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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에 김인식씨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에 김인식씨

    정부의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신임 이사장에 김인식(67) 전 킨텍스(KINTEX) 사장이 내정됐다.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KOICA의 11대 이사장으로 13일 오후 취임할 예정이다. 김 신임 이사장은 서울사대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입사해 스위스 취리히, 독일 베를린 등에 무역관장으로 근무한 정통 ‘KOTRA 맨’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그리스도교 고전·불교 경전 한글로 쉽게… 깨달음 주다

    그리스도교 고전·불교 경전 한글로 쉽게… 깨달음 주다

    어렵기로 소문난 그리스도교 고전과 불교 경전이 나란히 우리말로 번역 출간됐다. 주교황청 대사(2003~2007년)를 지낸 성염 전 서강대 교수가 펴낸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과 조계종 국제선원장 대해 스님의 화엄경 번역본이 그것이다. 화엄경과 그리스도교 최고 고전인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을 각각 종교계의 소문난 실력자들이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고백록’은 초대 그리스도교회의 대표 사상가이자 철학자, 성인인 아우구스티누스(354~430)가 43세에 남긴 일종의 자서전. 인간론·시간관·성경해석론을 응축해 아우구스티누스 저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자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그리스도교 고전이다. 심미적 문체로 이름이 높아 루소의 ‘고백록’, 톨스토이의 ‘고백록’과 함께 세계 3대 고백록으로 꼽히기도 한다. 성 전 교수의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라틴어 원문을 중역을 거치지 않고 한국어로 직접 옮긴 첫 번역본이다. 국내에선 10여종이 영어·스페인어판을 토대로 번역됐지만 라틴어 원전을 옮기기는 처음이다. 성 전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1986년 로마 교황립 살레시안대에서 라틴문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한국외대, 서강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으며 아우구스티누스의 핵심 사상을 담은 ‘삼위일체론’, ‘신국론’과 ‘그리스도교 교양’, ‘참된 종교’ 등을 번역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1500년 전 인물이지만 여전히 현대적 의미가 크다”는 성 전 교수는 지금도 유효한 ‘고백록’의 의미를 ‘진리에의 열정’이라고 못박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서를 번역하는 자체가 의미 있고 원문 번역의 시대적 필요성 때문에 착수했단다. 성 전 교수는 “아우구스티누스는 1500년 전 ‘정의 없는 국가는 강도떼’라고 발언할 만큼 사회 교리의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인간이란 그 자체가 실로 위대한 심연’이라며 고백록을 시작한 그는 인간이란 사랑이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본질은 사랑이며, 개인이든 인류 집단이든 사회적 사랑을 하면 구원받고 사사로운 사랑으로는 멸망한다는 경고는 철학적 탐구를 통해야 가능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아직도 읽히는 이유이지요.” 부처의 불가사의한 깨달음 경지를 기술한 화엄경은 불교 경전의 최고봉으로도 불린다. 내용이 깊고 어려운 데다 분량도 방대하다. 그래서 불가에선 ‘화엄경은 쉬운데 화엄학은 어렵다’는 말이 전해진다. 대해 스님은 이번에 한역(漢譯) 화엄경 80권본을 우리말로 완역해 전 60권으로 출간했다. 누구나 읽기 쉽도록 여백을 충분히 두고 경전 내용을 단락별로 나눠 편집한 게 특징이다. 화엄경 완역은 탄허·월운·무비 스님이 작업했지만 모두 절판됐다. 화엄경은 우주의 삼라만상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생겨나는 일이 없이 서로의 원인이 되어 상호 의존적이며 일체가 곧 하나인 관계임을 알려 준다. 그래서 대해 스님은 그 화엄경을 ‘인간사용설명서’라면서 “인간 본질에 대한 설명서인 화엄경을 읽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처음에 돈을 모으기 어려워도 조금씩 모으다 보면 쌓이듯이 화엄경도 반복해 읽다 보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귀띔한다. 특히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인간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찾아들어간 사라지지 않는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현상은 변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현상 중심으로 살기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고 전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진설명] 봄비가 내리던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청파…

    봄비가 내리던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숙명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만난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왼쪽) 인하대 겸임교수와 피아니스트 김예지씨가 낙우송 아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씨 곁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찬미.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평생 나무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의 10개월에 걸친 나무 답사 동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사람 눈높이의 나뭇가지는 살펴보지 못해 종종 가지에 찔리거나 부딪치는 경험을 했던 피아니스트는 평생 나무를 연구해 온 나무 학자와의 첫 만남에서 ‘나무는 장애물’이라고 스스럼없이 답했다. 피아니스트 김예지(36). 두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그녀는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로 선발되는 등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에 입학했고,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당당히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56) 인하대 겸임교수. 그는 김예지를 만난 후 ‘눈으로 보는 나무’가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나무를 느끼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걸친 두 사람의 남다른 동행 이야기는 ‘슈베르트와 나무’(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신간에 오롯이 담겼다. “예지씨를 만나고 난 후 시각의 절대적인 힘에 의존해 온 나무와의 소통으로는 나무의 실체에 다가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고) “나무는 여전히 제게는 장애물이에요. 하지만 나무와 음악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무의 생명의 기운이 치열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잎이나 꽃이 앙증맞게 돋았다가 시들어 버리는 나무처럼 음악도 끊임없이 변하거든요.”(김)두 사람은 풍성한 낙우송이 여름 뙤약볕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예지씨의 경기 여주 시골집, 충북 괴산 오가리, 천리포수목원 등을 차례로 다니며 백송, 능소화, 은행나무, 느티나무, 치자나무, 자귀나무 등을 만났다. 예지씨는 “피아노를 연주하다 여리게 쳐야 하는 순간에는 자귀나무 꽃의 부드러운 꽃술을 만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린다”며 “제 음악을 통해 나무의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말했다.고 교수는 나무에서도 피아노와 같은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거든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는 오감으로 전해지는 신호가 있어요. 소리도 있죠. 봄 햇살이 따스해지면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올리는 소리가 드러나요. 이른 봄 청진기를 나무 줄기에 대보면 마치 사람의 심장에서 온몸에 맑은 피를 밀어내는 쿵쾅거림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특히 다른 나무보다 줄기 안에 물을 많이 품은 단풍나무들은 생명의 고동 소리가 더 우렁차거든요.”고 교수는 예지씨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데 차츰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손으로 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딱딱한 열매와 말랑말랑한 꽃봉오리 향기를 맡고, 나무와 자신과의 거리를 감지하며 이전에 몰랐던 나무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고 교수는 이를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물을 사유하는 예지씨의 방식이며 무언가를 만진다는 건 사랑’이라고 말했다. 예지씨는 고 교수와의 동행을 통해 조금씩 변했다. 나무를 알게 되면서 음악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당당하게 말하게 됐다. 연주회에 나무 영상을 함께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고 교수의 난데없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시각과 청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 두 사람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시각 장애라는 건 큰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됐죠. 그동안 시각으로만 봐 온 나무들을 다시 처음부터 찾아볼 생각이에요. 예지씨가 바라본 나무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고)“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날마다의 삶을 열심히 사니까 다음날이 오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가진 시각 장애는 평생 극복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김)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자살’ 마음먹은 남자 ‘살자’ 달라지게 만든 바로 옆 이웃 사람들

