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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아름다운 명화 속 숨어 있는 잔혹한 범죄 찾기…미술관에서 만난 범죄 이야기

    [신간] 아름다운 명화 속 숨어 있는 잔혹한 범죄 찾기…미술관에서 만난 범죄 이야기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명화(名畫)가 사실 잔혹한 범죄 이야기를 담은 그림이라면 어떨까. 그것도 사기, 성매매, 성폭행, 납치, 살인과 같은 중범죄가 숨겨져 있다면 말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한획을 그은 명화 속 범죄 이야기를 다룬 ‘미술관에서 만난 범죄 이야기:명화 속 잔혹한 진실’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미경 교수가 명화 속에 등장하는 27개의 범죄 이야기를 다뤘다. 이 교수는 숙명여대 미술사학과에서 ‘아메리칸 르네상스 벽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미술사 한 걸음 더’(이담북스, 2021, 공저)가 있으며 현재 서울신문 나우뉴스에 미술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서양 미술에 재현된 범죄 그림을 사기, 성매매, 성폭행, 납치, 살인 등으로 분류해 명화 속 잔혹한 범죄의 진실을 파헤쳤다. 책에서는 ‘사기: 속임수의 예술’, ‘성매매: 사고파는 물건으로서의 성’, ‘성폭행: 씻을 수 없는 사회적 살인’, ‘납치: 인생을 뒤흔드는 영혼 살인’, ‘살인: 사람을 살해하는 잔혹 행위’ 등 5개 카테고리 속에 27개의 범죄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교수는 “시대마다, 사회마다, 문화마다 범죄의 정의와 기준이 다르지만 오늘날의 시각으로 범죄를 살피며 재해석해 보고자 했다”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행했던 관람자의 시점이 아닌 배제된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기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피해 내용을 살펴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책에 담긴 이야기가 어쩌면 조금 충격적일 수도 또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아름답게 포장된 명화의 속내를 들여다 보았다”면서 “가해자의 행위는 가벼웠을지 몰라도 피해자의 후유증과 여파는 절대로 가볍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드루, 384쪽, 2만2000원.
  • 노숙·자활 시민 487명 ‘희망의 인문학’ 참여

    노숙·자활 시민 487명 ‘희망의 인문학’ 참여

    “시설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바람도 쐬고, 좋은 말씀도 듣고, 젊은 학생들도 만나서 좋았어요. 새로운 사람을 다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고 지난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희망의 인문학’ 2022년 수료생 A씨) 서울시가 노숙인과 저소득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 희망의 인문학이 올해도 계속된다. 시는 올해 희망의 인문학에 노숙인과 자활사업참여자 등 저소득층 총 487명이 참여한다고 11일 밝혔다.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 약자들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자기 성찰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000여명이 참여했다. 2013년 중단됐던 희망의 인문학은 지난해 10년 만에 부활했다. 이날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입학식에는 오 시장과 올해 수강생 15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기본 인문학 강의에 운전면허, 바리스타, 조리사 등 자격증 과정과 심리 상담·치료, 음악·미술·체육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접목했다. 시는 서울시립대, 건국대와 함께 ‘희망 과정’과 ‘행복 과정’을 혼합해서 운영한다. 노숙인 시설 등에서 기본 교육인 ‘희망 과정’을 듣고 좀더 깊이 있는 수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2개 대학에서 ‘행복 과정’을 듣는 방식이다. 시는 우수 수료자에게 내년도 노숙인 공공 일자리 참여 사업에 우선 채용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 [세종로의 아침] 이렇게 ‘환장’해도 되는 걸까/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렇게 ‘환장’해도 되는 걸까/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환장’(換腸)이란 단어가 공영을 표방하는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제목에 버젓이 사용되는 요즈음이다. 사람 몸속의 장(腸)을 바꾸거나 꼬일 정도라는, 무시무시한 뜻을 품고 있는 단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①마음이나 행동 따위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달라짐, ②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해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 됨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돼 있다. 지난 1월 22일부터 KBS-2TV에서 ‘걸어서 환장 속으로’가 방영되고 있는데 보고 듣는 바가 적어서인지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일부 매체는 ‘걸환장’이라고 줄인 제목을 아무렇게나 써대니 그럴 만하다 싶기도 하다. 또 사람들이 시나브로 무뎌진 탓도 있으리라. 한글을 파괴하는 제목이라 여겨 정말 보고 싶지 않은데 어쩌다 우연히 보게 되는 때가 있다. 소리를 죽이고 봐도 하등 지장이 없다 싶게 툭하면 자막이 튀어나온다. ‘대환장’ 자막이 눈에 들어와 채널을 돌려 버렸다. 젊은 제작진이라면 모르겠지만 책임 프로듀서나 방송국 중견간부, 적어도 사장님 정도면 이 단어가 얼마나 속되고 비루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는 것쯤 알 텐데 어찌 그냥 넘어가는가 싶다.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언어를 파괴하는 일은 심심찮게 눈에 띈다. 2012년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는 한글 단체의 반대에 막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바로잡혔다. 현재 시즌 2가 방영 중인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의 원래 제목은 ‘방과 후 설레임’이었다. 멀쩡히 홍보까지 했다가 지적받고 바로잡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2013년 tvN 드라마 ‘우와한 녀’는 숱한 지적을 이겨 내고(?) 제목을 지켰다. 2012년 영화 ‘반창꼬’도 한글 단체의 항의를 받았지만 끝내 제목을 바꾸지 않았다. 드라마 제목이 상상력과 과학 논란을 일으킨 일도 있다. 지난해 KBS 수목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의 ‘493’이 배드민턴 셔틀콕의 비공인 세계기록인 시속 493㎞를 의미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와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까지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창작자의 상상력이나 문학적 표현을 가로막겠다는 의도로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시적, 문학적 상상력의 발휘라면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할 일이다.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니까 맞춤법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는 논리를 강요할 생각도 없다. 다만 공영이든 민영이든 제작진의 지적 수준을 한눈에 드러나게 하는 일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아득한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정말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알록달록 열심히 자막을 넣었는데 혀를 차게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것들을 어떻게 일일이 검증할 수 있겠느냐 싶기도 하다. 드라마도 문학적 비유나 상징의 공간인데 자꾸 지적질하면 어떻게 창작을 북돋울 수 있겠느냐는 현장의 반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과잉된 자막, 과잉된 감정을 걸러내지 못한 채 우리말과 우리글을 파괴하고 있지 않은가 돌아보고 또 돌아봤으면 한다.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펴냈던 이기주 작가의 책 중에 ‘언어의 품격’이 있는데 그중 한 구절을 돌아본다. ‘수준이나 등급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가 흥미롭다.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
  • 어문기자협회 13~14일 세미나

