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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 동식물/범정부적 보호대책 추진

    ◎검경 등 12부서·6개 민간단체 참여/불법채취·포획 5월까지 집중단속/불법유통 약재상 등 처벌 강화 정부는 최근 일부지역에서 야생동·식물을 불법으로 포획 채취,자연생태계를 크게 훼손시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음에 따라 관련12개부서와 6개민간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차원의 야생동식물보호대책을 마련,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참여부서는 환경처 내무부 교육부 공보처 농림수산부 보건사회부 문화부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산림청 수산청이고 단체는 한국자연보존협회 자연보호중앙협의회 불교종단협의회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한국자생란보전회 전국관상어진흥협회등이다. 정부는 우선 환경처 내무부 보사부 검찰 산림청등을 중심으로 단속반을 편성,5월말까지 불법채취나 포획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시·군에는 시장 군수의 책임아래 관계기관및 단체를 중심으로 단속반을 편성,단속을 실시하고 시도에서는 부지사를 단장으로해 지방검찰청 지방경찰청과 함께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이와함께 환경처 내무부 보사부 산림청 직원으로 중앙특별단속반을 구성해 취약지역에 대한 단속을 별도로 실시한다. 특히 이번 단속에서는 산간지나 관광지등 취약지역을 중점 단속하고 주요교통로의 검문을 강화,불법포획 채취물의 유통관련자도 철저히 색출해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사들일 가능성이 큰 뱀탕집이나 개구리요리집등 특정야생물취급음식점과 표본제작소 화원 한약재상까지 단속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이와함께 내무부에서는 자연보호운동과 연계하여 야생동식물보호운동을 전개하고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서 이에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관세청에서는 야생동식물 수출입관리를 철저히 하는등 야생동식물불법채취와 포획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한편 수입동식물로 인한 자연생태계파괴도 막기로 했다.그리고 한국자연보존협회등은 야생동식물보호운동을 전개하거나 행사를 여는 한편 회원들을 중심으로 불법채취·포획된 야생동식물의 거래를 막을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시·도별로 야생동식물보호에 공이 큰 공무원이나 민간단체등을 선정,표창도 실시하기로 했다.
  • 지적소유권 침해범 구속수사/대검

    ◎합수부설치,가짜상표,SW복제 등 단속 검찰은 미국등 외국과 최근 통상마찰의 초점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는 지적소유권보호를 위해 대검찰청에 「지적소유권 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서익원형사부장)를 설치,유관기관과 합동으로 강력히 단속해 나가기로 했다. 검찰은 또 3일부터 4월까지 3개월간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해 전국적으로 집중적인 합동단속을 펴기로 했다. 대검은 3일 지적소유권보호관련 부장검사회의를 열고 합수본부장을 중심으로 경제기획원·외무부·상공부·문화부·과기처·공보처·국세청·특허청·경찰청등 10개 유관기관 실무국장으로 구성된 「단속지도협의회」와 산하에 「지역합동수사반」과 「지역수사지도협의회」등을 두고 관련사범 근절을 위해 공동으로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 21세기로 가는 길(정근모/과학논평)

    ◎KAIST가 주는 교훈/진취적인 정책이 내일을 연다/설립때 혹평… 이젠 과기인재 양성의 중추역 지난 주 미국공학교육평가기관인 ABET(Accreditation Boardfor Engineeringand Technology)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대학원과정들이 교수·학생·시설·운영면에 있어서 미국내 이공계 대학원들과 비교할때 상위권 10%이내로 드는 우수한 교육 및 연구기관이라는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특히 과학기술원의 전기·전자공학과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원과정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수 및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교육연구활동은 인상적이라고 지적했다.첨단기술분야에서 세계정상을 향하여 노력하는 교수들과 젊은 학생들이 고맙기 짝이 없고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손쉽게 전달되는 스포츠의 감동에 비해 학문세계의 고독한 노력은 쉽게 이해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속에서 KAIST의 성과는 아주 귀중한 것이다.이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며 남모르게 노력해온 여러 과학기술자들의 장기간에 걸친 피땀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수출3억불시대 혜안 1970년 4월8일 지금은 문화부가 자리잡고 있는 세종로 경제기획원청사에서 월례경제동향보고회의가 열렸었다.고 박정희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당정 고위책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경제동향보고회의는 우리나라의 경제건설을 추진하는 핵심회의로 운영되었다.매월 새로운 사업의 타당성검토와 추진현황을 점검하여 할수 있는 일과 해내야만 할 일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민족중흥의 의지와 사명감에 찬 참석자들의 진지함과 솔직한 토론은 많은 일화를 남겼다.4월 회의의 안건중에는 「이공계 특수대학원 설립안」이 들어 있었다.우리나라에 세계수준의 이공계대학원을 설립하여 우수한 이공계 석사·박사들을 양성하여 발전하는 한국산업계를 이끌어 갈 핵심두뇌들을 확보하자는 안이었다.당시 우리나라 1인당 GNP는 2백달러도 못되었고 해외수출고는 3억달러미만이었다. 국내 대학들이 대학원 과정은 고사하고 대학과정들도 충실히 운영하지 못하는 형편에 「세계수준의 대학원」을 만들겠다는 제안은 어불성설이라고 학계조차도 반대하였다.일부 교수들은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사업」이라고까지 혹평하였으며 어떤 경제학자들은 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세계적 대학원으로 제안설명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대통령의 반응을 주시하였다.대통령은 묵묵히 다음 안건들을 경청하였고 회의가 끝나자 준비하였던 컴퓨터의 시범조작참관이 있었다.젊은 유치과학자의 컴퓨터조작설명이 끝난 후 회의참석자중 주요 멤버들은 회의실 옆방에 마련된 오찬장으로 옮겼다.오찬장이라야 칼국수 한그릇씩 나누어 먹으며 주요안건에 대한 결론의 자리를 마련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드디어 「이공계 특수대학원설립」에 대한 관련 장관들의 토론이 시작되었다.당시 학생시위로 시달리고 있었던 문교부장관은 새로운 대학원설립에 절대반대라는 강한 의견을 내놓았다.그렇지 않아도 동요가 심한 대학가에 이러한 제안이 받아들여질리가 없으며 교수들의 불만만 고조시키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침중해지자 박대통령은 갑자기 논의의 초점을 바꾸었다.새 대학원의 교과과정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하면서 컴퓨터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실시하느냐는 전문적인 질문이었다.교과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시작되었고 이윽고 대통령은 당시 재무부장관인 남덕우박사에게 시선을 돌렸다.대학교수출신인 남장관의 의견은 어떠냐는 것이었다. 기획원­과학기술처는 설립하자고하고 문교부는 반대한다고 하니 재무부의 의견은 무어냐고 묻는 것이었다.『한국이 소기한대로 경제발전을 이룬다면 우리가 길러낸 과학기술자들이 꼭 필요하고 기존대학들이 발전하여 우수한 석·박사를 낼 때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는 남장관의 소견은 바로 대통령이 원하던 대답이었다. 더 이상의 토론을 중지하고 대통령은 좌중을 돌아보며 KAIST의 설립을 결정했던 것이다.『문교부는 반대하는 입장이니 이 사업은 과학기술처가 담당하라』는 정확한 지시도 내려졌다.당시 과학기술처장관인 김기형박사는 한국과학원(KAIST의 초창기 이름)설립의 사업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석·박사 1만여명 배출 한국과학원은 그 이듬해 2월16일 홍릉에서 개원식을 가졌고 20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적인 이공계대학원으로 발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1만여명에 달하는 석사,박사들이 KAIST를 졸업하였고 그들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중진들로서 일하고 있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KAIST의 현대식 대학원교육에 자극을 받아 국내 국립·사립대학들도 대학원교육을 혁신해감으로써 시간이 갈수록 선의의 경쟁속에서 발전하고 있다.슬기로운 혜안을 가진 지도자,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성실하고 우수한 인재들의 진취적인 연구활동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루어낸 결과로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 가수 유연실씨 누드집/출판사,자진회수 소각(조약돌)

    가수겸 영화배우 유연실씨(33·사진)의 누드사진집 「이브의 초상」을 발행한 도서출판 「Q」는 시중에 배포한 문제의 사진집 5백권을 자진수거해 소각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출판사측의 누드집 자진소각은 검찰이 문제의 사진집을 음란물로 보고 내사를 벌이고 있는데다 문화부의 제재요청을 받은 서울 용산구청이 지난달 27일 출판사등록취소처분을 내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 「신한국운동국민협」 설치/인수위 추진/각계원로 15인 의장단 추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정원식)는 2일 청와대내에 국민의식개혁운동을 전담하는 비서관을 두고 총리실에 각 부처의 관련정책과 제도개선을 전담·지원하는 기능을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한국창조운동 범국민협의기구」설치안을 마련했다. 인수위가 이날 마련한 설치안에 따르면 범국민협의기구는 언론계·종교계·경제계·사회단체의 대표나 원로로 구성된 15인이내의 의장단을 두어 운동에 대한 권위와 정당성을 확보하고 중요사항을 최종의결토록 하고 있다. 또 산하에는 민간사회단체등 국민운동추진의 실질적 참여주체와 선도세력이 되는 기관·단체대표로 구성되는 50인이내의 자문회의를 두어 구체적인 추진과제와 방법을 의장단에 건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협의기구에는 연구및 교육·홍보를 담당하는 연구소와 교육원을 두고 ▲국민운동의 이념과 목표 ▲실천전략등을 마련하는 한편 ▲간부들의 훈련·양성과 ▲각계 각층에 대한 이념무장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수위는 범국민협의기구의 운영방안과 관련,민주화·자율화·다원화 사회에 있어서의 국민운동은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실천노력과 함께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정부및 민간차원의 대책도 균형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기구와 체계는 대통령의 통치이념구현을 직접적으로 보좌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청와대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 민간주도운동을 중앙부서및 일선 행정기관에서 적극적·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정무2·문화부·체육청소년부등 국민운동과 관련된 산하단체가 많은 주요부처에는 국민운동을 지원하는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새마을·바르게살기등 일부 국민단체와의 협조·지원업무를 주된 기능으로 하고 있는 내무부와 시·도의 「국민운동지원과」와 시·군·구의 「새마을과」를 발전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청주 고인쇄박물관」 새 명소로 각광

