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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을 차단한 사회… 우울·불안에 뒤덮인 한국

    질문을 차단한 사회… 우울·불안에 뒤덮인 한국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살률은 한두 해를 제외하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약 두 배의 차이를 보이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행복지수, 출생률 등의 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다.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수면 아래 깔린, 이름 모를 시민들의 고통, 분노, 슬픔, 좌절, 애도의 정서가 사회에 그득하다. 그래서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 빠진 상태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17호)는 ‘사회적 우울’이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을 싣고 한국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는 대중의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위태로움의 다층적 지형을 진단했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우울이라는 경험이 어떻게 외면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우울은 사회경제적 불안 정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2000년대 이후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발달로 ‘질병’으로 정의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여기에 의료 정보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제약사의 항우울제 시장 확대,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정책이 맞물리면서 우울의 생의료화가 가속화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우울의 생의료화는 만성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환자’로 낙인찍고 우울의 사회구조적 원인에 관한 질문을 차단했다고 비판한다.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우울과 불안의 현실이 다름 아닌 전근대적 노동 현실과 밀접한 연계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의 노동 현장에서는 잘못된 공정 담론으로 직장 내 피해자로 여겨지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가해자로 뒤바뀌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음을 다친 노동자에게 수치와 모멸감을 안기는 이런 이중의 심리적 병리 조건과 세대를 걸쳐 내려온 위태롭고 열악한 고용 상황, 직장 내 스트레스와 과로, 무기력과 절망감을 주는 노동 현장이 노동자 개인의 정신질환과 사회 전체의 병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원옥 편집위원은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화하고 시민사회가 무기력에 빠지게 된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사회적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살률은 한두 해를 제외하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약 두 배의 차이를 보이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행복 지수, 출생률 등의 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 때문일까. 한국인의 마음의 병도 깊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1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최근 5년 사이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도 이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해 20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밖으로 표면화되지 못하고 사회 수면 아래 잠재해왔던, 이름 모를 시민들의 고통, 분노, 슬픔, 좌절, 절망, 애도의 정서들이 사회에 그득하다. 그래서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 빠진 상태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17호)는 ‘사회적 우울’이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을 싣고, 한국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는 대중의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위태로움의 다층적 지형을 진단했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우울증이 생의료화의 대상이 되기까지’라는 글을 통해 한국에서 우울이라는 경험이 어떻게 외면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우울은 사회경제적 불안 정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2000년대 이후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발달로 ‘질병’으로 정의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여기에 의료 정보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제약사의 항우울제 시장 확대,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정책이 맞물리면서 우울의 생의료화가 가속화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우울의 생의료화는 만성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환자’로 낙인찍고 우울의 사회구조적 원인에 관한 질문을 차단했다고 비판한다.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우울과 불안의 현실이 다름 아닌 우리의 전근대적 노동 현실과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진행됐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의 노동 현장에서는 공정 담론으로 직장 내 피해자로 여겨지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가해자로 쉽게 뒤바뀌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음을 다친 노동자에게 수치와 모멸감을 안기는 이중의 심리적 병리 조건과 세대를 걸쳐 내려온 위태롭고 열악한 고용 상황, 직장 스트레스와 과로, 무기력과 절망감을 주는 노동 현장이 노동자 개인의 정신질환과 사회 전체의 병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원옥 편집위원은 “개인의 우울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라면서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화하고, 시민사회가 무기력에 빠지게 된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사회적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한민국은 지금 학교 전쟁 중

    대한민국은 지금 학교 전쟁 중

    “단순히 입시 경쟁이나 신자유주의의 폐해만으로 공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 한국 교육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해석할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겨울호(116호)는 ‘학교 전쟁’이라는 특집으로 한국 교육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와 구조적 한계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6편의 글을 실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학교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는 글에서 현재 정부 교육정책은 기술 맹신에 사로잡혀 인공지능(AI), 융합, 통섭, 디지털 같은 단어만 되풀이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임 교수는 우리 사회의 먼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은 사회를 목표로 누구와도 함께 공부할 줄 아는 어른이 되도록 돕는 학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런가 하면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인간무늬연구소 김환희 대표는 ‘5·31 교육체제를 애도한다’라는 글에서 서이초 사건 양상을 검토하고 5·31 교육체제의 실패를 지적한다. 5·31 교육체제는 1995년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안으로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학교가 생겨나고 교원 평가가 도입되며 공교육이 시장주의 교육체제로 전환된 것을 말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나 교육감 선거제가 도입되며 상명하달식 권위적 관료주의 시스템이 변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서이초 사건의 비극을 부른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김 대표는 “서이초 사건의 핵심은 만연한 소비자주의와 피해자주의, 교사의 안전 책임 과중, 갈등 중재 리더십의 부재 등 구조적 모순에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을 공공재로 전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정석 편집위원은 ‘한국 교육의 이중사회 재/생산’이라는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교육 불평등으로 양극화된 이중사회를 재생산하는지 분석하며 이를 맹렬히 비판했다. 강 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이 사교육 카르텔을 형성한다며 기회균등 정책의 적폐로 지목했다”면서 “하지만 이 역시 상위계층의 특권화와 하위계층의 경쟁 심화를 동반하는 교육격차 영구화에 일조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들은 “시장만능주의와 기술 맹신에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교육 환경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민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미래 가치와 철학, 약자를 배려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대한민국 학교는 지금 전쟁 중?

    대한민국 학교는 지금 전쟁 중?

    “단순히 입시 경쟁이나 신자유주의의 폐해만으로 공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 한국 교육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해석할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겨울호(116호)는 ‘학교 전쟁’이라는 특집으로 한국 교육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와 구조적 한계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6편의 글을 실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학교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는 글에서 오늘날 학교는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ISA)로도 수준 미달이라고 진단한다. ISA는 제도권 교육을 충실히 수행하면 계급 상승과 경제적 보상에 이르며 자신을 지나온 길을 쫓는 이를 돕는다는 일종의 기회와 인연의 선순환 공동체라는 환상이다. 정부 교육정책은 기술 맹신에 사로잡혀 인공지능(AI), 융합, 통섭, 디지털 같은 단어만 되풀이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임 교수는 우리 사회의 먼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은 사회를 목표로 누구와도 함께 공부할 줄 아는 어른이 되도록 돕는 학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런가 하면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인간무늬연구소 대표인 김환희는 ‘5·31 교육체제를 애도한다’라는 글에서 서이초 사건 양상을 검토하고 5·31 교육체제의 실패를 지적한다. 5·31 교육체제는 1995년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안으로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학교가 생겨나고 교원 평가가 도입되며 공교육이 시장주의 교육체제로 전환된 것을 말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나 교육감 선거제가 도입되며 상명하달식 권위적 관료주의 시스템이 변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서이초 사건의 비극을 불러들인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서이초 사건의 핵심은 만연한 소비자주의와 피해자주의, 교사의 안전 책임 과중, 갈등 중재 리더십의 부재 등 구조적 모순에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이라는 법률화된 불신을 개정하고 교권, 노동권, 인권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면서 “근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을 공공재로 전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일 경희대 교수는 “왜곡된 소비자 정체성이 투사된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무리한 요구는 월권이라는 점에서 권리의 과잉 또는 과잉 권리”라고 비판했다. 강정석 편집위원은 ‘한국 교육의 이중사회 재/생산’이라는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교육 불평등으로 양극화된 이중사회를 재생산하는지 분석하고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강 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이 사교육 카르텔을 형성한다며 기회균등 정책의 적폐로 지목했다”라면서 “하지만 이 역시 상위계층의 특권화와 하위계층의 경쟁 심화를 동반하는 교육격차 영구화에 일조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들은 “역대 정부에서 교육정책의 기본 전제였던 능력주의적 교육 평등관이 한국 교육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면서 “시장만능주의와 기술 맹신에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교육 환경 변화를 위해서는 시민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미래 가치와 철학, 약자를 배려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 표준길이 1m 탄생 뒤에 프랑스혁명 있었다