    한국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를 동경한다. 각종 통계 지표에서 드러나듯 이들 나라는 삶의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국가 경쟁력도 상위권에 자리한다. 반면 한국은 둘 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전자와 후자의 두 마리 토끼(실은 나누어지지 않는 한 마리 토끼다)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현대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의 그날을 영위하기 위해 참고가 될 만하다.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크만은 2012년에 처음 쓴 장편으로 자국 스웨덴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30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의 명성에 힘입어 영화도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네스 홀름 감독은 소설의 중심 서사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줄거리는 이렇다. 오베는 직장에서 은퇴한 59세 남자다. 그는 매일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난다. 간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동네를 순찰하기 위해서다. 오베는 지나칠 정도로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규율 위반만큼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다. 한편 오베는 차근차근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반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소냐의 빈자리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 오베가 하늘에 있는 아내 곁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새로 이사를 온 파르바네 가족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린다. 그 뒤에도 본의 아니게 그들과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틀에 얽매인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오베의 삶도 변하기 시작한다.파르바네는 이란 출신 이민자로, 남편 패트릭과 결혼해 오베가 사는 마을로 이사 온 인물이다. 그녀와 엮이면서 오베는 혼자였다면 인연을 맺지 않았을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차츰 그는 동네 질서 유지보다 이웃 고민 해결에 앞장선다. 동일성의 화신 오베는 이질성의 표상인 파르바네와 사사건건 맞부딪치며, 자신이 용납하지 못하던 것을 조금씩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결국에는 그토록 싫어한 ‘고양이, 과체중 알레르기 환자, 동성애자’와 함께 아침 시찰에 나서는 기묘한 장면까지 펼쳐진다. 오베는 서툴게 일하는 이웃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외면하는 대신 얼굴을 찌푸릴지언정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소냐를 따라 죽으려고 했던 오베의 자살 기도는 이제 기약 없이 점점 미뤄진다. 그가 불편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도리어 오베의 삶을 잇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 비록 웃는 낯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파르바네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사람들을 향해 기꺼이 손을 뻗는다. 오베의 변모는 그가 원래 좋은 사람이었다는 식의 언설로는 납득되지 않기에 곰곰 생각해볼 만한 의의를 갖는다. 자폐의 문을 여는 힘은 외부로부터 격발된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불가사의한 존재와 대면하는 의외의 사건을 회피하지 않을 때, 요지부동한 ‘나’의 세계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발들일 공간이 생겨난다. 고갱이는 타자와의 조우-환대이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지금, 이 영화] 오베라는 남자

    [지금, 이 영화] 오베라는 남자

    한국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복지국가를 동경한다. 각종 통계 지표에서 드러나듯 이들 나라는 삶의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국가 경쟁력도 상위권에 자리한다. 반면 한국은 둘 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전자와 후자의 두 마리 토끼(실은 나누어지지 않는 한 마리 토끼다)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현대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의 그날을 영위하기 위해 참고가 될 만하다. 영화 ‘오베라는 남자’는 프레드릭 배크만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크만은 2012년에 처음 쓴 장편으로 자국 스웨덴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30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의 명성에 힘입어 영화도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네스 홀름 감독은 소설의 중심 서사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오베는 직장에서 은퇴한 59세 남자다. 그는 매일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난다. 간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동네를 순찰하기 위해서다. 오베는 지나칠 정도로 원리원칙을 고수한다. 규율 위반만큼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다. 한편 오베는 차근차근 죽을 준비를 하고 있다. 반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소냐의 빈자리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 오베가 하늘에 있는 아내 곁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새로 이사를 온 파르바네 가족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린다. 그 뒤에도 본의 아니게 그들과 자꾸 마주치게 되면서, 틀에 얽매인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오베의 삶도 변하기 시작한다. 파르바네는 이란 출신 이민자로, 남편 패트릭과 결혼해 오베가 사는 마을로 이사 온 인물이다. 그녀와 엮이면서 오베는 혼자였다면 인연을 맺지 않았을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차츰 그는 동네 질서 유지보다 이웃 고민 해결에 앞장선다. 동일성의 화신 오베는 이질성의 표상인 파르바네와 사사건건 맞부딪치며, 자신이 용납하지 못하던 것을 조금씩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결국에는 그토록 싫어한 ‘고양이, 과체중 알레르기 환자, 동성애자’와 함께 아침 시찰에 나서는 기묘한 장면까지 펼쳐진다. 오베는 서툴게 일하는 이웃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외면하는 대신 얼굴을 찌푸릴지언정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 소냐를 따라 죽으려고 했던 오베의 자살 기도는 이제 기약 없이 점점 미뤄진다. 그가 불편하게 여기던 사람들이 도리어 오베의 삶을 잇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 비록 웃는 낯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파르바네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사람들을 향해 기꺼이 손을 뻗는다. 오베의 변모는 그가 원래 좋은 사람이었다는 식의 언설로는 납득되지 않기에 곰곰 생각해볼 만한 의의를 갖는다. 자폐의 문을 여는 힘은 외부로부터 격발된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불가사의한 존재와 대면하는 의외의 사건을 회피하지 않을 때, 요지부동한 ‘나’의 세계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발들일 공간이 생겨난다. 고갱이는 타자와의 조우-환대이다. 오는 26일 개봉. 12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나무 마음으로 봅니다 눈으로 느낍니다

