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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알짜무대’… 서울 안 부럽네

    지방 ‘알짜무대’… 서울 안 부럽네

    “서울무대가 부럽지 않네∼.” 지방관객의 눈을 꼼짝 못하게 붙들어 매는 지방무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멀리 다른 지방 관객들까지 원정관람을 오게 만드는 알짜공연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자체기획물 해외까지 진출 지난해 10월 문을 연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은 대표적 사례다. 개관한 지 몇달밖에 안된 이 지역문화공간으로 연일 시선이 쏠린다. 처음 자체 기획물로 구랍 22일부터 선보인 국악가족뮤지컬 ‘반쪽이전’.200여석 규모의 소극장에 올려진 공연은 매번 만원사례를 기록해 회당 100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5월 일본에서의 공연이 확정됐고, 하반기엔 독일 프랑스 등 유럽무대 진출권까지 따냈다. 본격 지방화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공연장(기관)이 들어선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은 그 행렬 가운데서도 행보가 돋보이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개관 이래 석달여 동안 지역민들에게 선보인 공연작품이 무려 27개. 지방무대의 질은 한수 아래라는 편견도 깼다. 총체극의 거장 필립 장티의 ‘환상의 선’,‘워터월’ 등 세계적인 화제작들을 단독 초청해 큰 호응을 얻어냈다. 기획팀의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워터월’ 공연 때는 멀리 울산, 부산에서도 원정관람을 와 마지막날 객석은 타지방 사람들이 3분의 1이 넘었다.”고 말했다. ●‘대형작품 서울 전유물’ 통념 깨 ‘대형’‘수준급’ 작품은 서울시내 주요 공연장의 전유물이란 통념은 의정부 쪽에서도 보란듯 깨부수기에 나섰다. 의정부 예술의전당은 지역 출신인 천상병 시인의 삶을 조명한 연극 ‘소풍’을 자체 기획했다. 새달 2일부터 5일까지 의정부 시내 예술의전당 소극장에 올려질 예정. 연출가 양정웅씨는 “흥행을 의식하는 대학로의 기획사라면 무대에 올리기 어려울 소재”라면서 “이윤 남기기에 급급하지 않은 자치단체의 무대들은 공연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역할이 클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같은 지방무대의 활성화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로또복권기금이 지역문예회관 지원사업에 투입되면서 두드러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안산의 ‘반쪽이전’과 의정부의 ‘소풍’은 로또기금에서 각각 8000만원,1억원을 지원받은 사례다. 자체 기획물로서만 아니라 수준급 외부무대를 유치해 ‘변두리 공연장’의 편견을 털어내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윤석우 공연기획 홍보담당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아이다’를 초청해 전석 매진될 정도로 지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값싼 관람료… 지역민 호응 커 지역별 격차를 좁혀 나가는 ‘문화 분권화 작업’은 서울시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구랍 31일 조수미를 무대에 세워 연일 지면을 달군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백건우, 금난새 등 대형무대로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11일 빈소년합창단 초청공연 입장권도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안산 예술의전당 한 관계자는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서비스에 일차적 목적을 두는 지방기획무대는 입장권이 보통의 절반까지도 싼 장점도 있다.”면서 “서울중심주의를 벗어난 지방단체들의 공연무대들이 지역간 심리적 거리감도 크게 줄여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수정 박상숙기자 sjh@seoul.co.kr
  • “美·유럽서 韓·中·日 국보전 추진”

    문화재 및 유물 관련 중심기관인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의 오랜 숙제였던 각 기관간 학예직 인사교류가 이루어지게 됐다. 또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중·일 국보전과 남북한화합민속축제 등 대형 문화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은 5일 서울 필동 한국의 집에서 만나 세 기관의 학예직 인사교류를 중심으로 한 합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인사교류에 따라 소재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문화재청 산하 궁중유물전시관장에, 송의장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실장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에 각각 보임됐다. 또 신창수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실장은 국립공주박물관장에, 정종수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국립춘천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5급 상당 학예관 중 중앙박물관 김연수씨가 문화재청 궁중유물전시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총 12명이 이번 인사교류의 대상이 됐다. 교류는 기관간 1대1 원칙에 따라 1년 파견형식으로 이루어지며, 필요시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유홍준 청장은 “기관 사이의 폐쇄적 인력운영 시스템을 깸으로써 상호협력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조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사교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용산가족공원에 건립 중인 새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일은 오는 10월28일로 잠정 결정됐다. 이건무 관장은 “새 박물관은 전시 기능에 다양한 문화접촉과 휴식기능을 더한 명실상부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개관행사는 “기소르망 등 외국 문화계 석학과 국내외 박물관장, 각계 인사 등 20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범국민적 축제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각각 국보 100점씩을 선정하여 한 자리에 모으는 한·중·일 국보전 ‘동아시아 문명전’ 개최도 추진된다. 서울과 도쿄, 베이징, 뉴욕, 파리, 런던 등 한·중·일 3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유 청장은 “지난해 일본 문화재청에 제의해 적극적인 찬성의사를 확인했다.”며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돼 전시가 성사되면 중국·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적 지명도가 낮은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속박물관측은 광복 60주년을 계기로 남북한화합민속축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주민 각 1만명씩 총 2만명이 참가하여 화합의 줄다리기 행사 등 민속축제를 진행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가능성을 적극 타진 중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마라도 등대지기 김석천 항로표지관리소장

