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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 수도권 배후도시로 재정비 한창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강원 춘천 도심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춘천시는 29일 도심 관문인 남부로터리 도로 정비와 풍물시장 이전에 이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약사천 복원, 소양강댐 정상의 노점상 이전 등 도심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수도권 배후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풍물시장이 경춘선 전철 교각 아래로 이전됨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상가 철거에 들어가 다음 달 중순까지 마무리하고, 내년 3월부터는 약사천 복원사업 2단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업은 약사천에 유입되던 생활하수와 빗물이 분리돼 흐르도록 하수관거를 바꾸면서 복개된 하천을 26년 전처럼 복원하는 것이다. 운교동 외환은행 뒤편 어린이놀이터~춘천우체국~풍물시장~춘천경찰서 뒤 공지천 유입부까지 1.5㎞ 복개 구간의 옛 물길을 복원하고 여울, 징검다리, 생물서식 공간 등 생태환경과 음악광장, 분수공원 등 친수문화공간을 조성하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공사를 시작한 공지천 합류지점~풍물시장 입구 450m 1단계 구간은 내년 12월 준공된다. 단계별로 공사를 진행하는 약사천 복원사업은 오는 2012년까지 국비 400억원 등 모두 496억원이 투입돼 춘천 도심을 새롭게 변모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소양강댐 정상의 노점상을 현재 공사 중인 선착장 주차장 부지로 이전하거나 완전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춘천시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는 다음 달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등 수도권과의 접근망 확충에 따른 관광지 명소화를 위해 특화된 점포 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노점 철거 대신 대체 부지를 마련해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수자원공사 측에 요청했다. 이광준 시장은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다음 달 경춘선 복선전철까지 개통되면 춘천에서 사실상 수도권 생활이 가능해지는 셈”이라며 “소양강댐 노점상 이전에 따른 관광명소화와 약사천 복원 등으로 도심의 면모를 새롭게 가꾸는 데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대중음악

    ●‘꽃보다 남자’의 음악감독 오준성 드라마 콘서트 12월 5일 오후 3시·7시 30분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 6만 6000~13만 2000원. (070)4232-0200.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 콘서트-콘서트 전용관 가든씨어터 개관기념공연 12월 3~4일 오후 7시 30분, 5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가든씨어터. 7만원. (02)762-3577. ●1980~90년대 발라드의 추억 변진섭 콘서트 12월 4일 오후 7시, 5일 오후 5시 서울 청파동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 5만 5000~6만 6000원. (02)512-9496. ●‘슈퍼스타’의 싱어송라이터 이한철과 여행기술단 연말 콘서트 12월 3일 오후 8시, 4일 오후 6시, 5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1관. 5만원. (02)762-0010.
  • 수원, 골목상권 활성화 총력