    한국어문기자협회(회장 이정근)는 오는 13∼14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방송말, 신문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를 주제로 제44회 신문·방송 어문기자 세미나를 개최한다. 김하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방송과 신문이 맞이하게 될 새로운 시대’, 박진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언어 변화에 따른 세대 간 언어 감각의 차이’, 김정현 MBC아나운서가 ‘방송말 다듬기의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발표한다.
  •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死는 곧 生의 기술… 성찰하고 돌아보니, 비로소 죽음도 ‘축제’[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한식을 맞아 많은 사람이 조상의 산소를 찾았다. 성묘는 죽은 조상과 살아 있는 후손이 여전히 함께하고 있음을 뜻한다. 즉, 죽음과 삶이 하나 되는 순간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묵상했다. 동아시아에도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만시(輓詩)가 있는데 이는 영구를 앞에서 끌고 인도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라는 의미다. 반면에 자만시(自輓詩), 자만사(自輓詞)는 자기 죽음을 미리 가정하고 생전의 삶을 되돌아보는 애도 문학의 일종이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죽음을 성찰하면서 ‘내 죽음’을 대상으로 삼은 글이다. ●피할 수 없는, 내 죽음에 대한 성찰 내 죽음을 성찰한다니 왠지 낯설게 들릴 수 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고 더욱이 현대사회는 죽음을 터부시하고 부정(不淨)한 것으로 인식한다. 죽음은 근대 의학이 승승장구하면서 더욱 주변부로 쫓겨났고, 그 결과 환자의 죽음은 의술의 실패로 받아들여지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죽음을 말하는 것은 금기로 돼 있다. 하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영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던 진시황제도 결국 죽음을 맞았고,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도 죽음의 순간에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실 개인의 죽음이 있었기에 인류 공동체는 지금까지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을 잃는 것은 공동체로 보면 분명한 슬픔이자 손실이다. 이때 사람은 죽음을 제례화해 남녀노소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의식에 참여시킴으로써 공동체의 응집력을 다시 높이는 한편 죽음에 따른 공동체의 약화를 심리적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죽음의 의식화와 공개성은 야생마처럼 날뛰며 공동체를 위태롭게 하는 죽음에 대항하는 인간의 보편적 전략이었던 셈이다. 죽은 사람은 주연이 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조연이 돼 재현하는 이 장엄한 장면이 선사하는 감동 속에서 죽음은 그 난폭함을 잃고 얌전하게 길들여졌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삶 속에서도 죽음을 인식하게 돼 죽음을 준비하고 막상 죽음이 닥치면 이를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삶의 일부가 된 ‘죽음의 기술’ 옛날 사람들에게 죽음은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의 관심사였다. 서양 사회에는 흔히 공동묘지가 주거 공간과 어우러져 있다. 프랑스 파리의 도심에 있는 페르 라셰즈 묘지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그리스도교도들은 성당의 성인 곁에 매장되기를 원했고 이렇게 해서 교회는 살아 있는 자들을 맞이하는 동시에 죽은 자들로 둘러싸였다. 교회는 묘지이자 산 자와 죽은 자가 교류하는 장소로 변했다. 중세 서양의 한 위대한 기사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해진다. “윌리엄은 병석에 누워 살아오는 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면서 자신을 수행했던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당시에는 영광스러운 죽음을 하나의 축제처럼 여겼고,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결혼식만큼이나 공개적이고 떠들썩했다.” 죽음의 역사를 연구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필리프 아리에스에 따르면 근대 의학이 등장하기 전에 살았던 중세인들은 죽음을 혼연한 태도로 맞았고 이렇게 해서 ‘죽음의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죽음이 다가올 것을 예감했고 자연스럽게 죽음은 삶의 일부가 됐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 죽음을 맞이하는 의식은 공개적이었고 남녀노소가 모여 임종을 함께했다고 한다. 이는 삶의 문제(how to live) 못지않게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how to die)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죽음의 기술은 곧 삶의 기술이다. 옛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바로 죽음의 특정한 방식이었다. 그들은 모르스 레펜티나(mors repentina), 즉 갑작스러운 죽음은 회개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끔찍하고 비열한 죽음이라고 일컬었다. 그래서 신에게 자신이 죽는 시간을 알게 해 달라고 빌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올바르게 죽기 위해 기도한 것이다.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1957년에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내면을 담담하게 그려 낸 ‘제7의 봉인’을 제작한다. 영화는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사에게 어느 날 죽음의 사자가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사는 사자에게 체스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고 체스가 진행되는 동안 자기 죽음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다. 죽음의 사자가 제안을 받아들였고, 죽음을 지연시키는 동안에 기사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신이 존재하는지,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자 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죽음의 사자와의 체스를 끝낸 기사가 언덕 비탈 위에서 죽음의 사자와 손을 잡고 죽음의 춤을 추면서 영화는 끝난다. 죽음의 실재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이러한 죽음관은 점차 잊혀 갔다. 현대인은 더는 죽음을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는 “지혜로운 사람은 삶 전체가 죽음의 준비”라고 했다. 러시아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집필하면서 주인공의 죽음으로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자답했다. 삶은 유한해서 언젠가는 끝난다. 첨단 의료기술은 생명의 연장 수단이지 죽음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선한 일만 행하더라도 다하지 못하고 끝나고 마는 것이 우리의 짧은 인생임을 명심하자. 유한한 시간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며 살기에는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고귀하고 가치가 있다. 죽음을 외면하고 망각하는 것은 이반 일리치가 삶의 유한성을 잊고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삶을 살았던 것과 같다.●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할 때 이러한 역사적 교훈에도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을 솔직하게 함께 이야기하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첨단 의료 기계만 바라보다가 낯선 밀실에서 고독하게 죽음을 맞게 된다. 가족도 환자가 삶의 마지막을 사람답게 살도록 보살피기보다는 중환자실로 몰아넣느라 바빠 보인다.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보살펴 주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태도의 정착이 이제는 필요하다. 우리는 죽음에서 도피할 수 없다. 하지만 문명화된 인간 사회는 위생이라는 이유로 죽어 가는 자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를 두고 죽음에 대한 문명사적 고찰을 한 독일의 사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죽어 가는 자의 고독’이라고 했다. 죽음을 특정한 영역에 가둬 놓고 숨기려는 경향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 과학의 발전으로 질병에 무조건 굴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 대상으로 이해하기 시작함으로써 죽음 또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오히려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더 크게 확산하고 있다. 죽음을 망각한 채 삶에만 집착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죽음을 은폐하지 말고 삶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죽음과 삶의 변증법을 망각했는지 되돌아볼 때다. 죽음의 역사에 대한 묵상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삶의 교훈을 준다. 이어령 교수는 생전에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고 했다. 죽음을 염두에 둘 때 삶이 더 농밀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1980년대 ‘평화의 전도사’, ‘동유럽 민주화의 구심점’으로 불렸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임종 직전에 인류 평화나 문명 간 화해가 아니라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평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깊은 성찰과 고민을 했던 그가 죽음 앞에서 행복을 선언한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자는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라는 답을 주었다. 삶의 문제를 이해하면 죽음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즉 죽음을 통해 삶을 반성하라는 말이다. 역사학은 죽은 자의 기억을 성찰하는 학문이다. 죽음에 대한 인식의 부활. 이것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성찰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日60대 교수 “졸업하면 내 여자가 돼라”며 20대 女제자 성추행했다가 결국…

    日60대 교수 “졸업하면 내 여자가 돼라”며 20대 女제자 성추행했다가 결국…

    자기가 가르치는 여성 제자의 몸을 만지며 “졸업하면 내 여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성폭력을 가했던 일본의 전직 교수에게 법원이 600여만원의 배상 판결을 했다. 8일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6일 와세다대학 문학학술원 전 교수로 유명 문예 평론가인 와타나베 나오미(71)와 와세다대학에 총 60만 5000엔의 손해배상 명령을 내렸다. 앞서 와타나베의 제자였던 후카자와 레나(32·작가)는 성폭력과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총 660만엔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후카자와는 2016년 4월 와세다대 대학원 현대문예 과정에 입학한 이후 지도교수였던 와타나베의 요구로 여러 차례 식사 자리에 불려 나갔다. 와타나베는 2017년 4월 “시를 보여 주겠다”며 음식점으로 후카자와를 불러낸 뒤 “졸업하면 여자로 다뤄 주겠다”, “내 여자로 만들어 줄게” 등 발언을 하며 머리와 어깨, 등을 매만졌다. 당시 와타나베는 65세, 후카자와는 26세였다.후카자와는 다른 교수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당신이 교수에게 틈을 보였기 때문”, “이성에게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한 것 아니냐” 등 2차 가해를 당한 뒤 괴로워하다 2018년 3월 자퇴했다. 후카자와는 “석사 논문 제출이 임박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학위 심사에 악영향을 받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와세다대는 후카자와가 학교를 떠나고 4개월 뒤 와타나베 교수의 성폭력을 인정하고 퇴출 조치를 내렸지만 징계해고가 아닌 일반해임으로 처리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와타나베 전 교수가 성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고 55만엔의 배상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의 발언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것으로, 원고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주는 동시에 인격권과 양호한 환경에서 학습할 이익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후카자와의 피해상담 때 발생한 “틈을 보였다” 등 2차 가해에 대해 55만엔과 별도로 5만 5000엔의 지급을 명령했다.후카자와는 대학 자퇴 후 작가로 활동하면서 2020년 ‘대학 내 괴롭힘을 간과하지 않는 모임’을 설립했다. 대학 내 성희롱 문제 등에 대한 정보를 발신하고 있다. 재판 승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후카자와는 “문학이라는 내 삶의 버팀목을 교수의 괴롭힘으로 박탈당했다. 대학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측 변호인은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고, 대학 측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깊이 사죄한다”는 논평을 냈다. 일본에서는 대학 내 교수들의 성적 괴롭힘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 교직 사회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2017~2021년의 5년간 성희롱, 성추행 등으로 징계받은 일본의 국공립대 교수는 최소 7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 오쓰마여자대학(도쿄도 지요다구) 교수 오케타 아쓰시(65)가 준강제추행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오케타 교수는 여학생 A(20대)씨를 자기 집에 불러 술자리를 갖던 중 학생이 마시던 술에 몰래 수면제를 타 의식을 잃게 한 뒤 침대로 옮겨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와세다대 대학원에 다니던 남성(26·박사 과정)이 지난해 3월 여성 지도교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한 일도 있었다.
  • ‘이번에는 반드시 국보로’...조선 3대 누각 밀양영남루 3번째 국보도전, 연말 결정될 듯

