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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잔의 휴식으로 코로나를 달래 봄

    한 잔의 휴식으로 코로나를 달래 봄

    코로나 시대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벗자마자 새 트렌치코트를 장만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사회와 잠시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아침에 일어나 창밖의 온화한 햇살을 맞으면 왠지 모르게 설레는 기분이 듭니다. 이 좋고도 짧은 계절의 주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야외 테라스에서 한가로이 낮술을 만끽해도 모자랄 판에 일상의 행복을 앗아간 바이러스가 야속하기만 하네요. 하는 수 없이 새 계절에 어울리는 술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 봅니다. 봄에 마시면 더 맛있는 우리술을 꼽아 봤습니다. 참고로 전통주는 유일하게 통신판매(온라인 주문 및 배송)가 허락된 술이어서 외출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답니다.대표적인 것이 청명(淸明)주입니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빚어져 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술의 이름은 1년 24절기의 하나인 청명일에 술을 담근 데서 유래했습니다. 청명은 4~5월 춘분과 곡우 사이에 찾아오는 절기인데요.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 시기에 술을 빚어 농경이 한창인 곡우, 입하 무렵부터 농주로 음용됐습니다. 특히 충북 충주시에서 대대로 살아온 김해 김씨 집안이 이 술을 잘 만들어 궁중에 진상품으로 올려졌다고도 하네요. 현재는 충북 무형문화재 제2호인 김영섭씨 집안의 가옥(중원당)에서 정통 청명주를 빚고 있습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전국에서 뛰어난 술로 평양의 감홍로, 한산의 소곡주, 홍천의 백주, 여산의 호산춘과 함께 이 충주의 청명주를 언급했을 정도로 그 맛이 유명했다고 합니다. 청명주는 주세법상 약주로 분류됩니다. 전통 누룩을 사용해 쌀을 발효시킨 뒤 맑은 부분만을 걸러낸 술이죠. 먼저 찹쌀로 고두밥을 짓고 통밀을 가루 내 누룩을 띄운 뒤 술 담그기 하루 전에 찹쌀죽을 한 솥 묽게 쑤어서 식힙니다. 이후 50일간의 발효와 50일간의 숙성 시간을 거치면 청명주가 완성됩니다. 예전에는 청명일에 술을 빚었지만 지금은 저온발효 등의 기술발전으로 사시사철 청명주를 빚고 있다고 하네요. 봄을 통째로 들이켜는 진달래꽃술 ‘두견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역시 약주에 해당하는 두견주는 충남 당진 ‘면천 복씨’의 시조인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의 딸이 병든 아버지를 위해 아미산에 핀 진달래꽃과 안샘이라는 면천면의 우물물로 술을 빚은 데서 유래합니다. 실제로 매년 4월엔 3만여평 규모의 진달래 군락지가 조성돼 있는 아미산에 관광객들이 찾아와 진달래꽃을 따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채취한 진달래에 찹쌀을 주 원료로 한 술덧에 넣어 두 번을 빚고 100일간 발효 숙성시키면 꽃향이 폭발하는 두견주가 완성됩니다. 두견주는 1986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김포의 문배주, 경주의 경주교동법주와 함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6-2호로 지정돼 당진의 명물로도 널리 알려졌답니다. 배꽃이 필 무렵에 빚는 술이라는 이름이 붙은 탁주 이화주도 있습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양반가에서 마시던 귀한 술로 물을 거의 넣지 않고 빚어 되직하기 때문에 마시기보다는 요구르트처럼 숟가락으로 떠먹는 독특한 음용법이 특징입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에 타서 갈증을 해소했다고도 하네요. “과거 한반도 조상들은 한 잔의 술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사치를 즐겼던 민족이었다”고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교수는 말합니다. “5월 단오에는 창포 뿌리즙과 찹쌀로 빚어 만든 창포주, 한여름에 활짝 피는 연잎의 연옆주, 가을 국화주 등 각 계절을 상징하는 다양한 술이 있었지만 근대 이후 안타깝게도 문헌 속에만 남아 버렸다”면서요. 그는 “다양한 전통주를 즐기는 분위기가 사계절의 풍류를 느꼈던 고유의 음주문화의 복원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접촉 줄이자”… 덕수궁 전자검표 입장

    “접촉 줄이자”… 덕수궁 전자검표 입장

    지난 1일 오후 서울 덕수궁을 찾은 한 시민이 관람권을 바코드 스캐너에 대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관람객과 직원이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전자검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직원이 표를 받아 일부를 찢고 돌려줬다. 궁능유적본부는 시범 운영 결과를 점검한 뒤 이 시스템을 전체 궁궐과 조선 왕릉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접촉 줄이자”… 덕수궁 전자검표 입장

