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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할 일과 안 할 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할 일과 안 할 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지난달 12일 열렸던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는 관광 관련 종사자들에게 곱씹어볼 만한 화두를 몇 가지 안겨줬다. 첫째는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둘째는 복합리조트 설립 지원이다. 한데 서둘러야 할 건 지지부진이고, 정작 길게 봐야 할 사안은 성급히 결정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탓에 여태 논란이 뜨겁다. 케이블카의 경우 강원 양양 설악산과 서울 남산에 설치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반면 오래전부터 갑론을박하던 지리산권은 이번에도 쏙 빠졌다. 경남 산청과 함양,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등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간 샅바싸움과 환경단체의 반발 등이 지지부진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환경문제부터 살펴보자. 케이블카 설치를 환경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건 온당치 않아 보인다. 국민복지 차원에서도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나라 안 국립공원 가운데 노약자나 장애인 등 관광 약자들이 오를 수 있는 산이 몇 군데나 되나. 설악산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반면 유럽의 알프스 일대에는 케이블카가 2500개나 설치돼 있고, 일본은 29개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 4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전망 좋은 산자락에 푸니쿨라 등 궤도열차를 설치한 나라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케이블카를 대하는 우리의 방식이 좀 더 호의적이어야 할 이유다. 물론 관광 약자를 위한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고,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게 궁극적인 이유라는 지적도 있다. 그 지적에 100% 동의한다. 한데 그렇다 해도 관광 약자들이 장벽 없이 국립공원의 단풍을 즐기고 설경을 감상할 권리를 가벼이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는 해외 관광객의 지방 유치에도 긍적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케이블카를 설치하되, 환경훼손은 최소화하고 관광복지는 확대할 수 있는 최소 공배수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 반면 제주에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는 성급했다는 생각이다. 제주는 진작 포화상태다. 그나마 숨대롱처럼 남은 게 한라산 중산간 일대인데, 여기에 초대형 위락시설을 짓는 걸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복합리조트가 갖는 장점은 분명 있다. 한데 이는 제주 중문 등의 특급호텔들과 리조트들, 컨벤션 센터 등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기능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자본의 논리에 서둘러 따라야 할 게 아니란 얘기다. 게다가 원희룡 제주지사가 복합리조트 등 무분별한 개발을 막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는데도,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모양새 아닌가. 터놓고 얘기하자. 제주에 복합리조트가 왜 필요한가. 이에 대해서는 서울신문이 지난 8월 23일자에 3개면에 걸쳐 완벽하게 분석해 놨다. 중언부언 말고 핵심으로 곧장 가자. 복합리조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카지노라고 본다. 아무리 포장해도 본질은 그거다. 복합리조트 설립 당시엔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출발하겠지만, 종국엔 투자업체들의 거센 내국인 출입허용 요구에 직면하게 될 텐데, 이는 관광산업의 범주를 넘어서는 온갖 사회문제들로 이어진다.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설립에 보다 정교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angler@seoul.co.kr
  • [지금&여기] 상처와 ‘집단기억’/오상도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상처와 ‘집단기억’/오상도 문화부 기자

    누군가 이야기했다. 참혹한 전쟁을 갈무리한 ‘종전’을 기념하는 나라는 많아도 전쟁 발발을 기념하는 곳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그런데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전쟁 발발 64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매운 김장김치에 길들여진 독한 민족이라 그럴까. 아니면 종전보다 휴전이란 불완전함을 택한 우리의 특수성 탓일까. 개인적으론 이도 저도 아니라고 본다. 멍에에 쓸려 생긴 아물지 않는 상처 탓이 아닌가 싶다. 같은 겨레끼리 싸우고 죽였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전쟁이 진한 상처, 아니 흉터를 남겼다는 것은 엄연한 진실이다. 우리에게 역사적 상처는 비단 한국전쟁뿐만이 아니다. 나치 독일과 달리 이웃 일본은 여태껏 침략과 지배,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남긴 상흔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자발적 상처 치유 활동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군 위안부 문제다. 일본 정부는 그렇다 치고 왜 일본인들은 상식적인 생각의 틀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한국을 찾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금 일본의 청·장년층은 일본이 단지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 전쟁이 남긴 상처에 대해선 알고 싶어 하지도, 알려 들지도 않는다”고 고백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모리스 알브바슈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집단기억’에서 찾으려 했다. 한 민족이나 한 사회집단이 공통으로 겪은 역사적 경험은 그것을 직접 체험한 개개인의 생애를 넘어 집단적으로 보존되고 기억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정체성 확립 과정은 배타성 형성과 동일시된다고 한다. 예컨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집단학살을 경험한 유대인은 이 같은 집단기억을 구심점으로 강력한 내부적 통합을 이뤘고,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대한 인류 차원의 역사적 집단기억으로 확장했다. 반면 일본 제국주의는 한민족을 우직한 황국신민으로 개조하는 데 바빴으나, 정작 패전 후에는 과거의 집단기억에 대한 스스로의 치유 시간을 갖는 데 실패했다. 미국과 옛 소련 간 냉전체제를 교묘히 이용해 ‘영혼 없는 경제적 동물’로 몸집을 불리는 데만 전력한 탓이다. 최근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죄지은 형제들을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진언했다. 잠재된 역사 미화의 본능에 빠져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일본의 대다수 국민들을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그들의 집단기억을 되돌리는 해법은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sdoh@seoul.co.kr
  • e 유통 포식자 아마존의 탐욕

