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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닫은 홍산박물관 유물 국립 중앙박물관에 기증

    문닫은 홍산박물관 유물 국립 중앙박물관에 기증

    뜻 깊은 유물이 기증돼 박물관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내 사립박물관 제1호인 옛 홍산박물관에서 기증받은 1512점을 28일 공개했다. 홍산박물관은 고 홍산 김홍기(1921∼1992)씨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박물관.1992년 8월 설립된 문화부 등록 1호 사립박물관이었으나,1999년 5월 문을 닫았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김홍기씨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하여 건축자재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많은 기업들을 운영한 기업가. “기업 활동을 통해 모은 재산이라 하더라도 일정 규모 이상이면 사유재산이 아니므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홍산박물관 설립을 유언으로 남겼다. 미망인 엄순녀씨가 선생의 유언을 새겨 일반인에게 수집품을 접할 기회를 주기 위해 조건 없이 일괄 기증했다. 기증받은 문화재는 토기 1004점을 비롯해 도자류 150여점, 서화류 40여점, 고문서류 40여점, 목제품 100여점, 금속품 100여점, 기타 70여점 등이다. 체계적으로 수집해 우리나라 토기 문화의 정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토기 전문박물관이었던 홍산박물관의 성격 그대로 원삼국시대∼조선시대의 다양한 토기들이 기증됐다. 고배(高杯), 장경호(長頸壺), 단경호(短頸壺), 대부장경호(臺附長頸壺), 기대(器臺), 이형토기(異形土器) 등 삼국시대 토기는 신라·가야·백제 등 시대와 지역을 대표하는 것들이 망라되어 있다. 특히 삼국시대의 대형 항아리 20여점은 주목되는 자료이다. 원삼국시대 토기로는 조합식우각형파수부호(組合式牛角形把手附壺), 장란형토기(長卵形土器), 노형토기(爐形土器), 승석문호(繩蓆文壺) 등 기형이 많다. 고려∼조선의 도기도 편병(扁甁), 매병(梅甁), 정병(淨甁), 장군, 항아리 등 다채롭다. 신라 금동관(金銅冠)은 백미로 꼽힌다.6세기 초중엽 신라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출자형(出字形) 금동관은 동원 이홍근 선생과 변종하 선생이 기증한 금동관에 이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문인들의 간찰류, 고문서, 서화, 목판류 등도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기증으로 대량의 토기를 소장할 수 있게 되었으며, 새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문화재 기증문화 활성화의 전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무런 조건없이 문화재를 기증한 엄순녀씨의 뜻을 기리고 일반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내년 개관하는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품을 전시한다. 기증자의 뜻에 보답하기 위하여 정부 서훈도 추천할 계획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인사]

    ■ 한국일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실장 方旼俊 △수석논설위원 朴來富 △논설위원 李啓聖 李有植 李充宰 ◇심의실 △심의실장 安宰賢 △부실장 李相湖 ◇편집국 △문화부 대기자 李基昶 △베이징총국장 宋大洙 △부국장 裵貞根 △부국장(주간한국담당) 李進熙 △부국장겸 사회부장 鄭炳鎭 △경제부장 宋太權 △기획취재부장 李儁熙 △국제부장 柳承宇 △체육부장 金卿喆 △주간한국부장 金東永 △생활과학부장 權五炫 △부산취재본부장(부장) 朴相俊 △정치부 부장대우 李榮星 △워싱턴특파원(부장대우) 金承逸 △도쿄특파원(부장대우) 辛允錫 △대전취재본부(부장대우) 郭永承 △기획취재부 관리팀장(부장대우) 邊宇燦
  • [길섶에서] 지하철 화장/심재억 문화부 차장

    제법 깐깐해 뵈는 옆자리 할아버지는 연신 혀를 차댔다. 저러다 버럭 고함이라도 지르지 않을까 내심 조바심도 났다. 저물녘 지하철, 이제 스물두엇쯤 됐을까. 맞은편의 젊은 아가씨는 손거울을 꺼내 들고 연방 얼굴을 토닥거렸다. 그 정도는 약과다. 아예 눈을 치뜨고 아이라인을 긋거나, 입술을 이죽거리며 립스틱을 바르기도 한다. 온갖 표정을 거울에 비춰가며 내놓고 화장을 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시대의 낯선 모습을 본다. 그것은 자유분방이겠지만 거기에서는 배려없는 자기중심의 독선과 왠지 설익어 보이는 평등의 풋내가 배어나 지켜보기 조금은 쑥스럽다. 그런 사람과 맞닥뜨리면 가뜩이나 시선 둘 곳 없는 지하철에서의 20∼30분이 내내 불편하다. 사람이 좋고, 그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사람에 대해 깊고 절실한 연민을 갖고 살도록 모두가 조금씩 추한 것을 가려 가는 모습은 또한 얼마나 인간적이겠는가. 그래서 말인데, 화장만큼은 좀 은밀하게 하는 게 어떨까? “바쁜 세상에 이것저것 다 따지고 어떻게 사느냐?”고 항변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다. 갓 쓰고 박치기를 하든 말든 서로 상관 안 하는 세상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가보안법 셈법/박대출 정치부 차장

