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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불상’ 닮은 경주 남산 석불좌상 머리 찾았다

    ‘청와대 불상’ 닮은 경주 남산 석불좌상 머리 찾았다

    경북 경주 남산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의 머리(불두)가 발견됐다. 경주 이거사지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 닮아 주목된다.문화재청은 경주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를 발굴조사하던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이같은 불두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발굴조사는 약수곡에 방치된 석조여래좌상을 보수·정비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이뤄졌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사진자료집 ‘경주 남산의 불적’에도 머리가 없는 채 실려 있다. 원래 위치에서 옮겨진 상태로 반듯하게 놓여 있었으며, 그 옆에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된 상태였다. 하대석은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놓여 있었다.불두는 큰 바위 서쪽, 즉 하대석 서쪽 옆 땅속에 묻힌 채 발견됐다. 머리는 아래를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기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가량이다.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이 불두 인근에서 발견됐는데,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 데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평가된다.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주변에서 함께 출토됐다.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이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왼손을 펴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 손은 펴서 무릎 아래로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 도상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인데 이 불상의 대좌는 사각형(방형)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형태와 양식이 동일하다. 청와대 불상은 2018년 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 경주시는 발굴된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도 정비할 계획이다. 불두 등 출토 유물들은 오는 10일 일반에 공개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목포문화연대, 일제 잔재 단죄비 건립 추진

    목포문화연대, 일제 잔재 단죄비 건립 추진

    목포문화연대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목포의 일제 잔재 단죄비 건립를 추진한다. 목포의 유달동과 만호동은 일제의 수탈과 착취, 만행, 민족의 고통 현장이라 할 만큼 친일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현재 남아있는 역사의 대표적 현장들은 교육기관으로는 구 목포공립심상소학교(국가등록문화재 제30호), 정신적 착취인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국가등록문화재 제340호)과 목포 정광 정혜원(국가등록문화재 제696호) 등이 있다. 경제적 수탈 기관인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전라남도 기념물 제174호), 일본인 권익보호와 외교의 심장부인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 적산가옥 300여채 등이 즐비하다.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목포역사관 2관), 1900년에 건립한 구 일본영사관(목포역사관 1관), 적산가옥 등의 일본 잔재가 주 핵심 관광지로 개발돼 목포의 상징적 근대문화유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목포문화연대는 “목포사람들의 저항정신과 역사는 소외된 채 일본 수탈의 현장들이 대표 관광자원으로 부각되고, 친일 잔재에 대한 청산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같은 역사의식의 부재를 더 이상 간과 할 수 없어 단죄비를 건립하기로 했다”며 “단죄문도 점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목포문화연대는 ‘친일 청산 단죄비 건립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본이 수탈한 치욕의 현장 답사(다크 투어리즘)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역사를 잊은 목포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시는 일본 잔재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와 친일잔재 청산 및 활용 방안에 대해 단계적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번쯤 살고 싶은 소금과 호수의 마을

    한번쯤 살고 싶은 소금과 호수의 마을

    아파트가 빼곡한 서울에 살다 보니 자연이 아름다운 여행지에 가게 되면 ‘여기서 한번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lstatt)가 그랬다. 잘츠부르크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초원이 끝없이 이어지다가 청록색 호수가 드러났다.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는 어찌나 맑은지 헤엄치는 백조의 물갈퀴도 선명히 보였다. 마을이 호수에 비쳐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낸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엽서다. 평화로운 호수 마을, 할슈타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아렌델 왕국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있는 여행자에겐 이곳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라고 하면 감탄사와 함께 웃음이 번진다. 상상해 보자. 눈 덮인 할슈타트 언덕에선 엘사가 춤을 추며 달려 나온다. 지금처럼 녹음이 우거진 계절이면 초원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기타를 치며 도레미송을 부를 것만 같다.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운이 전해지는 여행지의 특징은 때묻지 않은 자연과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뤄 내는 건축에 있다. 할슈타트의 집들은 디자인도 미묘하게 다르고 높이도 조금씩 다르다. 약속이나 한 듯 옆집과 조금씩 다르게 색을 칠했는데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이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발코니와 창문마다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엿보고 싶어진다. 집이나 교회 그 어느 것도 유명한 건축가가 짓지 않았는데도 마을이 하나의 작품이 됐다. 서로 다른 천을 이어 붙인 한 폭의 패치워크처럼. 주민 수가 800명이 채 되지 않는 할슈타트에 언젠가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그다음이 한국인과 일본인이다. 중국인들은 무려 1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광둥성에 짝퉁 할슈타트를 만들 정도로 이곳을 사랑한다. 호수와 광장, 교회, 작은 집들까지 할슈타트를 통째로 복제해 놓은 중국 마을을 사진으로 보니 역시 아름다움은 인위적이지 않을 때 빛이 나는 것 같다. 겉모양을 흉내는 낼 수 있어도 할슈타트의 수천 년 이야기를 담아낼 수는 없는 것이다.기념품 가게에선 소금 덩어리를 예쁘게 포장해 판다. 할슈타트의 ‘hal’은 고대 켈트어로 소금이라는 뜻이다. 할슈타트는 기원전 2000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 지역이다. 소금 생산과 무역으로 풍요로워지자 청동기 대신 철기를 사용했고 유럽 철기문화를 대표하는 ‘할슈타트문화’가 기원전 800년부터 태동했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분묘 유적과 박물관에 가면 소금과 철기문화의 역사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거친 암반을 깎아 만든 가파른 골목길엔 반질반질해진 나무 의자가 바위에 붙어 있다. 광산에서 캐낸 소금을 호숫가로 옮기던 아낙네들이 잠시 쉬어 가던 흔적이라고 한다. 중국 짝퉁 도시에 똑같은 의자가 있을지 몰라도 소금을 나르던 땀의 역사는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풍광,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할슈타트는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세종로의 아침] 산티아고 가는 길/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산티아고 가는 길/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코로나19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3월 초 개봉한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이하 산티아고) 순례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주인공 재한은 불빛과 사물의 어렴풋한 형태만 겨우 식별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자 50세의 플라멩코 댄서다. 그는 17세의 대안학교 졸업반 다희와 순례길에 오른다. 스페인 북부의 구름 덮인 피레네산맥을 넘어 햇살이 쏟아지는 팜플로나의 광활한 해바라기밭과 거친 비바람이 온몸을 할퀴는 벌판, 높고 낮은 산과 깊고 얕은 계곡 등 800㎞의 길을 한 달 넘게 두 발로만 걸어야 하는 힘든 여정이다.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이 영화의 제작자 배영호 프로듀서는 “두 주인공은 실제로는 이런저런 연유로 여정의 절반밖에 걷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에 산티아고 순례길의 진수를 모두 담아냈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온갖 역경과 갈등을 이겨 내고 한 달 남짓 만에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에 도착한 재한은 같은 길을 걸은 여러 무리 앞에서 “아무런 편견이 없는 길을 걸어왔노라”고 외친 뒤 플라멩코를 춘다. 흰색 구름이 점점이 박힌 대성당 위 쪽빛 하늘과 뾰족지붕을 번갈아 덮어 버릴 듯한, 펄럭거리는 재한의 붉은 치맛자락이 ‘엘카미노’(길)의 피날레다.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의 이름은 9세기 무렵 예수의 12제자 중 첫 순교자인 야고보(히브리어)의 유해가 ‘별이 쏟아지는 밤’에 발견됐다고 해서 지어졌다. 그가 복음을 전파하러 나섰던 길이 곧 순례길이 됐고 이후 1000년이 넘게 스페인 북쪽길은 모두 산티아고로 통했다. 산티아고는 세인트 제임스(영어), 생 자크(프랑스어)로도 불리는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이다. 산티아고는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는 처음 방문한 데 이어 1993년 ‘산티아고 순례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의 인기를 끄는 여행지가 됐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산티아고 순례객은 도착지 증명서 발급 기준으로 34만 7578명이다. 5년 전보다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여성이 51%로 남성보다 많았다. 지난해 초 TV 예능 프로그램이 한몫했을까. 한국 순례객은 전체의 2.37%(8224명)에 불과하지만 통계가 시작된 2004년의 18명(0.01%)에 비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증가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고행을 예상하면서도 왜 길에 뛰어드는 걸까. 당초 종교적 신념으로 시작됐지만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플라멩코를 추고자 했던 다큐 속 재한처럼 길 위에서, 길을 통해 또 다른 길을 찾으려는 몸부림 때문이 아닐까. 작가 파울루 코엘류는 1986년 산티아고 길을 걷고 이듬해 발표한 경험적 자전 소설 ‘순례자’에서 “세상은 알고 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앞만 보지 말고 가끔씩은 밟고 있는 길도 내려다볼 일”이라고 썼다. 고약한 전염병 때문에 6월이 열렸는데도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는 여전히 막혀 있다. 이날도 공식 홈페이지에는 종착지인 산티아고 대성당 도착 인원이 ‘0’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스페인의 단계적 봉쇄 조치가 이날부터 다소 완화된다는 소식에 6개월 전부터 쟁여 놨던 여행 서류들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서랍을 닫는다. 길이 다시 열린다 해도 진작에 꾸몄던 계획은 죄다 뜯어고쳐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서른 밤 이상을 묵어야 하는 알베르게(공동숙소)가 당분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코로나19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외 없이 ‘뉴노멀’에 파묻히게 될 ‘산티아고 가는 길’, 이제 재한이 걸었던 것보다 훨씬 멀고 험한 길이 됐다. cbk91065@seoul.co.kr
  •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백제권역’ 발전 방안 제안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백제권역’ 발전 방안 제안

