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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의 결가부좌’ 로 노작문학상 받은 이문재

    “그간 시는 독자들과 괴리감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시가 다시 살아나려면 독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 점에 염두에 둔 시작(詩作)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제7회 노작문학상을 받은 이문재(47) 시인의 작품집 ‘물의 결가부좌’(동학사 펴냄)가 출간됐다. 표제작과 ‘손은 손을 찾는다’‘산세베리아’‘사막에 나무를 심었다’‘달밤’등 수상작 5편과 대표작 10편 등 모두 15편이 실렸다. 노작문학상은 시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쓴 노작(露雀) 홍사용(1900∼1947)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는 의미 전달 ‘물의 결가부좌’는 연꽃이 피는 시기 등 시간의 문제를 감수성이 뛰어난 문체로 다루어 현대인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노력하려는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이 시가 전적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쓴 것은 아니에요. 다산 정약용이 젊었을 때 친구들과 연꽃놀이를 하며 시를 지었데요. 연꽃이 필 때 연못에 배를 띄워 연꽃의 향기를 맡았다는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옛 문인들은 이렇게 연꽃을 감상했구나.’하는 사실(史實)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시인은 시간의 문제를 유려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어서 연못으로 나가 보아라/ 연못 한가운데 뗏목 하나 보이느냐/ 뗏목 한가운데 거기 한 남자가 엎드렸던 하얀 마른 자리 보이느냐/ 남자가 벗어놓고 간 눈썹이 보이느냐/ 연잎보다 커다란 귀가 보이느냐/ 연꽃의 지문, 연꽃의 입술 자국이 보이느냐/ 연꽃의 단 냄새가 바람 끝에 실리느냐” 모든 것이 변화하는데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의미를 다른 말투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는 게 시인의 작품 메시지인 셈이다. ●생태주의적 관점서 접근 “개인적으로는 자연 생태학에 관심이 많아요. 생태학의 범위는 굉장이 광범위합니다. 이를 테면 느림의 미학, 즉 걷기 등과 같은 그런 것들이지요.” 지배-피지배, 남성우월주의 등으로 대변되는 20세기 시각 중심 문화로 훼손된 미각·시각·후각 등 근접 미각을 복원하는 데 힘쓰겠다는 얘기다. 느림의 미학을 중시하는 만큼 시인은 자연히 느슨한 산책을 허용하지 않는 도심의 한복판을 걸으며 현실의 풍경을 세세히 돌아본다는 게 문단의 평이다. 해서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현대적 삶의 중심을 거부하는 모반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제목이 ‘물의 결가부좌’인 만큼 불교적 색채를 띠고 있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 시인은 단호히 손사래를 친다.“불교적이 아니고, 근접 미각의 회복 등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보면 됩니다.” 깊고,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에 먼저 손을 내미는 시인의 새로운 다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시인의 시어는 맑고 간결함으로 상징된다. 이는 곧 ‘언어경제’라는 말로 통하기도 한다.“시인 김종삼을 좋아합니다. 그의 깐깐한 언어경제에서 비롯되는 인간에 대한 연민 같은 것을 배웠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다보니 압축적인 시어가 내 작품 속에서도 녹여든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지요.” 1982년 ‘시운동’ 4집에 ‘우리 살던 옛집 지붕’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산책시편’·‘마음의 오지’와 산문집 ‘내가 만난 시와 시인’ 등을 펴냈다. 노작문학상 외에도 김달진 문학상·시와시학 젊은시인상·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안녕, 스퐁나무/하은경 글·이형진 그림

