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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재판, 박근혜 기소 후 첫 진행…이번 주부터 주 3회 열려

    이재용 재판, 박근혜 기소 후 첫 진행…이번 주부터 주 3회 열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에게 뇌물을 줬는지를 밝힐 4번째 공판이 19일에 진행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첫 재판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이번 주부터 이 부회장 재판을 매주 수·목·금요일에 여는 등 ‘강행군’에 들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고위 임원 5명의 속행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앞선 재판과 마찬가지로 서류증거(서증)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재판에서 특검은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한 정황이 담긴 관계자들의 진술조서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 임원들은 검찰·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관련해 야단을 맞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을 30분가량 만났는데 15분을 승마 이야기만 하더라’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와 정씨에 대한 지원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진술조서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를 지원한 대가로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도록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내용을 특검 측이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조사·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혐의 사실로 구성해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변호인과 특검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그룹 합병과 관련한 재판도 이어진다.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판을 연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의결한 2015년 당시 준법감시인이던 유현숙씨와 의결권 전문위원이던 박창균 국민연금 자문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와 ‘학사비리’ 재판도 증인신문에 박차를 가한다.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공판을 열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송수근 문체부 1차관과 우재준 청와대 행정관을 증인으로 부른다.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 심리로 열리는 최씨와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등 재판에는 정유라씨가 속한 체육과학부의 박모 교수가 증인으로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기사회생한 대우조선해양이 갈 길/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사회생한 대우조선해양이 갈 길/최용규 논설위원

    대우조선해양이 죽다 살았다. 생사의 키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으로 이뤄진 채권단의 채무조정안을 결국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죽여야 하느니, 살려야 하느니 논란이 분분했다. 그만큼 대우조선해양을 바라보는 시선은 버리기 어려운 국가기간산업임에도 곱지만은 않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꼴이라는 날 선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할 입장도 못 됐다. 그러니 채권단의 압박(?)에도 국민연금공단이 이리 빼고 저리 빼고 했던 것이다. 물론 채권단의 요구, 즉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연금공단으로 봐선 이득이다. 받아들이면 채권 회수율이 50% 이상이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수율 10%조차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채무조정안에 선뜻 동의하지 않은 것은 ‘문형표 트라우마’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감방 갈 일만 없으면 현 상태에서는 무조건 오케이인데 뒤탈이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으랴. 변양호 신드롬에 이어 문형표 트라우마가 어른거렸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보신주의고 무소신이지만 그렇다고 국민연금공단을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뒤통수를 치는 우리네 문화가 잘못된 것이다. 웃기지도 않은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연 것은 13일 저녁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긴급회동이다. 연장되는 3년 만기 회사채에 대한 국책은행 차원의 보증이 극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1조 3500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가장 많은 4000억원의 회사채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채무조정안에 동의함으로써 다른 채권자들도 17일과 18일 열리는 채권자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다시 한번 회생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자는 물론 국민에게 또 한번 큰 빚을 졌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강성 노조였던 대우조선해양노조가 자구 노력에 동참하는 등 전례 없는 변화의 모습도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걱정이 아닌 희망을 주는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회생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선주들이 배를 맡기느냐 맡기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최근 그리스 최대 해운사로부터 초대형 유조선 3척을 약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에 수주한 것은 시장이 대우조선해양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사실 대우조선해양의 위기는 내·외부적인 복합요인이 작용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세계경기의 위축과 최근 1~2년 사이 유가가 떨어지면서 발주가 급격히 줄었고, 과거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발목을 잡았다. 해양플랜트 경험이 일천함에도 단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신산업이란 욕심에 무턱대고 지른 게 화근이었다. 수주는 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납기가 지연되고, 재작업에 따른 인건비·재료비가 추가로 발생했다. 결국 원가가 계약가를 넘어서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이것이 부실 원인이다. 그 때문에 타사들이 부러워하는 초대형 LNG선이나 방산 기술력 같은 강점은 살리고 부실의 단초가 된 해양플랜트 같은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는 자구 노력에 더욱더 매진해야 한다. 올해 흑자를 내지 못하면 사장직을 내놓겠다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말 또한 빈말이 돼서는 안 된다. 정 사장 혼자 그만두면 끝나는 게 아니라 혈세로 다시 한번 회생의 길을 열어준 국민에게 절망감을 안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인도금이 대거 들어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다니 다행한 일이다. 이번 채권단인 산은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최대 보유자인 국민연금공단과의 피 말리는 밀당을 보면서 ‘변양호 신드롬’ 같은 독소가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 문제 될 소지가 있으면 손대지 않는 보신주의다. 과거의 정책 결정이 뒤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ykchoi@seoul.co.kr
  • 우병우 8개 혐의...하나도 입증못해 부실 수사 비판도 커질

