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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철수 서울시의원, 전농7구역 학교-문화부지 조속 착공 촉구

    전철수 서울시의원, 전농7구역 학교-문화부지 조속 착공 촉구

    표류중인 전농7구역 학교 및 문화부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전농7구역 학교 및 문화부지는 매선거마다 명문고 유치와 문화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제기되었던 곳이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1)은 지난 2일 개최된 제277회 정례회 기간 중 도시재생본부 1차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전농7구역 학교 및 문화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불일치한 행정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전철수 의원은 “지난 1월 행정2부시장은 전농7구역 학교부지 일대는 학생 수 감소 추세로 학교설립이 어려우므로 학교 이외 시설을 제안 요청하였고, 5월 박원순 시장은 학교이전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여 서울시가 다른 의견제시로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의원은 “현재 동대문구민이 간절히 원하는 강북지역의 교육환경 개선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우수고교 설립 및 교육문화센터 조성은 2016년 이후 답보상태로 수년째 버려진 공터로 남아 있어 잡초와 수풀로 우거져 지역을 더 슬럼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전철수 의원은 “재개발로 인근 2천4백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섰고, 16,900㎡ 면적의 서울시내의 최적의 요충지 임에도 방치된 전농7구역 학교 및 문화부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과 지역주민들과 서울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검토해달라”를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여성 1호 영화감독·디자이너 인생승리 분투 기록

    대한민국 여성 1호 영화감독·디자이너 인생승리 분투 기록

    박남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노라노 우리 패션사의 시작/박남옥·최효안 지음/276쪽·216쪽/1만 4000원·1만 2000원역사는 승자, 대부분 남성들의 기록이다. 그 탓에 도전적이고 재능 있는 여성들의 씩씩한 발걸음은 주목받지 못했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에서 승자가 되었던 여성들의 생애를 돌아보는 건 조금 더 완전한 역사에 가닿는 길이다. 출판사 마음산책이 ‘우리 여성의 앞걸음’이라는 주제로 각계각층에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의 인생사와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기는 시리즈를 펴낸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과 한국 최초의 패션쇼를 개최한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의 삶을 담은 책 두 권을 펴내며 문을 열었다. ‘박남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은 32세에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갓난아기를 업은 채 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엔 기저귀 가방을 들고 영화판에서 악전고투한 박남옥의 자서전이다. 단 한 편의 영화 ‘미망인’을 남기고 사라진 박 감독은 1997년 서울영화제에서 ‘미망인’이 재개봉되면서 대중에게 존재를 알렸다. 이후 임순례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생존’을 통해 미국에서의 생활이 공개됐지만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그는 지난해 4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아흔다섯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박 감독이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약 3년에 걸쳐 쓴 자필 원고를 딸 이경주씨가 그러모으고 손수 타이핑한 것을 정리해 세상에 내보인 것이다. 학창 시절 투포환 선수로 활약하며 3년 연속 한국 기록을 고쳐 쓴 이야기부터 신문사 문화부에서 영화평을 쓰던 이야기, 영화 촬영소에서 본격적으로 영화 일을 배우고 영화계 사람들과 밤을 지새운 추억까지, 일생에 걸친 박남옥의 분투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 패션의 첫 장을 연 노라노(본명 노명자)는 국내 최초 패션쇼 개최, 국내 최초 기성복 도입, 국내 최초 전속 영화 의상 디자이너 등 ‘최초’의 기록을 독점한 패션 디자이너다. ‘노라노 우리 패션사의 시작’은 기자 최효안이 노라노를 2007년 처음 만난 이후 약 10년간 그를 관찰하며 취재한 결과물이다. 크게 4부로 구성된 책은 가세가 기울어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 여성 최초로 미국으로 패션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 귀국 후 의상실을 개업하며 퍼스트레이디와 영화배우들의 의상을 제작하고 미국 백화점에 진출해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패션 디자이너로서 유감없이 역량을 발휘했던 그의 삶이 담겨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지원 “홍종학 부인이 문체부에 ‘자리 내놓으라’고 괴롭혔다”

    박지원 “홍종학 부인이 문체부에 ‘자리 내놓으라’고 괴롭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2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홍 후보자 부인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자리를 내놓으라’며 굉장히 괴롭혔다고 한다“고 밝혔다.박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후보자 부인이 문체부에다가 자신이 무슨 발레인가를 했다고 말했다는데, 이런 것들이 지금 터져 나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홍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두고 “저도 홍 후보자를 좋아했고 저하고도 비교적 가까운 분이지만, 시민운동학자로서 너무 표리부동하다.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 과정을 통과할 가능성에 대해 “안 되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설득해서 자진사퇴를 시키든지, 임명취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청문회에서 문제가 되고, 그대로 임명을 강행해 버리면 오만으로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인과 관련된 의혹을 부인했다. 홍 후보자는 “박 대표님을 잘 아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문화부에서 ‘그런 일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왜곡된 보도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다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기자들이 자진사퇴 의사를 묻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사주조합장 박록삼 선출