    ■ 특별법의 제정은 문화재보호법의 한계 보여줘 지난 5월 20일, 국회에서는 세간의 주목이 집중된 ‘형제복지원’ 사건 등을 다루는 과거사 법안 등 140여 건의 법이 동시에 통과되었다. 그러나 이 중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매우 의미 있는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그것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이다.  2019년 4월 발의되어 이번에 통과된 특별법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먼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당시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의 반출이나 훼손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1933년의 ‘조선보물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과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을 모방하여 급히 제정되었다. 이런 배경으로 보호법의 입법목적, 문화재라는 용어, 문화재의 분류 등이 매우 유사하다. 문화재보호법은 민족의 역사와 고유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그 후 40여 차례에 이르는 개정과 관련법의 제정으로 보완을 거듭하였으나,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내게 된 것이다. 특별법 제정의 배경에는 문화재 한 점, 한 점과 같은 (點)단위 보호 정책에서 역사유적지구와 같은 면(面)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2015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기구, 2000년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등이 사례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사찰이나 서원도 개별 유산보다 시리즈로 소개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유산이 담고 있는 희소성만이 아닌 역사성과 고유성 등 정신적 측면이 더욱 부각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화유산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집도 사람이 사는 곳과 살지 않은 곳에 따라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국립박물관 수장고에서 햇볕 한 번 보지 못한 유물들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 특별법은 고대역사문화권을 중심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권역을 지정하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정비하도록 하였다. 이를 기초로 하여 역사문화권을 중심으로 역사문화도시로 개발하여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였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역사문화권 정비 및 역사문화환경의 조성과 관련된 각종 활동의 체계적 수행 및 연속성 보장을 위하여 역사문화권 연구재단을 둘 수 있도록 하였다. 특별법이 통과되자 이를 가장 앞장서 환영한 곳은 경남도를 비롯한 가야역사문화권과 나주시를 비롯한 마한역사문화권이다. 특히 가야역사문화권은 국외 반출된 가야 문화재환수활동 등 가야역사되찾기 활동을 영호남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법의 제정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 백제권역 공동연구, 발전방안 마련 긴요하다 반면 서울, 경기, 충청, 전북을 아우르는 백제문화권의 자치단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다. 백제권역은 공주, 부여, 익산을 중심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2015년 유네스코 등재한 이후 2016년 서울의 한성백제 등을 포함하는 확장 등재를 위해 서울시와 충남도, 전북도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금번 특별법의 제정은 답보 상태에 있는 백제권역의 역사문화유산 연구와 활용에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를 위해 유산이 집중된 익산, 부여, 공주, 논산을 중심으로 하여, 민초들의 역사가 응축된 내포권역의 서산, 보령과 백제 산성 등이 집중적으로 분포된 대전시, 백제 부흥의 전초기지인 세종시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김포, 화성, 하남, 화천 등지에서도 백제 관련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가야유적 발굴지인 영호남의 기초단체들이 가야사연구와 문화재환수,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듯이 백재 유물이 출토되는 지자체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면(面) 단위로의 확장과 함께 ’시간과 사람‘을 담은 입체적 콘텐츠의 발굴과 개발로 백제권역을 ‘세계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금요칼럼] 미강서원과 미수 허목 미술관의 우선순위/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미강서원과 미수 허목 미술관의 우선순위/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파주에 살다 보니 쉬는 날 드라이브라도 하려면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자유로 남쪽보다는 언제나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게 된다. 재작년 문산에서 포천으로 이어지는 국도 37호선이 완공되고는 연천을 목적지로 삼곤 하는데 괜찮은 막국수집이 몇 군데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연천은 중요한 문화유산을 다양하게 품고 있다. 전곡리 구석기 유적과 전곡선사박물관은 한반도를 대표하는 구석기 문화유산이고 호로고루와 당포성, 은대리성은 남쪽에는 드문 고구려 유적이다. 경순왕릉과 숭의전은 각각 통일신라에서 고려, 고려에서 다시 조선으로의 왕조 교체를 상징한다. 최근에는 군남리 막국수집으로 가는 길에 미수 허목(1595~1682)의 묘소를 알리는 자그마한 푯말이 눈에 띄어 반가웠다. 미수라면 흔히 남인의 영수로 불리며 노론의 영수인 우암 송시열과 이른바 예송 논쟁을 벌인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한마디로 당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의 한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언젠가 삼척에서 미수 특유의 전서라는 뜻으로 미전(眉篆)이라고도 불리는 그의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 글씨를 보고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영천 완귀정(玩龜亭) 같은 다른 전서도 무척 흥미로웠다. 안동 하회마을의 충효당(忠孝堂) 편액이 인상 깊었던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는 중국 상고시대 문자를 탐구해 자신만의 서체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17세기에 이루어진 과거에 대한 연구 결과가 21세기에도 현대적 느낌을 주는 글자체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수가 만년을 연천에서 보냈고, 그를 배향한 미강서원이 이 고장에 세워졌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었지만 푯말을 보기 전까지는 찾아갈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사실 지금도 연천에 남은 미수의 자취는 무덤뿐이다. 초가에 불이 나는 바람에 은퇴한 거물 정객의 거처가 마땅치 않다는 소식에 숙종이 내렸다는 일곱칸 은거당과 임진강변의 사액서원은 주춧돌만 남았다. 십청원(十靑園)과 괴석원(怪石園)이라는 정원도 있었다지만 흔적이 없다. 연천군은 은거당 터와 미강서원 터를 발굴조사한 데 이어 두 유적을 복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럴수록 개인적으로는 지역이 낳은 역사 인물의 거처와 그를 기리는 시설의 모습을 되살리는 흔한 방법보다 오늘날에도 미래지향적으로 느껴지는 작업을 펼친 ‘미술인 미수’를 조명하는 데 투자의 우선순위를 두면 관광객 유치 효과도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과거엔 정치인이 예술인이고 예술인이 정치인이었다. 추사 김정희도 그랬다. 그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제주 대정에 8년, 함경도 북청에 6년 동안 유배되기도 했다. 추사는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그곳에서 그린 세한도는 대표작이 됐다. 제주에는 세한도에 담긴 소박한 집을 닮은 추사관도 세워졌다. 일종의 미술관이다. 겸재 정선도 양반 사대부라는 출신 성분상 정치적 색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양천현령 시절 겸재가 남긴 양천팔경첩(陽川八景帖)의 대부분은 노론 실세들의 별서(別墅) 등을 그린 것이다. 같은 시기 한강 주변 경치를 33폭에 담은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도 소재를 고르는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겸재가 정치인이자 행정가로 머물렀던 양천 관아와 양천향교 주변에는 겸재정선미술관이 들어섰다. 지금은 서울 강서구에 속한다. 미수가 추사나 겸재와 다르지 않은 반열의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정치인으로서, 사상가로서의 자취가 너무 우뚝해 예술 분야에서의 성취가 오히려 가려지고 있지 않은가 싶다. 첫 번째 ‘미수미술관’이 연천에 세워졌으면 좋겠다. 우리 문화사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술관 입지가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미강서원 터 주변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 죽어서도 ‘금동신발’… 신라의 왕족이었나

