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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載均 광주북구청장 시낭송 CD음반 펴내

    현직 구청장이 행정 수행 과정에서 느낀 단상을 엮은 시(詩)가 CD음반으로 재탄생했다. 음반 제작사인 ‘음악예술 사람’은 김재균(金載均) 광주북구청장이 지은시 13편을 모아 ‘찔레꽃은 일렁이는 눈물로 핀다’라는 제목의 시낭송 음반집을 최근 냈다. 이중 ‘자미탄을 꿈꾸며’와 ‘지산사람들’은 김구청장이 지난 1년간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재직중 행정을 펴나가면서 느낀 점을 시로 적은 것이어서생동감을 주고 있다. 김구청장은 ‘자미탄을 꿈꾸며’에서 지금은 사라진 백일홍(자미)이 핀 여울을 노래했다.북구는 매년 무등산 일대 시가문화권에 자생하던 백일홍과 그일대 여울을 재현하기 위해 자미탄축제를 열고 있다. ‘지산 사람들’에서는 지난해 수마가 할퀴고 간 삶의 터전을 다시 일궈 수확하는 농민의 마음을 단체장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찔레꽃’은 5·18 19주기를 맞아 지은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추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세한도’는 IMF 한파를 극복하는 삶의 의지를 표현했다.김구청장은 지난해 계간 시대문학 여름호에 ‘산수유꽃 연가’ 등10여편을실어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대한광장] 노벨평화상과 한반도 냉전 해체

    일본인은 그동안 8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1949년,핵력의 정체를 밝히는 등 물리학 3명,의학 1명,화학 1명,문학상 2명,평화 1명 등이다.노벨상은 인류발전에 기여한 공로 인정에 있어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인정되는상이며,인류 전체 감사의 표징이다.그러나 74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의 평화상 수상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도 문제가 됐다.“미국의 베트남 정책에 적극동조했고 중공(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반대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한 것이 무엇인가” 등. 73년 노벨위원회는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레둑토 월맹 정치국원에게 파리합의의 공로로 평화상 수여를 결정했다.그러나 당시 뉴욕 타임스는 ‘노벨전쟁상’이라고 비꼬았다.워싱턴 포스트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사람을 잘 웃긴다”고 했다.우방 일각에선 “미군을 무책임하게 철수시키기 위한 구실 마련”이라고 비난했다.“주변 국가를 침공하고 지키지도 않는 휴전협정에 동의했다고 평화상을 주다니…”라고 했다.레둑토는 수상을 거절했다.파리합의후 미군철수를 기다려 일거에 무력통일을 계획하고 있던 월맹으로서는 위장외교 전략으로 평화상을 받기에는 국가의 품위와 양심이 허용치 않았을 것이다. 얼마전 한 TV가 키신저와의 회견에서 파리합의는 결국 ‘사기’가 아니었느냐고 추궁했다.회견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간 그의 착잡하고 부끄러웠을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노벨평화상은 전쟁을 예방하고 민족간·이념간 분규를 해소하는 데 역사적 공헌을 한 인사에게 주어진다.수상자 몇 사람을 살펴본다. 1971년 대동독 강경노선 할슈타인 정책을 수정해 동구권 화해의 동방정책을 과감히 추진,독일통일의 초석을 놓은 브란트 서독총리,78년 네 차례의 중동전쟁후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한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그후 극우파에 의해살해당한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50년간 계속돼온 인종차별정책 철폐를 위해 27년 동안 옥고를 치르며 이를 이룩한 만델라아프리카민족회의 의장과 데 클레르크 남아공 대통령,64년 흑인 비폭력운동가로 후에 암살당한 킹 목사,94년 3,000년 이상 지속돼온 민족갈등을 지속하고 이스라엘 재건국이후 분쟁을 거듭해 왔던 팔레스타인과 평화를 정착시키고 결국 후에 반대 강경파에 의해 암살당한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아라파트PLO의장 등 모두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용기있는 지도자들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냉전구조를 해체하겠다고 했다.그러나 서해교전과 베이징 차관급회담 결렬 등을 우리는 보고 있다.분단은 우리민족의 의사와 관계없이 외세에 의해 주어졌다.5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 책임을 마냥 외국에만 돌릴 수는 없다.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반대로 작은 새우가 고래를 마구 끌고 흔들어 서로 등 터지도록 싸우게 했다.6·25가 그렇고1894년 청일전쟁,1904년 러일전쟁이 그렇다. 우리 역사는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다.소의 꼬리에 안주하기보다 닭의 머리로 떳떳하게 살려고 했다.광개토대왕의 웅지가 있었고 살수(薩水)의 용맹이 있었다.왕건의 통일 포용력이 있었고 이순신 장군의 살신성인이 있었다. 김구의 민족자주 의식이 있었고 항일투쟁의 빛나는 전통이 있었다. 지도자는 대중의 뜻을 따라가는 추종자가 아니다.자기신념에 남이 따라오도록 하는 능력을 가진 자를 말한다.인구팽창,자원고갈,식량부족,환경오염,이념·민족분쟁의 새 천년에서 남북 가릴 것 없이 지금의 분단상태로는 자랑스런 국가로 살아남을 수 없다.2,500년전 철학자 플라토는 “오직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봤다”고 했다.남북한이 그럴 수는 없다.폐쇄적인 민족주의가 아니다.같은 민족으로 세계의 멸시와 조롱을 더이상 참을 수는 없다.오늘날 남북이 안고 있는 어려움의 큰 원인이 분단 사실에 있다.문제를 근본에서 해결해야 한다.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가장 부강한 나라보다 높은 문화의 나라.’김구의 나라상이다.민족을 위해,세계 평화를 위해 노벨평화상이 우리 민족에게 수여되는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손장래 前 말레이시아 대사
  • 日법원, 柳美里씨 소설 출판금지령

