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문학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입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무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누락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물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771
  • “모르겠다” “멀었다” 집요한 시선의 흔적

    “모르겠다” “멀었다” 집요한 시선의 흔적

    아직 멀었다는 말/권여선 지음/문학동네/284쪽/1만 3500원 1996년 장편소설 ‘푸르른 틈새’로 제2회 상상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한국문학의 깊이를 더해 온 권여선 작가의 소설집이다. ‘안녕 주정뱅이’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소설집에는 제19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모르는 영역’을 포함해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안녕 주정뱅이’로 주류 문학의 한 획을 그은 그이지만, 새 소설집에서 작가의 촉수는 술 너머로 뻗어 간다. 스물한 살의 스포츠용품 판매원 소희(‘손톱’)에서부터 정교한 배제에 노출된 기간제교사 N(‘너머’)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향한다. 가장 눈이 가는 소설은 레즈비언 할머니 이야기 ‘희박한 마음’이다. 데런은 연인 디엔이 떠난 뒤 혼자 살며 디엔과의 일을 꼼꼼히 짚어 나간다. 디엔과 같이 살던 몇 년 전 한밤중에 어디선가 소름 끼치는 의문의 소리가 들려왔는데 실은 옆집 수도 계량기에서 나는 소리였다. 디엔이 떠나고 없는 지금도 반복되는 그 소리는 대학 시절 데런과 디엔이 함께 담배를 피울 때 갑자기 나타나 담배를 끄라며 소리 지르던 한 복학생 남자의 위협과도 닮아 있다. 복학생 남자가 디엔을 후려쳤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켜보기만 했던 순간으로 데런은 끊임없이 돌아간다. 소설은 성소수자를 향한 외부의 폭력에 더해 그들 사이에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감정에 이르기까지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소설집 제목인 ‘아직 멀었다는 말’은 단편 ‘손톱’에서 따왔다. 갚아야 할 빚과 모아야 할 돈을 100원 단위까지 끊임없이 계산하고, 단돈 500원 때문에 ‘매운’ 짬뽕을 포기하는 소희는 손톱에 난 상처마저 돈 때문에 오래 방치한다. 유일하게 자신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인 할머니의 하품을 소희는 “그건 아직 멀었다” 하는 소리로 알아듣는다. 작가는 책의 끝에 “모르겠다”고 썼는데, 소설 속 “아직 멀었다”와 맥락이 닿아 있는 듯하다. ‘모르겠다’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더 열심히 정확하게 볼 것이다. “소설이 주는 위로란 따뜻함이 아니라 정확함에서 오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김애란 작가의 추천사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살인자에게(김선미 지음, 연담L 펴냄)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을 동정해야 할 비극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범죄로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뿌리를 둔 소설. 생활고 때문에 가족을 죽인 뒤 자살하려다 실패해 아내만 죽이고 감옥에 간 아버지와 또 다른 살인 누명을 쓰고 떠났던 형이 집으로 돌아온 날 마을에서 또다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제3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356쪽. 1만 4000원.대한민국철학사(유대칠 지음, 이상북스 펴냄) 고려, 조선의 양반 철학이 아니라 우리말, 우리글로 사유한 민중이 주체가 되는 철학을 ‘한국철학’이라 정의한 저작. 성리학 이후 사민평등 사상을 가진 양명학부터 한국철학의 등장 배경을 살핀다. 저자는 동학을 만든 수운 최제우의 한글 사상서 ‘용담유사’가 한국철학의 출산을 알렸다고 말한다. 600쪽. 3만 2000원.시베리아를 건너는 밤(송종찬 지음, 삼인 펴냄) 시인의 눈으로 본 광대한 러시아의 속살. 세 권의 시집을 낸 중견 시인은 2011년 재직 중이던 회사가 추진한 천연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며 4년간 러시아에 체류했다. 직접 목도한 러시아인들의 삶과 문화를 산문집으로 엮어 냈다. 308쪽. 1만 7000원.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 지음, 지여울 옮김, 다른 펴냄) 여성이며 성소수자였던 사상가들의 삶을 엮은 전기.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여성 과학자의 길을 연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 ‘뉴욕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인 마거릿 풀러,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840쪽. 4만 4000원.대지의 슬픔(에리크 뷔야르 지음, 이재룡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 작가 에리크 뷔야르가 쓴 서부 개척 시대 잔혹사. 1890년대 미국을 무대로 유명한 총잡이이자 쇼맨이었던 버펄로 빌이 만든 공연 ‘와일드 웨스트 쇼’를 통해 인디언들의 수난사와 초창기 쇼 비즈니스의 단면을 짚어 냈다. 176쪽. 1만 2800원.소양강의 봄(최기종 지음, 백산출판사 펴냄) 춘천시 명예홍보대사인 저자가 1년간 춘천시를 오가며 쓴 시집. 인내, 희망, 태양, 결실 등 네 가지 주제로 시 101편을 수록했다. 누구나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인내하면 반드시 희망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184쪽. 1만원.
  •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중국 근대사의 거인인 루쉰(魯迅·1881~1936)은 원래 의학도였다. 국비유학생으로 1904년 일본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한 그는 수업시간에 목도한 러일전쟁 당시의 사진 한 장을 계기로 인생의 목표를 바꿨다. 러시아에 군사기밀을 넘긴 죄로 일본군에게 참수되는 중국인 사진이었는데 건장하지만 멍청한 얼굴의 중국인들이 잔뜩 모여들어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루쉰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정신을 뜯어고치는 일이 더 시급하다”며 그 길로 학교를 때려치우고 사상 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일본 학생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그는 “어리석고 겁약한 국민은 사형수나 구경꾼밖에 될 수 없다”는 참담함을 느꼈던 것이다. 당시 중국은 19세기 중반의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에 제 땅을 내주고 불평등조약을 감수해야만 했던 처지였다. 조계지에서 발행되던 영국계 신문은 중국을 ‘동아시아의 병자’(Sick man of East Asia)라 조롱했다. 상점에는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팻말까지 내걸렸다. 청말 사상가인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이 같은 내용을 알렸고, 이웃 국가인 일본조차도 ‘도우아뵤오후’(東亞病夫)라고 손가락질했다. 교육가 옌푸(嚴復·1854~1921)를 비롯해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오늘의 중국은 병든 사람과 다름없다”고 절망했다. 심지어 마오쩌둥(毛澤東)조차도. 영화에서도 많이 묘사됐다. ‘브루스 리’ 이소룡 주연의 영화 정무문(1972년)이 대표적이다. 서구 열강의 조계지가 설치돼 있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브루스 리가 일본인들이 도장에 던져 놓고 간 ‘도우아뵤오후’ 편액을 떼어내 내동댕이쳐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동아시아의 병자가 아니다”라고 외친다. 리옌제 주연의 영화 ‘무인 곽원갑’(2006)에서는 주인공이 서구의 근육질 무사들을 차례로 때려눕힌다. ‘아시아의 병자’라 조롱하는 서구 열강을 격파한다는 의미다. 중국 외교부가 ‘중국은 진정한 아시아의 병자’(China is the real sick man of Asia)라는 칼럼 제목을 문제삼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 주재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강제추방 명령을 내렸다. 지금 어느 누구도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 여기지 않는데도 중국이 100년 전의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 스스로를 대국으로 자처하는 중국이 여전히 기자증 갱신을 무기로 외국언론까지 통제하는 악습을 버리지 않는 것도 놀랍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발표 하루 전날 미 국무부는 신화통신 등 중국 국영언론사들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혔다. 추방조치가 그 보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과거에도 신문 독자들에게 제한적 제공”독점 공개 따른 출판시장 잠식 논란 반박“근대문학이 시작된 이래 작가들이 늘 해왔던 일이에요. 신문에 연재하면서 신문 독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나중에 단행본으로 낸 것처럼요.” 김영하(52) 작가가 7년 만에 장편소설을 냈다.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다. ‘밀리의 서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선공개한 뒤 정식 출간은 세 달 후에 이뤄지는 것을 두고 ‘독점 공개에 따른 출판시장 잠식’이라는 비판이 일자 김 작가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리의 서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종이책은 보관할 장소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 하는데 고시원, 옥탑방을 전전하면서 그걸 어떻게 하겠나. 책은 땅값을 포함한다”며 “독자와의 다양한 접점을 시도하는 모험으로 스트리밍 방식의 공유 경제도 새롭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작별 인사’는 자신이 사람인 줄 알았던 열일곱살 ‘휴머노이드’ 철이의 이야기다. 그의 전작들답지 않게 SF적 요소가 담겨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김 작가는 “SF가 아니라 근미래가 배경인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며 “장르적 규칙, 요소를 차용해 소설을 쓰는 것은 나의 오랜 습성이며 문단의 많은 작가들이 규칙과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동료 작가들의 투쟁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2012년 단편 ‘옥수수와 나’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이어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언급하며 “단순히 예술인을 ‘국가가 먹여 살려라’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이 단결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라는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마감하기 전에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작별 인사’의 한정판 종이책은 동네 책방 등에서도 판매하고, 정식판은 오는 5월 문학동네를 통해 나온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아하! 우주] NASA도 놓친 지구위협 소행성 11개 발견…지름 100m 이상