    죽어서도 ‘금동신발’… 신라의 왕족이었나

    황남동 120호 고분서… 5~6세기 추정 금동 말안장 달개 등 희귀품도 쏟아져 신라 최상위층인 왕족·귀족 무덤 추정경주 신라 고분에서 5세기 후반~6세기 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신발이 출토됐다. 경주 지역에서 신라 금동신발이 나온 건 1977년 인왕동 고분군 이후 43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경주시와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금동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다량의 희귀 유물이 출토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금동신발은 사적인 경주 대릉원 일원 내 황남동 120호분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에서 발견됐다. 무덤 주인 발치에 놓인 금동신발은 표면에 ‘T’자 모양의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가 달려 있다. 발굴 초기 단계여서 표면만 노출된 상태지만 1970년대 황남대총 남분에서 나온 금동신발과 비슷한 모양이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출토된 신라 금동신발은 21쌍이며, 이 중 12쌍이 경주 고분에서 나왔다”면서 “죽은 이를 장사 지내는 의례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덤 주인의 다리 쪽에선 허리띠 장식용 은판(銀板)이, 머리 부분에선 여러 점의 금동 달개도 확인됐다. 달개는 머리에 쓰는 관(冠)이나 관 꾸미개일 가능성이 있다. 금동신발과 금동달개 등으로 미뤄 무덤 주인은 신라의 최상위 계층인 왕족, 귀족으로 추정된다. 머리 쪽 별도 공간에서는 금동 말안장, 금동 말띠꾸미개를 비롯한 각종 말갖춤 장식, 청동 다리미, 쇠솥, 토기류 등이 나왔다.황남동 120호분은 일제감정기에 조사돼 번호가 매겨졌으나 봉분 위에 가옥 3채가 들어서면서 훼손돼 최근까지 존재조차 확인이 어려웠다. 2018년 발굴조사를 시작해 지난해 부속 고분 1·2호분을 추가로 찾았다. 김 선임연구원은 “120호분의 봉분 일부를 파내고 만들어진 형태로 미뤄 이들 세 무덤의 주인은 가족이나 친족 관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에선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출토됐다. 120호분은 화강암이 풍화한 모래인 마사토를 써서 봉분을 만들었다. 경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가운데 마사토로 봉분을 축조한 사례는 처음이다. 무너지기 쉬운 모래를 사용한 이유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 발굴조사단은 120-1·2호분 조사 후 120호분을 본격 발굴한다. 120호분은 1·2호분보다 크기가 두 배여서 현재까지 나온 유물보다 더 중요하고 방대한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1500년 전 신라 금동신발, 경주 고분서 43년 만에 나왔다

    1500년 전 신라 금동신발, 경주 고분서 43년 만에 나왔다

    경주 신라 고분에서 5세기 후반~6세기 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신발이 출토됐다. 경주 지역에서 신라 금동신발이 나온 건 1977년 인왕동 고분군 이후 43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경주시와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조사에서 금동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다량의 희귀 유물이 출토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공개된 금동신발은 사적인 경주 대릉원 일원 내 황남동 120호분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에서 발견됐다. 무덤 주인 발치에 놓인 금동신발은 표면에 ‘T’ 자 모양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가 달려 있다. 아직 발굴 초기 단계여서 표면만 노출된 상태이지만 1970년대 황남대총 남분에서 나온 금동신발과 비슷한 형태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출토된 신라 금동신발은 21쌍이며, 이중 12쌍이 경주 고분에서 나왔다”면서 “실생활에서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죽은 이를 장사지내는 의례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무덤 주인의 다리 쪽에선 허리띠 장식용 은판(銀板)이, 머리 부분에선 여러 점의 금동 달개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도 확인됐다. 달개는 머리에 쓰는 관(冠)이나 관 꾸미개일 가능성이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금동신발과 금동달개 등으로 미뤄 무덤 주인은 신라의 최상위 계층인 왕족, 또는 귀족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부장칸에서는 금동 말안장, 금동 말띠꾸미개를 비롯한 각종 말갖춤 장식, 청동 다리미, 쇠솥, 토기류 등이 나왔다. 황남동 120호분은 일제 감정기에 번호가 매겨졌으나 이후 민가가 조성되면서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8년부터 발굴조사를 시작해 지난해 부속 고분 1·2호분을 추가로 확인됐다. 120호분의 봉분 일부를 파내고 만들어진 형태로 미뤄 이들 세 무덤의 주인은 가족이나 친족 관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에선 쇠솥과 유리구슬, 토기류가 출토됐다.120호분은 화강암이 풍화한 모래인 마사토를 써서 북서-남동축 26.1m, 북동-남서축 23.6m 규모로 봉분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가운데 마사토로 봉분을 축조한 사례는 처음이다. 무너져 내리기 쉬운 마사토를 사용한 이유는 향후 학술적으로 밝혀야 할 대목이다. 발굴조사단은 120-1, 120-2호분 조사를 마무리한 뒤 120호분을 본격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120호분은 1·2호분보다 크기가 두 배여서 현재까지 나온 유물보다 위계가 더 높은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재청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선포식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환구단에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선포식을 가졌다. ‘참 만남, 참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캠페인은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유산을 보다 가깝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휴식과 관광, 치유의 공간으로서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리는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선보인다. 세계유산과 인류무형유산을 중심으로 주제의 유사성, 지역 근접성을 고려해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돌아볼 수 있는 ‘한국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를 마련한다. 케이팝 주역들의 문화유산 체험기를 담은 온라인 콘텐츠 ‘나의 문화유산 견문록’을 7월부터 공개하고, 궁궐왕릉 행사인 ‘궁중문화축전’은 10월 10일부터 18일까지 조선 5대 궁에서 개최한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주요 행사와 문화유산 방문 코스 등 각종 정보를 모은 홈페이지도 다음달에 연다.
  • ‘최대 4만원’ 숙박 할인쿠폰 100만개… 정부, 관광 살리기 총력

    ‘최대 4만원’ 숙박 할인쿠폰 100만개… 정부, 관광 살리기 총력

    15만명에 여행 패키지 선결제 30% 혜택 해안누리길 걷기 참여 땐 20만원 상품권 놀이공원 최대 60% 등 파격 혜택 줄이어 도시 공유숙박 운용 등 규제 완화 방침도정부가 여행주간을 기존 2주에서 한 달로 늘리고 100만개의 숙박 할인 쿠폰을 지원하는 등 관광 내수시장 살리기에 나선다. 유명 관광지에만 관광객이 쏠리지 않도록 숨은 여행지를 적극 발굴하는 등 ‘K방역’을 기반으로 한 안전여행 대책도 내놨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대책은 크게 ‘K방역과 함께하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관광산업 규제 완화’로 나뉜다.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에는 관광객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애초 오는 30일부터 2주간 예정됐던 여행주간을 다음달 20일부터 7월 19일까지 확대하고, 이 기간에만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용 교통이용권을 출시한다. 국내 온라인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숙박할인 쿠폰(최대 4만원) 100만개를 지원한다. 15만명에게는 여행 패키지상품을 선결제하면 30% 할인해 줄 계획이다. 관광지에서 숙박 인증을 할 경우 추첨을 통해 12만명에게 국민관광상품권(5만원)을 지급하고 전국 253개 걷기길 여행을 통해 걷기 실적을 적립하면 국내 여행상품권도 준다. 해안누리길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에겐 20만원짜리 지역상품권도 지급한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대상자도 12만명까지 늘린다. 특히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북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는 근로자에게는 10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아울러 전국 놀이공원 최대 60% 할인, 관광벤처상품 40%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볼거리 확대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우선 문화재청과 함께 ‘천년 정신의 길’(경주·안동) 등 7대 문화유산 방문길사업을 추진한다. 비무장지대(DMZ)와 전통시장 등의 체험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한국문화축제(7·10월) 등 한류 행사도 개최하기로 했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위한 해양·산림·생태·사찰·예술 치유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하반기부터 도시 공유숙박과 산악호텔 등을 시범 운용한다. 시범 사업의 진행 추이를 살핀 뒤 추후 제도 개선안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20억 주고 샀는데” 美성경박물관 ‘길가메시 점토판’ 이라크로 반환될듯

