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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압 떨치고 자유를 외치다”… 빛고을 밝히는 ‘뉴욕 미술 거장들’

    “억압 떨치고 자유를 외치다”… 빛고을 밝히는 ‘뉴욕 미술 거장들’

    잭슨 폴록·마크 로스코 등 21명 유대인박물관 소장품 亞 첫 공개“인간 내면 탐구한 추상표현주의시대 증언·치유 보여 주는 장 될 것”오늘부터 10월 9일까지 전시회 세계 현대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미국 미술 거장들의 명작이 광주에 상륙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ACC재단이 마련한 특별전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이 17일 개막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이날 오후 3시 ACC 문화창조원 로비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송진희 ACC재단 이사장, 김명규 ACC재단 사장,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강원재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토드 브랜도우 미국 FEP재단 대표, 탄 킴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관,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관장, 윤영문 광주예술의전당 대표 등 미술계·언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ACC재단이 주관하고 서울신문이 주최했으며 뉴욕 유대인박물관이 국제 공동기획 형식으로 참여했다. 유대인박물관이 아시아에 주요 소장품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명규 ACC재단 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는 20세기 현대미술사의 분기점이자, 인간의 내면과 자유를 탐구한 추상표현주의 거장 21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귀중한 기회”라며 “유대인박물관과의 협업으로 광주에서 세계적 수준의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주는 진실과 해방을 외쳐 온 도시”라며 “추상표현주의가 억압의 시대를 넘어 자유를 노래했듯 이번 전시는 예술이 시대를 증언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20세기 미술의 주도권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던 역사적 전환기를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 시민들이 생생히 체험하길 바란다”며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등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소개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조윤성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의 전시가 국내, 그것도 광주에서 열리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ACC 개관 10주년을 상징하는 대표적 기획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폴록의 대표작 ‘수평적 구조’(1949)를 비롯해 로스코의 초기 작, 리처드 세라의 회화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걸작 35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추상표현주의에서 개념미술로’라는 주제로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 간 예술의 중심축을 통시적으로 조망하며, 예술이 시대와 장소를 넘어 어떻게 세계적 담론을 형성했는지를 보여 준다. 전시장 초입에 배치된 폴록의 ‘수평적 구조’는 붓 대신 물감을 흘리고 뿌리는 ‘드리핑 기법’의 정수를 보여 준다. 작품 옆에서는 폴록이 직접 물감을 뿌리며 작업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회화와 육체, 움직임이 하나가 되는 ‘행위의 예술’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로스코의 색면 추상화는 조명을 최소화한 동선 안에서 고요한 몰입을 유도한다. 화면에 펼쳐진 색은 관람자의 감정선에 조용히 스며들며 시각을 넘어 내면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정신적 울림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예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 숲속의 ‘과학’, 중앙은 ‘예술’을… 강동 구립도서관 연이어 연다

    숲속의 ‘과학’, 중앙은 ‘예술’을… 강동 구립도서관 연이어 연다

    “기저귀를 찬 영유아 때부터 부모와 도서관을 찾았던 아이가 도서관과 같이 성장하고 어른이 돼 책과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은 지난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정식 개관한 상일동 강동숲속도서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동구에는 올해 2개의 구립도서관이 연이어 문을 연다. 이 구청장은 도서관 개관에 앞서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광화문 교보문고 등을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강동숲속도서관은 홍보대사로 위촉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기증한 도서를 비치한 ‘과학자 최재천의 서가’를 중심으로 과학 특화 도서관으로 조성됐다. 도서관 안에서는 아이스크림 로봇과 도서 안내 로봇을 만날 수 있는데 인공지능(AI)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또 체험을 통해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AI 교육 전문기관과 함께 ‘큐블렛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울러 다음달에는 둔촌동 강동중앙도서관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내에 들어서며 서울 자치구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도서관이 된다. 규모에 걸맞게 8개 구립도서관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되며 인문예술을 주제로 한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된다. 음악을 감상하는 ‘소리곳’, 문학작품을 필사하는 ‘생각곳’, 문화공간 ‘상상곳’, 로비를 개방한 ‘열린미술관’ 등이 곳곳에 마련된다. 도서문화재단 씨앗과 협업해 어린이 작업실 ‘모야’를 운영하고,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과의 협약으로 국제 상호교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또 지드래곤이 명예이사로 있는 저스피스 재단과 협약을 맺어 청소년을 위한 예술치유 프로그램도 공동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 “대상 불리는 순간 전율… 이중섭·박수근처럼 한국대표작 그릴 것”

    “대상 불리는 순간 전율… 이중섭·박수근처럼 한국대표작 그릴 것”

