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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연 칼럼]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

    [김상연 칼럼]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

    제목만 보고 부정선거와 관련한 무슨 엄청난 팩트가 실렸을 것이라 기대하고 들어온 독자들이 있다면 이 지점에서 나가셔도 된다. 팩트는 다뤄질 만큼 다뤄졌다. 이미 법원 판결까지 나왔고 현직 국회의원이 부정선거론자들과 생중계 맞짱토론도 벌였다. 이제 부정선거론은 팩트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가 됐다. 다 나온 팩트를 놓고 믿을지 안 믿을지는 결국 상식의 영역이다. 이 글은 상식을 연료로 나아갈 것이다. 2010년 창졸간에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원인을 놓고 별의별 가설이 난무했다. 암초에 부닥쳤다, 내부폭발이 있었다, 배가 낡아서 저절로 쪼개졌다, 미군이 훈련 중 오폭했다…. 정부는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 24명으로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고, 34일간의 조사 끝에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침몰 원인으로 발표했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은 조사단에 참여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고, 러시아는 뒤늦게 3명의 전문가가 방한해 1주일간 조사하고 돌아간 뒤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시중엔 “수중에서 발견된 북한 어뢰는 사후에 위조된 가짜”라는 음모론이 돌았다. 그 어떤 증거를 들이대도 조작됐다고 우기면 설득할 도리가 없다. 이럴 때 상식이 등장해야 한다. 만약 조작이라면 한국은 물론 중립국인 스웨덴의 전문가들까지 수많은 사람이 공모하고 완벽히 비밀을 지키는 게 가능한가. 없는 사실도 만들어 폭로하는 세상 아닌가.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는 왜 억울하다는 북한 편을 들지 않는가. 부정선거 음모론도 상식으로 풀면 쉽게 정답이 나온다. 만약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면 누가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할까. 바로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낙선한 당사자들은 조용하고 제3자가 부정선거라고 열을 올린다. 국민의힘의 어떤 국회의원은 누구도 믿을 수 없어 가족과 친척을 개표 참관인으로 지정한다고 한다. 그 참관인들이 개표 현장에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한다고 한다. 그러니 낙선한 후보가 부정선거를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부정선거라면 그 많은 선관위 직원과 참관인이 모두 공모해 완벽히 비밀을 지키는 게 가능한가. 없는 사실도 만들어 폭로하는 세상 아닌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는 호남 10곳, 인천 2곳 등 일부 투표소에서 ‘쌍둥이 득표’가 나와 또 부정선거론을 자극했다. 하지만 통계학자들은 그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통계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은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통계학자들이 무슨 이득을 본다고 단체로 거짓말을 하겠나. 그리고 부정선거를 하려면 접전지에서 하지 왜 국민의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호남에서 하겠나. 한번 빠지면 악화일로를 걷는 게 음모론의 악마성이다. 일부의 부실, 일부의 우연이 도파민으로 활활 타오르는 확증편향에 기름을 부으면서 전체의 부정으로 확대된다. 천안함 음모론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둘 다 믿는 사람도 봤다. 전자는 좌파적 음모론이고 후자는 우파적 음모론인데, 이념이고 뭐고 음모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직 국무총리가 1미터 높이에서 “조심해”라고 외치며 투신해 전경의 품에 안기는 장면에서 음모론의 슬픔은 완성된다. 우리가 인생의 꽃다운 나이를 바쳐 오랜 기간 학교를 다니는 것은 사회에 나와 미적분과 방정식을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 소양이란 여러 팩트들과 전문가의 의견들을 놓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상식의 힘을 말한다.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부정선거론자 10명 중 9명은 설득되지 않을 것이다. 가치관 전체가 부정당하는 인지부조화를 견디지 못해 신념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다만 단 1명이라도 자신의 믿음이 틀릴 수 있다는 회의를 품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그 육중한 회의의 문을 열고 나가면 재미없고 덜 자극적이지만 보편과 합리의 파도가 넘실대는 상식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한승원 소설가, 등단 60주년 기념 북콘서트···18일 빠삐용zip

    한승원 소설가, 등단 60주년 기념 북콘서트···18일 빠삐용zip

    한국 문단의 거목 한승원 작가의 등단 60주년을 기념하는 자선 중단편집 ‘야만과 신화’ 북 콘서트가 열린다. (사)장흥문화공작소는 오는 18일 오후 3시 30분 장흥군 장흥읍에 위치한 빠삐용zip ‘영화로운 책방’(구 교도소)에서 독자들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선정된 자선 소설집 ‘야만과 신화’는 작가의 등단작이라 할 수 있는 ‘목선’에서부터 2001년의 ‘그러나 다 그러는 것만은 아니다’까지 한 작가의 단편 13개를 싣고 있다. 1968년 단편소설 ‘목선’으로 등단한 한 작가는 고향 장흥의 바다와 갯벌, 그리고 그곳에서 질기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을 특유의 역동적이고 토속적인 문체로 그려왔다. 그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불의 초상’, ‘추사’, ‘다산’ 등 수많은 명작을 집필하며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휩쓴 명실공히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다. 고향으로 낙향한 이후에도 ‘해산토굴’에 머물며 흔들림 없는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 이유에 대하여 말하곤 한다. 나는 살아 있는 한 소설을 쓸 것이고 소설을 쓰는 한 살아 있을 것이다”라고 밝힌 한 작가는 파킨슨병 투병 중이라는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펜을 들며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번 북 콘서트는 그의 숭고한 문학적 생명력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장흥문화공작소 관계자는 “장흥의 갯벌과 바다, 그곳에서 질기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승원 문학의 흔들리지 않는 뿌리다”며 “지역의 고유한 정서와 삶의 기록을 문학이라는 신화로 승화시켜 온 한승원 선생님의 60년 발자취를 지역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 “태양 1조 개 밝기”…우주가 4살 때 나타난 ‘괴물 블랙홀’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

    “태양 1조 개 밝기”…우주가 4살 때 나타난 ‘괴물 블랙홀’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

