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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은귀의 詩와 視線] 꿈을 꾼다는 건/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꿈을 꾼다는 건/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꿈은 나쁜 게 아니다시를 쓰고 싶다 아주 많은 것들이믿고 의지하는 -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메모 꿈을 잘 꾸고 또 꿈이 잘 맞는다. 친구의 취업 꿈을 대신 꾸기도 하고, 사고를 꿈으로 예감하기도 한다. 문제는 예감은 하되 예방은 못 한다는 것. 그래서 좋은 꿈을 꾸면 마음을 홀가분하게 덜고, 불길한 꿈에는 겸허한 마음을 챙긴다. 꿈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간밤에 꾼 꿈도 꿈이고, 실현될 가능성이 적은 헛된 기대도 꿈이다. “꿈 깨라”는 아픈 말은 현실을 돌아보라는 질책이고, “꿈이 뭐니?”라고 묻는 건 상대방의 희망과 이상을 묻는 관심이다. 나이가 들면 좋은 의미의 꿈을 묻는 일이 어색해진다. 혼탁한 세상에서 시시한 어른이 된 우리는 간밤의 꿈을 기억하며 혼자 해몽 사이트를 뒤질지언정 내 꿈이 무엇인지는 쉽게 잊는다. 비현실이고 낭만이고 불안과 두려움이고 또 희망이기도 한 꿈.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서 꿈은 미지(未知)의 영토에 있다. 꿈이 작아지는 것은 우리가 가능성으로 상상하는 삶의 영토가 줄어든다는 뜻. 학생들과 면담할 때 “제 꿈은 ○○였는데…”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말줄임표 속에는 현실적인 이유로 그 꿈을 포기했다는 슬픈 체념이 있다. 꿈을 꾸는 게 어색해진 세상은 더이상 새로움이 자라지 않는 불모의 세상이다. 여기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1883~1963)라는 미국 시인의 메모가 있다.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모님의 원을 좇아 의사가 됐다. 세상의 관점에서는 이미 성공했지만, 그에게는 다른 꿈이 있었다. 바로 시를 쓰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은 것들이/믿고 의지하는’ 시를. 현실적인 층위에서는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시에 꿈을 걸고, 그는 만나는 이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청진기로 숨결을 살피고, 아기를 받으면서, 급하면 진료 카드에도 시를 썼다. 꿈은 나쁜 게 아니라니, 윌리엄스 시절에도 현실은 척박하여 꿈은 불가능한 몽상으로 자주 폄하됐다. 시인이 되고픈 꿈을 그는 일상을 돌보는 시선을 말로 그리며 차곡차곡 이루어 간다. 세상을 살피고 사람을 보듬는 살뜰한 시선에서 많은 것들이 믿고 의지하게 된 언어, 그만의 독특한 돌봄의 시선이 완성된다. 시인의 시 ‘그 빨간 외바퀴 수레’가 일상의 노동에 대한 오롯한 헌사인 것은 그런 이유다. 영화 ‘패터슨’에서 주인공 버스기사도 그런 세심한 살핌의 시선을 시로 쓴다. 그에게 꿈은 시였고, 시는 현실을 추동력 삼아 이루어졌다. 꿈이 현실이 된 사례는 또 있다. 며칠 전 받은 편지. 문장 다루는 일을 업으로 삼아보라는 내 권유에 글로 밥 벌어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거두고 노력한 결과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선생의 믿음을 자기 믿음으로 만든 학생, 참 고맙다. 그러니 믿음과 의지와 꿈과 현실은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다. 각자의 꿈을 포기 않고 기쁘게 품는 세상, 시인도 나도 같은 꿈을 꾼다.
  • “큰 힘엔 큰 책임감”… 카카오·네이버 등 한국 빅테크에 경종

    “큰 힘엔 큰 책임감”… 카카오·네이버 등 한국 빅테크에 경종

    美코미디언 조 로건 팟캐스트 진행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2020년 1억 달러에 팟캐스트 계약 조 로건, 로버트 멀론 박사 인터뷰mRNA 백신 등 거짓 사실 게시해가짜뉴스에 분노한 가수 닐 영 등“스포티파이는 내 음악 전부 내려라” 비난 일자 스포티파이 뒤늦게 사과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커져카카오 사태 등 ‘디지털=책임’시사“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지난달 15일 한국에서도 개봉돼 누적관객 수 736만명을 동원한 영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스파이더맨-노웨이홈’의 명대사다. 이 영화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것은 MCU의 닥터 스트레인지와 연결되고 3대 스파이더맨이 총출동하는 ‘스파이더버스’가 등장해서만은 아니다. 스파이더맨이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인식하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잘 보여 주며 관객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영화 스파이더맨의 철학은 한국의 설 연휴, 미국에서는 1월 말에 터진 일명 ‘조 로건과 스포티파이’ 사태와 맞물리면서 더 화제가 됐다.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무한 성장 중임에도 사회적 책임은 피하려는 테크 기업들의 태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플랫폼은 중립적이지 않고 이용자(소비자)를 끌어모아 비즈니스를 할 때는 그에 따르는 책임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한국에서도 ‘카카오 사태’와 맞물려 큰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다. ●팟캐스트 유해성 논란 글로벌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24일 원로 포크록 가수 닐 영으로부터 “내 모든 곡을 스포티파이에서 내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영은 스포티파이의 대표 팟캐스트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내 음악을 전부 내려 달라. 스포티파이는 나와 조 로건 중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것이다.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는 자신이 mRNA 백신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로버트 멀론 박사가 출연했다. 멀론 박사는 이 팟캐스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거짓 정보를 검열 없이 퍼뜨렸다. 그는 mRNA 백신을 혼자 개발한 사람이 아닐뿐더러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로 인해 트위터 계정이 삭제되기도 한 문제의 인물이었다. 이날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서도 그는 “mRNA 백신이 위험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과학자들과 의료 전문가들이 멀론 박사의 허위 정보 유포를 문제 삼자 유튜브는 멀론 박사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삭제 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그의 에피소드(1757회)를 현재(2월 2일)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닐 영은 스포티파이의 무대응에 분노하다가 결국 자신의 음악을 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논란이 된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는 스포티파이가 2020년 5월 무려 1억 달러(약 1106억원)를 주고 팟캐스트 독점 계약을 맺으며 영입한 콘텐츠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조 로건은 11년간 팟캐스트 시리즈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앤드루 양 등을 출연시키면서 영향력과 상업성을 과시해 왔다. 머스크가 방송에 나와 대마초를 피워 테슬라 주가를 폭락하게 만든 것도 이 방송이었으며 복서 마이크 타이슨이 11세 때부터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한 것도 모두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서였다. 스포티파이와 독점 계약하기 전까지 매달 19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연간 수익도 3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팟캐스트’의 대표 인물이었다. 청취자 평균 연령이 24세이기 때문에 ‘젊은층’에 타기팅이 돼 있고 광고료도 최소 100만 달러를 내야 하는 등 광고 수익도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한다. 스포티파이는 2020년 ‘팟캐스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이 분야 슈퍼스타 로건을 영입했고 이는 스포티파이를 애플 아이튠스를 제치고 ‘팟캐스트’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스포티파이는 1억 달러에 로건을 영입, 주가도 끌어올렸고 점유율까지 모두 잡았다.●스포티파이의 이중 잣대 스포티파이의 선택은 컨트리 가수 닐 영이 아닌 ‘당연히’ 슈퍼스타 조 로건이었다. 닐 영이 ‘음원 철회’를 요구한 이틀 뒤 스포티파이는 즉각 닐 영의 음악을 내렸다. 하지만 포크 가수의 대모 격인 조니 미첼도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곡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히고 팟캐스터이자 유명 교수인 브레네 브라운도 당분간 스포티파이에 콘텐츠를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상이 변했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부부의 콘텐츠 제작사 아르케웰 프로덕션은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유통한 스포티파이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뮤지션들과 팟캐스터들이 닐 영과 ‘연대’ 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데다 스포티파이의 정책에 대한 비난이 일자 지난달 30일 스포티파이는 ‘콘텐츠 권고안’을 만들고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콘텐츠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니얼 에크 스포티파이 CEO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팟캐스트에 콘텐츠 권고안을 붙여 이용자들이 팬데믹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 관련 팟캐스트에서 콘텐츠 권고를 레벨로 탑재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에크 CEO는 “우리는 전체적인 콘텐츠 운영 정책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했다. 이제는 의학계와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는 사실과 정보에 대한 접근과 균형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났다. 로건도 문제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백신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홍보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 팟캐스트로 단지 사람들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한 발언의 일부를 인용한 기사를 근거로 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며 백신 회의론 관련 논란이 된 에피소드와 출연자들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로건은 “멀론 박사는 매우 공신력 있고 신빙성과 신뢰감 있는 전문가이지만 주류 시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사태는 로건과 스포티파이가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실리콘밸리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플랫폼, 중립성보다 책임 요구 커진다 구글(유튜브), 페이스북(현 메타), 트위터 등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 그리고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원 서비스, 우버·리프트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서비스 등은 ‘플랫폼’을 지향하며 성장했다. 기술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이용자들이 사용하게 하고 수수료나 광고료 등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수익과 영향력은 커졌다. 이들은 그동안 한결같이 ‘플랫폼 중립성’을 내세웠다.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이용자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지 않으며 단지 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등이 공공연하게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가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에 퍼지면서 플랫폼의 중립성보다 ‘플랫폼 책임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특히 페이스북 등이 알고리즘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도 ‘클릭’과 ‘광고’를 위해서라면 광범위하게 유포하는 것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내부 폭로로 밝혀지면서 실리콘밸리 기업의 중립성도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포티파이도 음원 서비스로 성장하고 상장할 때는 ‘플랫폼 중립성’이란 것을 페이스북이나 구글(유튜브)에만 해당되는 이슈로 인식했다. 그러나 팟캐스트 사업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로건이 독점 계약을 한 순간 사실상 스포티파이 직원과 다름없는 상황이 됐다. 오디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급증하고 정치적인 콘텐츠의 경우 편중이나 유해 여부 판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 스포티파이의 고민이다. 조 로건과 같은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인기 팟캐스트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단순한 유통 업자를 넘어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스포티파이는 대화 공간의 개방성과 수익성 좋은 특정 팟캐스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모두 추구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중적 잣대를 유지했다. 수익성도 높이고 크리에이터와의 관계도 좋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로건 사태를 앞에 두고 이중적 태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결국 자극적 정보를 스스로 만들고 유통하며 인기를 끌었던 조 로건이 역설적으로 ‘플랫폼은 중립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담백하게 드러낸 셈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대기업, 스타트업이 ‘플랫폼’을 지향하며 이용자들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길은 더이상 없어 보인다. 이용자들이 잘 읽지 않는 ‘계약서나 약관’을 내세우며 책임을 피해 나가기 힘들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디지털과 책임’은 동의어가 돼 가고 있다. 더 밀크 대표
  • [단독] 세상과 거리두며 자기 찾다… 100쇄 찍는 ‘새의 선물’