    ‘이번에는 반드시 국보로’...조선 3대 누각 밀양영남루 3번째 국보도전, 연말 결정될 듯

    ‘삼시세판(三時三判), 이번에는 반드시 영남루 국보 승격 이룬다’ 경남 밀양시가 진주 촉석루(矗石樓), 평양 부벽루(浮碧樓)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嶺南樓) 국보 승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8일 밀양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달 17일 영남루 국보 지정가치 조사를 위한 현지실사를 한데 이어 빠르면 올해안에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영남루 국보 승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밀양시는 국보에서 보물로 강등된 영남루의 국보 환원을 위해 2021년 영남루 국보승격을 위한 학술용역을 실시한 뒤 지난해 5월 문화재청에 국보승격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영남루를 방문해 현지 실사를 했다. 현지 실사에는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전문위원 각 2명, 문화재청 직원 3명이 참여했다.현지 실사를 마친 문화재 위원들이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문화재청에 제출하면 문화재청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심의를 해 문화재 위원회에서 국보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영남루 현지 실사 당일 현장에는 밀양지역 시·도의원과 문화계 인사, 시민 등이 현장에 모여 국보 지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결집해 보였다. 시민 대표가 영남루 국보 승격을 염원하는 편지글을 문화재위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앞서 밀양시는 지난달 15일 밀양문화원에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영남루 국보승격을 염원하는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해 영남루의 역사·건축학·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보승격 의지를 다졌다. 밀양시의회는 지난해 9월 ‘밀양 영남루 국보승격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국회와 문화재청을 비롯한 중앙 관련 기관에 보냈다. 밀양시는 지난해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5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에 영남루의 아름다운 건축미와 국보지정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밀양 영남루 국보승격 기원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 명루(名樓)로 꼽히는 영남루는 현재 영남루 자리에 신라시대 있었던 사찰 영남사의 부속 누각 금벽루(金壁樓)가 기원이다. 영남사가 없어지고 누각만 남아 있다가 그 자리에 1365년(공민왕 14년) 밀양에 지군사(知郡事)로 내려온 김주가 누각을 새로 짓고 영남사 이름을 따 영남루라고 이름을 붙였다. 조선시대 1460년(제조 6년)에 누각을 손질해 고쳐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그 뒤 영남루는 선조때 불에 타 1637년(인조 15년)에 다시 지었으나 1842년(헌종 8년)에 또다시 불타 1843~1844년(헌종 10년)에 밀양 부사 이인재가 원형대로 건립해 오늘에 이른다. 영남루는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로 강폭이 넓은 밀양강 옆 전망 좋은 절벽위에 남향으로 위치해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조선후기 밀양도호부 객사 부속 누각으로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았다. 현존하는 누각 가운데 외관이 크고 웅장하며, 규모가 큰 누각인 대루를 중앙에 두고 왼쪽과 오른쪽에 능파각과 여수각, 침류각을 배치했다. 다른 누각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한국 누각 건축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며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밀양시는 그동안 여러차례 실시한 영남루 문화재 학술적 가치 조사·평가에서 역사가 650년 이상된 명확한 건축 기록을 갖고 있으며 건축 구성과 형태가 창의적이고 독특해 가치가 높은 건축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1955년 국보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회 총회에서 보물 문화재를 국보로 일괄 지정할 때 영남루도 국보 제245호로 지정됐으나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공포로 문화재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보물 제147호로 변경 지정된 뒤 지금까지 보물로 남아있다. 밀양시는 영남루 국보 환원을 위해 10년 넘게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국보 승격을 신청했으나 그해 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이어 2016년 밀양시는 다시 국보 지정을 신청했다가 문화재청 현지실사 중에 국보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국보 지정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문헌과 자료 등에 대한 추가조사로 영남루의 문화·역사·건축학적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밀양시는 2021년 영남루 국보승격을 위한 학술용역을 실시해 국보로서 가치를 구체화 한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5월 문화재청에 국보승격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영남루가 그동안 여러 학술심포지엄과 용역조사 등을 통해 역사·예술·건축적으로 국보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 만큼 이제는 가치에 맞는 격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포착] 머스크가 쏘아올린 ‘작은’ 위성, 지구 추락 중 폭발(영상)

    [포착] 머스크가 쏘아올린 ‘작은’ 위성, 지구 추락 중 폭발(영상)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주로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지구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문학센터의 천문학자이나 천체물리학자인 조나단 맥도웰 박사에 따르면,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이 지난달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스타링크는 기존 위성 통신망 및 수중 광케이블의 단점을 개선하고, 동시에 유선 인터넷과 그에 기반한 무선 통신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페이스X가 우주로 쏘아올린 인터넷 사업의 일환이다.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린 스타링크는 2021년 말 기준으로 1만 2000대에 달하며, 이번에 추락한 스타링크는 불과 지난 2월에 발사된 것 중 하나로 확인됐다. 기상학자인 댄 시앙카가 처음으로 공개한 영상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살리나스 북서쪽 하늘에서 무언가 ‘번쩍’ 불빛을 내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지구로 추락한 스타링크가 지구 대기권에서 폭발하며 사라질 때 발생한 불빛으로 추정된다.  맥도웰 박사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현재 지구 궤도에 있는 스타링크 위성은 3912개이며, 이중 305개가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뒤 소실됐다”면서 “이번에 추락한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최신 모델이지만, 일부에게서 궤도를 벗어나는 오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 상공에 떨어진 스타링크 위성 외에 적어도 14개의 오래된 스타링크 위성이 추락을 앞두고 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 역시 지난 3월 22일, 트위터에 “스타링크 V2(신모델)에 새로운 기술이 많이 도입됐고, 이 과정에서 예상대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부 이성은 궤도를 이탈할 것으고, 다른 위성은 국제우주정거장 위로 고도를 올리기 전 철저하게 테스트될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지구 감싸는 수만 개의 인공위성 우주쓰레기 대란 한편, 지구 저궤도에 배치된 수천 대의 스타링크 위성은 다른 국가나 기업이 쏘아올린 인공위성 또는 우주정거장과 끊임없이 충돌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은 2021년 12월 초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2021년) 7월 1일, 10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에 근접한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를 피하고자 긴급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 모두 모듈 내부에 비행사가 머물러 있었다. (만약 충돌했다면) 비행사의 생명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최근에는 미국의 지구관측위성(ERBS)이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계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월 기준, 지금까지 확인된 우주 쓰레기 5만5506개이며 이 중 일부는 지상으로 떨어졌거나 사라져서 궤도상에는 2만6934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운영 중인 인공위성은 7000개이며, 나머지 2만 여개는 우주 쓰레기로 정의한다. 특히 스타링크는 2020년 한 해에만 1200여 대를 발사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명을 다 한 인공위성들이 우주쓰레기가 되어 떠돌고 있다.  스페이스X 측은 스타링크가 수명이 다 하면 스스로 궤도이탈 후 대기권에서 연소되며, 쏘아올린 스타링크의 95%가 소멸하도록 계획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가 우주를 떠도는 상황에서, 남은 5%의 스타링크도 우주환경과 지구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배우·기술인·천문학도 ‘이색 신입생’…폴리텍대학서 새로운 도전 스타트

