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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아버지의 간첩 오명 58년 만에 벗겨낸 막내딸의 눈물

    5·16 때 간첩 몰린 고 진승록 서울대 법대학장 재심 무죄변호사 재등록 2년 만인 1985년 명예회복 못한 채 작고정치학 교수된 막내딸이 2015년부터 재심 절차 밟아와“이 사건 피고인이 간첩 활동 또는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는 대단히 부족하고, 심지어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가 선고됐으므로 판결이 잘못됐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원심 판결 중 유죄였던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1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가 한 재심 사건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자 정장 차림의 여성이 방청석에서 일어나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이 된 부친을 대신해 2015년부터 재심 과정을 진행한 진미경(64) 한국외대 초빙교수였다. 재판장은 “고생 많았어요 그동안, 잘 돌아가셔요”라고 따뜻한 인삿말을 건넸다. 재심 사건 피고인인 진승록 전 서울대 법과대학장은 해방 전 보성전문학교 교수, 해방 후 고려대 교수와 1952년 고시위원회 위원장을 거칠 만큼 널리 알려진 법학자였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이 발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 진 전 학장은 불현듯 자택에 들이닥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불법 연행됐다. 진 전 학장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납북됐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는데, 군사정권은 이를 이유로 진 전 학장이 북한 측에 간첩으로 포섭됐다는 혐의를 씌웠다. 남으로 돌아와서는 다른 간첩을 만나 ‘남북 협상에 대한 학생들의 동향을 보니 반은 찬성하고 반은 반대한다’는 식의 정보를 알려준 뒤 금괴를 받았다는 혐의도 더해졌다. 1961년 1심 군법회의는 진 전 학장의 간첩죄와 간첩방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군법회의의 2심과 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을 거쳐 간첩죄는 무죄가 되고 간첩방조죄만 유죄로 인정된 진 전 학장에게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진 전 학장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빨리 풀려난 점에 대해 진 교수의 남편 이수철(67) 용인대 명예교수는 “군사정권이 사건을 조작한 걸 스스로 인정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이날 재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전) 진술을 봤을 때 적법한 영장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게 아니라 불법적으로 감금된 상태에서 협박성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모든 조서는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도 진 전 학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전 학장은 풀려난 지 15년이 되던 1978년 사면을 받았고 1983년엔 변호사로 재등록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85년 1월, 진 전 학장은 만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 교수는 “연행되기 전까지 아버지는 ‘민법총론’, ‘물권법’ 등 6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석방된 후에는 글을 하나도 못 썼다”면서 “풀려난 뒤에도 정기적으로 형사가 자택을 방문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위축되셨고, 사회적으로도 간첩으로 알려져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막내인 내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공부를 잘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교수까지 됐다. 정치학을 전공한 이유도 아버지가 억울하게 잡혀가는 걸 봤기 때문이다”는 진 교수도 부친의 전과 기록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진 교수는 “박사과정 유학을 가려는데 당시 외무부에서 여권이 안 나왔다. 신원조회에서 아버지의 전과가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고위공직자 2명의 신원보증을 받아와야 여권을 내주겠다고 했고, 다행히 아버지의 서울법대 제자 2명이 보증을 서 줘서 겨우 유학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가 된 후 정부에서 고위직 제안도 받았지만 아버지 전과가 노출될까봐 대학에만 조용히 남기로 했다. 다른 죄도 아니고 간첩죄니까…”라고 말하던 진 교수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진 교수는 “아버지가 5·16 때문에 누명을 쓰고 고초를 당하셨는데 오늘이 마침 이날(5월 16일)이라 감회가 깊다”면서 “살아 생전에 잠 못 이루시고 ‘억울하다, 원통하다’고 하셨는데 이제 오명을 벗으셨으니 부디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브레이킹’종목 파리올림픽서 금메달 효자종목 되게 최선”

    ‘브레이킹’종목 파리올림픽서 금메달 효자종목 되게 최선”

    진조크루는 2012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해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팀이다. 2001년 팀을 결성해 국내외를 무대로 수많은 활동과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다. 브레이크 댄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생긴 춤으로, 종주국 미국에서는 ‘브레이킹’이라 부른다. 마침 브레이킹이 2024년 프랑스올림픽에서 정식종목 채택이 확실시돼 앞으로 춤에서 스포츠로 인정받는다. 본지와 사단법인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은 브레이킹 경기의 진흥과 관련 사업, 올림픽종목으로 활성화하는 데 공동 노력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오는 21일 상호 업무협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16일 서울신문은 부천 상동 스튜디오에서 퍼포먼스를 연습 중인 김헌준 연맹부회장이자 진조크루대표를 만나봤다. 일문일답. -나에게 브레이킹이란. 1985년 8월 21일생이다. 진조 크루(Jinjo Crew)는 오를 진, 불사를 조의 한자어로 ‘불살라 오르다’란 의미다. 지난 20년간 브레이킹은 나를 성장시키며 나의 인생철학을 관철시켜 줬다. 또 성장 가능성을 부여해주고 내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청소년시기 나에게 전부였고 앞으로도 나의 모든 삶이 될 것이다. -브레이킹에 입문한 계기는. 1999년 15살 때 친한 친구를 따라서 시작했다. 때마침 브레이킹을 소재로 한 ‘힙합’이라는 만화책이 그 시절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브레이킹이 있는 댄스학원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힙합’은 내게 교과서가 됐다.-세계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매번 이 질문을 받을 때면 가장 기억에 나는 대회가 달라진다. 국내외 배틀에서 총 93회 우승했다. 내년까지는 100번 우승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세계 5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2012년 유케이 비보이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가 근래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계5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마지막 대회이다 보니까 그렇다. 이 대회를 우승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상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최초 비보이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비보이로서 우리 팀에 날개를 달아준 타이틀이다. -최근 대한브레이킹연맹이 결성됐다. 어떤 의미가 있나. 지난 3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사단법인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김만수 전 부천시장이 회장에, 제가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프랑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2024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비보이 댄스’와 ‘비걸 댄스’를 총칭하는 ‘브레이킹’을 추천한 바 있다. 정식종목 확정을 눈 앞에 두고 있어 그동안 물밑에서 한국은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연맹은 파리 올림픽뿐만 아니라 국제대회 정식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중심역할을 하겠다. -브레이킹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브레이킹은 이젠 스포츠종목이지만, 누군가에겐 취미생활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너무 어렵거나 특수한 장르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후배들이든 나이가 드신 분들이든 어려운 춤, 특수한 춤, 부상당할 수 있는 춤, 직업화하기 힘든 춤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 이 춤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자기일을 하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 시간 내서 취미생활로 할 수 있는 춤이다. 요즘은 비보이전문학원도 많이 생겨 브레이킹 참맛을 느끼는 데 좋다고 본다. -50대 이상에게도 이 춤이 가능하나. 깜짝놀랄 텐데 미국에서는 나이가 50세가 넘은 사람들이 취미로 많이 배우고 있다. 전문선수로 데뷔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고 몸이 건장하고 대부분 여유있는 층에서 많이 찾는다. -세계대회 주요 수상경력을 말해달라. 주요 세계메이저대회 우승경력으로는 2018 프랑스 Battle of the year CREW 월드파이널 우승을 비롯해 2016·2017·2018 Break The Floor 3년 연속 우승, 2018 일본 SUPER BREAK Crew Battle 우승, 2017 미국 Silverback Event 3on3 Battle Final 우승, 2012 영국 UK B-BOY CHAMPIONSHIP WORLD FINAL 우승 등을 내세우고 싶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내가 추는 비보이라는 춤이 ‘브레이킹’이라는 스포츠종목으로 인정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브레이킹 종목이 한국의 메달 효자종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 종목으로 브레이킹이 대중들 인식에서 성장해 나가는 상상을 하니 너무 설렌다. 이제 우리 진조크루는 역사가 될 것이고 세계역사의 중심에 존재할 것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고(古)천문서 한글로 바꿔주는 ‘천문 번역기’ 나온다

