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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원 방북 불허… 현정은 승인

    박지원 방북 불허… 현정은 승인

    정부가 북한의 요청으로 24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던 박지원(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방북을 불허했다. 함께 방북을 신청했던 나머지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 현정은(오른쪽) 회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관계자들의 방북은 모두 승인됐다. 통일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방북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 측에서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7명이, 현대아산에서는 현 회장 등 7명이 24일 각각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 16일 박 의원이 방북했던 만큼 정치인이 거듭 방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만 방북이 불허된 것에 대해 지난주 정치권에서 그의 방북과 관련한 논란이 일어 정부가 승인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정부가 박 의원보다는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장관이 대북 접촉선 역할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대화마저도 막는 정부의 처사는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북측에서 공식 초청장을 보내 와 정부에서 어제 접수하고도 불허하는 것은 신뢰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마존에도 이젠 먹을 게 없다?” 원주민부족, 공동체 공격

    “아마존에도 이젠 먹을 게 없다?” 원주민부족, 공동체 공격

    아마존에서 인디언부족 기습공격사태가 발생했다. 페루 아마존 지역인 마드레데디오스에서 원시생활을 하는 마쉬코피로 부족이 원주민공동체마을을 공격했다고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원주민공동체마을은 문명에 한 발을 들여놨지만 여전히 전통을 고집하는 원주민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공격을 당한 공동체마을은 몬테살바도라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쉬코피로 부족은 가축을 죽이고 주거시설을 불태우는 등 난동을 부리다 퇴각했다. 마을주민은 "최소한 200여 명이 몰려와 난동을 부리며 시설에 불을 지르고 칼과 도구류, 그릇 등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마쉬코피로 부족이 마을을 공격한 건 식량 때문이다. 마쉬코피로 부족은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며 식량을 요구했다. 공격을 당한 공동체마을은 유령마을로 변해버렸다. 현지 언론은 "다행히 공격을 당한 마을주민은 없었지만 사태가 끝난 뒤 주민들이 모두 마을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페루의 공식 부처인 다문화부는 "공격을 당한 원주민공동체마을 주민들이 신변에 위험을 느낀 나머지 긴급 대피했다"고 확인했다. 다문화부 관계자는 "마쉬코피로 부족이 또 다시 공격을 자행할 게 분명해 보여 주민들을 피신시키기 위해 국방부, 치안부와 함께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쉬코피로 부족은 공격 이틀 전에도 마을에 몰려갔었다.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주민들은 도시로 나가 당시 원주민공동체마을은 비어있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지금&여기] 유림이여, 깨어나라/김승훈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유림이여, 깨어나라/김승훈 문화부 기자

    7대 종단 유교 법인인 성균관 재단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금 유용, 공사 사기, 문서 위조…. 비리 폭로가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을 떠받친 유림(儒林)의 지도부가 이 정도로 썩을 수 있는 것인지 놀랍고 안타깝다. 성균관 재단의 유림회관 상가 세입자들 임대보증금 유용과 국가 예산 허위 신청·유용 제보를 처음 접했을 땐 ‘설마’ 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대쪽 같은 ‘선비 정신’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였다.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갈 때마다 실망감이 깊어졌다. 유림 수뇌부의 온갖 추악한 민낯과 직면해야 했기 때문이다. 성균관 재단은 2007년 3선 국회의원인 조홍규(71) 전 이사장 때부터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야금야금 빼먹기 시작했다. 이완희·이순영·최근덕 이사장까지 4대째 내려오면서 보증금 16억 9580만원은 모두 사라졌다. 2010년 최근덕 성균관장이 재단 이사장까지 겸하게 되면서 비리는 더욱 심해졌다. 한 관계자는 “성균관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임하면서 도둑질을 더 편하게 했다”고 전했다. 재단은 보증금 탕진을 감추고 유림회관 관리 위탁을 연장하기 위해 매년 회계를 조작했다. 없는 보증금을 있는 것처럼 꾸민 결산서를 관리감독 기관인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문화재청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허위 보고서’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관리 위탁을 연장해 줬다. 국가기관까지 전면에 나서 비리를 비호하고 서민의 고혈을 빼먹는 데 동조했다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세입자들은 재단의 전횡을 알지만 선뜻 나설 수 없다. 재단의 심기를 거슬렸다 나가라고 하면 당장 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무허가 판잣집들이 즐비했던 50년 전부터 자리 잡아 온 삶의 터전을 등지는 건 더더욱 쉽지 않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재단에서 여러 명목으로 돈을 내라고 하면 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 조인선 이사장은 더 이상 빼먹을 보증금이 없자 지난해 예식장의 임대보증금을 2억원 올리기도 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재단은 유림회관 관리 위탁을 성균관 관련 단체가 아닌 다른 곳에 맡길 수 없을 것이라고 믿기에 비리를 밥 먹듯 저지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묻고 싶다. 유림은 진정 죽었는가. 유림 지도부가 부패에 부패를 거듭해도 왜 말이 없는가. 유림회관 벽면에는 ‘성균관 재건, 유림 명예 회복’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올곧은 유림이 개혁의 깃발을 들지 않고서는 공허한 울림일 뿐이다. 유림이여, 깨어나라. hunnam@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폭탄테러’를 용인하는 암울한 사회