    ◎세계최초 금속활자제조 기념,작년 3월 흥덕사지에 건립/신라∼조선시대 인쇄유물 체계적 전시/수학여행 잇따라… 9달새 7만명 방문/“박물관의 연구·발굴기능 강화 시급” 지적도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의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것을 기념하기위해 지난해 3월 건립된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청주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이곳은 또 우리민족의 인쇄문화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고 선조들의 빼어난 얼을 배우기 위한 장소로 널리 알려져 학생들의 수학여행용 코스로 이용되는등 교육적인 장소로 한 몫을 단단히 하고있다. 세계유일의 고인쇄박물관인 이곳에는 지난해말까지만해도 전국의 초·중·고등학교학생들이 줄을 이어 일반관람객을 포함,7만여명이 이곳을 방문했으며 올해에는 적어도 10만명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박물관측은 예상하고있다. 접시를 엎어놓은 모양에 전통초가의 곡선미를 살린 청주 고인쇄박물관은 청주시 운천동 866일대 야트막한 뒷동산에 안겨있는듯 자리잡고있다.초가형태를 취한 2개의 전시실을 마련,인쇄문화실에는 우리나라의인쇄발달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고서와 영인본을 활자에 따라 목판본,금속활자본,목활자본,한글활자본등의 순으로 전시했다.또한 출판된 형태와 장소에 따라 완실판,관판,사찰판,사가판등으로 분류해 전시하고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 「불조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흥덕사지의 유물실에는 이곳에서 발견된 50여점의 유물을 복제복원해 전시하고있다. 각 전시실에는 한글및 영문으로 설명문을 인쇄해 벽면에 붙여 이해를 돕도록 했고 세계와 한국의 인쇄문화를 비교할 수있는 연대표를 작성,한국인쇄문화의 시기별 발달과정을 세계와 비교하면서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곳 고인쇄박물관이 탄생한 것은 지난 85년3월 청주시 운천동 택지개발 공사도중 주춧돌과 함께 역사기록에만 남아있던 흥덕사의 절터가 발견되면서였다.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이 만들어진 곳이 청주 근처라는 것뿐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던 상태에서 실마리는 우연하게 한 택지조성 공사장에서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같은해 7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됐고 10월8일에 「갑인 5월 흥덕사 금구일좌」라고 씌어진 금구(쇠북)가 발견됨에 따라 이곳이 흥덕사지임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따라 86년1월 대통령 특별지시로 이곳이 인쇄사적지로 결정된뒤 같은해 5월 당시 문공부로부터 사적 제315호 청주 흥덕사지로 지정받았다.각계여론에 따라 87년부터 흥덕사지 정비사업이 시작돼 금당재건립,3층석탑복원,기념비건립등이 착착 진행됐고 92년엔 고인쇄박물관이 완공돼 명실공히 인쇄문화의 요람으로 제 면모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선조들의 찬란한 후광을 업고 세워진 고인쇄박물관이 박물관 주요기능인 연구나 발굴기능은 하지못한채 박물관을 외부에 알리는 정도의 단순업무만 보고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직원18명가운데 4명만이 박물관 고유업무 담당자이며,1년예산 3억원에서 인건비와 건물관리비를 빼면 박물관 업무에 쓸수있는 예산은 불과 3천여만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실이 이를 잘 대변해 준다. 흥덕사지 발굴과정에서 박물관 개관까지 줄곧 이곳을 지킨 김광식박물관장은 『지난달 22일 문화부로부터 박물관등록을 받았으나 세계유일의 고인쇄박물관이라는 온국민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같아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 유흥업소 선정적상호 판친다/“과부촌” 낯뜨거운 내용 많아

    ◎구청시정요구에도 묵살일쑤/외래어도 많아… 허가때 심사강화 필요 식품 접객업소에서 내건 간판이름들이 대부분 성적인 것을 암시하는등 일반국민들의 정서와 거리가 멀어 순화작업이 시급하다. 서울의 경우 구청등 일선행정관청에서는 신규업소 허가신청을 받으면 건전한 사회분위기에 맞는 이름으로 짓도록 권유하고 기존업소들을 대상으로는 국민정서에 맞지않는 이름을 바꾸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적을 받은 기존업주들은 업소이름을 바꿀 경우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등으로 시정조치에 반발하고 있어 순화작업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구청이 문화부에 의뢰,순화대상용어로 문제삼고 있는 이름들은 「과부촌」,「뽕투」,「미인파티」,「여비서」,「독신녀」,「육합촌」,「애마부인」,「소녀경」등 한결같이 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들이다.이밖에 「앙쥐블랑」,「아즈망」,「레떼」,「랑데뷰」,「아사」,「쥬라」,「몽실통통」등 외래어와 국적불명의 명칭을 가진 업소들도 많다. 서울 송파구청의 경우,관내 4천7백여개의 대중음식점을 대상으로 지난 연말 간판현황을 파악,이 가운데 「여비서」,「뽕투」등 10개업소의 간판을 순화대상으로 선정,행정지도를 펴 5개업소에서는 상호를 변경했으나 나머지 5개 업소에서는 『행정관청에서 이미 허가해준 이름을 왜 다시 바꾸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의를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김태돌위생과장(50)은 『업주들의 반발이 예상밖으로 거세 행정지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구청에서도 관내 대중음식점 3천1곳 가운데 23곳의 업소를 순화대상업소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지도에 나섰다. 구청 위생과의 한직원은 『강동지구 요식업협의회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상호변경등을 권장했으나 아직까지 한 곳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방배경찰서와 서초구청은 합동으로 지난달 초 방배동 카페골목,제일생명뒤,잠원동일대의 위생업소를 단속한 결과,허가받은 이름이 아닌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업소5곳을 적발하고 청문절차를 거쳐 시정조치했다. 이들업소의 허가받은 이름은 「큐」,「부촌」이었으나 실제로는 「과부촌」,「부촌과부집」으로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또 「부산항」이란 이름으로 허가를 받고도 「과부촌」,「벌떼촌」,「성인 신클럽 부산항 가요방」으로 간판을 내건 경우도 있었다. 왜색풍의 실내장식과 상호등으로 문화식민지의 대표적 거리로 지적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도 외국유명 배우의 선정적 사진을 내거는등 혼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따라 관할 강남구청은 업주들을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강화하는등 대대적인 정화작업에 나섰다.
  • 한국무용가 최현씨(이세기의 인물탐구:14)

