 목을 매면서 지켜보았을 그 물마루를 바라보면서 제주민중은 바다미륵을 건지고 있었던 셈이다.
  • 여름방학 숙제 마무리 여기가 ‘딱’

    여름방학 숙제 마무리 여기가 ‘딱’

    8월 중순,한여름 더위 막바지.피서도 끝나가고 아이들의 개학도 이제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이제 서서히 개학 준비를 해야할 때다.방학과제물이 특히 걱정이다.학원이다 피서다 해서 방학을 보내다 보니 밀린 과제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더욱이 체험학습형 과제가 많은 초등·중학생들은 마음만 바쁘기 십상이다.그러나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한나절이나 하루만 시간을 내면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유익한 곳이 적지 않다.재미있게 방학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울·경기 지역의 흥미 만점 이색박물관을 소개한다. ●한국전통의 멋과 얼을 찾아서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세중옛돌박물관(www.stsmuseum.com)에서는 전통 신앙과 불교와 연관된 1만여점의 석물을 감상할 수 있다.왕릉과 사대부집 묘 앞 문인석에서부터 왕릉을 보호하던 석수,망부석,동자석,효자석,돌솥,맷돌 등 선인들의 돌 유물까지 망라돼 있다. 용인의 등잔박물관(www.deungjan.or.kr)은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조상들이 썼던 등잔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나무·유기·철제·도자·토기 등잔과 청동·은입사 무쇠촛대 등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과천에 있는 마사박물관(www.kra.co.kr/Kra/html/kra_intro_new13.html)에는 흙으로 만든 말과 안장,띠고리,마패 등 말과 관련된 13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주변에는 경마장과 국립현대미술관도 있어 주말 나들이에 권할 만 하다.여주에 있는 목아박물관은 불상과 불화 등 불교 관계 유물과 목공예 작품 6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민속생활사를 체험하고 싶다면 파주의 두루뫼박물관(www.durumea.org)을 추천할 만 하다.원삼국·삼국·고려·조선시대의 각종 민속 생활용품 1500점이 전시돼 있다.특히 토담과 사립문,터주가리,업양가리,서낭당,솟대,원두막 등 민속문화재를 복원,전시해놓은 것이 볼 만하다. 서울을 벗어나지 않겠다면 종로구 명륜동에 있는 짚풀생활사박물관(www.zipul.co.kr)을 찾아가보자.짚풀 관련 민속자료 3500여점을 비롯해 연장,조선시대 못,한옥문 등을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다.매주 한두 차례 볏짚과 수수깡 등으로 망태기와 복조리 등 생활용구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쌍문동에 있는 옹기민속박물관(www.onggimuseum.org)은 우리나라 전통 옹기만을 모아놓은 곳이다.곡식과 장류,김치 등을 보관하던 옹기에서부터 요강과 거름통까지 볼 수 있다.1층 천장에 그려져 있는 800여종의 사찰·궁궐의 전통 단청문양도 볼거리다. ●하루에 끝내는 외국문화 체험 전 세계 지구촌 민속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다면 남산 서울타워에 있는 지구촌민속박물관(www.jiguchonmuseum.org)을 추천한다.각 대륙별로 마련된 전시관에 180여개국에서 수집한 민속유물이 전시돼 있다.세계의 인형만을 모아놓은 세계인형관과 역대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이 쓰던 지팡이만을 보여주는 지팡이관,세계 민속 탈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민속탈관 등도 볼 만하다. 일산에 있는 중남미문화원(www.latina.or.kr)은 중남미 지역에서 30여년 동안 외교관으로 재직했던 이복형 원장이 만든 박물관 겸 미술관이다.중남미 토기와 석기,가면,가톨릭 예술품에서 석상과 브론즈 등 중남미 문화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월∼토요일에는 예약을 하면 전통요리인 파에야를,주말에는 멕시코 전통음식인 타코를 즐길 수 있다.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티벳박물관(www.tibetmuseum.co.kr)도 볼거리가 쏠쏠하다.60여평으로 작은 규모지만 티베트인들의 불교미술과 일상 생활용품을 알차게 전시하고 있다. 종로구 화동에 있는 장신구박물관(www.wjmuseum.com)은 전 세계의 아기자기한 장신구 1000여점이 전시돼 있는 곳이다.호박 장신구를 비롯해 라틴 아메리카의 황금 장신구,유럽의 유리구슬 목걸이,중세와 근세 에티오피아에서 제작한 은십자가 등 각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져 있는 유물들이 많다.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셀라뮤즈자기전시관은 주택가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근·현대 유럽도자기 전문 박물관이다.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프랑스,독일,덴마크의 명품 자기와 유리 예술품 500여점에 아시아 도자기도 함께 전시돼 있다.세계의 자기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놀이·공부·숙제를 한곳에서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www.comicsmuseum.org)에서는 우리 만화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우리 만화사를 빛낸 작품이 연대기별,작가별,장르별로 전시돼 있는 자료관에서는 희귀만화와 만화의 제작과정을 배울 수 있다.전시관에서는 오는 11월30일까지 ‘길창덕 만화세계 50년 ’이 열리고 있다.체험관에는 만화의 한 장면에 들어가 볼 수 있는 ‘만화 장면 속으로’,만화를 그려보는 ‘체험교육실’,3D애니메이션 상영관 등이 마련돼 있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는 로봇박물관(www.robotmuseum.co.kr)에서는 전 세계 로봇의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다.로봇의 태동 단계에서부터 지능형 로봇까지 로봇을 통한 문명발달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로봇 콘텐츠 3500여점이 전시돼 있다.40여개국의 초기 로봇과 스페이스 실물 오브제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서울 신천동에 있는 삼성어린이박물관(www.samsungkids.org)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체험식 박물관이다.부모와 함께 직접 만지고 조작해보고 실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아이들의 탐구와 표현 능력을 길러주는 과학·미술·방송국·사회·문화 등 11개 전시 및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심화 내용에 대해 특별교육 프로그램이 연령대별로 준비돼 있다.