    [문소영의 시시콜콜] ‘폭탄테러’를 용인하는 암울한 사회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박근혜 후보는 언론사를 방문했는데, 그는 통유리 창문 밖으로 손에 잡힐 듯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서울신문 문화부 10층 사무실에서 꽤 머물렀다. 그 덕분에 박 후보 오른쪽 뺨에 난 2006년 ‘커터 칼 테러’의 긴 흉터를 유심히 볼 수 있었다. 당시 50대였던 범인은 “민주화에 박근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명백한 테러였다. 한나라당은 “제1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치 테러”라며 크게 흥분했다. ‘커터 칼 테러’는 언론의 심각한 의제였다.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사회에 ‘테러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몇 달 전 시의원에게 날달걀 투척을 당한 뒤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검찰은 시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는데, 좀 우습지만 여기서도 폭력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읽는다.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의 차이를 내세워 주먹을 앞세우면 마땅히 처벌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폭탄테러’를 둘러싼 보수 우파의 반응은 놀랍다. ‘종북 혐의’를 받는 신은미씨는 재미교포로 북한 평양을 다녀와 책을 내고, 귀국해 북 콘서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종북 콘서트’라는 논란이 진행되자 고3 남학생이 사제폭탄에 불을 붙여 던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그 테러를 막은 곽성준씨는 오른쪽 얼굴과 팔, 목 등에 화상을 입고 붕대를 감고 있다. 남학생은 당연히 구속됐다. 그런데 검사 출신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종북주의자들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고 보다 못한 청년에 대해 일사천리로 법 집행을 하는 게 정상이냐”고 발언했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19살 어린 의사(義士)가 빨갱이를 척결했다”고 옹호했다. 10대에게 얼치기 영웅 의식를 부추겨 ‘한국판 홍위병’이라도 키우겠다는 것인가 싶다. 테러의 피해자인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소위 종북 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발언했다. 200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폭탄테러를 질책하지 않았다. 북 콘서트 참여자들은 신씨나 신씨의 책이 종북 혐의를 받는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그 책은 국보법 등이 지정한 이적표현물도 아니고, 오히려 정부가 선정한 우수 도서다. ‘종북’은 현재까진 일부 언론의 프레임일 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이유로 53년간 국교를 단절한 쿠바와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국제뉴스를 18일 봤다. ‘종북’ 혐의자라며 테러하고 그 테러를 부추기는 한국은 세계의 흐름에 얼마나 뒤처져 있는가.symu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철새의 귀환… 불안한 농심/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철새의 귀환… 불안한 농심/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아침, 저녁으로 철새들이 나는 모습을 본다. 철새 도래지 주변에 사는 덕이다. 미명의 파란 하늘, 저물녘 붉게 타는 하늘을 가르며 나는 새들을 보는 재미가 여간 각별하지 않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장치로도 새들이 벌이는 군무의 아름다움을 넘어설 수는 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철새들이 많이 찾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철새 관련 축제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한데 슬그머니 걱정도 된다. 우리 방역 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비는 하고 있는 건가. 올 초 우리나라는 AI로 홍역을 치렀다. 언론 보도를 토대로 당시 전개 상황을 되짚자면 이렇다. 1월 하순 일부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AI는 손쓸 틈도 없이 전국으로 번졌다. 여기저기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방역 당국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러자 당국은 ‘유력한 용의자’로 철새를 내세웠다. 환경단체나 국제기구, 일부 조류학자의 생각은 달랐다. 질병의 확산에 닭, 오리 등 가금류의 영향이 더 컸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원인 파악은 소홀히 한 채 희생양 만들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콩이나 중국 등에서 AI 발생 사실이 전해지면 흔히 비위생적인 사육 시설을 주원인으로 꼽는다. 한데 이게 한국으로 넘어오면 철새 탓이 된다. 사실 철새가 ‘범인’이 되면 여러모로 편하다. 무엇보다 당국에서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한국에 온 철새가 127만 마리 정도였다는데, 그 많은 새들이 날아다니며 병을 옮기는 걸 방역 당국이 무슨 수로 막겠나. 결국 올 8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철새를 AI 확산 ‘주범’으로 최종 확정했다. ‘가축·사람·차량 등의 이동’ 등에도 주범 못지않은 책임을 지웠다. 겨울 철새가 사라진 7월과 9월, 11월에도 AI가 발생했지만 이번엔 ‘텃새화된 철새’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 철새의 숙주 여부를 가리는 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축산농가뿐 아니라 철새 보호를 위해서도 그렇다. 예컨대 가창오리는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무리가 사실상 종의 전체다. 이들이 AI에 감염되면 한 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의 입장만 염두에 둔 결론은 매우 곤란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데 환경단체나 학계 일부에서는 여전히 정부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올겨울에도 어김없이 철새는 날아들고 있다. 금강, 천수만 등에서 가창오리와 기러기 등이 확인됐다. 특히 가창오리는 지난여름 정부 발표에서 유력한 범인 중 하나로 지목된 철새다. 벌써 AI의 확산 가능성이 수면 아래서 꿈틀대고 있다는 얘기다. 철새들의 남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들을 보려는 탐조객들의 발걸음도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사실 탐조(探鳥)여행은 매력적인 겨울철 여행 아이템의 하나다. 내국인의 국내 여행이 줄어드는 시기에 그나마 지자체들에 관광객을 안겨 주는 효자 노릇을 한다. 한데 정부 판단대로라면 관광객은 철새들이 오가는 곳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한다. 지자체마다 준비한 철새축제도 줄줄이 취소해야 한다. 환경단체 등이 벌이는 철새 먹이 주기 활동은 당연히 엄금해야 한다. 그러자니 적잖은 반발도 예상되는데, 방역 당국이 이를 논리적으로 제어할 방안을 마련해 뒀을지 궁금하다. angler@seoul.co.kr
  • [오늘의 눈] 오차장과 마부장/김소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오차장과 마부장/김소라 문화부 기자