    “20억 주고 샀는데” 美성경박물관 ‘길가메시 점토판’ 이라크로 반환될듯

    미국 워싱턴DC 성경박물관이 전시 목적으로 구매한 약 3600년 전 점토판은 이라크에서 도난당한 문화유산으로 이라크 측에 반환해야 한다는 소송을 연방검찰이 제기했다고 CNN 등 현지매체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검찰이 제출한 소장에서 점토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인이 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신화인 ‘길가메시 서사시’의 일부분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점토판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미국의 한 유물 매매상이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요르단 상인 가족에게서 구매했다. 그는 점토판을 옮긴 뒤 세척하고 설형문자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함으로써 그것이 길가메시 서사시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2007년 그는 점토판을 다른 구매자에게 5만350달러(약 6195만원)에 팔 때 198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경매에서 구매한 청동 상자 안에 점토판이 들어 있었다고 주장하며 허위 문서를 제시했다. 카탈로그에 적힌 호가는 45만 달러(약 5억5400만 원)였다.소장에는 또 새로운 주인이 2013년 나중에 크리스티로 밝혀진 익명의 경매기업 런던 지사와 접촉해 점토판을 팔려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그에게 경매 의뢰를 받은 미국의 중개상은 크리스티 측 유물 부서장에게 유물의 입증은 정밀 조사를 견디지 못해 공개 경매에는 적합하지 않아 개인 거래가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크리스티는 2014년 런던 지사를 통해 점토판을 본 스티브 그린 하비라비 회장에게 167만4000달러(약 20억원)라는 거액에 팔았다. 점토판은 2017년 11월 성경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전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물관의 한 큐레이터가 해당 점토판의 출처에 관해 추가 정보를 알아내려고 하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매기업 측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후 연방정부가 성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미술품 중 해당 점토판을 포함한 일부가 이라크에 있는 미지의 유적에서 도굴된 것임을 밝혀냈다. 당시 하비라비 역시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벌금 300만 달러(약 36억9100만원)를 부과받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이번 점토판 외에도 파피루스 조각 5000점과 다른 점토판 6500점이 도굴품으로 확인돼 이라크와 이집트로 반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스티브 그린 회장은 연방 정부에 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고, 2019년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점토판 등을 압수했다. 현재 문제의 점토판은 ICE의 뉴욕 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에 대해 뉴욕주 동부지구 연방검사 리처드 도너휴는 “도난당한 문화재가 발견될 경우 미국 정부는 반환하는 등 문화재 보존에 전력을 다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한 대형 경매업체가 이라크의 중요한 문화재의 출처가 조작됐을 가능성, 그리고 출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구매자 정보로 인해 거래가 되지 않을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일어난 사건”이라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호남 최고 무당이 올리는 코로나19 퇴치 기원 굿판

    영·호남 최고 무당이 올리는 코로나19 퇴치 기원 굿판

    영남과 호남 최고의 전통 굿 명인들이 서울 강남의 중심에서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하는 굿판을 연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창립 40주년 기념 특별공연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하는 쉘위풍류’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제1부는 기양제(재앙을 쫓고 복을 비는 국가 제사)로, 역병을 물리치고 국민을 수호하는 경복궁 수문군의 힘찬 타북을 시작으로 이주희 명무의 영고무(迎鼓舞), 원장현 명인의 대금소리가 이어진다. 남해안별신굿 대사산이 정영만(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의 처용 청신(請神)이 무대에 올라 1100여년 전 역신을 굴복시킨 처용을 신으로 모셔 액을 물리치는 의식을 치른다. 주한외교단도 참여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수 송가인 어머니 송순단 명인(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교육조교)은 진도씻김굿 중 하나로 역신을 청해 해를 끼치지 말고 가라고 축원하는 ‘손님풀이’를 진행한다. 남도 명창에 버금가는 송순단 명인의 무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제2부에서는 경복궁 수문군이 궁중문화축전 대표 프로그램인 첩종을 통해 왕실 호위문화의 정수를 선보인다. 한국의집예술단의 부채춤, 김운태 명인의 채상소고춤도 진행된다.공연은 외교부, 문화재청, KB국민은행이 후원하며, 유튜브 ‘문화유산채널’에서 생중계된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정부의 문화재보호관리단체 통합 계획에 따라 1980년 4월 1일 한국문화재보호협회로 출발했으며, 문화재 보호·보급 및 활용과 전통 생활문화의 창조적 계발을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로 상호 변경 및 CI 개편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로 상호 변경 및 CI 개편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역사·문화 콘텐츠 기업인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이 ㈜에이치스토리로 상호를 변경하고 CI를 개편했다.에이치스토리는 ‘보다 이로운 문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인문학을 중심으로 역사, 철학, 문학, 신화 등에 숨겨진 핵심 이야기를 소재 삼아 정확하면서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에이치스토리(H Story)의 핵심 키워드는 ‘Humanity·Heritage·Humor’로 사람, 관계, 역사, 유머, 유쾌함, 환영, 사다리, 문, 연결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보다 이롭게 하는 것들은 관계 속에서의 ‘함께·협력·협동’이라고 강조하는 에이치스토리는 새롭게 개편한 CI에 기업의 가치를 반영해 디자인했다고 전했다. 에이치스토리는 시간과 공간, 너와 나로 잘 맞물려 보다 이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새로운 CI의 ‘톱니바퀴’로 형상화했다. 에이치스토리의 새로운 CI 속 톱니바퀴를 이루는 기본 요소 톱니는 ‘사람’을 상징하는 것으로, 톱니가 잘 맞물려 바퀴가 세상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유선형으로 형상화해 나타냈다. 더불어 H의 글자 형태는 ‘나와 나’를 의미하는 ‘I-I’로 표현했으며,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맞잡고 즐겁게 춤추는 모습을 운동감 있게 나타내 역동성과 진취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또한 에이치스토리의 새로운 CI는 빨강, 초록, 검정, 하양의 색상을 사용해 에이치스토리만의 색깔을 전달한다. 빨강은 강렬한 열정과 관계의 중심에서 최선을 다하는 내재적 힘을 표현하며, 초록은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서로 적당한 거리 안에서 태양 빛을 누릴 수 있도록 양보하는 숲 생태계의 자연 원리를 표현한다. 검정과 하양은 본질의 바탕을 이루어 내 다른 색상을 더욱 빛나게 하는 색상으로 안정감을 지닌 조력자를 표현하고자 했다. 한편 에이치스토리는 에듀테인먼트 브랜드인 ‘쏭내관의 재미있는 史교육현장’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휴머니즘과 유머를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하게 전달하고 있다. 에이치스토리는 체험학습의 운영과 해설사 양성, 파견, 콘텐츠 개발 등의 교육사업을 비롯해 역사 유적지를 여행하고 답사하는 관광사업, 유적지 공간을 운영하고 행사 대행을 하는 등 문화기획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역사 문화 콘텐츠기업이다. 더불어 에이치스토리는 전문 인문학 콘텐츠 기획사로서 수원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등의 사업파트너로서 안정적인 사업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다양한 지역의 인문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 활력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에이치스토리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사업 활동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유산 된 전통 마사지

