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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에 기댄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준 위로

    마스크에 기댄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준 위로

    현대 문학 층위에서, 개인은 신화를 넘어선다. 사랑이 혁명보다 위대하며, 저마다 살아 내는 오늘의 편린이 거대 이데아보다 크다. 평안한 삶의 가치가 어느 신념보다 높아졌으며 인간성이 선한 개인주의로 전향된 신세기 르네상스이다. 달라진 시대정신은 기성 문단에 자극을 주던 신춘문예마저 그 야성의 결기를 숨기게 만든 것 같다. 탁마된 필력들이되, 경계를 녹이며 이미지와 상징의 지형을 넓히는 섬세한 반란이 옅어졌다. 예술이든 일상이든 거리두기로 다들 여려진 도시에서, 유일한 마법은 고양이가 지닌 오묘함이다. 당선작이 된 ‘길고양이 삽화’ 속 풍경은 날것의 힘이 깃든 존재를 다룬다. 교차성이라는 겹겹의 특질은, 그저 얇은 마스크에 기대어야 되는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줌으로써 위로 기제가 된다. 당선권에 오른 작품들은, 과거형이 아닌 물질화된 영원으로서의 전통을 탐람하는 ‘청자 도요지’와 현재 시점 인권처럼 요청되는 동물권 앞에서 공생의 혜안을 포착하는 ‘로제트 식물’이다. 편편마다 정근하게 축조된 내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선경후정 작법 질서가 변주된 산문성은 친밀한 문체이되 시의 목적은 시여야 된다. 몰입과 여운의 강렬한 헤드라인이 제목이나 결구에 있어야 하며, 더할 것은 운율로 구현하는 형식 리듬과 시적 신비로움이다. 최소 어휘로 최대 시학을 이루는 시조의 텍스트성은 면밀하다. 다만 개성을 욕구하면서도 부드러운 연대감을 찾는 시대, 음풍농월과 애틋함만이 아닌 현대인의 감정선에 건넬 흡족함이 필요해졌다. 작가의 세계관은 입체적으로 진일보함이 옳다. 서정이라는 본령을 잊으면 문장은 계산된 기교에만 머무른다. 바람이듯 등 뒤를 지키며 그림자와 나란히 걸어 주는 문학적 다정함을 지니기를 바란다.
  • 어머니, 이제 정말 효도한 것 같습니다

    어머니, 이제 정말 효도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대한 꿈을 갖고 그저 혼자 끼적여 본 글이 몇백 편. 재주가 둔재라 감히 남 앞에 내놓고 보일 만한 글이 못 되었습니다. 색다른 상황을 목격할 때마다 그것을 글로 표현하고자 깨끗한 백지에 그대로 옮기고 싶었지만 따라 주지 못한 필력(筆力) 때문에 늘 좌절하고, 밤을 하얗게 밝힌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습니다. 한순간 절망의 벽이 다가오기도 하고, 그 벽을 뚫었을 때 벅차오르는 희열에 잠 못 이루다가 아침에 다시 깨어 보면 실망해 버리는 끝없는 자신과의 긴 사투는 감내하기에 참으로 버거웠습니다. 가끔은 후회를 곱씹고 살아왔습니다. 왜 내가 펜을 잡았을까, 훌훌 털고 돌아서면 얼마나 홀가분할까…. 하지만 복장 속 저 깊은 곳에서 뜨거운 열정이 솟구쳐 오르면서 다시 시조의 열병에 시달렸습니다. 이제 해거름을 바라보는 길목에서 신춘문예의 영광을 손에 쥡니다. 그러나 아직 ‘시인’이라 부르기엔 너무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언제 어디서나 ‘글을 쓰는 아들이 있다’고 자랑하시는 어머니께 이제는 정말로 효도를 한 것 같아 죄스러움을 조금은 덜어낸 것 아닌가 여겨질 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저의 졸작에 ‘월계관’을 씌워 주신 심사위원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늘 따뜻한 눈빛으로 제 작품에 애정을 부어 주신 윤금초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방 하나를 치워 주면서 마음껏 습작을 하도록 서재를 꾸며 준 아내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배종도 ▲1957년 경남 마산 출생 ▲경희대 체육학과 ▲동국대 교육대학원(국어교사 자격취득) ▲서울 광영고등학교 교사로 36년간 재직 ▲2018년 월간문학 시조부문 신인상
  • ‘202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

    ‘202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

    한국 문학의 미래를 밝힐 ‘202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본사 편집국 앞에 모여 문인으로의 도약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은 당선자들의 연령대는 1998년생 20대부터 1957년생 60대까지 폭넓어 문학의 깊고 너른 품을 새삼 깨닫게 한다. 왼쪽부터 김마딘(희곡), 조은비(동화), 함윤이(소설), 이선락(시), 염선옥(평론), 배종도(시조) 당선자. 오장환 기자
  •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세상의 모든 책에 투명 잉크로 인쇄된 것/문학동네 편집자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세상의 모든 책에 투명 잉크로 인쇄된 것/문학동네 편집자

    책 만드는 편집자로 오래 일하다 보면 책을 쓰는 작가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편집자의 일에 관한 작은 책을 썼다. 가끔 칭찬도 들었는데, 개중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를 묘한 칭찬도 있었다. “아무개 작가처럼 편집자였던 시절이 완전히 잊힐 만큼 작가로 승승장구하길 바랍니다.” 물론 이 말이 그 어떤 악의도 없는 지지와 응원의 말임을 나는 안다. 그럼에도 돌아서면 조금 쓸쓸해지곤 했다. 전문 편집자로서 쓴 책인데도 편집자로서의 과거가 잊힐 만큼 성공하라는 덕담을 듣다니. 나는 미래에 어떤 모습이든 간에 내 편집자 시절을 잊고 싶지 않은데. 출판계에서는 편집자 전성시대라고들 말하지만 여전히 보통 사람들에게 편집자란 책이라는 세계의 주변인, 작가를 맴도는 그림자로 여겨지는 걸까. 나는 당신이 읽는 책의 판권면에 사는 사람이다. 판권면이란 영화의 엔딩크레디트처럼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각 부문에서 일한 스태프들의 이름과 역할을 적어 둔 페이지다. 판권면은 대개 책의 맨 마지막장에 자그만 글씨로 새겨지고, 극장에서 엔딩크레디트를 끝까지 보는 관객이 드물듯 독자들은 판권면을 무심히 지나간다. 그러나 나는 책을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책의 마지막장에서 살아가는 이 판권면의 삶이 좋다. 이것은 내 이름을 남기는 일은 아닐지언정 책과 사람을 남기는 노동이다. 책은 작가라는 주인공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디자이너, 마케터, 제작자, 에이전트뿐만 아니라 판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출판 노동자들도 수없이 많다. 인쇄소에서 색과 일정을 맞추는 인쇄기장님, 책창고에서 갓 나온 책이 다칠까 조심스레 나르고 포장하는 발송 담당자, 매일 새벽 파지의 산과 쓰레기들을 허물어 정리하는 출판사 청소 노동자들까지 책 한 권의 엔딩크레디트는 사실 인쇄된 것보다 훨씬 더 길다. 내게만 보이는 투명한 잉크로 쓰인 그분들의 이름과 땀을 나는 늘 기억하려 한다. 어디 출판 노동자뿐이랴. 우리 사회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는 사람, 주연이 아닌 사람들은 아직 이루지 못한 사람, 미완의 존재들로 손쉽게 치부된다. 최근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TV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은 댄서 리정은 이런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끼가 많고 춤을 잘 추는데 왜 아이돌로 데뷔하지 않느냐고. 그는 답한다. 나에게 댄서라는 직업은 단 한 번도 1순위가 아닌 적이 없노라고. 무대 중앙에 있건, 가수 뒤에 서건 춤추는 리정의 얼굴에서는 행복과 자신감이 뿜어져 나온다. 사람들이 뭐라 부르건 그는 ‘백’댄서가 아니다. 댄서가 모두 밀려난 아이돌 지망생일 것이란 편견은 저들의 놀라운 재능과 자부심에 비해 얼마나 가벼운가. 편집자는 필연적으로 잊히고 묻히는 존재다. 자발적으로 책의 맨 마지막장으로 걸어들어가 책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의 부품이 되길 자처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표지에 이름을 새기는 삶’에 이르지 못해서가 아니라 책을 둘러싼 더 많은 풍경을, 사람을 경험하고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나를 칭찬해 준 어떤 이의 바람처럼 언젠가 내가 정말 세상에 기억될 만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편집자 시절을 잊고 판권의 삶에서 탈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편집자로서 바라본 책의 뒷면, 그 속에서 분투하고 일하는 삶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름 없이도 가장 중요한 것들을 떠받치고 있는 모든 존재들, 굳이 무엇을 이루지 않아도, 이름을 새기지 않아도 그들의 삶과 노동은 그 자체로 온전하고 가치 있다.
  • [김승복의 책으로 만난 사람들] ‘소년이 온다’가 만들어 가는 세계/일본 쿠온출판사 대표

