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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로 보내는 백자달항아리… ‘문화재 한류’ 걸음마 뗐다

    호주로 보내는 백자달항아리… ‘문화재 한류’ 걸음마 뗐다

    호주 국립미술관 ‘일반동산’ 백자 구입 국내 유사품 많아… 심사 거쳐 영구 반출조선시대 후기에 만들어진 백자달항아리는 보름달을 닮은 순백의 순수함과 기품 있는 아름다움으로 한국적 미감과 정서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국보(3점)와 보물(4점)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7점이다. 이렇듯 귀중한 백자달항아리가 해외로 영영 나간다. 문화재청은 최근 18세기에 제작된 백자달항아리 1점을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영구 반출하는 것을 허가했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애써서 되찾아 오는 마당에 국내 문화재를 나라 밖으로 내보내는 이유는 뭘까. 문화재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는 물론 일반동산문화재(지정 또는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 중 운반이 가능한 문화재)도 수출과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전시 등 문화교류 목적에 한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얻어 해외로 보낼 수 있다. 지정문화재는 최장 4년간 일시적으로, 일반동산문화재는 ‘10년 이내’로 길게 반출 가능하다. 일반동산문화재는 외국 정부가 인증한 박물관이나 문화재 관련 단체가 전시 목적으로 구입 또는 기증받는 경우 영구 반출이 허용된다.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구입한 백자달항아리는 일반동산문화재고, 미술관 내 한국실에 전시할 목적으로 구입한 만큼 영구 반출 신청 요건에 해당한다. 문화재청 박희웅 유형문화재과장은 “지정문화재가 될 가능성이 없고, 국내에 백자달항아리가 다수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국내에 두는 것보다 해외 전시를 통해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편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우리 문화재를 영구적으로 해외에 보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 같은 미술관이 구입한 책가도(19세기 말~20세기 초)와 연가도(20세기 초)가 첫 사례였다. 문화재 해외 이주를 통한 ‘문화재 한류’에 이제 막 시동이 걸린 셈이다. 우리나라는 외세 침탈과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광범위한 문화재 약탈과 불법적인 유출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그렇기에 합법적인 영구 반출에도 신중하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 유물이 일본실이나 중국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희소성이 낮고, 가치가 크지 않은 문화재는 반출의 문턱을 낮춰 우리 문화 알리기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자달항아리와 책가도·연가도를 해외로 보낸 사례는 실제로 한국실이 있는 외국 박물관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박수희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연구관은 “영국과 미국 박물관의 한국실 관계자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면서 “한국 유물을 수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앞으로 호주처럼 구입이나 기증을 받아 영구 반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리 문화재의 외연을 확장하고,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반동산문화재의 국외 전시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위해선 엄격한 반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 이은아 정책연구실장은 “반출 문화재의 안전한 반입 보장을 전제로 반출 허가 대상자를 확대하고, 전시 장소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현행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박물관 등’만 인정되는 반출 허가 신청자 제한을 풀고, 전시 장소도 외국의 공인된 박물관이나 우리 정부 재외공관, 문화원 이외에 재외동포가 운영하는 문화시설, 백화점 등으로 넓히자는 주장이다. 국내 반입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국외 전시 문화재 강제집행금지제도, 국가미술품보상제도 등 국제 규범 준수에 대한 사전 심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국외 반출 문화재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세청과 공동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등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반동산문화재의 범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화재보호법 시행령도 지난 4월 1일부터 적용됐다. 그동안은 기준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일반인이 반출 금지 대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다. 문화재가 아닌 고미술이나 유물의 해외 전시와 거래가 보다 활발해져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정읍 “동학농민혁명 시발점 된 고부봉기, 우발적 민란과 달라”

    전북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은 1894년 1월 정읍에서 발생한 ‘고부봉기’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읍시는 올해 새로 개정된 고교 한국사 검인정교과서 8종에 동학농민혁명의 1차 봉기는 1894년 3월 고창에서 발생한 ‘무장기포’라고 서술돼 있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부봉기가 고을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학정을 일삼은 고부군수 조병갑을 죽이기 위해 일어난 우발적 민란으로 평가되나 이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축소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읍시는 그 근거로 고부봉기 거사를 계획했던 사발통문(1893년 11월 작성)을 제시했다. 1968년 정읍에서 발견된 이 사발통문에 ‘고부성을 격파하고 군수 조병갑을 효수할 것, 군기창과 화약고를 점령할 것, 전주성을 함락하고 서울로 나아갈 것’이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사발통문 거사계획으로 고부봉기가 발생했고 이후 무장기포, 백산대회, 황토현전투 승리를 거쳐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논리다. 고부봉기는 봉건사회 부조리에 저항해 일어난 조선 후기 여타 민란과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7년 2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이 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75건, 1만 2000쪽 가운데 사발통문이 농민군이 직접 남긴 유일한 자료이자 첫 번째 문서로 분류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참가자 등의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을 당시 혁명 참가자에 고부봉기가 제외되면서 역사적 왜곡 축소가 가속화됐다며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126년 전 분연히 일어섰던 동학농민혁명이 오늘날 역사적 왜곡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제라도 고부봉기의 온전한 평가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동학농민혁명 시발점은 고부봉기-정읍시 정당한 평가 요구