    서울신문 사주조합장 박록삼 선출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은 27일 박록삼(46) 온라인뉴스국 나우뉴스부장을 제11기 우리사주조합장으로 선출했다. 박 신임 조합장은 1999년 입사해 정치부, 사회부, 문화부 등에서 근무했고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한국기자협회 수석부회장, 한국신문윤리위원 등을 지냈다.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해 2년간이다.
  •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피해자 증언 등 기록 2774건 ‘분담금 2위’ 日, 저지 총력전 2019년부터 의견 갈리면 보류이번에 실패땐 원천 좌절 우려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놓고 동아시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회의에서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가 끝나고 결과 발표만 남아 ‘한·중·일 역사전쟁’이 다시 가열될지 주목된다. 세계기록유산은 한 국가를 넘어 세계사와 세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자료, 인류 역사의 특정한 시점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 4건에 대해 심사를 받는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위안부 기록물이다. 한국·중국·일본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가 연대해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자 증언 기록, 일본의 위안부 운영을 증명하는 사료, 피해자 조사 자료 등 2774건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은 위안부 기록물 등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10월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에 이어 위안부 기록물까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면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최근 탈퇴한 미국(22%) 다음으로 많은 유네스코 분담금을 내는 일본(10%)은 유네스코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2015년 당시에도 “난징대학살은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하며 2016년 말까지 39억엔(약 390억원)에 달하는 분담금 지원을 연기했다. 또 당시 중국이 제출한 서류는 공개되지 않고 일본에 의견 표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유네스코는 지난 1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제도 변경을 결정했다. 사실관계나 역사 인식에서 의견이 갈리는 안건은 의견을 조율해 공동신청을 하거나 정리될 때까지 심사를 보류하도록 했다. 유네스코는 또 난징대학살 등록을 결정한 이리나 보코바 사무국장 대신 프랑스 문화부 장관 출신의 오드레 아줄레 총장을 새롭게 뽑았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차기 사무국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여를 하고 새로운 심사제도가 영향을 준다면 정치적 안건의 등록은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난 24일 보도했다. 유네스코의 새로운 심사제도는 2019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일본이 이번에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막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심사에서는 아예 원천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산케이신문은 위안군 기록물이 등재될 경우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탈퇴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존호, 시호, 휘호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을사늑약 이후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차관을 국민 모금을 통해 갚고자 한 국채보상운동 관련 수기, 언론, 정부 기록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우리나라는 2015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와 ‘유교책판’이 등재되면서 지금까지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개와 사람의 나날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개와 사람의 나날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남도 출장길에 한 시골 마을에서 우편집배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마 주변 길을 묻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듯싶다. 어떤 때 가장 힘드냐고 물었더니 뜻밖에 그는 개에게 물릴 때라고 했다. 그런 일들이 다반사란 것이다. 농번기엔 농가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우편물은 놓고 가야 하니 불문곡직 집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성질 나쁜 개라도 만나면 영락없이 물린다는 것이다. 요즘 시골엔 농사꾼만 살지 않는다. 도시에서 귀농한 이들도 많다. 산짐승을 경계하느라 개를 키우는 집들도 꽤 많아졌다. 대개는 덩치가 큰 맹견들이다. 직업상 이런 집들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거품 물고 짖어 대는 맹견을 보자면 흉기와 마주하고 있다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그럴 때마다 나를 지키기 위해 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지난 2009년에 ‘애견가에게 고함’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로부터 얼추 10년이 지났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무엇보다 애견 인구가 늘었다. 1000만명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개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는 듯하다. 요즘은 개라고 하지 않고 반려견이라 높여 부른다. 그러나 달리는 자전거를 보면 달려드는 개의 습성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애견가들의 인식도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이웃들에게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는 건 여전하다. 아파트 옆집 개가 밤새 짖어도, 개똥이 너저분하게 깔린 동네 길을 산책하는 것도 이젠 일상이 됐다. 여기에 더해 이젠 목줄까지 채우려 들지 않는다. 주변 상황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건 그 상황을 즐긴다고밖에 볼 수 없다. 누군가 핏불테리어를 50m짜리 줄에 묶은 채 당신 옆에서 산책을 즐긴다고 상상해 보라. 그 개 때문에 당신의 어머니가 한쪽 다리를 자르고, 이모가 숨졌다고 생각해 보라. 사소한 부주의를 의도적으로 즐긴 이들에게 극도의 적개심을 갖지 않겠나. 주변에 개를 키우는 지인들이 많다. 자신의 개와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많이 아끼고 의지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너른 공간으로 나오면 자유롭게 뛰어다니도록 놔두고 싶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 너른 공공의 공간은 개를 위한 곳이 아니다. 나와 내 이웃, 그리고 우리의 자녀와 가족이 우선인 공간이다. ‘사람을 물지 않는’ 애견가의 개는 이를 즐길 ‘당연한’ 권리가 없다. 앞으로 반려견 숫자는 더 늘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개와 더불어 사는 법을 잘 만들어 둬야 한다. 핵심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책임과 징벌의 강화, 그리고 관련 법의 빠른 제정과 시행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현행법상 ‘최대 2년 이하의 금고’라니. 그건 처벌이 아니라 면박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애견가들의 감정을 건드려서도 안 된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면 자칫 법 제정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인재’ 운운할 게 뻔한 일들이 지금 눈앞에서 흘러가고 있다. 서둘러 매조지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일들조차 또 ‘인재’가 되고 만다. angler@seoul.co.kr
  •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선언시 무력 사용할 것”

    스페인 “카탈루냐 독립선언시 무력 사용할 것”

    “자치정부 존속시키겠지만 경찰지휘권만 박탈” 분리독립 문제를 두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무력 충돌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이니고 멘데스 데 비고(61) 스페인 교육문화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카탈루냐가 분리주의자들의 주장대로 독립을 선언하거나 중앙정부의 직접통치를 거부할 경우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물리력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멘데스 데 비교 장관은 “폭력행위를 원치 않지만 정부는 반드시 법이 준수되도록 해야 한다”며 “법을 지키지 않고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카탈루냐 자치경찰을 통해 법질서를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가 독립선언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자치권을 몰수하고 직접 통치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이달 1일 열린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독립선언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자신들의 계획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면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라호이 총리의 오른팔로 알려진 멘데스 데 비고 장관은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의 기능을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지방자치를 복원하려는 것으로 지금으로서는 카탈루냐 자치경찰을 지휘하는 이들을 중앙정부의 내무부에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소스 데스콰드라’라는 자치경찰 기관은 1983년 스페인과 카탈루냐가 체결한 지방자치 협약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이번 주민투표 기간에는 투표소를 감시하는 역할이 주어졌지만 일부 경찰관들은 투표소를 폐쇄하려는 중앙정부 병력과 충돌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진위 신임위원 7명 선임