    [김승복의 책으로 만난 사람들] ‘소년이 온다’가 만들어 가는 세계/일본 쿠온출판사 대표

    일본 도쿄에서 한국문학을 주로 번역 출판하는 출판사 ‘쿠온’을 꾸린 지 15년째가 됩니다. 2015년부터는 책방거리 진보초에 한국 책을 주로 파는 ‘책거리’를 열어 책 좋아하는 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책거리’에서는 책도 팔지만 한 해에 약 100회가 넘는 북 토크 이벤트를 통해 이야기들도 팝니다. 그 덕분에 책방은 늘 북적북적합니다. 사람 이야기, 책 이야기가 새롭게 쌓입니다. 얼마 전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가 주최하는 독서모임에 초대됐습니다. 히라노는 한국에서도 첫 작품 ‘일식’을 비롯해 최근작 ‘한 남자’까지 번역돼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히라노 팬들과 함께 한 그날의 작품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습니다. 한강의 작품은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에세이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까지 번역됐습니다. 일본에 팬들이 많고,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의 번역을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도 많지요. 히라노 작가의 독서모임은 석 달 동안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데 작품을 둘러싼 여러 정황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첫 모임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히라노 작가가 강연을 하고, 두 번째는 한강 작가를 초대해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모임에서는 일본어판을 출간한 ‘쿠온’의 대표인 저, 한강 작가의 작품을 많이 번역한 김훈아 선생과 사이토 마리코 선생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강 작가가 시를 쓰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는 독자들은 한국인들이 시를 사랑하는 까닭을 묻기도 했습니다. 한국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한국인들이 시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하물며 지하철역 곳곳에 시가 적혀 있는 걸 정말 부러워합니다. 한강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지명 수유리가 어떤 곳인지를 묻기도 했습니다. 수유리는 작가가 열 살 무렵 광주에서 서울로 이사를 간 동네입니다. 그가 열 살 무렵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전 서울의 가장 북쪽 수유리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집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또 아주 추운 곳이기도 했지요. 또 어떤 독자들은 한강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새의 이미지를 궁금해했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 속 새들은 약한 존재, 그러나 목소리를 가진 존재입니다. 현역 패션모델 20대 여성 마에다 에마씨도 한강 작가를 좋아합니다. BTS로 한국 문화에 입문했다가 RM이 추천한 ‘소년이 온다’를 읽고 한국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습니다. 많은 일본어권 독자가 한국문학을 찾아 읽고 독서모임도 자주 갖습니다. 한강 작가는 물론이고 김연수, 최은영, 정세랑, 박민규, 강화길, 장강명 작가의 작품도 줄지어 번역되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케이팝 등 엔터테인먼트뿐만이 아니라 한국문학도 이렇게 일본 독자들에게 깊이 사랑받고 있음을 현지에서 새해 인사를 겸해 전해드립니다.
  • 거장들이 돌아온다, 새해 길 밝힐 새 글로

    거장들이 돌아온다, 새해 길 밝힐 새 글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사회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도서 판매량이 2년 연속 증가하는 등 책과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지난해 많은 사람이 책을 통해 답답한 현실을 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꿨다. 2022년에는 어떤 책들이 인생 길을 환히 밝혀 주는 ‘삶의 등불’이 될까.2일 국내 출판계에 따르면 우선 문학 부문에서는 황석영, 은희경, 김훈, 김언수 등 국내 유명 작가의 기대작이 잇달아 출간돼 코로나19로 우울한 독자들의 마음을 달래 줄 것으로 보인다. 창비에서는 올 상반기 등단 60주년을 맞는 황석영의 우화 소설 ‘별찌에게’(가제)를 출간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이 숲속 동식물, 무생물 등과 사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문학동네는 1월 중 은희경이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쓴 연작소설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내놓는다. 중단편 4편이 수록된 소설집은 자신을 잊으려고 떠나온 곳에서 오히려 자기 자신을 생생하게 마주하는 여정을 그려 낸다.장편 ‘칼의 노래’(2001)로 유명한 김훈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제목 미정)도 상반기 중 문학동네에서 나온다. 소설집으로는 ‘강산무진’(2006) 이후 16년 만이다. 2013년부터 9년간 써 온 단편들을 묶었다.‘설계자들’(2010)로 ‘한국의 헨닝 망켈’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언수는 원양 어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이에 얽힌 조직의 이합집산을 그린 장편소설 ‘빅아이’를 역시 문학동네를 통해 올여름 선보인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 예정인 황모과 작가의 SF 장편소설 ‘우리가 만날 시간’도 여아 낙태를 주제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해외 작가들의 기대작도 속속 번역 출간된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국내 출간작이 없었던 탄자니아 출신의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인 ‘낙원’, ‘바닷가에서’, ‘그 후의 삶’, ‘야반도주’ 네 편이 문학동네를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특히 ‘낙원’은 1차 세계대전에 휘말린 아프리카의 전통이 어떻게 훼손되는지를 생생하게 그린 대표작이다. 민음사는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거장 오르한 파무크의 ‘페스트의 밤’과 역대 공쿠르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잘 팔린 프랑스 작가 에르베 르텔리에의 ‘비상착륙’을 올 상반기 중 선보인다.비문학에서는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사회 경제적 문제를 톺아보는 석학들의 신간과 미래 기술 관련 책들이 출간 예정이다. 세계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좀비와 논쟁하기’(부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불거진 경제적인 비상 상황에서는 재정을 통해 복지를 확대하는 정부의 개입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사회학자 김찬호는 ‘보는 것과 보이는 것-대면과 응시의 사회학’(문학과지성사)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의 공간이 확장되는 시대에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 마음의 힘을 키우고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을 사회심리학적으로 탐구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오는 10월 민음사에서 코로나19와 지구온난화로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앞으로 지구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짚어 보는 신간을 출간한다. 아울러 베스트셀러 ‘아비투스’를 썼던 독일 컨설턴트 도리스 메르틴은 다음달 예정된 신간 ‘엑설런스’(다산북스)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시대에 대체될 수 없는 것은 인간이 타인과 공명하는 능력, 열린 마음”이라고 짚었고, 로봇 과학자 피터 스콧 모건은 ‘피터 2.0’(김영사)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가상현실(VR)·AI 등 첨단 기술을 신체에 접목해 ‘사이보그’가 탄생한 과정을 그린다. ‘대선의 해’를 맞아 ‘리더의 상상력’(사계절)은 정치적 상상력이 실종된 시대의 올바른 정치 리더십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대통령의 염장이’(김영사)는 최규하·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을 지킨 전통장례 명장 유재철이 한 시대의 리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메시지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해 독서 시장의 핵심 키워드였던 유튜브의 영향은 올해도 이어져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채널 콘텐츠들을 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원작 뮤지컬에 지지 않은 스필버그의 기막힌 변주

