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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율성 음악제’ 中관광객 특수

    오는 11월 광주에서 열리는 ‘제1회 정율성국제음악제’에 40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다. 28일 광주시 남구에 따르면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대외인민우호협회 연회장에서 열린 광주·전남 관광설명회에서 현지 여행사 등과 관광객 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이 협약에 따라 중국 측 여행사들은 자국에서 추앙받고 있는 정율성을 기리는 국제음악제에 관광객을 대거 보내기로 했다. 11월11∼12일 열리는 이번 국제음악제에는 중국 가극무극원 소속 예술단 60여명을 비롯, 중국 문화부 관계자 등 400여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광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율성은 1914년 8월13일 광주에서 태어난 뒤 1933년 독립운동에 참여한 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펼쳤으며, 중국 인민해방군가인 ‘팔로군 행진곡’ 등 가곡·영화음악 분야에서 360여곡의 작품을 남겨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로 칭송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들 관광객은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선생 생가 방문을 비롯, 국립 5·18묘역 참배와 담양 죽물박물관 등 광주와 전남지역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게 된다. 광주시 남구는 광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음악제를 무료 관람토록 하고 중국 여행사에 대해서도 숙박료를 할인키로 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현지에서 열린 ‘정율성 국제음악제’ 기자회견에서는 신화통신 등 취재진이 대거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일봉 남구청장은 “정율성 국제 음악제 개최를 시작으로 생가 복원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율성’이라는 이 지역 출신 음악가를 통해 광주를 중국 등 동남아에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국정감사] “이래도 안보시렵니까?”

    “튀어야 산다.” 요즘 국정감사 현장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자료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PR전쟁’이 시간이 갈수록 불을 뿜고 있다. 의원별 ‘개인플레이’는 물론이고 상임위별 ‘팀플레이’도 활발하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뒤 ‘화려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산자위는 27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선 ‘촛불국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기의 중요성과 함께 저소득 단전가정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전기와 마이크를 끈 채 진행했다. 김용갑 위원장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력 공급이 안정돼 있어 전기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이런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산자위는 지난 23일 코트라(KOTRA) 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된 북미지역본부 겸 뉴욕무역관과 구주지역본부 겸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등 해외무역관을 화상으로 연결했다. 문광위는 한복차림으로 국감 초반을 힘차게 열었다. 지난 22일 문화관광부 국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여야 의원들이 모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질의에 나섰고, 정동채 문화부 장관도 한복을 입고 나왔다. 한복국감은 이날 하루만 실시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들의 팀플레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여야 의원들을 모델로 한 한복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국방위선 영유권분쟁 독도 방문 직접 기자들에게 관심을 당부하기도 하는 상임위원장도 있다. 건교위 김한길 위원장은 국감 전 담당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감을 위해 우리 상임위가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가장 흥미있는 상임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출장도 권유하면서 돈독한 관계유지에 애썼다. 국방위는 영유권 문제를 놓고 한·일간 치열한 쟁점이 됐던 독도를 격려 방문하기로 했고, 교육위와 재경위는 자료를 종이서류 대신 컴퓨터용 CD를 이용하는 등 ‘디지털국감’으로 자신을 알렸다. ●보도자료도 컬러시대 의원별 ‘알리기 전쟁’은 더 치열하다.1년 농사를 망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보도자료는 눈에 잘 띄도록 빨강, 노랑 등 색깔을 가미했다. 흑백 자료는 이미 옛것이 됐다. 제목도 ‘GO, 진화’(고진화 의원) ‘중앙박물관 관광기여도,1.4%?’ ‘예술의 전당은 사치의 전당인가.’라는 식으로 자극적인 문구도 등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시위용 죽봉, 지하철 방연마스크, 군복 등을 직접 들고 나오는가 하면 112 경찰신고 서비스와 불법복제 휴대전화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모 의원은 자신의 국감 사진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고맙다.”는 전화를 기자들에게 일일이 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자료를 보도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과도하게 보내 ‘스팸메일’이나 ‘스토커’ 수준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데스크시각] 법장 스님이 사리 대신 남긴 것은/임창용 문화부 차장