    고(古)천문서 한글로 바꿔주는 ‘천문 번역기’ 나온다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많은 고문서에는 다양한 천문관측기록이 있다. 문제는 한문으로 돼 있어서 일반인들은 제대로 읽거나 원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와 한국고전번역원이 손 잡고 구글 번역기나 네이버의 ‘파파고’와 같은 천문고전 속 한문 원본을 한글로 자동번역해주는 인공지능 번역기 개발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 천문고전분야는 고(古)천문학자나 고전번역가들이 번역하지 않으면 한문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번역기 개발에 나서는 두 기관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제가역상집, 서운관지, 의기집설, 천동상위고 등 천문분야 고문헌 데이터베이스를 한문 원문-한글 번역문 형태로 매칭시켜 번역기에 적용하게 된다. 한글로 자동번역될 경우 번역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천문분야 언어를 집합시킨 빅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작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되는 고천문 번역기는 인공지능(AI) 기계학습 기술에 따라 한문 원본을 자동으로 한글로 번역해준다. 이번에 착수한 천문고전분야 번역기는 오는 12월에 개발이 완료되고 2020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웹이나 모바일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될 계획이다. 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 김상혁 센터장은 “천문분야 고문헌 특화 자동번역모델 개발은 방대한 고천문 자료를 빠르게 한글로 바꿔줌으로써 국민이 직접 고천문 연구에 참여해 전문가들이 간과하고 지나간 부분에 대한 성과를 도출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시민참여 과학과 오픈사이언스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목 천문연구원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국내에 남아있는 고천문서적들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고천문학연구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이에스동서, ‘수성 범어 W’ 5월 일반분양…대구 최고층 랜드마크로 우뚝

    아이에스동서, ‘수성 범어 W’ 5월 일반분양…대구 최고층 랜드마크로 우뚝

    수성범어지역주택조합이 4년에 걸친 부지매입문제와 학교문제를 모두 마무리하고 마침내 5월중 ‘수성 범어W’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이로써 범어네거리에 대구 단일단지 최대 규모인 대구 최고층(59층)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솟아오를 전망이다. ‘수성 범어W’는 2015년 지역주택조합으로 설립돼 우여곡절 끝에 2017년 아이에스동서로 시공사가 변경됐다. 아이에스동서가 대구에 지사를 설립하고 사업부지에 26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면서 사업이 본격화 됐고, 지난해 대구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최재환 조합장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조합집행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1000여명의 조합원들과 언제나 힘이 되어준 아이에스동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며, “수성 범어 W는 조합원이 이루어낸 지역주택조합의 성공사례로 대구 최중심의 고급 주거단지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 범어W’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지하 4층에서 지상 59층, 아파트 1340세대(전용 84㎡A 104세대, 84㎡B 540세대, 84㎡C 540세대, 102㎡ 156세대) 및 오피스텔 528실(84㎡OA 264실, 78㎡OA 264실), 총 1868세대로 조성된다. 아이에스동서의 최고 기술력이 만드는 고급 브랜드 W는 Wonderful, Wisdom, Wide의 첫 스펠링으로, 호텔급 이상의 최고품격을 누리는 공간을 의미하며 일반아파트와는 차별화된 상품에만 W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범어네거리 최중심 자리인 ‘수성 범어 W’는 2호선 범어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단지 앞 주도로인 달구벌대로 및 동대구로와 인접하여 대구도심지역 접근성이 탁월하고 KTX동대구역, 북대구IC, 수성IC를 통해 시외곽지 출입도 용이하다. 또한 관공서, 금융기관 등의 중심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풍부하며 학교와 명문학원가가 인접해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수성 범어 W는 범어네거리 중심지에 들어서는 랜드마크 주거타운에서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4년여 동안 아이에스동서를 믿고 기다려주신 조합원님과 일반분양 계약자님에게 대구 최고의 아파트로 자부심을 안겨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에 5·18 처음 알린 김준태의 詩 재조명… 日평단 “3·1운동의 연장선”

    세계에 5·18 처음 알린 김준태의 詩 재조명… 日평단 “3·1운동의 연장선”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참상을 외부 세계에 처음 알린 김준태(71) 시인의 작품들이 일본의 유력 시 전문지를 통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 사상’은 5월호에 김 시인의 시집 ‘광주로 가는 길’ 일본어판에 대한 서평을 크게 다뤘다. 1972년 창간된 ‘시와 사상’은 일본의 대표적인 시 전문잡지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교 교사였던 김 시인은 1980년 6월 전남매일에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의 일부를 게재했다가 해직당하고 투옥됐다. 시집 ‘광주로 가는 길’은 지난해 10월 나고야 후바이샤를 통해 처음 번역 출간됐다. 일본의 시인이자 한국문학 연구자인 사가와 아키(65)는 ‘고난에서 창조로-독립운동 기념의 해에 광주로 가는 길을 읽는다’라는 제목의 서평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과 이를 담아낸 김 시인의 시가 올해 100주년인 3·1운동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역사문제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국인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독립정신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현대 문학 시초와 친일파, 그 사이… 춘원 이광수 전집 출간

