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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촌지 100만원 받은 차관의 사표

    현직 농림부 차관이 집무실에서 현금 1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사표를 내게 된 것은 서글픈 일이다.차관직에까지 오른 공직자가 많다고도 볼 수 없는 돈을 받고 평생 쌓아올린 명예를 무너뜨린 것은 개인으로서도 불행한 일이다.하지만 액수가 크든 작든간에 유관단체의 간부로부터 집무실에서 돈을 받은 것은 공직자로서 용납되어서는 안 될 처신이다.더욱이 정부합동단속반에 적발된 사실이 이렇다면,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직자들이 금품을 받지 않는다고 믿을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는 농림 차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고 한다.참여정부는 출범부터 부정부패 척결과 인사청탁 비리 근절을 약속했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장·차관들이 참석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직접 공직기강을 다잡겠다고 약속했었다.그런 점에서 농림 차관의 사표수리는 일벌백계의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며,지난번 교수임용 인사청탁으로 인해 물러난 문화부 차관의 경우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공직자들은 이런 불행한 사례들을 거울삼아 더욱 몸가짐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다면 공직자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단 한푼이라도 공직윤리에 어긋나는 돈이라면 받아서는 안 되며,유관단체나 업자들이 돈을 건네는 풍토도 바로잡아야 한다.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공직자들에 대한 특별감찰활동을 실시하고 있다.이번 기회에 명절 떡값이니 촌지니 하는 부패 관행도 추방해야 할 것이다.마침 국회의원들과 국회공무원들도 15일 선물과 금품을 주고받지 않겠다는 결의를 했다고 한다.구호보다는 공직사회의 의식개혁과 자정노력을 촉구한다.
  • [길섶에서] 놋그릇/심재억 문화부차장

    명절을 앞둔 지금쯤이면 큰며느리였던 어머니는 아예 날을 잡아 놋그릇을 닦곤 하셨다.광 속에서 제기(祭器)광주리를 꺼내고,찬장 시렁에 얹힌 그릇과 놋요강,징을 닮은 방짜유기 세숫대야까지 더해 마당 한 쪽이 놋그릇으로 그득했다.“이렇게 닦아 차례상을 차려야 조상들이 편히 운감(殞感)을 하지.나중에 나 죽고 더라도 니 각시한테 꼭 이게 시켜야 써.” 말이 그릇 닦는 일이지 놋그릇의 묵은 때를 벗겨내기란 ‘어깻죽지에 서리 맞는 일’에 버금했다.검은 흙기와를 부숴 낸 고운 가루를 물에 적신 짚수세미에 묻혀 맨지르한 그릇을 문지르는 일은 보기보다 힘들었다.한참 문지르다 보면 손아귀 힘이 풀려 미끈 빠져나간 그릇이 부딪치며 깡깡 쇳소리를 내곤 했다.꼬박 한나절을 닦아 새암물에 씻은 뒤 깨끗한 광목 천으로 매조지해 쌓아 놓은 놋그릇이 가을 햇빛을 받아 싱싱하게 반짝거렸다. 그 반짝임이 또한 내 핏속에 살아있음을 나중에 알았다.한 날,인사동 골동품전의 유리진열장에 부장품인 듯한 놋그릇이 갇혀 있었다.더는 뜨거운 밥이 담기지 않고,그래서 닦을 일도 없을 그 놋그릇을 어디선가 본듯 해 나는 한참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 심재억 문화부차장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김재섭/심재억 문화부 차장

    창백한 얼굴의 그가 마을로 돌아와 내게 처음 건넨 말은 “아버지가 누구냐?”는 것이었다.새벽마다 낡은 스피커를 타고 울리는 새마을노래에 단잠을 깨곤 했던 때이니 1970년대 중반이었을 것이다.아버지는 “똑똑한 사람이 안 됐다.”며 고기반찬이라도 있는 날이면 불러서 같이 밥을 먹기도 했지만 그는 별로 말이 없었다.피를 나눈 형제들조차 그런 그를 어려워했다. 대학 시절 ‘산’에 들어가 ‘빨갱이짓’하다 20년이 넘게 옥살이를 한 뒤 출소한 그에게 세상은 안락한 쉼터가 아니었다.몸뚱이 하나 뉘려고 머슴방을 전전하다 마을회관 모퉁이에 겨우 방 한칸 달아내 구멍가게를 시작했지만 한낮이면 들로,산으로 쏘다니는 게 일과였다.그런 그를 두고 사람들은 “반생을 감옥소에서 보낸 사람이 맘 잡기 쉽겄냐?”며 안쓰러워했다. 키자란 죽순이 껍질을 벗을 무렵,돌밭머리 무덤에서 “어머니,죄송합니다.”라며 엎드려 울던 그를 기억한다.‘산’과 감옥을 거치면서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자문(刺文)한 사회주의자,그가 운신할 틈은 어디에도 없고,출감은 또다른 감옥이었을 것이다.마침 국가보안법이 회자되면서 문득 생각난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 한 토막.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인사]

    ■ 한국지역난방공사 ◇3급 승진△중앙지사 업무부장 白榮畛△대구지사 운영부장 李辰相△인천종합에너지 파견 陳光熙 ◇전보△용인지사 배관부장 李鉉千△인천종합에너지 파견 李基樂 丁英喆 ■ 국제신문 △편집국 심의위원 梁熙周△편집국 교열부 위원 宋東善△논설위원 朴熙鳳△논설위원 朴相弦△편집국장석 부장 李處文△정치부장 成炫哲△국제부장 金永讚△경제부장 高基華△사회2부장 崔源烈△문화부장 朴成權△체육부장 權淳益△기획특집팀장 朴昌熙△편집2부장 직무대리 金贊錫△사회1부장 직무대리 南且祐△서울정치부장 직무대리 金在佚△독자여론팀장 片度旭△해양수산팀장 朴貞善
  • [하프타임] 올해 경기상에 유승민·女핸드볼팀 추천