여름방학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예매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테마별로 골라보는 재미 특정 주제만을 다루고 있는 이색 박물관도 흥미롭다. 서울 종로구 삼청공원 건너편에 있는 부엉이박물관(www.owlmuseum.co.kr)은 부엉이를 주제로 한 미술품과 공예품,생활용품 200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24평으로 규모는 작지만 부엉이를 주제로 한 접시·화병·지폐·동전·토기·봉제·유리 등 풍부한 볼거리가 자랑이다.차와 음료를 무료 제공하며,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평양박물관은 화장품과 차에 대한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선사시대에서부터 근대까지 왕족과 사대부,평민들이 쓰던 화장용기를 살펴볼 수 있다.분합과 연지합,유병 등 화장용품 용기에서부터 대야,거울,손톱다듬기,빗,귀고리,귀이개,반짇고리,실패 등 침구류와 장신구,다구류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수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의 색과 문양의 자수와 보자기,의상 등 3000여점의 자수제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2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실과 바늘,옛 의복까지 한 눈에 둘러볼 수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한국은행 본점에 있는 한국화폐금융박물관(museum.bok.or.kr)은 우리나라 화폐의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한국은행의 설립 배경과 목적,한국은행의 업무에서 화폐가 만들어지고 순환하는 과정,위·변조 화폐 식별법,미래의 화폐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화폐와 역사정보와 관련된 자료도 전시돼 있다.오는 10월31일까지 ‘시대와 화폐전’도 열리고 있다.국가보호시설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려면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기슭에 있는 분재박물관(www.bonsaitv.com)에서는 분재를 보고,직접 가꾸는 법을 배울 수 있다.2300여평에 80종,1200여개의 분재가 전시돼 있다.분재의 역사를 민화와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자료실과 분재에 대한 강의와 실습이 이뤄지는 분재생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www.stm.or.kr)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전문 박물관이다.자동차 모형과 부품,액세서리 등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비롯해 경주용차,스포츠카,컨셉트카 등을 감상할 수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태엽 자동차와 초기 교통수단인 마차와 자전거 등 세계의 교통·운반수단도 전시돼 있다.용인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도 가까워 주말 나들이에는 제격이다. 식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용인에 있는 국내 최대의 사립식물원인 한택식물원(hantaek.co.kr)을 권한다.20만여평에 수생·희귀·약용·덩굴·음지식물관과 잔디화원,구근원,나리원,호주·남아프리카 온실이 갖춰져 있으며,자생식물 2500여종,외래식물 4500여종을 살펴볼 수 있다. 여주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www.han-ul.or.kr)은 주제별로 다양한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다.편지와 교지 등 고문서가 전시된 고문서유물관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과학기기를 비교할 수 있는 과학유물관,심청전 활자본과 춘향전 등 국보급 사료를 모아놓은 전적 유물관 등이 볼만하다. 김포에 있는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엄마·아빠 세대의 학교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60∼80년대 학교에서 쓰던 비품과 교과서,교재는 물론 사각 양은 도시락,갈탄 난로,풍금 등 지금은 사라진 옛 교실의 풍경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일제강점기의 교과서와 교복,통지표,책가방,칠판 대용으로 쓰던 석판 등도 전시돼 있다.인두와 다리미,새끼 꼬는 기계인 메기틀 등 전통 농기계와 옛 생활용구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종교단신]

    ●한명국목사 BWA 차기 부회장에 한명국 서울침례교회 목사가 최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세계 45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계침례교연맹(BWA) 상임위원회 국제회의에서 차기 부회장으로 지명됐다.BWA의 부회장은 모두 16명으로,임기는 5년이다.한 목사는 내년 3월 실행위원회의 최종 결의를 거쳐 7월 영국 버밍햄 세계침례교대회에서 정식 취임한다. ●생명살림불사 추진委 7일 발족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생명살림불사 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오는 7일 오후 1시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열린다.추진위원회는 공양미를 친환경농산물로 올리자는 운동과 생명살림불사 교육원 마련을 위한 기금 조성사업 등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02)733-1884. ●해외입양인 위한 문학의 밤 대한불교 천태종 사회복지재단은 미국·덴마크 등 15개국 430여명의 해외입양인들을 위한 ‘문학의 밤’행사를 5일 오후 6시 서울 관문사 옥불보전에서 연다.행사는 환영행사 및 만찬,승무와 태껸 공연,민속예술단 초청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이들 입양인은 4∼8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제2회 귀순동포 영성수련회 한국기독교 귀순동포 정착지원 협의회는 오는 16∼18일 경기도 남양주 천보산 민족기도원에서 최근 집단 입국한 탈북동포 450명을 대상으로 제2회 귀순동포 영성수련회를 연다.수련회에서는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유관지 수지 목양교회 목사 등이 강연을 한다. ●장애아동 템플스테이 열어 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별바라기와 공동으로 5∼7일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서 장애아동 템플스테이를 연다.교사,자원봉사자 등 18명의 도움을 받아 행사에 참가하는 장애아동 13명은 명성황후 생가 방문,사찰 예절,도자기 제작 체험,참선요가 등을 체험한다.