    표준길이 1m 탄생 뒤에 프랑스혁명 있었다

    프랑스가 ‘가장 크고 변하지 않는 물체’를 기준 삼아 단위로 만든 미터법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측정 체계로 꼽힌다. 1m는 적도에서 북극까지 거리를 1000만분의1로 나눈 값이다. 각 변 길이 10분의1m인 정육면체 부피를 1ℓ 그리고 물 1ℓ의 질량을 1㎏으로 정했다. 당시 프랑스에 1000여개의 단위가 있고, 지방에 있는 여러 변종 측정까지 합치면 무려 2만 5000종의 단위가 난립했다고 하니 그 불편함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단위 통일은 프랑스혁명 당시 중요한 의제이기도 했다. 교역과 농업 생산을 촉진하려는 귀족 그리고 귀족의 속임수에 속지 않으려는 평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측정 방법과 단위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치열한 탐구,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소, 시대정신 변화 그리고 기존의 것을 지키려던 이들의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표준 길이 1m가 탄생한 배경에 프랑스혁명이 있었고, 토지를 측량하면서 그린 지도는 제국의 식민지 지배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책은 역사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도량형의 변천을 살핀다. 뼈에 그은 금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면에 숨겨진 갈등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컨대 영국 정부가 1965년 미터법 사용을 위한 10년 계획을 발표하자 자경단인 ‘미터법 저항단’이 전통적 제국 도량형인 마일, 야드, 피트를 쓰자며 전국에서 3000개가 넘는 표지판을 뽑기도 했다. 18세기 미국 개척자들이 ‘야생의 땅’을 측량해 ‘관리할 수 있는 땅’으로 바꾸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지도를 그린 역사, 미터법이 전 세계를 정복하게 된 과정, 통계가 학문으로 자리잡는 과정 등을 살피는 일도 흥미롭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자기 자신을 자연스럽게 숫자로 표현하는 모습 등을 거론하며 현대사회에서 측정의 힘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커진 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 서울, 美 뉴저지주와 우호협력도시 됐다

    서울, 美 뉴저지주와 우호협력도시 됐다

    서울시가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는 미국 뉴저지주와 우호 협력 도시가 됐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18일 시청에서 필 머피 뉴저지주지사와 우호 협력 도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경제·교육·사회·관광·문화·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 교류와 지식·정보를 공유하는 데 협력한다. 이번 MOU 체결은 머피 주지사가 경제 무역 사절단과 함께 뉴저지주의 사업과 투자 환경을 소개하는 행사에 참여하고자 서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미국 북동쪽에 있는 뉴저지주는 캘리포니아주, 뉴욕주에 이어 미국 내 한인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삼성과 LG 미주 본부 등 주요 한국 기업이 있다. 시에 따르면 머피 주지사는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뉴저지주 주지사이며 지역 내 아시아 역사 교육을 필수로 지정하고 한국 기업의 뉴저지주 투자 촉진에 앞장서는 등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와의 관계를 증진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뉴저지주는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2021년 ‘한복의 날’(10월 21일)을 제정해 기념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김치의 날’(11월 22일)을 제정한 바 있다.
  • “세계인의 입맛, 순창 고추장에… 직접 만들고 맛보며 가져가세요”

    “세계인의 입맛, 순창 고추장에… 직접 만들고 맛보며 가져가세요”

    우리나라 대표 발효식품인 고추장. 고추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이 바로 전북 순창군이다.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인 고추장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순창고추장에 대한 역사는 고문서에도 잘 나와 있다.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순창에 들렀을 때 한 농가에서 순창고추장의 전신인 ‘초시’를 먹어 보고 이 맛을 잊지 못해 조선을 건국하고 임금(태조)에 오른 후 순창군수에게 진상토록 했다는 구전부터 임진왜란 이후 전래했다는 설까지 다양하다. 순창고추장 기록이 처음 서술된 건 숙종 때 이시필이 쓴 ‘소문사설’이다. 헌종 때 발간한 ‘오주연문장전산고’, 순조 때 편찬된 ‘규합총서’에도 순창고추장을 지역특산품으로 소개하며 조리법이 실려 있다.이처럼 순창고추장의 오랜 역사를 테마로 한 순창장류축제가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다. 순창군은 다음달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순창 발효테마파크 및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에서 장류축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의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벤트 시간 떡볶이·떡꼬치 무료 나눔 순창장류축제에서 ‘고추장’을 맛보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 축제는 매운맛대회, 지역민이 꾸미는 문화공연, 우리가족 자랑 등 지루할 틈이 없이 다양한 행사로 꽉 채워졌다. 우선 관광객들이 함께 고추장을 상징하는 티셔츠나 두건을 착용한 후 다 함께 고추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전통 고추장, 토마토 고추장, 매실 고추장 등 참가자가 직접 만든 고추장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고추장을 만들어 보지 않았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고추장 명인의 설명에 따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고추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고추장만 먹을 수 없다. 고추장을 활용한 대표적인 음식은 떡볶이다. 떡볶이도 이제 한류의 영향으로 K음식의 대표주자가 됐다. 행사장에는 토마토 고추장, 불고기소스, 로제소스 떡볶이 등 가지각색의 떡볶이를 먹어 볼 수 있게 떡볶이 마을을 만들었다. 축제 기간 밥, 면, 떡 어디에 활용해도 맛있는 만능 소스로 만든 떡꼬치도 준비했다. 순창 장류 소스마다 가진 특색을 살려 운영되는 떡볶이 마을에서 먹고 싶은 맛의 떡볶이와 떡꼬치를 먹으며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다. 이벤트 타임에는 무료로 떡볶이와 떡꼬치 나눔도 예정돼 있다.●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 행렬도 재연 순창장류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는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 행렬’이다. 이번 진상 행렬은 임금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진미, 순창고추장을 임금님께 올리는 모습을 재연함으로써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순창고추장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관광객들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퍼레이드 행렬에 꼬리 물기로 참여해 흥을 느껴 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도 있다. 축제장 주변에 2만 포기가량의 국화꽃을 심어 최고의 포토존을 완성했다. 국화꽃과 함께 사진 한 장이면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체험 공연도 준비돼 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실력을 자랑하는 금과들소리 공연과 순창 민속놀이 한마당, 농악 퍼레이드 등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5대 명창공연과 초대 가수로 꾸며지는 장류 음악회, 장류고을청소년 어울마당, 신나는 예술버스 공연도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방문객과 100m 길이 가래떡 만들어 올해 순창장류축제는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100m의 가래떡을 3줄, 총 300m 가래떡을 방문객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 보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노랑, 빨강, 흰색 가래떡을 꼬아서 하나의 가래떡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고추장은 쌀가루, 고춧가루, 메줏가루 등으로 만든다. 흰색은 쌀가루, 빨간색은 고춧가루, 노랑은 메줏가루를 상징해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을 가래떡으로 표현해 보고자 이번 콘텐츠를 기획했다. 순창 장류 소스를 활용한 숯불구이 체험존도 조성했다. 숯불구이용 발효 소스 만들기 체험과 함께 맛있는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숯불구이 된장소스와 감식초 드레싱을 만들고 숯불구이 고추장소스와 매실청 드레싱도 만든다. 축제장 내 푸드트럭뿐 아니라 각 읍면 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먹거리 부스도 방문객의 허기를 채울 예정이다. 읍면별로 특색 있는 전통음식들로 구성해 순창만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행사장 발효테마파크 핫플로 떠올라 축제가 열리는 발효테마파크는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발효테마파크에는 푸드사이언스관, 미생물뮤지엄, 실내체육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실내체육놀이시설은 ‘세대통합 놀이문화과학복합센터’ 내 연면적 850㎡ 규모로 조성됐으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피트니스 트레이닝, 브레인 트레이닝, 헬스게임 등 50여종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무동력 트레드밀과 화면 속 뉴욕, 서울 등에서 자전거 타기, 어드벤처존과 클레이사격, 권총 사격 등 레저스포츠 공간도 마련돼 있다. 미생물 뮤지엄 1층에는 미생물의 모양과 특징을 주제로 아이들의 신체놀이 활동이 가능한 미생물 서커스 놀이공간이 있다. 2층은 몸속 미생물, 일상 속 미생물 등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을 주제로 현미경 체험, 미생물 게임존과 같은 상설 전시로 꾸며졌다. 다년생 식물원엔 판다누스, 대만 고무나무, 부겐베리아 등 5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형형색색의 드라이플라워로 조성된 쉼터가 있다. 발효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편히 쉬면서 감상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 삼양식품그룹, ‘삼양라운드스퀘어’로 CI 변경… “새 정체성·비전 강화”

