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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의 나라인데…“시발점? 왜 욕해요?” 문해력 수준 ‘심각’

    노벨문학상의 나라인데…“시발점? 왜 욕해요?” 문해력 수준 ‘심각’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한국 학생들의 독서량은 줄고 문해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한 명이 1년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은 17.2권이다. 2014년 21.9권에서 21.5%나 줄었다. 반면 지난해 학교 도서관의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39.9권으로, 2014년(25.7권)보다 55.3%나 늘었다. 학생 1인당 학교 도서관 자료 구입비 역시 같은 기간 2만 657원에서 3만 4407원으로 66.7% 증가했고, 국공립학교 사서 교사는 519명에서 1570명으로 세 배 늘었다. 학교 도서관 시설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률은 저조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의 도서관 대출 감소 주요 원인으로는 소셜미디어(SNS) 등에 시간을 빼앗기거나, 디지털 매체로 편리하게 지식·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독서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온라인, e북(전자책)으로도 독서를 할 수 있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독서 인구는 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보면 학생들의 연간 도서량은 지난해 34권으로, 2013년(39.5권)보다 13.9% 줄었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학생 비율 역시 2019년 43.7%에서 2021년 40%, 2023년 39.6%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독서량 감소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와도 연결된다. 청소년 시기 독서량은 성인기 문해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중3, 고2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2 국어 과목에서 ‘보통 학력 이상’을 획득한 학생은 2019년 77.5%에서 불과 4년 만인 지난해 52.1%로 급락했다. 중3에서는 같은 기간 82.9%에서 61.2%로 뚝 떨어졌다. 반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고2의 경우 같은 기간 4%에서 두 배 이상인 8.6%로 뛰었다. 중3에서는 이 비율이 4.1%에서 9.1%로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근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절반(48.2%)에 가까웠다. ‘31% 이상’이라는 답변도 19.5%나 됐다.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난감했던 적’에 대해 묻자 “사건의 ‘시발점’을 설명하는데 학생이 ‘선생님이 욕했다’고 하더라” “‘중3이 수도 뜻을 몰라서 그 나라의 대표 도시라고 말해 줘야 했다” “이부자리가 별자리냐고 물어보는 학생도 있었다”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묻는다”, “체험학습 일정에 ‘중식’이 적힌 것을 보고 오늘 짜장면 먹느냐고 한다” 등의 사례가 쏟아졌다.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계기를 통해 학생 독서 교육을 강화해 문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적용되는 ‘학교 도서관 진흥 기본계획’을 지난 3월 마련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기본계획에서 교육부는 사서 교사 정원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전문 연수 과정을 운영해 독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 학기 한 권 읽기’ 등 교과 독서 수업이 학생 독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내실화하고, 독서교육 통합플랫폼인 ‘독서로’(https://read365.edunet.net) 등을 통해 학생 수준에 따라 맞춤형 독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노벨상 수상이 독서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한강 신드롬

    [씨줄날줄] 한강 신드롬

    우리 국민의 연간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2013년 12.9권에서 지난해 3.9권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는 성인 10명 중 6명이 책을 아예 보지 않았다. 이는 1994년 독서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디지털 사회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독서문화가 급격히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런 ‘독서 기피’ 사회에서 ‘독서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한강 작가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이 계기가 된 ‘한강 신드롬’이다. 예스24에 따르면 수상 직후부터 현재까지 실시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의 책은 모두 한강의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한강의 작품은 교보문고와 예스24, 두 곳에서만 이틀 당안 53만권이 팔렸다. 전국적으로는 100만권 이상 판매됐을 거라는 추산이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직전에 초중고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우울한 소식이 있었다. 그 원인으로 학생들의 디지털 매체 과사용과 독서 부족이 꼽혔다. 학생도 성인도 책을 멀리하는 사회에서 삽시간에 독서 열풍이라니 흥미롭다. 한강 신드롬은 책 판매의 산술적 기록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닌다. 아시아 최초의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을 공유하려는 상징적 소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드롬은 대체로 오래 지속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그러니 한강 신드롬이 독서문화 부흥으로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한강을 주제로 대화하고, 설레는 걸음으로 서점을 찾아가는 모습은 반갑고 다행한 일이다. 비록 한강 신드롬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 하더라도 이를 계기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독서문화가 자리잡는다면 그 또한 기적 같은 일이다. 진정한 문화강국의 꿈이 한강 신드롬을 발판으로 앞당겨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조례안·동의안 9건 심사 및 행정사무감사계획서 채택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조례안·동의안 9건 심사 및 행정사무감사계획서 채택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박채아)는 11일, 제350회 임시회 기간 중 제1차 교육위원회를 개최해, 조례안·동의안 9건을 처리하고 2024년도 행정사무감사계획서를 채택했다. 박채아 위원장(경산3)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의 상위법령 개정 사항을 조례에 반영하고, 학습휴가 부여일수 확대와 이용 제한 요건을 완화하여 사기 진작과 활력있는 근무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었고, 조용진 부위원장(김천3)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교육청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조례안」은 경계선 지능 학생의 지원에 관한 사항의 규정을 통해 학습 능력 향상을 지원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었으며, 박용선 의원(포항5)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교육청 한자 교육 지원 조례안」은 한자 교육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생들의 언어능력과 문해력을 향상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각각 원안 가결됐다. 또한, 윤종호 의원(구미6)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교육청 장애학생 문화예술 및 체육 활동 지원 조례안」은 장애학생이 문화예술 및 체육 활동의 참여와 교육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소질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경상북도교육청 직장 내 괴롭힘 근절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신고자의 피해구제 및 회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상호 존중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됐고, 황두영 의원(구미2)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독서실 좌석을 남녀 구분해 운영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해당 조문을 정비하고, 모든 학원업 종사자에게 연수 불참에 대해 획일적인 제재를 하는 것은 과도한 권익침해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사항을 반영하여 조례의 법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각각 원안 가결됐다. 이어 집행부에서 제출한 「2025년도 경상북도교육비특별회계 정기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서는 문경중학교 수영장 취득 변경 내용을 면밀한 검토를 하기 위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박용선 의원(포항5)은 구미와 포항지역의 고등학교가 한쪽으로 치우치고 밀집되어 있어 고등학교 신설이 어려웠다며, 학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마루고등학교가 신설이 추진되는 것과 같이 교육청 공무원이 도시계획 수립 시 적극 참여하여 포항 오천읍에도 고등학교가 신설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외에도 학교폭력 발생 후 피해 학생의 원활한 피해회복과 2차 가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문화환경위원회 정경민 의원(비례)이 대표발의한 「경상북도교육청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교육감이 제출한 경상북도교육청 과학원의 분원으로 경상북도교육청 수학문화관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상북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및 경상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에 따라 감사대상기관 18개, 요구자료 216건을 내용으로 하는「2024년도 행정사무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을 각각 원안 가결했다. 박채아 위원장은 “올해가 2개월이 남짓 남은 시점에서 당초 계획했던 교육정책에 대한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서 잘 마무리 해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교육위가 처리한 안건은 오는 22일에 개최될 제35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 은평구, 은평문해한마당 ‘한평생 좋은날’ 개최