    tvN 드라마 ‘미생’이 인기를 끌자 직장인들이 더 괴로워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상사들은 후배 직원들에게 “장그래처럼 해봐”라고 독려 아닌 독려를 하고, “장그래처럼 일하자”며 역량과 패기를 강조하는 ‘멘토’들의 훈계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현실 속 ‘장그래’들의 표정은 씁쓸하다. 장그래 되기를 요구하는 상사가 사실은 악질의 ‘마 부장’일 수도, 장그래를 고용한 회사가 사실은 계약직을 헌신짝 버리듯 내치는 ‘원 인터내셔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생’은 개인을 짓누르는 부조리한 구조를 현실적으로 묘사했지만, 그 구조를 뒤집는 대신 그 안에서 개인이 살아남으려 애쓰는 모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웹툰으로 연재되던 시절부터 ‘일 중독 사회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받았다. 드라마 ‘미생’의 제작진은 고민 끝에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대로 그려 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불합리한 현실을 뒤집는 판타지 따위는 제거한 채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담담히 그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생’이 개인의 순응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견고한 구조적 모순 아래 좌절하는 개인을 통해 계약직, 워킹맘, 갑을관계 등 현실의 문제들을 어떤 드라마보다도 날카롭게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의 부조리에 굴하지 않으며 후배들을 감싸는 오상식 차장을 통해 개인이 신념을 지키며 조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 때문에 ‘미생’을 보수적인 자기계발서로 이해하는 건 아쉬운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생’을 계기로 “장그래를 뽑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맨’ 출신의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장그래가 있으면 뽑겠다”고 말했다. 새삼스레 스펙 초월 채용, 고졸 채용이 강조된다. 반가운 변화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지금의 노동 현실은 장그래는커녕 안영이도, 오상식 차장도 버티기 힘들다. 심지어 경제부총리의 입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기업이 인력을 뽑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의 단물을 빼먹을지 고민하는 마복렬 부장은 직장의 구조 그 자체다. “장그래를 뽑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장그래를 뽑는 사람이 오 차장인지 아니면 마 부장인지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많은 시청자들이 장그래가 정규직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건 요원한 희망일 뿐임을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sora@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담 미츠키에비치와 폴란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시대] 아담 미츠키에비치와 폴란드/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날씨가 추우면 따끈한 국물이 당긴다. 해외 출장을 갈 때면 그 지역 수프를 먹어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러시아의 ‘보르시’와 폴란드의 ‘주레크’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바르샤바의 작은 호텔 안주인이 손수 끓여 준 ‘주레크’의 맛은 기가 막혔다. 맑은 고기 국물에 채소를 기본으로 고기 조금, 소시지, 완숙한 계란, 귀리를 넣고 다소 시큰한 곰탕처럼 푹 고아 낸 음식은 여독을 말끔히 씻어 주었고, 겨울이면 폴란드를 그리워하는 유전자를 심어 놓았다. 한국에는 폴란드 식당이 없다. 음식뿐만 아니라 폴란드 문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다. 올해 양국 수교 25주년을 맞아 미술 교류전, 재즈 페스티벌 등의 행사가 있었으나 양국 간 문화교류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진 폴란드는 피아노의 시인 쇼팽, 과학자 퀴리 부인과 코페르니쿠스,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를 배출한 나라다. 폴란드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는 정보기술(IT) 발전, 한국 기업의 좋은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40년 넘는 사회주의 경험으로 아직도 많은 폴란드인은 ‘북한’이나 ‘평양’을 먼저 떠올린다. 최근 몇 년 한국문화원도 문을 열고 K팝 인기도 상승하고 있으나,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두 나라는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중국·일본 사이에 있으며 일본의 식민 지배를 극복하고 성장했듯이 폴란드는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있으면서 침략의 역사를 경험했다. 폴란드인들은 자신의 문화와 끈끈하게 연결돼 있고 그 문화를 아주 자랑스럽게 여긴다. 조국의 문화, 모국어, 시, 문학, 음악에 대한 사랑은 폴란드가 나라를 빼앗기고 유럽 지도에서 사라진 123년 후에 불사조와 같이 부활하고, 국권을 회복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소들이다. 이렇듯 정체성이 뚜렷한 폴란드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없으니 아쉽다. 서유럽 국가들이 한국에서 문화원을 운영한 역사는 오래됐고 터키·체코 등도 근래에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폴란드는 아직 문화원은 없고, ‘아담 미츠키에비치 인스티튜트’에서 한국어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고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1798~1855)는 폴란드의 낭만주의 시인이자 독립 투사로, 폴란드 역사상 위대한 3대 시인 중 하나다. 그의 서사시에서 영감을 받아 쇼팽이 작곡한 네 곡의 발라드는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폴란드 문화부는 미츠키에비치의 이름을 딴 기관을 통해 해외에 폴란드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문화원은 2012년 아시아 프로젝트를 기획해 서울아트마켓, 부산국제영화제,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등에 폴란드 예술 작품을 대거 들여왔다. ‘폴스카 컬처’ 블로그에서는 현대 미술, 사진과 건축, 도서와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폴란드로의 즐거운 여행을 선사한다. 한국은 재외 문화원 27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자 재외 문화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밖으로 확산하는 전략과 더불어 외국 문화원을 한국에 유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달 외교부가 동남아 문화원을 착공해 2017년에 문을 연다고 한다. 동남아 문화원을 시작으로 중유럽 문화원, 마그레브 문화원 등을 한국에 유치하는 장기 전략이 세워지면 좋겠다. 외교를 아우르는 열쇠는 문화다. 우리 안에 갇혀 있던 창조성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라도 ‘다른 문화를 탐사하라’는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자. 아담 미츠키에비치, 폴란드를 업고 부디 서울에 오시길.