    물감 흩뿌리는 드리핑 기법 탁월거친 듯 몰아치는 질감 해녀 닮아진짜 고됨 새기려 해녀학교 입학상금 3000만원… “작가에겐 큰 힘” 호반문화재단이 주최한 2025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H-EAA)에서 대상을 받은 신민정(37) 작가는 “호명되는 순간 난생처음 전율을 느꼈다”며 수상 순간을 돌이켰다. 지난 14일 서울 김포공항 인근에서 만난 신 작가는 “발표 직전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제주) 지역 작가라는 점에서 대상은 어렵겠다고 생각했고, 또 지난해 제주 출신 강요배 선생님이 중견·원로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호반미술상을 타기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경기 과천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린 H-EAA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신 작가는 이번 공모전에 물질을 끝내고 돌아오는 해녀를 숙련된 드리핑 기법으로 그린 ‘삶의 무게’를 비롯해 물질을 하러 나가는 모습을 담은 ‘여섯 좀녜’ 등 해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제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왜 해녀였는가를 묻자, 딱 짚어 대답하지 못했다. “특별한 계기 같은 건 없었어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인물을 주로 그렸고 특히 드리핑 기법으로 노인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제주 색이 날 수 있는 소재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녀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해녀의 삶을 엿보기 위해 작가는 여러 날을 바다에 나갔다. “해녀들이 바다에 물질하러 들어가면 4~5시간이 기본이에요. 잔잔한 바다에서만 물질을 할 줄 알았는데 70~80대 노인이 파도가 높고 날이 궂은 추운 겨울에도 물질을 해요. 본인 등보다 부피가 큰 테왁과 망사리를 멘 채, 힘든 내색도 없이 땅을 짚으며 돌아오는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삶의 무게’는 그렇게 탄생했죠.” 물감을 흩뿌려 완성한 드리핑 기법은 그의 작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거친 표면 질감과 몰아치는 듯한 표현은 제주의 자연, 나아가 해녀의 강인한 삶과도 맞닿아 있다. “겹겹이 쌓이는 물감과 시간의 중첩성, 또 우연성에 기댄 우리의 삶의 모습이 이 표현법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 작가는 올해 제주 해녀학교에 입학했다. 단순하게 해녀 체험을 하는 곳이 아니라 해녀 문화의 보존, 전승을 위해 마련된 교육 공간이다. “해녀를 그리면서 ‘내가 감히 저들의 힘듦을 안다고 할 수 있나’, ‘제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상화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편함이 있었죠. 또 그들의 진짜 모습은 물 안에 있는 건데, 제가 보는 것은 물 밖의 모습뿐이라는 한계도 있었고요. 해녀학교에 다님으로써 비로소 제 작품의 서사가 완성될 것 같습니다.” 그는 호반문화재단의 공모전이 젊은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그는 상금 3000만원을 받는다. “사실 지금까지 한 번도 작가이기만 한 적은 없었어요. 계속 미술학원 일을 병행했고 지금도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죠. 그래도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지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반문화재단에 감사한 마음이 커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작가들이 계속해서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상당하다. “(그림이) 잘 팔리는 것이 기쁜 작가가 되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멈추지 않고 그려서 이중섭, 박수근 작가처럼 가장 한국스러운 대표작을 남기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 담양군, 초등생부터 60대까지 ‘군민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담양군, 초등생부터 60대까지 ‘군민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담양군이 오는 19일 토요일 오후 4시 담양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담양의 여름, 클래식으로 물들다’ 정기연주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사)누림이 주관하고 전라남도와 전라남도문화재단, 담양군이 후원하는 ‘2025 공연장 협력예술단체 지원사업’의 하나로 기획된 주민 참여형 무대다. ‘담양군민오케스트라’는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지역 주민 중심의 오케스트라로 단원 30여 명이 매주 정기 연습을 이어가며, 음악을 통해 세대와 이웃을 잇는 문화공동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정기연주회인 이번 무대에는 담양군꿈키움드림오케스트라(청소년)와 담양여성합창단(성인)이 함께하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합쳐 총 100여 명이 무대에 오른다. 세대를 아우르는 대규모 합동 무대로,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음악의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공연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됐다. ‘문어의 꿈’, ‘인생의 회전목마’, ‘언제나 몇 번이라도’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곡부터, ‘걱정말아요 그대’, ‘유 레이즈 미 업’, ‘나의 옛날이야기’, ‘섬집아기’, ‘인생’ 등 성인 관객에게 익숙한 노래들이 연주와 합창으로 무대를 채운다. 정철원 담양군수는 “군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무대”라며 “이번 공연이 지역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음악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담양군 문화재단, ‘지역문화 우수사례상’ 수상

    담양군 문화재단, ‘지역문화 우수사례상’ 수상

    담양군 문화재단이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이하 한지총)가 주관하는 ‘2025 지역상생·문화동행 페스타’ 지역문화 우수사례 공모에서 ‘지역문화 우수사례상(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장)’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전국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한지총 및 부산시 금정구가 주최하고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재)금정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담양군문화재단은 ‘문화로 되살아나는 담양의 원도심, 예술과 지역민을 잇는 해동문화예술촌’ 사례가 문화매개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해동문화예술촌은 해동주조장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현악앙상블클래스, 담빛콰이어클래스를 비롯해 야간축제 술로우 해동, 레지던시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예술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예술인·청년층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중심으로 한 문화 거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담양군문화재단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페스타 기간 동안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에서 ‘지역문화 우수사례 전시관’ 부스를 운영, 해동문화예술촌의 주요 성과와 사례를 소개하고, 다른 지역 문화재단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담양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예술을 매개로 한 지역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담양만의 문화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K라는 정체성 너머 봐야 할 것들

    [세종로의 아침] K라는 정체성 너머 봐야 할 것들

    언론이 ‘최초’, ‘최고’만큼 집착에 가까운 열의를 보이는 단어는 ‘한국계’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한국 국적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한국인 유전자가 있다면 이런 수식어를 붙인다. 물론 잘못된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다만 이들이 살아온 궤적과 감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한국계이므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리라는 기대감만을 표출했다는 게 문제다. 이런 사고에 약간의 각성제를 주입한 사례가 ‘최초의 한국계 프랑스 정부 장관’이었던 플뢰르 펠르랭이 아닐까 싶다. 2012년 프랑스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현지에선 17년 만에 집권한 좌파 정부에 주목했다. 이때 한국 언론의 시선은 ‘한국계 입양인’ 펠르랭에게 쏠려 있었다. 한국과 프랑스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붙었다. 그러나 중소기업디지털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그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외모는 동양인(한국인)이지만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은 프랑스인”이라고 했다. 생후 6개월에 프랑스로 보내져 39년을 그곳에서 살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은 적잖이 실망했는지 한 매체는 인터뷰 절반 이상을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보려는 데 썼다. 펠르랭의 반응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당시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었지만 거주 외국인에 대한 인식과 포용 수준이 낮았다.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어도 외국인일 수 있고, 외국인이어도 한국인으로 품고 가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장황하게 펠르랭 얘기를 꺼낸 것은 그때 ‘한국계’에 대한 일방적인 애정이 지금은 ‘케이’(K)로 치환된 듯한 분위기가 감지돼서다. K팝은 말할 것도 없고 K영화, K문학, K푸드 등 모든 단어에 K를 붙인다. 이런 현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 계기가 지난달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미국 제목 ‘Maybe Happy Ending’)이 작품상과 음악상 등 6관왕에 오른 ‘경사’와 동시에 ‘K뮤지컬’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과 원작자가 동일하니 이 작품은 한국 뮤지컬이라는 의견과, 원작자만 같을 뿐 해외 제작진에 미국식 제작 방식을 따랐으니 한국 작품이 아니라는 반박이 있었다. 이 질문은 2주 후 열린 ‘어쩌면 해피엔딩’ 기자간담회에서도 나왔다. 원작자인 박천휴 작가는 “K팝은 이젠 (고유)명사가 된 듯하지만 K뮤지컬을 모두가 쓰지는 않는다”면서도 “관객들이 ‘이 작품은 한국이 원작이야’라거나 배우들이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을 매력적으로 보게 한다면 K뮤지컬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 작품이 갖는 더 큰 의미는 한국 뮤지컬계를 텃밭 삼아 활동해 온 박천휴·윌 애런슨(음악) 콤비가 한국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 문화예술 콘텐츠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보인다. ‘어쩌면 해피엔딩’에 대해 설명하던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우란문화재단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재단의 창작지원프로그램으로 시작돼 낭독 공연과 일종의 시범 공연인 트라이아웃까지 지원받은 점을 두고 현 평론가는 “역량 있는 창작자가 지속적으로 작품을 만들도록 하는 비영리재단의 역할은 오프브로드웨이처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작품을 개발할 완충지대가 없는 상황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부연했다. 박천휴 작가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두 달 동안 트라이아웃 공연을 하면서 극장 관계자뿐만 아니라 지역 고등학생들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발전시켰던 경험도 이야기했다. 콘텐츠 개발이 서울 중심으로, 또 전문가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창작자들이 한계를 느끼지 않도록 지원하고 긴 호흡으로 작품을 숙성시킬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K는 그 뒤에 자연스럽게 붙이면 된다. 최여경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울산,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환영’