    지난 풍진(風塵)세상의 먼지를 털고 새 옷을 입어 보자. 어디로 갈까. 산사(山寺), 바다, 아니면? 파도가 거칠고 바람이 몹시 부는 곳이면 어떨까. 처음 시작되는 이름이 ‘마(麻)’에서 ‘마(馬)’로 바뀐 곳, 최남단이 좋겠다. 맞다, 그 섬이구나. “산다는 일이 싱거워지면 제주 들녘으로 바다로 나간다. 그래도 간이 맞지 않으면 섬 밖의 섬 마라도로 간다.(∼)산다는 것이 싱겁다, 간이 맞지 않는다,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마음의 장난이다.” 20년 동안 제주에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김영갑씨의 ‘그섬에 내가 있었네’가 문득 생각난다. 또다름의 풍진세계가 다가온다. 올해는 아픈 역사를 되새길 일도 유난히 많다. 을사조약 100주년, 광복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 굵직한 화두다. 어이해야 하나. 생각의 나침반을 우선 저 멀리 돌려 보자. 국토의 한 점밖에 안되는 낮은 그 곳으로. 마라도는 우리 땅의 막내이자 맨끝. 어쩌면 오랜 세월 동안 줄을 잘못 서서 홀대를 받아왔다. ●90년째 국토 시작의 불 밝힌 마라도 등대 마라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도의 허리가 삭둑 잘린 상황에서, 마라도는 반도 시작의 불을 밝히는 곳이다. 그렇다, 마라도의 등대. 온갖 선박의 항로를 밝혀주는 생명의 길잡이가 있는 곳이다. 거친 파도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90년째 묵묵히 걸어왔다. 처음에는 미약했으나 지금은 세계 각국의 해도(海圖)에 어김없이 표기될 정도로 창대해졌다. 마라도 등대는 을사조약 체결 10년 뒤인 1915년 3월 첫불을 밝혔다.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을 염두에 두고 주위 작은 섬들과 교신하기 위해 군사통신기지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말.50여명을 태운 마라도행 유람선이 제주 남제주군 송악산 선착장을 막 출발했다. 겨울바다여서 그런지 파도가 꽤 높았다. 유람선 오른편 창가너머로 얼굴을 돌렸다. 바다와 맞닿은 송악산 절벽자락에 뻥 뚫린 동굴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들어왔다. 유람선 안내원이 선내 방송을 통해 “보다시피 송악산 해안가에는 모두 25개의 인조동굴이 있다.”면서 “저 동굴은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가 인근을 지날 때 어뢰공격이나 가미카제식 공격을 하기 위해 어선을 숨겨 놓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일제는 10m 간격으로 해안을 돌며 동굴을 파놨으며 공사에는 인근 주민들이 강제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20여분후 저 멀리 마라도 등대가 보였다. 마라도의 전체 둘레는 4.2㎞,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0m. 그 위에 마라도 등대탑이 16m 올라가 있었다. 한폭의 풍경화 같았다. 외부인의 침입(?)에 대한 경고일까, 아니면 홀대받아온 막내의 ‘몽니’일까. 배가 마라도 해안가에 가까워질수록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잠시후 배는 가까스로 접안했고 관광객들은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발을 내디뎠다.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풍진의 먼지를 털어내려는 듯 사방팔방에서 바람이 세차게 몸을 감았다. ●등대 대표로 보신각 ‘화합의 종’ 울려 등대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라는 문패가 있었다. 좌우로 살폈다. 아무리 둘러봐도 발 아래에는 망망대해뿐. 뒤로는 한라산, 동으로 대마도와 일본열도 구나카이현, 서쪽으로는 중국 남쪽 상하이와 마주하는 북태평양이 펼쳐진다. 아, 이곳이 시작이구나. 누가 국토의 끝이라 했던가. “마라도 등대는 올해부터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됩니다. 최근 이곳에 해양문화공간을 완공했거든요. 이는 곧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 해양문화의 시발점을 상징합니다.” 김석천(43) 항로표지관리소장. 등대근무 경력만 20여년째의 베테랑. 그는 섬(우도)에서 자라 고교를 졸업한 뒤 곧장 등대원의 길을 걸었다. 우도에 3년, 추자도에서 5년 등 주로 제주의 섬 등대에서 근무했다. 마라도에는 1년여 전에 부임했다. 등대원들은 옛날과 달리 공무원 신분으로 2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게 된다.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우선 31일 서울 보신각 ‘화합의 종’ 제야 타종 인사 16명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는 등대원 생활 20년 만에 처음이지만 전국 유인등대 43개소 가운데 대표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59평 해양문화공간 최근 완공 또 있다. 다름아닌 타종식이 있던 날 마라도 등대시설에 새로운 해양문화 공간이 들어선 것. 그는 “마라도가 결코 국토의 끝이 아닌 광복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라고 흥분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 공간에는 대지 159평에다 100여평의 전시실 외에도 휴게공간 ▲사진촬영 코너 ▲거꾸로 보는 세계 지도 ▲광파의 시초인 장작불 모형의 조형물, 특히 마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꿈을 보관할 수 있는 타임캡슐까지 만들어 먼훗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등대 탄생 90년 만에 동방의 새로운 불을 밝히는 국토사랑의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10초마다 한번씩 깜박이는 마라도 등대의 불빛은 최장 40㎞까지 뻗어 나간다. 등대에는 태양과 풍력 에너지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기가 끊겨도 불빛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위성항법 장치까지 설치돼 마라도 주위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에 기상 상태 등을 실시간 제공해 주고 있어 한차원높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새해 소망요? 마라도는 1년내내 아무리 많은 파도가 쳐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불이 한번도 꺼지지 않는 곳입니다.2004년의 괴롭고 어두웠던 풍랑은 이미 지나갔지요. 올해는 다들 힘든 일이 있어도 등대처럼 어두운 길에 불을 밝혀주는 그런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또 “관광객들 중에는 마라도를 어떤 낙도의 외딴섬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마라도를 국토사랑의 순례지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아울러 피력했다. 김 소장과 함께 일하는 등대원 고성봉(39)씨는 “이곳 30여가구의 주민들이 마라도에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희망을 안겨주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춘광(34)씨는 “경제난의 여파가 마라도에도 불어닥쳤다.”면서 마라도를 떠나는 주민이 생겨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의미있는 지적을 했다. 전교 학생수가 3명이 고작인 마라분교의 김혜지(4학년)양은 “요리사가 꿈”이라면서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올해 소망을 얘기했다.3학년의 김영일군과 2학년의 김은영양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선생님과 변호사가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마라도 김문기자 km@seoul.co.kr ■ 마라도 등대에 얽힌 사연 ‘군인집’으로 불렸던 마라도 등대는 한때 파괴될 뻔한 위기가 있었다. 마라도 주민들에 따르면 1948년 4·3사건 때 서북청년단들이 쳐들어와 등대를 부수려고 했다는 것. 그러나 당시 나봉필이라는 주민이 서북청년단들을 겨우 설득시켜 위기를 면했다고 한다. 그후 나씨는 자진해서 등대지기가 됐고, 또 마을 주민들과 조를 짜서 밤마다 등대에 올라가 손으로 직접 불을 밝혔다고 한다. 나씨는 정부수립때까지 무료봉사로 등대를 관리했으며 정부수립 후에 밀가루와 구호물자 등으로 3년 동안의 보수를 한꺼번에 받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후 등대운영은 정부측으로 넘겨졌다. 한편 ‘마라’란 명칭은,1702년(조선 숙종 28년) 제작된 ‘탐라순력도’에 ‘麻羅島’로 표기돼 있다.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그 이후 언제부터인가 ‘馬羅島’로 표기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어부들 사이에는 남쪽에서 부는 바람인 ‘마파람’에서 유래됐다는 해석도 있다.
  • [서울 환경복원 원년] 되살아나는 청계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MTB족’ 김남수(가명·32)씨는 요즘 출퇴근길이 기다려진다. 왕십리 집에서 태평로에 위치한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고 청계천변을 달리면 단 20분이면 족하다. 그는 짜증스러운 교통체증이나 대중교통수단에서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고통에서 이미 해방됐다. 대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신다. 퇴근 뒤에는 청계천변 노천카페에 앉아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푼다. 오는 9월 청계천 복원이후 생겨날 가상 풍속도다. ●“파리 센강변이 안 부럽다” ‘도심 생태계’인 청계천이 복원되면 이 일대는 커다란 변화를 맞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천카페의 등장이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청계천변에 파리의 센강변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노천카페를 구상하고 있다. 회사원 정진우(29)씨는 “지난여름에 다동 한국관광공사빌딩 1층에 노천카페가 있어서 실외에서 커피와 맥주를 마시는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청계천변으로 확산되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심부 발전계획’에 따르면 현재 유흥업소가 자리잡은 중구 다동 일대에는 업무, 호텔, 켄벤션센터 등을 유치하며,1200평 규모의 다동공원도 조성된다. 이 일대 청계천변의 건축물은 대대적인 정비사업이 추진된다. 종로 학원가와 맞물리는 관철동 청계천변은 ‘젊음의 수변’으로 다시 태어난다. 레스토랑과 카페, 소매점 등이 밀집한 종로 상권에서 쏟아지는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자연스럽게 청계천변까지 확산된다. 서울시는 인사동∼관철동∼명동을 잇는 도심 보행축을 만들고 종각 일대에 일부 민간부지를 매입, 공원으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삼일로와 돈화문로 사이 청계천변에는 기념품전문점을 비롯해 스낵코너, 커피전문점 등 청계천 양변에 수변상업공간이 들어선다. 도기와 타일, 바닥재 등 건축자재 전문점이 위치한 수표동 지역과 청계천 공사로 상권이 가라앉은 관수동 일대에는 기념품이나 잡화, 커피전문점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도심 문화 블록의 연결축 종묘에서 시작해 남산까지 이어지는 세운상가, 청계상가 등이 녹지축으로 바뀌고 세운상가 일대의 재개발이 완료되면 일대 블록에도 보행광장이 따로 조성된다. 물론 이 구상안은 세운상가 일대의 재개발이 완료돼야 가능하다. 돈화문길에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되고 세운상가 녹지축, 돈화문로에서 배오개길까지 청계천변 양변을 잇는 동서로가 들어서면 이 일대는 그야말로 도보의 장이다. 세운상가 일대는 IT와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IT문화타운이 들어선다. 이밖에 올해부터 당장 청계천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모습들이 있다. 신답철교 하류에는 충주시에서 옮겨 심은 충주사과가 열린다. 오간수교와 다산교 사이에는 옛 빨래터를 복원해 놓았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와 오간수문 아래에는 ‘참여와 화합의 벽’과 ‘문화의 벽’이 들어선다. 또 9개의 분수대도 5.4㎞의 청계천 구간에 들어선다. 청계천은 자체가 새로운 문화공간일 뿐만 아니라 도심에 자리잡은 주요 문화거점을 잇는 동서축의 역할도 한다. 돈화문길과 함께 북촌과 정동, 남촌, 대학로, 장충단 등을 십자 모양으로 연결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애물단지’ 삼청각 어떻게 되나?

