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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저서 베스트셀러 올라…1위는 AI 전문가가 쓴 ‘듀얼브레인’

    오세훈 저서 베스트셀러 올라…1위는 AI 전문가가 쓴 ‘듀얼브레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가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목록에 올랐다. 오 시장은 앞서 책 출간을 두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조기 대선 행보”라고 밝힌 바 있다. 교보문고가 28일 발표한 3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오 시장의 저서를 비롯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이자 AI 전문가인 이선 몰릭이 쓴 ‘듀얼 브레인’, 양귀자 작가의 ‘모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등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1위는 인공지능(AI)을 다룬 도서 ‘듀얼 브레인이’이다. 이 책은 AI를 둘러싼 장밋빛 미래와 종말론의 소음을 뚫고, AI라는 동료와 함께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AI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전문적인 시각에서 분석한다. 특히 AI 혁명과 친숙하지 않은 40∼50대의 구매가 적극적이었다고 교보문고 측은 설명했다. 40대의 구매율은 30.4%로 가장 높았고, 50대(27.5%), 30대(22.0%), 60대 이상(14.4%), 20대(5.6%)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구매 비중이 65.8%를 차지해 여성(34.2%)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영향으로 소설 강세도 이어졌다. 양귀자의 ‘모순’이 2위였고 이 외에도 ‘소년이 온다’(3위), ‘스토너’(4위), ‘급류’(6위), ‘채식주의자’(7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 수용의 자세에서… 반짝인 삶의 힌트