    은평구, 은평문해한마당 ‘한평생 좋은날’ 개최

    서울 은평구는 오는 23일까지 은평문해한마당 ‘한평생 좋은날’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한평생 좋은날은 은평구 문해교육 관련 14개 기관이 함께하는 네트워크 연합행사로, 올해 7회를 맞았다. 문해교육 학습자의 성과를 격려하고 유관기관 간의 정보공유와 교류의 기회를 위해 마련됐다. ‘내 고향, 글 향기로 물들다’를 주제로, 시화전과 본행사로 운영된다. 시화전은 문해교육 학습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30개의 시화 및 엽서쓰기 수상작으로, 오는 18일까지 은평구청 1층 로비에서 열린다. 본행사는 오는 23일에 은평구청 5층 은평홀에서 진행된다. 기관 학습자들의 공연, 시화전 시상식, 시 낭독 및 한마음 백일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행사에는 수상작을 포함해 시화전을 위해 준비한 학습자들의 240여개 작품도 전시된다. 은평구는 기관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배움의 시기를 놓친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학습자의 자존감 향상과 사회활동 참여기회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읽고 쓰는 기초문해 교육, 금융, 경제, 자동화 및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에 대응하는 실용적 생활문해 교육과 디지털 문해력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청 1층 로비에서는 문해교육 학습자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시화 및 엽서쓰기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박용선 경북도의원, 전국 최초 한자 교육 지원 조례 발의

    박용선 경북도의원, 전국 최초 한자 교육 지원 조례 발의

    박용선 경북도의원(국민의힘·포항5)이 대표발의한 ‘경북도교육청 한자 교육 지원 조례안’이 11일 제350회 경북도의회 임시회 제1차 교육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이 조례안은 한자 교육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생들의 언어 능력과 문해력을 향상하기 위하여 제정됐으며, 주요내용으로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 방안이 포함된 한자 교육 지원계획 수립 ▲한자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 지원 등 한자 교육 지원 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말 중 절반이 넘는 53%가 한자어로 되어 있다. 한자어를 잘 이해하는 것이 우리말 표현과 이해 능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례로 지난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 따르면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라고 알고 있었다”, “‘사건의 시발점이다’라고 했는데 왜 선생님이 욕하냐고 했다” 등의 주관식 답변을 예로 들면서 교원 10명 중 9명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박 의원은 “날이 갈수록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라면서 “우리말을 바르고 정확히 쓰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필요하고, 교과서에 있는 한자어만이라도 제대로 익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조례안의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조례안은 오는 22일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통과되면 공포 후 시행될 예정이다.
  • 용산구, 용문동에 용마루어린이도서관 열었다

    용산구, 용문동에 용마루어린이도서관 열었다

    서울 용산구는 지난 8일 ‘용마루어린이도서관’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용문동에 위치한 용마루어린이도서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면적 524.61㎡, 전용면적 317.4㎡ 규모다. 내부는 ▲지하1층 어린이 디지털 체험 및 교육공간 ▲1층 사무실 및 라운지 ▲2층 어린이 자료실 ▲3층 북카페 및 휴게공간 ▲4층 영유아 자료실로 꾸며졌다. 용마루어린이도서관 장서는 약 9000여권이며, 단순히 책을 대출하는 공간을 넘어 어린이 문해력 향상과 창의력 개발에 중점을 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문해력 특화서가’는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엄선했다. 또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과 ‘책 읽어주는 로봇’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함께 소통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어린이 프로그램 ‘쓰레기 제로! 지구 구조대’ ▲북 큐레이션 서비스 ‘용마루의 책나무’ ▲아빠와 함께하는 책놀이 수업 등 어린이뿐만 아니라 양육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구는 개관에 맞춰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지난 9월 시설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전기 및 소방 설비와 독서 공간의 안전성을 면밀히 살펴보며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용마루어린이도서관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영유아 시기부터 책이 있는 공간에서 놀며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고,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 다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며 “도서관의 주인인 구민 여러분과 아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중식 제공? 짜장면 주나요?”…Z세대 61% ‘이 단어’ 뜻 모른다

    “중식 제공? 짜장면 주나요?”…Z세대 61% ‘이 단어’ 뜻 모른다

    “사건의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 “족보는 ‘족발보쌈세트’ 아닌가요?” Z세대의 문해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난 가운데, 문해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독서 부족 및 영상 매체 이용의 증가로 분석된다. 진학사 채용 플랫폼 캐치는 9일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1344명을 대상으로 문해력에 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무려 61%가 ‘가결(可決·회의에서 의안을 합당하다고 결정함)’의 뜻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결’을 포함, ‘이지적(理智的)’ ‘북침(北侵)’ ‘무운(武運)’ ‘결재(決裁)’ ‘모집인원(募集人員): 0명’ 등 여섯 문항의 정답을 모두 맞힌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이 같은 문해력 부족의 원인으로는 ‘독서 등 장문 독해 경험 부족(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영상 매체 시청 증가’가 28%, ‘훑어 읽기, 요약 읽기 습관’이 15%로 나타났고, ‘SNS 등 단문 텍스트 사용 증가’도 14%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Z세대의 연간 독서량은 평균 수치인 ‘7권(2023년 통계청 조사)’ 대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1~3권’ 읽는다고 답한 비중이 35%, ‘3~5권’이 22%로 나타났고, ‘한 권도 읽지 않는다’라고 답한 비중도 무려 17%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5~10권’이 14%, ‘10권 이상’은 12%로 나타났다. 반대로 영상 매체의 경우에는 하루 ‘2~3시간’ 시청하는 비중이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1~2시간’이 28%, ‘1시간 이하’가 19%로 집계됐고, ‘3~4시간(15%)’, ‘4시간 초과(9%)’ 순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부문장은 “Z세대를 포함한 잘파(Zalpha)세대는 영상 콘텐츠의 노출이 가장 많은 세대”라며 “문해력 증진을 위해서는 평소 시간을 내서 책 읽기나 장문 읽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사 91.8% “학생들 문해력 과거에 비해 저하”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7일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서도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저하됐다’(53%), ‘매우 저하됐다’(39%) 등 과거보다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함”, “체험학습 계획표에서 ‘중식 안내’를 보고 짜장면을 먹냐고 물었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다” 등 황당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또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냐고 한다”, “두발자유화 토론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고 한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생각한다”, “경기력 저하의 저하를 왕과 왕비를 칭하는 뜻으로 알고 앞뒤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가로등은 세로로 서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묻는다”, “고가 다리는 비싸게 만든 다리라고 한다” 등의 사례가 잇달았다. 문해력 저하의 문제는 학습 성취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와 성인 이후의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총은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씨줄날줄] 학생 문해력