  • [산 오르記] 장성 백암산

    [산 오르記] 장성 백암산

    백암산(741.2m)은 호남정맥의 원줄기를 이룬다.서쪽으로는 입암산,충녕산,유달산 등을 거쳐 신안군까지 뻗치고,동으로는 불태산,지리산,백운산 등으로 이어진다.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을 가르며,내장산의 일부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산세나 경관은 내장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사시사철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며,고찰 백양사가 둥지를 튼 명산이다. 더위를 식혀줄 비가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산행에 나섰다.백양사 입구 주차장에 이르자 휴일을 즐기려는 연인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빗방울이 제법 굵어지자 일부는 우산을 펼쳐들고 운무가 자욱한 진입로 숲 터널 속으로 사라진다.사찰까지 300m쯤 이어진 포장도로가 금세 어두워진다.햇볕 쨍쨍한 날에도 가느다란 빛줄기조차 투과하지 못하는 곳이다. 길 양쪽엔 수백년 됨직한 갈참나무와 느티나무,애기단풍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활엽 관목림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지칠 줄 모르는 매미 울음이 하모니를 이룬다. 모처럼 한가로움을 즐기며 발길을 재촉했다.백양사 바로 아래쪽 쌍계(2개의 연못)오른편에 ‘비자나무숲 모니터링 지역’이란 팻말이 보인다.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된 이곳 비자나무 군락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아름드리 나무엔 도토리만한 비자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비자는 예부터 기생충인 촌충을 구제하는 데 쓰였다.이곳 비자나무숲은 고려 고종때 각진국사가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백암산은 굴거리나무 숲(천연기념물 제91호),갈참나무,졸참나무,고로쇠나무,때죽나무,아기단풍 등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져 전국 숲 해설가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쌍계루(雙溪樓)를 지나 고불총림 백양사에 들어서자 전국의 불자와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백양사는 조계종 제18교구의 본사로서 각진국사를 비롯해 만암 대종사,서옹 종정 등 이름난 스님들이 거쳐간 절이다.백제 무왕때 승려 여환이 창건해 백암사라 이름 지었다.그 후 고려 덕종때 중연선사가 중창하며 정토사(淨土寺)라 개칭했으나 조선조때 환양선사가 중창하며 다시 백양사로 바꿨다. 환양선사가 학바위 아래 영천암에서 제자들에게 아미타경을 설법할 때 백양(白羊) 한마리가 내려와 경청한 뒤 눈물을 흘리며 사라졌다고 하여 백양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천연림으로 이뤄진 등산로에 접어들자 빗줄기가 잦아든다.하늘을 쳐다 봤더니 보이질 않는다.관목수림이 비를 막아 우산 노릇을 했나보다. 직각에 가깝게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한참 올라가니 약사암이다.시간은 꽤 지났지만 고작 500m를 올라왔을 뿐이다.숨이 막히고 온몸이 땀에 젖는다.가파른 절벽아래 세워진 약사암이 위태로워 보인다. 약사암에서 한숨 돌리고 50여m쯤 올랐다.향내가 진동하는가 싶더니 목탁 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절벽에 천연동굴이 아가리를 내밀고 있다.석굴암같은 동굴안엔 부처님 상이 본사를 굽어보고 서 있고,그 아래에서 한 스님이 독경에 열중이다.아래쪽엔 석간수가 흘러나와 약수터를 이루고 있다. 목제 계단과 자갈길을 따라 700m쯤 올라가니 백학봉이 나타난다.학바위라고도 하며 이 산의 이름이 이 흰색 바위에서 유래됐다.북동쪽으론 내장산이,서남쪽으론 입암산이 안개속에 희미한 자태를 드러낸다.등산로의 난코스는 여기서 끝난다.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백양사∼영천굴∼약사암∼백학봉∼상왕봉∼운문암∼약수동계곡∼백양사이다.총 10㎞ 남짓한 거리로 5시간 정도면 종주가 가능하다.백학봉∼상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등산로는 평이한 편이다. 주변엔 떡갈나무,비자나무,조릿대밭이 널려 있다.최정상인 상왕봉 조금 아래쪽의 운문암엔 지난해 입적한 서옹 방장스님이 오랫동안 머물며 수행했던 곳.아무리 안개낀 날씨에도 문만 열면 산 아래 전경이 훤히 드러난다고 해 운문암(雲門庵)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약수동 계곡을 따라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빗줄기가 거세지고,한치앞을 분간하기 힘들다.그래도 빗속의 등산은 더위를 식혀주어 또다른 맛이 난다. ●볼거리·먹을거리 백양사 인근 남창계곡과 몽계폭포가 여름 휴양지로는 그만이다.장성호와 영화촌 금곡마을,홍길동 생가터 등도 둘러 볼 수 있다.장성군청 문화관광과(061-390-7224).