    138억 년 우주 역사에서 빅뱅 직후 최초의 6억 7000만 년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우주를 여든 살 노인에 비유하면 네 살 정도일 때다. 그런데 이 무렵에 이미 태양 1조 개에 맞먹는 빛을 내뿜는 괴물 천체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유럽우주국(ESA),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UCSB), 네덜란드 레이던대 공동 연구팀은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퀘이사 31개를 무더기로 찾아냈다고 7일 밝혔다. 이 중 거대 블랙홀이 동력원인 은하핵 2개는 우주의 나이가 현재의 5%에 불과한 6억 7000만 년이었을 때 태양 1조 개에 맞먹는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7월 6일 자에 실렸다.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천체로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대량으로 집어삼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퀘이사는 은하의 일생에서 짧게 지나가는 한 단계지만 초대질량 블랙홀로 대량의 물질이 소용돌이치며 빨려 들어가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돼 극단적으로 밝은 빛을 낸다. 이에 엄청난 우주적 거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 자기가 속한 은하 전체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밝게 빛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퀘이사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천체물리학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러나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에 달하는 괴물 천체들은 우주가 유아기였을 때도 존재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토록 빨리, 그리고 거대하게 자라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빅뱅 후 약 7억 7000만 년 이전에는 퀘이사를 만들 만큼 크게 자란 은하 자체가 거의 없어 이 시기 퀘이사는 극히 드물다. 설령 존재하더라도 원시 퀘이사의 빛은 희미한 데다 우리와 가까이 있는 별들의 신호와 혼동되기 쉬워 탐지가 어려웠다. 2023년 ESA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풀기 위해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유클리드는 지구 대기의 적외선 방해가 없는 우주에서 넓은 하늘을 깊게 훑을 수 있어 초기 우주 천체 탐색에서 최적의 도구다. 유클리드의 광역 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주 나이가 현재 5%에 불과했던 초기 우주에서 31개의 새로운 퀘이사를 발견했다. 그중 가장 오래된 두 천체인 ‘EUCL J172902.75+641018.1’과 ‘EUCL J125308.55+705432.3’의 적색이동은 각각 7.77과 7.69로 역대 가장 오래된 퀘이사로 확인됐다. 적색이동(redshift)은 우주 팽창으로 천체의 빛 파장이 붉은 쪽으로 늘어나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값이 클수록 더 멀고 오래된 천체다. 적색이동 7은 우주 나이가 현재의 6%도 안 되던 시점에 해당한다. 둘 다 130억 광년이 조금 넘는 거리에 있으며 우주 최초 6억 7000만 년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된 퀘이사를 정밀 관측한 결과 먼지와 가스로 가득 차 맹렬하게 새 별을 만들고 있는 은하 속에 파묻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초대질량 블랙홀을 품은 모(母)은하가 어떤 모습일지 짐작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발견으로 인류가 아는 적색이동 7 이상의 퀘이사 수는 단숨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적색이동 7 이상, 즉 우주 최초 7억 7000만 년에 해당하는 시기의 퀘이사를 10개 정도 찾는 데 10년 넘게 걸렸지만 유클리드는 1년 만에 그보다 더 많은 수의 퀘이사를 발견했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수천만 개 광원 속에서 퀘이사와 거의 똑같아 보이는 별들을 걸러내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수년에 걸쳐 개발했으며 새 퀘이사의 3분의 2는 미국 하와이 켁(Keck) 망원경 후속 관측으로 확인됐다. 이 퀘이사들은 ‘재이온화 시기’로 불리는 우주사의 전환기에 존재했다. 최초의 별과 은하들이 내뿜은 빛이 초기 우주를 채우고 있던 차갑고 어두운 중성 수소 안개를 걷어내던, 오늘날 우주의 무대가 마련된 결정적 시기다. 연구를 이끈 조지프 헤너위 미국 UCSB 물리학과 교수는 “우주가 이제 막 시작됐을 무렵에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들이 발견되고 있는 등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퍼즐은 더 난해해진다”며 “적색이동 8, 즉 우주 최초 6억 3000만 년 이내의 퀘이사를 찾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 관악구, 읽고 쓰고 걸으며 만나는 ‘생태 동시’ 교실