    [단독] 세상과 거리두며 자기 찾다… 100쇄 찍는 ‘새의 선물’

    소설가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 이르면 3월 100쇄를 찍는다. 1995년 출간된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이다. 인기 작가의 작품이라도 5000~1만부를 넘기기 힘든 요즘 출판계 상황에서 100쇄 출간은 오랜 기간 꾸준히 독자에게 읽혔다는 방증이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박경리 ‘토지’, 조정래의 ‘태백산맥’·‘아리랑’·‘한강’, 김훈의 ‘칼의 노래’·‘남한산성’ 등이 100쇄를 넘긴 대표작이다. 문학동네에서도 100쇄 출간은 2007년 안도현 시인이 쓴 우화소설 ‘연어’ 이후 15년 만이다. 작가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은 게 아니라 27년간 꾸준히 관심을 받아 100쇄가 됐다는 게 정말 소중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가는 작품을 현시대에 맞춰 손보고 있다. 그는 “‘앉은뱅이책상’과 같은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는 표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때는 몰라서 썼지만, 이제는 누구에게든 불편하지 않은 표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섬세한 사회가 돼 너무 좋다”고 했다. ‘새의 선물’은 ‘더는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 조숙한 열두 살 여자아이가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로 자기 자신을 분리한 뒤 자신을 포함한 군상들의 모습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작품이다. 30대 중반 등단하자마자 발표한 첫 장편은 ‘환상 너머의 이면을 들춰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줬다’는 평을 받았다. ‘새의 선물’부터 지난달 나온 연작소설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까지 작가의 주인공들은 타인 혹은 세상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아이러니에 놓여 있다. 그는 “익숙한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얼굴이 되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상도 갑자기 나로부터 멀어지고 비밀에 싸인 것 같은 순간이 많다”며 “타인과 세계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고 끊임없이 경계심을 가져야 하고 그게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기본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낯선 환경이 주어질 때 편견이나 선입견이 드러난다고 생각해 낯선 조건에서 다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주로 썼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100쇄 출간이 3월 예정돼 있고 늦어도 상반기 중 출간될 예정”이라며 “오랜 시간 독자에게 읽힌다는 게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시대를 넘어 독자층이 공감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우리 삶이 곧 기적”… 두 원로가 짚은 생사고락의 지혜

    “우리 삶이 곧 기적”… 두 원로가 짚은 생사고락의 지혜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행복은 인간답게 사는 노력, 과정, 그 성취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중략) 그런데 행복을 욕심내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을 잃어버려요.”(‘김형석의 인생문답’ 34쪽) -기적을 믿으십니까. “우리가 지금 기적 속에 살고 있어요.(중략) 오늘 하루 살아서, 특히 나처럼 병을 앓는 사람은 ‘아침 해가 또 뜨는구나’ 하고 감사해하지요. 내가 어제 죽었으면 절대 (이 태양을) 못 봐. 이게 기적이죠.”(‘메멘토 모리’ 228쪽) 새로운 시간을 다짐하는 지금, 이 시대 어른들의 지혜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책들이 독자들을 찾는다. 끊임없는 탐구와 통찰력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김형석(102)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어령(88) 전 문화부 장관이 삶과 죽음, 종교와 신 등 다양한 주제의 식견을 풀어내는 문답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김 교수는 20~60대 일반 독자 100명에게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질문을 받아 공통된 물음 31가지를 추려 답한 ‘김형석의 인생문답’(미류책방)을 통해 한 세기를 살아온 철학자의 지혜를 전한다. ‘인생을 후회 없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은 왜 하는 걸까요’처럼 쉬울 것 같지만 막상 뚜렷한 답을 내기 막막한 질문들에 김 교수는 “내가 살아 봤더니 이렇던데, 여러분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요”라고 권한다. “생각해 보면 각자 무거운 짐을 지고 허락된 시간을 걷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르겠다”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진리라도 다정한 노교수의 목소리에 담으면 더욱 와닿는다.‘메멘토 모리’(열림원)는 죽음과 신, 종교를 핵심 키워드로 과학과 예술, 문명, 문학 등 여러 영역으로 뻗어 간 이 전 장관의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죽음에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에게 전한 24가지 질문에 30여년이 지난 현재 암 투병 중인 이 전 장관이 다시 답한 내용을 엮었다.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영혼이란 무엇인가’ 등 철학과 신학을 관통하는 물음들이 이어진다.누구나 의문을 품어 봤을 질문들에 대한 답에 이 전 장관의 오랜 경험을 녹였고 특히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내고 있는 고통의 시간을 버티게 해 주는 희망의 메시지도 건넨다. 이 전 장관은 이 책을 시작으로 그간 인터뷰를 통해 세상과 나눈 방대한 문답을 모아 총 20권의 대화록을 낼 예정이다.
  • 강남 셀럽들 어떻게 사는지 한눈에

    강남 셀럽들 어떻게 사는지 한눈에

    서울 강남구가 월간 소식지 ‘강남라이프’ 2월호의 지면과 웹진을 전면 개편했다고 2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우선 콘텐츠 변화가 눈길을 끈다. 구청 사업 위주였던 지면은 ▲강남구 유명 인사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강남人’ ▲관내 기업을 소개하는 ‘기업탐방’ ▲김헌식·하재근 평론가가 짚어주는 ‘2022 트렌드’와 ‘컬처인사이트’ 등 다양한 코너로 채워졌다. 어르신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글씨 크기를 키운 ‘시니어 생활브리핑’ 코너도 신설됐다. 독자 참여 기회도 확대됐다. 기존 28명이었던 명예기자는 올해 55명으로 증원돼, 현장감 있는 구민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매월 달라지는 주제별 문학 참여 코너, 포토·컬러링 이벤트는 그대로 유지된다. 업그레이드된 웹진도 눈여겨 볼만하다. 사용자 중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최적화된 환경을 구현했고, 모션그래픽·동영상 등 생생한 콘텐츠를 활용해 웹진 기능을 강화했다. 이기호 정책홍보실장은 “민선7기 강남구는 1995년 8월 창간한 ‘강남까치소식’부터 현재까지 소식지에 게재된 모든 콘텐츠들을 아카이브로 구축했다”며 “강남 현대사의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어흥’ 임인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은?

    ‘어흥’ 임인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은?