    문화유산 된 전통 마사지

    태국 하면 생각나는 것이 뭘까? 대부분 열대의 아름다운 바다, 친절한 미소 그리고 마사지 정도를 떠올린다. 생각만 해도 몸이 개운해지는 전통 마사지인 ‘누앗 타이’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인류무형유산이다. 마사지사가 발로 등을 밀어내며 팔을 한껏 뒤로 당긴다. 온몸이 활처럼 휜다. 처음엔 좀 아프지만 곧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고 마사지가 끝나면 몸무게가 2㎏은 줄어든 듯 가벼워진다. 어깨와 목이 뭉쳐 있는 지금도 마사지사의 손길이 사무치게 그립다. 세상에서 시간이 가장 빨리 가는 순간이 있다면 반수면 상태로 마사지를 받는 때일 것이다. 치앙마이에서 트럭을 개조한 미니버스인 송태우를 타고 도시 여행을 즐겼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에 들어가면 옛 마을이 펼쳐진다. 향냄새가 그윽한 황금빛 사원과 처마가 날렵한 태국 전통 목조건물이 고풍스럽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물, 긴 이름을 간략하게 번역하면 ‘치앙마이 여성 교도소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마사지 트레이닝 센터’다. 여성 재소자의 사회 적응을 목적으로 직업훈련을 진행하는 곳이다. 출입에 특별한 제한이 없는 것 같아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 봤다. 작은 식당이 있고 안으로는 마사지 숍이 있었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상당히 저렴했다. 여기서 여성 재소자는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배워 손님에게 마사지를 해 주고 돈을 번다. 마사지 한번 받아 볼까 했지만 곧 문을 닫는다고 해 아무것도 이용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색 티셔츠와 남색 치마를 갖춰 입은 여성들이 우르르 나와 사방이 막힌 커다란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다시 교도소로 가는 길”이라는 공무원의 대답이 돌아왔다. 대표적 관광자원인 태국 전통 마사지는 여성 재소자들의 미래를 조금 열어 주고 있었다. 형기가 얼마 남지 않은 모범 수감자라면 정부 지원으로 기술 교육을 받고, 외부 마사지 숍에 취업해 돈을 벌 수도 있다. 물론 저녁엔 다시 수감된다.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포에는 벽에 인체 지압점을 표시한 그림과 글이 있다. 오래전 태국 의술을 기록한 문서로 이 역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아픈 곳에 따라 누르는 지점을 달리하는 태국 마사지의 기초가 이 지압점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경락과 유사하지만 태국 전통 마사지는 신체 장기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태국 전통 마사지는 주로 바닥에 폭신한 요를 깔고 진행한다. 강한 스트레칭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태국식 요가라고도 불린다. 임신부는 태국 마사지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태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소 800시간 이상의 마사지 교육을 이수하고 전통 의학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에게 마사지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 때문에 이미지가 왜곡된 부분도 있었지만 태국 전통 마사지는 어엿한 인류 문화유산이다. 소중한 문화라는 점을 알고 전통 마사지를 받다 보면 좀더 색다른 기분이 든다.
  • 만들어 준다 할 땐 언제고… 기약 안 보이는 지방 공항 건설

    만들어 준다 할 땐 언제고… 기약 안 보이는 지방 공항 건설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필수 시설로 사활을 거는 모습들이다. 부산·울산·경남은 동남권 최대 사업인 동남권 관문 공항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 신안군은 지역 접근성 개선과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수년째 지지부진한 흑산공항 설립을 압박하고 있다. 모두 대통령 공약사항이어서 해당 지자체들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동남권 신공항, 대통령이 결단 내려라” 부산·울산·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지부진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추진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부·울·경 범시민운동 본부(이하 시민운동본부) 등 5개 지역시민단체는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울경 관문공항 관련 시민사회단체 합동 대통령 결단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부산시장의 돌연 사퇴로 동남권 신공항 추진의 차질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하고 부·울·경 단체장들의 합의로 재추진되는 동남권 최대의 사업인 만큼 어떠한 상황에서도 추진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김해 신공항에 대한 국무총리실 검증 과정과 검증 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희로 시민운동본부 고문은 “총리실에서는 검증의 중립성이란 명분을 내세워 검증단에 모든 걸 맡길 게 아니라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김해신공항 검증을 위한 기본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부·울·경 단체장과 국토부가 합의한 민간여객수요 3800만명을 반영해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이 공정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총리실 검증 후 김해신공항 백지화 여부에 관한 결정을 어느 기관이 할 것인지도 정해져 있지 않아 결국 대통령 몫임이 자명함에도 아직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며 거듭 결단을 촉구했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도 신공항 추진에 힘을 보탤 것을 요구했다. 박인호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국무총리실 검증이 6개월 넘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정부의 시간 끌기와 명분 찾기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과 시민단체 간 면담이 성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울릉도는 되는데 흑산도는 왜 안 되나” “울릉도는 가능하고, 흑산도는 왜 안 되냐고요.” 전남 신안군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이 국립공원이라는 이유로 수년째 답보 상태에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9일 신안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08년부터 섬지역 접근성 개선과 교통 불편 해소 차원에서 소형 공항을 건설하기로 하고 흑산공항과 울릉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흑산공항은 울릉공항보다 앞선 2023년 개항을 목표로 했지만 2016년부터 세 차례나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 가로막혔다. 철새 보호 대책과 국립공원 가치 훼손, 안전성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울릉도의 울릉공항은 지질공원이라는 이유로 관계기관과의 협의만 끝나면 착공할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릉공항은 2025년 5월 개항을 목표로 상반기 착공될 예정이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다. 울릉공항은 또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 1.19로 흑산공항 4.38보다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 사업비도 흑산공항 1833억원보다 3배 넘는 6633억원이 투입된다. 섬나라인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립공원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지역에도 섬지역 거주민과 이용객 등의 편의를 위해 소형 공항을 운영하고 있어 정부 방침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흑산도와 홍도, 가거도를 찾는 이용객은 연간 30만명이 넘지만 파고가 높으면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경우도 잦아 불편을 겪고 있다. 응급 상황 시 지역민이나 관광객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공항 건설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업인데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 막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교통권과 생명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자전거 타고 녹색길을 씽씽~ 코로나 스트레스 싹~

    자전거 타고 녹색길을 씽씽~ 코로나 스트레스 싹~

    이태원발 코로나19 비상으로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방법이 있다. 자전거 타기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이재성)과 (사)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두 팔 간격 거리두기를 지키며 달릴 수 있는 한적한 자전거길을 추천했다. 자전거가 없어도 괜찮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있으니까. ‘따릉이’ 대여소는 전철역 출입구, 버스 정류장, 공원, 학교, 은행, 관공서 등의 주변 생활시설에 설치돼 있다. 무인 대여·반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모바일 ‘서울자전거따릉이’ 앱과 서울자전거따릉이 누리집(www.bikeseoul.com)에서 따릉이 대여소 위치와 실시간 대여 가능 대수를 확인할 수 있다. 1시간 대여료는 1000원이며, 초과 시 5분마다 200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50% 할인된다.1. 옛 역사를 간직한 경춘선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노원구 경춘선숲길은 2010년 폐선된 경춘선 철로 주변을 공원화한 곳이다.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구리시 담터마을(서울 구리 시계)까지 약 6.3㎞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다. 화랑대역이나 태릉역에서 출발해 화랑대 철도공원, 육군사관학교 앞, 경춘선숲길 철길, 삼육대 앞, 태릉, 강릉, 서울여자대학교 앞 등을 지나 화랑대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2번과 7번 출구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2번 출구 대여소 옆에 경춘선숲길의 한 구간인 ‘시간을 거니는 철길숲길’ 공원이 있다. 이 공원 아래로 인도와 자전거길이 화랑로를 따라 나란히 이어진다. 2018년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옛 화랑대역은 철도공원으로 변신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역사를 경춘선 역사관으로 조성하고, 1950년대 증기기관차와 협궤 열차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밤에는 공원에 조명을 밝혀 ‘빛의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입구와 삼육대 정문 앞, 교내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화랑대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릉과 강릉에 잠시 들러 산책을 즐겨도 좋다.2.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성내천 자전거길과 올림픽공원-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성내천 자전거길을 달리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고 되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책보고’ 뒤편에 성내천 자전거길이 있다.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로이자 자전거길로, 양옆에 벚나무가 우거져 벚꽃철과 단풍철에 장관을 이룬다. 지금은 녹음이 우거져 시원하게 가로수 터널을 달릴 수 있다. 성내교 약간 못 미친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내리막길로 내려가 성내교 밑을 통과하자마자 왼쪽 오르막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이 성내천을 따라 마천동까지 이어진다. 올림픽공원을 둘러보려면 오른쪽 무지개다리를 건너 올림픽공원 북1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대형 헌책방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책보고와 백제 유적을 소개하는 한성백제박물관, 조각공원이 볼만한 소마미술관 등도 돌아보는 게 좋겠다.3.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품어 낭만 가득한 월드컵공원 둘레길-마포구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천공원으로 이루어진 월드컵공원의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는 코스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보석 같은 길이다. 따릉이 대여소는 월드컵경기장 1번 출구 앞에 있다. 평화의공원에는 자전거길이 따로 있고 평지여서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월드컵육교를 건너면 맹꽁이 전기차가 통행하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강변북로 방면으로 조금 달라다 보면 1㎞ 남짓 되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온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더 오래 즐기고 싶다면 월드컵육교를 다 건너기 전에 왼쪽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최근에 조성한 메타세쿼이아 숲길로, 기존의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이어져 있다. 인근의 문화비축기지는 마포석유비축기지의 6개 탱크를 전시장, 공연장, 강의실, 커뮤니티센터 등으로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비축기지 광장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는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있다. 수산물시장에서 횟감을 사고 2층 식당에 상차림비를 내면, 기본양념과 매운탕을 차려준다.4. 싱그러운 자연의 모습 그대로 샛강생태공원 옆 자전거길-영등포구 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에 흐르는 한강 지류다.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 구간을 샛강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창포원, 버들광장,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관찰마루, 순환관찰로, 조류관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대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자연과 교감하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지하철 1, 5호선 신길역에서 따릉이를 대여해 2번 출구 방면으로 가면 신길동과 여의도를 잇는 샛강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 위에서 보는 샛강생태공원의 전망이 매우 아름답다. 샛강다리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샛강생태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샛강생태공원 흙길 산책로는 자전거 통행금지 구역이며, 공원 바로 옆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샛강생태공원은 샛강이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끝나지만, 자전거길은 여의도한강공원과 연결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자전거길까지 이어 달리면 여의도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취약계층 문화유산 즐길 기회 늘어난다