    배우·기술인·천문학도 ‘이색 신입생’…폴리텍대학서 새로운 도전 스타트

    20대 전직 배우, 30대 천문학도, 10대 전국기능대회 메달리스트 등이 한국폴리텍대학(폴리텍)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구미캠퍼스 AI전자과에 입학한 홍재웅(26)씨는 예술대학 졸업 후 무대에 섰던 연극배우였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계약직 생산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함께 일하던 반장의 권유로 폴리텍을 선택했다. 신산업·신기술 분야 직업훈련과정에 입학해 10개월간 운영 관리 실무를 집중 교육받고 스마트팩토리 기술자로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호텔 델루나, 영화 브로커 등에 출연한 배우 이동현(19)씨는 서울강서캠퍼스 패션디자인과에서 관심 있던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이씨는 “체계적으로 패션을 공부하고 배우로서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은 뒤 브랜드를 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30대에 광명융합기술교육원 증강현실시스템과에 입학한 정주호(30)씨는 대학 졸업 후 전문대에서 4년 넘게 근무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천문교육을 진행하면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돼 진로를 급변경했다. 정씨는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이 적용되는 산업 분야가 확대되면서 관련 기술을 익혀 전공과 융합하면 효과적인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프로그래밍해 콘텐츠 완성도를 높여 갈수록 성취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쟁 관계 속에서 기량을 익혀 가는 10대 예비 기술인들도 있다. 인천캠퍼스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한 김채환(19)군과 전우진(19)군은 고교 동창이자 라이벌이다. 구미전자고 3학년이던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 그래픽디자인 직종에 출전해 김군이 금메달, 전군이 은메달을 각각 땄다. 이들은 5월에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와 학업을 병행하며 바쁘게 학기를 소화하고 있다. 김군은 “어릴 적부터 꿈꿔 온 ‘세계대회 제패’와 ‘기술 명장’이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기분”이라며 “교과 선택의 폭이 넓고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투자 권하는 사회(김승우 등 10명 지음, 역사비평사) 미국발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으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지만 우린 여전히 부자를 꿈꾸며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대중들이 쉽게 투자하게 된 시대의 기원과 역사, 대중투자가 진행되면서 생겨난 사회상, 각 국가의 사례를 경제학과·사학과·국제통상학과 교수들이 짚었다. 328쪽. 1만 8000원.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심심)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고위 공무원 아들의 사건 등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괴롭힘과 학대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사회적·개인적 측면에서 알려 준다. 신경과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의학 연구를 토대로 상처받은 뇌를 치유하는 10단계 방법을 제안한다. 512쪽. 2만 6000원.언어의 무게(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비채) 출판사를 경영해 온 레이랜드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오진임을 알게 되고 지난 삶을 돌이켜 본다. 작가, 번역가, 출판인 등 문학을 삶의 지침으로 삼았던 이들을 돌아보고 그동안 외면했던 창작의 열망에 휩싸인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유명한 저자의 1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632쪽. 2만 2000원.우리 슬픔의 거울(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옷을 벗어 달라는 제안을 받은 교사, 비밀이 담긴 가방을 들고 다니는 헌병, 전선에서 도망치다가 붙들린 군인 등 제2차 세계대전 속에서 인물들이 뒤얽힌다. 자기도 모르는 새 뒤틀린 삶은 전쟁통 속에서 바로잡힌다. ‘오르부아르’, ‘화재의 색’을 잇는 저자의 3부작 마지막 편. 628쪽. 1만 8800원.김인호의 대통령 경제론(김인호 지음, 디지털타임스) 정통 경제관료이자 이론과 실무에 밝은 저자가 대통령의 경제적 사명, 한국 경제 위기의 배경과 본질, 세계 경제 상황 속 한국 경제의 나아갈 길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저자는 정부 경제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치명적 자만’에서 우선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280쪽. 1만 8000원.P. S. 데이스(패티 스미스 지음, 홍한별 옮김, 아트북스) 1970년대 미국 펑크록의 아이콘이자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이며 시, 에세이, 시각예술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해 온 예술가 패티 스미스의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엮은 사진 에세이집. 1970년대 뉴욕 거리의 예술가가 살아 있는 전설이 되기까지를 366장의 사진과 366편의 글에 담았다. 400쪽. 2만 5000원.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힘 쏙 빼고 쓴 사카모토 류이치 자서전(3)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힘 쏙 빼고 쓴 사카모토 류이치 자서전(3)