    수원, 골목상권 활성화 총력

    경기 수원시가 골목상권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출로 고사위기에 처한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혁신점포 개점 ▲재래시장 문화공간조성 ▲소상공인 특례보증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구도심의 빈 점포를 활용해 20~30대 청년들이 일자리를 체험할 수 있게 3억 5000여만원을 투입해 10개 이상의 ‘청년혁신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또 매년 청년 구직자 300명에게 전통상권 일자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혁신점포를 확대키로 했다. ●영동시장에 ‘창작 스튜디오’ 조성 못골시장에서 추진했던 ‘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성공을 모델로 삼아 전통재래시장과 대학 간 자매결연을 맺어 다양한 문화사업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영동시장에서는 ‘韓 Style(한 스타일)’, 역전시장은 ‘University Town(대학촌)’, 매탄시장은 ‘지역밀착형 생활공간’, 거북시장은 ‘느림보 타운’ 등 시장특성에 맞도록 새로운 생활형 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영동시장 2층 유휴공간을 활용해 ‘창작스튜디오 수원화성 아트존’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원시와 영동시장, 경기대가 공동으로 참여해 조성한다. 시장이 건물 2층, 2000㎡를 2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는 작업실 공사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대학은 입주작가를 선정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트존에는 음악이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작업실 30개와 종합전시장 등이 들어선다. 영세상인을 보호하기위한 공동물류센터도 확충한다. 오는 2012년까지 서둔동 중소유통 공동물류센터를 증축하고 영세 구멍가게 업주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상인들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2006년 문을 연 기존 물류센터는 대지면적 4620㎡에 연면적 1155㎡ 규모로 330명의 조합원이 이용하고 있으나 시는 기존 센터 옆에 2878㎡를 매입하고 연면적 575㎡규모의 건물을 추가 신축할 예정이다. 공동물류센터 기능이 활성화되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단계가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돼 물류비용이 30%가량 줄어 경쟁력이 높아진다. ●소상공인 특례보증 출연금 확대 시는 이 밖에 현행 6억원인 소상공인 특례보증 출연을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미소금융·햇살론 등 서민 금융 지원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은 영세 상인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돌아갈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청년혁신점포는 구도심 경제 활성화와 함께 청년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시내 소형 판매점은 1772개이나 SSM이 15개, 대형마트·쇼핑센터 14개 등이 진출해 고사위기에 처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통일부와 함께 하는 슈퍼스타 K 톱 11 콘서트-더 드리머스 26일 오후 8시 서울 잠실동 잠실학생체육관. 3만~5만원. 1544-1555. ●모던 포크 듀오 재주소년 마지막 콘서트 ‘안녕, 재주소년’ 27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5만 5000원. (02)563-0595. ●JYJ(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월드와이드 콘서트 인 서울 27~28일 오후 7시 서울 잠실동 올림픽주경기장. 5만 5000~15만 4000원. 1544-1555. ●포크 그룹 동물원 23~25일 오후 8시 신촌블루스 출신 카리스마 보컬 한영애 콘서트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6시, 28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5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정오의 판소리 24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 청소년 하늘극장. 국내 최초 판소리 브런치 콘서트. 국립창극단 주최. 5000원. (02)2280-4115~6. ●2010 국제공정무역회의 기념콘서트 22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미라클 오브 뮤직 연합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정명훈(피아노), 송영훈(첼로), 김수빈(바이올린)의 협연과 정민의 지휘. 2만 5000~12만 5000원. (02)542-4145, ●아미띠에 클라리넷 콰르텟 정기연주회 26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모차르트 디베르멘토 D장조,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등. 1만~2만원. (02) 515-5123. 연극·뮤지컬 ●연극 ‘살라메아 시장’ 12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귀족 가문의 장교가 하층계급의 여인을 취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룬 작품으로 원작은 스페인 최고 작가로 꼽히는 칼데론 바르카. 1만 5000~2만 5000원. (02)743-6487. ●뮤지컬 ‘굿모닝 학교’ 12월 26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 미래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풍경을 통해 입시 지옥에 찌든 지금 아이들의 삶을 다뤘다. 2만~3만원. (02)763-8233. ●연극 ‘경성스타’ 2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1920~1930년대 대중극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라져갔던 신파극, 만담, 막간극 등을 재조명하면서 식민지 시대 연극인의 모습을 들춰보는 연희단거리패의 작품.(02)763-1268. 미술·전시 ●장환 개인전 12월 31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중국 아방가르드미술의 핵심 작가 중 한명인 장환의 국내 첫 개인전. 소가죽으로 만든 부처 얼굴, 타고 남은 재를 이용한 조각상 등 7점 전시. (02)739-4937. ●그리닝 그린전 2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전 지구적 현안인 환경보존과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국내외 작가 13팀의 작품. (02)760-4850. ●태극, 순환반전의 고리 12월 24일까지 서울 안암동 고려대박물관 기획전시실. 15인의 작가가 순환과 반전이 조화된 태극의 형상을 현대 관점에서 재해석.(02)3290-1514.
  • CJ문화재단 ‘2010 한국메세나’ 대상

    CJ문화재단이 2010 한국메세나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CJ문화재단은 한국메세나협의회 주최로 1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1회 메세나 대상 시상식에서 젊은 예술인을 꾸준히 지원해온 공로로 대상(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문화공헌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은 복합문화공간을 통해 비주류 문화예술의 창작과 소통을 지원해온 KT&G에, 문화경영상(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상)은 클래식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신인 음악인을 발굴해온 한국전력공사에 돌아갔다.
  • 예술박람회서 ‘일자리 정보’

