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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사후 군소장파서 쿠데타”/종로 등 대형서점 특설코너 마련

    ◎「달아…」·「불바다」·「용의 날」 등 가상역사소설에 나타난 북한정변/“김정일 다시 남침 시도하다 축출 당해”/정을병의 「…붕괴」선 “95년에 멸망” 예상/남북관계·국제정세 예리하게 분석… 앍는 재미 더해 김일성 북한주석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사망,남북관계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북한권력층의 내분및 붕괴 과정등 김일성과 북한을 소재로 한 가상역사소설들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서점가에 나와 있는 김일성관련 서적들은 모두 30여종으로 이 가운데 10여종이 올해 나온 가상역사물들이다. 이들 소설은 북한의 핵사찰거부로 남북관계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던 때 나와서인지 「북한의 핵공격 위협­북한 내부분열에 따른 붕괴­남북통일」이라는 비교적 공통된 시나리오로 짜여 있다. 이 가운데서도 육군장교 출신인 홍용표씨(59)가 쓴 「달아 달아 밝은 달아」(전2권·시공사 간)는 지은이의 미사일·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확한 국제정세 분석을 바탕으로 쓰여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북한이 리비아의 사막지대에서 비밀리에 핵실험을 한 사실을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이 알아낸다.이에 북한은 평택의 LNG기지를 폭파해 위협한 뒤 남북협상을 제의한다.그러나 평양에서 열린 협상은 결렬되고,북한의 소장파 장군들은 오극렬을 중심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김정일을 살해한다…」 작가 홍용표씨는 군 재직시 미국에서 미사일분야를 전공했으며 귀국후 한국군 미사일부대 창설에도 앞장선 경력의 소유자.또 예편후에는 건설회사 간부로 중동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해 이같이 다양한 경험이 작품 속에 적절하게 구사됐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월에 나온 정을병씨의 「북조선 붕괴」(전3권·오늘 간)는 95년에 북한이 망할 것이라고 예상한 소설. 「핵위협으로 남한을 굴복시키려던 북조선은 김일성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혼란에 빠진다.더욱이 중국이 등소평의 사망으로 분열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김정일은 전쟁을 일으킨다.인민군의 쿠데타와 북한 주민들의 폭동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는 미국으로 망명하며 북에는 오극렬정권이 들어선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용의 날」(안봉선 작·밝은세상 출간)은 「김일성이 식물인간으로 살다 죽자 김정일은 권좌에서 쫓겨나고 김영삼대통령에 의해 남북통일 이루어진다」는 줄거리이며,올해 「한겨레문학상」수상작품인 「불바다」(노수민 작·향실 출간)는 「북한의 도발로 전쟁이 일어나지만 김일성의 심장마비사,오진우인민무력부장의 피살등으로 북한이 붕괴된다」는 시나리오이다. 이 소설들은 올해의 남북관계 진전과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남북관계및 국제정세에 대해 예리한 판단을 내리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한편 「김일성사망」에 따라 이들 소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자 서울의 종로서적·영풍문고등 대형서점들은 10일 매장 한쪽에 이 책들을 한데 모은 특설코너를 마련해 독서애호가들을 맞고 있다.
  • 유미리(재일교포 작가)의 연극세계 집중조명

    ◎민중극단,9일∼10월2일 성좌소극장서 「유미리 연극전」/「물고기…」/장례통해 붕괴된 가정 복원과정 그려/「해바라기…」/민족 정체성 상실·모성의 부재 꼬집어/재일 한국인의 정신적 현주소 한눈에 일본 최고권위의 기시다(안전)희곡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26)의 연극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무대가 선다. 민중극단이 오는 9일부터 10월2일까지 대학로 성좌소극장에서 펼치는 「유미리 연극전」.특히 이번 무대는 한국인의 혼이 담긴 일본속의 우리 연극을 깊이있게 소개,재일한국인의 정신적 현주소를 한번쯤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88년 극단「청춘 오월당」을 창단,연출가로도 활동해온 유씨는 재일교포의 불운한 가족사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신예여류작가.『나의 연극은 장례식이다.죽음을 더듬어가는,나를 찾기위한 여행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의 작품에는 언제나 이별과 죽음을 통해 확인되는 절박한 사랑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물고기의 축제」와 「해바라기의 죽음」등 2편.이들 역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죽음 등을 공통의 모티브로 깔고있다. 「유미리 연극전」의 서막을 장식할 「물고기의 축제」는 92년 제37회 기시다(안전)희곡상 수상작.일본 연극계의 신인극작가 등용문인 이 상은 본격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아쿠타가와(개천)상과 대중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나오키(직목)상의 혼합성격을 띠는 희곡문학상이다. 「물고기의 축제」는 막내아들의 죽음과 장례를 통해 붕괴됐던 가정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품으로 도쿄,삿포로,나고야 등 일본 현지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화제작이다.장례식이라는 죽음의 통과의례를 웃음을 통해 역설적으로 극복해내는 작가 특유의 「초월의 미학」이 담겨져있다. 연출을 맡은 윤광진씨(40)는 『기존의 이야기중심의 극전개방식에서 탈피,인간 내면심리의 흐름을 연극적 이미지로 승화시키는데 연출의 역점을 둘 방침』이라며 『서로의 삶을 닮아가고 이해하면서 변화해가는 인간화해의 과정을 서정적인 톤으로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94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김혜옥·우상전 등 중견연기자와 서주희 김정석 김성노 문진수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호흡을 맞춘다.9일부터 8월16일까지 화·수 하오7시30분,목∼일 하오4시30분·7시30분 공연. 재일한국인의 슬픔과 희망을 진솔하게 그린 「해바라기의 죽음」(박상현 연출)은 민족정체성의 상실과 인간의 영원한 정서적 생명줄인 모성의 부재를 날카롭게 꼬집은 작품.근친상간과 근친살해라는 가장 폭발적인 비극성에도 불구,그 격렬한 감정은 연극이 끝날때까지 줄곧 침묵의 언어에 갇혀져있는 것이 이 극의 특징이다.요즘의 우리 연극이 불필요하게 많은 대사와 과장된 표현에 기대고 있음에 비춰볼때,여백의 아름다움을 살린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영숙 이열 박기산 등 중견연기인들이 출연한다.8월20일부터 10월2일까지 하오 4시30분·7시30분 공연.
  • 서울신문 제2회 공초문학상/재미시인 박남수씨 수상