    평생 나무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나무 인문학자’의 10개월에 걸친 나무 답사 동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길을 안내해 주지만 사람 눈높이의 나뭇가지는 살펴보지 못해 종종 가지에 찔리거나 부딪치는 경험을 했던 피아니스트는 평생 나무를 연구해 온 나무 학자와의 첫 만남에서 ‘나무는 장애물’이라고 스스럼없이 답했다. 피아니스트 김예지(36). 두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그녀는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로 선발되는 등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에 입학했고,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당당히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56) 인하대 겸임교수. 그는 김예지를 만난 후 ‘눈으로 보는 나무’가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으로 나무를 느끼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에 걸친 두 사람의 남다른 동행 이야기는 ‘슈베르트와 나무’(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신간에 오롯이 담겼다. “예지씨를 만나고 난 후 시각의 절대적인 힘에 의존해 온 나무와의 소통으로는 나무의 실체에 다가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온몸의 감각으로 느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고) “나무는 여전히 제게는 장애물이에요. 하지만 나무와 음악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무의 생명의 기운이 치열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잎이나 꽃이 앙증맞게 돋았다가 시들어 버리는 나무처럼 음악도 끊임없이 변하거든요.”(김) 두 사람은 풍성한 낙우송이 여름 뙤약볕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예지씨의 경기 여주 시골집, 충북 괴산 오가리, 천리포수목원 등을 차례로 다니며 백송, 능소화, 은행나무, 느티나무, 치자나무, 자귀나무 등을 만났다. 예지씨는 “피아노를 연주하다 여리게 쳐야 하는 순간에는 자귀나무 꽃의 부드러운 꽃술을 만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린다”며 “제 음악을 통해 나무의 느낌을 전할 수 있는 생생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나무에서도 피아노와 같은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거든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는 오감으로 전해지는 신호가 있어요. 소리도 있죠. 봄 햇살이 따스해지면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올리는 소리가 드러나요. 이른 봄 청진기를 나무 줄기에 대보면 마치 사람의 심장에서 온몸에 맑은 피를 밀어내는 쿵쾅거림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특히 다른 나무보다 줄기 안에 물을 많이 품은 단풍나무들은 생명의 고동 소리가 더 우렁차거든요.” 고 교수는 예지씨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데 차츰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손으로 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딱딱한 열매와 말랑말랑한 꽃봉오리 향기를 맡고, 나무와 자신과의 거리를 감지하며 이전에 몰랐던 나무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고 교수는 이를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사물을 사유하는 예지씨의 방식이며 무언가를 만진다는 건 사랑’이라고 말했다. 예지씨는 고 교수와의 동행을 통해 조금씩 변했다. 나무를 알게 되면서 음악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당당하게 말하게 됐다. 연주회에 나무 영상을 함께 보여주면 어떻겠느냐는 고 교수의 난데없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시각과 청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 두 사람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시각 장애라는 건 큰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됐죠. 그동안 시각으로만 봐 온 나무들을 다시 처음부터 찾아볼 생각이에요. 예지씨가 바라본 나무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고)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날마다의 삶을 열심히 사니까 다음날이 오는 게 아니겠어요. 제가 가진 시각 장애는 평생 극복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김)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현장 블로그] 자제 못해 규제 부른 캠퍼스

    신입생들에게 돌아가며 ‘음담패설’하라고 명령하기, 게임 중 후배들을 무릎에 앉히거나 서로 껴안게 하고 벌주 먹이기, 술자리에서 막걸리에 오물을 섞어 후배들에게 끼얹기…. 대학 새내기를 상대로 한 선배들의 폭력적인 환영식은 올해라고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전남 지역에서는 한 여학생이 선배 대면식에서의 폭언과 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도서관에서 투신을 하는 상황까지 빚어졌습니다. 대학생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이런 행위들에 대해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급기야 교육부가 12일 ‘회초리’를 들고 나섰습니다. 대학생들의 집단 활동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해자는 물론 행사 책임자로 지정된 학생과 교수에게도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대학 내 건전한 집단 활동 운영 대책’을 대학들에 내려보내고, 이를 학칙에 반영하도록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학은 교내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나면 가해자와 연대 책임자에 대한 징계, 해당 활동 운영 중지 또는 폐쇄, 재정 지원 중단 등 제재 규정을 학칙에 반영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오는 10월 대학들이 학칙 개정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원래 학칙이란 대학이 자율로 정하고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들이 학생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게 교육부의 말입니다. 결국 대학들 스스로 ‘타율적인 규제’를 불러온 셈이 됐다는 얘기인데, 정부의 조치가 적절하고 합리적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일부 몰지각한 대학생과 달리 고려대 한문학과는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교양’이라는 이름의 토론 시간을 마련해 건전한 행사를 치렀습니다. 서울시립대는 학교와 총학생회가 협의해 ‘무알코올’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홍익대는 ‘성 인권위원회’가 OT에서 발생한 성폭력 등에 대해 신고를 받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가 대학에 학칙 개정을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모범 사례를 수집해 대학들이 자율적인 개선에 참고하도록 유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재개봉作 ‘피아니스트’ 메인 예고편

