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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100명이 추천한 영화, 2000편 중 고른 영화,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

    작가 100명이 추천한 영화, 2000편 중 고른 영화,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

    휴가철을 맞아 영화판은 치열하기 그지없다. 관객을 잡으려는 영화들의 싸움 열기가 불볕더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뜨겁다. 박진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영화가 우선 눈에 띈다. 그러나 당신은 지쳤다. 그런 영화도 좋지만, 조금 편하게 볼 영화가 필요하다. 이런 당신을 위해 신간 3권을 소개한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책이라고? 걱정하지 마시라. 영화를 다룬 책이니까. 나름의 기준으로 최근, 혹은 지난 영화 가운데 최고의 영화를 고르고 고른 ‘BEST 영화’ 목록이다. 왜 이 영화를 봐야 할까 책을 읽다 ‘필(feel)’ 꽂히는 영화가 있으면 애써 찾아보길 권한다. 물론, 봤던 영화일지라도 글을 읽다 다시 보고 싶어질 수 있겠다. ◆작가 100명 추천 2017 최고 영화 ‘아이 캔 스피크’작가들이 추천한 영화부터 살펴보자. 신간 ‘201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작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재밌게 본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영화평론가·문화예술인 100명에게 물어보고 정리했다. 강유정, 곽영진, 김남석, 김시무, 맹수진, 배혜화, 송경원, 신귀백, 임진모, 장석용, 황영미, 황진미 등이 설문에 응했다. 그리고 한국영화 10편, 외국영화 10편 모두 20편을 선정했다. 사실상 ‘2017 베스트 영화’인 셈이다. 응답자들은 한국영화로 ▲아이 캔 스피크 ▲군함도 ▲그 후 ▲꿈의 제인 ▲남한산성 ▲노무현입니다 ▲박열 ▲불한당 ▲1987 ▲택시운전사를 선정했다. 외국 영화로는 ▲덩케르크 ▲너의 이름은 ▲러빙 빈센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문라이트 ▲블레이드 러너 2049 ▲ 사일런스 ▲원더우먼 ▲윈드 리버 ▲패터슨을 꼽았다. 화려한 볼거리를 강조한 영화가 아닌,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20편 가운데 최고의 영화는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가 뽑혔다. 아이 캔 스피크는 8000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은 ‘옥분(나문희 분)’이 원칙주의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민재에게 영어 과외를 받는 과정에서 옥분이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사실이 알려지고, 결국 국제청문회 발언대에 오르기까지를 그린다. 작가들은 “아픈 과거를 당당하게 고백하기까지 벌어지는 변화를 웃음과 눈물 속에서 풀어내면서 침묵 깨기와 연대의 힘의 소중함을 웅변한 좋은 영화”라고 평했다. 1940년 도버해협과 독일군 사이에 고립돼 발이 묶인 33만여 명의 연합군이 영국으로 귀환한 사실을 다룬 ‘덩케르크’에 관해서는 “전쟁영화의 장르적 관습을 위반하고 다른 관점에서 전쟁에 접근해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소비하게 했다”고 소개한다. ◆‘라라랜드’, ‘우리의 20세기’…영화는 우리 삶이다양유창 매일경제 기자가 쓴 신간 ‘스쳐가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버텨가는’(꿈꾼문고)은 제목만 보면 자칫 시집으로 오해할만한 책이다. 제목과 달리 책은 저자가 고르고 고른 영화 에세이 모음집이다. 2000편 이상 쓴 영화 에세이 가운데 추린 40편을 담았다. 4개의 카테고리로 10편씩을 소개한다. 무려 5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영화들이니 내용과 재미 모두 보증한다. ‘그래도 사랑’ 카테고리에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그녀 ▲화양연화 ▲튤립 피버 ▲쥴 앤 짐 ▲이터널 선샤인 ▲그 후 ▲인터스텔라를 소개한다. ‘모두가 서툰 삶’에서는 ▲우리의 20세기 ▲마가렛 ▲위아영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프랭크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셰임 ▲베테랑 ▲환상의 빛을 담았다. ‘혹시 꿈 있어▲’에는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 ▲뷰티 인사이드 ▲다가오는 것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멜랑콜리아 ▲인사이드 아웃 ▲라이언 ▲소공녀 ▲웬디와 루시 ▲다시 태어나도 우리를 꼽았다. ‘세상이라는 상자’는 ▲캡틴 판타스틱 ▲하늘을 걷는 남자 ▲서칭 포 슈가맨 ▲컨택트 ▲패터슨 ▲히든 피겨스 ▲마션 ▲아이 캔 스피크 ▲스포트라이트 ▲부산행을 묶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영화가 ‘위로’라고 말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절대 멈춰 있지 않으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무엇이든 시도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과정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다. 데이미언 서젤 감독의 ‘라라랜드’에서 꿈을 좇던 서배스천(라이언 고슬링), 마이크 밀스 감독의 ‘우리의 20세기’에서 힘겨운 삶을 보여준 싱글맘 도러시아(애넷 베닝 분), 안드레아 아놀드의 ‘아메리칸 허니’에서 꿈을 찾아 방황하는 스타(사샤 레인) 등 40편의 영화 주인공이 모두 그랬다. 저자는 영화 속 인물이 가만히 있지 않는 이유에 관해 “가만히 있으면 영화가 되지 않으니까”라는 답을 내놓는다. 우리의 인생도 가만이 있으면 흘러가지 않는다. “영화 속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기록들을 지켜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밝힌 저자는 꼽은 영화들에 관해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에게, 삶이라는 외줄타기를 하는 당신에게,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당신에게, 세상이라는 상자 안에서 용기를 얻고 싶은 당신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아가씨’를 보다 당신 생각이 나서 편지를 썼다신간 ‘영화를 보다 네 생각이 났어’(플로베르)는 편지 형식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이하영 작가가 잡지 ‘기획회의’에 2016~2017년 동안 연재했던 글 가운데 19편의 편지글을 추려 모았다. 편지 형식의 독특한 문체가 읽는 맛이 제법 있다. 한 사람에게 보내는 연애편지가 아닌, 상대방이 다른 편지들이다. 