    서울신문사가 공초 오상순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공초문학상 올해(제2회)수상자에 재미시인 박남수옹(76)이 선정됐다.수상작은 지난해 「현대시」에 발표한 「꿈의 물감」으로 조국통일에 대한 소박하면서도 절실한 심경을 담은 시다. 1918년 평양에서 출생한 박시인은 39년 「문장」지에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주로 일제 식민지하의 농촌생활을 소재로 택해 시대의 암흑상을 그리다가 1·4후퇴때 국군을 따라 월남했다.57년 박목월 조지훈 장만영 유치환등과 한국시인협회를 창립했고 같은해 제5회 아세아자유문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월남 전후의 작품을 묶은 시집 「갈매기 소묘」를 발표하는등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유신시절인 75년 도미했다. 시상식은 4일 상오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 2회 공초문학상 수상 박남수옹(인터뷰)

    ◎“조국 통일에 대한 소박한 꿈 노래”/“75년 이민… 잊혀지지 않은게 고마울뿐” 박남수시인이 지금 살고있는 뉴저지주 에디슨은 발명왕 에디슨이 태어난 곳.발명왕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노시인이 말년을 보내기에도 적합해 보이는 조용하기 이를데 없는 전원도시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넘어 지평선에 떠나 온 조국의 땅이 잡힐듯하고 한점으로 응축된 그땅은 분단이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노시인에게 노상 안겨주고 있는 그런 땅이다.뉴욕에서 자동차로 1시간반 남짓한 거리에서 조국의 통일을 노래하는 박시인을 만나봤다. ­수상소감은. ▲이 나이에 상을 받는다는게 쑥스럽기도 하고 후학들에게 미안하기도….그렇긴 해도 내 개인으론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는게 기특하고 고맙고 그래요.57년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받은이래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지요. ­수상작 「꿈의 물감」은 어떤작품입니까. ▲93년 시지 「현대시」에 발표된 것인데 조국의 통일에 대한 소박한 생각을 적은 것이에요.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데올로기다 뭐다해서 생각이 다르겠지만 통일은 우리같은 소시민 생각으로 해야 될 것 같아요.지도위에 물감을 엎질러 한 색깔이 되는 것처럼,잔디가 번져 하나가 되듯이 말이오. ­이민은 언제 오셨습니까. ▲1975년이니까 내 나이 57세때지 아마.벌써 19년의 세월이 흘렀소. ­왜 오셨습니까. ▲집사람 동생이 미국 와 살고있었는데 그분이 집사람을 초청했어요.정년퇴직을 했을때라 서울에 남아서 별 할일도 없을 것같고 해서 따라 나선거요. ­공초문학상을 받으셨는데 공초선생과는 어떤 인연이라도 있습니까. ▲지면이야 있지요.그분이 자주 나가시던 「청동」다방인가에 어쩌다 들르면 문단얘기도 하곤 했지요.그러나 특별한 사이는 아니고 그분의 작품도 읽은 기억이 별로 없어요.공초선생은 일본에 자유시가 들어오던 시대에 작품을 썼던 분이고 우리는 모더니즘을 거친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형식에서나 사상적으로 많이 달랐다고 봐요.특히 그분의 시는 불교적 분위기가 강했지요. ­기록을 보면 요즘도 시작활동이 활발하시던데요. ▲세상 살날이 얼마 남지않아 조급해졌지요.15년 공백도 있고 해서 다작하는 편입니다. ­미국에 오셔서 얼마나 쓰셨습니까. ▲92년에 시집 「서쪽,그실은 동쪽」을 냈고,93년에 「그리고 그이후」를,올봄에 「소로」가 나왔으니까 창작집 3개에 1백50여편 썼나봅니다. ­어떤 작품들입니까. ▲「서쪽,그실은 동쪽」은 미국에서 보면 한국은 서쪽에 있어보이지만 실은 동쪽이란 뜻으로 조국에 대한 것들을 담아봤고,「그리고 그 이후」는 92년 내자의 죽음을 통해 죽음을 다시한번 정리 해 본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 계시는 고원 마종기시인과 3인시선집도 내셨던데 자주 만나십니까. ▲고원은 LA에 있고 마종기는 오하이오에 있는데 1년에 한두번 전화나 하고 지내지요. ­미국에 온 이래 서울엔 자주 다녀오셨습니까. ▲이민온지 10년째 되던 84년 딱한번 갔다 왔지요. ­왜 그렇게 서울과 소원해 지셨습니까. ▲이젠 서울에 아는 친지나 친척들이 거의 없어요.또 당뇨가 생겨 요즘엔 여행을 할 수도 없고. ­그럼 이번 시상식에도 못가시는 겁니까. ▲그렇지요.문단 교우이자 가끔 전화나 하고 지내는 김광림이 보고 대신 받으라고 했습니다. ­고향이 평양이신데 평양엔 다녀오셨습니까. ▲안갔지요.공산세계를 버리고 온사람이고 시나 쓰는 사람을 받아줄 것 같지않아 신청도 안해봤습니다. ­귀국계획 같은 것은. ▲없어요.여기서 죽지요 뭐.
  • 솔제니친 마침내 「조국품」에 안기다

    ◎구소 강제추방서 귀국까지 「망명20년」/「수용소 군도」 서방 밀반출… 정부 탄압 맞서/고르비 말기 복권… 동서화해 상징적 의미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작가로 구소련당국에 의해 체제파괴적인 인물로 낙인찍혀 강제추방돼 20년간 망명생활을 해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75)이 27일 마침내 조국 러시아로 영구귀국한다. 전체주의 소련공산독재 체제하에서 암울했던 조국 러시아의 현실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망명길에 올랐던 그가 이제 70대 중반의 노년이 되어 다시 조국땅을 밟게된 것이다. 솔제니친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강제수용소로 유명한 인근 마가단을 둘러본 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그토록 그려온 조국의 국토순례길에 나설 예정이다.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그동안 떨어져 살아온 조국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이는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그의 거처가 마련된 모스크바 입성까지는 며칠 더 걸릴 것이다. 그가 프랑크푸르트행 소련국영 아에로플로트에 강제로 태워져 조국을 떠난것은 정확히 74년2월13일의 일.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70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현대 러시아문학의 살아있는 자존심으로 추앙받던 솔제니친이 국외로 추방된 직접적인 원인은 74년1월18일 브레즈네프서기장이 이끄는 소련정부의 반솔제니친 운동을 정면공격한데서 비롯됐다. 소련 강제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한 소설 「수용소 군도」가 서방으로 밀반출돼 출판된후 소련정부로부터 집요한 탄압이 가해지자 그는 즉각 소련정부의 허구성을 만천하에 알리는 폭탄선언으로 이에 맞섰다. 소련당국으로서는 이같은 솔제니친의 행동을 용납할수 없었다.그러나 당시 이미 서방세계에까지 널리 알려져 있던 그를 물리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었으며 결국 강제 국외추방 형식으로 내쫓았던 것이다. 그후 85년 개혁과 개방을 내세운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새로운 소련의 지도자로 떠오르면서 솔제니친에게도 새로운 삶의 희망이 던져졌다.마침내 고르바초프 집권말기인 90년 솔제니친은 소련시민권을 회복함은 물론 작품이 해금되는 기쁨도 맛보았다. 솔제니친의 귀국은 분명 하나의 감동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러나 2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솔제니친에게는 러시아의 현 상황이 반드시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20년만에 투쟁의 결실을 보게된 솔제니친이 이번에는 조국과 동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러시아인은 물론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엄마의 말뚝/박완서 지음(화제의 소설)