    정말 이렇게 진솔한 자서전은 처음 만나는 것 같다. 담백해 술술 읽힌다. 반생(半生)을 돌아본다고 했다. 56세에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본인 특유의 겸양인가 싶었는데, 일본문화에 밝은 선배에게 물으니 ‘그냥 보내온 인생’이란 뜻도 담겨 있단다. 생각해보니 자의식 없이 보낸 시간을 삶에서 덜어낸다는 의미도 곁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아침에 눈 뜨면 어떤 음악을 듣지? 생각했다”고 털어놓곤 했던 일본의 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그토록 좋아하던 드뷔시와 비틀스를 이제 천상에서 듣게 됐다는 소식이 지난 2일에야 알려졌는데 그의 자서전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가 마치 죽음을 내다본 듯 3일 재출간됐다. 암 진단을 받기 전인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잡지 ‘엔진’의 스즈키 마사요시 편집장과 나눈 인터뷰를 스즈키가 정리한 듯 보인다.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양윤옥이 옮겨 2010년 국내 출간됐고, 2014년 개정증보판을 내놓았는데, 청미래가 이번에 재출간했다. 298쪽, 1만 8000원 프롤로그의 이런 대목이 눈길을 붙는다. “내가 어떻게 현재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적잖이 흥미를 가지고 있다. 어쨌든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나 자신의 일이니까. 어떻게 이런 인생을 보내게 되었는지 나로서도 무척 궁금하다.” 에필로그의 한 대목이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나라는 인간은 혁명가도 아니고, 세계를 바꾼 것도 아니고 음악사에 기록될 만한 작품을 남긴 것도 아닌, 한마디로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겠다.그런 내가 ‘나는 음악가올시다’라고 잘난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것은 한마디로 내게 주어진 환경 덕분이었다.”사카모토는 유치원에 다니던 네다섯 살쯤 숙제로 ‘토끼의 노래’를 만들며 생애 처음 곡을 만들었다. 그는 “강렬한 체험이었다”며 “근질거리는 듯한 기쁨, 다른 누구의 것과도 다른 나만의 것을 얻었다는 감각.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비틀스와 드뷔시가 공통적으로 ‘9th 음’을 좋아했는데 이것을 알아채고 희열을 느꼈던 모습도 흥미롭다. 중학생 시절, 자신을 드뷔시의 환생으로 여겼다는 점도 고백한다. 사카모토는 10대 내내 음악 공부를 이어갔고, 서구권을 넘어 인도·오키나와·아프리카 등 민족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호소노 하루오미·다카하시 유키히로와 함께 한 3인조 밴드 YMO(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는 그에게 명성과 삶의 전환을 동시에 가져다줬다. 그는 선구적인 전자음악과 일렉트로 힙합에서 록 음악,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까지 경계를 확장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음악가로 평가받았다. 사카모토는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영화음악에 뛰어들었다.‘마지막 황제’(1986)로 1987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미국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다. ‘마지막 사랑’과 ‘리틀 붓다’로 골든글로브와 영국영화아카데미상을 받으며 영화음악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지막 황제’에 얽힌 뒷얘기가 흥미롭다. 영화음악 감독이 아닌 배우로 먼저 참여했는데 제국주의자 아마카스 마사히코 역할을 맡아 할복 자살로 돼 있던 대본을 거부하고 권총 자살로 바꾸자고 설득했다. 일본인이라면 할복을 떠올리는 고정관념적 발상이라며 “할복을 빼든지 나를 빼든지 하라”는 강경한 태도에 결국 권총 자살을 하는 것으로 매듭이었다. 사카모토는 “베이징에서 시작해 다롄, 창춘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촬영하던 때 감독이 불쑥 그 장면에 생음악을 넣고 싶다고 했다”며 “그러고는 나에게 지금 당장 대관식 음악을 만들라고 했다. 그때까지 배우로서 촬영에 참가했을 뿐, 음악을 만들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썼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촬영 종료 후 반년이 지나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튼 당장 (영화의 음악을) 맡아 달라”고 했다. 그렇게 2주에 걸쳐 도쿄와 런던에서 밤을 새워 가며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만들어냈다.10대에 학교 친구들을 동원해 학생운동을 했던 그는 환경, 평화 문제 등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로도 유명했다.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며 탈원전 운동에 나섰고,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즈’(more trees)와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 어린이들을 모아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했다. 사회참여 활동에 대해 “나로서는 되도록 범위를 넓히지 않고,오히려 최대한 좁혀서 음악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어쩌다 보니 다양한 일에 관여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처지가 됐다”며 “뭐랄까, 모두 다 내친김에 했다고나 할까”라고 그답게 덤덤하게 풀어냈다. 9·11 테러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느낀 점과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 아프리카, 그린란드 등을 돌아본 얘기, YMO를 재재결성해 공연에 나선 얘기 등이 흥미롭다. 독자로선 그의 투병과 해당 기간 음악 작업기가 궁금할 텐데 아쉽다. 2009년 내놓은 솔로 음반 ‘아웃 오브 노이즈’(Out of Noise)와 관련해 적어 내려간 설명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다. “음(音) 자체의 분위기에도 꽃꽂이 같은 점이 있다. 만들어냈다기보다는 그곳에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내가 연주한 피아노 소리, 여러 사람에게 연주를 부탁한 악기 소리, 북극권에서 녹음한 자연의 소리……다양한 소재를 꽃꽂이처럼 배치해 감상하는 듯한 느낌,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없던 작품이 나올 것 같다.” “내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인간 세계나 현재의 일과는 조금 동떨어진, 보다 먼 곳을 향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가만가만 늘어놓고 찬찬히 바라본다.”
  • “대중 곁으로 세계 속으로… 발랄하고 실험적인 K문학 플랫폼 만들 것”[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대중 곁으로 세계 속으로… 발랄하고 실험적인 K문학 플랫폼 만들 것”[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여성에 대한 억압과 페미니즘에 천착하는 시인은 많다. 형식과 내용에서의 시적 실험과 도전으로 고뇌하며 세상의 주목을 받는 시인들 또한 많다. 이러한 번뇌와 영광이 1969년 등단해 반세기를 훌쩍 넘긴 시력(詩歷)을 가진 시인의 몫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는 젊은 뭇 시인들에게 극복의 대상이 돼 가고 있다. 웅숭깊은 사유 체계에 일상 속 존재로서 여성의 욕망을 시어로 덧입힌 시인 문정희(76)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립한국문학관장을 맡아 한국문학의 체계적 정리와 보전, 전시 등을 통해 대중적 접점을 확대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한국문학의 시각과 방향은 궁극적으로 세계문학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문학을 빼면 세계문학이 허전해질 정도로 위상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지요.” 지난달 27일 ‘문정희 시인길’이 있는 서울 삼성동 경기고 앞에서 문 관장을 만났다. 그의 시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알바니아어, 히브리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됐고, 외국에서만 시집 14권이 출간됐다. 덕분에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연할 일도 많았다. 그는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봤던, 문학을 멋지게 분류하는 방식과 체계 등을 우리 문학으로서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서 여전히 변방에 가깝다. 문 관장이야 꽤 주목받는 시인이지만 여전히 세계 문단에서 이름 석 자로 통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우리 문학의 가능성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몇 년 전 그는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93)와 함께 중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난징에서 강연과 시낭송회를 한 뒤 중국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함께 자리한 아도니스야말로 매년 단골손님처럼 노벨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문 관장은 그때까지 중국어로 번역된 자신의 시집도 없었다. 한국문학의 중국어 번역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기도 하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겠거니 했는데 한 대학생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시 ‘공항에서 쓸 편지’를 중국어로 낭송했고 이후 질문이 이어졌다. 여러 질문 중 “한국의 젊은 시인으로는 어떤 이들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숨도 쉬지 않고 즉각 “나보다 젊은 시인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자신이 54년 동안 구축해 온 시 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문 관장은 “내 자랑처럼 얘기했지만 한국문학이 우리의 인식보다 위상이 높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시인의 삶보다 ‘문학 행정가’의 삶에 가깝다. 문 관장이 맡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은 아직 ‘실체’가 없다. 한국문학관은 올가을 공사를 시작해 2025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17명 정도의 직원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건만 당장 문학관으로서의 건물이 없으니 많은 시민에게 존재감을 보여 주기가 쉽지 않다. 그는 만남 중에도 사무국 직원들의 전화를 연신 받았다. “건축 관련한 공정을 차질 없이 잘 챙기는 게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문학 관련 작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집대성해 보관하고 다시 분류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면서 “돌아가신 하동호 공주대 교수, 김윤식 서울대 교수, 일본의 오무라 마쓰오 와세다대 교수 등이 평생에 걸쳐 모은 컬렉션은 한국문학과 관련해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어 보전 및 정리 작업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한국문학 전공자인 오무라 교수는 지난해 말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로 한국을 찾아 문 관장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가진 한국문학 관련 자료를 모두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자마자 안타깝게 별세했다. 문 관장이 한국문학가를 대표해 정성 가득한 부의를 보냈음은 물론이었다. 이 밖에도 문학평론가 김용직, 조연현을 비롯해 소설가 이문구, 최인훈 등이 생전에 모았던 주요 자료를 문학관에 기증하기로 해 한국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일궈 낼 예정이다. “이분들의 기증으로 문학관이 더욱 빛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문학을 떠받친 기둥으로서 기억될 수 있도록 문학관 내부에 기둥을 세워 볼까 하지요. 궁극적으로는 시대와 현실과 엉켜 지낸 한국문학이 품고 있는 영광과 상처, 얼룩도 모두 안고 가야죠. 뛰어난 이도, 가여운 이도 모두 우리 문학의 자산입니다.” 시인 서정주(1915~2000)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학의 절대 경지에 올랐음에도 친일과 군사정권 시절의 얼룩진 행적은 그를 뛰어난 시인으로만 기억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섣불리 복원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정주 외에도 친일의 그늘이 드리워진 작가가 적지 않다. 한국문학관이 올해 준비하고 있는 기획전에서도 여전히 고민의 대상으로 남겨진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말 한국문학관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서촌, 북촌을 근거지 삼아 활동했던 근현대 대표 문인들의 전시회를 가졌다.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등의 작품과 초상 등을 비롯해 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 등이 전시됐다. 우여곡절 끝에 전면 개방한 청와대가 문학의 공간이 되면서 3주 동안 64만명이 찾은 성대한 문학전이 됐다. ‘지금, 여기’를 사는 시인으로서 현실과 어떤 형태로든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 또한 문학의 힘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자 했다. 실제 문 관장 역시 크고 작은 형태로 구체적인 현실과의 관계가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쓴 ‘이별 이후’는 생때같은 어린 죽음에 대한 어른으로서, 부모로서의 추념을 담았지만 그 슬픔이 쉬 달래질 수는 없다. 1주기 때 ‘봄도 저만치 피멍으로 피어 있다. 호곡! 온몸으로 온 심장으로’라는 추모시를 써야만 했다. 청와대 북악산 뒷길이 완전히 열린 지난해 5월 10일 낭송된 축시 ‘여기, 길 하나가 일어서고 있다’ 역시 문 관장의 작품이다. ‘여기 길 하나가 푸르게 일어서고 있다/역사의 소용돌이를 지켜본/우리들의 그리움 하나가/우리들의 소슬한 자유 하나가/상징처럼 돌아와/다시 길이 되어 일어서고 있다’고 노래했다. 더이상 막힘도 가려짐도 없이 열린 새로운 길에 대한 그의 감회가 조금은 남달랐으리라. 과거 군부정권과 얽힌 인연도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정치가들도 시를 좀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군인 출신 대통령이 저녁 초대를 한 날/청와대 뜰로 들어가는/신분증 번호를 대다 말고/나는 그만 돌아서 버렸다’로 시작하는 그의 시 ‘초대받은 시인’은 과거 청와대 초청을 거절했던 사연을 담았다. 문 관장은 노벨문학상과 관련해 우리 안에 응어리진 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문학은 노벨문학상에 대한 얽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문학은 문화와 정신의 심장과도 같은 것인데 억지로 빨리 뛰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K컬처라고 부르며 수익 얼마, 판매량 얼마, 무슨 상 수상 등 숫자나 외형적 성과에 연연한다고 되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 소식만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문학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국가대표를 보내 국가 간 경쟁을 하는 식이 아니다”라고 지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른 시간 안에 누군가 한 번은 노벨문학상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예컨대 오르한 파무크가 있었기에 세계가 터키 문학을 주목하게 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발랄하고 실험적인 우리 문학에 대한 세계의 주목이 분명히 있다”면서 “세계문학 속 한국문학은 그렇게 꿀릴 것이 없다”고 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문학관이 120개에 이른다. 우리 문학이 이룬 위대한 성취의 실핏줄과 같은 존재들이다. 실체를 드러내기 전까지 국립한국문학관의 몫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이 본격화되면 그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의 플랫폼으로서 곳곳에 산재한 문학 자료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서로 연계하면서 문학관이 더욱 건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치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치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지면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단어는 눈을 자극하겠지. 영원한 솔기 속에 접힌 채로, 주름진 창조자가 누워 있을 때.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치고, 우리는 절망을 들이마시겠지. 말라리아에게서 몇 백 년 떨어진 곳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 책상에 붙박인 4월 첫 일요일. 창밖으로 연분홍, 연두로 물들어 가는 산을 무연히 내다본다. 이 좋은 봄날에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무엇을 쓰는가, 왜 쓰는가. 굳이 ‘붙박인’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글은 온 몸과 마음이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서, 디킨슨을 빌려 말하면 온 영혼이 하는 일이라, 쓰는 일과 몸의 직접적인 관계성을 말하고 싶어서다. 시의 물질성을 디킨슨만큼 잘 구현한 시인도 많지 않다. 살아서 시를 많이 발표하지 못하고 동글동글한 손 글씨로 쓴 원고를 서랍 속에 남기고 죽은 그. 당대 수많은 남성 시인이 권위와 영광을 얻는 과정을 지켜보던 디킨슨은 내내 꽃을 가꾸고 시를 썼다. 시의 첫 줄, ‘지면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단어는’은 자기 시를 가리키는 절묘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활자로 찍혀 나온 어떤 시, 어떤 구절에 대입해도 좋다. 눈을 자극한다는 것은 마음을 흔든다는 말, 놀라움을 준다는 뜻도 되고, 말 그대로 시가 되는 글자의 물질성을 드러낸다. 시는 읽을수록 묘하다. 솔기 속에 접히는 것이 언어만은 아니라서 ‘주름진 창조자’(wrinkled maker)는 누구인가? 세상을 창조한 신을 깜찍하게 가두는 도발인가? 디킨슨 자신, 나아가 어떤 형태든 예술을 만들며 늙어 가는 모든 창조자인가? 그렇다면 이 구절은 창조하는 자의 유한성을 거슬러 살아남는 시의 불멸을 전하는가? 시인은 가고 없는 이 세상에서 이 지면의 단어들이 독자의 눈과 만나 뭔가를 만드는 신비처럼? 쓰기와 읽기에 대한 메타적 독법을 선사하는 이 시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구절은 또 있다.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치고/우리는 절망을 들이마시겠지.” 이는 너무 절실한 시의 마음으로 읽힌다. 좋은 시를 너무나 쓰고 싶은데 시가 나오지 않아 고민하고 몸부림치다 급기야 시가 미워졌다는 이도 봤는데, 문장으로 감염되는 이 역병은 대체 얼마나 지독한 것이라서 우리에게 절망을 선물하는가. 몇 백 년 지나서. 말라리아만큼 강렬한 역병-시. 시인-되기는 이 절망을 아는 자의 몫인가.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치고.” 이 봄, 절망을 들이마시고 싶을 정도로 나를 감염시키는 문장을 만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책상에 붙박인 공부도, 글도 어쩌면 세상을 감염시키고픈 마음. 디킨슨이 열어 주는 시선 앞에서 나는 그만 착해져서 고갤 끄덕인다. 좋은 말, 따끔한 말, 아픈 말, 순둥순둥 위로하는 말, 기쁜 말, 톡 쏘는 말…. 비명과 악귀와 무감과 무신경만 남아 이 세상 어디가 절망인지 어디가 희망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절, 시의 감염을 찾아 헤맨다. 감염, 아니 감전되고 싶다. 저 봄의 꽃들만큼 닥치는 대로 아득하게, 그렇게.
  • [마감 후] 한풀이를 해야 할 시간/강병철 사회부 차장