    김대중 정부 때는 북한 지도부와 자주 만났다. 우선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2000년 6·15선언을 이끌어냈다. 이를 위해 특사도 오갔다. 대북 첩보기관장은 북한 방문단을 위해 ‘친절하게’ 관광안내도 맡았다. 이런 대북정책의 효과는 적지 않다. 통계로 드러난다.4년간 남측 사람 5만 515명이 북한을 다녀왔다.1989∼1997년 방북자가 2405명이니 21배나 늘었다. 남한을 방문한 북한 사람도 5배 이상 증가했다. 남북간 교역 규모는 정상회담 첫 해 4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엔 7억달러를 웃돌았다. 금강산 관광객은 65만 2019명이나 된다. 개성공단사업도 지난 20일 착공하는 등 호조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은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현 정부에선 ‘불법 대북송금사건’이라는 철퇴까지 맞았다.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 등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자살하는 비극도 낳았다. 현 여권은 ‘4대 개혁입법’에 포함시킨 국가보안법 폐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인권을 유린하는 냉전시대의 낡은 악법’으로 규정하고 정기국회 처리를 위해 강공 태세다. 이에 한나라당은 ‘친북정권’,‘좌파정권’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규약과 형법은 그대로 두고 국보법만 폐지해 무장해제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보수그룹의 반발 또한 거세다.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현 정권이 북한, 특히 북한 지도부 내지 북한 사람들과 친한 흔적은 별로 없다. 대북 채널은 원활하지 않다. 정상회담을 위한 접촉도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도 지지부진하다. 이런 점에선 야당과 보수그룹의 친북정권 주장이 맞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은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종종 넘는다. 잠수함은 동해를 드나들고 있다.26일에는 최전방 철책이 뚫렸다. 하지만 민간인의 소행이라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 정권과 현 정권의 공통점은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다. 반면 접근 방식이 다르다. 전 정권은 ‘사람’에 주력했다. 현 정권은 ‘체제’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여기서 바람직한 대북 접근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대북정책’에는 크게 세가지 접근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화 주체인 북한 지도부가 있고, 우리가 끌어 안아야 할 북한 주민이 있으며, 시스템 차원에서 북한 체제가 있다. 이 셋을 동시에, 그리고 균형적으로 접근할 때 대북정책은 명분을 얻게 되고, 실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빗장을 풀되, 북한 지도부와의 대화를 통해 그쪽도 상응한 조치를 유도해야 한다. 우리만 빗장을 풀면 ‘위험한 무장해제론’을 반박하기 어렵다. 줄을 잇는 탈북자 대책도 시급하다. 주중 영사부는 ‘탈북자 수용소’ 수준에 이르렀다. 납북된 탈북자가 다시 납북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제 우리의 선택은 균형을 갖춰 동시에 세가지에 접근하느냐, 불균형적으로 어느 하나에 주력하느냐에 놓여 있다. 두가지 계산법을 보자. 덧셈으로 하면 ‘3+0+0’과 ‘1+1+1’은 모두 3이다. 곱셈으로 하면 ‘1×1×1=1’이고,‘3×0×0=0’이다. 하지만 국보법 폐지를 놓고 ‘0’이 아니라 ‘마이너스’라는 반대도 있다. 전 정권의 대북 송금정책은 현 정권에서 불법으로 ‘0점’ 처리된거나 다름없다. 그로 인해 현 정권에 승계되지 않았다. 곱셈 계산법에 기초한다. 현 정권의 국보법 폐지론도 다음 정권에서 ‘0점’ 처리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보다 명확해진다. 덧셈보단 곱셈이 옳다.0보다는 1이 낫지 않겠는가.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seoul.co.kr
  • [함혜리특파원 유럽은 지금] 佛, 동성애자 전문 TV채널 개국

    캐나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이 TV 채널이 등장했다. 화제의 채널은 이미 개국이 예고됐던 ‘핑크 TV’. 이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하오 8시30분 르노 도느뒤 드 바브르 문화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 시내 샤이오궁에서 열리는 개국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첫 전파를 내보낼 예정이다. ‘동성애자와 동성애자 옹호론자들에게 자유와 관용의 문화를 향유하게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 방송사는 프랑스 최대 민영 TV방송국인 TF1과 유로채널인 카날 플뤼스(Canal+), 오락전문 채널 M6 등 상업 방송사들이 공동 출자했고 TF1의 전 임원 파스칼 우즐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핑크 TV는 프랑스에서 최초의 게이 가족이 인정되고 남자끼리 결혼이 논쟁의 대상이 된 데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이 동성애자임을 공개 선언한 사실들을 근거로 프랑스에서도 동성애 전문 채널이 설립될 만한 분위기가 성숙됐다고 보고 있다. 파스칼 우즐로는 “오늘날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채널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핑크 TV는 자체 조사 결과 프랑스에서만 약 350만명의 동성애자가 있으며 이들의 84%가 동성애자 전문 채널이 생기면 가입해 시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방송은 1개월 시청료로 9유로(약 1만 3000원)를 책정했으며 2년 안에 가입자 18만 2000명을 확보해 광고 수입을 전체 수입의 20%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동성애 관련 내용이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토크쇼,TV 시리즈물, 영화, 실험영화, 기록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 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매주 자정 이후에 방영될 게이 포르노 영화 4편이 우선 주목받고 있다. 최초의 남성 포르노물 ‘아웃 오브 아테네’가 개국 첫날 밤에 방영되고 다음달부터는 ‘마담과 이브’를 시작으로 레즈비언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앞서 2001년 캐나다에서 ‘프라이드비전’이,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게이 TV’가 개국했고 미국에서도 ‘로고’가 내년 3월 방송을 시작하는 등 동성애에 대한 이해와 수용 추세에 맞춰 서구에서 관련 채널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호박 예찬/심재억 문화부 차장