    전북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은 1894년 1월 정읍에서 발생한 ‘고부봉기’라고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읍시는 올해 새로 개정된 고교 한국사 검인정교과서 8종에 동학농민혁명의 1차 봉기는 1894년 3월 고창에서 발생한 ‘무장기포’라고 서술돼 있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부봉기가 고을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학정을 일삼은 고부군수 조병갑을 죽이기 위해 일어난 우발적 민란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축소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읍시는 그 근거로 고부봉기 거사를 계획했던 사발통문(1893년 11월 작성)을 제시했다. 1968년 정읍에서 발견된 이 사발통문에 ‘고부성을 격파하고 군수 조병갑을 효수할 것, 군기창과 화약고를 점령할 것, 전주성을 함락하고 서울로 나아갈 것’이라는 내용이 실려있다. 이같은 사실로 볼 때 사발통문 거사계획을 통해 고부봉기가 발생했고 이후 무장기포, 백산대회, 황토현전투 승리를 거쳐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논리다. 고부봉기는 봉건사회 부조리에 저항해 일어난 조선후기 여타 민란과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7년 2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이 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75건 1만 2000쪽 가운데 사발통문이 농민군이 직접 남긴 유일한 자료이자 첫번째 문서로 분류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읍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을 당시 혁명 참여자에 고부봉기가 제외되면서 역사적 왜곡 축소가 가속화 됐다며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진섭 시장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126년 전 분연히 일어섰던 동학농민혁명이 오늘날 역사적 왜곡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함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제라도 고부봉기의 온전한 평가를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개통 50주년’ 대전 육교, 문화재 된다

    ‘개통 50주년’ 대전 육교, 문화재 된다

    근대 산업화 상징물인 대전 육교를 비롯한 시설물과 기록 등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대전 육교, 6·25전쟁 군사 기록물,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 등 모두 6건을 문화재로 4일 등록 예고했다. 대전 대덕구에 있는 ‘대전 육교’는 1969년 건설된 경부고속도로 시설물의 하나로,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사용돼 올해로 개통 50주년을 맞았다. 문화재청은 당시 토목기술을 잘 보여 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이 소장한 ‘6·25전쟁 군사 기록물’은 전쟁 중 육군본부·군단·사단·후방부대 등에서 작성한 계획·명령·지시 기록과 전투상보·작전일지 등 군사작전 기록물 15종 7521건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나석주 의사 편지 및 봉투’는 1926년 12월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을 투척하려던 의열단원 나석주 의사의 거사 계획과 관련된 것들이다. 나 의사는 1924~1925년 백범 김구 등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밖에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세종 부강성당’, 약초 재배 시설인 ‘구 경성제국대학 부속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 근대 개항 때 지은 ‘구 목포세관 부지 및 세관창고’ 등도 등록 예고에 포함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순신 장군 공 기리는 ‘해남 명량대첩비’ 탁본한다

    이순신 장군 공 기리는 ‘해남 명량대첩비’ 탁본한다

    1597년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공을 기리기 위해 1688년 세운 보물 503호 해남 명량대첩비 등 문화재 13건을 올해 탁본한다. 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는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이 신청한 문화재 탁본 사업을 최근 허가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올해 작업 대상으로 호남 지역 문화재 13건을 정했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비석과 석등, 자연 암반 등이 포함됐다. 곡성 태안사 광자대사탑비, 구례 윤문효공 신도비, 영암 엄길리 암각 매향명은 처음으로 탁본한다. 남원 실상사 수철화상탑비, 담양 개선사지 석등,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탑비, 강진 월남사지 진각국사비 등은 새로 탁본한다. 기존 탁본의 먹이 균일하지 않거나 일부 글자를 판독하기 어려워서다. 탁본 대상 13건 가운데 개선사지 석등, 광자대사탑비, 강진 무위사 선각대사탑비, 엄길리 암각 매향명은 훼손을 우려해 전문가 조언을 받기로 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종이나 비석 따위에 새긴 글자를 가리키는 금석문 탁본을 매년 진행한다. 2013년부터 학술용역사업으로 전국 금석문 총목록 조사 및 총람집을 제작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얼씨구!” 대통령상 수상 중견소리꾼이 가르치는 부천 판소리교실