    [씨줄날줄] 학생 문해력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읽기 영역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 PISA는 전 세계 만 15세 학생(중3, 고1)을 대상으로 3년마다 수학, 읽기, 과학 영역의 학업성취 수준을 측정한다. 문해력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영역은 읽기다. 2022년 읽기 영역에서 한국 학생들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7위. 2018년에는 2~7위였다. 그런데 현장의 교사들은 이와는 다른 평가를 했다. 한국교총이 7일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 학생의 문해력 실태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을 조사했더니 5848명의 교원 중 92%가 학생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고 답했다. 조사에서 드러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수준은 심각했다. ‘족보’는 족발보쌈세트. 우측통행과 수저의 의미를 모르는 초등학생도 있었다. 중학생 중에는 ‘두발 자유화’의 두발을 두 다리로 이해하기도 했다. 중3년생이 나라의 대표 도시인 ‘수도’의 뜻을 몰랐다.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하는 교사가 욕설(시발)했다고 오해했고 ‘혈연’, ‘풍력’의 뜻을 모르는 고교생도 있었다. PISA의 평가와 달리 우리 학생들이 글자는 읽어도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는 얘기이니 충격적이다. PISA는 만 15세 학생만의 문해력 측정인 반면 이번 조사는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인식이기에 심각성은 더 크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다 사용(36.5%)을 1순위로 꼽았다. 디지털 중독이 문해력 저하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중독과 문해력 저하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내년부터 초3·4, 중1, 고1은 수학, 영어, 정보 수업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교과서도 함께 쓰게 된다. 학생 문해력이 개인화된 학습이 가능한 디지털 교과서로 개선될지, 아니면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더 떨어질지 주목된다.
  • “시발점? 선생님이 욕해”… 교원 92% “학생 문해력, 더 떨어져”

    “시발점? 선생님이 욕해”… 교원 92% “학생 문해력, 더 떨어져”

    “사건의 ‘시발점’을 설명하는데 학생이 ‘선생님이 욕했다’고 하더라고요.” “‘중3이 수도 뜻을 몰라서 그 나라의 대표 도시라고 말해 줘야 했습니다.” “이부자리가 별자리냐고 물어보는 학생도 있어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난감했던 적’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세로로 서 있는데 왜 ‘가로등’이냐고 묻는다”, “체험학습 일정에 ‘중식’이 적힌 것을 보고 오늘 짜장면 먹느냐고 한다” 등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겪은 난감한 사례를 전했다. 교총은 7일 이런 내용의 ‘학생 문해력 실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학생들의 문해력 하향 평준화와 학생 간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서울신문 9월 10일자 1·4·5면)가 커지는 가운데 교사의 91.8%는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다.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절반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0~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을 꼽았다. 이번 설문에선 ‘문해력 부족 학생’의 비율을 ▲5% 이하 ▲6~10% ▲11~20% ▲21~30% ▲31% 이상 등 5개로 구분해 질문했다.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48.2%였고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나 됐다. 교사들은 “시험을 치는데 단어 뜻을 몰라 문제를 못 풀어 난감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가정통신문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등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해력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활동 강화’(32.4%)라고 했다. 아울러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가 뒤를 이었다. 교총은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디지털기기 과의존 문제를 해소하는 제도 마련과 독서·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중3이 ‘수도’ 뜻 몰라”