    우병우 8개 혐의...하나도 입증못해 부실 수사 비판도 커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취재진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말하며 귀가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우병우 전 수석과 함께 청와대에 근무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이 구속됐다. 하지만 검찰 출신인 우병우 전 수선만 구속영장이 2차례나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식의 ‘부실 수사’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은 12일 오전 12시 50분쯤 서울중앙지검 정문으로 걸어나왔다. 전날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지 14시간 20분 만이다. 우 전 수석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건 본인이 청렴해서인지, 검찰의 의지가 없어서 그런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고 답했다. 그는 ‘민정수석으로서 할 일만 했나’ ‘특검이 시작될 경우 1년은 더 수사 받을 수도 있는데 지나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권순호(47·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2시 12분 쯤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불출석),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우 전 수석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번에도 빠져나갔다... 법원 “혐의 다툼 여지” 검찰이 200일이 넘게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해 수사한 다음 적용한 범죄 혐의는 모두 8개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한 가지만 제대로 증명됐어도 구속이 가능했지만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다. 우 전 수석이 받는 혐의가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입증하기 어려운 범죄임은 맞지만 200일이라는 시간과 그동안 투입된 인력 등을 고려하면 영장기각을 둘러싸고 검찰의 부실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법조계 일각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의 광범위한 직무범위가 승패를 가른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민정수석은 감사원, 국가정보원,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산하에 특별감찰반을 두고 정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직접 직무감찰 활동까지 수행한다.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범위...검찰과 법원 시각차 우 전 수석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직권남용이라고 판단한 부분은 모두 민정수석의 직무범위 안에 들어 있는 업무”라며 “직권을 남용한 적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의 명령과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수사 외압 논란에 대해선 “청와대의 법률 담당 비서관으로서 법률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지 수사를 가로막거나 방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다수의 인사는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로만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표적이다. 우 전 수석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실장은 특검에서 한 번에 구속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구속을 피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우 전 수석의 두 차례 영장 기각은 확실히 이례적이다. 이로써 그동안 “구속영장이 재청구된다면 100% 발부된다”는 박영수 특검의 호언장담은 허언이 됐고 우 전 수석을 구속함으로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 마지막 관문을 돌파하려던 검찰의 의도도 무산되게 됐다. 우 전 수석이 자신의 비위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검찰 고위 간부들과 자주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조직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릴 전망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죄 입증이 쉽지 않아 우 전 수석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로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도 “법원이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댄 만큼 검찰은 재판 전 확실한 보강작업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중 수사를 마무리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오는 17일 대선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고려해 조만간 수사를 마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사실상 마무리…우병우 구속은 실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사실상 마무리…우병우 구속은 실패

    12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실세였던 우 전 수석을 구속하는데는 실패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포함해 지난해 가을부터 6개월 넘게 이어진 수사로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29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모금 등에 청와대가 부당 개입한 의혹을 밝혀달라며 시민단체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순실(61)씨 등을 고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사건을 맡긴 검찰은 관련 의혹이 쏟아지자 특수부 검사를 투입하고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 영역을 넓혔다. 의혹의 장본인 최씨는 유럽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귀국, 10월 31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최씨의 이권 행보를 지원한 의혹에 휩싸인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도 쇠고랑을 찼다. 12월 활동을 시작한 특검은 약 3개월 동안 삼성-박 전 대통령-최씨로 이어지는 ‘뇌물’ 커넥션,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지원 의혹,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의혹, 청와대 비선진료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그 결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사회 유력 인사가 줄줄이 구속을 면치 못했다.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힘을 등에 업고 이권을 추구하거나 국정에 개입했으며,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가 ‘민원 해결사’로 나선 정황이 연일 불거지면서 국민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특검이 구속기소 한 인물만 13명에 달하며 총 기소 대상자 수가 30명에 달해 역대 특검 중 가장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특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조사를 거부해 직접 조사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본격화한 ‘2기 특수본’ 체제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직접 수사가 핵심이었다. 더는 조사를 피할 길이 없어진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뇌물수수 등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다음 날 오전까지 21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특검의 수사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박 전 대통령이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게 하거나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박 전 대통령은 결국 31일 구속됐다. 특검 수사 막바지 기각된 우 전 수석의 영장을 검찰이 박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재청구하면서 이번 수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으나, 끝내 법률 전문가인 우 전 수석의 ‘철벽 방어’를 넘어서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농단 구속 20명… 우병우 등 추가되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한순간 영어의 몸으로 전락할 수 있는 처지에 이르기까지는 청와대 고위 공직자, 비선 실세 등 20명이 구속된 ‘국정농단’ 사건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에 대한 수사는 이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몇몇 대기업을 남겨 놓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속 기소한 국정농단 사건의 연루자는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 등 20명이다. 검찰 특수본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16개 대기업 그룹에 대한 직권남용·강요의 결과로 보고 최씨와 안 전 수석을 박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이에 더해 특검팀은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에 대한 삼성그룹 승마훈련비 지원을 추적해 삼성그룹의 재단 출연금에까지 모두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이재용(49) 삼성그룹 부회장과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구속 기소됐다. ‘대통령의 오른팔’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문화계 인사의 명단을 작성하고 이들을 지원에서 배제한 소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 최씨의 딸 정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등 모두 6명의 이화여대 교수진, 위법 의료 시술과 관련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아내 박채윤(48)씨도 구속 기소됐다. 불구속 기소자까지 더하면 전체 사법 처리 대상은 30명을 훌쩍 넘는다. 앞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검 수사 결과를 넘겨받은 검찰 특수본은 SK, 롯데 등 재단 출연 대기업과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검찰은 SK가 두 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하는 조건으로 서울시내 면세점 선정과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위해 청탁을 했는지 살피고 있다. 롯데그룹도 면세점 운영권을 상실했다가 다시 획득하는 대가로 출연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가 압수수색을 앞두고 돌려받았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 방조하고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4일 우 전 수석 대상 수사의 일환으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시중은행 고통분담 합의… 이제 한고비 넘은 대우조선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시중은행 고통분담 합의… 이제 한고비 넘은 대우조선