    관악구, 읽고 쓰고 걸으며 만나는 ‘생태 동시’ 교실

    서울 관악구는 작가와 함께 동시를 통해 생태의 의미를 탐구하는 강좌 ‘저 새는 무슨 말을 할까? 생태 동시 교실’을 연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동시와 동요에 담긴 자연의 의미를 살펴보고, 동시 쓰기와 탐조 활동을 통해 생태 감수성을 높이는 체험형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구는 2015년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한 아동문학가 정란희 작가를 강사로 초빙했다. 수강생들은 우리 동시와 동요를 함께 감상하고, 직접 생태 동시를 써보게 된다. 또한 동시집 ‘저 새는 무슨 말을 할까?’의 저자 서서희 작가와의 북토크와 관악산 탐조 활동도 진행될 예정이다. 강의는 오는 21일부터 9월 15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관악구 평생학습관과 관악산 등산로 일대에서 진행된다. 구는 관악구민 40명을 관악구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결원이 있을 경우 타 자치구 주민도 신청 가능하다. 수강료는 무료다. 박준희 구청장은 “이번 강좌가 문학을 통해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일상 속에서 생태 감수성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실용과 협치로 도봉 대전환… 거대한 ‘창동 엔진’ 돌린다”[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실용과 협치로 도봉 대전환… 거대한 ‘창동 엔진’ 돌린다”[민선 9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구호보다 ‘삶이 나아지는 변화’내년 서울아레나 준공·GTX C 착공‘강북 전성시대’ 발맞춰 실리 극대화‘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전략아레나 활용해 문화·상권·관광 연계하나로마트 부지 주상복합 등 개발동서 간 생활권 막는 교통망 혁신1호선 지하화·우이방학경전철 이행교통 취약층 위한 ‘복지 버스’ 도입젊은이들도 살기 좋은 도봉으로창동 역세권에 청년 주택 공급 구상전철역 인근 ‘권역별 보육센터’ 계획“구민이 바라는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내 삶이 나아지는 변화’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욱(60) 도봉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창동 구민회관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당선인 신분으로 진행한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주민과 함께 일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며 ‘실용’이란 화두를 강조했다. 2010년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시절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상급식 조례 등으로 치열하게 대립했던 그이지만, ‘대립’이 아닌 ‘협치’를 내세웠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오 시장의 ‘강북 전성시대’ 기조에 발맞춰 도봉의 실리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도봉은 멈춰 있었다”면서 “내년 서울아레나 준공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착공 등 거대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은 상황에서 촘촘하고 실행력 있는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9기 도봉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사실 당선의 기쁨보다 마음이 무척 무겁다. 인사를 다니다 보면 주민들이 제기하는 민원 중에 피부로 와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 재개발 문제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고 광역 교통망 확충도 결정하기 쉽지 않다.하지만 행정은 결국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8대 시의회 시절 무상급식 논란, 서울광장 개방 공방 등 오 시장과 갈등으로 치달았던 사안을 잘 기억하고 있다. 지금 시의회도 민주당이 과반(118석 중 80석)을 차지한 만큼 수레의 양 바퀴처럼 호흡이 중요해졌다. 당리당략을 떠나 도봉구만의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가지고 서울시와 철저하게 협력하고 논의해 맞춰가겠다.” -핵심 공약인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와 서울아레나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창동 역세권 개발은 도봉의 도시 구조를 바꾸는 메인 엔진이다. 서울시 정책에 무조건 끌려가지는 않되 오 시장의 창동 개발론과 유기적으로 합을 맞추는 ‘도봉만의 정책’이 핵심이다. 내년 준공되는 서울아레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한 아레나와 하나로마트 부지 개발에서 나오는 공공기여를 확실히 받아내 도봉의 자산으로 삼겠다. 특히 하나로마트 부지는 농협 측과 대체 부지 마련 및 2~3년간의 영업 여건을 고려해 상부에 주거와 부족한 숙박(호텔) 시설, 쇼핑센터가 결합한 주상복합 복합개발을 추진하려 한다. 또한 상업 기능 중심인 창동민자역사와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율하겠다.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창동민자역사 입주자 갈등을 조정하는 숙제 역시 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GTX-C 노선과 우이방학경전철 등 교통 인프라 혁신 방안은 무엇인가. “도봉구의 가장 큰 지역적 현황이자 숙제는 동서 간 생활권을 차단하고 있는 지상철의 지하화다. 다행히 최근 GTX-C 노선 건설 측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경원선(1호선)구간도 지하화가 병행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경원선의 도봉구 구간은 녹천역에서 도봉산역까지 약 6㎞ 구간으로 4호선 지하화와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우이방학경전철은 시의원 시절 사업성이 떨어지는 민자 사업을 재정 사업으로 살려놓은 도봉의 숙원사업이다. 이제 설계비가 반영돼 착공할 수 있는 단계에 온 만큼 주민과의 신뢰 차원에서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방학에서 노원 상계역, 마들역을 거치는 ‘소타원형 경전철’ 노선을 신설해 4·7호선 환승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우리 구의 65세 이상 인구가 26%에 이르는 현실에 맞춰 ‘교통 복지’도 실현하겠다. 쌍문1동, 창3동, 방학2동처럼 버스 노선이 열악한 지역에 교통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 버스’를 도입하겠다.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구청, 보건소, 노인복지관, 주요 지하철역과 김수영문학관 등 지역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무료 셔틀 형태가 될 것이다.” -관광진흥지구 지정 언급이 있었다. 유입 인구를 늘리고 소비하게 할 전략은. “서울아레나가 들어서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텐데, 공연만 보고 곧바로 도봉을 빠져나가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 편스마트 교통을 통해 장도 보고 도봉산도 둘러보는 종합적인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외국인을 포함해 누구나 편리하게 택시를 부르고 이동하는 스마트 교통 앱 체계를 구축할 생각이다. 또 도봉산 국립공원 초입에서 1000~2000원의 입장료를 받되 지역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돈을 걷겠다는 게 아니라 그 상품권을 들고 쌍리단길, 도봉옛길 같은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에서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를 짜겠다는 뜻이다. 아레나 관람객들이 도봉에서 1박을 하고 갈 수 있도록 하나로마트 부지 개발이나 화학부대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하는 방안도 병행하겠다.”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정착을 위한 주거 및 보육 대책은 어떻게 준비하나. “청년들이 정착하려면 주택, 교육, 교통이 직업과 이어지는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도봉구는 대기업이 없어 제한적이다. 대안으로 창동역 역세권에 청년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직장맘들의 가장 가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권역별 보육지원센터’를 지하철역 인근에 지을 계획이다. 출근길에 아이를 맡기고 퇴근길에 데려가는 보육·교육 걱정 없는 도봉을 만들겠다. 1인 가구 어르신 돌봄과 청년 주거를 묶는 선순환 주거 개선 시범 사업도 추진하려고 한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의료, 보건, 식사, 세탁 서비스가 통합 제공되는 공동 돌봄 생활 공간을 마련하고, 어르신들이 이주하며 빈 주택가의 노후 가구를 정비해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과 협의해 나가겠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추진 방향은. “재건축·재개발은 주민 분담금 문제와 사업성 등 원초적인 갈등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구청은 과거 서울시의 ‘매니저 제도’를 적극 도입해 주민 협의체나 추진위 구성을 행정적·법적으로 밀착 지원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 존중이다. 주민 뜻이 모이면 구청은 용적률 상향 등 최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에 특례 조항이나 한시적 완화를 적극 요구하겠다. 진행 상황을 철저히 파악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대규모 이주 수요 등도 고려해 우선순위를 신중히 검토하겠다. 또한 창동 개발과 인공지능(AI) 인프라, 교통망 연계도 힘쓸 것이다. 이전을 마치고 앞으로 3년간 환경점검에 들어가는 화학부대 유휴부지의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폐교 후 도봉초 학생들이 사용 중인 도봉고처럼 학교 통폐합을 미리 조정하는 등 미래 행정자원을 촘촘하게 그려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수위 이름을 ‘도봉 대전환 준비위원회’로 정했던 것은 멈춰 있던 도봉에 거대한 변화의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구청장 하나 바뀐다고 도시가 확 바뀌지는 않는다. 우선 일하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고, 둘째 공무원 조직과 정치 조직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셋째 구민과의 단단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구청장인 저 자신부터 내려놓고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얻겠다. 말이 아닌 실행력과 혜택으로 답하는 구청장이 되겠다.” ■김동욱 구청장은 1966년 전북 정읍 출신으로 도봉초·중과 홍대부고, 원광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2000년 재보궐선거에 최연소(34세)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본격적인 풀뿌리 정치에 뛰어들었다. 2002년(6대)과 2006년(7대) 거푸 고배를 마셨지만, 민주당 거물이자 도봉을 대표하는 유인태 의원 보좌관으로 내공을 닦았다. 이어 2010년 8대 시의원으로 복귀한 뒤 9대까지 내리 당선됐다. 8대 시의회에서는 행정자치위원장, 9대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시의회의 중추를 맡았다. 2022년 구청장 경선에 탈락했지만 6·3 지방선거에선 52.14%의 득표율로 현직인 국민의힘 오언석 후보를 꺾었다. 덕분에 민주당은 4년 만에 고토를 회복했다.
  • 공상과학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공상과학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SF(Science Fiction)라고 하면 지금도 여전히 일부 마니아들이나 좋아하거나 아동·청소년들의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하지만 SF는 사실 새로운 것, 지금의 현실과는 다른 것,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하는 장르다. 과학 소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과학 소설이 그리는 미래와 과학 소설에서 과학이 갖는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미국 브라운대 영문학 교수를 역임한 문학 이론가 로버트 스콜스와 에릭 스탠리 래브킨 미시간대 명예교수가 1977년 출간해 과학 소설을 다룬 대표적인 문학 이론서로 평가받는 ‘과학 소설-역사, 과학, 전망’(이매진)이 최근 출간됐다. 반세기 전에 나왔지만 과학적 사고의 진화와 과학이 문학에 미친 영향을 개관하는 대표 해설서로 제격이다. SF의 대표적 특징은 당대 최신 과학기술을 소재로 한다는 점과 함께 SF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현대 기술이 탄생시킨 세 가지 오락 매체인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SF는 영상 매체를 통해 기존 소비자를 유지하고 새로운 관객을 창출한다. 2021년 소설로 나온 뒤 올해 초 영화로도 개봉해 큰 인기를 끈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대표적이다. 정보라 작가는 ‘진정한 에스에프 시대에 읽어야 할 과학 소설 가이드 투어’라는 제목의 해제에서 한국에서 과학 소설의 가능성을 전망했다. 한국에서 SF는 신춘문예로 대표되는 ‘등단’이라는 제도를 벗어나 있다. 덕분에 여성, 퀴어, 장애인 등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작가들이 주류 문학계에서는 다루지 않는 주제와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사례가 많다. 정 작가는 “유럽과 영미권 대부분 국가에서 과학 소설 장르가 백인 남성 작가의 전유물인 경향이 아직도 이어진다”면서 “한국 SF의 비주류성과 다양성은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 거꾸로 도는 역주행 행성의 비밀 [우주를 보다]

    거꾸로 도는 역주행 행성의 비밀 [우주를 보다]