    ◎절제된 몸짓… “여백의 미” 표현 일품/고고한 기품 넘치는 타고난 재능의 예인/김해랑문하서 승무·태평무 등 두루 이수/완벽주의적 성격… 대선배와의 불화 “천추의 한”으로 갓쓰고 도포입고 부채들고 최현이 무대에 나타나면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선듯 화사하고 눈부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헌칠하고 단정한 매무새,운신의 폭이 조용하면서도 민첩하다.삭풍이 이는 한겨울에도 그의 분위기에는 오월 단오같은 싱그러운 신록이 묻어있다. 부채끝으로 오작교(오작교)를 가리키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그때마다 한양의 풍류와 선비의 기품이 동시에 엇갈린다. 무용계에서 「푸르름을 몰고다니는 예인」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는 20대 미장부의 멋과 미를 변치않는다.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기개에 넘쳐있다.언제 어디서나 누구앞에서나 당당하다. 우선 그의 춤솜씨부터가 그렇다.타고난 재능과 기량으로 그는 빠르고 느린 어떤 곡조에도 절묘한 춤의 경지를 보여준다. 정중동이 절제된 그의 「승무」나 「살풀이」등 그의 춤의 매력은 그 움직임마다에 여백의 미를 살리는데 있다.뿌리치고 내뻗는 손짓하나에도 선과 배경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듯 하다.힘이 들어가지 않은,몸속으로부터의 흥취가 절로 살아나 어느땐 멈추고 어느땐 다시 흐른다.그리고 조각처럼 푸르고 흰 얼굴에는 한과 슬픔을 자제한 인고가 담겨있다. 그는 춤뿐아니라 춤과 관련된 영화와 연극,창극과 뮤지컬을 두루 섭력한 예술가다. ○춤관련 영화·연극 출연 완벽주의자인만큼 한가지를 알아도 끝까지 파고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쌓고있다.대강대강 그럭저럭은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사람을 사귀어도 한번 사귄 사람은 절대로 놓지않는다. 이렇게 흑백이 분명하기때문에 무용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자칫 외롭기 십상일수가 있다.그러나 서로서로 인맥·학맥,제자 스승으로 얽히고 설킨 속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탁월한 춤솜씨 하나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춤추는 사람이 춤잘추는데야 누가 뭐라하겠는가.위로는 막강한 선배들이 기라성처럼 좌정하고 이리저리 끈이 닿는 무용풍토에서 최현자신은 그런 자부심과 오기 하나만으로 고고하게 버티어왔다 할수 있다. 그가 춤으로 무용계에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65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초라니」에서다.조택원이후 송범 김진걸 이매방으로 이어지는 남자무용수중 수려한 춤과 미모마저 갖춘 그의 출현은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51년이후 한때 영화에 심취하여 조미령 김승호 허장강 등 당대 스타들과 영화 「춘향전」「시집가는날」등에서 주연,이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춘향전」「마의태자」「황진이」등은 노련미 넘치는 춤기교와 함께 영화에서 닦은 연기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비상」은 그 자신이 끊임없이 추어왔고 지금도 무용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다. 소매가 긴 백삼에 상투관 차림,부채 하나만으로 무대를 누비는 이 「비상」은 희로애락의 일상사를 살고있으나 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의지,꿈을 잃지않으려는 인간의 끈질긴 열망이 춤속에 담겨져 「마음을 비운 춤」「생의 환희와 승리를 득도의 경지로 이끈 춤」「아무도 비상을 최현만큼 출수 없다는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을수 있다」고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적이 있다. 영화·연극 못지않게 그의 음악취미또한 광적이다. 76년 호암 이병철회장의 도움으로 독립문쪽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하고 최현무용단을 창단했을때 그의 연구소는 무용연구소라기보다는 마치 음악연구소처럼 사방벽이 온통 오리지널 디스크로 둘러싸여 있었다.그의 오디오 취미는 「마니아」급으로 오디오전문지들은 걸핏하면 드보르자크에서 수재천에 이르는 그의 음악취미·오디오기기들을 탐방취재하고 있다.이 방면에서는 특히 김영태와 의기투합하여 두사람은 충무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곧잘 기웃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취미도 “광적” 최현은 마산에서 성장했지만 본래 부산사람이다.본명은 최윤찬,후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최현이란 예명을 가졌다. 16세때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특상한 것을 계기로 「천재소년가수」가 되어 지평선 가극단을 쫓아 마산에 정착,마산의부호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김해낭문하에 입문하여 그곳에서 궁중무에서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를 고루 이수했다. 그러나 스승이 초기엔 장작이나 패게하고 집안청소를 하게 할뿐 도무지 춤을 가르쳐주지 않아 그때도 당돌했던 그는 『왜 춤을 가르쳐주지 않느냐』고 스승에게 항의하곤 했다.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네가 보고 느끼고 깨달아라』그는 머리속에 꽉 찼던 안개가 걷힌 듯 스승의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때부터 춤이 몸속에서 피돌기처럼 돌고 흥이 기운처럼 솟구치기를 기다렸다.스승은 그제서야 그에게 춤 한자락씩을 지도해나갔다. 예술의 겸손을 엄숙하게 익히고도 인격수양이 덜 됐거나 춤을 잘 춘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한 나머지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을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다. 58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스승 김해랑 안무로 「독무」를 출때였다. 당시 명고수인 지영희씨가 장단,그의 부인인 성금련씨가 가야금을 연주,진양조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영희씨가 그만 잦은몰이 장단을 잘못친 것이다. 박자와 호흡,시간조절에 의해 손의 움직임을 감을 수도 펼수도 있는 그로서는 리듬이 맞지않아 크게 당황했고 무대는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지영희씨에게 덤벼들었다. 『무대는 생명입니다.단 한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돼요.관객에게 손가락질 받으면 나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지영희씨는 『최선생 내가 정말 잘못했네.큰 실수였다』고 백배사죄했으나 그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망발.당대의 명인이자 대선배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방만함을 후회했다고 탄식한다. 이제 그는 참다운 예술가가 되고 싶다.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진지하게 나를 점검하여 「몸짓」하나 「소리」하나에도 자연의 질서가 깃든 지혜와 노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그리고 내 춤속에 관객을 끌어들여 나의 한과 정취와 풍류의 빛,내가 살아온 춤의 굽이굽이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현의 많은 이야기중에서 그가 54세때 2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들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중 하나다. ○54세때 27세 신부 맞아 84년 12월,일밖에 모르던 까다로운 성품의 최현이 갑자기 결혼을 발표,더구나 신부는 서울예고를 졸업,그가 지도위원으로 있던 국립무용단 단원이라고 해서 주변의 놀라움은 한층 컸다. 신부인 원필녀씨는 나이보다 깊고 의젓한 성품으로 춤추는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혼자서 그를 사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두사람의 결혼은 올해로 만 9년.제자로서 스승으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결혼초기때의 사랑과 정성과 존경을 변함없이 나누고 있다. 최현씨는 그동안 부인을 한성대와 이대대학원에 다니게 했고 지금은 한성대에 출강.『내가 아프면 밤새 내 머리맡에 앉아 나를 지켜준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6월엔 제1회 원필녀개인무용발표회를 주선해 주었다.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않던 그의 춤 「비상」을 부인에게 추게 했다. 그는 88올림픽 폐막식때는 10만군중과 수천명의 출연자들에게 청사초롱 「안녕!」을 추게 하여 방대한 스케일로 각계의 시선을 모았었다.지난해엔 청소년예술제에 「파란풍선」에 이은 「비단안개」를 안무,서울예고 무용단을 이끌고 일본 도쿄 무장야시민문화회관에서 「시집가는날」을 공연,올해는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기금을 받아 그의 개인발표회를 준비중이다.작품은 정철의 「사미인곡」. 차범석극본·최종원음악의 이 작품은 그의 춤 60평생을 정리한 집대성의 일환으로 그의 특기인 「춤에서의 여백의 미」를 유장하게 전승시킨다는 집념을 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춤을 잘추어도 훈련된 춤,숙련된 춤은 단호하게 부정한다.긴 세월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에서 몸속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으로 우러나오는 극미(극미)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를 축적시키면서 이를 어느 한순간 우주의 무한한 공간속에 힘차게 내뿜는다.장삼자락을 낙화로 흩날리며 탄식의 숨결을 하공에 흩뜨려놓듯,그래서 그의 춤의 한끝은 결국 끝없는 비상임을 그는 알고 있다. □연보 ▲1929년12월 부산 영도 출생.최재용씨와 이말념씨의 2남5녀중 장남 ▲1946년 마산으로 이사 ▲1953년 마산상고졸업 ▲1959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 졸업 ▲1988∼1990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예술학과 수학 ▲1946∼1953년 마산 김해랑 무용연구소 입문 전통무용 유형과 기법사사 ▲1953년∼ 오광대일인자 장재봉,민속춤의 김숙자씨등에게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 등 이수 ▲1955년 최윤찬무용연구소 개설 ▲1961∼1962년 서울대 음대 무용강사 ▲1965∼1985년 서울예고 강사 ▲1967∼1974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강사 ▲1976년 최현 무용단 창단 ▲1980∼1981년 중앙대 예대 무용과 강사 ▲1981∼1985년 서울예전 무용과 주임교수 ▲1982년 최현 무용연구실 개설,한국무용협회이사,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예총)이사,문공부 문화재 전문위원,국립무용단지도위원,한국무용협 부이사장,대한민국 무용제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지원기금 심사위원역임 (영화)「삼천리의 꽃다발」 「시집가는날」 「춘향전」 「불멸의 성좌」 (무용·안무출연)무용극 「초라니」 「춘향전」 「시집가는날」 「마의태자」 「황진이」국립창극 「심청가」 「강릉매화전」 「광대가」 「변강쇠타령」 「시집가는날」 「대춘향전」 「허생전」 「심청」 「서동가」 「이춘풍전」 「놀부전」 「소태산」 「아리랑」 ▲1970년 일본 EXPO70 한국의날 안무·출연 ▲1971년 국립무용단 유럽지역 10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5년 국립무용단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녹」 「비상」안무·출연 ▲1980년 국립무용단 동남아 9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82년 시립무용단 「한국 명무전」에 「비상」출연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헌화가」안무·출연 ▲1987년 88서울예술단 창단공연 「새불」구성·안무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안녕」 ▲1990년 국제문화협 주최 일본 지역 공연 창극 「심청전」안무 ▲〃 동아일보창간70주년기념 모스크바지역등 5개국 순회공연 창극 「아리랑」안무·출연 ▲1991년 국립극장주최 청소년예술제 「파란풍선」안무 ▲1992년 국립극장주최 「비단 안개」안무 ▲〃 서울시립무용단 무용극 「춘향전」객원안무 ▲현재 문화부 문화재 보호협회 「한국의집」예술총감독,서울예고 무용과장 서울올림픽 안무총괄 공로 대통령 표창
  • 민족문화 창달(신한국 원년:23)

    ◎종합문예관 시·도 1개이상 건립/도서관은 10만명당 1개꼴로/지방시대 향토축제도 활성화 「문화의 힘이 삶의 힘이 되고 예술의 향기가 생활의 향기가 될때 신한국의 풍요로운 삶은 보장된다」 그러기 위해서 문화예술은 언제 어디서나 모두가 부담없이 즐기고 누려야만 한다는 것이 김영삼차기정부의 생각이다. 품위있고 차원높은 문화예술을 국민 모두가 누리고 이를 통해 특히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육성·발전시켜 복지사회의 「정신적 기반」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판단인 것이다. 문화시설의 사회교육적 기능을 내실화하고 국민 누구나 쉽게 문화예술을 접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김차기대통령정부는 우선 국·공립 문화기관을 문화예술 연수기관으로 지정·운영하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모든 문화기관에 국민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향토문화축제의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의 대중화는 국가재정 규모의 0·43%에 불과한 현 문화부문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 예술인의 창작여건 개선과 지방문화의 활성화,청소년문화 육성과 선진방송기반의 구축등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은 의욕 못지않게 재정의 뒷받침을 요구한다. 따라서 김차기대통령 정부는 문화정책과 관련,먼저 예산규모를 국가재정의 1%이상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진흥기금의 확대조성 ▲종합문화예술인회관 건립 ▲문화창조자의 대우와 권리강화 ▲주요 문화유산 복원등을 이룩,문화창조자의 창작여건을 개선하고 예술인 복지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우수 예능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선 예능특기자에 대해 종전과 같이 병역특례를 부여하고 원로예술인 복지지원금 확대와 저작권제도 개선등을 통해 문화창조의 여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차기대통령 정부는 문화민족의 자긍심 고양을 위해 전통문화의 전승창달로 문화의 정통성을 확립하겠지만 대중예술활동도 보호·육성하는 시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김차기정부는 「우리것」의 전승으로 품위있는 민족문화를 복원시킨다는 것이 1차적 목표이다. 기·예능보유자와 후계자에 대한 전승지원금확대,전통 기·예능의 체계적 전수교육 및 상설공연을 위한 무형문화재 종합전수회관 건립등 인간문화재의 활동여건개선과 문화재의 원형보존을 꾀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러나 문화의 다양성과 특히 지방화시대에 걸맞는 지역문화창달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지역문화공간을 대폭 확충하기 위해 ▲시·도단위별로 1개이상의 종합문예회관을 건립하고 ▲인구 10만명당 1개 수준으로 공공도서관을 확충하는 한편 ▲새마을문고를 읍·면·동당 1개씩 육성한다는 것은 지방문화를 활성화하여 문화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립박물관의 건립을 확대하여 지역의 주요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토록 하고 신라·백제·가야·중원문화권등 고도의 문화유적을 종합정비한다는 것은 「중앙집권적인」문화가 아닌 「지방분권적인」문화의 다양성을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차기정부 문화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2천년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육성에 초점이 맞춰진 미래지향적인 정책이란 점이다. 청소년의 유형·성별·연령 등에 따라 1백50개의 수련 기본프로그램을 개발,인격형성에 도움을 주고 시·군·구단위까지 청소년 상담실을 확대,청소년의 고충을 해소시켜 밝은 내일의 주인공으로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밖에 학교주변의 유해 환경을 정화하고 ▲폭력배로부터의 보호 ▲마약·약물의 남용방지 ▲비행예방대책 등도 강구되고 있다.
  • 책의 해/김장호 수필가(굄돌)