    문화체육관광부가 2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던 영화진흥위원회 신임 위원 7명을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영진위는 조만간 신임 위원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임 위원으로 선임된 영화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동생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를 비롯해 강원숙 프로듀서, 김영호 촬영감독, 김현정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 모지은 영화감독, 조영각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 주유신 영산대 게임영화학부 교수다. 신임 위원들은 이날 도종환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임기는 2019년 10월 22일까지 2년이며 비상임이다. 현행 규정상 영진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9인으로 구성하게 돼 있어 문체부는 1명을 추가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위원들은 오는 31일 첫 회의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위원장 공모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의 후보를 압축하면 이 가운데 한 명을 문체부 장관이 신임 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문체부는 이번 인선 과정이 영화계 추천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으며 영화 예술 및 산업 등에서의 전문성과 경험, 성과 연령 등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문화 이벤트 과잉의 시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문화 이벤트 과잉의 시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전국적으로 약속이나 한 듯이 각종 문화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 줄 알았더니 이젠 아닌 모양이다. 차분하게 책을 읽으며 나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가만두질 않는다.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부터 부산 바다미술제, 청주 공예비엔날레, 경기 도자비엔날레, 제주 비엔날레 등 격년제로 열리는 굵직한 비엔날레 성격의 행사들에 이어 각 도시와 지자체가 주관하는 크고 작은 문화 행사들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지역의 문화 행사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부터지만 최근 들어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우후죽순 격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문화 이벤트 강박증을 가진 것 같다. 왜 없어도 그만인 그저 그런 문화 행사들이 그렇게 많이 열리는 것인가. 겉으로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높이고 문화 복지를 실현하는 행사라고 내세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체장의 업적 쌓기를 통한 문화 정치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된 전시를 할 만한 조직과 예산도 없이 철저한 준비와 노력도 없이 흉내만 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흉내도 제대로 내면 감사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기대를 갖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면 역시나 실망만을 안겨 준다. 차라리 없었으면 좋을 조형물들이 자연 풍광을 해치며 거북하게 자리 잡고 있거나 지역 작가 우대 차원에서 내준 공간에 학예회 수준의 작품이 마구잡이로 걸려 있기도 하다. ‘국제’가 붙은 행사에는 외국 작가라고 초대를 하지만 그 정도의 작가는 국내에도 많은데 왜 굳이 돈 들여서 초대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앙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문화 행사를 보라. 문제는 문화를 빙자한 이벤트성이 강하다 보니 이렇게 많은 행사가 열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진정한 감동을 안고 가기보다는 헛헛한 가슴으로 행사장을 떠난다. 이런 행사에서 예술가들은 뒷전이고 행사를 기획하는 몇몇 전문가 집단과 이벤트 기획사들이 얼마 되지 않는 수익을 챙기는 형국이다. 그 많은 행사가 전국적으로 쏟아지건만 일부 스타급 예술가들을 제외하고는 예술가들은 여전히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야단이다. 창작준비금 지원이나 예술인 파견 지원 등 창작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다고 하지만 그림의 떡이 되기 일쑤다. 신청 절차와 행정 처리 방식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아예 포기하고 몸으로 때우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예술인 직거래 장터라는 것도 말뿐이지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이런 열악한 상태에서 작가적 자긍심을 갖고 창작에 몰두하기는 어렵다. ‘문화’라는 이름을 빌려 공중에 물거품처럼 부서지는 돈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예술인 복지는 문화 이벤트 공급 과잉 속에서 벌어지는 이 불균형의 해소 방안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lotus@seoul.co.kr
  • [커버스토리] 1% 예산 놓고 쪽지·밀당…“국회 가면 쩐쟁 아닌 정쟁”

    [커버스토리] 1% 예산 놓고 쪽지·밀당…“국회 가면 쩐쟁 아닌 정쟁”