예컨대 N에게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소개하면서 “영화 아가씨를 보던 날, 가장 깊이 숨겨둔 비밀은 들킨 양 당혹스러웠던 건 아마도 너를 떠올렸기 때문이야”라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영화 ‘블랙’ 을 본 뒤에는 대학 시절 은사였던 T에게 편지를 썼다. “강의 평가나 제자들의 취업률 따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으시고, 학자로서 본인의 학문에만 오롯이 열중하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이다. 대상을 달리한 편지 글이 작가의 개인사와 엮이면서 재미를 돋운다. ‘어떻게 지내나요?’에서는 ▲라벤더의 연인들 ▲줄리아 ▲일 포스티노 ▲레이디 수잔을, ‘여전히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에서는 ▲로즈 ▲오네긴 ▲그을린 사랑을 꼽았다. ‘나를 잊지 말아요’에서는 ▲아가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카드보드 복서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들었다. ‘영원히 함께한다는 말’에서는 ▲그녀 ▲스틸 앨리스 ▲병 속에 담긴 편지 ▲라빠르망을, ‘정말 고마웠어요’에서는 ▲블랙 ▲쇼생크 탈출 ▲맥베스 ▲남아 있는 나날을 소개한다. 저자는 19통의 편지에 관해 “영화에 등장하는 편지들에서 내 기억 속 영화 같은 한 장면을 떠올리고 거기 함께 있었던 누군가를 불러내어 그 사람과 함께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보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라진 옛길을 걷고, 뚜껑을 덮어놓은 우물을 열어 오래 고인 물을 길어올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저자가 꼽은 영화 19편은 사라진 옛길을 걷는 정취를 느끼게 한다. 고인 물이지만, 예상외로 시원한 물을 마시는 느낌도 든다. 이런 좋은 영화들 덕분에, 이번 여름은 즐겁게 보낼 수 있을듯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마당] 양성평등 사각지대인 문화예술행정/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화마당] 양성평등 사각지대인 문화예술행정/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통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는 정계, 재계, 학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로 꼽힌다. 지금이야 집권 여당 대표가 여성이고 이름을 날리는 여성 기업인, 학자들이 많지만 과거 손꼽을 만한 여성 정치인, 기업인, 학자가 없던 때에도 여성 문인, 여성 화가 등 여성 문화예술인은 차고 넘치게 많았다.과거 정계, 재계, 학계 등이 남성들만의 리그였다면 문화예술계는 그나마 여성의 비율이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문화예술계가 여성들이 성차별을 덜 받고 능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럼 문화예술행정은 어떨까? 문화예술계가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능력이 인정되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화예술행정에서도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다른 행정 분야에 비해 높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논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살펴봤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쓰는 말, “이거 실화냐?”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나라 문화예술행정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무직 공무원은 세 명이다. 장관과 차관 2명. 모두 남성이다. 물론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하지만 두 명의 차관 가운데 한 명 정도는 여성으로 임명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무직에 가까운 차관보가 여성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아쉽다. 문체부 본부에는 21개의 실국장 자리가 있다. 그 가운데 문화정책관과 예술정책관은 현재 공석이다. 그러니까 현 문체부 본부에 19명의 실국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 여기서 예상해서 맞혀 보기 퀴즈 하나. 현직 실국장 19명 가운데 여성은 몇 명이나 될까. 그래도 서너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러면 15~20% 정도? 그런데 아니다. 그렇게 많지 않다. 서너 명이 많은 거라면 그래도 두 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10% 정도로 낮춰 잡으면 맞을 거라는 예상. 그런데 실상은 놀랍게도 0%다. 실국장급 19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다. 문체부 본부 조직도를 보면 과장급이 55명인데 그 가운데 여성은 11명이다. 정확히 20%다. 그나마 실국장급에 비한다면 여성의 비율이 높기는 한데 그래도 남성 편중이 너무 심하다. 그렇다면 문체부 소속 기관은 어떨까. 소속 기관은 국가 기관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해외문화홍보원, 국립국악원,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중앙극장,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16개 기관이 있는데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본다면 문체부 본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국립중앙극장과 국립민속박물관을 제외한 14개 소속 기관의 기관장들 가운데 여성은 그나마 국립국악중고등학교장 단 한 명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겨우 6% 정도다. 문체부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는 46개 산하, 유관 기관들 역시 양성평등의 사각지대에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위원 8명이 모두 남성이다. 과거 2~3명의 여성 위원이 임명됐던 것을 감안하면 양성평등은 오히려 후퇴한 것 아닌가. 미디어산업 진흥과 정부 광고 대행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사장 이하 모든 경영진이 남성으로 채워져 있다. 획일화된 체제에서는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화예술행정이 남성 위주의 획일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을 지향하도록 함으로써 여성들이 문화행정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길 고대한다. 국무위원만 여성 할당을 제도화할 것이 아니라 문화행정에도 여성 할당을 제도화할 필요는 없을까?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 뉴욕 맨해튼 32번가 ‘제2의 BTS’ 싹튼다