    울산,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환영’

    ‘산업도시 울산, 세계유산 품은 문화도시로….’ 한반도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새긴 울산 울주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지역사회의 환영이 이어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를 열어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이는 2010년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에 올린 지 15년 만에 이룬 성과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프랑스 세계유산위원회 현장에서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의 자랑이자, 한반도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귀중한 유산”이라며 “이제 울산은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답게 유산을 잘 보존하고 가치를 널리 알리면서 울산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관광 기반도 제대로 다지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민과 지역사회도 일제히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환영’ 현수막을 내거는 등 환영과 축하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산업도시로 알려진 울산이 이번에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로 도약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반구천 암각화가 장마철 물에 잠기는 수난을 이겨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고 밝혔다. 시민 이모(38)씨는 “매년 물에 잠겼던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적 문화재로 인정받아 기쁘다”며 “이제는 소중한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에 행정력이 집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모(62)씨는 “울산에 세계유산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다”며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 상인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43)씨는 “요즘 울주지역의 대형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4)씨도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로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십 년간 반복적인 침수에 시달려온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인된 만큼, 실질적인 보존 대책과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역 전문가들은 반구천 일원의 관광 명소화 노력과 함께 한반도 바위그림의 가치를 확산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호태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명예교수는 “유적을 구경하고 일대 풍광을 느끼며 트레킹하는 것은 물론 의미가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 암각화 내용을 이해하려는 전통적 관광 방식에는 분명히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각화 내용과 가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여러 분야에 활용한다면 공간적 제약 없이 확장성을 지닌 새로운 ‘K-콘텐츠’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작품 전시와 각종 행사도 개최된다. 울산박물관은 오는 10월 26일까지 특별전 ‘고래 뼈, 시간을 꿰뚫다’를 개최한다. 울산시는 오는 19일부터 시티투어버스 코스에 반구천 암각화를 정식 포함하고 세계유산투어와 시간 여행 투어 등 테마형 코스를 확대한다.
  • “연극보며 무더위 날려요”…춘천·김천 등 전국 곳곳서 연극제 열려

    “연극보며 무더위 날려요”…춘천·김천 등 전국 곳곳서 연극제 열려

    피서철을 맞아 무더운 여름 더위를 날려줄 연극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강원 춘천시는 코미디 연극 축제인 ‘춘천연극제’의 대표 콘텐츠인 ‘코미디 경연’이 오는 14일부터 26일 까지 춘천시 봄내극장에서 이어진다고 13일 밝혔다. 전국 공모 100여편 가운데 선발된 7편의 작품이 오른다. 춘천연극제의 코미디경연은 해마다 전 작품의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춘천연극제는 오는 11월 1일까지 춘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지역 극단이 함께하는 ‘연극 바캉스’ 공연을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4개 작품이 릴레이로 무대에 오른다. ▲경남도립극단 ‘GOTT, 神(신), GOD’(15∼16일) ▲극단현장 ‘고추장수 서일록씨의 잔혹한 하룻밤’(17∼18일) ▲극단 초콜릿나무 ‘그대는 봄’(19일) 등 4개 작품이 릴레이로 무대에 오른다. 경남 거창문화재단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거창 수승대 일원에서 ‘제35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연다. 올해 연극제 주제는 ‘‘인간, 자연 속에 연, 극적인 세상’으로 7개 국가, 57개 단체가 참가해 공식 초청 공연과 경연 공연 등 총 76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경북 김천시는 오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김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김천시립율곡도서관 율곡홀에서 ‘제23회 김천국제가족연극제’를 마련한다. 9일간 펼쳐질 이번 연극제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극(사랑해 엄마) 등 엄선된 작품 6편이 무대에 오른다. 경남 통영시는 오는 20일까지 열흘간 ‘제17회 통영연극예술축제’를 시내 일원에서 개최한다. ‘발견과 재발견’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연극축제는 11개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등 35개 단체가 연극작품을 중심으로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국악과 월드뮤직 만남’ 등 총 58회 공연한다. 경기 용인시는 오는 25일까지 ‘대학연극, 르네상스를 꿈꾸다’를 주제로 ‘제2회 대한민국 대학연극제’를 열고 있다. 전국 79개 대학 연극팀 가운데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2개 팀이 각자 준비한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 K-푸드 등 ‘천안 K-컬처박람회’ 경제효과 85억…민주당 “예산 삭감”

    K-푸드 등 ‘천안 K-컬처박람회’ 경제효과 85억…민주당 “예산 삭감”