    재일 한국인 2세로 ‘가족시네마’로 일본 최고의 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 97년 수상자인 柳美里씨(31)의 소설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22일 법원에 의해 출판금지명령을 받았다. 문제가 된 소설은 柳씨가 94년 주간 신초(新潮) 9월호에 발표한 ‘돌에 헤엄치는 고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실제인물(여·30)이 “출신대학이나 유학지,부친의 직업은 물론 선천성 얼굴장애 등을 본인의 허락없이 묘사했다”고 도쿄지법에 150만엔(1,450만원)의 손해배상 등을 청구했었다.
  • 도스토예프스키 유럽 여행기 번역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가 서유럽을 여행하고 쓴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인상기’가 노문학자 이길주씨의번역으로 나왔다.도서출판 푸른숲. 도스토예프스키는 1849년 벨린스키,페트라셰프스키 등 혁명지식인 그룹과의교류 혐의로 체포돼 10여년간 시베리아 유형과 강제노역을 마친 뒤 60∼70년대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지를 두루 여행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스러운 기적의 나라’를 꿈꾸며 유럽에 대한 환상을 키웠다.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비쳐진 유럽은 부르주아의 탐욕과 중산층의 타락으로찌들린 비극 그 자체였다. 유럽사회에 유포된 자본주의의 속물근성과 부르주아의 비속함을 목도한 그는 러시아 지식사회의 유럽숭배 풍조를 신랄히 비난하는 한편 지나친 합리주의와 물질문명의 폐해로 인한 유럽의 비극적 종말도예견했다. 이같은 그의 예견은 1,2차대전으로 현실화됐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고대유적이나 문물보다 민중의 생활상에 주목했다.그리고 그 비참한 모습에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이는 상처받은 그의 애국심을 민족적 자존심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유럽기행은 이후 그의 작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죄와 벌’‘백치’‘악령’‘도박자’ 등은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그가 서구주의자에대항하는 러시아 슬라브 민족주의를 주창하게 된 것도 이때의 여행이 계기가 됐다.그러나 그의 유럽여행은 순수하지만은 않았다.빚쟁이들의 성화를 피하고 연인과의 밀월을 즐기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 도스토예프스키는 독일에서룰렛 도박을 해 내내 빚에 허덕이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그의 유럽인상기에대해 7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솔 벨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상기는 난폭하고 공정치 못하며 경솔하기까지 하다.그의 관점은 불쾌감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 [이세기 칼럼] 空超문학상

    이 시대를 살다 간 수많은 시인,작가,묵객들은 저마다 기상천외한 기행과호방한 일화들을 남기고 있다.그 중에서도 공초(空超) 오상순(吳相淳)시인의 무정처(無定處)·무소유(無所有)의 삶은 무절제한 탐욕에 사로잡힌 세속인들에게 매서운 화살촉처럼 가슴을 꿰뚫는 경고를 준다.삶과 죽음의 일체를공(空)으로 돌리고 한조각 뜬구름처럼 표박(漂泊)을 즐기던 그의 시인적 삶은 우리 문단에서는 방랑과 참선과 애연의 전설적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그가 타계한 지난 63년 6월3일,지금의 한국프레스센터 건너편인 세종문화회관별관(구 국회의사당)에서 영결식을 끝내고 수유리 장지로 향하는 행렬은그야말로 전에도 후에도 볼 수 없었던 감동의 물결이 아닐 수 없었다.영정에는 잠들 때 외엔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담배연기가 피어오르고 만장을 든 여학생들과 가사를 걸친 승려들의 독경,문인 음악가 화가로 이어지는 이 땅의모든 예술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합세하는 이채로운 광경을 연출해내었다.그때 연도에서 이 행렬을 지켜보던 한 외국인이 “한국이 이처럼 문화국가인 것을 몰랐다”고 한 감탄은 우리에게 긍지를 주었다. 공초 시인은 하루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모든 것을 청산하고 정적의 세계로 돌아간다고 했고 다시 하루가 시작되면 그는 ‘반갑고 기쁘고 고마운’ 마음에서 날마다 새로운 삶을 맞이하고 있었다.불교에 심취하던 시절의 명찰순례와 고승들과의 고담준론,한때는 모던하고 진보적인 청년교사로서영어에 능통했으나 언제부턴가 삭발한 채 먹는 것,입는 것,잠자리를 걱정하지 않는 완전한 자유인이 되어 방황과 표랑의 생활에 안위하게 되었다.그의기인적 행각은 수주(樹州) 변영로 등과 술을 마시고 대낮에 벌거벗은 채 소를 타고 큰거리로 진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기르던 고양이가 죽자 친구들에게 부음을 띄우고 무덤을 만들어 곡을 하면서 ‘천지가 곡(哭)을 한다’는 시를 지은 것이 후에 ‘짝잃은 거위를 곡하노라’로 발표되고 있다.한 손으로는 세수하고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우면서 밤낮없이 자욱한 담배연기 속에서,50년대 중반부터는 서울 명동의 청동다방에 칩거하여 195권의 ‘청동문학’을 남긴 것은 그만의 남다른 문학적 성취일 수 있다.예를 들어 ‘담배연기는 스러져 어디로 가나’라는 화두 아래 월탄(月灘) 박종화는 ‘늙지 않은 공초,늙을 수 없는 공초,늙어서는 아니될 공초’를 쓰고 있고 이은상도 ‘오고싶지 않은 곳으로 온 공초여,가고 싶은 곳도 없는 공초여’를 기록하고 있다.이를 두고 구상(具常) 시인은 ‘어느 현세의 시인이나 철인,사제나 선사 중에서도 이렇듯 끊임없고 헤아릴 수 없는 형이상학적 인생문답자를 찾지 못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우리의 서정시에 강렬한 사상성을 불어넣은 신시운동의 선구자이기도 한 그가 우리를 사로잡는 진정한 힘은 그의 문학보다 문학적으로 이룩한 삶의 체현에 있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옳은 평일 것이다.무상한 세태의 와중에서 언제나 행운유수(行雲流水)로서 그는 손에 잡히지않는 곳에 부동의 섬으로 떠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3년부터 공초숭모회와 대한매일신보사가 공초의 기일(3일)을 전후해서 그의 문학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오늘이 바로 7번째다.혼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오염과 시속기(時俗氣)가 없는 문학적 삶을 체현(體現)한 시인을 가졌다는 것은 여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묘소를 찾는 후학들의 발걸음이 뜸해진다는 소식은 아쉽다.일본에는 ‘사양(斜陽)’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를 위한 ‘앵도기(櫻挑忌)’나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기(愚國忌)’ 등 시인·작가를 추모하는 모임이 많은것으로 알고 있다.시 한줄을 읽는 것보다 한 시인의 위대한 삶을 비춰보는추모의 마음은 시심보다 값지다.우리는 누구보다 앞장선 문화국가,문화민족의 긍지를 잊지 말고 이런 정감어린 행사를 키워가는 분위기를 생각해봐야겠다. [논설위원 sgr@]
  • 日작가 하루키 신드롬 언제까지