    e 유통 포식자 아마존의 탐욕

    지난 10일 뉴욕타임스 일요판에 미국 작가 1000명이 2쪽짜리 광고를 게재했다. 작가들은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며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항의 메일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아마존의 전자책 정책에 반대하는 작가들이 항의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파격적인 할인 정책이 곳곳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디지털콘텐츠 유통, 킨들·파이어폰 등 디지털 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아마존은 유통 포식자, 유통 괴물, 월마존(월마트+아마존)으로 불리며 업계를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아마존의 주장과 유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독점적 자본이라는 반박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본업에서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의 5대 출판사 아셰트, 맥밀런, 펭귄 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드슈스터와 전자책 가격을 두고 지루한 싸움을 이어 오고 있는 것. 문제의 발단은 아마존의 ‘9.99달러’ 정책이다. 아마존은 전자책 가격을 평균 12.99~14.99달러에서 9.99달러로 낮추라고 출판사에 요구했다. 전자책은 저렴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까 봐 반대한 5대 출판사는 아마존에 인기 도서의 전자책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파격할인 공급” vs “ 유통생태계 파괴” ‘세계에서 가장 큰 서점을 창조하고 싶다’는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말처럼 아마존은 미국 도서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전자책 단말기 킨들은 74%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아마존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5대 출판사 책을 늦게 배송하거나, 추천 목록에서 빼 버리는 등 실력 행사를 하고 있다. 미국 작가 베시 버튼은 “아마존은 작가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하기 시작했다”면서 “말을 듣지 않는 출판사들의 책 배송을 평균 2~3일에서 2~3주로 늦췄다”고 비난했다. 작가들은 단체 행동에 나섰다. 스릴러 소설가 더글러스 프레스턴, 법정 소설가 존 그리샴 등을 포함한 작가 900명이 아마존의 전략에 반대하는 편지에 서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작가들은 독자들도 뜻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며 광고까지 게재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의 독일어권 작가 1000명도 합세했다. 유럽 작가들은 베저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아마존은 출판사와 유리하게 협상하고자 작가와 책을 이용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유럽 출판사는 아마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했고, EU 집행위원회는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디지털콘텐츠 판매수수료 인상 분쟁 이달부터 시작한 무제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 ‘킨들 언리미티드’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매달 9.99달러만 내면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이나 대형 출판사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성공이 불투명한 상태다. 물론 아마존의 정책을 지지하는 작가들도 있다. 척 웬디그는 뉴욕타임스에 “책 업계는 게임, TV, 영화, 페이스북 등과 싸우려면 저렴하게 공급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아마존을 옹호했다. 조지 앤더스도 아마존의 전자책 정책을 무명 작가를 위한 것이라며 옹호했다. 그는 포브스에 “전자책 가격은 종이책보다 싸지만 작가가 받는 인세는 똑같다”면서 “비싼 종이책 대신 싼 전자책을 찾는 독자들이 늘어나면 전체 작가들이 받는 인세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블루레이, DVD, MP3 등 디지털콘텐츠 유통 분야에서도 판매 수수료를 놓고 워너브러더스, 월트디즈니 등 유명 업체와 분쟁을 겪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5월 워너브러더스에 블루레이와 DVD 판매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더 레고 무비’, ‘트랜센던스’, ‘300:라이즈 오브 언 엠파이어’ 판매를 중단했다. 결국 워너브러더스는 아마존의 요구에 응했고, 아마존은 다음 목표로 월트디즈니를 잡았다. 아마존은 지난 10일부터 월트디즈니의 ‘말레피센트’와 ‘캡틴 아메리카’ 예약 판매를 중단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스마트폰까지 손 뻗어 아마존의 사업 확장은 온라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를 선보였다. 스퀘어, 페이팔 등 기존 업체 수수료가 2.70~2.75%인 것에 비해 아마존은 1.75%로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아마존은 지역 소상공인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브스는 “아마존은 온라인 시장에서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 상점을 점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광고 사업도 준비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안에 아마존이 새 광고 서비스를 도입해 업계 1위인 구글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공개한 스마트폰 ‘파이어폰’도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겪고 있지만 곧 부진을 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마케팅 전문매체 애드위크는 “파이어폰은 애플의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폰 같은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아마존으로 즉각적 쇼핑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앞으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최근 중국에 상하이지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해외 직구를 통해 아마존과 만나고 있다. ●英선 불매운동… 佛선 反아마존법 통과 언제까지 아마존이 승승장구할지는 알 수 없다. 독점 논란을 타고 유럽에서 반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세금 회피 논란이 일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자책 가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독일 문화부 장관은 유럽 작가들의 반발에 동참하는 뜻을 나타내며 아마존을 비판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도서의 무료배송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 법안은 ‘반(反)아마존법’으로 불린다. 아셰트의 마이클 피치 CEO는 “이번 논란의 중심은 소비자 가격이 아니라 아마존의 마진”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장