    현대 문학 시초와 친일파, 그 사이… 춘원 이광수 전집 출간

    한국 현대 문학의 시초인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춘원 이광수(1892~1950) 전집이 출간된다.태학사는 춘원연구학회와 함께 춘원이 남긴 모든 글을 묶은 ‘춘원 이광수 전집’을 기획, 1차분 ‘무정’, ‘개척자’, ‘허생전’ 세 권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춘원 전집은 1962년 삼중당(전 20권), 1979년 우신사(전 11권)에서 발간된 적이 있으나 당시 편찬자의 판단에 따라 배제·누락된 글, 이후 새로 발굴된 글들을 모두 모았다는 게 태학사 측 설명이다. 1차분 세 권에 이어 목록이 확정된 것은 근대 문학의 제1형식으로 불리는 ‘재생’, ‘흙’, ‘유정’ 등의 장편들과 ‘마의태자’, ‘이차돈의 사’, ‘단종애사’, ‘이순신’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역사 소설 등 총 25권이다. 이어 시, 산문, 평론 등을 모아 춘원 70주기인 내년 하반기까지 30여권으로 완간할 계획이다. 이번 전집에 새롭게 수록된 작품들은 25권 ‘사랑인가 외’에 수록된 일본어 소설 14편이다. 그들 중 단편 ‘아들의 원수’는 미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나머지 1회분을 찾아 완결된 소설임을 확인했고, ‘처’도 2회분을 더 찾아내 보완했다. 한국 최초의 현대소설인 제1권 ‘무정’에 이어 제2권 ‘개척자’는 한국 소설 최초의 여성독립선언에 가깝다. ‘무정’과 달리 ‘개척자’는 작중 주인공이 여성이다. “우선 딸이란 무엇인지, 아내란 무엇이요 지아비란 무엇인지, 시집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하겠고, 무엇보다도 사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중략) 내 두뇌로, 내 이성으로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이러한 주인공 ‘성순’의 선언을 두고 책 감수를 맡은 정홍섭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교수는 “이 문장들이 매일신보에 실린 날은 1918년 2월 5일로, 여성 해방이라는 선구자적 의식을 담았던 나혜석의 ‘경희’가 같은 해 ‘여자계’ 3월호에 발표된 것을 보더라도 ‘개척자’의 선구자적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암 박지원의 작품을 각색한 제3권 ‘허생전’은 순 한글의 언문일치체로 쓰여져 눈길을 끈다. 전집발간위원장이자 춘원연구학회장인 송현호 아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친일과 독립·민족운동 행적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출간 의의를 밝혔다. 2006년 창립된 학회의 명칭이 춘원학회가 아닌 춘원연구학회가 된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춘원 전집 발간 작업은 2015년 9월 처음 중지를 모은 이래, 2016년 9월 발간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구성되며 본격 추진됐으나 출판 경비와 출판사를 구하는 일로 한때 난항을 겪었다. 송 교수는 “옛날에 출간된 것들은 세로쓰기에 오늘날의 어법과는 달라 현대어로 만들어 학생들이 읽기 쉽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30~50대 젊은 연구자들이 여러 판본을 토대로 저본을 확정 짓고, 실명으로 해당 작품을 감수·해설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역사 살리고 젊음 되찾고… 전남 순천 ‘도시재생 전국 1번지’로

    역사 살리고 젊음 되찾고… 전남 순천 ‘도시재생 전국 1번지’로

    대한민국에서 도시재생 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있다. 바로 전남 순천이다. 2014년 근린재생형 200억원, 지난해 중심시가지형 300억원, 일반근린형 197억원, 올해 역세권 300억원을 지원받는 등 국토교통부로부터 네 차례나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도시재생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명성이 퍼지면서 전국 자치단체뿐 아니라 많은 기관에서 도시재생을 보고 간다. 시가 도시재생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도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순천만에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반면 신도심에 밀려 쇠퇴하는 지역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면서다. 원도심은 700년 역사의 순천 부읍성터로 20년 전 대비 인구가 49% 감소했다. 이러한 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재생 선도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시는 시스템에 의한 도시재생, 외부 전문가보다는 지역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최다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된 순천의 비결을 살펴본다.●도시재생 선도사업 선정… 주민 주도로 진행 순천시는 2014년 국토부 도시재생 선도 사업지로 처음 지정된 후 지난해까지 200억원을 투입해 에코지오 마을 만들기, 역사문화자원 경관 조명사업, 창작 예술촌 조성,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 등을 추진했다.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는 옛 승주군청을 일부 리모델링해 세대 간 교류, 생활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 개장 4개월 만에 2만 8000여명이 이용, 산뜻하게 출발했다. 당초 생활문화센터 영동 1번지는 경관을 가린다며 철거하자는 주민과 역사성을 고려해 보전하자는 의견이 팽배했다. 이후 시가 주민, 도심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리모델링했다. 순천시 도시재생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처럼 비전 수립에서부터 각종 사업까지 주민 주도로 진행해 성공했기 때문이다. 순천 부읍성 서문 안내소도 유명 건축사 설계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었다. 과거 순천부읍성 성벽 안과 밖의 정서적 차별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현장 설명회와 주민 의견 수렴 간담회를 열고, 집중 검토회의를 거친 데 이어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 등을 거쳐 착공했다. 지역 주민이 건물 디자인 및 기능을 결정하도록 주민 의견 수렴 후 전면 재설계했다. 시설물 관리 운영도 주민이 맡았다. 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 선도 모델이다. 시는 역사 복원을 강조한다. 가장 먼저 역사성, 상징성이 있는 안력산 의료 문화센터를 복원했다. 이곳은 100년 된 근대 의료 건축유산을 복원해 전시실 2곳과 주민 의료 봉사실을 갖춰 동네 어르신들의 의료 진료 등을 한다. 길이 좁은 골목의 변화를 가져와 순천의 핫플레이스인 옥리단길을 탄생시켰다. 옛 주택 사이에 작은 공방과 카페, 오래된 맛집과 젊은 셰프가 요리하는 식당들이 어깨를 대고 이어져 있다. 인테리어 센스나 음식 맛이 서울 경리단길 못지않아 젊은이들은 ‘옥리단길’이라 부른다. 향동 일대 빈집이 187동에서 지난해까지 7동으로 급감한 성과도 거뒀다. 대신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주민들이 주도하는 40개 법인이 설립됐다. 원도심 빈집을 활용해 청년창업 챌린지숍 43곳을 열어 8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왔다. 책방, 공방, 공연장, 셰어하우스, 문학 등 골목상점 25곳을 개점해 76명의 일자리도 만들었다. 유동 인구 및 매출, 관광객이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 인구는 2015년 26만명에서 지난해 43만명으로, 일평균 매출액은 2014년 25만원에서 지난해 40만 5000원으로 증가했다.●순천 역세권 향후 5년간 300억 들여 개발 시는 앞으로 5년 동안 300억원을 들여 순천역 주변을 개발한다. 순천역 주변 20만㎡에 ‘생태비즈니스 플랫폼 순천역전(展)’이라는 비전으로 생태비즈니스센터, 국가정원 플랫폼, 도시재생 어울림 센터 등 거점 공간을 조성한다. 숙박 및 유흥업 이미지 개선, 정원 특화 창업, 주차장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기념품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시는 이번 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를 위해 시민과 함께 4년 동안 준비했다. 사업 구역 설정부터 자원 조사, 비전 및 목표 설정, 단위사업 발굴 등 모든 과정을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했다. 특히 응모에 필요한 도시재생활성화 계획 수립과 실행 타당성 조사표 작성은 외부 용역을 주지 않고 주민, 활동가, 공무원 등이 머리를 맞대고 작성했다. 예산 절감 효과와 함께 심사단으로부터 특별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와 동시에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선정돼 5년간 국비 20억원을 포함해 40억원을 이 사업에 투입한다.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기 위해 지역주민협의체 중심의 민·관·학·연 스마트시티 거버넌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2019 대한민국 도시재생 박람회 11월 개최 오는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람 중심, 일자리 중심, 그리고 지역창생’을 주제로 향동중앙동 도시재생 선도 지역에서 2019 대한민국 도시재생 박람회를 연다. 자치단체와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조직 300개 단체, 민간투자기업 85개 등 600개 기관단체에서 참여할 예정이다. 박람회는 사회적경제 단체 등이 참여하는 주민 주도 행사로 도시재생 선도 구역을 최대한 활용하고 비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행사 콘셉트는 생태, 문화, 역사, 사람을 융합한 행복한 재생이다. 조태훈 도시재생과장은 “순천은 15년 전부터 마을만들기사업을 하면서 도시재생의 핵심인 주민 역량이 쌓였다”며 “주민이 행복한 도시 재생 얘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올케 대신 새언니로, 시댁도 시가로… “바꿔 부르면 어때요”