    [올해 쉰 한살의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그의 장편소설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는 일본에서 약 600만부,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렸으며 우리나라에서도 50만명이 넘는 독자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한다.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은 이제 90년대를 가리키는 하나의 상징어가 됐다.그의 이름 앞에서 문학의 위기와 죽음을 예언하는 담론들은 별다른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가히 ‘하루키 현상’이다.하루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올해는 하루키 문학이 한국에 상륙한 지 10년이 되는 해.그동안 적잖은 논의가 있었지만 이 시점에서 그의 문학의 정체,특히 한국 독서계에 끼친 공과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는 국내에 번역,소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베스트셀러목록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그만큼 한국 독자들의 폭넓은 반응을 얻고 있다.노벨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같은 작가도 한국 독서계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이례적인일이 아닐 수 없다.하루키 문학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많은 독자들은 “하루키 소설의 매력은 분위기 그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그 분위기란 먼저 소설 주인공의 삶의 양식과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들은 근원적인 상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우울이나비탄의 정조(情調)에 빠지지 않는다.그들은 마치 댄스 스텝을 밟듯 경쾌하게 세계와의 게임을 즐기면서 존재의 의미를 탐색한다.이것은 이전의 순문학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인간형이다. 그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하루키 특유의 개성적인 글쓰기 스타일.하루키는 현실 경험이 아닌 말 자체의 이미지에 바탕을 둔 서술방식을 즐겨 사용한다.현실과 환상을 기술적으로 뒤섞는다든가 백일몽을 자연스레 끼워넣는데,혹은 이미지의 자기운동이란 측면에서 그런 방식은 안성맞춤이다.소비문화의 물질기호들을 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는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러한 ‘분위기의 미학’이야말로 독자들의 기분에 딱 들어맞는 하루키 소설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하루키는 시대를 관통하는 ‘동시대성의 감각’을 추구한다.특히 한국의 독자들은 그가 우리의 ‘운동권’에 비교될 수 있는 ‘젠쿄토(全共鬪)’세대라는 점에 이끌리는 듯하다.‘상실의 시대’에는 국가 권력과 기성 권위에 맞서 이상주의적 해방구를 건설하려 했던 일본 60년대 젠쿄토 세대의 상실의아픔들이 유령처럼 떠돈다.그렇다고 하루키가 우리 후일담소설의 경우처럼그 시대에 대한 감상적인 추억과 동경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외려 그는 그 시대와 과감하게 결별한다.혼란스럽고 무모했던 관념과 이상의 왕국에 더이상 머무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벼움과 상실감,무국적성을 특징으로 하는 하루키 문학.그의 소설은 문학작품을 감상하는 전통적인 태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다분히 쾌락적이고 자극적이다.이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하루키 문학이 10년이란 기간을 두고우리에게 물밀듯이 몰려왔다. 하루키 문학은 90년대 한국 소설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또 끼치고 있는가.문학평론가 장석주는 이렇게진단한다.“90년대 일부 소설의 경우 하루키 소설과의 상호소통 흔적은 분명하다.그러나 그것은 다만 ‘흔적’일 뿐,깊이 들여다 보면 ‘차이’에 대한 자의식 즉 비판적 성찰이 전제되지 않은 일방적인 수수(收受)요 무자각적 닮음으로 치달은 일종의 문화(文禍)임을 알 수 있다” 하루키 소설이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게 다양성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준 촉매제였지만 그 폐해 또한 만만찮다는 것이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국내 작가의 하루키 문체 모방내지 표절 문제다.문학평론가 남진우가 일찌기 ‘오르페우스의 귀환’이란글에서 지적했듯이,윤대녕이나 이응준처럼 하루키 문학의 어떤 측면을 진지하게 소화·변용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둘 수도 있다.그러나 어떤명분에서는 표절은 문학적 자살행위임에 틀림없다. 한편 일본 고단샤(講談社)에서 펴낸 하루키 신작 장편 ‘스푸트니크의 연인’의 판권을 따기 위해 국내 출판사들이 최근 벌인 출혈경쟁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어린 소녀와 중년여인의 레즈비언 사랑을 그린 통속소설에 불과한 이 작품에 왜 그토록 매달리는가.하루키가 아무리 출판계의 흥행보증수표라 하더라도 옥석을 구분해 내려는 최소한의 양식이 필요하다.선량한독자 대중이 상업출판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연보]■1949년 일본 효고(兵庫)현 아시야(芦屋) 출생■1975년 와세다 대학 문학부 연극과 졸업■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제22회 ‘군조(群像)’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1982년 ‘양(羊)을 둘러싼 모
  • 오세영시인…인간실존의 문제 서정적 詩語로 형상화

    “공초(空超) 오상순은 허무의 끝까지 나아감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 했던의지의 시인입니다.운명에 맞서 절대허무의 경지를 개척한 공초의 시세계와내 시의 공분모를 굳이 찾는다면 그것은 탈속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지요” 올해 제7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세영 시인(58)은 “공초선생과특별한 인연도 없는 나를 작품성만을 보고 편견없이 수상자로 뽑아준 데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65∼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11권의 학술저서를 낸 부지런한 시인이요 학자다.그러나 우리 문단에서 오세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로 통한다.이른바 ‘문지’니 ‘창비’니 하는 거대 ‘문단권력집단’과는 애초부터 인연이없기 때문이다. “이들 두 그룹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인정할 만합니다.그러나 이들이 끼친 폐해는 그 공(功)을 상쇄하고도 남아요.30년 가까이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문단정치의 본산노릇을 해왔으니까요”이런 패거리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그는 특히 ‘문지’의 경우 그 폐쇄성과 엘리티즘은 4세대에 걸쳐 이어져오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시인은 이같은 문단의 진구렁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꽃같은 시심을 피워내기 위해 분투해왔다.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은 사랑.오세영 시에 있어서 사랑이란 진리를 향한 에로스적인 충동 혹은 미혹한 상태로부터 진리를찾아가는 구법(求法)의 과정이다. 그는 ‘찻잔’이란 시에서 사랑을 “비움으로써 가득 차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그 자신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의시에서는 뭔가 그윽한 선미(禪味)가 느껴진다. 이번 공초문학상 수상작 ‘집만이 집이 아니고’가 실린 ‘벼랑의 꿈’(시와시학사)은 시인의 동양적 사유의 정점에 놓이는 시집이다. “멀리 헤르만 헤세나 T.S.엘리엇에서부터 가까이는 옥타비오 파스나 파블로 네루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동양사상으로부터 문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맑은 바람이나 밝은 달을 읊조리는 정도라면 모를까,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루는데 어떻게 동양사상에 기대지 않을 수있어요” 오시인은 불교와 노장(老莊)철학은 물론,우리의 무속세계까지도 자신의 시적 영토로 아우른다.문제는 심오한 인생론과 우주론적인 성찰을 어떻게 서정의 그릇에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를 위해 그는 “모더니즘적인 언어감각과 시어를 꾸준히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돼 있는 그는 사실 모더니즘 시인으로 출발했다.70년대 초까지는 과격한 실험시를 쓰기도 했다.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이 대표적인 예.그가 서정성의 세계로 돌아온 것은 70년대 후반들어서다.“전통적인 정서에 충실하다보니 이따금 고답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하지만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서정주·박목월·유치환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 시인 오세영은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추천작 ‘잠깨는 추상(抽象)’ ▲1970년 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출간 ▲1983년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로 제15회 시인협회상 수상.시론집 ‘서정적 진실’,평론집 ‘현대시와 실천비평’ 출간 ▲1985년 서울대 국문과 교수 부임.선시집 ‘모순의 흙’ 출간 ▲1986년 ‘그릇’ 연작시로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2년 ‘구룡사시편 겨울노래’로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한국현대문학 강의 ▲1999년 제10시집 ‘벼랑의 꿈’ 출간 ▲현 서울대 국문과 교수김종면기자 jmkim@
  • 오세영시…집만이 집이 아니고 /심사평