    서울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전통문화공간인 삼청각(三淸閣)이 애물단지가 됐다. 삼청각 소유주인 서울시가 누적적자를 감당못해 민간 위탁운영업체를 모집했지만 적합한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잣대로 문화를 평가하지 말라는 목소리와 문화공간에도 경영마인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위탁운영 민간업체 공모 물거품 서울시는 2001년 삼청각을 인수한 뒤 공연부문은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에, 식음료부문은 프라자호텔에 운영을 각각 맡겼다. 그러나 매년 10억∼20억원가량의 적자가 쌓이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업체에 아예 경영을 위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지난달 사업자를 공모했었다. 공모 결과 사업설명회 단계에서 국내 유명호텔 등 20여곳이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인 S프로덕션만 신청서를 냈다. 이에 대해 문화전문가, 시의원 등으로 이뤄진 ‘삼청각 위탁업체 심사위원회’는 3차례 회의를 갖고 지난 20일 만장일치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심사위원회 관계자는 “단일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삼청각 임대비용에 대한 가격 협상의 여지가 없어 예상수익이 적었고, 사업계획서 일부는 삼청각이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초 위탁업체를 재공모하거나, 세종문화회관에 당분간 경영을 맡기면서 경영효율화 과정을 거친 뒤 위탁업체를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비용을 들여 삼청각을 다시 단장하지 않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시민들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익성과 공공성의 딜레마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의 지원만 믿고 경영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삼청각은 ‘삼청별곡’,‘애랑연가’ 등 가무악극(歌舞樂劇)을 공연하며 우리 문화를 잘 살려낸다는 평을 듣는데도, 객석점유율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지난 3일 서울시가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삼청각에 가봤다.’는 응답자는 457명 가운데 3명(0.6%)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중덕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장은 “민간 위탁업체 공모는 삼청각 개관 당시 전통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애초의 계획과는 다른 것”이라며 “문화·예술 부문은 수익성의 잣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성의 시각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은 2001년 리모델링을 거친 뒤 ‘숲속의 전통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5800여평의 산자락에 자리잡은 삼청각에는 6채의 한옥이 있다. 일화당(一和堂)에는 공연장, 한식당, 전통찻집이 들어섰고 청천당(聽泉堂)과 천추당(千秋堂)은 다례, 도자기, 규방공예 등 전통문화체험장으로 쓰이고 있다. 유하정(幽霞亭)은 명인들의 국악 상설강좌, 소규모 국악무대가 열리는 정자이고, 취한당(翠寒堂)과 동백헌(東白軒)은 안방 사랑방 마루 등을 갖춘 전통 한옥이다.(02)3676-3456.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육 in]우수시설 학교 가봤더니

    [교육 in]우수시설 학교 가봤더니

    학교가 변하고 있다. 학교 하면 떠오르는 사각틀의 건물과 덩그런 운동장, 방과 후에는 굳게 닫힌 교문…. 이제 학교는 이런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고 있다. 담장도 허물고 있다. 종합 문화·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해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3일 학교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2004 우수시설학교’ 14개교를 선정, 발표했다. 설계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등촌고등학교와 시공부문 우수상을 받은 광진초등학교를 찾았다. ■ 설계부문 최우수 서울 등촌고 학생들에겐 양질의 교육 공간으로, 지역주민에겐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강서구 등촌동 등촌고등학교(www.dch.hs.kr)는 미래형 학교 모델의 전형을 보여준다. 학교가 변하면 사람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면 세상이 변하듯이, 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바람직한 하드웨어를 갖춘 학교가 바로 등촌고다. 등촌3동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담장을 없애 마을과 학교의 경계가 없도록 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학교 동쪽에 주출입구가 있지만 동·서·남·북이 모두 열린 ‘개방형’으로 학생들은 사방으로 드나들 수 있다. ●담장 없는 사방이 ‘열린공간’ 학교에 들어서면 파스텔톤 건물 세 채가 한 눈에 들어온다.4300여평 대지 위에 남쪽으로 창을 낸 4층 건물과 북쪽 5층 건물, 동쪽 2층 체육관이 있고 이 가운데 운동장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들은 미래형 학교를 위해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행정관리동으로 사용되고 있는 남쪽 4층 건물은 학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공간과 교실 외 교육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쪽 5층 건물은 일반 교실로만 사용한다. 올해 처음 개교해 1학년 학생 500여명만 교실을 사용하고 있다. 교실의 반 이상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남쪽과 북쪽 건물은 연결 복도로 이어져 있으며 남쪽 건물은 동쪽 체육관과 연결돼 있다. 행정관리동에는 교장실과 행정실, 교사 연구실, 도서실, 어학실, 세미나실 등이 있다. 교사 연구실은 교과목별로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구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 연구실은 9곳으로 교수·학습 준비실 및 연구공간으로 꾸며졌다. 연구실마다 수업에 필요한 학습 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 2평 규모의 학습준비 공간도 있다. ●수업방해 않게 교실과 행정동 따로 약 2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100평 규모의 2층 정보도서관은 자율 학습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터넷 검색대를 확충해 인터넷 카페를 만들 예정이다.40여대의 컴퓨터를 갖춘 3층 어학실은 디지털 어학학습기를 설치해 효과적인 어학실습을 할 수 있다. 영어 과목의 ‘말하기·듣기’는 이곳에서 수업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말하는 것을 직접 녹음할 수 있고 다른 친구들이 녹음해둔 내용도 들을 수 있다. 또한 교사가 자율학습 프로그램 네 가지를 웹에 띄워두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체크할 수 있다. ●건물 사이에 생태공원 만들어 행정과 학습 공간을 구분해 둔 이유는 학교를 주민들에게 개방하기 위해서다. 등촌고는 250여평 규모의 체육관과 도서관, 어학실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등촌동 배드민턴 동호회원 40여명은 일주일에 3차례 학교 체육관을 찾는다. 농구 동호회원 20명도 토·일요일에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즐긴다. 체육관 2층을 나서면 바로 학교 정보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운동을 마친 주민들은 책을 빌려가거나 앞으로 만들어질 인터넷 카페에서 필요한 업무를 볼 수 있다. 등촌고는 주민들에게 배움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7월 2주 동안 지역 주민들 3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 컴퓨터실에서 무료 컴퓨터 기초 강좌를 열었다.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신청자를 받았는데 무척 반응이 좋았다. 내년부터는 무료 컴퓨터 강좌뿐만 아니라 영어 강좌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체육관과 학교 식당도 각종 이벤트 장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 체육관에서 결혼식은 물론 동호회의 발표회·총회, 소그룹 세미나를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종합 생활·문화 공간의 역할을 할 행정동은 학습공간과 분리돼 있어 수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체육관·식당등 주민 이벤트장으로 또 학교 곳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해 학생과 마을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행정동과 일반 교실 사이에 자리한 70여평 규모의 생태공원에는 연못과 산책 코스가 있다. 연못에는 비단잉어, 우렁이, 부레옥잠 등 수생생물 10여종이 살고 있어 생물시간의 실습장으로도 활용된다. 또 옥상 공원에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할미꽃, 섬백리향, 미역취, 돌마타리, 구절초, 벌개미취 등 2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휴식공간과 자연학습장의 두 가지 역할을 함께하고 했다. 등촌고 고필곤 교장은 “미래의 학교는 지역사회에 봉사해야한다.”면서 “학교에 대한 개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학교 건축 양식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시공부문 우수 서울 광진초 “잘 지은 학교 하나 열 문화센터 안 부럽다.” 광진구 구의2동 광진초등학교(www.gwangjin.es.kr)는 학교가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선도자(cultural leader)’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광진초등학교는 2400여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3500여평 규모로 현대식 문화센터를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부채꼴 모양의 이 학교는 부채꼴의 호 부분이 남쪽으로 향해 있어 자연채광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체 건물에 햇빛이 훤하게 들고 광진초등학교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열린 교실’이라는 점이다. 교실별 이동수업을 쉽게 할 수 있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실 30여개를 복도와 구분 없이 설계했다. 학생들은 일반 학교보다 1.5배 넓은 교실에서 활동하는 셈이다. 초등학생들은 신체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이인 만큼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지난해 9월 광진초등학교가 개교하면서 구의초등학교에서 전학 온 6학년 박근주양은 “교실 바닥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오목도 두고 공기놀이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전에 다니던 학교보다 공간이 넓어 마음도 넓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현재는 수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교실에 간이 칸막이를 설치했지만 교실의 구조 자체는 열려 있어 깔끔하고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모든 교실 복도공간 없애 널찍 광진초등학교는 학습공간뿐만 아니라 놀이공간의 역할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초등학교라는 특성을 감안, 70여평 규모의 놀이공간을 두 곳에 꾸몄다. 바닥엔 우레탄을 깔아 어린이들이 넘어지고 부딪히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했다. 학교 곳곳에 600여 그루의 나무와 40여종의 야생화를 심어 도시에서만 자란 어린이들이 나무와 꽃과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 동의초등학교에서 전학 온 5학년 이동주 군은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학교에 남아 신나게 축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깔끔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부상위험 없는 놀이방 2곳 설치 또 광진초등학교는 장애인을 위해 학교의 모든 공간을 세심하게 설계했다.5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으며, 학교의 모든 공간에는 문턱이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모든 화장실에도 장애인용 좌변기가 설치돼 있다. 이런 장애인을 위한 배려로 장애인이 정상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주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광진초등학교에는 열린 교실 외에 체육관, 시청각실, 도서실, 과학실, 실과실, 음악실, 미술실, 영재교육실, 체력단련실, 생활예절실, 학년자료실, 수준별 학습실 등 32개 특별 공간이 있다. 이런 다목적 특별활동실은 학생들에게는 학습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에게는 복합 생활 문화 공간으로 활용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방과 후에 문화공간으로 제공되는 학교 시설을 100% 이용하는 것이다. 이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원 100여명은 매일 아침·저녁 이 학교 체육관을 찾는다. 인근 아차산에서 운동을 해왔던 동호회원들은 비오는 날에도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 또 이 학교는 마치 백화점의 문화센터처럼 11개 과목 특강을 개설해 220여명의 학부모와 지역주민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각·음악실등 주민들에 개방 전문강사가 가르치는 요가, 댄스 스포츠, 뜨개질, 분재, 부부댄스 스포츠, 유리구슬 공예 등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1년에 두 차례 가정통신문을 배포, 학부모를 중심으로 취미 교실 희망자를 선착순으로 선발한다. 쾌적한 교육 환경에서 한 달에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 강사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와 가까워져서 학교 교육에도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시청각실, 체육관, 운동장, 다목적 교실은 늘 주민들에게 열어둔다. 유치원, 학원, 교회 등의 학예 발표회와 체육행사에도 빌려준다. 주차 공간도 제공한다. 한달에 2만원 가량의 주차료를 내고 동사무소에서 주차증을 받아 이 학교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주민 40여명이 학교 주차장을 쓴다. 윤석구 교장은 “학교가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행정 지원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조선왕실역사박물관’ 새이름 공모