    대한체육회는 각 경기단체 추천을 통해 접수된 14건의 올해 ‘경기상’ 후보에 대한 심사를 벌여 유승민(탁구)과 여자핸드볼팀으로 압축,문화관광부에 복수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경기상 주인공은 체육계 원로 등으로 구성된 문화부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된다.
  • 여성부 일원화 진통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가족·청소년 업무를 여성부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가족·청소년 정책기능 조정안’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여성부와 문화부,보건복지부,청소년보호위원회(청보위) 등 관련 부처들이 가족·청소년 업무의 통합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여성부로의 통합에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이 문제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여성과 가족 및 청소년 정책을 가족문제의 틀 속에서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내용의 ‘가족·청소년 정책기능 조정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가속도가 붙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가족·청소년 기능조정 관련 관계장관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특히 청소년 업무 통합 문제는 청소년 보호업무와 육성업무를 각각 맡아온 문화부와 청보위가 지난 99년부터 주장해 온 해묵은 논쟁으로 인해 부처 이기주의에 막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여성부로 청소년 업무가 통합될 경우 청소년보호를 주업무로 하는 청보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바짝 긴장하고 있다.청보위는 현재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청소년 업무를 통합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여성부로의 이관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화부도 현재 1국 3과 체제인 청소년국과 문화부 장관이 운영주체인 3000억원에 달하는 청소년 육성기금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보육업무를 여성부로 넘긴 복지부도 아동관련 업무를 모두 여성부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문화단체들의 반대도 큰 변수다.문화연대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등은 “가족정책 강화를 위해 여성부로 청소년 업무를 옮기는 것은 모든 청소년문제를 가족문제로 돌리는 퇴행적인 정책”이라면서 “정부는 체계적인 청소년 정책 연구를 통해 이 업무의 관련부서 기구조정을 재검토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현재 정부혁신위에서 가족업무 일원화에 대한 세 가지 방안을 만들어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면서 “조만간 관계부처 조율을 거쳐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
  • [오늘의 경기]

    ■ 프로야구 ●현대-두산(잠실)●기아-한화(청주)●SK-삼성(대구)●LG-롯데(사직 이상 오후 6시30분) ■ 프로축구 ●전북-부천(오후 7시 전주) ■ 핸드볼 문화부장관기 중고대회(오전 9시30분 의정부체 등)
  • 김근태장관 힘 받을까

    경제,통일·외교·안보,사회·문화 분야 등 유관부처별 역할 분담 형식인 분권형 국정운영제가 조만간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한 두 차례 유관부처별 회의를 직접 주재,부처별 팀제 운영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은 1일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까운 시일 내 노 대통령이 주재하는 사회·문화분야 관계 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면서 “회의에선 공통 의제를 발굴,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사회·문화 분야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노동부,환경부,문화부,여성부가 서로 잘해야 사회통합과 국민 도약의 힘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담뱃값 인상과 관련,김 장관은 “경제부총리,기획예산처장관 등과 최근 간담회를 갖고 당초 합의한 대로 올해와 내년에 담뱃값을 올리기로 했다”면서 “다만 관련법 개정은 올해 인상분의 경우 올해 개정하고,내년도 인상분은 내년에 법을 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길섶에서] 도시 잔혹극/심재억 문화부차장

    발길 무거운 퇴근길.둔탁하게 받히는 소리와 날카로운 비명에 턱,숨이 막힌다.등줄기가 회초리 맞은 개구리처럼 뻣뻣하게 굳어지며 머리카락이 올올이 곤두섰다.잠깐 웅성거리며 쯧쯧 혀를 차던 사람들,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내 제 길을 간다.헝클어진 차량 몇 대와 그 차들이 남긴 경적소리만 잉잉 잔음으로 남아있는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몇 걸음 떼다가 아무래도 궁금해 눈길을 돌린 그곳에는 질주하는 차에 냅다 받힌 애완견 한마리가 고개를 모로 꺾고는 전신을 뒤틀고 있었다.그것은 한 편의 잔혹극이었다.왕복 16차선,그 촘촘한 절망의 벽에 갇힌 개의 불행이 가슴 아팠지만,뛰어가 밖으로 안아내는 일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그 새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도시인의 비열한 안도가 속으로,속으로 번져 나갔다. ‘도시의 본질은 파괴적 기능’이라는 한 문명비평가의 말이 두렵게 되살아났다.누구도 이 기능에 저항하지 못한다.저항은 곧 패배고 도태다.그래서 모두들 그런 유의 살육에 무관심하려고 한다.그러나 도시인들은 영악하다.누구라도 정답을 안다.‘언제든 나도 그 개 꼴이 될 수 있다.’는. 심재억 문화부차장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호박꽃에 부쳐/심재억 문화부차장