    “시발점? 선생님 왜 욕해요?”…“중3이 ‘수도’ 뜻 몰라”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학생들이 ‘선생님 욕하냐’고 말했습니다.” “두발자율화에 대한 토론을 하는데, 학생이 ‘두발’을 ‘두 다리’인 줄 알았다네요.” 교사 10명 중 9명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저하됐다’(53%), ‘매우 저하됐다’(39%) 등 과거보다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2%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31% 이상’이라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도 46.6%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1%가 ‘21% 이상’이라고 답했다.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30.4%,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르기조차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은 21.4%였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함”, “체험학습 계획표에서 ‘중식 안내’를 보고 짜장면을 먹냐고 물었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다” 등 황당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한 교사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능력 평가를 했는데, 대부분의 단어 수준이 3학년 이하로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3이 ‘풍력’이 뭐냐고 물었다”, “단어까지 가르치면서 진도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등의 하소연도 터져나왔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1순위로 꼽았다.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디지털 기기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뿐 아니라 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교사들은 지적했다.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손글씨 쓰기가 줄고 있다. 학생들의 필체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필체 가독성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94.3%에 달했다. 학생들의 문해력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는 독서활동 강화(32.4%)가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도 필요하다고 교사들은 응답했다. 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문맹률은 1~2%대로 매우 낮다고 하지만 이것이 문해력이 높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3 때까지 독서 습관이 평생 직업 좌우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초3 때까지 독서 습관이 평생 직업 좌우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짧은 동영상인 숏츠와 소셜미디어(SNS)가 유행하면서 긴 호흡으로 책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인쇄매체에 익숙한 중장년층 이상에서도 책 읽기를 버거워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많은 과학자는 ‘읽기’라는 행위가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자주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어린 시절 독서 습관이 상급학교 진학은 물론 장래 직업 결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유아기 및 아동기에 소리 내서 함께 책을 읽는 것이 두뇌 발달의 핵심이며 양육에 있어서 긍정적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4일 밝혔다. AAP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와 보호자에게 신생아 및 어린이에게 함께 책을 읽는 것을 권장하고, 소아과 의사들도 아동 건강 검진 시에 이와 관련한 안내를 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정책 성명서와 기술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우리는 어린이를 위한 챔피언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AAP 2024 춘계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이들 자료는 오는 12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소아과학’에 실릴 예정이다. ‘문해력 증진: 1차 진료 소아과에서 실천의 필수 요소라는 제목의 이번 정책 보고서는 해당 분야에서 이뤄진 방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이 보고서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가 부모-자녀의 관계를 강화하고 초기 애착을 긍정적으로 형성하며, 뇌를 자극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함께하는 공유 독서가 정서, 인지, 언어, 문해력 발달의 기초를 형성해 취학 후 학교 적응에도 도움을 주고 주의력, 실행 능력, 자존감, 사회성 등에 영향을 미쳐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아동기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책도 디지털 책보다는 인쇄된 책이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디지털책은 부모-자녀 상호 작용을 촉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책은 특정 분야만 선택하는 것보다 다양한 문화, 등장인물, 주제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해, 포용력과 사회적 형평성, 소속감 등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도 연구팀은 설명했다. 보고서 주저자이자 아동 문해력 전문가인 페리 클라스 뉴욕대 의대 교수(소아과학)는 “어린이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은 언어와 풍부한 상호작용의 순간을 일상생활과 연결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책 읽기를 잠자리 루틴의 일부나 시간을 정해 놓고 함께 책을 읽는다면 가족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아이의 뇌 발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클라스 교수는 “많은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독서 능력이 상급 학교 진학과 직업적 성공의 중요한 예측 요소”라며 “부모와 함께 책읽는 습관을 갖는다면 이후 독서 활동에서도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문해력 위기’ 심층기획 사례 공감별도 섹션 만들어 향상시켜 볼 만의정갈등 기획, 현장 목소리 잘 담아배경과 문제점부터 해법까지 제시딥페이크 보도는 시의적절했지만시리즈로 원인·대안까지 짚었어야글로벌 인사이트 연재물은 ‘보석’‘혈세 삼킨 공공앱’도 강점 잘 살려통계 함정 잘 파악해야 왜곡 없어예산안도 자료 전달 그쳐선 안 돼12일자 ‘진화론을…’ 칼럼 날카로워복잡한 쟁점, 그래픽으로 시각화를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78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등을 다룬 서울신문의 여러 기획 기사가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국제 소식을 깊이 있게 다룬 ‘글로벌 인사이트’에 대해서도 “보석 같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 미국 금리 인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원인과 대책을 담은 심층 보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도에 활용되는 각종 통계와 예산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10일자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기획이 9월 기사 중 가장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쇼트폼이나 유튜브 등에 노출돼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보도는 그간에도 많았다. 이 기획에서는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해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의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문해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과 학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잘 드러났다. 교사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어려움과 사례가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가는 기사였고 설득력도 컸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획 보도는 물론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2일자 2면의 ‘해외 플랫폼에 연예인 딥페이크, 한국 가수 최다 표적 됐다’와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가 눈에 띄었다. 두 기사 모두 시의적절하게 허위 딥페이크 성범죄 현황과 문제점을 잘 보여 줬다. 특히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는 실제 초등학교 교사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를 특정해 잡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사례였다. 왜 경찰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특정할 수밖에 없었는지와 관련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딥페이크 범죄의 특수성, 현행법의 문제점, 기존 디지털 성폭력과 다른 점 등을 종합해 분량이 더 늘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현행 법률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하고, 왜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지를 지적해야 한다. 허진재 3일자부터 시작한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시리즈는 시의적절한 보도다. 단순히 의대 증원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 개혁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도 심도 있게 짚었다. 지역 공공병원장, 응급실 등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인터뷰 대상자 선정도 탁월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갈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외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 시리즈를 일독했으면 좋겠다. 4일자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기사는 서울신문의 강점이 돋보인 보도다. 유용성 없는 공공앱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잘 지적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앱 5개 중 1개가 폐기 권고를 받은 건 의미 없는 데 돈을 썼다는 얘기다. 국정감사 시즌에 의원실과 협업해 이런 기획을 더 많이 보도하면 좋겠다. 다만 3면에 들어간 ‘주요 폐기 권고 앱’ 그래픽은 앱 개발비나 누적 다운로드 수 등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작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픽 관련해서 10일자 ‘50일 남은 미 대선 초접전 판세’ 기사에서도 기사 본문과 그래픽의 대의원 숫자가 맞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최승필 ‘글로벌 인사이트’는 보석 같은 기획 기사다. 지난달 28일자 12면 일본 총리 선거전 보도와 이달 11일자 12면 유럽연합(EU) 경쟁력 제고 전략보고서를 다룬 보도는 시의적절했고, 해당 이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시리즈인데 매 회차 기획력과 전문성이 돋보인다. 지난달 29일자 16면 ‘긱워커 쉬었음의 함정, 고용통계 눈 가린다’도 통계의 의미와 맹점을 잘 짚었다. 긱 노동자(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구하는 노동자)가 일을 쉬는 경우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 고용지표가 왜곡된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통계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이렇게 부서와 전문가 등을 교차 확인함으로써 해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11일자 14면 ‘기혼 남성, 미혼보다 1600만원 더 벌고 미혼 여성, 기혼보다 200만원 더 번다’ 기사에 대한 통계 해석에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통계청 과장의 말을 인용해 “남성은 결혼하고 나면 유자녀든 무자녀든 취업률이 높지만, 여성은 자녀 유무에 따라 취업과 소득에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만 해석해선 안 된다. 남성은 취업해서 여유가 있으니까 결혼을 했고, 취업한 여성은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자에서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대대적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 설명에 의존했고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 저출생, 국방, 재정 등 분야별로 나눠 보도했는데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가 썼다면 더 좋은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병장 월급 내년 200만원 시대’라는 제목으로 국방 예산을 단순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언론에서는 병장과 간부 월급의 역전 현상을 짚었다. 간부는 월급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내야 하며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하락한다는 점까지 덧붙여 이런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광일 19일자 ‘우라늄 시설 이어 탄도미사일… 북, 미 대선 앞두고 복합 도발’ 기사는 3명의 기자가 유기적으로 잘 협조해 북한, 한반도, 미국 상황까지 곁들여 다각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했다. 심층 분석의 전문성도 있었고 한미일 공조 움직임 등도 제대로 담겼다. 단순히 미사일을 쐈다는 기사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다. 9일자 5면의 ‘국민연금 개혁 급물살’ 기사는 박수영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해 한 면에 나란히 썼다. 여야의 정책 대결을 부각시킨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여야의 정책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점을 지면으로 잘 담아 냈다. 다만 여야의 쟁점이 무엇인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논거는 무엇인지를 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더 잘 보여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일자 20면 ‘용산 출신 에이스 과장도 떠난다, 공직사회 허리까지 휘청’ 기사는 이른바 X세대가 공직을 떠났다는 사례만 나열돼 있다. 의사결정하는 직급과 실제 일하는 직급 사이에 X세대가 있는데, 이게 문제라는 대목만 있다. 이들의 이탈이 문제라고 하면 그 문제점을 좀 더 깊이 짚어 줘야 한다. 12일자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거부하는 당신에게’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아주 좋은 칼럼이었다. 논란이 된 인권위원장도 굉장히 아프게 읽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각의 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라는 점을 잘 알려 줬다고 본다. 이재현 딥페이크 성범죄 보도가 홍수를 이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단편적이고 산발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관련 보도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묶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기사 중 해외 처벌 사례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또 국내 논의에 어떻게 작용할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룰 때는 왜 10대가 딥페이크 피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10대가 가진 윤리의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 근본적인 분석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20일자 18면에 ‘일도 취업 준비도 안 해요, 3년 넘게 쉬는 청년 8만명’이라는 기사는 통계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나 보충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만 다루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기사에서는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일반 독자들에게 2030세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통계 속에서는 15세에서 29세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김영석 다양한 뉴스 플랫폼이 경쟁하는 와중에 독자가 서울신문을 선택하게 하려면 결국 심층 보도와 전문 보도가 강화돼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등이 우리나라 경제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심층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또 과학기술 시대에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등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에 대한 기획 기사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성인문해교육 활동가 양성하는 동대문