    문화재청은 광복 60돌을 맞아 경복궁내 옛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에 내년 여름 개관하는 ‘조선왕실역사박물관’(가칭)의 명칭을 공모한다. 새 궁중박물관은 경복궁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서 조선시대의 궁중문화 전체를 알리는 역사교육 및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된다. 이달 말까지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 또는 우편(서울시 중구 5-1 궁중유물전시관 명칭 공모담당자)을 통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당선작(1명) 및 우수상(3명), 가작(5명)으로 뽑힌 사람에겐 각각 50만∼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과 새 궁중박물관 가족평생관람권이 주어진다.
  • 공방·화랑 쉼터 한자리 ‘쌈지길’ 열린다

    공방·화랑 쉼터 한자리 ‘쌈지길’ 열린다

    화랑과 공방, 휴식공간 등이 어우러진 ‘쌈지길’이 1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문을 연다.‘쌈지길’은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나선형 건물로 완만한 기울기의 경사로로 연결돼 있다.500m의 골목형 길을 따라 70여개의 공예품점과 문화상품, 기념품가게, 갤러리, 음식점들이 들어선다. 지하 1층 ‘아랫길’과 지상 1층 ‘첫걸음길’에는 다양한 공예품점과 문화상품점이 들어선다. 특히 건물이 생기기 전 개발 바람에 없어질 위기에 놓였던 인사동의 토박이 가게 12곳도 1층에서 새롭게 문을 연다. 2001년 ‘12가게 살리기’ 움직임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을 때, 패션잡화업체 ‘쌈지’가 가게 부지를 사들여 가게도 살리고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목적에서 쌈지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1층에는 이밖에 전통한지 공예가 장용훈씨의 ‘장지방’, 이화여대 ‘디자인코리아’연구소의 섬유공예점 ‘이-결’, 쌈지가 개발한 새로운 리빙 브랜드 ‘숨’ 등이 들어선다. 2층 ‘두오름길’과 3층 ‘세오름길’에서는 도예가들의 전시매장을 볼 수 있다. 정연택 교수가 이끄는 명지전문대의 청화백자 전문점 ‘1260#’, 박종훈 교수의 금잔과 생활도자 ‘박종훈점’, 이현배씨의 ‘손내옹기’ 등이 두오름길을 따라 자리를 잡았다. 세오름길에는 배재대학교 목공예과의 ‘배재대해조칠’, 국민대 김승희 교수의 금속공예점 ‘소연’ 등이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전시판매장도 세오름길에 생긴다. 4층 ‘네오름길’에 이르면 북한산이 보이는 전주식 전통 한정식집 ‘오목대’, 자연 조명이 돋보이는 ‘갤러리 숨’과 ‘하늘정원’이 있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쌈지측은 “억지로 광을 내고 알록달록한 색깔을 입히는 것을 피했다.”며 “자연을 닮은 모습이 인사동의 정서이고 우리 전통의 가장 중심이 되는 메시지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을 여는 18일에는 음식점 ‘고궁’이 준비한 비빔밥이 1000명에게 제공되고, 퍼포먼스와 마임 등 다채로운 개원행사가 열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빌딩 X 파일] 명동 유네스코회관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 자리잡은 11층짜리 유네스코 회관. 쉽게 떠올리기 힘들겠지만,1967년 완공 당시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최신식 고층 건물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시내 명물로 통했었다. 건물 주인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8층과 10층을 나눠 쓰고 있다. 이 건물에서 가장 볼 만한 곳은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작은누리(nuri.unesco.or.kr)’라는 생태공원.12층 옥상에 올라가면 190평 규모의 숲이 펼쳐진다. 옥상을 방수처리한 뒤 30∼50cm 두께의 흙을 깔아 야생덤불숲과 풀꽃동산, 연못, 텃밭을 만들어 놓았다. 반경 1.5㎞ 안에 있는 남산에서 날아온 새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중국대사관에서부터 덕수궁까지 서울명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도 일품이다. 2층에 위치한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미지센터·www.mizy.net)는 서울시가 세워 유네스코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센터내 ‘미지까페’에서 인터넷 서핑,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 시청, 음악감상, 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모임터’는 세미나·공연 등을 하기 좋도록 빔프로젝터, 텔레비전, 비디오, 스크린 등이 갖춰져 있다.24세가 넘은 성인은 2만원 안팎의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청소년은 공짜로 쓸 수 있다. 단,1주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11층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은 과거 ‘스카이 파크’라는 경양식집이 있던 자리. 귀한 집 자식이 명동성당에서 결혼하면 식사대접을 이 곳에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그러나 97년 화재 발생 뒤 리모델링을 거쳐 3년 전 다시 문을 열었다. 이밖에 유네스코 회관에는 병원, 피부관리실, 증권사, 사채업자 사무실 등이 있다. 이런 사무실들이 자리잡고 있는 덕에 유네스코 회관은 연간 40억원의 임대료(건물가는 350억원대 안팎)를 거둬들이는 ‘캐시카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대료는 유네스코의 기금으로 적립돼 국내 교육·문화·과학·청소년 사업 등에 골고루 쓰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옛 중정부장 공관에 문학의 향기

    옛 중정부장 공관에 문학의 향기

    8일 아침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문학의 집 서울’을 찾았다. 원로시인 김후란(70·여) 이사장은 소녀같은 밝은 목소리로 “아픈 기억은 지워버리고, 사랑스럽게 봐주세요.”라며 인사를 건넨다.‘문학의 집’이 자리한 이곳이 과거에는 문학과는 동떨어진 내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서 사들여 문화공간 리모델링 이 곳은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옛 중앙정보부장의 공관자리다.20여년 동안이나 중앙정보부장(국가안전기획부장)의 공관으로 사용됐다.1975년 8월 준공됐는데 96년 안기부가 지금의 서초구 내곡동으로 옮겨가면서 소유권이 서울시로 넘어왔다. 당시 이 집은 대지 793.7㎡(약 241평)에 12억 9779만원,2층 양옥건물 연면적 491.9㎡(149평)에 1억 3523만원으로 모두 14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됐다.8년 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거액이다. 이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01년 마침내 문학의 집으로 변신했다. 고문과 독재라는 이미지를 털고, 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곳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곳에서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시 낭송회, 문학인 워크숍 등이 날마다 열리고 있다. 이날도 ‘윤동주 추모 시화전’(11일까지)이 열리고 있었다. 김 이사장은 “주제가 무엇이든 항상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시민 대상 전시회·시 낭송회등 열려 문학의 집을 오르면 주위환경의 평화로움에 “과연 이곳이 무시무시한 안가(安家)가 있던 곳이 맞나?”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드넓은 잔디밭과 아름드리 신갈나무·은행나무·가죽나무 숲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여기에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매주 셋째주 금요일 오후 6시엔 ‘음악-문학인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확 트인 창문이 딸린 거실에서 아늑한 정원을 배경으로 시(詩)나 소설 속에 나오는 글을 배경으로 탄생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전문 음악인이 출연한다. 넷째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는 일반시민들이 직접 만나고 싶어하는 문인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달 프로그램도 문학지망생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게 내실있게 짜여졌다.22일 오후 3시 열리는 제52회 수요문학 광장에서는 시인이며 소설가인 이제하(67)씨의 문학세계와 만날 수 있다. 앞서 17일 오후 6시에는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 행사가 펼쳐진다. ‘우리 시, 우리 노래’라는 타이틀이 걸렸다. 우리 강산에 얽힌 문학 얘기를 ‘남산위에 저 소나무’를 배경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하나 뜻깊은 사랑의 행사가 준비됐다. 28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이웃사랑 문학제’. 국립 서울맹학교 장애인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백일장 시상식과 문학강연을 한다. 꿈나무들을 어루만지는 만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양재역등 6곳에 쌈지공원

    서울 서초구는 1일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3호선 양재역과 방배역, 서초역, 서초교차로, 강남성모병원 앞, 이수역 등 6곳에 쌈지공원을 내년 6월까지 조성한다고 밝혔다. 양재역 인근 120여평의 공간에는 야외무대를 설치, 작은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서초교차로 주변 1300여평에는 소나무, 회양목, 철쭉 등 다양한 나무를 심어 가족나들이 공간으로 가꾼다. 방배역과 서초역, 이수역 주변에는 보행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들어사며 강남성모병원 앞에는 백문홍, 수호초, 옥잠화 등이 심어진다. 또 20년 전 흙으로 조성된 양재2동 양재근린공원에 인조잔디 축구장을 만들기로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트 & 이슈] 낙서도 이젠 당당한 예술?