    어느 날 아빠가 현이에게 캄보디아 여행을 제안했다. 사원을 집어삼키고 있는 ‘아주 커다란 나무’를 보는 게 아빠의 목적이다. 엄마와 별거 중인 아빠는 집을 따로 얻어 살고 있다. 새 애인이 생긴 까닭이다. 아빠와 가기 싫은 캄보디아 여행을 하며, 현이는 아빠에게 묻고 또 자문한다. 새로 사귄 사람이 그렇게 좋은지, 엄마와 왜 결혼했는지, 결혼이 도대체 뭔지, 가족은 뭔지…. ‘안녕, 스퐁나무’(하은경 글·이형진 그림, 문학동네 펴냄)는 가족과 가족제도에 질문을 던지는 동화다. 올해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스퐁나무는 일종의 무화과나무. 사원 지붕이나 담벼락에 뿌리내린 뒤 결국엔 사원 자체를 뚫고 들어가 파괴하는 나무는 거대한 뱀의 형상으로 캄보디아 여행자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가족의 의미는 스퐁나무를 묘사한 몇 문장에 집약돼 있다. 스퐁나무는 “무시무시하게 커다란 나무 뿌리가 지붕과 벽을 뚫고 사원을 한 입에 꿀꺽 삼키려 하는 꿈틀대는 구렁이 몸뚱이” 같은 존재지만,“이젠 사원과 한 몸처럼 살게 되면서 베어내면 사원이 무너져버리는” 존재이기도 하다.“서로를 괴롭히면서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관계”, 그게 바로 가족이란 메시지다. ‘안녕, 스퐁나무’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작품이다. 동화는 가족제도를 건드린다.‘가족’을 이야기하는 어린이문학은 많았지만,‘가족제도´를 다루는 어린이문학은 흔치 않았다. 현실에서 가족 형태는 급격히 분화되고 있으나, 인식에서 가족제도는 모든 사회제도의 근간이자 ‘영원불변의 전통’으로서 굳건하다. 현실과 인식의 괴리는 가족제도를 어린이문학이 접근하기 곤란한 민감한 주제로 만들었다.‘안녕, 스퐁나무’는 아버지의 외도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각을 빌려 어린이문학이 놓쳐온 ‘또 하나의 현실´에 다가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 반면 작가가 스퐁나무를 작품 중심 소재로 놓는 순간 이야기 결론까지 정해지고 말았다. 가족은 스퐁나무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면서도 서로를 떼어 놓지 못하고 끝까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관계’로 귀결된다. 엄마는 전통적 가족제도가 여성에게 강요한 자리를 지키고, 아빠도 마침내 ‘한때의 실수’를 인정한다. 가족의 형태는 ‘n분의1’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아빠-엄마-아들·딸’로 이뤄진 가족만이 ‘정상’일 경우 편모·편부가족, 조손가족은 늘 ‘비정상’이자 ‘결손’일 수밖에 없다는 고민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가족이란 혈연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돼 가는 것이란 자각에 이르지 못한 결말이 아쉽다.”면서도 “향후 어린이문학이 탐구해가야 할 문제의식 하나만은 확실히 던져준다.”고 평가했다. 초등 5학년 이상. 9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상수 노동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수상

    이상수 노동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수상

    이상수(61)노동부 장관이 수필문학 발전을 위해 도서출판 계간문예가 제정한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제2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수필집 ‘분재의 철사를 풀며’. 계간문예는 “건강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은유적 수사학이 돋보이는 수필집”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YMCA시민권익보호 변호사,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 주임변호사 등을 거쳐 13·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장관은 지금까지 ‘사람값과 사람대접’‘나는 충무경찰서 유치장 초대가수였습니다’‘충무경찰서 초대가수’ 등의 수필집을 펴낸 바 있다. 이 장관은 “돌이켜보면 글을 쓰는 순간이 가장 순수하고 진지했던 때인 것같다.”며 “좋은 경험을 쌓아나가고 마음도 비워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의대 동창회관에서 열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길섶에서] 사노라면/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오디오 마니아인 친구가 있다. 한국가요에 심취해 있다. LP판만 1만장 넘게 갖고 있다.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양평, 그의 ‘음악실’을 찾았다. 턴테이블에 곡을 올렸다.‘사노라면 언제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뜨지 않더냐/쩨쩨하게 굴지말고 가슴을 쫙펴라/내일은 해가뜬다’ 들국화의 명곡 ‘사노라면’이다. 그런데 가수가 달랐다. 이날 ‘사노라면’은 1960년대 자니리가 불렀다.‘뜨거운 안녕’으로 너무나 유명한 가수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고한 길옥윤씨의 작사·작곡이었다.40여년전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니, 충격이었다. 길옥윤은 음유시인이었다. 노랫말이 시였다. 시화전도 가졌다. 이런 가사도 있다.‘흩어지는 꽃잎 시들은 꿈들/진주빛 눈물의 밤이 깊으면/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 사람/불꺼진 거리에서’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 미국에선 10년전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다. 그의 노랫말을 평가해서다. 우리 대중가요 노랫말도 문학으로 평가받는 날이 올까. 공후인, 황조가 등 고전 시문학도 당시엔 대중가요 가사였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선택 2007 D-7/TV토론 중계] 세계화 시대 문화정책