    호랑이는 유난히 우리 문화와 깊은 인연이 있는 동물이다. 지금은 야생에서 모습을 감췄지만, 호랑이는 청동기 시대 그려진 울주 반구대 암각화에도 그려져 있고 삼국사기에도 등장한다. 우리나라 신화, 민담, 전설 속에서도 호랑이는 으뜸가는 단골 소재다. 설화 속 호랑이는 효를 중요시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존재로 그려진다. 때론 어리석고 멍청한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림책 속 호랑이는 다정한 존재였다가 웃긴 대상이 되기도, 희생을 감수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을 맞아 아동문학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호랑이 그림책과 설 연휴를 보내는 건 어떨까. 김지은 동화평론가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와 ‘호랑이와 효자’를 추천했다.‘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는 1968년 출간된 주디스 커의 첫 번째 책으로 그림책의 고전이 된 작품이다. ‘소피’라는 아이가 엄마와 차를 마시고 있는데,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커다란 호랑이가 찾아와 빵과 우유, 냉장고에 음식을 모조리 먹어버린다. 김 평론가는 “호랑이와 인간의 우정이 다정한 색감으로 그려져 있고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1960년대 동아시아 이주자들에 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호랑이와 효자’는 서울과 경기 고양시 사이 북한산 자락에 전해 오는 ‘북한산 호랑이와 효자 박태성 전설’을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김장성 작가가 글을 썼고 백성민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김 평론가는 “한반도 우리 호랑이가 가진 역동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루리 북극곰 출판사 편집장은 추천 그림책으로 ‘팥빙수의 전설’, ‘행복한 줄무늬 선물’을 꼽았다.‘팥빙수의 전설’은 지난해 ‘이파라파냐무냐무’로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유아 그림책 대상을 받은 이지은 작가가 2019년 펴낸 그림책이다. 여름날 가장 생각 나는 음식 중 하나인 팥빙수에 대한 엉뚱 발랄한 상상을 담았다. 이 편집장은 “호랑이에게 유머 감각과 명예를 되찾아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야스민 셰퍼의 ‘행복한 줄무늬 선물’은 친절하고 다정한 호랑이 칼레가 자신의 줄무늬를 하나하나 꺼내 동물 친구들에게 나눠 주면서 벌어지는 따뜻한 소동을 담은 그림책이다. 호랑이 칼레는 어려움에 빠진 친구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줄무늬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결국 줄무늬가 하나도 남지 않았지만, 대신 아름다운 새 무늬를 얻게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편집장은 “호랑이에 대한 편견을 깨뜨려주는 그림책”이라며 “역시 외모가 아니라 영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박은덕 보림 출판사 주간은 ‘반쪽이’와 ‘줄줄이 꿴 호랑이’를 추천했다.‘반쪽이’는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긴 책으로 창작 그림책 1세대 작가인 이억배 작가가 그리고 이미애 작가가 썼다. 눈도 귀도 팔도 다리도 하나씩밖에 없는 ‘반쪽이’는 겉모습 때문에 형들에게조차 따돌림당하고 온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반쪽이는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2005년 출판된 ‘줄줄이 꿴 호랑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옛이야기를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책이다. 온종일 꼼짝 않는 게으름뱅이 아이가 밤새 한 줄에 꿰인, 온 산 호랑이를 다 잡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박 주간은 “‘반쪽이’에 등장하는 이억배 작가의 호랑이는 무서운데도 익살스러움이 있고 권문희 작가의 ‘줄줄이 꿴 호랑이’의 호랑이는 표지부터 어리숙해 보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재미있다”고 소개했다.
  • 육군부사관 경쟁률 역대 최저 ‘2.9대1’…사실상 방치 [밀리터리 인사이드]

    육군부사관 경쟁률 역대 최저 ‘2.9대1’…사실상 방치 [밀리터리 인사이드]

    2.9대1. 2020년 육군부사관 경쟁률입니다. 극심한 취업난과 중도 포기 인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입니다. 육군본부에 따르면 육군부사관 경쟁률은 2018년 3.6대1, 2019년 3.5대1로 날개없는 추락을 했습니다. 서울신문은 밀리터리 인사이드를 통해 2019년부터 집중적으로 육군부사관 처우 문제를 지적했으나, 크게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열심히 찾아보니 처우가 개선된 게 하나 있긴 하네요. 올해부터 육군부사관학교 교육훈련 기간이 18주에서 12주로 6주나 단축된다고 합니다. 2018년엔 21주나 됐고 돈이 더 드는 일도 아니니 잘 된 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인기가 훨씬 많은 해·공군 부사관은 이미 교육훈련 기간이 11~12주입니다.●육군만 교육훈련 18개월…올해 뒤늦게 축소 지금까지 육군부사관이 전문성이 훨씬 높아 훈련이 더 필요했기 때문일까요. 제 생각엔 그렇지 않습니다. ‘관심’의 차이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30일 미래군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한국군사학논총에는 최근 육군부사관의 처우 개선과 관련한 논문이 공개됐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이건 논문이 아니라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호소’에 가깝습니다. 인구 고령화는 심해지고 있는데, 군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부사관은 계속 더 확충해야 합니다. 올해 군 간부 비율은 37.9%였는데 2026년에는 40.6%로 늘려야 합니다. 전폭적인 지원도 없고 청년들의 관심도 없는데, 군 수뇌부는 거창한 꿈만 꾸고 있으니 내부에서조차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지난해 소방공무원 경쟁률은 10.7대1, 경찰공무원은 15대1이었습니다. 반면 장기복무가 보장되지 않는 육군부사관은 극심한 냉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더 심각한 기갑, 포병, 방공, 공병 등은 진급과 장기선발 제도를 개선했으나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해군 부사관은 2019년 기준 5.9대1, 공군은 7.6대1입니다. 육군은 2006년부터 우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대와 협약해 ‘부사관학과’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 34개 대학에서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학생 비율은 34%에 불과합니다. ‘부사관학과를 나와도 임관이나 장기 어느 것도 보장되지 않아 차라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하는 게 낫다’, ‘써먹을 것 없는 군사학 전문학사 학위 들고 사회로 내몰리는 20대’, ‘입영장정 가입교 2년 과정’이라는 빈정거림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대학은 장교로 진출할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군사학과’로 이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이 육군부사관 양성 교육의 현실입니다. ●50년 동안 ‘하사관’…육군은 특히 열악  ‘부사관학군단’(RNTC)이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2015년부터 전문대를 대상으로 시행돼 지난해까지 7개 기수가 선발됐는데, 의무복무기간은 4년(장학생 6년)입니다. 장기복무 보장은 안 되지만, 해·공군 학군단은 업무 특성상 전역 후 재취업이 유리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인기가 많습니다. 반면 육군은 장학금 외엔 특별히 청년들을 유인할 혜택이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차라리 군 특성화고로 학군단을 확대하자”고 조언했습니다.연구팀은 “부사관이 될 생각이라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임관하는 것이 근속기간과 봉급면에서 유리하다”며 “군 특성화고에서 학군단을 운용하면 고교 졸업 후 바로 부사관으로 임관하고, 별도로 부사관에 지원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 부사관은 군의 중추입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군, 정부 모두 부사관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인색했습니다. ‘육군 하사관학교’라는 명칭은 1951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50년간 이어져왔습니다. 부사관은 장교에 예속된 존재가 아니지만, 과거엔 일반 병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최하위 간부 계급인 ‘하사’를 연상하게 하는 ‘하사관’이라고 불렀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사관을 대리한다는 뜻의 ‘부사관’이라는 명칭이 생기면서 2001년에서야 ‘육군 부사관학교’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남성 부사관의 33.3%, 여성 부사관의 44.4%가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답하는 등 부사관의 불만은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육군은 특히 처우가 더 열악했습니다. 해군과 공군은 창군 이래 줄곧 부사관 발령을 ‘임관’으로 칭했지만, 유독 육군은 ‘임용’이라고 낮춰 말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에서야 육군도 ‘임관’으로 표현을 통일하게 됩니다. 열악한 상황은 아직도 있습니다. 육군 부사관학교는 2011년 ‘양성교육 전 과정 담임교관제’를 도입해 담임교관 1명이 학급 1곳의 병영생활지도와 17개 과목 교육을 도맡도록 했습니다.아무리 뛰어난 교관이라 해도 17개 과목에서 모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부사관 정원 확대로 교육생이 더 늘어 격무가 심해지자 최근엔 ‘교관 기피’ 현상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차라리 대학의 부사관학과와 연계해 교육을 시행하면 추가 투자도 필요없고 임관 후 교육기간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연구팀은 조언했습니다. ●병사들도 쓰는 ‘워리어플랫폼’…‘전투실험용’ 보관 병사들도 시범사용하고 있는 ‘워리어플랫폼’을 육군부사관학교는 최근 ‘전투실험용’으로 보유해 훈련에서 활용조차 못 했다고 합니다. 늘어나는 여군에게 여전히 헐거운 각종 장비도 관심 부족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최근 ‘병사 월급 200만원’이 여야 대선 공약으로 나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월 191만 4440원인데, 하사 1호봉은 170만 5400원입니다. 물론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금액이기 때문에 최저임금보다 낮다고 볼 순 없습니다. 그렇지만 육군부사관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무조건 격오지 근무를 해야 하고 장기복무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해군과 공군에 비하면 수당도 많지 않고 전역 후 재취업에도 이점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육군부사관에 지원하지 않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유능한 육군부사관을 확보하려면 무조건 정원만 늘리지 말고 장기복무 확대, 지원금·수당 인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처우개선을 논의해야 합니다. 지금이 그 논의를 시작할 때입니다.
  •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명절, 지겹다고요?… ‘성평등한 설’ 위한 책 5권