    [공직 파워 열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국장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처 이름은 늘 바뀌어 왔다. 문화공보부, 문화부,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시대의 요구, 업무와 기능의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변천이 있었다. 하지만 변함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문화’다. 체육 부문도 중요하고, 관광에 대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 부처 명칭에서 ‘문화’가 빠지지 않은 이유는 간명하다. 단순히 대중문화의 부침에 따른 표류 또는 당장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 근본정신과 맞닿는 정책, 제도를 고민하고 수행해 온 업무가 그 핵심인 덕분이다. 문화정책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에 있다. 문화가 특정 계층의 향유물이 되거나 창작과 향유가 서로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근본적 목표를 속 깊이 품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문화정책국은 국민의 문화 복지 증진 및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 등에 관한 내용, 문화 진흥을 위한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전문가의 협조 체계 구축, 국민의 문화적 창의성과 다양성 제고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문화가 특정 계층의 향유물로 박제화되지 않기 위한 물밑 노력과 더불어 ‘한류의 전초기지’로서 한국의 문화가 외국에 스며들 수 있는 역할을 맡는다. 저소득층 또는 농어촌 지역 등 문화 소외계층도 공연과 전시를 누릴 수 있도록 문화이용권 사업을 도입하는가 하면, 문학·공연 등이 직접 이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문화나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순간적 열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54개 나라에서 130여개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사의 보고가 될 수 있는 고구려, 삼국시대 등 한국 문화의 원형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일도 중요한 업무다. 외국의 유력한 문화예술인을 초청해 한국을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 ‘문화동반자사업’도 2005년 이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역대 문화정책국장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히 권력과의 친소 관계로 설명할 수 없음이 명확해진다. 김대중 정부 시절 1999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문화정책국장 업무를 맡았던 오지철 TV조선 사장 등이 있다. 오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냈고, 퇴임 뒤엔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화재 관련 업무와 연관도 깊다. 이승규 전 서울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문화정책국장을 지낸 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문화재청 차장을 지내며 공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 전 이사장을 이은 이성원 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은 2003년 6월부터 2006년 4월까지 꼬박 3년 가까이 문화정책국장 자리를 책임졌다. 최근 십수년간 최장수 문화정책국장이었다. 이후 문화재청 차장을 지낸 뒤 갓 출범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한국 바깥에 있는 문화재 환수를 위한 기초작업인 국외소재문화재의 현황 및 반출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연구, 국외소재문화재 환수·활용과 관련한 각종 전략·정책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특수법인이다. 성남기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는 2006년 5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정책국장을 지냈다. 국립중앙도서관장을 지낸 뒤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를 역임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베를린 연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베를린 연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요즘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미술관건축기행 취재차 지난달 베를린을 찾았다. 2005년 독일 통일 15년 특집기획 취재를 한 이후 9년 만에 찾은 베를린은 도시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확 달라져 있었다. 예전의 동베를린 지역을 찾았을 때 무언가 공허하고 암울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알렉산더 광장에 있는 한 맥주집에서 우연히 만나 인터뷰한 동독 출신 근로자는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은 좋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과 예전에는 없던 보육비 부담, 서독과의 경제적 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분단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가 하면 통일 비용 부담으로 독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자 옛 서독지역 사람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4명 중 1명은 베를린 장벽의 복원을 원했을 정도다. 장벽이 무너진 지 25년째를 맞은 2014년의 베를린은 그야말로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츠다머 광장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초고층 빌딩들이 숲을 이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쟁쟁한 건축가들이 ‘최고’의 자존심을 걸고 그려낸 독특한 스카이라인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광장에서 장벽의 흔적이라곤 선을 따라 바닥에 박아 놓은 벽돌에서 겨우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카페와 클럽이 줄지어 들어선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은 멋지게 차려입고 밤 나들이 나온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즐겁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분단의 상처를 묻는 것은 난센스였다. 며칠간 머물면서 베를린이 통일 독일의 수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다른 유럽국가들이 재정 적자로 허덕이는 것과는 달리 경제는 튼실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에서 유럽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허황된 생각은 아니리라. 이런 변화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독일 정부는 그동안 끈기 있고 치밀하게 인적, 물적, 재정적 투자를 지속했다. 정말 놀랍고 부러웠던 것은 그들이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동시에 과거를 복원해 나가는 대목이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대로변으로 2차 대전으로 파괴됐다가 통일 이후 수년에 걸쳐 세심하게 복원된 역사적인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쟁으로 소중한 문화재가 파괴되는 가슴 아픈 현장을 목격했던 이들은 되살릴 수 있는 것이라면 벽돌 한 장, 총탄의 흔적, 유대인 학살과 같은 섬뜩하고 부끄러운 역사의 한 장면도 놓치지 않았다. 문화적 전통, 그들이 아끼고 사랑하던 문화재를 포함하는 과거는 분단으로 멀어졌던 독일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오랜 세월 다른 이념과 체제 아래 살았던 양 진영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같은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한반도가 통일된 후 25년이 지나면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잠시 상상해 봤다. 어떤 식으로든 통일을 이룬 후 이념적 통합과 사회·문화적 통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생각하니 괜스레 어깨가 무거웠다. 어찌됐든 희생과 노력 없이 통일 대박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lotus@seoul.co.kr
  • ‘항명’ 쳐낸 올랑드

    ‘항명’ 쳐낸 올랑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내 반대파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3월 말 집권 사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5개월 만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경제장관으로 임명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긴축정책을 비판한 당내 좌파의 상징적 인물인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을 경질한 것이다. 마크롱 신임 경제장관은 36세의 정치 새내기로, 세계 최대 금융 회사인 로스차일드 은행가 출신이다. 사회당의 떠오르는 스타인 나자트 발로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은 브누아 아몽의 후임으로 교육장관에 기용됐다. 발로벨카셈 장관은 프랑스 5공화국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교육장관에 올랐다. 아몽 전 장관도 프랑스의 긴축정책을 요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겨냥해 “유럽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한다”고 비난했다가 발스 총리로부터 “선을 넘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한국계 입양인으로 2012년 올랑드 대통령 당선 이후 입각한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은 이번에 문화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펠르랭 장관은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문화부장관까지 2년 넘게 장관으로 일하게 됐다. 지난 4월 기용된 발스 총리를 비롯해 많은 장관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사회당 차기 대선 후보로도 꼽히는 몽트부르 전 장관은 최근 “프랑스의 실업률이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유럽연합의 긴축 기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올랑드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공지출 감축 방안에 대한 ‘항명’으로 해석됐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佛 대통령 항명 장관 교체 개각…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문화부 장관 (종합)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내 반대파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4월 집권 사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내각 진용을 재편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또 개각을 한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경제장관으로 임명하는 개각을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긴축 경제 정책을 비판한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 장관은 교체됐다. 사회당의 떠오르는 스타인 나자트 발로 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은 브누아 아몽의 후임으로 교육장관에 기용됐다. 발로 벨카셈 장관은 프랑스 5공화국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교육장관에 올랐다. 아몽 전 장관도 몽트부르와 함께 올랑드 정부와 긴축 정책을 요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판했다가 발스 총리로부터 “선을 넘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한국계 입양인으로 2012년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입각한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은 이번에 문화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펠르랭 장관은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이번에 문화부 장관까지 2년 넘게 장관으로 일해 왔다. 지난 4월 총리에 기용된 발스 총리를 비롯해 많은 장관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미셸 사팽 재무장관과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 올랑드 대통령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은 새 내각에서도 자리 변동이 없었다. 사회당 차기 대선 후보로도 꼽히는 몽트부르 전 장관은 최근 “프랑스의 실업률이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긴축 기조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몽 전 장관도 재정 건전화를 위해 EU 회원국에 긴축을 요구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를 겨냥해 “유럽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봉사한다”고 비난했다. 이들 장관의 발언은 올랑드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공 지출 감축 방안에 대해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초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2015∼2017년 3년간 500억 유로의 공공 부문 지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후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올랑드 대통령은 발스 총리에게 대통령이 정한 정책 방향에 맞는 새로운 내각을 조직하라고 전격적으로 지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장기 경기 침체로 지지율이 10%대에 그치면서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낮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세월호 가족과의 대화, 그렇게 어렵나/오상도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세월호 가족과의 대화, 그렇게 어렵나/오상도 문화부 기자