  • [사설] ‘편린’ 내세워 혼란 키우는 비선실세 논란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의 ‘정윤회씨 동향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秘線) 실세 논란이 전직 장관의 폭로전까지 얹어지면서 점입가경의 혼탁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이 만든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으나 아직 무엇 하나 명확하게 진상이 가려진 게 없는 상황에서 추론과 억측, 주장이 난무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우선 검찰 수사만 놓고 보면 정씨 동향과 관련해 박 전 행정관이 만든 문건, 즉 ‘박관천 문건’은 일단 신빙성이 의심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가는 듯하다. 정씨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비선 실세들과 이른바 ‘십상시 회동’을 가진 장소로 문건에 적시된 서울 강남의 한 중국음식점 사장부터가 회동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그가 정씨나 이 비서관 등과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고, 검찰도 이를 염두에 두고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곧 진위가 가려지겠으나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파문의 밑바탕이 되는 ‘십상시 회동’ 자체가 가공된 첩보라는 점에서 이번 비선 논란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말 불거진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폭로 논란도 따져 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 장관에게 문화부의 국·과장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충 정확한 얘기”라는 말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김종 문체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의 결탁설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는 체육계 적폐 해소에 보다 속도를 내달라는 박 대통령 지시의 취지를 유 전 장관이 왜곡했다고 반박했고, 김 차관은 이 비서관과의 결탁설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공방의 이면에는 지난해 한 태권도장 관장의 자살로 불거진 태권도계 비리 논란과, 정윤회씨와 대한승마협회 간 공방으로 불거진 승마 국가대표 선발 비리 논란, 그리고 문체부 안팎의 인사를 둘러싼 내부 알력 등이 뒤엉켜 있다. 하나하나 옳고 그름을 쉽게 재단할 수 없는, 저마다 양면의 얼굴을 지닌 사안들이며, 따라서 어느 시점, 어느 상황만을 떼어내 한쪽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박 대통령이 어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정씨는 오래전에 내 옆을 떠났고, 동생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면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 것도 성급한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처럼 비쳐질뿐더러 설령 ‘박관천 문건’ 내용이 허구라 해도 그것이 비선 실세의 존재나 이들의 국정 농단 가능성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오히려 찌라시만으로도 나라가 흔들리는 이유가 청와대발 인사의 폐쇄성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마땅하다. ‘박관천 문건’으로 비선 논란이 촉발된 뒤로 지난 열흘 우리 사회의 공방을 보노라면 절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비유를 떠올리게 된다. 저마다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편린’(片鱗)만이 진실의 전부인 양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 이래서는 누구도 진짜 코끼리의 모습을 알 수 없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내세우기보다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때다. 처방은 그 뒤에라도 늦지 않다.
  • [세종로의 아침] 그들이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들이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관중은 “창고에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도 있다. 출판계가 원체 어려워서 그런지 염치없는 일들이 종종 목도된다. 최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개정판 발행을 둘러싸고 벌어진 해당 출판사 간 감정싸움은 보는 이들의 혀를 차게 하고도 남았다. 도서출판 와이즈베리는 지난달 말 샌델 교수의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정의란’를 새로운 번역과 감수, 해설을 보완해 재출간했다. 2010년 처음 이 책을 출간했던 김영사와의 한국어판권 계약이 지난 5월 종료됨에 따라 와이즈베리가 판권을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김영사 측에서 순순히 판권을 넘겼을 리는 없다. 샌델 교수의 책은 국내에 ‘정의’ 열풍을 일으키며 출간 11개월 만에 100만부가 팔렸고 지금까지 123만부가 팔린 밀리언셀러다. 저자인 샌델 교수에게 14억 7600여만원의 인세가 지급됐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지난 2월 저작권사의 재계약 조건 제시 요청을 받은 김영사는 최초 선인세의 10배에 해당하는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판권은 이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한 와이즈베리에 넘어갔다. 이 회사는 2012년 샌델 교수의 또 다른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출간하면서 수억원대의 선인세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정이 어찌 됐든 판권을 넘긴 김영사로서 배가 아픈 것은 당연하다. 와이즈베리가 ‘한국 200만부 돌파’라는 카피에 김영사와 같은 제목으로 한국어판을 내자 김영사는 출판 200만부도 진실이 아니며, 번역도 예전과 대동소이하다는 내용의 메일을 각 언론사에 뿌렸다. “타 출판사가 성공적으로 출판한 책을 거액을 투자해 가져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만의 콘셉트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독자를 향해 출판사 고유의 메시지와 출판 정신을 담으려 했는지 질문하게 된다”는 감정 섞인 발언도 덧붙였다. 와이즈베리는 교육출판전문회사 미래엔의 교양도서 출판부문이다. 미래엔의 전신은 교육 입국의 가치를 내세우며 우리나라에서 주식 공모 형식으로 설립된 최초의 기업, 교과서 출판 역사의 대명사인 대한교과서(1948년 창립)다. 교과서 외에도 순수 문예지인 월간 ‘현대문학’, 어린이 잡지 ‘새소년’을 창간했던 옛 대한교과서의 기업 정신을 이어 간다면 새로운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와이즈베리는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책으로 안전하게 가는 길을 택했다. 이 출판사가 지난 7월 출간한 리처드 와이즈먼의 저서 ‘괴짜 심리학’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2008년 출간한 스테디셀러다. 출판문화계의 선두주자로 오랫동안 군림해 온 김영사의 대응 방식도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고, 수억원을 선인세로 갖다 바친 와이즈베리의 행태도 씁쓸하다. 강단에서는 시장지상주의를 꼬집으면서도 인세 수입을 놓고 한국의 출판사를 저울질했을 샌델 교수도 순수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과연 정의를 논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lotus@seoul.co.kr
  • 박태해 세계일보 문화부장 장애인인권상 수상