    ◎리얼리즘 계열 중편소설 9편 모음집 지은이의 리얼리즘계열 중편 9편을 묶은 소설집. 박완서전집의 7번째 작품으로 가족수난사를 통해 6·25전쟁의 광포함과 비극성을 응축한 처리가 돋보이는 제5회 이산문학상 수상작 「엄마의 말뚝2」를 비롯해 70년대 작품 3편 80년대 작품 5편 90년대 작품 1편을 실었다. 현실과 이상간 갈등,속된 허영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방관자보다는 사회비판과 현실참여쪽에의 경도를 보이는 작품들이다. 세계사 8천원.
  • 솔제니친 이달 러귀국/부인 나탈리아 회견

    【모스크바 AP 연합】 지난 7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구소련의 반체제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75)이 앞으로 2주일내에 20여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러시아로 귀국할 것이라고 그의 부인 나탈리아여사가 17일 이즈베스티아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나탈리아여사는 이 인터뷰에서 남편이 최근 워싱턴주재 러시아대사관으로부터 여권을 받았으며 이달중으로 러시아에 돌아가 러시아전역을 여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교포 고국 감상시집 첫 선/길림성 김학송씨 「니가 크면…」펴내

    ◎「서울여자들」 등 90편 수록 고국을 방문중인 중국교포가 시집을 펴내 화제다.중국 길림성의 문인 김학송씨(42)가 도서출판 가원에서 펴낸 「니가 크면 어떻게 엄마질해」­.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3개월간 머물면서 고국을 둘러보고 지은 표제시등 90편을 싣고 있는데 이처럼 중국 교포가 고국 감상시집을 국내에서 내기는 처음이다. 연변작가협회 기관지인 「천지」를 통해 데뷔한뒤 연변대학 문학반에서 본격적인 문학수업을 쌓은 김씨는 천지문학상 도라지문학상등 20여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중견시인.「백두산 폭포」「그리워하며 살자」등 서정성짙은 창작시집을 5권이나 출간했으며 국내 시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의 처녀시집 「백두산폭포」는 구상씨가 추천했고 이해인 시인이 머리글을 쓰기도 했다. 황금찬시인이 서문을 장식한 이번 시집 「니가크면…」은 김씨가 보고 만난 고국모습과 고향사람들의 서정성을 담아 상징적으로 정리했다. 『영등포 꼼지 여관집 여자애는/덩치가 엄마보다 더큰데/어느 중학교에 다니는데/제법 처녀티가 풍기는데/자기신던 양말도 씻지 않습니다/덮던 이불도 포개지 않습니다/남자애처럼 더펄댑니다/엄마는 그래도 좋다고 /히­웃기만 합니다/애가/걸음발만 타면/일부러 시키는/중국의 엄마들과는/엄청 다릅니다』.영등포 주변의 어느 여관에서 적은 해학성 담긴 표제시로 중국과 고국의 분위기차를 단적으로 꼬집고 있다 이것 말고도 이 시집에는 연작시 「서울여자들」「사랑하는 그대에게」「고향사람들」등 표제시와 같은 분위기의 작품을 다수 싣고있다.
  • 「연극쟁이」/「퀘르테트」/독일연극 두편 초연

    ◎극단 세미­강강술래 소극장서 각각 공연/인간에 내재된 위선과 본능 극화/뮈러 작품세계 조명 심포지엄도 현대 독일어문화권의 대표적 극작가로 꼽히는 토마스 베른하르트와 하이네 뮤러,이들의 화제작 「연극쟁이」와 「퀘르테트」(4중주)가 국내무대에 처음 올려져 관심을 모은다. 전형적인 사회주의 작가로 자신이 속한 사회현실에 날카로운 메스를 가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독일을 중심으로 프랑스 이탈리아등 주로 유럽무대에서 활발히 공연되고 있다. 극단 세미가 5월10일까지 선보이는 「연극쟁이」는 가족유랑극단이 극중극인 「역사의 바퀴」를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극단주인 아버지 브루스콘의 위선과 허무를 그린 실험성 짙은 작품.「알프스의 베케트」라는 별명이 시사하듯 부조리극의 경향을 잇고있는 베른하르트는 이 작품에서도 인간존재의 모순을 그로테스크한 기법으로 탁월하게 들춰낸다.오스트리아 태생의 그는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인 뷔히너상을 비롯,프랑스 이탈리아등의 이름있는 문학상을 여러차례 받은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지난 63년 첫소설「혹한」으로 오스트리아문학대상을 받았으나 수상연설에서 정부를 비판,그 자리에 참석했던 문화부장관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는 일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또 임종때는 『자신의 모든 작품을 조국 오스트리아에서 70년간 출판하거나 공연하지말라』는 유언을 남겨 그의 유작은 주로 인접국인 독일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93년 독일 본 시립극단 객원조연출자로 활동하다 올 봄에 귀국한 임수택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베른하르트 전문학자인 장은수씨(외대 독일어과 교수)가 번역했다.문영수 최윤영 박흥준 송연주등 출연.서울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오4시30분·7시30분. 동독출신 작가 하이네 뮤러의 「퀘르테트」(5월5∼29일 강강술래 소극장에서 공연)는 2인극 형식으로 18세기 프랑스 애정소설인 라크로의 「위험한 관계」를 토대로 씌어진 작품.한계 상황속에서의 인간의 본능과 위선,쾌락과 부패등이 섬뜩하게 그려진다.프랑스혁명 당시의 살롱,제2차세계대전때의 방공호,제3차대전 이후의 핵대피소등 시대와 장소를 다양하게 설정해 극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영화배우 장승화,탤런트 조성희씨가 출연한다.하오4시·7시30분 공연. 한편 3,4일 이틀간은 하이네 뮤러의 연극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마련,작가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돕는다.강강술래소극장에서 갖게될 이 행사에는 미국·독일·일본등에서 공연됐던 뮤러의 대표작 「햄릿머신」을 비디오로 제작·상영하며 뮤러의 작품세계에 대한 토론도 벌인다.
  • 김하인 장편소설「똘물」/이승우에세이집 「길을 잃어야 새길을만난다」