    재개봉作 ‘피아니스트’ 메인 예고편

    15년 만에 재개봉하는 세계적인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 대표작 ‘피아니스트’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피아니스트’는 우아하고 지적인 피아니스트 에리카가 어느 날 자신에게 첫눈에 반한 한 젊은 청년을 만나면서 차츰 드러나는 비뚤어진 사랑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200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가 원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파격적인 연출과 그의 뮤즈, 이자벨 위페르의 우아하고도 품격 있는 연기가 시선을 모은다. 또 그녀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월터’로 분한 브누와 마지멜의 눈빛 연기가 강렬한 시너지를 뿜어낸다. 한편 “너의 연주가 나를 자극한다”라는 카피와 “교수님은 사랑이 뭔지 알아요?”, “네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걸 적어줄게”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은 사랑과 욕망에 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피아니스트’는 제5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까지 3개 부문을 석권하며 영화계에서 찬사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오는 6월 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30분. 사진 영상=블룸즈베리리소시스리미티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설] ‘백억 수임료’ 최·홍 변호사, 檢 명운 걸고 수사하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의 칼날이 이른바 ‘전관(前官)비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대표와 50억원대 수임료 분쟁을 벌이며 수사를 촉발시킨 부장 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를 상대로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법원·검찰의 대표적인 부조리인 전관비리 전모가 제대로 파헤쳐질지 주목된다. 두 전관 변호사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다. 정 대표에게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옛 동료인 현관(現官)들을 상대로 무혐의나 감형 처리를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중앙지검 형사부는 2013~2014년 정 대표의 마카오 등지 300억원대 원정 도박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세 차례나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별건 첩보로 정 대표의 필리핀 등지 100억원대 원정 도박 혐의를 밝혀내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했지만 거액의 회사 자금 횡령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은 또 정 대표가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하자 재판부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취지의 ‘적의’(適宜) 의견을 냈고, 항소심에서는 이례적으로 1심 구형량보다 적은 형량을 구형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 검찰 고위직 출신인 홍 변호사의 ‘입김’이 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홍 변호사는 대표적인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201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개업한 이후 ‘서초동 사건을 싹쓸이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큰돈을 벌었다. 1년 소득이 90억원을 넘는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에게 사건이 몰려든 것은 결국 전관예우에 대한 의뢰인들의 기대가 반영됐다는 것 외에는 이유를 추측하기 어렵다. ‘전화변론’ 등 불법적 수단까지 동원됐다면 더 큰 문제다. 수사를 이번 사건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대표 사건과 정 대표 사건에서만 모두 100억원대의 천문학적 수임료를 챙긴 최 변호사는 친정인 법원을 상대로 정 대표 감형 로비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직 판검사에게 전화변론 등으로 선처를 청탁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원과 검찰이 그동안 강도 높게 전관예우 척결을 외쳤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비(非)전관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을 못 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반면 전관 변호사들은 1년에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 현실이 명백한 증좌 아닌가. 그 뒤에 숨어 있는 현직들을 밝혀내야 한다. 현관은 옷을 벗는 순간 전관이 된다. 전관과 현관의 공생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여전한 전관예우에 더해 법조 브로커까지 극성을 부리니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사건에 쏠린 지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법 시스템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검찰은 명운을 걸고 실체 규명에 총력을 다해야만 한다. 두 전관 변호사의 비리나 이번 사건에 국한하지 말고 이들이 맡았던 모든 사건의 처리 과정을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현관들의 비리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과학커뮤니케이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과학커뮤니케이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덕환(62) 교수의 연구실을 찾은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에 놀란다. 우선 ‘화학자’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흰색 가운 입고 비커나 시험관 만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정말로 그의 연구실엔 컴퓨터와 책만 있다. 또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화학자가 맞나” 싶은 의문이 생길 만큼,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갖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세계를 연구하던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자가 사람들에게 과학을 전파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 나서게 된 건 정말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닥터 리, 계속 화학을 할 건가?” “교수님, 제가 배운 게 화학밖에 없는데 다른 걸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 난 닥터 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일을 했으면 해. 열흘 동안 한국을 돌아보면서 느낀 건데, 이 나라 사람들은 과학이 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더군. 그래서 난 자네가 일반 대중에게 과학을 알리고 확산시키는 일을 해주면 어떨까 싶네.” -미국 코넬대 유학 시절 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셨던 로알드 호프만(79) 교수님께서 1993년 10월 중순 한 대학 초청행사로 한국에 오셨다. 당시 교수님은 50대 중반의 정력적인 학자이셨고, 마흔을 목전에 두고 있던 나는 부교수로 막 승진을 했던 상황이었다. 존경하는 스승이긴 했지만, 나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과학의 대중화라고? 그건 과학을 어설프게 배운 사람들이나 관심 갖는 일 아닌가요?” 호프만 교수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는 아마 대놓고 이렇게 반박했을지도 모른다. -‘우드워드·호프만 법칙’으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의 호프만 교수님은 198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신 이론 화학의 대가였다. 몇 권의 시집도 낸 시인이자 철학자이면서 화학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아 미국에서 ‘화학의 세계’라는 TV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계셨다. 한국을 오셨을 때에도 미당 서정주 선생을 만나고 싶다고 먼저 요청하셨고, 나중에 두 분의 대화는 월간 ‘현대문학’에 게재되기도 했다. -호프만 교수님과의 만남이 있은 이듬해(1994년) 대한화학회에서 ‘홍보간사’란 자리를 신설했는데, 어쩌다가 내가 그걸 맡게 됐다. 학회 회장대행이었던 채영복(2002~2003년 과학기술부 장관) 박사께서 뜬금없이 나를 지목하셨는데, 대선배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1년 전 호프만 교수님과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되는 출발점이었다. -2남 3녀 중 넷째인 나는 맏이인 큰누나와 열 살 차이가 나고 큰형과도 일곱 살이나 차이가 나 꽤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 공부하라는 채근도 거의 없었다. 서울에서 초·중·고교를 다 나왔는데 방학숙제도 거의 해 본 적이 없었다. 방학이면 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내려가 산으로 강으로 뛰어다녔는데, 공부를 얼마나 안했던지 시골 내려올 때 가져온 연필을 한 번도 깎지 않고 개학 때 그대로 교실에 가져갔을 정도였다. 그렇게 연필 한 번 쥐어보지 않고 개학을 맞다 보니 학교에 가면 글씨를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지금도 악필인 건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TV, 신문 등 입시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들이 다양하지만 당시만 해도 TV는커녕 라디오도 흔치 않았다. 그래서 입시 정보라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때 다들 경기중·경기고를 최고로 쳤는데, 나는 우리 형들이 다니던 경복중·경복고가 더 좋은 줄 알았다. 별생각 없이 경복중에 지원했는데, 경기중에 갔더라면 똑똑하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들었을 거란 사실을 입학을 하고서야 알게 됐다. 경복중에서 경복고로 직행을 했는데, 지금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과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계신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고등학교 1년 선배다. 