     박태해 세계일보 문화부장팀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가 제정한 장애인인권상을 수상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와 (사)유엔인권정책센터가 인권실천 부문, 박태해 부장을 비롯한 김태훈 서필웅 김승환 기자 등 세계일보팀이 인권매체 부문, 경기도 안산시가 기초자치 부문, 전남지방경찰청이 공공기관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으며, 인권실천 부문 및 인권매체 부문 수상자에게는 한국장애인인권상위원회 상패와 상금 각 1000만원, 기초자치 부문은 국회의장상, 공공기관 부문에는 국가인권위원장상이 각각 수여됐다.  한국장애인인권상위원회(위원장 목영준)는 “인권상의 취지와 공익성, 사회적 파급력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수상한 시절 지친 영혼의 이마를 쓸어 주고 맑혀 줄 명약(名藥)은 하나, 문학입니다. 신인 작가 최고의 등용문인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이 시간을 기다려 온 것은 그래서입니다. 어젯밤도 오늘밤도 펜을 내려놓지 못한 채 글밭을 구르는, 치열한 이성과 푸른 감성의 문청(文靑)을 찾습니다. 새해 첫날 한국문단을 들깨울 샛별,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마감 2014년 12월 8일 월요일(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보내실 곳 100-745 서울 중구 세종대로124(태평로1가 25번지) 서울신문사 3층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15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송하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원고 끝에 이름(필명인 경우는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를 적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6
  • 이희호 여사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늦추기로