    [아하! 우주] NASA도 놓친 지구위협 소행성 11개 발견…지름 100m 이상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11개를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레이던대학 연구진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소행성 11개는 대부분 지름이 100m가 넘으며 달과 지구 사이의 거(약 38만 3000㎞)보다 10배 가까운 3만 8300㎞ 떨어진 우주 상공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 지름이 100m가 넘는 소행성들은 대형 소행성에 주로 속하며,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908년 당시 러시아 시베리아에 떨어진 소행성으로 TNT 500만t에 달하는 엄청난 위력의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소행성의 크기(지름)는 50~80m 정도였다. 거대한 소행성들이 수 십 년 내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이를 발견한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동안 소행성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다 보면 2131~2923년 정도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소행성 발견을 위해 우선 레이던대학이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에 태양 및 태양계 행성의 미례 궤도 1만 년 치의 정보를 입력했다. 이후 지구 표면에 떨어지는 소행성의 궤도를 역추적하며 데이터를 구축했다.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찾는 이번 연구에는 위험천체식별자(Hazard Object Identifier, HOI)로 불리는 인공신경망도 활용됐다. 연구진은 HOI가 우주 암석이나 소행성 2000여 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자료와 비교한 결과, 이전에는 잠재적 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은 11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의 기술과 방법이 위험을 내포하는 소행성을 찾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궤도를 계산할 때 아주 작은 부분만 달라져도 결과에 큰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을 조기에 발견하면 인류는 충돌을 막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90년 전 명왕성 발견의 숨은 공로자…여성 수학자의 사연