    “접촉 줄이자”… 덕수궁 전자검표 입장

    지난 1일 오후 서울 덕수궁을 찾은 한 시민이 관람권을 바코드 스캐너에 대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관람객과 직원이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전자검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직원이 표를 받아 일부를 찢고 돌려줬다. 궁능유적본부는 시범 운영 결과를 점검한 뒤 이 시스템을 전체 궁궐과 조선 왕릉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불경 필사하는 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불경 필사하는 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불교 경전을 옮겨 적는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사경장도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1일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첫 보유자로 김경호(57)씨를 인정 예고했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삼국시대 전래된 불교의 경전을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스스로 공덕을 쌓는 의미로 변화했다. 통일신라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이다. 사경은 고려시대에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국가기관에서 사경을 전문으로 제작했고 충렬왕 때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을 보내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조선시대에 숭유억불(崇儒抑佛)의 기조로 쇠퇴하였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됐다.첫 사경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씨는 40여 년간 사경 작업을 해왔다. 김씨는 오랜 기간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의 재료, 형식, 내용을 연구하고 이를 기술로 승화시켰다. 전통 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 조계종에서 개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10년 ‘대한민국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이달 30일까지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문화재청은 ‘한국의 탈춤’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지난달 31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의 탈춤’은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강릉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13개 국가무형문화재와 속초사자놀이·퇴계원산대놀이·진주오광대·김해오광대·예천청단놀음 등 5개 시도무형문화재를 총망라했다. 문화재청은 “탈춤은 무용, 음악, 연극 요소가 합쳐진 종합예술로 관객의 동조나 야유 같은 능동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적극적인 소통의 예술”이라며 “현대 예술 창작에도 끊임없이 영감을 제공해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 정신에 부합하는 무형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탈춤’은 앞으로 유네스코 사무국의 검토와 평가 기구의 심사를 거쳐 2022년 12월 개최되는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신라는 반달곰 가죽으로 軍 깃발 만들었다

    신라는 반달곰 가죽으로 軍 깃발 만들었다

    1600년 전 신라인들은 반달가슴곰 가죽으로 군대 깃발을 만들고, 피마자 씨앗을 외래에서 처음 들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년간 경주 신라 왕성인 월성의 해자와 태자궁터인 동궁 유적에서 나온 동물뼈와 식물씨앗, 열매 등을 분석한 고환경 연구 성과를 1일 발표했다. 다른 유적에 비해 월성에서는 비교적 많은 곰뼈가 확인됐다. 김헌석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은 “곰뼈와 같은 층에서 나온 토기와 씨앗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보면 시기는 5∼6세기로 추정된다”며 “홋카이도 불곰을 관찰한 소견을 검토했을 때 월성 곰은 반달가슴곰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당시 반달가슴곰이 월성으로 온 경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월성 주변에 공방지가 조사됐고 해체흔이 뼈에서 확인된 것으로 보아 가공은 월성 주변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신라인이 곰을 해체한 목적은 고기나 의례가 아닌 가죽 확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근거는 ‘삼국사기’에 나온 “제감화(弟監花), 곰의 뺨가죽으로 만드는데 길이는 8치 5푼”이라는 기록이다. 군사감화(軍師監花), 대장척당주화(大匠尺幢主花)는 각각 곰 가슴가죽, 곰 팔가죽으로 제작했다는 내용도 있다. 여기서 ‘화’(花)는 군대의 깃발을 의미한다. 연구소는 국내 발굴조사상 가장 많은 수량인 70여종의 신라 시대 씨앗과 열매도 월성 주변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씨앗은 오동나무 씨앗과 피마자 씨앗(아주까리)이다. 5세기 오동나무 씨앗과 피마자 씨앗이 고대 유적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오동나무 씨앗은 우리나라 자생종이고, 피마자 씨앗은 씨앗 이용을 위해 인위적으로 들여온 외래종으로 추정했다.연구소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오는 9월 국내 학술대회에 소개하고 내년 7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세계고고학대회에서도 발표한다. 2017년부터 고환경연구팀을 운영한 연구소는 ‘동아시아 고대 복합사회의 환경 고고학’ 부문에 참가해 5세기 신라 왕궁을 둘러싼 숲에 관한 고환경 연구 성과와 복원 청사진을 공개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립문화재연구소장에 지병목씨

    국립문화재연구소장에 지병목씨

    문화재청은 1일 국립문화재연구소장에 지병목(58) 국립고궁박물관장을 임명했다. 임기는 2년. 성균관대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온 지 소장은 1988년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로 출발해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북한에서의 고구려 정통론’, ‘시베리아 바이칼호 연안 지역의 청동기 문화’, ‘요동반도와 압록강 중·하류 지역 적석묘의 관계’ 등이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MK글로리아, 한국프로볼링협회와 MOU 체결…대회 후원 및 미디어 사업 지원

    MK글로리아, 한국프로볼링협회와 MOU 체결…대회 후원 및 미디어 사업 지원

    ㈜MK글로리아(회장 장민기)가 한국프로볼링협회와 MOU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수원 DSD삼호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MK글로리아는 한국프로볼링협회와 2022년까지 3년간 메이저급(상금규모 1억 원 이상) 대회를 주최 및 후원하기로 했다. 협약식에서 ㈜MK글로리아 장민기 회장은 “협회와 기업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한국볼링계의 제2의 도약과 혁신을 이루는데 역량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MK글로리아는 이번 협약을 통해 볼링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미디어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한국프로볼링의 대외적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더불어 협회소속 프로선수들의 대중성 강화를 위해 방송 출연 및 광고로 지속적인 후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스포츠마케팅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담하는 ‘J Communications’을 통해 방송사들과 공동으로 볼링 예능을 기획 제작할 계획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경기장(복합멀티플렉스) 건립도 추진 중에 있다. MK그룹 계열사인 ‘J Communications’는 음반기획·제작 및 영상미디어기획·제작 및 스포츠 유망주들의 후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MK글로리아는 사회공헌 노력의 일환으로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으며 MK스포츠 문화재단을 창설해 보다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의 후원 및 장학금지급을 더욱 폭넓게 진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립공주병원장 등 개방형 직위 선발