    노인, 보호시설 아동,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문화재청은 취약계층의 문화유산 무료 탐방을 지원하는 ‘동행, 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모든 국민에게 공평한 문화 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해 국민참여예산으로 추진하는 정부혁신 역점 과제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노인, 장애인, 보호아동, 다문화가정을 우선 대상으로 정했다. 장애인에게는 이동 편의를 고려한 특수차량과 자원봉사자, 수화 등 맞춤형 문화유산 해설을 지원한다. 다문화가정을 위해선 통역이 제공된다. 문화재청은 프로그램 기획과 대상자 모집, 서비스 제공 등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할 12개 민간 주관단체를 공모로 선정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편성된 이들 단체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문화캠프, 노인·보호아동 1박 2일 세계유산 탐방, 다문화가정 역사문화유적 탐방, 가정보호 위탁아동과 노인이 참가하는 궁궐·성곽·유교유산 탐방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참여자들이 안전사고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안전에 특별히 최선을 다하고 주관단체의 여행자보험 가입과 안전관리자 의무 배치 지침, 프로그램의 안전 운영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고인돌은 5만여 기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한반도에 적어도 2만 9500기가 현존한다니, 60%가 이 땅에 밀집된 셈이다. 면적당 밀도는 물론이고 절대 숫자에서도 이미 25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반도는 가히 ‘고인돌 왕국’이라 부를 만하다.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 모든 자원을 자연 상태에서 얻어야 했던 원시 시대, 돌은 가장 견고하고 영원했다. 크고 기묘한 바위는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됐다. 큰 돌을 가공하고 옮겨서 원하는 곳에 세우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된다. 선돌, 열주석, 석상, 고인돌 등 인류 최초의 문화, 거석문화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그중 건설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고인돌이다. 석기와 청동기뿐 도구도 충분하지 않았고 채석부터 이동과 조립까지 모든 순서를 온전히 인간의 노동으로 감당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세계 최대라는 고창 운곡리 고인돌은 300t에 달하는 무거운 돌덩어리를 끌어와서 들어 올려 고정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결과를 실현하면 완성물이 주는 감동의 크기는 극대화된다. 그래서 고인돌은 최초의 기념물이 된다. 중력을 거슬러 지붕을 들어 올려 내부공간을 만드는 것이 건축이다. 이른바 탁자식 고인돌은 지상에 돌방을 만들었으며 고창 향산리 고인돌은 네 귀퉁이에 돌기둥을 세워 거의 기둥식 건축물을 만들었다. 고인돌은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거대한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지배자들의 무덤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반도 바깥의 고인돌들은 족장 무덤설이 정설일 수 있다. 한 지역에 소수의 고인돌만 존재하고, 고유한 지역적 양식을 갖고 있으며, 여러 대를 이어 합장한 흔적도 종종 발견된다. 그러나 한반도의 상황은 다르다. 크고 작은 다양한 규모의 고인돌들이 밀집돼 있다. 가능한 모든 형식이 공존할 정도로 고유한 양식도 없다. 합장 흔적은 거의 없이 1인 1기로 매장했다. 심지어 무덤이 아닌, 단순한 기념물로 세워진 예도 종종 나타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한반도의 고인돌이다. 독특한 고인돌 문화의 가치 때문에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창 유적은 1.8㎞ 거리 안에 447기가 밀집했다. 다양한 형태, 크고 작은 규모가 총망라된 세계적인 야외 고인돌 박물관이다. 화순은 보검재 계곡에 596기가 분포한다. 고창 고인돌들의 배치가 다분히 계획적인 배열을 보인다면, 화순 것은 숲속과 계곡에 흩어져 있어 자연주의적 문화의 양상을 보여 준다. 강화에는 총 127기가 있는데 조형미가 뛰어난 대형 고인돌들이 산재한다. 2000여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많은 고인돌들이 사라졌다. 논밭을 경작하는 데 방해가 돼 없애 버리기도 하고 깨뜨려 건축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방 후 도시 건설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사라진 사례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고창군만 해도 일제기에 파악한 숫자의 2분의1만 현존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185군데에 1600기 이상이 분포한다. 족장들이 이리 많았을까? 인구 확률적으로 본다면, 고창을 비롯한 한반도의 고인돌은 족장이 아니라 당시 중산층의 무덤이며 지역적 공동묘지일 것이다.●탁자식은 기념물, 기반식·지석식은 실용물 고인돌은 형태에 따라 탁자식, 기반식, 지석식 등으로 나눈다. 탁자식이란 넓적한 받침돌 2~4개를 수직으로 세워 지상에 무덤방을 만든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얹는 형식이다. 북한의 고인돌은 거의 이런 모습으로 알려져 한때 ‘북방식’으로 이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고창, 화순같이 남쪽에도 분포해 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반식이란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받침돌을 고인 후 육중한 덩어리의 덮개돌을 얹었다. 두꺼운 바둑판 모습을 연상시켜 붙여진 이름이며 ‘남방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석식이란 지하 무덤방 위에 받침돌 없이 덮개돌만 덮은 모습이다. 비교적 만들기 쉬워 가장 많은 유구들이 남아 있다.고창이나 화순의 유적에는 이 모든 형식들이 혼재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무덤방과 탁자식이 결합된 변형탁자식, 기반식 아래에 지상무덤방을 만든 변형기반식도 있다. 경사지에 세워 앞은 기반식이고 뒤는 지석식인 중간 형식도 다양하다. 심지어 제주에만 존재한다는 위석식 비슷한 사례도 보인다. 여러 형식들이 한 밀집군 안에 혼재돼 있다. 이쯤 되면 지역적 유형을 찾거나 형태로 분류하는 건 무의미해진다. 탁자식은 당시 가장 높은 구조물로서 언덕 위나 넓은 평원 가운데 홀로 서 있는 경우가 많다. 독자적 형태와 존재감으로 중요한 랜드마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2~3m 높이에서 수십 톤에 달하는 덮개돌을 얹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족장의 무덤이라 해도 지상에 노출된 무덤방이 훼손되기 쉽다. 탁자식보다 기반식이, 기반식보다 지석식이 건설하기에 용이하다.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를 육중한 돌로 덮으면 훼손 도굴의 염려도 적다. 만들기 쉬우니 꼭 지배층이 아니어도 가능하고 떼로 있어도 좋다. 반면 주변의 비슷비슷한 여러 고인돌과 식별하기는 어렵다.다시 말해 탁자식은 독자적 성격의 기념물에 적합하고 기반식이나 지석식은 밀집된 무덤이라는 실용적 목적에 적합하다. 기념적 건축물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 크기나 높이가 압도적일 것, 독자적인 형태를 가질 것, 고도의 인위성을 보일 것. 기반식이지만 280t 무게의 화순 핑매바위 고인돌은 압도적 크기만으로 뛰어난 기념물이다. 반면 탁자식이라도 규모가 작고 낮거나 밀집돼 있으면 공동묘지라는 실용물이 된다. 채석장은 높은 산 위에 있고 마을은 낮은 평지에 있다. 산 위에서 뗀 돌을 옮기려면 우선 경사진 운반로를 만들어야 한다. 수평 운반로는 이동하기에 큰 힘이 들기에 고인돌군집은 대개 산중턱, 마을 위쪽에 위치한다. 실험고고학에 따르면 100t 정도의 고인돌을 옮기려면 500여 장정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략 2500명인 부족공동체의 협업작품이 된다. 자연 상태인 부정형의 돌 위에 큰 돌을 얹어 견고한 구조를 만들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덮개돌의 생김새에 맞추어 받침돌을 깎아 끼워 맞춘다. 한국 목조건축의 전통인 ‘그렝이질’은 고인돌부터 개발한 경제적인 기술이다. 고인돌에도 정면이 있다. 대개 경사지의 아래 방향, 마을 쪽 면이 정면이다. 더 쉽게 정면을 판정할 수 있다. 다듬은 면 또는 보기 아름다운 면이 정면이다. 하나의 조형물을 완성하려면 이처럼 많은 고려와 디테일이 필요하다. 무덤인 고인돌이 아름답기까지 하니 예술적 기념물이다.●죽음을 묵상하는 정신 공동체이자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 인류는 동족의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동물이다. 5만년 전 프랑스의 네안데르탈인들은 동료의 사망 직후 동굴에 매장하고 꽃 무덤을 만들어 장식했다. 인근 계곡에 공존했던 호모사피엔스들은 더 먼 곳의 꽃들을 가져와 장식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소규모 공동체로 생활했고 호모사피엔스는 더 큰 공동체를 이루었던 차이다. 기념이란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기억과 상상을 통해 재현하는 행위다. 무엇을 기억할지, 어떻게 상상할지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만들어 낸 문화적 내용이다. 장례와 묘제는 공동체의 고유함과 동질성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풍장은 파키스탄 칼라시족의 전통 장례법이며 마스타바는 고대 이집트 사회의 고유한 묘제였다. 전 세계적으로 고인돌은 유럽의 대서양 연안과 지중해 일부, 인도, 동남아 일부 그리고 동북아시아에만 분포한다. 동북아시아는 한반도 전역과 중국 랴오닝성 일부, 일본 규슈 지역이다. 미국 고고학자 세라 넬슨은 아예 한반도 일대를 고인돌의 기원지로, 다른 학자들은 고인돌의 분포지가 바로 고조선의 강역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왜 한반도의 고대인들은 이처럼 압도적으로 많은 고인돌을 만들었을까. 