    시중은행이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한 출자전환 등 채무 재조정에 사실상 합의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대우조선으로선 일단 한고비를 넘은 셈이다. 그러나 ‘최순실 파문’으로 크게 덴 국민연금을 설득해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가 남아 있다. 구조조정을 관장하는 금융위원회와 산업정책을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볼썽사나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28일 금융 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까지 시중은행들로부터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받기로 했다. 정부와 산은이 대우조선에 2조 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전제 조건으로 내건 무담보채권 출자전환(80%)과 만기 5년 연기(20%) 등 채무 재조정안에 동의한 것이다. 은행들은 또 대우조선이 신규 수주를 하면 5억 달러 규모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선다는 데도 합의했다. 채무 재조정에 실패해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면 손실이 더 커진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우조선 채권단이 정부 안대로 채무 재조정에 성공할 경우 5대 시중은행의 손실은 5157억원으로 추산된다. 출자전환한 주식이 모두 손실 난 것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다. 하지만 P플랜에 들어가면 대규모 선수금환급청구(RG콜)로 출자전환 규모가 늘어나고, 5대 은행의 손실 규모는 1조 4368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채무 재조정보다 9229억원이나 손실이 많다. 특히 RG 등 지급보증 규모가 큰 농협은행(8492억원)과 신한은행(2979억원)의 손실이 각각 4000억원과 2000억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위원은 “출자전환 비율을 정부의 채무 재조정과 같은 80%로 잡았을 때 추산된 손실액”이라며 “실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고비는 다음달 17~18일로 잡힌 사채권자 집회다. 정부와 산은은 집회에서 대우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50% 출자전환, 나머지 50%에 대한 만기 연장 등 채무 재조정이 통과돼야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회사채 1조 3500억원 중 3900억원(28.8%)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사실상 칼자루를 쥔 셈이다. 그러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압력을 가한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쉽게 입장 정리를 못 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산은의 추가 감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회사채 300억원가량을 직접투자 형태로 보유한 신협도 내년 2월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회사 명운이 국민연금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조만간 국민연금 측과 만나 회사의 흑자전환 계획은 물론 자금운용과 향후 수주 전망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회사채 3500억원을 쥔 개인 채권자들을 설득하고자 사무직 부·차장급 간부 20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설득하지 못하면 사실상 사채권자 동의를 구하는 데 실패하는 것인 만큼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파산 시 국가경제 피해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인 금융위(59조원)와 산업부(17조원)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관건이다. 두 부처의 불화설은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지난 23일 관계부처장관회의에 불참한 것을 놓고 시작됐다. 일각에선 산업부가 막상 책임질 대목(구조조정)에서 빠지고 싶어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우조선 처리 방향이 결정되기 전 부처 간 이견이 나오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결론을 놓고 산업부가 뒤에서 딴소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구조조정의 최대 난제는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일인데 정부에서부터 두 목소리가 나오면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 장관은 오래전 잡힌 회의와 국회 일정 때문에 불참한 것일 뿐”이라면서 “금융위와 적극 협조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수남 “법·원칙따라 판단”… ‘朴 구속영장’ 청구하나

    김수남 “법·원칙따라 판단”… ‘朴 구속영장’ 청구하나

    삼성 등 대기업 뇌물죄 적용 ‘무게’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관련해 김수남 검찰총장이 23일 취재진에게 “오로지 법과 원칙, 그리고 수사 상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간 말을 아껴 왔던 김 총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삼성과 SK, 롯데 등의 재단 출연금에 대해 직권남용 대신 뇌물죄가 적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 영장 불(不)청구 주장의 근거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나 대선에 미치는 영향 등 수사 외적인 요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영장 청구 불가피론의 근거는 수사 상황과 연결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인 뇌물죄와 관련해 공여자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공범인 최순실(61)씨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도왔던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뇌물을 준 사람이나 지시를 따른 이들은 모두 구속됐는데, 뇌물을 받은 이에 대해 영장 청구를 하지 않으면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개혁 압박을 받는 검찰이 자기 수사 결과를 부정하는 무리수를 둘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록과 관련 증거 검토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수본은 검토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의 마지막 단계인 법리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어 김 총장은 검토 내용과 판단 결과를 보고받고 최종 결단을 내리게 된다. 다음주 초쯤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청구 때 삼성·SK·롯데 등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을 뇌물로 볼 것인지, 직권남용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최종 정리할 방침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두 혐의 중 하나를 정해 영장에 적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직권남용과 뇌물죄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식으로 의율하는 대신 둘 중 하나만 선택하거나 나머지 하나를 예비적 혐의로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해당 3개 기업의 경우엔 출연금의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인정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문형표, 장관직보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훨씬 좋은 자리라 말해”