    성인문해교육 활동가 양성하는 동대문

    서울 동대문구는 성인들이 문해력과 사회참여, 문화생활 기초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성인문해교육 활동가’를 양성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오는 26일부터 ‘성인문해교육 활동가 양성과정’ 프로그램 수강생을 모집한다. 과정은 다음달 7일부터 오는 11월 11일까지 총 18회에 걸쳐 진행된다. 주요 교육 내용은 문해교육의 이해, 문해학습자의 특성, 문해교수 설계 및 교수학습과정의 이해, 수준별 학습 지도 방법, 비대면 문해수업의 개발과 활용, 어문 규정의 이해 등이다. 수료생에게는 문해교육 전문 강사 자격증 취득 기회도 주어진다. 모집 인원은 선착순 30명이다. 26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은 동대문구 평생학습관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동대문구 평생학습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이번 양성과정이 구민들의 생활 문해력 향상과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현대사회에 적합한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선생님이 교실에 국어사전 놓은 이유…‘문해력 근육’ 훈련 나선 교사들

    선생님이 교실에 국어사전 놓은 이유…‘문해력 근육’ 훈련 나선 교사들

    서울에서 31년째 초등교사로 일하는 민기식 교사는 최근 교실에 학생 수만큼 국어사전을 비치했다. 교과서에서 나오는 각종 용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어휘를 정확히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서다. 민 교사는 “3~4학년 과정에 한자어가 많은데 여기서 이해를 못 하면 공부가 싫어진다”며 “아이들이 나중엔 (사전을) 찾아보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찾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문해력, 즉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을 이해·해석·창작할 수 있는 능력이 하락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문해력 향상을 위한 여러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수업 시간에 단어를 찾아 뜻을 파악하고, 각종 자료를 활용해 ‘읽기 근육’을 키우는 연습이다. 디지털 과의존에 코로나19 등교 공백으로 벌어진 문해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우선 수업 시간에 진도를 나가기 전 최대한 어휘를 쉽게 설명하는 교사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사회·과학 교과 개념의 뿌리를 하나하나 알려주는 방식이다. 조재범 초등교사는 “‘삼권분립’이란 단어가 나오면 아이들에게 한자를 알려주긴 어렵기 때문에 ‘권력 할 때 권’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이해시키려 노력한다”고 했다. 읽기 활동도 대다수 학교에 도입됐다. 서울시교육청의 ‘북웨이브’,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등 전국 시도교육청들도 적극적이다. 대구의 22년 차 초등교사는 “매일 아침 10분 독서가 정말 효과적”이라며 “자유롭게 독서하고 제일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하고, 왜 그 문장이 와닿았는지 이유를 한두줄 쓰게 한다”고 전했다. 짧은 글이라도 직접 써보는 글쓰기 활동도 도입한다. 박은식 초등교사는 “학교에서 각자 반 단위로 글쓰기 공책을 마련해 1교시 전에 주제별로 간단하게 시쓰기, 문장짓기 활동을 한다”며 “5~10분 동안 짤막하게 쓰는데 3월에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12월엔 실력이 늘었다”고 전했다. 대학 입시로 시간이 부족한 고등학교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느낀 교사들이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안연규 구미 선산고 국어교사는 교과서 어휘를 아이들에게 모두 찾게 한 뒤 사전으로 만들고, ‘학습도구어’로 문장을 만드는 활동을 한다. 모르는 내용이나 말이 나오면 유튜브 대신 직접 자료나 사전을 찾기도 한다. 안 교사는 “문해력 활동 이후에 도서관을 가보거나 신문 기사를 읽었다는 학생도 나타나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윤영화 정목초 연구부장은 “자체적인 읽기, 쓰기 훈련과 더불어 기초학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학생에게는 튜터 등 맞춤 지도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애들한테 안 좋지 않니” 시어머니의 잔소리, 올 추석도 스마트폰이 걱정[취중생]