    다비식 없는 스님 입적은 왠지 쓸쓸하다. 절집 너른 마당에서 ‘스님 불 들어갑니다….’란 불제자의 소리와 함께 육신을 태우며 열반에 들어야 제격이 아닌가? 다비식후 수습된 영롱한 사리들. 중생들은 이를 보며 스님의 강철같은 수행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데 최근 입적한 법장 스님이 다비식도 없이 법구를 의대에 기증했다. 스님, 그것도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대종사 스님의 시신이 다비식도 없이 의대생들의 해부용 칼에 맡겨진다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할까? 다비(茶毘)가 무엇인가. 사전적으론 단순히 ‘시신을 불태운다’ 즉 화장이다. 하지만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고 ‘초탈’을 강조하는 불교에선 미혹의 근저에 남아 있는 티끌까지 태우고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뿐인가. 속되게 생각한다면 수만 사부대중의 극락왕생 축원 속에 치러지는 다비식은 승려로서의 마지막 ‘호사’가 아닌가? 이 모든 것을 마다한 법장 스님이 영롱한 사리 대신 남긴 것은 무엇일까? 입적 전 말씀과 행적을 살펴 미루어보건대 스님은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종교계에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남긴 것 같다. 바로 ‘실천과 포용’의 정신이다. 불교든 기독교든 한국 종교계의 가장 고질적 병폐중 하나는 지나친 자기중심적 종교생활이라고 한다. 남을 이롭게 하는 대신 자신의 이득과 복을 구하기 위해 교회에 다니고, 절을 찾는다. 속된 말로 ‘기도발’ 잘 받는다는 절과 암자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리고,‘예수 안 믿으면 지옥간다.’고 협박하는 목사 앞에 겁먹은 사람들이 꼬인다. 법장 스님이 평소 강조한 것이 바로 실천적 불교 보급이다. 지난 7월 법장 스님 일행을 따라 타이완의 생활불교 현장을 둘러본 적이 있다. 그때 타이완 최대 종단인 포구앙산스를 창건한 싱윈 스님이 ‘수행력은 다름 아닌 자비의 실천력’이라고 한 말에 법장 스님이 공감을 표했던 생각이 난다. 승려가 먼저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맞고,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고, 봉사에 앞장설 때 신도들도 자신만을 위한 종교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다. 자비와 사랑의 실천보다는 타인과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 행위가 판치는 우리 종교계의 현실은 실로 아타까울 정도다. 얼마전 집에서 TV를 보다가 한 종교채널에서 어이없는 장면에 부닥쳤다. 종교가 없는 내게 종교방송은 영 눈길을 끌지 못하는데,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포복절도하듯 웃는 방청객들 모습이 궁금증을 자극했나 보다. 강사 얼굴이 눈에 익었다. 요즘 한 공중파 TV가 인기리에 방송중인 프로에 출연하는 목사님 아닌가. 그는 시종일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재담으로 타종교, 타종파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었다. ‘108번뇌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게 바로 109번뇌란 말요’‘드넓은 대웅전을 부처님 혼자 차지하고 있다니, 욕심도 많으시지’ 등등. 사랑을 전파해야 할 성직자가 어떻게 이런 억지 코미디로 타종교를 욕보일 수 있을까. 더구나 방송이라는 공기(公器)를 통해서 말이다.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긴 한국 불교도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절에 한 번 가보자. 탑이 신기하고 대웅전 내부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 아무리 기웃거려도 어떤 스님 한 분 다가와 들어와보라고 하는 곳이 없다. 이런저런 설명과 함께 따뜻한 미소로 방문객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 또한 자비의 실천일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한국 불교는 내향적, 나아가 배타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법구를 중생을 위한 ‘실험재료’로 던진 법장 스님의 메시지는 따끔한 죽비다. 사랑과 자비에 인색한 우리 종교계, 나아가 물질만능주의를 숭배하는 현대인들이 ‘화들짝’ 놀라 깨어나게 하려는 죽비 말이다. 법장 스님 입적후 장기 기증을 서약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다. 스님이 영롱한 사리 대신 남긴 ‘보이지 않는 죽비’가 효험을 발휘하고 있나 보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부고]

    ●연영호(서울신문 제작국 기술부장)씨 빙부상 26일 전북 정읍군 정우면 회룡리 교촌 130 자택, 발인 28일 오전 9시 (063)537-9732●여동욱(CBS 전국부 기자)씨 별세 2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92-0699●윤상태(하나증권 차장)상현(사업)씨 모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238●박재서(한국콘크리트연합회 기술개발이사)씨 부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237●한유동(전 현대중공업 전무·성우건설 사장)씨 별세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30분 (02)3010-2294●이충근(제일약품 대전지점장)윤득선(인덕대학 기계시스템학과 강사)씨 빙부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02)3010-2267●이순신(전 국정원 감찰처장)순탁(사업)순익(전 광주 누가병원 이사장)순영(한중대학교 총장)씨 모친상 정계효(전 서울기독병원장)씨 빙모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240●황의균(육군본부 화학감)씨 별세 빈(PFTEC 대표)씨 부친상 유시현(성일산업 대표)이유경(한국전자통신연구소)구정모(미국 거주)씨 빙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02)3410-6916●장순규(전 해병1사단 부사단장)씨 별세 홍식(해군1함대 인사참모)유식(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씨 부친상 서영교(열린우리당 부대변인)씨 시부상 2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2)921-0699●정광옥(전 한국중공업 부사장)씨 별세 정형숙(숙명여대 약대 동문회 고문)씨 상부 정은령(동아일보 문화부 차장)영태(INCR 대표)씨 부친상 최경달(한국산업기술대 교수)씨 빙부상 김윤주(국군의무사령부 소령)씨 시부상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5시 (02)2072-2091
  • 신문유통원 출범 신경전