    33년 전의 일이다.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근무하던 삼촌이 유명을 달리했다.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GP로 복귀하던 길이었다. 흉사가 겹친 집안은 쑥대밭이 됐다. 촉망받던 육사출신 소위였던 삼촌의 싸늘한 시신은 서울 동작구 동작동 현충원에 안치됐고, 국가는 중위 특진과 수백만원의 돈을 보상으로 내놓았다. 불과 며칠 사이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할머니의 고통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 주어진 보상금마저 도로 국가에 기부하셨던 당신의 손에선 지금도 묵주가 떨어지지 않는다. 아들을 위한 기도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버스에 올랐다가 광화문 광장의 낯선 천막들과 조우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농성장이었다. 천막 사이로 새어나온 불빛 너머로 한 여성의 젖은 눈망울이 눈에 들어왔다. 망연자실 허공을 응시하던 모습은 33년 전 마주했던 할머니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자식 잃은 어미의 소리없는 탄식이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 이면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유가족의 요구가 자리한다. 편 가르기에 능한 정치권과 일부 국민은 독설을 쏟아낸다. 단식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원색적 비난은 그나마 점잖은 편이다. 한 배우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단식하다 죽어라”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쌀 한 톨 입으로 넘길 수 없는 그 처절함을 두고서 말이다. 또 누군가는 연평해전 순국장병들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교한다. 해운 사고 희생자들에게 국가의 배상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항간에 떠도는 배상액과 관련된 소문은 유가족들을 두 번 울리기조차 했다. 유가족들의 요구가 과도한 것일까. 유가족들의 간곡한 호소로 어렵게 성사된 세월호 국정조사를 되돌아보자. 90일간의 조사를 마무리하기까지 불과 일주일 남짓 남았지만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청문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여야는 증인협상 기간 내내 ‘누가 나오지 않으면 (우리도) 응할 수 없다’는 지리한 논쟁만 이어갔다. 어쩌면 유가족들은 정치색에 함몰된 게 아니라 이런 정치권을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지 모른다.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특검, 진상조사위 활동까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모자람이 없다는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허황되게 들릴 게다. 이 시점에 순국선열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짝짓는 사람들의 사고체계도 의심스럽다. 오히려 이 나라의 후진적인 보훈체계가 도마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지리한 논쟁에 당장 종지부를 찍는 해법은 없을 것이다. 특별법의 내용이 어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쉬 꺼내기 어렵다. 다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엄숙히 귀 기울이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무리한 욕심일까. 한국을 찾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년 전 강론에서 눈물조차 잊은 세상을 향해 ‘우리는 죄인’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예수님이 먼저 가르치신 것은 서로를 만나라, 만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만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던 그분의 목소리가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sdoh@seoul.co.kr
  • 부장이 女직원 보여준 음란사진, 알고보니’충격’

    부장이 女직원 보여준 음란사진, 알고보니’충격’