    ●권 후보 세계 속의 문화란 무엇이겠나. 바로 다양성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지 않으려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서 어떻게 됐나. 영화를 반밖에 제작하지 않는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도입되면 모든 문화가 미국화된다. 한·미 FTA를 막는 게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이회창 후보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는 데는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스스로 뛰고 제안하고 개발하는 방법이 있고, 그걸 못 하면 정부가 정책적으로 키워야 한다. 정부가 돈을 들이고 세제혜택을 주며 키워야 한다.●문 후보 저는 문학도였다. 박목월 시인에게 문학상도 받았는데 시도 쓰고 영시도 쓰고 하면서 서울시에 임대료 내고 문학모임을 이끌고 있다. 우리 시 문화를 통해 한류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정 후보 문화대통령이 되고 싶다.100만명의 일자리를 여기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만화·게임 시장은 반도체 시장보다 크다. 뮤지컬·영화·드라마의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 지난 10년동안 검열이 없어서 창작의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이명박 후보 문화산업은 21세기 전략 산업이다. 미국의 문화 산업은 세계 1위로 세계 시장의 42%를 차지한다. 일본은 2위다. 그러나 한국은 2.2%로 세계 9위다. 제 임기 내에 이걸 5% 정도로 올리려고 한다. 그럼 세계 5위쯤 된다. 전세계 문화산업의 5%정도면 60조원 규모다.●이인제 후보 문화창조 역량은 지금이 최고다. 드라마·영화가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그 원동력은 우리의 전통문화 역량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하겠다. 사물놀이가 세계를 감동시킨 것이 놀랍다. 문화대국을 건설하겠다.
  • [책꽂이]

    ● 나는 나를 안다(김원일 지음, 푸르메 펴냄) 분단문학의 기수인 김원일의 작품집. 표제작을 비롯해 ‘환멸을 찾아서’‘손풍금’‘임을 위한 진혼곡’ 등 4편이 실렸다. 박완서의 ‘환각의 나비’, 이청준의 ‘퇴원’, 양귀자의 ‘다시 시작하는 아침’에 이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문학상 시리즈 4번째 작품집.1만 500원.● 토트 신전의 그림자(미하엘 파인코퍼 지음, 배수아 옮김, 열림카디널 펴냄) 베스트셀러 ‘룬의 교단’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역사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런던의 살인마 잭’과 고대 이집트의 신 토트 숭배를 모티브로 삼은 스릴러.1883년 대영제국의 수도 런던의 악명 높은 빈민가 화이트채플에서 매춘부가 잔인하게 살해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1만 3000원.● 파파스(오진원 지음, 풀그림 펴냄, 전3권) 정해진 규율에 딱딱 맞춰 사는 것이 싫어서 ‘딱딱맞춰 나라’를 도망치다 들킨 꼬마 마법사 이야기. 파파스는 인간 세계에 내려가 착한 일을 해야 하는 벌을 받게 된다. 어려운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파란책 속에 숨어 살게 된 파파스의 도움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담은 연작 소설. 각권 8000원.● 안국동 울음상점(장이지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200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시인이 등단 7년 만에 선보이는 첫 시집. 차이밍량의 영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 장 콕토의 시 등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시적 자양분을 끌어낸다.6000원.●위화(김정산 지음, 포북 펴냄) 신라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도의 시조 위화(魏花)를 조명한 역사소설. 주인공 위화와 주변 인물들 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며 27개의 에피소드로 엮었다.1만원.
  • LA서 미주동포문학상 시상

    경희사이버대(총장 박건우)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제1회 미주동포문학상’ 시상식을 갖는다. 대상에는 임영록씨의 단편소설 ‘카스트라토’가 선정됐다.
  • 스웨덴 ‘시카다상‘에 신경림 시인

    스웨덴 ‘시카다상‘에 신경림 시인

    신경림(72) 시인이 동아시아 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웨덴의 권위 있는 문학상 ‘시카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고은 시인에 이어 한국 시인이 받게 됐다. 시상식은 17일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열린다.
  • 황석영·佛 르 클레지오 대담 “전쟁 경험 바탕 작품세계 서로 공감”

    황석영·佛 르 클레지오 대담 “전쟁 경험 바탕 작품세계 서로 공감”