    신문유통원 출범 신경전

    개정 신문법에 따라 설치되는 신문유통원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쪽에서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어떻게든 통제·관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언론노조·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럴 경우 정부 스스로 유통원의 설립근거를 깎아먹는 자충수를 놓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당장 언론노조는 지난 22일 국회 기자실에서 ‘정부-중앙일보 신문유통원 장악 기도 폭로’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관광부를 맹렬히 성토했다. 신문산업을 도와주겠다는데 정작 이들은 왜 반발할까. ●쟁점은 정부의 개입 ‘정도’ 신문유통원 설립의 가장 큰 원칙은 “신문사의 자본력이 아니라 신문의 질로 경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민주주의와 여론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대원칙 아래 나왔다. 뉴미디어의 잇따른 등장으로 영상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논리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은 역시 활자매체의 몫이라는 판단 아래 활자매체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비데나 자전거를 받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독자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신문을 골라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숱한 흠집내기와 달리 서구 여러 선진국에서 이미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이유기도 하다. 그래도 딜레마는 있다. 정부 개입이 지나치게 세세하면 ‘언론통제’라는 비판에, 그렇다고 손을 놓아버리면 ‘퍼주기’라는 비판에 맞닥뜨릴 수 있다. ●“유통원은 문화부 산하기관 아니다” 언론노조 등 언론운동단체들 주장의 핵심은 신문유통원은 문화관광부가 아니라 독립적 인사로 구성되는 신문발전위원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개혁국민행동측이 정동채 문화부 장관에게 “유통원장을 문화부장관이 임명하고 문화미디어국장이 유통원의 당연직 이사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은 이유다. 이는 문화부가 ‘주는 것 없이 차지하려고만 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또 유통원에게 신문 배달뿐 아니라 공동인쇄와 판매, 구독료 징수 및 광고업무 대행까지 맡기려 한다는 의심으로 연결된다. 공동배달업만으로는 유통원 운영이 어려울테니 다른 일거리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인데, 한 일간지 판매담당자는 “그런 식의 업무영역 확장은 신문시장의 정상화라는 유통원의 출발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는 돈이나 내고 있으라고?”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에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문화부의 반박논리도 강력하다. 문화부 이우성 미디어산업진흥과장은 “뭐라 그래도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인데 정부는 돈만 낸 채 관리도, 점검도 하지 말고 있으라는 얘기냐.”면서 “그러다가 유통원의 운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동시에 전직 중앙·동아일보 인사들이 신문유통원 준비위원회 등에 포함된 것도 “그만큼 모든 신문사에 문호가 열려 있다는 개방성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받아넘겼다. 그러나 유통원의 업무확장 등에 대해서는 “세부사항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활동할 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신문배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올해 안 법인을 설립한다는 원칙 정도만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신문사들 사분오열? 신문사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문협회 판매협의회장 박용섭 경향신문 상무는 “개별 언론사들마다 의견과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작업이 참 쉽지 않다.”면서 “신문사들간 의견을 종합해 반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번 주내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친정부’언론이 아닌 ‘비판’언론임을 자처하면서 개정 신문법을 가장 강력히 비판했던 조중동의 대응이다. 이들 사이에도 이미 균열이 시작됐다는 징후가 조심스레 엿보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섶에서] 귀성 유감/심재억 문화부 차장

    금석이는 중국집 주방장입니다. 초등학교 마치고 도회로 나가 ‘철가방’으로 잔뼈를 키우더니 서른도 전에 ‘장(長)’자 붙은 자리를 꿰차더군요. 저도 그 친구의 자장면을 맛있게 얻어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그가 언제부턴가 친구들 모임을 한사코 피했습니다. 모임이라는 게 오지랖 넓고 먹물 든 사람 중심이기 쉽고, 그래서 무척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어느 핸가 명절 모임에서 건설업체 사장이 된 친구가 골프 얘기를 꺼내더군요. 다른 친구들이 ‘드라이버’나 ‘핸디캡’을 알 턱이 없건만 이 친구 끝도 없이 골프 얘기를 해대더니 제 ‘말발’에 취했던지 급기야는 금석이를 곁에 두고 ‘웃기는 짱개’라며 해서는 안 될 말을 뱉고야 말았습니다. 안색이 변한 금석이는 슬그머니 자리를 떴고, 그 날 이후 친구들 모임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알고 보면 사람 사는 일, 너나없이 별반 차이 없습니다. 혹시 이번에 귀향 때 내 사는 모양새를 너무 내세워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습니까? 나 때문에 또 다른 금석이가 마음 아파할 일은 없었는지 지금이라도 한번 되짚어 보십시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오늘의 눈] 샤라포바와 원숭이/홍지민 문화부 기자

    세계 여자 테니스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의 ‘원숭이 발언’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지난 24일 MBC는 주말 오락프로그램 ‘토요일’의 한 코너인 ‘무모한 도전’을 통해 ‘샤라포바와의 대결편’을 방송했다. 샤라포바가 라이벌 비너스 윌리엄스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국내 연예인들과 펼친 이벤트성 승부를 담은 촬영 분이었다. 세계 랭킹 1위 샤라포바의 강서비스를 출연진이 받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내용. 각종 스포츠 스타와의 대결을 통해 망가지는(?) 연예인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던 ‘대단한 도전’의 닮은 꼴 프로다. 세계 곳곳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샤라포바의 경기 외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문제는 대결 도중 샤라포바가 국내 출연진들의 행동을 두고 수 차례 “원숭이 같다.”고 발언을 한 것. 제작진은 이 부분을 자막까지 달아가며 친절하게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해줬고, 출연자들은 원숭이로 불리면서도 오히려 재미있다며 웃어댔다. 방송 직후 네티즌 사이에서는 “시청자 등 모든 한국인을 원숭이로 만들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우리에게 ‘원숭이’라는 말이 인종차별적이거나 비하적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이다. “샤라포바가 국내 출연진의 촐싹대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며 웃기기 위해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행동을 연출한 출연진과 제작진들을 꾸짖는 시청자도 있었다. 물론 갓 18세에 불과한 샤라포바의 실언을 확대해석하지 말자거나 예능 프로라는 특성과 언어·문화적인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빚어진 해프닝이라는 주장이 없지는 않으나 그녀의 말과, 그런 말을 가능하게 한 행사 관계자들의 ‘참을 수 없는 경망스러움’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단연 많았다. 다음주로 예정된 ‘샤라포바 2편’을 방영하지 말라는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틀림없는 사실은 주말 저녁 안방에 모인 가족들이 ‘무모한 도전’을 보고 느꼈던 점이 즐거움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홍지민 문화부 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무연고 분묘/심재억 문화부 차장