    뉴욕 맨해튼 32번가 ‘제2의 BTS’ 싹튼다

    771억원 투입… 공연장 등 조성 전세계 여섯 번째 ‘한류 전초기지’미국의 경제·문화 중심인 뉴욕 한복판에 ‘한류’ 전초기지가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은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2번가에서 ‘뉴욕코리아센터’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2009년 3월 부지를 매입한 지 9년 만이다. 개관 목표 시점은 2020년이다. 뉴욕코리아센터는 지하 1층, 지상 7층의 전체 면적 3212㎡ 규모로 토지 매입비 235억원과 공사비 464억원 등 모두 77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하 1층은 196석의 공연장 겸 강당, 지상 1층과 2층은 전시실, 3층은 도서관, 4층은 요리실습실과 사랑방, 5층은 다목적 교육 공간, 6층과 7층은 뉴욕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 사무실 등으로 꾸며진다. 뉴욕한국문화원은 뉴욕코리아센터 건물이 개관하면 뉴욕, 뉴저지 일원의 한인 동포 문화예술인들에게 더 많은 공연·전시·교육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관광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문화홍보원은 2006년부터 세계 주요 거점지역에 재외 한국문화원과 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지사 등 문화예술기관을 한곳에 모아 원스톱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코리아센터 건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2006년), 중국 베이징(2007년)과 상하이(2007년), 일본 도쿄(2009년), 프랑스 파리(올해 12월 완공 예정)에 이어 뉴욕이 여섯 번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화계 블랙리스트 130명 수사·징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 직원 130명에게 수사의뢰·징계 권고가 내려졌다. 검찰 수사와 대대적인 내부 감사가 불가피해 문체부 내부에서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민관 합동 전문가들로 구성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연루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의 징계 및 수사 의뢰 명단을 확정·의결하고 28일 문체부에 통보했다. 진상조사위는 문체부 현직 고위 공무원과 기관장 등 26명에 대한 수사 의뢰 권고를 결정했다. 행위 시점 기준으로 문체부 9명, 청와대 2명, 국가정보원 2명, 해외문화원 2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3명, 영화진흥위원회 3명, 국립극단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1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출판문화진흥원 2명 등이다.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104명은 징계 권고 명단에 올랐다. 문체부 45명, 지방공무원 3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3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4명,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2명,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4명, 한국출판문화진흥원 1명, 한국예술인복지재단 2명, 국립극단 3명, 영화진흥위원회 14명, 한국영상자료원 2명 등이다. 진상조사위 전날 회의에서는 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문체부 측에서 3명이 참석했는데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이번 주 내 점검팀을 만들고 조사 계획을 세운다. 이원재 진상조사위 대변인은 “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해 문체부의 징계가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새달 2일 취임식..‘.시민이 행복한 동북아해양수도’ 선포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의 취임식이 간소화 소박하게 치러진다. 시민선 7기 부산시장직 시민소통위원회는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를 주제로 한 오거돈 당선자의 취임일 일정을 28일 공개했다. 시민소통위원회는 취임식은 새로운 부산시대를 여는 의미를 담아 그동안의 관행, 격식, 낭비적 요소를 버리고 간소화, 소박한 행사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취임식은 민선 7기 시정의 출발,민주주의 정체성 회복,부산의 미래에 대한 약속,시민과의 소통 4가지 콘셉트로 진행된다. 행사당일인 2일 오전 7시 충렬사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시 간부 상견례,인수인계 서명을 한다. 이어 민주공원 참배와 민주열사 유가족,부산 의인 유가족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한다. 오후에는 동구 애덕의 집 등 장애인시설 등 현장을 방문한 뒤 오후 7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선포식을 한다. 선포식에는 오 당선인과 시민대표 7명이 참석하며,애국가 제창과 축하공연 등은 부산의 청년문화예술인이 맡는다. 시민소통위원회는 시민과 함께 해양수도 부산을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에서 취임행사를 선포식으로 연다고 설명했다. 전재수 시민소통위원장은 “시민소통,시민행복이라는 당선자의 철학과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시민과 함께 약속하는 행사로 취임 당일 일정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현장 행정] 젊은 예술가들의 발전소 신촌에 문화를 재생한다