    [이광식의 천문학+] 90년 전 명왕성 발견의 숨은 공로자…여성 수학자의 사연

    90년 전인 1930년 2월 18일 고졸의 아마추어 천문가 클라이드 톰보가 한때는 ‘제9의 행성’이었던 명왕성을 발견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계의 천문학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명왕성 발견은 천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쾌거였다. 그러나 이 발견 뒤에는 한 여성 수학자의 땀이 서려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 밑에서 일한 엘리자베스 윌리엄스가 바로 그 수학자로, 제9 행성의 존재를 최초로 이론화했다. 로웰은 제9 행성의 발견이라는 숙원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지만, 그 꿈은 천문대의 신참인 톰보에 의해 몇 년 뒤에 이루어지게 되었다. 두 사람의 명왕성 탐색은 윌리엄스의 계산에 의존했지만, 그 수학과 수학자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 잊혀지고 말았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컴퓨터'라 불린 여성 수학자  로웰 천문대 천문학 박사과정 학생인 캐서린 클라크는 “퍼시벌 로웰이나 클라이드 톰보에 대해서는 많은 사실들이 알려져 있지만, 명왕성 발견을 뒷받침한 계산을 수행했던 엘리자베스 윌리엄스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하다”고 스페이스닷컴에 밝혔다. 이러한 계산은 명왕성 존재를 탐색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애초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 오차에서 제9 행성의 존재가 예측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위치를 찾아내는 데는 매우 복잡한 수학이 필요했고, 윌리엄스를 비롯한 다른 수학자들이 천문대에서 그 같은 계산 작업을 수행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계산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를 담당한 인력은 거의 여성들로, ‘컴퓨터’라고 불리었다. 윌리엄스는 해왕성과 천왕성 궤도의 불일치에 기초하여 미발견 행성의 크기와 위치를 계산했다. 1930년 마침내 톰보가 태양계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천체를 찾아냈을 때 윌리엄스의 계산은 빛을 보았다. 클라크는 “그녀의 계산에서 특정 결과가 도출되었으므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발견 당시 윌리엄스는 그곳에 없었다. 1922년 윌리엄스는 결혼했고, 로웰의 미망인은 결혼한 여성을 고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를 해고했던 것이다. 윌리엄스 부부는 자메이카의 하버드 천문대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1935년 윌리엄스는 남편을 사별하고 뉴햄프셔로 이사하여 빈곤 속에서 불우하게 죽었다. "우리는 여성 과학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클라크는 지난달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 235차 회의에서 로웰 천문대 역사가 케빈 쉰들러와 협동한 윌리엄스과 그녀의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그녀는 윌리엄스 연구에 뛰어들게 된 것은 “여성이 당시 천문학의 어떤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그들이 천문학에 기여했던 부분을 보다 잘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그들이 수행했던 계산은 아주 복잡하고 지루한 작업으로 난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고급 수학이 필요한 그러한 작업에 특히 재능이 있었고, 특이하게도 한 손으로 글을 쓰고 다른 손으로는 프린트를 하는 양손잡이였다고 클라크는 밝혔다. 물론 이 같은 끔찍한 계산은 오늘날 모두 컴퓨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요즘 최첨단 컴퓨터에 크게 의존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말 멋진 과학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클라크는“과거에 천문학자들이 어떻게 일을 했는가를 아는 것은 곧 역사를 뒤돌아보는 일이며, 특히 초기에 어려운 계산작업을 수행한 여성 연구자들에게 크게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윌리엄스의 업적이 잊혀진 것은 과학사에서 이제껏 여성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고 밝히는 클라크는 “그늘진 곳에서 일했지만 그들은 천문학에 기여하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국어사 선구자’ 이기문 교수 별세

    ‘국어사 선구자’ 이기문 교수 별세

    ‘국어사개설’을 쓴 원로 국어학자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가 19일 별세했다. 90세. 고인은 1930년 평북 정주에서 무교회주의 농민운동가 이찬갑(1904∼1974)의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부터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도서관장을 지냈다. 1961년 출간한 ‘국어사개설’을 비롯해 ‘국어음운사 연구’, ‘한국어 형성사’, ‘국어 어휘사 연구’ 등 국어의 역사, 음운사와 어원론 분야에서 과학적 실증주의에 기반을 둔 선구적이고 독보적인 업적으로 국어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1일. (02)3410-3151.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형 수치예보’ 홍성유 등 청암상 4개 부문 수상자 발표

    ‘한국형 수치예보’ 홍성유 등 청암상 4개 부문 수상자 발표

    포스코청암재단은 19일 포스코청암상 4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포스코청암상은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2006년에 제정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상금 2억원이 주어진다. 과학상에는 홍성유(왼쪽)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장이 선정됐다. 홍 단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수치모델링 전문가로 한국 기상 환경에 최적화된 수치예보 모델의 독자적 개발을 주도했다. 교육상은 돈보스코직업전문학교가 받았다. 이 학교는 55년간 3000여명의 학교 밖 청소년과 생활고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을 기계가공·조립 분야 숙련된 기술 인력으로 양성해 왔다. 봉사상에는 이란주(가운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가 선정됐다. 이 대표는 1995년 ‘부천 이주민 노동자의 집’ 설립을 시작으로 외국인 이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기술상은 허염(오른쪽) 실리콘마이터스 대표이사가 받았다. 허 대표는 2007년 스마트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필수 반도체인 전력관리통합칩(PMIC)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국내 최고의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블룸버그, TV토론 첫 등장…민주당, 중도 성향 후보의 교통정리에 나설까