    “르 클레지오씨를 몇번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성격이나 살아온 곳은 너무 이질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두사람은 토박이의 반대 개념에 해당하는 같은 외방인인 만큼 진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황석영) “황석영씨의 소설은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어떻게 소설을 써왔는지, 왜 이런 문제에 집착하게 됐는지…. 아마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르 클레지오) ●등단도 1960년대로 비슷 한국문학과 프랑스문학의 대표 작가가 마주앉았다.3일 이화여대 국제교육원에서 열린 ‘황석영(64)과 장 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67·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초빙교수)와의 공개 대담’행사가 그것이다. 두 작가는 서로의 작품세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황석영은 1962년 사상계에 ‘입석부근’이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장길산’‘무기의 그늘’ 등을 발표, 주목받았다. 아프리카에서 근무한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르 클레지오는 1963년 첫소설 ‘조서(調書)’로 ‘르노도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등단했다.‘열병’‘홍수’‘물질적 황홀’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아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독일전쟁 겪은 나와 비슷한 경험” 이들 두 작가는 아무래도 어릴 때의 ‘전쟁’이라는 유사한 경험이 인연의 끈으로 작용하면서 서로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한 사이로 발전한 것 같다. 황석영은 “르 클레지오씨를 등단도 1960년대로 비슷하고 나보다 세살 위라 형이라고 부른다.”며 “특히 1960∼70년대 르 클레지오의 작품세계의 사변적 변화에 공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난민의식 공유 이에 르 클레지오는 “황석영씨가 어릴때 6·25전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으나 글을 쓰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한 것이, 독일과의 전쟁을 겪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갖게 된 것이 서로 친밀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두 작가는 대담 도중 대표작인 ‘바리데기’와 ‘아프리카인’을 각자의 모국어로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황석영은 르 클레지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낸 ‘아프리카인’에 대해 “아버지의 초상이 자세히 나오는데,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며 “이는 아무래도 르 클레지오씨의 아버지가 아프리카인도, 유럽인도 아니듯이 나 또한 중국 창춘(長春)에서 태어나 평양을 거쳐 서울 영등포에 정착하는 등 난민(難民)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황금나침반/필립 풀먼

    톨킨의 ‘반지의 제왕’,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히는 영국 작가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전3권, 이창식 옮김, 김영사 펴냄)이 나왔다. 기상천외한 내용과 생태계의 파괴, 유일신에 대한 회의 등 종교·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이 소설은 주인공 리라와 윌이 진실만을 말하는 황금나침반을 들고 혼란에 빠진 세상을 구원한다는 게 기둥 줄거리. 마녀와 신을 반역한 천사들, 무엇이든 자를 수 있는 만단검(萬斷劍) 등 환상적인 소재들이 등장한다. 어린 주인공들이 갖가지 시련을 통해 성장해 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문학평론가 김성곤 서울대 교수(영문학)는 “작가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통해 폭력이 아닌 타자에 대한 신뢰, 사랑, 희생 그리고 책임감이 결국 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재미와 깊이로 판타지 문학의 정상에 우뚝 선 고전명작”고 평가한다. 필립 풀먼은 이 작품으로 영국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메달’과 가디언상, 휘트브래드상을 받았다. 각권 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문혜진씨 김수영문학상 수상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시문학상인 ‘김수영문학상’ 제26회 수상자로 문혜진(31) 시인이 30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표범약사의 비밀 약장’ 외 49편.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17일 서울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열린다.
  • [책꽂이]

    ●잉카(전3권, 앙투안 다니엘 지음, 진인혜 옮김, 문학동네 펴냄) 잉카제국은 15∼16세기 초 안데스 산지의 페루와 볼리비아 일대를 지배했던 고대제국. 소설은 스페인 정복자들의 탐욕 앞에 급속도로 무너져 내리는 잉카제국을 무대로 신비한 능력을 지닌 잉카 공주 아나마야와 스페인 청년 가브리엘의 열정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각권 1만 2000원.●무녀리(김세인 지음, 작가 펴냄) 1997년 계간 ‘21세기문학’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 가난과 무지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서글프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표제작 `무녀리´를 비롯해 등단작 `옥탑방´ `천사약국´ `삶의 무늬` ´오봉 아재네 집’등 6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렸다.9500원.●물방울에 길을 묻다(이희철 지음, 문학의전당 펴냄) 199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 7년여 만에 탈고한 첫번째 시집. 자서(自序)를 비롯,60여편의 시를 묶었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서정의 세계를 생동감 있게 그렸다.7000원.●스칼렛 길리아(장병주 지음, 문학코리아 펴냄) 1994년 문학사상신인상을 통해 등단,2002년 소설집 ‘비로용담을 찾아가다’를 펴낸 작가의 첫 장편소설집. 여성편력에 몰입하는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 피아니스트에게는 치명적인 손가락 부상, 광기의 사랑과 실연 등 상처로 점철된 한 여성 음악인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다뤘다.9500원.●영원히 사라지다(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비채 펴냄)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모두 수상한 스릴러의 거장 할런 코벤의 장편소설. 속도감있는 전개, 재치있는 유머, 예측을 불허하는 반전 등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1만 3000원.
  • [어린이 책꽂이]