    원작 뮤지컬에 지지 않은 스필버그의 기막힌 변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초연된 이후 뮤지컬계에서 고전 반열에 올랐다. 그럴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여기에서는 두 가지만 언급하자. 첫 번째는 익숙함과 신선함의 조화다. 이 작품은 중세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1950년대 미국 뉴욕으로 옮겨 놓은 이야기다. 앙숙인 가문의 남녀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뿌리 깊은 가문 간의 불화는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이라고 해서 비껴가지 않는다. 복수와 오해가 불러온 죽음은 두 사람을 영영 갈라놓는다. 이와 같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은 호소력이 짙다. 그래서 다들 익숙하다고 느낀다. 이런 익숙함을 계승하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당시 현실에서 불거지던 실제 갈등을 집어넣었다. 원주민과 이주민의 충돌이다. 제트파로 불리는 뉴욕 하층 토박이 집단과 샤크파로 불리는 뉴욕 하층 이민자 집단은 서로의 존재를 용납하지 못한다. 극단적 대립이 1950년대 미국에만 나타날 리 없다. 관객은 본인의 상황을 거기에 이입해 신선하다고 느낀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뮤지컬계의 고전이 된 두 번째 연유는 감정을 고조시키는 노래와 시선을 사로잡는 춤에 있다. 이 작품의 작곡은 레너드 번스타인, 작사는 스티븐 손드하임, 안무 겸 연출은 제롬 로빈스가 맡았다. 당대 드림팀이 뭉쳤다는 뜻이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계의 고전이 됐고, 1961년 영화로 제작돼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거머쥐었다. 빼어난 원작을 리메이크 영화로 만드는 작업은 위험 부담이 크다.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 리메이크작이 진다. 그런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다고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그는 평단과 대중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처음 찍는 뮤지컬 영화라고 해서 그의 솜씨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말로 스필버그는 원작을 이어받는 동시에 특색 있게 변주한 21세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탄생시켰다.주인공 토니와 마리아에 신예 배우인 앤설 엘고트와 레이철 지글러를 캐스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주요 배역 중 하나로 이들의 조력자 발렌티나(리타 모레노)를 추가했다. 이는 원작의 아저씨 캐릭터 닥을 변용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발렌티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너무 적게 등장하는 여성 인물의 빈자리를 메웠고, 아저씨 캐릭터 닥이라면 부를 수 없었을 노래 ‘섬웨어’(Somewhere)를 마침맞게 열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는 이 영화가 원작보다 못하다고 불평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주연 배우들의 무대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까닭일 것이다. 동의하기 어렵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그들은 최선의 연기를 선보였다. 좋았던 과거에만 머물러 있으면 새로운 현재의 가능성은 생겨나지 않는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새해의 시작,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 불러준다

    새해의 시작,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 불러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의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 ‘꽃’ 전문다정한 마음을 담아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살아가는 일이 폭폭해서, 과거의 어떤 시간들 때문에 ‘다정’은 이따금 ‘다 정리된’ 어떤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마음을 되살려 누군가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일, 그보다 더 애틋한 마음을 얹어 ‘너의 이름’을 부른다면 아마 그것은 많은 것을 정리한 세밑을 막 지나온 새해의 시작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야말로 그 ‘다정’한 것에 가장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여러 겹의 다정 앞에서 기꺼이 너의 이름을 부르는 새해라니. 그것은 사람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랑의 말이다. 우리에게 이런 의미의 시를 주고 간 사람, 꼭 그 시간과 그 자리에서 ‘너의 이름’을 불러야만 했던 사람, 바로 시인 김춘수다.김춘수는 1922년 11월 25일 경상남도 통영군 통영면(현 동호동)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만석꾼 집안의 장남으로서 매우 풍족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서 니혼대학 예술학부에서 수학했다. 1943년에 일왕과 조선총독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다. 귀국한 1946년부터 1951년까지 통영중학교와 마산고등학교에서 교사를 역임하였다. 시인은 1946년 광복 1주년 기념 시화집 ‘날개’에 시 ‘애가’를 발표하고, 1948년에 첫 시집 ‘구름과 장미’를 출간했다. 그 이후에 ‘모나리자에게’, ‘꽃’, ‘꽃을 위한 서시’ 등의 시들을 매우 활발하게 발표하였다. ‘늪’,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타령조 기타’, ‘처용’, ‘남편’, ‘비에 젖은 달’ 등을 비롯한 40여권의 시집과 7권의 평론집이 있다. 그의 시 초창기에는 실존주의적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1950년대 전후에 많은 시인들이 참혹한 시대의 현실을 직시한 시들을 발표했던 것과는 다르게 존재에 대한 인식론 등을 중심으로 시를 썼다. 자신의 시가 관념에 사로잡혀 점점 난해해져 가는 것을 지양하고자 사물에서 존재 관념을 제거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무의미 시’를 썼고, ‘언어 해체의 시’로까지 변화 발전시킨다. “김춘수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평자는 먼저 그의 엄청난 필력에 압도당하고 또 아무리 짧은 촌평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하게 된다”는 고려대 이창민 교수의 말처럼 그의 시 세계는 섣부른 해석을 한사코 경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64년부터 1978년까지 경북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1979년부터 1981년까지는 영남대 국문과에 적을 두었다. 1981년 정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때 신군부에 대한 시를 써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그 시절에 썼던 신군부 찬양시는 훗날 시인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는데 그때 그의 행적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상으로는 1959년에 아시아자유문학상을 비롯하여 경남문학상, 예술원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문학상과 문화훈장을 받았다.김춘수는 부인과 사별한 후에 경기도 분당의 어느 아파트에 홀로 기거했다. 딸의 집과 지척인 곳에서 생활을 했다. 어느 날 무척 좋아하던 갈치찌개를 먹던 중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 기도폐쇄증으로 중환자실에서 투병을 하던 중에 영면했다. 그가 시의 스승이자 롤모델로 삼았던 릴케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는데, 시인 역시도 생선 가시에 찔려 죽게 된 것이다. 시로써 시대를 호령하고 또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 내어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시인의 말로치고는 조금은 서글픈 이야기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나는 한밤내 운다//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탑을 흔들다가/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딜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시 ‘꽃을 위한 서시’ 전문 1945년 김춘수는 충무(통영의 옛 지명)에서 유치환, 윤이상, 심상옥 등과 통영문화협회를 만들어 예술운동을 전개하였다. 충무 아니 이제는 통영은 어떤 곳인가. 이백여명에 가까운 삼도수군통제사들이 모여든 곳, 그리하여 삼도(충청, 전라, 경상)의 문화가 뒤섞이고, 그 수많은 사람과 삼도의 배들이 지나던 길목을 관장하던 장소가 아닌가. 삼도수군통제사가 있던 세병관은 아직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지리적으로는 한려수도의 중심이 아니던가. 그곳에서 일어난 문화융성운동이야말로 통영 문화의 꽃이 아니었을까. 음악, 시, 미술 등으로 통영만의 ‘꽃’을 피워 낸 사람들의 중심에 시인 김춘수가 있었다.김춘수에게 통영이란 단순히 고향을 넘어서는 삶과 시의 총체였던 것이다. 2008년에 개관된 김춘수 유품 전시관은 시인의 육필원고와 사진, 생전에 사용하던 가구 및 옷과 구두, 문구류와 서인 등을 보관하고 있다. 김춘수 문학관이 세워지기 전에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유품들을 전시해 둔 장소이다. 특이하게도 시인이 생전에 기거하던 거실과 침실을 고스란히 옮겨 두었다. ‘토영 이야~길’ 제1구간 2번으로,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발걸음을 할 수 있는 곳에 만들어졌다. 토영은 통영 사람들이 통영을 편하게 발음하는 말이다. 전시관의 벽면에는 시인의 대표시인 ‘꽃’의 구절이 크게 쓰여 있다. 강구안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 멋진 곳에서 시인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사랑을 잃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매우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2022년은 호랑이의 해다. 꽃과 호랑이는 설핏 들으면 어쩐지 어울리지 않게도 느껴지지만 그 어떤 호랑이에게도 ‘꽃의 시절’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절에는 ‘꽃’처럼 살아가게 되는 때가 있다. 그 시기는 사람마다 모두 다 다르지만 어느 인생에서건 그 시절은 꼭 있고, 기필코 있어야만 한다.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상대가 있을 때에 비로소 내가 나다워지는 그 시간 말이다. 새해 첫 신문에는 새해 인사와 더불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면면과 작품이 실린다. 서울신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춘문예의 역사를 가진 신문이다. 필자 역시도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 신춘문예는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작가의 등용문이지만 그 역사와 그것을 통해서 작가가 된 이들의 면면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역시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환한 웃음과 빛나는 작품들로 이 지면은 시작될 것이다.야행성 동물인 호랑이의 안광처럼 빛나는 모니터 앞에서 오랫동안 망설였을 시간에 경의를 표한다. 새봄의 소식을 전해 듣고 막 작가가 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큰 박수. 그 몸짓의 의미는 축하 그 이상의 것일 터. 잠자던 호랑이마저도 깨울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호랑이의 기운이 샘솟기를 바란다는 말로 새해의 복을 기원드린다. 우리에게 다정이란 너 혹은 나의 ‘이름’ 그 자체니까. 존재만으로도 이 세상이 고마워지는 순간이 있다. 부르는 순간 바로 뒤를 돌아볼 당신의 ‘이름’이 그러하다. 소설가 이은선
  • 신기선 현대시인협회 고문 별세