    “얼씨구!” 대통령상 수상 중견소리꾼이 가르치는 부천 판소리교실

    오는 6월부터 경기 부천에서 중견소리꾼이 가르치는 판소리교실이 열린다. 강사는 2013년 개최한 광주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원진주 명창이 맡는다. 판소리 교실은 부천 도당동에 있는 도당어울마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부천문화재단 동호회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으로, 부천지역 판소리문화를 활성화는 데 의미가 있다. 원 명창은 네 번 도전 끝에 김세종제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을 불러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 통으로 질러내는 꿋꿋한 동편제 소리를 구성진 통목으로 힘있게 부르는 고음이 매력이다. 수강생들이 지루하지 않게 판소리와 흥겨운 민요를 섞어가며 90분동안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원 명창은 남도잡가 육자배기와 흥타령·씻김굿을 진도에서 직접 배웠다. 동편제의 구성진 통목에 남도민요의 감성이 어우러진 성음을 자랑한다. 명창 박송희 선생과 안애란 선생을 사사했다. 현재 서울 강남에서 한국판소리보존회 민요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문하생들의 활약도 뛰어나다. 2019년 열린 제27회 경기도청소년종합예술제 경기도 본선대회에서 원 명창이 가르치는 제자중 학생들이 대거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KBS주최 국악한마당 주최 전국민요자랑대회에 성인팀이 참가해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원 명창의 이력은 남다르다. 국악판 ‘나는 가수다’로 화제를 낳았던 판소리 명창 서바이벌 프로그램 MBC 특별기획 ‘명창대첩’ 방송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최강의 판소리 8명창을 뽑아 서바이벌 방식으로 최후 승자를 가리는 프로로, 당시 쟁쟁한 왕기철과 왕기석·김연·장문희·박애리·김나영·노해현 명창들과 함께 경연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4월 KBS 1TV ‘다큐공감’에서 시각 장애인 제자 ‘소리꾼 김지연’과 함께 동행하는 제자와 스승의 관계로 출연하기도 했다. 부천판소리교실은 당초 3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돼오다 6월부터 진행된다. 첫 수업은 오는 6월 4일 실시될 예정이며, 연말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다. 단 코로나19사태가 심해지면 잠정 연기될 수 있다. 판소리교실을 진행하는 원진주 명창은 서울국악예고와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학사·석사를 졸업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이며, 2013년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문의는 010-3783-3580.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금요칼럼] 용인 심곡서원, 새로운 ‘도심형 서원’의 가능성/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용인 심곡서원, 새로운 ‘도심형 서원’의 가능성/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도학정치를 실현하는 데 목숨을 바친 정암 조광조(1482~1519)의 위패를 모신 심곡서원이 자리잡은 곳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이다. 수지지구며 광교지구 아파트가 끝간 데 없이 둘러싸고 있는 신도시 한복판이다. 서원 마당에서 바라보이는 언덕 너머에 정암의 무덤이 있다. 심곡서원을 찾을 때마다 고층 아파트가 주변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심곡서원이 없었다면, 또 정암의 무덤이 없었다면 이 신흥 콘크리트 도시가 얼마나 몰문화적이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신도시가 심곡서원과 정암 묘소의 경관을 훼손했다지만, 서원과 그 주인공의 무덤이 신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심곡서원을 아끼는 사람들은 지난해 상실감을 느꼈다.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9곳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지만, 심곡서원은 제외됐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오른 데는 자연환경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건축이 큰 몫을 했다. 심곡서원이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정암은 정몽주, 길재, 김숙자, 김종직, 김굉필, 정여창으로 이어지는 사림파의 적통을 잇는 인물이다. 동방오현(東方五賢)이라는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은 1610년 동시에 문묘에 배향되기도 했다. 그런데 심곡서원을 제외한 김굉필의 달성 도동서원, 정여창의 함양 남계서원, 이언적의 경주 옥산서원, 이황의 안동 도산서원은 모두 세계유산에 올랐다. 심곡서원 앞에는 수원과 광주를 잇는 포은대로가 지난다. 이 길을 따라 모현면에 이르면 포은 정몽주의 묘소가 나타난다. 초입에는 포은을 제향하는 충렬서원이 있는데, 애초에는 정암의 위패도 함께 모셔졌다고 한다. 사림의 역사에서 용인이 갖는 의미가 그동안 너무 낮게 평가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재 활용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시대 지역 공론의 중심이자 교육기관으로 서원의 전통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서예강좌나 예절 및 충효 교육 같은 것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역 주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문화 및 교육의 중심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인구 밀집 지역의 심곡서원이 새로운 개념의 도시형 서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심곡서원은 2015년 사적 지정으로 주변이 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문화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도시형 사적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공연·전시장이나 교육 시설은 보호구역에도 과감하게 들일 수 있어야 한다. 심곡서원이 지역의 문화 중심으로 도약할 심리적 여건도 갖춰져 있다. 심곡서원을 둘러싼 아파트 단지엔 서원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주민들은 심곡서원이 추진하는 문화활동에 가장 큰 후원 세력이 될 것이다. 교육기관으로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풍덕천동의 문정중학교는 1953년 학교법인 심곡학원이 설립했다. 문정(文正)은 정암의 시호다. 심곡서원이 사액서원이 되면서 내려진 토지를 기본 재산으로 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도서관 이름도 ‘정암관’이다. 정암의 묘소 건너 상현마을에는 서원초등학교와 서원중·고등학교가 있다. 서원중학교 교가에는 ‘정암의 지순하고 올곧은 뜻 이어’라는 구절이 있다. 수많은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가 또한 심곡서원 문화활동의 지지세력이 될 것이다. 그럴수록 심곡서원 활용 계획에는 이름뿐인 ‘정암의 뜻’에 머물지 않도록 주변 마을 주민과 학생, 나아가 용인시민 전체를 참여시켜야 한다. 심곡서원이 지역의 문화적 구심점으로 자리잡기 바란다. 그렇게 도시형 서원으로 거듭난다면 세계유산이 아니라도 그 가치는 어떤 세계유산 부럽지 않게 굳건해지지 않을까 싶다.
  • ‘국내 최초 미술 전문기자’ 이구열 평론가 별세

    ‘국내 최초 미술 전문기자’ 이구열 평론가 별세

    화단에서 ‘한국 최초의 미술 전문기자’로 불렸던 이구열 미술평론가가 30일 별세했다. 88세. 1932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부터 1973년까지 서울신문, 경향신문, 민국일보, 대한일보 등에서 미술 전문기자, 문화부장으로 일했다. 1975년 한국근대미술연구소를 만들어 최근까지 근대미술사 연구에 힘썼고,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본부장과 문화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인이 평생 모은 자료는 후학들의 연구 발판이 됐다. 2001년 삼성미술관 리움에 4만여건의 자료를 기증해 한국미술기록보존소의 근간을 마련했고, 2015년 4000여건의 미술 자료를 길문화재단 가천박물관에 전달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미술산고’(1972), ‘근대한국미술의 전개’(1982), ‘근대한국화의 흐름’(1993), ‘나혜석-그녀, 불꽃같은 생애를 그리다’(2011)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그간 발표했던 원고를 모은 문집 ‘청여산고 1·2’를 펴냈다. 책에는 1971년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으로 허백련, 김은호, 박승무,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등 동양화가 여섯 사람 화실을 순례한 일 등 20세기 미술을 가로지르는 원로의 호흡이 담겼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2일, 장지는 괴산호국원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국내 최초 미술 전문기자’ 이구열 평론가 별세