    ●조그만 발명가(현덕 글·조미애 그림, 사계절 펴냄) 한국 근현대 어린이 문학의 대표 작가인 현덕(1909∼?, 한국전쟁 때 월북)이 1939년에 발표한 동화. 주인공 노마는 현덕 작품 40여편에 등장하는 아이다.`조그만 발명가´는 종이 상자를 이용해 기차를 만드는 노마의 `만들기 놀이´를 포착한 동화로, 현덕의 여느 동화처럼 아이의 천진함이 문장 속에 올올이 녹아 있다.9500원.●리남행 비행기(김현화 지음, 푸른책들 펴냄) 북한을 탈출해 두만강에서 중국으로, 다시 태국을 거쳐 남한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봉수네 식구가 겪은 고된 여정을 그렸다. 북한 국민으로도, 그렇다고 남한 국민으로도 완전히 동화돼 살아가기 힘든 새터민들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9500원.●윌마 루돌프(캐슬린 크럴 글·데이비드 디아스 그림, 미래아이 펴냄)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선고를 받지만, 몇 년 후 올림픽 육상 금메달 3관왕에 오른 미국 흑인 여성 윌마 루돌프의 이야기. 토속적인 그림과 간간이 언급되는 당시 흑인들의 생활상 묘사를 통해 단순한 ‘인간승리기’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을 비켜갔다.9000원.●내일을 여는 창 언어(푸른숲, 실비 보시에 글·메 앙젤리 그림, 푸른숲 펴냄) 언어의 탄생에 대한 역사적 설명부터 인지과정을 이야기하는 과학적 설명, 원주민 언어를 소개하는 인류학적 설명에 이르기까지 언어의 이모저모를 다각적으로 다뤘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 언어의 아픈 현실도 빼놓지 않았다. 어린이용 언어학개론.1만원.●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이야기(노성두 지음, 채우리 펴냄) 미술사학자이자 대중적 글쓰기로 미술대중화에 힘써 온 저자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근현대 시대까지 훑으며 세기적 명화들을 쉽게 풀어 해설했다. 다빈치와 고흐, 피카소 등 익숙한 화가에서부터 무티에 그랑발, 한스 홀바인 등 생소한 화가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1만 2000원.
  • [부고] ‘수난이대’ 소설가 하근찬씨 별세

    [부고] ‘수난이대’ 소설가 하근찬씨 별세

    ‘수난이대’를 쓴 소설가 하근찬씨가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76세.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7년 ‘수난이대’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 창작집 ‘낙뢰’(1957)를 비롯해 ‘나룻배 이야기’(1959) ‘왕릉과 주둔군’(1963) ‘일본도’(1977) ‘흰종이 수염’(1977), 장편 ‘야호’(1971) ‘월례소전’(1978) ‘검은 자화상’(1995) 등을 발표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농촌을 소재로 형성됐다. 그 농촌이 폐쇄된 자연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적 상황에 연관된 현실인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히 실존주의의 영향으로 소설에 허위의식과 관념적 유희가 유행하던 1950년대 후반, 무지하고 가난한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고나와 문학의 본령을 새삼 일깨웠다. 이를 대표하는 작품이 ‘수난이대’.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겪는 두 세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주목받았다. 한국문학상(1970)과 조연현문학상(1983), 요산문학상(1984), 유주현문학상(1989), 보관문화훈장(1998)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종순씨와 아들 승일·승윤씨, 딸 승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 오후 2시, 장지는 충북 음성군 진달래공원묘지.(031)384-1248.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Local] 광주문화예술상 수상자 선정