    신기선 현대시인협회 고문 별세

    영화배우 신혜수씨의 부친이기도 한 신기선 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이 지난달 30일 충북 단양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협회가 2일 전했다. 1932년 함북 청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국문과 졸업 후 1957년 월간 ‘문학예술’에 ‘꽃의 작업’ 등을 실으며 등단했다. 초기에는 직관적이고 실험적인 시를 쓰다가 1971년 ‘어릴 때 조국’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현실 인식의 시를 지향해 ‘콜라’, ‘서부이촌동’, ‘연어떼’ 등을 발표했다. 저서로 시집 ‘맥박’(1974), ‘아리랑 산천에 흐르는 눈물’(2001), ‘바람의 집’(2010), ‘오가는 길목’(2015)과 ‘인간 김대중의 눈물’(1996), ‘김대중은 살아있다’(2009) 등이 있다. 유족은 아들 신우진씨와 영화 ‘아다다’로 1988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딸 신혜수씨가 있다.
  • K문학 이끄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3년 연속 2관왕 배출

    K문학 이끄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3년 연속 2관왕 배출

    세계 속 K문학을 이끄는 작가의 산실인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3년 연속 2관왕이 배출됐다. 바늘구멍을 뚫는 것만큼 어려운 신춘문예에 제각기 다른 작품을 복수의 신문사에 출품해 모두 당선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문단의 실력파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2022년 본지 평론 부문 당선자 염선옥(51)씨가 올해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조선일보 평론 부문에서도 당선했다. 앞서 지난해 본지 단편소설 당선자인 윤치규(35) 작가가 조선일보에서도 동시에 영광을 안았고, 2020년 평론 당선자인 임지훈(34) 문학평론가는 문화일보 평론 부문도 석권했다. 염 당선자는 본지 평론 부문에서 신미나 시인의 시 세계를 정치하게 분석한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 가는 언어’로 영광을 안았고 또 백은선 시에 나타난 난해함의 문법을 들여다본 ‘난파와 해체를 넘어 인간 재건과 복원을 열망하는 언어’로 조선일보 평론에서도 빛났다.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염 당선자는 2일 “아직도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문학평론가의 말 한마디가 작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평론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염 당선자가 문학의 꿈을 키운 계기는 고등학생 때부터였다. 농아 부모 밑에서 자라 어렸을 때부터 읽는 것에 서툴렀고 수줍음도 많이 탔지만, 고교 은사가 시집을 주면서 시를 암송하도록 한 것이 시에 대해 관심 갖는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까지 수료한 그는 “시를 좀더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국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고, 글 쓰는 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스며들었다”고 했다. 영어와 국어를 모두 전공한 덕분에 전문대에서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의를 하면서도 틈틈이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매일 새벽부터 시집을 한 권씩 읽는다는 염 당선자는 “엄마 아빠가 말씀을 못 하니까 어렸을 때부터 상상력은 풍부했던 것 같다”며 “좋았던 것은 더 좋게 느껴지고, 힘들었던 것은 더 아팠던 기억이 난다”고 돌이켰다. 그는 “평론도 결국 창작이며 창의적이어야 한다”며 “작가들의 작품이 소비되도록 하는 것은 해석의 몫인 만큼 작가들과 상생하며 문학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집은 가짜라고 여기던 자연전도사 박상설 선생

    집을 짓고 사는 일은 가짜라고 평생을 여겼던 박상설(朴相卨) 씨가 푸른 지구별을 떠나 138억년 전 떠나온 우주로 돌아갔다. 향년 94. 캠핑에서 늘 답을 찾고 우주를 품는 마음으로 살아온 캠핑 선구자인 박씨가 지난 23일 타계, 27일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사실을 2021년의 마지막 날에야 알게 됐다. 기자는 그를 만날 기회를 잡지 못했다. 3~4년 전인가부터 이상기 아시아N 대표 선배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게 됐는데 언젠가 함께 캠핑을 하면서 한없이 긴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여기고만 있었다.그 연배에도 늘 여행을 다니고 야영을 한다고 해서 기회가 많을 줄 알았다. 지난 10월 24일 강원도 인제 백담사를 다녀왔다고 아시아N에 손수 기사를 올렸길래 정정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달 남짓 투병하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니 더욱 안타깝다. 고인은 90세이던 2018년 9월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는데 가치관, 인생관이 함축돼 있다. 1. 사망 즉시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에 의학 연구용으로 시체를 기증한다. 2. 장례의식은 일체 하지 않는다. 3. 모든 사람에게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는다. 4. 조의, 금품 등 일체를 받지 않는다. 5. 의과대학에서 해부실습 후 의대의 관례에 따라 1년 후에 유골을 화장 처리하여 분말로 산포한다. 이때 가족이나 지인이 참석하지 않는다. 6. 무덤, 유골함, 수목장 등의 흔적을 일체 남기지 않는다. 7. 제사와 위령제 등을 하지 않는다. 8. ‘죽은 자 박상설’을 기리려면 가을, 들국화 언저리에 억새풀 나부끼는 산길을 걸으며 ‘그렇게도 산을 좋아했던 산사람 깐돌이’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9. ‘망자? 박상설’이 생전에 치열하게 몸을 굴려 쓴 글 모음과 행적을 대표할 등산화, 배낭, 텐트, 호미, 영정사진 각 1점만을 그가 흙과 뒹굴던 샘골농원에 보존한다. 10. 시신 기증 등록증(등록번호: 10-34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02-2228-1663)굳이 속세의 직업을 간추리면 칼럼니스트, 자연과 삶의 전문기자, 기계기술사 등이 명함에 적혀 있었다. 강원도 춘천에서 법무사를 부친으로 태어나 유복했던 유년을 보내며 책과 텐트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전쟁이 터져 육군 공병으로 입대, 총 대신 길을 냈다. 군인 생활 중 가장 좋았던 일을 텐트 생활로 꼽았다. 1963년 육군 공병 대위로 제대한 뒤 설계회사에서 일하며 학원 강사로도 일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부지를 외상으로 구입해 15평짜리 주택 10채를 지어 큰 수입이 생기자 경기 가평의 임야 30만평을 매입해 캠핑과 인문학 강의를 함께 했다. 37세 때였다. ‘캠프나비’란 이름의 농장은 지금은 강원도 홍천에 있다. 2000평이나 되는 농장에는 들국화도 피어나고 워크숍과 인문학 세미나가 열리는데 번듯한 건물은 없다. 비닐하우스가 있을 뿐이다. 아이와 어른이 세대를 뛰어넘는 대화를 나누고 도시형 캠핑을 거부하고 농장 곳곳에 텐트를 친다. 품는다. 세상을 뜨기 얼마 전까지도 산을 찾아 한뎃잠을 청했다. 자녀들에게 손가락질이 돌아갈 것을 걱정조차 하지 않았다. 홀로 살아간 지 40년이 다 됐다. 자녀들과 손주들과도 이메일로만 만났다. 나무를 20만 그루정도 심었다. 환갑 무렵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의술이 아니라 자연과 벗한 것이 그의 목숨을 되살렸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고, 그러자 움직이지 않던 몸의 근력과 생기가 살아났다. 82세에 집을 떠나 길을 걷다 가난한 시골 기차역장 집에서 폐렴으로 누운 지 열흘 만에 저세상으로 떠난 레흐 톨스토이를 닮고자 했다. 아들딸들도 걷다가 죽고자 하는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해 늘 여정을 떠날 때마다 시신기증등록증과 돈 20만원정도를 목에 걸고 다녔다. 어느날 딸이 “아빠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 물었다며 “길을 걷다가 들국화가 눈에 띄면 ‘아버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그렇게 스쳐가듯 가끔씩 생각해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캠핑은 인생에서 우러나와야만 제대로 발현되는 정서 운동입니다. 일평생 하고도 화장터에 갈 때까지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캠핑”이라고 답했던 그다. 자유기고가 최은자 씨는 긴 애도문을 남겼다.“그에게 94세라는 지구 나이가 있었지만, 내가 만났던 그는, 나이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 때론 200세 허연 수염 기른 미래를 보는 신선 같았고, 때론 땡땡이치고 학교 뒷담을 넘어 도망치는 사춘기 꼴통 같았고, 때론 나날이 오염 되는 지구환경에 잠 못 이루는 생태학자였고, 때로는 18세기 유럽 파티를 즐기는 바람둥이 백작 같았다. 자유와 고독을 사랑하는 시인이고, 매일 설렘으로 무장하는 백전노장이며, 청승과 낡은 풍습에 얽매여 사는 인생은, 도와줄 필요도 없다고 잘라버리는, 냉정한 칼이었다. 그는 설악산 정도는, 백번도 넘게 올랐다는 알피니스트였고, 세계여행 중에는 거리의 노숙자들과 나란히 잠을 청하고, 그들과 음식을 나누는 별종이었고,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는 채 집을 나설 때, 무한한 설렘으로 온몸이 들뜬다 하였다. 종점을 보지 않고 무조건 올라탄 버스로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여행이라고, 깔깔깔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개구쟁이 자체였다. 몇년 전부터 그는 주먹만한 글씨 외에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망가졌지만, 스마트폰에 수를 놓듯이 문자를 새겨 넣어, 매일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포노 사피언스’였다. 시간과 자유의 서핑보드를 마음껏 즐기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다가도, 여린 들꽃들의 씨를 받아 긴 겨울동안 말려 봄을 기다려 뿌려 놓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며 흘깃 본 미지의 여인을 찾아가듯, 그 장소를 몇 번이나 가본다고 했다.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미치겠다던 그는, 세상의 24시를 살지 않고 그가 제작한 우주시계를 보며 산 사람이었다. 재미나게 아주 재미나게 살아라! 그리고 시시한 이야기는 하지마! 당당하게! 멋지게! 미치게 멋지게 살아! 그리고 씩 웃던 사람. 하얀 눈 오는 날 세상 떠나고 싶다던 마지막 바램까지도, 완벽하게 연출한 깐돌이 어린왕자!!!” <본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아시아N 기사와 이투데이의 월간지 ‘브라보’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 남은 ‘보수동 책방골목’ 살리기...고등학생도, 노인도 나섰다