    연말이 다가오면 국회는 ‘예산 정국’으로 뜨거워진다. 여야 의원들은 국회의 막강한 권한인 예산 심의·확정권을 쥐고 각 정부 부처와 기획재정부가 머리를 맞대 작성한 예산안을 심사한다. 자신의 지역구에 민원성 예산을 끌어다 주는 ‘쪽지예산’ 문제도 매년 이맘때쯤 불거진다.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야 의원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며 국회의사당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 경우도 흔했다. 그렇다면 과연 국회의원의 손으로 뒤바뀌는 예산안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사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 또는 증액되는 건 1% 내외로 전체 예산 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국회의원의 권한이 막강하다 하더라도 공무원 인건비나 계속 사업비 등 매년 일정 수준 반복되는 예산은 사실상 손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국회의원이 막판까지 밀고 당기기를 하는 건 주요 이슈나 국정과제,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등 일부 분야 예산에 국한돼 있다. 기재부의 한 서기관은 “얼마나 뒤집히는지는 결국 통계로 나오는 것인데 실제 기재부 담당자들도 체감 액수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국회에서의 대결은 예산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명분 싸움”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추진 등 혼란한 국정 상황 속에서도 정부 최초로 400조원이 넘는 규모로 국회를 통과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등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업에 대한 감액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여야 합의에 따라 누리과정 예산의 국비 지원 규모가 8600억원 증액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년도 예산보다 14조 3000억원 증가했던 정부 제출 예산안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1505억원이 순감액되는 데 그쳤다. 2016년도 예산은 누리과정 지원이 ‘뜨거운 감자’였다. 이에 대한 국고 지원 문제 등을 두고 여야 대치가 장기간 이어졌다. 또 총선을 앞둔 19대 국회 마지막 예산 심사였던 까닭에 지역 선심성 쪽지예산이 대거 처리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전년도보다 11조 3059억원 증가한 정부 제출 예산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3062억원 순감액됐다. 2015년도 예산은 담뱃값 인상이 화두였다. 당시에도 여야는 기나긴 ‘예산전쟁’을 진행했지만 결론적으로 전체 예산 규모는 정부안에서 6000억원가량이 줄어든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매년 예산철마다 여야의 정쟁으로 국회가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적절히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주요 이슈와 관련된 예산에만 여야가 ‘전투력’을 집중하다 보니 심사가 한정된 분야에서만 이뤄진다는 얘기다. 특히 국회는 예산 삭감 권한만 가질 뿐 증액을 하고자 할 경우 기재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 예산 심사가 수박 겉핥기에 그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과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의원을 보좌했던 국회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국회가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것 같지만 지역구 예산 때문에 재정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실제로는 기재부 예산실장 등 고위직의 위상이 더 높다”고 말했다. 미국은 예산편성권을 의회가 행사하고 정부가 제출하는 예산안은 의회의 예산 심의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프랑스도 사업별 지출 규모를 변경하지 않는 수준에서 세부 예산을 조정할 권한을 의회에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국회의 적극적인 예산조정권을 인정하면 ‘선심성 지역구 예산’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현 제도에서도 매년 선심성 쪽지예산 논란은 반복된다. 또 실질적으로 예산 관련 전문성을 갖춘 국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회 전문위원실이나 예산정책처조차도 기재부의 도움 없이는 예산을 독자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각 상임위원회의 예산심사 권한을 강화하고 예산결산특위를 일반 상임위화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현행 헌법을 고치지 않고도 국회의 자율적인 예산조정권을 일부 인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함께 이뤄질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실질적인 예산심의권 강화를 위한 논의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소속 공무원은 “제도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예산을 바라보는 국회나 공무원들의 시각”이라면서 “정부 예산을 여야의 정쟁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국회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씨줄날줄] 위기의 유네스코/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기의 유네스코/이순녀 논설위원

    “위기의 시기에 우리가 할 일은 유네스코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를 개혁하고 지지하는 것이다.”지난 13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이사회의 사무총장 결선투표에서 새 수장에 선출된 오드레 아줄레(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일성은 비장했다. 유력한 상대 후보였던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카타르 문화부 장관을 단 2표 차로 누르고 승리한 기쁨을 앞세우기엔 당장 유네스코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투표 전날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공식 발표했고, 이스라엘도 동반 탈퇴 의사를 밝혔다. 현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수장인 그는 다음달 10일 취임하자마자 조직의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유네스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설립된 유엔 산하 교육문화기구다. 인종, 성별, 언어, 종교의 구분 없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보장된 기본적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교육, 과학, 문화를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인류 평화와 보편 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각국의 역사 해석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사례가 늘면서 협력은 뒷전으로 밀린 채 치열한 외교 각축의 장이 돼버렸다. 유네스코는 195개 회원국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데 미국이 22%로 가장 많고, 일본 9%, 중국 7.9% 순이다. 분담금이 많은 나라들은 이를 빌미 삼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벌이고, 이게 여의치 않으면 실력 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은 1984년 유네스코가 소련 친화적이고, 운영이 방만하다는 이유로 탈퇴했다가 2002년 재가입한 전례가 있다. 오바마 행정부도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는 것으로 분풀이를 했다. 일본은 중국 난징 대학살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지난해 분담금 납부를 끝까지 미뤘다. 올해도 한국과 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담금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이 탈퇴하고, 일본의 불만이 커지면서 3위 분담국인 중국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소프트 파워를 확장하기 위해 역할을 늘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래저래 강대국에 휘둘리는 유네스코의 불안한 위상을 새 사무총장이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아줄레 前프랑스 문화부 장관, 유네스코 새 수장에