    “미스 리, 글래머인 데다가 오늘따라 짧은 치마까지 입으니까 너무 섹시해서 내가 일손이 안 잡히네.” “이리 와봐. (컴퓨터 화면의 음란사진을 보여주며) 후배가 보내준 사진인데 멋있지?” 이런 말을 직장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을 옆자리에 앉히고 술 따르기를 강요하며 허벅지를 더듬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록·녹음 등 증거나 증인 확보를 가해자가 농담이라거나 술기운 때문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언어적·시각적·육체적 성희롱을 당하는 피해자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당연히 명확한 거부의사를 표현하고, 가해자의 행동이 자신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밝히며 항의해야 한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문서화된 기록이나 녹음 등 증거나 증인을 확보해야 한다. 매너 있는 상사라면 성희롱을 하지도 않겠지만, 설령 실수로 저질렀더라도 의도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거부의사를 표현하면 즉시 사과하고,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며, 징계가 합당하면 수용해야 한다. 문제는 피해자가 싫어도 거부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표현해도 가해자가 성희롱을 멈추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직장 동료들의 역할이다. 동료들은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이의 제기와 대응 행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피해자가 표현하지 못할 경우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함께 노력해 처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변인들이 “김 과장님, 이○○씨에게 좀 전에 한 말은 성희롱이니 사과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거나, 노래방에서 블루스 추고 만지려고 하는 상사를 떼어내고 사과하도록 하는 등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사라도 성희롱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것이 나를 포함한 또 다른 동료로 성희롱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동료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모르는 척하고 ‘너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방치할 때, 가해자는 성희롱을 일상화하고 피해자는 세상이 싫어지며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을 때 회사가 골치 아프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피해자를 배려하는 척 조용한 해결 처리를 종용하거나, 피해 노동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2차 피해를 주려고 한다면 성희롱이 용납되는 기업문화의 뿌리는 더욱 깊어진다. 기업주와 관리자가 엄정 대처해야 한다. ●인권위 진정 등 구제절차 밟아야 아무튼 말로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성희롱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직장 내 고충상담원과 상담해 문제 해결 및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거나,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고충상담원은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사생활과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사업주는 지체 없이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고, 성희롱 사실 은폐나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징계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피해자가 상담·고충을 제기하거나 관계기관에 진정, 고소 등을 한 것을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게 고용상의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시각적 성희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언어적 성희롱은 모욕이나 명예훼손죄, 육체적 성희롱은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 성희롱 관련 형사 처벌 조항을 신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성폭력 처벌법 개정안도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가해자·기업 모두 엄청난 대가 치러 성희롱이 발생하면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릴 뿐 아니라, 가해자도 징계와 소송, 형사처벌 등을 감수해야 하며, 기업 및 기관은 내부 갈등과 외부 이미지 추락을 겪는 등 모두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선경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자문변호사는 “요즘은 고소하면 실형이 많이 나오는데, 문제는 피해자가 원만한 직장생활을 원하고 보복 등을 우려하기 때문에 고소 비율이 10%도 안 될 정도로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성희롱은 형사처벌 강화 등 법의 문제라기보다 인식과 운용상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조직 내 주변 사람들이 못 본 척하지 말고 현장에서 개입해 성희롱을 막고, 사후 보복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성희롱을 용납하지 않는 기업 및 사회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반복적인 예방교육 강화를 촉구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성희롱은 성차별이어서 성차별적 구조와 조직문화의 변화 없이는 성희롱 문제의 해결도 없다”고 지적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가꾸려면 조직 전체가 소수자 관점 이해하기 등 평등 감수성을 키우고, 회의·회식·호칭 문화 등 조직 내 여러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하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결구도를 다자간 역동의 이해와 개입 구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해자 92%가 사업주·직장 상사 인권위의 2012년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에 따르면 1152건 중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을 성희롱한 경우가 92.1%(1061건)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남성 간 54건, 여성 간 21건, 여성에 의한 남성 성희롱 13건 등이다. 성희롱은 직장상사 78.7%, 사업주 13.4%, 동기 6.7%, 후배 1.2% 등 92%가 사업주나 직장상사에 의해 일어난다. 그런데도 매년 1시간 이상,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정작 교육이 필요한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교육 참석률이 낮은 것이 문제다. 인권위가 지난해 성인 여성 1000명과 의사·한의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11.8%가 진료 때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을 정도로 진료과정의 성희롱도 심각하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진료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 토론을 한 데 이어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 가이드북을 소책자로 만들어 9월쯤 정부부처와 의료기관·단체에 배포, 교육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내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식을 개선하고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한 일이자 예방교육의 목표”라고 조직문화 변화를 촉구했다. happyhome@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성희롱 개념 및 사례]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적 굴욕감 느끼면 성희롱 1996년 日 미쓰비시자동차 3400만弗 배상… 신뢰 추락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원하지 않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밖의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주관적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고, 일반인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느낄 만한 것으로 사회통념상 여겨질 때 성립된다.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개념은 1975년 미국 코넬대 인간문제 프로그램 여성분과에서 정립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화학과 실험실의 여성 조교가 남성 교수의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제의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해임당했다고 1993년 10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성희롱이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5년에 여성발전기본법에 성희롱이란 용어가 처음 규정됐다. 그 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직장 내 성희롱), 국가인권위원회법에도 관련 규정이 명시됐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1996년 미국 현지 공장 여직원 300여명으로부터 상습 성희롱 사건으로 집단 고소를 당해 3400만 달러를 물어내고 기업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을 정도로 성희롱이 기업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 2002년 2월 우근민 당시 제주 지사, 2006년 5월 최연희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 2013년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성희롱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고위 공직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 간부는 해외 출장 중 동행했던 문화부 산하기관 여직원에게 “남자 많이 따르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지난 6월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물론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성희롱에 시달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성희롱에 관대한 조직·사회문화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적 굴욕감 느끼면 성희롱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적 굴욕감 느끼면 성희롱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원하지 않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밖의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주관적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고, 일반인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느낄 만한 것으로 사회통념상 여겨질 때 성립된다.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개념은 1975년 미국 코넬대 인간문제 프로그램 여성분과에서 정립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화학과 실험실의 여성 조교가 남성 교수의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제의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해임당했다고 1993년 10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성희롱이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5년에 여성발전기본법에 성희롱이란 용어가 처음 규정됐다. 그 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직장 내 성희롱), 국가인권위원회법에도 관련 규정이 명시됐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1996년 미국 현지 공장 여직원 300여명으로부터 상습 성희롱 사건으로 집단 고소를 당해 3400만 달러를 물어내고 기업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을 정도로 성희롱이 기업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 2002년 2월 우근민 당시 제주 지사, 2006년 5월 최연희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 2013년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성희롱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고위 공직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 간부는 해외 출장 중 동행했던 문화부 산하기관 여직원에게 “남자 많이 따르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지난 6월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물론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성희롱에 시달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성희롱에 관대한 조직·사회문화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 [인사]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이주명△농림축산검역본부 호남지역본부장 김도순◇과장 승진△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 역학조사과장 김용상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장 김일열 ■환경부 △국립멸종위기종종합복원센터건립추진TF팀장 김호은△새만금개발청 복합도시조성과장 박은추 ■중소기업청 ◇국장급 승진△중견기업정책국장 김영환 ■코레일 △안전본부장 황승순△충북본부장 김현섭△안전본부 관제실장 최종일 ■스포츠서울 △편집부장 정상원△체육부장 위원석△경제문화부장 이평엽△사진부장 강영조 ■IBK캐피탈 △부사장 문주철 ■서울우유협동조합 △상임이사 이동영
  • [오늘의 눈] 한국 뮤지컬의 성장통/김소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한국 뮤지컬의 성장통/김소라 문화부 기자