최 선배가 재수를 해서 서울대 같은 학번 동기가 됐는데, 문리대 이학부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다.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에 할아버지께서 어머니와 함께 상경을 하셨다. 안동에서 큰 정미소를 운영하셨던 할아버지는 손주들 교육과 진로에 관심이 많으셨다. “덕환아, 대학에서 뭘 공부할지 결정했느냐.” “네. 저는 화학을 전공하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시며 의대나 법대는 어떠냐고 하셨다. “할아버지, 저는 법대 가서 평생 죄 지은 사람들 보며 살고 싶지 않아요. 의사가 되서 평생 아픈 사람들 보는 것도 싫고요. 저는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어요.” 할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다시 안동에 내려가시면서도 실망의 눈빛을 풀지 않으셨지만, 귀여운 넷째 손주의 고집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건 잘 아셨다. 얼마 후 수정 제안을 하셨는데, “화학과보다는 화학공학과가 어떠냐? 공대가 더 취직이 잘 된다는데….” 하지만, 공대 역시 처음부터 내 선택지엔 없었다.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고2 때부터였다. 화학 수업을 처음 듣는데 “바로 이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화학과에 가겠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둘째 누나가 농화학과를 다녔는데 누나의 전공서적에서 원자와 분자의 그림과 화학식들을 보면서 의지가 더 확고해졌다. “덕환아, 화학과는 너보다 성적이 한참 떨어지는 애들이 가는 데야. 좀 억울하지 않겠니?” 담임선생님도 날 의대에 보내려고 고3 내내 설득하셨지만, 내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았다. -화학 공부를 하러 대학에 갔지만, 1973년 입학 첫 학기부터 석사과정을 마친 1979년 2월까지 6년 동안 한 학기도 처음부터 끝까지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박정희 유신체제에 항거하는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로 거의 매 학기 휴교령이 내려졌다. 거의 독학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 화학에 대해 눈을 뜨게 해준 분을 만났다. ‘일반화학’ 수업을 하신 김호진 교수님이었다. 김 교수님을 통해 이론화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만났고, 그게 평생의 전공이 됐다. -지금까지 번역서와 저서를 합해서 30권 가까운 책을 냈다. 그중 번역서가 20여권이 된다. “전문 번역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번역을 많이 하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과학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번역가가 아닌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이 번역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엄밀성과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과학에서는 ‘어’ 다르고 ‘아’ 다른 법이다. 제일 먼저 번역했던 것은 1996년의 ‘그림으로 보는 분자 세계와 대칭성’이었는데, 삽화가 많은 화학입문서 비슷한 책이었다. 본격적으로 번역에 나서고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호프만 교수님이 쓰신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라는 책부터다. 어려운 이론 화학을 쉽게 잘 풀어내 미국에 있을 때부터 꼭 번역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최재천 선배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인을 꿈꿨던 ‘문청’(문학청년) 출신이었지만, 사실 나는 글 쓰는 일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학교 다닐 때 가장 힘들었고 싫었던 숙제가 바로 작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문과 책을 빼고 신문, 매거진 등 대중매체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 쓴 글이 줄잡아 2300편 정도 된다. 1년에 평균 150~200편 정도 쓰는데 일주일에 3~4편꼴이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잡문’이라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강한 대중매체에 글을 쓰는 것은 ‘뒤늦게 터진 글솜씨’를 자랑하고 싶어서라거나 내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가 절대로 아니다. 호프만 교수님께서 부탁하셨던 것처럼 사람들이 좀더 과학에 친숙해지고 과학적 사고를 해줬으면 하는 책임감에서다. -나는 과학을 흥미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은 불과 100~150년 사이에 나온 지식들이다. 인류가 지구에 살아온 몇십만년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에 나온 지식들이다. 그런 지식들을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역설적이지만 ‘재미있고 쉽게’란 흥미 위주의 과학, 신기술 개발 중심의 과학들이고, 나아가 그런 것들이 과학기피 현상을 불러온다. 재미있다고 하는 얘기만 들은 사람들이 실제로 과학을 공부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면 ‘과학은 쉽고 재미있다더니 어렵고 재미없네, 속았어’라고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 과학을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쓸 때 항상 현실 문제를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우리 사회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신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기술 중심의 과학을 이야기하는 정부와 그런 주장에 은연 중에 동의하는 전문가들 때문이다. 나는 좀 배웠다는 사람들이 “기초과학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라고 말할 때 정말 화가 난다. 우주론이나 진화론을 100년 연구해 봐야 무슨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겠나. 기술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는 결과물인데 과학은 그 기술개발을 조직화, 체계화시켜 최종 산물까지 도출하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현대과학의 여러 역할 중 3분의1에 불과하다. 다른 3분의1은 사람들에게 정직성과 비판성, 합리성이라는 과학정신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나는 이게 과학의 역할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식의 축적이나 과학정신 함양보다 경제적 가치와 기술개발이란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이전 숫자’,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 수’ 같은 무의미한 통계가 더 중시되는 것이다. -사회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 교수가 다른 데 관심 있는 것 아니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을 좀더 과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밀알이 되고 싶을 뿐이다. 사회와 동떨어진 지식인이란 있을 수 없다. 더군다나 대학교수들은 사회적 명성뿐만 아니라 캠퍼스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사회를 위해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목소리가 커졌고 눈총도 받았던 것 같다. 아내가 나에게 자주 하는 소리가 있다. “당신은 절대 학교 밖에 나가 다른 것 할 생각은 하지 마라. 당신처럼 성격이 모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학교 밖에서 무슨 말 했다가는 정 맞는다.” 얼마 후면 정년을 맞는다. 그동안 썼던 나의 ‘잡문’들을 모으고 추려서 과학적 눈으로 우리 사회 문제 전반을 해석해보는 나름 거창한 시도를 해볼까 한다. 꽤나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고,그래서 더 도전해 보고 싶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덕환 교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다. 대학에서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을 함께 가르친다. 이 교수는 실험 중심인 화학 분야에서 ‘양자화학’과 ‘비선형 분광학’을 전공한 보기 드문 이론 화학자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잘은 모르는 과학 주제들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래서 ‘언론사 기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과학자’로 통한다.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 자주 출연하면서 20권 이상의 대중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특히 2004년에 번역 출간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과학 분야 최고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자신의 대학원 지도교수인 로알드 호프만 미국 코넬대 교수의 저서를 번역한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1996년)는 많은 대학에서 ‘신입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로 선정됐다. ▲1954년 서울 출생 ▲서울 경복중·고, 서울대 화학과, 미국 코넬대 박사(1983년) ▲서강대 화학과 교수(1985년~),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운영위원장(2009년), 대한화학회 회장(2012년),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2013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신문·잡지 부문· 2004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2008년)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삼성-LG(잠실) ●두산-SK(문학) ●NC-한화(대전) ●kt-KIA(광주) ●넥센-롯데(사직 이상 오후 6시 30분) ■여자축구 WK리그 ●서울시청-스포츠토토(오후 4시 효창종합운) ●수원시설관리공단-상무(수원종합운) ●현대제철-대교(인천 남동아시아드 이상 오후 7시) ■골프 매일유업오픈(대전 유성CC) ■테니스 ▲서울오픈 국제남자챌린저(올림픽코트) ▲전국주니어선수권(순창공설운)
  • [프로야구] NC 팀 최다연승, 한화가 막았다