    “애들한테 안 좋지 않니” 시어머니의 잔소리, 올 추석도 스마트폰이 걱정[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두 아이를 둔 강진수(33)는 올해 추석도 걱정이 큽니다.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고향까지 가는데 금세 지루함을 느낀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은 지난 설에도 평소 즐겨 보는 유튜브 영상을 보겠다고 떼를 썼습니다. 운전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강씨는 ‘30분’이라는 제한을 두고 스마트폰을 틀어줬지만 이내 유치원생 딸이 자신도 게임 하고 싶다며 옆좌석에 앉은 오빠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고향 집에 도착한 뒤에도 스마트폰을 둔 다툼은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명절인데 애들 울리지 말고 하고 싶은 것 하게 나둬라”는 할아버지의 지원사격에 기세등등하게 스마트폰을 독점했습니다. 강씨는 “올해도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보겠다고 계속 고집부리면 어쩌나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스마트폰 둘러싼 가족 간 동상이몽모처럼 긴 이번 연휴를 앞두고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스마트폰 주도권 싸움을 벌써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부모와 부모 사이에서도 양육 기준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우려 정도가 다를 때도 많아 남몰래 속앓이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유치원생 아들을 둔 김모(38)씨는 “지난 설에도 제대로 쉬지도 못해 아기 낮잠 재우기 전 식사 때 잠깐 보여준 건데 그걸 보신 시어머니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좋지 않다’며 한소리하셔 기분이 상했다”고 했습니다. 세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송모(31)씨도 아이가 조금이라도 울면 스마트폰부터 쥐여주는 남편과 말다툼을 자주 벌입니다. 이번 추석에도 양가에 갔을 때 혹시라도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될까 걱정이 큽니다. 송씨는 “스마트폰 화면과 콘텐츠들이 애들한테 너무 안 좋다고 해 평소에도 잘 보여주지 않는다”며 “남편은 ‘연휴만큼은 좀 쉬자’면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덥석 쥐여준다”고 하소연했습니다. 4명 중 1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집안 갈등의 씨앗이 되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어른들의 과한 우려가 아닙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도 많고 정서·신체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수두룩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은 평균 23.1%로 나타났습니다. 일상에서 스마트폰 없이 살지 못하고 이용 시간 등을 조절하는 능력이 낮은 상태 등을 의미하는 과의존군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3~9세 어린이 중 25%, 만 10~19세 청소년은 40.1%가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스마트폰 이용이 문해력이나 집중력뿐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이상미 동양대 간호학과 교수의 논문 ‘초기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초기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대인 공감력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이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나 공감 발달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아이, 폰과 멀어질 수 있을까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만큼 결국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유치원생 아들이 디지털 기기를 너무 수월하게 사용해 무섭다는 김모(37)씨는 “요즘 식당만 가도 어른과 아이 모두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와 적당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는 각자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기보다는 가족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부정하는 당신에게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부정하는 당신에게