    텃밭의 호박 새 순이 넌출넌출 토담을 타고 올라 샛노란 꽃을 피웁니다.원앙 앞치마를 두른 그 집 새댁은 절구에 생고추를 빻으며 연신 눈자위를 시긋거립니다.고작 스물두엇에 시집살이가 만만할 리 없습니다.갓 담근 열무김치를 갈무리하고는 아린 손을 비비적이며 마루턱에 오도카니 하늘바라기를 하고 앉았던 그 새댁이 생각납니다. 결혼 두이레 만에 남편을 군에 보내고 독수공방하던 새댁.그 속내를 고작 열살 어름의 내가 알 턱이 없었지만,그녀의 눈에 든 호박꽃,노오란 지분 철철 흐벅지게 핀 호박꽃이 또한 서럽기도 했을 것입니다.언젠가 함지박에 담아간 이바지떡을 보며 “참,맛있겠다.”고 반색하던 모습이 호박꽃처럼 넉넉해 나를 편하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살이 무르게 덥던 날.월남 간 신랑의 전사 소식에 까무러친 새댁,한동안 곡기를 끊고 들어앉아 울기만 하더라는 어머니의 전언이 슬펐습니다.공부하러 대처에 나가 살다 방학 때 문득 넌출넌출 담장을 타고 올라 푸짐하게 핀 그 호박꽃을 보았습니다.혹시나 싶어 담장 안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어디에도 새댁 모습은 보이지 않고,호박꽃만 예전처럼 지분 철철 피어있었습니다. 심재억 문화부차장 jeshim@seoul.co.kr
  • 천하대장군 세계를 호령하다

    장승조각가 김종흥(50)씨가 일본을 포함한 세계 6개국에 장승공원을 조성,한국 전통문화를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캐나다 토론토에 ‘한국장승공원’을 조성한 것을 비롯,지난 2002년 2월부터 미국과 일본,타이완, 러시아,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 장승공원을 잇따라 만들었다.김씨는 특히 중국과 프랑스,독일 등 세계 10여개국에서 개최된 문화축제나 엑스포 등의 행사에 26차례나 공연자로 초청돼 장승깎기 시범을 보여주며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했다. 김씨는 지난 92년 당시 안동군에서주최한 가훈전시회에 가훈을 조각한 목공예품을 출품,주위로부터 예상치 못한 호평을 받자 천직으로 알고 있던 농사를 뒤로 하고 장승 제작에 인생을 걸었다. 이후 문화부가 주관한 목조각 전문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장승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탐독한 끝에 그만의 독특한 제작법을 체득,현재까지 2500여개의 장승을 만들어 보급했다. 상투를 틀고 흰 저고리에 발목까지 축 늘어지는 바지 차림의 전통의상을 즐겨 입는 그는 국내 사진작가들의 인기모델이 되고 있으며 ‘2004경북사진대전’에서는 그를 모델로 한 작품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씨는 “장승은 우리 민족을 잘 표현한 가장 한국적인 문화”라며 “하회마을에 장승박물관을 건립,전국적인 명소로 육성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황진선 문화부장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하잘것없는 인생,꼴찌 인생에 동류 의식을 느끼고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안게 되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요즘 작고 늙은 경주마 하루우라라 얘기로 떠들썩하다고 한다.하루우라라는 ‘화창한 봄날’이라는 뜻.4살 전후의 전성기를 지나 8살이나 됐지만 아직 일본 시코쿠 고치 경마장에서 뛰고 있는 현역이다.고치 경마장은 중앙에서 밀려났거나 은퇴 직전의 경주마 등 ‘3류’들이 겨루는 하급의 지방 레이스.그럼에도 하루우라라가 지난 7월11일까지 거둔 성적은 112연패.1998년 데뷔 이후 월 2회꼴로 레이스에 참가했지만,거의 매번 꼴찌를 면치 못했다.99연패가 될 때까지 거둔 최고 성적은 3등이 고작이다. 그러나 기수들은 이렇게 말한다.“하루우라라는 성실하다.뒷심이 달려 우승은 못하지만 중간에 한번은 치고 나간다.온힘을 다해 늘 전력 질주한다.” 그런 하루우라라가 명예퇴직자,암환자,장애인 등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연패의 대명사로 기록된 삼미슈퍼스타즈.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가 거둔 승률 1할8푼8리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82시즌 후반기 승률은 불멸(?)의 1할2푼5리.85년 청보그룹에 팀이 매각되기 직전에는 18연패를 당하기도 했다.하루우라라가 ‘화창한 봄날’이란 뜻이듯,이름은 ‘슈퍼스타즈’였지만 꼴찌 인생이었다.그러나 연고지 인천의 열혈팬 모임인 ‘삼미 군단’은 “선수들이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스럽지는 않다.”고 얘기한다.아름다운 꼴찌였다는 것이다.최근에는 당시 삼미슈퍼스타즈의 ‘그렇고 그런’ 투수였던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까지 만들어지고 있다.직장 야구동호회 출신이었던 그가 82년 삼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청보와 OB를 거처 86년까지 다섯 시즌동안 거둔 성적은 1승15패1세이브.패전 처리 전문투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하지만 영화 제목은 ‘슈퍼스타 감사용’이다.영화에는 평범한 이들의 꿈과 도전을 담는다고 한다.삼미 팬들은 요즘 인천을 새 연고지로 정한 SK와이번즈가 삼미의 못다한 꿈,그토록 갈구하던 우승을 이뤄주기를 바라며 경기장을 찾고 있다. 하루우라라와 삼미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박완서의 유명한 산문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가 떠올랐다.1977년에 나온 이 산문집은 2002년에 새 글들을 보태 다시 출간됐다.박완서는 1976년 어느날 우연히 마라톤의 선두 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가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알고 시들해 한다.그러나 곧 꼴찌 주자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는 이렇게 그때의 감동을 토로하고 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고 그는 환호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나는 그가 주저앉는 걸 보면 안 되었다.나는 그가 주저앉는 걸 봄으로써 내가 주저앉고 말 듯한 어떤 미신적인 연대감마저 느끼며 실로 열렬하고도 우렁찬 환영을 했다.” 요즘 경제 상황이 나빠 서민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마침 아테네 올림픽도 열리고 있다.하지만 한 시인이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신의 소중함을 얘기했듯이,정직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이기지 못하더라도 부끄러울 일은 없다.보통사람들의 처지는 대부분 엇비슷하다. 그러니,누구라도 이 꿈과 희망만은 키워가며 살아야 한다.‘꿈’과 ‘희망’은 곧 삶이기도 하므로.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seoul.co.kr
  • [부고]