돌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물리적 조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공동체만 죽음을 묵상하고 기념할 수 있다. 그리고 풍요로운 생산물을 평등하게 누리는 사회만 이처럼 많은 실용적 기념물들을 만들 수 있다. 한반도 고인돌 사회는 묵상하고 기념하는 정신 공동체였고 평등하고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였다. 2500년 후 코로나19 방역으로 세계적 모델을 창조할 잠재력을 이미 품고 있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고창, 국가적 차원서 성지화 작업 필요”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고창, 국가적 차원서 성지화 작업 필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고창 성지화 작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해 왜곡된 역사의 면모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유기상 전북 고창군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무장봉기(무장기포)가 제7차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에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으로 수록돼 역사적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무장은 고창의 옛 지명이고 기포는 동학의 조직인 포(교구 또는 집회소)를 중심으로 봉기한 것이다. “고창 동학농민혁명사 재조명 과업의 첫 번째 사명인 무장봉기 역사교과서 수록이 126년 만에 이뤄져 그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자긍심 찾기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는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무장기포지·전봉준 장군 생가터 국가사적 등재, 동학농민혁명 역사벨트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동학선양사업을 의향정신을 살린 자랑스러운 군민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군수와의 일문일답.-‘고창 무장봉기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라는 내용이 새 학기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모두 수록됐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 1894년 3월 20일 고창에서 발생한 무장봉기라는 사실이 역사학계에서는 이미 정설이었다. 한국사 교과서 수록으로 동학 전문연구자와 고창군민 등 소수만 알던 역사적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써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빚어졌던 동학농민혁명 시발지 논란은 정리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공음면 구암리 구수마을 동학농민혁명 기념탑에서 선열들에게 교과서를 봉정하는 행사를 가졌다.” ●‘보국안민’ 혁명의 목표 최초로 제시 -고창 무장봉기가 동학농민혁명에 미친 영향은. “조선 후기에는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한 수많은 민란이 있었다. 무장봉기는 혁명의 이념이자 지표인 ‘무장포고문’과 농민군 행동강령인 ‘4대 강령’을 정립 발표함으로써 농민혁명의 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보국안민’이라는 혁명의 목표가 최초로 제시됐고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으로 커졌으며 봉건제도 개혁의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민족·민중항쟁의 근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창 무장봉기를 부각시키기 위한 과정과 지자체의 노력은. “자주와 평등의 위대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고창군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학술·연구·문화사업을 하고 있다. 동학기념사업회, 동학유족회 등 지역 단체와 울력해 매년 학술대회를 열고 무장기포기념제·무장읍성축제를 개최한다. 기념제와 축제는 ‘동학농민혁명은 무장기포지로부터, 3월 20일의 함성은 전국적인 봉기로’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이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애국·애족 정신과 무장기포일의 참다운 의미를 널리 알리는 한편 전국적인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기념제에서는 동학농민혁명군들이 읽어 내려갔던 무장포고문을 낭독하고 농민군이 걸었던 진격로 걷기 체험행사를 한다. 축제 기간에는 무장현 관아·읍성 무혈입성 재현 등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다.” -전북 정읍시가 동학의 시발점은 무장봉기가 아니라 ‘고부봉기’라며 역사왜곡 바로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연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이제 동학농민혁명은 지역을 넘어 한국사에 빛나는, 세계 속의 혁명으로 재평가돼야 한다. 지역주의가 발목을 잡는 것은 선열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한국사 역사교과서에 ‘동학농민혁명’을 ‘동학농민운동’으로 기술했다. “동학농민혁명의 대의와 의미, 가치를 생각할 때 교과서에도 운동이 아닌 혁명이라고 기술해야 한다. ‘실패한 혁명’이라는 일부의 평가절하를 극복하고 혁명을 운동으로 표기한 현행 교과서를 개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접주 손화중의 근거지… 혁명 기반으로 -고창에서 대규모 농민봉기가 발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조선 말기 고창에는 판소리 사설로 사회적 모순과 봉건제도 타파를 꿈꾸는 민중들의 사상적 깨우침이 깔렸었다. 특히 고창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가장 강력하고 중심적인 활동을 했던 전봉준의 태생지이자 대접주 손화중의 근거지였다. 전봉준이 고창 출신이었기에 협력기반이 두텁고 호남에서 가장 세력이 컸던 손화중포의 인적·물적 동원능력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도소(도접주들의 총집회 기관) 거소에는 주물공장, 대장간, 마방 등이 있고 보부상을 비롯한 장꾼들이 드나들며 정보 공유 및 조직이 활성화돼 혁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무장봉기가 일어난 공음면 구수마을의 넓은 충적지는 수천의 동학군들이 집결해 훈련하기 쉬운 지형이었고 석교 세창과 장터 포구는 군수품과 군량미 조달이 쉬운 지리적 조건을 갖췄다.” -고창군과 동학농민군을 이끈 전봉준과의 관계는. “고창이 전봉준 장군의 출생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간 정읍 고부, 정읍 태인, 전주 등 여러 설이 분분했지만 많은 연구자가 전봉준의 출생지가 고창읍 죽림리 당촌마을임을 밝혀냈다. 현재 생가터를 사적으로 지정하고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단체장으로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의의와 평가는. “동학농민혁명은 아래로부터 민중혁명이라는 측면에서 1만년 민족사의 가장 빛나는 한 장면이다. 제대로 조명되면 세계 4대 혁명의 맨 앞자리에 평가될 역사다.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와 평등, 민주적 절차를 확립하고자 했던 근대 민중운동의 효시로 참여자와 유족, 기념사업, 발상지 고창군의 상징성 등이 높이 평가돼야 하나 일제와 군사정권 등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되고 평가절하됐다. 126년이 지난 이제라도 동학농민혁명 고창 성지화 작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원활하게 진행돼 자주적인 우리 역사의 흐름을 계속 이어 가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당당하게 지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창은 의향… 청소년 역사교육의 장 활용 -동학농민혁명이 고창군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은. “고창은 의향이다. 정의로운 고창군민들은 불의를 보면 목숨을 걸고 싸웠다.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항일의병 운동, 독립구국운동, 최근의 촛불시위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임진왜란 3대 대첩에 고창·무장·흥덕 의병이 모두 참여했다. 임진·정유 왜란 때도 고창 흥덕 남당회맹단 등의 의병이 일어났다. 고창 성내 출신 근촌 백관수 선생은 당시 서른의 나이로 일본 유학생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거사를 주도했다. 그 독립선언서의 초안이 국내로 전달돼 3·1운동을 촉발시켰다.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국가유공자도 90여명으로 전북에서 가장 많다.”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 과제는.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무장기포지·전봉준 장군 생가터 국가사적 등재, 동학농민혁명 역사벨트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과 국가기념일을 제정하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학농민혁명을 세계 혁명사의 한 축으로 알리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동학농민혁명을 지역발전과 연계 방안은. “전봉준 생가와 무장기포지를 역사문화유적지로 가꿔 청소년들의 역사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과 선운사, 고창읍성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벨트로 육성하겠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민초를 상징하는 녹두, 추운 겨울을 이겨 낸 청보리를 주제로 한 음식 등 동학농민혁명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정식의 고향 전남 순천에서 한정식의 미래를 맛보다