    이희호 여사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늦추기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 여사 측 관계자는 “의료진이 이 여사의 건강을 고려해 방북을 말리고 있다”면서 “이 여사도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방북을 늦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북 시기에 대해 “일단 겨울이 지난 봄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일러야 3~4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방북 시기를 늦춘 것은 이 여사가 올해 93세로 고령인 데다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이 여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올해 안이라도 방북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인 12월 17일을 전후로 방북할 경우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와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 7명은 지난 21일 개성에서 북측과 이 여사 방북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갖고 육로를 통한 방북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이 여사 측은 1일 이 여사의 입장이 담긴 내용을 북측에 팩스로 통보하고 통일부에도 설명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중·일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청주 선정

    한·중·일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청주 선정

    청주시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한·중·일 세 나라 문화장관은 30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6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동아시아문화도시 간 교류를 비롯해 예술인 교류 및 양성,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지식 공유 및 협력 증진 등 세 나라의 문화 교류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요코하마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3자회담에 앞서 지난 29일 한·중, 한·일 양자회담도 진행했다. 특히 한·중 양자회담에서는 기존 문화부 간 협력을 양국의 문화산업 유관 부처로 확대해 문화분야 협력 체계를 보다 확대하기로 했고 한·중 문화산업 공동연구소 설립 등에 대해 합의했다. 또한 한·일 양자회담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나라가 각각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림픽을 연계한 한·중·일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력, 스포츠 한·일전 등 협력 프로그램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만 문화재 환수를 둘러싼 미묘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일본 측에서 2012년 일본에서 도난당한 문화재의 반환을 요청했고, 한국에서는 양국 간 불법 유출된 문화재는 유네스코 협약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양국 공동의 문화재 반환에 대한 협력기구 구성을 제의했다. 또 오쿠라컬렉션과 조선총독부 발굴 유물 등 일본이 가져간 문화재 6만 7000여점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7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는 내년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단독] “이 여사 방북 인도적 차원… 남북관계 변화 상징적 의미 될 것”

    [단독] “이 여사 방북 인도적 차원… 남북관계 변화 상징적 의미 될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추진은 남북 간 2차 고위급회담 접촉 결렬 이후 가장 무게감 있는 남북대화의 이슈다. 무엇보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이 여사의 방북 추진을 향한 국내외적 관심은 더욱 커졌다. 개성에서 진행되는 남북 간 관련 실무협의를 하루 앞둔 20일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은 차분히 방북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대중평화센터를 찾아 방북 준비 상황을 청취하는 등 동교동계도 이번 방북을 주시하고 있다. 이 여사는 오는 25일 오전 서울국립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실무협의 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여사 방북이 가시화되는 것과 관련해 “남북 관계 변화를 위한 상징적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인 김 전 장관은 이 여사가 방북 의사를 처음 밝힌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접견에 배석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 방북이 꽉 막힌 남북 관계의 물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여론도 있다’고 하자 “(우리도) 희망 사항이다. 북측과 방북 협의를 진행하다 보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방북 협의에는 통상 7~10일 정도가 걸린다”면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의 협의 과정도 비교적 원활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순수한 인도적 지원 차원으로 봐 달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자신의 입을 빌려 “인도적 지원의 이번 방북이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계시다”며 이 여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이 여사 측은 2000벌 이상의 목도리를 갖고 방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대중평화센터 인사들로 이뤄진 민간단체 ‘사랑의친구들’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1500벌과 2800벌의 목도리를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북에 보낼 목도리 제작에는 자원봉사자 50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사랑의친구들 측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이 이 여사 방북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다. 북측이 “열렬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여사에 대한 예우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북한으로서는 이 여사 방북을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완화하는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도 주목된다. 김 전 장관은 “(접견 가능성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실무접촉에는 김 전 장관과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이정원 사랑의친구들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심심할 권리, 멍 때릴 권리/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심심할 권리, 멍 때릴 권리/황수정 문화부장