    아줄레 前프랑스 문화부 장관, 유네스코 새 수장에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곤경에 처한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신임 사무총장에 오드레 아줄레(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선출됐다.아줄레 전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유네스코 이사회의 6차 결선 투표에서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카타르 문화부 장관을 30대28, 두 표 차로 제쳤다. 아줄레는 오는 11월 10일 195개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참석하는 총회 투표에서 인준되면 첫 여성 수장인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에 이어 유네스코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다. 아줄레는 1961~74년 총장을 역임했던 르네 마외 이후 프랑스인으로는 두 번째로 기구를 이끌게 됐다. 유대인인 아줄레의 아버지는 모로코 왕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자문역이었다. 이 덕분에 아줄레도 아랍 지역에 ‘연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앞서 지난 11일 내년 말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은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조직의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며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색’하는 나라가 있다.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 방침을 밝히자 중국은 더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는 등 유네스코 활동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유네스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중국은 회원국과 협력해 유네스코에서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7.9%)은 미국(22%), 일본(9%)에 이어 유네스코의 3번째 기금 분담국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웨인스타인/홍지민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웨인스타인/홍지민 문화부 차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큼 미국을 시끄럽게 하는 인물이 하비 웨인스타인이다.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다. 생소하지만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이야기를 꺼내면 ‘아, 이 영화 봤어’ 하고 말할 정도의 거물급이다. 오스카상 7관왕에 빛나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비롯해 수많은 명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보통 제작자는 감독이나 배우와는 달리 은막 뒤에 가려져 있어 좀처럼 이름을 알리기 쉽지 않은데 그는 요 며칠 새 단숨에 대중적으로 악명을 떨치게 됐다. 그가 오랫동안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애슐리 주드를 비롯한 여배우, 회사 여직원 등 30여명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5일 뉴욕타임스가 폭로하면서다. 이후 앤젤리나 졸리, 귀네스 팰트로, 레아 세이두 등이 신인 시절 겪었던 불쾌한 일을 잇따라 폭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평소 웨인스타인이 페미니즘을 지지·지원했고, 관련 작품도 여러 편 제작했던 터라 현지에서의 배신감과 분노는 눈덩이처럼 굴러가고 있다. 절친으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함께 작업했던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도 절교 선언이나 다름없는 비판 물결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에게 기부받은 정치자금을 돌려주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정치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사태가 악화하면서 웨인스타인은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에서 쫓겨났으며,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작품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그의 부인조차 그를 떠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패가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웨인스타인 논란은 수년 전이라면 우리 입장에선 해외 가십, 토픽 정도에 그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더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 문화 예술계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성적 착취에 대한 문제 제기와 폭로가 잇따랐다.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여배우는 당초 고지됐던 것과는 다르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며 김기덕 감독을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그는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해 국제 영화제에서 수차례 상을 받았던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크고 작은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지자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만간 영화계를 아우르는 성폭력 대응 기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김 감독 고소 건 등과 관련해 4년 전 일을 왜 이제서야 폭로하느냐는 반응도 많았다. 앞서 비슷한 소송이 진행됐을 때에도 일부에서는 그런 인식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태평양 건너 그 쟁쟁한 배우들도 20년이 지나서야 옛일을 하나둘 꺼내는 것을 보면 용기 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곱씹게 된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될 때의 수치심이나 또 자신이 쌓아 올린 이미지에 해가 된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배우가 된 이들도 그러할진대 약자의 입장에선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웨인스타인에 대한 비난도 봇물이지만,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들의 용기에 대한 격려도 쏟아지고 있는 점에 눈길이 간다. 우리는 어떠했을까. 누군가가 어렵사리 용기를 냈을 때 색안경을 끼지는 않았을까. 용기를 내야 사회가 알 수 있다. 사회가 알아야 바뀐다. 그러나 무작정 용기를 내라고 하기에 앞서 용기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 용기를 냈을 때 박수를 쳐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icarus@seoul.co.kr
  • 올해 노벨문학상도 ‘밥 딜런’급 이변?…문학계 “올해는 보수적인 선택할 듯”

    올해 노벨문학상도 ‘밥 딜런’급 이변?…문학계 “올해는 보수적인 선택할 듯”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특히 올해는 노벨문학상과 평화상이 누구에게 돌아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학상의 경우 지난해 미국의 가수 겸 시인 밥 딜런의 깜짝 수상 때문에, 평화상의 경우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방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1991년 수상)의 수상 철회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이유다. 문학상을 놓고 스톡홀름 문학계는 올해의 경우 모두가 수긍할 만한 보수적 선택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 비요른 위만 문화부장은 “지난해에 일어난 일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올해 수상자는 유럽 태생의 남성 소설가나 수필가일 것 같다. 내 생각에 밥 딜런과 정반대되는 인물일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포르투갈 소설가 안토니우 로보 안투네스와 알바니아 소설가 이스마엘 카다레를 꼽고 “모두가 ‘그들은 당연히 상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베팅업체 래드브룩스의 전망은 조금 다르다. 29일 현재 케냐 출신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의 배당률이 4대1로 가장 높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5대1), 캐나다 출신 마거릿 애트우드(6대1)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의 고은 시인은 16대1이다. 이 외에도 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이스라엘의 아모스 오즈와 데이비드 그로스먼,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등이 매년 거론되는 주요 후보들이다. 해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노벨평화상의 경우 올해 개인 또는 단체 318명이 후보에 올랐다고 AFP는 전했다. AFP는 특히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북·미 긴장이 고조되면서 핵 문제와 관련된 인물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노벨평화상 수상자 예측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의 헨리크 우르달은 이란 핵합의를 조율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 문제도 걸려 있는 만큼 핵무기 개발과 확산을 경계하는 계획을 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평화상 수상 후보에는 또 시리아 내전에서 수만명의 목숨을 구한 시리아시민방위대 ‘하얀 헬멧’, 미 정부의 무차별 도·감청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등이 올해도 포함됐다. 익명의 미국인이 추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후보에 포함됐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900만 크로나(약 12억 7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고 노벨재단 이사회가 최근 밝혔다. 종전 800만 크로나보다 100만 크로나 인상된 금액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설정 對 수불… 말 많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설정 對 수불… 말 많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현 집행부 입김 커 내홍 예고 간선제로 치러 정당성 시비도 허위 학력·선거법 위반 제기 ‘적폐 청산’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다음달 12일 치러진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자격을 인정받은 네 명의 후보가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는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 혜총 스님, 원학 스님 등 모두 조계종의 쟁쟁한 인물들. 하지만 사실상 설정과 수불의 양자 대결 전망이 우세하다.설정 스님은 14세 때인 1954년 수덕사에 들렀다가 출가한 인물. 1998년까지 중앙종회의장을 지낸 이후 2009년 덕숭총림(수덕사) 4대 방장으로 추대됐다. 1980년 10·27 법난 때 보안대로 끌려가 단식 좌선으로 버티면서 자술서를 쓰지 않은 일화가 유명하다.수불 스님은 간화선의 대가로 널리 통한다. ‘닦되 닦은 바가 없다’는 뜻의 수불이란 법명에 간화선 이력이 드러난다. 부산에서 안국선원을 열고 간화선 수행프로그램인 7박8일 집중수행을 시작했다. 1956년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출가한 혜총 스님은 포교전문가로 알려졌다. 제5대 포교원장을 지냈고 재단법인 대각회 이사장, 부산 감로사 주지로 있다. 원학 스님은 붓을 들고 수행하며 40여년 남종화의 맥을 이어 온 불화 전문가. 총무원 총무부장과 문화부장, 불교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후 중앙종회의원을 네 번 맡았다. 선거인단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에 영향력 있는 자승 총무원장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설정 스님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수불 스님은 “종단 집행부는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종헌종법에 규정된 교역직 종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불교는 지난 10년 사이 불자 300만명이 감소하고 종단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불미스러운 추문과 편가르기로 인해 화합승가를 이루지 못해 지탄받고 있다.”(수불 스님) “불교를 중흥시키고 종단 발전을 도모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소임을 외면하지 않고 성실히 그 길에 나서겠다.”(설정 스님) 두 스님은 이렇게 출마의사를 밝혔다. 모두 종단개혁과 승풍안정을 역설하지만 선거는 혼탁한 양성을 띤다. 후보등록 이전부터 두 스님을 둘러싸고 진행된 논란이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 사안이다. 설정 스님은 ‘허위 학력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대 원예학과 졸업’으로 알려져 왔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돼 스님은 결국 ‘서울대부설 방송통신대 농학과 졸업’이라며 의혹을 인정했다. 수불 스님에 대해서는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여름 하안거 때 교구본사들에 지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조계종의 여당 격인 ‘불교광장’ 소속 중앙종회 의원 9명은 수불 스님을 조계종 선관위에 고발한 상태이다. 수불 스님은 조계종 선관위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신도들의 정성을 모아 안거의 운영기금을 지원하는 대중공양은 종법에 근거 있는 ‘특별 찬조금’으로 선거법의 예외에 속한다”고 반박했다. 종단 안팎에 적폐 청산의 목소리가 드높은 만큼 선거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부대중이 추진했던 직선제가 무산된 채 기존 간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선거의 정당성을 둘러싼 시비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사실상 현 집행부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보와 반집행부 성향이 강한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된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적지 않은 내홍이 예상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MB청와대, 정진석 등 총선 지원·좌파문화단체 VIP 보고” 적시