    마지막 남은 ‘보수동 책방골목’ 살리기...고등학생도, 노인도 나섰다

    보수동 북카페에서 두 달간 출판 전시회 부산의 청소년과 노인이 전국에 마지막 남은 헌책방 거리인 ‘보수동 책방골목’ 살리기에 힘을 합쳤다.부산 혜광고와 동주여고 학생들은 1월 3일부터 두 달간 부산 중구 책방골목 일대에서 구청 시니어클럽이 운영하고 있는 ‘보수마루북카페’와 ‘건강북카페’에서 책방골목을 주제로 쓴 시집의 출판 전시회를 연다. 스무명의 시니어클럽 회원들은 책방골목에 어울리는 블렌딩 원두를 개발해 시민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그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형태의 ‘사회적 커피’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전쟁 피란시절에 형성돼 60년 넘게 자리한 보수동 책방골목은 전국에 마지막 남은 헌책방 거리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부산의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서점 8곳이 철거되고 올해 3곳의 서점이 또 퇴거 통보를 받는 등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그러자 인근에 위치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책방골목 서포터즈 동아리를 조직하고, SNS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 영상감동 등과 협업해 책방골목 살리기를 주제로 한 시집과 단편영화, 노래,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하며 골목책방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동주여고 학생들이 시집 ‘와보시집’을 출간한데 이어 올해는 지자체와 서점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해 ‘함께읽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혜광고 학생들이 직접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보수동, 그 거리’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었다. 여기에 더해 새해부터는 시니어클럽을 주축으로 골목책방을 주제로 한 사회적 커피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캠페인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프로젝트 기획을 맡고 있는 김성일 혜광고 교사는 “북카페에서 주민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면서 책방골목 글짓기에도 참여할 수 있다”면서 “좋은 글은 ‘문학정거장’으로 지정된 보수동 책방골목역 버스정류장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여기는 중국]“외계인은 있다”...中과학자 외계인과 수신 성공 주장

    [여기는 중국]“외계인은 있다”...中과학자 외계인과 수신 성공 주장

    ‘우주 굴기’가 한창인 중국에서 외계인이 실제 존재하는 주장이 제기돼 이목이 쏠렸다.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한다는 발언이 중국과학원에서 제기됐다는 점에서 화제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분위기다. 중국 천문학회 이사장이자 중국과학원 우샹핑(武向平) 원사는 지난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2년 중국과학원 신년전야 강연장에서 “약 2개월 전 오스트레일리아의 천문학 망원경을 활용해 연구한 결과, 지구로부터 약 4.2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외계 생물체가 보낸 신호를 수신했다”면서 외계인의 존재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고 31일 중국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우 원사가 이날 밝힌 외계인으로부터 수신한 신호는 적색 왜성으로 알려진 ‘프록시마 켄타우리’(Proxima Centauri)라는 행성으로부터 보내진 신호로 전해졌다.  우 원사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중국과학원 소속이자 중국천문학회 이사장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일 것이라는데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일부 과학자들은 지금껏 약 1030개의 항성을 조사한 결과 외계인과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계인이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인류의 현재 과학기술 수준이 외계인을 발견할 만큼 발달하지 못했을 뿐이며, (나는)과학자로서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계 생명의 존재 여부는 과학자들이 줄곧 연구해온 문제이며 우리 모두 외계 생명체 중 하나이며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 뿐이다”고 했다.  우 원사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미국의 물리학 박사 스티브 호킹의 발언을 인용, “외계인의 형태는 반드시 인간처럼 피와 살이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면서 “별 그 자체가 외계 생물체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우리는 오래 전부터 외계인들에게 지속적인 관찰의 대상이 됐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일명 ‘우주굴기’로 불리는 국가급 전략을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는 우주 프로그램에 얼마를 쓰는지 발표하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 집계에 따르면 매년 중국은 우주 연구를 위해 약 9조 5000억∼13조 625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1~2015년 당시 중국 정부가 우주 과학에 투자했던 약 8780억 원과 비교해 큰 폭의 성장세다. 특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중국은 우주 과학 연구에 단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초에는 전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는 세계 최대 전파만원경 FAST를 외국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세계 과학계가 중국의 힘을 빌리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또, 중국은 구이저우성 핑탕현에 설치된 축구장 30개 넓이의 세계 최대 전파만원경 FAST를 통해 우주에서 발생한 전파를 포착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중국과학원은 지난 2016년부터 비공식적으로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낸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 넷플릭스 화제 ‘돈룩업’의 실존 인물은