    ‘작년에 왔던 각설이’도 아니고 ‘구천을 떠도는 유령’도 아닌 것이 지박령처럼 뿌리박고 잊을 만하면 머리를 들이민다. 바로 현대 생물학의 근간인 진화과학을 거부하는 태도 말이다. 과학기자로서 얼마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안창호씨의 인사청문회에 눈길이 갔다. “진화론을 가르친다면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께서 천지창조를 하셨으니 진화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오래돼서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대학교 때 본 책에 의하면 진화론의 가능성은 0이다” 등의 발언들 때문이었다. 그런 비과학적 망언들이 낯설지는 않다. 12년 전인 2012년 일이었다. 기독교 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교진추)가 진화과학의 대표적 근거인 시조새와 말의 진화 같은 부분을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삭제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과학저널 ‘네이처’는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결국 수많은 국내외 과학자의 비웃음거리가 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다. 5년 뒤인 2017년에도 사건이 있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진화과학에 대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장관 후보자로서 그 부분을 밝히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변했다가 뒤늦게 “질문을 착각했다”며 번복했다. 같은 해 박성진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창조론을 주장하는 창조과학회 활동이 밝혀지면서 낙마했다. 이번 안 위원장의 발언이 이전 사례보다 더 황당했던 이유는 헌법이라는 명확한 근거로 엄정한 판결을 해야 했던 헌법재판관까지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객관적인 사실을 부정할 수 있다는 점은 그동안의 법률적 결정을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19세기에 등장한 생물 진화이론은 20세기 들어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도움을 받아 엄청난 도약이 이뤄졌고, 과학적으로도 엄정하게 검증된 이론체계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96년 “다윈의 진화론은 가톨릭 교의에 모순되지 않는다”며 로마 교황청 사상 처음으로 진화론을 인정한 바 있다. 최근 진화과학은 진화심리학, 진화경제학, 진화의학, 진화유전학, 진화윤리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융복합 연구를 이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진화과학 연구자들은 점점 늘고 있다. 안 위원장의 논리라면 이 과학자들은 가능성 제로인 이론에 매달려 있는 ‘미친 사람’들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과학적 소양은 필수다. 빠르게 변하는 과학기술 사회에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과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논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과학책 한 권쯤은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 위원장이 대학을 다녔던 1970년대 말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용도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으면서 진화과학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과학에 대한 무지와 종교적 신념이 과학에 대한 반증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진리의 영역과 믿음의 영역을 헷갈리고, 개인적 신념과 아집을 진실과 착각하는 사람은 문해력을 넘어 지적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단순한 믿음으로 과학적 진리를 거부하고 흔드는 중세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런 식이라면 조만간 4체액설이나 골상학도 과학 교과서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든다. 다른 선진국들처럼 이공계 출신들이 고위 공직에 오르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경청의 자세와 과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오르길 기대하는 것은 이 나라에서는 그저 헛꿈일까.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단독] 커갈수록 문해력 격차 심화… “문제 이해 못 해 시험을 못 봐요”[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단독] 커갈수록 문해력 격차 심화… “문제 이해 못 해 시험을 못 봐요”[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문해력이 하향 평준화됐을 뿐 아니라 학생 간 문해력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초중고교생의 문해력을 진단한 검사 결과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 향상 속도는 둔화하고 학생 간 실력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해력의 기초를 다져야 할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의 읽기 능력 진단에선 약 8%가 ‘기초 미달’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2023 문해력 진단검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초중고교생 4만 5000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검사를 한 결과 학년별 평균 점수는 초등 4학년 1465.52점, 초등 6학년 1550.56점, 중학교 2학년 1621.68점, 고교 1학년 1674.68점이었다. 점수 범위는 최저 1000점, 최고 2000점으로 전체 학년의 기본 문해력·수리력을 같은 범위 안에서 비교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진단 도구를 활용해 총 210개교에서 초등 4·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문해력과 수리력을 진단했다. 문해력의 경우 어휘, 글의 탐색과 확인, 통합·해석, 평가와 적용 등 4개 영역을 측정해 학생들이 다양한 글을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능력을 갖췄는지 진단한 뒤, 교육에 활용한다. 지난해 검사 결과를 보면 초등 4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학년이 올라가면서 문해력 점수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하지만 상승 폭은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초등 4학년에서 초등 6학년까지 평균 점수는 85점 올랐지만 초등 6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는 71점, 중학교 2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는 53점으로 향상 폭이 줄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생들의 문해력이 좋아지긴 하지만 집단 내 격차를 나타내는 표준편차는 커진다”며 “같은 학년 안에서 학생 간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해력이 뒤처진 학생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다른 학생들보다 학습과 생활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한 12년차 초등 교사는 “1~2학년부터 독서 활동을 한 아이와 하지 않은 아이는 대화 수준부터 다르다”고 전했고, 11년차 고교 교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중하위권은 문해력이 더 떨어지고 시험을 볼 때 문제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학 입시 탓에 문해력의 차이를 좁힐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어릴 때 기초공사를 잘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문해력의 기본기를 다져야 하는 초등학교 때 기초 미달 수준의 읽기 능력을 보이는 학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6~29일 서울 시내 초등학교 두 곳의 3~6학년생 163명을 대상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개발한 진단 도구를 활용해 문해력 평가를 실시한 결과 8%(13명)는 해당 학년에서 요구하는 기초 수준에 못 미치는 기초 미달이었다. 또 평가를 진행한 모든 학급에 기초 미달 학생이 포함돼 있었다. 평가원의 문해력 진단 도구는 25개 문항에서 일기, 편지글, 설명문, 문학 등 여러 글을 제시하고 내용 확인·추론·비판·평가·어휘 영역을 측정해 읽기 능력을 평가한다. 정답 수가 학년에 따라 10~11개 이하면 기초적인 읽기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이런 학생이 두세 명만 있어도 교사의 수업 진행은 쉽지 않다. 윤영화 정목초 연구부장은 “대부분 학급에 기초 수준에 못 미치는 학생이 최소 2~3명은 있다”며 “이 학생들은 학습 지원 튜터의 도움을 별도로 받아야 학교에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 미달은 아니지만 정답 수 11~15개로 ‘경계’에 있는 학생도 17.8%였다. 한 학급당 20명 기준으로 보면 평균 4명 정도다. 진단 도구 개발에 참여한 김지영 평가원 부연구위원은 “한 학급에서 학생 간 수준 차이가 크면 지도하기가 더 까다롭다”며 “학생을 더 면밀히 파악하는 질적 검사를 병행해 경계에 있는 학생도 능숙한 독자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사들 문해력 코치로 양성… 학생 수준별 맞춤교육 필수”[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교사들 문해력 코치로 양성… 학생 수준별 맞춤교육 필수”[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법 가르쳐야독서·국어 공교육 정교한 설계 필요 학생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은 베테랑 교사들을 활용한 ‘문해력 코칭’ 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저학년부터 문해력이 떨어지면 학습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자신감도 하락하는 만큼 학생 수준에 맞는 조기 지원은 필수다. 가정과 사회에서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아이들이 음성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넓혀야 한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이 학습의 ‘기본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해력에는 유창성·독해·어휘력의 종합인 ‘기초 문해력’과 글에 감춰진 내용까지 해석하고 비판하는 능력인 ‘심층 문해력’이 있는데 학생마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길러 줘야 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파악하고 수업에 대한 논의도 할 수 있도록 숙련된 교사를 문해력 코치로 양성해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소화하는 교사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해력에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서는 흥미로운 글 읽기 과제를 줘 자기 효능감을 높여 줘야 한다. 조 교수는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제할 순 없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전자책이든 소셜미디어(SNS)든 꼼꼼하게 천천히 읽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 어휘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명선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어휘력과 문해력의 상관도는 80% 이상이다. 어휘력 향상으로 수업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의 유의어, 반의어, 상하위어 등을 배우면 어휘 시험 점수도 크게 오른다는 게 신 교수의 분석이다. 공교육에서의 체계적인 독서와 국어 교육도 중요하다. 내년부터 순차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국어 시간이 34시간 늘어나는 만큼 정교한 수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은정 고양 토당초 사서교사는 “학교마다 독서 교육 시간이 다른데 이를 명확하게 하고 전문 교사가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해력은 취학 전 음성언어를 얼마나 접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이가 음성언어로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다. 