    인사혁신처가 15개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1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다. 31일 인사처에 따르면 이번에 공모하는 개방형 직위는 고위공무원단(실·국장급) 5개 직위와 과장급 10개 직위다. 실·국장급은 보건복지부 국립공주병원장,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 법무부 감찰관, 국세청 감사관 등이다. 과장급은 국가보훈처 국립4·19민주묘지관리소장,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장, 교육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장, 법무부 치료감호소 사회정신과장, 법무부 전주교도소 의료과장,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산림항공과장, 산림청 정보통계담당관, 통계청 충청지방통계청장,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 등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풀꽃 시인’도 그렇게 낮고 겸손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풀꽃 시인’도 그렇게 낮고 겸손하다

    “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풀꽃’) 이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와 파급력이 입증된 이른바 ‘국민 서정시’다. 나태주 선생은 그동안 이처럼 맑고 고운 빛깔을 띤 순정의 서정시를 써 왔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생의 시를 읽으면 우리는 그 안에 들어앉은 사물들이 밝은 화음으로 출렁이고 있는 힘을 느끼게 된다. 그 출렁임은 어느새 말과 사물 사이를 채우는 가벼운 파동으로 천천히 옮겨 간다. 선생은 모든 존재자들의 만남이 그 자체로 최초이면서 최후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힘들 때/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행복’)만으로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노래해 왔다. 이름 없는 풀꽃의 발뒤꿈치에서 세상의 가장 가난하고 오랜 소리를 들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간의 깊이를 시로 써 온 것이다. 그래서 나태주 선생의 시는 자연을 닮아 선명하고, 선생 스스로를 닮아 간결하고 명료하며,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닮아 은은한 서정의 품격을 놓치지 않는다.●등단 50년을 맞는 ‘풍금’과 ‘자전거’의 시인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이 됐으니 선생은 올해로 등단 50년째를 맞는다. 심사를 맡았던 박목월 선생이 결혼 주례까지 서 주었다. 그러고 보니 박목월의 시와 나태주의 시는 그 핵심에서 꽤 닮은 것 같다. 작고 애잔한 자연 풍경에서 길어 올리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 그리고 짧고 투명한 언어가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나태주의 시는 낮고 겸손한 마음을 가질 때에만 들려오는 미세한 음성에 귀 기울이는 깨끗하고 단정한 기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때 선생에게 특별히 어울려 보이는 소도구가 두 개 있는데 그것이 바로 ‘풍금’과 ‘자전거’이다. 1964년 초등학교 교사가 돼 43년 동안 교직 생활을 했으니 ‘풍금’은 선생에게 거의 신체의 일부와 같다. 지난해 공주에서 개최된 제2회 풀꽃문학제에서 선생은 참가자들과 함께 ‘풀꽃’을 풍금 연주에 맞춰 세 번 불렀다. 선생의 풍금 연주는 우리에게 한없는 향수와 그리움의 순간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자전거’의 시인이기도 하다. “아, 이렇게 찬바람 마시며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자전거를 타고 가다가’)라든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잠시 멈춰 발 아래 본다/봄 되어 어렵게 찾아온/반가운 손님들/민들레 냉이 제비꽃”(‘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2’) 같은 시를 그는 벌써 썼다.“풍금과 자전거는 한없이 느리고 또 깊잖아요. 제 시가 낮고 작은 세계를 그리지만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마음을 여는 것 같아요.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맑은 물을 넣어 흘러넘치게 하고 싶어요.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지금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배워야 해요. 그 충분함이 다른 곳으로 넘쳐 흘러가게 하는 것, 그게 제 시가 가진 목표지요.” 괴테가 말했다는 “좋은 시는 어린이에게는 노래가 되고, 청년에게는 철학이 되고, 노인에게는 인생이 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선생은 어느새 인생이 돼 버린 자신의 시에 대한 한없는 자긍과 감사함을 표현한다. 선생은 2009년부터 8년 동안 공주문화원장으로 일했다. 2014년부터는 ‘풀꽃문학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데, 문학관 건물은 일제강점기 다다미방의 흔적을 간직한 것으로, 지은 지 120년 정도 된 지방문화재 건물을 보수해 사용하고 있다. 선생은 이곳에서 풍금을 치고 자전거를 타면서 우리 서정시의 가장 빼어난 고전들을 세상으로 흘려보낸다. 작고 섬세한 자연과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사물의 빛나는 심층을 바라보는 선생의 시는 아름다운 노래를 지나 간절한 기도로 천천히 몸을 바꾸어 간다. 풍금 소리와 자전거의 느린 흐름이 풀꽃문학관을 낮고 잔잔하게 감싸고 있듯이 말이다.●한국시인협회를 맡다 올해 초 나태주 선생은 ‘한국시인협회’라는 대한민국 대표단체의 장을 맡게 됐다. 한국시인협회는 1957년에 시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발족한 단체로 문학의 자율성을 금과옥조로 삼아 왔다. 그런데 협회 평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나태주 선생을 제43대 회장으로 추대한 것이다. 이 또한 박목월 선생과의 인연을 떠올리게 하는데, 박목월 선생은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하고 기초를 굳힌 분이기 때문이다. 그분이 추천한 시인들 가운데 여러 분이 협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저는 어려서 시를 공부할 때부터 시인은 이름에서도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학단체, 그야말로 종갓집 같은 문학단체인 한국시인협회 일꾼으로 불려 나갔으니 시인협회의 정통성을 지키면서 향기가 나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때 ‘향기’는 자신을 표현하기는 하되 타인을 구속하지 않으면서 더불어 하나가 돼 어울리는 것을 말하는 것일 터다. 한국시인협회가 그런 향기로 하나가 되는 단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하면서 선생은 그러기 위해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사업을 해 보고 싶고 선배 시인을 높이 받들고 동료 시인이나 후배 시인들과 우정으로 동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생의 성정과 시적 지향이 그런 목표를 충분히 가능하게 할 것이다.●재난의 시대, 시의 위상과 역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인류 전체의 위기를 느끼게 됐다. 이러한 재난의 시대에 ‘시’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일까를 여쭙자 “시인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라면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 마음을 헤아려 위로하고 축복하고 응원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더욱 그런 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마땅히 울어야 할 일이 있으면 함께 울고 걱정할 것이 있으면 함께 걱정해야 합니다.” 선생은 사람의 마음을 쓰다듬고 위로하고 격앙된 심정이나 침체된 마음을 보살피는 데에는 시보다 더 좋은 문화 양식은 없다고 말했다. 시인들이 나서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분들은 잘 아는 일이지만, 선생은 10여년 전에 죽음의 바로 직전까지 갔다.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해 지금은 누구보다도 바쁘고 의미 있게 산다. 최근에는 강연과 집필에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치면서 역동적인 문학 인생을 보여 준다. 새삼 선생이 생각하는 ‘시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해졌다. “시인은 혼자서 시인이 아닙니다. 독자와 더불어 시인입니다. 독자들이 ‘당신은 시인입니다’라고 인정해 줄 때만 시인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독자를 의식하면서 시를 써야 합니다. 독자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생은 등단 초기부터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하고도 폭넓은 반향을 얻어 왔다. “시인은 결코 산상의 도인이나 선민이 아닙니다. 시정에서 독자들과 어울려 부대끼며 살면서 함께 울며 함께 괴로워하는 사람이 시인입니다.” 말하자면 세상의 테두리 그 어름에 머물며 양쪽 세상을 살피면서 끊임없이 슬퍼하고 함께하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선생으로 하여금 많은 이들이 찾는 시인이 되게끔 해 주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선생은 ‘조그만 사랑’이 ‘풀꽃’ 같은 세상을 향해 글썽이는 시간들을 함께해 갈 것이다.●‘동행’의 시인 계획을 여쭈었다. “우선은 기존의 사업, 이른바 정례적인 사업을 먼저 살피겠습니다. 그런 뒤에 독자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사업이 있으면 그런 것들을 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창하고 외형적이며 과시적인 사업은 지양하려고 합니다. 시인협회가 할 수 있는 사업은 내면적이면서 심정적인 사업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선생의 계획이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서나 풀꽃문학관 주인으로서나 아름다운 파문을 남기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시를 사랑하고 아끼게끔 해갈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몇 해 전 여름 선생과 나는 미국 재미시인협회 초청으로 로스앤젤레스(LA)로 날아가 열흘 정도 머물면서 꼼짝없이 시공간을 함께했다. 지면으로는 이미 익숙한 분이었지만 실감을 함께 나누는 일은 처음이었다. 바쁜 일정에도 선생은 그곳 문인들을 많이 만났다. 밤에 찾아오는 이들을 호텔 로비로 나가 만나 주고, 일일이 그림을 곁들인 시를 친필로 써 주었다. 한 터럭도 거절이 없고 모든 순간을 동행하는 선생의 모습에 그곳 문인들은 적잖은 감동과 신뢰를 선생께 건네곤 했다. 이래저래 선생은 ‘동행’의 시인이다. 선생께서 건강을 잘 지키면서 멋진 회장으로 멋진 시인으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본다. 한양대 교수·문학평론가
  • 中 내몽골 사막화 지대서 기마인 등 고대 암각화군 유적 발견