장성호 주변의 청암가든(061-393-8823)은 메기탕(1인분 6000원)가물치회 (1㎏ 2만5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백양사 집단시설지구엔 산채정식과 도토리묵 집이 즐비하다.주변경관과 풍치가 빼어난 백양관광호텔(061-392-0651),가인마을 민박촌(061-392-7683).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IC에서 1번 국도로 진입한 뒤 8㎞쯤 가다가 738번 지방도로를 타고 3㎞쯤 가면 백양사 입구에 이른다.광주에서는 버스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0여 차례 운행되며 50분쯤 소요된다.내장사 쪽에서는 추령 고개를 넘어 복흥3거리에서 백양사로 이어지는 국도를 타면 된다.단풍철만 제외하면 사찰 입구의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기고] 이제 불교가 세상 속으로 간다/현고 스님/조계종 전통문화사업단장

    먹고 사는 방법은 세월 따라 바뀌고 먹고 사는 일이 생존의 결정적 요인이라서 그런지 방법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옛날에는 땅에 씨를 뿌리는 수고로움도 없이 대지와 태양이 빚는 결실을 잡아먹고 살았다. 그 후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는 수고를 더해야 하는 농사를 지어 살았다.인구가 늘자 자연자원에 태양 대신 인간의 기술을 더하여 공산품을 만듦으로써 높은 소득을 얻었다. 이런 굴뚝산업으로도 욕망의 배를 다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기술집적도가 높은 고도화된 산업활동과 굴뚝 없는 산업,즉 지식정보화 산업을 통해 보다 높은 소득창출을 했다. 우리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가운데서도 좋은 머리와 근면성으로 세계에서 20여위를 오르내릴 정도의 나라가 됐다. 그런데 고민은 지금부터다.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기고 3만∼4만달러의 고소득 고지를 확보하려면,어떤 경제활동이 있어야 할까? 지금 우리를 먹여 살리는 IT산업은 언제까지나 우리의 배를 채워 줄 수 있을까? 이구동성으로 오래 가지 않으리라고 한다.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문화산업이다. 문화산업은 타문화권이 구사할 수 없는 차별성과 창의성이 결정적인 경쟁력이다.차별성과 창의성의 원천은 우리들만의 문화 정체성이 그 바탕이다.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국가발전과 근대화를 서구화도 아닌 미국화와 경제개발 일변도로 추진하면서 문화적 가치를 도외시했고,자기 문화에 대한 멸시와 무차별 파괴,무분별한 외래문화 유입으로 지금은 거의 식민문화 상태에 있다. 그런 가운데 조계종과 그 소속사찰은 민족문화의 전통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계종이 계승해온 불교는 1700여년의 역사속에 민족의 피와 살이 되고 정신이 되어 이룩된 민족문화다.그래서 불교문화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이제 세상은 이런 조계종이 지닌 전통문화유산을 단순히 지키고 간직해 관람시키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국민적 부를 창출하는 문화산업 자원으로서의 활용과 가치창출을 요구한다. 이런 시대적 소명을 자각한 조계종은 2003년부터 온라인상에 수백개 사찰을 건립하는 ‘전통사찰 정보화사업’을 시작하였고,‘사찰체험(temple stay)’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국 거점사찰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운영중이다.그리고 지금부터는 우리가 지닌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재해석,재창조하여 상품적 가치가 있는 제품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모든 국민이 체험,구매하여 쓸 수 있도록 하는 전통문화산업 지원을 위한 센터건립과 개발을 시작하려 한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은 불교가 산중에만 머물지 말고 사람들과 동고동락하자고 애원해왔다.그러나 불교는 자기수행이 우선이라는 종래의 생각을 계속한 채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다.그러나 이제 책임있는 주체가 나서서 확실한 답을 주려는 것이다. 이번 조계종의 전통문화사업단 발족 의미는 불교가 민족전통문화로서 불교문화를 향수할 국민적 권리를 인정하고,주려는 데 있다. 전통문화체험,특히 불교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소득 창출의 수단이 되자는 것이다. 그러나 두렵다.경험과 지식이 짧아서 두렵고,상업주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이 두렵다. 그렇다고 스님들이 독점한 채 불공과 관광사찰만으로 한국불교 1000년의 미래사를 쓸 수 있다는 안일과 오만을 더이상 방관할 수는 없다. 시대적 상황속에 우리 불교가 취할 최적의 선택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온 현명한 사람들은 지금 우리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함께 발맞추리라 의심하지 않는다. 현고 스님