    “문형표, 장관직보다 국민연금 이사장이 훨씬 좋은 자리라 말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산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물러난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관 재임 시절 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가 “훨씬 좋은 자리”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실제로 문 전 장관은 2015년 8월 복지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4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국민연금 이사장에 취임했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6월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2015년 7월 합병 건에 찬성했다. 이 합병 건은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 핵심 작업이었다. 이에 문 전 장관이 장관직 사퇴 이후 국민연금 이사장이 된 것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을 잘 처리한 대가로 청와대가 ‘보은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전 장관이 2015년 6월 말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명예퇴직 전까지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맡았던 이모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 전 장관의 재판에서 그가 장관직을 사퇴하기 직전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이 전 실장은 퇴직 전 장관실을 찾아 “저는 가지만 장관님은 계속 열심히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 전 장관은 “나도 그만두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전 실장의 증언이다. 이 전 실장은 당시 문 전 장관의 말을 듣고 “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이) ‘공단 이사장이 장관보다 훨씬 좋은 자리’라는 표현을 썼는데, 복지부 공무원 28년을 재직한 저로선 조금 자괴감을 느꼈다”면서 “‘내가 모신 장관 자리가 산하기관의 장보다 못한 자리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 전 실장의 설명이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어 일을 성사한 대가로 공단 이사장직을 얻은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실장도 실제로 문 전 장관이 장관직 퇴임 후 국민연금 이사장에 임명되자 “좀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검 측이 “삼성물산 합병 건을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개입해 찬성시키고 그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이사장에 임명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실장은 문 전 장관과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후 정책조정수석)을 두고 복지부 내부에서 돌았던 말들도 증언했다. 공무원들 사이에 “문 장관이 안종범 수석과 하루라도 통화를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것 아니냐”, “안종범이 장관인지 문형표가 장관인지 모르겠다”, “문형표가 결정한 것도 안종범이 반대하면 번복한다”는 등의 말이 퍼졌다는 것이다. 이 전 실장은 또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 합병 건을 내부 투자위원회 의결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도 증언했다. 원칙적으로 삼성물산 합병 건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당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위 개최 요구가 있었지만 홍완선(61·불구속기소)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를 묵살했다. 하지만 문 전 장관의 변호인은 오히려 ‘복지부 공무원들이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해 합병 건을 찬성하고 싶었던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은 메르스 사태로 떠날 사람인데 그런 자기의 말을 부하 직원들이 따랐겠느냐는 취지다. 그러나 이 전 실장은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 공무원 사회에도 도의라는 게 있다”면서 “조직의 장은 장관인데 장관님을 제쳐 두고 청와대와 일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종범 “朴, 포레카 인수·KT 인사청탁 개입”

    “朴, 삼성합병 구체적 지시 없어” 문형표 재판서 靑관계자 진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특정 업체를 직접 언급하며 인수를 막으라고 했다는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언이 나왔다. 안 전 수석은 “핵심 참모로서 강하게 말하지(반대하지) 못한 걸 후회한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48·구속 기소)씨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이 이 회사(컴투게더)에 문제가 있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협의해 조치를 강구하라고 강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포레카는 포스코 광고계열사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자신이 설립한 모스코스를 이용해 포레카를 인수하기 위해 당시 우선 협상자 지위에 있던 광고사 컴투게더 측에 손을 떼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지금 와서 후회되는 부분”이라며 “대통령이 ‘제대로 챙기지 못했냐’는 식으로 (강조해) 말해서 당시엔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KT 인사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추천한 광고 전문가를 채용하도록 KT에 압박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IMC본부장이라는 직책의 경우 (제가) ‘IMC’(통합마케팅)라는 용어가 뭔지 몰라 대통령이 설명해 줬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추진될 당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관련 사항을 챙겨봐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증인으로 나온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대통령 말씀은 의결권을 챙겨 보라는 일반적인 내용이었다”며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엘리엇 다툼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문제’라고 작성된 최 전 수석의 업무수첩 사본을 제시했다. 최 전 수석은 당시 행정관을 불러 합병 상황을 파악했지만 대통령에게 추가로 보고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박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 내용 파악 지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 내용 파악 지시했다”

    지난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를 동원해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 기밀을 파악하려고 한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김현숙(51)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게 ‘최원영(59) 전 고용복지수석에 대한 특검 조사 내용을 파악해보라고 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실제로 법정에서 나왔다. 김진수(58)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김 비서관에게 “최원영 전 수석이 특검 조사를 받은 다음 날 대통령이 김현숙 수석에게 직접 전화해 ‘최 수석이 어떻게 조사받았는지 파악해보라’고 한 걸 김 수석에게서 듣고 놀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네”라며 “(나는 최 수석이) 조사받은 걸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일보는 김 비서관이 지난 1월 5일 특검 소환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김현숙 수석에게 ‘최원영 전 수석에 대한 특검의 조사 내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최원영 전 수석은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 1월 3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돼 있던 상태다. 최 전 수석은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청와대가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에게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비서관은 지난 1월 초 특검 조사 때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수석으로부터 삼성물산 합병 건을 챙겨보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추가 조사에서 자신의 진술을 뒤집었다. 김 비서관은 자신의 허위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다시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특검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김 수석에게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하자 김 수석이 만류했다는 게 김 비서관의 증언이다. 하지만 김현숙 수석은 언론 보도 당시에도 그렇고, 김 비서관의 이날 법정에서의 발언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면서 “김 비서관이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하자 제가 김 비서관을 만류했다는 증언 역시 사실무근이다. 김 비서관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자꾸 해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지난 1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특검 조사 내용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으며 소속비서관실 누구에게도 지시한 바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김 비서관은 이날 법정에서 “최 수석이 (업무) 수첩을 꺼내 보여주면서 ‘삼성 합병을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으니 진행되는 자료를 잘 보고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형표 측 “제일모직 합병, 靑 라인 잡으려는 공무원들 때문”