    세계의 도시 특히 뉴욕의 지하철에서는 흔히 스프레이 물감을 이용한 낙서그림을 볼 수 있다.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또는 스프레이캔 아트(spraycan art)라고 불리는 낙서미술이다. 이런 그래피티 미술이 ‘거리의 예술’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부터다. 경기장 벽이나 지하철, 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외되고 억눌린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 도시의 골칫거리로 치부되던 그래피티가 현대미술로 인정받게 된 데는 무엇보다 ‘검은 피카소’ 장 미셸 바스키아와 80년대 거리문화를 이끈 키스 해링의 공이 크다. 낙서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들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각각 마약중독과 에이즈로 요절하고 말았다. 미국에선 이미 1989년에 낙서미술관까지 문을 열었을 만큼 그래피티 아트가 자리를 잡았다. 이 자유분방한 영혼의 예술은 이제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서울 서교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스타일 큐브 잔다리에서 19일 동안 열린 ‘거리의 작가’전은 ‘한국적’ 낙서미술의 가능성을 보여준 하나의 시험무대였다. 전시에는 jnjcrew, day­z, wk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20대의 세 팀이 참가했다. 특히 가수 서태지와의 공동작업으로도 잘 알려진 day­z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분노의 감정을 ‘악마’라는 소재를 통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낙서미술가라 할 이들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기하학적 문양, 문자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보여줬다. 90년대 초반부터 힙합문화와 함께 발전하기 시작한 한국의 그래피티 아트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외국의 경우 하나의 독립된 장르, 나아가 제3의 예술로 인정받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낙서’라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그림은 이렇게 그려야 한다.’는 박제된 미술교육을 받아온 이들에게 상상력의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됐다. 개막일에는 100여명의 그래피티 팬들이 전시장에 몰리는 등 우리 낙서미술 인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거리의 작가’전은 우리에게도 바스키아나 해링 같은 낙서미술의 대가가 나올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그래피티는 이제 ‘비(非)예술’‘반(反)예술’의 수모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그 자체 예술로서 당당히 심판받아야 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구로구 개발 청사진 발표

    구로구 개발 청사진 발표

    미개발의 상징인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가 삼성동 코엑스거리 처럼 변신한다. 구로구는 25일 가리봉동 125 일대 8만 4430평을 첨단 정보기술(IT) 산업과 친환경적 주거단지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가꾸는 내용을 담은 ‘가리봉 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서해안시대에 맞춰 서울 서남권인 이곳을 집중 개발, 서울시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가리봉 균형발전촉진지구는 첨단의 ‘디지털산업’과 환경·인간 중심 ‘오아시스’, 지역 커뮤니티의 복원을 뜻하는 ‘실크로드’가 함께 구현되는 복합공간”이라면서 “구로 뿐 아니라 한국의 발전을 이끄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리봉 개발계획은 2011년 완공 목표로 2006년부터 사업에 착수한다. ●서울 서남권의 중심도시 구로구는 여의도 광장 크기인 이곳을 비즈니스공간, 교류·생활·문화공간, 도심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지구 중심에 들어서는 비즈니스 공간에는 호텔·컨벤션센터·창업보육센터·대학원 위주의 대학교 등을 유치,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의 핵심지역으로 가꾸겠다는 복안이다. 이곳에는 디지털산업단지가 밀집돼 있으면서도 이렇다 할 부대시설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구로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구로에 변변한 호텔 하나 없어서 기업 관계자들이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려고 해도 시내나 여의도로 나가야 했다.”면서 “앞으로는 구로에서도 생산과 판매, 홍보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교류·생활·문화공간에는 각종 전시장, 신개념 복합몰, 연도형 상가, 커뮤니티센터, 문화복지시설, 주상복합 건물 등이 설치된다. 주변 환경도 크게 개선된다. 개발지구의 남쪽을 통과하고 있는 975m의 남부순환도로 고가도로는 지하로 들어가고, 그 위에는 1만평 규모의 생태공원이 조성된다. 구로구는 1단계로 2006년부터 남구로 역세권 일대 개발과 남부순환도로 지하화공사에 들어간다. ● IT 종사자들에 ‘베드 타운’ 제공 남구로역 서쪽과 공단로 동쪽은 5000여가구가 들어서는 쾌적한 도심형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 지역의 대부분은 4∼5평짜리 방들이 벌집처럼 모여 있는 ‘쪽방촌’이다.5670가구 가운데 80%가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독거 노인 등 1인 가구만 55%에 달한다. 구로구 측은 이에따라 이들 지구에 임대 주택과 1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 원룸형 소형 공동주택 등을 최대한 건립하여 이들의 재정착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단지의 IT 종사자들에게 ‘베드 타운’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디지털단지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구로구에 마땅한 주거 단지가 없어 직장과 떨어져 있는 여의도나 목동에 집을 구해야 했다. 공원 녹지도 조성된다. 공원 2개, 광장 4개 등을 포함해 모두 1만 5708㎡의 공원이 들어서 구로를 쾌적하고 여유 있는 녹색 도시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업을 기획한 윤중경 제일엔지니어링 부사장은 “5개 균형발전촉진지구 가운데 첫 삽을 뜨는 만큼, 도시 개발의 새 전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균형발전촉진지구란 균형발전촉진지구와 뉴타운지구 개발은 종합적인 도시개발계획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균형발전촉진지구는 뉴타운지구보다 규모가 작다. 뉴타운은 크게 주거형과 도심형으로 나뉜다. 그러나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주거형 쪽에 더 가깝다. 대부분 10만평을 훌쩍 넘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넓은 은평은 108만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반면 교남이나 영등포 등 도심형이 가장 좁은 8만평이다. 이에 반해 균형발전촉진지구는 가리봉, 청량리, 미아·월곡, 홍제, 합정 등 5개로 대부분 5만,6만평 규모이다.
  • [학교소식]

    [학교소식]

    ●26일 예비학부모대상 현직교사 강의 은석초등학교(www.eunseok.seoul.kr)는 26일(금) 오전 10시30분∼12시 학교 시청각실에서 입학설명회를 연다.2005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들의 바람직한 학교 생활과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현직 교사들이 강의에 나선다.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공립초등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도 참가할 수 있다. 최대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설명회 날 주차장도 무료로 쓸 수 있다.2216-0181. ●영어회화코스 참가자 선착순 모집 화랑초등학교(www.hwarang-s.es.kr)는 ‘초등학생을 위한 영어회화 집중코스’에 참여할 신청자를 모집한다. 이 학교 재학생 120명과 일반 초등학교 재학생 12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학년 제한은 없다. 화랑초등학교와 자매결연한 뉴질랜드 스탠모어 베이 스쿨(Stanmore Bay School)의 원어민 강사 10여명과 전문영어 강사 10명이 10일간 영어회화 집중 코스를 운영한다. 캠프 기간은 내년 1월11(화)∼22일(토)이다. 오전 9시∼오후 4시 하루 7시간 동안 수업하며 말하기·듣기·읽기·쓰기·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참가 희망자는 서울여대 영어교육 프로그램 Swell 홈페이지(www.swu.ac.kr/∼swell)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서울여대 대학원 건물 3층으로 가 접수하면 된다. 지원서 제출 기간은 29일(월)∼12월 3일(금)이다. 참가비 48만원.970-5321. ●1학년 수업공개·학습물 전시회 명지초등학교(www.myongji.net)는 26일(금) 오전 10시∼11시30분 1학년 수업공개 및 학습물 전시회를 연다. 일기·관찰기록물·미술작품 등 명지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수업한 결과물이 모두 전시된다.1학년 학부모와 유치원 학부모 모두 참여할 수 있다. ●25일 내년도 신입생 모집 설명회 동광초등학교(www.dongke.es.kr)는 25일(목)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유치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설명회를 연다. 입학 전형 일정과 절차, 교육비 부담 내역, 학교 버스 운행 등과 관련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891-0151. ●전자도서관 ‘생각의 샘터’ 문열어 인천 선인중학교(www.sunin.ms.kr)는 지난 19일(금)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자도서관 ‘생각의 샘터’개관식을 열었다. 교실 4칸 규모의 선인중 도서관은 일반 도서의 대출·반납은 물론 교사업무 공간과 정보검색 공간, 영화 관람 및 영상물제작 공간, 테마 공간 등 학습·문화공간으로 두루 사용될 예정이다.
  • ‘광장동 운동장부지’ 별 보고 음악 듣는 시민공간으로