    지난해 뮤지컬 담당 기자가 되고부터 뮤지컬을 많이 볼 기회가 생겼다. 라이선스, 창작, 대극장, 소극장 공연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하지만 기자라는 타이틀을 떼고 나면 뮤지컬 초보 관객일 뿐인 나에게 개별 작품들의 화려한 겉치장은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스타 배우가 나온들, 브로드웨이 최신작인들 내 지갑을 열어 두번 세번 보고 싶은 작품은 결국 연기와 음악, 스토리가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지난 10여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왔다고 ‘여겨지던’ 한국 뮤지컬이 올 들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공연이 예정됐다 엎어진 작품만 10여편이고, 한 대극장 뮤지컬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급여가 밀려 공연 15분 전 취소되는 해프닝도 빚었다. 지난 6월에는 한 유명 제작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충격을 줬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뮤지컬 산업의 건전성을 살리기 위한 진단에 몰두하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스타 배우들의 개런티와 라이선스 로열티가 단골로 지목된다. 좁은 저변 위에 과다한 작품 수도 문제로 꼽힌다. 모두 맞는 지적이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특히 뮤지컬을 볼까 말까 고민하는 초보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문제는 다르다. 이들이 뮤지컬 관람을 연례 행사가 아닌 일상적인 취미로 여길 때 비로소 저변이 넓어지고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기에 지금의 뮤지컬 시장이 정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짚고 싶은 문제는 다양성 부족이다. 당장 공연예매사이트의 메인 페이지를 뒤덮은 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또는 유럽의 극본 원안에 몇몇 스타 배우들을 앞세운, 티켓 가격이 많게는 15만원까지 치솟는 대극장 작품들이다. 이 비싼 공연의 객석을 과연 누구로 채울까 의문을 갖게 되지만 규모만 잔뜩 키운 공연들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다. 대극장과 중·소극장, 창작과 라이선스 등 양질의 다양한 작품들이 고루 존재하는 것이 바람직한 공연시장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뮤지컬계에는 이 같은 생태계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뮤지컬 산업은 외국의 유명 라이선스 작품을 발 빠르게 들여오고 소수의 스타 배우들의 몸값을 높이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관객은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았다. 공연계가 지금껏 무리하게 쌓아올렸던 탑을 스스로 깎아내려야 할 고통의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 두렵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할 ‘성장통’이다. sora@seoul.co.kr
  • 1회 심훈문학대상에 조정래 작가

    1회 심훈문학대상에 조정래 작가

    충남 당진시 심훈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는 12일 제1회 심훈문학대상 수상자로 조정래 작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상은 심훈의 작가 정신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고, 세계 문학에 기여한 아시아 작가에게 주어진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브루스 풀턴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이승훈 세한대 총장, 전영태 중앙대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예술대학 유치로 ‘아트밸리’ 그림 완성

    예술대학 유치로 ‘아트밸리’ 그림 완성

    “부암·평창·구기동 일대 ‘아트밸리’에 종로문학관를 짓고 예술 관련 대학을 유치할 것입니다.” 7일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아트밸리 조성 사업에 대한 경과를 묻자 “국민대와 협의해 평창동에 건립하는 제3캠퍼스에 예술·조형대학 등이 오도록 하고, 시설은 주민에게 개방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로문학관은 용역을 실시 중인데 1920~1930년대 활동한 현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와 부지 선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트밸리 조성 사업은 창신·숭인 도심재생 사업과 함께 민선 6기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주거와 산업, 문화, 일자리, 환경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은 지난달 29일 문을 연 도시재생센터를 통해 본궤도에 올랐다. 아트밸리 조성 사업은 문화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세계적 예술마을로 꾸미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12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1월 관련부서 토론회, 2월 주민토론회를 거쳤다. 오는 10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등 중장기 시행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부암·평창·구기동 일대는 북한산과 인왕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미술관과 갤러리, 작가작업실,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많다. 때문에 미술, 문학, 음악,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살고 있는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화시키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종상 전 서울대 교수와 오인욱 서울대 교수,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예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평창문화포럼이 아트밸리 조성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이사회, 간담회 등을 여는 등 주민 주도의 예술마을 운동이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김 구청장은 “주민이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일해야 사업이 지속성을 갖게 되고 행정효과도 커진다”면서 “앞으로 도시재생·아트밸리 조성 사업이 틀을 잡고 잘 마무리 되도록 주민들의 동참을 적극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역 주민들에게 도시재생이 무엇인지 주민의 뜻대로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교육을 마쳤고 지속적인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건강도시 만들기 사업에도 주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도로 물청소, 실내공기질 개선, 도시 시설물 비우기, 도시텃밭 확대 등은 계속 된다”며 “새가 날아오는 도시, 건강한 도시 종로를 만들어 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고대 미스터리 새 ‘나스카 라인’ 페루서 발견