    [프로야구] NC 팀 최다연승, 한화가 막았다

    22안타 LG, 삼성 16-2 대파 한화가 5연패에서 탈출하며 NC의 구단 최다 연승을 저지했다. 한화는 11일 대전에서 벌어진 KBO리그에서 시즌 첫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NC의 추격을 6-5로 뿌리쳤다. 한화는 5연패에서 벗어났고 8연승을 달리던 NC는 구단 최다 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한화 선발 이태양은 4이닝 동안 4안타 3실점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으나 5회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에 몰리면서 강판됐다. 한화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17차례나 ‘퀵 후크’(3점 이하 실점한 선발 투수를 6이닝 이전 교체)를 단행했다. 5회 3실점하며 4-4 동점을 내준 한화는 공수 교대 뒤 하주석의 볼넷에 이은 조인성의 2루타로 한 점을 뽑고 이용규의 적시타가 이어져 6-4로 승기를 잡았다. LG는 잠실에서 올 시즌 한 팀 최다인 22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삼성을 16-2로 대파했다. 4연패를 끊고 7위로 올라섰다. LG 선발 소사는 8이닝 9안타 2실점으로 2승째를 챙겼지만 삼성 선발 장원삼은 3이닝 동안 12안타의 뭇매를 맞고 9실점(6자책)했다. LG 히메네스는 5회 1점짜리 시즌 10호 홈런을 날려 김재환(두산)과 홈런 공동 선두에 나섰다. 투수에서 야수로 전업한 LG 이형종도 6회 3점포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두산은 문학에서 SK를 7-3으로 꺾었다. 두산은 2연승으로 선두를 지켰고 SK는 3연패에 빠졌다. 보우덴은 7이닝을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5승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도 1.95에서 1.64로 끌어내려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양의지는 1-0이던 4회와 4-0이던 6회 자신의 5번째 연타석 대포(시즌 6·7호)를 터뜨리며 홈런 레이스에 본격 가세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통산 100승(75패 1무)을 달성했다. 2006년 선동열 감독(169경기)에 이어 류중일(2012년) 감독과 함께 최소 경기 100승 공동 2위. 넥센은 사직에서 홈런 4방 등 타선의 응집력으로 롯데를 16-2로 크게 이겼다. 넥센은 4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3위로 올라섰고 롯데는 3연승을 마감했다. 넥센 선발 신재영은 5이닝을 8안타 2실점으로 막아 5승째를 따냈다. 사직 5연승을 달리던 롯데 송승준은 3과 3분의2이닝 동안 홈런 두 방 등 장단 9안타를 맞고 8실점하는 수모를 당했다. KIA는 광주에서 kt를 8-3으로 누르고 3연패를 끊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문화마당] 덮어 놓고 기발하게 여기자는 건 아니지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덮어 놓고 기발하게 여기자는 건 아니지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도서관에 들어선 남자가 소지하고 있던 카드를 입구에 놓인 의자에 갖다 댄다. 그러자 의자가 남자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필요한 책을 찾을 때까지. 책을 서가에서 꺼내 곧바로 의자에 앉아 읽다가 빌리기로 결정하고 사서 앞에 도착한 순간 의자는 마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상은 에인트호번에 있는 어느 도서관의 풍경이다. 네덜란드 디자인아카데미의 프로젝트로 2007년에 제작된 이 유튜브 영상을 며칠 전에 보며 나는 몹시 감탄했다. 의자가 사람 뒤를 따라다니다니 대관절 누가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을까.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면 쉽사리 떠올리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병원이나 마트에서 활용해도 유용할 듯하다”거나 “창조적이고도 존경스러운 프로젝트”, “귀여운 아이디어”, “도서관에 자주 가서 책을 읽고 싶어질 것 같다”는 등 유튜브에 달린 댓글도 호평 일색이었다.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한국에도 이미 예전에 알려진 듯했다. 그런데 해당 영상을 소개한 한국의 어느 블로그 댓글을 읽다 보니, 뭐랄까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의자 때문에 시설물 다 바꾸어야 하는 번거로움”, “그 돈으로 의자 더 사서 여러 군데 배치하는 게 나을 듯”, “개인의 편함만을 위해 공공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도서관 문화를 해칠 것”, “실용성이 없음, 그냥 손으로 의자 옮기고 말지” 같은 의견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서양에서 만들었으니 덮어 놓고 기발하게 여기자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20일자 한국일보는 영국의 빈촌인 타워햄리스에서 개관해 현재 다섯 개까지 늘어난 신개념 도서관 ‘아이디어 스토어’를 소개했다. 대다수 주민이 거의 이용하지 않던 깡통 같은 도서관을 “커피를 들고 와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전화를 받는 것, 음악을 듣는 것도 소리가 너무 크지 않는 한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장소”로 탈바꿈시키면서 방문자가 4배 이상 늘었다는 내용이다. 그런가 하면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십진분류법을 버리고 생활과 밀접한 ‘22종 분류법’을 채용하거나 잡지와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을 입점시키는 등 기존의 도서관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방문객을 7배 이상 증가시켰다. ‘인구 5만명 규모의 지방 시립도서관을 일본 제일의 도서관’으로 만들었으며 이런 도서관을 지방 곳곳에 만들 계획이라고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신의 저서 ‘지적자본론’에 적었다. 무슨 잡화점 비슷하게 리뉴얼된 ‘아이디어 스토어’를 못마땅해하던 영국 시민들도 ‘도서관을 카페처럼 만들겠다니 웃기는군’ 하고 비웃던 일본 시민들도 이제는 도서관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만족해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다들 도서관으로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해 참신하고도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왕창왕창 쏟아내고 있는 이때에 한국의 도서관들이 답보 상태인 이유는 뭘 좀 시도해 보려고 해도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이들이 워낙 많아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뜬금없지만 이 대목에서 한국의 장르 문학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어느 평론가가 했던 비유가 떠올랐다.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설을 보면 각 나라별로 독자들 반응이 제각각이다. 대개는 “와! 사람이 하늘을 날다니 신기해”인데 한국의 독자들은 왜 그런지 몰라도 유독 이런 반응이 많더란다. “말도 안 돼, 사람이 어떻게 하늘을 날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 지구 닮은 별, 1284개 더 있다