    “MB청와대, 정진석 등 총선 지원·좌파문화단체 VIP 보고” 적시

    안희정 최문순 이재명 송영길 등 당시 野 단체장 31명 평가 담겨 KBS 좌파성향 간부 15명 분류… 공영방송 장악 정황까지 드러나 2009년 2월 ‘수석회의’ 노트엔 ‘이연택 명퇴→ 대통령을 위한 일’ 與 “MB 문화계 블랙리스트 개입”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가 28일 공개한 ‘대통령실 전출자 총선출마 준비 관련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의 선거개입 시도 정황이 드러나 있다. 2011년 12월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팀에서 만들었다고 적혀 있는 문건은 “대통령실 전출자 중 행정관 이상 11명(수석급 2명, 비서관급 7명, 행정관급 2명)이 내년 총선 출마 준비 중인데 대통령실 차원의 직·간접 지원을 호소”라고 적혀 있다.문건은 수석급으로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 ‘정진석 전 정무수석’ 등 2명과 비서관급 7명, 행정관급 2명의 실명을 적시하며 이들의 선거를 돕기 위해 “대통령실 진출자 지원창구 역할을 할 부서를 지정해 민원·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소통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면서 “VIP(이 전 대통령) 국정철학 이행과 퇴임 이후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도록 당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실 출신 당선자들은 퇴임 이후 VIP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에 긍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총선 전까지 대통령실 내 지원창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명박 정부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프링노트 1권에는 이 전 대통령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보고받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도 들어 있다. 2009년 2월 20일엔 ‘좌파문화예술단체 → VIP보고’라고 적혀 있다. 2월 2일엔 ‘VIP 주재 수석회의 안건’으로 ‘종교계 좌파동향’ ‘이연택 문화부 mishandling(잘못 처리하다) 사적감정 가질 필요 X 명예퇴임토록 해야 →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고 적혀 있다.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 회장을 명예퇴임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적폐청산위는 “이 전 대통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변명했지만, 이미 2009년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나왔다”면서 “검찰의 강력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 지자체장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에는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당시 야권 광역·기초 단체장 31명의 이름과 최근 행적, 성향에 대한 평가가 담겼다. 민주당은 이 문건이 ‘사실상의 블랙리스트’라고 지적했다. 문건은 송영길 인천시장에 대해 “대북정책 흔들기를 획책했고, 국책사업 반대활동을 선도했다”, “종북인물을 대거 기용했다”고 평가했다. ‘종북인물’로 신동호 현 청와대 연설비서관,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 등이 꼽혔다. 안 지사에 대해서는 “6·15, 10·4 선언 이행을 주장하는 등 대북정책 비판 활동 주도”라고 명시했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종북단체, 좌파단체를 편향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최문순 강원지사에 대해서는 “세금급식 등 포퓰리즘을 추진했다”고 명시했다. 이 시장에 관해서는 “4대강 사업에 반대했고 좌파단체를 편향 지원했다”고 했다. 문건은 이들 단체장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가 정기감사와 교부세 감액·반환 등 불이익 조치를 해야 하며 기획재정부에서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제어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기관의 공영방송 개입, 기무사의 민간인 해킹 등의 정황을 담은 문건도 있다. ‘KBS 관련 검토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은 이명박 정부가 KBS를 장악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KBS 내 좌파성향 주요간부’ 목록엔 보도국장, 시사제작국장, 정치부장, 교양국장 등 15명이 ‘호남’ ‘친민주당’ ‘좌파성향’ 등으로 분류돼 있다. 적폐청산위 박범계 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문건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경찰 등에서 작성된 문건으로, 김효재 전 정무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성준씨가 청와대 밖으로 유출한 문건의 일부”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신우식 前 서울신문 사장 별세