    충남 천안시는 지난 6월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2025 천안 K-컬처박람회’직접 경제효과는 85억 1000만원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천안 K-컬처박람회’ 평가 용역 결과 6월 4~8일까지 박람회 방문객은 전녀 대비 14% 증가한 35만 6448명으로 집계됐다. 나이별로는 30~40대 비중이 55%를 차지했다. 외래 방문객은 44.1%로 지난해(31.2%)보다 12.9%P 높아졌다. 천안시민 경제효과는 33억 8000만원, 외래방문객 경제효과는 51억 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방문객 1명 평균 지출액은 2만 7293원이다. 박람회 발전 방안은 개최 시기 확정을 통한 이미지 정립, 관람객 동선 효율성 증대를 위한 공간 배치, 전시 콘텐츠의 선택과 집중 등이 제시됐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천안 K-컬처박람회만의 고유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시는 2023년부터 독립기념관, 천안문화재단과 공동으로 K-팝·한식·화장품·게임 등 한류 문화 콘텐츠 매력과 문화산업 가치 전파 등을 위해 ‘천안 K-컬처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안시의회 의원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임 천안시장 치적 쌓기용이자 수십억 원 예산 낭비 축제 행사’라며 내년도 관련 예산 삭감을 예고한 상태다.
  • 도봉구·귀뚜라미 문화재단, 지역 우수인재에 ‘5000만원’ 규모 장학금

    도봉구·귀뚜라미 문화재단, 지역 우수인재에 ‘5000만원’ 규모 장학금

    서울 도봉구가 귀뚜라미 문화재단과 손잡고 지역 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장학 사업 규모는 총 5000만원이며, 재원은 귀뚜라미 문화재단으로부터 마련했다. 대상은 지역 내 중학생부터 대학생이다. 성취, 재능, 희망, 모범 등 총 4개 부문, 총 7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중학생(43명)은 50만원, 고등학생(24명)은 100만원, 대학생(3명)은 150만원이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부문별 장학생 선발 기준을 마련했다. 성취 부문은 학업 성적이 기준이다. 또 재능은 예체능·기술 대회 입상 경력, 희망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 모범은 학교 발전 공헌도 등에 따른 학교장 추천 등이 고려된다. 신청은 오는 17일까지 도봉구청 교육지원과로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재단 심의 이후 8월 중 대상자를 결정한다. 장학금과 장학증서 수여식은 9월 중 도봉구청 2층 선인봉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귀뚜라미 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도봉구의 우수 인재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든든한 디딤돌을 놓아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 우리동네 슈퍼스타들 다 모였네 여기 ‘노원스타N’

    우리동네 슈퍼스타들 다 모였네 여기 ‘노원스타N’

    직장을 은퇴한 70세 시니어들이 모여 추억의 올드팝을 연주하는 ‘더존소리’는 지난해 ‘노원스타N’ 무대에 섰다. 노원문화재단이 생활 예술인들을 위해 만든 생활문화 경연 프로젝트다. 혼성 4인조 통기타밴드 더존소리는 젊은 시절 가수도 준비했었던 시니어들이 모인 동호회다. 더존소리는 지난해 경연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에서 “무대를 마치니 큰 시험을 끝낸 기분”이라며 “70대에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10일 노원문화재단에 따르면 노원스타N은 코로나19를 겪으며 크게 위축된 생활문화 활동 저변을 넓히기 위해 2023년 처음 시작됐다. 동호회들이 무대 공연과 전시를 준비하고 교류할 수 있게 했다. 노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용, 문학,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200여개 생활문화 동호회의 정보도 모았다. 첫해에는 중장년 위주였지만 지난해에는 청년팀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노원어린이극장에서 열린 본선 무대에는 예선을 거친 20개 팀이 올랐다. 밴드 ‘119 투인치’가 우승을, 사물놀이단 ‘해봄지기’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재단은 지난 7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노원스타N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노원스타N 전날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가 주최한 ‘지역상생·문화동행 페스타’에서 지역문화 우수 사례로 선정돼 회장상을 수상했다. 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로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무대”라며 “앞으로는 기성곡을 재연하는 정도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역량 강화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 No.1 문화도시 노원 [우리동네 문화발전소]

    No.1 문화도시 노원 [우리동네 문화발전소]

    현대미술 슈퍼스타뉴욕의 거장들하반기 한국 근현대 미술 명작전 “잭슨 폴록이 어떻게 1940년대 미국의 첫 번째 슈퍼스타 미술작가가 됐을까요. 바로 바닥에 쪼그려 앉아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영상에 비밀이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아트뮤지엄의 ‘뉴욕의 거장들’ 전시 공간.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 잭슨 폴록의 ‘수평적 구조’ 앞에는 이정한 도슨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이 소장한 이 작품이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3m 길이의 붉은 캔버스에는 여러 색깔의 물감이 엉켜 있다. 지금은 2000억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는 작품이 처음부터 대중의 눈을 사로잡은 건 아니었다. 이 도슨트는 “전통적으로 미술작가는 이젤에 작품을 세워서 그린 반면 폴록은 바닥에 눕혀 놓고 물감을 뿌리거나 흘렸다”며 “새로운 방법이 세계대전 후 패권국가로 부상하며 ‘아무도 간 적 없는 길을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당시 미국 사회의 마음을 건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의 거장들’은 노원아트뮤지엄의 첫 전시다. 아파트 위주 주거 지역인 노원에 문화 복지를 확충하기 위해 노원문화예술회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오랜 준비 끝에 마침 보수 공사를 앞두고 있던 뉴욕 유대인박물관의 명작을 공개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첫 블록버스터급 전시로 평가된다. 이 도슨트는 “현대미술의 명작이 강남, 광화문의 대형 전시 공간이 아닌 우리 동네 옆 주민 친화적인 장소에 사실상 처음 왔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했다. 또 “누구나 봐도 예쁘고 멋진 미술과는 달리 현대미술은 장벽을 뛰어넘고 나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감정과 영감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전시 설명을 마무리했다. 전시는 지난 6개월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특히 도슨트 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최근에는 토요일 야간 도슨트 투어 ‘특별한 저녁 산책’도 열었다. 한 관람객은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전시”라며 “쉽고 친절한 설명을 들으니 현대미술의 태동기부터 역사 여행을 한 느낌”이라고 했다. 도슨트 투어가 입소문이 나면서 어르신,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단체 관람도 늘어났다. 동네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문화 저변도 넓어졌다. 자전거 보관소를 개조한 갤러리 문화공간 정담, 상계예술마당에서는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 왔다. 화랑대 철도 공원 앞 경춘선 숲길 갤러리 역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노원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욕구가 높은 구민들을 위해 여러 미술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노원아트뮤지엄은 하반기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 중이다. 강원재 노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미술 작품과 함께 전시 공간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은 만큼 노원에도 중량감 있는 아트뮤지엄의 전시와 함께 여러 공간들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작품들은 오는 18일부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3개월간 새로운 관객들을 맞이한다.
  • “삶과 시대 향한 질문… 오래도록 남는 ‘울림’ 전해지길 기대”