    금년은 「책의 해」다.문화부가 제정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각종 기획적 행사가 결실을 거두어 국민독서진흥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선진국문턱에서 「춤의 해」에 이어 「책의 해」를 제정했다는 점은 문화발전 측면에서 그뜻이 매우 크다.우리 사회는 정신적으로 많이 메말라 있다.문화라는 영양이 실조된 중증환자 같다고나 할까….그래서 우리에게는 지식을 탐구하여 자아및 가치관을 형성할 시기에 도달했다.문화선진국을 향한 자세가 없이는 진정한 경제선진국이 될수 없기 때문이다.책을 읽지 않는 국민은 정신적으로나 지적으로 퇴보하기 십상이다.그런데 우리 국민은 책을 너무 안 읽는다.단적인 예를 들어보자.이른바 나라의 기둥이될 재목들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국교생 1명의 연간 평균 독서량이 2·8권에 불과한데 비해 일본 학생들은 평균 1백권을 읽는다고 하니 우리 독서문화의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책속에는 진리가 번득인다.명현들의 교훈이 숨쉬고 영원한 정신적 생명이 들어있어 깊은 감명을 안겨주게 마련이다.책을 펴면 홀로 있으되 홀로있는 것이 아니다.책은 말이 없으면서도 심성을 살찌우는 지성의 속삭임이 있는터라 책에 몰두하면 우리를 독서삼매경이라는 경지로 이끌어 준다.그러므로 자신의 생활속에 독서가 습관화되면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기능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다. 그 책속에는 수천년전의 석학과 흉금을 터 놓고 토론할 수 있는 지혜가 함축되었거니와 수만리 떨어져 있는 학자의 이야기를 여비없이 앉아서 듣고 배울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시공을 초월한 지혜의 샘이 바로 책인 것이다. 그리하여 명저를 통해 신념의 언어를 알고 진실의 맥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감동의 드라마와 눈물의 기록을 읽고 힘과 용기도 더러 발견하기도 한다.인생을 관조하는데도 책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책의 해」를 맞아 또 한번 생각할수 있는 문제는 지속적이고 성장가능한 독서운동이다.이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그리하여 우리는 「책의 해」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점검해야 한다.출판사는 양서를 간행하고 독자는 좋은 책을벗삼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자투리 시간 활용으로 늘 책을 가까이하고 언제 어디서나 독서하는 운동이 전개되었으면 한다. ▷필진이 바뀝니다◁ 2,3월의 필진이 김장호(수필가),안필준(보사부장관),윤오숙(방송위원회 홍보부장),차동득(교통개발원 부원장),이호림씨(도서유통개선 협의회장)로 바뀝니다.지난 12월,1월에 집필해주신 이창갑 최완수 최갑석 김상복 정복근씨께 감사드립니다.
  • 대마연예인은 가라/김종면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연예인의 대마초흡연 사건은 이제 더이상 보아넘길 수가 없다.그룹 H2O의 리더인 김준원에 이어 청소년의 우상인 신해철이 또다시 대마흡연 혐의로 구속됨으로써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신세대가수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던 그가 파멸의 길인줄 뻔히 알면서도 결국 대마라는 유혹에 빠지고만 것이다.그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자기기만이자 대중기만이다.왜냐하면 스스로 찌들려 놓은 정신과육신을 호도하고 무대에서 웃는 얼굴을 짓는 것도 그렇거니와 그는 이미 사회법죄의 씨앗을 뿌려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마초 따위의 마약에 의해 파멸된 수많은 스타들을 보아왔다.오늘 대마초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의 선배들도 그랬다.27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미국의 전설적 여가수 재니스 조플린이나 그룹 롤링 스톤스의 초대 리더인 브라이언 존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비정상의 선택은 비정상의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교훈이기도 했다. 특히 대중문화에 무한정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스타연예인들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심각하다.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청소년들은 전인격적으로 몰입하지 않는가.그래서 스타는 이 시대 대중의 우상으로 여겨진다.그런점에서도 대마초 연예인들에 대한 단호한 사회적 제재가 요구된다.사회에 부정적인 파장을 일으킨 대중의 우상을 더이상 우상으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방송위원회에서는 지난 8일 대마초 흡연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을 강력히 규제키로 결정한 바 있다.그러나 이는 각 방송사가 내규제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시행토록 한 권고사항이어서 실효를 얼마나 거둘지는 지극히 의문스럽다.이 기회에 방송사들도 비리연예인들에 대한 제도적 규제장치의 마련을 시븍히 서둘러야 할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예인 스스로의 각성이다.외국의 저질 생활풍조나 심지어 대마초문화까지 흉내내는 한심한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이러한 일련의 풍조가 바로 우려되는 반사회적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대중문화의 최일선에 서있는 연예인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철저한 공인정신과 사회적 책임의식의 결여가 아닌가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마약퇴치운동국가」라는 유엔의 평가와 함께 초대 마약퇴지 친선대사(정트리오)까지 보유하고 있는 우리에게 「대마초 스캔들」이라니 이 무슨 수치인가.
  • 행정용어 순화/정부,확정시행

    정부는 30일 지난 한햇동안 추진해온 행정용어순화작업결과를 정리,총8천6백73개의 용어에 대한 행정용어순화안을 최종확정하고 모든 행정업무에서 이를 사용키로 했다. 총무처·문화부·법제처및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행정용어순화위원회(위원장 정문화총무처차관)은 이날 이같은 방침을 확정·발표하고 정부내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용어순화편람을 발간했다.
  • 올 음악저작권사용료 수입 1백억원

    ◎방송사서 30여억 지불·유흥업소·노래방 순/원로작곡가 P씨,연저작권료수입 1억원 국내 작곡·작사가들이 방송사등으로부터 받는 음악저작권 사용료가 올해 1백억원을 돌파한다. 1천6백여 음악저작자(작곡·작사가)들의 저작물 사용승인을 대행하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신상호)에 따르면 올 저작권료 징수규모는 지난해의 75억원 보다 30%이상 늘어난 1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7월 문화부로부터 노래방 사용료 징수권을 승인받는등 인세징수대상이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음악저작권료 산정방식의 개선에도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의 부문별 음악저작권료 예상수입을 살펴보면 방송사의 음악사용료가 33%로 수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유흥업소 공연사용료 28%,노래방사용료 23%,노래방용 컴퓨터 소프트웨어및 레이저디스크 복제권료 14%,음악출판인세 2%순이다. 특히 최근 성업중인 노래방에 대한 저작권료의 경우 지난해 7월14일자로 승인된 「노래연습장(통칭 노래방)에 대한 징수규정」에 의해 영상가요반주기(LDP)1대당 매월 5천원씩의 사용료를 받고 있어 주요수입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또 유흥업소 사용료는 영업장 규모에 따라 월 3만2천원(30평미만)에서 15만원(4백평이상)까지 6등급으로 구분 징수하며 반주음악이나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본 책정금액의 60%를 받는다.방송사용료는 방송총수입(시청료및 광고료)에 일정사용료율(현재 0.3%)을 적용,방송사측과 매년 협의후 음악의 포괄적 이용에 관한 사용료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상업광고용은 초당 복제사용료를 적용한다.그밖에 종합유선방송 도입에 따른 음악사용료 기준안도 마련중이다. 한편 이와같은 음악저작권제도의 기틀이 다져짐에 따라 저작권료를 받는 작곡·작사가들도 크게 늘어 현재 9백60여명에 이르는 음악인들이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특히 원로작곡가 P씨의 경우 연간 저작권료 수입이 1억원대를 넘어서는등 5천만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자도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음악저작권협회 신상호회장은 『87년 저작권법 개정이후 음악저작권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꾸준히 향상되었지만 독·일등 「저작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걸음마단계』라고 지적하고 『현행 저작권법 가운데 미비한 점을 개선,작곡·작사가들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2