    출가(出家)라니 정녕 어디로 간단 말이냐. 머리 깎아 바랑메고 산으로 간단 말이냐. 장삼 걸쳐 법장(法杖) 짚고 바다로 간단 말이냐. 바람 따라 향기 좇아 이른 계곡엔 도화(桃花)는 시나브로 꽃잎 지는데 하염없이 개울 물은 흘러가는데 강물 따라 소리 좇아 이른 바다엔 파도는 실없이 부서지는데 출가라니 누굴 따라 어디로 간단 말이냐. 집만이 집이 아니고 집밖에 있는 것이 또 집인데 비로봉 만물상 곰바위 밑에 앉은뱅이 민들레나 되란 말이냐. 지리산 세석대 널바위 밑에 가지 꺾인 소나무나 되란 말이냐. 출가라니 집밖이 또 집인데 정녕 어디로 가란 말이냐. - 오세영시 심사평 올해로 7회를 맞은 공초문학상은 시부문에 시상하는 문학상으로 그동안 수상자들의 면면을 볼 때 그 높이와 무게를 가늠할 수 있는 권위있는 상이다. 이에 부응해 5명의 심사위원들은 운영규정에 명시된 ‘20년 이상의 문단경력이 있는 작가로 작품의 우수성뿐 아니라 수상자의 인품도 고려한다’‘전년도 6월부터 당해년도 5월까지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에맞는시인의 작품을 고르기 위해 3명 이상 대상자를 추천한 뒤 다수 득표자 2명으로 압축,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진행했다.이 과정에서 문학상의 참뜻을 살리기 위해선 국외자적 위치에서 고독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시인들에게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시집 ‘벼랑의 꿈’을 펴낸 오세영시인을 수상자로 결정했다.수상작은‘집만이 집이 아니고’.오세영시인은 시력(詩歷)이 30년 넘게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오면서 일관되게 한국시의 정체성을 모색해온 중진시인이다.이번에펴낸 제10시집 ‘벼랑의 꿈’은 고승들에게서나 접하던 선시의 내밀한 정서를 현대적 삶에 새롭게 접목시키고 있다.특히 수상작은 자기존재의 긍정과부정 사이에서 표출되는 정신적 방황을 서정적이고 모던한 언어로 포착,현대서정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이고 있다.이런 성과는 저 무소유의 존재론적 시사상을 펼쳤던 공초의 문학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하겠다. 심사위원 대표 이근배(시인)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2)-남정현의 ‘분지’(1)

    작가 남정현은 등단 3년만인 1961년 중편 ‘너는 뭐냐’로 제6회 동인문학상(후보작)을 수상할 정도로 그 풍자적 기법이 뛰어났다.5·16군부쿠데타 이후 한국사회가 당면했던 갈등과 모순을 전통적인 골계적 수법으로 날카롭게비판하던 이 인기작가에게 당시의 잡지들은 앞다투어 원고를 청탁했다.1964년 11월 경 그는 ‘사상계’와 ‘현대문학’ 두 잡지로부터 소설을 청탁받고 우선 한 편의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설이란 우리 인간사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을 가진 작가로서 현실을 관찰하면서 “어찌된 판인지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는 인간의 꿈과 염원을 시중들기 위한 법이며 제도며 그 장치보다는,도리어 인간의 염원을 가로막고 행복을 훼손하려는 장애물이 더 많은 것 같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문학적 상상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국가권력은 이미 나라와 민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들의 손에서 아주 멀리멀리 떠나버린 상태”로 보여 “세세연년 민족자주를 열망하는 전민중적인 희원을 한번 소설화해보고 싶었을 뿐”이어서 쓰게 된 것이 ‘분지’였다.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19같은 민족적 희망이 왜 5·16같은 폭압으로 압살당해 버렸느냐를 추구하다가 “그 배후에는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외세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그 답답함과 울분을 기초로 ‘분지’를 구상했던 것이다”(한승헌변호사 변론사건 실록 ‘분단시대의 피고들’ 참고). 그의 장기인 풍자적 기법으로 그리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도 탈고하게된 이 작품을 작가는 순문학지 ‘현대문학’을 통해 발표했다.1964년 12월 어느날이었다. 소설은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을 취한 일인칭 독백체로 이뤄져 있다.만수의 아버지는 일제 때 독립운동을 위해나갔으나 해방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고,그의 어머니는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채 돌아와 정신이상으로 죽는다.고아 남매는외가에서 자라던 중 6.25로 헤어져 만수는 입대했다가 제대했으나 살 길이없는 절망 속에서 스피드상사의 현지처가 된 누이동생 분이를 만나 미군수물자 장사를 하면서 지낸다. 이런 딱한 처지의 만수에게 친구들은 도리어 매부인 스피드상사에게 미국과 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빽을 써대는 현실을 저주하며 만수는 썩어빠진 정치를 규탄하나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누이 분이의 고통이었다. 밤마다 스피드상사는 본국의 본처와 비교하면서 분이의 육체적인 결함을 들어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며 학대해댔기 때문이다.대체 미국 여인들의 육체는 얼마나 황홀하기에 저런가고 고심하던 중 스피드의 본처 비취가 한국으로오자 만수는 그걸 확인하고 싶어졌다. 만수는 한국을 안내해주겠다는 구실로 비취를 향미산으로 데려가 정중하게분이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그녀에게 육체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자,그녀는 다짜고짜 만수의 뺨을 후려갈겼다.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수는 그녀의 배위를 덮치고 앉아 속옷을 찢어 황홀한 육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만수의 손에서 헤어난 비취는 돌연 “헬프미!”를 외치며 산 아래로 내려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 결과는 “향미산의 둘레에는 무려 일만여를 헤아리는각종포문과 미사일,그리고 전미군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정학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미 제 엑스 사단의 그 늠름한 장병들이 신이라도 나포할 기세로저(만수)를 향하여 영롱한 눈동자를 빛내고”있다. “이 땅 위에서 만수란 이름의 육체와 그의 혼백까지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뿌려진 금액이 물경 이삼억 불에 달”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의 이 소설은 채만식의 풍자를 능가하는 완벽한 알레고리로 김지하 풍자문학에 한 발 앞선 성과였다.“앞으로 단 십 초,그렇군요.이제 곧 저는 태극의 무늬로 아롱진 이 런닝셔츠를 찢어 한 폭의찬란한 깃발을 만들”어,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대륙에 닿아 “우유빛 피부의 그 윤이 자르르 흐르는 영니의 배꼽 위에 제가 만든 이 한폭의 황홀한 깃발을 성심껏 꽂아놓을 결심”을 다지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난다. 林軒永 문학평론가
  • [대한광장] 文人의 위상