    문형표 측 “제일모직 합병, 靑 라인 잡으려는 공무원들 때문”

    “승진욕 때문에 적극 움직인 것”복지부 공무원들에게 책임 돌려국민연금을 압박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배경에 “자신이 아닌 복지부 공무원들의 ‘승진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문 전 장관의 변호인은 “청와대에서 (합병을) 찬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복지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 (사건의) 전체적 그림”이라고 밝혔다. 문 전 장관 변호인은 “복지부 공무원들은 문 전 장관은 어차피 메르스 사태로 떠날 사람이고, 청와대에 굵은 동아줄을 잡아 승진하려고 찬성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며 “책임 문제가 돌아오니까 마치 문 전 장관이 찬성 의사를 갖고 지시를 한 것처럼 진술하고 있다”며 문 전 장관은 삼성 합병과 관련한 청와대 지시를 받거나 복지부 직원·국민연금에 압력을 가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서에서 “2015년 7월 ‘이건(삼성 합병은) 100% 슈어(sure·확실하게) 돼야 한다, 의결권전문위 위원별로 상세한 대응 방안을 만들라’고 복지부 회의 참석자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있는 것 같다”며 “장관으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했는데 경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문 전 장관 측은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재판 공소유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검법과 관계 법령 규정을 종합해 볼 때 파견 검사가 공소유지에 관여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전 장관의 재판은 앞으로도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가 함께 출석해 공소유지를 맡게 된다. 한편 특검이 기소한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에서 같은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아직 이 부회장의 재판 공소유지에 파견 검사가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법원 “특검 파견검사, 공소유지 관여 가능하다 판단”

    법원 “특검 파견검사, 공소유지 관여 가능하다 판단”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기소 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측이 제기했던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가 재판 공소유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문 전 장관의 첫 공판에서 “특검법과 관계 법령 규정을 종합해볼 때 파견 검사가 공소유지에 관여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전 장관의 재판은 향후에도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가 함께 출석해 공소유지를 맡게 됐다. 지난 9일 문 전 장관 변호인은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가 공소유지를 할 법적 근거가 분명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파견 검사가 공소유지에 필요한 자료 정리 등 도움을 받는 건 몰라도 당사자로 법정에 출석하는 게 맞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특검법에 파견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있고 특검 직무에 공소유지 업무가 포함된 이상 공소유지를 위해 검사를 파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삼성 뇌물’ 재판 스타트…靑 개입 여부 밝히는 증언 나올까

    최순실 ‘삼성 뇌물’ 재판 스타트…靑 개입 여부 밝히는 증언 나올까

    최순실(61)씨가 삼성그룹에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경제적 이익이 뇌물인지 강요로 압박해 걷어낸 돈인지를 가릴 재판이 13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오후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최씨 측은 이날 관련 혐의에 관해 의견을 밝힌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에서 총 43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이미 진행 중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혐의 재판에서도 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게 한 혐의를 모두 부인해 이번에도 같은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순실 특검법’이 위헌적이라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최씨 측이 절차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면 첫 준비기일은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같은 날 오전 검찰이 기소한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출연 강요 혐의 공판을 연다. 당분간 출연금 강요 사건과 뇌물수수 사건을 각각 심리하기로 하고 기일을 따로 잡았다.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출연금 등을 뇌물로 본 것에 의견 표명을 보류했지만 ‘교통정리’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검찰과 특검이 뇌물과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병렬적으로 놔두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뇌물은 공여자가 적극적으로 주는 사례뿐 아니라 수뢰자가 요구하는 유형도 있어 반드시 강요와 상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반면 형량이 더 무거운 죄명을 주된 공소사실로 내걸고 ‘만약 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다른 죄를 인정해 달라’며 예비적 청구를 제시하는 방안도 있다. 이 경우 뇌물죄를 주위적,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직권남용·강요 재판에는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구현모 KT 사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안 전 수석을 통해 GKL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넣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GKL은 문체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다.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재판인 만큼 청와대 개입 여부를 밝히는 증언이 나올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문형표(60·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첫 공판을,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 삼성 거래’ 첫 재판… 檢, 뇌물죄 앞세우나