    삼양식품그룹, ‘삼양라운드스퀘어’로 CI 변경… “새 정체성·비전 강화”

    삼양식품그룹이 그룹과 지주사 CI를 ‘삼양라운드스퀘어’(Samyang Roundsquare)로 바꾸고, 글로벌 톱100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식품·과학이 결합한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그룹은 4일 그룹과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최근 10여년간 K푸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높아진 인지도, 수출 1위, 연내 매출 1조 달성을 전망하는 규모 등 역동적인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정체성과 비전을 수립하기 위함이라는 게 삼양식품그룹 측의 설명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새 비전은 ‘삶과 미래를 채우는 자양분이 되는 기업’(Food for Thought)이다. 식문화를 중심으로 더 풍성한 내일을 위해 세상에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마음의 양식(糧食)이 되는 먹거리를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브랜드 슬로건은 ‘불가능의 룰을 깨다’(Square the Circle)로 삼양목장 설립과 같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도전과 혁신의 의지를 담았다. 삼양식품그룹에 따르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60여년의 헤리티지와 100년 기업을 향한 미래 비전이 결합한 삼양식품그룹의 새 얼굴이자 정신이다. 하늘·땅·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과 심신의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음식을 의미하는 ‘라운드’, 혁신 및 질서로 삶을 개선하는 과학을 뜻하는 ‘스퀘어’가 합쳐져 탄생했다.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의 창업 정신 토대 위에서 음식 문화, 과학 기술과 같이 서로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 더 넓은 식품 영역을 개척하고 세상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담겼다. 삼양식품그룹은 이번 CI 리뉴얼을 계기로 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이해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글로벌 체제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그룹 관계자는 “이번 그룹 및 지주사 CI를 시작으로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 등 각 계열사의 CI도 순차적으로 변경하고 하반기 내 CI 리뉴얼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CI 리뉴얼은 세계적 독립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펜타그램’(Pentagram)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펜타그램은 롤스로이스, 유나이티드항공, 윈도10, 씨티은행, 마스터카드 등의 기업 CI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 대성동고분군 유리구슬 분석 결과 발표...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대성동고분군 유리구슬 분석 결과 발표...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금관가야 지배계층 묘역인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유리구슬·제품 분석 결과가 공개된다.금관가야 지배계층 묘역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유리제품을 분석 결과가 공개된다. 대성동고분박물관과 공주대 문화보존과학과 문화재분석연구실은 공동으로 대성동고분군 출토 유리제품과 구슬에 대해 고고학 자료와 과학적 분석 결과를 비교해 고대 유리가 가지는 특성을 살펴본 결과를 오는 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서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가야는 중국사서에도 금이나 은보다 유리나 옥을 더 선호했다는 기록이 나올 만큼 많은 유리제품이 출토됐으며 대성동고분군은 가야의 성립과 사회구조를 밝히는데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0년 10차 발굴조사에서 무덤 62기 중 25기에서 약 6,000점의 유리구슬이 출토되며 금관가야 고대 유리 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됐다. 이번 연구 대상은 대성동고분군 출토 유리구슬 207점(목관묘 14기, 목곽묘 13기)과 유리용기 추정 편 5점(목곽묘 2기) 중에서 144점은 비파괴, 68점은 시료 분석했다. 실체현미경을 이용해 유리의 형태적 특징을 정리하고 촬영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리의 색상, 크기, 형태 등 외형적 특성을 정리했다. 또 휴대용 X선형광분석기와 주사전자현미경분석기로 유리의 표면과 단면의 화학 조성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대성동 유리구슬은 감청색, 자색, 벽색, 청록색이 중심 색상으로 주조기법과 늘린기법, 말은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유리의 화학 조성은 묘제(묘에 대한 관습)에 따른 특징을 나타내는데 1~3세기대 목관묘는 감청색과 벽색의 포타쉬 유리 조합인 반면 4~5세기대 목곽묘에서는 감청색 포타쉬 외에 소다 알루미나계, 납-바륨계, 소다 식물재 등 다양한 조성이 확인됐다. 동일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용기 편-로만글라스 4점은 유리구슬과 다른 화학 조성을 보이며, 1점은 수정으로 확인되었다.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대성동 유리구슬은 색상, 형태에 따라 제작기법과 화학 조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목관묘는 포타쉬유리군이 우세한 편이고 목곽묘로 전환되면서 포타쉬유리군에서 소다유리군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으로 보아 묘제 양상에 따라 화학 조성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유리용기 편 4점이 확인되면서 당시 김해지역은 유리구슬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리제품이 널리 수입되고 유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양 기관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리의 입수경로 등을 적극적으로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대성동고분박물관과 공주대 문화보존과학과 문화재분석연구실에 따르면 두 기관은 공동으로 대성동고분군 출토 유리제품과 구슬에 대해 고고학 자료와 과학적 분석 결과를 비교해 고대 유리가 가지는 특성을 분석했다. 두 기관은 분석결과를 오는 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중국사서에도 가야는 금이나 은보다 유리나 옥을 더 선호했다는 기록이 나올 만큼 가야고분군에서는 많은 유리제품이 출토됐다. 대성동고분군은 가야의 성립과 사회구조를 밝히는데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0년 10차 대성동고분군 발굴조사에서 무덤 62기 가운데 25기에서 6000여점의 유리구슬이 출토돼 금관가야 고대 유리 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됐다. 이번 유리 연구·분석은 대성동고분군 출토 유리구슬 207점(목관묘 14기, 목곽묘 13기)과 유리용기 추정 조각 5점(목곽묘 2기)을 대상으로 했다. 144점은 비파괴 분석, 68점은 시료분석을 했다. 실체현미경을 이용해 유리의 형태적 특징을 정리하고, 촬영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리의 색상·크기·형태 등 외형적 특성을 정리했다. 또 휴대용 X선형광분석기와 주사전자현미경분석기로 유리의 표면과 단면의 화학 조성을 측정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측은 연구 결과 대성동 유리구슬은 감청색, 자색, 벽색, 청록색이 중심 색상으로 주조기법과 늘린기법, 말은기법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혀졌다. 유리의 화학 조성은 묘제(묘에 대한 관습)에 따른 특징을 보여준다. 1~3세기대 목관묘는 감청색과 벽색의 포타쉬 유리 조합인 반면 4~5세기대 목곽묘에서는 감청색 포타쉬 외에 소다 알루미나계, 납-바륨계, 소다 식물재 등 다양한 조성이 확인됐다. 동일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용기 편-로만글라스 4점은 유리구슬과 다른 화학 조성을 보이고, 1점은 수정으로 확인됐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대성동 유리구슬은 색상, 형태에 따라 제작기법과 화학 조성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목관묘는 포타쉬유리군이 우세하고 목곽묘로 전환되면서 포타쉬유리군에서 소다유리군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으로 보아 묘제 양상에 따라 화학 조성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유리용기 조각 4점이 확인돼 당시 김해지역은 유리구슬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리제품이 널리 수입되고 유통됐음을 보여준다. 대성동고분박물관 관계자는 “두 기관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리의 입수경로 등도 적극적으로 밝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 관악 주민들, 서울대 교양강좌 들을 수 있다고?