    인류가 ‘문학’이라는 형태로 추구해 왔던 것은 무엇일까? 왜 인류는 이형식에 유난히 큰 기대를 걸어왔던 것일까? 왜 인류는 작가에게,화가나 음악가에게 요구하는 것보다 더 엄밀하게 ‘시대의 판단’과 ‘시대의 예언자’가 되기를 요청해 왔던 것일까? 그것은,‘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 때문이다.언어는 가장 확실하게 로고스를 유형화하는 수단이며,그것을 넘어서 미래까지 투시하는 예지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오랫동안 ‘지성’과 동의어였으며,문학을 하는 사람은 ‘지성인’과 동의어였다.우리나라에서도 이 전통은 80년대까지 유지됐다.문인들은 일제와 맞서 싸웠으며,독재에 항거했고,잡혀가 얻어맞고,투옥당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그러는 동안 한국문학은 어떤 의미에서는 문학 고유의 기능을 유보시켜 두었다고 볼 수 있다. 문학 고유의 기능,또는 문학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사회에 대한 발언’이다,아니다.‘문학 특유의 언어 미학’이다.전자의 견해를 리얼리즘이라고 부른다면,후자의 견해는 모더니즘이라고 부른다.어쨌든 우리나라에서 통용돼 왔던 분류법에 따르면 그렇다.그리고 양 진영 사이에서 ‘순수냐 참여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 문맥 안에서 이 두 경향은 우리나라에서처럼 상반되는 것이아니었다.왜냐하면 첨단의 언어의식과 미의식은 저절로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그렇게 살펴보면 ‘순수문학’도 ‘참여문학’도없다.모든 좋은 문학은 참여문학이다.즉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세계에 대해발언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언어의식과 자아의식이다.이렇게 어렵게 말할 것도 없다.내가 누구로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또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왜 그런 방식으로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문학은 80년대 내내 독재에 항거하느라고 리얼리즘에 꼬박 매달려 있었다.‘현실에 대한 발언’만이 문학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러는 바람에 언어의식은 형편없이 뒷걸음쳤다.리얼리즘의 편류는 문학적으로우리 사회를 너무나 황폐하게만들었다.지금 평균 독자들은 최소한의 은유조차 알아듣지 못한다. 그나마 1930년대 이래 꾸준히 발생해 왔던 한국의 모더니즘 전통은 완전히물밑으로 가라앉아 버린 것 같다.물밑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그러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현장비평가들은 현재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첨단 언어들을 손도 대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다. 1990년대에 들어와 몇몇 문인들을 ‘스타’로 만든 출판사나 비평가들은 그들이 상당히 ‘모던’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그들의문학은 거의 모두 약간 변형된,아니 오히려 변질된 리얼리즘이다.대중에게영합하기 위해 감상주의로 포장한 ‘리얼리즘 당의정’이다.따라서 그들에게 언어의식도 자아의식도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90년대 들어 대중 앞에 내세워진 문인들은 거의 연예인 수준이다.그들은 대중을 즐겁게 해주고,그 대가로 명성을 얻고 돈을 번다.문인은 이제 지식인도 행동인도 아니고 다만 ‘문학상품 생산자’에 불과할 뿐이다.문학비평가들도,언론도 ‘잘 팔리는 상품 생산자’인 문인들만 대중에게 소개할 뿐이다. 이제 이데올로기가 무너졌으니,싸워야 할 대상이 없는 것일까? 그러니 즐겁게 한 생을 살다 가면 그만일까? 문학에는 이제 대중을 즐겁게 해주어야 할의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90년대 한국문학은 스스로에 대한 모독만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모독은 문학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모독이다.흥미로운 것은,그 모독의 결과로 어떤 문인들은 그들이 그토록 혐오해서 모독해 마지 않는 삶 안에서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90년대 문학은문학 모독자들의 천국이다.이건 일종의 개그다.신(新)개그다. 김정란[상지대 교수·시인]
  • 새천년 아프리카 대탐사 나선다

    우리나라가 새 천년을 맞아 아프리카 탐사에 나선다.이사업은 대한매일신보사가 주최하고 유네스코 본부가 후원하며 아프리카 문화탐사위원회 주관으로실시된다. 아프리카 문화탐사위원회(위원장 김상우의원)와 유네스코 본부는 26일 평화의 문화 구축을 위한 문화간 대화노력의 일환으로 2000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2년 동안 우리나라 탐사단 16명이 아프리카 대륙 45개국의 문화를 탐사한다고 발표했다. 두 단체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페데리코 마요르 유네스코 사무총장,두두 디엔 유네스코 다문화교류국장 등 유네스코 및한국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 문화탐사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상우위원장은 2000년은 유엔이 정한 평화 문화의 해,2001년은 문화간 대화의 해라면서 아프리카 탐사는 문화간 대화를 촉진하고 평화구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탐사단은 탐사기간중 15명의 유네스코 본부 연구진 및 15명의 현지 지원인력 등 자문위원단의 도움을 받아 탐사를 하게된다. 자문위원단에는 나이지리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잉카 윌리,말리 출신의미항공우주국(NASA) 천체물리학자 다이아라 체이크 등 저명인사들이 포함돼있다. 모로코·세네갈·라이베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를 먼저 탐사한 뒤 나미비아·마다가스카르 등 동·남부 아프리카를 거쳐 2001년 12월 수단·이집트 등동·북부 아프리카로 돌아온다.모두 8만여㎞로 자동차로 이동하게 된다. 오는 11월까지 탐사대원 선발 및 장비구입 등 모든 준비를 끝내고 12월15일 파리 에펠탑 광장에서 출발식을 가진 뒤 12월25일 모로코 라바트로 이동,새해 첫날 대장정에 들어간다. 탐사 결과물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며 TV다큐멘터리(ABC,CNN,BBC,NHK,France Culture,ARTE,TV-3,NDR,Euronews),CD롬,비디오 테이프,DVD,출판물 형태로 제작,유네스코 가맹국(184개국)에 배포된다. 탐사비용 110억원은 우리측이 부담하며 유네스코 연구진 및 현지 지원인력지원비는 유네스코가 부담한다.탐사위원회는 카메라·자동차 등 30여억원에이르는 장비는 이미 확보됐다고 밝혔다.임태순기자 stslim@
  • [인터뷰] ‘1318문고’ 기획 사계절출판사 강맑실사장