    이런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서울 사는 모 인사가 명절날 모처럼 성묘를 갔더랍니다. 미처 못한 벌초까지 할 양으로 낫을 준비해 부모 묘소를 찾았는데, 웬걸 봉분 두개가 말끔하게 벌초가 돼 있더라는 겁니다. 예전에는 더러 다른 사람 묘를 벌초해 주는 일도 있어 그냥 고맙게만 여기고 지나쳤는데, 이듬해 명절에 다시 성묘를 갔더니 이게 웬 일입니까. 누군가 묘를 통째로 파내 가고 없더라는 겁니다. 누군가 남의 묘를 자기 조상 묘로 잘못 알고 벌초도 하고 돌보다가 무슨 까닭에선지 아예 이장을 해버린 모양이라고 수군댈 뿐 그 사연을 누가 알겠습니까. 졸지에 부모 묘를 잃어버린 그 인사, 뒤늦게 자신을 나무랐지만 배 떠난 뒤였지요. 요새 무연고 분묘가 널렸답니다. 절손한 집안도 있겠지만 다들 살기 바빠서 못 챙긴 탓이지요. 한두해 성묘 빼먹다 보면 금방 잡초에 먹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됩니다.“산 사람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 죽은 조상을 어떻게 철철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부모의 혼백 욕되게 할 양이면 차제에 납골당으로 모시는 건 어떨까요. 가뜩이나 땅덩이도 좁은 나라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오늘의 눈] 시청자 우롱한 스포츠 중계방송/홍지민 문화부 기자

    얼마 전 국내 모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이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예선 독점중계권을 따낸 일이 있었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민적 관심사인 월드컵축구 경기를 케이블채널에서 독점하는 것은 시청자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막기 위한 법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혹시 스포츠 중계에 대한 지상파의 열정에 감동받은 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쉽게 허물어지곤 한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9일, 한국에서 세계 여자프로테니스 슈퍼스타들의 격돌이 있었다. 마리아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의 대결이었다. 아마 연휴 최대 스포츠 이벤트였을 것이다. 중계방송사인 MBC는 이 빅매치를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를 거듭했다. 샤라포바가 자사의 오락프로그램에 특별출연한다는 사실도 곁들이면서. 그러나 오후 4시쯤 시작된 중계는 시청자들의 흥미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인 2세트 초반에 슬그머니 중단됐다.1시간20여분 만이었다. ‘정규방송 편성 관계’가 이유였다. 친절하게도 자사 케이블채널인 MBC ESPN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는 설명도 달았다. 경기 흐름을 끊어놓는 숱한 CF를 참아냈던 시청자들은 황당했을 것이다. 물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테니스 경기를 끝까지 중계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간을 너무 짧게 잡았다. 허리를 자르는 중계방송에 시청자들은 배신감에 휩싸였을 게 자명하다. 이 경기뿐만이 아니다. 연휴에는 한국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최고 잔치인 챔피언결정전 2,3차전이 열렸다. 지난달 정규리그에서 잦은 중계 취소로 농구팬들의 원성을 샀던 MBC는 플레이오프부터는 모두 방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차전과 3차전이 열리던 그 시간에는 재방 프로그램과 영화가 편성됐고, 팬들은 다시 실망했다. 자기들이 아쉬울 때만 시청자의 볼 권리를 주장하기에는 너무나도 겸연쩍은 국내 지상파 스포츠 중계의 한 단면이었다. 홍지민 문화부 기자 icarus@seoul.co.kr
  • 유관단체 ‘낙하산 취업’

    문화관광부 퇴직 고위공무원들의 낙하산 재취업 관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박찬숙(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문화부에서 명예퇴직한 4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의 94%가 산하단체 또는 유관 이익단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9월 현재 2000년 이후 문화관광부에서 명예퇴직한 4급 이상 공무원은 총 31명으로, 그중 방송광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이른바 물 좋은 산하단체의 장 또는 고위임원으로 재취업한 퇴직관료가 26명, 관광협회나 콘도협회 등 이익단체 임원으로 간 사람은 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 30명 가운데 무려 63%에 해당하는 19명이 퇴직 후 불과 1주일 이내에 재취업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퇴직일 하루 또는 이틀 뒤 임용됐다. 심지어 문화재 관련 한 재단의 이모 이사장은 문화부에서 퇴직한 당일 재단에 재취업했다. 4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직전에 맡았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리사기업체에 취업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취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체육국장을 지낸 인사가 골프장 사장으로 임명되거나, 관광과장을 했던 사람이 관광협회 부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 종무실장을 지낸 인사가 체육진흥공단 감사로 임용되는 등 능력과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이루어진 재취업 사례도 많았다. 박찬숙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거나 전문성이 반영되지 않은 소위 ‘묻지마식’ 낙하산 인사로 내려간 퇴직 공무원들이 너무 많았다.”며 “이들이 과연 해당기관의 조직혁신과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문화관광부 공무원 상당수가 국외 출장시 관행적으로 그 경비를 산하단체에 전가한 사례도 지적했다. 박 의원에게 제출된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3∼2004년 문화관광부 직원 39명은 자신들의 해외출장 경비 1억 1700만원을 산하단체에 부담시킨 것으로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길섶에서] 가슴 속의 달/심재억 문화부 차장

    신작로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뙈기밭, 참깨를 베어 단을 짓는 어머니는 아무래도 일손이 더딥니다. 눈길이 자꾸 산자락 너머 뱀꼬리처럼 멀어지는 신작로를 따라가는 까닭입니다. 이마에 손그림자를 드리우고 시린 눈으로 그 길을 굽어본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니 참깨밭 한 뙈기 마무르기가 여간 더디지 않습니다. 버스가 서고 양 손에 이바지 보퉁이를 든 귀성객들이 줄줄이 내릴 때마다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가슴은 쿵닥거리다가 이내 가라앉곤 합니다.“저 사람들은 일찍 나섰던가부다.”라며 돌아서 다시 깻단을 묶지만 일이 손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눈 빠지겠다.”고 핀잔을 하지만 아버진들 기다림이 덜할 리가 없습니다. 고추잠자리 떼지어 나는 해거름, 바리바리 선물을 챙겨든 누님이 차에서 내립니다. 어머니는 그런 딸의 얼굴을 한사코 쓸며 오느라 고생했달 뿐 달리 말이 없습니다. 보퉁이를 나눠 든 모녀의 머리 위로 아직 덜 찬 달이 말갛게 떠 있습니다. 누군가가 기다리는 곳을 찾는 한가위, 지금쯤 가슴마다 달 하나씩 키우고들 계시지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오늘의 눈] 석가탑 중수기와 문화재 방치/김미경 문화부 기자