    서울 관악구가 서울대와 함께 지역주민에게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관악시민대학’과 평생학습 심화 과정인 ‘관악시민대학원’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관악시민대학은 학관 협력사업으로 서울대의 우수한 교육인적자원과 수준 높은 교육내용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진이 직접 관악구 평생학습관으로 출강해 사회, 문화, 과학, 법률, 역사 등 다양한 고급 교양강좌를 구민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한다. 2005년부터 주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지속적으로 운영해 현재까지 2662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관악시민대학은 오는 31일부터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 관악시민대학원은 다음달 1일부터 서울대 사범대학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관악시민대학은 정규 수업 외에도 서울대 규장각, 박물관 탐방 등의 활동이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다. 수료생은 관악구와 서울대 사범대학장 명의로 된 수료증을 받을 수 있으며 관악시민대학원 학습 기회를 준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앞으로도 서울대와 함께 인문학, 과학, 예술, 건강 등 다양한 강좌로 주민들의 능력을 키우고 지역주민의 평생학습을 위한 지원과 발전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바이든-해리스’의 인문학적 가치, 다양성의 존중

    [강남순의 낮꿈꾸기] ‘바이든-해리스’의 인문학적 가치, 다양성의 존중

    인문학 지향 가치는 모든 인간의 평등한 존중바이든팀, 당선 확정 이후 ‘최초’ 여럿 만들어젠더·인종적 차별·배제 없이 포용·정의 모색 다양성 포용 못 하는 ‘동질성의 가치’ 절대화내 편-네 편 가르는 한국의 치명적 사회 질병모든 사람이 법적 보호를 받게 만드는 게 과제2021년 1월 20일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취임을 한다. 유엔에 속한 193개 나라와 속하지 않은 두 나라를 합치면 이 세계에는 195개의 나라가 있다. 미국은 이 195개 나라 중 단지 한 나라가 아니다. 21세기에 가장 강력한 지배력을 지닌 미국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예술, 테크놀로지 등 거의 모든 영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제국’(Neo·Empire)이라고 불리는 이유다.●바이든팀 모든 인종·종교·성소수자 존중 실천 의지 보여 미국 선거가 이번처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우는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거의 47%의 지지를 얻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도 승복하지 않고 ‘투표 절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광적인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급기야 1월 6일 그들은 국회의사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난입을 선동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라는 수치스러운 표지로 역사에 남게 됐다. ‘트럼프주의’라는 신개념까지 등장하게 했던 ‘트럼프·펜스 정치’가 막을 내리고, 이제 ‘바이든·해리스 시대’가 문을 연다. 이번 선거가 과거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통령으로 지명을 받은 카멀라 해리스의 등장이다. 해리스의 등장은 미국이 대변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백인이 아닌 아시아·흑인계 사람인 해리스의 등장은 미국이 오랫동안 대변하고자 했던 사회적 가치의 한 자락을 보여 준다. 주변부에만 머물던 사람들이 서서히 중심부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2020년 8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셸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등 명망 높은 이들이 찬조 발언을 했다. 그런데 유독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등장한 열세 살 소년의 발언이었다. 그의 이름은 브레이든 해링턴이며 말더듬증이 있다. 바이든은 2020년 2월 뉴햄프셔에서 해링턴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때 바이든은 자신도 말더듬증을 이겨 내기 위해 평생 노력했음을 그에게 말해 주며 격려했다. 바이든을 만난 이후 해링턴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말을 더듬는다고 주변의 놀림을 받으며 살아왔던 한 소년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에 방송되는 사람으로 당당하게 등장했다. 해링턴은 그의 ‘연설’ 중 서너 차례 더듬거렸다. 그러나 그렇게 말을 더듬는 것이 그가 지닌 고유한 개성을 가로막을 장애가 아님을 자신에게 그리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지닌 사람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는 사회적 통념을 홀연히 넘어서는 사건이다. 바이든·해리스 팀은 2020년 11월 선거 이후 당선이 확정된 후부터 이제까지 여러 ‘최초’의 사건들을 만들어 오고 있다. 바이든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신이 하던 대학교수 일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배우자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 ‘최초’의 사건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백악관 커뮤니케이션팀 7명 전원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다양한 인종의 여성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팀 7명 중 6명은 아이가 있는 여성이다. 또한 ‘최초’로 성소수자를 장관에 임명했다. 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피터 부티지지다. 그는 38세이며, 성소수자다. 또한 부티지지는 자신의 배우자와 법적으로 결혼한 정치인이다. 부티지지의 장관 임명은 나이 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을 넘어서 평등사회를 구성하고자 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성적 지향으로 주변부에 있던 존재가 중심부로 호명되는 사건이다. 바이든·해리스가 지닌 정치사회적 지향점과 가치관을 담아내는 또 다른 ‘최초’의 사건이다. 21세기 여러 분야의 인문학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젠더, 인종, 종교, 장애, 나이, 국적, 성적 지향을 지닌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존재로 존중받는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다양성의 존중’이다. 미국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역시 이러한 가치를 구체화하는 제도들을 마련하는 가능성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런데 ‘다양성’이란 무엇이며, 그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젠더, 장애, 인종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이를 지닌 사람을 포함시켜 준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한 보이는 객관적 표지들을 포함해서, 보이지 않는 주관적 가치관을 근원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다양성의 존중’은 젠더, 인종, 장애, 계층, 성적 지향, 종교, 나이 등의 근거로 자연스럽게 생각되던 차별, 배제, 불의의 문제를 넘어서서 평등, 포용 그리고 정의가 확장되는 세계를 모색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다. 이렇게 포괄적인 정의 문제와 연결되지 않은 단순한 ‘다양성의 칭송’은 각기 다른 색깔을 표면에 세웠을 때 ‘아름답다’고 하면서, 정작 그 각기 다른 색깔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배제라는 어두운 문제들을 보지 않으려 하는 ‘다양성의 낭만화’에 지나지 않는다. 트럼프·펜스 팀은 ‘차별 행정부’였다. ‘트럼프주의’가 대변하는 가치는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 기독교 우월주의와 타 종교 혐오, 남성 우월주의와 여성 혐오, 미국 우월주의와 외국인·난민 혐오, 성소수자 혐오 등 다층적 우월주의와 혐오의 정치를 확산시켰다. 