  • 보물 400호 선암사 승선교 복원

    300년 가까이 된 전남 순천 선암사의 승선교(보물 400호)가 12일 해체 복원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치(활) 모양의 승선교는 기초 자연암반 균열로 붕괴위험이 있어 2002년 11월 문화재청과 순천시가 4억 7000여만원을 들여 기초 암반을 화강석으로 보완하고 홍예석 147개 가운데 깨지거나 강도가 약한 32개를 새로 교체해 이달말 복원이 마무리된다. 둥그런 형태의 홍예석은 계곡물이 지나는 곳으로 길이 8.76m,최대 높이 6.34m,너비 3.62m다. 홍예석은 직육면체로 밑면이 좁고 윗면이 넓은 쐐기형으로 깎인 돌이다.한개 길이는 0.6∼1m인데 밑변의 폭과 높이가 30∼36㎝,60∼70㎝ 등으로 다양하다.복원에 쓰인 돌은 원래 재질과 흡사한 화강암으로 전북 익산의 함열면에서 가져왔다. 선암사 정문 앞 계곡을 가로지르는 승선교는 다리 양측 밑부분이 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차츰 내려 앉으면서 반원 형태가 뒤틀려 1년 8개월 만에 복원됐다. 승선교는 조선 숙종 39년(1713년) 이 사찰 스님인 호암화상이 6년 동안의 공사 끝에 완공했다.선암사 종무소 관계자는 “선암사는 사찰의 터 기운이 세서 다른 절에 있는 사천왕상이 없고,승선교를 건너기만 해도 세속의 잡념과 묵은 때를 털어버린다는 속설이 있다.”고 말했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립극장 17~21일 ‘범패 페스티벌’

    속세에서 접하기 힘든 불교음악 범패(梵唄)와 불교무용 작법(作法)을 서울 도심 야외무대에서 감상하는 기회가 마련된다.17∼2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범패 페스티벌’은 국립극장이 민족문화의 원류를 찾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무대는 각 지방의 사찰에서 전승되고 있는 5편의 범패와 작법을 선보이는 자리로,우리 전통예술의 한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다.범패는 불교의식인 ‘재(齋)’를 올릴 때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며 부르는 노래로,정가·판소리와 함께 3대 전통 성악으로 꼽힌다. 인도에서 발생해 9세기쯤 당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진 유래 때문에 주로 산스크리트어나 한문으로 돼 있지만 전승 과정에서 우리말 가사와 곡조로 된 한국식 범패 ‘화청’‘축원’등도 불려졌다.민요 명창들이 불러 유명해진 ‘회심곡’이 한 예이다. 무대에 오를 범패와 작법은 서울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영산재’(17일),전라도의 ‘영산작법’(18일),영남의 ‘불모산 영산재’(19일),조계종 스님들이 펼치는 ‘범패와 작법’(20일),현대 언어로 만들어진 ‘현충재’(21일).범패는 난이도가 높아 범패를 제대로 전수받은 스님들만이 수행할 수 있다.현재 태고종 사찰인 서울 봉원사에 보존회가 결성돼 범패와 작법을 가장 잘 보존·전승하고 있으며, 지방에 따라 전라도식 범패와 경상도식 범패가 전승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조계종 전통의식연구원,영산작법보존회,불모산 영산재보존회,조계종 불교어산작법학교,범패와 작법무보존회 등 주요 단체들과 동주 스님,이석정 스님,석봉스님,인묵 스님 등 예능 보유자들이 참여한다.영산재는 보통 사흘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행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각 범패의 주요 부분을 간추려 1시간30여분 길이로 축약해 선보일 예정. 예술감독을 맡은 최종민 국립극장예술진흥회장은 “불교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모두 다 안다고 할 수 없듯이 불상·불탑 감상 못지않게 불교음악과 불교무용을 직접 보고 듣는 것도 한국문화의 깊숙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행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국립극장은 이번 ‘범패 페스티벌’에 이어 내년에는 ‘굿 페스티벌’을 마련할 예정이다.1만 5000∼2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해인사 확장공사 불교계 환경운동 ‘딜레마’