    어머니, 오가는 길에 풀섶을 헤집고는 뒹굴뒹굴 자라는 호박을 보면서 흐뭇해 하셨습니다.“구덩이에 거름을 실하게 했더니 자알 큰다.”시며 요리조리 쓰다듬곤 했지요. 그렇게 키운 호박이 노랗게 익으면 껍질 벗기고 속 들어낸 뒤 얇게 저며 장독대며 지붕에 널어 말렸는데, 이건 한겨울 달디단 호박버무리가 됩니다. 그 호박이 마루 한편에 층층이 쌓여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늦가을 맑은 날, 마루에 둘러앉아 삶은 고구마를 먹으며 어머니가 말합니다.“사람들 쉬운 말로 ‘호박에 침주기’라고 하지만 호박같이만 살믄 세상 척지고 살 일 다. 봐라. 침을 놔도 까딱 않는 참을성에, 두루뭉수리한 게 모난 데 고, 쓰잘데 는 박토에서도 넌출넌출 잘 자라니 사람이 호박만 같으믄 을마나 실하고 든든하겄냐.” 그 호박, 겨울 명절인 설날이나 대보름이면 톡톡히 이름값을 합니다. 흰 떡쌀 층층이 샛노란 청둥호박편이 박힌 호박버무리의 단맛을 어찌 수입 건포도나 초코시럽 맛에 견주겠습니까. 한날, 동네 슈퍼에서 막 딴 청둥호박을 봅니다. 세상의 어머니들, 볏짚 똬리 위에 달랑 이고는 함지박처럼 웃으며 오던 살 두껍고 모난 데 없는 호박.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인사]

    ■ 과학기술부 ◇과장급 전보 △원천기술개발과장 李在永△우주기술개발과장 崔銀哲△과학기술문화과장 鄭京澤△연구조정총괄담당관 李銀雨△종합기획과장 姜榮哲△조사평가과장 李學範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국가원자력관리통제소장 崔瑛明 ■ 중소기업청 ◇부이사관 승진△기획예산법무담당관 崔壽圭 ■ 경향신문 ◇부국장△논설위원실 수석논설위원 李演宰 宋忠植 △판매본부장 대행 겸 판매관리국장 姜成輔 △정동경향갤러리 미술관장 겸 편집국 문화부 미술전문기자 李傭 △편집국 체육전문위원 朴建萬 △〃 사회담당 부국장 曺成煥 ◇부국장 대우△출판본부 주간국장 許英燮 △편집국 편집위원 張寧基 △〃 섹션담당 부국장 朴聖洙 △〃 경제담당 부국장 全南植 △〃 정치·국제·미디어담당 부국장 겸 정치부장 張樺璟 △판매본부 판매국장 姜萬植 △광고마케팅본부 광고마케팅1국장 白龍河 △〃 광고마케팅2국장 柳寅寬 △기획사업본부 문화사업국장 李陽范 ◇부장△미디어전략연구소 李承哲 △편집국 사진부 사진전문기자 盧在德 △〃 섹션편집장 金泰寬 △〃 종합편집장 李哲鎬 △〃 국제부장 李鐘鐸 △〃 사회부장 孫東佑 △〃 편집1부장 金正柱 ◇부장대우△편집국 편집2부장 沈仁錫 △〃 전국부장 金海鎭 △〃 공연팀 영화전문기자 裵壯洙 △〃 산업부장 朴興信 △〃 문화부장 金奭鐘 △〃 매거진X부장 劉仁華 △〃 미디어부장 金允淳 △〃 공연팀장 吳光洙 △〃 체육부장 李起煥 ■ LG투자증권 △양산지점 沈賢喆
  • [길섶에서] 한철 메뚜기/심재억 문화부 차장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들 합니다. 미물도 사노라면 언젠가는 큰소리 한번은 칠 때가 있다는 말이지요. 지금이 바로 그 메뚜기철입니다. 옛날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 요즘에는 논두렁을 걸어도 적막합니다. 벼메뚜기가 후두둑 튀지 않아섭니다. 하기야 벼논에 그토록 농약을 뿌려대니 그곳에서 살아난 메뚜기라면 그거 괴물 아니겠습니까. 소싯적, 이 무렵이면 메뚜기 잡느라 해가 짧았습니다. 소먹이러 나가 들 가운데 서 있자면 참 무료합니다. 그러면 논두렁의 피 목을 꿰미 삼아 메뚜기를 잡아 꿰곤 했습니다. 이 무렵 메뚜기는 살도 통통할 뿐 아니라 뱃골이 불룩하게 알을 배 손에 잡히는 맛도 다릅니다. 그거 한 꿰미면 해거름 입가심으로는 그만이었습니다. 마른 솔잎을 긁어 지핀 불에 메뚜기를 바삭하게 구워 먹는데, 황당해할 일은 아닙니다. 맥줏집 술안주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그 메뚜기니까요. 하지만 지금 저더러 그 메뚜기를 먹으라면 사양하겠습니다. 먹을거리에 농약을 설핏 버무린 느낌 때문입니다. 이렇듯 예전의 경험과 단절돼 산다는 것은 확실히 우울한 상실입니다. 잊고 사는 것뿐 아니라 모르는 새 잃어버린 것도 참 많은 세상입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환경·문화부 국민신탁법 제정 두고 ‘티격태격’