    ◎일상속에 묻힌 진실찾기 “잔잔한 감동”/똘물/동시에 비친 어른들 세계 희화화/길…/평범한 얘기 35편 재치있게 그려 삶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해낼때 희열을 맛보게 된다.바쁜 일상에서 문학작품을 통해 평범한 진리와 맞닥뜨릴때도 이같은 즐거움은 찾아진다. 늘상 그곳에 있어왔고 또 영원히 변치않는 절대적인 가치인 진실은 평소엔 잘 드러나지않는 속성으로 인해 더욱 소중한 값을 지닌다. 최근 젊은 작가 2명이 다소 파격적인 문체로 나란히 펴낸 「진실찾기」작품들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이런 원칙들을 생활의 발견차원에서 일깨워주고 있는 것들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으로 데뷔한 김하인의 장편소설 「똘물」(삶과함께간)과 올해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이승우의 에세이집 「길을 잃어야 새길을 만난다」(책나무간)­. 신춘문예와 국내 굴지의 문학상 당선으로 신선한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두 작가의 이번 작품은 가장 쉽고 평범하지만,반복되는 일상속에 묻혀버린 가치들을 캐내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가벼운 읽을거리들이다. 「똘똘한 아이」의 준말인 「똘물」을 제목으로한 김하인의 작품은 때묻지않은 5∼6세 어린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 세계를 희화화한 단편 묶음.작가의 어린시절 회상기이기도한 이 작품은 어렸을적 부모 형제 친구 마을사람 친척들에게서 일어났던 해프닝들을 짧은 이야기들로 재미있게 엮어나간다. 평소 어른들이 무관심한 살아가는 모습과 그 모순덩어리들이 코흘리개 동심을 통해 낱낱이 해부되면서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이 잊고 사는 삶의 아름다운 부분들이 향기있게 부각되고 있다.간혹 나이에 걸맞지않게 영특한 주인공 똘물의 허무맹랑한 좌충우돌이 튀기도 하지만 진실찾기 작업이 돋보이는 작은 이야기들임에 틀림없다. 이에비해 이승우의 「길을 잃어야 새길을 만난다」는 각기 다른 소재를 이용한 35개의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풀어간 에세이집이다. 평범한 일상에서의 해프닝 혹은 문학적 테마들에서 짭짤한 의미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신이 「라」음정을 내지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모든 노래를 「라」를 제외한7개의 음계만으로 다시 작곡하게 하는 통치자(사라진 음계중)나 자신이 지어준 이름이 최상의 작품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이름이 나쁘니 다시 지으라고 하는 엉터리 작명가(사람의 이름중)등 마치 이솝우화나 콩트를 연상케도 하지만 한국적 현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나」와 「우리들」의 평범한 이야기들을 재치있는 필체로 다듬어내 재미를 얹어주고 있다.
  • 선문선답/조오현 엮음(화제의 책)

    ◎한·중·일 선사 119명 선화모음 섬광과 같은 지혜로 탁트인 대자유의 세계를 열어보인 한국·중국·일본등 3개국의 선사 1백19명의 선화를 모았다. 중국편에는 불교 선종의 시조인 달마대사를 비롯해 송나라 말까지의 66명,한국편에는 삼국시대로 부터 현대의 경허·경봉·향곡스님에 이르기 까지 30명을,일본편에는 가마쿠라(겸창)시대에서 메이지(명치)시대까지의 선사 23명을 시대순으로 배열했다. 화두와 같이 일반인에게 어려운 선문답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실천적인 것들을 골랐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깊은 뜻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신흥사 회주인 엮은이는 현대시조문학상을 받았던 시조시인. 장승 5천원.
  • 절망을 거부한 전신마비 시인/장애인의 날 인간만세…포항의 이상열씨

