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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할만한 문화계 인사들] 보고싶어, 봉 감독 설국열차… 궁금해, 싸이 후속곡

    [주목할만한 문화계 인사들] 보고싶어, 봉 감독 설국열차… 궁금해, 싸이 후속곡

    서울신문은 최근 문학·학술·영화·공연·방송·가요·클래식·미술 등 각계 전문가 52명에게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지난 12월 24일 자 19면 참조)하면서 새해에 가장 주목해야 할 문화계 인사도 물었다. 총 39명(혹은 단체)이 후보로 거론됐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인물은 영화감독 봉준호(44)다. 6명이 추천했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이후 ‘살인의 추억’(2003년·서울 191만명), ‘괴물’(2006년·1301만명), ‘마더’(2009년·301만명)까지 한 번도 실망을 시킨 적이 없다. 평단의 열광적 지지를 끌어낸 것은 물론 데뷔작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흥행도 놓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봉 감독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건 올여름 다섯 번째(옴니버스영화 ‘도쿄’ 제외) 장편영화 ‘설국열차’로 돌아오기 때문. 봉 감독의 첫 공상과학(SF)영화인 데다 한국영화의 또 다른 간판 박찬욱(50)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면서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CJ E&M의 책임투자로 순제작비만 4000만 달러(약 429억원)가 들어갔다. 송강호와 고아성을 비롯해 크리스 에번스와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옥타비아 스펜서 등 할리우드의 A급 배우들이 동참했다. ‘설국열차’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국내에서 1200만 관객을 동원해 봤자 순제작비도 못 건지기 때문. 지난 11월 ‘킹스스피치’와 ‘아티스트’를 배급했던 미국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배급권을 확보함에 따라 한국영화로는 처음 북미 등에서 대규모 개봉(와이드 릴리즈) 형태로 배급된다.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는 물론, 소설가 임성순과 뮤지컬제작자인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 등도 “봉 감독의 ‘설국열차’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의 문화예술인’ 조사에서 영화감독 김기덕에게 1표 뒤진 2위를 했던 가수 싸이(36)가 올해 기대되는 인물에서도 ‘넘버 2’를 지켰다. 4명이 그를 꼽았다.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조회건수 10억뷰 돌파를 비롯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2위, 영국 UK차트 1위를 정복하는 등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던’ 싸이에겐 후속곡 성패가 관건이다. 싸이는 2~3월쯤 미국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새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싸이의 미국 활동을 총괄하는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은 최근 한 시상식에서 “(싸이에게 힙합뮤지션 겸 프로듀서인) MC 해머와의 협업을 제안했다. 영어가 조금 들어가겠지만 한국어 가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싸이가 곧 출시할 세계 앨범이 또 얼마나 큰 열풍을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노래를 부를 정도가 됐으니 말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도 “올 초 전 세계에 앨범을 발표하는 싸이가 또 다른 재미와 비주얼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스토커’로 할리우드 데뷔전을 치르는 박찬욱 감독은 3명의 추천을 받았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등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던 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이자 그의 첫 영어 영화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썼고, 니콜 키드먼을 비롯해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가 출연했다. 3월 1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17일부터 열리는 제2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이 밖에 피아니스트 김선욱(25)과 김다솔(24), 손열음(27)도 나란히 2명의 지지를 얻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세계를 뒤흔든 문화한국 저력… 전문가 52명이 꼽은 ‘올해의 문화 예술인’

    세계를 뒤흔든 문화한국 저력… 전문가 52명이 꼽은 ‘올해의 문화 예술인’