    환경·문화부 국민신탁법 제정 두고 ‘티격태격’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의 보전을 위해 입법을 추진 중인 법안이 환경부와 문화관광부간 ‘소관다툼’ 탓에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두 부처 장관들이 조만간 회동해 ‘담판’을 짓기로 합의한 상태이나, 정부가 법안의 본질보다는 형식에 치우쳐 볼썽사나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자연·문화유산 등에 관한 국민신탁법(가칭)’ 제정안을 마련, 부처간 협의에 들어갔다. 국민신탁법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표적인 환경공약 가운데 하나로, 환경부가 2002년부터 입법을 추진해 왔던 사안이다. 시민들이나 기업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보전가치가 높은 땅과 건물 등 자연환경·문화유산을 사들여 개발 위기로부터 지키겠다는 게 제정안의 취지다. 이 법에 따라 세워진 ‘국민신탁 법인’이 사들인 자연자산과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등 세금을 면제하고, 각종 개발사업시 국가의 토지수용권을 제한하는 등 자연·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획기적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내 불협화음으로 이 법안은 여태껏 입법예고 절차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법 제정 주관부처는 환경부가 아닌 문광부가 돼야 한다.”며 국무조정실에 조정회의까지 신청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관부처 이관요구의 취지는 간단하다.▲법안 내용에 자연자산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이 포함돼 있고 ▲정부조직법상 문광부가 선임부처라는 이유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문화유산과 자연자산의 관리주체를 문광부로 지정하고 있다는 이유도 댔다. 환경부는 “문광부가 처음엔 주관부처를 환경부로 한다는 데 동의해 놓고 문화관련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밀려 뒤늦게 태도를 바꿨다.”는 반응이다. 관계자는 “(환경부가)연구용역 발주 등 수년 전부터 입법을 준비해 왔는데 이제 와서 주관부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상 선임부처 문제 등과 관련해선 “그게 법 제정 주체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국무조정실에서 지난해 5월에 이미 ‘국민신탁법 제정’ 문제를 환경부 소관 중점과제로 분류한 바 있어 논란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중순 열린 두 부처의 차관급 회의에서도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주관부처가 환경부라면 ‘문화유산 및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으로, 문광부라면 ‘자연환경자산 및 문화유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으로 법의 명칭을 정하기로 합의했을 뿐이다. 어느 부처가 국회에 법률 제정안을 올릴 것인지 등 주관부처의 문제는 ‘장관간 협의로 결정’하도록 미룬 상태다. 한편 지난해 ‘백두대간보전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환경부와 산림청이 서로 주관부처 문제로 대립하다 결국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법안을 심사키로 환경부가 ‘양보’한 적이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책꽂이]

    ●문장기술(배상복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평소의 상식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력하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중앙일보 기자인 저자는 처음부터 잘 쓰려고 욕심을 부려선 글을 완성하기 힘들다며 일단 말하듯 줄줄 적어내려간 뒤 찬찬히 읽어보며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고쳐나갈 것을 권한다.1만원. ●사기를 탄생시킨 사마천의 여행(후지타 가쓰히사 지음, 주혜란 옮김, 이른아침 펴냄) 사마천은 스무 살 때 장강에서 회수·산동·황하 유역을 여행했으며, 그 후에도 관리로서 혹은 무제를 수행하면서 한나라의 주요 지역을 거의 돌아봤다.‘사기’가 탄생하기까지는 적어도 일곱 번에 걸친 중국대륙 여행이 있었다. 이 책은 사마천의 중국대륙 여행이 ‘사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밝힌다.‘사기’는 중국 전설 속의 제왕인 황제 때부터 하·은·주의 3대, 춘추전국시대, 진왕조를 거쳐 한나라 무제에 이르기까지 약 3000년의 역사를 기록한 중국 최초의 기전체 통사다.1만 2000원. ●캔터베리 이야기 연구(김재환 지음, 소화 펴냄) ‘캔터베리 이야기’는 영국 시인 제프리 초서의 미완성 운문 설화집. 캔터베리의 순교자 묘지를 참배하러 가는 순례자들이 여관에서 주고받았다고 하는 스물세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작품의 틀은 심한 격자결함(lattice deformity, 물질의 결정 안에 있는 원자의 배열이 규칙적이지 못하고 문란해진 현상))을 드러내는 등 현대 독자들에게는 매우 낯선 작품이다. 저자(한림대 교수)는 유기적 통일성을 강조하는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당대의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초서의 작가의식을 살핀다.1만 5000원. ●나는 학생이다(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 들녘 펴냄) 중국의 대문호 왕멍(王蒙)의 인생철학 담론서. 왕멍은 열네 살의 나이로 중국혁명에 뛰어들어 지하당(공산당)에서 활동했지만,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파로 낙인찍혀 사막의 땅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16년 동안이나 유배생활을 했다. 그러나 마침내 복권돼 문화부 장관까지 지냈다. 첫 장편소설 ‘청춘만세’를 비롯,‘볼셰비키의 경례’ ‘변신인형’ 등이 그의 작품.“인생은 명랑한 항해”라고 말하는 왕멍은 배움을 통해 인생을 통달하고 향유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철학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9800원. ●퍼팅, 마음의 게임(밥 로텔라 지음, 원형중 옮김, 루비박스 펴냄) ‘게임 안의 게임’ ‘골프대회는 곧 퍼팅 콘테스트’라는 말처럼 퍼팅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골퍼들은 퍼팅을 매우 두려워한다. 닉 프라이스, 데이비스 러브 3세, 존 댈리 등 세계적인 골퍼들을 상대로 정신적 조언을 해주고 있는 미국의 스포츠 심리학자인 저자는 세상에 완벽한 퍼팅 기술은 없다며 자신의 퍼팅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퍼팅은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머리와 신경계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놓아두라고 말한다.1만 2000원. ●버즈 마케팅(메리언 살즈만 등 지음, 김상영 옮김, 사람과책 펴냄) 버즈(buzz)란 용어는 원래 벌이나 기계 등에서 나는 웅웅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엔 고객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열광해 일종의 신드롬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버즈 마케팅은 구전 마케팅과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바이러스 또는 바이어럴 마케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책은 마케팅에서의 버즈 효과를 소상히 다룬다.1만 7000원.
  • 서울사랑시민상 수상자 선정