    공소장 변경 여부 관심 쏠려 공소 유지는 무난히 해결될 듯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삼성으로부터 수백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한 사건의 첫 재판이 13일 열린다. 삼성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직권남용·강요 혐의를 적용한 것과 달리 특검팀은 뇌물 혐의로 기소한 만큼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오후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준비 절차다. 최씨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씨 측은 기존에 진행된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뇌물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에는 최씨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 등에 대한 공판 기일이 진행된다. 특검팀은 최씨가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딸 정유라(21)씨 지원금을 뇌물 혐의로 기소한 데 더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출연한 돈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재단 출연금의 경우 검찰 특수본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해 1심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만일 뇌물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진행된다면 한 가지 사안에 대해 두 재판이 시작한 셈이 된다. 이 같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형량이 높은 뇌물죄를 주위적 공소사실, 직권남용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뇌물죄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면 직권남용 등을 유죄로 판결해 달라고 구성하는 방식이다. ‘강제로 요구해 뇌물을 받아 냈다’는 식으로 두 혐의 모두를 한데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만약 사건을 병합한다면 검찰과 특검 가운데 어느 쪽이 주로 공소 유지를 맡을지도 주목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공소장 변경 등에 대해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특검팀 수사진 중 상당수가 검찰 2차 특수본으로 옮겨간 만큼 공소 유지를 누가 맡느냐의 문제는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김선일)는 ‘비선 진료’, ‘차명폰’ 의혹으로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삼성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식재판도 이날 시작된다. 형사21부(부장 조의연)는 13일 특검팀 측 서류 증거들을 조사하고 오는 15일엔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청와대 관계자인 안 전 수석과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이 법정에 선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재용 ‘뇌물공여’ 재판 오늘 시작…이재용 법정에 안 나올듯