    [현장 행정] 젊은 예술가들의 발전소 신촌에 문화를 재생한다

    “신촌문화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년들이 문화 에너지를 만드는 장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 사이로 타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과거 버려진 창고 같은 건물이 있던 곳에 ‘신촌문화발전소’가 들어섰다.소공연장·갤러리 갖춘 커뮤니티 신촌문화발전소는 청년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 함께 성장을 꾀하는 문화 커뮤니티 공간이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80여석 규모의 소공연장과 작은 갤러리, 창작기획 스튜디오, 카페 등을 갖췄다. 지난해 3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5월 공사를 마쳤으며 사업비 27억 7900만원 전부를 시비로 충당했다. 이날 신촌문화발전소 개관식을 맞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을 비롯해 서대문구의원 당선자들, 젊은 예술가,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문석진 구청장 “문화 아지트 되길” 문 구청장은 “‘발전소’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처럼 젊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문화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젊은 공간답게 테이프 커팅식도 특별했다. 기존에 주요 인사들만 무대에 나와 커팅식에 참여했던 것과 달리 참석자 전원이 참여했다. 소극장에 모인 모두는 둥글게 서서 한지로 만든 테이프를 손으로 찢으며 개관을 축하했다. 문 구청장은 “평소 구정을 이끌면서 신촌에 문화 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젊음의 도시 신촌에 시대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모여서 청년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고 그 산물이 신촌문화발전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하나의 아지트로 출발하지만, 근처에 비슷한 공간이 생겨서 많은 청년들이 끼도 마음껏 발휘하고 젊은 아이디어들이 문화·예술과 결합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신촌문화발전소 건축사는 “신촌이 굉장히 번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이 공간(신촌문화발전소가 들어선 공간)은 굉장히 소외된 느낌을 받았다”며 “밖에서도 안을 볼 수 있고 안에서도 밖을 볼 수 있는, 주변 지역과 소통이 많은 건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방감을 키워드로 해서 설계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 연계… 상권 활성화 목표 신촌문화발전소는 단순히 청년들만을 위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과의 연계에도 무게를 둔다. 문 구청장은 “인근 주민들이 편하게 와서 공연을 즐길 뿐 아니라 문화를 바탕으로 해서 신촌 상권을 활성화하는 게 또 다른 목표”라며 “문화·예술 공연이 신촌 곳곳에서 펼쳐지고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인 사람들로 상권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시 문화본부-서울문화재단, 삼일로 창고극장 의미를 숙고하여 운영해야

    서울시 문화본부-서울문화재단, 삼일로 창고극장 의미를 숙고하여 운영해야

    연극인의 산실, 삼일로 창고극장이 재개관했다. 1975년 삼일대로의 언덕 위에 지어진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해 시작한 삼일로 창고극장은 추송웅 등 걸출한 우리나라 대표 연극인을 배출해 내고, 수많은 사람들의 현실을 위로하는 극장이었으나, 경영난 때문에 잦은 폐·개관을 거듭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삼일로 창고극장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으나 임대료의 상승과 경영난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못했고, 극장은 결국 2015년 40년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굳게 문을 닫게 되었다. 서울시는 삼일로 창고극장의 토지 소유주와 장기간의 협상을 통해 2017년 10월 10년간의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으며, 최대한 극장의 원형을 보존하고 시설은 현대화하는 방향으로 대수선을 실시했다. 본래 2017년 말에 개관을 예정하였으나 노후된 건물의 안전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보수에 난항을 겪었고, 카페 등 편의시설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장소는 연습실과 갤러리를 넓혀 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는데 더욱 역점을 두었다. 이날 삼일로 창고극장의 재개관에는 윤여성 대표, 정대경 이사장, 탤런트 정동환 씨 등 많은 연극인들과 문화예술인이 참석해 향후 삼일로 창고극장의 성공을 기원했고, 향후 삼일로 창고극장의 운영을 맡게 된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는 “극장이 창고가 되는 것은 비극”이라며, 다시는 삼일로 창고극장이 김치공장이나 인쇄소로 쓰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일로 창고극장 리모델링 및 운영 예산을 허가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박성숙)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삼일로 창고극장의 재개관을 축하했다. 특히 이혜경 의원(중구2, 자유한국당)은 중구 지역구의 명소인 삼일로 창고극장이 서울시의 지원으로 계속적인 운영이 가능한데에 대해 다행스러워하며, “삼일로 창고극장이 옛 명성보다 향후 더 빛날 이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문화예술계에 더욱 공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오늘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열정을 가진 예술인들의 저변을 밝힐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궁극적으로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수준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재개관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뒤로한 채 기쁜 마음으로 참석한 많은 연극인들은 삼일로 창고극장의 연극사적인 의미는 축소된 채 빈곤의 문제만 부각되어 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이혜경 의원은 “삼일로 창고극장을 보존하려는 것은 낡은 건물이 아닌, 그 안에서 이루어 낸 연극인들의 노고를 기리려는 것”이라며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연극사적인 가치를 보존하고 이어가려는 것임을 서울시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한 이혜경 의원은 “지난 시절 극장을 지켜왔던 분들의 이름이 하나도 거명되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 큰 잘못이다. 삼일로 창고극장을 지금까지 지켜오셨던 이원경 선생님, 극단 로얄씨어터 윤여성 대표, 창작마을 김대현 대표, 한국 소극장협회 정대경 이사장 등의 노고는 오늘 정말 빛났어야 할 이름들”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개관식에 참석한 원로 연극인들의 감격의 눈물이 아닌 ‘남몰래 흐르는 눈물’의 의미를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깊게 가슴에 새기고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명장들 김포한옥마을에 모였다