    2012년은 한국 문화의 저력이 세계를 뒤흔든 해로 기록될 만하다. ‘충무로의 이단아’ 김기덕(52) 감독은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칸과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그랑프리를 받은 건 처음이다. 가수 싸이(35)는 ‘강남스타일’로 K팝의 역사를 고쳐 썼다. 지난 7월 15일 발표 이후 5개월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했다. 2005년 유튜브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가 기록한 8억 1415만뷰였다. 또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했다. 이 역시 한국 가수로는 처음이다. 서울신문은 문학·영화·공연·방송·가요·클래식·미술 등 각계 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조사했다. 한 해 동안 두드러진 족적을 남겼거나 사회·문화의 흐름을 돌려놓는 데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2~3명씩 추천받았다. 총 58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복수로 추천을 받은 인물은 13명이었다. 한 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뽑아 달라는 질문에는 ‘(K팝을 포함) 한류’(12명)란 응답이 많았고, ‘힐링’(10명)이 뒤를 이었다. ●30명이 김기덕 감독 추천 설문조사 전에는 싸이의 독주를 예상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예상을 깨고 올해의 문화예술인으로 꼽혔다. 52명 가운데 30명이 김 감독을 추천할 만큼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신문의 같은 조사에서 신경숙 작가가 9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가 얼마나 강한 인상을 남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베니스영화제 수상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 이후 청계천과 구로공단 노동자로 살았고, 정규 영화교육은커녕 연출부 경력도 없는 남다른 이력에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자본과 타협하지 않고 일관된 주제 의식을 고수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첫 3대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뚝심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밀어붙인 점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지배 이데올로기만을 재생산하는 영상이 일상을 지배하는 오늘 전복적 테마로 우리 삶을 환기시켰다.”고 평가했다. 비(非)영화계 인사로부터도 고른 지지를 얻었다. 김기봉 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은 “모성과 용서라는 인간 근원 감정과 문제에 대해 서양의 문화 코드를 한국적 방식으로 해석해 냄으로써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피에타’를 통해 거대 자본에 장악당한 한국영화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대중문화 세계 반열에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대중음악 시장을 뒤흔든 싸이는 29명의 추천을 받았다. 싸이의 정규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올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노래임이 틀림없다. 웃기고 친근한 말춤에 섹시 코드를 버무린 B급 정서의 뮤직비디오는 팝시장 변방 출신에 외국어(한국어) 노래의 핸디캡을 딛고 유튜브를 통해 수용자와 직접 소통했다. 지금껏 SM과 YG, JYP 등 대형 기획사가 키워 낸 아이돌 중심으로 성장한 K팝 한류에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 또한 의미가 있다. 송한샘 쇼노트 이사는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K팝을 세계인의 대화 소재로 만든 것은 확실하다. 나머진 한국 음악계의 몫이다. 혹시라도 ‘강남스타일’ 후속타가 없다고 그에게 돌을 던지진 말자.”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변방의 솔로 뮤지션이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든 쾌거”라고 평가했다. “대중음악이 미소년이나 예쁜 걸그룹만 있는 게 아니라 즐거운 콘텐츠가 있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 줬다. 또 우리가 기마민족이란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이원철 서울시향 경영본부장)는 재치 있는 언급도 있었다. ●3위는 이병헌, 양현석, 공지영 한국영화 1억명의 밑거름이 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인공 이병헌(42)은 3명의 추천을 받았다. ‘지아이조2’와 ‘레드2’ 등 내년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잇따라 출연한 점도 한몫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43) 대표와 공지영(49) 작가도 각각 3명에게 선택을 받았다. 양 대표는 기존 대형 기획사와 어울리지 않는 B급 정서의 싸이에게 둥지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공 작가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사회참여적 문화예술인이란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만화가 윤태호, 소설가 정영문,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찬욱 감독, 발레리나 김지영,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혜민 스님이 나란히 2명에게 추천을 받았다. 문화예술계를 관통한 키워드로는 ‘한류’와 ‘힐링’이 가장 눈에 띄었다. ‘K팝’(3명)이란 답을 포함한 ‘한류’(12명)가 근소한 차로 ‘힐링’(10명)보다 많았다. ‘한류’를 꼽은 이들은 대부분 싸이와 연관지어 설명했다.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시아에 국한된 한류가 세계로 확장됐다. 또 드라마나 아이돌 중심의 K팝도 싸이를 계기로 다양해졌다. 영화, 음식, 스타일 등 문화 전반으로 한류가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복고·정치영화 열풍도 꼽아 음악과 방송, 광고, 미술 등 문화예술 전 분야로 퍼진 힐링 열풍을 꼽은 이들도 많았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겪으면서 힐링을 찾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MB 정부 5년 동안 유행한 키워드는 ‘자기치유’가 유일하다. 끝 모를 서민경제 침체에 지친 이들은 오로지 트위터리안이 던져 주는 한 줄 어록의 공감 에세이에서 심리적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의 최대 현안인 예술인복지법(4명)과 영화와 음악에서 비롯돼 대중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1990년대 복고열풍(3명)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융복합, 한국영화 1억명 시대, ‘남영동 1985’ ‘26년’ 등 정치영화 붐, ‘강남스타일’을 꼽은 이들도 2명씩 있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설문에 응해 주신 분(52명·가나다순)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고영탁(KBS 드라마국장) ▲김기봉(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김용연(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부사장) ▲김윤수(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은양(한국학 중앙연구원 전문위원) ▲김의석(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노혜령(CJ E&M 상무)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박명성(신시뮤지컬 대표)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박상혁(SBS 강심장 PD) ▲박세원(서울대 음대 교수) ▲백성종(마을공동체 문화연구소 대표) ▲백현순(한국무용연구회 부이사장) ▲성기숙(한예종 교수) ▲손진책(국립극단 예술감독) ▲송한샘(쇼노트 이사) ▲신동호(시인) ▲신춘수(오디뮤지컬 대표) ▲심재명(명필름 대표) ▲윤석진(충남대 국문과 교수) ▲윤호진(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이원철(서울시향 경영본부장) ▲이상무(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장) ▲이상용(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용관(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은선(소설가) ▲이주헌(미술평론가·서울미술관장) ▲이창주(빈체로 대표) ▲임성순(소설가) ▲장동석(출판평론가) ▲장승헌(MCT 대표) ▲장인주(무용평론가) ▲장일범(음악평론가) ▲전찬일(영화평론가)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정선규(앙상블시나위 대표) ▲정재왈(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정준모(미술평론가) ▲정지영(영화감독) ▲정태원(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주원규(소설가) ▲최용배(청어람 대표) ▲최열(미술평론가) ▲최현(문화창작집단 날 대표) ▲표미선(표화랑 대표) ▲표정훈(출판평론가)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황혜숙(창비 인문사회출판부 팀장)
  • [열린세상] 문화는 사회의 품격, 예술은 그 원천이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문화는 사회의 품격, 예술은 그 원천이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지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전 ‘르네상스의 천재화가’가 열리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바티칸 박물관의 구이모 코르니니 큐레이터는 르네상스의 근본정신은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으로 문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들은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철학 등 다방면에 걸친 진정한 통섭의 정신을 가진 전문가들이라고 했다. 그 결과, 인간의 개성과 창의성은 자유롭게 발휘되고 문화의 황금시대를 열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송년 모임이 한창이다. 필자도 문화예술 강좌 회원들의 모임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최근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사회 리더그룹의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목도한다. 개인적 동기도 있겠으나 조직의 경영과 관리에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접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학, 연구소, 문화예술기관 등도 인문학과 문화예술 강좌를 다투어 개설하고 있다. 반면, ‘인문학의 위기’도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대학에서 인문학 강좌가 폐강되거나 실용과목과 통합되기도 했다. 어려운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발 경제위기가 아직도 세계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양대 축인 프랑스마저도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에 시달린다. 어려운 여건에서 문화에 대한 프랑스의 선택과 접근법은 어떠한가. 지난 5월 프랑스는 17년 만에 사회당 정부로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새 정부의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경제 위기 상황이 문화를 부수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문화는 필수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문화는 미래이며,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가 될 때 비로소 사회적 단결을 위한 끈끈한 유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경제 현실 앞에 프랑스 문화부의 내년도 예산 중 방송분야를 제외한 순수 문화예술부문은 4% 감소했다. 과거 좌파와 우파 정권에 관계없이 정부 재정 대비 문화예산 1% 성역화를 지켜온 전통이 무너진 것이다. 영미 문화권과는 다른 프랑스적 모델은 ‘문화적 예외’라는 가치를 통해 더 많은 국민에게 문화 접근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창작과 유통을 장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를 많은 부분 참고해 온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프랑스 정부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우파정권이 추진해 온 프랑스 역사의 집을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대신 정책의 우선순위를 학생들의 문화예술교육 강화와 18~25세 청소년의 박물관 무료입장을 위한 보조금 편성 등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두고 있다. 또한 파리와 대도시 중심의 지원보다는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화적 예외’의 제2막으로 문화콘텐츠산업과 디지털 문화정책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문화에서 길을 찾으려는 프랑스적 접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0여년 전 초대 문화부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주창했던 문화 민주주의의 가치, 즉 문화 접근성의 확대, 문화예술 창작의 장려, 문화유산의 전승은 지금도 유효하다. 많은 공연단체, 문화예술인들이 기업으로부터 후원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불가피하게 공공부문의 지원에 대한 의존이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경제도 밝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도 곧 가동될 것이다. 선거 공약이 실천 가능하게 다듬어지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정책도 구체화될 것이다. 정책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조직이 개편될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문화예술인들은 동숭동에 모여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1천인 선언’을 발표했다. 새 정부의 문화정책이 부디 여기서 출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일부를 인용한다. “문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품격이며 예술은 그 원천이다. 문화예술은 인간적인 삶의 기초이자 즐거움과 보람, 소통과 통합, 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모두에게서 태어나야 하며 예술은 모두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 재능기부로 열리는 ‘노엘페스타 2012’ 라인업 공개