    지난 1966년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라니경’과 함께 깨알같은 묵서가 담긴 손바닥만한 한지 뭉치가 발견됐다. 당시 이 뭉치는 ‘묵서지편’이라는 이름으로 보고서에 남았을 뿐 존재의 의미나 묵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발견됨과 동시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진 것은 이 비밀스러운 묵서를 복원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난 40년 가까이 묵서지편은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 채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처박혀 있어야만 했다. 흙으로 뒤덮여 엉켜있는 묵서지편에 손을 댄다는 것은 당시의 열악한 문화재 보존처리기술로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중앙박물관 관계자의 해명이다. 그러나 묵서지편이 발견된 지 39년만인 최근 언론을 통해 존재가 확인돼 문화계와 불교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단순히 묵서를 담은 한지 뭉치가 아니라, 통일신라때 세워진 석가탑이 고려시대 초기인 11세기에 한번 중수(重修)됐다는 사실을 담은 중수기(重修記)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수기에는 석가탑의 원래 이름이 ‘무구정광탑’ 또는 ‘서석탑’이었으며, 맞은편 다보탑은 ‘동석탑’으로 불렸음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 등이 담겨 불국사 사찰과 불교사를 새로 쓸 만한 획기적인 자료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것은, 이같은 중요한 사실을 이미 알면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중앙박물관의 안일한 태도다. 중앙박물관은 귀중한 문화유산인 석가탑 중수기를 30여년간 방치하다가 지난 1997년 9월부터 1년여간 뒤늦게 보존처리를 위한 상태조사를 했다. 당시 중앙박물관은 묵서지편을 110여쪽의 낱장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중수기임을 알려주는 내용과 중수시기를 의미하는 중국연호 등을 발견했다. 그러나 낱장을 뜯어내는 기초작업만 했을 뿐 묵서를 해독하고 보존처리하는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수장고에 밀어넣었다. 중앙박물관이 이제부터라도 석가탑 중수기의 해독·복원작업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러나 다음달 용산 새 보금자리에서 재개관하는 중앙박물관이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찾으려면 문화재 전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수장된 문화재를 보존·복원하는 데 더욱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길섶에서] 벌 초/심재억 문화부 차장

    벼린 낫 몇자루 챙겨 지고, 송진내 자욱한 산길로 살 한바탕쯤 걸어 선산에 듭니다. 소싯적, 아버지 따라 벌초 나선 날. 낫질이야 손에 익어 어렵지 않지만 복숭아털 같은 가을볕 아래 증조, 고조 묘까지 죄다 벌초하기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한나절을 넘긴 낫질에 손에는 쥐가 나고, 낫날까지 무뎌져 벌초도 곱게 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면 아버지 쉬어가잔 듯 한마디 하십니다.“벌초도 정성인데, 네 자리는 꼭 처삼촌 묏등 벌초한 듯하구나.” 뜨악한 마음에 돌아보니 풀벤 자리가 마치 까치집처럼 들쑥날쑥합니다.“그러고도 복을 받겠느냐.”는 아버지 핀잔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닙니다. 되짚어 풀벤 자리를 다시 손보고서야 벌초를 마칩니다. 요새 벌초 대행이 유행이랍니다. 아무리 공을 들여봐야 죽은 조상이 흔한 복권 하나 당첨시켜주지 못한다는 걸 영악한 현대인들이 모를 리 없고, 그러니 애터지게 먼 길 찾아 나서 벌초를 할 리가 없지요. 문득 ‘조상은 정성으로 모신다.’는 아버지 말씀이 떠올라 가슴이 저려 옵니다. 올해도 제 손으로 아버지 묘소를 벌초하지 못했습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법안스님등 시신기증 서약 동참

    불교조계종 총무원 교역직 스님들이 지난 11일 입적한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생명나눔 유지를 받들어 사후 시신기증 서약에 동참했다. 조계종 기획실장 법안 스님 등은 13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마련된 생명나눔 서약 접수대에 들러 사후 시신기증 서약서에 서명했다. 시신기증 서약에는 이밖에 문화부장 탁연 스님, 불교신문 주간 정범 스님 등도 참여했으며 다른 스님과 불자들의 서약도 이어지고 있다. 장의위원회(위원장 현고 스님)는 법장 스님의 영결식이 열리는 15일까지 조계사에 생명나눔실천본부 부스를 설치해 장기기증 서약을 받을 계획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유명예술인 무료공연 누구나 즐기는 시민축제”