    ‘광장동 운동장부지’ 별 보고 음악 듣는 시민공간으로

    한강변의 마지막 미개발지인 광장동의 운동장부지가 천문관측소, 대규모 콘서트 홀, 구민체육센터, 다목적 운동장 등으로 개발된다. 서울 광진구는 22일 광장동 318번지 일대 운동장예정부지 1만 5038평을 오는 2006년까지 246억 780만원을 들여 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시설로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5일 구민체육센터 및 청소년수련관 기공식을 갖는다. 천호대교와 광진교사이 한경변에 위치한 운동장부지는 20여년전 운동장 부지로 지정된 뒤 최근까지 나대지로 방치되는 등 장기 미집행시설로 남아 있었다. 지난 1998년부터 광진구와 서울시 등은 고층·고밀화 개발보다 후손들에게 개발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동시에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왔다. 구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우선 운동장부지내에 구민체육센터, 청소년수련관, 다목적운동장, 콘서트 홀, 유수지 등을 오는 2006년 상반기에 완공키로 했다. 구민체육센터에는 각종 시민체육시설(수영장, 헬스장, 에어로빅 시설 등)과 문화공간, 휴게공간, 다양한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연면적 2307평규모다. 1550평 규모로 지어질 청소년수련관에는 생활체육공간(인라인스케이트장, 다목적연습장 등), 문화체육공간(대공연장, 문화의 집, 악기연주실 등), 특성화시설(암벽등반장, 천문시설) 등이 들어서 청소년들의 문화·체육 전용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구는 서울시로부터 22억여원의 추가재원을 지원받아 청소년 수련관내에 천체관측관과 천체투영관을 설치, 청소년들에게 서울에서도 밤 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천체투영관은 약 92평 규모의 돔내부에 직경 15m인 천체투영실과 부대시설로 꾸며진다. 천체투영실은 의자에 누워 플라네타리움이란 천체(별자리)투영기를 이용하여 반구형태의 가상천구에 별을 투영하면 실제 밤하늘을 보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천체관측실에는 지름 5m의 원형돔과 17평 규모의 슬라이딩돔으로 이루어져 있어 버튼을 누르면 개폐식 지붕이 미끄러지듯 양옆으로 열리며 보조망원경 10대(6대 고정식,2대 이동식)를 통해 낮에는 태양흑점과 개기일식 등을, 밤에는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 이밖에도 1076평 규모의 ‘콘서트 홀’, 국제규격에 맞춘 잔디축구장과 최신 장비를 갖춘 육상트랙,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춘 ‘다목적운동장’도 설치, 주민들의 생활 체육공간으로 활용한다. 정영섭 구청장은 “한강변 자전거길과 연계, 서울 동부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코리아 디자인센터

    [산하기관 탐방] 코리아 디자인센터

    “코리아 디자인센터가 뭐하는 곳인가요.” 2년여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자리잡은 ‘코리아 디자인센터’. 각종 전람회와 작품 공모전 등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코리아 디자인센터는 문화공간으로, 서울 혜화동에 있던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옮겨와 건물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인 센터의 건물은 연건평 1만 4201평(지하 4층, 지상 8층)규모의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디자인 정보센터, 디자인 체험관, 디자인 인큐베이터,e-디자인 아카데미 등 각종 디자인 지원시설을 갖췄다. 디자인협회 및 단체, 디자인회사와 함께 탄탄한 디자인 정보망을 형성해 한국 디자인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코리아 디자인센터 건물로 이전한 뒤 각종 행사의 질 향상과 양적인 증가를 가져오면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수 산업디자인 상품,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람회, 한국 청소년디자인전람회, 대한민국 디자인·브랜드 대상, 디자인대학박람회, 코리아 국제포스터비엔날레, 벤처디자인상 선정, 국가상징 디자인공모전, 성남 국제디자인포럼 등 다양한 행사로 국내 디자인 업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저렴하게 전시관 대여도 한다. 이 곳에서는 디자인 공부도 하고 선진 디자인 문물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글로벌 디자이너 양성과정’을 통해 온라인 이론교육과 해외 연수를 지원한다. 3년 이상 경력의 디자이너와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며,80%를 정부가 지원한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는 ‘리빙디자인 페스티벌 2004’가 한국실내건축가협회 주관으로 열렸다.‘Fun(즐겁고 재미있는)’이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을 구성,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해 즐기도록 꾸몄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진수씨 등 실내디자이너 8명이 주부들로부터 일상적인 주거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8인의 유명 실내디자이너 세미나’도 마련됐다. 오는 12월21일부터는 제2회 코리아국제포스터비엔날레가 내년 1월 말까지 열린다. 포스터디자인의 세계적 흐름과 발전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는 국제적 행사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19회 일러스트레이션 전국공모전이 개최되는 등 내년 초까지 각종 전시·공모전이 계획돼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러갑시다]

    ●국 악 ■ 박희덕 단소연주회 22일 오후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02)3477-7879. ●콘서트 ■ 홍경민 콘서트 18일 오후7시30분,19일 오후5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02)522-9933. ■ 솔트레인2004-휘성, 빅마마, 세븐, 거미 인천 콘서트 18일 오후7시 인천실내체육관(032)420-0320. ■ 김목경 콘서트 19·20일 오후7시30분 클럽 사운드홀릭(02)-3142-4203. ■ 유익종 콘서트 19일 오후7시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1544-1555. ■ 이승환 콘서트 20·21일 오후6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02)485-7751. ■ 신승훈 구미 콘서트 20일 오후7시,21일 오후5시 구미 박정희체육관 1544-7553. ■ 언니네 이발관 대구 콘서트 21일 오후6시 대구봉산문화회관 1544-1555. ●어린이 ■ 나뭇잎 프레디 12월5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454-3041. 장난꾸러기 나뭇잎 프레디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브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무 용 ■ 기워진 이브 18·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32-2760. 현대무용가 김정은의 춤. ■ 묵언의 꽃 23·24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16-1540. 정재만, 임이조, 김진홍 등 출연. 벽사춤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전국 남성 명무전. ●클래식 ■ 오페라 사랑의 묘약 21∼25일 평일 오후7시30분, 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6-5282. ■ 서울레이디스싱어즈 15주년 기념 연주회 24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665-0061. ■ 이경민 바이올린 독주회 19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780-5054. ■ 드레스덴 성 십자가 소년합창단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472-4480. ■ 한국가곡 대축제-내 마음의 노래 그대 가슴에 19일 오후7시30분 복합문화공간 MIA(02)396-1767. ■ 프랑스음악과 함께하는 자선음악회-파리의 향기 21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472-4480. ●미 술 ■ 오정근 작품전 22일까지 대구 큐브C화랑(053)422-1628.‘신전’으로서의 현대 건축물이 갖는 차갑고 위압적인 면을 형성화. ■ 황인혜 작품전 20일까지 인데코화랑(02)511-0032. 단추모양의 오브제를 사용한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에바 헤세 작품전 1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작가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제작한 회화와 드로잉, 콜라주, 조각.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 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미 술 ■ 오정근 작품전 22일까지 대구 큐브C화랑(053)422-1628.‘신전’으로서의 현대 건축물이 갖는 차갑고 위압적인 면을 형성화. ■ 황인혜 작품전 20일까지 인데코화랑(02)511-0032. 단추모양의 오브제를 사용한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에바 헤세 작품전 19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미국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여성작가 헤세가 독일에 머물며 제작한 회화와 드로잉, 콜라주, 조각.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 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뮤지컬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18∼2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501-7888. 배해일 연출, 박완규 김동욱 출연. 예수의 최후 7일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히트뮤지컬. ■ 모스키토 12월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 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12월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19일∼12월31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꼽추, 리처드3세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셰익스피어 작·한태숙 연출, 안석환 장영남 출연. 권력욕에 사로잡힌 광인의 악행과 파멸. ■ 아를르깽, 의사가 되다 2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338-6420. 김태용 각색·연출, 김동곤 이은아 출연. 몰리에르의 원작을 각색한 코러스 뮤지컬. ■ 플라스틱 오렌지 12월5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3-2274. 이난영 작·윤우영 연출, 최일화 김선화 출연. 월남전 참전용사 가족의 비극.
  • 프리마켓 의미·과제