    넷플릭스 화제 ‘돈룩업’의 실존 인물은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명의 천문학자가 6개월 후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공멸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지만 아무도 이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정치인들과 언론은 이 불편한 진실을 왜곡하고 가공해 각자의 욕망에 이용하려 할 뿐이다.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현실을 풍자한 애덤 맥케이 감독의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이 화제다. 지난 24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1억 1103만 시간 재생되며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올랐다.블랙코미디인 돈 룩 업은 지구가 멸망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로 실존 인물을 그리지 않았다. 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어디선가 많이 본 현실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의 인터넷 영화매체 스크린랜트(Screenrant)와 영국 연예매체 덴오브긱(Den of Geek)을 참고해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실존 인물과 닮았는지 분석했다. ● 제니퍼 로렌스는 그레타 툰베리를 연기했다?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지구와 충돌할 ‘행성 침략자’ 디비아스키 행성을 처음 발견한 천문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다. 냉소적인 성격의 디비아스키는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연상케 한다. 디비아스키는 다이어트 앱에 지구와 혜성의 충돌 시간을 입력해놓고 6개월 후면 인생이 끝장난다는 사실에 하루 5번씩 울음을 터뜨리며 괴로워한다. 인기 있는 생방송 토크쇼에 출연해 혜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지만 이를 가벼운 농담으로 다루는 진행자들에게 화를 내며 “우리 모두 100% 죽고 말 거다”라고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그를 미치광이, 웃음거리로 소비할 뿐이다.디비아스키는 혜성 충돌의 진실에 관심이 없는 미국 대통령과도 설전을 벌인다. 인류를 구원할 수만 있다면 중간선거에 이길 목적으로 활용해도 좋다며 적극적으로 돕기도 한다. 그의 모습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탄소배출을 중단해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툰베리와 닮았다. 학교에 가는 대신 기후위기 대책을 요구하는 ‘금요결석시위’로 주목받은 툰베리는 국가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고 호소하고 탄소 감축에 무신경한 지도자들은 ‘블라 블라’ 떠들기만 한다며 냉소한다.기후위기를 부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며 파이터의 면모도 과시했다. 기후위기를 믿지 않거나 위험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기후 회의론자들은 툰베리가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요구한다고 비판하거나 감정에 소구한다며 조롱하고 공격한다. 욕하며 비웃는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대중 콘서트와 집회를 열고 연대하는 디비아스키와 툰베리는 상당히 흡사하다. ● 영락 없는 여자 트럼프, 메릴 스트립메릴 스트립은 돈 룩 업에서 미국 대통령인 재니 올린을 맡았다. 언뜻 힐러리 클린턴을 떠올리게 하지만 보다 보면 영락 없는 여자 트럼프다. 리얼리티 TV쇼의 스타로 떠올라 백악관까지 입성한 올린은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넌 해고야”라는 유행어를 히트시킨 트럼프에 대한 패러디다. 국가수반이지만 과학적 진실을 무시하는 그의 모습은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 중간선거 캠페인에서 야구모자를 쓰고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흔드는 올린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쓴 트럼프와 똑 닮았다.미국의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를 꼬집는 장면도 등장한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을지 모른다는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구실 삼아 이라크 침공을 준비한다. 2003년 3월 미군의 침공이 시작됐고 후세인 정권은 두달 만에 무너진다. 승리에 의기양양해진 부시는 전투기 조종복을 입고 항공모함인 링컨함에 내리는 등 정치 쇼를 벌인다. 그는 ‘임무 완료(mission accomplished)’라는 배너가 걸린 항모에서 종전을 선언한다. 돈 룩 업에서 올린 대통령이 항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혜성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며 비장미를 연출하는 장면과 유사하다.맥케이 감독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도 빼놓지 않았다. 대중 앞에 금연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백악관 회의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올린의 모습은 2016년 주요7개국(G7) 회담에서 담배를 들고 있는 듯한 사진이 찍힌 오바마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백악관은 오바마가 들고 있던 물건이 담배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린이 혜성을 최초 관측한 천문학자 두 사람이 미시건주립대 출신이라고 하자 하버드, 프린스턴 등 명문대에 다시 알아보라고 지시하는 것도 아이비리그 출신들을 신뢰하고 중용한 오바마에 대한 풍자로 읽힌다. ● 엄마 대통령 옆에 아들 비서실장=트럼프의 아이들올린 대통령의 아들이자 백악관 비서실장인 제이슨 올린은 트럼프의 자녀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쉬너를 한데 합친듯한 인물이다. 조나 힐이 대통령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백악관에 들어가 주요 정책회의에 참석하고 대통령 일정을 관리하는 문고리 권력을 밉상스럽게 소화했다. 트럼프의 자녀들은 그림자 대통령,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정도로 트럼프를 가깝게 보좌하며 정책 결정을 주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여행에 매료된 억만장자는 머스크? 마크 라이언스가 연기한 피터 이셔웰은 해마다 최첨단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배시(Bash)의 최고경영자(CEO)이다. 올린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대는 후원자로 혜성 폭파 계획까지 좌지우지한다. 우주여행에 빠져 민간 우주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기후위기보다는 돈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형적인 기업인의 모습을 보인다. 2026년 화성 이주 계획을 세우고 우주 탐사에 올인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이셔웰이 배시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한 사람의 죽음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장면에서 지금은 메타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를 떠올린 관객도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 이용자 5000여만명의 개인정보 수집해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내부 고발이 터져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 뉴욕타임스와 아침 토크쇼도 풍자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브리 에반티와 틸러 페리가 연기한 잭 브레머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 토크쇼 ‘더 데일리 립’의 진행자로 등장한다. 무겁고 심각한 뉴스라도 무조건 가볍게 다루는 이들의 모습은 미국의 아침 토크쇼들을 흉내낸 것처럼 보인다. 브리 역은 MSNBC ‘모닝 조’의 여성 진행자 미카 브레진스키와 흡사하며 브레머 역은 ABC ‘굿모닝 아메리카’의 마이클 스트라한 또는 모닝 조의 조 스카버러를 본뜬 캐릭터에 가깝다.하지만 맥케이 감독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전반을 풍자한 것이지 특정 인물을 묘사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천문학자들의 주장을 보도하려다 철회한 매체 뉴욕 헤럴드는 뉴욕타임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시인했다. 맥케이 감독은 뉴욕타임스가 기후 회의론자인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슨을 고용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뉴욕타임스가 그를 고용한 것에 엄청난 수치심을 느낀다”며 “당신이 그 신문의 편집국장이라면 ‘우린 (기후변화 때문에) 망했다’라는 제목을 달자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올해 우리는 더 많은 우주의 비밀을 들추어냈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내년에도 우리 태양계와 그 너머로 더 많은 탐사선을 날려보낼 것이다. 2021년은 우주 탐사의 역사에 있어 하나의 큰 이정표를 세운 해이다. 다양한 탐사 임무와 최첨단 장비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를 보기 위해 전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만들었다. 지구 규모의 전파간섭계를 구축했던 것이다. 태양계 탐사에서는 이전에는 과학자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던 위성들과 거대한 혜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태양계의 최고 지존인 태양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올해의 빅뉴스로 등장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1. 최대 혜성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발견두 연구원이 참으로 우연히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대의 혜성을 발견했다.대학원생인 페드로 베르나디넬리는 암흑 에너지 조사 데이터를 통해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대상을 찾다가 그가 연구하려고 계획한 것보다 태양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를 발견했다. 그는 즉시 지도교수인 우주론자 게리 번스타인에게 살펴보라고 요청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과학에 알려진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혜성이었다. 일반적인 혜성보다 10배나 더 크고 천 배는 더 무거운 대혜성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 혜성은 약 3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루시가 지구상을 걸었던 이래로 태양 주위를 한 번도 돌지 않은 혜성이었다. 그들이 발견한 혜성은 2021년 6월 23일 공식적으로 '혜성'으로 지정되었으며, 발견자들의 이름을 따서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으로 명명되었다. 운이 좋다면 천문학자들은 10년만 기다리면 이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혜성은 오르트 구름으로 알려진 태양계의 가장 먼 바깥쪽에서 날아왔다.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우리 태양계 가운데로 여행하고 있는 이 혜성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수천 년이 걸린다. 과학자들은 2031년에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면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의 크기와 구성을 더 정확하게 읽어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태양 둘레를 돌아나갈 때도 토성의 평균 궤도보다 더 멀 것이다. 2. 아마추어 천문가가 목성의 새 위성 발견태양계 최대의 큰 행성 주변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위성이 발견되었다. 목성은 거대 행성이기 때문에 큰 중력으로 많은 천체들을 끌어당긴다. 지구에는 위성이 하나뿐이고, 화성에는 작은 위성이 두 개 있다. 그러나 목성은 현재 최소 79개의 위성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천문학자들이 아직껏 찾아내지 못한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위성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아마추어 천문학자 카이 리가 마우나 케아에 있는 구경 3.6m의 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CFHT)으로 수집한 2003년 데이터 세트에서 이 목성의 위성에 대한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스바루라는 다른 망원경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해당 천체가 목성의 중력에 묶여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EJc0061이라고 불리는 이 천체는 목성 위성의 카르메(Carme) 그룹에 속하는데, 그들은 목성 궤도면에 대해 극도로 기울어진 목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무리이다.  3. 과연 생명체가 있을까? 다시 각광받는 금성 탐사 화성은 각국 우주기구의 인기 있는 탐사 대상이지만 최근에는 지구의 다른 이웃이 더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연구원들은 금성의 대기에서 포스핀의 흔적을 감지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생명체가 배출한 가능성이 있는 가스로, 이 소식은 단박에 금성을 최고의 관심 행성으로 떠올렸다. 2021년 6월 초,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까지 금성으로 2개의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빈치 플러스(DAVINCI+/Deep Atmosphere Venus Investigation of Noble Gas, Chemistry, and Imaging, Plus)로 불리는 이 임무 중 하나는 금성의 대기를 통해 하강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성 대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다른 임무인 베리타스(VERITAS/Venus Emissivity, Radio Science, InSAR, Topography, and Spectroscopy)는 색다른 궤도에서 금성의 지형을 매핑하는 것이다. 금성은 로봇 탐사선이 방문했지만 NASA는 1989년 이후로는 금성에 대한 전용 임무를 실행한 적이 없다. 금성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이유는 화성 탐사 때문일 수도 있지만,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 역시 연구하기가 녹록찮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성은 한때 바다와 강이 있는 온화한 세계였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약 7억 년 전 온실 효과로 인해 금성은 표면온도가 납이 녹을 만큼 뜨겁다. 4. 심상찮은 태양의 활동태양은 대략 11년 주기의 조용한 시간을 지내왔지만 이제 그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태양은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활동하지 않았지만 이제 지구를 향해 하전 입자를 분출하는 강력한 폭발이 표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있다. 예컨대, 11월 초 일련의 태양 폭발이 우리 행성에 큰 지자기 폭풍을 일으켰다.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 불리는 이 분출은 본질적으로 자기장을 띤 10억 톤의 태양 물질 덩어리를 폭발하듯이 뿜어내는 것으로, 뒤이어 강력한 에너지 입자의 흐름을 태양계로 방출한다. 이 물질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여 지구의 극 부근에서 오로라를 만들기도 하고, 위성 통신 두절이나 대규모의 정전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5.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발사​우주 과학의 완전한 새 시대는 2021년 크리스마스에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럽의 우주공항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시작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프로젝트는 NASA, 유럽 우주국 및 캐나다 우주국이 30년 이상 합작으로 진행 한 것으로, 무려 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대형 프로젝트이다. 애초 2007년에 발사하기로 예정된 것이었지만, 14년이나 지각한 끝에 가까스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망원경은 계획하고 조립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JWST의 구상과 설계는 전신인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허블이 지구 표면에서 수백 킬로 고도에서 도는 반면, JWST는 우리 행성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관측한다. 망원경은 2021년 12월 25일 오전 7시 20분(미국동부시간)에 지구-태양 라그랑주 점 2(L2)라고 불리는 이 지점을 향한 여행을 시작했다. 망원경은 우주의 진화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우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탐색할 것이며, 그리고 태양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6. '사건지평선 망원경'이 선명한 블랙홀 제트 분출 사진을 찍었다2021년 7월, 세계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탄생시킨 프로젝트는 이와 함께 이러한 초질량 물체 중 하나에서 강력한 제트가 분출하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은 지구 크기의 망원경 1개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8개 관측소가 참여한 글로벌 협력이다. 최종 결과는 이전보다 16배 더 선명한 해상도와 10배 더 정확한 이미지가 만들어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EHT의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여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센타우루스 A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강력한 제트가 분출되는 것을 관찰했다. 은하의 블랙홀은 초대 질량으로 무려 태양 질량의 5,500만 배에 달한다.  7.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 발견했다​지구에서 불과 1,500광년 떨어진 곳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은 '유니콘'이라 불린다. 작은 블랙홀은 발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동반 별인 적색거성에서 이상한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유니콘'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빛의 세기가 변하는 것을 관찰했으며, 이는 다른 물체가 별을 잡아당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3배에 불과한 초경량이다. 외뿔소자리(Monoceros)에서 발견되어서 유니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8. 지구의 제2의 달이 영원히 우주로 떠났다 두 번째 달처럼 지구 궤도에 진입한 물체가 올해 우리 행성에 마지막으로 근접한 후 영원히 이별했다. '미니문' 또는 임시 위성으로 분류되는 그 물체는 길 잃은 우주 암석은 아니다. 2020 SO로 알려진 이 물체는 아메리칸 서베이어(American Surveyor) 달 임무에서 발생한 1960년대 로켓 부스터의 남은 조각이다. 2021년 2월 2일, 2020 SO는 지구와 달 사이의 58%, 지구에서 약 22만km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그것은 미니문의 마지막 접근이었지만 지구로의 가장 가까운 여행은 아니었다. 그보다 몇 달 전인 2020년 12월 1일에 우리 행성까지의 최단 거리에 도달했다. 그 후로 2020 SO는 지구 궤도에서 멀어져 우주로 떠내려간 후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9. 파커 태양탐사선이 태양의 대기 속을 돌입했다​ 올해 NASA의 태양 터치 우주선은 개기일식 동안에만 볼 수 있는 코로나 속을 돌파했으며, 태양의 '돌아오지 않는 지점'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지난 3년 동안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계속 궤도를 좁혀왔다. 이 탐사선은 과학자들이 태양풍, 즉 하전 입자의 바다를 생성하는 원인을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태양이 뿜어내는 이 태양풍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주선은 8번 태양을 플라이바이 하는 동안 코로나로 알려진 태양의 외부 대기로 돌입했다. 4월 28일의 코로나 속 기동은 알벤(Alfvén) 임계 표면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곳은 태양풍이 태양에서 멀어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지점이다.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15태양 반경, 즉 1300만km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개기일식 동안 달이 태양 디스크의 빛을 차단할 때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태양 코로나의 연장선 중 하나로 관찰되는 슈도스트리머(pseudostreamer; 가상 띠)라는 거대한 구조를 넘어선 곳이었다. 발견에 대한 성명에서 NASA 관계자는 탐사선이 "폭풍의 눈 속으로 날아갔다"고 표현했다.  10. 화성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마지막으로 올해는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 도착한 해였다. 로버는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도착한 이후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엔지니어들은 임무 팀이 조사할 가치가 있는 암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퍼서비어런스에 강력한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성 탐사 로버의 가장 매력적인 발견 중 하나는 '하버 실 록(Harbor Seal Rock/바다표범바위)'으로, 수년에 걸쳐 화성의 바람에 의해 조각된 기이한 모양의 지형지물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또한 여러 암석 샘플을 얻었으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분석을 위해 회수 우주선을 보내 가져올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수십억 년 전 삼각주와 깊은 호수가 있었던 폭 45km의 예제로 분화구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지구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은 어렸을 때 코끼리들과 함께 자랐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족을 잃은 노든은 오른쪽 눈을 다친 펭귄 ‘치쿠’를 만나 친구가 된다. 하지만 치쿠는 죽고 치쿠가 품고 있던 버려진 알에서 아기 펭귄이 태어난다. 노든은 이 어린 펭귄에게 안전한 곳을 찾아주기 위해 그를 데리고 바다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루리 작가의 그림책 ‘긴긴밤’은 코끼리와 코뿔소, 펭귄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품어 안으며 ‘우리’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사랑과 연대의 가치, 생명의 존엄을 느끼게 된다.야생과 동물원 등을 오가며 살았던 노든에게 바깥 세상은 행복했지만 그만큼 고통도 따랐다. 야생에서 사는 게 서툰 노든을 ‘엉뚱하지만 특별한 코뿔소’라고 불러 준 아내, 악몽을 꾸지 않고 긴 밤을 견딜 방법을 알려 준 친구 ‘앙가부’ 등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린 펭귄은 견고한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었다. 이들이 파란 지평선을 찾아가는 여정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를 통과해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눈앞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듯하다. 굵직하게 변하는 감정을 깊이 파고든 작가의 그림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독자는 노든이 소중한 이들과 함께 걸었을 길을 통해 누군가의 시간이 멈춘다 해도 그가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산꼭대기서 밤새 별 본다고?… 요즘 그런 천문학자 찾긴 ‘하늘의 별 따기’