    ●최영근 前 국회의원 최영근(崔泳謹) 전 의원이 13일 오후 10시25분쯤 노환으로 타계했다.향년 82세.경북 월성 태생의 고인은 5,6,13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민추협 부의장과 평민당 부총재를 거쳐 국민회의·민주당 고문을 역임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한 측근들의 모임인 인동회(忍冬會)의 고문이던 고인은 지난 13대 국회 때 노태우 대통령에 대해 ‘공안통치 경고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유족으로는 부인 김일수 여사와 6남3녀 중 장남인 최유식 서원대 교수가 있다.빈소는 삼성의료원,발인은 17일 오전 8시.(02) 3410-6916 ●鄭泳武(한겨레 논설위원)泳文(소설가)씨 모친상 高錫奇(부산대 교수)씨 빙모상 14일 오전 7시 진주 경상대병원,발인 17일 오전 7시 (055)750-8657 ●金仁洋(KBL 사무국 기획위원)씨 부친상 14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5시 (02)3010-2376 ●柳海烈(자영업)씨 모친상 在奎(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기자)在柱(부산 금정구청 공무원)志福(연합뉴스 사회부 기자)씨 조모상 14일 오전 9시5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6일 오전 7시 (02) 3010-2237 ●李耉鍾(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초대회장)씨 별세 規晧(남호흥산 대표)씨 부친상 14일 오후 2시20분 삼성서울병원,발인 16일 오전 8시 (02)3410-6911 ●金明漢(농민신문 생활문화부장)씨 모친상 14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발인 16일 오전 9시 (053)813-5973 ●王永喆(인천석영기연 대표)씨 모친상 正植(경인일보 사회부 차장)씨 조모상 15일 오전 10시 인천시 서구 가좌동 인천의료원,발인 17일 오전 9시 (032)580-6003 ●元喜睦(서울대 의학박사)씨 별세 光鍾(미국 PPG 임원)榮鍾(화인계기 대표)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7일 오전 8시 (02)3410-6912 ●金仁(대웅제약 전무)仁政(기능대학 운영국장)仁權(현대백화점 이사)仁洋(KBL 기획위원)仁耕(삼일A&B 대표)裕利(국가기록연구원)씨 부친상 辛聖坤(한양대 교수)씨 빙부상 金美蘭(란즈에스테틱 대표)金京祚(서울정수기능대학 교수)씨 시부상 14일 오전 7시45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5시 (02)3010-2376 ●金廷洙(서울시청 뉴타운사업본부 사업1팀장)杜洙(대원주택 기획실장)平洙(인도네시아 거주)庠洙(국민은행 재무기획팀 차장)씨 부친상 15일 고대안산병원,발인 17일 오전 9시 (031)484-8699 ●金根亨(KT 선임보연구원)씨 부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6시 (02)3010-2251 ●崔益善(서울지하철공사 주임)益修(사업)씨 부친상 15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6시 (02)3010-2260 ●張東秀(사업)東煜(가원 대표)東殷(J&B여행사 〃)씨 부친상 任正彬(서울대 교수)조영방(재미 사업)씨 빙부상 14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93 ●金根澤(우리은행 군포지점장)根庠(진안우체국 경영지도실장)씨 부친상 梁点基(동아일보 지국장)姜圭太(교사)韓相潤(〃)씨 빙부상 14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7일 오전 8시 (02)3410-6917 ●李世煥(산업은행 이사대우 부사장)씨 별세 俊在(오라도기 대표)鴻在(디오 서울남부영업소 〃)潤在(중국 거주)씨 부친상 姜聖學(의정부 성모병원 진료부원장)씨 빙부상 14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94 ●鄭永珍(수원지법 안산지원 부장판사)尙鎭(제닉스학원 강사)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6일 오전 9시 (02)3410-6919
  • [길섶에서] 사람이 소에게…/심재억 문화부 차장

    지금처럼 소를 오로지 쇠고기로만 알기 전 일이지만,소도 사람의 말상대가 되곤 했습니다.자식없이 일찍 홀로 돼 소 한마리 키우는 재미로 사는 ‘된 할아버지’,아침이면 소 잔등을 쓸며 “더울 때는 나대지 말고 그냥 그늘에서 놀아.”라며 자식에게 하듯 타이릅니다.한낮에는 물가로 데려가 “목 좀 축여.넌들 안덥겄냐?”라며 아예 고삐를 놔줍니다. 들일 할 때도 자분자분 소와 얘기합니다.쟁기 맨 소에게 “힘이 부치면 그냥 서.뒈질 양으루 미련하게 하지 말고.”합니다.그런 맘을 아는 듯 소는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할아버지가 ‘쯧쯧’하고 혀를 차면 알았다는 듯 뒷다리에 빠득 힘을 실어 보습을 끕니다.고삐를 당기지 않아도 ‘이랴이랴’하면 오른쪽으로,‘저리저리’하면 왼쪽으로 틀림없이 길을 잡고,씩씩 날뛰다가도 ‘와와’하면 금세 고개를 주억거립니다.축생을 말동무 삼아 둘이 그렇게 꽤 오래 살았습니다. 그 소를 내다 판 날,된 할아버지,잔뜩 취해 토방마루에 널브러져 푸념합니다.“옘병할,다신 소 안키울 거여.팔려가는 눔이 왜 자꾸 쳐다봐.”그렇게 산게 불과 얼마 전인데,외롭지 않아선지 요새는 사람끼리도 묵묵 말없이들 삽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나전칠기로 세계시장 개척 이칠용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나전칠기로 세계시장 개척 이칠용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