    서울시는 제53회 ‘서울사랑시민상’ 문화부문 수상자 10명을 선정했다. 서울사랑시민상 문화부문은 서울의 문화예술진흥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1948년부터 2002년까지 수여된 ‘서울시문화상’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수상자로는 21년간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며 서울의 역사를 연구해온 박경룡(64·서울교대 한국사강사)씨가 선정됐다. 기초과학분야는 ‘함수공간적분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후학을 양성해온 장건수(61·연세대 교수)씨, 문학분야는 소설가 구혜영(73·여·한국소설가협회 최고위원)씨, 미술분야는 한국서예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조수호(80·한국국제서법연맹회장)씨가 각각 선정됐다. 음악분야는 강석희(70·계명대 특임교수)씨, 공연분야는 김길호(70·연극배우)씨, 영상분야는 이태술(49·MBC 영상미술국 영상1부장)씨, 교육분야는 김완기(60·서울대현초등학교장)씨, 출판분야는 홍우동(63·동국전산 대표이사)씨, 건설분야는 유완(63·연세대 교수)씨가 수상자로 각각 결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원과 상패, 메달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20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길섶에서] 전어구이/심재억 문화부 차장

    아무래도 전어는 구이가 제격이 아닐까 싶다. 노릇노릇 구운 전어는 맛도 일품이지만 잘고 억센 가시가 누그러져 뜨신 밥 위에 한 마리 얹어 놓으면 밥자리가 이내 조용해지곤 했다. 그렇다고 요새처럼 편한 가스불, 프라이팬으로야 예전의 그 맛을 낼까. 거무튀튀한 곱삶이 보리밥을 뜸들인 뒤 아궁이 벌건 불잉걸에 턱턱 소금을 쳐댄 전어 석쇠를 올려놓으면 동네가 온통 전어 굽는 냄새에 휩싸이곤 했다. 그 냄새가 어찌나 고소했던지 대문간에서 노닥거리던 견공(犬公)이 아예 정주간 앞에 버티고 앉아 연방 코를 벌름거렸다. 오죽했으면 집나간 며느리가 발길을 돌린다는 허풍까지 보태졌을까. 잘 구운 전어가 도리상 가운데 놓이면 빈궁한 살림일망정 훈기가 돌았다. 커봐야 예닐곱 치를 넘지 않아 손으로 들고 해치우기에도 그만인 그 밥상에 곰삭은 전어밤젓이라도 놓이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설핏 입에 느껴지는 밤젓의 싸륵한 뻘맛이라니. 게눈 감추듯 보리밥 한 그릇에 전어 두어 마리를 꽁지까지 거덜내고 일어서려는데 아버지가 불러 세웠다.“이눔아, 전어는 대가리가 반이라는데 그걸 놔두고 어딜가?” 먹거리를 두고는 트림도 돌아서서 했던 그 시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똥발’/심재억 문화부 차장

    음식을 드시는 중이라면 죄송합니다.똥 얘기를 하려고 해서요.따져 보면 똥은 밥입니다.귀천없이 배설의 수고를 끼치니 공평하기도 하고요.지금이야 그런 일 없지만 예전에 손발이 퉁퉁 붓는 시골 사람들 더러 보였습니다.그러면 어른들,“채독(菜毒) 올랐다.약 사 먹어라.”라고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예전에는 똥이 거름이었습니다.‘통시’에 모인 똥은 곰삭으며 ‘쓰임’의 때를 기다립니다.요새 길가다 ‘재수없게’ 밟는 그것보다 구린내도 덜했습니다.그런 똥이 통시를 가득 채우면 장군에 퍼담아 채전(菜田)에 뿌리는데,놀라지 마십시오.호박,마늘,고추,상추며 무,배추가 모두 이 ‘똥발’로 크는 채소들입니다. 그 채전에서 일하다 보면 더러 채독이 오릅니다.요샛말로 십이지장충의 유충이 손발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장난을 치는 기생충병이지요.내놓고 똥얘기를 해서 그렇습니다만,여러분들,웃돈 주고 사먹는 유기농 채소라는 것도 따져 보면 바로 ‘똥 먹여 기른 야채’아니겠습니까? 밥이 똥이 되고,그 똥이 다시 밥이 되는 이 오묘한 섭리를 기억한다면 함부로 ‘똥,똥’ 할 일도 아닙니다.물론,공원에 뒤뚱하게 버려진 몰염치한 개똥은 빼고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교회로 돌아가자/김성호 문화부 차장