    ‘전 부치는 설’까지는 클리셰여도, 아무튼 명절은 만만하지 않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만에 가족들과 둘러 앉았다는 기쁨도 잠시, 누워있는 남자 형제에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여자들의 모습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휴식임과 동시에 부담스러운 대비한 ‘성평등한 설’을 위한 책 5권을 소개한다. 당장은 아니어도, 노력하면 도래할 그 날을 위해.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 ‘밝은 밤’ 장편 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은 최은영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여성 4대의 삶을 담았다. 서른 두 살 지연이 이혼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찾은 곳 ‘희령’. 열 살 때 할머니 집에 방문하기 위해 잠깐 머물렀던 기억을 제외하면 낯선 곳에 가까운 그 곳에서 할머니와 이십 여년 만에 재회한다. 거기서부터 지연이 희령에서 새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현 시점의 이야기와 할머니에게 전해듣는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 이야기 형식의 특별한 점은, 과거의 이야기가 할머니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풀려나오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연이 재구성한 것이라는 데 있다.●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투쟁… ‘상냥한 폭력들’ ‘상냥한 폭력들’(동아시아)의 부제는 ‘미투 이후의 한국, 끝나지 않은 피해와 가해의 투쟁기’이다. 얼마 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돼 ‘미투 2차 가해’ 논란을 불렀던 걸 떠올리면, 정말로 맞아 떨어지는 부제다. ‘미투 변호’의 최전선에서 피해자를 변호해 온 이은의 변호사가 굵직한 성폭력 사건들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변호사로서 ‘법’의 역할과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한편, 유독 성폭력 재판에서 법이 객관적으로 적용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진단을 내린다. 나아가 “가해자의 행위가 범죄로 인정되고 처벌을 받는 것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법조계 안에 제대로 안착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128쪽)라고 말하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그 남자들은 왜?…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 ‘페미니스트가 된 남자들’(멜랑콜리아)은“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선언한 일곱 남자들을 인터뷰했다. 남성으로서의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성별을 넘어 바라본 페미니즘의 지평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흔적들을 담았다. 각각의 남자들은 젠더 스터디 연구자(곽승훈), 페미니즘 활동가(이한), 언론 노동자(박정훈), 시인 및 돌봄노동자(서한영교) 등 서로 다른 직업들을 갖고 있다.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티페미니즘이 터져 나오는 사이 이들은 페미니즘이야말로 성별에 관계없이 ‘상생’을 가능케 하는 주의주장이란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시스젠더 남성이 너무나 완벽하게 ‘여성성’을 수행할 수 있으면, 그건 사회가 규정한 ‘여성성’이라는 것 자체가 반드시 여성에게만 부착되어야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이 사람도 하고 저 사람도 할 수 있는 거면 누구만 하라고 강요할 이유가 없죠.”(신필규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한국 사회를 뒤덮은 성역할 규정에 경종을 울리는 글이다.●결혼한 여자들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비혼, 비출산 시대, 결혼한 여자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희생자나 조력자가 아닌 삶의 주체로서의 ‘아내’ ‘엄마’ ‘며느리’는 가능할까.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결혼한 여성으로서 끊임없이 이같은 질문에 부닥쳤던 열 명의 기혼여성들이 쓴 책이다. 고립육아를 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엄마, 시가에 대해 할 말 많은 며느리, 남편보다 더 많이 벌면서 가사와 육아까지 도맡은 직장인, 육아휴직 중인 전업주부, 아이를 키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결국 회사를 차린 창업가 등이다. 책에서 저자들은 견고한 가부장제에 아주 작은 균열이라도 내보려 애쓴다. 가부장제의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에게 잘못된 삶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남편과 업무분담각서를 쓰는 방법에서부터 주 양육자 바꾸기, 시어머니와의 연대, 애 낳은 엄마의 ‘엄마기’ 선언, 집안에 나만의 공간 만들기, 결혼방학과 결혼졸업, 주부를 위한 월차 제도와 주 5일 근무제까지. 이번 설도 ‘성평등하기는 글렀다’는 체념에 접어든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나의 감정은 사소하지 않다… ‘마이너 필링스’ ‘마이너 필링스’(마티)는 한국계 미국 작가 캐시 박 홍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은근하게 계속되어 끝내 내면화된 차별과 구별짓기가 한 개인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들을 남기는지 파고든다. “차별받는다고 느끼는 건 네 피해의식이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내민다.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각종 유력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자서전 부문)을 수상했다.
  • [핵잼 사이언스] “초대형 소행성 와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아”...이유는?

    [핵잼 사이언스] “초대형 소행성 와도 인류는 멸망하지 않아”...이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돈 룩 업’은 폭 10㎞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천문학자들과 소행성 충돌을 앞둔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을 그린 영화다. 만약 이 영화의 내용이 실제가 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까?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 샌타바버라)의 필립 루빈 교수와 알렉스 코언 교수는 이에 대해 “지름 10㎞ 짜리 소행성이 충돌해서 인류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답을 내놓았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두 과학자는 폭 10㎞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면 약 6600만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과 같은 충격이 발생하겠지만, 인류는 과학 기술을 통해 멸종을 피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는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 대기에 진입하는 즉시, 최악의 경우 지구 대기 온도가 300℃까지 치솟으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불에 타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영화에 등장한 ‘소행성 파괴 기술’처럼 폭 1㎞ 미만 크기로 조각을 내 지구 대기에서 모두 타버리게 하거나, 핵미사일로 소행성을 격추해 궤도를 변경하는 등의 방식을 활용해 멸종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두 과학자의 주장이다. 두 과학자는 ‘아마겟돈’(1988)에 등장한 방법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했다. 영화 ‘아마겟돈’에서는 시추공이 소행성에 착륙해 구멍을 뚫은 뒤 행성 내부에 핵폭탄을 심어 터뜨리는 방식으로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는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서는 ‘아마겟돈’ 속 방식에 대해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폭 10㎞ 정도의 소행성을 절반으로 나누려면 지구 상에 존재하는 핵무기 전체의 100만 배가 넘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소행성을 잘게 부수거나 궤도를 변경하려는 시도가 모두 실패한다면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두 과학자는 “해저나 지하 벙커”라고 답했다. 수중이나 지하에서 생명체를 지키는 것이 인류를 포함한 여러 종의 생존을 위한 현명한 방어 전략이라는 것. 두 과학자는 논문에서 “실제로 폭 10㎞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든다면, 영화에서처럼 대응책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왕좌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적어도 실제 위험 상황에서는 이성적 논리가 우세할 것이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논문 초고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공유됐다. 해당 논문을 본 마크 매코크런 유럽우주국(ESA) 과학 탐사 선임 연구원은 SNS를 통해 “이 논문은 주목받기 위한 괴짜 같은 작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영화(돈 룩 업)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완전히 비켜간 논문”이라면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조언이 일상적으로 무시된다는 것이다. 또 실제 재앙이 일어나고 있지만, 사람들이 신경 쓰기에는 너무 느리고 지루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제풀이와 인터넷 강의…예비 고3, 설 연휴 공부 이렇게

    문제풀이와 인터넷 강의…예비 고3, 설 연휴 공부 이렇게

    설 연휴가 다가왔지만 예비 고3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할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려 해도 외부 환경 탓에 집중하기 어려운 때다. 입시업체인 진학사의 도움으로 이번 설 연휴 동안 평소 학습 리듬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방법을 알아보자. 설 연휴에 장시간 차분하게 앉아서 개념정리를 하기가 어렵다. 오랜만의 연휴라 조금 게을러질 수 있다. 차라리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문제풀이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여러 단원과 여러 과목을 공부하겠다는 욕심을 절대 부려선 안 된다. 설 연휴에는 취약과목의 문제집 1권을 정해 끝낼 수 있는 분량 정도 학습하는 게 좋다. 예컨대 수학 과목이라면 통계적 추정, 국어 과목이라면 현대문학 등의 문제집을 풀어보거나 부족한 일부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식이다. 문제 풀이가 부담스럽다면 긴장을 풀고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의가 더 효과적이다. 사회탐구 영역이나 과학탐구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인터넷강의로 학습해도 큰 어려움이 없어 연휴 기간 활용할 수 있다. 하루에 3~4강씩 끝내면 연휴 기간에만 모두 12~16강을 들을 수 있다. 이 정도면 1~2단원은 가볍게 끝낼 수도 있는 분량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면 달성한 후에 성취감도 높아지고, 이런 성취감이 연휴 이후 공부를 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평상시 학습 계획에 따라 생활패턴을 잘 유지하는 학생이라도 연휴 기간에는 주변 상황 탓에 학습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 평소 생활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신체 리듬이 불규칙한 활동과 휴식 탓에 깨지면 연휴가 끝난 뒤 피로감이 누적된다. 이전 학습 리듬을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휴 기간에는 오랜 시간 낮잠을 자거나 장시간 TV시청보다는 적어도 1~2시간은 공부시간을 따로 내서 학습 리듬을 유지하도록 한다. 연휴 기간 불가피하게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차량 안에서 동영상 강의 등을 시청하기도 하는데, 움직이는 차량에서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면 피곤함을 가중시키고 머리도 둔하게 만든다. 오히려 여러 주제를 가지고 가족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거나 주변 자연환경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푸는 게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굳이 이동 시간에 공부하겠다면 단시간에 들을 수 있는 듣기평가 등을 활용하는 정도가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설 연휴기간에 실천하기 어려운 많은 계획을 세우거나 무작정 쉬기보다는 실천 가능한 학습 목표를 세워 학습리듬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목표를 달성한 후 성취감을 맛보면 연휴가 끝난 이후 학습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금보다 10배 비싼 그것...남극에 30만개 묻혀 있다