    “유명예술인 무료공연 누구나 즐기는 시민축제”

    |오사카(일본) 황수정특파원|국가가 관리하는 공연 페스티벌이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난 2002년에 시작해 올해로 4회째 페스티벌을 주도해온 일본 문화청 데라와키 겐(寺脇硏) 문화부장은 “시민들이 페스티벌을 친숙하게 느낀 것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무대들로 프로그램이 짜여진 덕분인 듯하다.”며 운을 뗐다. 페스티벌의 총 예산은 7억엔. 한해 전체 문화청 예산이 1000억엔, 이 가운데 미술관 건립이나 문화재 보존 등을 뺀 예술활성화 사업비가 150억엔쯤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원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문화청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페스티벌이 기획됐다.”는 그는 “좀더 많은 서민들에게 문화향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무료공연을 자주 마련하고 있다.”고 페스티벌의 성공비결을 귀띔했다. 첫 해에 도쿄에서만 열었던 행사를 해를 거듭하면서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도 페스티벌을 ‘시민들의 것’으로 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올해 초청 단체 가운데 절반가량을 한국단체(예술인)로 채운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두 나라는 예술적 수준, 표현자유의 정도가 엇비슷해 힘을 모으면 아시아 문화예술 발전의 선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스티벌의 사전 축하무대에 정동예술단을 초청한 데 대해서는 “서울을 자주 방문하면서 정동예술단의 공연을 두번이나 봤다.”며 “전통극장인 분라쿠극장에 올리기에 아주 제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jh@seoul.co.kr
  • 언론재단이 변한다

    ‘한국언론재단이 변신하고 있다.’ 실질적인 언론진흥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계기는 지난 4월1일 문화부 방송담당 기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진 ‘방송연예담당 기자의 위상과 그 역할-한류문화시대의 방송연예보도기사 무엇이 문제인가’ 주제의 세미나.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세미나를 만든 뒤 언론재단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제껏 재단이 먼저 기획하고 기자들을 초청했던 것에 비하자면 일종의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그 뒤 언론재단은 이런저런 이슈와 관련된 기자세미나를 적극적으로 열더니 지난 5일에는 한국철학회가 초빙한 거물급 정치학자 하버드대 마이클 샌들 교수의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또 뉴미디어와 매체 환경변화를 주제로 미디어 담당 기자들의 유럽기획취재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언론재단은 정관까지 개정했다. 언론사와 언론인뿐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노력하겠다는 내용 등을 추가했다. 또 비상임이사의 문호를 넓혀 여러 매체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앞으로 설치될 신문발전위원회와의 경쟁관계를 의식한 듯한 느낌도 들지만 어쨌든 기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인들의 지극한 ‘문화유산 사랑’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인들의 지극한 ‘문화유산 사랑’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은 남다르다. 선조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문화유산도 자부심을 더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같은 국민들의 문화적 열정을 바탕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전국에 산재한 문화유산의 정비 및 복원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 위에 문화재 관련 공공·민간 단체들과 교육기관, 전문가 집단, 그리고 기업 메세나가 이를 뒷받침한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 열정을 쏟아붓는 것을 보면 ‘문화예술 대국’이란 명성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베르사유 복원은 거대 국가 프로젝트 파리 남서쪽 약 20㎞에 있는 국립박물관 베르사유궁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아끼고 자랑하는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다. 이곳의 역사적 의미도 깊거니와 찬란했던 프랑스의 영광을 대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루이 14세가 1661년부터 건축가 루이 르보, 화가 르 브룅, 정원사 르 노트르 등으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건설하게 한 이 궁전은 1682년 공식적인 프랑스의 왕궁이 됐으며 1789년 대혁명까지 107년간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였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03년 10월 베르사유 복원계획 ‘그랑 베르사유(le Grand Versailles)’를 수립했다. 오는 2020년까지 장장 17년동안 지속되는 거대 국가 프로젝트다. 베르사유궁 역사박물관 피에르 아리졸리-클레망텔 관장은 “베르사유궁은 프랑스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며,17세기 최고 수준의 예술이 집적된 문화유산”이라며 “그러나 대혁명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됐고,4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수차례의 복원과 개조를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은 “혁명이전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의 전문가도 복원작업 참여 베르사유 복원 작업은 17세기 예술 전문가와 역사학자, 회화 복원 전문가, 조경전문가,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과학자문위와 역사유물 최고위원회, 베르사유궁 행정자문위 등의 의견을 취합해 진행된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에도 베르사유궁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진 궁들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전문가들도 복원작업에 다수 참가하고 있다고 아리졸리-클레망텔 관장은 설명했다.