    한국의 개신교 교회들은 유난히 ‘부활’의 의미를 강조한다.해마다 부활절이면 보수,진보 교단과 상관없이 무려 10만여명의 신도가 한 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연합예배를 열어 세(勢)를 과시한다.부활절 연합예배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지 사흘만에 부활했다는 구원사상을 확인하고 경배·찬양하는 개신교 내부의 종교적인 행사이지만,자세히 들여다보면 교회 일보다는 세상 일에의 간섭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우리 개신교계가 유별나게 부활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에 비해,십자가로 상징되는 예수 고난과 희생의 가치는 절실하게 부각되지 못한 채 가리워지는 인상이 짙다.얼마전 화제 속에 상영됐던 멜 깁슨 감독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그래서 더 반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예수가 게세마네 동산에서 잡혀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 12시간 정도에 일어난 예수의 수난을 세밀하게 그린 이 영화는 채찍질을 당해 예수의 살이 찢겨나가는 장면 등 처절할 정도로 핏빛 가득한 화면을 통해 고난과 희생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물론 영화는 국내 기독교계에서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기독교에서 ‘희생’은 더할 나위없이 고귀한,지고의 가치로 여겨진다.이 희생은 인간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희생이 그 핵심이다.그래서 대부분의 교회들은 십자가를 성상으로 모시고 회개와 반성,복음의 독실한 사명을 외쳐댄다.그런데 요즘 교회들이 뿜어내는 구호의 이면에는 구린 구석이 적지 않다.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혈안이 되어있는 지(支)교회와 교인 불리기 같은 성장 제일주의,교단 총회의 부조리와 비리,담임목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교회세습….내부적으로 반성하고 회개해야 할 대목이 산적해 있지만 교회들은 자체의 모순 해결보다는 사회적인 이슈에 더욱 관심을 보이며 거리로 나서기 일쑤다. 얼마전 KBS 1TV의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그램 방영에 대한 개신교계의 반응도 쉽사리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한국 선교 120년을 맞아 개신교계의 현주소를 짚는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 개신교 전체를 왜곡,탄압했다며 보수 교회들의 연합체인 한기총이 또 거리로 나섰다.프로그램에 일부 교회의 파행이 등장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교회를 폄하하고 왜곡하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을 동원해 방송저지를 기도하고 시청거부와 시청료 분리납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벼르는 성급한 대응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한기총의 대응방식을 놓고 개신교 내부에서마저 성토와 비난이 빗발쳤음은 무엇을 의미할까. ‘1200만 신자’를 자랑하며 세계10위권 안에 드는 개신교 대국,미국 다음으로 전세계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는 선교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한국의 교회가 할 일은 많을 것이다.종교 본연의 사명과 역할에 좀 더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툭하면 거리로 나서 온갖 구호를 외쳐대기에 앞서 회개와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 2000년 한국 천주교는 천주교가 이땅에 전래된 후 200여년간에 걸쳐 저지른 과오를 반성하는 문건을 발표하고 참회했었다.개신교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도 반성할 부분은 부지기수일 것이다.부활보다는 십자가의 의미를 더욱 되새겨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개신교계 안에서 터져나오는 자성의 목소리부터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고…. 김성호 문화부 차장 kimus@seoul.co.kr
  • ‘돌아온 신부’ 이재정 전 국회의원

    ‘돌아온 신부’ 이재정 전 국회의원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정(60) 전 국회의원은 사제의 자리에 있었다.사제복은 입지 않았지만 ‘돌아온 신부’답게 반듯이 넥타이를 매고 인터뷰 말씨와 자세를 전혀 흐트리지 않았다.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가장 정연하게 말하는 논객’이라는 평을 얻었던 그답게 말솜씨도 깔끔했다. 그는 아직 지난 대선자금 수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H그룹으로부터 거액의 채권을 받아 당에 전달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소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2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그러나 ‘정치 재판’이라는 생각에 상고심은 아예 포기했다. “대선 당시 당에 다른 분이 있었는데 H그룹이 왜 제주도까지 와서 나에게 그걸 건넸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작은 봉투’를 받아 그대로 당에 전했는데,그땐 불법자금인줄 몰랐죠.저보고 영수증을 발급해주지 않았다고 하는데,당에서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가려서 발급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는 ‘비리 정치인’으로 몰린 것이 억울하고 안타깝다고 했다.“그러나 어찌됐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이 ‘작은 허물’조차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노동자들 사목에 온 힘 쏟아 요즘에는 경기도 남양주 성공회 성당 ‘샬롬의 집’에서 외국인 노동자 사목에 힘을 쏟고 있다.근처 가구공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필리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700여명의 외국인 가운데 100여명이 ‘샬롬의 집’을 찾는다.그들의 신앙생활과 인권 침해,애로 등을 상담하고 법률적 ·행정적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나서 돕는다.그가 외국인 노동자 사목을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샬롬의 집’ 개소 때부터.국회의원 시절에도 ‘외국인 고용 허가제’를 발의해 통과시키는 등 관심을 기울인 분야라 애정이 각별하다.그는 “요즘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다시 목격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들에게 너무 배타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통일 관계 포럼에 직·간접 관여 그는 앞으로는 정말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치인 신분이 아니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참여정부 출범,열린우리당 창당에 깊이 관여한 만큼 국민에게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그걸 성직자의 도리라고 믿는 듯 보였다.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해 정치분야에서도 언제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그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그의 평가는 총론적으로는 ‘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는 “역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엄청난 변혁기인데,바로 이런 때에 새 국가 건설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구세대의 의식,과거의 관행 때문에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국민이 현명하게 해결할 것이라고도 했다.그는 국민들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의 근거로 민주노동당의 출현을 들었다. 이 신부는 정치와 선교를 동일 선상의 일로 여기고 있었다.“성공회에서는 교회가 나라의 일에 적절히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정치와 교회의 무대가 완전히 나누어질 수는 없지요.성공회가 탄생한 영국에서는 성공회 대표 3명이 자동직 상원의원에 임명됩니다.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성공회 신부 중에 의원직을 거친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는 어떤 일을 할 생각인지를 묻자 처음엔 에둘러 대답했다.“10년을 내다보고 몸을 바칠 수 있는 분야가 무언지를 찾고 있다.”고.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잠시 망설이더니 ‘통일 운동’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고 문익환 목사와 1970년대부터 통일운동을 함께 해왔다.문 목사의 1989년 방북에 대해서도 ‘예언자적이고 선구자적인 통일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1994년 문 목사가 갑작스레 타계한 뒤 95년 ‘문익환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을 맡았다가 올들어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에게 그마저 넘겼다.그는 자신의 ‘주 전공’은 통일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지금도 ‘남북농업발전민간연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여러 통일관계 포럼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통한 남북통일과,남북통일을 통한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입니다.그런 점에서 동북아시아 국가의 네트워크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외교적인 것은 정부가 할 수 있지만 민간운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일본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한국이 중심이 돼 상호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이 중심에 설 수 있는 것은 민주화 및 산업화 경험,IT강국의 위상과 높은 교육열,NGO 활동의 열정 등에서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북아 네트워크운동은 10여년 전부터 구상했다.지난 94년 성공회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학부에 일본학과와 중국학과,대학원에 NGO학과를 처음 만들었다.그의 구상은 이들 학과를 포함해 아시아학부를 키워낸다는 것이었다.“여기에 외국인 노동자 사목의 경험도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자금으로 구속 가장 가슴 아파 그의 진보적인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그는 경기중·고교 시절 공부를 아주 잘한 학생이었다.그랬다가 대학 입시에서 덜컥 낙방하고 말았다.그때의 실패와 대선 자금으로 구속된 일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로 여긴다고 털어놨다.그후 고향인 충북 진천으로 낙향해 3년동안 돈이 없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다 고려대 독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은사의 권유로 성공회 사제교육을 받았다.부모님도 성공회 신도였다.사제가 된 뒤에는 줄곧 시민운동을 해왔으며,1994년 성공회대학 총장을 거쳐 1999년 새천년민주당 발기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16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그는 신부가 된 것,정치에 참여한 것,국회의원이 된 것,대선 자금으로 구속된 것 등은 모두 자신의 결정이라기보다 ‘필연적인 징집’이었다고 했다.주변의 권유와 여건 때문에 그걸 피할 수 없었다는 것.그래서 그는 지금 생각하는 ‘통일운동’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고히 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이 자의적 결정과 선택에 대한 그의 신념과 애착은 굳세어 보였다. 성공회 신부는 결혼이 허용된다.그는 부인(55)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딸(27)을 두고 있다. 황진선 문화부장 jshwang@seoul.co.kr
  • [길섶에서] 새마을에 대한 기억/심재억 문화부 차장