    中 내몽골 사막화 지대서 기마인 등 고대 암각화군 유적 발견

    한때 내몽골이라고 불리던 네이멍구자치구에서 고대 암각화군 유적이 발견됐다. 24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고고학 연구팀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아라산맹 아라산우기에서 약 273㎞ 떨어진 사막화 지대에서 암각화군 유적을 새로 발견했다. 확인된 암각화는 모두 11점이다.부드리근후두거(布德日根呼都格·Bude Rigen Huduge)라는 이름의 지역에서 발견된 이 암각화 유적은 화강암에 새겨져 있으며, 그 내용은 이른바 기마인으로 불리는 말 타고 있는 사람 1점을 제외하고 주로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다. 나머지는 원형이나 타원형 또는 직사각형 등 형상을 띠고 있는데 비교적 간단하게 그려진 부호에 가까운 도형이 있는가 하면 좀더 복잡한 일종의 부호를 조합한 듯한 도형도 새겨져 있다.이에 대해 아라산우기 문화재보호센터의 판융롱(范永竜) 센터장은 “새로 발견한 암각화는 기본적으로 모두 표면을 연마한 뒤 새겨넣은 갈각(磨刻) 방식으로, 이전에 아라산우기에서 발견된 73곳의 암각화와 비교하면 제작기법이나 표현 내용, 깊이 정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발견은 아라산 바단지린(사막) 암각화의 기원과 변천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와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이들 연구자는 보고 있다.이 센터는 앞으로 암각화 전문가를 초빙해 이번에 발견한 암각화의 정확한 제작 시기를 고증하고 연구해 보호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덕수궁 선원전 터 안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관람객 편의시설로 활용