    [마감 후] 한풀이를 해야 할 시간/강병철 사회부 차장

    언론인이자 국문학자였던 고 이어령 선생은 생전에 한 논문에서 ‘한국은 한(恨)의 문화, 일본은 원(怨)의 문화’라고 정리한 적이 있다. 한국인의 한은 풀어서 해결하지만, 일본인의 원은 원수를 갚아야 해결된다. 선생은 이것이 한일 간 행동 양식의 차이를 푸는 단서라고 생각했다. 한의 문화는 수탈·억압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특히 하층 민중과 여성이 주된 수탈과 억압의 대상이었는데, 이들은 가진 힘이 없어 한을 풀래야 풀 수가 없었다. 외세 침략이 잦았던 우리나라는 왕까지 종종 치욕을 겪었으니 민중과 여성들은 오죽했으랴. 특정 민족의 정서를 아우르려는 이런 시도는 저항에 부딪힐 때도 있다. 한의 문화가 MZ세대나 청소년에게 얼마나 와닿겠는가. 또 요즘 사적 복수를 전면화한 드라마가 인기인 걸 보면 우리도 실은 원의 정서를 품고 사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보면 과연 우리는 한의 민족이라는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부는 지난달 ‘제3자 변제’를 핵심 내용으로 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을 발표했다. 정부 산하 재단이 우리 기업의 돈을 걷어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94)·김성주(95) 할머니 등은 “그런 돈 안 받겠다”며 배상안을 거부했다.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시급하기에 강제동원 문제를 그냥 둘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우리 정부의 노력에 일본이 사과가 아닌 역사 왜곡으로 답했다고 해도 그건 일본의 좁은 도량을 탓해야 한다. 알다시피 일본은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수출 제한으로 보복했던 원의 민족이 아닌가. 당연히 우리 정부의 고민과 노력이 한 줌 가치가 없다고 폄훼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민 끝에 나온 해법도 당사자들이 싫다면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설득에 나선 모양이지만 피해자들은 면담조차 거부한다니 돌파구를 찾긴 어려울 것이다. 전체주의가 아닌 이상 국익을 앞세워 개인의 권리를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니.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사법부의 판단이다. 2018년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확정하자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에 반발해 미쓰비시중공업이 대법원에 낸 재항고가 오는 19일이면 딱 1년이 된다. 지난해 7월 외교부는 대법원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의견서를 제출했다. 요청에 따라 지금껏 기다려 준 재판부가 보람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제는 더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사건을 넘겨받은 오석준 대법관은 취임 당시 ‘양자택일하지 않고 정답에 가까운 뭔가를 찾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더 묵힌다고 기상천외한 답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 재항고의 인용률은 0.9%에 불과하다. 이미 사법부는 2012년 파기환송된 강제동원 사건을 6년 뒤에야 확정하며 작금의 소멸시효 논란을 유발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다. 90대 피해자들과 끈질긴 시간 싸움을 벌이는 게 사법부의 역할은 아닐 게다. 풀지 못하고 남은 한, 곧 여한(餘恨)이 많으면 죽어서도 눈을 못 감는다지 않나.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름 전까지 “원전 반대” 외친 사카모토(2)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름 전까지 “원전 반대” 외친 사카모토(2)