    “삶과 시대 향한 질문… 오래도록 남는 ‘울림’ 전해지길 기대”

    드리핑으로 해녀 그린 신민정 대상진실 찾으려 위험 감수한 7인 선정우현희 이사장 “치열한 사유 지원” “진정성을 담으면서도 조형적으로 새롭고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도록 매진하겠습니다.”(신민정 작가) 호반문화재단이 매년 청년 예술가들의 가능성을 응원하기 위해 진행하는 2025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H-EAA)의 시상식이 10일 경기 과천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상을 받은 신민정 작가 등 수상자 7명을 비롯해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우현희 호반문화재단 이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9회째를 맞은 H-EAA는 신진 작가 양성을 목표로 2017년 출범했다. 전시, 홍보, 전문가 매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모두 69명을 지원했다. 공모전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특히 올해 839명의 지원자가 몰려 역대 최다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심사를 맡았던 권여현 홍익대 회화과 교수는 “심사 과정에서 클리셰(진부한 표현)가 많이 쓰인 작품은 배제했다”며 “보이지 않는 진실을 찾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흔적이 보이는 예술가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상은 숙련된 드리핑 기법을 통해 제주 해녀의 강인한 삶과 지역적 서사를 생생하게 표현하며, 진정성 있는 연작을 선보인 신 작가에게 돌아갔다. 그는 “제주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해녀라는 소재가 와닿았고, 그들의 삶을 그리기 위해 곁에서 관찰하면서 시작된 작품”이라며 “사라져 가는 해녀의 모습과 제주도 풍경을 하나로 담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드리핑 기법을 사용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뜻깊은 전시 기회와 상을 준 호반문화재단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우수상은 유화의 질감을 바탕으로 멜랑콜리한 정서를 담아내며 익숙한 소재에 회화적 깊이를 더한 나광호 작가에게 돌아갔다. 선정 작가상은 고은주, 김기태, 남정근, 박상빈, 윤일권 작가가 받았다. 이날 대상 3000만원, 우수상 1000만원 등 모두 5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우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들의 삶과 시대를 향한 질문, 그리고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면서 “이러한 고유한 시선들이 잔잔하지만 오래도록 남는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마다 담긴 치열한 사유와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들의 창작 여정을 꾸준히 응원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상 작가들의 작품은 호반아트리움에서 2025 H-EAA 선정 작가전 ‘피어나는 시간’(Time to Bloom)을 통해 오는 8월 17일까지 만날 수 있다. ‘단단한 씨앗들이 피워내는 가능성’을 주제로 극사실주의 회화, 수묵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표현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 57점이 전시 중이다. 한편 호반문화재단은 복합문화예술공간 호반아트리움을 기반으로 국내 중견·원로 작가를 지원하는 ‘호반미술상’, 창작공간 지원사업 ‘H아트랩’, 발달장애인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예술공작소’ 등 국내 문화예술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 500년 전통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500년 전통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경남 남해 전통어업인 ‘죽방렴’이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9일 남해군 등에 따르면 500년 이상 전승된 죽방렴은 조류가 빠른 해역에 참나무 기둥을 세우고 대나무를 엮어 넣은 ‘V자형’ 구조물이다. 물살과 물때를 이용해 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가뒀다가 건지는 재래식 어항이다. ‘죽방렴 멸치는’ 최상급으로 인정받는다. 남해 죽방렴은 2010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 명승(제71호), 2015년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어업유산(제3호)에 지정됐다. 2019년에는 전통어업 방식인 어살이 국가유산청 국가무형유산(제138-1호)으로 지정돼 보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겨냥한 경남도는 2021년부터 3년간 국비를 지원받아(총사업비 4억 8600만원) ‘남해 죽방렴 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 등을 진행했다. 이어 2023년 6월 등재신청서를 FAO에 제출했다. 이후 도는 남해군과 함께 신청서 보완 등을 이어갔고 지난 6월 마지막 관문인 현장실사를 받았다. 실사에서는 죽방렴 구조, 작동 방식과 지역 주민 어업 활동, 농업과의 연계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식량·생계 안정성, 생물다양성, 전통적 지식 체계, 문화가치 체계, 환경 보전 등은 주요 심사 기준이었다. 남해군은 지역 공동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전통 계승 의지가 이번 등재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남해 지족해협의 죽방렴 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우리 어업 문화의 우수성과 전통이 세계적으로 공인받게 됐다”며 “등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죽방렴보존회 회원들과 어업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남해군은 죽방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계기로, 죽방렴 어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관광과 연계한 다양한 후속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FAO가 2002년에 창설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은 28개국 89개가 등재돼 있었다. 국내에서는 완도·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 금산 전통 인삼농업, 제주 해녀어업 등 7건이 올라 있었다.
  • 바깥은 ‘40도’ 폭염…에어컨 없이 못 사는 당신을 위한 ‘무료 실내 여행지’ [뚜벅뚜벅 대한민국]

    바깥은 ‘40도’ 폭염…에어컨 없이 못 사는 당신을 위한 ‘무료 실내 여행지’ [뚜벅뚜벅 대한민국]