    산꼭대기서 밤새 별 본다고?… 요즘 그런 천문학자 찾긴 ‘하늘의 별 따기’

    어린 시절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별을 보며 황홀함을 느끼면서, 영화 ‘콘택트’나 ‘딥 임팩트’ 속 주인공들에게 빠져들면서 한 번쯤은 천문학자의 삶은 어떨지 상상해 봤을 테다. 수학과 물리 점수를 받고 곧 좌절하며 사라질 환상이지만 우주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일은 우주만큼이나 신비로워 보인다. 그러고 보면 실제 천문학자가 어떻게 연구를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우주와 별만큼 천문학자의 존재 역시 아득한 미지의 세계다. 75억명 남짓한 세계 인구 가운데 직업 천문학자가 5만명도 채 안 된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미국 워싱턴대 천문학과 교수로 2014년 미국 천문학회가 뛰어난 여성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애니 점프 캐넌상을 수상한 저자가 바로 이 천문학자의 ‘정체’를 소개한다. 책은 아주 어릴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꿨으면서도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까지 천문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별을 관측하는지 몰랐던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전엔 전혀 알지 못했던 천문학자의 삶을 실감나게 그린다. 땅콩과자 한 움큼을 삼키고 망원경 뷰파인더를 들여다본 그 순간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된 짜릿함부터 별을 만나기 전에 망원경과 먼저 사투를 벌여야 하고 심지어 망원경 동작 오류나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던 여러 난관들까지, 망원경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것을 풀어낸다. 저자의 경험과 함께 동료 천문학자 112명의 인터뷰까지 녹여 풍부한 시간들을 펼친다. 추운 산꼭대기에서 플리스 재킷을 입고 큰 망원경 뒤에 앉아 밤새 접안렌즈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천문학자의 일상으로 상상하기 쉽지만 저자는 이제 그런 천문학자는 거의 멸종 위기일 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설명한다. 천문대에 갈 필요도 없이 원격으로 자동 관측이 가능하고 고성능 카메라와 컴퓨터로 지구 반대편에서도 언제든 관측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분석하고 토의할 수도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빠른 기술의 발달을 두고 저자는 “관측에서 얻던 경험, 일화, 모험을 잃어 간다”며 못내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며 코끝에 찬바람 닿던 과거를 찬양하거나 기술 발전이 낭만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흐름 속에서 천문학자들이 나눴던 낭만을 전하고 앞으로 나눌 새로운 도전과 이야기를 담담히 기다린다.
  • [책꽂이]