    ‘전통예술’이란 고유의 예술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하지만 전통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예술이 자생력을 갖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새로운 것이 아니면 창조적인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의 속성 때문이다. 고려자기나 조선백자를 누군가가 ‘재현’했다는 보도가 요즘에도 종종 나온다.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품인 청자나 백자를 진짜보다 더욱 진짜같이 만들었다고 한들 창조적인 작업으로 평가할 사람은 없다.피카소 작품을 아무리 진짜같이 흉내내도,복제품에 지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뛰어난 기능을 가졌다고 해도 과거의 재현에만 매달린다면 훌륭한 장인(匠人)인지는 몰라도 예술가로 대접받지는 못한다.그러나 ‘시대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쓰임새에 부응하는 무엇을 만들겠다는 생각만이라도 갖고 있다면,언젠가 청자·백자처럼 미술품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생활용품에 전통을 불어넣는다 이칠용(李七龍·57·문화재전문위원) 한국공예예술가협회장도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전통을 생활에 응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하나이다.그 자신 나전칠기장인으로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전통공예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 ‘살길’을 개척하느라 분주하다. ‘공예인이 살아야 공예가 산다.’는 이씨의 공예관(觀)은 그의 겉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 만큼이나 가식이 없다.그는 “조선시대에는 장인들의 생활이 보장되었으니 물건을 만들었을 것 아니겠느냐.”고 말한다.팔리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요즘 한국 공예의 유럽 진출을 위하여 힘을 모으고 있다.그의 해외 진출 방식 또한 이런 소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우리가 자랑하고 싶은 물건도 좋지만,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만들어야 팔린다는 것이다.이씨와 회원들이 만드는 물건은 칠기 명함지갑과 손거울,보석함,젓가락,촛대,등잔,매듭,골무,컵받침 등으로 다양하다.하나같이 전통공예 제작방식을 쓰되 문양이나 쓰임새는 유럽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것들이다. ●프랑스 박람회서 날개돋친 듯 팔려 이런 물건들을 유럽에 갖고 나가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이씨는 “공예에는 적정이윤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설명한다.그는 지난 4월29일부터 5월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베르사유 국제박람회에 참가했다. 골무는 제작원가가 80원에 불과하지만,3유로(5500원)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007가방’하나만 채워 갖고 나가도 몇백만원어치다.‘월인천강지곡’ 원본이 담긴 한지는 원가가 200원이지만 1유로(1400원)에도 없어서 못팔았다. 자개로 만든 손거울과 명함집은 4000만원어치나 팔았다.공산품 수출 기업에는 푼돈이겠지만,공예인들에게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손거울과 명함집은 전통공예를 현대적인 쓰임새로 재창조한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이씨가 한국공예품을 들고 유럽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0년이다.당시 프랑스대사이던 권인혁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파리에서 ‘대한민국 공예문화상품특별전’을 열었다.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열었지만,10일동안 관람객은 100명에도 못미쳤다. 관람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기로 생각을 바꾸었다.이해 11월 프랑스 디종 박람회의 한국부스는 이씨의 표현처럼 “사람이 미어져서 다닐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각국의 박람회 관계자들로부터 초청도 잇따랐다.2002년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2003년에는 벨기에 간쇼렌과 프랑스 루앙,네덜란드 호르쿰,이탈리아 밀라노 박람회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씨는 회장이라는 거창한 직함을 갖고 있지만,박람회에 참가할 때면 컵라면 한 박스를 챙겨들고 떠나 2만 5000원짜리 민박집에서 묵는다.박람회장에선 노점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판매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문화관광부는 ‘국가의 체통이 떨어진다.’면서 말린다고 했다.해외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지원은 해주지 못할지언정 기를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올해 파리 박람회에는 문화부가 아닌 중소기업청에서 지원을 받아 참가할 수 있었다. 이씨는 “서양음악도 화려한 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가 있고,거리에 나서는 대중음악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자신들이 만드는 물건은 바로 거리에서 팔리는 대중문화상품이라는 것이다.품격높은 전시회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대중적인 문화상품으로 실리를 챙기자는 것이다. ●공방=공장? 정부 인식 바뀌어야 이씨는 공예 분야에 대한 정부의 오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나전칠기를 사치품으로 취급하여 물리던 특별소비세가 없어진 것이 1987년이다.게다가 같은 전통문화라도 국악은 ‘제자’를 강사료받고 가르치지만,공예는 월급을 주면서 가르쳐야 한다.나이트클럽은 수백평짜리도 들어서는데 공방은 공장으로 취급하여 도시지역에서는 59평 이하만 가능한 것도 전통수공예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내년 5월에는 프랑스 낭시 국제박람회에 참가한다.한국은 이 박람회에 주빈국으로 초청됐다.11일동안 24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낭시 박람회의 한국관은 내·외부 포함하여 1000평에 이른다.한국관 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는 공예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이씨는 2006년에는 유럽의 부호들이 모이는 모로코의 카지노에서 한국공예전시회를 가지려 한다.세계적인 명품점이 가득 들어차 있는 곳에 누구든 탐내지 않을 수 없을 명품들을 들고 가 유럽 부호의 거실을 한국공예품으로 장식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3)징산학교의 개혁실험