    서울시는 19∼20일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예술, 나누다’를 주제로 예술지원 정보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예술, 만나다’ 박람회에서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민·관 예술지원 사업 정보를 모은 것으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로부터 청년인턴 채용에 대해 인건비 지원을 받는 관련 중소기업 설명회와 채용 상담회도 마련한다.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전문무용수지원센터는 창작자에서 교육자로 변신을 도와주는 길을 상담하거나 공연하다가 부상한 무용수에 대한 직업전환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이를 위해 미술관·공연장·도서관 등에서 볼 수 있는 300개 직업에 대한 소개와 경력개발 정보를 담은 ‘Arts-Job-Tree’도 조성했다. 예술단체 경영 관련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저작권, 법인설립, 국제교류, 회계, 인사관리 등 7개 분야에서 전문가가 무료로 상담해 준다. 예술정보지원관에서는 시와 자치구, 서울문화재단 등이 내년에 지원하는 사업을 예술교육·도시축제·문화공간·시민예술·창작지원으로 나눠 소개하고 각종 문화기관들의 사업도 안내한다. 내년도 예술지원 공모계획과 박람회 참가 기관의 지원사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설명회도 준비했으며, 언제든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e-문화복덕방(culture.seoul.go.kr)도 개설했다. 문화나눔관에서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복지재단, 네이버 해피빈이 악기 등이 부족한 음악동아리나 사회복지시설에 악기와 재능을 기부하는 ‘악기나눔 음악나눔’을 하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18개 복지시설의 사연을 모았고, 네이버 해피빈은 이를 토대로 온라인 기부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안승일 문화관광기획관은 “예술가 하면 보여주는 것만으로 족한 줄 알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먹고 살아가는가 하는 문제”라면서 “자신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곳은 어떤 게 있는지 되돌아볼 여력이 없는 이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국립중앙박물관 아침 11시 콘서트-‘홀로 된다는 것’ 변진섭 미니콘서트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 메인 오디토리엄. 2만원. 1544-1555. ●2010 맥 인디뮤직 페스티벌(노브레인 나티 트랜스픽션 피아 내귀에도청장치 와이낫 고고스타 등 출연) 19일 오후 7시, 20일 오후 4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3만원. (02)3274-8600.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 ‘어느새’ 장필순 16~18일 오후 8시 ‘마법의 성’ 김광진 19일 오후 8시, 20일 오후 6시, 21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 5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07회 정기연주회 : 등단음악회 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세종음악콩쿠르를 통해 발굴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 임평용 지휘. 최광일(피리), 심재날(대금) 등 출연. 1만 5000원. (02)399-1721.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러시아 거장의 밤-피아니스트 바딤 루덴코 리사이틀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등. 3만~15만원. (02)461-6712. ●2000-2010 금호아트홀 하이라이트-미리암 프리드 & 조너선 비스2 19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암 프리드와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두 번째 시리즈. 소나타 3, 8, 9번 연주 예정. 8000~3만원. (02)6303-7700. 연극·뮤지컬 ●연극 ‘너의 왼손’ 16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중동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건을 통해 한국사의 아픔을 다룬 최용훈 연출의 3부작 가운데 2편. (02)758-2000. 1만 5000~2만 5000원. ●연극 ‘우리말고 또 누가 우리와 같은 말을 했을까’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다윈의 거북이’, ‘하얀 앵두’ 등의 김동현 연출이 시도하는 작품으로 별다른 서사구조 없이 말을 화두 삼아 공연을 진행한다. 2만~2만 5000원. (02)3668-0007. ●연극 ‘글렌게리 글렌로스’ 18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 영화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의 작가 데이비드 마메트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경쟁을 내세워 비인간화되어 가는 사회를 그렸다. 전석 1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 12월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동아시아 8개국 현대미술가 23인이 펼쳐 보이는 다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 (02)580-1300. ●5인5색전 24일까지 경기 마북동 장욱진가옥. 곽훈, 김인중, 김차섭, 오경환, 최욱경 등 장욱진 화백에게 그림을 배운 화가 5명의 그룹전. (031)283-1911. ●함명수전 23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털실로 수놓은 듯한 독특한 질감의 붓질로 빌딩숲과 골목길 등 도시 풍경을 그려온 작가의 신작 10여점. (02)730-7818.
  • [연극리뷰] ‘이 형사님 수사법’

    교외 한적한 빈민촌인 세곡동 비닐하우스 텃밭에서 발생한 교살사건. 뭔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은데, 용의자는 그냥 순순히 잡혀온다. 사건을 맡게 된 강남서 강력1반 형사들로서는 사건이 술술 풀리니 박수칠 노릇이던가. 아니, 되레 한숨을 내쉰다. 용의자 오씨(하성광)는 그 집 호박덩쿨이 우리집 고추밭으로 넘어와 다투다보니 어쩌다 살인까지 하게 됐다고 자백한다. 한마디로 ‘홧김’인데, 이건 뭔가 센세이셔널하지 않다. 이런 구닥다리 같은 이유의 살인사건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강력사건 백화점’ 강남서 강력1반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다. 그래서 텃밭 교살사건을 21세기형 범죄로 승화(?)시키기 위해 용의자 오씨를 그간 골치 썩였던 발목절단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연극 ‘이 형사님 수사법’(장우재 연출, 극단 이와삼 제작)은 날고 긴다는 형사들의 황당한 사건 조작기, 아니 사건 해결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건 해결 여부로 보면 반대방향이지만, 반장(윤상화), 박 형사(이주원), 그리고 신참 김 형사(이원재)의 사건 조작 행태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한 송강호식 수사법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사건 조작이란 게 쉽지 않다. 용의자 오씨는 한때 시인을 꿈꿨던, 우락부락한 면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나긋나긋한 남성이다. ‘홧김’은 몰라도, 뭔가 잔혹하고 끔찍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21세기형’ 범죄에는 도통 어울려 뵈질 않는다. 이때 숨겨둔 마지막 카드, 이 형사(김희연)가 등장한다. 극은 막장 드라마 수준의 황당한 설정으로 이뤄져 있다. 현실과 막장 간의 간격, 그러니까 표나는 억지스러움을 메우기 위해 재기발랄한 대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21세기형 범죄를 추적하는 이들답게 박 형사의 우상은 ‘2NE1’이다. 그 덕에 연기력이 빼어난 배우들이 흔들어대는 아이돌 댄스도 감상할 수 있다(다만, 너무 큰 기대는 말길). 전반적으로 말랑말랑한 접근은 결론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끔찍한 범죄가 날 때마다 모두가 떠들어댄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러나 정직하게 말하자면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봤듯 사랑이 어떻게 변하느냐지만, 사랑이니까 변하는 거다. 연극은 거기에 대고 마음 속 키높이 깔창을 빼보라고 제안한다. 발랄한 접근에 비해 결말은 도식적인 감이 있고, 결국 어깨에서 힘을 그다지 많이 빼지 못한 느낌이다.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관. 전석 2만 5000원. (02)762-00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화양극장/김성호 논설위원