    프리마켓은 2002년 6월 월드컵 사업의 일환으로 홍대 앞 놀이터에서 출발한 이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의 호응이 커지자 프리마켓은 각종 단체에서 초청을 받아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일도 잦아졌다. 지난해와 올해 광주, 부천, 전주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시민작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선보였고,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리는 섬유주간행사에도 초청받아 30여팀이 출품할 예정이다. ●민초(民草) 예술인의 등용문 전문가들은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리마켓을 새로운 문화 민주주의 형태로 본다. 문화연대 이원재(33) 사무처장은 “프리마켓은 제도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시민들도 창작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문화의 공공성 실현에 이바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마켓에 나와있는 작품들은 공장 시스템으로 나올 수 없는 희귀한 것들”이라며 “예술 작가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잡는다면, 문화 콘텐츠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프리마켓은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등용문’으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사동 예술품 가게, 아트센터 등에서 프리마켓 사무국과 홈페이지를 통해 ‘작가를 모신다’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작가 임순자(48·여)씨는 “프리마켓을 통해 다른 곳에서 작가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며 “불황 때문에 예술활동을 벌일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안타까웠는데, 시민작가들 사이에서 프리마켓이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조한혜정(56·여) 교수는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가는 삶을 추구하며 노동과 놀이가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며 “그들의 자생성을 잘 살려내도록 정부나 기업들이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복해야 할 점도 많아 프리마켓의 정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정적인 장소 확보. 올 초, 홍대 앞 프리마켓은 유명세를 타고 몰려든 노점상으로 인해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쳐 존폐의 위기에 놓인 적도 있었다. 프리마켓 기획을 맡고 있는 최현정(23·여)씨는 “프리마켓 주변의 질서를 바로잡고 안정적인 장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천과 부천은 주민과 기업, 지역 문화단체 등의 협조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부천의 경우 LG백화점 측에서 장소를 제공했고, 내년부터는 경기문화예술재단과 부천문화예술재단의 협조로 유동인구가 더 많은 중앙공원 쪽에 장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천 프리마켓 팀장 목혜균(31)씨는 “이천 창전동 주민자치회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주변 상인들과도 협의가 잘 돼 시민들과의 마찰이 없다.”며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계층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작 예술품의 ‘카피’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6일 ‘빨강고양이’라는 애칭을 사용하는 시민작가가 프리마켓 홈페이지에 ‘자신이 개발한 디자인의 모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호소하는 글을 올려 ‘안타깝다.’,‘분통이 터진다.’는 내용의 답글이 줄을 잇고 있다. 시민작가 김은희(27·여)씨는 “일일이 저작권 등록을 할 수도 없고, 등록을 해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많다.”며 “우리는 그냥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정신과 노력이 깃든 작품을 팔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리마켓을 응용한 국제적인 문화행사를 키우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화연대 이원재씨는 “일본에서는 일년에 두번씩 누구라도 창작품을 팔 수 있는 ‘일본 디자인 페스타’를 열어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잠재적인 예술작가들을 발굴하고 국가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형 프리마켓’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부동산in]분양률올리기 안간힘

    [부동산in]분양률올리기 안간힘

    건설회사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각종 선심성 조건을 쏟아내고 있다. 상가, 아파트 할 것 없이 미분양이 속출함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위태로운 만큼 어떻게 해서든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이다. 시행사 토투앤은 서울 명동 옛 서울은행 본점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로 지으면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격인 ‘모델몰’을 지난 5일 열었다. 이 건물에는 쇼핑공간, 호텔, 이종격투기장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건물 1층에 마련된 1500평 규모의 모델몰에는 실제처럼 꾸며진 호텔 객실이 전시됐다. ●상가도 모델하우스 건립 모델몰 개관기간에는 인기가수의 콘서트, 마술쇼, 불우아동돕기 패션쇼 등을 열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승용차 등을 주는 다양한 경품행사도 마련했다. 시행사 ㈜맥스인테리어도 강남구 논현동 가구특화거리에 인테리어 자재 상가 ‘삼성홈데꼬레’를 분양하면서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이 상가는 가구특화거리에 위치한 연면적 3300평 규모의 8층 짜리 건물을 리모델링, 내년 5월 완공할 예정이다. 건물 지하에 마련된 모델하우스에는 입점 예정 업체들의 각종 인테리어 자재가 전시된다. 롯데건설은 부산 용호동 ‘오륙도 롯데낙천대’와 김해 동상동 ‘캐슬가야’의 미분양 물량에 대해 연내 계약하면 전체 분양가의 50%를 입주 2년 뒤에 내도록 했다. 계약금도 분양가의 10%에서 5%로 낮췄고 중도금은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입주 2년 뒤까지 잔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조건은 외환위기 때에도 등장하지 않은 것이다. 입주시 소유권 등기를 해주니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집을 사고 파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건설사측은 밝혔다. ●프리미엄 안붙으면 차액 보상 프리미엄 보장 아파트도 등장했다. 풍림산업은 고양시 벽제동에 분양하는 ‘풍림아이원’에 대해 입주시 32,33평은 2500만원,24평은 1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차액을 보상해주는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풍림산업측은 “프리미엄 보장제를 내걸고 재분양에 나선 지 닷새 만에 140명 정도가 새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공급하는 주상복합아파트 ‘디오슈페리움’은 서울대 입학예정 자녀를 둔 이가 계약하면 대학 4년 장학금이 전액 지급된다. 서울대 대학원생에게도 2년간 장학금이 지급되며 재학생도 졸업 때까지 남은 기간에 대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태영은 마포 공덕오거리 인근에 분양하는 오피스텔 ‘마포 태영데시앙루브’ 계약자에게 자녀의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나 고등학교 1년 등록금 중 한가지를 지급한다. 만약 두 사항에 해당하는 자녀가 없다면 계약자가 추천한 중고등학생에게 1년 장학금을 준다.30평형A 60실,30평형B 40실,33평형 18실 등 총 118실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평당 970만원선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관철동 퓨전요리