    삼보(三寶) 사찰 가운데 하나인 해인사가 대규모 불사건립 계획을 놓고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지금까지 대부분의 사찰들이 환경파괴적인 행위에 대해 비판과 보전운동을 펼쳐왔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불교환경연대를 비롯, 불교단체들까지도 환경운동단체들과 연계,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하지만 불교환경연대 등이 해인사의 반환경적인 사찰건립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불교계 환경보전운동이 혼란에 빠졌다.한쪽에선 생태보존을 위해 단식투쟁을 벌이는 마당에,다른 쪽에서는 반환경적인 대형 불사건립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찰과 환경운동은 불가분의 관계? 그동안 불교계는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관통구간 공사 반대 등 굵직한 국책사업에 대해 환경파괴를 우려하며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새만금방조제사업을 반대하며 수경스님이 삼보일배운동을 주도하는 등 환경운동과 불교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비쳐져 왔다.지난달 30일 천성산 환경보존 대책위원장인 지율스님은 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공사중지를 요청하며 12일째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 중이다. 최근 강원도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는 지역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추진 중인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상원사간(7.8㎞) 도로포장사업’에 대해 환경보호 차원에서 공사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은 먼지 발생 등의 이유를 들어 이미 50억원 가량의 예산을 확보,포장공사를 벌일 방침이었다.이에 지역환경단체와 월정사측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유보된 상태다. 월정사측이 도로포장을 반대하게 된 이유는 사찰측과 지역주민,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제4교구 오대산 환경위원회’에서 반대결정을 했기 때문이다.위원회는 지역 자연·문화·생태·수행환경보존을 위해 월정사∼상원사간 도로를 비포장 상태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월정사∼상원사간 도로 포장재가 친환경적인 포장재가 아니라는 이유도 들었다.친환경적인 자연탐방로 없이 포장이 이뤄진다면 사람과 동물의 피해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불교환경연대 사이트(www.budaeco.org)에는 사찰주변 건물과 개발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환경분쟁 사안이 여러 건 올라 있다. ●대형불사 건립놓고 자중지란 이에 반해 경남 해인사는 국립공원 가야산내에 대형 불사건립 계획을 발표,불교환경연대를 비롯한 불교단체와 내부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해인사측은 수행공간 확보를 위해 문화재보호지역에 신행·문화도량(제2사찰)과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의 처소로 쓰일 암자(내원암) 건립을 추진 중이다.2006년 완공을 목표로 옛 해인초등학교와 상가건물이 있는 터에 235억원을 들여 8600평 규모의 제2 해인사를 건립할 예정이다.해인사는 이곳에 팔만대장경을 보관할 법당과 일반인을 위한 수행공간과 숙소,대규모 지하주차장을 갖출 계획이다.바로 뒤편에는 건평 390평 규모로 내원암도 세운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불교환경연대측은 “해인사의 대형 불사건립은 물량주의에서 비롯된 환경과 전통적 가치의 파괴”라며 “법보(法寶) 종찰인 해인사가 대규모 신행도량을 건립해 환경훼손에 앞장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불조계종 중앙신도회를 비롯, 전국교사불자연합회,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참여불교 재가연대 등 16개 불교관련 단체도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각 인근에 내원암을 짓는 것은 해인사 스스로 문화재와 막대한 자연환경을 외면하는 처사나 다름없다.”며 대형 불사 계획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해인사내 78명의 소장파 스님들도 “해인 골프장과 가야산 관통로 건설을 저지한 해인사가 대형 불사로 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환경보존 명분 훼손될까 우려 해인사 대형불사 건립과 관련,환경부는 약 1만평 규모의 신축부지가 국립공원과 문화재 보호지역이어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해인사는 환경부에 자연보전지역 형태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계속 심의가 미뤄지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80년대부터 시작된 불사복원이 ‘우선 크게 짓고 보자.’