    ◎입에 막대 물고 집필… 밝은삶 노래/“나는 곤궁한 순례자 건네주는 빈배”/작업장서 추락… 종교귀의후 새인생/인세모아 장애자시설 세우는게 꿈” 「깊고 투명한 절망의 늪에서/힘차게 비상할 때/우리는 모두/찬란한 진리의 빛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시 「절망」중에서) 해마다 장애인의 날(20일)이면 삼백예순네날동안 가슴에 묻어놨던 설움을 한꺼번에 토해내는 장애인들에게 장애자 시인 이상열씨(49·경북 포항시 환여동 혜림아파트)는 『진리 가운데에서 모두가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신마비로 가느다란 막대기를 입에 물고 워드프로세스의 가·나·다를 짚어가며 시 한수를 써내려가려면 꼬박 밤을 새워야 하는 최악의 몸으로 주옥같은 시집을 펴내 91년10월 제1회 솟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씨.그는 차라리 『곤궁한 순례자를 싣고 삶의 강을 건네주는 빈배』이기를 자청했다. 몸에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는 목부분밖에 없다는 이씨는 『비록 몸은 「어둠」속을 헤매지만 정신만은 청정하다』며 요즘은 「그대 가슴에 빛을 쏘리라」라는 3백쪽짜리 수필집을 쓰느라 밤을 잊고 산다고 했다. 주옥같은 문학작품의 밀알을 체험토록 강요받은 것은 그의 나이 36살때인 지난 82년.3살배기 딸애의 「빠이빠이」 손짓전송을 받으면서 삼풍공업이라는 포항의 중소기업에 출근하던 어느날 포항철강공단내 포철협력업체의 4m 높이의 작업장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고 2년여의 투병끝에 목숨은 건졌으나 전신마비라는 비운을 당했다.자살할 수조차 없는 삶을 원망하며 보낸 6년여의 세월을 「암흑」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씨에게 포항 성모병원의 베난시오수녀(53)는 「진리 가운데 하나됨」을 일깨워주었다.88년 이씨에게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목을 활용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워드프로세스를 소개해주고 사준 이도 바로 베난시오수녀였다. 「살기가 고달프다고/질긴 목숨 끊을 수 없고/ ……억장 무너져도 아픈 웃음 지을 수밖에」(「그러니 어쩌겠나」중에서).맨처음 눈물로 범벅이 된 채 밤새워 써내려간 시에서 이씨는 체념을 노래했다. 동국대 국문과를 중퇴하고 교사자격시험을 거쳐 한때 교직에도 몸담은 이씨가 시작활동을 통해 어느정도 평화를 얻어갈 무렵 또 한번의 슬픔을 맛보아야 했다.장애를 입은 후 7년여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주던 아내가 사랑하는 두딸 슬기(15)·송이(12)를 데리고 떠난 것이다. 「이다음에 정말 이다음에/문득 아빠 생각 나거들랑/네 아이 손 잡고/꽃한송이 소주 한병 들고/나 묻힌 곳에 찾아 주렴」(「1990년3월27일」중에서).그는 지금도 『아파서 정신이 멀어져갈 때 두손 꼭 잡고 「아빠 죽지마…」하고 눈물 글썽이던 두아이가 보고 싶은 것이 가장 참기 힘든 일』이라 토로한다. 그러나 진한 그리움이,삶에 대한 지극한 애착이 자신의 작품의 영양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숨기지 않는다.91년에 출간한 시집이 1만5천여부나 팔려 얼마만큼의 목돈을 마련했다는 이씨는 7월에 출판될 수필집의 수익금까지 보태 장애인을 위한 작은 공동체를 만들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 “건전문화 육성” 기업이 밑거름/문화·예술 분야별 지원실태

    경제성장과 문화·예술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문화·예술이란 자양분의 공급없이는 경제가 일정수준이상 커나가기 어렵고 경제적 뒷받침없이 문화·예술만 홀로 성장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경제성장에 주력하느라 문화·예술 분야를 소홀히 했으며 대표적 경제주체인 기업들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인색했던게 사실이다.이제 국내기업들이 문화·예술 투자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을 계기로 기업체들의 지원현황을 학술·문학·연극·음악·미술·무용등 분야별로 살펴 본다. ◎학술/대우·현대 연구지원·총서발간 활발/문학/교보·삼성,문인발굴에 창작지원도/연극/삼풍­실험극장 결연 “이상적 만남”/음악/금호·린나이,연주단체운영 돋보여/미술/10여개사 갤러리 운영/무용/적립성기금지원 늘어/홍보·산업성 치중 지양… 내실 바람직 ▷학술◁ 기업의 학술활동 지원은 그동안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던 분야이면서도 그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삼성 현대 대우등 3대그룹이 설립한 삼성미술문화재단·대우재단·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을 비롯,쌍용의 성곡문화재단,럭키금성의 연암문화재단,동아그룹의 백제문화개발연구원등 대기업 산하 각종 단체가 모두 특징적인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술지원 사업의 대표주자는 대우재단.학계에는 『아직도 대우재단 연구기금을 받지 못한 교수가 있느냐』는 우스개가 퍼져있을 만큼 지금까지 9백60건의 연구에 대해 지원을 했다.이 연구과제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온 것만 해도 2백60여권에 달한다.책의 권수가 문제가 아니라 이 책 대부분이 우리학계에 꼭 필요하되 사업성이 없어 출판업계에서는 외면되었던 내용이라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민음사가 출판을 맡아 인문과학은 2천권,자연과학은 1천권을 찍는데 재단이 상당분량을 구입해 공공도서관과 연구기관에 기증했다. 아산재단도 연구개발지원 및 출판에 열심이다.이 재단은 특히 중국과 동유럽등 특정국가나 지역에 대한 연구신청을 받아 반드시 현지조사연구를 하게한뒤 「아산재단 연구총서」라는 이름으로 출판한다.지금까지 러시아 중국과 아세안·동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한 10여권의 총서가 나와 연구는 물론 시장개척등 실제적인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미술문화재단은 학술부문에서 역사학과 고고학·문화재 발굴 분야를 중점지원하고 있다.이같은 지원은 호암박물관 및 호암미술관과 협조체제를 이루어 문화재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문학◁ 문학의 경우 이벤트성이나 전시효과와는 거리가 먼 장르의 특성 때문인지 기업의 투자가 별무한 상태다. 이 분야에서 돋보이는 활동을 벌이는 문화재단으로는 대한교육보험의 대산재단과 삼성의 삼성미술문화재단을 꼽을 수 있다.