    경기도 버스 안에는 텔레비전이 붙어 있다. 하루 평균 423만명이 그 버스들에 설치된 TV를 본다는 집계를 본 적 있다. 그러나 그건 온전한 진실이 아니다. 승객들은 TV를 보고 싶어 보는 게 아니라 보기를 ‘강요’당한다. 앞뒤 출입구와 운전석 뒤까지, 어디 한번 안 볼 재간 있거든 해 보라는 태세로 TV 화면들이 버티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강렬한 전자파의 자극을 무시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대면하는 화면에는 역시나, 쓴 입맛이 다셔진다. 온라인 화제 영상, 공중파에서 방영된 오락 프로그램 재탕 장면 등이 맥락 없이 스팟 광고처럼 스쳐가기를 무한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승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화면에 의미 있는 시선을 던지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눈먼 예산을 얼마나 밀어넣었을까, 어쩌자고 저런 요령부득의 아이디어를 냈을까. 경기도의 의도는 앞으로도 계속 궁금할 것 같다. 경기도의 씀씀이를 타박하자고 꺼낸 얘기는 아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머릿속을 비워 내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다. 그래서 작정하고 휴대전화를 무음 모드로 돌려놨을 때라면 경기도 버스는 ‘최악’이다. 얼마 전 서울시청 앞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 화제였다. 백주대로 옆 잔디밭에 매트를 깔고 앉아 누가 더 멍해질 수 있는지를 겨룬 별난 게임이었다. 최연소 참가자였던 9세 꼬마의 압도적인 승리는 어쩌면 당연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모양의 트로피를 받아든 꼬마는 “힘들 때면 저절로 멍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 시대 평균치의 성인들이라면 힘들고 복잡한 일 앞에서 머리가 비워지지 않는다. 속도전에 과잉 노출된 우리에게 뇌의 여백을 조절하는 기능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회를 제안한 30대 예술가는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다가 뇌가 피곤해져 자신도 모르게 멍해지는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말했다. 그러나 수정돼야 할 얘기다.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언제부턴가 멍해질 여유 자체가 없다. 24시간 분초를 다퉈 제 존재를 확인시키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멍해질 수 있는 자기조절 능력을 빼앗겼다. 뾰족한 대안이 없음에도 그런 위기를 경고하는 책들은 쉼 없이 쏟아져 나온다. 경고의 요지는 한결같다.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으로 뇌가 고주파 신호 자극에 노출되면 전두엽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전두엽의 발달이 누구보다 중요한 청소년들에게 그 치명성이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모두가 얼마나 ‘멍 때리기’에 갈증나 있는지는 텔레비전 앞에서 확인된다.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인 tvN의 화제작 ‘삼시세끼’는 심심함이 최고의 미덕으로 연결된 프로그램이다. 고정 출연 배우 이서진은 시골집 마당에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달걀을 부쳐 먹고, 텃밭에다 푸성귀를 가꾸고, 거친 밥상을 차린다. 속도전에 가담하지 않아도 탈없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위안을 찾는다. 수다 없이 심심하고 느린 화면 앞에서 모처럼 멍 때릴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다. 우리 뇌는 무언가를 생각할 때 1초에 10만 회의 화학작용을 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1분만 들여다봐도 뇌가 600만 회의 노동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순간에도 노트북 옆의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뉴스 속보가 날아온다. 심심해지고 싶다. 당장 내일이라도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 버스에서 TV가 치워졌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sjh@seoul.co.kr
  • 北 “이희호 여사 방북 열렬히 환영”

    北 “이희호 여사 방북 열렬히 환영”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대해 “열렬히 환영한다”는 뜻을 전해 왔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가 커지는 가운데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대외적 유화 메시지 전달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여사 방북 관련 실무접촉을 위해 21일 개성을 방문하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초청 의사를 밝혔다”며 이 같은 메시지는 실무접촉 협의 과정에서 팩스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는 전 영부인으로서 위상이 있고,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하기도 했다”며 “북에서도 이 여사에 대한 예우에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여사가 방북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면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 방북 목적과 시기 등을 보고 이번 방북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 여사의 방북 승인 기준과 관련, “(북측과의) 방북 협의 관련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부고]

    ●이용현(사업)용대(사업)씨 부친상 해균(전 서울신문 사업국 자원개발팀 부장)씨 형님상 16일 강원 평창군 보건의료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33)330-4878 ●강신돈(영락교회 장로)씨 부인상 성희 지훈(미국 LA IM교회 전도사)씨 모친상 박성민(T글로벌 사장)씨 장모상 17일 서울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30분 (02)2072-2014 ●구본준(한겨레신문 문화부 차장)씨 별세 오은정(천안시향 오보에 부수석)씨 남편상 구정은(경향신문 국제부 차장)씨 오빠상 12일 이탈리아 별세, 빈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02)2227-7500 ●허정(자영업)본(엠토우 이사)창주(서라벌대 교수)씨 모친상 박기철(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김문국(고려신용정보 부장)씨 장모상 박선아(고려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씨 외조모상 17일 칠곡경북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53)200-2502 ●박정범(해양상선·신항국제물류 대표이사)씨 별세 17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발인 19일 오전 5시 30분 (051)711-1455 ●장호석(현대증권 종합투자실장)씨 부친상 17일 의정부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31)871-4444 ●정경원(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씨 모친상 16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64)742-5000 ●문태성(약사)태복(전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장)태엽(공인중개사)씨 모친상 17일 경희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958-9545 ●이봉용(대웅제약 연구본부장)씨 부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410-6915 ●김순현(예비역 육군 소장)씨 별세 남(충북대 교수)현(범산 대표)씨 부친상 김시중(서강대 교수)씨 장인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92 ●이흥석(군인공제회 전략기획팀 과장)씨 부친상 17일 충남 홍성의료원, 발인 19일 오전 8시 30분 (041)630-6241 ●신호철(IBK투자증권 준법감시인 상무보)호경(화가)씨 모친상 진종한(변호사)씨 장모상 17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2001-1081 ●정철영(U북 대표)선재(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차장)우영(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사)씨 부친상 박래용(경향신문 편집국장)씨 장인상 임진영(연세대 강사)씨 시부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2227-7577
  • 전병헌·이정현·주현미 등 ‘서울 석세스 대상’