이경남 광주교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책 읽는 문화의 정착을 사회적 책무로 인식하고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 OECD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집중…문해력 맞춤 검사 개발도[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OECD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집중…문해력 맞춤 검사 개발도[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美, 단순 이해 넘어 ‘맥락 고려’ 진단 서울시교육청 ‘문해력 검사’ 개발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와 학습 격차는 전 세계적인 고민이다. 그만큼 글과 자료를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에 맞게 표현하는 문해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문해력의 개념을 ‘사회참여와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능력’까지 넓히는 추세다. 한국도 교과 기반 평가보다 기초 역량에 기반한 평가를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파악해 적절한 교육법을 찾기 위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실생활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읽기 능력을 얼마나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데이터를 국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참여국들이 교육정책과 학습 실태를 개선하도록 돕는다. 미국은 국립교육통계센터에서 국가수준 교육성취도평가(NAEP)를 주관한다. 4학년(만 9세), 8학년(만 13세), 12학년(만 17세)을 대상으로 문학·과학·사회 텍스트를 읽고 독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 이해를 넘어 독자의 주도성과 적극성,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는 능력까지 포괄한다. 호주의 경우 교육평가보고청에서 주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매년 3월 실시된다. 컴퓨터 기반 방식으로 읽기·쓰기·언어 규범을 측정해 학생의 응답에 따라 다음 문제가 달라진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여러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능력을 진단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된 가운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 소양으로 문해력·수리력·디지털 소양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교육청 처음으로 ‘서울 학생 문해력 진단검사’를 개발해 역량 중심으로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을 측정한다. 오는 11월에는 초·중·고교 500곳(서울 전체 1318곳 중 약 37%) 약 10만명의 학생이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는 교육 활동을 계획하고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도 각자의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 수준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도 학생 지원에 활용된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학교 전체의 문해력 수준을 관찰하고 거기에 맞춰 특화된 수업 아이디어나 접근법을 개발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단독] “쌤, 무슨 말이에요”… ‘불통’에 갇힌 교실[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단독] “쌤, 무슨 말이에요”… ‘불통’에 갇힌 교실[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교사 심층 인터뷰·학생 설문조사 국어 외 과목도 단어 설명에 ‘진땀’주제 이해 능력·표현력도 떨어져 “선생님, ‘완강하다’는 ‘완전 강하다’ 아닌가요?” 수도권 고등학교의 한 영어 교사는 최근 고교 3학년 수업에서 뜻밖의 질문을 들었다. ‘완강하다’가 ‘완전 강하다’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는 학생들은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자기들끼리 웅성거렸다. “‘모색한다’는 ‘색깔을 따라 칠한다’는 뜻인가요?” 생각지 못한 질문에 이 교사는 “내가 영어 교사인지 국어 교사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양한 글을 이해하고 창작할 수 있는 힘,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학생들의 문해력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올 2학기가 시작된 8월 중순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초중고교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학생 조사를 병행한 결과 교사들은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최근 2~3년 새 문해력이 낮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자기표현과 소통까지 불편을 겪기에 더 문제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문해력 저하는 초등학생부터 발견된다. 조기 교육으로 한글을 뗀 덕에 글자는 술술 읽지만 단어와 문장의 뜻을 파악하지 못한다. 김민중 대구 월배초 교사는 “고학년이 북한 이탈 주민에서 ‘이탈’의 뜻을 모른다든지 지진이나 홍수는 알아도 ‘재난’ 같은 상의어나 포괄어를 모르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했다. ‘같이’를 ‘가치’로 쓰는 등 비교적 쉬운 맞춤법을 틀리거나 문장 주술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는 고학년도 쉽게 볼 수 있다. 교사들이 겪은 문해력 부족으로 인한 ‘불통’ 사례는 끝이 없다. 성교육 관련 조사를 위해 ‘성적 문제’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공부 성적을 의미하는 거냐고 반문한다. 국어는 물론 수학·사회·과학 등 다른 교과 학습에도 걸림돌이다. 수학 계산 능력은 뛰어나지만 서술형 문제의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손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조미숙 교사는 “‘대변’(마주 보는 변)을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똥 아니냐고 한 적도 있다”며 “수학 개념은 단어와 직접 연결된 게 많다 보니 더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교과를 가르칠 때도 기본 단어 설명에 수업 시간의 10~20분을 할애해야 한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단어를 모르면 진도를 나가기 버거워서다. ‘매질에 따른 빛의 굴절’을 설명하는데 왜 때리냐고 물어서 한참 설명하거나(초등 6학년 교사) ‘왕이 승하한다’는 표현을 몰라 역사 시험에서 오답이 속출(고교 1학년 교사)하다 보니, 교사들은 어휘 설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10대 하루 평균 8시간 인터넷 이용긴 글 읽기 꺼리고 핵심도 못 짚어독후감 숙제 받으면 챗GPT에 문의“문해력 문제 푸는 사교육까지 등장”교사들은 학생들이 글의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만 글이 길어도 읽기를 피하거나 엉뚱한 주제를 적기도 한다. 예컨대 ‘환경 보호를 위해 주인공이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글의 주제를 ‘자전거를 타고 싶다’로 답한다는 것이다. 황수진 인천 이음초 교사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의도를 알아내는 걸 어려워한다”며 “긴 글도 영상 요약본으로 접하니까 스스로 찾는 힘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해력이 떨어지면 표현력도 함께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독후감 숙제를 받은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요약 영상을 보거나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에게 물어본 결과를 적어낸다. 초중고교에서 공통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스스로 느낀 점을 적으라고 하면 단순 표현만 나열한다. 34년차 초등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재밌다’, ‘싫다’, ‘좋다’는 정도밖에 표현을 못 한다. 글로 풀어서 쓸 능력이 안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연수 탕정중 국어 교사는 “친구들이나 부모님과도 메신저로 짧은 메시지만 주고받으니 대화를 통해 단어나 표현을 터득할 기회가 줄었다”며 “전반적으로 언어생활 자체가 단순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저 수준 문맹률과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은 왜 하락한 걸까. 인터뷰에 응한 교사 20명 모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영상 매체 이용 증가’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15년차 이상 교사들은 스마트폰의 등장 전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극명하게 느낀다고 한다.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 노출이 급격히 늘고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와 메신저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책을 읽거나 대화·토론할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8시간(479.6분)으로 2019년에 비해 1.8배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97.3%)와 유튜브 쇼츠(68.9%), 인스타그램 릴스(47.6%), 틱톡(39.6%)으로 이용률 2~4위가 모두 쇼트폼 콘텐츠 플랫폼이었다. 교사들은 흥미와 자극 위주의 영상 시청이 글 읽기 방해의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15초 안팎의 짧은 길이에 언어도 거의 없는 ‘릴스’와 ‘쇼츠’에 익숙해지다 보니 호흡이 긴 글을 읽어내지 못한다. 배주호 초등교사는 “쇼트폼 콘텐츠가 많아지고 짧은 메시지로만 소통하면서 전반적인 주의 집중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공백도 주요한 문해력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교사 20명 중 13명은 문해력 저하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화했다고 봤다. 경기도의 23년차 영어 교사는 “학교에 못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량이 감소했지만 상위권 아이들은 코로나 전후에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중하위권은 어휘력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교사의 절반 이상인 11명은 한자어와 어휘 교육의 감소도 문제라고 봤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개념과 용어는 한자어로 돼 있어서다. 중학교 1학년 박모군은 “국어 교과서에 ‘민초’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민트초코’인 줄 알았다”며 “처음 보는 단어 중에도 한자어로 된 단어가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한자어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기식 서울 면일초 교사는 “한자어가 3학년 이후 교과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대충 이해한다”며 “한자어 속뜻을 가르쳐 주면 이후 학습에서도 훨씬 쉽게 배운다”고 강조했다. 독서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의 부족도 한 원인이다. 일기 쓰기가 인권 침해라는 논란이 나온 이후 주제 글쓰기 등 다른 방식의 교육을 도입하거나 독서 활동을 만든 학교들도 적지 않다. 안연규 구미 선산고 국어 교사는 “최근 문해력이 주목받자 문해력 문제를 푸는 기술을 연습하는 사교육도 생겼다”며 “학교에서 오래 생각하고 질문하고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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