    재능기부로 열리는 ‘노엘페스타 2012’ 라인업 공개

    성탄분위기가 한층 무르익는 요즘 동장군을 따뜻하게 녹여줄 특별한 성탄자선공연이 열려 화제다. 문화예술인단체인 ‘Art Preacher’(이하 아트프리처)는 ‘서현교회’(담임목사 김경원)와 함께 오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홍대 인근 ‘CLUB SPOT’에서 개최하는 ‘Noel Festa 2012(노엘페스타 2012) 콘서트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가수들의 자발적 재능기부로 펼쳐질 이번 콘서트의 1부 무대에서는, 최근 KBS2 ‘탑밴드’ 4강 진출을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제이파워’와, 버클리 음대 출신의 실력파 모던 재즈 밴드인 ‘이지현 밴드’ 외에도, ‘나얼’의 보컬 디렉터 참여로 화제가 된 ‘제이어스’와 흑인 감성의 실력파 신예 밴드 ‘언체인징’이 축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며, 2부 무대에서는 ‘칵테일 사랑’ 등의 곡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로니에 프렌즈’와 홍대 인디씬의 감성파 뮤지션 ‘어른아이’와 ‘헤르쯔 아날로그’, 그리고 실력파 여성 4인조 R&B 그룹 ‘클레마’와 독립영화 감독 겸, 힙합 뮤지션인 ‘니오 크루세이더스’가 이번 특별한 성탄 공연의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어줄 예정이다. 이 밖에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트리트 댄스 그룹 ‘프리스트(F.list)’와 배우 ‘신동준’의 작고 특별한 무대가 가미될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의 ‘감동후불제’ 공연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공연의 수익금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전액 무의탁 노인 환자들의 치료 기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공연을 기획한 ‘아트 프리처’ 측은 성탄절의 참의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건전한 즐길거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Noel Festa’가 홍대 지역의 새로운 성탄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작가·칼럼니스트·사진가… 기록노동자 노조 생긴다

    “기록하는 일도 노동이다.” ‘작가’나 ‘칼럼니스트’ ‘사진가’라는 호칭보다 자신들을 ‘기록노동자’로 불러 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다. 지난 8월 소설가 공지영씨가 촉발한 ‘의자놀이’ 논란이 계기가 됐다. 기록노조 설립에 참여하고 있는 르포작가 이선옥씨와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은 6일 “이르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문화예술인 노조 또는 민주노총 산하에 기록노동자 분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논의는 이씨 등 10여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자신을 기록노동자로 규정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문을 열어둔다는 방침이어서 조합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기록노동자란 주로 인권과 노동 문제 등을 다루는 르포작가와 사진가 등을 포함하는 말”이라면서 “글쓰는 작업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기록 작업을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기록노조 결성에는 ‘의자놀이’ 논란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의자놀이’ 논란이란 공씨가 지난 8월 쌍용차 해고 문제를 다룬 책 ‘의자놀이’를 펴내면서 이씨의 글을 인용한 뒤 가필하고도 출처를 밝히지 않아 이씨 등이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했던 사건이다. 이씨는 쌍용차 사태를 처음부터 지켜보며 ‘아픈 철의 노동자 보듬는 작은 쉼터’ 등 해고자와 가족들의 피해를 다룬 글을 다수 발표했었다. 그러나 공씨는 “논란이 아니라 소란”이라며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채 마무리됐지만 “공씨가 문화 권력을 이용해 원 저작자의 노동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씨는 “이런 흐름을 지켜보면서 기록하는 작업도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노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조 결성을 논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조를 통해 이 같은 분쟁 외에도 원고료 등 결과물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출판사와 언론사의 관행에 대응할 방침이다. 또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고발하는 작업의 특성상 명예훼손 등의 고소, 고발이 많아 이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시기·성격 비슷한 축제묶고 독창적 색깔 입혀야 승산”

    [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시기·성격 비슷한 축제묶고 독창적 색깔 입혀야 승산”