    청소년들에게 흔히 하는 말중의 하나가 ‘창의력이 없다’란 말이다.평소독서가 부족해서라고 한다.하지만 막상 독서를 권하려 해도 마땅한 책이 별로 없다.세계고전명작선이나 한국 근현대문학선이 고작.얄팍한 흥미위주의하이틴 순정소설보다 도움은 되겠지만 내용이 어렵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문제다. 사계절출판사의 ‘1318문고’는 이런점을 염두에 두고 순수문학을 지향하면서도 현실을 충실하게 담아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청소년문학선이다. 사계절출판사는 지난 97년 3월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를 시작으로 최근 나온 ‘내 안의 자유’(채지민 지음)까지 11권의 청소년을 위한 작품을 선보였다.사계절출판사의 강맑실 사장을 만나보았다. 1318문고 기획동기는. 1318세대(13∼18세)에 맞는 내용과 재미,작품성을 고루 갖춘 책을 내 청소년들에게 삶의 자양분이 되도록 하기 위한 기획이다.작품들의 다양한 주제를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문제를 끊임 없이 제기하고있다.청소년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힘겨운 몸짓에서부터 세계적 인권문제,전쟁의 상흔,뜨거운 가족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국작품이 많은데. 우리나라는 청소년 출판시장이 좁아 쓰려는 작가가 별로 없다.하지만 미국이나 독일·프랑스 등은 청소년 전문작가가 탄탄히 자리잡고 있고 권위 있는 문학상도 많다.따라서 괜찮은 작품이 많은게 현실이다.국내작품을 많이 발굴하기 위해 역량있는 작가를 찾고 있다. 작품 선정은. 학생과 교사,전문가로 구성된 20명의 모니터단을 꾸려오고 있다.이들이 책이 나오기 전에 내용을 검토해 출간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전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흥미나 작품성 면에서 더욱 신중이 가해진다고 본다.
  • 동양3國 명작 연극 무대 오른다

    이번 주말 미국이나 유럽 일색의 연극에 식상한 관객이라면 앞으로 국립중앙극장과 예술의 전당을 찾아가면 좋을 성 싶다.이 두 곳은 아시아권 명작을잇따라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시야를 넓혀준다.이들 두 곳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전하기 위해 우선 가까이 있는 나라의 작품부터 다루는 것”이라고 공연 배경을 설명했다. 국립극단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루쉰(魯迅)의 ‘아큐정전(阿Q正傳)’으로 연극계의 ‘수입선 다변화’를 꾀한다. ‘아큐정전’은 풍자정신이 번득이는 세계적 중편소설.연극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중국 ‘현대연극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천바이천(陳白塵)이 각색했으며 ‘캐츠’‘바리-잊혀진 자장가’ 등에서 역동적 무대를꾸민 김효경이 연출한다. 김효경은 “루쉰의 작품은 대사가 적고 장면전환이 많아 이해하기가 다소어렵지만 해설자를 내세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이 작품은 국립극단이 마련한 ‘한 중 일 동양 3국 연극 재조명’시리즈의 하나로 열리는 것이다.오는 6월 함세덕의 ‘무의도기행’(11∼24일),9월 일본작품(미정 10∼19일),11월 오태석의 ‘운상각’(12∼21일) 등이 이어진다.(02)2274-1173 예술의 전당도 ‘20세기 대표작가 연극제’에서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우체국’과 중국 극작가 차오위(曹 )의 ‘일출’을 선보인다. 타고르는 ‘기탄잘리’로 동양에서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얼핏생각하면 희곡하고는 거리가 먼 것으로 느껴진다.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우체국’의 경우 영국에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른 유명한 작품이다.시적 감성이 풍부한 상징성으로 ‘어린 왕자’를 연상케 한다.연출을 맡은 채윤일은 “잔잔한 서정시가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16∼18일,28∼5월2일. 중국 극작가 차오위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몇차례 공연된 바 있다.사교계의 꽃을 주인공으로 삼아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일출’은 지난 46년 혁명극장에서 이진순의 연출로 무대에 올랐었다.연출자김철리는 “리얼리즘에 충실하면서 얽히고 설킨 중국 근대사를 통해 다양한인간상을그려내겠다”고 밝혔다.23∼25일,5월5∼9일.(02)580-1300
  • 문학 단신