    블룸버그, TV토론 첫 등장…민주당, 중도 성향 후보의 교통정리에 나설까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에 참가한다. 블룸버그는 오는 슈퍼 화요일인 3월 3일부터 경선에 참가하기 때문에 이번 TV 토론가 사실상 첫 데뷔 무대가 되는 셈이다. 이에 다른 후보들이 중도 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블룸버그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예고하는 등 이번 TV 토론회는 사실상 ‘블룸버그 청문회’가 될 것으로 워싱턴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또 블룸버그뿐 아니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피터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난립하고 있는 중도성향 후보들간 교통정리나 짝짓기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지지자들이 샌더스의 깃발 아래 결집하는데 중도 지지자들이 여러 후보로 나뉘면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CNN 등은 블룸버그가 토론 참여 자격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오는 22일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19일 오후 9시(미 동부시간 기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후보 토론에 참여하게 됐다고 18일 전했다. 블룸버그의 토론 참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후원자 수에 대한 자격 기준을 없애고, ‘10% 이상 전국 지지율 기록 네차례’ 등의 여론조사 기준만 맞추면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가능해졌다. 이는 DNC가 ‘셀프 후원’으로 후원자 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블룸버그를 위해 토론 참여의 길을 터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룸버그의 무제한적 선거운동 지출은 그를 유력 대선후보로 수직 상승시켰지만 이제 그는 자신의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토론 참여는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자신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자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신상 문제나 과거 전력 등을 제대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흑인과 라티노(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과잉 검문과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뉴욕시장 재직 시절의 ‘신체 불심검문’ 강화 정책, 성희롱 발언 및 여성 차별대우 의혹 등이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 금권선거 논란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성향의 주자들은 블룸버그의 천문학적 선거자금 지출에 대해 “미국 정치 시스템의 부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해왔다. 또 워싱턴정가는 중도 진영 주자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샌더스를 누르기 위해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 등의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는 지난해 12월 조사보다 9%포인트 오른 3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블룸버그(19%)보다 12%포인트 앞섰다. 바이든은 15%로 3위에 머물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도 진영에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강성 진보인 샌더스가 어부지리로 대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3월 3일 슈퍼 화요일 전후로 중도 진영 후보들의 짝짓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전남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분양

    전남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분양

    서해안 고속도로와 광주에 인접해 교통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전남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아파트가 2월 분양홍보관을 오픈하고 분양을 시작한다. 대한토지신탁이 시행하고 금호건설이 시공한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는 지하 1층~지상 13~18층 5개동과 부대복리시설 1개동으로 구성, 84㎡ 총 278세대로 조성되는 대단지 아파트다. 주택형별로는 전용면적 ▲84㎡일반형 259세대 ▲84㎡복층형 19세대로 구분되며, 전 세대가 남향으로 지어져 채광은 물론, 주방창 배치를 통해 최적의 통풍까지 자랑한다. 또한 각 동별 최상층에 위치한 84㎡ 복층형은 서비스 공간인 다락과 옥상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 모든 공간은 고품격 마감재를 적용했다.교통환경 역시 뛰어나다. 서해안고속도로와 22·23번 국도 등 광주와 목포로 이동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인근 대도시로의 이동이 편리할 뿐 아니라,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모델인 자동차공장이 들어선 빛그린산업단지와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빠른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 더불어 인근에는 영광군청, 농협하나로마트, 고속버스터미널, 영광생활체육공원, 영광스포티움 등 이 생활편의시설이 몰려 있어 프리미엄 단지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또한 멀지 않은 거리에 명문학군이 자리잡아 교육환경 역시 우수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남지역 최상의 사립고등학교로 유명한 해룡중·고교는 도보로 3분 거리에, 단지 바로 앞에는 영광중·고교가 있어 부모와 자녀가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조경설계와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를 갖춰 에코단지로 조성되고, 별도의 부대복리시설 1개동을 지어 피트니스센터, 경로당, 도서관 등 여가생활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며 “영광에는 처음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많은 투자자들과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광 금호어울림 리더스’ 분양홍보관은 2월 중 전남 영광군 단주리 일원에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대학의 혁신창업, 대한민국의 미래/최경철 한양대 창업지원단 교수

    [기고] 대학의 혁신창업, 대한민국의 미래/최경철 한양대 창업지원단 교수

    글로벌 스타트업 조사 기관 ‘스타트업 게놈’에서는 2년마다 글로벌 창업 도시 순위를 발표한다.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1위는 부동의 혁신 창업 지역 실리콘밸리, 다음은 뉴욕, 런던, 베이징 순이다. 이들 글로벌 창업 도시 면면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마다 도시에 있는 우수 대학들로부터 혁신기술과 우수 창업 인력을 공급받고 있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 뉴욕은 뉴욕대와 컬럼비아대, 런던은 옥스퍼드대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베이징은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통해 창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서울은 ‘스타트업 생태계 도전자’ 도시로 분류되고 있다. 서울에 한국 최고의 우수 대학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결과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창업 부문에서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민간 창업 기관들의 노력으로 최근 빠른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기술혁신 창업을 통해 질적 성장을 견인할 석박사급 인재의 창업 비중은 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다. 실제로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창업자 중 5%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은 4.81%로 세계 1위다. 이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돼 생성된 연구개발 결과물들이 교원들의 논문으로만 활용될 뿐 창업이나 사업화로 전환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의미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창출되는 기술들이 혁신창업과 기술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 대학들도 최근 교원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원들에게 창업 휴직, 겸직 허용 등 다양한 창업 유인책을 내놓고 있으나 아직은 소수 교원들의 관심에 머물러 있다. 대학이 집중돼 있는 서울이 대학 혁신창업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을 통해 대학 창업 생태계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수 기술을 보유한 대학 교원과 석박사급 인재들이 마음 놓고 창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창업 경쟁력이 도시 경쟁력이다. 이제는 대학이 혁신창업을 이끌어야 한다. 혁신창업 성과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 천문학적 아동 성범죄 소송비 후폭풍…110년 美보이스카우트 파산보호 신청