    “시기와 성격이 비슷한 지역축제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올려야 합니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서영수(45) 사무국장은 “지역축제는 지역의 문화를 배경으로 한 행사인 만큼 그 지역의 문화적 독창성이 절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지역 축제가 많아지면서 행사 내용이나 수준이 엇비슷해지고 주민 단합대회 성격을 띤 축제가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성공적인 축제가 되려면 해당 지역 축제의 주제에 걸맞은 내용을 부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다수 축제가 자치단체 등 관 주도로 이뤄지고, 지역 기획사가 영세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축제가 단순히 볼거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예술성과 경영지식 등을 갖춘 지역 축제 전문 인력양성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또 지역축제의 혁신 및 육성방안으로는 계절별로 각각 열리는 소규모 축제 등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을 제시했다. 부산 등 대도시의 경우 각각의 개별축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특성은 유지하되 봄·여름·가을·겨울 등 계절별로 축제를 한데 묶어 개최하는 것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동 홍보 및 마케팅이 가능해지는 등 경비절감효과는 물론 외지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은 대표축제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도 지역의 기후, 볼거리, 휴가철 등의 계절적 요인과 결합해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관광축제로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 국장은 서울시가 하이서울페스티벌을 4계절 축제로 전환, 운영하는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또 “단순관람형 축제를 지양하는 대신 체험형 축제의 비중을 늘리고, 수익형 모델이 있는 생산적인 축제로 전환해 축제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문화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축제행정 전반에 대한 문화행정시스템과 마케팅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국장은 “이를 위해 축제문화의 개방성, 소통성, 통합성을 목표로 연간 단위로 지역에서 이뤄지는 각 축제의 상호 연관성을 강화하고, 행정기관과 축제 전문인력,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와의 유기적 소통구조를 확보해 수요자 중심의 축제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지구 4만㎞의 소원(OBS 토요일 밤 9시 25분) 나눔 프로젝트 제3탄에서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현지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재능 기부를 통한 모금 운동에 나선다. 일을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와 그 가족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현실적인 생계수단을 마련해 주며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한다. 아프리카 소행성이라 불리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첫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재발견(KBS1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강원 춘천은 바다와 같은 너른 호수를 안고 있는 곳, 내륙이 품은 물길이 오래된 삶의 이야기로 흐르는 땅이다. 1939년 개통 이후 수많은 이야기와 낭만을 싣고 달렸던 경춘선 기차는 2010년 전철 개통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춘천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추억이 가득 흐르는 도시다. ●아들 녀석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집으로 돌아온 정숙은 원태를 비롯해 아들들이 친 사고 수습에 들어간다. 원태는 오토바이를 반납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마저 빼앗기고 용돈 30만원으로 살아가라는 정숙의 말에 충격을 받는다. 정숙은 승기와 미림의 이혼을 막으려 미림을 찾아가지만, 미림은 정숙을 피한다. 한편 송희는 승기에게 반해 계속 쫓아다닌다. ●EBS 장학퀴즈(EBS 토요일 오후 6시) 매주 하나의 테마를 정해 퀴즈 지존을 뽑는 장학퀴즈가 이번에는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지중해 전체를 지배했던 고대 서양의 대제국 로마로 떠난다. 그들은 북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인종과 거대한 영토를 어떻게 다스릴 수 있었을까. ●드라마 스페셜 - 모퉁이(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동하는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17살 고등학생이다. 또한 자신이 심각한 오이 알레르기인지도 모르고 오이소박이를 권하는 무관심한 엄마로 인해 더욱 외로울 뿐이다. 한편 71살 독거노인 영애는 자신을 떠난 아들 정환에 대한 외로움과 생활고로 심신이 지쳐 무료 요양원 입소를 위해 치매 연기를 한다. ●메이퀸(MBC 일요일 밤 9시 50분) 해주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된 피 묻은 번호판 사진을 보게 된다. 도현은 기출의 목숨을 빌미로 한국을 떠나려는 창희를 협박한다. 한편 달순은 해주가 끙끙 앓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기출의 집으로 찾아가 몸싸움을 벌인다. 해주는 도현이 보냈던 사진이 홍철의 죽음과 관련되었다는 것을 직감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5살에 서울대에 최연소로 합격한 한혜민씨.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호기심이 많던 어린시절 모든 걸 끊임없이 설명해 주시던 할아버지가 지금의 자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려울 때마다 떠오른다는 할아버지의 품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 [기고] 위기의 걸작 ‘더 갤러리’를 살리자/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전통문화과장

    [기고] 위기의 걸작 ‘더 갤러리’를 살리자/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전통문화과장

    “제주도민은 파라다이스에서 사는 것이다.”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한 말이다. 실제로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유네스코가 간과했고 어쩌면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제주도가 외국의 세계적인 관광지들이 갖지 못한 독보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제주도민의 절절한 삶의 이야기이다. 지난해 명예제주도민이 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는 2009년 유럽 최대의 잡지 ‘GEO’ 창간 30주년 기념호에 실린 ‘제주찬가’라는 기행문에서 ‘감동적이면서도 잔인한’ 4·3사건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자기가 처형한 남자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그 남자의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애틋하게 키워냈다는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레고레타가 “그냥 감동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완전히 빠졌다.”고 고백한 돌문화공원은 또 어떤가.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주는 것이 돌 때문만은 아니다. 평생을 바친 수집품을 기꺼이 내놓고 설문대할망을 모시겠다는 일념으로 봉사하고 있는 백운철 원장과, 선뜻 100만평의 군유지를 제의한 작고한 신철주 군수의 삶이 묵직한 감동의 향기를 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주도가 스스로를 ‘인정이 넘치는 문화와 예술의 섬’으로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맞았다. 그 문화예술적 가치에 더 이상의 논란이 불필요한 레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의 보존이 그것이다. 철거가 불가피했던 건물을, 그것도 건물과 땅의 소유자가 따로 있는 건물을 제주도의 민과 관이 합심하여 세계와 미래를 위한 유산으로 남기기로 했다. 얼마나 감동적인 이야기인가.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제주도민과 대한민국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더 갤러리’를 보존하는 데 넘어야 할 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법 앞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원칙이다. 당연히 지켜야 할 원칙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건물을 제주도가 소유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의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는 제주도민이 이미 의사를 밝혔다고 본다. 다행히 건물주 JID는 이미 제주도에 기부의사를 밝혔다. 그러니 지주인 부영도 30여년 동안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건실한 주택명가로서, 도민의 여망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 갤러리’는 건물이 그동안 방치되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입지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설계는 몰라도 시공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건축법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나, 역시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의지이다. 지난 7월, 멕시코건축가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본은 레고레타가 작고하기 전에 그의 예술적 성취를 기려 상을 수여했다, 그런데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멕시코의 거장이 남긴 마지막 걸작이 파괴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미 세계가 ‘더 갤러리’의 운명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더 갤러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세계의 문화예술인들이 뭐라고 할까. 설문대할망은 뭐라고 하실까. 그대, 제주도를 사랑하는가.
  • [새 음반] 스패니시 나이츠