    대한민국 명장들 김포한옥마을에 모였다

    대한민국 명장들이 경기 김포한옥마을 아트빌리지에 모였다. 김포문화재단은 지난 20일 김포아트빌리지에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전수자, 시도무형문화재, 대한민국 명장 등 생애를 바쳐온 기능인 90명의 명품공예전을 개막했다고 23일 밝혔다. 김포문화재단과 함께 주관해 7월 22일까지 아트센터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원광식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을 비롯해 제35호 조각장 곽흥찬, 제77호 유기장 이봉주, 제4호 갓일 정춘모, 제74호 대목장 신응수, 제47호 궁시장 박호준, 제60호 장도장 박종군, 제120호 석장 이재순, 제106호 각자장 김각한, 제42호 악기장 이정기, 제77호 유기장 이형근, 제113호 칠장 정수화, 제14호 소목장 권우범 등 90명이 참여했다.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한민국 기능명장들이다. 올해 38회째를 맞이하는 전통공예명품전은 우리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조현중)이 주최하고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이사장 박종군)가 주관했다. 행사 대부분이 서울에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김포시가 김포아트빌리지 전시관 개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치했다. 이번 전시행사 홍보대사를 맡은 국악인 오정해씨 사회로 진행됐다. 개막행사에는 김종진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국회의원,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등 100여명의 관계자와 문화예술인이 참석했다. 장영근 김포시 부시장은 축사에서 “시민들의 수준높은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품격있는 문화향유의 기회를 갖게 돼 고맙다”며, “ 전시행사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조선 최대 풍류·행락지… ‘대중문화 1번지’로 꽃피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조선 최대 풍류·행락지… ‘대중문화 1번지’로 꽃피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6회 홍대 편이 지난 16일 연남동~동교동~서교동~당인동~상수동 간을 포함하는 이른바 ‘홍대 앞’에서 진행됐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따온 연남동 센트럴파크를 줄여서 ‘연트럴파크’라고도 부르는 경의선 숲길과 김대중도서관, 경의선 책거리, 서교 365, 당인리발전소와 상수동 카페거리를 누볐다. 홍대 앞의 확장을 가로막던 옛 경의선 철길이 숲길과 책길로 변하면서 숲과 책에서 번갈아 부는 바람이 초여름 답사의 피로를 잊게 했다.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알찬 해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답사를 이끌었다. “이어폰 가이드 시스템을 귀에 꽂고 들으니 해설이 쏙쏙 들어와서 좋았다”, “늘 다니던 홍대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돼 유익했다”, “도시개발의 빛과 그림자를 이제야 알게 됐다” 등의 참가자 호평이 쏟아졌다.우리가 흔히 홍대 앞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앞이 아니다. 행정적으로 홍대 앞은 상수동, 서교동, 창전동, 동교동 지역에 폭넓게 걸쳐 있다. 실제 ‘문화제국’ 홍대 앞은 서강동, 합정동, 망원동, 당인동, 연남동, 신촌까지 아우르고 있다. 준주거지구와 상업지구의 구분이 불분명해진 2010년 이후 ‘협의의 홍대 앞’을 개척한 문화예술인들이 비싼 임대료를 피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한 젠트리피케이션의 결과다. 경의선 숲길과 경의선 책거리는 홍대 앞의 무한 확장성을 예고한다. ‘광의의 홍대 앞’이 앞으로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홍대 앞의 유흥성과 확장성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강의 나루 양화진(합정·망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조선시대 한양 사람들은 한강을 경강(京江)이라고 불렀다. 경강은 한강 800리 중 한양을 끼고 흐르는 물줄기를 다른 지역의 강줄기와 구분 짓는 이름이었다. 지금의 광진에서 양화진까지다. 경강은 구간에 따라 3강, 5강, 8강으로 이름을 달리했으며 12강까지 세분하기도 했다. 18세기 이전까지 한강, 용산강, 서강 3강 체제를 유지하다가 상공업이 발달한 18세기 중엽 들어 3강에 마포와 양화진을 가세시켜 5강이 형성됐다. 18세기 후반에는 여기에 두모포, 서빙고, 뚝섬이 합해져 8강이 됐으며 19세기 전반에 연서, 왕십리, 안암, 전농을 12강에 합류시켰다.경강을 나누는 구간의 중심은 나루였다. 광진~송파진~삼전도~뚝섬~두모포~한강진~서빙고~동작진~노량진~용산~마포~서강~양화진이 주요 거점이었다. 나루가 있던 곳에 한강다리가 들어섰다. 나루의 이름에 진(鎭), 진(津), 도(渡), 포(浦)가 붙은 것은 용도 및 기능에 따른 작명이다. 군사기지(광진, 한강진, 동작진, 양화진)와 나루(뚝섬, 서빙고, 용산), 항구(두모포, 마포)의 성격이 드러난다. 광나루와 삼전도가 북한강이나 남한강을 통해 전국으로 드나드는 동쪽 출입구에 해당한다면 양화진은 가장 서쪽에 위치한 나루로 강화도와 인천으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도성의 관문 역할을 했다. 양화나루는 군사기지, 나루, 항구 등 세 가지 용도를 두루 갖춘 중요한 나루였다.버들꽃이 피면 장관을 이루는 양화나루를 조선 초기에는 공암나루라고 불렀다. 삼각산과 함께 서울을 수도로 정한 ‘천도 풍수’의 한 축을 이룬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공암나루는 양천 북쪽 10리 지점에 있는 나루로 북포(北浦)라고도 하는데 물속에 우뚝 선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대중문화 1번지 홍대 앞은 조선 최대의 풍류 및 행락지였다. 양화진과 서강 일대를 한양에서 경관이 가장 뛰어난 명소로 손꼽아 서호(西湖)라고 했는데, 중국 사신의 접대와 양반, 선비들의 단골 모임 장소였다. 양화진 주민들의 비즈니스 마인드도 남달랐다. 한겨울 한강에서 채빙한 얼음을 보관했다가 여름에 내다파는 장빙업(藏氷業)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망원정(희우정)을 세운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시초였다. 얼음에 채운 생선을 한양으로 운송하는 빙어선(氷漁船) 영업을 독차지했다. 서빙고와 동빙고가 관영 얼음 창고였다면, 양화진은 사설 얼음 창고라고 할 수 있다. 1866년 병인양요를 전후로 쇄국책을 편 대원군은 양화나루에서 프랑스인 선교사와 천주교 신자 2000여명을 처형했다. 나루 앞 20m 높이의 잠두봉에 절두산(切頭山)이라는 비극적인 이름이 붙은 까닭이다. 양화진에 14개국 417명이 묻힌 외국인 묘지가 들어선 것도 배나 기차를 타고 인천에 내린 서양인이 가장 먼저 닿는 서울의 관문이었기 때문이다. 홍대 앞은 조선시대 한양의 유흥과 행락의 장소로 근대 상공업과 서세동점의 바람을 가장 먼저 맞은 땅이었다. 한강의 시대가 끝나고 철도와 도로의 시대를 맞았지만, 홍대 앞은 경의선의 경유지라는 이점을 살려 한때 서울 전체 전력 사용량의 75%를 생산한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를 등에 업고 살아남았다. 양화진 나루의 전설이 홍대 앞이라는 현대 문화나루의 관성으로 이어졌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태릉(경춘선 폐철도) ● 일시 : 6월 23일(토) 오전 10시~낮 12시 ● 집결 장소 : 공릉역 2번 출구 앞 ●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법원 “댓글 공작한 원세훈, 이정희에 2000만원 배상해야”