    아동 성범죄와 관련해 수백건의 소송에 휘말린 110년 전통의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BSA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카우트 활동 기간 중에 피해를 본 이들(성범죄 피해자)에게 공정하게 배상하고, 향후 몇 년간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피해자 배상 신탁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파산법이 허용하는 한 스카우트 프로그램 및 부대행사 등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연맹 자산의 대부분은 중앙 본부가 아닌 지부가 가지고 있는데 양측의 회계가 독립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앙본부는 소송 비용과 피해 보상금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났고 신입회원 수도 줄면서 재정 상태가 열악해졌다. 일례로 법원은 성범죄 피해자인 단원 케리 루이스 사건에 대해 BSA가 1850만 달러(약 220억 2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파산 신청서상 부채총액은 5억~10억 달러(약 6000억~1조 2000억원)지만 2018년도 납세자료에 명기된 중앙 본부의 부동산은 2억 4000만 달러(약 2860억원)에 불과하다. 전국 지부의 총보유자산 추정치는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까지도 보고 있지만 대부분 지부 소유라는 것이다. 이날 파산보호 신청으로 향후 BSA를 상대로 제기된 모든 민사 소송은 중지된다. 또 BSA는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회생을 시도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두고 CNN은 피해자들에게는 연맹의 감독 아래에서 벌어진 학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BSA의 단원 성추행 사건은 2012년 1247명의 리더들이 관련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특히 올해 4월 BSA에서 관련 조사를 했던 자넷 워런 박사가 ‘(1944년부터 2016년까지 72년간) 7819명의 가해자와 1만 2254명의 피해자가 있었다’고 법정 증언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남들의 시선, 우리의 시각/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남들의 시선, 우리의 시각/강국진 정책뉴스부 차장

    행정안전부에서 시민들에게 코로나19 대응 요령을 안내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을 자세히 보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섬을 중국 영토에서 빼놓은 게 눈에 띈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국내외 코로나19 발생 현황 자료에 실린 지도를 보자. 연해주는 중국 영토에 붙여놨고 사할린은 버젓이 일본 영토에 편입시켰다.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분리독립시켜 버렸다. 좀더 자세히 보면 북극해 쪽에 있는 캐나다와 러시아 몇몇 섬도 무주공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와중에도 북아일랜드나 시칠리아는 깨알같이 영국과 이탈리아 영토로 표시해 놓은 게 신기하다. 물론 ‘뭘 그런 사소한 일에 과민반응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디지털로 제작하는 지도에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아 동북아역사재단을 쥐잡듯이 들들 볶은 끝에 역사학자들이 8년간 45억원을 들여 제작하던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을 쓰레기통으로 보낸 게 불과 5년 전이다. 만약 일본 정부가 제작한 도쿄올림픽 안내책자에서 제주도를 중국 영토에 포함시켰다거나 미국 언론에서 울릉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내보냈다면 한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안 봐도 뻔하다. ‘역지사지’가 세상살이의 기본 예의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지도 하나 펴놓고 멀쩡한 나라를 분단시키는 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경험으로 아는 민족이라면 좀더 배려와 신중함을 보여 주는 게 과도한 요구만은 아닐 거다. 더구나 연해주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19세기 외세에 빼앗긴 영토라는 민족의식을 자극한다. 사할린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갈등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무심결에 러시아를 모욕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이유도 없어 보인다. 지도에는 언제나 지도를 만든 이들의 욕망이 숨어 있다. 중국 기업에서 서비스하는 코로나19 국가별 현황 지도를 보자. 색깔 표시를 통해 한국이나 일본은 타자로, 대만은 ‘우리’로 규정한다. 심지어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 영유권 갈등을 겪는 남중국해에는 중국 공식 입장을 반영하듯 “남해제도”(南海諸島)도 살뜰히 챙겨놨다. 대학 시절 멘토가 던진 한마디가 지금도 기억난다. 자존심이 강하다는 건 약한 자존감을 가리는, 고슴도치가 세우는 가시 같은 거라고 했다. 그 말을 확장시켜 보자. 외국인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두 유 노~” 시리즈라든가, 한국 문화의 순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동원하는 “순우리말”과 “고유한 전통”은 모두 자격지심을 감추기 위한 위장막은 아닐까. 게다가 일부는 “지금 우리는 허름한 달동네인 한반도에 산다”는 게 너무나 창피한 나머지 “그래도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는 시베리아까지 거느린 만석꾼이었다”는 유체이탈에 정신줄을 맡겨 버린다. 어쨌든 이 모든 현상에는 남들의 시선, 남들이 바라보는 우리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근래 대중음악과 드라마, 문학, 영화 등 한국 문화가 세계 각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화제를 뿌린 것을 보면 한국 문화가 국제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 역시 한국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그렇다면 이제는 남들의 시선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오히려 외부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되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타자에 대한 무신경은 때로 직접적인 폭력보다도 더 상대방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betulo@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번역과 오역 사이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번역과 오역 사이