    지구 닮은 별, 1284개 더 있다

    NASA “행성 가능성 99% 이상” 550개선 지구 같은 암석층 발견 9개는 액체 상태 물 존재할 수도 지구형 외계행성 2325개로 늘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 ‘행성사냥꾼’ 눈에 1284개의 새로운 지구형 행성이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일 새벽 2시(한국시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지난해 7월 발견한 항성 ‘케플러452’와 그 주변을 도는 행성 ‘케플러452b’를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4302개의 행성 후보를 추가로 찾아냈으며 이 중 1284개는 행성일 가능성이 9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3018개는 행성일 가능성이 낮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천문현상 때문에 나타난 데이터로 추정됐다. 이로써 이전에 발견된 행성 1041개를 포함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 수는 모두 2325개가 됐다. 이번 분석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렸다. 엘런 스토판 NASA 본부 수석과학자는 “이번에 발견한 1284개의 외계행성 중 550개는 지구처럼 암석층을 갖고 있으며 크기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특히 550개 중 9개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는 ‘생명체 거주 가능지역’(Habitable zone)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구처럼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것으로 NASA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행성은 ‘암석형’과 ‘가스형’으로 나뉘는데 목성처럼 가스 형태로 구성된 행성보다는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에서 따 온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09년 발사돼 지구에서 1억 2070만㎞ 떨어진 궤도를 돌면서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식임무는 2012년에 끝났지만 NASA는 외계행성뿐만 아니라 초신성까지 관측하는 새로운 임무 ‘K2’를 부여했다. 지난달 7일 고장으로 일주일 동안 ‘위급모드’로 운영되기도 했지만 닷새 만에 정상상태를 회복해 임무를 수행 중이다. NASA는 더 넓은 관측영역에서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2018년 외계행성탐색위성(TESS)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띄우고 2020년 초에는 광시야 적외선 서베이 망원경(WFIRST)을 발사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독자들이 만드는 세계 첫 ‘책나무 공원’

    작가 수익 기부… 한지 생산 계획 충북 청주시가 세계 최초로 책나무공원을 만든다. 청주시는 11일 문의면 마블갤러리에서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어령 이사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책나무공원 조성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책나무공원은 한지의 재료인 닥나무와 닥풀로 공원을 만드는 사업인데 과정이 재밌다. 이 이사장의 신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책에 닥나무와 닥풀 씨앗을 첨부해 팔면 독자들이 책을 다 읽고 씨앗을 청주시로 보낸다. 시는 이 씨앗들을 책나무공원에 심어 공원을 꾸민다. 독자들이 씨앗을 갖고 와 심어도 된다. 시는 이 씨앗들이 발아해 닥나무와 닥풀로 성장하면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생산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는 책나무공원 조성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폭넓은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시는 책나무공원에서 인문학 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열기로 했다. 조상들은 고려시대부터 닥나무와 닥풀을 활용해 질 좋은 종이를 생산했다. 이 이사장은 책 판매 수익금 일부를 책나무공원 조성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음식, 젓가락 등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를 테마로 총 12권으로 구성됐으며 다음달부터 시판된다. 시는 정부가 공모 중인 국립 한국문학관을 유치하면 문학관 건립 예정지 인근에 책나무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변광섭 총괄코디네이터는 “한지 생산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이사장의 책은 항상 5000권 이상 판매돼 책나무공원 조성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와 청주의 공원, 나무 등의 역사자원, 생태자원 등을 활용한 문학자료의 디지털화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개최했던 젓가락페스티벌은 확대 개최키로 했다. 이 이사장은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명예위원장을 맡으며 청주와 인연을 맺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 권석창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 권석창

    새누리당 권석창 당선자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단장으로서 자동차 소비자 권익 증진을 이뤄 낸 것처럼 국회에서는 ‘정책 소비자’의 권익 증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현대자동차 싼타페의 연비 과장을 밝혀내, 소비자 12만명이 평균 40만원의 보상금을 받게 한 경험이 있다. 최근 당 원내부대표 직책까지 맡았다. Q.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A. 운명. 어느 날 갑자기 사표 쓰고 정치를 해야겠다는 ‘신내림’이 왔다. 공무원으로 할 수 있는 부분보다 입법부에 가면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신내림이 오지 않으면 정치 못한다. 많은 사람이 하겠다고 얘기는 해도 실제로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한다. 나도 ‘떨어지면 딸 학교는 어떻게 보내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날 뻔하기도 했다. Q. 당선자에게 정치는. A. 타고난 것.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인간의 역학관계를 규명, 연구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추럴 본(타고난) 정치인’이다. 어릴 적부터 지적 호기심이 남달라 궁금한 것은 다 해봐야 했다. 최고가 되거나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정치를 시작하는 지금도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마음이다. Q. 충청 대망론에 대한 견해는. A. 인물 대망론. 충청 대망론 같은 지역 대망론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구제할 수 있는 인물 대망론이 필요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그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면 나도 기여하겠다. 다만 아직 그분이라는 확신이 없다. 수면에 올라온 사람도 아니고 현재 비교 대상도 없다. 충청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돼야만 한다? 이건 아니다. Q. 입법하고 싶은 법안은. A. 교통 관련법.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교통 약자 이동 편의 증진법 개정안, 업계의 반대가 세서 아직 하지 못한 자동차 교환환불법 등을 하고 싶다. 도시개발과 도시 교통 발전이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 국도나 지방도가 잘 돼 있는데 도시 내 교통 정체는 최악이다. 싱가포르는 자동차가 더 많고 길이 더 좁아도 혼잡하지 않다. 시스템 문제다. 주차장만 잘 돼 있어도 훨씬 나아진다. Q. 국회에 쓴소리를 한다면. A. 내려놓아야. 기득권을 더 내려놓아야 한다. 세비 반납 같은 ‘쇼’ 하지 말고 정말 내려놓을 부분들을 더 찾아야 한다. 옛날엔 공무원들이 논다고 했는데 BSC(균형성과관리지표) 도입 후로는 서로 경쟁하고 놀지 않는다. 국회엔 그런 게 없다. 국민들이 관심도 없는 시민단체들의 법안 발의 건수 발표 같은 형식적인 것 말고 자체 평가위원회를 두는 등 성과를 평가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국회는 경쟁 밖에 있어 왔다. 평가 좋은 사람을 국회의장이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 인센티브를 줘 본 적이 없지 않은가. Q. 정치적 롤모델은. A. 권영우 박사. 훌륭한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었다. 내가 세명대 초빙교수인데 그분이 세명대를 설립했다. 소위 ‘흙수저’ 출신이라 중학생 때 잘 곳이 없어서 약국에 찾아가 재워 달라고 했다더라. 자기 원칙을 철저히 지켜 경기대원고속이라는 그룹을 만들고 국회의원도 지냈다. 나도 정치권에서는 흙수저 축에 들어간다. 아버지가 쌀집을 하셨다. 묘하게 공부를 잘했고 행정고시에 빨리 붙고 결혼도 잘해서 중산층이 됐다. 원칙에 충실한 정치인이 되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프로필 ▲1966년 충북 제천 출생 ▲서울대 신문학과 ▲제34회 행정고시 합격,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 대통령비서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공공개혁국장
  • 청주시 세계 최초 책나무공원 조성