    [뒷골목 맛세상] 관철동 퓨전요리

    이제 막 네온사인들이 불을 밝히는 황혼 무렵에 관철동에 들어선 이라면, 그리고 옛날의 관철동을 기억하고 있는 사십대나 오십대의 중년이라면, 대부분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는 현란한 일루미네이션에 문득 아연한 느낌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여기가 정말로 관철동이 맞아? 하고, 무언가 낯선 거리에라도 온 듯한 생경감에 몇번이고 주변을 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종각으로부터 시작하여 종로서적을 지나고 삼일빌딩 가각을 돌아 다시 종각에 이르는 사각형 블록의 관철동은 10여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다. 이 공간이 언제부터인가 애오라지 젊은이들만이 넘쳐나는 젊은이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 되어, 예의 현란한 일루미네이션마저도 어쩌다 잘못 들어선 40,50대에게는 아예 접근조차 거부하는 출입금지 경고등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도대체 언제부터 관철동은 그렇듯 ‘젊은이들만의 세상’이 된 것일까. 일찍이 40대의 나이에 요절한 작가 강홍규의 ‘관철동시대’가 그려 보이는 60,70년대의 관철동은 그야말로 ‘문학동네 술동네’였다.‘귀천’의 천의무봉한 천상병 시인, 장면박사에게 맞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기도 했던 한국판 돈키호테 김관식 시인, 시인보다는 은둔한 명의로 알려졌던 신동문, 번역가이자 철저한 무소유의 철인으로 평생을 향기롭게 산 민병산, 시인 신경림, 평론가 구중서, 분례기로 한 시대에 필명을 드높인 작가 방영웅, 만다라로 문단에 얼굴을 내민 작가 김성동까지 포함해서, 한국기원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뻔질나게 드나들던 관철동은 오직 어른들만의, 어른들만을 위한 놀이공간이었다. 그런 관철동이 80년대에 이르면 작가 강석경의 ‘숲속의 방’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변한다. 작가는 지문에서 말한다.‘하긴 노래 부를 곳이 없어서 이곳에 오는 것은 아니겠지. 젊음은 젊음끼리 모여 숲을 이루는 것이다. 숲속에서 위안을 받고 혼란도 확인한다.’ 그렇다. 어느 시대이거나 젊은이들은 그 사회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젊은이들은 기존의 질서를 거부한 채 전위적이고 반항적인 자신들만의 문화공간을 창조하려 한다. ‘숲속의 방’의 주인공 소양 또한 어쩔 수 없이 전위적이고 반항적이다. 대학생 소양은 80년대 우리 사회를 휩쓴 두 개의 이데올로기, 관제(官製) 보수주의와 그에 맞선 도식적이고 교조적인 민중주의, 그 어느 곳에도 끼지 못한다. 또한 ‘벼락부자 할머니를 우습게 여기고 부모에게 반항하며 부르주아적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관철동에서 나름대로 문화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호스테스도 되어 보지만, 그녀의 무기는 자칫 스스로를 상처 내기 쉬운 순수한 감수성 하나뿐이다. ‘…성을 도구로 여자가 물질화, 비인격화된다는 건 너무 끔찍하다. 비루하게 생긴 한 녀석이 팁을 준답시고 가슴에 손을 넣어서 그 자리에서 빼내 찢어버렸다. 부잣집 딸의 객기는 결코 아니었지만 나는 방종하기 위해 호스티스가 되려 한 것도 아니다. 쇠사슬같이 무거운 청춘을 탕진하기 위해, 그냥 바닥으로 내려갈 대로 내려가 보라고. 무엇보다도 나는 내 속의 헛된 계급, 부르주아적 속성을 부수고 싶었을 뿐.’관철동이라는 젊은이들만의 숲속에서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조하려 하던 소양은 끝내 한 편의 시를 남기고 자살로 짧은 청춘을 탕진하고 만다. 여기는 꿈이 아니야 날개는 없고 몸뚱이만 있는 더러운 땅이야 새가 아니고 나비가 아니고 땅을 전신으로 문지르고 다니는 뱀이야 날개는 환각이야 깨어지면 아프고 괴롭고 추한 몸뚱이야 오늘은 본질적으로 가장 절망한 날이었어 모든게 나랑은 관계없는 저들의 생명체였어 소양의 시체를 앞에 두고, 그녀의 언니는 탄식한다.‘바보같이 세상 밖에서 자신을 찾으려 하다니, 네가 적당히 타협만 한다면 땅에 온몸을 문지르고 다니며 피 흘리지 않아도 좋을 텐데, 청춘은 쇠사슬이 아니라 날개일 텐데.’ 80년대의 소양이 오늘 다시 살아와서 나와 함께 관철동의 거리에 선다면 이번에는 무슨 시를 쓸까. 올리브, 포모도르, 포호아, 송스피자, 겐조라멘, 쇼부, 고메이, 테리야키, 사누키보래, 스시켈리포니아, 도니도니, 고추와 마늘, 삼김, 옥돌대나무통삼겹, 떡삼돌김치삼겹살, 와인돌김치삼겹살, 황토불가마통삼겹…. 소양의 눈에 얼핏 스쳐가는 음식점 간판들의 일루미네이션 중에서 과연 몇 가지에나 자신이 죽음으로써 이루고자 했던 문화공간의 정체성을 느낄까. 오늘의 관철동은 온통 퓨전음식의 전시장 같은 느낌이다. 이른바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식의 백가쟁명이다. 간판 이름들 또한 자칫 머리를 어지럽게 하지만, 메뉴에 이르면 그 기발하고 자유로운 착상과 통통 튀는 아이디어에 차라리 경탄하는 마음마저 든다. ‘고추와 마늘’의 메뉴에는 오니기리, 쓰꾸네, 페타이볶음면, 아스파라가스말이가 있고,‘사누키보래’에는 카레우동, 해물야키우동, 치킨샐러드우동, 북어해장우동, 얼큰해물우동이 있다. 스시캘리포니아에는 치즈드래곤롤, 알랙산더롤 채리블러섬롤, 스파이더롤, 바이킹롤, 프렌치키스롤, 라이언롤이, 쇼부라는 일본식 선술집에는 각종 초밥 이외에도 해물계란탕, 누룽지탕, 삼겹살고추장구이, 꽁치김치찌개, 해물떡볶이, 새우칠리탕수육 등이 있다. 이외에도 무교동 낙지골목에서 비교적 고전적인 낙지요리법을 지킨다고 알려졌던 ‘무교동낙지’마저도 프랜차이즈화되어 관철동에 들어와서는 낙지육개장, 양푼낙지비빔밥, 해초수제비, 해초칼국수, 낙지순두부찌개, 영양갈낙탕 등 퓨전요리를 내놓고 있다. 관철동은 거의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건대나 홍대, 신촌, 압구정이나 혹은 강남역 부근에 흔한 프랜차이즈의 지점들이다. 삼김 종각점, 홍초불닭 종로점, 쇼부 종각점, 봉추찜닭 종로점…, 이를테면 음식점마저도 모두 규격화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제’가 된 식이다. 관철동에서 보신각 바로 뒤편에 있는 ‘관철동44번가’(02-722-6598)라는 유기농 돼지요리 전문집을 발견한 것은 차라리 행운에 가까웠다. 우선 ‘관철동44번가’는 지점 따위를 거느린 본점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어느 본점의 지점도 아닌 개인 업소였는데, 메뉴 중에서 먼저 매료된 것은 새싹비빔밥(5000원)이었다. 새싹비빔밥은 순무, 브로콜리, 유채, 설채, 적채, 알팔파 등 8가지 씨앗들을 1,2㎝로 싹을 틔워 그 새싹에다가 사과며 파인애플 소스며 고추장에 비벼먹는 식이다. 새싹비빔밥의 새싹들은 어쩐지 덜컥 한 입에 입안에 넣기가 꺼려질 정도로 너무 앙증스럽지만, 정작 한 입 넣으면 이내 입안에서 감도는 새싹들의 부드러움에 취하고 만다. ‘관철동44번가’는 주메뉴가 새싹비빔밥이 아니라 유기농돼지 요리다. 사료에 뽕잎을 섞어서 키운 돼지고기에 크로렐라와 녹차의 가루를 버무려 숙성시켜, 유기농웰빙말이삼겹살, 유기농열겹살, 웰빙소스삼겹살, 메콤소스삼겹살 등으로 메뉴화 하고 있다. 1인분에 7000원인데, 상추, 깻잎, 브로콜리, 치커리 등의 야채를 사과와 파인애플, 오렌지 소스에 버무린 야채샐러드에 곁들여 먹거나 무를 둥근 모양 그대로 얇게 썰어서 식초에 절인 무절임으로 고기를 싸먹기도 하고, 묵은 김치에 싸먹기도 한다. 점심 메뉴로는 솥밥(5000원)이 있는데, 이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흑미와 완두콩을 청평에서 생산한 쌀에 섞어 무쇠솥에 그대로 밥을 내는 식인데, 이 솥밥에다가 손님의 취향대로 된장찌개, 오삼불고기, 제육볶음, 낙지볶음, 김치찌개 등을 골라먹을 수가 있다. 이를테면 손님이 네 명이라면 저마다 다른 메뉴를 골라 네 가지를 골고루 맛볼 수가 있는 셈이다. 이 솥밥은 미리 예약만 한다면, 버섯이며 무, 콩나물, 굴 등을 넣어 버섯솥밥, 무솥밥, 콩나물솥밥, 굴솥밥 식으로 먹을 수가 있는데 값은 같다. 종로코아 뒤편의 좁은 골목길에서 ‘일번지연탄불소금구이’를 발견했을 때 나로서는 거의 감격할 뻔했다. 아니, 아직도 연탄불이 남아 있다니! 게다가 돼지껍질까지 있다니!나는 어쩔 수 없이 한두 세월을 뒤로 훌쩍 건너 뛴 기분이 되어, 둥근 알루미늄 탁자 가운데에서 새파란 불꽃을 널름거리며 피어오르는 연탄불을 바라 보았다. 그러자 문득 70년대의 옛날로 돌아가 천상병, 김관식, 민병산, 신동문, 강홍규 등의 어른들 맨 꽁무니에 나 또한 작가 김성동과 함께 껴앉아서 그이들에게서 술잔을 건네받고 황송해하는 모습이 연탄불꽃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돌아보면, 그이들은 모두 세상을 달리하여 먼 곳으로 떠난 옛사람들이 아니랴. ■ 입안 얼얼… 눈물 줄줄 관철동에만 해도 불닭이라는 이름의 닭요리 체인점들은 무려 10여군데가 넘는다. 홍초불닭, 황초불닭, 종로본초불닭, 신화불닭, 신화로불닭, 청양초화다닥…. 이밖에도 봉추찜닭, 황추찜닭도 있다. 이쯤 되면 가히 불닭시대가 시작된 셈이다. 불닭이니, 홍초, 신화(辛火), 화다닥 하는 명칭에서도 얼핏 느낄 수 있듯이 이 닭요리들은 모두 매운 맛과 관계가 있다. 이 요리들의 특징은 맵다 못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매우 맵다는 점이다. 입안에 넣자마자 대뜸 무슨 바늘처럼 혓바닥을 콕콕 쏘아대는 매운 맛은 아무리 매운 맛을 즐기는 이라 할지라도 자칫 눈물까지 줄줄 흘리지 않으면 안될 정도다. 많은 불닭들 중에서 뜻밖에도 지점이 아니라 본점이라는 종로본초불닭(02-735-4065)을 찾았는데, 불닭(1만 2000원)을 위시해서, 바비큐불닭, 치즈불닭이 있고, 한 접시에 9000원짜리 불떡볶이, 불오징어, 불닭발들이 있는데, 이 중에 불자가 들어간 것은 모두 바늘 같은 매운 맛이었다. 이 매운 맛을 상쇄시키는 것이 누룽지탕인데, 한 그릇에 5000원이지만 무한정 리콜이 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고기 한 점 먹고 이미 얼얼해진 입안에 누룽지탕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고, 다시 고기 한 점을 먹고 얼른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는 식이었다. 종로본초불닭의 젊은 사장 최두호씨는 젊은이답게 이렇듯 매운 맛이 유행하는 것을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풀이하여, 계속되는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한 심리적 대응으로 보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운 것을 먹다 보면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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