    올케 대신 새언니로, 시댁도 시가로… “바꿔 부르면 어때요”

    “‘그렇게 부른다고 그런 뜻이 아니야’, ‘그게 뭐라고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가족 호칭을 바꾼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진행된 가족 호칭 토론회에서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진행된 가족 호칭 설문에 대한 사회·정치계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한글문화연대가 주관해 ‘가족 호칭, 나만 불편한가요’를 주제로 열렸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한부모가족의날’ 제정 1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가족 호칭 사례 공모전’ 당선작을 공개했다. 증조할머니·증조할아버지를 최고할머니·최고할아버지로, 시댁을 시가로, 도련님보다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뽑혔다. 부부간에 OO아빠, OO엄마를 부르는 호칭도 ‘여보·당신’ 등으로 바꿔 부르고, 장인어른·장모님과 시아버님·시어머님 대신 모두 ‘어머님·아버님’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편의 집만 시댁으로 부르고 부인의 집은 처가로 낮춰 부르는 것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큰삼촌, 작은삼촌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응모자는 “마치 아버지가 여러 명 있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가족 호칭 개선 논의 때마다 나왔던 올케, 아가씨와 같은 표현도 새언니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응모작도 있었다. 토론회에는 신 교수와 함께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팀장 등이 자리했다. 신 교수는 “언어학자로서 이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는 사람 간 소통에 따라 정해지는 ‘습관’이기 때문에 힘을 가진 강자, 다수파에 의해 언어문화가 정해진다”며 “언어 습관을 불편하다고 하는 건 보통 약자, 소수자들이다. 그런 소수자, 약자라도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가이드라인 등을 제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국가가 언어문화 개선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다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를 활짝 열어서 거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전세계 한인작가 한자리에… 이산문학 첫 교류행사

    세계 전역에서 활동 중인 한인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이 만나는 최초의 이산문학 교류 행사가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오는 20~22일 서울 아라아트센터에서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고려인, 재일교포, 조선족, 입양·이민 출신의 한인작가들과 국내에서 ‘이산’이라는 주제에 지속적으로 천착해 온 소설가들이 만나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20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제2회 한민족 이산문학 독후감대회 시상식과 함께 인하대 명예교수 최원식 문학평론가의 기조강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본 세션에서는 ‘이산과 삶’, ‘DMZ의 나라에서’, ‘왜 쓰는가’, ‘내가 만난 한국문학·한국문화’, ‘소수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행사에 참가하는 동포 한인 작가에는 ‘야키니쿠 드래곤’을 쓴 정의신 극작·연출가, 재일 조선학교 이야기로 일본에서 문학상을 받은 최실 소설가가 있다. 이외 김혁(중국), 박미하일(러시아), 게리 영기 박(미국), 아스트리드 트로치(스웨덴), 진런순(중국), 제인 정 트렌카(미국) 소설가, 신선영(미국), 마야 리 랑그바드(덴마크), 석화(중국) 시인, 임마누엘 킴(미국) 평론가 등이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이산 문제에 관심을 두고 집필활동을 해 온 정철훈·강영숙·김연수·이창동 소설가, 김혜순·허연 시인 등이 참석한다. 임철우·조해진·전성태·김인숙 소설가, 심보선·신용목·최동호 시인, 신수정·정은귀 평론가도 참여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고교·대학, 손 잡았다… 은평 아이들, 꿈 잡는다

    고교·대학, 손 잡았다… 은평 아이들, 꿈 잡는다

    서울 은평구가 지역의 고교와 서울의 주요 대학 간 교류를 촉진해 미래 인재를 키운다. 은평구는 지난 8일 구청에서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선일여고, 예일여고와 함께 고교·대학 연계 지역 인재 육성 사업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대학의 우수한 자원과 기반 시설을 지역 고등학교에 수혈해 학교별로 수준 높은 맞춤형 교육, 진로 멘토링이 이뤄지게 한다.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와 은평구에서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립대와 숙명여대 교수진이 서울시 공모에 선정된 선일여고, 예일여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정규수업과 연계한 심화 학습, 미래 인재로서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동아리 활동,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맞춤형 방과후학교,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진로·진학 프로그램 등으로 꾸려진다. 서울시립대에서 영미문학 아카데미, 경영학 등 관련 진로의 이해 등 14개 프로그램을, 숙명여대는 독서 포트폴리오 만들기, 로봇의 과학기술학 등 16개 프로그램을 고교와 대학에서 진행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고교와 대학 간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지역 학생들이 더욱 발전적인 형식으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며 “구도 사업의 순조로운 추진을 위해 행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여기는 중국] 명문학교가 뭐길래…가짜 계약서 알면서도 돈 ‘펑펑’