    요즘 영화상영관이라면 보통 멀티플렉스를 떠올린다. 여러 개의 상영관을 갖춰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복합상영관. 멀티플렉스의 홍수 속에서도 40대를 넘긴 중장년층과 나이든 세대에게 상영관은 단관극장으로 각인된다. 입장권 한 장을 사 극장에 들어가면 몇번씩이라도 같은 영화를 반복해 볼 수 있는 극장. 동시상영이라도 걸리면 표 한 장으로 두 영화를 볼 수 있던 추억의 공간이다. 첨단시설의 편리함은 없지만 삐걱대는 의자며 끈적이는 바닥의 허름함에도 함께 울고 웃던 공유의 공간. 필름 수가 적어 한 영화를 보려면 특정 개봉관엘 가야만 했던 시절, 이 단관극장은 많게는 1000석씩 갖춰 손님을 맞으며 활황을 누린 문화공간이었다. 1907년 한국 최초의 영화관 단성사를 필두로 ‘영화 1번지’를 형성한 서울 종로통의 피카디리·서울·파고다·허리우드며 을지로의 국도, 초동의 스카라. 부산 남포동의 국도, 광주 계림과 태평, 대구의 대구·자유, 대전의 대전·신도·중앙…. 90년대 후반부터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멀티플렉스에 밀려 문을 닫거나 시설을 바꿨지만 이름만 들어도 향수와 추억을 부르는 단관들이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단관 화양극장이 사라질 모양이다. 서울시가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24층짜리 관광호텔을 지으려고 재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1964년 정초, 임권택 감독의 ‘단장록’을 상영하며 문을 연 700석 규모의 극장. 개봉관으로 바뀐 뒤 1980년대 ‘천녀유혼’‘영웅본색’ 같은 홍콩영화 명소로 주목받았지만 역시 멀티플렉스의 바람에 꺾인 극장이다. 1998년 시사회 전용관으로, 지난해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뒤 지난 10월 노인전용 문화공간으로 개관했지만 여전히 단관 화양의 이름이 높다. ‘미션’ ‘자유부인’ ‘고교 얄개’ 같은 추억의 영화를 보여주며 서울 서부지역 젊은이들의 해방구 역할을 하기도 한 유일한 단관. 지난달 서울시가 노인들의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개관한 청춘극장은 서울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명칭이었다. 관광호텔 건축계획은 시민들의 의견 수렴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지만, 화양극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향수와 추억의 공간이자 유일하게 단관 명맥을 유지하던 화양의 퇴장이 안타깝다. 새로운 것이 모두 좋기만 할까. 맘속 고향처럼 옛것의 훈훈함에 젖을 수 있는 단관극장 하나만이라도 남겨 둘 수는 없는 것인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북한산 둘레길 탐방객 100만 돌파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엄홍우)은 북한산 둘레길을 개통한 지 2개월 만에 탐방객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9일 밝혔다. 8월 말 개통한 북한산 둘레길(44㎞)에는 9월 60만명, 10월 57만명 등 모두 117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평일에 1만명, 주말에는 4만명 정도가 둘레길을 방문하고 있다. 둘레길 구간별로는 독립유공자 묘역과 4·19국립묘지가 몰려 있는 수유리 순례길 4.3㎞ 구간의 탐방객 수가 19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곳은 높이 12m의 구름 전망대에서 북한산·도봉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흰구름길 구간으로 11만 3000여명이 찾았다. 이밖에 옛성길(8만 5000여명), 솔샘길(6만명) 등의 이용객도 많았다. 북한산 둘레길 13개 구간에는 탐방객 수치를 집계할 수 있는 기기가 설치돼 있다. 자연·문화 체험형 산책로인 북한산 둘레길 70㎞ 중 44㎞를 먼저 개통했으며, 서울 도봉구와 경기 의정부·양주시가 인접한 도봉산 지역 26㎞는 내년 상반기 공사를 끝내고 개방할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도심 속 북한산 둘레길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광코스와 연결시키기 위해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연보전과 탐방객들이 즐길 수 있는 갖가지 문화공간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11시에 만나는 모닝카페-신세대 해금 연주자 꽃별의 다이어리 9일 오전 11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1만 5000원. 1544-1555. ●가수 유열과 함께 떠나는 가을 여행 10~11일 오후 8시 서울 자양동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3만 3000~5만 5000원. 1544-1555. ●인디 밴드 보드카레인 3집 발매 기념 콘서트-너의 노래 12일 오후 8시 인디 밴드 디어클라우드 콘서트-위로의 노래 13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 4만 4000원. 1544-1555.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인디뮤직열전(에몬, 시와, 이아립, 원펀치, 게으른 오후, 텔레플라이 등 출연) 9~12일 8시, 13일 오후 6시, 14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4만원. (02)762-0010.
  • 문화시설 30여곳 동시이용 티켓 출시