    덕수궁 선원전 터 안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관람객 편의시설로 활용

    덕수궁 선원전 터 안에 있는 조선저축은행(SC제일은행 전신)중역 사택이 정동 일대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전시실로 조성된다. 문화재청은 고종의 길 개방과 덕수궁 돌담길 연결, 정동 지역 도심 재생화 사업 추진 등 근대 역사 관련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관람객 방문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15억원을 투입해 사택을 보수·정비한 뒤 내년 개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이 공간은 2039년 완료될 덕수궁 선원전 영역 복원사업의 주요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을 안내·홍보하는 시설로 활용된다. 1901년 조성된 선원전은 역대 왕들의 어진, 신주, 신위 등을 모신 곳으로 궁궐 내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으나 1920년 일제에 의해 훼철됐다. 이후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국 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되다가 2003년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2011년 미국 정부와 토지 교환 끝에 다시 우리 품에 돌아왔다. 편의시설은 덕수궁 선원전 복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203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이후 보존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6.25때 중공군과 혈전 벌였던 화천 꺼먹다리 5년만에 재개장된다

    6.25때 중공군과 혈전 벌였던 화천 꺼먹다리 5년만에 재개장된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화천 꺼먹다리가 5년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 화천군은 27일 등록문화재 제110호인 간동면 꺼먹다리 보수공사가 마무리돼 다음달부터 재개장 된다고 밝혔다. 꺼먹다리는 상판 목재 등이 부패돼 2018년부터 보수공사가 진행돼 지난해말 마무리됐고, 지금은 목재상판 마감오일작업이 진행중이다. 그동안 1,2차 보수공사에 약 12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주민과 관광객들은 길이 204m, 폭 4.58m의 다리를 걸어 다니며 주변의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된다. 꺼먹다리는 지난 2015년 11월 1일 안전상의 문제로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됐었다. 군은 1차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각 본체와 상판 연결부위에 이상을 발견하고 2차공사를 통해 안전 보강공사를 실시했다. 화천댐이 준공되면서 1945년에 만들어진 다리는 나무로 만든 상판에 검은색 타르를 칠해 ‘꺼먹다리’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화천수력발전소와 함께 당시의 산업을 엿볼 수 있는 시설물이며 건립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근대 교량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전 당시 중동부전선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교량이었기 때문에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때에는 소양강과 화천을 모노레일을 이용해 수송물자를 이동하기도 했다. 송민수 화천군 홍보팀장은 “등록문화재인 꺼먹다리 보수를 통해 지역문화유산을 보존하는 한편,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이 어우러지는 공간 형성을 통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배우 차지연, 모노극 ‘그라운디드’로 무대 복귀

    배우 차지연, 모노극 ‘그라운디드’로 무대 복귀

    지난해 4월 갑상선암 진단 이후 활동을 중단한 배우 차지연이 국내 초연 모노극 ‘그라운디드’로 무대에 돌아온다. 오는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하는 ‘그라운디드’는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 대표작으로,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군용 무인정찰기(드론)를 조종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주인공은 스크린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며 적을 공격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점차 혼란을 느낀다. 새로운 무기가 된 드론의 양면성을 다루며 신기술의 이면에 관한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진다. ‘킬 미 나우’, ‘내게 빛나는 모든 것’, ‘갈매기’ 등에서 세련되고 속도감 있는 무대를 선보인 오경택이 연출한다. 앞서 차지연은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서편제’ 등 무대에서 강력한 에너지와 존재감을 보여왔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1년 넘게 무대를 떠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선 후기 대형 사찰 누각 ‘고창 선운사 만세루’ 보물 된다

    조선 후기 대형 사찰 누각 ‘고창 선운사 만세루’ 보물 된다

    전북 고창군에 있는 선운사 만세루(萬歲樓)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전북유형문화재 ‘선운사 만세루’를 ‘고창 선운사 만세루’라는 명칭으로 바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선 후기 사찰 건축물인 만세루는 정면 9칸, 측면 2칸으로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다. 일부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으나 만세루처럼 9칸 규모는 드물다. 선운사에 전하는 기록물인 1686년 ‘대양루열기’와 1760년 ‘만세루 중수기’를 보면 만세루 자리에는 본래 1620년에 세운 중층 누각인 대양루가 있었다. 대양루가 화재로 사라지면서 1752년에 재건한 건축물이 만세루다. 만세루는 대양루와 달리 단층이고,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을 얹었다. 중층 구조를 단층으로 바꾼 것은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조선후기 사찰공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운데 세 칸은 긴 대들보를 두고 양쪽 각 세 칸에는 중앙에 높은 기둥을 세운 뒤 짧은 대들보를 설치한 방식도 특이하다. 한 건물 안에 두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적 안전을 꾀하면서 중앙 공간을 강조한 건축기법이다.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불교사원의 누각 건물이 시대적 흐름과 기능에 맞추어 그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사례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종로구, 착한 마스크 기부 캠페인 전개