대산이 문학상공모와 함께 청소년문예캠프등 문인의 조기발굴에 치중한다면 삼성은 장편문학 발전에 초점을 맞춰 신진작가 발굴과 창작활동 지원에 나서고 있는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대산은 지난 2월 제정한 청소년문예공모에서 선발된 예비문인들을 기성문인과 함께 5일동안 문예캠프에 참가시키고 최우수자 2명에게 대학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키로 한 것도 문인 조기발굴차원에서 관심을끌고 있다. 삼성재단의 경우 문화투자의 하나로 다른 장르와 맞물려 문학지원을 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야,특히 장편문학에 중점을 두고 있는게 두드러진다. 지난 71년 도의문화저작상을 제정,소설·논문 부문에 상을 주다가 지난 75년 희곡을 신설했다.또 지난해 명칭을 삼성문예상으로 바꾼뒤 장편동화부문을 추가했다.이 문학상이 배출한 문인은 60명에 이른다. ▷연극◁ 기업체의 지원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분야다.일부 기업이 간헐적으로 연극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또 계속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도 꾸준히 지원한다기 보다 홍보효과만 겨냥하는 사례가 많아 연극활동의 내실을 북돋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이같은 상황에서 몇몇 극단은 기업의 지원을 활용해 짭짤한 실익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18년동안의 운니동시대를 마감하고 압구정동에 전용극장을 마련한 극단「실험극장」(대표 김동훈)이 대표적인 경우다.지난 91년 삼풍(당시 케임브리지멤버스)과 자매결연한 뒤 매년 6천만원씩을 지원받고 있다. 특히 삼풍측의 이사가 극단의 운영위원으로 참가,경영자문역까지 맡고 있어 기업과 연극의 이상적인 만남이란 평을 듣고 있다. 또 한샘과 대농·한강등 3개 기업은 지난해 뮤지컬 전문 제작단체인「에이콤」을 설립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한샘은 앞으로도 사무실운영비등 3억여원에 이르는 연간경상경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스포츠서울이 동양맥주와 공동주최하는 「OB스카이 대학연극제」도 기업과 문화의 성공적인 협조사례로 꼽힌다.OB는 지원금을 올해부터 최고 2천만원선으로 늘려 신인연극인을 발굴하는 순수아마추어 연극축제를 더욱 가꿔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어린이 연극상」을 2년째 지원하고 있는 영창악기제조도 지난해 2천만원에 그쳤던 지원규모를 올해부터 대폭 확대,명실상부한 어린이연극축제로 키울 계획이다. ▷음악◁ 기업의 음악분야에 대한 투자는 크게 ▲연주단체 운영 ▲공연장 운영 ▲연주단체에 대한 지원 ▲연주회 주최와 지원으로 나눌 수 있다. 「연주단체 운영」은금호그룹의 금호현악4중주단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국내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 4중주단은 지방도시 위주로 연간 25회이상 연주회를 열어 균형있는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금호재단은 앞으로 「스트라디바리우스」등 세계적인 명기들을 구입해 연주자들에게 빌려주고 전용 연주장을 만드는 등 이 4중주단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주방기구 생산업체인 한국린나이의 린나이콘서트밴드,도서출판 삶과 꿈의 「삶과 꿈 싱어스」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공연장 운영」은 삼성그룹의 호암아트홀과 두산그룹의 연강홀이 우선 눈에 띈다.음악전용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나 음악계의 공연장란을 상당 부분 덜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주단체 지원」의 예는 쌍용그룹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그러나 쌍용의 경우 올해까지는 4억원을 지원하나 내년 이후의 지원계획은 아직 세워지지 않았다.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는 분야이다.반면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중소기업인 동주제지로 부터 연습장과 사무실을 무료대여받아 큰 짐을 덜고 있어 비교가 되고 있다. ▷미술◁ 미술분야에 대한 기업의 지원은 문화재단을 설립해 그 기금으로 각종 관련 사업을 벌이는 형태와,미술관·갤러리를 지어 전시공간을 빌려주면서 미술품 컬렉션을 통해 수익사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삼성·금호·동양·동양화학·미원·베링거잉겔하임·대유등이 재단을 설립해 미술문화 지원에 나서는 기업들인데 아직 그 수가 10곳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 문화재단들은 나름대로 특징을 살려 국내 미술 발전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삼성미술문화재단은 미술관련 학술단체 지원,금호문화재단은 청년·지역작가 발굴,대유문화재단은 강연회및 워크숍을 열어 미술교육의 장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갤러리는 삼성 호암미술관과 대우 선재미술관을 비롯해 선경 워커힐미술관,금호 금호갤러리,동아 동아갤러리,동양 서남미술전시관,벽산 갤러리아트빔,동양화학 송암미술관,극동 새갤러리,신동아 63갤러리,한원 한원미술관등 10여곳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업의 미술공간은「예술부문 지원」이라는 본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미술계의 지적이다.즉 미술애호가인 기업주,또는 그 가족이 미술품 수집을 목표로 설립한다는 것.더욱이 일부 기업이 백화점에 낸 화랑이나 갤러리는 상업성을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무용◁ 지난해부터 적립성기금 지원이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국민은행·농협중앙회·주택은행·중소기업은행·외환신용카드·삼경화성·세종합동법률사무소등이 국립발레단후원회를 결성,1억4천여만원의 기금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 이 후원회는 정기공연외에도 단원들의 해외연수와 외국 유명안무가의 초청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해외연수의 경우 올해 1차로 국립발레단의 주역무용수인 한성희씨를 미 샌프란시스코발레학교에 보냈으며 수혜자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가기로 했다. 또 제일기획(대표 윤기선)은 무용단을 중심으로 한 전통예술단을 지난달 창단했다.이 예술단은 민속무용을 비롯,매년 2∼3회의 공연을 가지며 장기적으로는 안무로테이션제 및 고정레퍼토리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 우리말 유래사전/박일환 엮음(화제의 책)