    [이광식의 천문학+]금보다 10배 비싼 그것...남극에 30만개 묻혀 있다

    남극대륙이 운석의 노다지밭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따르면, 남극대륙의 청빙 지대에서 수십만 개의 운석이 눈 속에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발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가 어디인지를 밝히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에서 회수된 모든 운석의 거의 2/3가 남극에서 나온 것이다. 얼어붙은 대륙의 춥고 건조한 자연은 외계 암석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암석의 어두운 색상은 얼음과 눈 속에서 눈에 잘 띄어 발견하기가 쉽다. 운석은 원래 태양계 형성 초기 행성체의 일부인 만큼 남극에서 발견된 우주 암석은 태양계의 기원 및 진화에 대해 귀중한 단서를 제공해왔다.  운석은 그 희귀성으로 인해 어떤 것은 금값의 10배를 호가하기도 해 전 세계적으로 운석 사냥꾼들을 양산시켰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14년 진주에 운석 4개(모두 37㎏)가 떨어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운석은 남극대륙에 떨어질 때 보통 대륙의 98%를 점하는 눈 덮인 지역에 착지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이 쌓이고 압축되어 이윽고 얼음이 되는데, 이 얼음이 대륙의 가장자리를 향해 흐르는 빙상 안에 이 우주 암석을 밀어넣게 된다.  대부분의 얼음에 갇힌 남극 운석은 결국 바다로 가게 되지만, 그 중 일부는 바람이나 기타 원인으로 청빙 지역(blue ice)의 표면에 집중된다. 이 청빙은 쌓인 눈이 압축되어 형성된 빙하가 표면에 노출된 것으로 햇빛을 받아 푸른빛을 띠는 얼음판이다.   남극의 얼음이 흐르는 방식과 기타 기후나 지형의 영향으로 운석은 청빙 표면에 노출된 채로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연구원들은 현장 임무 중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거의 모든 남극 운석은 청빙 지역에서 회수되었다.   오늘날 알려진 운석의 대부분은 청빙 지역에서 운 좋게 발견된 것이거나, 또는 눈썰매를 이용한 탐색작업 끝에 찾아낸 것들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운석 발견 전략을 개발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의 빙하학자인 베로니카 톨레나르는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우리는 운석을 찾을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진 미개척 지역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남극대륙 전체 표면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도록 했다. 그들의 목표는 과학자들이 이전에 우주 암석을 발굴한 지역과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운석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을 식별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온도, 기울기 및 얼음 속도와 같은 표면 특징의 광학, 열 및 레이더 데이터에 중점을 두었다.  AI 프로그램은 운석이 풍부한 남극 지역의 83%를 거의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전체적으로, 현재 미개척지를 포함하여 대륙에서 잠재적으로 운석이 풍부한 지역을 600개소 이상 확인했으며, 그 중 다수는 남극대륙의 기존 연구기지와 비교적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들이다.   톨레나르는 "이러한 지역를 방문하고 드론을 이용한 측량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남극 운석 회수 임무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남극에서 현재까지 회수된 4만 5천 개 이상의 운석이 남극 전체 운석의 5~13%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톨레나르는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30만 개 이상의 운석이 여전히 빙상 표면에 있을 거로 보며,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저널에서 1월 26일자에 그들의 발견을 온라인으로 자세히 설명했다. 그들은 또한 이 웹사이트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결과를 설명해준다.
  • [2022 신춘문예 당선작] 설이 온다/전성현

    [2022 신춘문예 당선작] 설이 온다/전성현

    몇 년 전,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국의 한 지방 도시에서 3개월 체류한 적이 있다. 작가센터에 도착해 짐을 푼 당일부터 시내를 다니며 지리를 익혔고 남아 있는 성터를 보며 오래된 역사를 더듬었다. 지금은 골동품점이나 문화센터가 되어 버린 교회당 건물 안을 살펴보기도 했고, 시청 앞 노상에서 한국 식자재들을 발견하고는 반가워하기도 했다. 새롭고 이국적인 모습들에 정신없이 보내다 열흘이 넘어갈 즈음 깨달은 사실이 있다. 살면서 지금까지 혼자서 타지에 머문 적도, 여행을 떠나 본 적도 없다는 걸 말이다. 혼자 있는 걸 퍽 좋아한다고 여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못 한 불안한 감정이 몰려왔다. 공간의 낯섦이나 미숙한 언어 소통에서 오는 두려움이 아니었다. 타지에서의 경험이 못 견딜 만큼 힘들지 않았고 외국인과의 교류가 불편할 만큼 부담되지도 않았다. 자주 가족과 연락하고 개인적으로 진행 중이던 일정도 챙겼지만, 불안이 해결되지 않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자리에 누워도 일과가 마무리되지 않은 느낌, 땅에서 발을 떼고 있는 듯한 기분에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지낸 시간보다 앞으로 지내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사실이 버거웠다. 체류 기간을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기도 했다. 작가센터에 먼저 온 시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그분이 말했다. 타지에서 지내는 건 원래 힘든 일이라고. 그래서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내 말을 투정으로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귀 기울여 준 시인의 위로 덕분인지 아니면 나의 불안함이 여느 사람도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였는지, 그날 이후 조금씩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남은 일정을 챙기며 다시 현지 프로그램에 관심을 두었다. 여러 지역 도서관과 서점 그리고 문학 프로그램을 찾아다녔고 여건이 되면 여행도 떠났다. 그러던 중 자녀를 한국으로 유학 보냈다는 한인 가이드를 만나게 됐다. 취업 후 결혼까지 한 딸과 가이드는 매일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그리움이 다 채워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영상통화를 해도 항상 보고 싶단다. 그때 알았다. 내가 왜 한동안 힘들었는지를. 왜 일과를 끝내고도 마무리하지 못한 기분이 들었고, 부유하는 느낌에 불안정해졌는지를 말이다. 일상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늘 가족과 나누던 언어, 함께하던 공간이 사라지면서 끝맺지 않은 하루하루가 쌓이고 있었던 거다. 그리움이라는 건 전화기 화면 너머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를 수고한 뒤 흘린 땀 냄새를 이해하고 식사를 함께하며 음식 맛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색을 살피면서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어야 충족되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만남이 불편한 시대를 살게 되었다. 지난 2년간 평범한 만남과 일상을 잃어버린 채 우리는 얼마나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삶을 이어 가고 있었을까? 그런 가운데 또다시 새해가 되었고 설이 오고 있다. 명절이 올 때마다 부모님이나 자녀가 각자의 자리에서 익숙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상기하게 된다. 한때 나를 품었던 고향의 내음과 바람,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장에서 따뜻하고 말랑한 가래떡을 뽑던 방앗간과 전 부치던 냄새가 풍겨 오던 이웃집들, 새 옷을 입고 좋아하던 아이의 웃음소리와 올해는 말썽부리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며 1000원짜리 세뱃돈을 쥐여 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까지, 손길과 눈길이 닿았던 모든 것이 그립다. 겨울이 가까워져 오면 나는 습관처럼 동지를 기다린다. 동지가 지나면 해가 길어질 거라는 믿음 때문에 겨울을 나는 힘이 생긴다. 동지가 지났으니 다시 낮이 길어지겠지. 언제나처럼 계절이 바뀌겠지. 불완전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했을지언정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뺨을 비비며 서로의 등을 두드려 줄 날도 오겠지. 그날이 올 것이다. 언제나처럼 익숙한 감정의 언어와 온도로…. 우리에게 다시 설이 온다. ■전성현 동화작가는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로 등단했다. ‘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제1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 ‘사이렌’, ‘두 개의 달’, ‘어느 날, 사라진’, ‘일 년 전 로드뷰’ 등이 있다.
  •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시인에게 ‘환경주의’ 길을 묻다/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시인에게 ‘환경주의’ 길을 묻다/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18세기 산업혁명으로 황폐해진 영국을 안타까워하며 평생 28만㎞를 걸으며 시를 쓴 시인이 있었다. 하루 20㎞씩 걸으면 38년이 걸린다.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행보는 환경주의 운동의 시초였다. 산업혁명은 인류에 엄청난 혜택과 긍정적 변화를 주는 대신 가혹한 대가를 요구했다. 시인은 망가진 국토를 걷고 또 걸었다. 산업혁명 이전 녹색의 땅으로 돌아가길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대신 서정성 넘치는 시 속에서 절망을 극복하는 희망의 색을 찾으려 했다. 산업혁명이 남긴 환경문제를 과학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독일의 국가중심 과학주의였다. 산림학과를 대학에 신설하면서 과학 연구와 정책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시인 워즈워스와 독일의 과학주의는 환경 파괴에 낙망하면서 주저앉지 않았다. 워즈워스의 시는 예전 아름다운 자연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대중에게 주었고, 독일은 과학으로 환경 회복의 길을 발견하려고 했다. 두 노력 모두 희망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선사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170여년이 지난 지금 환경문제 해결은 더이상 시적이지도 않으며 과학적 희망도 품기 어려워졌다. 워즈워스를 이은 환경활동가들은 정부를 향해서만 목소리를 높이고, 국가는 과학의 이름을 빌린 정치와 규범적 정책으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워즈워스의 환경주의와 국가가 앞장섰던 실용과 실천 과학은 이제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 정책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대중은 밀려났다. 환경주의의 서막을 알렸던 문학과 과학은 본래의 맥을 이어 진화되기는커녕 변질되었다. 기후위기의 예를 들어 보자. 기후위기, 환경문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마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일 것이다. 1988년 설립돼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을 만들어 미래기후를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정부’ 간 협의체다. 지난해 발간된 보고서가 여섯 번째였다. 지구상 거의 모든 기후위기 논의는 IPCC 보고서를 근거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명암이 분명하다. 국제기구 중심으로 활동하기에 동력이 실리는 장점이 있지만 대중 참여는 사실상 어렵다. 현재 기후위기 체제에서 대중은 주체가 아니며 정부 간 협의체에서 정한 목표를 지키기 위해 만든 정책의 계몽 대상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대중은 의미 있는 실천을 하고 싶어도 기회 자체가 차단된 현실의 벽을 만난다. 대중에게는 생태적 의지도, 실천적 과학도 허락되지 않는다. 정부 차원의 정책을 만든 이후에는 오로지 규범적 의무만 남을 뿐 환경주의 실천과 대중 중심 과학은 사라진다. 전문가 중심 체제를 넘어서 과학의 근본을 찾고, 시인의 마음을 읽어 대중이 중심이 되는 환경주의 길을 다시금 묻고 싶다.
  • [책꽂이]