    서울시는 이달 광화문광장 인근 공연장과 박물관, 미술관 등 30여개 문화공간의 연합체인 ‘세종벨트’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 40여종을 출시한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커플놀이터’ 상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연극 이’, 대림미술관의 ‘인사이드 폴 스미스’ 전시회, 세종·충무공 이야기관으로 총 관람료 9만원에서 40%가량 할인된 5만 2000원에 2명이 관람할 수 있다. 또 ‘가을의 로맨스’, ‘원더풀 S’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종로와 효자로, 새문안길, 충정로, 청계천 등에서 문화체험과 도보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처럼 당일 공연에 한해 잔여 좌석을 대폭 할인해 선착순 판매하는 ‘러시티켓’ 제도도 도입된다. 외식업체와 연계한 특선 패키지 상품,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면 최대 40% 할인 혜택을 주는 가족 패키지 상품이 새로 선보인다. 오는 19일에는 ‘세종벨트’ 통합티케팅 인포센터 개관 100일을 맞아 각종 할인과 공연 등 이벤트가 벌어진다. 자세한 사항은 ‘세종벨트’ 홈페이지(www.sejongbel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롯데 국내 첫 호텔박물관 건립

    롯데그룹 내부에서 한국사와 그룹 역사 바로 알기 바람이 거센 가운데 롯데호텔이 국내 첫 호텔박물관을 만든다. 롯데호텔은 내년 3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 소공동 호텔 내부에 ‘롯데호텔박물관’(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박물관이 들어설 곳은 호텔을 대표하는 식음료 매장인 위스키 바 ‘윈저’ 자리. 레스토랑 ‘페닌슐라’와 더불어 윈저는 호텔 1층 식음료 매장 개·보수 공사의 일환으로 지난 6월 31일부터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호텔 측은 박물관 자리를 놓고 고심을 하던 중 상징적 의미에서 1층으로 결정하고 아쉽지만 윈저를 희생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1979년 롯데호텔 개관과 더불어 문을 연 윈저는 31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롯데호텔은 2년 전부터 호텔박물관을 구상해 왔다. 호텔의 역사와 정통성을 재정립해 내부적으로 사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또 고객들에게는 특화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박물관에는 롯데호텔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 미래 비전 등이 두루 담기는데, 특히 호텔의 기원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금의 소공동 자리는 원래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상용호텔인 반도호텔이 터를 잡고 있었다. 호텔 측은 반도호텔 역사까지 소개함으로써 79년 동안의 호텔 및 주변의 변화상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반도호텔이 있을 당시 주변에는 흙담집이 즐비했다고 한다. 호텔 측은 조선호텔 앞에 자리잡은 원구단처럼 원형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박물관 안에 담집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상을 보여주는 사진물을 비롯해 호텔 개관 당시 직원들이 착용했던 유니폼, 호텔 기물 등 관련 물품들도 수집 중이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뮤지엄과 로고가 박힌 전문용품점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레플스호텔 등을 벤치마킹했다.”면서 “박물관이 들어서는 공간에 갤러리 등을 함께 배치해 문화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 2010 꿈의숲 오후의 휴식 7080 콘서트Ⅱ-동물원 2일 오후 3시 서울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 5000원. (02)2289-5401. ●기타리스트 함춘호 밴드 위드 박정현, 유리상자, 유희열, 루시드 폴 5~6일 오후 7시30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 5만원. (02)3144-9114.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라이브 콘서트 6일 오후 7시, 7일 오후 5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7만 7000원. (02)517-0394.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크라잉넛 콘서트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6시, 7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4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2010 토요명품공연 6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국립국악원이 올해 개최하고 있는 ‘2010 토요명품공연’ 시리즈. 경풍년, 경기민요, 피리상령산, 아쟁산조, 사물놀이 등 초보자들을 위한 가·무·악 종합 프로그램. 전석 1만원. (02)580-3300. ●이연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 II 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이연화가 펼치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5번.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2만~5만원. (02)706-1482~2. ●조이오브스트링스 정기연주회 3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인 데이비드 김과 조이오브스트링스의 만남. 모차르트 ‘아다지오 E장조’ 등. 