    지난 8일 경기 광명시와 파주시의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7월 초(1~10일) 기온이 40도를 넘어선 것은 관측 이래 처음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찜통더위 탓에 밖으로 나서기도 망설여지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집콕’만 하기엔 너무 아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입장료 없는 실내 여행지에서 에어컨 바람 맞으며 문화생활까지 즐겨보자. 서울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화박물관은 한국 영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상설전시와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즐기는 기획전시로 나뉘어 운영된다. 상설전시 ‘한국 영화를 보다’에서는 2만3000여점의 영화 필름과 76만여점의 비 필름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특히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작품 100편의 주요 장면이 상영되고 해당 작품에 참여한 영화인의 연출 노트 등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다. 오는 8월 30일까지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셀 위를 달려라, 길동!’ 전시가 진행된다. 해당 전시에서는 1967년 개봉된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부터 ‘로보트 태권V’, ‘아기 공룡 둘리’ 등 지난 30년간 사랑받은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영화 티켓 가격은 날로 비싸지지만, 한국영화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다. 지하 1층 시네마테크KOFA에서 상영되는 국내외 고전 및 독립영화 역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상영시간표는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 강동구 강동숲속도서관 도서관은 더위를 피하면서 교양을 쌓기 제격인 공간이다. 도서관의 따분한 이미지 때문에 방문을 망설였다면 기존의 구조를 벗어난 특별한 도서관은 어떨까. 지난 5월 개관한 강동숲속도서관은 단순한 도서 열람 공간을 넘어 정원과 테라스, 과학 체험 공간, 카페, 산책로까지 갖췄다. 유리창 너머 푸르른 녹음이 보이는 편안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면 근심 걱정이 절로 사라진다. 또 강동숲속도서관에서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기증한 과학 도서 1200여권으로 구성된 ‘과학자 최재천의 서재’를 만나볼 수 있다. 도서관에 왔지만, 책은 읽기 싫다면 LP 청음 좌석이 안성맞춤이다. 강동숲속도서관 2층 ‘음악의 숲’에서는 매달 ‘이달의 LP’와 함께 음악과 어울리는 책을 소개한다. 대구 중구 대구예술발전소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옛 KT&G 연초제조창 별관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대구예술발전소에서는 다양한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8월 말까지 진행되는 ‘어디에도 없지만, 지금 이곳’ 전시는 전국 9개 지역, 10개 레지던스 기관, 국내외 예술인 74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교류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팔복예술공장 등이 참여해 하나의 단일 주제보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만들어내는 동시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충주 세계무술박물관 독특한 실내 여행지를 찾는다면 세계무술박물관을 방문해보는 것이 어떨까. 세계무술박물관은 1층 서양무술실, 2층 한국무술실, 3층 동양무술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택견을 비롯해 카포에이라, 삼보, 판크라티온 등 다양한 무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그리스, 네덜란드, 프랑스, 러시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무술 도구, 공예품, 무술복 등이 전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전통 무술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도 있다. 또 2019년 제19회를 끝으로 폐지된 충주세계무술축제에 관한 자료 역시 세계무술박물관에 남아있다.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총면적 15만6438㎡로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널찍한 실내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올여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연극 ‘더 라스트 맨’을 비롯해 전시 ‘잇-다’, ‘애호가 편지’, ‘료지 이케다’, ‘빛의 숲’ 등이 무료로 진행된다. 오는 8월 3일 열리는 국립 현대무용단 예술감독 김성용, 무용학교 강사 김미영과 함께하는 강의 ‘프로세스 인잇’ 역시 별도의 입장료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어린이문화원에서 ‘와글와글 도서관’, ‘메타버스로 즐기는 아시아 문명탐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좋다.
  • 아주 사적인 공간… ‘집’에서 만나는 예술