    “(일본 정부의 원전 정책은) 세계 최고의 지진 국가에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들의 목을 죄는 것이다. 이 나라를 운영하는 이들은 왜 이토록 원전에 집착하는 것일까?” 지난달 28일 7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2일에야 알려진 일본의 전방위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는 원자력발전소 반대, 환경 보호 등에 목소리를 높인 활동가였다. 도쿄신문의 3일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보름 전에도 일본 정부의 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재개발 사업에 따른 도쿄도의 대규모 벌목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을 썼다. 그는 말기암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와중에도 서한을 보낸 이유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고인은 3·11 동일본대지진 12주기를 맞아 지난달 15일자 도쿄신문에 일본 정부의 원전 회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다. 고인은 기고문에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의 처리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채 늘어만 가고, 사고로 인한 오염수와 처리수도 늘어만 간다”고 걱정했다. 지난 연말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원전을 최장 60년의 가동 연한을 넘긴 뒤에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원전의 재건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한 원전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도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은 채 밀어붙였다. 고인은 지난달 16일 도쿄도가 메이지진구 인근 재개발 사업을 하면서 수천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는 것에 대해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 등 다섯 사람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삼림보호단체 ‘모어 트리스(More Trees)’의 대표였던 고인은 이번 재개발 사업이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세계적 흐름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쿄가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이었으면 한다. 도쿄를 자연과 함께 사는 도시의 성지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카모토의 ‘반골 기질’이 어릴 적 길러졌다고 진단했다. 아버지 사카모토 가즈키는 1933년 창간된 계간 ‘분게이(文藝)’ 편집장으로 미시마 유키오, 노마 히로시, 다카하시 가즈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 등 유명 작가들을 세상에 소개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고인의 집에는 피아노 대신 책과 작가들의 원고가 널려 있었다. 활자에 둘러싸여 자란 고인의 유년 시절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했다. 고교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고교 3학년 가을엔 시험과 교복 폐지를 요구하며 교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도쿄예술대에 진학한 뒤에도 “서양 음악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공언하며 전자음악과 월드뮤직을 탐구하며 전위음악의 선봉에 섰다. 고인이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영화 ‘전장의 메리크리스마스’와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맡아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부터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기폭제가 됐다. 피해 지역 출신 어린이들로 구성된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 감독을 맡아 매년 함께 연주회를 열었다. 2015년 아베 신조 내각이 추진한 안보법제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고,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 헌법 9조 개헌에도 반대했다. 고인이 2014년 처음 암 발병 사실을 밝혔을 때 한 스포츠신문은 “탈핵 운동에 앞장서 왔으니 방사선 치료를 거부할 것”이라는 허위 기사를 냈고, 인터넷 우익들은 “역시 원전 반대는 바보들만 하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고인은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음악가는 음악만 하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자주 듣는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직업에 관계 없이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2021년 1월 두 번째 암 발병 사실을 밝힌 전후로 고인은 2년 사이에 여섯 차례 수술을 받아 몸이 쇠약해졌다. 그는 고이케 도지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직후 도쿄신문 서면 인터뷰를 통해 “도쿄 재개발에 대해 발언할 기력도, 체력도 남아 있지 않다”면서도 “미래를 생각하면 그 아름다운 곳을 지키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하이로닉, 권금례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로닉, 권금례 신임 대표이사 선임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 전문 기업 주식회사 하이로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통해 권금례 전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3일 밝혔다. 권금례 신임 대표는 1966년생으로, 서강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MBA 과정을 통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이로닉 측에 의하면 권금례 신임대표는 30여년에 걸쳐 4개의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며 선진화된 글로벌 경영을 익히고 다양한 성장을 드라이브한 경험의 소유자다. 존슨앤존슨 코리아, 바이어스도르프 니베아에서 화장품 브랜드 마케팅을, 대표적인 의료기기 회사인 스미스&넵퓨와 벡톤, 딕슨 앤드 컴퍼니에서 여러 사업부 경영을 이끈 후 올해 1월 하이로닉 전무이사로 입사했다. 회사 측은 “권금례 신임대표가 30여년동안 화장품 및 의료기기 마케팅 업무에 종사한 경험과 그룹 브랜드 매니저로 재직 당시 67% 이상의 연 성장률 및 단일 제품 매출 100억 이상의 브랜드로 키워내는 성과를 보인 경력을 토대로, 기술력 있는 제품에 대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금례 신임 대표는 “코로나19 시대가 지나가면서 하이로닉 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고객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이 회사제품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입 장벽이 높고,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회사 제품을 일반 고객들도 더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특정 소수가 아닌 다양한 연령층을 충족 시켜주는 피부관리 제품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하이로닉은 지난 3월, 브라질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유통사 메드프로와 75억원 규모의 의료기기 공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팀
  • 나라스피릿,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 10종 출시

    나라스피릿,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 10종 출시

    스피릿 수입사 나라스피릿이 3일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Frapin)’ 10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나라스피릿은 와인 수입사 나라셀라의 독립 법인으로 코냑, 위스키, 보드카 등 스피릿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국내 공식 첫선을 보인 프라팡은 코냑 최고 생산 지역으로 꼽히는 프랑스 그랑 샹파뉴의 중심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의 유일한 코냑 생산자이자 판매자다. 또 1270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방식과 새로운 방식을 결합해 깊은 향미와 은은한 여운을 담은 프라팡만의 코냑 스타일을 만든다고 한다. 대표 코냑으로는 16세기 작가이자 의사, 인문학자였던 프라팡 라블레(Frapin Rabelais)를 기리는 마음을 담은 오렌지 호박 빛깔의 한정판 ‘프라팡 꾸베 라블레(Frapin Cuvee Rabelais)’가 있다. 꾸베 라블레는 24캐럿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하고 고유 번호가 새겨진 특별한 크리스털 디캔터에 코냑의 고급스러움을 담아 표현했다. 또 나무 향과 설탕에 절인 살구 향을 비롯해 말린 과일과 감초 향, 샤랑트 랑시오(오래 묵어 단 포도주) 등의 복합적인 향이 긴 여운을 남긴다. 프라팡은 나라셀라 리저브와 와인타임에서 살 수 있다. 나라스피릿 관계자는 “프랑스 최고급 코냑으로 불리는 ‘델라망(Delamain)’도 다음달 말에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파격 저출산 대책이 나오려면/김경두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파격 저출산 대책이 나오려면/김경두 사회부장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거다. 쌈박한 아이디어라도 “돈 많이 들어간다”,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순간 삭제되는 걸 말이다. 말단 사원이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질러도 된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재원을 고려하지 않는 아이디어 제안은 책임감이 없거나 무능함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재원 마련은 일종의 ‘허들’이자 실현 가능성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어느 기업이든 재무 파트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고경영자(CEO)는 가성비가 좋지 않더라도 쌈박한 아이디어가 묻히지 않도록 임직원과의 소통에 애쓴다. 그 토대인 수평적 조직 체계도 정비한다. 위기를 맞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 더 그렇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최근 올해 1차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았다. 기존 200개가 넘는 백화점식 정책을 이리저리 따져 보고 효과적인 정책 중심으로 다시 추렸다. 다자녀 가구의 기준을 3명에서 2명으로 낮추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연령을 만 8세에서 12세로 올린다. 난임 시술비의 소득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 정책에서 딱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대통령이 주문한 특단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의 대책으로 수십 년째 우하향을 그리는 출산율 그래프가 반등할 수 있을까. 결혼과 출산 적령기에 있는 MZ세대에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누구보다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난임 부부에겐 좀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면 어땠을까.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조차 소득 기준과 횟수에 상관없이 난임 시술비를 지원한다는데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저고위는 천문학적인 재원 마련에 고민이 컸을 거다. 재원 투입 대비 효율성이 정책 결정의 주요 기준이 됐다. 다만 수요자의 마음을 훔치는 정책은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 지난 16년간 280조원을 투입하고도 오히려 출산율이 악화된 건 찔끔찔끔 주며 가짓수만 늘린 정책 탓도 있다. 때론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성비 정책’이 수요자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게 다인가.” 이번 대책에 대한 MZ세대의 목소리다. 저고위는 위원장(대통령)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정부위원 7명, 민간위원 15명 등 모두 25명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교육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장관이다. 민간위원엔 복지·주택·건축·의료·고용·노동 전공의 50대 교수나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태생적으로 머릿속에서 예산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합이다. 저고위 사무처 각 과에서 올라오는 각종 아이디어나 정책들도 재원 마련 압박에 ‘순삭’될까 우려스럽다. 전체 위원 중 청년 분야를 맡는 이는 2명으로 전공이 건강과 주거복지다. 정책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나경원 전 부위원장이 파격 출산 정책으로 ‘빚 탕감’을 내비쳤지만 돌팔매를 맞았다. 당정대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저격하는데, 어느 누가 파격 대책을 내놓겠는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뜨뜻미지근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지난 16년간 해 온 게 이런 식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이 나온 거다. 과격한 방법일 수 있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시국임을 자각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결코 나올 수 없었다. 파격 아이디어의 장이라도 열리려면 ‘곳간지기’를 저고위 본위원회와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빼면 어떨까. 재원 규모를 따져 가며 대책을 만들 게 아니라 우선 대책을 정한 뒤 필요한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국가재정 파탄에 직면한 일본의 저출산 대책이 적극성만큼은 우리보다 나아 보인다. 이대로 간다면 ‘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화집이야, 동화책이야?… 알록달록 그림 위에 새긴 동심