    서울 종로구는 다음달 3일까지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착한 마스크 나눔 자원봉사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착한 마스크 나눔 자원봉사 캠페인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마스크가 부족해짐에 따라 의료진, 감염 취약계층 등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이 먼저 공적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보건용 마스크를 양보하는 캠페인이다. 캠페인은 기간 중 월·수·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총 8회 열릴 예정이며,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공적마스크를 기부하면 면 마스크와 휴대용 소독제를 받을 수 있다. 창신제2동은 26일 오후 2시 동주민센터 주차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을 위해 면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무료로 나눠주는 ‘희망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동은행사당일 나눔부스를 설치해 지역주민 150명에게 각각 면 마스크 1매와 1회용 손세정제 5개를 전달하고, 코로나19 안전 수칙이 담긴 안내문을 배부했다. 종로5·6가동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동주민센터에서 ‘선한 마스크 전달식’을 진행했다. 황실궁중문화재단은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하고자 동에 마스크 300매를 기부했다. 동은 후원받은 마스크를 관내 장애인 가구에 전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사] KBS,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 KBS △ 제작2본부 드라마센터 CP 김상휘·기민수·문보현 △ 시청자센터 시청자서비스부장 김정균 △ 〃 시청자사업부장 성태호 △ 전략기획실 전략기획국 PSM전략부장 서흥수 △ 제작1본부 시사교양1국 CP 윤성도 △ 〃 시사교양2국 CP 이재혁 △ 시청자센터 시청자미디어부장 황진성 ■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 국장급 △ 산업과학중기정책관 박정성 ■ 국토교통부 ◇ 실장급 전보 △ 기획조정실장 정경훈 ■ 문화재청 ◇ 부이사관 승진 △ 대변인 정성조 △ 정책총괄과장 안형순 △ 천연기념물과장 황권순 ◇ 서기관 승진 △ 기획재정담당관실 이신복 △ 혁신행정담당관실 류소명 △ 운영지원과 최영호 △ 무형문화재과 송인헌 △ 천연기념물과 변지현 ◇ 기술서기관 승진 △ 수리기술과 김재길 △ 근대문화재과 조성래
  •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일본의 역사왜곡 규탄 성명 발표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 일본의 역사왜곡 규탄 성명 발표

    경기도의회 독도사랑·국토사랑회(회장 민경선 의원)는 지난 25일 경기도의회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중학 교과서 독도침탈과 역사왜곡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지난 24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중학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규탄했다. 일본 교과서 검정본에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등 독도를 침탈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주장이 담겨있다.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성명서에서 “왜곡되어 만들어진 역사는 미래에 어떠한 지향도 줄 수 없다. 그릇된 역사관을 미래세대에 심으려는 행위는 결국 일본 스스로 고립되는 길로 이어짐을 깨달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역사 왜곡과 독도 영토주권 침범에 사과하고 교과서를 수정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경선 의원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이득을 위해 이토록 교묘하게 처신하는 행태에 환멸을 느낀다. 특히 도쿄 올림픽 등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이 세계인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넘어 세계가 일본의 잘못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용성 사무총장(더불어민주당·비례)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원웅(더불어민주당·포천2)·최승원(더불어민주당·고양8) 의원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김미숙(더불어민주당·군포3)·김영해(더불어민주당·평택3)·김우석(더불어민주당·포천1)·김은주(더불어민주당·비례)·김현삼(더불어민주당·안산7)·배수문(더불어민주당·과천)·안혜영(더불어민주당·수원11)·유영호(더불어민주당·용인6)·장태환(더불어민주당·의왕2) 의원이 참석해 뜻을 함께 했다. 독도사랑·국토사랑회는 영토주권 수호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추진을 위하여 회장 민경선 의원 등을 비롯한 경기도의원 27명으로 구성된 동호회이다. 이 동호회는 2016년 9월에 창립돼 일본의 독도침탈야욕 규탄 일본대사관 앞 1인 시위, 일본의 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 규탄 기자회견, 도내 문화재 내 친일인사 흔적 삭제 촉구 기자회견, 독도문화탐방, 독도와 위안부 사진전, 중국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즈도 밴드 공연도···방구석 1열에서 다 만난다