    ‘국내 최초 미술 전문기자’ 이구열 평론가 별세

    화단에서 ‘한국 최초의 미술 전문기자’로 불렸던 이구열 미술평론가가 30일 별세했다. 88세. 1932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부터 1973년까지 서울신문, 경향신문, 민국일보, 대한일보 등에서 미술 전문기자, 문화부장으로 일했다. 1975년 한국근대미술연구소를 만들어 최근까지 근대미술사 연구에 힘썼고, 예술의전당 전시사업본부장과 문화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인이 평생 모은 자료는 후학들의 연구 발판이 됐다. 2001년 삼성미술관 리움에 4만여건의 자료를 기증해 한국미술기록보존소의 근간을 마련했고, 2015년 4000여건의 미술 자료를 길문화재단 가천박물관에 전달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미술산고’(1972), ‘근대한국미술의 전개’(1982), ‘근대한국화의 흐름’(1993), ‘나혜석-그녀, 불꽃같은 생애를 그리다’(2011)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그간 발표했던 원고를 모은 문집 ‘청여산고 1·2’를 펴냈다. 책에는 1971년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으로 허백련, 김은호, 박승무,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등 동양화가 여섯 사람 화실을 순례한 일 등 20세기 미술을 가로지르는 원로의 호흡이 담겼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2일, 장지는 괴산호국원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금연휴 첫날 풍경…해변엔 마스크 벗은 관광객들

    황금연휴 첫날 풍경…해변엔 마스크 벗은 관광객들

    제주 공항·주요 관광지 ‘인산인해’ 황금연휴 첫날 4만 500명 입도 전망해외여행 어렵게 되자 제주로 몰려인기 있는 식당, 거리두기 안 지켜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황금연휴 첫날인 30일 제주공항엔 관광객들의 입도 행렬이 줄을 이었다. 주요 해변과 관광지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틈을 타 그동안 쌓인 답답함을 풀려고 모처럼 나선 관광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아 보였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29일 이미 3만 6587명이 제주로 왔고, 30일엔 4만 500여명이 입도한다. 협회는 29일부터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18만여명 이상의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자 제주로 여행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함덕, 곽지, 월정, 중문, 김녕 등 주요 해변은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는 관광객으로 크게 붐볐다. 함덕 해변 주차장은 여름 휴가철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렌터카들이 넘쳐났다. 해변과 해안도로의 카페들도 모처럼의 특수를 누렸다.카페가 밀집한 한담 해변과 월정 해변 일대엔 차량이 엉키면서 일부 정체가 빚어질 정도였다. 성산일출봉과 중문관광단지 등 주요 관광지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라산국립공원과 곳곳의 오름, 숲길에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탐방객이 찾았다. 관광객들 대다수가 공항에서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었지만, 인기 있는 일부 음식점 등에서는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바닷가엔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도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잊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도 방역당국은 특별 입도 절차를 통해 제주를 찾는 모든 방문객에 대한 발열과 증상 여부 대한 검사를 하는 등 방역 태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방역에 대한 관광객들의 협조 여부가 코로나19 확산의 변곡점이 되는 만큼 긴장을 풀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9일 “70만 제주도민의 터전인 만큼 모든 입도객은 국경을 넘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방역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전국 관광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 해운대 등 해수욕장, 관광객 발길 이어져속리산 국립공원 오전에만 4000명 방문 이날 부산 주요 사찰과 해운대해수욕장 등 관광지도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범어사, 삼광사, 해동용궁사 등 부산 주요 사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축점등식과 법요식 등 주요 행사를 모두 5월 중순 이후로 연기했지만 신도와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범어사는 사찰을 찾은 뒤 금정산에 오르려는 등산객들로 붐볐고, 삼광사는 오색찬란한 7만 연등을 구경하는 불자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시원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기장군 해동용궁사와 해운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 영도 태종대 등 해안가는 황금연휴를 즐기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로 인해 송정과 기장을 이어주는 해안도로 등지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지기도 했다. 충북 월악산에는 이날 오전 3000여명의 탐방객이 몰렸다. 월악산 국립공원 측은 “연휴 첫날인데도 산을 찾은 탐방객 규모가 지난해 4~5월 주말 평균 수준은 된다”면서 “오늘 7000명이 월악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도 오전에만 4000명 가까운 등산객이 방문했다. 청주 상당산성과 옥천 장령산 자연휴양림, 제천 청풍문화재단지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 등 정부 7개 개방형 직위 채용

    인사혁신처가 7개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1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다. 30일 인사처에 따르면 이번에 공모하는 개방형 직위는 과장급 7개 직위다.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장, 기상청 수도권기상청 기후서비스과장,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 인천항공교통관제소장, 통계청 동남지방통계청장, 해양경찰청 감사담당관 등이다. 이 가운데 기상청 수도권기상청 기후서비스과장,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 등 2개 직위는 경력개방형 직위로 민간 출신만 지원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나라일터(www.gojobs.go.kr)와 각 부처 홈페이지 모집공고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동구 칼럼] 잃어버린 미소 찾기