    운전 시 역주행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운전 과실이므로 만에 하나라도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이는 행성의 위성 역시 마찬가지다. 거꾸로 공전하는 위성은 보통 외부에서 끼어든 존재인데, 대개는 충돌 위험성이 높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태양계에서는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 같은 일부 위성이 역행성 궤도를 지니고 있지만, 행성은 모두 순행 궤도를 돈다. 천문학자들은 행성급 천체는 대부분 별의 자전 방향과 같은 순행 궤도를 돌 것으로 예측했다. 행성 크기 천체가 외부에서 반대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힘들고 행성의 공전 방향이 반대가 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주앙 에스피노자-레타말 연구팀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외계 행성 TOI-1710b의 이례적인 궤도 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구보다 20배 무겁고 지름은 5배 큰 ‘따뜻한 해왕성’급인 TOI-1710b는 단순히 궤도가 기울어진 수준을 넘어, 모항성의 자전축과 거의 180도 반대되는 방향으로 공전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처음에 나사의 행성 관측 위성인 TESS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관측 위성으로 이 행성을 연구하던 중 공전 주기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TOI-1710b의 공전 궤도면이 심하게 기울어졌을 뿐 아니라 아예 별의 자전과 반대 방향인 역행 방향으로 공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보통 행성은 별 주위 형성된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가스와 먼지가 모여 형성되기 때문에 공전 방향이 별과 동일하다. TOI-1710b는 외부에서 끼어든 천체라고 보기에는 너무 가까운 궤도를 공전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다른 천체의 중력 간섭에 더 무게를 두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첫 번째 후보는 지구-태양 거리의 3600배 떨어진 거리에 있는 동반성이다. 하지만 동반성은 작은 적색왜성이고 거리가 너무 멀어 직접적으로 TOI-1710b의 궤도를 뒤집기에는 중력 효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제3의 천체가 중력적 다리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약 15AU 거리에서 공전하는 목성 질량의 약 5배에 달하는 가스 행성이 존재할 경우, 이 중간 행성이 멀리 떨어진 동반성의 중력을 받아 안쪽의 TOI-1710b를 끌어당기는 ‘중력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 모델은 TOI-1710b의 궤도가 관측된 것처럼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역행 궤도에 진입하는 조건을 정확히 충족했다. 연구팀은 향후 가이아 관측 위성의 고정밀 천체 측정 장비를 통해 별의 미세한 흔들림을 관측한다면, 이 숨겨진 거대 행성의 존재를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숨은 행성을 발견할 경우 역행성 행성의 생성 과정을 파악할 뿐 아니라 숨은 거대 질량 행성을 찾아내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주의 역주행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이지만, 과학자들은 역주행 행성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대거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문학이 무대가 되다…‘속삭임, 속삭임’ 성황

    문학이 무대가 되다…‘속삭임, 속삭임’ 성황

    최윤 소설가의 단편소설 ‘속삭임, 속삭임’​을 원작으로 한 낭독 콘서트가 최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라운지에서 전석 매진 속에 공연을 마치고, 경기 인천 등 전국으로 보폭을 넓힌다. 6일 주최측인 공연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단순한 낭독극을 넘어 문학과 음악·회화·사진·영상이 어우러진 융합 공연으로 꾸며졌다. 최윤 작가가 직접 각색에 참여했으며, 아역 모델·아역 배우 활동 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오아랑(55)씨가 1인 다역으로 무대에 올라 시대의 상처를 살아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피아니스트 김은빈은 작곡과 라이브 연주를 맡아 작품의 감정을 섬세하게 뒷받침했다. 작품은 딸에게 들려주는 한 여성의 기억을 따라간다. 어린 시절 과수원에서 만난 남로당 도망자와 반공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인연을 통해 이념을 넘어선 인간적인 연대와 용서, 기억의 의미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거창한 메시지를 앞세우기보다 한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시대의 상처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 무대에는 화가 한광숙의 회화와 사진작가 이름(E Reum)의 작품이 영상으로 구현돼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했다. 신승민 영상감독이 이를 디지털 영상으로 연출했으며, 정적인 이미지와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서사의 여운을 깊게 만들었다.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이애, 밖은 늘 전쟁이란다. 그러니 너는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대사가 꼽혔다. 유년의 기억과 시대의 아픔을 담은 이 한마디는 객석을 조용히 울리며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압축해 보여줬다. 공연을 마친 제작진은 앞으로 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한 전국 도서관과 학교, 지역 문화공간 등을 찾아가는 순회 낭독 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관객과 작품을 만날 계획이다. 드라마 ‘여인천하’, ‘아내의 유혹’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오씨는 4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가진 중견 배우로, 최근에는 드라마뿐 아니라 연극과 낭독 공연 등 무대 예술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
  • 가사문학의 부활과 현대화…‘한국가사문학창작연구’ 제2호 발간

    가사문학의 부활과 현대화…‘한국가사문학창작연구’ 제2호 발간

    한국가사문학의 현대적 계승을 목표로 하는 반연간지 ‘한국가사문학창작연구’ 제2호가 발간됐다.지난해 10월 작가 41명이 뜻을 모아 창간호를 낸 지 6개월 만이다. 이번 호에는 가사로 쓴 시(19편), 동화(6편), 수필(5편), 전기(2편), 소설(1편)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수준 높은 가사 작품들이 대거 수록됐다.특히 이번 발간을 계기로 그동안 준비해 온 중국 ‘사부문학회’, ‘중국사부문학연구회’ 등과의 교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한선 한국가사문학창작연구회장(국립목포대 명예교수)은 “우리 가사와 중국의 사부(辭賦)는 형식과 기법 등에서 매우 흡사해 양국 간 교류를 통한 상호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결실은 담양군의 지속적인 가사문학 지원 사업과 작가들의 뜨거운 사명감이 어우러진 성과”라고 평했다. 이번 제2호는 신문왕이 문무왕의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은 경주 ‘이견대’를 특집으로 다뤘다.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호국과 자주국의 역사적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작가들의 우국 취지가 반영됐다. 또한 올해부터는 현대석재 임선빈 회장의 후원으로 ‘지표문학상(指標文學賞)’이 제정돼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한국가사문학창작연구’는 대성학당 문정호 이사장의 후원과 회원들의 회비로 매년 두 차례(4월·10월) 발행된다. 편집 간사를 맡은 홍성희 교수는 “K-문학의 뿌리인 가사문학을 세계 문학계에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신념을 가지고 즐거운 창작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남는 AI 연산 자원 판매” 시장 뒤흔든 메타 AI 속 사정은? [고든 정의 TECH+]

    “남는 AI 연산 자원 판매” 시장 뒤흔든 메타 AI 속 사정은? [고든 정의 TECH+]

    최근 주식 시장을 뒤흔든 메타(Meta)발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는 과도한 반응이라는 의견과 함께 실제 투자가 정점이 이르렀다는 신호라는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발단은 메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블룸버그 등 외신의 발표였습니다. 메타가 자체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활용해 잉여 AI 컴퓨팅 자원(컴퓨팅 파워)을 외부에 판매하는 ‘메타 컴퓨트 클라우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인데, 이는 AI 인프라 투자 과잉 신호로 해석되어 AI 및 반도체 관련 주가 일시적으로 폭락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지난 5월 주주 통화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습니다. 그는 거의 매주 외부 기업들이 찾아와 API 서비스를 열어달라거나, 우리가 구매한 비용에 프리미엄을 얹어 컴퓨팅 파워를 살 수 없겠냐고 요청한다면서 만약 우리가 인프라를 과잉 구축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온다면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판매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를 과잉 구축에 따른 신호로 해석한 것입니다. 다만 이는 메타의 공식 발표도 아니고 사실이라고 해도 실제 AI 인프라 투자가 대폭 줄어들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다소 예민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들여다봐야 하는 메타의 속 사정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출범한 메타 AI 수요가 과연 그만큼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지입니다. 메타는 자체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높은 몸값을 지불하면서 관련 인력을 끌어들였습니다. 이렇게 개발한 AI는 추천 알고리즘이나 메타의 주력 사업인 광고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적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메타 AI 유료 서비스는 최근에 도입된 상태로 수익은 아직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메타는 올해에만 약 1250억 달러에서 145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CapEx)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 AI 인프라를 구축했고 현재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데, 당장 수익은 많지 않고 인프라도 오히려 남는 상황이라면 잉여 자원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판단입니다. 만약 메타가 구축한 AI 인프라가 시장에 대규모로 풀리게 되면, 다른 AI 기업들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칩을 구매하는 대신 메타의 자원을 임대해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식 시장을 출렁이게 만들어졌지만, 판매가 사실이라고 해도 전체 AI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분명해진 부분은 메타 AI의 불확실성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일론 머스크의 ‘xAI’입니다. 그록 AI의 활성 사용자 수는 경쟁자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수백억 달러를 들여 구축한 콜로서스 1/2 데이터 센터의 연산 자원이 많이 남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xAI는 구글, 앤스로픽 같은 경쟁자에게 잉여 연산 자원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당장에는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익원이 생긴 셈이지만, 이렇게 많은 잉여 자원이 남는다면 그록 AI의 미래는 불투명해진 상태입니다. 메타 AI도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미 월 수십억 달러의 임대 계약을 맺은 xAI와 달리 메타는 정식 판매 소식을 밝힌 것도 아닌데, 시장에서 가능성 높게 볼 정도로 메타 AI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합니다. 현재까지 메타 AI는 경쟁자 대비 우수한 성능이나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진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잉여 연산 자원 판매가 사실이라도 메타의 전략은 일단 남는 자원을 판매해서 필요한 투자금을 충당하고 그 사이 자체 AI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메타는 현재 두 가지 판매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발자들이 API를 통해 메타의 모델을 호출해 쓰는 ‘모델 호스팅 방식’과, GPU와 네트워크 같은 원시 컴퓨팅 자원 자체를 통째로 빌려주는 ‘인프라 임대 방식’입니다. 메타 AI가 성능을 빠르게 개선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AI 서비스로 살아남을지 현시점에서는 확실치 않지만, 결국 이 싸움에서 승자는 소수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1~2년 정도가 이를 판가름할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입니다.
  • 20대가 다시 읽은 덕에…헤세 ‘싯다르타’ 베스트셀러 1위