    ◎속담… 은어의 유래 재미있게 풀이 우리가 흔히 쓰는 관용구·속담·은어·속어등이 어떤 까닭으로 지금같은 뜻을 갖게 됐는가를 풀이했다. 가령 술이 몹시 취한 상태를 일컫는「고주망태」는 예전에 술을 짜던 틀인「고주」와「망태=망태기」를 합친 말로,술짜는 틀 위에 놓인 망태기처럼 술에 잔뜩 찌들었다는 의미에서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사람을 일컫는「벽창호」는 유난히 크고 힘센 평북 벽동과 창성지방의 소를 부르던「벽창오」에서 나왔으며 따라서「백창우」로 불러야 한다는 것. 하나하나의 뜻풀이에서 우리의 전통의식과 생활상이 언뜻언뜻 보여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지은이는 중학교 국어교사이며 지난 91년「전태일문학상」을 받은 소설가이기도 하다.우리교육 6천원.
  • 추리기법 소설 독서계 휩쓴다

    ◎「무궁화 꽃…」「앵무새…」「개미」 등 20여종 폭발적 인기/인종갈등·살인사건·핵개발 등 주제 다양/긴장감·호기심 유발,독자들 기호에 부합 추리기법을 활용한 소설들이 독서계를 휩쓸고 있다.지난해 하반기이후 베스트셀러 소설부문 상위권을 번갈아 차지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추리기법의 소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영원한 제국」「앵무새 죽이기」「개미」「펠리컨 브리프」「돌연변이」등 줄잡아 2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돌연변이」「펠리컨 브리프」등이 본격추리물,즉 「살인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지적게임」을 추구한 소설이라면 나머지 소설들은 추리물 형식을 빌리되 다양한 주제를 독자들에게 제시한 작품들로 인정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중반에 발표돼 몇달째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문고등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2위를 오르내리는 「영원한 제국」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등 2편. 평론가 출신 작가인 이인화씨의 「영원한 제국」은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해 왕실의 서고인 규장각에서 한권의 책이 없어진 뒤 잇따라 살인이 일어나고 젊은 관리가 이에 휘말려들어간다는 줄거리이다. 따라서 이야기 전개는 추리 형식을 따랐지만 그 주제는 유학의 본질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는 두 집단간의 갈등,즉 세계관의 차이라는 철학적인 명제에 매어 있다. 「월간 책」이 독자 1만9천여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독자가 뽑은 93년의 가장 좋은 소설」로 선정한 김진명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추리소설의 틀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실존했던 인물인 재미교포 물리학자 이휘소씨의 돌연한 죽음을 소재로 삼은 이 작품은 한국의 핵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미간의 갈등등 20세기 후반의 국제정세를 폭넓게 다룬 역사소설 또는 정치소설로 인정받고 있다. 외국소설인 「개미」와 「앵무새 죽이기」도 문명비판과 흑백간의 인종갈등이라는 각각의 주제를 추리소설의 틀에 담았다. 이밖에 한승원씨가 발표한 「시인의 잠」과 고원정씨의 「바다로 가는 먼길」에서도 「기억상실과 복수극」,「실종자에 대한 추적」이라는 전형적인 추리소설 구조를 활용했다. 이처럼 추리기법을 쓴 소설들이 인기를 끄는데 대해 출판·서점업계는 『책머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한꺼풀씩 벗겨나가는 추리물 형식이 끝까지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지하기 원하는 요즘 독자들의 기호에 맞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추리물 애호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작가의 입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해 작품을 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교보문고 박동수일반서적과장은 『「제3의 사나이」「대위와 적」등 추리물을 여럿 발표한 영국작가 그레이엄 그린이 노벨문학상에 단골 추천된데서 알 수 있듯이 구미 각국이나 일본에서는 순수문학과 추리소설을 구분하지 않게 된지 오래』라고 말하고 앞으로 국내에서도 추리기법을 쓴 소설들이 뿌리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 훈장이여!(송정숙칼럼)

    총살집행을 하는 저격수들의 총중 하나에는 탄알을 장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일이 있다.어느총이 그런지는 누구도 모르게 하여 저격수 모두가 『내총이 그 총일수도 있으니 나는 살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위안받게 하는 효과를 위해서라고 한다. 집단의 정명성에도 그런 편리함이 있다.가만히만 있으면 보통은 되므로 중뿔나게 나서지 않는게 지혜이긴 하다.그러나 그래지지 않는 때도 있다. 느닷없이 「훈장」문제로 「전임」장차관들이 냅다 쥐어박히고 있다.쥐어박는 이유는 『뭘 잘했다고 훈장을 타겠다느냐』는 것이다.그러니 맹세코 훈장같은 걸 받겠다든가,달라고 보챈 일이 없이 쥐어박힌 쪽은 억울하다.억울하더라도 나서지 말고 집단의 익명의 그늘에 숨는 것이 이로울지 모르겠다.그러나 미운털 박힌 「전임」때문에 애꿎은 훈장이 봉욕을 당하는 것같아 묵비의 그늘에 안주하게 되지 않는다. 이른바 「고위공직자」가 가장 많이 거듭하게 되는 일은 국기에 대한 경례다.왼쪽가슴 심장위에 바른손을 얹고 애국가를 한소절쯤 듣다가 『나는 자랑스런…』으로 시작되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이 동작을 매일매일,하루에도 몇번씩 거듭하게 된다.일년이 가도 그런 기회가 별로 없던 사람에게 처음 그것은 낯선 느낌을 주었다.그런데 그 낯설던 동작이 차츰 몸에 심지를 심어주는 느낌이 들었다.때로는 겸허한 다짐이,또 때로는 부끄러운 가책이,그리고 어떤때는 뜨거운 감동이 꼿꼿한 심지가 되어 척추를 버텨주는 것이었다.어떤때는 준열하게 『너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겠는고』하고 힐채하는 듯한 외경도 경험시켰다. 『훈장』사단으로 「전임」들이 다시한번 폄평을 당하자 어쩐 일인지 그 「국기에 대한 맹세」가 떠올랐다.훈장이 안쓰러워 그랬을 것이다. 어떤 만화는 북쪽의 훈장문화를 빗대어 쓸까슬렀다.그러고 보면 우리의 훈장정서에는 북쪽의 그 희극스런 훈장문화가 끼친 영향도 적지 않은 것같다.양복에는 물론 조선저고리 앞길에까지도 하나가득 주렁주렁 훈장을 매달고 나와 사이비 종교단체처럼 집단 히스테리를 보이는 모습은,장난감보다 더 하찮아 보이는 그 훈장과 함께 슬프고 한심스럽다. 우리 훈장에 대한 쓸까스름이 거기까지 이르니『그깟 훈장,누가 달랬나.줘도 안받는다!』싶은 오기가 치밀 지경이다.그러나,그러나 소중한 우리의 훈장을 가지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그런 식으로 빈축이 거듭되어 훈장의 값어치가 추락되는 일을 거들 수는 없다. 훈장은 나라의 상징이다.국기가 그렇듯이.「국기에 대한 맹세」가 떠오른 것은 그때문일 것이다.흔히 문학상같은 것의 수상을 거부한 경우가 칭송되기도 하지만,많은 경우 상훈의 거부나 「사량」에서는 오만이 읽어진다.치기와 우월감으로 냉소하는 모습이. 훈장은 국가가 주는 존엄스런 것이다.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그러잖아도 요즈음의 「대한민국」은 우리 스스로에게 가지가지 수모를 당하고 있다.북에서는 독기를 품고 「불바다」를 위협하며 날마다 「지식인」과 「학생」과 「근로자」와 「군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라』고 소리소리 지르고 있다.늘 해오던 소리니까 새삼 탓할 것도 없지만,언제라도 그렇게 뒤집을 수 있는,『생기지 말았어야 할 나라』가 우리나라인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는 예사로 있다.북쪽의 충동질이 그런것과 연상되어 나라에 송구스럽다.그런 우리의 불경이 보복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렵다.『계속 그러면 대한민국으로 존재하는 일을 거부하겠다』고 돌아서버릴지도 모르지 않는가. 영문도 모른채 불쑥 뻗어난 주먹들에게 이리저리 쥐어박히게 된 발단이 훈장을 『쉬쉬』하며 결정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그것은 민망하다.그런 오해를 왜 받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자신없는 일이면 안하는 것이 낫다.공직자나 훈장같은 것에 유난히 두드러기 체질인 「쥐어박기 선수」들의 그 상투적인 수사학도 이제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잘한 일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잘못된 일에 대해서도 정밀하고 섬세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잘못이 고쳐지지도 않고 사회만 황폐해진다. 정체모를 악의가,털이 숭얼숭얼 돋은 벌레를 잔등에 넣고 있는 듯이 난감하게 하는 기분.아아,훈장이여.
  • 닫힌 시절의 사랑/뵐지음 서용좌옮김(화제의 책)