    [새 음반] 스패니시 나이츠

    ●스패니시 나이츠 (Spanish Nights)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철권통치 시절 스페인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조국을 등졌다. 기타리스트 셀레도니오 로메로도 195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클래식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셀레도니오의 둘째 아들 페페 로메로(68)가 조국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새 앨범을 내놓았다. “그곳의 공기에는 꽃향기와 거리 행상의 노래가 섞여 있었다.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금지돼 있었지만, 예술을 통해 표현됐다.”는 게 그의 기억 속에 남은 스페인이다. 페데리코 모레노 토로바의 ‘소나티네’ ‘녹투르노’, 호아킨 로드리고의 ‘세 개의 스페인풍 소품’, 아버지가 작곡한 마드릴레냐 모음곡 1번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곡들을 트랙에 빼곡하게 담았다. 한 번도 스페인에 발을 딛지 않았더라도 로메로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드리드의 여름 밤공기를 떠올리게 된다. 절대 과시하지 않고 절제한다. 그런데도 플라멩코 춤사위를 보듯 화려하고 우아하다. 때로는 익살스럽지만, 또 다른 곡에서는 내공을 가득 실어 음공(音攻)을 펼치는 무협고수처럼 웅혼한 힘이 넘친다. 유니버설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포의 추억’ 담은 책들

    ‘마포의 추억’ 담은 책들

    마포는 서울의 길목으로 삼남지방에서 온 새우젓과 소금, 곡식 등의 집산지로 유명했다. 한때 마포나루는 황포 돛배를 탄 전국의 강상대고(江商大·강에서 활동한 큰 상인)들이 모여드는 경제중심지였으나 육로의 발달, 마포대교 건설 등으로 그 기능이 쇠퇴하게 됐다. 마포구는 지난 5월 마포나루의 부활을 꾀하며 ‘마포나루 상권활성화 사업 선포식’을 개최했다. 그리고 그 부활의 신호탄으로 23일 이 지역 상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 형태로 풀어낸 책 ‘강상대고 활(活)(위 사진)’과 사진집 ‘마포나루 활(活)(아래 사진)’이 발간됐다. 책을 묶는 데는 인근 도화동과 용강동 상점가 상인들의 공이 컸다. 도화·용강동 상점가는 지난해 5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상권활성화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후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상권활성화법인을 설립하고 지역 스토리 발굴, 축제 및 상인 콘서트 개최 등 다양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다. 이번에 나온 두 권 책도 지역 상권 활성화의 일환으로 마련된 셈이다. 상인들은 스토리 발굴을 위해 직접 마포나루의 역사와 문화 자료를 수집하고 동료 상인은 물론 이 지역을 거쳐간 문화예술인들까지 인터뷰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마포갈비, 주물럭, 새우젓 등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고, 2~3대를 이어가는 유서 깊은 점포 등을 심층 취재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강상대고 활에는 마포나루 상인들의 역사와 활동, 상권, 지역의 맛 이야기 등을 담았다. 사진집 마포나루 활에는 이 지역 상권의 모습과 상인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실었다. 강상대고 활은 5000부, 마포나루 활은 1000부가 발간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공감·상생’ 만해축전 지역축제로 꽃피운다

    ‘공감·상생’ 만해축전 지역축제로 꽃피운다

    시인이자 승려, 민족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의 불교적 평화사상과 문학 정신을 기리는 ‘2012 만해축전’이 오는 11∼14일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과 하늘내린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공감과 상생’을 주제로 삼은 올해 축전에선 만해학회와 한국시인협회 등 25개 불교·문학·시민단체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11일 오후 7시 전야제 ‘공감과 상생의 시 한마당’을 시작으로 ‘만해대상 시상식’ ‘학술 심포지엄’ ‘축전 대동제’ ‘문예행사’가 잇따르며 특히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역 행사가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12일 본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만해대상 시상식에선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과 아키 라 캄보디아 평화운동가가 평화대상을, 르네 뒤퐁 가톨릭 안동교구 전 교구장과 오타니 몬슈 고신 인도 우타라칸드 주정부 불교부장관, 쿠르트 그리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이 실천대상을 받는다. 수아드 알사바 쿠웨이트 시인과 김재홍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문예대상을 받는다. 만해의 문학 정신을 계승, 발전하고 평화 실천을 선양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도 눈길을 끈다. 오는 9월 7일까지 18개 단체가 총 77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민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인제문화예술인 예술제’를 비롯해 설악산, 인제를 다룬 ‘시화전’과 ‘만해 학생 시낭송대회’ ‘만해와 함께하는 다문화 가족 예술제-공감·상생’ ‘대동축구대회’가 그것들이다. 이 밖에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의 시조 강연 등으로 꾸며지는 ‘권영민의 문학콘서트’와 ‘전국 고교생 백일장’ ‘님의 침묵 서예대전 시상 및 입상작 전시’도 갈수록 인기를 더하는 문예 행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름방학에 만나는 우리 문화