    법원 “댓글 공작한 원세훈, 이정희에 2000만원 배상해야”

    법원이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으로 피해를 본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97단독 권순건 판사는 이 전 대표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원세훈 전 원장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이 선거 등 정치에 개입하는 ‘댓글 활동’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3년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한 트위터 글 등에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에 반대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은 정치개입 및 불법 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돼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다.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직원이 트윗·리트윗한 글은 매우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이정희 전 대표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하며 인격권의 침해 정도와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해 정신적 손해배상액을 20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 전 원장 측에서 해당 트윗 글이 대선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 표시라는 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작성한 것에 불과해 현행법 질서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이후 법원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한 것은 처음이다. 원 전 원장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등 다수의 민사소송에서 줄줄이 피고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8 국제 OST 페스티벌’ 출범식 성료…세계로TV 김원기 대표 협찬

    ‘2018 국제 OST 페스티벌’ 출범식 성료…세계로TV 김원기 대표 협찬

    영화와 드라마 OST로 세계의 예비스타를 발굴해내는 ‘2018 국제 OST 페스티벌(IMDOF)’가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타워 하드락카페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세계로TV는 한류를 일으킨 영화, 드라마 등 아시아와 유럽 등지에 전파되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를 더욱 거센 바람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2018 국제 OST 페스티벌’의 출범식을 공식 협찬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외에서 참여하는 글로벌 콘테스트인 '2018 국제 OST 페스티벌'은 모바일 예선과 현장 예선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심사하며, 최종 우승자에게는 국내 영화, 드라마 OST 앨범 작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번 출범식은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드라마 '역적'의 OST 프로듀싱을 맡았던 스노우엔터테인먼트 설기태 대표, '모래시계' OST '백학'의 그레그 리(Greg Rhee), 세계로TV 한세원 본부장, 트라이그람스 강찬고 대표, 아리아트컴퍼니 민지영 대표, SRB ENTERTAINMENT 이선기 대표, 대한민국문화예술인총연합회 정태민 사무총장, 글로벌디지털콘텐츠그룹 DICON 이병하 대표, 중국 태초교육과학기술 엔터테인먼트 한웨이 대표, 중국 가수 장만(张曼)등이 집행위원회 또는 조직위원회 임원으로 참여했다. K-POP을 비롯해 대한민국 '문화 앓이'를 하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 해외의 주요 미디어 와 관계사들은 이미 '2018 국제 OST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지원자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2018 국제 OST 페스티벌'의 조직위원회는 "좋은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장치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선은 오는 10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드라마 OST의 독보적 존재인 가수 이승철, 백지영, 린 등의 계보를 이을 2018 국제 OST 페스티벌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기 김 대표가 설립한 세계로TV는 사랑과 나눔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따뜻한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나눔장학회, 유니세프 아동돕기, 저소득층(기초생활보장수급자, 저소득 한부모가정, 독거노인 등) 쌀·이불 기부, 보육원 후원, 어르신 사랑나눔 잔치, 자선 바자회, 위문강연은 물론, 사랑의열매 단체 등과 연계한 나눔활동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세계로TV 나눔장학회를 운영하며 애널리스트 양성과정 전문가 약 50명 배출했으며, 2016년 국가지속가능경영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과 대한민국 가치경영 대상(3년연속), 인터넷 증권방송 부문 고객 감동 경영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포토] ing 토크쇼하는 박원순 후보

    [서울포토] ing 토크쇼하는 박원순 후보

    더불어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자가 5일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문화예술인들과 ing 토크쇼를 하고 있다. 2018.6.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12년 전 KTX 해고 승무원의 눈물… 끝나지 않은 아픔

    12년 전 KTX 해고 승무원의 눈물… 끝나지 않은 아픔

    KTX 해고 승무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김명수 대법원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 점거시위를 벌이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2006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화예술인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법안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KTX 승무원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서울신문 DB
  • 세계가 인정한 성북표 문화협치