    명문 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목적으로 가짜 임대계약서를 고가에 구입한 학부모들 등장해 논란이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거주하는 6세 자녀를 둔 남성 홍 씨. 그가 오는 9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위해 가짜 임대 계약서를 18만 위안(약 3100만 원)에 구입한 사실이 현지 공안에 적발됐다. 홍 씨는 일명 ‘슈에취팡(学区房)’으로 불리는 명문 초등학교가 몰린 지역에 주소지를 둔 위조 부동산 계약서를 구입, 이를 해당 지역 공안국에 신고하는 방법으로 자녀의 명문 초등학교 입학을 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홍 씨가 구입한 위조 부동산 계약서 상의 아파트 주소지는 ‘선전명덕실험학교’ 등 이 일대에서 손꼽히는 명문 학교가 소재한 곳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홍 씨는 앞서 자신이 구매한 임대계약서가 사실은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브로커 등 일당이 허위로 조작한 위조 계약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계약서 구입을 위해 무려 18만 위안(약 31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위조 계약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큰돈을 지출한 것은 선전시가 운영하고 있는 명문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일대에 주소지를 둔 ‘거주민’일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 탓에 일명 1등급 학군으로 알려진 슈에취팡 일대에 주소지 등록을 완료하기 위해 매년 이 시기 홍 씨와 같은 불법적인 방식을 저지르는 사건이 해당 지역 공안에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지 유명 부동산 업체 ‘리엔지아(链家)’ 관계자는 “선전명덕실험학교를 중심으로 주변에 주소를 둔 계약서의 경우 그것이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도 10만 위안(약 17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며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사례자 외에도 이 일대 소재한 유치원 내부에서는 이 시기 가짜 부동산 계약서를 구매하려는 학부모와 판매 브로커들 사이에 분주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담당 공안국 조사에 따르면, 홍 씨의 자녀가 등원했던 유치원 같은 반 소속 유치원 생 중 절반 이상이 가짜 부동산 계약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자녀가 등원한 유치원 같은 반 학생의 수는 3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가자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통해 명문 초등학교 입학 신청서 증빙 서류로 사용했다는 것이 현지 공안국의 설명이다. 특히 선전시의 경우 매매, 임대 등 부동산 실제 가격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집 값 부담을 이기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이 같은 가짜 부동산 계약서 구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현지 공안국 관계자는 “선전시는 집 값이 유난히 비싼 지역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집을 살 돈은 없지만, 명문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고가의 가짜 입대계약서를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가의 가짜 계약서 구매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명문 학교 입학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지 유력 언론 ‘징지관차바오(经济观察报)’에 따르면 지역 정부가 입학에 큰 관여를 해오고 있으며, 현행 정책은 이 일대에 학부모 본인 명의로 집을 구매한 이들에게 자녀 입학 우선권이 돌아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고가의 가짜 부동산 계약서를 구매한다고 해도 부동산 소유자 자녀에게 입학 기회가 먼저 돌아가는 형편이라는 것. 실제로 현행 정책 상 현지 부동산 소지 학부모 자녀의 입학 기본 점수는 100점 만점에 80점인 반면, 월세 계약 학부모 자녀의 입학 점수는 기본 60~65점에 불과하다. 한편,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지난 2017년부터 현지 명문 초등학교 입학 과정에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면서 “애초에 모든 과정에 전자 방식으로 실행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브로커에 의해 위조된 계약서를 남용할 경우 입학 신청서 작성 및 접수 자체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남순건의 과학의 눈] 노트르담 대성당의 비밀

    [남순건의 과학의 눈] 노트르담 대성당의 비밀

    900년 가까이 온갖 전란에도 굳건히 버티던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에 지난달 15일 큰 화재가 났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되는 것을 뉴스로 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큰 슬픔에 잠겼다. 파리에 가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렀을 노트르담 대성당은 서쪽에 매우 화려한 입구가 있다. 이 문으로 들어가면 스테인글라스 창들과 높은 천장이 있는 실내 분위기에 압도돼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성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고딕식 높은 첨탑들은 하늘을 향한 믿음의 표현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구석구석 작은 조각들은 스토리텔링의 매개체로서 멋진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12세기 초 등장한 고딕 양식에 필요한 당시의 과학기술이 집대성되어 있다. 높다란 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벽을 높게 쌓아야 하는데 돌이나 벽돌로 높이려면 벽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또 어둑한 실내에 빛이 들어오게 곳곳에 유리창을 만들다 보면 벽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쌓아 놓은 돌의 특성상 누르는 힘에는 강하지만 옆으로 밀리면 쉽게 무너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벽날개’라는 독특한 구조가 등장했다.초기 고딕 건축물에서는 벽이 옆으로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벽의 외부에 기둥을 덧댄 부벽을 만들어 구조를 튼튼하게 했다. 그러나 부벽을 만들다 보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가로막히게 되어 스테인글라스의 효과가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부벽을 건물의 벽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면 된다. 이때 벽과 부벽들을 연결하는 공중에 있는 아치형 날개들로 벽을 버티게 한 것이다. 그리고 부벽 위에 뾰족한 탑들을 올려놓아 멋을 더한 것이다. 당시의 건축가들은 이러한 구조를 시행착오로 찾았을 것이고 아치형 날개의 모양도 현대 건축공학에서와 같이 정확한 수학계산에 의한 것이 아닌 많은 실패를 한 후에 쌓인 경험에 의해서 완성했을 것이다. 멋진 문화 유산을 감상할 때 흔히 놓치는 것이 이 같은 숨은 과학 기술들이다. 벽날개 공법으로 지어진 수많은 고딕 성당들은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면서 15세기 초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완성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거대한 돔 구조로 바뀌게 된다. 역학적으로 안정된 돔 구조가 만들어 내는 웅장함은 이후에 계속돼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이나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에도 적용됐다. 20세기 초 도입된 철근 콘크리트 기법은 마천루를 가능하게 하고 인간의 삶의 행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현대 과학기술에서 사용되는 각종 수식과 기법들은 사실 인류의 오랜 경험의 집약체이다. 컴컴한 동굴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인간이 중력을 이겨 내는 구조물을 만들고 나아가 원자의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 수학식이다. 아마도 이런 지혜를 구비문학 방식으로 전달하려 한다면 적어도 수백년 동안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집약된 지식의 전달 체계를 갖추어 자연을 극복한 인간의 노력이야말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비밀의 일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한국 전통 건축을 이야기할 때는 숨어 있는 과학기술이 아닌 `장인 정신’만 강조된다. 누구에게나 객관화할 수 없는 기술이라면 그것은 비과학적이고 인류의 진정한 유산이 될 수 없을 것이다.
  •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 가짜와 진짜 사이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 가짜와 진짜 사이

    ‘축음기영화타자기’(문학과지성사)에서 저자 키틀러는 단언한다.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 매체학자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의 말을 쉽게 넘겨버릴 수가 없다. 그간 기술 매체들은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도구라고 여겨 왔으니까. 한데 그것이 우리의 존재 양식 자체를 틀 짓는 절대적인 조건이 된다니. 그런 사례 중 대표적인 매체로 키틀러는 19세기 후반의 발명품인 축음기, 영화, 타자기를 든다. 기존에는 문자로만 저장되던 정보를 각각 음향, 광학, 텍스트로 나누어 처리하게 되면서 인간의 감각 체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아날로그 매체뿐 아니라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변조, 변환, 동기화. 느리게 하기, 저장하기, 전환하기. 혼합화, 스캐닝, 매핑. 이렇게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인 매체연합이 매체 개념 자체를 흡수한다. 기술이 사람들에게 연결되는 대신, 절대적 지식이 끝없는 순환 루프로서 돌아간다.” 이 책이 출간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키틀러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에게도 디지털화는 탐구 대상이었다. 이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그는 영화 ‘논-픽션’으로 내놓았다. 사실 키틀러의 매체론 연구와 비교하면 이 작품은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정교한 관점, 치밀한 논증, 충격적 반향이 부족해서다. 그렇지만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 ‘퍼스널 쇼퍼’ 등의 수작을 만든 감독의 신작인 만큼 ‘논-픽션’도 근사한 매력이 있긴 하다. 출판인, 작가, 마케터, 배우, 비서관이 서로 얽혀 나누는 지적인 대화는 물론 각각의 에피소드가 결합해 빚어내는 아이러니한 유머는 관객에게 충분하진 않아도 괜찮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오디오북에 참여할 스타로 쥘리에트 비노슈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셀레나(쥘리에트 비노슈)가 끼어드는 장면은 좀 지나치다 싶지만 말이다. 감독이 뭘 이야기하려고 했는지는 알겠다. 이는 모든 것이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시대에 논픽션, 다시 말해 사실·허구의 구분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다.이쯤에서 ‘논-픽션’의 원제목이 ‘이중생활’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등장인물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직업 활동 외에 비밀스러운 사적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불륜을 저지른다는 뜻이다. 누가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다만 나는 이들의 직업 활동과 사적 생활이 논픽션처럼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더불어 이것은 진실을 은폐하거나 변형시키는, 혹은 애초에 진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삶의 디지털화가 이미 한창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했다. 디지털화라는 물살에 일찌감치 올라탄 한국인들에게는 좀 심심한 전언이긴 해도.
  • 강남 청년 IP전문가 도전…새달 19일까지 30명 모집