결국 다양성의 가치가 아니라 그 반대인 동질성의 가치를 내세우는 정치를 해 왔다. 바이든·해리스 팀은 백인만이 아니라 모든 인종의 존중, 기독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존중,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의 존중, 비장애인만이 아니라 장애인 존중, 또한 이성애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소수자의 존중을 정치사회적으로 실천하는 ‘평등 행정부’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어느 사회든 각기 다른 장점과 한계가 있다.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사회적 질병은 다양성의 가치를 포용하지 못하고, 동질성의 가치를 절대화하는 것이다. 나와 ‘다름’은 곧 ‘나쁜 것’으로 간주하면서 내 편·네 편 또는 정상·비정상의 이분화된 이데올로기가 공기처럼 한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종교는 난민, 여성, 타 종교 또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바이러스’를 확산하는 기능을 점점 강력하게 행사한다. 정치, 언론, 검찰 등의 분야 역시 이러한 동질성의 가치에 근거해 나와 동질성을 나누는 사람인 ‘내 편’이 아니면 모두 ‘나쁜 편’이라는, 흑백 논리적 편가르기가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다양성 존중, 평등·정의 제도화되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트럼프주의’로 상징되는 가치는 민주주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것임이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민주주의의 주요 가치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대통령인 트럼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사람들을 선동해 왔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다. 그런데 트럼프와 그의 추종자들은 바로 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정치를 펼쳐 왔다.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표현의 자유가, 그 민주주의의 뿌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의 딜레마’를 경험하게 됐다. 자가면역성은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가하기도 하는 상충적 기능을 지닌다. 한국에서도 한국판 ‘트럼프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혐오의 정치, 그리고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의 정상화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민주주의의 토대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거짓 진술이 진실된 진술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법적 보호를 받는 아이러니가 한국 곳곳에서도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혐오 바이러스의 확장이라는 파괴적 무기로 돌변하고 있는 것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조차 여전히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성소수자 장관 임명은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트럼프·펜스 행정부가 미국 곳곳에 퍼뜨린 혐오 바이러스를 뿌리뽑으면서 평등의 제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해리스 시대가 대변하고자 하는 가치, 즉 다양성의 존중과 그를 위한 평등과 정의가 제도화되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한 곳이다.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퍼뜨리는 언론, 정치, 종교집단은 바로 민주주의의 가장 심각한 위협이며 파괴자들이다. 다양성의 존중이 제도화되고 ‘모든’ 이들이 인간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절실한 과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보우소나루,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세계 예술·지식인 ‘공포정치’에 반기

    “보우소나루,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세계 예술·지식인 ‘공포정치’에 반기

    아마존 사진 공개 인사 경질 등 보복 파울루 코엘류·스팅 등 2700여명 탄원브라질 여성 감독 페트라 코스타(36)의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가 올해 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을 때 국민들은 수상의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정작 브라질 정부는 이 영화에 악평을 쏟아냈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 사건 등을 다룬 이 영화가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부자가 함께 영화를 공격한 데 이어 대변인실 차원에서 코스타를 ‘가짜뉴스의 행상인’이라고 묘사한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정권 전체가 나서서 30대 젊은 여성 영화인을 집요하게 ‘매장’했다.보우소나루 정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콘텐츠나 언론 보도에 위협을 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이상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전 세계 유명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는 탄원을 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브라질에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제목의 이번 탄원서는 이틀 전 가디언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은 소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루 코엘류를 비롯해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 가장 영향력 있는 현존 작곡가 필립 글래스, 팝가수 스팅과 그의 아내인 영화배우 트루디 스타일러 등 2776명에 이른다. 이들은 “브라질의 민주적 기관들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행정부가 언론뿐만 아니라 문화, 과학, 교육을 조직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정권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퇴행적 징후로는 지난 1월 중순 문화정책 최고 책임자인 호베르투 아우빙이 독일 나치 정권의 당 선전부장이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 연설을 흉내 낸 동영상을 올렸다가 해임된 사례가 꼽힌다. 청원은 “(아우빙은 해임됐지만) 보우소나루 정권의 극우 정치 프로젝트는 전면적으로 계속되고 있고,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보우소나루 정권이 교과서 검열과 교사 감시를 자행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영화진흥위원회와 예술기금, 문화재단 등에 검열과 예산삭감 등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고도 성토했다. 현 정권에서 보우소나루의 눈밖에 난 인사들이 줄줄이 인사 보복을 당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예컨대 아마존 산불 사태 때 삼림 벌채 상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리카르도 갈바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장이 전격 경질된 바 있다. 지식인·문화예술인들의 이번 청원이 브라질 안팎의 여론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남미 각국의 반정부 시위가 거센 가운데 브라질은 극우정권의 공포정치 속에 민심이 억눌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질 노동자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은 창당 40주년 기념행사에서 현 정권에 맞서는 거리 투쟁을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임진왜란때 발명된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 진주에서 체험한다