    세계가 인정한 성북표 문화협치

    서울 성북구는 문화정책분야 민관협치 사례인 ‘공유 성북원탁회의’가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국제문화상을 받게 됐다고 28일 밝혔다.UCLG는 ‘지방자치단체의 유엔’이라 불리는 국제기구로 전 세계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협력을 통해 지방자치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 가치와 이익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 180여개 회원국이 있으며 2년마다 최고의 문화정책을 실현한 도시를 선정한다. 구 관계자는 “프랑스 리옹과 같은 상을 받게 됐다”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문화정책의 사례를 보여 줬다는 것이 선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유 성북원탁회의는 성북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네트워크 모임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인, 주민, 성북문화재단, 구청이 거버넌스를 조직해 함께 문화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장이다. 2014년 문화예술인과 성북문화재단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현재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세계음식축제인 ‘누리마실’ 협동조합 결성,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직접 ‘미아리고개 예술극장’ 운영, 방치된 고가 차도 하부공간을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조성 등이 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18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 창동에 45층 ‘창업·문화산단’ 들어선다

    서울 창동에 45층 ‘창업·문화산단’ 들어선다

    서울 동북권 대표적 베드타운인 도봉구 창동에 최고 45층 규모의 ‘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가 2022년 들어선다. 2023년 완공되는 복합문화시설 ‘서울 아레나’와 연계해 이 일대가 동북부의 일자리·문화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28일 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국제지명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의 ‘전환의 플랫폼’을 선정했다. 총사업비 33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는 창동역 앞 환승주차장 부지에 들어선다. 설계안에 따르면 단지는 연면적 15만 6263㎡다. 서울 동북권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이 일대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단지는 지하 8층∼지상 45층 건물과 지하 8층∼지상 17층 건물 2개가 연결된 형태로 구성된다. 수직적 형태의 건물 외관은 밖에서 안쪽이 보이도록 한 ‘오픈스페이스 월’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화 ‘인셉션’에서 도시를 수직으로 접어 올리는 장면을 보고 착안해 발상의 전환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건물 안에는 창업창작 레지던스 공간 700실, 2500명을 수용 가능한 창업 엑셀러레이팅 공간, 문화 관련 오피스 약 300개, 주차장 1440면, 서점·문화공연시설·상업시설 등 문화집객시설 등이 들어간다. 레지던스 공간에는 사회 초년생, 1인 청년창업자, 문화예술인 등이 거주하면서 창업·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밖 공원부지와 지하공간에는 ‘문화 팔레트’가 만들어진다. 팔레트 같은 4개 미니공원이 연결되고 그 사이사이와 지하 공간에 영화, 1인 미디어 오픈스튜디오, 리테일 상점 등 다양한 문화집객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예술의전당 일대 ‘서초음악문화지구’로

    예술의전당 일대 ‘서초음악문화지구’로

    “日 롯폰기힐스처럼 민간 자율로” 시설 운영비 지원·세금 감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일대가 ‘서초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서울 내 문화지구 지정은 인사동, 대학로에 이어 세 번째다.서초구는 “지난 16일 열린 서울시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예술의전당 포함 반포대로에서 남부순환로까지 약 41만 109㎡를 서초음악문화지구로 지정하는 안건이 심의·가결돼 이달 말 최종 지정·고시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문화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1988년 예술의전당이 들어서고 국립국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자리 잡으면서 연주자와 전공자들이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악기거리가 형성됐다. 이 일대에는 문화공연시설 14곳, 문화예술단체 13곳, 악기상점·공방·연습실 등 악기 관련 업종 162곳이 밀집해 있다. 문화지구로 지정되면 공연장·전시장·창작 공간 등 권장 시설에 대한 운영비 지원과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으며, 유흥·단란주점 등 유해 업종은 들어설 수 없게 된다. 구는 주민과 상인, 건물주 등이 협력해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 이 일대를 음악·문화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타운매니지먼트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단순히 건물만 새로 짓는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소프트웨어적인 도시재생 기법”이라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처럼 지역 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민간이 자율적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는 문화지구 민관협력 가교 역할을 할 ‘문화지구 지원센터’를 신설한다. 센터는 타운매니지먼트와 청년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교류를 지원한다. 조경순 서초구 문화예술과장은 “문화지구 지정으로 문화예술도시 서초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주민, 문화예술인,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화지구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2020년부터 초등 신입생에 문화비 年10만원씩 지급