    [책꽂이]

    미생물이 우리를 구한다(필립 K 피터슨 지음, 홍경탁 옮김, 문학수첩 펴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미생물과 이로움을 주는 미생물, 아무런 득과 실을 주지 않는 무해한 미생물 등 미생물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저자는 지구상의 그 어느 생명체보다 중대한 물체인 이들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440쪽. 1만 6000원.니체 사용설명서(안상헌 지음, 북드라망 펴냄) 저자는 니체를 읽음으로 인해 생기는 역겨움은 나에게 새로운 인식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며 새로운 존재로의 변신을 시작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니체 읽기와 관련된 활동과 쓰기를 통해 명랑성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난해하기로 이름 높은 ‘니체 철학’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입구가 되는 책이다. 288쪽. 1만 7000원.덜어내고 덜 버리고(오한빛 지음, 채륜 펴냄) 완벽한 비우기보다 유연하게 덜어 내기를 할 수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생활 습관으로 만들어 가는 일상을 소개한다. 당장에는 별거 아닌 일이더라도 돌아보면 제로웨이스트가 건네는 변화가 크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또 어떤 변화를 보고 있는지, 보고 싶은 변화가 있는지 질문을 건넨다. 212쪽. 1만 3300원.왕의 언어(김동섭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유럽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크 왕국 샤를마뉴 대제부터 대영제국 빅토리아 여왕까지, 유럽 여러 왕국의 주인이었던 왕과 황제의 언어를 통해 유럽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왕이 쓴 언어라는 프리즘을 통해 개인의 탄생과 성장, 문화, 국제 정세, 정치적 역학 구도까지 통찰할 수 있다. 416쪽. 2만원.루터, 브랜드가 되다(앤드루 페트그리 지음, 김선영 옮김, 이른비 펴냄)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신학적, 교리적 관점이 아니라 상업적, 경제적 관점에서 다룬 전기다. 루터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그의 이름으로 발행된 글은 일단 믿고 읽는, 판매가 보장된 하나의 브랜드 상품이었다. 저자는 루터와 독일 인쇄출판업의 관계를 세밀하게 조명한다. 528쪽. 2만 2000원.팔자소관(정호성 지음, 강일언론인회 펴냄) 최근 몇 년간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편성했던 트로트 경연 대회 속에서 포착한 당락의 과정을 인생살이와 함께 엮어 낸 책이다. 전직 언론인인 저자는 무언가를 위해 아등바등하지 말고 주어진 현실에서 꾸준히 노력하면서 나아가는 생활 방식이 최상의 인생살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184쪽. 1만 5000원.
  • 밸러드·대시너…마니아 설레게 할 해외 유명 작가 SF소설 잇달아

    밸러드·대시너…마니아 설레게 할 해외 유명 작가 SF소설 잇달아

    설 연휴를 맞아 해외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SF 작품이 잇달아 출간돼 SF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문학은 영국 작가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1930~2009)의 17번째 장편소설 ‘밀레니엄 피플’(2003)을 번역 출간했다.밸러드는 1960년대 인문학의 관점에서 예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 과학소설을 쓰자는 ‘SF 뉴웨이브 운동’을 이끌었던 작가로 꼽힌다. 더 타임스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 가운데 한 명인 그는 고도의 상징적이고 디스토피아적 예지로 가득 찬 작품들로 현대에 대한 세계인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밀레니엄 피플’은 폭탄 테러에 휘말려 사망한 아내의 살인범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어느 심리학자의 행보를 그렸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컴이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출발하려던 중 폭탄 테러로 전처 로라가 희생됐다는 뉴스를 접한다. 그는 런던의 호화로운 동네 첼시마리나에서 실마리를 찾고, 중산층을 일깨워 혁명을 일으키려는 무리를 발견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억압받은 노동 계층이 봉기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전문직 중산층 계급이 반란을 도모했다는 데 있다. 작품 속 혁명가들은 “중산층이 모든 선의를 거두면 사회는 붕괴한다”는 계급투쟁의 의미를 과격하게 실천해 보인다. 작가는 외부 환경과 인간 내면에 펼쳐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춰 현대적 안온함의 허상을 들춰냈다.문학수첩은 영화로도 제작된 ‘메이즈 러너’ 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제임스 대시너(50)의 새 소설 시리즈 ‘죽음의 법칙’ 3부작을 펴낸다. 지난달 1부 ‘마음의 눈’에 이어 최근에는 2부 ‘생각의 법칙’까지 출간했고, 다음 달 중 3부 ‘생존 게임’을 낼 예정이다.게이머이자 해커인 10대 청소년 마이클, 세라, 브라이슨이 가상공간 버트넷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이버 테러 사건에 뜻하지 않게 관여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빠른 전개와 반전으로 몰입감을 높인다. 마이클은 낯선 소년의 몸으로 깨어나고, 이 소년의 이름이 ‘잭슨 포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낯선 사내들이 강압적으로 자신을 끌고 가려고 하고 겨우 도망쳐 나왔지만, 잭슨 포터가 중대한 범죄에 연루됐다는 뉴스에 충격을 받는다. 첨단 디지털 문명에 바탕한 SF적 상상력과 10대들의 감성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서사가 돋보이는 이 책에 대해 미국 서평전문매체 커커스 리뷰는 “디지털 세대를 열광하게 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 [핵잼 사이언스] 일론 머스크가 또…스페이스X 우주 쓰레기, 달과 충돌한다

    [핵잼 사이언스] 일론 머스크가 또…스페이스X 우주 쓰레기, 달과 충돌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로켓이 우주로 나간 지 7년 만에 달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 AFP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2015년 발사됐지만, 임무를 모두 마친 뒤 연료 부족으로 지구 귀환이 불가능했다. 이후 팰컨9은 광활한 우주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로 전락했다. 팰컨9 로켓은 2015년 발사 당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심우주 기후 관측위성(DSCOVR)을 싣고 우주로 나아갔다. 심우주 기후 관측위성을 달 궤도 밖까지 가지고 나가야 했기 때문에, 팰컨9 로켓은 다른 위성들에 비해 지구에서 더 멀리 떨어진 궤도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저궤도에 있는 파편들은 위성이나 국제우주선과 충돌할 위험이 있어서 면밀하게 추적된다. 그러나 당시 쏘아 올려진 팰컨9처럼 먼 궤도에 있는 물체는 추적하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천문학자 빌 그레이는 지난 몇 년간 팰컨9 로켓의 궤도를 추적해왔다. 팰컨9 로켓과 달의 충돌 경로를 계산한 결과, 미국 시간으로 3월 4일, 로켓이 시속 9000㎞의 속도로 달에 충돌할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그는 AFP와 한 인터뷰에서 “내 계산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아마추어 천문학자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았고, 역시 같은 결과 값이 나왔다”면서 “내가 아는 한, 먼 궤도로 나간 팰컨9을 추적한 사람은 나 이외에 없다”고 말했다. 그레이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계산이 정확하다면, 팰컨9은 지구에서 달을 향해 발사하지 않은 물건이 달에 충돌하는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레이는 “앞으로 진행될 많은 우주 프로그램에 달과 지구 궤도에 더 많은 쓰레기를 남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달과의 충돌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팰컨9이 달과 충돌할 경우 지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팰컨9이 달 표면에 충돌하는 순간 직경 10~20m의 분화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또, 로켓이 달의 뒤쪽 적도 부근에 추락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로켓과 달의 충돌 현장을 관측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팰컨9는 임무를 마친 뒤 회수되지 못하고 우주에 버려진 수백만 개의 우주 쓰레기 중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던 맥도웰 교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50여 개 대형 물체들의 이동 경로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과 같은 일이 이전에도 발생했지만, 우리가 알지하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은평, 한문화특구 지정기간 연장... 2024년까지 운영