    고대 미스터리 새 ‘나스카 라인’ 페루서 발견

    지금도 풀리지 않는 세계적인 미스터리 중 하나인 ‘나스카 라인’의 새로운 문양이 발견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페루언론은 “지난주 나스카 사막에서 거대한 뱀 모양을 비롯한 새로운 나스카 라인이 발견돼 전문가들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나스카 라인은 약 60m에 달하는 거대 뱀을 비롯 낙타와 새 문양 등이다. 이번 나스카 라인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하늘 위에서 조종사가 우연히 발견했으며 그간 모래 폭풍 등에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39년 하늘 위에서 처음 확인된 나스카 라인은 태평양과 안데스 산맥 사이에 위치한 나스카 평원 곳곳에 그려져 있다. 약 1~6세기 고대 나스카인들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양은 원숭이, 도마뱀, 고래 등 동물을 비롯 각종 기하학적 도형까지 수백여 개가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하늘에서 봐야 제대로 모습이 드러나는 나스카 라인을 고대인들이 왜 만들었느냐다. 이 때문에 달력설, 목초지 경계선 심지어 외계인 관련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페루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당시 고대 나스카 문명의 이해를 넓혀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 이라면서 “뱀의 모양을 보면 과거 파라카스 문명(BC 1000년~200년 경)의 전통을 나스카가 이어받은 것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파워 시대의 문화행정/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열린세상] 문화파워 시대의 문화행정/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지금 우리는 문화파워 시대를 살고 있다. 개인 일상은 물론 기업과 국가경영에 이르기까지 문화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시대다. 지난 20세기가 자본, 노동, 기술에 기초한 표준화된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시대였다면 자본, 노동, 토지, 기술의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진 21세기 글로벌 시대는 문화가 핵심 생산요소가 되고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시대다. 문화파워의 원천은 무엇일까. 필자는 융합에 있다고 본다. 1994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실시된 이후 지난 20년 동안 기술·산업·문화 간 융합은 전대미문의 속도로 진행돼 왔다.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소득계층이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해 문화향유 기반이 넓어졌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문화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화와 제조업 등 여타 부문과의 융합도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산업제품은 디자인 등 문화를 입히지 않고서는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기업으로서는 ‘문화 입히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융합현상은 의식주, 여가, 관광, 스포츠를 넘어 의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역개발도 ‘문화마을 만들기’와 같이 문화 가치를 연계해야 주민호응을 얻기 쉽다. 국민소득과 삶의 질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문화파워는 강해지고 문화융합은 가속화될 것이다. 반면 우리의 문화행정은 문화파워 시대 이전에 바탕을 둔 분산형 지원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문화파워 시대에 걸맞은 문화행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 유지돼 왔던 문화행정의 큰 틀이 바꿔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문화재정 구조개편, 부처칸막이 허물기 등 행정혁신이 1년 남짓 추진된 현 시점에서 조급한 평가는 경계돼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파워 시대에 걸맞은 융합행정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몇 가지 의견을 보태고자 한다. 우선 문체부 내 실·국 간 협업체계가 강화돼야 한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관광, 체육, 미디어, 도서·출판, 종무, 국정홍보 등 다양한 영역의 업무를 실·국 단위에서 수행하고 있다. 동일 부처 내에 다양한 업무영역이 공존하는 만큼 협업의 가능성이 높고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다. 반면 실·국 간 업무중복이 발생하거나 업무 공백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특히 문체부는 문체부, 교육부(예·체능교육), 교통부(관광), 체육부(체육), 국정홍보처(국민소통) 등 다양한 부처에 뿌리를 두고 있어 원활한 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각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실·국 간 업무협의체를 상설화하는 동시에 기능과 분야를 씨줄과 날줄로 엮은 매트릭스 조직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문화재정 구조개편이다. 그동안 문화재정은 제한된 재원을 가급적 불만이 없도록 골고루 나눠주는 소규적 입장에서 운영돼 왔다. 그러다 보니 소액다건의 행사성 사업 중심으로 재원이 배분돼 왔다. 따라서 사업개수를 축소하는 단순한 통폐합을 뛰어넘는 근본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사업별 지원방식에서 탈피해 수요확충, 공급기반 조성, 인적자원개발 등 생산요소별 지원체계로 개편하고, 문화현장의 융합화가 촉진되도록 재정전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지역사업은 재원과 기능을 묶어 지자체로 이전하되 성과 평가를 통해 재정운영의 책임성을 확보한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분산 설치된 소규모 재정전달기관들은 대형화·전문화를 통해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문화예술, 영화, 관광, 체육 등 영역별·장르별로 설치된 6개의 기금들은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융합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의 개편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융합행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융합형 행정인력이 중요하다. 유관 부처, 지자체, 민간부문과의 활발한 인적교류와 인적개발 투자를 통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문화행정가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한다. 문화파워 시대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문화행정의 역할과 위상을 제대로 세우기 위한 혁신을 지체할 이유는 없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해법을 찾아 실천하는 대승적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 김희범 문화부 1차관, G20정상회의 등 공보업무 정통