    화집이야, 동화책이야?… 알록달록 그림 위에 새긴 동심

    그림이 돋보이는 동화책들이 눈길을 끈다. 화집이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수준 높은 그림을 비롯해 정감 있고 아기자기한 그림들 보는 재미에 책장 넘기기가 아쉬울 정도다. ●진득한 색감 ‘할머니의 뜰에서’ ‘할머니의 뜰에서’(책읽는곰)는 고속도로 옆 오두막에 사셨던 할머니의 삶을 손자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담아냈다. 아이는 아침마다 할머니가 좁은 부엌을 오가며 차려 내는 아침을 먹고 함께 학교에 간다. 할머니가 풀이 무성한 텃밭을 가꿀 때면 곁에서 거들고, 비 오는 날이면 함께 지렁이를 주워 모아 텃밭에 넣기도 한다. 둘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빛, 손짓, 웃음으로 마음을 주고받는다. 시인인 조던 스콧과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작가인 시드니 스미스가 함께 만들었다. 진득한 색감의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특히 역광으로 사물 주변을 빛나게 그린 장면들은 볼수록 감탄을 자아낸다.●상상력 버무린 ‘어린 화가에게’ ‘어린 화가에게’(킨더랜드)는 이탈리아의 화가 줄리아노 쿠코가 생전에 남긴 그림을 그의 친구인 존 밀러 작가가 서정적인 문장으로 엮어 낸 그림책이다. 성인이 된 쿠코가 화가가 되려는 어린 친구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쿠코는 아버지가 먼바다로 나가면 집에서 고요히 그림을 그렸다. 아버지가 찾던 빛이 자신의 그림에 담기길 바랐던 그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사람이나 거울에 인형을 던지는 엄마 등 상상력이 가득 담긴 그림을 그렸다. 각각 따로였던 그림들을 밀러가 하나로 이어 가면서 쿠코의 어린 시절을 서정적으로 그려 냈다. 포근한 수채 물감이 자아내는 알록달록한 그림 위에 쿠코의 상상력도 번져 간다.●만화책의 변신 ‘옥춘당’ 고정순 작가의 만화책을 그림책으로 구성한 ‘옥춘당’(길벗어린이)은 늘 다정하고 따뜻한 할아버지 고자동과 낯을 많이 가리는 할머니 김순임의 사랑 이야기다. 전쟁고아였던 둘은 서로를 아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생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갑작스레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할머니 곁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조금씩 말과 기억을 잃어 간다. 초반부 둘의 예쁜 사랑을 그릴 땐 아기자기했던 그림들이 후반부에 점점 기억을 잃어 가는 할머니를 그릴 땐 더없이 슬픈 느낌을 자아낸다. 그림을 더 담기 위해 기존 만화보다 판형을 키웠고, 원래 그림을 매만져 색감과 질감이 풍부해졌다. 지난해 ‘우수만화도서 50선’에 선정됐고, 올해 ‘평택시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펜으로 그린 멸종기 ‘도도가 있었다’ ‘도도가 있었다’(시금치)는 동물의 멸종을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새 도도를 따라간다. 400년 전 도도가 처음 발견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 이후 200년 동안 멸종에 이르기까지를 촘촘하게 담았다. 세계 각국 자연사박물관과 동물 백과사전 및 문학, 역사, 자연과학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압축했다. 펜으로 복잡한 그림의 선을 살리고 파스텔 등으로 도도의 보송한 털 질감을 살려 그렸다. 중간중간 코믹한 그림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해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상 논픽션 그림책 후보에 올랐다.
  • 공영주차장 새로 지으면 지방소멸 막을 수 있나요[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공영주차장 새로 지으면 지방소멸 막을 수 있나요[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지방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난해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만들어 10년 동안 매년 1조원씩 지원을 시작했으나 지자체들은 이 돈으로 주차장, 공중화장실, 반려동물 시설 등 애초 목적과 동떨어진 사업만 벌이고 있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동구는 송현근린공원에 99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총사업비 102억원 중 20억원을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구의원들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주차장 건립에 사용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지역개발·지역경제·정주환경·생활편익 등 행정안전부의 4대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북 부안군은 지난해 말 추가경정예산에 지방소멸대응기금 15억원을 반영했다. 격포항 수산시장 외관 리모델링에 10억원, 격포항 회센터 앞 공중화장실 시설 개선에 5억원을 쓰기로 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연간 30만~50만명의 관광객이 채석강을 찾고 있지만 잠깐 들렀다가 떠나고 있어 이들을 격포항으로 끌어들여 오래 머물게 하는 ‘정주 인구 확대’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1722억원을 확보한 충남 각 시군들이 내놓은 사업도 연관성이 떨어진다. 보령시는 지방소멸 대책으로 반려동물 위탁 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36억원 투자 계획을 충남도에 제출했다. 논산시도 대응기금 15억원과 시비 3000만원을 들여 강경 금강변 야경관광 랜드마크 조성을 지방소멸 대책으로 제시했다.태안군은 기금 53억원에 군비 7억원을 더해 실내서핑 안전교육 기반 조성 계획서를 내놓았다. 대구 남구는 138억원이 투입되는 ‘앞산 레포츠산업 활성화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 7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앞산에 왕복 2.8㎞ 모노레일을 조성하고 300m짜리 스마트 모빌리티를 설치하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계획에 관광 활성화 사업이 포함돼 있어 기금 용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방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 남구 인구는 2021년 기준 14만 3175명으로, 대구에서 중구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인구감소지역(89개 기초단체) 또는 인구관심지역(18개 기초단체)으로 분류된 107개 기초단체와 서울·세종을 제외한 15개 광역단체를 대상으로 매년 1조원씩 10년 동안 총 9조 7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예산에 7500억원을 신규 편성했는데, 심사를 통해 정부가 선정한 사업은 주로 교통시설이나 학교, 문화시설, 주택개보수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대도시에 비해 낙후된 인프라로 인한 청년 인구 유출 가속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나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으로 보기 어려운 곳에 천문학적인 돈이 쓰이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저출생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단체장 임기 내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드웨어 건설’에만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록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출생 극복에 효과가 있는 정책에 예산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테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지원 확대처럼 지속가능한 맞벌이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출산·난임 지원과 양육, 보육, 가족복지, 초등돌봄, 영유아보육, 아동수당 등 저출산과 직접 관련 있는 사업에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이 투입되도록 지방정부의 발상 전환과 중앙정부의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지방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기금을 받아 당장 급한 숙원사업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재원이 곧 바닥나는 인프라 건설 사업보다는 지역 일자리 확충 사업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사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최근 펴낸 ‘지방소멸 위기지역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낙후지역의 인프라 구축 사업만으로는 지방소멸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인프라 개선뿐 아니라 일자리를 생산할 기업 유치까지 포괄하는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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