는 식으로 대형화 추세여서 불사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특히 국립공원내 사찰들은 환경보전의 상징처럼 비쳐져 왔는데,자칫 물질적 가치추구의 오명을 갖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황호섭 생태보존국장은 “해인사는 가야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59호 국가지원 지방도로 개설사업을 앞장서 막아내는 등 환경보전 운동의 상징적인 사찰”이라면서 “이번 대형사찰 건립 등에 대한 논란으로 업적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해인사는 지난 2001년에도 높이 43m의 청동대불 건립을 추진하다 수경·도법스님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취소한 적이 있다.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은 “불교계가 사찰복원 등 문화재 보호에 충실한 것은 이해되지만 생태환경을 도외시한 무분별한 복원계획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바닷가 절집 해남 ‘미황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바닷가 절집 해남 ‘미황사’

    습관처럼 땅끝으로 간다.먼 해남의 땅끝으로 가야지 왠지 본격적인 바다가 시작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사실 나로서는 ‘땅의 끝’이라는 ‘육지 중심적 사고’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땅끝이 아니라 바다로 진출한 곶(串)이기 때문이다.육지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을 따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땅끝의 남도 바닷길을 가다가 ‘엉뚱하게’ 산 속으로 들어가 본다.바다 대신에 역설적으로 산에서부터 출발하려는 것이니,해중산인(海中山人)의 속깊음을 미황사에서 확인해보려 함이다.바다와 육지가 둘이 아니라는 불이(不二)의 뜻깊은 변증의 세계가 미황사에서 펼쳐지고 있다. 땅끝이 국토의 남쪽 끝이라면 미황사는 육지 절집의 최남단이다.미황사는 남도에서 바다로 가는 매혹의 길목 풍경을 가장 잘 껴안고 있다.동백나무숲,장중한 부도밭,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達摩山),그리하여 ‘호남의 금강산’으로까지 불린다.그 무엇보다 미황사 대웅보전 기둥 주춧돌을 잊지 못하리라.주춧돌의 게딱지와 거북이를 생각하는 탓이다.왜 바다에 사는 게와 거북이를 양각으로 새겨놓았을까. 문제는 달마산에 오르면 풀린다.남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예의 땅끝은 물론이거니와 완도와 진도,그네들 섬에 딸린 조도군도를 위시한 자잘한 다도해의 ‘호수’들,심지어 날씨에 따라서는 한라산 봉우리까지 잡힌다.그 산자락에 미황사가 안겨있으니,산이 바다를 안고 바다가 산을 품은 격이다. 달마산에서 맞이하는 다도해 낙조는 또한 무엇에 비할 것인가.어느 석수쟁이가 있어 불현듯 게와 거북이를 새겨놓았으리라.왜 그랬을까.숙종 18년(1692)에 민암(閔,1634∼1692)이 지은 미황사사적비(美黃寺事蹟碑)를 보자.‘신라 경덕왕 8년 8월12일,홀연 돌로 만든 배 한 척이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 와 닿았다.하늘에서 들리는 음악인 듯 범패소리가 배 안에서 계속 들려오기에 어부들이 가까이 가 살펴보려고 하자 배는 문득 멀어져버렸다.소식을 들은 의조화상(義照和尙)이 향도 100명과 함께 해안가에 가 기도를 올리자 돌배가 뭍에 닿았는데,금옷 입은 사람이 노를 잡고 서있었으며,경전과 불상이 가득하였다.또한 배 안에 있던 검은돌이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이날 밤 의조화상이 꿈을 꾸었는데 금옷 입은 자가 말하기를,나는 본디 우전국(優 國:인도)의 왕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며 경상(經像)을 모실 곳을 구하다 달마산 꼭대기에 일만 분의 부처님이 나타난 것을 보고 이곳으로 찾아왔노라.경전을 소에 싣고 가다보면 소가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곳이 있을 터이니,그곳이 곧 경전을 안치할 만한 장소라.이에 의조화상이 소에 경을 싣고 가는데,산골짜기에 이르러 소가 크게 울며 죽었다.소가 누워 죽은 그 골짜기에 미황사를 짓고 상을 봉안하였다.’ 미황사의 ‘미’는 소의 울음소리에서 취한 글자요,‘황’은 사람의 색에서 취한 것이라 하였으니,사적비의 연기설화와 절집 이름이 일치한다.그런데 비문에 이르기를,당시 돌에서 나온 소며 금옷입은 사람 이야기 따위는 허황하고 망연하여 세상의 귀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 하였다.그러나 연대의 고증을 그저 추측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패엽경과 탱화 등이 있어 완연하게 밝힐 수 있다고 하였다. ●대웅전은 부처님 모시고 온 배 사적비가 세워진 조선후기까지 남아있던 이들 증거물은 불행히도 현존하지 않는다.그러나 대웅전의 우물천장에 범어(梵語)로 쓰여져 있으며,인도에서 경상을 실어 보낸 배가 이곳에 도착하였다는 데서 국제적 해상교류의 느낌이 전해진다.완도 청해진이 지척이니 이 일대 해상세력들의 서원(誓願)으로 미황사가 창건됐음직하다.사찰 창건에 필요한 주요 물자들도 해상에서 들여왔고,미황사 창건에 당대 해상세력들의 직·간접적 지원과 참여도 있었을 것이다. 주지 금강스님은 미황사 연기설화(緣起說話)를 반야용선(般若龍船)으로 해석하였거니와 건축학자 양상현(순천향대)도 같은 입장이다.