    “번역은 반역이다”(traduttore traditore)라는 말은 흔히 번역의 자율을 옹호하는 뜻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번역자는 반역자(traitor)” 즉 “역자는 다 나쁜 놈”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 어느 이탈리아인이 ‘실락원’(밀턴)의 불어 번역을 읽은 뒤 번역이 작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모두 훼손했다며 역자를 비난한 것이다.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작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을 번역할 때였다.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가 이라크 출신이고 원작이 아랍어인 터라 나로서는 영어 번역을 중역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영어번역자에게 “당신 번역을 참조하겠다”는 양해 이메일을 보냈더니 “Thanks but you’ve probably noticed that the English version is slightly abridged. That was the work of the editor”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시 말해 영어 번역이 반드시 원작과 일치하지는 않으며 편집자 재량에 따라 어느 정도 생략과 수정이 있었다는 얘기다. 데버러 스미스가 2016년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번역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불과 3년째였다. 사실 그 짧은 시기에 외국인이 우리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문학자 김욱동 교수는 ‘채식주의자’ 번역에 오역이 너무 많다며 재번역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작가 한강은 “…(번역의 오류가) 이 소설을 전달하는 데 결정적 장애물이 되거나 근본적으로 다른 별개의 책으로 만들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번역자를 옹호하고 나섰다. 고려대 조재룡 교수는 한 발 더 나간다. “데버러의 번역은 뛰어난 번역”이며 “오역에 대한 논의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번역서가 원서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느냐의 여부는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맨부커상 역시 번역서 자체를 독립된 텍스트로 놓고 그 품질을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데버러 스미스가 2년 후 다시 한강의 작품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가 우리말을 잘 모르거나 오역 논쟁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와 정반대다. 우리말을 얼마나 아름답게 다루었는지보다 원작을 얼마나 성실하게 옮겼는지에 더 관심이 크다. 그래서 원작과 다른 의미가 한두 개 드러나면 번역가는 능력을 의심받고 무차별 공격의 중심에 서게 된다. ‘어벤저스’와 ‘겨울왕국2’의 논란이 그렇다. 위트 있는 재해석과 아름다운 어휘 선택은 애초에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영화 ‘기생충’의 번역자는 ‘서울대’를 ‘옥스퍼드대’로 번역해 호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번역가이자 출판사 대표인 H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영한 번역에서 ‘옥스퍼드대’를 ‘서울대’로 번역했다면 한국 관객들이 쉽게 용납하지 못했을 거다.…그건 우리가 옥스퍼드를 잘 모른다 해도 마찬가지”라며 씁쓸한 댓글을 남겼다. 데버러 스미스가 큰 상을 수상한 이유는 물론 “번역을 잘했기 때문”이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심사위원장 보이드 톤킨은 “데버러 스미스의 영어 번역이, 독특하면서도 화려한 작품에 적절한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평했다. 원서 중심의 우리 풍토였다면 모르긴 몰라도 수상은커녕 번역가로서 자질부터 의심받았을 것이다. 오역을 옹호하거나 정당화할 생각은 없다. 오역이 나올 수밖에 없는 번역계 전반의 여건에 대해 말을 보태고 싶지도 않다. 다만 우리가 번역이라 일컫는 작업은 단순히 “의미 전달”을 넘어 매우 복합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모든 번역서는 작가가 아니라 번역가의 목소리를 담는다”는 말은 그래서 가능하다. 현실이 어떻든, 번역가들은 최선을 다해 번역하건만 독자들은 번역은 외면하고 ‘오역’만 보려 한다. 번역이 아니라 오역만 보는 한, 번역자는 영원히 반역자(traditore)로 남을 수밖에 없다.
  •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에 이상국 시인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에 이상국 시인

    국내 대표 문인 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새 이사장에 이상국(74) 시인이 선출됐다.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에서 제33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20대 이사장에 이 시인을 선출했다. 앞서 13~14일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른 사무총장 선거에서는 신현수(61) 시인이 뽑혔다. 임기는 2년이며, 이달 말부터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강원 양양 출신의 이 신임 이사장은 1976년 ‘심상’에 시 ‘겨울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유심지 주간, 백담사만해마을 운영위원장, 한국작가회의 강원지회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시집으로 ‘달은 아직 그 달이다’, ‘뿔을 적시며’,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등이 있으며, 지난해 말 문학 자전 ‘국수’를 냈다. 현대불교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백석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 번째 이혼’이 뭐 어때서요?

    ‘세 번째 이혼’이 뭐 어때서요?