전석 3만원. (02)3471-6686. ■연극·뮤지컬 ●연극 ‘이’(爾) 4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이 됐던 작품으로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산군 역엔 김내하, 공길 역엔 정태우가 캐스팅됐다. 4만~6만원. 1588-5212. ●연극 ‘스카펭의 간계’ 9일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귀족들의 정략결혼을 하인 스카펭이 막는다는 내용의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소극. 1만 2000~2만원. 1544-1555. ●연극 ‘엄마를 부탁해’ 12월 31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신경숙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의 앙코르 공연. 손숙, 허수경, 김여진 등이 출연한다. 4만~6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조용묵 ‘빵의 진화’ 7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폴리우레탄 소재의 가짜 빵으로 만든 의자, 탑, 우산 등 사물과 인물 조각. (02)720-5114. ●인도 작가 ‘투크랄 앤 타크라’전 21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회화와 조각 등 순수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온 지텐 투크랄과 수미르 타그로의 국내 첫 개인전. (02)723-6191. ●키스 소니에 ‘형광룸 전’ 12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아트클럽 1563. 1970년대 미술계 처음으로 산업 재료인 네온을 예술작품에 차용한 키스 소니에의 작품 국내 첫 전시. (02)585-5022.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④산업혁명 선두 자부심 찾은 리버풀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④산업혁명 선두 자부심 찾은 리버풀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 함대의 근거지.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산업혁명의 선두에 영국 북서부의 항구도시 리버풀이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석유산업의 부흥과 석탄산업의 몰락이 엇갈리면서 이 도시에는 전에 없던 어둠의 기운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80년대에는 유럽연합(EU)과 아시아로 해운 산업이 이동하면서 항만의 중심조차 남부 사우스햄프턴으로 옮겨졌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조용해진 도시에는 바닷가의 우울함만이 남았다. 리버풀 사람들은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불렀다. 이들에게 남은 것은 ‘비틀스의 지나간 영광’과 머지사이드 더비로 유명한 두 축구팀 ‘리버풀FC’, ‘애버턴FC’뿐이었다. “리버풀은 지난 반세기 동안 극적인 변화를 겪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만 해도 영국은 물론 세계 최고라는 자만감에 가까운 도도함을 갖고 있던 리버풀 시민들은 불과 30년 만에 자신이 리버풀에 산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문화·디자인 정책으로 시민들은 다시 웃음을 찾았습니다.” 리버풀 앨버트도크 앞에서 만난 웬디 사이먼 리버풀시 정책국장은 “리버풀과 시민들을 부활시킨 것은 ‘컬처(culture) 리버풀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도시의 역량을 총동원해 중공업 위주의 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유통업이나 디자인 위주로 바꾸고, 도시 전체에 문화와 디자인을 심은 것이 지난 10년간 진행된 ‘컬처 리버풀’, 즉 리버풀의 도시개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앨버트도크이다. 리버풀항을 둘러싸고 있는 앨버트도크는 현대미술관 테이트리버풀과 해양박물관 등이 모여 있는 단지를 말한다. 이 앨버트도크 최고의 명소는 역시 비틀스의 얘기를 담은 박물관 ‘비틀스스토리’다. 비틀스스토리에는 리버풀의 조그마한 선술집에서 결성된 그룹이 세계 최고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비틀스의 히트곡들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빼곡히 채워져 있다. 앨버트도크 앞 거리에는 영국 북부 최대의 쇼핑단지 ‘오데옹’이 조성돼 있다. 파리 생제르망의 쇼핑거리에서 이름을 따온 ‘오데옹’은 외부에 노출된 고가도로와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첨단 미래도시를 연상케 한다. 이 쇼핑단지 하나로 1990년대 초 영국 내 19위에 불과했던 리버풀의 유통산업은 5위로 도약했다. 이 같은 리버풀의 변화를 이끈 것은 1998년 시장에 취임하며 도시 부활을 선언한 데이비드 헨쇼다. 헨쇼는 1999년 ‘리버풀 1st’라는 도시 발전 계획을 공개했다. 도심의 전면적인 디자인화와 문화시설 확충을 중심으로 한 ‘컬처 리버풀’이 핵심이었다. 헨쇼는 이와 함께 2000년 EU가 지정하는 유럽문화수도 선정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이먼 국장은 “리버풀은 리버풀 대성당과 7개의 국립 박물관, 뛰어난 프랜차이즈 스포츠팀 등으로 문화수도가 될 자격이 충분했다.”면서 “발표에 등장시킬 내용들은 모두 시민들의 선택에 맡겨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리버풀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2008년 유럽문화 수도로 선정된 리버풀에는 10년간 대대적인 재개발과 신규 건축이 진행됐다. 50억 파운드의 자본이 투입돼 앨버트도크, 컨벤션센터, 박물관, 호텔, 중앙도서관 등이 신축됐다. 버스정류장조차도 도시의 통일된 디자인 기준에 맞춰 세계적 건축가들의 공모 절차를 거쳤다. 리버풀 시민 헤럴드 듀프리는 “공장 대신 문화공간을 짓는다는 사실에 실망했던 시민들도 그 결과물에는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버풀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오진암/김성호 논설위원