    [이동구 칼럼] 잃어버린 미소 찾기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세계인들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이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족과 동료,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자가격리자가 되고 확진자, 희생자가 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니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또 감염 예방을 위해 각국이 펼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에 큰 불편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멀어진 인간관계로 정신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예측이 안 되니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실직과 생활고 등 앞으로 닥칠 경제적인 어려움에는 더 큰 고통과 두려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1930년대의 세계적인 대공황이나 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공포심마저 자아낸다. 세계인의 얼굴에서 웃음과 미소가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여러 특징 중 하나다. 웃음을 통해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긍정과 부정의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부정적인 신호는 비웃음뿐, 모든 웃음은 기쁨과 즐거움, 긍정의 신호로 통한다. 소리 없이 웃는 미소는 간혹 더 큰 의미와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다는 것 외에도 미소와 색감 등으로 많은 신비로움을 준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왼쪽 입술은 일자로 다물고 있는데 반해 오른쪽 입술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웃는 입 모양을 하고 있다. 무표정한 듯하면서 순간적으로 웃는 표정으로 보인다. 모나리자 미소의 비밀은 절묘하게 그려진 입술 모양에만 있지 않다. 어두운 듯 침침한 모나리자 주변의 색감 등으로 어느 순간, 어떤 사람에게는 섬뜩하고 무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불가에서 미소는 깨달음의 의미로 통한다. 석가가 영취산에서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마하가섭이란 제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연꽃은 탁한 연못에서 피어나는데 꽃은 아름답고 깨끗하다. 즉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간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는 진리를 마하가섭은 깨달았고, 석가는 불교의 진리를 전했다. 오직 미소로서 깨달음을 전하고 알아챈 것이다. 바로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일화이다. 우리에겐 어떤 미소가 있을까. ‘백제인의 미소’로 알려진 충남 서산의 마애여래삼존상(국보 제84호)과 얼굴무늬 수막새에 남아 있는 ‘신라의 미소’가 있다. 마애삼존불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지극히 친근한 불상의 얼굴과 더불어 햇빛에 따라 바뀌는 본존불과 좌우 협시불의 미소는 천오백년의 긴 시간을 건너뛰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백제인들의 소탈한 미소를 보여 주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8년 11월 기와로는 처음 국가지정문화재가 된 국립경주박물관의 ‘얼굴무늬 수막새’는 동그란 얼굴에 두 눈과 오뚝한 코, 도드라지는 볼, 웃음기 띤 입이 인상적이다. 최근 윤병렬 홍익대 교수가 얼굴무늬 수막새를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집는 기상천외한 벽사(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방식”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악한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 사납고 험상궂은 모습을 한 게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한껏 담아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윤 교수는 “이 미소에는 적대 행위를 하지 않고 오히려 환대하겠다는 따뜻함이 함축돼 있다”고 평가했다. ‘신라의 미소’는 역병이나 귀신을 쫓아내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니 흥미롭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쯤이 될지 불투명하다. 미중은 서로 상대방 탓을 하고 있다. 올겨울 다시 유행할 수도 있고, 퇴치까지는 앞으로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암울한 예측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반드시 극복되고 우리는 잃어버린 웃음과 미소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전염병이나 요사스런 귀신마저도 웃음으로 이겨낸 신라인의 미소처럼, 세계인들도 여유로운 미소로 코로나 퇴치에 합심했으면 한다. 온 나라들이 힘을 모아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로 잃어버린 미소를 찾는 묘약이 될 것이다. 바이러스도 티없이 밝게 웃는 사람을 공격하지는 못하리라 믿고 싶은 시절이다. yidonggu@seoul.co.kr
  • ‘국적 논란’ 백자, 결국 46년 만에 국보 해제

    ‘국적 논란’ 백자, 결국 46년 만에 국보 해제

    희소성·가치 기준 미흡… 세 번째 사례국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 병’이 결국 국보에서 해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형태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1974년 7월 국보 제168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원나라 제작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2018년 학계와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문화재청은 중국과 한국 도자사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진사를 사용한 조선 전기의 드문 작품”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은 조선 전기 백자에 동화(銅畵·구리가 주성분인 안료로 문양을 장식하는 기법)를 활용한 예가 없다고 밝혔다. 동화는 고려 후기인 13∼14세기 유물 중 일부에서 문양이 확인되나 이후 사라졌다가 18∼20세기 백자에서 다시 나타났다. 최근까지 확인된 유물과 연구에선 조선 전기에 동화로 장식한 백자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형(器形) 등으로 미뤄 조선 전기 15세기 제작품으로 추정했지만, 학계에서는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이 중국 원나라 도자기인 ‘유리홍’(釉裏紅)과 매우 유사한 점을 들어 백자 동화매국문 병의 제작 시기와 국적을 14세기 원나라로 판단했다. 중국 도자기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문화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은 국보 지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출토지나 유래 등에서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비슷한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존재해 희소성과 가치 측면에서도 국보 지정 기준에 미흡하다고 결론 내렸다. 문화재청은 29일 지정 해제를 예고하고, 30일 동안 각계 의견 수렴 절차에 이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제한다. 국보 지정 해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던 국보 제274호 ‘귀함별황자총통’은 가짜로 판명돼 1996년 지정 해제됐고, 국보 제278호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보물로 강등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모녀의 봄, 세월을 소환하다