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와 별도로 정원 뒤편의 숲에서는 지난 1999년 겨울 태풍으로 쓰러진 떡갈나무를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정없이 몰아친 강풍에 수령 수백년의 떡갈나무들이 1000그루 가까이 뿌리째 뽑혀 나가자 정부는 즉각 4000만프랑(615만유로)의 특별 지원기금을 조성,10년간 진행될 정원 복원공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정원사들과 수목학자들은 쓰러진 떡갈나무와 같은 품종을 찾아 나무를 키우고, 쓰러진 자리에 다시 심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일부가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랑 베르사유’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현재 1단계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1억 3500만유로(약 1729억 6300만원)가 투입되는 1단계(2003∼2009년) 사업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부분들의 보존 및 복원작업과 함께 쾌적한 관람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중심이 된다. 2단계(2010∼2015년)는 북쪽 날개관과 그랑 트리아농, 프티 트리아농이라 불리는 별궁을 복원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건설 당시 북쪽 날개관 중앙에는 중앙계단이 있어 거대한 궁전의 동선과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1837년 역사박물관 구조변경 작업으로 철거됐다. 이 중앙 계단을 재건하고 내부 뜰을 복원하는 작업이 계획돼 있다. 3단계(2015∼2020년)에는 중앙 날개관을 복원하는 작업과 함께 왕실 마구간을 전시실로 개조하게 된다. 르 노트르의 역작인 정원의 중앙부와 북부, 넵튠 분수의 복원과 그랑카냘(대운하)의 정비작업도 포함됐다. ●기업 메세나의 적극적 후원 그랑 베르사유 프로젝트의 구심점은 국가이지만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충당해 주는 기업 메세나들의 역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랑스 기업인들의 뜨거운 문화사랑이 복원사업의 바탕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주차장 운영 및 건설업체인 뱅시(VINCI)는 프랑스 기업 메세나 사상 가장 큰 액수인 1200만유로를 들여 베르사유궁의 꽃으로 불리는 ‘거울의 방’ 복원작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리석, 도금, 청동, 거울 및 크리스털이 주요 장식재료로 사용돼 호화로움이 극치를 이룬 ‘거울의 방’은 특히 르 브룅이 루이 14세의 생애를 고대화풍으로 그린 천장화가 유명하다. 뱅시 메세나의 올가 지아코모니 학예관은 “복원작업은 벽 유리의 손상된 부분을 교체하고, 나무 바닥을 17세기의 나무 마루로 되돌리고, 장식의 먼지를 털어내며, 르 브룅의 천장화를 복원하는 작업들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BNP파리바은행이 귀족의 방 천장화 복원을 지원했으며 로레알은 루이 15세의 옛 목욕실과 화장실을 복원하는 데 50만유로를 쾌척했다. 일본 기업 닛케이는 루이 16세의 의상 보관실을 복원해 주기로 하는 등 국내외 기업 메세나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유적지 4만여곳에 국보만 13만종 르노 돈느듀 드 바브르 문화장관은 지난 6일 ‘문화유산의 날’ 행사 설명회장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은 곧 프랑스의 이미지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며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꾸는 것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임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2004·2005년도 회기에 총 4억 8500만유로를 문화유산의 복원과 정비에 투입했다. 내년도(2005·2006년)에는 이보다 1억유로 정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돈느듀 드 바브르장관은 밝혔다. 문화부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전국에는 4만 2059곳의 보호대상 문화유적지가 있다. 이 가운데 1만 4232곳이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역사적 유적지로 지정됐고,2만 7827곳이 국가 문화유적지 대장에 등재돼 있다. 또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만 13만종, 국가 문화유적지 대장에 등재된 문화재가 12만 8000종에 이른다. lotus@seoul.co.kr ■ ‘문화유산의 날’ 22돌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매년 9월 세번째 주말 전국적으로 ‘문화유산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날 대통령궁인 엘리제궁부터 상원 회의실 등 공공건물을 비롯해 수도원과 수녀원과 같은 종교 건물, 개인 소유 성(城) 등 전국의 유서깊은 건물과 명소들이 무료로 공개되고 프랑스 국민들은 보기 힘든 명소를 맘껏 둘러보게 된다.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지난 1984년 당시 문화부 장관인 자크 랑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행사 의도처럼 보다 많은 국민들이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엔 약 1200만명이 문화유산의 날 행사를 계기로 문화유적지와 평소 방문하기 힘든 명소들을 찾았을 정도로 매년 행사 참가자가 늘고 있다. 올해로 22번째인 문화유산의 날은 9월17·18일 이틀.‘우리의 문화유산을 사랑한다(J’aime mon Patrimoine)’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행사에는 전국의 역사적 건물 1만 5480곳이 공개된다. 지난해에 1만 4000곳이 공개된 것에 비해 1500곳 정도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도 이 행사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각종 문화재와 박물관, 공공 건물이 밀집한 파리 지역에서만 1329곳이 이날 시민들을 맞이한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파리 그랑팔레(Grand Palais).12년 간의 재정비 작업 끝에 문화유산의 날에 맞춰 다시 문을 연다.‘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라고 일컫는 19세기 말의 화려한 아르누보 스타일을 대변하는 그랑팔레는 1900년 만국 박람회 때 세워졌다. 그러나 곧바로 구조적인 취약점이 드러나고 1910년 센강 범람 때 피해를 입어 몇차례 보수를 받다가 1993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총 1억 136만유로가 투입된 재정비 공사에서는 지하에 2000개에 가까운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건물 전체를 지지하도록 했고 대형 유리 돔도 복원했으며 야간 조명시설과 음향시설도 새로 갖췄다. 뤽상부르 공원 북측에 있는 상원 건물은 엘리제궁과 함께 문화유산의 날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장소 중의 한 곳이다. 워낙 볼거리가 많은데다 평소엔 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원형의 대회의장,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있는 도서관, 왕관 전시실 외에 경제부문 법안을 심의하는 클레망소 룸 등 18세기에 지어진 뤽상부르 궁의 구석구석이 공개된다. 상원의장 관저도 공개돼 1625년 마리 드 메디치 왕비를 위해 지어진 왕실 교회당과 겨울궁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행사엔 3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유럽 각국으로 퍼져 ‘유럽 문화유산의 날’로 확대돼 9월 한달 내내 각종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프랑스인들은 역사적 건물, 미술품, 도서 등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뿐만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이 문화유산을 향유하도록 하는 제도와 이벤트를 마련하는 데서도 앞서나가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lotus@seoul.co.kr
  • 본사 故조승진 기자 영결식