    재즈도 밴드 공연도···방구석 1열에서 다 만난다

    28일 무작위 라이브 ‘시크릿 페스타’ 콘서트·1인 방송형 등 골라보는 재미 30분~2시간 동안 수십만명 접속 몰려재즈 클럽에 들어와 있는 듯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가수 선우정아가 섰다. ‘라운드 미드나이트’, ‘미스티’ 등 30분간 7개의 재즈곡이 연달아 흘러나온다. 지난 15일 선우정아가 개설한 채널 ‘재즈 박스’에 올린 공연 영상이다. 댓글창에는 “반고립당했는데 일말의 릴랙스”, “와인 한잔 생각난다”는 소감과 다음 영상을 위한 신청곡들이 달려 있다.코로나19로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가 풍성해졌다. 공연처럼 세팅된 콘서트형부터 실시간 소통을 앞세운 1인 방송형 등 다양하다. 방구석 관객에게는 골라 보는 재미와 새로운 뮤지션을 찾는 즐거움을 주고, 뮤지션에게는 많은 팬과 소통할 기회가 되고 있다. 콘서트형 영상들은 대체로 음향 장비와 곡목까지 마련해 녹음 및 촬영을 진행한다. 공연에서 볼 수 있는 애드리브와 스캣, 즉흥 연주도 빠지지 않는다. 음반제작사 유니버설뮤직이 만드는 라이브 콘텐츠 ‘스튜디오 기와’도 국내 및 해외 뮤지션들의 라이브를 공개하고 있다. 한 팀을 정해 앨범 속 곡들을 10분 안팎으로 들려준다. 한옥, 식물원 등 의외의 공간에서 계절과 풍경의 변화를 담아내 이국적 정서와 영상미가 느껴진다. 음악 축제를 대신한 콘텐츠도 나온다. 선우정아, 옥상달빛 등이 소속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는 야외 행사들이 취소된 이후 ‘시크릿 페스타’라는 온라인 페스티벌을 오는 28일 선보인다. 무작위 라이브 공연으로 진행했던 자체 행사 ‘시크릿 나잇’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무대에 오를 뮤지션은 당일 알 수 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관계자는 “아티스트들에게는 무대에 서지 못하는 갈증을 풀면서 소통하는 기회가 돼 만족도가 높다”며 “공연에 올 수 없는 팬들은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인디 음악을 라이브로 만나는 채널들도 있다. 국내 인디 뮤지션을 꾸준히 소개해 온 ‘미러볼뮤직’은 다양한 라이브 영상을 올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밴드 새소년, 아도이, 카더가든 등을 소개했던 CJ문화재단의 ‘아지트 라이브’에는 비정기적으로 인디 뮤지션의 연주 영상이 올라온다. 길이는 10분 안팎으로, 새 얼굴을 찾고 싶거나 이미 유명해진 뮤지션들의 예전 영상을 접할 수 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더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시작한 ‘#투게더앳홈’은 전 세계 뮤지션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실시간 반응과 신청곡을 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대체로 30분에서 2시간 정도 이어지고 최대 수십만명의 접속자가 몰리기도 한다. 국내에선 가수 10㎝가 기타 연주와 노래로 1시간을 채웠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보통의 풍경이 사라진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것에 고마워하라는, 그러니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에 차분히 돌아볼 여행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소로 떠오른 곳이 많단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좀더 솔직해지자면, 당진을 찾은 게 사실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여태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더 큰 이유였다.25일 현재 당진에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내와 달리 야외에서만큼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아직 바이러스의 기세가 등등한 만큼 당장 다녀오시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이 차분히 정리된 뒤 ‘집콕’에서 쌓인 먼지들을 털어낼 겸 발걸음하는 것도 좋겠다.●김대건 신부 태어난 ‘솔뫼성지’엔 교황의 흔적 당진엔 천주교 성지가 두 곳이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다. 둘 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합덕면에 있다. 이름값으로는 솔뫼성지가 단연 앞선다. 솔뫼성지는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내년이면 벌써 그의 탄생 200주년. 그를 포함해 4대에 걸쳐 순교자가 배출됐다고 한다. 2014년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천주교 관련 유적 중 최초로 국가지정 문화재(사적 제529호)가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일 터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이리저리 휜 소나무가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 성지 안에 ‘십자가의 길’, 기념관과 성당, 수녀원, 김대건 신부 생가 등이 있다. 다만 건물 내부는 코로나19 탓에 공개되지 않는다.●조선의 순교자가 묻힌 ‘신리성지’는 SNS 핫플 신리성지는 최근 SNS를 타고 급속히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신리성지는 조선 후기에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이 때문에 로마시대 지하교회인 카타콤바에 비유해 ‘한국의 카타콤바’라 곧잘 불린다. 제5대 조선교구장을 지낸 다블뤼 주교가 은거하며 조선천주교사를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다블뤼 주교는 1845년 김대건 신부와 함께 논산 강경에 첫발을 내디딘 후 21년간 조선에서 활동했다. 그동안 그가 수집한 자료와 순교자들의 행적은 훗날 ‘한국천주교회사’의 기초가 됐고, 103위 성인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신리성지가 명소 반열에 오르게 된 건 종교적인 이유보다 여행지로서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신리성지는 사방이 탁 트였다. 성당에 이르는 길 주변으로는 연못과 잔디밭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그 사이사이에 다블뤼 주교 등 다섯 성인의 삶을 기억하는 작은 경당이 조성돼 있다. 평평한 잔디밭 끝자락의 가장 높은 곳엔 순교미술관이 우뚝 솟았다. 십자가를 제외하면 장식이라고는 없는, 소박하고 무뚝뚝한 건물이다. 잘 정돈된 잔디밭과 소박한 순교미술관이 어우러져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생사진 건지려는 청춘들의 애정행각은 좀… 순교미술관 안엔 한국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기록한 그림들이 전시됐다. 순교미술관 꼭대기에 오르면 국내에선 드물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드넓은 내포평야가 선사하는 시원한 풍경 덕에 온몸에 달라붙은 바이러스들이 죄다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한데 빼어난 풍경과 달리 교회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죽은 이들이 묻힌 곳이라는 교회의 설명에도 ‘인생사진’을 얻으려는 연인들이 성지 곳곳에서 과감한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한 합덕성당도 둘러볼 만하다. 1929년 세워진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정한 외양이 인상적이다. KBS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촬영지로 쓰였다고 한다.●일출·일몰이 장관인 왜목마을의 명물 ‘새빛왜목’ 바닷가 쪽에서는 왜목마을을 찾을 만하다. 한자리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갯마을이다. 저물녘 풍경도 곱지만 해뜰녘 풍경은 더 빼어나다. 동해의 힘차고 장엄한 일출과 달리 서해 특유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해돋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왜목마을의 명물은 ‘새빛왜목’이다. 높이 30m에 이르는 거대한 조형물이다. 저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의 ‘상생의 손’(8.5m)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날아오르는 왜가리의 모습을 표현한 이 조형물은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 이뤄졌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판에는 외부의 색이 그대로 담긴다. 