    여름방학에 만나는 우리 문화

    요즘 여름방학이 예전만큼 길지는 않다. ‘주5일 수업’이 정착하면서 방학기간이 한 달 남짓하다. 그렇다고 방학동안 학원만 다닐 수는 없는 법. 문화예술을 배우는 예술학교에서 우리 문화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좋겠다. 국립극장은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남산 국립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 어린이 예술학교’를 연다. 예술교육단체인 ‘이야기꾼의 책공연’이 준비한 ‘국립극장 이야기 해결단’은 책읽기의 확장판. 책을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책을 들려주고, 냄새를 맡고, 상상하게 하는 공연이다. 통합문화예술연구소 ‘넘나들이’의 ‘랩(RAP)소리난다-헬로, 미스터 래빗!’은 ‘수궁가’ 속 토끼의 상황을 자신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하고, 엠싱(가사를 쓰고 랩을 하는 것)과 그래피티(낙서화)로 풀어낸다. 아이들이 힙합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수궁가인 셈이다. ‘아츠리퍼블릭’의 ‘예술로 만나는 세계사 여행-리틀 유네스코’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토론·음악·의상제작을 한데 섞어 공연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소통 능력과 창의성을 키운다.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수강료 12만원(재료비 포함). (02)2280-5820. 국립극장은 아울러 ‘국립극장, 고고고(보고 듣고 즐기고)’의 신작 뮤지컬 ‘소나기’를 지역 문화예술회관에서 무료로 올린다.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국악과 희곡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해 공연을 쉽고 가까이 느끼도록 한 ‘국립극장, 고고고’는, 올해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린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바탕으로 국악과 뮤지컬을 버무렸다. 국립극장 문화예술인턴으로 구성된 예술단 ‘미르’가 1부에서 첫사랑을 주제로 한 국악을 연주하고, 2부에서 뮤지컬 ‘소나기’를 선보인다. 17일에는 충남 태안문화예술회관을 찾고, 21일에는 전북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25일에는 강원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02)2280-4114~6. 국립국악원은 이달 말부터 2주에 걸쳐 초등학교 1년생부터 중학교 3년생이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국악강좌’를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에서 진행한다. 청소년 국악강좌에는 해금·가야금·단소 등 국악기를 배우는 시간과 국악원의 국악교육 전문가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강의하는 ‘어린이 사물북’, ‘장구와 전래동요’ 등이 준비돼 있다. 30일부터 다음 달 3일에는 도봉구 창5동 주민센터에서 열고, 6~10일에는 노원구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1주일 동안 이어진다. 강좌가 끝나는 날에는 무대 위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낼 수 있다. 현재 2차 접수(노원)를 하고 있다. (02)580-339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8)부산 중구 40계단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8)부산 중구 40계단길

    뜨거운 태양보다 전국에서 찾아든 젊은이의 열기로 더 뜨거운 해운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인 사직 야구장, 해마다 국제 영화제와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의 도시. 항구 도시 부산은 시가 내건 ‘다이내믹 부산’이라는 구호만큼이나 역동적이고 뜨거운 곳이다. 특히 본격적인 피서철에 접어드는 7월부터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대거 방문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은 그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한국전쟁의 상처를 품고 있는, 아픔과 설움이 짙게 밴 도시다. 전쟁의 피해가 가장 적었기에 전쟁의 흔적도 오롯이 간직한 부산, 그중에서도 피란민의 눈물과 땀으로 얼룩졌던 중구 40계단길을 찾았다. “니 어디고? 아직 안 나왔나. 내는 벌써 나왔지. 계단에 있으니까 글로 온나.” 2일 점심시간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한 중구 동광동의 작은 골목 길. 골목 길 주변 상가와 건물에서 반소매 셔츠 차림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삼삼오오 무리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같이 밥을 먹기로 한 일행을 찾는 듯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정한 만남의 장소는 대부분 ‘계단’이었다. 부산 동광동, 더 넓게는 중구 일대에서 계단은 특정한 장소를 뜻하는,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인 것이다. 이 지역의 도로명 주소인 ‘40계단길’(180m) 역시 이 계단이 역사와 의미가 깊기 때문에 탄생한 새 주소다. 사실 이 40계단을 아는 사람은 부산에서도 이 지역 인근 주민이 아니고서는 그리 많지 않다. 이 계단이 큰길에 있는 것도 아니고, 높은 건물 숲 사이에서 옛 ‘달동네’를 잇는 좁은 길에 덩그러니 놓인 계단이기 때문이다. 40계단이 처음으로 ‘외지 사람’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초 피란민의 아픔을 노래한 가요 ‘경상도 아가씨’가 나오면서부터다. 경상도 아가씨는 “40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울지 말고 속시원히 말 좀 하세요. 피난살이 처량스레 동정하는 판잣집에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로워 묻는구나…(중략)… 그래도 눈물만이 흘러 젖는 이북고향 언제 가려나.”라는 가사로 ‘굳세어라 금순아’와 함께 부산 일대의 피란민들을 위로했던 대표적인 노래다. 이때의 40계단은 영도다리와 함께 피란민들의 상봉의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이후 이 계단은 1999년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의 젊은층에게도 폭넓게 알려졌다. 40계단이 언제 처음 생긴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동광동 일대가 개발됐던 1908년을 전후로 생겨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지금의 40계단길의 기준이 되는 계단도 원래의 40계단이 1970년대 난개발로 사람 한 명 지나기도 불편할 정도로 좁아지면서 새로 만든 것이다. 옛 40계단은 지금의 40계단보다 북쪽으로 10m쯤 떨어진 지점에 있다. 40계단 문화원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우석(77)씨는 전쟁 당시 40계단 일대 풍경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홍씨는 “전쟁 당시 함경도고 서울이고 할 것 없이 전국 각지에서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특히 배를 타고 피란 온 사람들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면서 지금 40계단을 중심으로 인근 야산에 판잣집을 짓기 시작했다.”면서 “당시 미군 구호물자 배급을 항구 근처에서 했는데 피란민들은 먹고살 게 구호물자뿐이라 그 40계단을 맨발로 뛰어다니곤 했다.”고 말했다. 이때 피란민들이 구호물자를 서로 사고 팔기 시작하던 ‘도떼기 시장’(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한 비정상적 시장)이 현재 부산의 명소 ‘국제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밖에 피란민들이 당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미군부대에서 버리는 음식 찌꺼기를 모아다 끓여 파는 ‘꿀꿀이죽’(일명 유엔탕) 장사와 빈 깡통과 포탄 파편 등을 엮어 판잣집 지붕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깡깡이’ 장사 등이었다. 홍씨는 “당시 40계단 뒤로 동광동, 영주동, 보수동, 대청동 일대 모두가 피란민에게는 ‘무주공산’이었고, 그때의 피란촌이 아직도 부산의 서민 밀집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란민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40계단 일대는 2000년대 초반 들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구청이 계단을 중심으로 역사성을 살린 ‘문화관광테마거리’를 조성하면서부터다. 지금의 40계단길 주변 건물은 대부분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지만 거리 곳곳에서는 1950~70년대의 향수가 묻어 나온다. 발가벗은 큰아이 옆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린 모습의 ‘어머니의 마음’과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잠든 아기를 업고 가는 모습의 ‘40계단 여인상’ 등의 조형물은 당시 고단한 삶 속에서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전해진다. 계단 중턱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는 듯 ‘아코디언 켜는 사람’이라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이 조형물을 가로지르면 ‘경상도 아가씨’ 등의 노래가 아코디언 연주로 흘러나온다. 중구는 이 지역에 대한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42억원의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 따라 한·일 우호의 거리와 문화예술인의 거리, 부산 정거장 거리 등 거리의 역사성을 되살릴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에는 40계단뿐만 아니라 곳곳에 조국 독립운동과 6·25 전쟁의 유서가 깊은 지역이 많기 때문에 도시 개발 정책 수립 시 역사성 보존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9회는 정읍·부안·고창 ‘동학로’를 소개합니다.
  • [주말 여야 대선주자 행보] 정몽준 “문화예산 2%로 확대할 것”