    [책꽂이]

    비커밍 김정은(박정현 지음, 손용수 옮김, 다산북스 펴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인 저자가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장 과정과 정세 판단 등을 담아 내놓은 책이 최근 국내 번역·출간됐다. 저자는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효과적으로 ‘핵 외교’ 교육을 받았다며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392쪽. 2만원.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제임스 햄블린 지음, 허윤정 옮김, 추수밭 펴냄) 의사 출신 저널리스트가 우리 몸에 관한 101가지 진실을 이야기한다. ‘잠은 실제로 몇 시간 자야 하나’, ‘문신은 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나’, ‘보조개는 왜 생기나’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인간이라는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512쪽. 2만원.중독에 빠진 뇌과학자(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심심 펴냄) 한때 약물에 중독됐었던 뇌 과학자의 시각으로 술, 커피, 대마, 코카인 등 중독의 과학적 원리를 소개한다. 약물은 신체에서 이미 일어나는 신경 활동의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식으로만 작용하며, 뇌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약물 효과를 상쇄하는 방향으로 적응한다고 설명한다. 360쪽. 1만 9000원.조선이 본 고려(박종기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30년 이상 고려사 연구에 매진해 온 저자가 조선 시대보다 사료가 적은 고려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왜곡됐던 고려 인물들의 삶을 복원했다. 태조 왕건, 정도전, 이색 같은 대표적 인물뿐 아니라 조선 건국 세력에 의해 이미지가 왜곡됐던 우왕·창왕 같은 고려 말기 국왕들도 재조명한다. 300쪽. 1만 8000원.스타트업 규제개혁 아젠다(곽노성 지음, 렛츠북 펴냄) 규제 정책 전문가의 시선으로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스타트업 규제를 개혁해야 할지 제언한다. ‘규제 샌드박스’를 스타트업 규제 개혁의 출발점으로 꼽은 저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화학물질, 바이오 헬스’ 분야를 개혁이 시급한 분야로 선정했다. 240쪽. 1만 3000원.삼락카페(홍구보 지음, 청옥 펴냄) 1999년 제5회 김유정소설문학상을 받으며 늦깎이 등단했던 향토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오십쯤 첫 번째, 환갑에 두 번째 소설집을 냈던 작가는 이제 칠순을 바라보며 평생 고향을 지키며 겪은 일들과 이에 대한 단상, 이웃 간 갈등과 애증, 부모 형제에 대한 기억 등을 12개 단편에 해학적으로, 때로는 애잔하고 뭉클하게 녹여 냈다. 276쪽. 1만 3500원.
  •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임인년 범 내려온다…병 몰아낸다

    십이간지 동물 중 호랑이만큼 한국인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동물이 또 있을까. 1988 서울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에 뽐낸 한국의 캐릭터는 ‘호돌이’와 ‘수호랑’이었고, 2020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는 ‘범 내려온다’였다. 대한민국 육군의 마스코트는 군모를 쓰고 있는 ‘호국이’고, 축구 국가대표팀은 상징 엠블럼을 태극 마크에서 호랑이로 바꿨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호랑이 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십간 중 아홉 번째인 ‘임’이 검은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호랑(이)’이라는 용어는 범과 이리를 뜻하는 호(虎)와 랑(狼)에서 비롯했다. 원래 무서운 동물을 의미했지만, 후대로 가면서 범이라는 특정 동물을 일컫는 단어로 굳어졌다. 범은 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전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시아 대륙에만 분포해 있었는데, 한반도에서는 적어도 10만년 이상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충북 청주 두루봉 동굴유적에서 발견된 호랑이 뼈는 12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호랑이는 오랫동안 한민족과 함께했지만,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포호정책과 일제강점기 해수구제정책 등 맹수 사냥의 여파로 20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남한에서 마지막으로 호랑이가 잡힌 것은 1940년대다. 북한에서는 1987년 자강도에서 수컷 호랑이가 포획됐다. 수천년간 호랑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었다. 우선 사람을 해치는 파괴력에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다. 호랑이에게 해를 입는 것, 즉 호환(虎患)을 역병 못지않은 재앙으로 여겼을 정도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힘과 용맹함을 사랑하고 부러워했다. 때문에 호랑이는 영험한 동물로 대접받았고, 산신령이나 산군으로도 여겨졌다. 선조들은 호랑이가 많이 나오는 지역 또는 호랑이의 형상을 한 지역을 일컬어 범골 마을, 복호봉, 범바위 등으로 불렀다. 여기서 호랑이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을 대변해 징벌받는다는 의미일 때도 있고, 반대로 신성성이 강조돼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는 의미일 때도 있다.그만큼 우리 문화에서도 익숙하고 관련이 깊다. 고조선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배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곰이었지만, 전통 풍습과 민속에서는 호랑이가 훨씬 많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그림이나 부적 등에 새겨져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수단으로 쓰였다. 새해 첫날 호랑이 그림을 그려 붙이는 세화(歲), 단오에 쑥으로 호랑이 형상을 만드는 애호(艾虎) 등은 모두 범의 용맹함에 기대 불운을 막으려 했던 조상들의 풍습이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범굿’을 지내기도 했다. 전통문학이나 설화 등에서도 호랑이는 매우 자주 등장한다. 구비문학 자료를 모은 한국구비문학대계에 따르면 십이지와 관련한 설화 1283건 중 호랑이와 관련된 게 501건으로 약 40%에 달한다.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팥죽할멈과 호랑이’ 등 제목만 들어도 낯익은 각종 전래동화에서 복합적인 모습으로 읽혔다. 설화 속 호랑이는 때로 인간과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소통하고 선한 사람의 은혜를 갚지만, 때로는 포악하고 어리석으며 우스꽝스럽다. 호랑이를 둘러싼 각종 단어, 속담, 고사성어도 여럿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처럼 현재까지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 많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임인년 호랑이띠 해를 맞이해 3월 1일까지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과거 혼례 때 신부의 가마에 덮곤 했던 호피 모양 천, 상여 장식에 조각한 호랑이 모양 인형 등 각종 전시품을 선보인다. 호랑이의 민족답게 고위 관리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호랑이를 큰 상징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 김미경 은평구청장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예타대상 선정 환영”

    김미경 은평구청장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예타대상 선정 환영”

    서울 은평구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데 대해 30일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구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28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등 6개 사업을 예타 대상으로 선정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에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기재부 예타대상에 포함된 것에 환영한다”며 “앞으로 남은 절차에 모든 행정 지원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서울 서북부 지역 최대 숙원 사업으로 이번에 기재부 예타 대상으로 선정되며 은평구와 고양시 등 지역주민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사업은 서울 용산에서 은평구를 거쳐 고양 삼송에 이르는 약 18.4㎞ 구간의 간선 급행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평뉴타운뿐만 아니라 고양 삼송·원흥·향동·지축 지구 등 약 12만가구가 들어설 신도시가 걸쳐 있다. 서울 서북부는 신도시 개발과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가 밀집하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교통수요에 반해 광역 교통망이 현저히 부족하다. 앞으로 4만 가구가 들어설 제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와 국립한국문학관·진관동 예술인마을 등이 조성되면 출퇴근 수요와 관광객 수요까지 겹쳐 극심한 교통난이 예상된다. 그동안 은평구에서는 새로운 교통수요를 반영해 줄 것을 포함해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을 기재부에 요청하는 한편, 서북부 연장선 조기개설을 요구하는 주민 30만명 서명부를 서울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에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6월 1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이 경유하게 될 6개 기초단체장(은평구, 종로구, 중구, 용산구, 강남구, 고양시)의 공동대응 성명서를 전달했다. 지난 1월 20일엔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과 면담에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의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이 사업이 기재부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기존 노선 철회 및 재기획안을 제출했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은평구 주민들은 통일로의 만성 정체를 감내해 가며 희망 고문 속에 10년 넘도록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예타 조기통과를 기다려 왔다. 정부는 주민들 요구를 적극 수용해 사업을 조기에 추진해야 한다”며 “이번 노선 재기획안은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빠른 시일 안에 사업이 확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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