대웅전 주춧돌에 게와 거북이 노닐고 있으니 주춧돌과 그 아래의 기단은 바다를 상징한다.대웅보전은 바다 위에 떠있는 배가 되는 것이다. 바닷길로 부처님을 모시고 온 배를 상징함이다.바다 절집의 압권은 부도밭이다.서편의 아름다운 동백숲 길을 따라 10분 정도를 들어가면 달마산을 배경으로 부도와 탑비가 모셔져 있다.남쪽과 서쪽 부도밭 2개다.곳곳에 장엄된 부도 조각에는 서남해의 해산물과 우리 국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식물들을 문양의장으로 채용하고 있다. 게와 물고기,거북이,심지어 다리를 꼰 오리,방아찧는 토끼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한 장엄으로 가득차 있다.엄정하고 단아할 뿐더러 소박하기까지 하여 일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 조선후기 부도양식에서 이처럼 ‘장난치듯’ 민화풍 풍속의 세계관을 펼치고 있음은 미술사적 전환을 암시한다.문화사적으로도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작은 혁명’을 성취하고 있는 중이다.유독 해산물이 자주 등장함은 연기설화와 더불어 미황사가 바다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암시한다. 부도밭의 주인공들은 서산(西山)대사의 제자들.서산은 임란 후 자신의 의발(衣鉢)을 저 멀리 남쪽 해남 대둔사(대흥사)에 전수한다.그로부터 서산의 법맥은 강진의 만덕사,해남의 대둔사와 미황사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어 간다.이렇게 해서 미황사는 서산의 후예들이 남도불교를 일으킨 진흥지가 되었고,이 부도들이 당대의 역사를 웅변해 준다. 조선 후기에만 3번에 걸친 중창불사가 이뤄졌으나 300여년이 지난 지금은 다만 부도군만이 오롯이 자취로 남아있다. 재미있는 것은 부도밭의 주인공들이 대개 인근 해변이나 섬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7대 종사 연담(蓮潭)은 수륙도장(水陸道場)을 개설하였는 바,바다에 인접한 미황사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둔사 8대종사 운봉(雲峰)은 가끔씩 섬으로 숨어들어가 자신의 초가집 암자에 야은(野隱)이라는 편액을 걸고 살기도 하였다.금하(錦河)는 장산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을라치면 살 수 있는 것을 골라 물 속에 넣어 살려주었다고 한다.즉원(卽圓)은 정조 18년(1794)에 궁복도(弓福島)에 있는 암자에서 열반에 들었다. 부도에 유난히 해산물이 많음은 부도의 주인공들이 바다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되돌아 갔음을 암시한다.천진난만한 물고기와 거북이,게 그림에서 흡사 이중섭이 제주도 피란시절에 그렸던 그림이 떠오른다.지고의 경지에 이르면 이렇듯 천진한 어린이들 세계로 빠져드는 것일까.장난치듯 새겨놓은 해산물에서 바다 냄새가 달마산 자락까지 배어있음을 감지한다. ●장난치듯 새겨놓은 부도조각 바다는 늘 인자한 것만은 아니다.120여년 전 해남 출신 주지 혼허(渾虛)와 40여명의 스님들이 바다에서 몰살당한 전설도 전해진다.중창불사를 위한 군고단(軍鼓團)을 이끌고 완도와 청산도로 향하다 조난당해 젊은 스님들이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그후 절은 폐사되다시피 몰락의 길을 걷는다.지금도 사하촌(寺下村) 사람들은 비바람이 을씨년스러운 날이면 ‘미황사 스님들 군고치듯한다.’고 한다.인근 송지면 산정리의 농기에는 삿갓 쓴 스님들이 거북을 타고 있는 그림이 전해진다. 땅끝으로 가는 길을 잠시 접고 미황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소이는 이와 같음이다.바다가 산을 벗하고,산이 바다를 벗하여 산중에 반야용선을 들여놓았고,게와 거북이와 물고기를 풀어놓았음이랴.지금은 남도의 끝자락으로 불리지만,청해진을 필두로 동북아를 주름잡던 해상세력의 근거지가 이 일대였으니 ‘땅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란 말이 실감난다.달마산에서 ‘왜 달마란 이름이 남쪽으로 왔는가.’를 통속적으로 묻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것이니,‘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와 있듯 이미 남송(南宋) 사람들에게도 달마산은 영험한 도량으로 알려져 있었음직하다.1281년 겨울에 남송의 배가 표류하여 근역에 당도하였을 때,달마산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이름만 듣고도 멀리 공경할 뿐인데,그대들은 이곳에서 생장했으니 부럽고 부럽도다.이 산은 참으로 달마대사가 상주할 땅이다.’고 하였다. 신라시대는 물론이고 고려시대까지도 국제 해상교류의 중심처였음을 설명함과 아울러 달마산의 국제적 위상까지 설명해 줌에랴. ‘택리지’에 이르길,해남 근역들은 모두 살기에 부적당하고 하였다.그러나 육지 중심이 아니라 바다 중심의 세계관적 전환을 고려한다면,그 언설을 전면적으로 승인하기는 곤란하리라.더군다나 바다가 절집에서 숨쉬는 풍경을 보노라면 바다와 육지를 가르는 불이(不二)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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