    모녀의 봄, 세월을 소환하다

    요즘 뉴트로 여행지가 인기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다.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일컫는다. 예쁘게 장식된 낡은 건물에 맛있는 음식까지 갖춰진 곳이 대부분이어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명주동도 그런 곳이다. 남편이나 아들과 함께 가긴 어딘가 어색하고, 모녀가 함께 봄나들이 삼아 돌아보면 딱이겠다.●‘건축 규제’가 만든 옛 골목 풍경 삼국시대 강릉의 이름은 하슬라였다. 통일신라 때는 명주라 불렸다. 그러니까 명주동은 도시 이름이자 동네 이름인 셈이다. 이름에서 보듯 명주동은 고려시대부터 강릉의 중심지였다.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388호), 강릉읍성, 강릉시청 등이 세월을 이어 가며 이 일대에 자리잡고 있었다. 명주동이 옛 모습을 오래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건 건축 규제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명주동 일대는 인근의 강릉비행장 때문에 건물 높이에 제한이 있었다. 예전엔 3층까지만 올릴 수 있었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5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됐다. 한데 바로 그 무렵 옛 강릉시청 터에서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발견됐다. 문화재가 출토되면서 도심 재개발 사업도 중단됐다. 명주동이 주변 도심과 사뭇 다른 풍경을 지킬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명주동 나들이의 들머리는 ‘작은공연장 단’ 앞이다. 옛 교회 건물을 개조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공연장 앞은 적산 가옥이다. 명주동을 상징하는 사진, 그러니까 옛 르네상스 시절의 복고풍 의상을 갖춰 입은 ‘모던 걸’이 능소화 아래 서 있는 사진이 촬영된 곳이 바로 이 집 담장이다. 정원에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멋진 자태로 자라고 있다. 주민들이 농담 삼아 “집값보다 소나무가 비싸다”고 할 만큼 수형이 빼어나다.●시간이 멈춘 듯… 추억 가득한 공간서 한잔의 여유 적산 가옥 옆은 ‘봉봉방앗간’이다. 1940년대 지은 방앗간을 개조한 카페다. 봉봉(bonbon)은 ‘좋아좋아’를 뜻하는 프랑스어라고 한다. 엄마 세대라면 아마 오렌지 음료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지 싶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이 집에서 촬영됐다.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자 ‘명주동 르네상스’의 산파 역할을 한 김운수씨의 기억에 따르면 ‘봉봉방앗간’의 전신은 ‘문화떡공장’이란 이름의 방앗간이었다. 1940년대 지어진 ‘문화떡공장’은 2000년대 들면서 쓰임새를 잃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2011년 커피를 볶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맞은편 파랑달은 ‘시나미, 명주 나들이’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근현대 의상도 대여한다. 파랑달 너머로 ‘명주배롱’ 등 크고 작은 예쁜 카페들이 이어져 있다. 골목 끝, 남대천 제방 아래 ‘칠커피’도 인상적이다. 1940년대 방이 일곱개였던 여인숙을 개조해 카페로 쓰고 있다. 햇살박물관은 마을 주민들의 생활용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해설사 투어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마을 풍경을 찍은 흑백사진, 턴테이블 등이 잃어버린 기억들을 소환한다. 일제강점기의 적산 가옥을 그대로 활용한 공간도 있다. 카페 ‘오월’이 가장 유명하다. 목재로 덧댄 외형이 무척 고풍스러워 늘 문전성시다. ‘남문칼국수’도 일본 건물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집이다. 주민들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적산가옥은 ‘오부자 집’이다. 일제 때 일본 건축가가 설계하고 지은 집인데, 일본 오사카성과 건축 기법이 매우 흡사하다.●주민들 스스로 가꾼 동네… 아름다울 수밖에 명주동이 다른 지역 원도심과 다른 점이 있다면 외지인이 건물을 사서 입주해 왔다는 것이다. 서울 성수동, 강원 삼척 논골담길 등에서 숱한 원주민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에 시달리다 대안을 찾은 것이다. ‘세입자’가 아닌 만큼 ‘주민들’ 스스로 동네 가꾸기에 적극적이다. 앞으로도 이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설 가능성은 많지 않다. 문화재가 있는 데다, 주민들이 현 원도심 풍경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명주동 건너편에도 강릉대도호부 관아, 일곱 가지 행정 사무를 관장했다는 칠사당, 영동 일대 화교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옛 화교소학교 등 볼거리가 많다. 영화 팬들이라면 ‘봄날은 간다’ 촬영지를 거닐며 ‘라면 먹고 갈래요?’ 등 전설적인 ‘작업 멘트’를 회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겠다.임당동 성당은 무척 인상적인 외형의 건물이다. 1950년대 강원 지역 성당 건축의 전형을 보여 준다. 뾰족한 종탑과 지붕 장식, 부축벽을 이용한 전면부의 독특한 입면 구성 등 건축 문외한의 눈으로도 매우 독특한 건물이라는 걸 첫눈에 알 수 있다. TV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촬영되기도 했다. 미사가 없는 시간엔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임당동 성당에서 두 블록쯤 위에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있다. 강릉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기기 전만 해도 대형 영화관이었지만 지금은 독립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축소됐다. 그나마 코로나19로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하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옛 영화관에 들러 예술영화 한 편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글 강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광주형 일자리 재단설립, 노동계 복귀로 정상화