    은평, 한문화특구 지정기간 연장... 2024년까지 운영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은평 북한산 한문화체험특구’ 지정기간이 2차 연장 승인됐다. 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은평 북한산 한문화체험특구 지정 기간을 연장에 따라 특구를 2024년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2015년 첫 지정된 은평 북한산 한문화체험특구는 국내 유일의 한문화를 체험하고 향유 할 수 있는 서울 도심 속 지역특구다. ‘지역특구’란 지역특화발전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방자치단체 신청에 따라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규제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구는 은평한옥마을, 북한산성 일대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문화 컨텐츠 육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이번 특구 기간 연장 승인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2015년부터 진관동 한옥마을과 북한산성마을 일대 약 64만 250㎡ 면적에 총 364억원을 투입해 총 3개 분야 13개 특화사업을 단계별로 충실히 추진했다. 전통문화특화사업 분야에서 ▲은평한옥마을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조성 등을 추진했다. 북한산 관광특화사업 분야에서는 ▲북한산 韓문화 페스티벌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너나들이센터 조성 등을 추진했다. 홍보 마케팅 특화사업 분야에서는 ▲북한산 韓문화 홍보마케팅 등 연계 협력과 홍보마케팅 특화사업을 추진했다. 구에 따르면 한문화체험특구 운영은 서북권의 부족한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은평 한옥마을, 진관사, 북한산 한문화페스티벌 등이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최근에는 은평한옥마을 등 특구 지역이 소셜네트워크에서 각광받으며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도심 힐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연장 승인에는 특구 지역 확대 내용 포함되며, 새로 편입되는 곳은 한국고전번역원과 사비나 미술관 지역이다. 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활동도 같이 체험할 수 있도록 특구 운영 방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구는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과 기자촌 주변의 예술마을을 특구 지역으로 추가 편입할 계획이다. 기존 관광 위주 특구에서 교육, 체험, 학습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가진 특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번 연장을 통해 한문화특구 특화사업을 확대하고 더욱 내실 있는 운영으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앞으로도 한문화를 대표하는 도시 은평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머스크가 7년 전 발사한 로켓, 중력에 끌려가 3월 4일 달과 충돌

    머스크가 7년 전 발사한 로켓, 중력에 끌려가 3월 4일 달과 충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지난 2015년 쏘아올린 팰컨9 로켓이 달에 추락해 충돌하는 과정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충돌하더라도 지구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이 로켓은 발사된 해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심우주기후관측위성 DSCOVR을 165만㎞에 보내는 임무를 완수했다.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이 최근 도달한 라그랑주 포인트로 지구와 달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이다. 팰컨9 로켓은 지구로 돌아올 연료가 없어 그 동안 우주공간에 버려져 있었다. 천문학자 조너선 맥도웰은 통제되지 않는 로켓이 달과 충돌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지만 지구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맥도웰 교수는 이 로켓이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이 작용해 어쩌면 혼란스러운 여정을 거쳐 왔다고 했다. 그는 이 로켓이 “죽어 있어 다만 중력의 법칙에만 따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주로 발사돼 임무를 마쳤지만 지구로 돌아올 에너지가 없어 우주에 버려진 쓰레기는 수백만개가 된다. 맥도웰 교수는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가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대형 물체만 50개가 된다. 이전에도 그런 일이 숱하게 있었는데 우리는 알아채지도 못했다. 이번은 그래도 (경로가 확인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팰컨9 로켓이 달에 충돌하는 시기는 3월 4일일 것으로 예상된다. 맥도웰에 따르면 “그 로켓은 4t짜리 빈 철재 탱크에다 뒷면에 로켓 엔진을 하나 더 달고 있다. 돌 하나가 시속 8050㎞의 속도로 던져진 것이라고 상상하면 된다.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달의 표면에 인공적인 크레이터(충돌구)가 만들어지게 된다. 지구 근처의 우주 물질들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쓰는 빌 그레이는 이 로켓이 지난 5일부터 달의 중력에 이끌리기 시작했으며 3월 4일 달의 먼 쪽에 충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맥도웰은 2009년 다른 천문학자들과 함께 비슷한 크기의 로켓이 달에 충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충돌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는 과학자들이 이번 충돌로부터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당장 아무런 영향이 없겠지만 우주 잔해가 떠돌다 충돌하는 일은 미래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달에 도시와 기지가 있는 미래에 들어간다면 우리는 그곳에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 싶어한다. 문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우주에서의 느린 교통을 조직화하기 훨씬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부터 3월 4일까지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고?  이 로켓은 중력의 법칙을 계속 따를 것이며 달 쪽으로 기울어 우주를 날다 쾅! 하고 달에 충돌함으로써 운명을 다할 것이다. 참고로 달은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아 늘 지구의 우리에게 한쪽 면만 보여준다. 또 3월 4일이 초승달이 된 뒤 얼마 안됐을 때고 로켓이 달의 뒤쪽 적도 부근에 추락할 예정이라 지구에서 로켓과 충돌하는 모습을 관측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릭 버거 기자를 비롯한 우주 애호가들은 의외로 충돌 결과 달 지하의 물질이 표면에 드러나는 등 값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한다.  
  • 2918개 무인도가, 서촌 낡은 오락실이… 청년에게 미래가 됐다