    20대가 다시 읽은 덕에…헤세 ‘싯다르타’ 베스트셀러 1위

    역주행 돌풍으로 화제가 됐던 헤르멘 헤세의 ‘싯다르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0대의 다시 읽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교보문고 6월 4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싯다르타’는 지난주 대비 한 계단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는 “세계문학전집(중 하나가)이 베스트셀러 최정상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출판사인 민음사와 교보문고 등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가 이 책을 추천하는 등 셀럽들의 후기가 이어지면서 인기가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6월 한 달간 ‘싯다르타’의 순위는 1주차 3위, 2주차 4위, 3주차 2위로, 상위권에 꾸준히 올랐다. 성·연령별 구매 비중은 20대 여성이 21.9%로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 구매율이 69.3%로, 전집 팬덤층의 영향이 높았다. 지난주 1위를 차지한 송희구의 ‘나의 첫 번째 부동산 교과서’는 2위였다. 국내 초판본 출간 이후 최근 국내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리커버 에디션은 지난주 대비 16계단 올라 11위를 차지했다. 40대 구매율이 36.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교보문고 6월 4주 베스트셀러 1. 싯다르타(세계문학전집 58) 2. 나의 첫 번째 부동산 교과서 3. 품격 있는 대화를 위한 지식 브리핑 4. 부의 갈림길 5.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하)(완결) 6. 니체의 초월자 7. 프로젝트 헤일메리(앤디 위어 우주 3부작) 8. 안녕이라 그랬어(집에디션 리커버) 9. 원피스 114: 갓 밸리 사건 10. 내면 근력
  • 도파민에 지친 현대인, 100년 전 소설 ‘싯다르타’서 위로받다 [이주의 베스트셀러]

    도파민에 지친 현대인, 100년 전 소설 ‘싯다르타’서 위로받다 [이주의 베스트셀러]

    지난 5월 말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던 100년 전 소설이 드디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3일 발표한 ‘2026년 6월 4주간 금주 베스트셀러 동향’에 따르면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의 1922년 소설 ‘싯다르타’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마침내 베스트셀러 1위를 거머쥐었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세계문학 작품이 베스트셀러 최정상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20대 독자층이 이번 역주행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싯다르타를 출간한 출판사들 중 한 곳인 민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에 출연하는 편집자가 책 인플루언서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가 추천한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도서 전문가들은 이런 외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끊임없는 경쟁, 정보 홍수, 도파민 중독에 노출돼 심각한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현대인들이 갈망하는 내면적 깨달음과 파편화되고 자극적인 영상 소비에 피로감을 느낀 독자들이 호흡이 길고 사유가 필요한 문학을 선택하는 심층 독서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스테디셀러이자 과학 분야 고전으로 꼽히며 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오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지난주와 비교해 16계단이나 수직 상승해 종합 11위에 안착했다. ‘코스모스’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여러 과학자들이 ‘인생 책’으로 손꼽으며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얼마 전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100만 부 기념 에디션’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의 소장 욕구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 모든 분야가 극도로 빠르게 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대가 되면서 대중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변하는 트렌드보다 오랜 세월을 견뎌낸 검증된 지혜에 기대려는 경향 때문에 고전들이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주까지 2주 연속 종합 1위를 지켰던 송희구 작가의 ‘나의 첫 번째 부동산 교과서’는 한 계단 내려와 종합 2위를 기록했고 오건영의 ‘부의 갈림길’은 종합 4위로 상승해 재테크와 경제에 대한 독자의 관심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스위스 여행