    임진왜란때 발명된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 진주에서 체험한다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당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飛車)’를 보고 체험하는 ‘비거 테마공원’이 경남 진주시 망경공원 일원에 조성된다. 진주시는 조규일 시장의 공약 ‘원더풀 남강프로젝트’ 사업의 하나인 비거 테마공원을 망경공원 일원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시에 따르면 망경동·주약동 일원에 걸쳐 있는 망경공원에 앞으로 5년간 시비와 민간자본 등 모두 1270억원을 들여 비거 전시관, 복합전망타워, 비거 글라이더(짚라인), 모노레일, 유스호텔 등으로 이뤄진 비거 테마공원을 조성한다. 토지매입과 기반조성에 800억원, 관광 및 편익시설에 47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비거 테마공원 예정지인 망경공원은 진양호, 진주성, 남가람 공원, 구 진주역, 소망진산, 망진산 등으로 이어지는 중심에 위치해 역사·문화·과학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면 진주의 새로운 중심지로 동반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비거 테마공원(22ha)은 1·2단계로 나누어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는 토지매입, 주차장 등 기반조성 사업으로 시에서 250억원을 들여 직접 시행한다. 2단계는 민간공원조성 사업자에게 부지를 제공해 관광 및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공모로 민간 자본(470억원)을 유치해 복합전망타워, 비거 전시관, 비거 글라이더, 모노레일, 유스호스텔 등을 조성한다. 시는 비거 테마공원을 중심으로 80ha에 이르는 도시 숲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500여억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하고 50억원으로 산책로와 쉼터 조성, 생태 숲 복원 등의 사업을 추진해 명품 여가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진주 중심 공원인 망경 비거 테마공원을 진양호공원, 옛 진주역 철도부지 복합 문화 공원과 더불어 테마와 볼거리가 있는 전국 최고 브랜드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비거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때 발명된 조선 비행기로 ‘하늘을 나는 수레’다. 당시 성안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거나 외부와 연락, 군량운반, 하늘에서 폭약을 터뜨려 적을 혼란시키는 전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주시는 비거 구현을 위해 문헌을 바탕으로 항공학자와 전문 엔지니어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근 6개의 비거 설계(안)을 확정했다. 올해안에 비거 모형(안)을 만들고 비행실험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한 뒤 상표등록을 해 비거를 진주의 대표적인 역사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8년 이어온 ‘문화/과학’…100호 어떻게 나올 수 있었나?

    28년 이어온 ‘문화/과학’…100호 어떻게 나올 수 있었나?

    “30호를 기념해 흥국생명 13층 대회의실에서 특집 ‘이데올로기와 욕망’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2002년이었는데, 당시 진보 강연 열면 고작 10명, 20명 오던 시절이었다. 100명 정도 들어설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자리를 다 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웬걸, 꽉 채우고 모자라 바닥까지 앉아서 듣더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400명 정도가 오간 거 같다. 그날 뒤풀이 자리에만 80여명이 왔다. 급기야 열댓명이 장소를 옮겨 밤을 새워 이야길 했다. 그동안 숨겨왔던, 하강하는 것처럼 보였던 진보 좌파에 관한 관심이 지속적인 결속을 만들어냈다. 이를 계기로 맑스코뮤날레가 탄생했다.”(강내희 지식순환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의 진보적 문화 운동 연구를 주도해온 계간지 ‘문화/과학’이 2019년 겨울호로 100호를 맞는다(사진). 1992년 창간 이후 무려 28년을 달린 셈이다. 잡지 시장이 쇠락하면서, 현재는 계간지 ‘진보평론’과 함께 그나마 진보 잡지의 명맥을 이어온다. 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문화/과학’ 100호 발간 기자간담회에는 1기(1~70호) 편집인 강내희 지식순환협동조합 이사장과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비롯해 2기(71호~100호) 편집인 이동연 한예종 교수, 3기 공동편집인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박현선 서강대 인문한국(HK) 연구교수 등 편집인들이 모였다. ‘문화/과학’은 창간호 특집 주제인 ‘과학적 문화론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육체, 욕망, 문화공학, 문화사회, 사회미학, GNR 혁명, 문화행동, 동물문화연구, 페미니즘 2.0, 플랫폼자본주의, 인류세 등 혁신적이고 학제를 넘나드는 주제들을 선정했다. 초창기 때 특집 주제는 주로 논쟁을 통해 선정했다. 강 이사장은 “거의 매주 토요일이면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길 했다. 일종의 심포지엄이랄까. 무수한 논쟁을 통해 우리 사회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그게 바로 역동성을 끌어냈다. 1기가 그렇게 특집 주제를 정하면서 70호까지 끌어갔다”면서 “다양한 주제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학술계 특유의 분과주의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연 교수는 “70호를 30호 이전과 이후로 한 번 더 나눌 수 있다. 30호까지는 주로 예술, 인문 쪽이었다면 31호부터는 사회성 강한 주제를 내세웠다. 이후 2기에는 좀 더 세부적인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100호까지 거쳐 간 필진만 어림잡아 1000명을 넘는다. 1000명의 지식인들은 ‘자발적’ 노동에 기꺼이 참여했다. 심 교수는 “비정규직 필자에게는 원고료를 주지만, 정규직 필자에게는 원고료를 주지 않는다. ‘문화/과학’이 다른 잡지와 달리 ‘이론적 실천’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다. 이론으로 실천하면서 사회를 바꾸는 데에 기꺼이 동참했다. 기존 잡지와 다른 중요한 특징”이라 설명했다. ‘창작과비평’이나 ‘문학과지성’, ‘황해문화’와 같은 다른 진보적 문예지와 달리 ‘문화/과학’은 이론 연구가 아닌 실천 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원동력 삼아 현실 참여의 장도 넓혀갔다. 1999년 문화운동 시민단체인 ‘문화연대’를 창립했다. 2003년부터는 2년마다 한국 최대의 진보좌파 학술문화 행사 ‘맑스코뮤날레’를 연다. 2007년 생태문화 코뮌주의 실천을 위해 ‘민중의 집’도 설립했다. 2015년에는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 대학을 만든다. 100호를 낸 시점에서 ‘문화/과학’의 갈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심 교수는 “30년 전 사회주의가 붕괴하며 역사의 한 순환이 끝나는 시점에 새로운 순환을 준비하기 위해 창간했다”면서 “100호를 내는 동안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해체 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사회를 여는 맹아들이 새로운 순환을 시작할 것이다. 이런 시점에 100회를 내게 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브렉시트, 트럼프 기후협정 탈퇴, 미중 무역 전쟁 등 내년부터 신자유주의 해체가 가속하고, 문명사적인 전환기가 온다고 내다봤다. 3기를 끌어가는 이들은 다양화, 세분화를강조한다. 박현선 교수는 “전임 편집인들의 역량이나 파급력 생각하면 3기 편집위가 감당할까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깨도 무겁다. 지금까지 사회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앞으로도 그런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전체 26명 편집인 가운데 11명이 여성인데, 3기에서는 페미니즘을 문화와 과학 속에서 찾아내고 가시화할 예정이다. 그런 점들이 문화 과학이 변모하는 모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석 교수는 “70호를 기점으로 편집위원이 30명 넘게 늘어났다. 그러면서 다양한 주제를 설정할 수 있었다. 2기 때에는 책임 편집위원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편집위원이 청탁부터 원고 감수까지 하는 방식이었다”며 “3기는 책임을 좀 더 분산하는 데에 노력할 예정이다. 특집 주제를 선정하는 데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중도시발전연맹 중국대표단 하동 방문