    ◎부채의 원리/인간과 도구·기계와의 관계 변화/로봇과 구도여행하는 삼장법사/상호 대립·단절… 균열속에 따로 존재/서구/쥘 부채처럼 사용자 마음따라 변화/동양/친화 바탕 새 도구관 한국서 나와야/이불·요는 필요에 따라 펴고 개키고/서양침대는 사람 일어나도 그대로/한국이이 자동차를 발명했더라면/주차장 공간 필요없게 연구했을것 □황규호문화부장=이 대담이 처음 시작되었을때 선생님께서는 「에너지에서 정보」로 산업사회의 가치체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그리고 21세기는 그동안 서양문명이 구축한 두꺼운 벽이 무너지는 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에너지와 벽은 어떤 면에서 상관성을 갖고 있는지요. ○인력·축력 1% 불과 ■이어령 전문화부장관=19세기 중반까지 인간이 사용한 전 에너지의 94%가 인간과 가축의 근력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고 합니다.그런데 1백년이 조금 지난 오늘날에는 그것이 불과 1%도 안된다고 합니다.놀랍지 않습니까.산업화의 기점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것은 국민학교 학생들도 아는 상식이지요.근력이 증기의 힘,전기의 힘,그리고 이제는 원자력의 힘으로,에너지원의 새로운 개발이야말로 오늘의 산업화시대를 만들어낸 바로 그 심장이요 손발이라고 할 것입니다. □자연에너지가 인공적인 에너지로 바뀌어 갔다는 것이지요.지금도 자동차를 몇마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산업화 이전의 에너지를 대표하였던 것은 말의 힘이었지요.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마는…. ■그래요.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요.그런데 조금 파고 들어가면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들이 드러나게 되지요.말의 힘이 증기기관의 힘으로 바뀌어간 그 과정을 살펴보면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된 문명의 그 숙명적 의미를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을 낳은 당시의 영국사회 특히 런던의 그 도시환경 말씀이신가요. ■16세기중반에서 17세기에 이르면 런던과 같은 대도시의 연료와 목량업의 발전으로 영국의 산림자원은 황폐해지기 시작합니다.수풀의 죽음속에서 서서히 농경 문명이 막을 내리게 되는 상징적인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지요.심각한 열 에너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타나게 된 것이 바로 석탄이었는데 이 검은 돌과 탄광이야말로 산업문명을 낳은 아버지라고 할 것입니다. □『석탄 백탄 타는데』라는 개화기때의 우리나라 노랫가락이 생각나는군요. ■문제는 석탄을 연료로 썼다는 자체가 산업화를 이룩했다는 것은 아닙니다.첫째 이 석탄을 캐려면 탄광의 배수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결국 거기에서 발명된 것이 바로 배수펌프이고 후일 와트의 회전식 증기기관으로 맥을 잇게 되는 뉴커먼 기압기관의 탄생입니다. □산업혁명을 낳은 아버지가 석탄이라면 그 어머니는 동력기의 발명이라는 말씀이군요. ■뿐만이 아닙니다.산에서 캔 석탄을 도시로 수송하려다 보니 이번에는 말이 자꾸 증가하기 시작합니다.말이 증가되면 그 사료를 증산해야 하고 이렇게 말 사료가 늘어가면 결국 사람의 식량이 달리게 됩니다.더이상 말을 늘릴 수 없는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만것입니다. ○채털리부인 숲향기 □알겠습니다.그 극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와트가발명한 인공의 동력의존이라는 말씀이시지요. ■그렇지요.말의 힘을 대신할 인공동력의 발명,기차가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석탄을 때서 석탄을 운반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겨나게 된 것이지요(웃음).숲이 죽고 말이 죽고 그대신 태어난 것이 동력기관과 기계들이었지요.탄광과 공장,로렌스의 소설을 보면 숲의 죽음과 산업문명의 탄생이 아주 선명하게 그려지지요.그의 문학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바로 이 상실한 숲의 재생이라고 할 것입니다.그가 그리는 섹스라는 것도 이 남벌된 숲의 한 풍경에 지나지 않아요.왜 그 유명한 채털리부인의 사랑이 있지 않습니까.그 정사장면의 묘사를 보면 그가 그리려는 섹스와 숲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있습니다.채털리부인의 온 몸에서는 숲의 향내가 나고 성불능에 걸린 그 남편의 몸에서는 검은 연기와 불꽃을 토해내는 공장 굴뚝의 석탄 냄새가 나지요.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산업문명이 어떤 것인지 오관을 통해서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석탄냄새,지하의 탄광과 광부들,그리고연기를 내뿜고 달리는 철마­초기 산업문명의 이 풍경이야말로 근대인이 뽑은 운명의 카드였지요. □그런데 21세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는 그와는 다른 또하나의 「운명의 카드」를 손에 들고 있다는 것이군요. ■우리 손에 들린 그 새로운 운명의 카드에는 어떤 그림들이 보일까요.우선 동력기에 의해 돌아가던 거대한 기계들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로 변한 모습이 보입니다.전자시계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전화,반도체를 이용한 컴퓨터와 모든 정보기기와 관련된 것들은 19세기때의 기계식 제품과는 달리 아주 작은 동력으로 돌아갑니다.강전의 시대에서 약전의 시대로 말입니다.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덜쓰는가?정보기기가 아니더라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품일수록 이 지상에서는 공룡처럼 자취를 감춰가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후기 산업사회는 전세계가 오일쇼크를 경험하고 난 그 뒤부터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에너지」에서 「정보」로 그 힘의 비중이 바뀌어 간다는 말은 에너지에서 전파로,기계에서 전자로 그 패러다임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기계가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로 바뀌면서 모든 산업주의의 패러다임도 변화되었다는 말씀이시군요.동력기는 반도체로,에너지는 전파로,강전은 약전으로 중심개념이 옮겨간다.그래서 도구에 대한 개념도 달라진다…. ■그렇습니다.기계는 동력기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들이라 인간과 다른 자기독자의 심장을 갖고 있지요.인간과 기계는 대립적이거나 단절적입니다.인간과 기계의 이같은 관계를 극단화시킨 것이 그 유명한 프랑켄슈타인입니다.작품이 아니라 실제로 기계와 인간이 힘을 겨루는 이야기는 유럽 미국등지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서양사람들은 인간과 인간사이 만이 아니라 도구와 인간사이에도 두꺼운 벽을 가지고 있었지요.이러한 벽때문에 인간은 자연과 도구를 객체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인간따로 기계따로 제각기 따로 노는 균열이 생겨난 것입니다. ○마음따라 수시 변용 □한국의 경우는 어떻지요.인간과 도구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말입니다.더 적대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서양사람과 한국사람 넓게는 동아시아 사람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번에 병풍이야기를 하였지만 그 쓰는 도구를 보면 분명히 알수가 있습니다.부채를 보십시다.서양이나 동양이나 부채를 사용한 것은 다 같습니다.그런데 일본과 한국인은 접는 부채를 발명하였고 애용했습니다.전주의 합죽선은 지금도 그 맥을 이어오고 있지 않습니까.보통 부채와 달리 왜 우리는 접는 부채를 많이 사용하였을까요.부채 역시 사람이 쓸때에는 펴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 둡니다.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에 의해서 도구도 수시로 변하는 것이지요. □사람과 도구가 대화를 한다는 것이군요. ■서양부채는 사용할 때에나 그렇지 않을 때에나 똑같습니다.그러나 접부채는 쓰지 않을 때에는 작게 접혀서 옷소매나 주머니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부채만이 아니지요.이불과 요를 보세요.잠잘 때에는 펴고 일어나면 개키지 않습니까.이불과 요는 그 주인인 인간과 함께 행동하지요.그런데 서양침대는 어때요.사람이 자고 일어나도 꼼짝도 안합니다(웃음).24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드러누워 있는 거예요.어디 침대만 그래요.집집마다 양옥을 짓고 응접실에 소파를 들여놓고 삽니다마는 그 의자라는 것은 사람이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제가 혼자서 죽치고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응접실은 결국 사람보다 의자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그러나 한옥 사랑방을 보십시오.의자 대신 방석이 있는데 손님이 오면 내왔다가 돌아가면 방석을 넣어둡니다.사람이 앉을 때만 존재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집니다.인간과 도구는 일체가 되어 함께 호흡하지요.서양식탁은 세끼 밥먹기 위해서만 있는데 밤낮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먹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그러나 우리 밥상은 어디 그래요.먹을 때에는 나오고 먹고나면 들어갑니다(웃음). □먼저 시간에 말씀하신 한국의 보자기와 서양 가방의 차이와 같군요. ■자동차는 서양사람이 만든 물건 가운데 대표적인 최악의 발명품으로 사람이 탈때나 내릴 때나 변함이 없어요.한국인이 만들었더라면 전주 합죽선처럼 내리면 척 접혀져 작아지거나 벌떡 일어서거나(웃음)무슨 변화가 있도록 디자인 되었을 것입니다.빈차가 잠자고 있는 주차장 공간을 볼때마다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현대인의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됩니다.농담이 아니라 사실 근대에 들어서 동양인의 독창적인 발명품으로 유일하게 손꼽히는 인력거를 보더라도 손님이 내려 비었을 때에는 세워놓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까.가마도 다 해체할 수 있도록 되어 있구요. □근대 기계를 수용하는 데 있어서도 그런가요. ■일렉트로닉스는 합죽선과 가까운 도구인 것입니다.전자제품은 인간과 일체형으로 되어 있지요.그것들은 몸에 휴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안테나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된 라디오 카세트처럼 쓸때와 쓰지 않을 때에 따라 달라집니다.인간과 대화를 하고 있지요.컴퓨터의 변화를 보세요.이젠 노트북 컴퓨터에서 펌(손바닥)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인체에 밀착하도록 발전되어가고 있지요.인간과 함께 하는 마치 인체의 일부처럼 붙어다니는 기계 그것이 전자제품들의 특성입니다. □무선전화니 휴대폰도 다 그렇구요. ■기계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면서도 그 결과는 인간을 해치고 대결하고 파멸시키는 프랑켄 슈타인이 되었지만 앞으로의 그것은 좋은 동반자로서 같이 호흡하고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계는 생산하는 도구,공장의 기계로 대표되었던 그런 도구가 아니라 방안에서 인간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도구로 변신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도구와 인간이 일체가 되는 그런 정신을 우리는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미래의 기계에 대한,도구에 대한 새로운 철학은 한국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도구론이 말입니다.삼장법사가 손오공과 저팔계를 데리고 경전을 구하러 가는 그 여행처럼 앞으로 우리는 로봇이었던 컴퓨터였던 그런 반려자를 데리고 복지의 땅 행복과 번영의 인간문명의 경전을 받으로 가야 하는 것입니다. ○호칭에도 인격부여 □실제로 그런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요. ■가령 접부채를 만들어낸 일본의 예를 들어보면 그들이 어떻게 로봇왕국이 되었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지요.전세계의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의 80∼90%는 일본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급속도로 로봇이 인간과 함께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것은 로봇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마치 인간처럼 기계와 친숙하게 벗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지요.아침에는 로봇과 함께 라디오체조를 하기도 하고 인기가수나 연예인 이름을 따다 로봇에 붙여 놓고 부릅니다.『고장났다』고 하지 않고 『병에 걸렸다.몸이 불편한가 보다』라고 말한다는 겁니다.서양에서는 로봇을 인간의 대립물로 보기 때문에 노조에서는 물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적대감을 갖는 경우가 많지요.도구와 친화력을 갖는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 사회에서 로봇이나 전자제품은 보다 잘 수용되고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기계의 개념이 바뀌어지는 데서 21세기의 문이 열린다.산업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도구관이 탄생되어야 한다.이 가능성이 우리에게 많다.대체로 이러한 논법에서 산업문명 뒤에 오는 미래의 역사를 전망해 주셨습니다.다음에 계속하지요.
  • 불법상표·복제물 단속 강화/지적재산권 보호