    아주 사적인 공간… ‘집’에서 만나는 예술

    ‘하나의 거대한 집’ 변신한 전시장 예술 애호가의 개인 공간 엿보며타인의 취향에서 나의 취향 찾기M4 층 과감한 색채에 유괘한 감성 M3 층 모노톤·M2 층 비대칭 곡선 층마다 다른 분위기와 특징 눈길 지극히 사적인, 집이라는 공간에서 타인의 취향을 엿보고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전시가 찾아왔다.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 디뮤지엄은 예술과 삶이 결합된 전시 ‘취향가옥2’를 선보인다. 전시장은 지금 거실, 침실은 물론 주방, 욕실, 테라스까지 마련된 하나의 거대한 집으로 변신했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인 화이트큐브나 아트페어에서 만나던 거장들의 작품이 집안 곳곳에 스며들었다. 전통적인 공예품과 디자인 가구까지 배치돼 안목 있는 예술 애호가의 집을 구경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모두 3개 층으로 이뤄진 전시는 층마다 완전히 다른 취향을 보여 준다. 가장 아래층 M2 스플릿 하우스는 정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공간이다. 문을 지나 비로소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한 순간 마주하는 작품은 김창열의 ‘물방울 ENS 204’다. 작가가 그려 낸 작은 물방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밖에서 묻어 온 후회와 정념이 정화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품 곁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플랑의 유기적인 곡선의 소파와 영국 대표 디자이너 리 브룸의 조명과 탁자가 함께 설치돼 있다. 탁자 위에는 ‘~위하여’라는 제목이 붙은, 강석근의 목기 두 점이 자연의 비대칭 곡선을 품고 있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대작 ‘바람과 함께’, ‘조응’이 나란히 걸려 있고 아래엔 가구 디자이너 조지 나카시마가 만든 의자가 어우러져 있는, 절제미가 느껴지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 밖에도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권영우, 다니엘 리히터의 회화 작품이 어우러진 방도 관람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한 층 올라 M3 테라스 하우스에 가면 높은 층고와 대리석, 모노톤의 작품들이 M2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크리스티아나 지오파토와 크리스토퍼 쿰스 부부가 작업한 조각 ‘브루마 샹들리에 케스케이드 185’는 천장에 매달려 안개 낀 날 혹은 물위에 번지는 빛을 떠올리게 한다. 좀더 깊숙이 들어가면 하종현의 ‘접합’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마대 자루 뒷면에 두껍게 물감을 올리고 앞면을 밀어 넣는 배압법, 삐져나온 물감들 위로 자유롭게 뻗은 선, 뭉친 물감의 덩어리들이 그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보여 준다. 마지막 층 M4에 있는 듀플렉스 하우스는 복고적 감성과 미래적 상상력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과감한 색채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의 대표작 ‘사과나무’와 ‘즐거운 인디언’이 5년 만에 동시 공개되며 로이 릭턴스타인의 ‘불완전한 회화’, 헤르난 바스의 ‘추방’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 곳곳에는 작품 감상을 넘어서는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개인 수집가들의 프라이빗 컬렉션 공간으로 빈티지 미니카, 넥타이, 레트로 서핑보드 등 600여점에 이르는 다양한 오브제가 소개된다. 디뮤지엄 관계자는 “예술 작품과 디자인 가구, 오브제들이 어우러진 공간을 거닐다 보면 일상 속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감각하고, 예술이 삶 속에 스며들며 만들어 내는 미묘한 변화와 풍요로움을 직접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 익충 ‘러브버그’에 몸살… 국민은 참아야 할까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익충 ‘러브버그’에 몸살… 국민은 참아야 할까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아서 탠슬리, 생태계 개념 처음 도입“생물과 환경, 그들의 상호작용 포함”레이철 카슨 ‘침묵의 봄’ 세계가 주목“살충제 살포, 생태계 파괴·인체 영향”환경단체들, 러브버그 방제에 반대황소개구리 등 외래종 대대적 사냥‘마라도 고양이’ 생태 교란엔 온정적 환경·생태 담론도 결국 인간이 판단러브버그로 유동인구 감소 등 피해‘참으라’는 말, 환경 권위주의 우려도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2일 인천 계양구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간담회에서 윤환 계양구청장이 한 말이다. 소위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계양산 등산로를 뒤덮고 그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져 큰 화제가 된 것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대답한 내용이다. 윤 구청장은 “민원이 쏟아져 러브버그의 ‘러’자만 나와도 잠을 못 잤다”며 돌발적으로 발생한 러브버그 상황에 대해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해도 토양을 좋게 하는 익충으로 알려진 러브버그를 전멸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방제 작업을 해 전멸시켰다면 환경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 불편해도 방제 안 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러브버그 등의 곤충 방제를 목적으로 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같은 해 8월 27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서울환경연합 등 57개의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성명서를 낭독하며 보건복지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일명 ‘팅커벨’이라 불리는 동양하루살이나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으며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전제 아래 “시민 불편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없다. 생태계란 무엇인가. 생태계라는 개념은 영국의 식물생태학자 아서 탠슬리에 의해 1935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생물을 연구할 때는 특정 개체나 개체군뿐 아니라 그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단위로 묶어 연구해야 한다는 통찰을 담아낸 표현이다. 즉, 생태계란 특정한 단위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생물체와 그들의 물리적 환경 그리고 그들 간의 모든 상호관계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생태계는 광물, 토양, 기후, 햇빛 등 모든 무생물요소를 포함한 비생물요소와 모든 생물 구성원으로 이뤄진 생물요소로 나뉜다. 문제는 인간이라는 생물. 비버는 댐을 만들고 개미는 굴을 파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이 비생물요소에 끼치는 영향은 그런 차원을 아득히 넘어선다. 불을 쓸 수 있게 된 다음부터 여기저기 숲에 불을 질러 사냥을 하더니 농경을 시작해 땅을 갈아엎고 특정 식물만 심어 댔다. 급기야는 아득한 옛날 땅속에 묻힌 식물의 화석을 캐내어 연료로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의 평균기온을 급격히 높이는 중이다. ●‘인위적 해법’ 죄악시하면 안 돼 인간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큰 관계로 생태학 또한 달라졌다. 20세기 중반부터 인간과 생물, 비생물, 생태계 전반이 맺는 관계에 대한 관심이 생태학의 주제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책이 바로 레이철 카슨이 쓴 ‘침묵의 봄’(1962)일 것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그 주제를 요약해 보자. 해충 방제를 위해 DDT를 뿌렸더니 그 살충제의 부작용으로 곤충을 먹은 새들의 알이 껍질이 얇아져 제대로 부화하지 못해 미국이 ‘침묵의 봄’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그렇게 뿌려진 화학물질이 인체에 직접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생태계란 복합적인 요소가 서로 치밀하게 얽혀 있으므로 인간이 함부로 개입해 그 균형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침묵의 봄’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앞서 인용한 환경단체들의 성명서를 다시 읽어 보자. “화학적 방제의 위험은 환경 분야의 고전 ‘침묵의 봄’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사한 지위의 곤충과 천적을 죽여 독성에 대한 내성이 강한 곤충의 대발생이나 생물다양성의 전반적인 감소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도심 주거지와 거리에서 살포하는 살충제의 잔여물은 어린이와 노약자, 반려동물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우려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로부터 “‘친환경적 방제’에 대한 예산 투입보다 러브버그가 발생하는 일주일을 잘 견디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시민 건강에 유익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데 있다. 윤 구청장의 “국민들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발언은 환경단체의 이러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화학적 살충제를 사용하면 먹이사슬을 따라 생물농축이 벌어지고 생태계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까지는 확인된 과학적 사실이다. 하지만 방역과 공중 건강 및 생태계 보호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특히 외래종을 처리하는 문제에 있어 ‘인위적인 해법’을 무턱대고 죄악시하는 것은 더 큰 생태계 교란과 파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유입된 외래종이 생태계 파괴 앞서 언급한 생태계의 정의를 다시 떠올려 보자. 생태계는 특정한 단위 공간을 전제로 한다. 특정 생태계에서 번성하던 종이 다른 곳에서는 맥을 못 추기도 하며, 반대로 새롭게 유입된 외래종이 지나치게 많이 번성해 기존 생태계를 허물어뜨리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그런 사례는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1980년대 식용으로 국내에 반입된 뉴트리아는 농가의 관리 소홀 등으로 2000년대부터 걷잡을 수 없이 번식해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마찬가지 이유로 수입됐던 황소개구리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매년 여름마다 특히 조개 양식장은 아무르불가사리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다. 마땅한 포식자가 없는 외래종이 양식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는 단호하다. 뉴트리아와 황소개구리는 현상금까지 내걸고 사냥한다. 불가사리는 사람이 먹을 수 없거니와 암모니아 성분이 많아 밭에 비료로 줄 수조차 없다. 일단 잡아 소각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불가사리를 이용해 겨울 도로에 뿌리는 제설제를 만드는 공법이 발명됐다. 기존 생태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외래종이 토착종을 위협하고 사람에게 해를 끼칠 때 우리는 거리낌 없이 자연에 개입한다. 이 원칙은 그리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라도 고양이’일 것이다.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에는 원래 고양이가 살지 않았다.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포함해 희귀 조류가 서식했고 남해를 건너오는 철새들의 쉼터 노릇 또한 톡톡히 해 왔다. 그런데 사람이 마라도에 이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애완용으로 들여온 고양이가 탈출하거나 사람이 버리면서 유네스코 천연보호구역인 마라도의 생태계가 교란된 것이다. 생태주의자들의 주장대로 인류에게는 생태계 교란을 최대한 피해야 할 윤리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마라도에 유입된 고양이로 인한 생태계 교란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모두 내보내는 것이다. 일부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2023년 2월 21일 전국 23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의 명칭은 철새 보호도 추구하는 듯하나 기자회견의 핵심 취지는 “뿔쇠오리 등 섬에 서식하는 야생생물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뜻을 함께하지만,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뿔쇠오리의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 즉,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쫓아내지 말라는 소리다. ●환경보호 내세워 사람 목소리 묵살 여기서 우리는 생태 담론이 작동하는 아주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과 무관하게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는 생태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우리 자신, 인간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곤충이 우리에게 득이 될 때 익충이라 부르고 해로울 때 해충이라고 부른다. 특별히 더 애호할 여지가 없는 외래종은 단호하게 박멸하려 들지만, 귀여운 동물은 과학적 사실과 논리적 모순을 무릅써 가며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아무리 철저한 환경 담론, 탈인간적 생태 담론이라 해도 인간이 말하고 인간이 들을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모두 ‘인문 담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러브버그가 창궐하면 해당 지역의 유동인구가 줄어든다. 자영업자의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소리다. 러브버그의 해로움은 또 있다. 나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따릉이를 애용한다. 이렇듯 자전거를 즐겨 타거나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이들에게 러브버그는 퍽 두려운 존재다. 주행 도중 얼굴에 달라붙어 주의를 분산시키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산책이나 운동을 통해 정신과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 러브버그 창궐 지역에 사는 건강 취약계층에도 이는 사소한 문제로 보기 어렵다. ‘불편해도 참으라’는 말은 그런 면에서 몹시 폭력적이다. ‘그깟 벌레’ 때문에 위협당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생태계 보호’라는 명분으로 묵살하는 꼴이다. 환경을 위해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외래종인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한 시점에 우리의 생태계는 이미 교란돼 있는 것이다. 무턱대고 화학 방제를 할 수야 없겠지만 시민들의 불만을 ‘그냥 참으라’고 억누르는 것은 폭력적인 처사다. 최대한 생태계에 피해를 덜 주는 방제를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러브버그를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식의 정책 대안을 보면 시민들로서는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환경보호의 대의명분을 앞세워 시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환경 권위주의’ 아닐까. 우리가 환경을 지키는 건 결국 사람을 위해서다. 나는 벌레보다 시민을 존중하는 세상에 살고 싶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윤달에 수의 만들면 무병장수”…종로구, 전통 수의 제작 체험