    서울 강남구는 다음 달 19일까지 ‘IP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과정’ 교육생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IP는 지식재산권으로, 발명·상표·디자인 등 산업재산권과 문학·음악·미술 작품에 관한 저작권을 총칭한다. IP기술사업화는 우수 특허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 사업화하는 것을 뜻한다. 전문대 이상 졸업(예정)자 중 미취업자로 강남구 거주자와 이공계를 우선 선발한다. 교육비는 전액 구에서 지원한다. 80% 이상 교육 이수자에겐 한국발명진흥회장 명의 수료증 발급과 지식재산능력시험(IPAT) 수험서 및 응시료 지원, 취업 연계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참여 희망자는 한국발명진흥회 IP 캠퍼스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교육은 다음 달 24일부터 8월 2일까지 역삼동 한국발명진흥회에서 진행된다. 지식재산권과 기술사업화 이론, 선행기술 검사 분석, 취업동향 분석 및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강의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우리은하 끝자락에서 별 만들어지는 모습 포착했다

    우리은하 끝자락에서 별 만들어지는 모습 포착했다

    국내 연구진이 우리은하 끝자락에서 별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연구진은 대전 대덕전파천문대에서 운용하고 있는 13.7m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우리은하 가장자리에서 무거운 별을 만들어 내는 영역인 ‘CTB 102’라고 불리는 전리수소영역을 관측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리수소영역은 별이 만들어지는 영역으로 은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천문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연구 영역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5월 1일자)에 실렸다. 이번에 고해상도 영상 관측에 성공한 CTB 102 구역은 매우 큰 질량을 가진 전리수소영역이지만 먼지와 가스로 가득찬 분자구름 뒤에 존재해 심도 있는 관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수신성능을 개선한 대덕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낮은 주파수로 관측한 기존 영상에 비해 10배 정도 우수한 고해상도 영상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번 측정으로 CTB 102 영역의 물리적 구조와 그 속에서 생성되고 있는 어린 별의 특성과 별 생성률 등을 알아냈다. 또 고해상도 일산화탄소 관측 결과에 따라 CTB 102는 크기가 180광년 정도이고 무게는 태양의 10만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와이즈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한 어린별 등급 분류방법으로 CTB 102 영역에서 별 생성률을 파악했는데 전체적으로는 5~10% 정도였지만 일부 특정 부분에서는 17~37%의 높은 어린 별 생성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성주 천문연구원 박사는 “국내 전파망원경으로 우리은하 내 별 생성 영역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관측하고 별 생성 특성을 파악했다는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휴가의 질을 개선한다는 자율휴업일, 불편한 건 왜일까