    ◆문병란씨 새시집 '인연서설' 펴내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 가운데 한명인 문병란씨(65)가 새 시집을 냈다.도서출판 시와사회가 펴낸 시집은 ‘인연서설’.문씨는 그동안 민주화 운동의 한 가운데에서 격정적인 시들을 토해냈다.하지만 이번 시집에는 삶에 대한 관조와 자아의 내면탐구,삶의 고뇌와 풍자를 담은 시편들이 주로 실렸다. “내 친구의 꽃가게에서는/천 원에도 행복을 판다”(‘행복을 파는 꽃가게’),“그녀는/항상/반쯤 입을 벌리고/권태롭게/우두머니 서 있다”(‘우체통사설’) 등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다.‘오월의 죽음’‘꽹과리 소리 한평생’ 같은 역사의 현장에서 읊었던 행사시도 실렸으며 ‘두개의 평화’‘살구꽃’ 등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시편도 담겼다. ◆日작가 히라노 장편소설 '일식' 번역올해 일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郞·24)의 장편소설 ‘일식(日蝕)’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양윤옥 옮김,문학동네. 아쿠타가와 사상 대학생이 23년만에 처음으로 상을 받은 데다 소재와 표현기법이 특이해화제를 모았던 작품. 올해로 120회째를 맞은 아쿠타가와상 사상 대학생이 수상자로 뽑힌 것은 이시하라 신타로,오에 겐자부로,무라카미 류에 이어 그가 네번째다.소설은 초로의 성직자가 16세기 초반 시점에서 젊은 수도사 시절(1482년)에 겪은 비밀스런 기적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중세유럽의 사상적 흐름이 그대로담겨 있을뿐 아니라 마니교,이슬람교,연금술 등 이단의 종교철학들이 복잡하게 얽혀들어 있어 읽는데 적잖은 지적 인내를 요구한다. ◆英 바이어트 장편 '바벨탑' 소개 영국의 현대작가 A.S.바이어트(64)의 장편소설 ‘바벨탑’(전3권,이종인 옮김))이 국내에 소개됐다.바이어트는 지난 90년 대표작 ‘소유’로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았던 인물.유럽에서는 움베르토 에코에 비견될 만큼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대문학’이 펴낸 이 소설은 여주인공 프레데리카와 그의 가족사를 시대상황과 접합한 작품이다.여주인공의 고통스런 이혼소송과 외설소설 ‘배블탑’의 음란시비를 고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특히 소설 속의 소설‘배블탑’은 인류가 당면한 종말과 새 도덕률의 탄생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새 천년기를 앞두고 시사점을 던져준다.
  • 베스트셀러 판도변화… 순수문학이 뜬다

    최근 문학 베스트셀러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출판계의 불황으로 대형 베스트셀러가 자취를 감추면서 작품성을 갖춘 순수문학서들이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교보문고·종로서적 등이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박완서의 창작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창작과비평사),신경숙의 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문학과지성사),황지우 시집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사) 등이 출간 이래 상위권을 지켜오고 있다.97년과 98년 같은 시기에 김정현의 ‘아버지’·김상옥의 ‘하얀 기억 속의 너’,김종윤의 ‘슬픈 어머니’·김진명의 ‘하늘이여 땅이여’ 등 대중소설이 각각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순수문학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너무도 쓸쓸한…’은 11만부,‘기차는 7시에…’는 8만부,‘어느날 나는…’은 6만부가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이 책들은 모두 나온지 석달도 되지 않았다.문학서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출판계의불황으로 대형베스트셀러가 사라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실제로 97년 11월이후 독서계에서 밀리언셀러는 모습을 감췄다.98년 1월에 출간된 ‘하늘이여 땅이여’가 85만부 정도 나가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또한 IMF 관리체제 이후 독자들의 도서구매 형태가 바뀐 것도 순수 문학서 강세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유행에 따른 거품독서가 수그러든 대신 제대로 된 작품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다”는 문학과지성사 채호기 주간의 말처럼 독자들은 화제작가에 휘둘리기 보다는 이미 검증받은 작가들의 작품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가벼움의 미학’으로 무장한 신세대 작가들의 키치적인 면모에 독자들이 식상한 측면도 없지 않다.박완서(68)의 소설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의 인기요인은 그런 신세대 문학과 대척점에 서 있는 작가의 의미심장한 작품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소설집의 표제작 ‘너무도 쓸쓸한…’은 초로의 부인이 아들의 졸업식장에서 안사돈에게 은근한 모욕을 당한 뒤 평소 멋없고 비굴한 인간이라고 경멸하는 남편,그것도 오랫동안 떨어져 산 남편에게 점차 관용을 베풀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우리 시대 소설의 어머니격인 박완서는 이 소설에서 ‘원로’란 이름에 걸맞는 인생살이의 연륜,삶에 대한 성찰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편 각종 문학상 수상작품집들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하다.올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문학과지성사),현대문학상을 받은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현대문학),21세기 문학상을 수상한 전경린의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이수) 등이 그것이다.특히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순문학출판물로는 드물게 해마다 베스트셀러 수위를 기록해왔다.98년수상작품집인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는 38만부나 팔렸다.‘내 마음의 옥탑방’ 역시 10만부가 팔려 침체된 문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현재시상되고 있는 국내의 문학상은 218개(97년말 기준).문제는 이 많은 문학상의 이름 값을 빌려 판매를 늘리려는 상업출판의 스타시스템이다.
  • 英 케임브리지대 리처드 에번스교수 ‘역사학을 위한 변론’