    ◎소외당하는 인간성 문제를 해부 종전 폐허문학의 기수로 독일문학을 시작한 지은이의 중기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전후 번영된 경제기적의 그늘 아래서 소외당하는 인간성의 문제를 다룬 단편 형식의 작품. 주인공이 하룻동안에 겪는 한 소녀와의 사랑의 격정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매어있던 가치들의 무의미성을 지적한다. 즉 예기치 못한 사랑의 격정을 느낀 주인공이 자기 생의 커다란 반전을 가져오는 결과를 통해 복고적 자본주의와 패덕의 윤리라는 현실에서 탈피,삶과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되묻고 있는 소설이다. 지은이는 19 17년 독일에서 태어나 폐허문학을 주도,지난 72년엔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단절된 독일문학을 세계문학에 연결했다는 평을 받았다. 도서출판 삼문 4천원.
  • 사람의 아들/바스 토스지음 남진희 옮김(화제의 책)

    ◎중남미 억압받는 민중의 삶 묘사 1959년 발표돼 이듬해인 1960년 첫 출판된 중남미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적 작품. 파라과이의 삶과 역사에 천착해온 지은이의 3부작 「사람의 아들」「나는 절대자」「검사」중 1부작품으로 제1회 국제소설 콩쿠르대상과 세르반테스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따뻬라는 파라과이의 작은 원주민 마을을 배경으로 저항과 탄압의 세월을 거듭하는 원주민들의 삶에 접근,중남미의 왜곡된 현실과 억압받는 민중의 구원에서 나아가 휴머니즘 회복을 강조한 장편. 스페인치하에서 벗어난 직후 쿠테타가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독재자에게 탄압받고 백인 선교사들에 의해 강제로 이식된 기독교의 지배에 저항하면서 문둥병자가 만든 예수상을 세워 종교적 자주성을 찾는등 신에 의한 구원이 아닌 인간에 의한 인간의 구원을 꿈꾸는 모습을 통해 역사적 삶의 영원한 슬픔을 암시하기도 한다.도서출판 동숭동 5천8백원.
  • 꼬마천사 다이사 1·2·3/보이트지음 이광찬옮김(화제의 소설)

    미 코네티컷에서 성장,대나홀스쿨과 매사추세츠의 스미스컬리지를 졸업한 지은이의 처녀작 「귀가」(82년 미 도서상 후보 추천작품)와 그 후속편 「다이시의 노래」(83년 미 최우수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 수상작)를 3편으로 엮은 장편. 정신이상이 된 엄마와 이별한뒤 안주할 곳을 찾아 헤매는 어린 네남매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은이의 시각에서 접근한 성장소설. 자의식강한 열세살짜리 소녀가장 다이시,사려깊은 남동생 제임스,공부는 못하지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여동생 메이베스,개구장이 남동생 새미등 각각 개성적인 성격을 가진 네남매가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꿋꿋함등이 그려지고 있다. 열린세상 각권 5천원.
  • 미당이 어찌 노벨상감이 못되랴만(박갑천 칼럼)

    1945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은 칠레의 한 여교사였다.그의 시가 어쩌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의 한 사람인 스웨덴의 시인 얄마아르 그로베리의 눈에 띈다.그는 미스트랄의 시를 번역하고 자기돈으로 출판까지 했다.이 무명의 여교사는 그해 노벨문학상 물망에 올랐던 칼 샌드버그,윌리엄 포크너,앙드레 지드 등의 명성을 눌러버린다.한 심사위원이 수상자를 만들어낸 셈이었다. 세계적인 영예에 엄청난 상금까지 따르는 노벨상인 만큼 선발과정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더구나 문학작품을 꼲는다는 것이 꾀 까다로운 일이기도 해서 「공정」에서는 더 멀어져 간다고 할수도 있다.앞서의 경우같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수상하는 것 못지않게 유럽·아메리카 쪽에의 지역편중과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이 지적되어 온지는 오래다. 이에 대해서는 스웨덴 한림원이 창립2백돌을 기념하여 출간한 「노벨문학상」에서도 『3분의1은 잘못 골랐다』고 인정한바 있다.그 책자는 또 『마땅히 받을만한 50∼1백명 정도의 작가가 수상하지 못했다』고도 「자백」한다.레프 톨스토이,막심 고리키,헨리크 입센,마르셀 프루스트,D H 로렌스,에밀 졸라,폴 발레리,앙드레 말로…등을 염두에 둔 언급이었다고 할 것이다. 노벨상을 말할 때 생각나는 것은 사마천이 「사기」의 백이열전에서 힘주어 말한 대목이다.『…안연이 비록 학문에 독실하였으나 파리가 준마(순마)의 꼬리에 붙어서 천리를 갈수 있는 것처럼 공자의 칭찬을 얻어서 그 덕행은 더욱 현양되었다…』.노벨상에도 그같은 뒷심의 논리가 작용한다.공자라는 기(기)의 꼬리를 잡았기에 안연의 성가가 높아진 것과 같은 논리다.노벨상에서의 공자는 바로 국가의 위상이다.힘이다. 몇해전 프랑스와 독일의 문학단체에 의해 노벨문학상 수상후보자로 추천된바 있는 우리 「언어의 연금술사」미당 서정주(미당 서정주)시인.올해 다시 펜클럽 한국본부에 의해 추천된 것으로 알려진다.상이야 받아서 나쁘달 것이 없다.하지만 백로를 「까마귀 싸우는 골」로 밀어넣는다 싶어지기도 한다.까짓것 안받아도 미당의 시세계야 옹골찬것 아닌가.유불선을 넘나드는 자재의 경지가 제대로 번역되어 이해되고나 있는 것인지 어쩐지.『장님은 문채를 보지 못한다』(장자:소요유)고 하지 않았던가. 『어디서/누가/내말을 하나?/어디서 누가 내말을 하여/어늬 소가 알아듣고 전해 보냈나?』.그의 시 「재채기」의 마지막 연이다.그는 지금 엣취! 재채기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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