    이재용 ‘뇌물공여’ 재판 오늘 시작…이재용 법정에 안 나올듯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9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이날 낮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삼성전자 이 부회장, 박상진(64) 대외담당 사장, 최지성(66) 미래전략실장(부회장급),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 황성수(54) 삼성전자 전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임원들은 첫 공판준비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첫 공판준비는 먼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고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이 어떤 의견인지 밝히는 순서로 진행된다. 특검팀이 신청한 증거에 관한 피고인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증거로 채택할지 검토하는 절차도 이뤄진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순실씨에게 총 433억원 상당의 금전 또는 이익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삼성전자가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맺은 컨설팅 계약 규모 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으로 준 16억 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더한 액수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5년 6월 말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최씨를 지원했다며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 이어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지낸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송우철(55·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와 판사 출신 문강배(57·16기) 변호사 등 총 11명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방어에 나선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전문] 박영수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문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 특검은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특검 수사가 절반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 특검은 “이제 남은 국민적 소망을 검찰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영수 특별검사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문 전문. ▲수사 결과 지연 상황에 대해 먼저 수사결과 보고에 앞서서 오늘 이 보고가 지연된 상황에 대해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는 특검법에서도 명백히 선언했듯이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다만 수사결과 보고가 며칠 늦어진 점에 대하여 말씀드린다면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1차 수사기간 만료일 하루 전에 불승인 결정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이재용, 최순실 등에 대한 기소 절차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이관해야 하는 기록의 제조 등 업무량이 과다하여 수사기간 만료일에 맞춰 수사결과 발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 발표 및 청와대와 국회 보고 준비를 위해서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정리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오늘 부득이 이렇게 발표하게 됐음을 말씀드립니다. 특검 수사에 대한 저의 소회를 말씀드린 후 사전 배포한 보고서에 따라 수사결과를 간략히 보고드리겠습니다. 먼저 소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특검은 지난달 28일로서 공식적인 수사 일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짧은 기간이지만 열과 성을 다한 하루하루였습니다. 저희 특검 팀원 전원은 국민의 명령과 기대에 부응하고자 뜨거운 의지와 일괄된 투지로 수사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서 특검 수사는 절반에 그쳤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대상은 국가 권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된 국정농단과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패 고리인 정경유착입니다. 국론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국정농단 사실이 조각조각 밝혀져야 하고 정경유착의 실상이 국민 앞에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그 바탕위에 새로운 소통과 화합의 미래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특검팀 전원의 소망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아쉽게도 이 소망을 다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남은 국민적 기대와 소명을 검찰로 되돌리겠습니다. 검찰은 이미 이 사건에 관하여 많은 노하우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자료들이 특검 수사에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검찰도 우리 특검이 추가로 수집한 수사 자료들을 토대로 훌륭한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저희 특검도 체제를 정비해 공소유지 과정을 통해 진실을 여러분께 증명하는 역할을 더욱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끝으로 수사기간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사결과 발표 발표 순서는 배포된 수사 결과서 내용대로 제1장 특별검사 일반현황부터 제5장 제도개선 사항까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제1장 특별검사 일반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년 11월 22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법이 공포되고 같은해 12월 1일 특별검사가 임명돼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특검 구성원들은 특별검사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 등 총 120여명으로, 조직은 크게 4개 수사팀과 대변인, 수사지원단으로 구성하였고 특별검사보 3명과 수석파견검사를 각 수사팀장에, 1명의 특검보를 각 대변인에 배치했습니다. 특검은 수사준비기간 중 검찰 수사기록 사본 5만 5000페이지를 인계받아 조기에 기록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수사계획 수립했고, 2016년 12월 21일 현판식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등 15개소를 동시 압수수색한 것을 기점으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됐습니다. 수사기간 중 46회의 현장 압수수색, 컴퓨터 등 554대의 저장매체와 364대의 모바일 포렌식 분석, 사건 관계인 조사 등 다양한 수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다음 제2장 주요 수사 사건 수사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등 사건입니다. 삼성그룹 부회장 이재용이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 등과 공모해 자신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 공여하고 그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해 회사 자금을 국외로 반출하였으며, 그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과 처분 사실을 위장하고 최순실은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건입니다. 이재용 및 삼성 인원 3명을 뇌물 공여 및 관련 법규 위반으로 기소했고,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직권남용 및 배임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직권을 남용해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지시하고 홍완선 본부장은 위 지시에 따라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참석할 것을 지시하고 관련 자료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 결정을 하도록 하여 국민연금공단에 최소 1388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한 사건으로, 문형표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홍완선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연간 약 2000억원에 이르는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을 단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문화 예술인이나 단체에 대해 지원을 배제함으로써 예술의 자유의 본질적 영역인 창작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을 침해하고 비협조적인 공무원에 대해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사건입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을 직권남용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을 같은 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비리 사건입니다. 정유라의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입학, 청담고 및 이화여대 재학중 학사관리 등에 대해 특혜 및 각 학교와 승마협회 등에 대한 외압을 행사하는 등 불법, 편법에 대한 사건입니다. 이화여대 전 총장 최경희, 신산업융합대학장 김경숙 등 관련 교수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최순실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정유라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찰에 이첩했고, 청담고 학사비리와 관련해 대한승마협회장 또는 서울특별시승마협회장 명의의 허위 봉사활동 확인서 5부를 청담고에 제출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최순실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최순실 민관 인사 및 이권 개입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부탁해 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미얀마 공적원조사업, 이권확보를 위해 미얀마 대사, 코이코 이사장 인선에 개입한 후 대통령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미얀마 관련 회사 지분을 취득한 사건으로 최순실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알선수재, 직권남용 권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다음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대통령의 공식 의료진 아닌 자들이 대통령 상대로 진료행위하고 그들에게 각종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들에게 금품이 제공된 사실을 밝힌 사건입니다. 김영재의 처이자 의료기기업체를 운영하는 박채윤을 뇌물공여죄로 구속기소하고, 안종범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뇌물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영재, 김상만을 의료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전 대통령 자문의 정기양, 최순실 일가의 주치의 격인 이임순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대통령에 대한 공적 의료체제가 붕괴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청와대 행정관 차명폰 개통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이영선이 무면허 의료인들을 청와대 관저에 출입시켜 대통령에 의료행위를 하도록 방조하고 수십대의 차명폰을 개통해 대통령,최순실 등에게 양도하고 대통령 탄핵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하고 국조특위에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사건으로 이영선을 의료법 위반 방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 사건 수사를 통해 대통령과 최순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차명폰 번호, 소위 핫라인이 확인됐습니다. 다음 제3장 의혹사항 조사 결과입니다. 먼저 최순실과 그 일가의 불법적 재산 형성 및 은닉 의혹 관련입니다. 특검법 제2조 12조에 근거해 그동안 제기됐던 최순실 일가의 재산 관련된 사항을 망라하여 총 28개의 의혹사항으로 정리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조사를 위하여 대법원, 국세청, 국가기록원 등으로부터 수많은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연인원 94명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대상자들의 현재 재산 파악과 불법 재산 형성 및 은닉에 대한 의혹 사항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확인된 최순실 현재 보유 재산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했습니다.또한 확인된 최순실의 부동산은 36개,신고가 기준으로 약 228억원에 이르고 최순실 일가의 부동산은 178개 2230억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재산 보유 상황과 도출된 관련 의혹 사항에 대해 상당한 진척은 있었으나 재산 형성의 불법사항과 은닉사항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조사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동안의 조사 사항을 정리해 서울중앙지검에 인계했습니다. 다음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대통령 행적에 관련한 의혹입니다. 이 사건은 세월호 침몰 당일에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국민적 의혹이 대두되고 있어 비선진료 및 특혜 의혹, 특검법 2조제14호입니다,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기회에 의혹 해소 차원에서 그 진상을 조사하게 된 것입니다. 조사 결과 대통령이 2013년 3월부터 2013년 8월 사이에 피부과 자문의로부터 약 3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은 사실, 또 2014년 5월부터 2016년 7월 사이에 김영재로부터 5차례 보톡스 및 더모톡신 등 시술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세월호 침몰 당일이나 전날에 비선진료나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제4장, 검찰 이관 사건은 대통령 관련 뇌물수수 등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리 사건 및 정유라 입시 및 학사비리에 관한 사건인데 모두 검찰에 이관하였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보도자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제5장 제도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 기간의 문제, 공소유지 지원 관련 문제, 군사보호시설 압수수색영장 집행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 보도사항에 잘 기재됐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참조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상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검 “박 대통령 ‘삼성물산 합병 챙겨라’ 지시···국민연금에 피해”

    특검 “박 대통령 ‘삼성물산 합병 챙겨라’ 지시···국민연금에 피해”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자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등을 청탁하고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순실(61·구속기소)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그를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6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직권남용 및 배임 사건’ 수사결과 내용을 언급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팀은 문형표(61·구속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5년 6월 말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인 2015년 5월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1대0.35의 비율로 합병 계약이 체결되자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하는 외국계 펀드 엘리엇이 합병 반대 입장을 공개하는 등 논란이 일던 때였다. 원칙적으로 삼성물산 합병 건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당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위 개최 요구가 있었지만 홍완선(61·불구속기소)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를 묵살했다. 특히 삼성 측이 발표한 비율에 따라 합병이 이뤄지면 국민연금에 최소 1388억원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합병 시너지 효과를 조작한 분석 자료를 통해 찬성 투표가 유도됐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직후인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를 했고, 2개월 후쯤엔 최씨 측에 삼성의 돈이 건네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도운 대가로 400억원대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국민의 노후자산 관리인’인 국민연금이 청와대 등의 ‘외압’ 탓에 손해를 알면서도 합병에 찬성한 것”이라면서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의결권 행사 전문위의 실질화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위가 실질적으로 주요 사안에 관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 측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 등을 통해 국민연금을 압박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의 눈] 崔국정농단으로 본 공무원의 영혼/김양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崔국정농단으로 본 공무원의 영혼/김양진 사회부 기자