    ◎저작권 50년으로 연장검토/정부대책회의/CATV부문 외국인투자 허용키로 정부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법무부 및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적재산권 위반사범 합동단속반」을 설치,불법상표나 불법복제 음반·CD·비디오및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무기한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또 「저작권법」을 개정,저작권의 보호기간을 2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하고 법위반시의 벌칙을 현행 3년이하 징역 또는 3백만원이하 벌금에서 대폭 강화하는 한편 유선TV방송(CA­TV)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28일 상오 정부종합청사에서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주재로 법무·상공·문화·공보·과기처장관과 외무차관,관세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미간 통상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는 현재 불법상표부착 신발이나 불법복제 음반·CD·비디오및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대량으로 국내에서 제조·유통되는등 지적재산권 보호가 국내적으로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향후 지속적인 단속을 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위해 부처별로 대처방안을 마련,우선 법무부는 대검및 지방검찰청별로 지적재산권 합동단속반을 설치키로 했다. 또 문화부는 저작권법을 개정,위반시의 벌칙을 대폭 강화하고 재범 이상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이 가능토록 하는 한편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등에 대비,저작권보호기간을 현행 2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공보처는 종합유선방송법에 대한 선진국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하되 미국측이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CA­TV에 대한 외국인투자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방송내용에 있어서도 외국인 프로그램을 30%이상 방영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와함께 상공부는 불법상표를 부착한 신발등에 대해 철저한 단속을 벌이고 관세청은 수출검사시 불법상표나 불법복제 CD·음반등이 수출되지 못하도록 중점 단속키로 했다. 이밖에 과기처는 현재 입법예고중인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을 조기에 제정,불법복제물에 대한 단속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이같은 방안은 최근 미국측이 우리나라에서의 지적재산권 보호상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미통상법 스페셜301조에 의거,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PFC)으로 지정,강력한 무역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 책읽는 즐거움/이창갑 건양대총장(굄돌)

    올해는 문화부가 정한 「책의 해」이다.역사상 처음으로 정부차원에서 책의 해를 결정하고 「책을 펴자,미래를 열자」라든가 「신한국의 미래는 책 속에」등의 다소 거창한 구호와 현수막 속에 선포식도 있었다.총리와 장관 그리고 각계 인사가 2천명이나 참석해 독서문화를 가꾸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한다. 그렇다면 책을 무엇 때문에 읽는 것인가.독서는 교양인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이라든지,첨단정보화시대의 정보수집 수단으로 라든지,다시 정부의 선포 의도를 빌려 21세기를 발전적으로 대비하기 위함인가.이러한 다소 어려워보이는,조금은 거창하고 목적적인 의도를 크게 비판할 생각은 없다.하지만 이왕에 선포된 「책의 해」에 바라고 싶은 것은 그저 즐거워서 재미있어서 항상 책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하는 것이다.지식의 습득을 목표로 해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면에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나 우선 「즐거운 책읽기」「책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습관이되어야 할 것이다.바쁜 현대인들에게,특히 입시에 찌든 청소년들이나 이해하지도 못한 채 경쟁사회에 휘말려 들볶이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꼽아보라 한다면 과연 독서는 몇번째 쯤이나 될까.TV·비디오·전자오락기 등이 화려하고 빠르게 사람들을 잡아당기고 당장 닥친 시험에 대비해 정신없이 문제지를 풀고 여러군데 학원에 가야할 시간이 총총히 다가오는 요즈음의 아이들에게 책읽기는 부담스럽고 고리타분한 일로 여겨지는 건 아닐지.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를 붙여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늘 책을 읽고 지내는 생활의 보석같은 소중함을 누구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그것은 핑계이며 우리의 게으름에서 나오는 말이다.그 누구도 책을 읽는다 하여 만사를 제치고 온종일 책만 잡고 있으라는 것이 아님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조용한 도서관이나 근사한 서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화장실에서 차안에서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잠깐씩 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책읽기가 즐겁다면 말이다. 네살과 아홉살의 어린 두 아이를 둔 한 젊은 부부는 새해 계획에 「한달에 한번씩 온가족이 서점에 가기」를 정했다고 한다.그저 책을 많이 읽힌다는 것보다는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고 싶어서라 했다.몇 십권의 전집류를 들여놓고 읽으라고 채근하기 보다는 한권 한권 자신이 골라가며 자연스럽게 책에 흥미를 갖게 하자는 생각이란다.다행히 요즈음은 서점들이 일종의 문화공간으로 만남의 장소로 그 기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촘촘히 꽂힌 책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분위기에 섞여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한권 뽑아 가슴에 안은 대견스러운 모습의 어린이들을 서점에서 많이 만날 수 있기를 「책의 해」에 기대해 본다.
  • 공무원 선발시험/「문예행정직」 신설 의견 많다

    ◎수요늘어 「한직」취급은 이젠 옛말/인력정책 일관성 유지위해 필수/문화행사 질도 높일수있는 일거양득 효과 국가공무원 선발시험에 문화예술행정직을 신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우선 행정고등고시와 7급공채에 이 직종을 신설해 문화예술에 종사할 공무원을 따로 뽑자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곧 들어설 새정부가 별도의 예산부담없이도 이 제도시행으로 강력한 문화예술 중흥의지를 보여줄 수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문화예술행정직의 신설은 우선 이 부문 공무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범에 따라 문화예술인력 양성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문화부는 지난 90년 출범이후 예술학교와 국립국어연구원을 신설하고 국립민속박물관을 독립시키는가하면 국립중앙도서관 업무도 이관받았다.문화부 본부의 직제도 늘어났다.문화행정을 맡아야 할 공무원의 수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이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한직」취급을 받던 문화관련업무에 대한 고시합격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총무처에 따르면 최근들어 행정고시 일반행정직 합격자의 상당수가 문화부를 지원,이제는 오히려 문화부에 가기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방행정관서의 경우 문화예술행정의 중요성을 인식,대부분 관련부서를 두고 있다.또 지방의 주요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까지 문예회관등 갖가지 이름의 문화공간이 이미 세워졌거나 세워지고 있다.전국 각지의 공공도서관도 종합문화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한마디로 문화예술행정을 맡아야 할 공무원의 수요가 엄청난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부 지방공무원의 경우 이들 문화관련부서에 배치되었을 때 속된 말로 「물먹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문화행사를 기획할 전문성은 물론이거니와 문화관련업무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이 없기때문에 이들 시설이 「문화없는 문화공간」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는 지적이다.문화예술행정직 신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세워짐에 따라 이제 서울대음대등 국립대 예술계학과는 연주자 양성기능을 넘겨주고 교사,평론가,전문기자,공무원과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예술행정가 양성기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정책전문가들의 주장이다.이것이 늦어질 경우 자칫 정부가 교육부산하의 국립대학과 문화부산하의 예술학교에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하고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예술행정직 신설은 실기를 전공하지않는 예술계학과 출신자들에게 목적의식을 갖게해 학과의 성격전환을 돕고 국가의 입장에서는 우수한 전문공무원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또 예술계학과의 성격전환 결과 양성된 예술행정가들은 전문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매니지먼트와 일반기업의 관련부서 대거 진출도 기대된다.이에따라 이 제도는 문화시장의 활로를 열고 기업의 문화투자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끄는 부수효과까지 거둘 수있다는 것이 제도시행을 요구하고있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 93년·「책의 해」·우리문학/김병익 문학평론가(정경문화포럼)