    노동계가 ‘광주상생일자리재단’에 참여키로하면서 좌초 위기에 몰렸던 광주형일자라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은 29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계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지난 2일 노사상생협정서 파기를 선언한 지 약 한달 만에, 이용섭 시장이 노동계에 가칭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설립을 제의한 지 이틀만에 합의가 이뤄졌다. 시는 이에 따라 조만간 노동 전문가, 공무원 등이 참여한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추진단장은 비상임 직위로 노동계 추천을 받아 임명하고, 4급(과장급) 사무국장도 공모한다. 재단 설립에는 1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단은 광주시의 노동정책 전반의 실효성 확보를 뒷받침하고 이를 지원하는 ‘노동서비스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문화재단, 복지재단 등과 유사한 형태의 일자리와 노동 분야 재단법인인 셈이다. 박광태 GGM 대표이는 이날 5인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상생노사발전협의회가 구성되기 이전까지 노사 관련 제반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한국노총 역시 광주시·현대차간 투자협약서와 부속 협정서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 내용을 이행키로 합의했다. 한국노총은 최근 노사상생발전협정서 파기와 함께 불참을 선언하면서 사업 자체가 좌초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았다. 노동계는 그동안 광주형 일자리 4대 핵심 의제 가운데 ▲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에는 합의했으나 ▲노사 상생(소통·투명경영)▲원하청 상생(동반 성장) 등 2가지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동계는 특히 ‘노동이사제’ 도입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약을 파기했으나 이를 보완하는 내용의 재단설립을 통한 ‘참여 보장’이 이뤄지면서 이 사업에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GGM은 상생위원회를 통해 현안인 원하청관계 개선 등에 노동계의 목소리를 상당 부분 수용키로하면서 이들의 복귀에 힘을 실었다. 광주형일자리사업은 지난 2019년 1월 30일 지역 노사민정협의회가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의결한데 이어 광주시와 현대차가 다음날인 31일 이를 바탕으로 한 투자협약서에 서명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같은해 9월 법인설립과 12월 GGM 자동차 공장 착공을 마친데 이어 올 생산설비 설치와 내년 하반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춘다. 현재 공정률은 10%에 이른다. 총 사업비 5754억원 가운데 37개 투자자가 2300억원(자본금)을 투자했고, 나머지 3454억원은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공장이 돌아가면 1000여명의 직접 고용과 1만여명의 간접고용이 예상된다. 근로시간은 주 44시간에 초임 연봉은 3500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동자에게 주택·육아 등 각종 후생 복지 비용을 지원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차액을 지원한다 한편 GGM주주들은 최근 오는 29일까지 노동계가 복귀하지 않으면 사업 진행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통보했으나 이번 노동계의 참여로 양 측의 갈등은 봉합될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적 논란 국보 도자기, 46년 만에 지정 해제된다

    국적 논란 국보 도자기, 46년 만에 지정 해제된다

    국적 논란이 제기된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 병’이 46년 만에 지정 해제된다. 문화재청은 제작 지역과 작품 수준 등 국보로서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끊이지 않았던 백자 동화매국문 병에 대해 지정 해제를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형태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1974년 7월 국보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원나라 제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학계와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문화재청은 중국과 한국 도자사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 9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논의 끝에 지정 해제가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진사를 사용한 조선 전기의 드문 작품”이라는 국보 지정 사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선 전기 백자에 동화(銅畵·구리가 주성분인 안료로 문양을 장식하는 기법)를 활용한 예가 없다고 지적했다. 동화는 고려 후기인 13∼14세기 유물 중 일부에서 문양이 확인되나 이후 사라졌다가 18∼20세기 백자에서 다시 나타났다. 최근까지 확인된 유물과 연구에선 조선 전기에 동화로 장식한 백자 사례는 없다고 알려졌다.지정 당시에는 기형(器形) 등으로 미뤄 조선 전기 15세기 제작품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이 중국 원나라 도자기인 ‘유리홍’(釉裏紅)과 매우 유사한 점을 들어 백자 동화매국문 병의 제작 시기와 국적을 15세기 조선이 아닌 14세기 원나라로 판단했다. 중국 도자기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문화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은 국보 지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출토지나 유래 등에서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비슷한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존재해 희소성과 가치 측면에서도 국보 지정 기준에 미흡하다고 결론 내렸다.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문화재 지정과 마찬가지로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 수렴 절차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제된다. 국보 지정 해제 사례는 이전에도 있다.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던 국보 제274호 ‘귀함별황자총통’은 가짜로 판명돼 1996년 지정 해제됐고, 국보 제278호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보물로 강등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취약층엔 쌀, 장애아동 가족여행… 효성은 ‘사랑을 싣고’

    취약층엔 쌀, 장애아동 가족여행… 효성은 ‘사랑을 싣고’

    효성은 ‘나눔으로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취약계층 지원’, ‘호국보훈’, ‘문화예술 후원’ 등을 주제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효성은 본사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등 국내 사업장 인근 지역에 ‘사랑의 쌀’과 김장김치, 생필품 등을 후원하는 등 국내 취약계층의 안정적 생계를 지원하고 매년 장애아동 가족을 초대해 ‘사랑의 가족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사랑의 가족여행’은 효성과 푸르메재단이 함께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재활 치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효성 임직원 가족과 장애 아동청소년 가족이 한 가정씩 짝을 이뤄 다양한 체험활동과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가진다. 해외에서는 의료봉사활동과 급여나눔을 통해 베트남 취약계층 지원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호국활동 지원과 문화재 보존 후원 및 사회적 약자들의 문화생활 지원을 통해 더불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지난 2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5억원과 의료용 장갑 5만 켤레, 손소독제 3000개 등 의료용품을 함께 전달했다. 전달된 성금과 의료용품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사용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30일 부처님오신날… 전국 사찰서 코로나 치유 기도