    ‘책받침 여신’ 이상아가 이혼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전한다. 세 번째 이혼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배우 이상아. 1972년생 그는 1984년 KBS ‘TV문학관 - 산사에 서다’로 연기자 첫 데뷔했다. 1985년 영화 ‘길소뜸’으로 스크린에 나섰고,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하이틴 스타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사랑이 꽃피는 나무’ ‘완전한 사랑’ ‘걸어서 하늘까지’ ‘마지막 승부’ 등 다수의 드라마와 ‘비오는 날의 수채화’ ‘천하장사 마돈나’ 등 영화에도 출연했다. 이상아는 김혜수, 하희라와 함께 8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원조 책받침 여신’이란 별명을 가진 이상아는 1997년 개그맨 A씨와 결혼했으나 이듬해 1998년 성격 차이로 결별했다. 이어 2001년 재혼을 했음에도 19개월 만에 다시 이혼 절차를 밟으며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다. 1년 뒤인 2002년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렸지만, 이마저도 경제적 이유로 파경을 맞았다. 이상아는 17일(오늘) 방송되는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이혼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김수미는 이상아에게 “가끔 너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그동안의) 상처를 치료할 연고를 많이 준비해놨다”고 말하며 따뜻하게 맞는다. 인기가 절정인 시절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상아는 “운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실패한 이후에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이상아. 이상아는 “너 같은 애 처음 본다”며 엄마처럼 화를 내는 김수미를 보며 현실 웃음을 터트리다가도 김수미가 “주눅 들지 말고 스스로 당당해져!”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자 참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이상아는 지난해 7월에도 선배 배우 박원숙을 만나 결혼과 이혼 얘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어린 나이에 결혼과 이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세 번째 결혼까지 서둘렀던 이유를 고백했다. 당시 이상아는 “도피성 결혼은 안된다”며 “집에서 나가면 되게 좋을 줄 알았다. 또 다른 고통을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상아는 자신의 결혼 생활을 되짚어보며 “(첫 번째 결혼 생활은) 빨리 끝나서 더 좋다. 가정을 꾸리고 싶어 두 번 째 결혼을 했지만 이도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또 “하루빨리 딸에게 아빠를 선물하고 싶었는데, 당시 남편에 대한 믿음이 커서 세 번째 결혼까지 서둘렀다”고 밝혔다. 이에 박원숙은 세 번의 이혼을 겪은 이상아의 아픔을 위로하며 “그래도 이혼 좋은 시절에 한 거다”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아는 “남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었다. ‘생각 없이 결혼했다’고 말하더라. 그냥 평범한 가정을 꿈꿨다”며 과거의 고충을 토로했고, 박원숙은 “이제는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며 아낌없는 위로를 건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할복’ 수술 사진 실은 쇼킹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할복’ 수술 사진 실은 쇼킹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한국인 의사로서 처음 개인병원을 연 사람은 박일근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구마모토 의학강습소를 졸업하고 1898년 4월 현재의 서울 청진동에 제생의원을 열었고 이후 무교동과 도렴동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는 황성신문 1899년 3월 7일자에 광고를 냈는데 개인병원 광고의 효시일 것이다. 또 1902년 일본 지케이(慈惠)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안상호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업의 자격을 취득하고(황성신문 1902년 6월 28일자) 귀국, 1905년 서울 종로3가에 병원을 개업했다. 그는 1919년 고종이 뇌출혈을 일으켰을 때 진료했다. 위 사진은 이관화와 박자혜가 종로에 연 한성종로자혜의원의 대한매일신보 광고다. 특이한 것은 할복(개복) 수술 사진을 그대로 게재했다는 점이다. ‘할복 치료 봉합 사진’이라고 써 놓았다. 개복 수술이 흔하지 않았을 당시에 배를 가르고 수술을 한 뒤 꿰매는 ‘충격적인’ 사진을 과감히 실음으로써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이다. 최초의 서양식 근대병원 제중원의 후신인 세브란스병원에서 1904년 한국인 조수 ‘백정의 아들’ 박서양(세브란스의학교 1회 졸업)의 도움을 받으며 에비슨이 수술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남아 있는데 등록문화재 448호로 지정돼 있다. 광고 속의 사진은 한국인이 메스를 들고 수술하는 장면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광고에는 병원 경영주라고 할 수 있는 이관화 외에 쟁쟁한 고용 의사들의 이름도 적어 신뢰도를 높였다. 의사 홍석후는 1902년 관립의학교 3기생으로 입학해 우등으로 졸업하고 세브란스의학교에 편입해 1회로 졸업한 인물로 1929년 학감(현재의 학장)이 됐다. 홍석후는 ‘봉선화’의 작곡가 홍난파(본명 홍영후)의 형으로 동생과 함께 조선정악전습소를 다닐 만큼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홍난파는 반대로 세브란스에 입학했다가 해부학 실습에 질려 음악으로 방향을 바꿔 작곡가가 됐다고 한다. 의사 박계양은 1907년 서울대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 교육부를 졸업하고 일본에 3년간 유학한 뒤 1910년 이비인후과를 개업했는데 홍명희와 정인보가 고객이었다고 한다. 정인보는 6·25때 이 병원에 석 달간 숨어 있다 발각돼 납북됐다. 한성의사회 회장 등을 지내고 1970년 88세로 사망했으며 그가 운영하던 한양의원 터의 표석이 서울 낙원동에 있다. 의사 이민창은 한성병원 부속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을 열었지만, 일제에 항거해 4년간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했다. 제중원 부인 의생(醫生)으로 표시된 박자혜는 간호사 출신으로 신채호의 부인인 독립운동가 박자혜와는 동명이인으로 보인다. sonsj@seoul.co.kr
  • 삶 속엔 빛과 어둠이 공존하더라

    삶 속엔 빛과 어둠이 공존하더라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도로시 역을 맡았던 배우가 주디 갈랜드다. 주제곡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를 부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녀의 나이는 그때 불과 열일곱 살이었다. 열세 살에 영화계에 입문해 드디어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됐다. 주디의 성취는 또래 아역 배우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과 반대로 그녀의 자존감은 떨어지기만 했다. 인간의 기본 욕구를 통제당해서다. 매니저는 체중 관리를 내세워 주디의 식사량을 엄격히 제한했고, 하루 열여덟 시간 넘게 촬영이 이어지는 가혹한 스케줄로 그녀는 편히 잠들지 못했다. 각성제와 수면제를 번갈아 삼키는 나날이었다. 그 뒤로도 30년을 배우와 가수로 살았고,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능력까지 인정받았으니 이런 그녀를 대단하다고 평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디는 상처투성이였다. 고통은 가중될 뿐 한 번도 해소된 적이 없었다.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는 와중에 스트레스와 빚이 쌓였다. 무엇보다 그녀는 외로웠다. 버거운 현실을 견디기 어려워 주디는 몇 차례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했다. 이와 같은 그녀의 인생을 담은 영화가 루퍼트 굴드 감독의 ‘주디’다. 주디 역을 누가 맡아 어떻게 그려 내느냐. 이 작품의 성패는 주연 캐스팅에 달려 있었다. 주디 역에 낙점된 배우는 러네이 젤위거였다. 그녀는 무대 위에선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다가 무대 아래에서는 스러질 듯 존재감을 상실했던 주디의 양면을 정확하게 표현해 냈고, 덕분에 올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그러니까 관객은 러네이 젤위거가 구현한 주디의 이중성에 주목해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있다. 약물중독으로 마흔일곱 살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삶은 어둠에 가까웠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삶에는 분명 빛도 있었다. 바깥에서 운 좋게 비춘 빛이 아니다. 연기하고 노래하는 주디 본인이 안에서부터 만들어 낸 빛이었다.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삶을 살다 간 사람은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 주디가 특별한 까닭은 어떤 점 때문일까. 그것은 그녀가 어둠 속에서 빛을, 빛 속에서 어둠을 포착한 인물이기에 그렇다. 어둠과 빛을 뚜렷이 나누는 이분법은 속은 편해도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힘든 것은 어둠과 빛이 뒤섞여 있다는 진실을 발견하는 일, 그 후에 이를 부정하지 않고 끌어안아 계속 살아 내려 애쓰는 일이다. 그 힘든 것을 주디가 했다. 그녀를 상징하는 ‘무지개 너머’의 가사처럼. 주디는 이렇게 곡을 설명한다. “‘무지개 너머’는 뭔가가 이뤄지는 노래는 아니에요. 늘 꿈꾸던 어떤 곳을 향해 걸어가는 그런 얘기죠. 어쩌면 그렇게 걸어가는 게 우리 매일의 삶일지도 몰라요.”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만수르 재력 독 됐나… 맨시티 챔스 2시즌 출전금지