    ◎급진적 민중­민족소재 급격한 쇠퇴 예상/상업주의 가속… 다양한 방법론 대두될듯 문민정부가 비로소 출범되고 그것에 아주 잘 어울리게 「책의 해」 행사가 벌어지는 1993년 새해의 우리 문학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문화 특히 문학은 그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받아들여 성급한 짐작은 피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흥미있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눈에 보이게 안보이게 우리 문학이 급격하게 다른 여러 문화부문과 함께 변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고 그 변화가 앞으로의 우리 90년대 문학의 향방을 가늠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그 예상의 실마리를 지금의 몇몇 문학적 조짐에서 찾아보자. 먼저 예상되는 것은 진보적 미술운동단체인 민미련이 자진 해체를 선언했다는 며칠전의 보도에서 시사되는 것처럼 급진적인 민중문학 또는 민족문학운동이 급격히 쇠퇴하리라는 점이다.지난해 젊은 진보적 문학자들의 한 좌담이 문학을 정치화하려했던 전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을 진지하게 제기한바 있거니와,근래 주목받아온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도 노동현장의 현실변혁을 위한 운동보다는 중산층의 내면적 허위의식을 분석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오고 있었다.새해의 신춘문예를 심사한 동료 문인들은 응모작의 일반적인 경향이 몇년 전에 유행했던 운동권 소재의 작품들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반면,개인의 내적 병증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인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하는데 그 설명대로라면 우리 문학은 사회적·역사적 주제보다는 현대 사회속에서의 인간의 개인적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이미 논의된 바 있는 「민족문학의 위기론」이 이런 경향에서 배태된 것일 터인데 이럴 경우 우리 문학은 무겁고 억압적인 것에서 가볍고 열린 형태의 것으로 옮겨가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바람직하고 좋은 변화만인지는 결코 쉽게 말해지지는 않는다. 작가들이 관심두는 주제가 이렇다면 그 창작 방법론에서도 리얼리즘,그것도 급진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기법에 대한 주장도 약화될 것이다.현실과 역사를 재현하는데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수법이,현실의 변혁을 위한 문학이라면 보다 급진적인 리얼리즘이 요구되지만 그것을 떠나 인간의 내면 정황을 섬세하게 분석하는 쪽으로 옮겨간다면 그 문학은 문체적 실험과 언어의 구성적 측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그것의 실제가 모더니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일 것이다.근년의 우리의 문화계에서 특히 후자에 대한 회차가 왕성했던 것은 이런 경향을 예시하는 것이다. 이미 성숙한 소비사회에 진입해 있는 대부분의 선진 문학국들은 벌써부터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단계를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왔는데 그처럼 성숙하지도 못하고 민족적·체제적·현실적 모순들을 숱하게 싸안고 있는 우리의 경우 그러한 문학적 전환이 쉽게 이루어질 것인지,그 전환이 우리 작가들이 자부해온 문학적 진정성을 담보해줄 수 있을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그러나 우리 문학이 하나의 교조적 논리에 메이지 않고,그래서 문학의 정치화를 벗어나 다양한 주제와 다기한 방법론을 추구하며 문학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바람직한 창작 활동이 피어날 가능성은 얼마간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주제와 방법론의 전개는 본격문학에서보다는 대중문학에서 더욱 왕성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가령 80년대에는 노동문학과 함께 현장 기층민들의 수기·일기·편지 등 주변 장르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어 이른바 장르의 해체와 통합론이 제기될 정도에 이르렀지만 90년대에는 이미 추리소설,SF,에로,만화 등 대중적 통속문학이 범람하기 시작하는데 문학의 이런 비속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어 우리문학 독서계를 휘어잡을 것이다.여기에는 최근의 한 기성작가의 예에서 보듯이 PC소설로 등장하여 기술 사회로의 진입을 반영하는 신종의 작품도 보급될 것이다. 이러한 장르상의 그리고 기법상의 예상되는 변화를 휘몰고 있는 것이 어느 사이에 번창해지고 있는 문학의 상업주의화이다.어떤 예술 부문보다 상업성이 침투하기 가장 힘든 시문학에서의 대중화 현상이 어느 다른 문화 선진 문화권에서도 도저히 비교해볼 수 없을 만큼 왕성하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 이미 여러해 전부터 발견되고 있거니와 이 현상은 기왕의 대중소설 장르를 중심으로 기존의 본격문학권에 광범한 영향이 파급될 것이다.가령,무명 저자의 믿을 수 없는 책들의 베스트셀러화 현상,아류의 「소설류」역사소설들의 범람,그리고 혼성모방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표절 행위,여러 형태의 외설 도서들의 유행 등등의 문제들은 순문학을 침식하는 정도를 넘어 그것을 혹독하게 파괴하고 문학적 진정성을 무효화할 우려를 충분히 갖는다. 이 상업주의의 거대하고도 거센 물결을 어떻게 감당하여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우리 문학의 가장 힘든 주제가 될 것인데 그것이 힘든 것은 단순히 작가와 문학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판계와 독서계,그리고 사회 각부문의 의식 전반과 문학 정책들이 함께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우리가 격낮은 문학으로 추락할 것인지 문학적 진정성을 존속시켜 내적으로 풍요하고 창조적인 문학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90년대 우리 문화와 사회 전체가 대응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1

    ◎병풍원리/탈경계­탈구축개념의 미래는/「벽속의 고립」 서구문명 한계에/초가식 「열린 자아」가 대안으로/바슐라르 표현대로 서양 문화는/서방이 벽면으로 싸인 지하실형/병풍속서 태어나 병풍속서 죽는 한국인 정서공간은 매우 신축적 □황규호문화부장=선생님께서 올림픽 개폐회식을 기획하셨을 때 그 주제를 「벽을 넘어서」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철의 정막이 무너지고 하였지요.오늘은 그 벽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기를 전망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서구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벽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도시든 개인의 삶이든 모든 것이 두꺼운 벽을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진 것이지요.가령 도시국가라는 것은 완전히 성벽안에 세운 도시지요.성벽밖에는 한데지요.유럽은 섬이 아닌 대륙인데도 일찍부터 고층화가 이루어진 것은 성벽이라는 제한된 구획속에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이 커지려면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위로 치솟아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동서양의 성곽 달라 □동양도 마찬가지가 아닙니까.성벽으로 나라와 도시를 둘러친 것 말입니다.중국의 만리장성이 그렇구요. ■물론이지요.한자로 나라국자를 써보세요.국은 사각형의 구자로 싸여 있지 않습니까.그것이 바로 성곽이지요.그런데 자세히 비교해 보면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에는 성밖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마을이 있고 자연의 숲이나 냇가에서 사람들이 퍼져 살지요.즉 성안과 성밖의 구획은 있어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그러나 서양의 도시국가 형태는 성밖과 성안은 인간의 공간과 인외경의 자연 공간으로 대립적 관계로 파악되었지요. □서양의 벽은 아주 뚜껍다는 것이군요.나라의 성만이 아니라 개인집의 벽도…. ■그래요.왜 우리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아요.얼마나 벽이 허술하면 말이 이렇게 밖으로 다 새어나갑니까.그런데 서양의 속담에는 「벽에는 귀가 있다」고 하지요.벽이 아무리 두꺼워도 사람의 비밀이야기는 샌다는 뜻입니다.실제로 서양집은 적조식으로 돌이나 벽돌로 벽을 쌓아 만든 것이아닙니까.그러나 한국집은 가구식이라고 하여 기둥을 세워놓고 집을 지은 비내력벽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벽은 기둥과 기둥의 공간을 바른 것이지 가옥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그렇군요.전통적인 한옥은 벽을 터도 무너지지 않지만 양옥집은 벽을 부수면 집 자체가 무너지고 말지요. ■그래서 첨성대같은 건축물이 가구적 한국의 건축양식으로 볼때 아주 예외적인 것에 속한다고 하지 않아요.첨성대는 기둥을 세우지 않고 돌을 쌓아 말하자면 벽을 쌓아올린 내력벽건축물이기 때문에 서구의 것과 같다고 할수 있어요. □결국 서양사람이 두꺼운 벽을 원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립적이고 개인의 자아중심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내 말이라고 하기 보다는 서양사람 자신들이 자기네들의 문화적 특성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요.바슐라르같은 사람은 서양문화를 지하실적 문화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하실은 사면이 벽이 아닙니까.그런데 지하에다 판 것이어서 그 벽은 땅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절대로 허물수 없는 두께를 갖는 벽이라는 것이지요.서구에서는 문화예술도 정치도 온갖 음모와 형별도 이 지하실속에서 이루어 졌다는 겁니다.나치에 항거한 레지스탕스도 지하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지요.반대로 나치의 온갖 만행­고문같은 것이 바로 또 이 지하실에서 감행되었지요.사르트르의 그 유명한 단편 벽을 보시면 이 벽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또 상징적으로 그러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물에는 지하실이라는 것이 없군요. ■지하실 대신 개구멍이 있었지요.(웃음)담벽을 뚫는 것 그것이 개구멍이고 이 개구멍을 통해서 궁궐과 사가의 내통이 가능했고 이도령은 춘향과의 사랑을 가능케 한 것이지요.서양의 역사가 벽을 쌓는 이 지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의 역사는 거꾸로 벽을 뚫는 개구멍에서 비사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좋겠지요.농담이 아니라 옛날 시조를 보십시오.「십년을 경영하여 초로삼간지어내니 반은 청풍이요 반은 명월이로다.산천을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라는 시조에서 보듯 바람이 맘대로 들락 날락하고 달빛이 새어 들어오니 이집 벽이 어느 정도겠습니까. ○궁궐­사가 내밀통로 □산천은 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고 한 것을 보면 담벽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 종장을 특히 주목해서 읽어야 됩니다.둘러치고 보리라라고 하였는데 거기에서 우리가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 병풍이야 말로 동양 특히 한국인의 마음과 의식의 지평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징물이라고 할수 있지요.병풍이야말로 가장 가볍고 가변적이고 상황에 따라 신축성있게 적응하는 이 지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벽이지요.필요할때 펴면 벽이 되어 공간을 분할하고 또 필요가 없을 때는 접어서 개켜 버리면 형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콘크리트 벽같으면 야단나지요.한번 허물거나 또 쌓으려면 대 공사를 해야 하지요.그런데 서양에는 병풍과 같은 것이 없었나요. ■스크린이라하여 간단히 접어 세우는 나무판때기의 가리개가 있긴 하지요.그러나 병풍과는 개념이 다릅니다.병풍과 같이 신축성 있는 벽이 생긴 것은 천재적인 발명가로 알려진 백민스터 프라에 의해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실현되지요.우리가 왜 아코데온 벽이라고 부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병풍은 중국이 기원이고 일본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기는 해도 미국의 동양학자 맥쿤의 증언대로 이 지상에서 병풍을 가장 생활화 하고 현재에도 많이 쓰고 있는 민족은 단연 한국이라고 증언하고 있어요.생각해 보세요.우리가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난 곳이 어디예요.병풍속이 아닙니까.그러다가 돌날이 되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돌상을 받지요.서양식으로 결혼을 해도 폐백을 드릴때만은 화조 병풍이 있어야되지요.환갑연이 돌아오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잔치상을 받습니다.그러다가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날 때에도 병풍이 그 시신을 가려주지요.죽고 난뒤에도 병풍과의 인연을 끊지 못합니다.젯상을 받을 때 돌아가신 혼백들을 감싸주는 것이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렇게 한국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생의 장면들을 병풍으로 장식하고 죽고난뒤에까지도 병풍에 의존하게 됩니다.이렇게 쉽게 만들고 허무는 그 공간의 경계선처럼 한국인의 자아는 말하자면 「나와 너」「나와 세계」의 그 관계는 매우 신축성이 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 낳아 □근대적인 자아란 콘크리트 벽처럼 두껍고 튼튼한 것이 아닙니까.그리고 거기에서 프라이버시가 생겨나고요. ■병풍식 자아는 타아와의 경계선이 애매하고 가변적인 것이어서 항상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있지요.쉽게 나와 너의 공간이 하나가 되기도 하고 또 분리되기도 합니다.서구식 관점에서 보면,그리고 산업사회의 풍토로 보면 근대적 자아가 결여된 것처럼 보입니다.우리가 예사로 남의 프라이버시에 개입하기도 하고 침해하기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아가 병풍식이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지요.아주 대조적인 것은 무엇인가 슬픈일이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우리는 하소연을 하고 넋두리 같은 것을 하게 됩니다.남과 함께 자신의 고통을 나누려고 하지요.그러나 서양영화같은 장면에서 가장 많이 볼수 있는 장면은 우리와는 반대로 「I just want to be left alone」이라는 대사입니다.「날 좀 혼자 있게 해줘」즉 남과 세계를 향해 두꺼운 벽을 쌓고 그 안에 혼자 들어가 앉아야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막같은 사회,혼자서 지하실벽을 응시하고 있는 거꾸로 찍힌 활자의 고독,군중속의 고독같은 것이 생겨나는 것이지요.영국의 경우 가옥수는 많은 데도 주택난이 심한 것은 혼자서 집 한채를 차지하고 사는 독신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극단적인 자아중심적 세계관은 무인도적 존재를 낳게 됩니다.그래서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누구나 로빈슨 크루소가 되는 것입니다.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표류기가 우리나라의 소설에는 없지요. ■무인도의 발견·무인도에의 표류­그것이 근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혼자 표류했지만 그 속에서 농업과 산업을 이룩합니다.혼자의 힘으로 문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나중에는 프라이데이라는 노예까지도 두게 됩니다.이 소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단순한 표류기가 아니라 로빈슨은 근대시민사회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로빈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인류가 걸어온 문명의 역정을 그 무인도에서 재현하고 발전시킨 것입니다.이 개인의 힘,그 창조력과 자유에 토대를 둔 사회가 바로 근대 시민사회라고 하겠지요. 개척민이 만든 미국의 역사는 바로 로빈슨이 이룩한 그 표류도의 역사를 확대시킨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우리가 표류기 없는 문학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은 절대 자아가 없는 문화속에서 살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남북 분단으로 우리는 할 수 없이 이산 가족이 되었고 그 슬픔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서양사람들은 스스로 이산가족이 되어 홀로서기를 합니다.가장 미국인다운 미국인의 원형이라는 마운틴 맨이 그렇습니다.깊은 산속에 들어가 혼자서 몇달이고 움막속에서 생활하면서 비바를 잡아 모피를 팔아 생활하는 사람들이지요.그리고 문학을 보아도 마크트웨인의 헉크핀의 모험에서 시작하여 멜빌의 백경,그리고 헤밍웨이의 여러 소설들은 모두가 가정에서 도망쳐 나오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이지요.그런데 이 두꺼운 자아의 지하실 벽들이 서서히 무너져 내려 앉는 소리와 그 서사극의 종말을 우리는 서구의 새로운 소설철학 그리고 실제의 현실속에서 목격하게 됩니다.이른바 「보더레스」(경계선없는)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국경없는 시대 도래 □보더레스라는 말은 주로 경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이지요.기술 자본 상품등 다국적 기업이나 자유무역 등으로 오늘날의 기업이나 산업은 국경이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가령 미국제 자동차라고 하지만 그 엔진은 멕시코에서 만들고 부품은 일본에서 그리고 차체와 디자인은 이탈리아가 맡는 식으로 말입니다.과연 그것은 미국제라고 할수가 있는지 의심이 갑니다.그러나 그것은 경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인간의 자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타자의 경계가 불투명합니다.경계침범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요.인간관계만이 아니라 사물도 그래요.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사물들의 윤곽이란 것도 결코 그렇게 딱딱하고 분명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이 존재하는 한 동물과 식물의 경계선이라는 것도 확실치가 않습니다.우체통을 보십시오.우체통은 폐쇄된 공간이 아닙니까.그러나 우체통에다 편지를 넣으면 넓고 먼 세계로 그 편지가 운반됩니다.우체통은 폐쇄공간이 아니라 열려져 있는 넓은 공간이기도 한 것입니다.안과 밖이라는 개념도 그래요.호주머니를 흔히 내부공간이라고 믿고 있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외부가 안으로 침범해 들어온 것이 바로 호주머니가 아닙니까.호주머니 속은 「안」이 아니라 「밖」의 것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이 탈구축의 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서구 근대문명의 허구와 한계를 볼 수가 있습니다.그리고 이때 떠오르는 것은 병풍 같은 자아속에 잠재된 미래의 가능성입니다. □이야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다음에 다시 계속하기로 하고 이 자리에 병풍을 두르도록 하지요.
  • 정희천 국립중앙도서관장(만나고 싶었습니다)