    [주말 여야 대선주자 행보] 정몽준 “문화예산 2%로 확대할 것”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24일 “사회적 취약 계층에 문화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문화민주주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면서 7대 문화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정 전 대표는 우선 문화예산을 현재의 전체 예산 대비 1.1% 수준에서 2%로 올리고 문예진흥기금을 1조원 이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작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문화 인프라 확충 및 문화소외계층 지원 강화 ▲민간 차원의 문화나눔운동 전국적 확대 ▲전통문화유산 보존 및 전승을 위한 제도적 지원 확대 ▲한류 확산 및 해외문화원 지원 확대 ▲콘텐츠진흥기금 1조원 이상 조성 등을 문화분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시 ‘100년 후 보물’ 박경리 가옥 등 보존

    서울 남산에 있는 옛 중앙정보부 건물과 소설가 박경리 가옥 등이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보존된다. 근대화 경제 성장의 무대였던 구로공단에는 역사기념관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900년대 서양문물 유입부터 2000년까지의 역사와 문화, 생활 등 근현대 문화유산 1000개를 발굴해 보존하는 ‘근현대 유산의 미래유산화 기본구상’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발굴 대상에는 역사적 인물의 생가나 묘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베델 등 개화기 외국인 유적, 근대화 경제성장을 이끈 구로공단과 창신동 봉제공장, 달동네의 시민 생활상,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충정·동대문 아파트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시인 박목월과 소설가 현진건 생가가 소유자에 의해 철거되고, 시인 김수영 가옥은 폭설로 훼손되는 등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 잇따라 훼손돼 발굴·보존 대책을 세우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우선 5곳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 5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 조사를 거쳐 발굴·보전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시범 사업지 5곳은 ▲이준·손병희 선생 등 순국선열 묘역인 강북구 수유동 역사문화유적 분야 ▲경교장, 이화장 등 정부수반 유적 복원 등 건국관련 분야 ▲남산의 옛 중앙정보부 건물 보존 및 활용 등 민주화 분야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조성 등 산업화 분야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수영과 마해송, 문화재 수집가 전형필 등 문화예술인 유적이다. 시는 자치구와의 합동 실태조사와 시민 공모를 통해 내년 7월까지 ‘서울속 미래유산 1000선’을 확정하기로 했다. 서울시장과 시민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미래유산보존위원회’(가칭)도 구성해 보존 대상을 선정하고 사업우선 순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는 내셔널트러스트 관련 단체와 공동으로 서울속 미래유산 찾기 시민공모를 오는 8월 중순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단체의 미래유산 보전활동을 활성화하고 민간이 소유한 미래유산에 대해 보수비나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연말까지 ‘미래유산보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사업은 100년 후 보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근현대 유산은 현 세대가 미래세대와 공유하고 미래의 창조적 자산으로 전달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방치돼 왔던 근현대 유산을 시민과 함께 적극 발굴, 보존해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문 동기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쇼핑, 음식, 명소 탐방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한류 붐을 탄 공연 등의 문화예술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파리는 매년 1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뉴욕타임스는 파리가 외국인을 끄는 매력 중 하나로 분위기 있는 동네문화를 들었다. 카페, 치즈가게, 빵집, 푸줏간 등이 전통적 영업과 형태로 도시 미관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라파랭법’으로 불리는 제도가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작은 상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의 매력은 누라 뭐라 해도 문화예술이다. 세계 문화의 수도답게 사람들은 문화예술 명소를 순례하듯 다닌다. 파리 체류 당시 필자는 이 도시만의 특별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숨은 명소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들의 요청을 종종 받곤 했다. 그때 안내한 곳 중 하나가 자크마르 앙드레 박물관이었다. 이곳은 19세기 은행가이며 미술수집가였던 에두아르 앙드레와 그의 부인 넬리 자크마르의 저택으로 티에폴로의 천장벽화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그림, 18세기 프랑스 회화와 당시 풍요로웠던 귀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시와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도 있다. 프랑스가 세계문화의 중심이 된 핵심 요소는 세계 각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 수 있게끔 그 판을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예술인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 분야의 경우 주요 인상파 작가를 제외하면 근현대 미술 사조의 프랑스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도처에서 피카소와 고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이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다. 명품 패션분야는 어떤가. 샤넬의 제2전성기를 연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독일 출신이고, 150년이 넘는 전통의 루이뷔통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어 역시 루이뷔통이라는 찬사를 듣게 한 사람은 뉴욕 출신인 마크 제이컵스였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현 지휘자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파보 예르비다. 국립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은 정명훈씨가 맡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문화예술의 강점은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이들을 지원한다. 국적은 의미가 없다. 이들의 창작품은 프랑스에서 전시 공연되고 프랑스에 남으며, 메이드 인 프랑스로 판매된다. 이를 보고 즐기고 사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프랑스를 찾는다. 지금 광주에는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이 한창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여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국책사업의 일환이다. 무려 70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여 2014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문화예술의 공연·전시·연구·교육 등의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을 지향하며, 다양한 아시아문화 원형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아시아 예술커뮤니티를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는 아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예술인들의 작업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며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적 예술가도 배출되고 이것이 다시 전 세계 예술인을 불러 모으는 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도 찾아올 것이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랑스는 복합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 운영재원의 80% 가까이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사업은 단순히 전당의 건립과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전당과 연계한 도시의 문화예술적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관광산업도 육성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가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도 작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변변한 갤러리조차 없고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태부족인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 아시아 문화중심도시가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이를 계기로 광주가 아시아 문화예술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거대한 판이자 진정한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자격미달 연예기획사 무더기 퇴출시킨다