    [단독] 2020년부터 초등 신입생에 문화비 年10만원씩 지급

    문체부 ‘워라밸’ 실현 등에 초점 예술가 지위 보장·처우도 개선 남북 문화·체육 교류 대폭 확대 이르면 2020년부터 초등학교 신입생 1인당 연간 10만원의 문화비가 지급된다. 현재 낙후·폐쇄된 놀이터를 문화 체험이 가능한 일종의 ‘키즈 카페’인 ‘문화놀이터’(가칭)로 재단장할 방침이다.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발표한 새 문화예술 기조인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과 새 예술 정책인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체부가 발표한 새 문화예술 정책은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가 ‘일 중심의 과로사회’를 문화예술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다운 삶으로 전환하는 ‘삶의 질’ 혁신이다.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주기별 문화복지를 국가가 보장하는 의무적 권리로 접근하는 인식이다. 특히 아동기부터 문화 체험 기회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초등 입학생을 위한 ‘첫걸음(New Step) 문화카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매년 45만명 규모인 초등학교 신입생 전원에 한해 연 1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실현을 위해 공휴일 전후의 연차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도 2022년까지 연간 10만명으로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이 밖에 문화놀이터, 저소득층 고령자에 대한 통합문화이용권 지원금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현재 3만 2000여개인 문화동아리를 2030년까지 10만개로 양성하고, ‘1시·군·구 1스포츠클럽’, 1인 가구와 노인들에 대한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 제공 등도 헌법상 보장하는 ‘문화권’으로 추진된다. 문체부는 문화다양성 제고를 위해 장애인예술 정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장애인예술 전용 공연장과 문화예술학교, 수어와 점자의 위상을 한국어·한글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둘째는 예술가의 지위 보장 등을 통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체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2020년부터 공공기관에서 제외하고, 문예진흥법 개정을 통해 ‘한국예술위원회’로 명칭도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 위원장은 호선제로 선출되고, 예술창작 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은 타 기관으로 이관된다. 국가 문화예술정책의 민관 협치를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컨트롤타워’인 ‘문화비전위원회’ 구성도 검토되고 있다. 앞으로 예술가의 지위는 법령으로 보장된다. 문체부는 ‘예술가의 지위 및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예술가권리보호위원회와 예술가보호관(개방형 직위)도 신설한다. 예술창작의 사회적 보장 차원에서 예술인 고용보험과 복지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와 비리 근절을 위한 스포츠윤리센터(가칭)도 신설한다. 셋째 남북 문화예술·체육 교류의 대폭 확대다. 문체부는 남북 간 교류협력의 안정적 제도화를 위한 남북 문화교류협정 체결과 남북 문화교류협력진흥원(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여기에는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분단 전 언어·음식·예술 원형 확보를 위한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북한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지원 계획도 포함됐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국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공식 사과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배우 안성기 아들 안다빈, 오늘(11일) 결혼...시상식 방불케 한 초특급 하객

    배우 안성기 아들 안다빈, 오늘(11일) 결혼...시상식 방불케 한 초특급 하객

    배우 안성기가 오늘(11일) 며느리를 맞이했다.11일 배우 안성기 아들 미술가 안다빈(31)이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안다빈은 설치미술가로 활동 중이며, 이날 결혼한 신부 이서희 씨는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한 발레리나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30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 시상식장을 방불케 했다. 평소 안성기와 친분이 있는 원로배우 신영균, 윤일봉, 신성일과 함께 문성근, 설경구, 한석규, 박중훈, 박상원, 임하룡 등이 자리해 축하를 전했다. 또 정우성, 고수, 현빈 등 후배 배우들과 정지영, 강우석, 이준익 등 영화감독 역시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한편 안성기는 지난 1985년 조각가 오소영 씨와 결혼,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이날 결혼한 안다빈은 안성기의 첫째 아들로, 화가 겸 설치미술가다. 사진=안다빈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현장 행정] 청년예술가 꽃길 된 다산성곽길

    [현장 행정] 청년예술가 꽃길 된 다산성곽길

    “섭씨 1400도의 유리 물이 담겨 있는 용해로는 365일 가동됩니다. 용해로에 담갔다 꺼낸 파이프의 반대편에서 입으로 공기를 주입하며 파이프를 돌리면 유리그릇이 만들어집니다. 완성된 공예품은 500도 가마에 보관하며 서서히 식혀야 파손되지 않습니다.”지난 3일 서울 중구 다산성곽길에 위치한 충현경로당 건물 2층. 유리공방 ‘라룸’(LALUM)의 이재경(45) 유리공예 작가의 설명에 최창식 중구청장은 귀를 기울였다. 최 구청장은 블로잉 파이프가 돌돌 말려 움직일 때마다 순식간에 크기가 불어나는 유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평소와 다르게 이날은 공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작가는 “공예의 가치를 알리는 축제인 ‘크래프트위크’(1~7일) 기간 공방에서 체험·전시를 진행 중이라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라룸이 다산성곽길에 문을 연 것은 2016년 3월 중구청의 청년예술가 지원 사업 덕분이다. 한국도자재단 유리예술감독으로 5년여 동안 일했던 이 작가는 “더 늦기 전에 온전한 내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구청에서 문화예술인에게 공간을 지원해 준단 소식을 들었다”면서 “월 15만원의 사용료를 내며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중구는 예산 6억원으로 지역의 낡은 공간을 임차했다. 이 공간을 소정의 사용료만 받고 문화예술인에게 다시 빌려주고, ‘문화창작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룸은 문화창작소 1호이다. 도자기 공방인 ‘AA세라믹스튜디오’, 갤러리 ‘원앤제이’ 등 4호까지 문을 열었다. 이들 공방과 갤러리는 해마다 5월 중구청과 호텔신라가 함께 주최하는 ‘한양도성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에도 참여한다. 다산성곽길 일대가 문화예술 거리로 인식되면서 꽤 이름이 알려진 문화예술인들이 이곳에 자발적으로 둥지를 틀었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는 이헌정 도예 작가의 갤러리 ‘바다디자인 아틀리에 캠프 B’를 포함해 12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1동 1명소’ 사업에 박차를 가해 온 최 구청장은 “귀중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성곽길을 갈고닦으니 보물이 됐다”면서 “올해는 좁지만 운치 있는 골목길을 시민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통행로 개선을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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