    한국 정치의 음습한 과거사엔 흔히 안가(安家)와 요정이 들춰진다. 안가가 1960∼70년대 군사정권 시절 은밀한 모임이 열리던 군부·권위주의의 공간이라면 요정은 70∼80년대 정치인, 고위관리, 기업인들의 회동이 이어진 막후정치의 산실. 말이 좋아 안가, 요리집이지 야합·공작의 현장이자 검은 거래의 중심이었다. 정치와 생활상의 변화로 사라져 갔지만 여전히 폐쇄적 뒷거래의 상징이다. 군사정권 시절 청와대 인근엔 12곳의 안가가 있었다. 군사정권 이후 대체처로 각광받은 요정도 수십 곳이 활황을 누렸다. 그중에서도 세상에 회자된 요정이라면 단연 오진암, 삼청각, 대원각(현 길상사) 등이 꼽힌다. 이른바 ‘밤의 정치’의 대표 무대. 걸어 들어오는 사람은 있어도 소형 차를 타고 오는 사람은 없다던 문턱 높은 음식점에서 콧대 높은 여종업원들의 시중을 받기란 서민들에겐 턱도 없었을 터. 그 문턱 높은 요정들이 이젠 복합문화공간(삼청각)이며 수행공간(길상사)으로 바뀐 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니 세상은 많이 변했다. 밀실의 안가를 대체한 요정정치의 효시격 공간은 오진암이라 한다. 마당에 멋진 오동나무가 있다 해서 반세기 전 고급 한정식집을 연 주인이 이름을 지었다는 ‘서울시 등록 1호식당’. 요정정치의 산실이라지만 예부터 유명한 문화공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말기 당대의 화가였던 이병직이 살던 집이요, 경기민요의 대가 안비취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후진을 키운 현장이다. 세상에 휩쓸려 변해 갔지만 그 터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고급 요정으로 명성을 떨치던 오진암의 거취가 화제다. 오진암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관광호텔을 짓겠다던 부동산개발사가 서울시의 이전·복원 요청을 받아들였단다. 오진암 본채며 행랑채, 정원 모습을 그대로 살려 옮긴다니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은 피한 셈이다.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의 박성철 제2부수상이 만나 7·4남북공동성명을 논의했다는 역사적 현장.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거물 인사들의 단골요정에서 허름한 밥집으로 전락해 지난해엔 성매매 알선의 추태까지 전했던 오진암의 유전이 예사롭지 않다. 오진암이 문화재로서의 보존가치가 없다던 서울시가 오진암 이전·복원을 결정한 이유로 역사성을 들었다고 한다. 남아 있는 유·무형의 잔재는 고귀하기만 한 것일까. 사라지는 모든 것이 아름답진 않겠다. 이왕 역사성을 들춰 복원할 거라면 겉모습만 말고 그 안의 숨결도 숨김없이 살리는 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창덕궁앞 주유소 헐고 전시관·국악당 건립

    창덕궁앞 주유소 헐고 전시관·국악당 건립

    2014년 창덕궁 일대가 역사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앞 주유소 2곳 부지에 ‘궁중생활사 디지털 전시관’과 ‘돈화문 국악 예술당’을 건립하는 내용의 사업실시계획을 변경고시한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길 건너편에 주유소가 있어 궁궐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비원주유소 자리에는 지상 1층, 지하 2층, 총면적 1700㎡의 전시관이 들어선다. 이 전시관에는 최신 디지털 기술과 전시 기법을 활용해 왕, 왕세자, 왕비, 궁녀 등의 궁중 생활 모습과 각종 제례 모습을 재현할 예정이다. 돈화문주유소 자리에는 지상 1층, 지하 3층, 총면적 1630㎡의 국악당을 짓는다. 한옥 양식으로 지어지는 국악당에는 공연장, 연습실, 국악교육체험실 등이 조성된다. 시는 내년까지 토지 매입 협상을 완료하고 실시설계와 시공사 선정 등을 마무리한 뒤 2012년 하반기 착공해 2014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후배들에게 자극 주고 싶었다”

    “후배들에게 자극 주고 싶었다”

    “음악계 분위기가 호전돼 후배 밴드에도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진짜 음악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리 바람이다.”(엄인호) 21일 서울 서교동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 은발의 긴 생머리를 풀어헤친 신촌블루스의 기타리스트 엄인호(58)가 긴 손가락으로 기타줄을 튕겼다.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던 사랑과평화 출신 보컬 겸 기타리스트 최이철(57)의 목소리에는 어느새 여유로움이 실렸다. 들국화 출신 드러머 주찬권(55)의 드럼이 격렬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밴드 ‘슈퍼 세션’(Super Session)의 첫 공개 라이브 무대였다. 블루스 색채가 짙은 앨범을 발표한 슈퍼 세션은 주찬권의 자작곡 ‘어게인’, 최이철의 자작곡 ‘리버’, 엄인호의 자작곡 ‘웬 유 리브스’ 등을 들려줬다. 기자간담회에서 엄인호는 “우리는 오랜 술 친구”라면서 “서로 공연 게스트로 가곤했는데 이를 본 한 음반 기획자가 밴드를 제안했다.”고 슈퍼 세션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최이철은 “1970~80년대로 돌아가 록 블루스를 재현해 보고 싶었다.”면서 “요즘 이런 감성이 배어 나오는 후배들도 있어 놀랐다. 후배들도 하는데 우리도 해 보자고 했다.”고 말을 보탰다. 엄인호가 “최이철과 주찬권이 자주 싸워 녹음실에 들어가면 살벌했다.”고 농반진반을 던지자, 최이철은 “화나는 일이 있으면 나와 주찬권은 화를 푸는데 오히려 엄인호가 능구렁이 같다.”고 받아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엄인호는 특히 “요즘 후배들이 상업적으로 치우치고 있다.”면서 “더 이상 나이 먹기 전에 후배들에게 이런 선배들도 있구나 하고 자극을 주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우린 40세만 넘으면 한물 갔다고 생각하는데 얼마 전 밥 딜런의 공연을 보고 그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슈퍼 세션은 12월 10~11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대강당에서 정식 공연을 열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새 음반]