    [나태주의 풀꽃 편지] 스위스 여행

    나는 어려서 외갓집에서 자랐다. 세 살부터 열두 살 때까지. 부모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외할머니가 혼자 사는 분이고 또 아버지네 집이 가난하여 맏이인 나를 외할머니에게 맡겼던 것이다. 외할머니네 마을은 산골이고 아버지네 마을은 들판이었다. 나는 아버지네 마을보다는 외할머니네 마을이 좋았다. 나무가 많아서 좋았고 집 뒤로 산이 곧바로 있어서 좋았다. 특히 외갓집은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집으로 동네 사람들은 ‘꼬작집’이라 불렀다. 꼭대기에 자리한 집이란 뜻도 되지만 지게 위에 짐을 더 얹기 위해 덧대는 꼬작이란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외갓집은 마을의 꼭대기에 자리한 집으로 대문도 없고 울타리도 없는 초가삼간. 서쪽을 향해 있는데 문을 열면 곧장 천방산이 건너다보이도록 되어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틈만 나면 천방산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학교 다녀온 오후 시간에도 천방산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좋다는데 무슨 분명한 이유가 있겠는가. 그냥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마음이 터억 놓였다. 날마다 저녁 해가 천방산 너머로 졌다. 해가 지고서도 오래도록 천방산 위의 하늘엔 검붉은 노을이 남아 서성였다. 그때 아이는 분명히 천방산 너머에는 방금 넘어간 해가 빠져서 이글이글 끓고 있는 바다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것은 하나의 어린 사람의 낭만이요 꿈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서 스위스란 나라를 배운 뒤로는 천방산 너머 어딘가에 스위스란 나라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위스. 산 높고 골짜기가 깊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나라. 산꼭대기에는 봄이 와도 녹지 않는 새하얀 눈이 있고 산 아랫마을에 푸른 풀밭과 나무와 꽃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나라. 그런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동화에나 나올 법한 집을 짓고 산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인 황우연 선생은 인자하고 좋은 선생님으로 사회 수업 시간에 스위스에 대한 이런 말씀을 상세하게 들려주셨다. 아, 그런 나라에 한번 가보고 싶다! 그러한 생각을 한 뒤로는 천방산을 건너다보는 마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천방산 너머에 지는 해가 빠져서 이글거리는 바다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멀리에는 스위스란 나라도 있을 것이다. 내 자라서 어른이 되면 분명히 스위스란 나라에 가 보아야지. 이렇게 해서 스위스는 나에게 가장 가 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스위스에 가 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겨우 외국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내 나이 49세 때. 유럽 지역이었지만 그때도 방문국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라 스위스를 비켜 갔다. 그 뒤로는 딸아이 민애가 대학에 들어가면 함께 스위스 여행을 가야지, 계획을 세웠으나 그마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겨우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사람.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학교 한국어과 학생들이 한국어로 시 강연을 해달라 초청장을 보내온 것이 아닌가! 이미 대만과 일본을 다녀온 일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의 일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는 길에 일정을 조정해 우리 풀꽃문학관 한동일 국장을 대동하면서 평생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은 독일 칼프에 갈 것이고 그다음은 헤르만 헤세가 생애 후반부에 살았던 스위스의 몬타뇰라에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위스 여행도 하게 되고 헤르만 헤세의 발자취를 찾아보는 일도 된다. 일거양득인 셈이다. 다녀와서는 ‘나태주 시인 헤르만 헤세를 찾아가다’란 제목으로 사진 전시회도 하고 쓰여진 글이 모인다면 새로운 책을 내기도 할 것이다. 다만 딸아이와 스위스 여행을 약속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함이 미안할 따름이다. 민애야, 미안하구나. 아빠의 스위스 일정은 오는 9월 중순이야. 일단은 다녀와서 너에게 이야기 들려 줄게. 네가 너무 많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나태주 시인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네모 코끼리 전시회(이안 지음, 한연진 그림, 사계절) “엄마가/ 요/ 오늘부터 열두 살이니까/ 요/ 오늘부터는 꼬박꼬박 존댓말 쓰라고 해서/ 요/ …엄마도 원래 열두 살 때부터 할머니께/ 요/ 꼬박꼬박 존댓말 썼어/ 요?/ 근데 얼마 전에/ 요/ 마흔아홉살인 엄마가 일흔아홉 살인 할머니께/ 요/ 엄만 왜 아직도 내 말 안 듣고 이 추위에 보일러 안 돌려/ 엄마 땜에 내가 아주 속상해 죽어/ 왜 그렇게 전화했어/ 요?” 읽다 보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어린이가 무심히 쓰는 말 속에서 리듬을 찾아 우리말을 쌓고 반복하거나 생략하는 변주로, 익숙한 일상을 낯설고 매력적인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 특별한 동시 전시회에서 말과 글의 신비를 만나면서 마침내 동심이 가진 나를 만나게 하는 즐거운 성찰을 끌어낸다. 124쪽, 1만 4000원. 이자만큼 성실하게(이소호 지음, 교유서가) “그러니까 순수 예술이 널 보니까 밥을 먹여주지는 않겠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원래 배움이 짧고 신념만 곧은 술 취한 새끼는 지금 설득하는 게 아니다. 또렷한 정신으로 내 문장으로 뭉개주리라. 벼리며 눈앞의 소주를 연거푸 들이켰다.” 등단 12년 차 시인 수진이 자본주의 한복판에서 우아하고도 처절하게 파산하는 과정을 그렸다. 생계를 위해 진 빚이 낳은 이자를 감당하려 역설적으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해야 하는, 씁쓸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펼쳤다. 실소와 냉소를 오가는 날카로운 문체로 사기와 실패가 인격 결함이 아니라 자본의 속성이라는 걸 폭로하는 책은 구조적 모순을 응시하는 대담한 오답 노트라 할 만하다. 236쪽, 1만 6000원. 시부야의 초급반(남궁인 지음, 문학동네) “막 동이 튼 후지산이 보였다. 몇 번 보았다고 벌써 배경화면을 보듯 시큰둥해졌다. 풍광을 보고 탄성이 나오는 것은 하루나 이틀까지만이다.…탄성을 지르기 위해서는 다른 경치를 보러 떠나야만 한다. 적당한 행복을 느끼려면 끝없이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여야만 한다. 눕지 않고 몸을 움직여서 낯선 방에 가야 하는, 그것 또한 인생의 굴레일 것이다.”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다 훌쩍 일본 도쿄로 떠났다. 겨울 휴가를 털어 2주짜리 ‘초급반 유학생’이 돼 낮에는 서툰 일본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고독한 미식가’가 되어 이국의 맛을 탐하며 밤에는 맥주 한 잔에 외로움을 달랜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을 배회하며 얻는 기묘한 해방감을 일기처럼 풀어낸 글은 독자에게 신선한 대리 만족과 웃음, 따스한 위로를 함께 선사한다. 268쪽, 1만 6800원.
  • 죽음, 이토록 처절한 삶의 몸부림이 있던가

    죽음, 이토록 처절한 삶의 몸부림이 있던가

    더는 희망도 절망도 없는 헤어짐고비마다 외로움과 싸운 흔적들8편의 이야기에 켜켜이 눌러담아죽음은 이해하는 것 아닌 느끼는 것“삶의 일부인 죽음, 난 소설로 증명” 죽음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타자(他者)다. 삶의 모든 순간은 죽음으로 다가가는 걸음이자, 죽음을 알고자 하는 의지의 몸부림이다. 소설가 백가흠의 신작 단편집 ‘가를 두고’는 죽음을 향해 있는 존재로서 인간의 생활을 지독하면서도 허무한 방식으로 묘파하고 있다. 백가흠의 여섯 번째 소설집으로 최근 5년간 쓰인 8편의 단편을 묶었다. 생의 고비마다 우리는 거대한 외로움과 직면해야 한다. 책에 실린 작품들은 그 외로움과 싸워낸 흔적처럼 읽힌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정신없이 싸우다 보면 어느새 죽음이 찾아와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것이 이미 지나가버렸고 돌아오지 않는 시간 속으로 함몰됐다. 우리는 그저 생을 버틴다. 아무런 소망도 없고 더는 절망도 없다. 죽고 싶지도 않고 살고 싶지도 않다. 회복 불가능한 삶의 연속, 그것이 우리의 현재다.”(‘석별—아무도 모르게 2’ 부분·79쪽) ‘석별’은 노부부의 절망적인 일상을 포착한다. 늙음은 본디 외로움의 연속이다. 그러나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며 살아가는 일은 어떨까. 아내가 곁에 있으니 외롭지 않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옆에 있는 이 사람은 나와 평생을 함께한 그 사람이 아니다.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능한 이 관계는 우리를 더욱 깊은 슬픔에 빠뜨린다.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는 지금도,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내 기억 속에만 있다. 어쩌면 나에게 그것은 아내가 이미 죽은 것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예 손 놓을 수는 없다. 환자들이 잠깐 제정신을 찾을 때가 있어서다. 이 위태로운 ‘희망고문’은 우리가 삶의 무상함을 깨닫는 계기가 된다. “오랜만에 현재로 돌아온 그녀다. 나는 이 순간을 오래 붙잡으려 애쓰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멀어진다는 것을 안다. 아내를 보면 우주의 섭리를 알 것 같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혼재된 무질서의 시간, 무질서함으로 질서를 만드는 진리를 말이다.”(91쪽) 늙음은 원치 않은 이유로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복숭아를 씹으며’의 주인공 김영태는 한때 잘나가던 학자이자 평론가였다. 아내와 아들의 죽음 이후 조용한 섬에서 지내는 그의 하루하루는 “언제일지 모르는 죽음 쪽으로 다가가는”(190쪽) 것에 불과하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말년은 온갖 조롱과 비난을 견디는 일의 연속이었다. 마당 한쪽에 놓인 아내와 아들의 무덤을 보며 그는 자신에게도 얼른 죽음이 찾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때는 김영태를 따랐던 것으로 보이는 후배 김민중이 어느 날 찾아와서는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선생님의 시대는 이미 낡고 늦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으면 사실이 되는 세상이잖습니까.”(208쪽) 백가흠은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단편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등과 장편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등을 펴냈다.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표제작 ‘가를 두고’는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고 세상에 남겨진 한 사람의 처절한 자기 고백이다. 이유를 알 수 없이 그저 계속해서 찾아오는 죽음 앞에서 그는 다만 이렇게 생각해 버린다. “죽음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입니다. 나는 근래 그런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260쪽) 책을 덮은 뒤 조금은 심란해진 마음으로 백가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삶에서 죽음이 지니는 의미 그리고 문학과 죽음은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모리스 블랑쇼는 ‘문학은 죽음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했고, 마르셀 프루스트는 삶의 연장에서 죽음을 이해하며 글을 쓰는 이유로 들기도 했어요. 제게 죽음은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설은 그것을 증명하는 일 같고요.”
  • 켄텍 조숙경 교수, 한국 첫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학회 KCST 초대 회장 선임