    [차이나 리포트 2004] (13)징산학교의 개혁실험

    덩샤오핑의 손자·손녀,총리와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리펑의 손자들,부총리를 지낸 완리의 손자·손녀…. 징산(景山) 학교의 역대 학부모 중에는 중국 최고지도자와 고급 관리들이 즐비하다.판루옌(范祿燕)교장은 “지금도 상당한 지위의 지도자들 자손들이 다닌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석우특파원|베이징의 명동격인 왕푸징과 인접한 번화가 덩스코우 거리의 한편 건물 숲에 둘러싸인 이 학교의 졸업생 중엔 장군,장관,은행장,국영기업의 최고경영자 등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늘어서 있다. “지위에 따라서가 아니라 국가에 공헌을 한 분들의 자녀들을 우선 선발합니다.국가지도급 인사에서부터 과학자,국영기업직원,교사,노동자까지 다양하지요.” 추첨방식이 아닌, 학교측이 나름의 기준으로 뽑는다. “귀족학교라뇨? 중점학교며 실험학교지요.” 판 교장은 해마다 한국돈으로 환산하여 수백만원씩을 내며 다니는 귀족학교라 불리는 사립학교들과는 다르며,9학년까지는 의무교육이므로 학비도 무료라고 강조한다.중점학교란 정부가 특별히 지원·육성하는 학교며 실험학교란 교육개혁을 위해 학제·교과내용·교육방법을 기존방식과는 다르게 진행함을 말한다. 이 학교는 1960년 중국 공산당 선전부가 설립했고 1982년부터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아시아지역 연락센터로 지정돼 있다.한 학교의 문패 아래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다.본인이 원하면 계속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다.초등학교에서 180명을 선발하는데 전원이 중학교로 진학하고 고등학교 때에는 40%가량의 학생을 외부 충원한다. 학부모 왕다이쥔(王黛軍)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많이 주고 있고 학생특성을 배려,존중한다는 점에서 이 학교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다른 학교 같으면 진학률을 높인다며 저녁 7∼8시까지 잡아놓고 주입식 수업을 진행하지만 징산은 오후 4∼5시면 학생들을 풀어준다. 징산학교의 고등학교 부문의 대학진학률은 100%.5명 중 1명이 최고명문 베이징·칭화대에 입학하고 90%가 명문대에 입학한다.진학률보다 창조력과 자율성을 강조한 교육 때문인지 베이징·칭화대 입학률이 1위는 아니다.“베이다·칭화의 입학률은 베이징 4중학,베이징사범대부속고,런민대 부속고가 우리를 앞서요.그러나 우리 졸업생들이 지식사회에서 더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징산학교는 공산당 선전부,문화부 등에서 지원을 받지만 주요 국영기업의 재정협조도 적지않다.외국기업이나 사기업의 기금찬조도 환영하고 미국기업인의 자녀도 일부 다니고 있다.중국에선 국립학교라고 정부지원에만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학교는 기존 6-3-3 학제를 파괴,교육제도에 변화를 가져왔다.“초등학교 5년,중학교 4년,고등학교 3년의 5-4-3제의 실험은 성공적입니다.초등학교는 지나치게 느슨하고,중학생들은 수학 물리 등 갑자기 어려워진 교과과정과 심리적·신체적인 변화에서 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지요.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중학교 과정이 더 길어야 한다는 판단이었지요.” 학사를 담당하는 순잉춘(孫迎春) 선생님의 설명이다. 1960년대 시작된 징산의 학제실험으로 상하이의 절반 가량의 학교가 5-4-3제를 도입했고 교육당국도 향후 중고등학교의 학제를 5-4-3제로 변화시키려 하는 중이라고 순 선생은 말한다.중점·실험학교답게 중국어와 영어 등 외국어 교과서를 학교측이 독자적으로 편찬한다.영어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일주일당 2시간씩 가르친다.읽기보다 듣기 말하기 위주로 미국·영국인 등 현지인 선생님들과 말하면서 영어에 입문한다.중국어의 경우 역사 이야기나 아이들의 상상력과 관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시작한다는 게 순 선생의 설명이다. 판 교장은 “체육수업의 경우 다른 학교들이 보다 빨리,멀리,오래라는 구호로 체력강화형 수업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개인의 특성에 맞고 청소년 발육 즉, 신체형성에 도움이 되는 발육위주에 중점을 둔다.”면서 “우리 교육의 초점은 현재의 능력에 아닌 내일의 활동을 위한 준비에 있다.”고 강조했다. swlee@seoul.co.kr ■특파원이 만나본 징산학교생들 |베이징 이석우특파원|“한국영화와 TV드라마,월드컵과 축구팀,금모으기,롯데월드,제주도,휴대전화,베이징현대자동차….” 한국 하면 뭐가 떠오르냐는 질문에 징산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말을 쏟아냈다.순간 교실 중간쯤에 앉아 있던 여드름투성이의 한 남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헤이샤오(黑哨).”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교실은 이내 까르르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헤이샤오는 블랙 휘슬,즉 검은 호루라기다.중국 국내 프로축구경기에서 심판이 뒷거래를 하고 돈을 받은 팀을 위해 부당한 판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2002년 서울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좋은 성적과 일부 경기들이 헤이샤오와 관계가 있다고 비꼰 것이다. 북한 하면 생각나는게 뭐냐고 묻자 한 남학생이 손을 들더니 대뜸 “감자요.”라고 말했다.북한 하면 가난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탓이었다.“핵무기,김일성,김정일.”등에 이어 “조선냉면”,“조선비빔밥” 등 조선이란 수식어가 들어간 것을 몇몇 학생들이 나열했다.우리 전통음식을 중국에선 앞에 조선자를 붙여서 부르는데, 중국의 어린 세대는 북한(조선)과 한국을 완전히 별개의 문화체,완전히 다른 언어를 갖고 있는 나라로 인식했다.한국은 빠른 시간 안에 경제발전을 한 나라란 인상이 심어져 있었고 친근한 생각도 갖고 있었다. 장래 희망을 묻자 쓸데없는 질문이란 표정이었다.그래도 손으로 가리키면서 시키자 “우주공학자”,“생물학자”등 우리 학생들과 달리 과학자,공학도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좋아하는 사람,존경하는 인물을 말하라고 하자,저우화지엔(周華健),장신저(張信哲) 등 홍콩가수나 연예인과 야오밍(桃明) 같은 미국 NBA에서 활약하는 중국인 운동선수들이 대부분이다.영어로 묻자 주저없이 영어로 답했다.이미 몇몇 학생은 영국 등 영어권에서 열리는 여름학생캠프의 참가를 위해 출국한 상태였다.미국에 대해선 일방적,패권주의적 등의 부정적인 인상을 표현했다.샤오빈빈은 “오만한 미국은 싫다.영국으로 유학가고 싶다.”고 말했다.리우싱화(劉興華) 선생님은 “활달하고 거리낌없는 것이 요사이 청소년들의 특징이다.대부분이 가정의 유일한 자녀이기 때문에 부모와 조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보호 속에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라고 지적했다. swlee@seoul.co.kr ■베이징·칭화大에 ‘초중고생 행렬’ |베이징 이석우특파원|‘베이다·칭화(베이징대·칭화대학의 통칭)로∼.’ 베이징·칭화대의 교정은 7월 들어 전국에서 몰려든 초·중·고학생들에게 점령당했다.방학을 맞아 단체로 베이다·칭화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적게는 15∼20명,많게는 100여명씩 무리지어 성지 순례하듯 몰려와 중국의 두 최고 명문대 교정을 활보하고 있다. ‘내 자식이 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의 학부모들은 학교 방문이 장래 자녀들의 베이다·칭화 입학과 어떤 연관성이라도 있는 것처럼 항공료,숙식비를 아끼지 않고 순례를 추진한다.적잖은 지방여행사들은 부모들의 이런 소망에 편승,베이다·칭화 학생체험여행이란 신상품을 내놓고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3박4일 혹은 4박5일 일정으로 학생들이 베이다·칭화의 학생숙소나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시설참관,대학생들과 대화,학교관계자 설명회에 참석하게 한다.학생들의 면학자세에 자극을 준다는 이유로 학부모 사이에 인기가 치솟고 있다. 중남정법재경대의 왕카이밍(王開明) 교수는 “대도시 학부모들이 대학입시에서 가산점을 얻기 위해 자녀들을 신장,칭하이성 등 편벽한 저소득지역 학교로 단기간 이주시키는 ‘대입 이민’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대학입시열기의 한 단면”이라고 소개했다. swlee@seoul.co.kr
  • [길섶에서] 맞장/심재억 문화부 차장