    ●밴드-더 서드 웨이브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의 밴드 인큐베이팅 3기 옴니버스 앨범. 밴드 인큐베이팅은 인디밴드 발굴 육성 프로그램이다. 최종 선발 6개 팀은 상금 300만원, 1년간의 전용 연습실 제공, 옴니버스 앨범 발매 및 데뷔 앨범(2팀 한정)도 낼 수 있다. 옴니버스 앨범에는 신가람밴드(빈티지 록), 라이밴드(록), 클린치(모던 록), 루버더키(팝 록), 써드스톤(블루스 록), 오후만 있던 일요일(포크)이 각각 1곡씩 담았다. 상상마당. ●클랩튼 에릭 클랩튼(65)의 19번째 음반 ‘클랩튼’이 국내에 발매됐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6위로 데뷔한 작품이다. 연주 솜씨를 알려주는 숱한 별명을 늘어놓지 않더라도 ‘원더풀투나잇’, ‘티어스 인 헤븐’으로 유명한 클랩튼은 국내 음악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임이 분명하다. 감성적인 기타 연주와 편안한 목소리로 블루스 고전을 비롯해 스탠더드 팝, 재즈, 그리고 몇 곡의 신곡을 담았다. 워너뮤직. ●텔레판타즘 1990년대를 뒤흔든 얼터너티브록을 이야기할 때 너바나, 펄잼, 앨리스 인 체인스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밴드가 바로 사운드가든이다. 1997년 해체됐던 이 밴드가 ‘블랙홀’, ‘스푼맨’ 등 기존 히트곡과 새 싱글 ‘블랙 레인’을 담아 베스트 앨범 ‘텔레판타즘’을 내며 돌아왔다. 유니버설뮤직.
  • [열린세상]외국인 거주자들이 한국사회에 애착 갖도록/배기동 한양대 고고학 교수

    [열린세상]외국인 거주자들이 한국사회에 애착 갖도록/배기동 한양대 고고학 교수

    몇년 전,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에서 낯선 이란 젊은이가 다가와서 한국말로 “교수님, 저 한국에서 살았어요. 정말 반갑습니다. 우리 집에 가셔서 차 한 잔 하세요.”라고 말을 걸어왔다. 경기도 안산에 근무하는 학교가 있어서 많은 외국인을 보아 왔지만, 만리타국에서 안산에 살다 온 이란인을 만나고서 ‘아하, 이게 바로 세계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외국계 주민이 200만명을 넘었고 이들 중에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인 이참씨처럼 정부의 고위직을 맡은 사람도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외국인 거주자나 외국계 한국민의 편의와 동질화를 위하여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그리 깊다고 할 수는 없다. 자문화중심의 민족주의적인 입장에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문화평등주의나 인본주의에 입각한 외국문화의 이해는 깊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인식은 베트남 신부가 살해된 사회적인 배경이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려움이 닥친다면 심각한 인종차별 또는 민족차별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만일 민족 집단 간의 차별대우로 갈등이 내재하고 깊어지면 우리 사회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련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 외국인 거주자들이 우리 사회에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백의민족이라는 기치 아래 민족의 동질성을 강조했고, 또한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교육받았다. 어떤 민족이든지 어느 정도 타민족과 혼합이 이루어지게 되고, 우리같이 반도에 사는 경우에는 대륙과 해양으로부터 이주하여 오는 여러 민족의 유전자 혼합과 문화혼합이 이루어진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이러한 다민족적인 혼혈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강한 체질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된다. 고대나 중세시대 우리의 문화는 상당히 개방적이었다. 신라 처용의 존재나 고려시대의 기록에서 보이는 내용에서도 그러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겪으면서 민족주의적이며 배타적인 순혈주의를 강조하게 되었고, 현대에서도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남게 된 것이다. 경제의 외국 의존도가 높고 국제적인 교류가 우리 사회 발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과정은 숙명적인 과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특히 산업인력 보충이나 결혼을 통해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장기적으로 제3세계의 많은 젊은이가 대학에서 우리의 기술과 관습을 배우도록 하여 모국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은 한편으로 우리 대학의 국제적인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인 관건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 과제 중 중요한 것은 앞으로 늘어갈 타민족집단과 혼혈집단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동질화시키고 또한 사회적으로 왜곡된 시각을 줄일지가 문제이다. 오늘날 국제적인 분쟁에서 잘 볼 수 있듯이 다민족국가나 다문화국가에서는 차별적인 시각이 분쟁을 유발하게 한다. 차별적인 시각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하루속히 다민족 그리고 다문화사회를 인간평등의 시각에서 받아들이고 제도적으로 확고히 보장해야 한다. 문화다양성의 정도가 사회의 건전도를 나타내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한국 사회에 애착을 두고 공헌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한 관건이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바로 우리나라에 대한 애착을 가져오게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도록 학교에서 가르치고 또한 그들이 이곳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다문화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세계문화박물관과 같이 그들의 문화를 자랑하고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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