    “대통령이 지시하면 빨리 수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22일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한 말이다. 이날 그는 “돌이켜보면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던 것처럼 여유를 갖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뒤에 나온, 때늦은 후회였다. 이번 국정농단 파문을 뜯어보면 이렇게 ‘보스’의 지시를 맹종한 공무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08년 1월 김창호(61) 당시 국정홍보처장이 이명박 정부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언급한 이후 ‘공무원의 무(無)영혼’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안 전 수석뿐 아니다. 국민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의 손실 가능성은 등한히 한 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실무까지 손수 챙긴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자신이 한 결재를 번복해 가며 합병 이후 삼성 측 처분 주식 수를 줄여준 정재찬(61) 공정거래위원장, 민간기업 CJ그룹의 경영진을 바꾸라고 협박한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을 실행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나같이 “‘VIP 뜻’이라는 청와대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사회부처 한 고위공무원이 “청와대에서 말도 안 되는 지시들을 많이 한다. 이런 지시를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잘 다듬어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인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조직 질서에 자신을 맞추고 상사를 잘 따르는 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그 지시가 법에 합당한지, 건전한 상식에 맞는지를 따지는 일은 조직원인 ‘나’의 몫일 것이다. ‘안 전 수석’ 대신 ‘나’를 대입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까. ‘절친’ 최순실(61)씨와 공모해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65) 대통령은 이제 광장의 분노를 넘어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그래도 묻게 된다.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따져 묻고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자기 지시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부하만 중용하고, 사고가 났을 땐 나 몰라라 하는 상사가 많은 것이 우리 사회 현주소는 아닐까.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부끄럽긴 마찬가지다.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로 토도 안 달고 무작정 따르진 않았는지. 사회 공기(公器)라는 책무에 걸맞지 않게 각종 사회현상에 대해 더 철저한 취재를 통한 객관적인 평가를 외면한 것은 아닌지. 양비론(兩非論)에 기대면서 ‘나는 한쪽에 쏠리지 않았어’라며 자기 만족을 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ky0295@seoul.co.kr
  • ‘옥중 사표’ 문형표 퇴직금 1200만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된 지 52일 만에 사표를 낸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퇴직금으로 1200만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이사장은 구속된 뒤에도 1개월여간 ‘공가’(공적인 휴가)와 ‘연차’를 번갈아 사용해 1100만원의 월급도 받았다. 2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2015년 12월 31일에 취임해 지난 21일 사직서를 낸 문 전 이사장은 근속 기간이 1년 이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근속 기간 1년에 대해 1개월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주고, 재직 기간은 월할 계산한다. 문 전 이사장의 2016년 연봉은 1억 3082만 3000원으로 총 13개월을 재직했다. 이에 대한 퇴직금을 계산하면 1181만원이다. 이에 따라 문 전 이사장이 그동안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은 연봉과 퇴직금을 합하면 1억 5354만원 이상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 지난해 경영평가에 대한 성과급도 챙기게 된다. 전임 이사장은 2015년에 성과급 2898만 4000원을 받았다. 문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2015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31일 구속됐다. 그는 특검에 소환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공가’를 썼고, 지난달 16일부터는 ‘연차’를 사용하면서 1월까지 월급을 받았다. 2월부터는 ‘결근’을 했기 때문에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 그는 지난 21일 복지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문 전 이사장에 대한 사표가 수리되는 날짜를 기준으로 재직 기간을 정확히 산정해 퇴직금 정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우병우 영장 기각…특검, 장차관급 5명 구속하고 막판 우병우 구속 실패

    우병우 영장 기각…특검, 장차관급 5명 구속하고 막판 우병우 구속 실패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22일 새벽 기각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들 중 장관급 5명을 구속했지만 수사기간 막판에 우 전 수석을 구속하는데는 실패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뒤 구속한 장관급 인사는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작년 12월 31일 구속),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1월 12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1월 12일),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1월 21일), 조윤선(50) 전 문체부 장관(1월 21일) 등 5명에 달한다.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장관, 우병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신임을 토대로 핵심 실세로 통했다. 장·차관급은 아니지만,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도 특검이 구속한 거물급 인사다. 이 같은 결과는 역대 특검이 도달하지 못한 기록이다. 김대중 정부 전·현직 고위 인사 여러 명이 연루됐던 2003년 ‘대북송금 의혹 사건’ 특검도 장관급으로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구속하는 데 그쳤다. 이런 결과는 수사 대상인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규모가 큰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특검 대상이 특정 부문이나 사건에 한정됐다면, 최순실 의혹은 문화, 예술, 체육뿐 아니라 산업, 교육, 의료, 심지어 외교까지 여러 분야에 걸쳤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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