    한중도시발전연맹 중국대표단 하동 방문

    경남 하동군은 한국과 중국 각 3개 도시가 참여해 구성된 한중도시발전연맹의 중국 칭양구 대표단 6명이 내년 대표단회의 일정 협의 등을 위해 하동을 방문했다고 25일 밝혔다.한중도시발전연맹은 지난 4일 2019 세계한상지도자대회가 열린 칭다오에서 하동·남해·구례군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의 칭양구와 라이시시, 구이저우성 안순시 관링자치현 등 한·중 6개 지방정부가 참여해 구성됐다. 한중도시연맹은 도시연맹의 고위급 교류를 비롯해 정부·국민간 우의 증진, 정부간 협력체제 구축, 행정·경제·문화·과학기술 등 분야별 교류, 상품전시회·박람회 참가 등을 통한 제품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교류를 하기로 했다. 한중도시발전연맹 사무실이 있는 산둥성 칭다오시 칭양구 대표단은 25·26일 1박 2일간 하동군을 방문해 산업시설 견학과 실무회의를 한다. 대표단은 첫날 금성면 갈사만 간척지와 해양플랜트연구원을 견학하고 다음날 윤상기 하동군수와 좌담회를 했다. 이어 군청 소회의실에서 하동·남해·구례군 담당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회의를 갖고 내년 상반기 하동에서 열릴 한중도시발전연맹 대표단 회의 등 교류행사와 공동발전방안 관련 논의를 한다. 한중도시발전연맹 대표단은 지난 4일 칭양구에서 열린 1차 도시대표단 회의에서 해마다 상·하반기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가며 교류행사를 갖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 회의를 하동군에서 열기로 했다. 윤상기 군수는 “글로벌 시대에 동북아에서 바다를 마주하는 한중 6개 지방정부가 경제 번영과 공동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자”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한·중 6개 도시, 한중도시발전연맹 창설

    한·중 6개 도시, 한중도시발전연맹 창설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전남 구례군 등 대한민국 3개 지자체와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의 칭양구와 라이시시, 구이저우성 안순시 관링자치현 등 중국 3개 도시가 ‘한중도시발전연맹’을 창설했다. 5일 남해군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 4일 2019 세계한상지도자대회가 열린 중국 칭다오시 신강윈덤호텔에서 하동·남해·구례군과 중국 칭양구, 라이시시, 안순시 관링자치현 등 한·중 6개 지방정부가 ‘한중도시발전연맹 창설 협약식’을 했다.한중도시발전연맹은 동북아시아에서 바다를 마주보며 공존·교류 하고 있는 한·중 6개 지방정부가 다양한 분야에 교류와 우호 증진을 통해 경제번영과 공동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결성됐다. 6개 지방정부는 협약에서 행정·경제·문화·과학기술 등 각 분야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통해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고, 지역 경제 공동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 청소년의 다양한 교류도 추진하고, 상품전시회·박람회 등을 통해 상호 투자와 무역 거래를 활발히 하기로 약속했다. 한중도시발전연맹은 중국 칭다오 칭양구에 연맹 사무실을 두고 앞으로 해마다 상·하반기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 교류 행사를 열기로 했다. 첫 교류 행사는 내년 상반기 하동에서 열린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인류는 외줄타기 하는 호모 서커스

    인류는 외줄타기 하는 호모 서커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모두 외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입니다” 인간의 삶을 서커스에 투영시켜 독창적으로 해석한 고뇌가 책이 되어 나왔다. 광대학술총서 ‘호모 서커스(Homo Circus)’가 그것. 저자는 허정주(여·52) 한국서커스연구소장이다.전북대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허 소장은 인간을 ‘저마다 서커스를 하는 존재’로 정의했다. 그는 행복과 목표 달성을 위해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우리의 삶을 서커스라는 독창적 시각으로 통찰했다. 사회 구조와 현상이 서커스와 같아 인간은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넘어 곡예사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가 됐다는 의미다. 그런 뜻에서 인간을 호모 서커스(Homo Circus)라고 정의하고 호모 서커스로서의 인류를 서커시안(cicusian)이라고 명명했다. 허 소장이 서커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몽골 연구교수로 재직했던 2010년부터다. 그는 몽골에는 서커스 전용극장이 있고 인기가 많은 공연문화라는 것을 보고 서커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을 조사했지만 서커스에 대한 연구가 의외로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도했던 서커스가 20세기 후반 이후 ‘소멸해가는 문화적 추억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 박사는 ‘서커스는 어디서 왔고 무엇인가‘를 연구하다가 21세기 인류를 보는 새로운 관점의 인간관으로 호모 서커스를 제시했다. 민중 예술이었던 서커스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세계 각국을 돌며 조사와 연구를 벌인 끝에 우리의 삶이 결국 서커스라는 관조적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허 박사는 일상생활, 음식 문화, 성, 의류, 주거-건축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군사 등 모든 분야를 호모 서커스 적인 시각으로 예리하게 분석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루라는 외줄 위에 곡예사로 살아가는 삶을 통해 호모 서커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호모 서커스는 발간과 함께 ‘사양산업인 서커스를 부각시켜 인간을 들여다본 독창적 시각이 새롭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북대 김익두 교수는 “인류가 인간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해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기나긴 여정을 서커스의 역사를 통해 조망하면서 호모 서커스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의 인간관에서 해석한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지식-정보 혁명의 4차 산업 시대에서 최첨단 곡예는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인공지능은 21세기 초 인류가 도달한 호모 서커스의 최정상 단계지요. 이 단계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허 소장은 “인류 최초의 곡예사였던 제사장과 무당이 문명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바로 곡예사 즉 서커시안(circusian)이 됐기 때문”이라며 “인류는 예나 지금이나 서커시안이었으며 오늘날 인류는 이전 시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서커시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인류는 이미 신에 의해 지배되는 생물학적 진화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그 진화는 마침내 인간이 인간을 초월하는 기계를 탄생시킬 것을 예고하고 있지요” 허 소장은 “우리의 매 순간순간을 호모 서커스로 살아가야 한다”며 “진정한 곡예사로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커스의 곡예사처럼 매사에 매순간 최선을 다할 때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더 큰 행복을 느끼며 성공적이지 못해도 후회 없이 결과에 만족한다는게 허 소장의 지론이다. “하지만 호모 서커스로서의 희망과 가능성의 미래가 아무리 밝다 하여도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허 소장은 “어느 분야든 사랑이 있어야 ‘극한성’에 도달할 수 있다”며 “사랑의 빛, 행복의 빛을 끝까지 발하는 것이 21세기 우리 인류가 가야할 진정한 호모 서커스로서 길이다“고 존재론적 삶의 가치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정책 패러다임 바꾼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정책 패러다임 바꾼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2012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떠오르는 10대 새로운 기술 중 그 첫 번째를 빅데이터로 선정하면서 빅데이터는 세상에 나왔다. 20세기에 석유가 최고의 자원이었다면, 21세기엔 데이터가 최고의 자원이다. 2018년 Digital Reality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는 G7 국가에게 약 1,904조원(1조 7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G7의 데이터 가치는 캐나다, 한국, 러시아 보다 앞선 세계 10번째 큰 경제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이미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과학 기술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사회와 인류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은 자신에게 맞춰서 서비스가 제공되길 원한다. 민간 기업의 경우, SNS에 나타난 개인의 성향을 통해 원하는 상품, 문화예술 공연 등의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일례로 TV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의 반응에 맞춰서 내용을 변화시키거나 제작 방향을 수시로 수정하여 관심을 유도한다. 또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데이터가 활용될 때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과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 활용되고 있지만, 공공부문의 정책 과정에서는 아직까지 그 중요성에 비해 활용이 미흡하다. 연간 약 470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정부 정책은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분기, 반기, 년 단위로 수집되는 공공데이터에 기반 한 정책이 이루어진다. 이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행정편의적인 정책 결정에 따른 예산 집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정부의 정책은 데이터를 활용한 의제설정-정책 결정-집행-평가로 이어지는 정책과정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정부의 정책과정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의 정부보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일자리 확충에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생활 SOC 정책인데, 이 정책의 결정은 정책결정자들의 경험과 기존 사례들을 바탕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예산이 집행되면서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목소리는 담겨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정책 과정은 국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없는 환경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3월부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정부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첫 걸음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5월 13일(월) 발표된 이 사업에서 문화관광이나 체육, 보건 등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 데이터 기반의 정책과 경제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주춧돌이 되고 기관과 기업 내부에만 갇혀있는 데이터가 봇물처럼 터져 다양한 분야에서 유통·활용될 때 정부 정책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빅데이터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지능형 ICT이면서 동시에 국민을 위한 정부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또한 빅데이터는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반영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집단지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맞춰서 박제화된 정책 결정과 집행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시대에 맞는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국민들의 정책 선호와 만족도에 부응하는 정책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문화예술, 체육, 보건 등 생활에 밀접하고 관심이 높은 이슈와 선호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정책 결정과 집행,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플랫폼 정부를 국민들은 원한다.
  • 400년 미국엔 ‘白·白 차별’ 있었다