    켄텍 조숙경 교수, 한국 첫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학회 KCST 초대 회장 선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에너지공학부 조숙경 교수가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학회인 ‘한국과학기술문화소통학회(KCST)’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KCST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소통을 연구하고 현장 실천 및 정책 연계를 모색하는 전문 학술단체로, 지난 5월 공식 출범했다.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조숙경 교수는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학회(PCST Network) 회장을 지냈으며, 국내외 과학소통 분야에서 연구와 협력을 이끌어온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KCST는 앞으로 과학기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학술·정책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학 콘텐츠의 정확성과 대중성을 함께 높이는 ‘팩트(Fact)’와 ‘임팩트(Impact)’ 협력 모델 구축 ▲AI·에너지·기후위기·바이오 등 첨단과학기술 현안에 대해 정부·전문가·산업계·시민이 함께 숙의하는 사회적 공론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구자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과학소통 생태계 조성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KCST는 오는 11월 일본·중국·인도·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 전문가들과 연계한 창립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2031년 PCST 세계대회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과학소통의 학술적 기반을 강화하고, 한국의 과학기술문화 역량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복안이다. 조숙경 교수는 “AI 시대에는 뛰어난 기술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과학과 사회를 연결하는 신뢰와 소통이 혁신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KCST가 과학기술인과 과학커뮤니케이터, 정책 결정자와 시민을 잇는 대표 학술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콘돔 없이 성관계 했는데…“응급피임약, 편의점서 판매” 목소리 확산 [라이프+]

    콘돔 없이 성관계 했는데…“응급피임약, 편의점서 판매” 목소리 확산 [라이프+]

    영국 인구의 약 절반이 일요일 등 병원이나 약국이 문을 열지 않는 때에는 응급피임약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며, 약 3분의 2는 평일에도 오후 10시 이후에는 해당 약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를 인용한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평일 낮에 응급피임약을 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에 불과했다. 영국 성·생식 건강 전문학회가 영국 전역에서 21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도 응급피임약에 대한 접근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흔히 ‘사후피임약’으로 알려진 응급피임약은 현재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영국에서는 일반 약국과 성 건강 클리닉, 산부인과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만 한국과 달리 영국은 처방전 없이 대부분의 약국에서 약사와 간단한 상담 후 구매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현지에서는 동네 상점이나 주유소,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도 응급피임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경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생식 건강 전문학회의 자라 하이더 회장은 “연구 결과 응답자의 61%가 응급피임약의 소매점 판매 확대를 지지했다. 18~34세에서는 그 비율이 75%까지 높아졌다”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을 콘돔이나 임신테스트기처럼 상점에서 더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간단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은 특히 시간이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장벽을 넘어야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는 상당수의 사람이 필요할 때 응급피임약을 구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며, 요일이나 시간, 거주 지역, 또는 가까운 약국이 마침 문을 열었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영국에서는 경구용 응급피임약을 일반 상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재분류 제안이 여성 건강 관련 단체와 의료 전문기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여기에는 왕립 산부인과학화, 약학의학학회, 영국 임신상담서비스 등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성·생식 건강 전문학회 측은 “응급피임약을 일반 소매점에서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현대 의료 환경의 요구를 더 잘 반영할 뿐 아니라, 피임 없이 성관계를 가졌거나 피임에 실패했을 때 사람들이 신속하게 약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하이더 박사는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응급피임약을 판매한다면 여성들이 자신의 생식 건강을 더욱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 방안은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응급피임약 구하는 방법한국에서는 응급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응급피임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과, 오남용 및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며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의약품 유지 찬성 측은 응급피임약이 일반 피임약보다 고용량의 호르몬을 포함하고 있어 부작용이나 반복적인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일반의약품 전환 찬성 측은 응급피임약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지므로 병원 처방 절차 때문에 복용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야간이나 주말에는 병원을 찾기 어려워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할 기회를 잃을 수 있으므로,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청소년 등 일부 연령대에 피임제 오남용 가능성과 고함량 호르몬 성분의 안전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반면 보건의료 정책, 공공의료 등을 다루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인 시민건강연구소는 지난 2월 “응급피임약은 시간 내 복용이 핵심”이라며 “현재 처방 절차가 접근성과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으므로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및 의료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나를 파괴하는 나의 복수극

    나를 파괴하는 나의 복수극

    아버지·내연녀 딸로 환생 위한 죽음복수의 끝에 찾아온 ‘두 번의 사랑’ “독자들 어떤 사랑에 더 빠질지 궁금사회적 문제 녹인 소설도 쓰고 싶어” ‘나’는 ‘나’의 복수를 위하여 ‘나’를 파괴한다. ‘나’를 향한 모든 사랑을 배반하면서. 작가 청예의 신작 장편 ‘주와 연’(래빗홀)은 처절한 복수극이다. 그러나 서사는 여느 복수극의 그것과는 다르다. 완벽한 복수를 위해서는 먼저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최근 청예를 만나 물었다. 복수는 무엇이며, 또 사랑은 무엇인지, 둘은 무슨 관계인지. “‘금강경’에서는 우리더러 비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빌 공(空)’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이것은 그만큼 인간이 자기를 비워내기 어려운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복수는 비우는 게 아니라 채우는 행위예요. 복수를 행한 뒤 행복해지면 상관없어요. 하지만 안 그렇잖아요. 할수록 두렵고, 괴로워지고.” 주인공 오주희는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와 내연녀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오주희의 삶에 마침표를 찍은 뒤 내연녀의 몸속에 새 생명으로 잉태된다. 그는 오연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희는 연린으로 살아가며 연린의 삶을 망가뜨리는 방식으로 아버지와 내연녀에게 복수한다. 그런데 점점 이상해진다. 주희가 곧 연린이고, 연린이 곧 주희 아닌가. 내가 나를 파괴하는 것이 정녕 나를 위하는 일인가. 작가는 복수의 주체와 객체를 마구 뒤트는 방식으로 그것이 얼마나 허무한지 폭로한다. “오주희가 오연린인지 아닌지는 독자의 선택에 맡기고 싶어요. 분명한 건 오주희가 오연린으로 환생을 결단하지 않았다면, ‘오주희가 아닌 오연린’도 있었을 거란 사실이에요.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요.” 연린의 탈을 쓰고 살아가는 주희에게는 두 번의 사랑이 찾아온다. 은정과 이현이다. 은정과의 사랑은 ‘부모를 향한 적개심’이라는 공통분모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반면 이현과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이현은 주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 주희는 그런 이현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복수의 서막에 불과했다. 사랑은 무엇일까. 복수의 연쇄를 촉발하는 방아쇠에 불과한 걸까. “사랑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궁금하니까 계속 이야기하는 거죠. 사랑이 좋은 거라면 알고 싶어요. 좋지 않은 것이라면… 지금처럼 모르는 것도 좋겠고요. 은정과 이현의 사랑은 결국은 같아요. 결이 조금 다를 뿐이죠. 하나는 사과를 썰어놓은 거라면, 다른 하나는 사과로 탕후루를 만들어 놓은 거랄까. 독자들이 어떤 사랑에 마음을 더 쓰실지 저는 그게 궁금해요.” 청예는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은 장르문학계의 초신성이다. 공공기관 재무회계팀에서 행정 업무를 하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2022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했다. 서사는 거침이 없고 입담은 녹진하다. 자기 전 심신의 안정을 위해 불경을 읽는 버릇이 있다는데, 벌써 ‘금강경’을 4회독이나 했다고 한다. 앞으로 성경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지금처럼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재밌게 쓰고 싶어요. 요즘에는 지금보다 더 사회적인 문제의식을 녹인 소설을 쓰고 싶어요. 차기작으로는 최근 취재차 캐나다에 1년 다녀왔는데요. 이야기로 써보고 싶은 직업이 있어서 그걸로 살아보고 왔어요. 어떤 직업이냐고요? 비밀입니다.”
  • 서울 최초 3선 여성 구청장 김미경 “수첩 4권에 담긴 민심 지키겠다”