    자격미달 연예기획사 무더기 퇴출시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연예기획사를 전수조사해 부적격하면 퇴출시키고, 기획사·매니저 등록제를 연내에 실시하는 ‘연예매니지먼트산업 선진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성폭력 등 불법행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대책이다. 연예기획사에 대한 전수조사는 최근 2년동안 음반기획이나 제작, 트레이닝, 매니지먼트 등의 활동 실적이 있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실시된다. 조사 내용은 기획사 기본정보, 주요 사업 내용, 인원 및 소속 연예인, 매출 현황 등이다. 영세하고 자질이 부족한 연예기획사의 난립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자산 요건과 사무소 확보가 의무화된다. 기획사 및 매니저 등록제도 올해 안에 추진된다. 문화부는 전수조사를 토대로 마련된 각 기획사별 매니저 현황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매니저 확인 시스템을 통해 연예인 지망생 및 학부모 등 보호자가 기획사나 매니저 관련 정보를 청구하면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특히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기획사·매니저는 회사 운영이나 종사가 금지된다. 법이 정비되기 전까지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김영진),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회장 정훈탁)가 자율 등록제를 추진한다. 문화부가 파악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는 500여개이나 실제는 1000여개의 기획사가 활동하는 것으로 어림된다. 문화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내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에 종합신고센터를 마련해 부당한 처우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상시 체계를 운영하고, 연예인 지망생·보호자 등에게는 법률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갑수 문화부 콘텐츠정책관은 “K팝,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예인 연습생과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불법행위와 사기 행각 등 몰지각한 일부 기획사의 행태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울산 무인도 ‘슬도’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

    울산 무인도 ‘슬도’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

    울산 동구 방어진 앞바다의 무인도인 슬도가 ‘예술의 섬’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23일 울산 동구에 따르면 최근 관광객이 늘어난 슬도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야외공연 등을 열어 예술의 섬으로 새로 단장할 계획이다. 바위섬 슬도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린 문화·예술 공연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게 동구의 구상이다. 이에 따라 동구는 오는 6월 2일 지역의 문화예술인을 초청한 가운데 ‘슬도 예술제’를 개최한다. 피아노 공연과 무용 공연, 현악 연주, 오카리나 공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슬도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슬도(3083㎡)는 섬 전체를 이룬 바위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 무인도다. 구멍이 난 돌 사이로 바닷물이 드나들 때마다 거문고를 타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슬(瑟·거문고)도’로 불린다. 최근에는 스피커를 부착해 관광객이 슬도 등대에 오르면 거문고와 해금 연주곡이 흘러나오는 소리풍경 디자인사업도 완료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방어진과 슬도를 연결하는 거문고 모양의 다리를 만들었고, 다리 입구에는 어미 고래 모양의 조형물도 설치해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세계각국 문화공연 즐겨요

    나들이하기 좋은 봄날 주말, 세계 각국의 문화를 즐기는 나들이는 어떨까. 용산구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이태원로에서 ‘이태원 주말문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매주 바뀌는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공연이다. 이태원 입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광장에 무대를 마련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열린다. 21일 색소폰 연주, 마술 공연 등을 시작으로 28일에는 칵테일쇼, 전자바이올린, 한국민속예술단 공연이, 어린이날에는 비보이 댄스, 팬플룻 연주, 라틴밴드 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후에도 각종 악기 연주와 가수들의 공연, 태권무, 버블쇼 등이 준비돼 있다. 같은 시간에는 궁중의상, 세계의상 체험존을 운영해 우리 전통 의상과 각국의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태원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벌이는 소품 벼룩시장도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민병훈감독 ‘아! 굴업도’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민병훈필름은 민병훈·이세영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아! 굴업도’가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영화는 1994년 핵폐기장 건설반대와 골프장 개발논란으로 이슈가 된 인천시 옹진군의 외딴 섬 굴업도의 사연을 담았다. 민병훈필름이 환경단체 ‘한국녹색회’,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과 공동제작한 이 영화는 국내외 문화예술인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주연배우로 영화에 무료 출연한 김중만 작가는 사진 등 자신의 작품도 영화를 위해 내놨다. 화가 마리킴도 영화에 출연하고 작품을 기부했다. ‘트랜스포머3’와 ‘아이언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타이틀을 만든 모션그래픽 감독 이희복씨는 영화의 타이틀과 예고편을 제작했다. 디자이너 배혜정씨는 영화의 스토리 구성과 포스터 디자인에 참여했다. 개막작 선정을 맡은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교묘하게 결합된 예술영화”라며 “투쟁이나 저항을 외치지 않고도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반대의견을 정확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영화는 영화제가 개막하는 내달 9일 마포아트센터와 13일 용산CGV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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