    신우식 前 서울신문 사장 별세

    제20대 서울신문사 사장을 지낸 신우식 대한언론인회 명예회장이 22일 별세했다. 83세. 1934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편집국 문화부장과 주일특파원, 전무이사 등을 지냈다. 1990~1992년 서울신문사 사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장녀 신경순씨와 사위 문형석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02)2072-2020.
  • [데스크 시각] 방송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박상숙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방송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박상숙 문화부장

    어쩌다 공영방송의 주말 드라마를 봤다. ‘황금빛 내 인생’이란 작품인데 사골보다 더 우려먹은 출생의 비밀이 소재다. 길 잃은 아이를 데려와 자신의 딸과 함께 쌍둥이처럼 키우던 가난한 엄마는 우여곡절 끝에 잃어버린 딸을 찾으러 온 부잣집 엄마를 속여 자신의 친딸을 데려가게 한다.드라마는 끔찍한 범죄 행위를 자식을 위하는 눈물겨운 모성애로 포장하고 있다. 더 기가 막힌 건 ‘얘가 당신 딸’이라는 말에 묻고 따지지도 않고 남의 딸을 데려가는 등장인물의 무지몽매다. “아무리 막장 드라마라도 유전자 검사도 있는데 고릿적 딸 바꿔치기라니.” 알파고 시대에 혀를 끌끌 차게 만든다. 어이없는 설정과 전개에도 이 드라마는 20%대 시청률을 구가하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층이 주시청층이다. 숫자에 취한 낙하산 경영진들은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2030 미래 수요자 따윈 안중에도 없는 것일까. 작년에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에도 상륙했다. DVD 대여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혁신을 거듭해 불과 몇 년 만에 미국 동영상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괴물’이다. 비결 중 하나는 수요자의 시청 패턴을 깨알같이 분석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콘텐츠 제작이다. 세계 1억명 가입자의 초석이 된 글로벌 히트작 ‘하우스 오브 카드’가 그렇게 태어났다. BBC 원작을 가져와 고객이 원하는 감독과 배우를 기용하고 장면과 상황을 엮었다. 소비자 성향 분석을 위해 기존 작품의 장면을 초단위로 분석할 정도로 치밀하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라 한국인이 좋아하는 봉준호 감독을 기용해 만든 영화 ‘옥자’로 파란을 일으킨 넷플릭스는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모양새다. 국내 수요자를 완벽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인기 작가, 감독, 배우, 방송인을 섭외해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을 한창 제작 중이다. 제대로 된 경영자라면 이러한 격변 앞에서 토끼가 달나라서 방아 찧을 만한 소재로 만든 드라마를 두고 볼 리가 없다. 시대의 변화와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무시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방송의 발전 따윈 관심 없고 오로지 자리보전에만 신경 쓰기 때문이다. 그러니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인력을 이념 성향 운운하며 스케이트장 관리로 내쫓고, 듣도 보도 못한 비선 실세의 아들을 어거지로 드라마에 끼워넣는 것도 모자라 국민 예능 ‘무한도전’에까지 창조경제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압력을 넣는 거 아니겠는가. 보수정권의 방송 장악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공범자들’에서 MBC 부사장은 자신이 해고한 최승호 감독에게 “방송의 미래를 생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퇴행적인 막장 방송을 만드는 데 일조한 장본인이 ‘방송의 미래’를 들먹이는 장면은 희대의 코미디다. 60여년 전 블랙리스트로 혹독한 후유증을 치른 미국 할리우드는 막강한 ‘소프트파워’(문화예술을 활용한 국력)의 본산이 됐다. 역사적 비극에서 성역 없는 비판과 언론의 자유가 문화발전의 토양임을 체득한 결과다. 얼마 전 에미상 시상식을 부러운 눈으로 봤다. 이날의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참석자들은 트럼프를 신나게 조롱하고 풍자했다. 트위터를 통한 트럼프의 반격(?)은 있었지만 누구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유신시대나 있을 법한 국정원 블랙리스트로 나라가 시끄럽다. 할리우드처럼 쓰라린 역사에서 유쾌한 미래를 열어야 한다. 문화 콘텐츠 분야 매출 세계 7위 국가답게 말이다. okaao@seoul.co.kr
  • MB 때 국정원, 기자 시절 민경욱도 사찰…“중량감 떨어져” 평가