    400년 미국엔 ‘白·白 차별’ 있었다

    1957년 9월 4일 미국 아칸소주의 리틀록 센트럴고등학교에 15세 흑인 소녀 에크포드가 등교한다. 1954년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인종차별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뒤 백인 공립학교에 첫 등교한 9명의 흑인 학생 가운데 한 명이다. 오벌 퍼버스 아칸소 주지사는 주방위군과 경찰을 동원해 이들의 등교를 막는다. 그러자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연방군을 동원해 흑인 학생들을 보호한다. 단정한 옷차림으로 등교하는 에크포드를 찍은 사진 뒤편에서 일그러진 얼굴로 욕설을 퍼붓는 백인 소녀가 보인다. 그의 이름은 헤이즐 브라이언으로, 이 사진 때문에 그는 이후 “가난하고 무식하고 수치심을 모르는 이른바 ‘백인 쓰레기´의 전형적인 사례”로 불리게 된다. 1950년대 미국의 흑백 갈등만으로 이 상황을 설명하긴 조금 부족하다. 미국 루이지애나대 석좌교수인 저자가 이 책에서 파헤친 게 바로 이 지점이다. 저자는 백인이지만 남부 혹은 미국 산간이나 오두막에 사는 헤이즐 브라이언과 같은 가난한 백인 하층민이 어떻게 형성됐고, 어떻게 정치에 활용됐는지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 역사 교과서는 미국 건국에 관해 올바른 신념을 지닌 영국 청교도가 사람들을 이끌고 왔으며, 귀족 사회인 영국과 달리 평등한 신분을 쟁취하고자 독립전쟁으로 맞섰고, 노예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이 발발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곳이란 식으로 가르쳤다. 저자는 그러나 미국이 시작부터 ‘착취’와 ‘배제’ 논리에 의해 기획됐고, 힘없고 가난한 백인 하층민이 400년 동안 끊임없이 조롱받고 소외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영국이 초기 식민지 건설을 기획할 1500년대부터 이들을 좇는다. 400년 전 영국인들은 미국을 게으른 가난뱅이와 사회의 온갖 찌꺼기들을 흘려보낼 ‘하수구’로 여겼다. 신대륙에 온 뒤 그들의 삶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백인 상류층은 ‘하얀 금´이라 불린 면화 재배를 위해 대규모 농장을 지었다. 인디언 학살, 흑인 노예제도 정착 속에서 백인 하층민은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주를 장려하고자 땅을 무료로 떼어 주는 정책도 있었지만, 이들은 곧 땅을 팔아먹고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우생학이 휩쓸면서 백인 하층민에 관한 사회의 핍박과 조롱은 거세졌다. 우생학 지지자들은 ‘유전적인 부적격자들을 강제 처형하자’고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실제로 1931년까지 미국 27개 주에서 단종법이 제정되기도 했다.저자는 이들의 뒤편에 ‘사회 통합’을 주장하는 정치가, 이를 활용해 돈벌이에 나선 대중문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 등 여러 정치가들이 이들을 적극 활용했다. 예컨대 ‘남부 촌뜨기’로 불린 빌 클린턴은 백인 하층민 가운데 가장 성공한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미지를 적극 차용했다. 남부 노동자 계급에게 호응을 얻은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백인 하층민의 생활은 여전히 그대로다. 앞서 사례로 들었던 헤이즐 브라이언은 사진이 나간 다음날 기자들에게 “백인도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부모와 마찬가지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는 1년 뒤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해 가난한 트레일러 거주자로 전락한다. 저자가 이들을 가리켜 “1600년대 초기 식민지로 건너온 개척자 중 종교의 자유를 위해 이주한 자들은 거의 없었고, 절대다수가 ‘잉여 인구’, ‘소모용 쓰레기’, ‘미개한 야만인’으로 분류된 자들이었다”고 말한 부분과 묘하게 겹치지 않는가. 저자는 미국에서 금기시하는 계급 문제를 다루고자 경제, 정치, 문화, 과학 등 광범위한 자료를 동원한다. 미국사를 비틀어낸 역사서라서 미국사에 관한 배경지식 없이 책을 읽어 나가기가 버거울 정도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비꼬는 문체 때문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만은 생생하게 다가온다. 토지를 중심으로 형성한 자본이 보이지 않는 계급을 형성한다는 사실은 귀 기울일 만하다. 뉴스에 연이어 나오는 재벌가의 빗나간 행태,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막나가는 행태를 보노라면 백인 하층민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는 않아 보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가천대, 여성가족부 국제청소년리더 교류지원사업 선정

    가천대, 여성가족부 국제청소년리더 교류지원사업 선정

    가천대학교는 여성가족부 국제청소년리더 교류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내 대학생과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 유학생들의 교류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시작됐다. 가천대 등 총 15개 대학이 사업에 선정됐으며 각 대학에는 38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가천대는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을 1:1로 매칭해 총 100명, 10개팀을 모집해 5월부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참가자 스스로 주제를 선택하여 결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적 활동을 진행한다. 강화도 역사 유적지,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길여암당뇨연구원 등을 방문하고 역사, 문화, 과학 등 분야를 주제로 PPT 발표와 UCC를 제작한다. 교류활동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상호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참가자들을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가천대는 학부생, 어학연수생, 교환학생을 포함해 1252명의 유학생이 재학 중이며 외국인 유학생 홍보대사, 원스톱 고충상담 서비스센터, 농총문화체험 행사, 가천인터내셔널페어 등 다양한 유학생 지원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존 외국인 유학생 지원프로그램과 시너지를 통해 이번 사업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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