    김희범 문화부 1차관, G20정상회의 등 공보업무 정통

    국내외 공보 업무로 잔뼈가 굵은 행정관료 출신이다. 옛 문화공보부 출신으로 2010년 대통령 직속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장을 비롯해 해외문화홍보원장, 대통령비서실 공보기획행정관, 주애틀랜타 총영사등 문체부와 외교통상부, 국정홍보처를 오가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부인 최수현씨와 사이에 2남. ▲서울(55) ▲경성고,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24회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장 ▲대통령직속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장 ▲외교부 주애틀랜타 총영사
  • [데스크 시각] 타이완에 위로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타이완에 위로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일전에 타이완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벌인 ‘안녕, Korea’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단일국가에서 열린 관광 홍보 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주최 측의 자화자찬이 아니더라도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휴일인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그것도 뜨거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도심까지 부러 나와 행사를 관람하려는 현지인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이게 저 유명한 ‘한류’의 힘일 터다.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감정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외려 호감에 가까웠다. 이 대목이 다소 의아했다.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 여성 태권도 선수가 실격패당한 뒤 촉발됐던 반한감정을 여태 기억하고 있는 터라 더욱 그랬다. 굳이 예를 들자면 타이완 사람들에게 일본은 듬직한 장남, 한국은 차남이었다. 말 안 듣고 마음에 안 드는 행동만 일삼는 데도 딱히 미워할 수 없는 둘째 같은 나라가 한국이었다. 그 연원을 찾자면 1992년 타이완과의 외교관계 단절사태까지 거슬러 올라야 한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 측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당시 한국은 중국과 새로 외교관계를 맺고, 타이완과 단절을 선언하기 전날까지도 타이완 측에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다 이튿날 느닷없이 국교단절을 선언했으니 타이완으로선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을 찍힌 기분이었을 것이다. 차라리 일본처럼 단교 사실을 분명히 했더라면 그들이 받는 배신감은 덜했을 수 있다. 당연히 타이완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해 갖는 감정도 적개심에 가까운 분노였을 텐데, 이를 타이완의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여태 이용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한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본의 우익들과 비슷한 작태다. 한데 타이완 민중들의 정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저 그들의 선동적 구호에 응하는 시늉을 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지난 23일 타이완에서 항공기 사고로 쉰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궂은 날씨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이 같은 참사가 빚어진 듯하다. 지금부터 꼬박 100일 전, 그러니까 우리 국민 모두가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빠져 있을 때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건넸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게 그리 중요할 것도 없다. 이번 기회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대한민국이 그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는 걸 직설적으로 표시하면 어떨까. 한국과 타이완은 지금 무역대표부 정도의 외교 관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뜻을 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관광공사가 타이베이 번화가에 세운 ‘코리아 플라자’에 애도 현수막을 내건다거나, 혹은 출입문 등 사람들의 눈에 확 띄는 곳에 리본 등을 달아 위로의 뜻을 표시하는 건 어떨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충격과 비통에 빠진 그들에게 건넨 작은 위로가 양국 우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류에 대한 반작용으로 종종 발생하는 혐한류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타이완 사람들을 두고 흔히 ‘마음은 어른인데 몸은 어린아이’라고 표현한다. 너른 중국 본토를 호령하던 기상은 가슴에 있는데, 실제 몸은 작은 섬에 매여 있다는 은유다. 가뜩이나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 걸핏하면 태풍 등 자연재해로 참담한 상황을 겪은 그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angler@seoul.co.kr
  •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남매가 한 방송에.. 거울보는 듯 붕어빵 얼굴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남매가 한 방송에.. 거울보는 듯 붕어빵 얼굴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방송인 김성주의 누나가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인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방송된 TV조선 ‘시사토크 판’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자로 활약했던 김성주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성주는 ‘시사토크 판’의 진행자인 김윤덕 기자와 남매 사이임을 고백했다. 김성주는 “나도 원래 신문기자가 꿈이었는데 누나가 먼저 기자가 됐고 난 아나운서가 돼 방송데뷔를 먼저 했다”며 “누나가 방송 진행을 하게 됐다고 했을 때 기대치가 낮았는데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MBC 캐스터로 활약한 동생 김성주가 ‘문어 도사’ KBS 이영표 해설위원에 밀려 시청률이 부진했던 것에 대해 “가슴이 아팠다”며 동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하고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1년 월간 샘터에 입사한 뒤 이후 1995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이자 비상근 논설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멋지다”, “김윤덕 기자 김성주 누나였어?”, “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남매가 잘 나가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TV조선 ‘시사토크 판’ 캡처(김성주 누나 김윤덕 기자)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교황의 메시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교황의 메시지/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를 보면서 떠올리는 말이다. 지난 반세기 줄곧 ‘혈맹의 동지’였던 중국·북한이 단절상태에 빠진 것이나 ‘같은 하늘을 함께 일 수 없다’던 북한·일본의 이상한 유착, 역사상 유례없는 한국·중국의 대등한 밀월…. 한결같이 우호와 친선을 내걸고 요동치는 합종연횡 관계는 그야말로 ‘세력전이(轉移)’의 시기임을 실감케 한다. 동북아의 점입가경 정세 속에서 최근 대중들이 가장 친근히 느끼는 우호·친선의 아이콘은 ‘판다’와 ‘미녀 응원단’일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기념으로 한 쌍을 선물하기로 한 ‘판다’와 북한이 오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함께 보내겠다고 발표한 ‘미녀 응원단’이다. 중국이 수교할 때마다 선물했다는 ‘판다’를 우호의 상징으로 한국에 보내겠다니 큰 선물임엔 틀림없다. 9년 만의 북한 ‘미녀 응원단’ 파견도 ‘북남관계 개선과 민족단합 분위기를 위해서’란 이유를 정부 성명을 통해 밝혔으니 새삼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판다’와 ‘미녀 응원단’은 우리 대중들이 그저 마냥 반기고 즐거워할 우호·친선의 아이콘일까. 그 아이콘에 깔린 바탕화면을 한번 들여다보자. 여전히 동북공정 작업은 정밀하게 진행 중이고 중국어선의 우리 해역 불법조업을 둘러싼 마찰이 생길 때마다 적반하장식 으름장을 놓기 일쑤다. 이어도에 얽힌 배타적 경제수역(EEZ) 협상에서도 지금으로선 양보할 기색이 없어 보인다. 중국의 ‘판다’ 선물을 십분 반긴다 해도 ‘국익’을 위한 마음바탕이 읽히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민족단합’을 위한다는 북한의 ‘미녀 응원단’ 파견은 어떤가. 응원단 파견을 공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개성공단 인근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한 데 이어 김정은 국방위회 제1위원장의 지휘 아래 동해 비무장지대 북쪽 해안에서 방사포(다연장포)를 동원한 사격훈련을 벌이지 않았는가.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표명이라는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적시한 그 ‘민족단합’의 외침이 어디를 향하는지 다시 묻는다면 생뚱맞은 짓일까. 오는 8월 교황 방한에 앞서 최근 교황의 한국 행선지 점검을 마치고 돌아간 교황청이 한국사회에 따끔한 한 마디를 남겼다. “교황의 방한 행사는 교황의 메시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므로 교황의 메시지에 귀기울여 달라.” 교황의 방한행사와 화젯거리에 이목이 집중되는 지금 한국상황에의 우려인 셈이다. 교황 방한 한국준비위원회 측을 통해 정색하고 전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까. 본질보다 외형에 치우친 언론 보도를 우선 겨냥한 당부일 수 있지만 모두가 새겨들을 경고라면 무리한 반응일까. 본질보다 당장의 외형과 현상에 쏠리는 아둔과 혼동. 교황청의 메시지에 ‘판다’와 ‘미녀 응원단’을 한번 얹어보자. 만나고 대화하자는 선한 마음까지야 폄훼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입에 발린 우호와 친선이 불렀던 숱한 재앙의 기억은 우리 머릿속에 너무 생생하다. ‘판다’가 너무 빨리 ‘미운 오리새끼’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미녀 응원단’이 ‘추한 몰이패’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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