    ◎“「책의 해」 계기로 독서생활화 유도”/주부독서클럽 배가운동 계획/정신계발위한 독서진흥법 절실/도서관 이용률 높여 건전문화공간 정착에 힘쓸때 흔히 책을 가리켜 문화의 총 결집체라고 말한다.책 한권한권은 개별단위의 문화를 담고있지만 이것이 모이면 종합문화를 포용하기 때문이다.올해는 문화부가 정한 「책의 해」이다.여기저기에 내걸린 「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는 「책의 해」상징표어가 공감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미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책의 힘을 국민들에게 새롭게 인식시키자는 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도서관은 출판업계 및 서점가와 함께 책읽기를 진작시킬수 있는 3대축의 하나.명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최성희양(23)이 「자신의 해」를 맞아 어느때보다 분주한 정희천국립중앙도서관장을 찾아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최성희양=책과 관련된 분야를 배우고 있는 학생으로 올해가 「책의 해」로 지정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반갑습니다.「책의 해」에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희천관장=「문화의 해」는 문화부가 지난 90년 발족한뒤 해마다 1개의 장르를 지정해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지원 육성하는 사업입니다.지정된 특정분야뿐 아니라 주변 장르에도 파급효과를 일으켜 전체적인 문화의 기반을 튼튼히 하자는 취지지요.「책의 해」에는 먼저 문화다운 문화치고 책을 어머니로 하지않은 것이없다는 점에서 책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의 역할을 강조해야 될 것입니다. ▲최양=지난 91년은 연극 영화의 해였고 지난해는 춤의 해였지요.그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고 부정적인 눈길도 없지않은 것 같은데요.책의 해는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성공할수 있을까요. ▲정관장=사실 지난 1972년에도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 도서의 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갖가지 행사가 열린적이 있습니다.당시 그행사가 우리나라의 출판문화 도서관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지요.그러나 대부분의 행사가 당해연도에 그친 1회성으로 끝나버려 아쉬움을 주었어요.이번에는 정말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성과를남기고 그 성과가 누대를 두고 파급될수있는 사업이 되어야합니다. ▲최양=관장님이 구상하고 계신 구체적인 「성과를 남길수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정관장=그것은 독서진흥을 위한 법을 하나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인간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정신에 부수되는 육체를 위해서는 밥도 있고 보약도 있고 운동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그러나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독서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그런데 육체를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이 마련되어 이미 전문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의 기반까지도 다져지고있는 상태입니다.앞뒤가 뒤바뀐 느낌은 있지만 이제라도 국민독서진흥법같은 것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최양=그렇다면 그법에 담아야할 내용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정관장=우선 독서진흥기금을 조성하는 방법이 있겠지요.정부가 출연을 할수도 있겠고 공익자금 혹은 기업의 도움을 받을수도 있겠지요.또 책을 팔때마다 일정비율을 기금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양=책의 해와 관련해 국립중앙도서관이 계획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정관장=먼저 전국공공도서관 경진대회를 가져보려고 해요.우리나라에는 모두 2백81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습니다.이가운데 독서생활화를 앞장서 유도해 온 우수도서관의 사례를 그렇지못했던 곳에도 알려주자는 것이지요.또 전국공공도서관협의회를 통해 주부독서클럽 배가운동을 벌일 계획입니다.어머니전용책상갖기운동도 그 내용가운데 하나이지요.사실 어느집이나 화장대는 있지만 어머니의 책상이 있는 집은 드물어요.꼭 책상을 마련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입니다.이밖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왕선발대회와 전국동화구연대회,독후감쓰기,할아버지와 손자·어머니와 딸등 가족이 서로에 대해서 쓰는 가족백일장,청소년독서주장대회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이와함께 오는10월에 열 우리나라 1백30개 성씨의 문중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양=이들 사업이 모두 성과를 거두면 좋겠네요.국립중앙도서관장으로 일을 추진하시는데어려울 때도 많으시겠지요. ▲정관장=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독서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독서가 취미수준일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것이 어렵습니다.아직까지도 동네에 도로포장을 해주면 많은 사람이 고맙게 생각하지만 동네에 공공도서관이 선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적지요.국민들이 도서관이 생산적인 기관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너나없이 찾아줄때만이 위상도 높아지고 종사자의 수준도 높아져 진정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할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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