    MB 때 국정원, 기자 시절 민경욱도 사찰…“중량감 떨어져” 평가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2009~2010년 KBS와 MBC, SBS 등 주요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진을 사찰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KBS 기자 출신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련된 내용도 언급돼 눈길을 끌고 있다.21일 한겨레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은 2010년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둔 2009년 말 주요 방송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찰했다. 한겨레가 국정원 등을 통해 확인한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의 주요 내용에는 ‘열린 토론’이라는 제목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기자 시절의 민경욱 의원에 대한 평가가 포함돼 있다. 국정원은 “진행자 민경욱씨가 중량감이 떨어져, 발언 시간 배분에만 급급해 일방적 정치공세를 방치한다”고 평가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민 의원은 현재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 투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투쟁위는 MBC의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알아보려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정상화 방침 등이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의원은 1991년 KBS에 입사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3년간 주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뉴스9’ 앵커를 지냈다. 또 2014년 2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당시 KBS 보도본부 문화부장이던 민 의원은 오전 KBS 보도국 편집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 청와대로 직행했다는 내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은 라디오 프로그램 사찰 당시 MBC가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가리켜 “안팎의 지탄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파 논리에 경도된 편파보도로 정부 흠집내기”, “출근길 민심 호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같은 방송사의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도 “악의적 멘트로 여론을 선동”한다고 평가했다. SBS에 대해서는 ‘한수진의 오늘’을 가리켜 “중립 논조에 얽매여 정부 지원 보도를 외면하고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반영하지 않아 균형성이 떨어진다”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은 평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지금처럼 어깨에 힘이 빠진 청년층이 고용 안정성만 보고 공무원시험에 몰려들어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을 운운하는 세태를 보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답은 자라나는 청소년에 있었습니다.”민선 3기, 5기에 이어 6기 막바지에 접어든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19일 구청 9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나이인 ‘종심’(從心)을 훌쩍 넘긴 그의 민선 6기 행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다. 교육과 문화는 ‘박홍섭호(號)’가 지향해온 두 축이다. 수저 계급론이 싹튼 데는 실제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부모의 경제적 격차와 상관없이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박 구청장은 “재정력이 된다면 각종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구청장 자율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200억원 안팎인 게 현실”이라면서도 “청소년이 자립심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차원에서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머리를 맞대니 적은 예산으로도 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로 관학협력이다. 박 구청장은 서강대에 협조를 구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공학과 교수진의 코딩 수업을 했다. 코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과목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 전이었다.그는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이 자립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지 한동안 골몰했다”면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이 되는 코딩과 영어 이 2가지 역량”이라고 했다. 마포구는 여름·겨울 방학 손이 비는 사립학교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영어캠프를 시작했다. 수업 진행을 도울 조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자원한 네이티브 봉사자를 뽑아 인건비를 줄였다. 사교육 시장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할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학부모들 사이에 자자히 퍼졌다. 박 구청장은 “단순히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간혹 왕래하던 주민들이 안 보이면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목동,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언짢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한강변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포는 이른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 교육을 위해 마포를 떠나는 주민이 적지 않다. 뛰어난 입지를 살려 계속해서 발전해온 마포에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게 있다면 학군이다. 박 구청장의 오랜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청소년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훌륭한 대입 성적이 아니다”면서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기 자신과 싸워 극복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문 여는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은 박 구청장이 가진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앞으로 마포지역 청소년활동의 허브가 될 청소년교육센터를 갖췄다. 애니메이션, 그림, 무용, 피아노, 성악 등 청소년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구청에서 센터 임대료를 지원하기에 수강료도 저렴하다. “도서관 하나 지었다고 청소년이 공부에 흥미를 갖거나, 잘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 들어가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누군가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면 방 전체를 밝히진 못해도 길잡이 노릇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서관이 청소년에게 기댈 수 있는 쉼터, 마중물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도서관 4층 로비 바닥엔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박 구청장이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 평소 TV프로그램 ‘명견만리’를 즐겨 봤다는 그는 “얼마 전 미국 유명 투자가 짐 로저스가 나왔는데, 집 안에 딸들을 위한 지구본 7개가 있었다”면서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마포의 청소년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청소년이 18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구청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아소정’(我笑亭) 복원을 화두로 꺼내온 지는 꽤 됐다. 아소정은 마포구 염리동 서울디자인고교가 들어서 있는 자리에 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이다. 대원군이 을미사변 직전까지 머물던 곳이다. 그는 “과거 중국 상하이 시청 지하 박물관에 가보니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쇠망해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면서 “두 번 다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한 당시 관람 중이던 청소년들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5대째 마포에 거주해온 박 구청장은 어린 시절, 폐허가 된 아흔아홉 칸짜리 아소정과 대원군 묘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했다. 아소정을 복원해 대한제국이 몰락해 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지난해 4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문 연 데 이어 올해 경의선 책거리 조성, 도서관 건립 등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특히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갈등이 극화되고 있는 강서구와는 달리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병원의 수영장 등 인프라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주민과 적극 소통해 ‘님비’(특정 시설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일) 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선 5기 때부터 지역에 사회적 지도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강조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 수준은 좋아졌으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갑질 논란도 상대방을 이해와 배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상하관계로 파악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런 관행, 인식 등을 격파하는 운동을 벌여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250m 길이로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는 문화 향유를 통해 품격 있는 시민의식이 조성됐으면 하는 박 구청장의 바람이 담겼다. 서강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소년, 청년, 장년이 읽어야 할 책 100선씩을 추리는 작업도 했다. 책거리는 오는 11월 문을 연 지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40만명이 다녀갔다. “‘문화는 심장과 같다’는 오드레 아줄레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한마디가 뇌리에 남아 수첩에 적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어떤 DNA를 심어줄 것인지 고민한 문화 정책은 조금 다르지 않겠습니까.”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박홍섭 구청장은 누구 5대째 마포토박이 1세대 노동운동가 서울 마포구에서 5대째 거주해온 토박이로 숭문중, 숭문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1세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한국노총 홍보실장을 거쳐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통일민주당 노동정책연구소 상임부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5~6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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