    광주시는 26일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박용철문학상에 시인 오명규(71)씨 등 4개 부문 수상자 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백련미술상 본상에는 윤애근(64·여)씨, 오지호미술상 본상 정승주(67)씨, 특별상 박수만(41)씨, 임방울국악상에는 성애순(52·여)씨가 각각 선정됐다. 오씨는 1989∼1992년 광주문인협회 회장 재임 시절에 ‘문학의 밤’ 행사와 시인과 화가들이 함께하는 ‘시화전’을 개최하는 등 지역 문학의 저변확대와 시민 문화향유권 신장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전남대 미술학과 교수인 윤씨는 작품 활동과 후진 양성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았고 서양화가인 정씨는 외국 미술계 순방활동을 통해 지역 이미지를 제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카다레의 ‘아가멤논의 딸’

    ‘1980년 5월 광주에서 스러져간 넋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잔혹한 공산 독재정권이 ‘국가’라는 이름 아래 인권을 어떻게 짓밟는지를 리얼하게 그려낸, 알바니아 출신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장편 ‘아가멤논의 딸’(우종길 옮김, 문학동네 펴냄)이 나왔다. 1936년 알바니아 남부 가이로카스터르에서 태어난 카다레는 1963년 첫 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을 펴내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알바니아 공산 독재정권에 맞서는 문제작들을 줄곧 발표해오다 유배와 판금 등 갖은 고초를 겪은 끝에 1990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아가멤논의 딸’은 1985년 알바니아에서 씌어졌지만 2003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됐다.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신랄한 비판의 소리를 쏟아낸 탓에 조국에서조차 빛을 보지 못하다가 원고를 몇장씩 비밀리에 파리로 빼돌리는 산고를 겪은 끝에 출간됐다. 소설은 정부로부터 국경일 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1급 초대장를 받은 ‘나’에 관한 이야기다. 행사장 가는 길에서 ‘나’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권력이 창출·유지되는 생리와 인간의 비틀어진 모습을 고발한 이 소설은 권력의 공포 앞에서 인간이 더이상 자유의지로 선택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비극적으로 그린다. 공산 독재정권이 만들어내는 비인간성이 ‘아가멤논’이라는 신화적 메타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9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윤석중 문학상에 이재철씨

    사단법인 새싹회(이사장 황옥연)는 문학평론집 ‘남북아동문학연구’를 펴낸 이재철(76)씨를 윤석중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상금은 2000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2월7일 서울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대강당에서 열린다.
  • 김려령씨 ‘창비청소년 문학상’

    창비는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으로 김려령(36)씨와 그의 장편소설 ‘완득이’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창비는 “그동안 청소년 문학에서 아쉬웠던 활력 만점의 소년 주인공을 잘 그려내 청소년 독자는 물론 젊은 독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김씨는 이번 수상으로 올해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등 주요 아동문학상 3개를 석권하게 됐다. 시상식은 내년 2월 열린다.
  • 노작문학상에 이문재 시인

    노작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7회 노작문학상에 이문재 시인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물의 결가부좌´외 4편. 노작문학상은 노작(露雀) 홍사용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의 선영이 있는 경기 화성시 문화계 인사들이 주도해 만들었다. 상금은 1000만원이며, 시상식은 새달 7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 리조트에서 열린다.
  • [부고] 퓰리처상 두번 받은 美작가 노먼 메일러 사망

    노벨 문학상 단골후보로,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노먼 메일러가 10일(현지시간) 숨졌다.84세. 지난달 폐 수술을 받았던 메일러는 급성신장 질환으로 숨졌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메일러는 미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1948년 2차 세계대전 당시 군 복무 경험을 소재로 한 첫 소설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를 펴내 일약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68년엔 베트남 전쟁반대 시위를 하다 잠시 구속됐던 경험을 토대로 쓴 ‘밤의 군대’로 처음 퓰리처상을 받았다.1979년엔 미국 대법원이 1976년 사형제도를 처음 도입한 뒤 최초로 처형된 살인범 개리 길모어의 삶과 죽음을 다룬 ‘사형집행자의 노래’로 생애 두번째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한때 시대정신의 대변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상 시즌마다 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됐지만, 카프카처럼 결국 마지막까지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그는 좌파 주간지 창설에도 관여했으며 뉴욕 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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