    전병헌·이정현·주현미 등 ‘서울 석세스 대상’

    서울신문과 서울신문STV는 오는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2014 서울 석세스 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석세스 대상은 한 해 동안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이룬 기업이나 단체, 개인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 정치대상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치혁신대상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광역단체장대상은 권영진 대구시장, 기초단체장대상은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과 공재광 경기 평택시장에게 돌아갔다. 경제부문에서는 서울우유(식음료대상), KB국민카드(카드대상), 그래미(사회공헌대상), 그렉노먼(스포츠의류대상), 미래제약(제약대상)이 선정됐다. 문화부문에서는 가수 주현미(문화대상), 휘성(가수대상), 마마무(신인가수대상), 바다(뮤지컬대상), 소프라노 강혜정(성악대상)과 프로축구 전북현대모터스(스포츠대상)가 상을 받는다.
  • [사고] 서울신문 신춘문예 12월 8일 마감합니다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마감 2014년 12월 8일 월요일(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보내실 곳 100-745 서울 중구 세종대로124(태평로1가 25번지) 서울신문사 3층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15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송하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원고 끝에 이름(필명인 경우는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를 적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6
  • [오늘의 눈] 나의 독재자, 그리고 우리의 독재자/박록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나의 독재자, 그리고 우리의 독재자/박록삼 문화부 기자

    설경구 주연의 영화 ‘나의 독재자’는 애잔합니다. 산업화 시대와 신자유주의 시대를 각각 살아온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둘 다 시대의 복판은커녕 끄트머리 변방에서 서성였던 이들입니다. 주변부에서 기신기신 사는 삶에 무슨 사회적 금기가 있었겠습니까. 당시로서는 ‘때려잡아야 하는’ 증오와 타도의 대상인 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연기해야 하는 일임에도 무명배우 아버지는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픈 들뜬 마음 앞에 ‘레드 콤플렉스’ 같은 게 들어올 겨를이 없었죠. 아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다단계 자석요를 팔면서 한탕이나 노리다 사채업자들에게 쫓겨다니는 부초 같은 삶을 삽니다. 아들은 자아분열, 과대망상증에 걸린 아버지를 처음에는 지긋지긋해하다가 나중에는 연민을 보내고, 결국 연민을 넘어서는 깊은 부성애를 확인합니다. 영화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아버지와의 갈등은 자식의 성장과정에서는 ‘필수’ 통과의례입니다. 엄한 아버지가 쳐 놓은 인식과 행동의 울타리는 사실,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 머리 굵어진 자식들은 가능한 한 스스로 판단하고 싶어 합니다. 혹은 일부러 비뚤어지면서라도 아버지의 기준을 벗어나려 애씁니다. 자식에게 아버지란 늘 ‘독재자’ 같은 존재이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죠. 독재를 용납하지 않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가깝운 듯합니다. 훗날 돌이켜보면 아버지를 부정하려 애썼던 그 갈등과 투쟁의 시간들이 자신을 훌쩍 성장시켰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자식에게 흔적을 남겨 줍니다. 그렇다고 아버지와 제대로 화해하지 못한 채 영영 헤어지는 건 두고두고 한으로 남을 일이겠지요. 틈날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눈물 지을 일이 많아집니다. 물론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해 그의 자장 안에 머물며 사는 자식들 또한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아버지의 독재’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건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자식 관계가 아닌 사회 속에서 이뤄지는 ‘독재-반민주’는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아버지가 그어 놓은 금 안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오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곤 했던 대통령입니다. 요즘에는 레이저가 떨어졌는지 주로 호통을 치는 것 같습니다. 대북심리전의 상징과 같은 김포 애기봉 등탑이 철거되자 “왜 없앴냐”고 호통을 쳤고, 그러자 정부는 곧바로 새로 더 크게 세우기로 했습니다. 또 말 한마디로 국회의 합리적인 개헌 논의를 중단시키려 합니다. 대통령을 ‘닭’으로 표현한 화가의 그림은 전시가 거부됐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대북 삐라 보내기’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라며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래 놓고 국무총리는 국회에 나와 “우리 사회에 표현의 자유가 너무 지나치다”는 식의 반헌법적 발언을 버젓이 합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꼬투리를 잡아 정당을 해산시키려는 파렴치함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대한민국 사회에 ‘우리의 독재자’가 존재함이 분명합니다.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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