    만수르 재력 독 됐나… 맨시티 챔스 2시즌 출전금지

    맨시티, UEFA로부터 FFP 위반 적발2시즌 간 클럽 대항전 출전금지 처분만수르, 2008년 부임 천문학적 투자한국사회 부의 대명사… 독이 된 재력부의 대명사 ‘만수르’ 구단주의 재력이 독이 됐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으로 향후 2시즌(2020~21·2021~22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챔피언스 리그 및 유로파 리그) 출전이 금지됐다. FFP는 구단이 벌어들인 돈 이상으로 과도한 돈을 선수 영입 등에 지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UEFA는 15일(한국시간) “클럽재정관리위원회(CFCB)는 맨시티가 제출한 2012~2016년 계좌 내역과 손익분기 정보에서 스폰서십 수입이 부풀려졌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모든 증거를 검토한 결과 맨시티가 UEFA 클럽 라이선싱과 FFP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2018년 11월 ‘풋볼리크스’는 맨시티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맨시티가 FFP규정 위반을 피하고자 스폰서십 계약을 부풀려서 신고했다고 폭로했다. UEFA는 결국 지난해 3월부터 맨시티의 FPP 규정 위반에 대해 조사했다. UEFA는 맨시티가 스폰서십 매출을 부풀리는 한편,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 소유의 시티 풋볼 그룹으로부터 FFP 규정을 초과하는 규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맨시티는 UEFA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와 함께 3000만 유로(약 385억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맨시티 측은 UEFA의 결정에 대해 곧바로 반발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를 결정했다. 맨시티는 성명을 통해 “UEFA가 조사 시작부터 결론까지 편파적인 행정 절차를 펼쳤다”라며 “구단은 최대한 빠르게 CAS에 항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수르는 2008년 9월 맨시티 구단주로 활도을 시작해 이후 공격적인 영입을 시도했다. 구단주의 물량공세로 맨시티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화제가 됐고 만수르는 한국 사회에서 부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만수르 체제 하에서 맨시티는 리그 우승 및 FA컵 우승, 리그컵 우승 등 성적도 일취월장했지만 이번 징계로 선수의 대거 이탈 및 팀의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우주를 보다] 폭발시 ‘두 개의 태양’ 볼 수 있다? 달라진 초거성 포착

    [우주를 보다] 폭발시 ‘두 개의 태양’ 볼 수 있다? 달라진 초거성 포착

    오리온자리의 초거성인 베텔기우스의 달라진 모습이 공개됐다. 오리온자리에 있는 베텔기우스는 지구로부터 약 700광년 떨어져 있으며, 반지름이 태양의 800배에 달하는 초거성이다. 미국 빌라노바대학 연구진은 최근 칠레에 있는 초거대망원경을 이용해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관측을 실시했다. 그 결과 베텔게우스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어두워졌으며, 관측이 시작되기 뒤 몇 개월 후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관측이 끝나는 시점인 2019년 12월에는 같은 해 1월에 비해 밝기가 36%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베텔게우스의 관측이 시작된 수 십 년 이래로 가장 움직임이 둔해지고 어두워졌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는 베텔게우스가 폭발해 초신성이 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전보다 희미해지고 어두워진 베텔게우스가 표면의 냉각 또는 빛을 차단하는 먼지로 인해 밝기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나왔다. 연구진은 만약 베텔게우스가 폭발할 경우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폭발 시 뿜어져 나오는 밝기는 달의 밝기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다만, 이러한 우주 현상이 발생하기까지는 최대 10만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텔게우스의 ‘근황’을 공개한 연구진은 “베텔게우스의 변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추측해볼 수 있다. 하나는 폭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별의 활동으로 인해 먼지가 배출되고 이러한 현상 때문에 표면이 냉각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에서 700광면 이상 떨어진 베텔게우스는 폭발 전 주위의 행성과 소행성 벨트를 집어삼킬 수 있다”면서 “이번 관측에 이용한 초거대망원경을 이용하면 천문학자들은 베텔게우스의 표면뿐만 아니라 주변에 흩어진 물질까지 모두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텔게우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수명을 다해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초거성으로 학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2011년 당시에는 2012년에 베텔기우스가 초신성으로 폭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지구에서 최소한 1~2주간 관측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과정 동안 발생하는 빛은 지구 관측이 충분할 정도로 밝은데다, 몇 주일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마치 하늘에 2개의 태양이 뜬 것과 같은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