    30일 부처님오신날… 전국 사찰서 코로나 치유 기도

    부처님오신날인 30일 전국 1만 5000여개 사찰에서 일제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에 돌입한다. 28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이 30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봉행된다. 입재식은 정부 및 종단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게 된다. 이날 기도법회 입재식을 시작으로 전국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도 막을 올리게 된다. 조계사에서 열리는 입재식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그리고 조계사 주지 스님과 대중 스님들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명고, 명종을 시작으로 주요 내빈의 서원을 담은 헌등, 입재 법어, ‘약사여래경’ 독경, 조계사 주지 스님 축원, 신도회장 발원문 낭독 등으로 진행된다. 조계종과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앞서 지난달 18일 코로나19 상황을 국민과 함께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30일로 예정됐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음력 윤 4월 8일(양력 5월 30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30일 모든 사찰의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를 시작으로 한 달간 전국 1만 5000여개 사찰에서 기도정진이 진행된다. 기도법회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면서 국난 극복을 위해 불교계의 원력을 모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회향식은 5월 30일 열린다. 한편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22호 연등회는 5월 23~24일 동국대 운동장과 서울 종로 일대에서 ‘어울림마당 및 연등행렬’로 열리며 국난 극복을 위한 희망 메시지를 담아 ‘촛불기원’, ‘희망의 등 나누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日서 훔쳐온 불상 ‘한일 소유권 분쟁’ 2라운드

    日서 훔쳐온 불상 ‘한일 소유권 분쟁’ 2라운드

    한국인 도둑들이 일본에서 훔쳐온 고려 때 금동관음보살좌상 소유권을 둘러싼 항소심이 28일 10개월 만에 재개됐다. 국내 초유의 국외 문화재 소송이다. 대전고법 민사1부(부장 권혁중)는 이날 315호 법정에서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 인도 항소심 재판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6월 25일 4차 변론기일 후 중단됐었다. 이날 공판은 부석사 측 변호사와 정부 대리인인 검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법원 관계자는 “불상을 도난당한 일본 관음사에 2018년 7월 재판 이해관계인이니 참석하라고 통보했는데 회신이 없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 재판은 1심 재판부가 2017년 1월 26일 “불상에 ‘고려국 서주(서산)’라는 기록은 있으나 옮긴 기록이 없다”며 부석사의 손을 들어 준 뒤 피고 항소로 3년째 진행 중이다. 사건은 2012년 10월 김모(당시 69)씨 등 한국 문화재절도단이 일본 쓰시마 간논지(觀音寺)에서 불상을 훔쳐 국내로 반입한 것이다. 경남 마산 조직폭력 장모(당시 51)씨가 활동 자금을 댔다.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1330년 부석사에서 제작했으나 이후 ‘왜구’의 약탈로 일본에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김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일본이 약탈해 간 문화재를 가져왔으니 우린 애국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불상은 1973년 일본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씨 등은 몰래 팔려다 수상히 여긴 매입 희망자가 문화재청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들통이 났다. 김씨 등은 징역 4년형, 장씨 등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결연문이 실제로 고려 말에 작성됐는지 입증 자료가 없고, 현 부석사가 그 사찰인지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정에 NHK 등 일본 언론사 기자도 대거 몰렸다. 한 달 후 같은 재판부는 ‘훼손과 회수 난항이 우려돼 최종심까지 국가의 보관이 옳다”고 결정해 불상은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부가 최종심에서 이기면 불상은 일본에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우리 정부에 줄기차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펭수’ 성공시킨 이슬예나 PD, ‘올해의 PD상’ 수상

    ‘펭수’ 성공시킨 이슬예나 PD, ‘올해의 PD상’ 수상

    ‘EBS 연습생’ 펭수를 소개한 EBS의 이슬예나 PD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을 제작한 이승준 PD가 올해의 PD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국PD연합회는 제32회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에 이슬예나 PD와 이승준 PD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슬예나 PD는 디지털 콘텐츠 ‘자이언트펭TV’를 통해 엉뚱한 매력의 펭수를 앞세워 교육방송 EBS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이언트펭TV’는 EBS 라디오 ‘오디오 천국’과 함께 실험정신상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작품상은 TV 부문에서 ▲SBS TV 시사교양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KBS 2TV 시사교양 ‘거리의 만찬-기억해도 괜찮아’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대전MBC ‘더콘서트-오롯이 당신’ ▲광주MBC ‘핑크피쉬 아시아’ ▲독립PD협회 ‘EBS다큐프라임-구조’가 선정됐다. 작품상 라디오 부문에서는 ▲MBC경남 ‘79년 마산’ ▲EBS ‘오디오천국-저세상ASMR’ ▲MBC ‘님 찾아가는 길’ ▲cpbc ‘함께하는 세상, 오늘’ ▲부산 FEBC ‘인구시계’가 수상했다. 디지털콘텐츠상에는 EBS ‘밥친부터 시작’이, 작가상은 KBS 김지은·CBS 박동숙이 선정됐다. 공로상은 고 정수웅 PD, 특별상은 오기현 경주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수여됐다. 출연자상은 가수 이적, 배우 김남길, 개그맨 양세형, 방송인 박미선, 라디오 진행자 배철수가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상식은 이날 오후 3시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관중 없이 열렸다. 녹화 중계는 다음 날 오후 3시 20분 MBC TV에서 볼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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