    서울 최초 3선 여성 구청장 김미경 “수첩 4권에 담긴 민심 지키겠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1일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민선 9기 구정 운영 방향인 ‘점·선·면’ 전략을 발표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선거 기간 은평 곳곳을 돌며 주민 목소리를 기록한 수첩 4권을 소개하며 “구민들의 불편과 바람, 은평의 미래가 담긴 그 기록 하나하나가 앞으로 4년 구정을 이끌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5만 구민의 믿음을 깊이 새기고, 더 낮은 자세와 뜨거운 열정으로 완성된 변화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선 9기 은평구의 핵심 목표는 ‘누구든 나다운 삶을 온전히 누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서울시 최초 여성 3선 구청장이라는 명예를 준 주민을 위해 앞으로의 4년 동안 확실한 성과와 변화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선 9기 구정의 핵심 발전 전략으로 ‘점(點)·선(線)·면(面)’ 비전을 제시했다. ‘점’은 주민 체감형 일상 복지, ‘선’은 광역 교통망 확충과 생활권역 개발, ‘면’은 인근 지자체와의 연대를 통해 은평을 서북권의 중심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구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아이맘 택시’와 ‘백세콜’의 지원 대상을 늘린다. 보행 약자용 ‘효도의자’ 설치, ‘세대 공감형 놀이터’ 조성 등 현장형 복지도 확대한다. 신혼부부에게는 첫 살림 마련부터 주거 안정, 자산 형성까지 연계한 패키지 지원책을 가동하고 기존 ‘1동·1대학’ 사업을 ‘1동·다(多)대학’ 체제로 확장한다. 구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로 고양신사선, 서부선, 통일로 우회도로, 은평새길 등 핵심 교통 현안을 가시화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5대 생활권역별 특화 전략도 본격화된다. ▲수색 권역은 수색·DMC역 일대 복합개발 ▲응암 권역은 녹번천 복원사업으로 불광천 연계 수변 감성 경제권 구축 ▲불광 권역은 서울혁신파크를 중심으로 미디어 공연장과 광장, 녹지공간 등 조성과 강북 최대 규모 민간도서관 유치 ▲연신내 권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에 맞춰 역세권 정비와 창업 인프라 확충 ▲진관 권역은 국립한국문학관을 중심으로 예술마을과 한글테마공원을 묶어 한국 대표 한문화 중심지로 완성한다. 구는 인근 자치구인 마포·서대문·종로구, 경기 고양시와 손을 잡고 광역 교통망 구축 및 대규모 국책사업 등 당면 과제에도 공동 대응한다. 환경오염 대응과 도시 인프라 공유 등 복합적 행정 수요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구가 앞장서서 ‘서북권 상생 발전’의 성공 모델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 저곳엔 외계인 있을까? 외계 생명체 찾는 차세대 망원경 ‘LIFE’ [우주를 보다]

    저곳엔 외계인 있을까? 외계 생명체 찾는 차세대 망원경 ‘LIFE’ [우주를 보다]

    천문학자들은 수천 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 같은 암석 행성도 제법 보고된 상태다. 하지만 실제로 이 행성 중 하나에 생명체가 산다고 해도 이를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기의 구성 같은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외계 행성은 모항성보다 수십억 배 어두우며 상당수는 별에 너무 붙어 있어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처럼 현재 가장 강력한 우주 망원경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가능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차세대 우주 망원경 중 하나인 ‘외계 행성 탐사를 위한 대형 간섭계’(Large Interferometer For Exoplanets·이하 LIFE)다. LIFE의 기본 개념은 하나의 큰 우주 망원경 발사가 어렵다면 작은 우주 망원경 여러 대로 대신하자는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도 1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우주 망원경 발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대안이다. 작은 망원경 여러 대로 하나의 큰 망원경 같은 효과를 거두는 원리는 빛의 파동성을 이용한 ‘간섭계’(Interferometry)다. 간섭계는 두 개 이상의 빛의 파동이 만날 때, 그 위상(Phase·파동의 마루와 골의 위치)에 따라 빛이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현상을 이용한다. LIFE는 여러 대의 우주선으로부터 들어온 빛의 위상을 정밀하게 조절해 중심 항성에서 오는 빛은 상쇄 간섭을 통해 제거하고, 항성에서 약간 벗어난 위치에 있는 행성에서 오는 빛은 보강 간섭을 통해 증폭하는 ‘눌 간섭계’(Nulling Interferometry) 원리를 활용한다. LIFE는 5대의 우주 망원경이 일정한 거리에서 편대 비행을 하면서 빛을 모아 외계 행성을 관측할 예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지름 수십 미터에서 수백 미터의 거대한 망원경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WM 켁 우주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2040년대 추진을 목표로 LIFE 임무에 대해 최근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LIFE의 가장 큰 장점은 중적외선 파장대에서 관측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중적외선은 행성에서 방출되는 열에너지를 관측하는 데 유리하다. 사실 외계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수 있고 거주 가능한 상태라는 것은 대부분 공전 궤도와 모항성의 밝기에 따른 추정에 불과하다. 직접 온도를 측정해야 생명체가 살 만한 온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데, 중적외선 영역 관측 결과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이어 중적외선은 오존, 메탄, 물,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생명 신호의 결정적 증거로 여겨지는 ‘포스핀’(Phosphine) 같은 분자들을 찾는 데도 유리하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나사가 구상 중인 차세대 외계 행성 관측 망원경인 HWO(Habitable World Observatory)와 LIFE가 예산 중복이 아니라 사실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나사의 HWO는 모항성의 빛을 가리는 코로나그래프를 이용한 우주 망원경으로 행성의 희미한 빛을 망원경으로 직접 포착한다. HWO가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담당하는 대형 망원경이라면, LIFE는 중적외선 영역을 담당하는 간섭계다. HWO가 가시광선·자외선으로 행성을 보고, LIFE가 중적외선으로 행성의 온도와 대기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같은 퍼즐의 서로 다른 조각을 맞춰서 전체 그림을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두 프로젝트 모두 아직 막대한 예산 확보라는 실질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2040년대에 두 망원경이 개발돼 발사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두 망원경이 프록시마 센타우리 b 같은 주변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 시작하면, 이 넓은 우주에 우리 혼자인가라는 오랜 질문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이 의외로 빠른 시점에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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