    청주시 세계 최초 책나무공원 조성

    충북 청주시가 세계 최초로 책나무공원을 만든다. 청주시는 11일 문의면 마블갤러리에서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어령 이사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책나무공원 조성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책나무공원은 한지의 재료인 닥나무와 닥풀로 공원을 만드는 사업인데 과정이 재밌다. 이 이사장의 신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책에 닥나무와 닥풀 씨앗을 첨부해 팔면 독자들이 책을 다 읽고 씨앗을 청주시로 보낸다. 시는 이 씨앗들을 책나무공원에 심어 공원을 꾸민다. 독자들이 씨앗을 갖고 와 심어도 된다. 시는 이 씨앗들이 발아해 닥나무와 닥풀로 성장하면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생산하는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는 책나무공원 조성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폭넓은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시는 책나무공원에서 인문학 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열기로 했다. 조상들은 고려시대부터 닥나무와 닥풀을 활용해 질 좋은 종이를 생산했다. 이 이사장은 책 판매 수익금 일부를 책나무공원 조성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음식, 젓가락 등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를 테마로 총 12권으로 구성됐으며 다음 달부터 시판된다. 시는 정부가 공모 중인 국립 한국문학관을 유치하면 문학관 건립 예정지 인근에 책나무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변광섭 총괄코디네이터는 “한지 생산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이사장의 책은 항상 5000권 이상 판매돼 책나무공원 조성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와 청주의 공원, 나무 등의 역사자원, 생태자원 등을 활용한 문학자료의 디지털화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개최했던 젓가락페스티벌은 확대 개최키로 했다. 이 이사장은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명예위원장을 맡으며 청주와 인연을 맺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문청’ 유근기 곡성(谷城)군수의 화제의 영화 ‘곡성(哭聲)’ 마케팅

    ‘문청’ 유근기 곡성(谷城)군수의 화제의 영화 ‘곡성(哭聲)’ 마케팅

    “인구 3만여 명에 지나지 않은 작은 군이지만 영화를 계기로 곡성군이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로 확실히 각인됐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곡성’에 기대 고향 곡성을 알린 유근기 곡성군수가 화제다. 유 군수는가 최근 한 지방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영화 ‘곡성(哭聲)’이 지역의 이름 ‘곡성(谷城)’과 소리가 같아 지역 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역발상의 생각을 제시한 것이다. 11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은 특유의 음산함, 기괴스러움이 가득한데, 주민들이 그렇게 동네 이미지가 굳어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하자, 일본 아오모리현의 ‘합격사과’를 예로 들며 긍정적 역발상으로 곡성을 알릴 기회로 삼자고 역설한 것이다. 영화 제작자들도 곡성 포스터에 한자를 병기하고, ‘영화가 곡성 지역과 무관하다’는 자막을 내보내는 등 주민들의 항의에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유 군수가 보기드물게 대중예술을 이해하며 시민과 소통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초록 잎의 발랄함과 갈맷빛 사철나무의 들뜨지 않는 엄정함에 감탄할 수 있다면 우리 곡성에 올 자격이 충분하다’거나, ‘유리창에 낀 성에를 지워가며 그리웠던 사람들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곡성에 와야 한다’ 등의 문학적 표현을 쓴 유 군수는 마치 ‘문청(문학청년)’을 연상시킨다. 누리꾼들은 “꼬장꼬장한 시골군수가 군 이미지를 우려해 영화 상영 반대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세련되게 대응할 줄 몰랐다”며 박수를 보냈다. 또 “고향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이 없으면 불가능한 표현”이라며 전남 곡성에도 꼭 가보고 싶다는 반응들이다. 글쓰기를 즐긴다는 유 군수는 “생각의 스펙트럼은 인구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넓다”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방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2016년 곡성세계장미축제’를 꼭 찾아달라고도 했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월드피플+] 15세 소년, 별자리와 위성사진으로 ‘마야 유적’ 발견

    한 어린 소년의 호기심과 끈질긴 노력이 과학자와 고고학자들도 하기 힘든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최근 영국 BBC등 해외언론은 캐나다 퀘벡에 사는 윌리엄 가도리(15)가 멕시코에 숨겨져 있던 마야문명의 유적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창 학교와 학원을 오갈 나이인 윌리엄이 무려 3500km나 떨어진 집에서 마야문명의 유적지를 발견한 것은 과학적 호기심과 어른들의 도움 덕이었다. 윌리엄이 처음 마야문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2년.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가 된 세계의 종말을 예고한 '마야 달력' 때문이었다. 이후 꾸준히 마야문명을 공부한 윌리엄은 왜 마야 도시는 강이 아닌 산 속 깊은 곳에 건설됐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이에 나름의 연구를 하던 윌리엄은 지금까지 발견된 117개의 마야 도시와 별자리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곧 고대 마야의 서적에 수록된 별자리 지도와 실제 발견된 마야 도시의 위치가 일치하고 특히 가장 밝은 별이 위치한 곳에는 가장 큰 도시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 과정에서 윌리엄은 별자리의 별 중 하나에 해당되는 도시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러나 어린 소년의 '이론'을 실제로 검증하기란, 당연히, 쉽지않은 일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2년 전 학교 대표로 과학 컨퍼런스에 초대된 윌리엄은 캐나다 우주국(CSA) 소속의 과학자인 다니엘 드 릴을 만나게 된다. 릴은 "한 꼬마가 찾아와 유창한 불어와 영어로 숨겨진 마야 도시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면서 "너무나 감명받아 CSA 동료와의 점심 자리에 초대해 함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동료들에게 이 아이가 장차 CSA의 국장이 돼 우리가 그 밑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결국 윌리엄의 이론을 검증하고자 CSA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을 받아 소년이 지목한 지역의 상세한 위성사진과 관련 자료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분석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 안 정글 숲에서 86m 높이의 피라미드를 비롯 30개 건축물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역대 발견된 마야 도시 중 5번째로 크다는 평가. 윌리엄은 "지난 1월 뉴브런즈윅대학 아만드 라코크 박사와 함께 숨겨진 마야의 유적지를 발견했다"면서 "고대 마야인들이 별을 숭배했다는 사실에 착안한 가설이 결국 실제로 검증돼 너무나 흥분된다"고 밝혔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은 자금이 마련되는대로 곧 자신이 발견한 마야 문명을 찾아 탐사를 떠날 예정이다. 한편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현재의 멕시코 남동부, 과테말라, 유카탄 반도 등을 중심으로 약 600년 간 번창한 마야 문명은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해 수준 높은 문명을 자랑했으나 특별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멸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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