이 덕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야간에는 조형물 내부의 조명이 켜져 은은한 빛을 낸다. 대호방조제 너머의 도비도는 섬이었다가 뭍이 된 곳이다. 대·소난지도로 가는 페리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철엔 잔잔한 물 위를 떠다니는 다양한 철새들과 만날 수 있다.오래된 시간의 선물 … 상실의 위로를 받다 면천읍성 일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다. 한때 버려졌던 옛집들이 이야기가 있는 집들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이제 막 주민 중심의 문화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책방에서 책을 읽거나 작은 미술관, 잡화점 등을 기웃대며 나른한 한때를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오래된 자전거포 건물서 재탄생… 발길 붙잡는 아늑한 책방·카페 면천읍성 일대를 어슬렁대다 보면 귀가 따갑게 듣는 이야기가 있다. 면천(옛 면주)이 충청도의 5주 가운데 하나였다는 거다. 충북 청주와 충주, 이웃한 홍주(현 홍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큰 도읍이었다는, 이른바 ‘라떼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다 어느 시기엔가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잃게 됐고, 이후 면주(면천) 일대는 자연스레 쇠락의 길을 걷게 됐을 것이다. 요즘 면천읍성 일대는 다르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곳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이 이끌고 있다. 옛 건물을 새로 꾸민 문화공간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한적하기 짝이 없던 마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면천 여정의 들머리는 면천읍성 남문이다. 성을 쌓은 이가 자신의 이름을 벽에 남긴 각자돌이 확인돼 지난해 ‘500년 전 공사 실명제’로 잠시 화제가 됐던 곳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면천읍성이 처음 세워진 건 1439년(세종 21년)이다. 왜구를 막기 위해 쌓았던 성벽은 긴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 시나브로 사라졌고, 지금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2025년쯤 발굴 작업과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일대의 모습이 제법 번듯하게 바뀌지 싶다.읍성 남문을 지나 성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전부터 면천 사람들이 살아왔던 동네가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숱한 열사들을 길러냈던 100여년 역사의 면천초등학교, 옛 면사무소 등은 이미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에 객사 등 옛 관아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옛 면천초등학교 바로 앞은 책방 ‘오래된 미래’다. 오래전 자전거포였던 건물이 아늑한 책방으로 새로 태어났다. 새 책도 있고, 헌책도 판다. 2층은 일종의 북카페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방 이름은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동명의 책에서 따왔다고 한다.●서까래·봉놋방 등 탁배기 한 잔의 추억 고스란히 간직한 잡화점 책방 바로 옆은 잡화점 ‘진달래 상회’다. 화가인 주인장이 이런저런 액세서리들을 팔고 있다. 이 집 역시 책방과 같은 가치를 지키고 공유하려는 곳이다. 잡화점의 전신은 ‘희망집’이란 대폿집이다. 오래전엔 탁배기 한 잔 걸치려는 술꾼들의 발걸음이 무시로 이어졌을 터. 당시 ‘주막’이나 다름없었을 봉놋방, 서까래 등 건물 내부는 대부분 예전 형태 그대로 남아 있다. 옛 면천초등학교 한구석엔 거대한 노거수 두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이 1000년을 넘어선다는 면천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다. 나무 바로 옆은 ‘영랑효공원’. 둘 다 복지겸 장군의 딸, 영랑에 대한 전설이 담겼다. 줄거리야 흔히 듣던 여느 전설들과 다르지 않다. 면천에 살던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에 걸렸고, 효녀 영랑이 백방으로 약을 찾아다녔고, 산신령이 나타나 신묘한 처방을 내려줬다는 얼개다. 다만 현 영랑효공원 안쪽의 안샘의 물로 두견주(진달래술)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곳에 은행나무를 심으면 아버지의 병이 낫는다는 산신령의 가르침에선 어딘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스토리텔링한 듯한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 미술관에서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골정지다. 1797~1800년 면천군수로 있던 연암 박지원이 축조했다는 저수지다. 물 위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뜻의 건곤일초정이 떠 있다. 이 정자 역시 골정지 축조 당시 연암이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아미미술관·아그로랜드 목장·놀이공원 등 인생사진 성지도 이제 새로 떠오르는 여행지 몇 곳 덧붙이자. 아미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이다. SNS의 성지라는 당진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보통 오전에 찾아야 창문으로 넘어오는 햇살 등을 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그로랜드(옛 태신목장)는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대규모 목장이다. 너른 보리밭과 벚나무길, 메타세쿼이아, 트랙터 열차 등의 목장풍경과 몇몇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다. 합덕에 있는 카페 피어라, 서해대교 건너 송악에 있는 해어름 카페 등도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꼽힌다. 1970년대 건설된 삽교천방조제와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등 3개의 방조제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 맛도 시원하다. 삽교천방조제 인근의 놀이공원도 요즘 ‘핫한’ 곳이다. 저녁때 조명이 켜진 놀이기구와 함께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제법 많다. 글 사진 당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당진은 해안과 내륙의 관광지 간 거리가 멀다. 미리 돌아볼 구역을 정해야 알뜰하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왜목마을, 도비도 등은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 면천읍성 일대는 당진영덕고속도로 면천나들목, 신리성지 등은 합덕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면천읍성 일대엔 콩국수집이 유난히 많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른라 ‘원조’라 할 만한 집도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도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보통 5월쯤 날씨가 더워지고 주민들이 ‘은근한 콩국수 개시 압력’을 넣기 시작할 무렵 문을 연 뒤 가을에 문을 닫는다. 일년 내내 여는 집도 있는데, 추운 계절엔 콩국수 대신 칼국수를 판다. ‘에이스식당’은 쑥을 곁들여 만든 면이 특징이다. 열무김치 때문에 간다는 사람이 있을 만큼 김치 맛도 좋다. 당일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 초원콩국수는 검은콩, 면천곱창콩국수(상호와 달리 곱창은 없다)는 메주콩으로 각각 맛을 낸다고 한다. 코로나19 탓에 음식점을 찾을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는 피하길 권한다. -이맘때 서해바다에선 실치가 난다. 밑반찬으로 흔히 쓰이는 뱅어포의 주인공이 바로 실치다. 실치는 주로 무침회로 먹는다. 장고항이 실치로 유명한 곳. 요즘 이 일대가 대대적인 공사 중이어서 예전만큼 맛집들이 늘어서 있지는 않다. 몇몇 횟집에서 실치 맛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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