    방과 후,까까머리 꼬맹이들 언죽번죽 무리지어 통정대부 묘지로 몰려갔다.잔디가 잘 자라 맞장에는 그만인 곳이다.상대는 대촌 ‘어깨’ 상만이.교실에서 우연찮게 ‘얌마,점마’했던 것이 그만 “한판 붙자.”로 비화하고 말았다. 애들 싸움답게 붙잡고 구르다 냅다 쥐어박았는데,운좋게도 내 주먹이 상만이 코를 맞혀 코피가 주루룩 흘렀다.그걸로 싸움이 끝났는데,누가 나불거렸는지,소문이 내 걸음보다 빨랐다.집에 들어서자 “깡패가 되려고 쌈질만 하고 다니느냐?”는 어머니의 질타가 따가웠다.“애들도 더러 싸워야 막힌 곳이 뚫린다.”는 삼촌의 역성으로 매타작을 면했지만,그 후에도 나는 아니다 싶으면 맞장을 사양하지 않았다. 그런 전력 때문일까.“이제는 여야간에 싸우지 않고….”라던 선량들의 맹세가 아무래도 미심쩍더니,아니나 다를까 지금 여야가 정체성을 두고 된통 붙었다.나름대로 싸움질에 내력이 있어 말하거니와,국가의 정체성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면 적당히 떠들다 덮을 요량들 하지 말고 진실을 밝혀내는 게 옳다.박 터지게 붙다 보면 더러 좋은 세상의 디딤돌이 놓이기도 하는 것이니,부디 후회없이들 싸워보시라.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고구려사 연구 틀 새로 짜야/김성호 문화부 차장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지 한달이 넘었다.그러나 우리의 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은 잠시뿐,학계에서는 한숨 소리가 터져나온다.북한과 함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중국은 예상대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수순을 착착 밟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태도는 항의성 선언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내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함으로써 고구려가 중국역사의 한 부분임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다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중국은 이제 역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하고 있다.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구려 유적지에서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 중이다.조직적인 홍보를 통해 집안단속을 한 뒤 대외적으로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는 머지않아 중국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국내학계는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중국과 북한의 고구려유적 동시등재를 ‘윈윈’성과로 여기는 인상이 짙다.고구려유적 등재 이후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선 대응논리 마련이나 학계의 연구진작 등 관련사업을 고구려연구재단에만 맡기고 있다.한 고구려사 연구 학자는 “지금처럼 안이한 자세로 대응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당국을 성토했다.역사 관련 시민단체 회원도 “첫 단추를 잘못 꿰 상황이 악화됐다.”며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최근 고구려사 문제의 주관 부서를 종전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 문화협력과에서 아태국 동북아2과로 넘겨 관장토록 한데 이어 총리실 직속으로 국무현안대책위를 발족했다.이는 고구려사 문제를 학술 차원이라는 중국 정부의 수사를 곧이곧대로 들었던 착오를 뒤늦게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계부처 합의를 통한 강도 높은 항의후 후속조치를 마련할 움직임이다.하지만 아태국 동북아2과의 인원으로 중국 정부의 거대 프로젝트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고구려연구재단 역시 당초 책정된 예산의 절반인 50억원으론 연구·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스템도 갖추기 어려운 열악한 수준이다. 고구려사 문제에서도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여론에 따라 반짝 달려들어 치고 빠지는 정부의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정책 마인드가 드러난다.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방식이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한·일 과거사 대응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2001년 시작한 ‘한국 바로 알리기’사업 예산은 해마다 줄어 유명무실해졌다.2003년 5월 발족한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도 내년 5월이면 시한이 만료돼 정작 일본 중등교과서 검정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점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우석대 조법종 교수는 “한류 열풍이나 인터넷 강국의 이점을 살려 우리가 우세한 사회 문화적인 코드들을 고구려사 문제와 연결해 홍보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외교부·정보통신부·문화부 등 관련 부서들은 종합적인 로드맵 아래 고구려사 문제에 그같은 아이템들을 용해시키는 조정역을 적극 맡고 나서야 한다. 지난 2001년 중국을 의식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탓에 무산된 달라이라마의 방한 경우는 종교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하지만 고구려사 문제는 현재·미래와 직결되는 역사이자 현실인 만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김성호 문화부 차장 kimus@seoul.co.kr
  • ‘세계 발레스타 대공연’ & ‘살사콩그레스’ 6일부터