    미국의 저명한 역사가 로런스 스톤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역사학의 위기를경고한다.“포스트모던적 도전 때문에 전문 역사학은 그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위기에 빠져 있다”.네덜란드의 포스트모던주의자 프랑크 앙커스미트는 “서구 역사 서술에 가을이 왔다”고 단언한다.80년대 등장한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이같이 전문 역사학을 위기와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90년대 후반들어 젊은 역사가들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는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 과연 무엇인가.포스트모던 역사학의 다양한 모습과 경향을 설명하고 전문 역사학과의비교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는 역사학자의 시도를 담은 책이 나왔다. 리처드 에번스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역사학을 위한 변론(In Defence ofHistory)’.소나무 1만원 에번스 교수는 ‘심판의 제식’으로 현대사 분야에 권위있는 프랭켈 상을,‘함부르크에서의 죽음’으로 울프슨 문학상 역사부문상을 받은저명한 중도 우파적 역사가다. 이 책을 번역한 이영석 광주대 교수는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1960년대와 70년대 세계 역사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사회사 중심의 역사학을 거부한다”고 말한다.전문 역사학은 사회사를 중심개념으로 역사를 서술했다.사회를 통해 정치·문화 등 총체적인 역사를 재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그러나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문화나 정치를 통해 사회를 설명할 수도 있다며 사회사중심의 역사관에 도전한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역사서술의 외연을 넓혔다.“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은역사의 어떤 한 측면을 다른 것보다 우선하는 일이나,핵심적인 거대 서사(grand narrative)를 구성하고 다른 모든 것을 그 주변으로 분류하는 것을 거부한다.과거 역사가들이 사소하거나 의미없다고 여겼던 인간의 미시세계도 역사로 끌어들였다”고 에번스 교수는 말한다.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역사학의 실제’의 저자 엘튼의 역사관은 물론이고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에드워드 카의 견해까지도 낡은 것으로 만들었다.그들은 근대주의적 역사서술의 핵심인 이성과 진보에의 신념을 거부한다.한스 켈너 등 극단적인 포스트모던 역사가들은 객관적인 실제는 인식할 수 없으며 과거의 실제라고 믿는 것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에번스 교수는 역사적 지식의 가능성을 모두 부정하는 극단적인 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을 비판한다.“역사학자들이 그려낸 과거는 완전한 실제는 아니더라도 장인 정신으로 실제에 접근하려는 역사가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에번스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역사가들에게 자신의 연구 방법과 절차를 성찰하고 좀더 자기 비판적일 수 있게 했다”고 말한다.그는 포스트모던역사이론의 긍정적인 측면은 받아들인다.그러나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많은이론들 가운데 한 이론에 지나지 않으며 다른 이론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한다.포스트모던 역사이론의 등장으로 역사학은 혼돈에 빠져 있지만 그는 객관적 역사지식을 탐구하는 전문 역사관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 포커스 투데이-82년 노벨문학상 마르케스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지난 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71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일선기자로 데뷔,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파리 재킷,흰 콧수염과 노트북 컴퓨터는 노작가의 새로운 인생을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최근 콜롬비아 정부와 좌익게릴라간의 평화회담을 취재하면서 게릴라 지도자를 직접 인터뷰한 기사는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다.그가얼마전 인수한 시사주간지 ‘캄비오’는 자신의 기사 덕분에 이전보다 5배나 많은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다.매일 120명 이상의 독자들이 구독을 신청,경쟁지 ‘사마나’를 3대1로 압도했다.우수한 기자들을 확보해 놓고서도 경영부실로 도산직전에 처했던 ‘캄비오’에 마르케스는 구원의 천사인 셈이다. 인근 남미국가 잡지사들도 건당 1,000달러 이상하는데도 마르케스의 글을전재하기 위해 안달이다. 마르케스에게 언론생활은 사실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전직 복귀이다.2차 대전이 끝난 19세때부터 14년간 콜롬비아 데일리에서 ‘발로 뛰는’ 기자로 이름을날렸다.후에 쿠바의 프렌자 라티나 통신사 뉴욕특파원을 지내기도 했다.항상 ‘언론인은 내 평생의 꿈’이라고 말해왔다. 이처럼 명성을 날리는 것은 그가 보유한 최고의 취재원 때문.굵직한 삶을살아온 그는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절친하다.지난주 쿠바·콜롬비아 정상회담을 밀착 취재,‘증오에서 사랑으로’란 제목의 기사를 써내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또 콜롬비아 산업계의 대부로 수년간 언론 접촉을 기피해온 훌리오 마리우 산토 도밍고도 “마르케스라면 기꺼이”라며 인터뷰에 응했다.
  • 노동자 시인 백무산 새시집 ‘길은‘

    80년대 노동문학의 기수 백무산씨(44·본명 백봉석)가 신작시집 ‘길은 광야의 것이다’(창작과비평사)를 내놓았다. 지난 88년 울산지역의 조선노동자로 첫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를 발표,문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97년에는 제3시집 ‘인간의 시간’으로 제12회 만해문학상을 받으며 건필을 과시했다.그는 현재 울산 근교에 칩거하며 사색과시작에 몰두하고 있다. 백씨의 이번 시집은 놀라운 시적 변모를 보여준다.그의 시의 중심은 이미세속 혹은 현장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이전의 비타협적이고 급진적인 세계는 선적(禪的)인 세계로까지 이동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람 사는 소리가 웅얼거려 알 수가 없다/밖으로 가니 안이 그립고/안으로 가니 밖이 그립고/안팎을 하나로 하겠다고/얼마나 덤볐던가/저 물빛은 안인지 밖인지…”(‘물빛’ 중) 산승의 고졸한 정신적 윤기마저 느끼게 하는 이 작품에서 그의 투쟁적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백무산 혁명미학의 90년대적 변주일까.한 세기가 저물어가는 침잠의 시대,그의 시가 어디로 머리를 돌리게 될지는더 두고 봐야 할 것같다.金鍾冕
  • 이상문학상 大賞 朴相禹씨

    이상문학상선고위원회는 15일 제23회 이상문학상 대상자와 우수상 수상자 6명을 선정,발표했다. 대상은 소설가 朴相禹씨가 ‘내마음의 옥탑방’으로 차지했고 추천우수상에는 김인숙(물 위에서),배수아(운둔하는 북의 사람),원재길(삼촌의 좌절과 영광),이순원(1978년 겨울,슬픈 직녀),이윤기(손가락),하성란씨(당신의 백미러)가 선정됐다.과거 상을 받은 수상작가의 우수작으로는 최일남씨의‘우리말역순 사전’과 한승원씨의 ‘검은 댕기두루미’가 뽑혔다.
  • ‘99문화를 여는 사람-소설가 은희경

    90년대 한국문학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히는 작가 은희경씨(40).두번째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문학동네)가 7주째 소설부문 베스트셀러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전북 고창출신인 은씨는 95년 등단 이후 3년여 동안 장편소설 ‘새의 선물’과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등 문제작을 잇따라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 왔다. 그의 소설은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로 읽힌다.‘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주제 역시 사랑이다. “혹자는 저를 연애소설 작가라고 합니다.하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상투성’,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에요.” 은희경은 흔하디 흔한 사랑의 주제를 기존의 방식과는 사뭇 다른 도전적인방식으로 다룬다.그에게 있어 사랑은 고상하고 감상적이며 가슴 아린 그런것이 아니다.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순정은 더욱 아니다.‘타인에게 말 걸기’에서 이미 “사랑은 천상의 약속일 뿐”이라고 선언했듯,은희경식 사랑은 어디까지나 사랑의 낭만성을 뒤엎어 버리는 ‘순정의 아이러니’로서의 사랑이다.‘마지막 춤은…’에서 주인공 진희는 세 명의 남자에 동시에 끌리는 자유분방한 사랑을 선보인다. “제가 소설에서 그리는 사랑은배신과 반칙이 횡행하는 무규범의 사랑입니다.이를 통해 이 사회에 통용되는획일화된 가치와 허위의식을 비판해보자는 것이지요.우리 사회의 숱한 억압과 금기에 의해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사랑,그 억압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움을 얻는 사랑이 제가 추구하는 사랑의 본모습입니다” 은씨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그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인다.올 안에 펴낼 단편소설집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과 경(輕)장편소설‘꿈속의 나오미’는 모두 그 연장선상에 놓인다. 그는 한때 고등학교 국어교사를 지냈다.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에는 비문(非文)이 거의 없다.올해는 문장교본이 될만한 단편소설들을 집중적으로 써볼계획이다. [작가 은희경씨는] ●전주여고,숙명여대·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95년 중편‘이중주’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제10회 동서문학상,제22회 이상문학상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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