    본사 故조승진 기자 영결식

    지난 6일 오전 출입처인 국방부에서 과로로 순직한 서울신문 정치부 고 조승진 기자의 영결식이 8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신문사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부인 신명자씨와 아들 현우(10)군 등 유족과 장례위원장인 채수삼 서울신문사장, 동료 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다. 앞서 서울신문사는 투철한 기자정신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다 숨진 조 사우를 기려 6일자로 직급을 부장급으로 추서했다. 기독교식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에서 채수삼 사장은 고인의 성실한 기자생활을 치하했다. 동료인 지방자치뉴스부의 남기창 기자의 조사에 이어 김상연 정치부 기자는 심재억 문화부 기자의 조시(弔詩) ‘그대의 여백-조승진 사우를 먼저 보내며’를 낭독했다. 고 조 기자의 유해는 지난 1991년부터 14년간 열정을 쏟은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장지인 전북 익산시 왕궁면 동봉리 산 109로 향했다.
  • ‘iTV 후속’ 경인지역 새 지상파TV 방송권역 경기북부 확대

    경인방송(iTV)의 뒤를 잇는 새 방송사업자의 방송권역이 경기북부지역으로 확대된다. 기존 iTV는 인천과 경기 남부 지역에만 방송을 내보냈고 그 외 지역은 케이블 SO를 통해 역외재송신해 왔었다. 방송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TV후속 대책을 의결, 발표했다. 또 10월 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기준을 마련한 뒤 11월 신청을 받고 12월 심사를 마쳐 내년부터 새 사업자가 방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다만 iTV가 방송위의 정파 결정에 대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방송위가 패소할 경우 사업자 선정 방안과 일정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방송위 “연내 사업자 선정” iTV 실패의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은 원천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점. 원천적인 한계는 바로 시장이 좁다는 것이었다.SBS와 방송권역이 겹치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위해서는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내보내야 했지만 광고시장에서의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악순환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정파 사태 이후 방송권역 확대 요구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또 방송위가 이날 공개한 문화관광부의 문건도 의미심장하다. 문화부는 방송권역이 확대된다면 외주전문채널로의 전환을 포기하겠다고 방송위에 통보했다는 것. 방송위로서는 모든 주장을 다 끌어안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셈이다. ●방송권역 확대-모두를 만족시켜라? 그러나 순탄하게 흘러갈 것만 같지는 않다. 방송권역 확대는 시청자를 확보해줘 새 방송사업자의 경영기반을 튼튼하게 해준다는 의미다. 동시에 100% 자체제작이 부담될 수 있는 만큼 “외주‘전문’은 아니더라도 외주‘중점’”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상 부담을 줄여주는 이런 조치들은 거꾸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조금만 잡음이 나도 특혜시비로 번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당장 전체회의 발표문안이 문제가 됐다. 이 문안이 MBC와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배제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 양휘부 상임위원은 “예전 지역방송사업자 선정 때 쓴 문구를 그대로 따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서둘러 의미를 축소했다. 동시에 기존 방송사들의 반발 소지도 있다. 인천·경기 전역에 방송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최대시장인 수도권 지역을 두고 기존 방송사와의 한판 격돌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실제 몇해 전 iTV가 중계소를 옮기려 했을 때 MBC와 SBS는 전파가 서울지역으로 넘어 올 수 있다는 이유로 결사반대했었다. 양 상임위원이 방송권역 확대를 언급하면서 “‘전파월경’만큼은 반드시 막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전통한지 쓰임새가 많네”

    “전통한지 쓰임새가 많네”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 그 좋다는 비단이 500년이라면 종이는 1000년을 간다는 얘기다. 홑겹이면 살아 숨쉬는 종이, 여러 겹이면 화살도 못 뚫는 질긴 종이가 된다는 한지를 말할 때면 으레 나오는 구절이다. 최근 웰빙 바람 덕에 다시 주목받는다지만 요즘처럼 편한 세상에 일일이 닥나무 껍질을 벗기고 다듬어야 하는 한지는 많이 잊혀진 상태다.1957년 전국 149개 주요 공장에서 2462t(약 15억여원)을 생산한데 반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6∼7개 정도의 생산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한지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韓) 브랜드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지의 ‘현대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 문화부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정책포럼이 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진흥원 회의실에서 열린다. 한 브랜드화 사업이란 한국의 전통을 ‘현대 한국 대표 브랜드’로 키워내기 위해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붓겠다는 사업이다. 한지 외에 한옥, 한복, 한식, 한국학, 한국어 등이 그 대상이다. ●디자인·색감 표준화 등 필요 아무래도 가장 관심을 끄는 발표는 10여년 넘게 한지의 현대화를 연구해 왔다는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의 조현진 박사가 발표할 ‘한지의 상품화 및 실용화 방안’이다. 조 박사는 이 발표를 통해 시제품 형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한지 제품들을 선보인다. ●인테리어등 응용분야 무궁무진 우선 한지로 담배필터를 만들었더니 종이필터나 아세테이트 토우 필터 등 기존 필터보다 니코틴·타르·일산화탄소 제거율이 최대 8% 가까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컴퓨터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막는 차폐율이 99%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특허출원 중이다. 이런 기능성 외에도 성근 식물성 조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어 블라인드 등과 같은 차광용품으로 쓸 경우 은은한 빛을 만들어줄 수 있고, 흡수율이 좋아 냅킨이나 생리대·기저귀로도 응용할 수도 있는 등 사용법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제조법을 표준화·규격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조 박사는 일본의 ‘화지’, 중국의 ‘선지’의 경우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연구소의 검증을 거치거나 국가 전통보유기술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떻게 활로를 뚫어 주나 이렇게 요모조모 쓰임새 많은 한지를 어떻게 부활시킬 것인가. 무엇보다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안동가톨릭상지대 실내디자인과 최계영 교수는 “다양한 디자인이 없고 오직 자연적인 성질만 그대로 살린 것이 많은데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상지대 예술체육대 김현태 교수 역시 “한지 디자인이나 색감을 표준화할 수 있는 견본집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연구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생산자 우대를 위해 특성화고교도 세우고 우수한 제작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원길 고택문화보전회장은 이색 제안을 내놨다. 사찰·향교 등과 같은 지정문화재에서부터 한지를 쓰도록 하자는 것. 김 회장은 “문화재보호법을 보면 창호지 바르는 것은 사소한 수리행위라면서 벽지나 바닥지는 문화재 수리기술자가 하도록 해놨다.”면서 “이는 주인이 한지를 쓰고 싶어도 사실상 금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관공서나 국영기업체에서도 문서를 한지로 작성하는 모범을 보일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거창한 것보다는 실생활 속에 뿌리내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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