    우아한 고전발레의 매력에 취할까,화끈한 라틴댄스의 열기에 빠질까.잠 못이루는 열대야를 시원하게 식혀줄 두편의 화려한 무용 축제가 펼쳐진다. 7·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2004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과 6∼8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선보이는 제2회 코리아 살사콩그레스(Korea Salsa Congress). ●한 무대에서 만나는 유명 발레스타들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호세 카레뇨,영국 로열발레단의 알리나 코조카루-조한 코보그 커플,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이고르 젤렌스키….이름만 들어도 가슴설레는 세계적인 발레 스타 14명이 꾸미는 환상적인 무대다.세계무용센터가 지난 2000년부터 2년마다 여는 행사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쿠바 출생으로 영국 국립발레단,로열발레단을 거쳐 95년부터 ABT 수석 무용수로 활동중인 호세 카레뇨는 같은 발레단의 쇼마라 레예스와 함께 ‘해적’가운데 침실 장면과 ‘에스메랄다’중 ‘디아나와 악테온’을 선보인다.평론가들이 꼽는 로열발레단의 대표적 커플 코조카루-코보그는 ‘돈키호테’3막의 2인무와 프레드리 애쉬튼의 ‘봄의 소리’등 두 작품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춘다.이와 함께 지난해 쿠바 문화부에서 국가문화자산으로 선정된 쿠바 국립발레단의 주역 요엘 카레뇨와 부자지간인 드리트리 심킨-다닐 심킨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02)581-2963. ●정열의 춤 살사,이열치열의 무대 세계 각국 살사팀의 공연과 워크숍,아마추어 살사경연대회,프리댄스 파티 등이 망라된 대규모 살사축제.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푸에르토리코,로스앤젤레스,도쿄 등지에서 매년 열리는 살사 콩그레스의 한국판 행사로 탤런트 명로진 등이 주도하는 코리아살사닷컴에서 주최한다. 행사에는 프랭키와 로리,에디와 알 에스피노사,이스마엘 오테로의 커리비언 솔댄스 컴퍼니 등 정상급 살사팀이 내한한다.국내에선 라 푸에르타,살사 아바나,살사 인 엔터테인먼트 등이 참여한다.6일 오후 8시 웰컴파티를 시작으로,7·8일 이틀간 20여명의 강사가 참여하는 살사 워크숍과 메인 공연,밴드 콘서트가 함께 열린다.매일밤 자정 너머까지 흥겨운 살사파티가 이어진다.www.koreasalsa.com(02)338-642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간행물윤리위 심의위원 36명 위촉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2일 4개 심의위원회 제8기 위원 36명을 위촉했다.위원회별 심의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제1심의위원회(도서)=위원장 송보경(서울여대 교수),위원 강정혜(변호사)장두원(한국국제언론정보연구원장)현성수(국회문화관광위원회 수석전문위원)박효종(서울대 교수)정재정(서울시립대 교수)홍정선(문학평론가)한옥란(사진가)김태진(다섯수레 대표)▲제2심의위원회(만화)=위원장 이행자(대한YWCA연합회 회장),위원 민윤식(‘메트로신문’ 편집국장)양영근(한국전문신문협회 이사)정준영(만화평론가)김원진(변호사)최흥규(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전문위원)주혜경(학부모정보감시단장)김영자(행신중학교 교감)고경일(만화가)▲제3심의위원회(정기간행물)=위원장 손혁재(참여연대운영위원장),위원 조상희(변호사)김형(서울YWCA 프로그램기획위원회 위원장)정성옥(전 문화부 국장)차미례(세계일보 논설위원)조광휘(방송위원회 국장)유지영(월간‘유아’ 대표)김동호(전 중앙일보 기자)이재진(한양대교수)▲제4심의위원회(표시ㆍ광고)=위원장 조병량(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회장),위원 강군생(전 경제기획원 유통소비과장)강희철(연세대 교수)박태선(연세대 교수)김지은(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이사)김동현(한국광고단체연합회 전무이사)박형상(변호사)이재희(방송위원회 심의위원)손영호(한국소비자보호원 광고약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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