    [우리둘은1학년]휴가의 질을 개선한다는 자율휴업일, 불편한 건 왜일까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과 ‘학교에 가면 안 되는 날’이 있다. 이 두 날의 차이는 ‘학생 선택권’에 있다. 내가 개인체험학습과 자율휴업일(학교장 재량휴업일)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말하면 교육청이나 학교 관계자들은 틀렸다고 지적할 게 분명하다. 원칙적으로 자율휴업일에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휴업일을 ‘자율’로 느끼는 학부모는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하지 않기로 한 날은 부모에겐 강제로 쉬어야 하는 날과 다름없다. 자율휴업일 등교 희망 조사서가 가정통신문으로 온 순간부터 조바심이 난다. 조사서에는 굵은 글씨로 ‘부모님 두 분 모두 출근하실 경우’ 신청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급식실도 운영하지 않기에 자율휴업일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는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싸 들려 보내야 한다. 학교는 자율휴업일엔 ‘나 홀로 학생’을 중심으로 보육하겠다고 공지했다. 누가 자식을 나 홀로 학생으로 만들고 싶겠는가. 휴가를 써서라도 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으려는 게 부모 마음일 것이다. 오늘은 지난 4월과 5월에 처음 경험한 초등학교 개인체험학습과 자율휴업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지난달 친구네 가족들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딸은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학교를 빠져야 했지만 학교에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개인체험학습으로 처리한 덕분이다.세상 참 좋아졌다. 1980년대생인 나는 6년간 하루도 결석하지 않아 초등학교 졸업식날 개근상을 탔다. 학교는 심하게 아프지 않은 한 빠져선 안 되는 곳이었다. 가족여행은 여름방학에나 가능했다. 사람이란 사람은 전부 동해로 떠나는 것 같았던 7월 말과 8월 초, 찜통더위와 교통체증, 바가지요금은 휴가의 ‘필수 옵션’이었다. 요새 아이들은 그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 학기 중간 가족 여행을 위해 학교를 빠져도 문제가 없다. 연차 사용이 의무화되고 국외여행 문턱이 낮아지는 등 사회 변화상에 맞춰 교육정책에서 개인체험학습의 출석 인정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2007년 3월 도입된 개인체험학습은 전체 수업 일수의 10% 이내에서 출석을 인정한다. 애초 1회당 연속 5일까지 체험학습을 쓸 수 있었는데 2017년 3월부터 연속 10일로 늘어났다. 이때 토·일요일과 공휴일, 재량휴업일, 개교기념일 등 공식적으로 쉬는 날은 제외된다. 쉽게 말해 개인체험학습의 앞과, 중간, 뒤에 주말을 끼워 넣으면 최대 17일 여행을 갔다 올 수 있다. 딸이 다니는 학교는 1년 동안 최대 19일까지 개인체험학습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출석 처리를 받으려면 미리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소 일주일에서 3일 전, 학교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체험학습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담임교사에게 제출한다. 여행을 다녀와서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거나 면담을 통해 체험 여부를 확인받아야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학교에 따라 신청서와 보고서를 학생 스스로 작성해야 하는 일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만약 허락받은 일수를 초과해서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무단결석으로 처리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개인체험학습지침을 보면 체험의 예시로 ▲농촌체험학습 ▲시골 친척방문 ▲친척 애·경사 참석 ▲문화 유적지 탐방 ▲현장 답사 ▲조사활동 ▲유적 탐방 ▲문학기행 ▲우리문화 및 세계문화 이해 체험 ▲국토순례 ▲자연탐사 ▲직업체험 등이 열거돼 있다. 보다 보니 단순한 가족여행에도 교육적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느껴졌다. 그럴싸한 단어를 총동원해 딸의 체험학습 신청서에 ‘제주 토속문화 체험 및 특산물(흑돼지, 해산물 등) 시식, 해양생물 관찰’이라고 적어 넣었다. 솔직하게 휴식이 목적이라고 적었다면 부끄러움은 학교장 결재를 받아야 하는 담임 선생님 몫이 될 테니까. 제주 바다에서 잡힌 고등어도 구워 먹고, 흑돼지도 실컷 먹고 바닷가에서 미역도 한 아름 채취했으니 과장은 아니었다. 출석 인정을 받기 어려운 체험학습도 있다.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학생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불법 어학연수, 상업적 체험학습 등은 자제해달라는 게 교육당국의 당부다. 또 교외 대회 참가 준비를 위한 개인체험학습 역시 불허 대상이다. 학교장은 개인체험학습 승인 전에 학생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보호자가 동행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학습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학생이 책임진다. 또 학기 초, 학기 말, 학년 말 등 특정 기간에는 체험학습이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사전에 학교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 딸의 개인체험학습 덕분에 여유로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비성수기여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교통, 숙박을 해결한 점이 만족스러웠다. 하반기에도 체험학습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제주 여행을 갔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딸의 첫 자율휴업일을 경험했다. 자율휴업일, 학교장 재량휴업일, 단기방학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이날은 말 그대로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다. 휴업일은 학교장이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한다. 보통 개교기념일, 공휴일 연휴 전후 등 1년에 4~5번 정도다. ‘가족 간 유대를 증진하고… 효도와 관련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기회’라고 설명하면서 이를 ‘효도방학’이라고 부르는 학교들도 있었다. 그런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효도방학이 아니라 ‘불효방학’이라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재량휴업일을 폐지해 달라”는 맞벌이 부모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딸 학교의 올해 자율휴업일은 모두 4일이다. 이 가운데 이틀이 5월에 몰렸다. 5월 1일(수요일)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다음 날인 7일(화요일)이다. 다음 달 현충일 다음날인 7일(금요일)도 자율휴업일로 지정됐다. 개천절 다음 날인 10월 4일(금요일) 역시 자율휴업일이다. 공휴일과 주말 사이 샌드위치 휴일을 자율휴업일로 지정한 것은 합리적이지만, 5월에만 자율휴업일을 이틀 지정해 곤란을 겪은 학부모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자율휴업일은 전년도 11~12월쯤 결정돼 학교가 학기 초에 배포하는 학사일정에 적혀 있다. 자율휴업일 시행 일주일 전쯤 가정통신문을 통해 휴업일 등교 희망 여부를 조사한다.학사 달력을 장식장에 넣어두곤 펴 보지 않고, 가정통신문 대충 보는 ‘덤벙이 엄마’(참고기사: [우리둘은1학년]애증의 가정통신문)인 나는 두 번째 자율휴업일 때문에 ‘멘붕’(정신적 충격)을 겪었다. 금요일이었던 지난 3일, 학교를 마친 딸과 놀이터에서 나눈 대화다. 딸: 엄마, 선생님이 수요일(8일)에 학교 오래.나: 무슨 소리야. 어린이날이 일요일이어서 월요일(대체공휴일)에 하루 더 쉬고 화요일에 학교 가는 거겠지.딸: 아닌데, 수요일에 오라는데…. 주변에 시원한 답을 해줄 사람을 찾지 못해 결국 최근에 알게 된 학부모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엄마, 헷갈려서 그러는데, 대체공휴일 끝나고 애들 등교하는 거죠?○○엄마: 아이고, 모르셨구나. 7일이 자율휴업일이에요.나: 1일에 자율휴업일 하고 또 요? 멘붕이네요. ㅠㅠ○○엄마: 저 또 휴가 냈잖아요. 7일은 남편이 휴가 내기로 했는데, 바쁜 일이 생겨서 못 쉰대요. 그래서 제가 또. ㅠㅠ 자율휴업일을 위해 휴가를 낸 또 다른 워킹맘이 합류해 학교에 가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 자율휴업일이 졸지에 ‘공동육아의 날’이 된 것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놀이터엔, 학교에 가지 않은 초등학생들과 엄마들로 북적였다. 아빠들은 보이지 않았다.엄마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자율휴업일에 대한 불평으로 이어졌다. △△엄마: 돌봄교실 보내고 출근할까 하다가 그냥 관뒀어요. 그런 날 애들 보내면 괜히 눈치 줄 것 같아서 불안해요.나: 이름은 자율휴업일인데 전혀 자율이 아닌 기분…. 누구를 위한 자율휴업일인가요?엄마 일동: 선생님들을 위한 휴업일이죠. 생각해보면 선생님도 휴식이 필요하다. 지난달 제주 여행에 동행한 팀 중에 초등교사 부부가 있었다. 육아휴직 중인 부인은 목요일 오후 아기와 함께 제주행 비행기를 탔지만, 남편은 하루 뒤 금요일 수업을 모두 마친 뒤 늦은 저녁에야 숙소에 도착했다. 담임교사는 학기 중에 자유롭게 휴가를 쓰기 어렵다. 한해 고작 4일, 자율휴업일을 지정해 교사들에게 재충전과 휴식의 기회를 주는 것이 그리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교육당국은 자율휴업일의 목적 중에 하나로 휴가를 질적으로 개선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현실과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삶,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삶이 보장된다면 자율휴업일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에는 그렇게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율휴업일도 그런 부분이 있다. 자율휴업일이 엄마의 ‘의무휴업일’이 돼버리는 현실이다. 아빠들도 상사 눈치 안 보고 휴가를 쓸 수 있다면 제도의 취지를 확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자율휴업일에 대한 맞벌이 부모들의 불만과 고충에 대한 기사를 뒤져보니 2005년 즈음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개인체험학습을 생각하면 세상 참 좋아진 것 같은데, 자율휴업일을 보면 세상은 여전히 좋아지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아이의 친구관계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입니다.
  • 허석 순천시장, ‘新 우리는 일꾼’ 출간