    2918개 무인도가, 서촌 낡은 오락실이… 청년에게 미래가 됐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인도와 서울의 오래된 마을 서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두 청년을 만났다. 강연을 다니다 서로 알게 돼 친하게 된 이들은 어디에도 없던 직업을 만들었고, 새로운 방법으로 지역 살리기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장 윤승철씨 첫 무인도 여행 모집 17명 몰려 생태교육·봉사활동으로 확대 “서해 격렬비열도 中에 팔릴 뻔 무인도의 무한한 가치 알려야” 소설 소재를 찾아 사막에서 마라톤을 했던 문학 청년은 무인도를 연구하고 탐험하는 연구소의 소장이 됐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장인 윤승철(33)씨는 탐험문학을 쓰려고 했다가 무인도 탐험가란 새로운 직업을 만든 경험을 전국 각지에서 강연을 하며 공유하고 있다. 국내 및 해외 무인도 탐험 프로젝트를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봉사를 제외한 나머지 활동은 중단 상태다. ●자연에 대한 갈망에 사막마라톤 경험 윤씨가 무인도에 끌린 것은 사막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사막처럼 자연 한복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대에 세계 최연소로 사하라, 아타카마, 고비, 남극 사막을 모두 완주하는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이뤘던 그다.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참가비를 내고 죽을 고비를 무릅쓰며 사막을 달렸던 이들은 그에게 모두 비슷한 동기를 들려줬다. 남들이 하지 못한 경험이나 스스로에 대한 도전 또는 자연 한복판에 가 보고 싶다는 갈망 때문에 사막 마라톤에 나섰다는 것이다. 자연 그 자체인 무인도에서 사막을 달리며 느꼈던 감정을 가질 수 있었지만 엄두가 안 나거나 정보가 없어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인도연구소를 만들었다. 첫 탐험은 사하라 사막을 같이 달렸던 남동생과 부루마블 게임을 하다가 우리나라에 무인도가 2918개나 있다는 것을 알고 궁금해서 무작정 떠난 것이었다. 처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모집한 무인도 여행 지원자는 17명이나 됐다. 윤씨는 “나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 무인도에 가고 싶은 사람이 많구나”란 것을 알게 됐고, 무인도섬테마연구소와 섬마을봉사연합이 만들어졌다. 연구소는 여행업으로 등록했다가 갈증이 생겨 무인도 생태교육까지 겸했다. 생태교육을 더 잘하고 싶어서 생명과학대학원 과정도 다니고 있다. 섬에 가서 섬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섬 봉사활동은 한 달에 한 번씩 참가비를 받고 참가자를 모집한다. 섬마을봉사연합은 4년째 운영 중이지만 매번 수십 명이 모인다. 그는 “섬 봉사활동은 섬 주민들의 복지와 소득 증가가 주가 돼야지 봉사자들을 위한 봉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봉사활동으로 섬 주민들이 불편할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청년 정착 프로젝트 등 조언도 최근에는 해안가 마을에 청년 정착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경북도를 찾아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지금 어촌이나 농촌에서 청년들이 정착하도록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지역만의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면서 “명확한 일자리 없이 공간만 준다고 하면 청년들이 지원금만 받고 나가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섬을 가진 세계 10대 섬 보유국이지만 섬 관리가 유인도는 행정안전부, 무인도는 해양수산부로 가닥이 잡힌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천연기념물을 보호해야 하는 환경부, 국토를 관리하는 국토교통부에다 산림청과 지자체까지 섬을 두고 여러 법규와 정부 부처가 얽혀 있다고 윤씨는 밝혔다. 한국섬진흥원의 ‘청년 섬 정책 자문단’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무인도의 98%는 소유자가 있긴 하지만, 방치된 곳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섬의 가치는 무한하나 서해안 격렬비열도가 중국인에게 팔릴 뻔한 일이 있을 정도로 섬을 국토로 인식하는 국민이 많이 줄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충남도 가장 서쪽에 있는 이 섬은 중국인이 수십억원의 값을 쳐 주겠다고 했지만, 중국의 불법어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2014년 정부에서 외국인거래를 제한했다. 그는 “사람들이 섬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나라에 수천 개의 무인도가 있다는 것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고, 미래에는 무인도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하나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베테랑 ‘서촌 가이드’ 설재우씨  2009년 ‘효자동닷컴’으로 시작 ‘남의집 프로젝트’ 자영업 홍보 ‘젤라또 오마카세’ 등 완판 성과 “창조적인 소상공인 늘려 갈 것”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서촌에서 10년째 가이드로 일하는 설재우(41)씨는 자영업자에게 창의성을 불어넣는 존재다. 10년 가까이 공공기관과 광고회사 등에서 직장인으로 일했지만,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서촌에서 태어나 현재 서촌에서 살고 있지만 그의 꿈은 자신이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옛집’을 사는 것이다. ●동네를 사랑하던 아이의 ‘서촌 독학’ 설씨는 “동네를 사랑하는 아이였고, 종로 바닥을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성년이 돼서는 모든 선택의 기준이 동네 근처였고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는 돌아올 곳이 지역뿐이어서 지역을 직장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2011년 정부 소속이 아닌 지역관광 가이드 활동을 하기에 앞서 독학으로 서촌에 대해 공부했다. 조선시대의 화가 겸재 정선이 ‘인왕제색도’로 남긴 절경을 그대로 간직한 인왕산 계곡에서 수영하고 썰매 타며 컸지만 살았던 시간과 지역에 대한 지식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로 법정동은 종로구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다. 청와대 바로 옆 동네다 보니 개발에 제한을 많이 받아 한옥과 골목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고층건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설씨는 2009년 인터넷 블로그 ‘효자동닷컴’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서촌을 알리기 시작해 가이드 활동을 10년째 이어 오고 있다. 2012년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독특한 관광안내서 ‘괴상한 플로리다’에서 영감을 얻어 ‘서촌방향’이란 책을 펴냈다. 플로리다 주민들이 책을 쓴 이유는 사람들이 디즈니월드만 가는 것이 안타까워서였다. 설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식당에서 삼계탕만 먹고 서촌을 뜨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책을 썼다. 서촌의 마지막 오락실을 인수한 것도 작은 동네의 변화에 예민한 그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자주 가던 오락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발을 동동 구르는 그에게 주인 할머니는 “네가 할래”라고 권했다. 사무실로 사용하던 오락실 공간은 2015년 네이버, 싸이월드 등의 기부를 받아 진짜 오락실인 ‘옥인오락실’로 재탄생했다. 오락실 기계에는 당시 기부금을 냈던 사람들의 명패가 붙어 있다.●“지역에 필요한 점포 만들어야” 서촌을 지키고 싶어 인수한 오락실은 그에게 경제적 자립도 가져다 주었다. 옥인오락실에서는 한 달 100만원의 월세를 낼 수 있을 만큼 수입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익선동, 용산, 이태원, 해방촌, 연남동 등 서울 시내 여섯 군데에서 무인오락실을 운영 중이다. 그는 창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카페, 책방처럼 멋있어 보이는 걸 하지 말고 지역에 필요한 걸 하면 돈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오락실은 지역 공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추천했다. 무인오락실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놓고, 한 달에 한 번 기계에서 돈을 빼올 때만 간다. 저예산으로 지역에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그의 목표는 창조적인 소상공인이 늘어나는 것이다. 자영업자를 하려고 서촌 알리기를 시작한 게 아닌데 어느새 그는 성공한 자영업자이자 기획자가 됐다. 최근에는 ‘남의집 프로젝트’를 통해 서촌의 다양한 자영업자들을 알리고 있다. 숯, 쑥, 차가버섯, 사프란, 고수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서촌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소개한 ‘젤라또 오마카세’는 완판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남의집 프로젝트는 취향이 비슷한 남의 집에 모이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는 가정집, 작업실, 동네가게 등을 통해 다양한 취향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또 다른 꿈은 ‘미니멀 라이프’란 삶의 방식을 제안한 미국 킨포크 주민들처럼 전국 모든 지역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이 지역의 유령 같은 존재가 아니라 ‘창의적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3년뒤 누가 대통령이든 ‘전세’ 연장할지 ‘자가’ 갈아탈지 고민해야 한다

    3년뒤 누가 대통령이든 ‘전세’ 연장할지 ‘자가’ 갈아탈지 고민해야 한다

      5년씩 20년 임차땐 총 1조 6820억원 추산   공군1호기 동일기종 구매땐 25년 1조원 남짓   여야 정치적 이해 떠나 ‘국격’ 걸맞는 고민을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순방이 될 가능성이 큰 지난달 15~22일 중동 3개국 방문 당시 관심을 끈 것은 11년여 만에 교체돼 첫 임무에 나선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였다. 새 전용기(B747-8i)는 B747 계열 중 최신형인 B747-8의 여객형 기종으로 마하 0.86의 속도에 미사일 경보 및 자체 방어장치 등 첨단장비를 장착해 ‘하늘을 나는 백악관’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의 ‘에어포스원’ 부럽지 않은 사양을 뽐낸다. 하지만 미국은 2018년 B747-8 구매계약을 체결해 2024년부터 2대를 동시 운용하는 ‘다주택자’란 점에서 5년간 총 3002억여원에 빌려쓰는 ‘전세’ 신세인 우리와는 다르다. 군사력과 경제력, 소프트파워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주요 7개국(G7)에 근접한 국격에 걸맞게 언젠가는 ‘자가’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지구 35바퀴에 해당하는 162만 2222㎞를 대통령 전용기로서 운항하고 퇴역한 직전 공군 1호기(B747-400)는 2001년 생산된 노후 기종으로 2010년 첫 5년 계약 땐 1157억원이었지만, 2015년에는 5년간 1421억원으로, 22.8% 상승했다. 노후·신형기종의 차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지 않고 22.8%의 상승률을 적용해 현재 공군 1호기를 20년간 임차한다고 가정하면, 총비용은 총 1조 68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새 전용기를 구매한다면 25년가량 쓸 수 있고, 개조비용 등을 포함해 1조원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은 우리 공군 1호기와 같은 B747-8 2대를 39억달러(4조 6702억원)에 계약했지만, 에어포스원은 내부 개조에만 5억 달러가 들어가고, 핵공격을 받을때 EMP(전자기파) 방해를 막는 장비 등 필수장비를 장착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 가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반복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재정 여력이 빠듯하지만, 이번 임대계약이 끝나는 시점(~2026년 10월)을 앞두고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통상 계약만료 1~2년 전 갱신 여부를 논의하는 만큼 오는 3월 대선에서 청와대의 새 주인이 누가 되든지 2025년쯤에는 다시 불거질 문제란 얘기다.대통령 전용기의 변천사에는 국격의 변화가 녹아있다.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할 때는 국적 항공사가 없어 이조차 마련할 수 없었다. 서독 측의 배려로 루프트한자 여객기를 타고 여행객들에 섞여 여러 도시를 경유한 뒤 28시간 만에 서독 땅을 밟았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전에는 전용기가 없어 해외 순방 때마다 국적 항공사 여객기를 임시로 빌려 썼다. ‘단기 렌트’ 수준이었다. 전용기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5년이 처음이다. 국내 운항이나 가능한 40인승이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정부 전까지는 해외 순방 때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했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전세기 사업자를 호남 연고의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형평성 차원에서 두 항공사를 교대로 이용했고, 이 대통령은 다시 대한항공에서 빌려 탔다. 노 대통령 재임 때인 2005년 차기 대통령과 국격을 위해 제대로 된 전용기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야당인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이 반대했다. 정권을 잡은 뒤 이명박 정부는 입장을 바꿨다. ‘자가’ 마련을 결정하고 정치권 합의까지 이뤄냈지만, 보잉사와의 구매협상에서 가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물론, 1조원 이상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 공감대도 필요한 사업이다. 2022년도 예산안(약 607조원)과 경제력에 비하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오로지 대통령을 위한 예산인 터라 논란의 여지는 있다. 다만 과거처럼 임차계약 연장 여부를 검토할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이 싫다고 야당에서 트집 잡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유엔총회 등 국제행사 때, 공항 계류장에서 유독 우리 공군 1호기는 기가 죽는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들은 전용기를 동시에 2대씩 띄운다. 보안을 위해 동시에 2대를 띄우기도 하고,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이 타는 전용기와 수행단 및 취재기자단이 탑승하는 비행기를 나누기도 한다. 미국처럼 국무장관 등의 전용기를 따로 운용하는 나도 있다. 다만, 중국은 중국국제항공의 일반 여객기를 그때마다 구조변경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전용기를 두지 않는 것은 돈 때문은 아니다. 2002년 장쩌민(江澤民) 주석 당시 미국 보잉사로부터 당시 1억 2000만 달러에 B767을 구매했었지만, 테스트 비행과정에서 도청장치가 무너기로 발견되면서 해당 비행기는 민항기로 전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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