    한정식의 고향 전남 순천에서 한정식의 미래를 맛보다

    생태도시로 유명한 전남 순천은 풍부한 역사와 문화 자원, 맛있는 음식 등 자연의 멋과 맛이 살아 있는 미식의 도시다. 일반 음식점에서조차 수십 가지 반찬이 나온다. 말 그대로 한정식의 고향이다. 하지만 지금껏 순천의 대표 맛을 상징하는 음식이 없었다. 맛있는 게 너무 많다는 이유로 순천에서 나서 자란 토박이도, 여러 맛을 섭렵한 식객들도 좀처럼 순천의 맛을 콕 집어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맛없는 것도, 부족한 것도 없다. 순천엔 산과 바다가 있다. 논과 밭은 드넓고, 갯벌은 풍요롭다.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갈대밭, 칠면초 군락, S자 물길로 수시로 숨 막히는 풍경을 선사하는 순천만과 자연에서 얻은 천연의 건강한 맛을 가진 에코푸드 등 다양한 식재료를 얻기에 순천보다 더 좋은 환경도 없다. 순천시가 이러한 풍부한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천혜의 자연을 이용해 고유 음식을 만들어 특별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순천에 오면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순천의 맛있는 자연과 이야기로 차린 한정식 ‘순천한상’과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을 생각하는 산사음식 ‘순천산사’ 가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순천은 예로부터 지세와 물이 좋기로 유명하다.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오밀조밀하게 연결돼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 순천은 또 사계절 토산물이 모두 모이는 장소였다. 지방의 특산물을 임금에게 바치는 삭선과 각 지역에 토산물을 할당해 현물로 받아 국가의 수요품을 조달하는 공납의 중심이었다. 순천의 기후에 맞게 다양하게 생산된 토산물은 삭선, 공납의 기록에서 주변 지역에 비해 특출한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초기 순천지역에서는 해산물류·과실류·약채류·임산물류 등 28종의 다양한 농수산물이 산출됐다. 비슷한 시기의 대읍인 영광(19종), 나주(20종)와 비교해 볼 때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승평지’ 등의 기록에서 다양한 계절별 토산물이 삭선·공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선 남쪽 지방에 풍년이 들면 천하를 먹일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순천지역의 산물은 다양하고 풍요로웠다.●제철 음식으로 차린 ‘순천한상’ 이 같은 맛의 전통을 살려 순천이 인정하는 재료와 맛을 그대로 표방해 계절별로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는 대표음식 한정식 브랜드가 바로 순천한상이다. 순천한상은 가격대별로 실속형, 일반형, 고급형으로 나뉜다. 실속형은 소박하지만 재료와 맛을 인정받은 상차림으로 1인 1만 5000원 미만의 순천한정식이다. 낮은 가격대에서 순천의 절기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정 음식점은 순천만에 있는 ‘밥꽃이야기 들마루’다. 들마루는 꼬막을 주재료로 음식을 차린다. 계절별로 출하되는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꼬막 요리들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눈과 입이 즐거워진다. 순천한상 일반형은 대중적인 한정식을 표방해 1인 1만 5000원 이상 3만원 미만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순천의 절기별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상차림이다. 지정 음식점으로는 ‘향토정’이 있다. 향토정은 2대째 이어오는 순천 대표 절기 한정식 명가다. 순천 고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한상을 차려낸다. 고급형은 한상 가득 순천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는 상차림으로 1인 3만원 이상이다. 순천에서 나는 산해진미를 절기별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전통 고급 한정식이다. 지정 음식점으로는 ‘신화정’이 있다. 신화정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이라고 자부한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을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그다음 두 번째로 맛있는 식당이라는 설명이다. 순천에는 유서 깊은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조계산 아래 선암사, 송광사 등이다. 특히 선암사는 2018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등재됐다. 순천의 명산인 조계산을 두고 조계종 삼보사찰 중 승보사찰인 송광사와 태고종 본산인 선암사가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독특한 산사음식 문화도 이어오고 있다.●자연과 치유의 한상 ‘순천산사’ 이들 사찰 아래에서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자연과 치유의 음식 순천산사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순천의 산사음식은 자연이 준 선물을 최대한 원형을 살려 만든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에 지친 입과 위를 다독거려 주고, 심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순천의 산사음식은 식물의 영양분이 가장 무르익었을 때 수확한 제철 식재료를 쓴다. 선암사와 송광사 주변의 햇빛, 바람, 물줄기가 독 안의 장, 장아찌 등 절임음식들을 더욱 향긋하게 만들어 준다. 전래하거나 기존의 사찰에서 만들어 왔던 요리들을 ‘현대인의 건강한 음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재탄생시켜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 있다. 더덕, 도라지, 연근, 두부, 깻잎, 머위 등을 이용해 만드는 순천의 산사음식은 3가지 메뉴로 구성된다. 첫째 산사 만찬은 산사 음식의 진수를 보여 주고 한상 가득 정갈한 손맛을 즐길 수 있는 4인 만찬밥상으로 1인당 2만 5000원이다. 두 번째인 산사정찬은 산사음식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2인 이상 정찬밥상으로 1인당 1만 5000원이다. 세 번째인 산사비빔밥은 녹차묵과 나물을 주재료로 만드는 1인 단품밥상으로 9000원이다. 순천의 산사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은 선암사와 송광사 근처에 있다. ‘소소산식’은 3가지 모두 맛볼 수 있는 송광사 근처 3대 전통 대물림 맛집으로 연잎밥이 일품이다. 송광면 송광사안길에 있다. ‘향토예찬’은 산사정찬과 산사비빔밥 2가지를 맛볼 수 있는 선암사 근처 25년 토종 맛집이다. 능이버섯전골과 꼬막비빔밥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승주읍 승주괴목2길에 있다. ‘순천산식’은 산사정찬과 산사비빔밥 2가지를 맛볼 수 있는 선암사 근처 맛집이다. 두부로 만든 떡갈비, 묵전 등 추가 요리를 즐길 수 있고 솥밥이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승주읍 승암교길 3에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듯이 몸에 좋은 약이 되는 음식들을 드시고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 잘 챙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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