    언론계와 정계에 몸담았던 모 인사가 최근에 펴낸 책을 읽다가 이 대목에 눈길이 머물렀다.“(박 대통령은)특히 명치유신 때의 지사들을 존경…(중략)총독부의 아다라시이 무라 쓰쿠리(새로운 마을 만들기)정책과 새마을운동의 유사성도 있다.” ‘박통’이 ‘일본통’인 것은 다 아는 일이지만,그가 “밤잠을 설쳐가며 창안했다.”던 새마을운동의 시원이 조선총독부의 식민정책에 닿아있다는 데서 맥이 풀렸다. 문득 아린 기억이 되살아났다.어느 해 추수를 끝낸 늦가을,시멘트를 가득 실은 ‘오가다 도라꾸’가 마을로 들어오고,누대의 애환이 층층 켜를 이룬 초가지붕이 훌러덩 벗겨져 나갔다.볏짚을 이겨 쌓은 토담도 볼 것 없다는 듯 자빠뜨렸다.그 자리에는 슬레이트 지붕과 블록담장이 생겼고,담벼락에는 ‘반공 방첩’이나 ‘무찌르자 공산당 쳐죽이자 김일성’ 등속의 선전구호가 살벌하게 그려졌다. 그해 겨울은 추웠다.이엉 대신 홑겹의 슬레이트를 얹은 집은 겨우내 외풍이 들어 아무리 구들을 덥혀도 코가 시렸다.그런 집 꼬락서니에 울화가 치민 할아버지는 한 날,마을을 찾은 점잖은 면장에게 삿대질을 하고 말았다.“한겨울에 지붕을 걷어내다니,이런 똥물에 튀겨 쥑일 인사 같으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연세대 외국인 백일장 900여명 참가