    허석 순천시장, ‘新 우리는 일꾼’ 출간

    공무원이든 민간인이든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에는 중심 역할을 하는 간부가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판단력, 추진력에 따라 그 집단의 성공 여부는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간부들이다면 그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허석 순천시장이 최근 이같은 간부들의 중요성을 다룬 책을 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1세기 간부 혁신을 위한 제언인 ‘新 우리는 일꾼’. A4용지 크기에 227쪽 분량이다. 허 시장이 1994년 노동단체와 학생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썼던 ‘우리는 일꾼’이라는 책을 25년의 변화를 담아 모든 조직의 간부들에게 맞게 새롭게 펴냈다. ‘우리는 일꾼’은 그 당시 한총련과 노동조합 간부들의 필독서였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허 시장은 “사회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만큼 간부에게 요구되는 자세도 예전과는 다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간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며 “크고 작은 조직의 간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간부의 관점, 조직관리, 자세 등 3개 장에 36가지 소주제를 다뤘다. 행정관료를 독자층으로 삼은 느낌이어서 딱딱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공장 근로자의 애환을 겪은 노동운동가로서의 삶을 글로 녹여내 오히려 따뜻한 마음이 와닿게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언론발전) 대상을 받고, ‘문학광장’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하는 등 10여권의 책을 출판한 실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논리와 감성이 적절하게 섞여있어 술술 읽힌다. 그는 우선 ‘혁신할 것인가, 머무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간부는 먼저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고, 살아진다는 것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수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살아지는 것이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과 주변을 사랑하는 사람은 적극적인 변화의 의지를 갖게되고, 변화의 의지가 쇠퇴한 사람들은 주변은 물론 자신마저 사라지고 만다. 나는 지금 살아가는 것인가 살아지는 것인가‘ 그는 또 간부가 갖춰야 할 자세로 자기중심적 사고 배제, 창조적 파괴, 인내심, 헌신성, 실천, 나눔의 미학 등을 강조한다. 허 시장은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조직에 충실하는 것이고, 자신의 생활을 혁신하는 것이 조직을 혁신하는 출발점이라는 명제를 새삼 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책은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간부가 개인주의에 대처하지 못하면 큰 폐해가 온다”며 “한 번 흐트러진 조직을 다시 복원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조직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허 시장은 “지난 1월에 전남의 설화와 인물을 펴낸 데 이어 다시 책을 내니까 바쁜 와중에 언제 책을 썼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 선거 전에 써두었던 책들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경북대,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 선정

    경북대학교(총장 김상동)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9년 상반기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인 ‘인문한국플러스(HK+1유형)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선정으로 경북대 인문학술원은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원류와 지적 네트워크 연구’ 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연간 12억5000만원 최대 7년간 총 87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경북대 사학과 윤재석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은 이번 사업은 종이가 보편화되기 이전 동아시아 지역의 기록자료인 죽간 또는 목간 자료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총 40여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며, 역사학, 한국어문학, 고고인류학, 철학, 고문자학, 서지학, 사전학 등 분과학문 전문연구자 간 경계를 넘는 학제적 연구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인문학 연구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환원하기 위해 ‘지역인문학센터’를 설치하고, 대구·경북 지역민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비롯한 다양한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윤재석 교수는 “사업의 주된 연구대상인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지역의 죽·목간은 현재까지 중국 40~50만매, 일본 약 40만매, 한국 약 900매 정도 발굴되어 동아시아 각국 고대사 연구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시아 죽·목간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 연구가 시도된 점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학술사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인문한국플러스사업’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진행되는 최초의, 그리고 최대 규모의 인문학 연구 사업이라는 점에서 영남지역 인문학맥의 불씨를 일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이 발표됐다. 향후 5년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정부의 활동 방향이 담겨 있어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제3차 계획의 중점 과제는 ‘사회적 독서 활성화’, ‘독서의 가치 공유 확산’, ‘포용적 독서복지 실현’, ‘미래 독서생태계 조성’ 등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방점은 ‘사회적 독서’의 확산에 찍혀 있다. ‘혼자 읽기’에서 ‘함께 읽기’로 독서문화의 대대적 전환을 천명한 것인데 혼자 조용히 읽고 성장하는 전통 방식으로는 갈수록 낮아지는 독서율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책의 출간 종수가 늘어나고, 도서관도 지역마다 동네마다 훨씬 많아졌지만 1인당 도서 구입률과 도서관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것은 대단지 아파트를 지었는데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책만 꽂혀 있고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 도서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도서관 확충 등 기반 조성보다는 ‘사회적 독서’와 같은 문화 조성으로 독서진흥의 방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기반 조성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문화가 없는 기반은 유지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사회적 독서’란 모여서 읽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동네 주민끼리, 친구끼리, 선남선녀끼리 이미 많은 독서모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에 돛을 달아 보겠다는 것은 충분히 시너지가 기대되는 일이다. 또한 ‘책 읽는 도시’를 현재 43개에서 150개로 늘리고, 독서경영인증제 시행 기업을 현재 220개에서 2023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도 포함되었다. 작게는 ‘동아리’에서 크게는 ‘도시’까지 책을 함께 읽음으로써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고민이 느껴졌지만 출판인으로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은 양서 보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역사, 인문학 쪽 책을 내는 우리만 해도 올해 초판 판매부수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매년 다를 정도의 아찔한 하락세인지라 겁나기까지 하다. 지난해까지 매년 늘어나면서 독서문화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던 전국의 독립서점 붐은 이제 ‘거품’이 꺼지고 있다. 책을 팔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선 지난해에 이어 ‘심야책방’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독립서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좀더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독자만 있고 생산과 유통 현장이 빠진 ‘사회적 독서’는 가능하지 않으니 말이다. 일례로 올해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한 지자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출판사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저자만 연락을 받아 선포식에 다녀왔으며, 현재로선 책 판매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일선 공무원들이 좀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며 정책을 실천해 주길 바라는 이유다.
  • [달콤한 사이언스] ‘태초에 어둠이…’는 틀렸다? 130억년 전 빛 관측

    [달콤한 사이언스] ‘태초에 어둠이…’는 틀렸다? 130억년 전 빛 관측

    NASA 스피처우주망원경, 130억년 전 우주의 빛 관측 성공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만들어져 확장되기 시작할 무렵 원시우주는 그동안 예상됐던 것보다 밝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제네바대 천문학과, 덴마크 닐스보어연구소, 호주 스윈번공과대 천체물리학 및 슈퍼컴퓨터센터, 네덜란드 라이덴대 천문대, 칠레 칠레국립대 천문학과, 카미노천문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쉬연구소, 카브리우주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릭천문대 공동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스피처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우주 초기은하 중 일부는 예상보다 밝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재이온화 시대가 끝나기 직전의 모습을 관측하기 위해 우주의 두 지점을 선택해 200시간 이상 관측한 결과 빅뱅 이후 10억년이 흐른 시점으로 알려진 130억년 전 빛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포착한 빛은 빅뱅 직후 만들어진 별은 아니지만 원시 우주에서 생성된 별에서 나오는 빛으로 분석결과 당시 원시 은하가 예상보다 밝게 빛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빅뱅 직후 초기 원시은하는 상당히 어두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관측으로 일부 은하는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은하계보다도 밝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성 수소로 가득찬 우주에서 이온화된 수소로 채워진 우주로 전환되는 재이온화 시대를 만들어 낸 에너지의 근원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화려한 우주를 만들어 놓은 중요한 사건인 ‘재이온화 시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천문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초기 원시우주에서 별이 탄생하고 최초의 별과 은하, 블랙홀이 형성될 때 수소 원자가 중성 상태에서 양성자와 전자로 분리되는 ‘재이온화’가 이뤄졌다. 재이온화가 일어난 시기는 대략 빅뱅 이후 2억~10억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지만 재이온화를 촉발한 에너지의 원천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스피처가 관찰한 것보다 다양한 파장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 생성 직후 초기우주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스칼 외쉬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주의 진화에 중요한 시기인 재이온화 시기에 대한 비밀을 풀어낼 단초가 될 것”이라며 “초기 은하계의 물리적 조건이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은하계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2021년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그 비밀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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