    “윤달에 수의 만들면 무병장수”…종로구, 전통 수의 제작 체험

    종로구가 오는 9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한옥문화공간 ‘상촌재’에서 수의 만들기를 체험하는 프로그램 ‘미리 준비하는 고운 옷 수의’가 열린다고 4일 밝혔다. 기간은 오는 9월 24일까지다. 이번 교육은 ‘윤달에 부모님의 수의를 마련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보급형 수의가 보편화된 오늘날, 부모님의 마지막을 예우하는 전통 수의를 직접 지어보고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인 대상으로 진행되며 총 24회차 과정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침선장 제11호 이수자인 조경숙 장인이 지도한다. 남자 수의 반(12회), 여자 수의 반(12회)으로 구분해 남자 수의 ‘심의’, 여자 수의 ‘원삼’ 등을 만든다. 참여는 네이버폼으로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상촌재로 전화 문의하면 된다. 교육 일정이나 기타 자세한 사항은 종로문화재단과 상촌재 홈페이지에서 안내한다. 종로구는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효심 가득한 선물을 준비해 보길 추천한다”면서 “상촌재는 전통 의식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 ‘콘텐츠 기업 주목’···순천시, 총 8억여원 IP 창·제작 지원

    ‘콘텐츠 기업 주목’···순천시, 총 8억여원 IP 창·제작 지원

    순천시가 오는 10일까지 신규 IP를 활용한 문화콘텐츠의 초기 창·제작비를 지원하는 ‘순천 IP 창·제작 지원 사업’의 참가기업을 추가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콘텐츠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애니메이션 및 웹툰 분야의 창·제작 초기 단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내 콘텐츠 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 및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모집대상은 20인 이하 관내 중소 콘텐츠 기업이다. 관내 입주예정 기업과 개인 사업자도 신청 가능하다. 지원규모는 애니메이션 최대 1억 1000만원, 웹툰 5000만원으로 총 7억 7000만원을 지원한다. 1차 기획안 평가를 통해 애니메이션 3개 과제, 웹툰 5개 과제를 선정해 각 3000만원, 1000만원을 지원한다. 2차 최종 결과물 평가를 통해 애니메이션, 웹툰 분야별 3개 우수작품은 각각 8000만원, 4000만원을 시상할 계획이다. 우수 콘텐츠 포상은 기존 모집기간에 참가해 선정된 과제(애니 7팀, 웹툰 6팀)를 포함해 실시한다. 순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기업이 가장 원하는 핵심 인센티브 요소는 바로 파일럿 제작을 위한 시드머니 지원이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콘텐츠 기업들이 순천에서 자생력 있는 IP를 개발하고,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진입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순천 IP 창·제작 지원 사업’은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순천시와 (재)순천문화재단이 공동 추진한다. 자세한 내용은 순천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e나라도움 공모사업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관악문화재단 대표에 소홍삼 전 의정부문화재단 본부장

    관악문화재단 대표에 소홍삼 전 의정부문화재단 본부장

    관악문화재단 대표에 소홍삼 전 의정부문화재단 본부장이 취임했다. 재단 측은 공모를 거쳐 소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1일 취임했다고 밝혔다. 소 대표이사는 2001년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채 1기로 입사해 24년간 의정부문화재단에서 공연기획, 홍보마케팅, 축제기획, 경영행정, 문화도시사업 등을 경험한 문화예술 전문가다. 소 대표이사는 ‘사람, 공간, 콘텐츠를 잇는 문화 플랫폼’을 새로운 방향으로 삼았다. 이어 재단 운영의 핵심 가치로 변화와 도전, 문화다양성, 창의성과 전문성, 소통과 협력의 실천 등을 제시했다. 경영혁신 방안으로는 공공재정 의존 구조를 넘어서는 외부재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자체 지식재산권(IP) 개발을 통한 수익 모델 다각화도 추진한다. 소 대표는 “관악문화재단은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재단이 지역 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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