    연세대 외국인 백일장 900여명 참가

    “한글은 정말 과학적이고 우수해요.그런데 왜 이렇게 어렵죠?” 제558돌 한글날을 사흘 앞둔 6일 ‘제11회 전국 외국인 한글백일장’이 열린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57개국에서 온 934명의 외국인과 교포들은 ‘백일장’이라기보다 ‘국어대사전 들춰보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날 주어진 제목은 시 부문이 ‘빛’,수필 부문은 ‘가족’.백일장이 시작되고 30분이 지난 뒤에도 사전만 뒤적이고 있던 미국인 변호사 로버트 왁트는 “수필 대신 시 부문에 응시하는 이유는 문법이 좀 틀려도 되는 자유 형식이기 때문”이라면서 “한국말 정말 어렵다.”고 한탄했다. 왁트는 그러나 “내년이면 한국의 법률 시장이 개방되는데 외국인 변호사는 현재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한국어를 잘해야 한다.”고 사전을 고쳐잡고 ‘면학열’을 불태웠다. 일본 간다외국어대에서 2년 동안 한국어를 전공한 와타나베 가나코(22·여)도 “지난 2월부터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있는데도 한국어는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재미교포 박혜영(25·여)씨도 “나의 ‘뿌리’인 한국말을 잘하고 싶어 한국에 왔지만 아직 잘 못한다.”면서 “존대말이 너무 복잡하지만 과학적이고 우수한 좋은 언어 같다.”고 말했다.옆에 있던 재미교포 허지선(23·여)씨는 “나도 한국말 잘 못한다.그래도 더 많이 배워서 더 잘하겠다.”면서 “한국어는 말을 배우기는 어려운데 글은 소리나는 대로 쓰면 되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고 거들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어에 익숙한 한국문화 유경험자 등 ‘고수’들은 여유있게 가을 정취를 즐기며 글을 써내려갔다.일부 참가자는 원고지에 한글로 하트 모양을 그리는 등 다양한 여유와 유머로 심사위원들을 즐겁게 했다.따뜻한 햇살 속에서 반쯤 드러누운 채 원고지를 들여다보던 노르웨이인 다니엘 바트(26)는 거의 한국인 수준의 한국말로 반겼다.“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배우면서 한국어를 공부했거든요.오슬로대학 재학 시절에도 한국말·역사를 공부했지요.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한국 것은 다 좋아합니다.김치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인 걸요.맵고 짜면 무조건 좋아요.” 한국 날씨가 너무나 좋아서 백일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참가자도 있어 웃음짓게 했다.러시아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의 안드레 레이(25)는 “한국의 가을 날씨가 너무 따뜻하고 좋다.”면서 “이런 좋은 날씨에는 도저히 글에 집중할 수 없다.”고 딴청을 부리기도 했다. 베이징외국어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평양 주재 기자로 활동하면서 김일성대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는 중국신화통신 리창유 기자는 “한국 문학작품,특히 피천득 수필을 좋아한다.”며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했다. 이날 백일장에서는 탄자니아의 마가렛 비아문구가 장원을 차지,문화부장관상과 상금 70만원을 받았다.우수상은 미국의 마틴 하임스와 러시아의 무드러바 예브게니야가 시와 수필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비아문구의 시는 “너무 캄캄해서 내 자신이 안보인다/아무리 찾아도 길은 안보인다/험하고 손을 뻗어도 잡아주는 게 없다/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될까?/내 자신이 두렵다.”로 시작한다. 1992년부터 백일장을 열어온 연세대 언어연구교육원 조철현 원장은 “언어는 그 사회의 사상과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문화의 원천”이라면서 “한국의 얼과 문화가 세계 곳곳에 전파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세종문화상 수상자 발표

    문화관광부는 558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발전 유공 포상자 및 제23회 세종문화상 수상자를 6일 발표했다.시상식은 오는 9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한글날 기념식에서 있다. ◇한글발전 유공 포상자 ▲은관문화훈장 발레리오 안셀모(68·북부이탈리아 한인회 고문)▲보관문화훈장 서영섭(70·중국 중앙민족대 교수)▲문화포장 백봉자(63·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유타니 유키토시(油谷幸利·53·일본 도시샤대 교수)김정식(57·부산 재송여중 교장)▲대통령 표창 음복진(72·캐나다 몬트리올 한인학교 교감)박경희(49·KBS 아나운서)▲국무총리 표창 김경년(63·미국 UC버클리대 강사) ◇세종문화상 수상자 ▲민족문화부문 이건만(41·이건만 AnF 대표)▲학술부문 홍윤표(62·연세대 교수)▲과학·기술부문 남극세종과학기지(단체)▲교육부문 유학영(61·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공동대표)▲국방·외교부문 국방부 군사시설국(단체)
  • [오늘의 국감]

    ●법사 대구고법 대구지법(10시,대구고법)대구고검 대구지검(14시,대구고검) ●정무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10시,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 ●재경 국세청(10시,국세청) ●통외통 통일부(10시,통일부) ●국방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대학교 국군 기무사령부 정보사령부 한국국방연구원 군사편찬연구소(10시,국방부) ●행자 소방방재청(10시,국회)중앙119구조대 시찰(14시) ●교육 교육인적자원부 및 직속기관 포함(10시,교육부) ●과기정 과기부(10시,과학기술부) ●문광 문화관광부(10시,문화부) ●농해수 농림부(10시,농림부) ●산자 한국전력공사 및 관련 자회사(10시,한전) ●보건복지 보건복지부(10시,복지부) ●환노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10시,환경부) ●건교 건설교통부 및 5개 지방국토관리청(10시,건교부)
  • [길섶에서] 아버지 이순신/심재억 문화부 차장

    다시 난중일기를 읽으며 ‘아버지 이순신’을 만난다.왜란이 막바지로 치닫던 정유년(1597년) 10월.충남 아산의 고향집이 왜적의 침탈로 초토화됐다.막내 아들 면이 왜적에게 맞서다 숨졌음을 알리는 서찰을 받은 그달 14일 “서찰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떨리고 정신이 아찔하여….겉봉에 ‘통곡’이라는 글자가 적혀 아들의 죽음을 알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조국의 명운을 홀로 짐진 그는 눈물조차 뜻대로 흘릴 수 없어 16일 일기에 적었으되,“내일이 면의 비보를 들은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마음놓고 통곡도 할 수 없어 영 내의 강막지네 집으로 갔다.”고 했다.여기서 그는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맞거늘,이런 법이 어디 있겠는가.남달리 영특해 하늘이 너를 세상에 머물게 하지 않음이냐.내 죄가 네게 미친 것이냐.”라며 밤새 우짖었다.17일 새벽에는 상복을 갖춰입고 탄식했다.“내 이제 세상에 살아남아 누구를 의지할까.” 그로부터 1년 뒤,마지막 결전인 노량해전에서 그는 거친 밤바다에 빗긴 선홍의 노을처럼 스러져 갔다.자식의 주검을 가슴에 묻은 한 가솔의 아버지로,그리고 끝까지 자신을 핍박한 한 나라의 아버지로.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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