    수용의 자세에서… 반짝인 삶의 힌트

    불쑥 나타난 인연들이 다가올 때열려 있는 상태로 받아들이는 것불안과 긴장을 일으키는 동시에기대 못 한 기쁨과 활력을 얻기도‘힌트’ 제목은 ‘신세계에는’ 속 대목 2009년 단편소설 ‘제니’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뒤 2011년 장편 ‘와일드 펀치’로 창비 장편소설상, 2016년 젊은 작가상, 2020년 김승옥 문학상 등 내로라하는 상들을 휩쓸며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작가 기준영(53)이 소설집 ‘내일을 위한 힌트’를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단편 8편이 실렸다. 기준영의 소설들은 ‘수용’(受容)의 인물들로 채워진다. 잘 안다고 할 수 없고 또 모른다고 할 수 없는 인물들이 불쑥, 그러나 마치 예정돼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이런 만남이 가능한 이유는 주인공들이 받아들이는 것에 큰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불가해한 혼란을 대할 때의 태도는 살아온 날의 습관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텐데 나는 함몰되지 않고자 차라리 열려 버린다. 뭔가가 내 안에서 열리고, 또 열린다. 바람이 사방으로 들어 커튼이 펄럭펄럭 휘날리고, 종잇장과 옷가지들이 바닥 여기에서 저기로 쓸려 다니고, 비상벨이 울리고, 벽지와 조명등이 떨어져 내리는 통제 불능의 공간에서 힘을 빼고 두 다리와 두 팔을 크게 벌려 서는 자. 그 사람이 나란 생각으로 그 순간을 받아들인다. 나는 종은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다미와 종은, 울지 않아요’·11쪽) 단편 ‘다미와 종은, 울지 않아요’에서 주인공 다미는 오래전 연락이 끊겼지만 영 모르는 사이는 아니었던 고등학교 동창 종은에게 공간을 공유한다. 종은의 사연, 이웃에 살고 있는 하모니카를 부는 근사한 남자 인태와의 관계는 다미의 삶을 바꿔 놓는다. 이런 수용의 자세는 또 다른 단편 ‘모든 이의 모든 것’에서도 이어진다. “나는 마음이 약하고, 귀가 얇고, 머릿속이 자주 꽃밭인 사람이다. 내 상상의 정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수시로 웃음을 꾹 참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대책이 없군요, 그러다 후회해요, 그렇게 충고하고 싶어질 것이다. 나는 오 년 만에 전화해서 내게 얹혀 지내려고 부탁하는 사람에게 도리어 내가 그를 실망케 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모든 이의 모든 것’·203~204쪽) 지방에 사는 숙부가 애인과 함께 서울 종로까지 올라와 어느 ‘댄스파티’에 갔다가 넘어졌다며 경황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내 집에 찾아왔을 때(‘나를 부르는 소리’)나 고등학생인 딸의 친구가 당첨된 이벤트 숙박권으로 제안한 여행에 함께하게 된 주인공 엄마(‘부소니호텔, 가을’) 역시 한 다리 건너 알게 된 인연, 혹은 새로운 인연의 제안에 따른다. 이 책의 해설을 쓴 평론가 권희철의 말처럼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낯선 자들, 새로 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불쑥 나타난 인연들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권희철은 “비범한 환영이 기준영 소설의 내러티브를 출발시키”고 “바로 그것이 기준영 소설의 등장인물이나 서술자가 결정적인 순간이라면 언제나 상기하는 삶의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수용의 자세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독자로 하여금 불안과 긴장을 일으킨다. 동시에 기대치 못한 기쁨과 활력을 얻게 되기도 한다. 연극이 상연되는 듯한 생생한 대화, 적어 두고 곱씹어 보고 싶은 문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기준영 소설만의 매력이다. 소설집의 제목 ‘내일을 위한 힌트’는 수록 단편에서 제목을 따오지 않고 단편 ‘신세계에는’에 나오는 “기억할 이름들과 내일을 위한 힌트들을 남겨 두었다”라는 대목에서 따왔다. 우연으로 일궈 낸 하루의 찬란함, 내일을 향한 기대 등을 느끼게 하는 그의 소설들을 응축하는 듯하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하이퍼큐비클(백가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광대는 회전하며 떨어지는 돈을 본다//후드득/내가 자빠지는 것보다 재미있어?/광대는 떨어지는 돈을 흉내 내며/자빠진다//오줌이 찔끔” 2022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백가경의 첫 번째 시집이다. 잘 짜인 형식과 구조 위에 지극히 현실적인 현상을 자유롭게 구축하며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 보인다. 시집의 제목은 정사각형의 모든 변을 시공간을 초월해 확장한 ‘하이퍼큐브’와 사무실 등 공간에 구역을 구분 짓고자 설치한 칸막이를 이르는 ‘큐비클’을 합성한 것이다. 현실의 벽과 인간을 가두고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출구 없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226쪽, 1만 2000원. 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세레나 발리스타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김지우 옮김, 이온서가) “두 로즈는 서로에게 ‘노동자 자매’가 됐습니다. 언니 로즈는 그렇게 부르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많은 산업 재해를 고발하는 일을.” 그림책에 주어지는 세계적 권위의 상인 2025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여성으로서 꾸준히 목소리를 냈던 이탈리아의 세레나 발리스타가 글을 썼고,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가 그림을 그렸다.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과 장엄하고도 풍부한 표현력의 흑백 이미지가 어우러진다. 48쪽, 1만 8000원. 현대문학 비평(이명제·정정호·오창은 지음, 걷는사람) “인간은 삶 속에서 야성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시는 가장 야성적인 예술형식이 된다. 시는 야생동물이 된다. 좋은 시란 조련사에 의해 훈련받은 야성성을 잃은 서커스의 동물이 아니라 야생지에서 포효하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동물이 돼야 한다.” 현장과 강단을 오가며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현대문학의 주요 논쟁과 쟁점을 정리한 책이다. 지난해 한국 역사상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짚어 볼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특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 한강의 주요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548쪽, 2만 6000원.
  •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을 비롯한 국내 문인 414명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25일 발표했다. 한강 외에도 시인 김혜순 등 국내외 문단 안팎에서 두루 존경받는 문인들이 성명에 참여했다. 이번 성명은 414명의 작가가 각자의 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강은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지난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병률·나희덕·김민정·황인찬(이상 시), 김애란·김이설·장강명·김연수(이상 소설), 백희나(그림책), 신형철(문학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한 줄 성명’에 동참했다. 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명 명의로 긴급 시국선언을 했다. 작가회의는 시국선언문에서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며 “더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 “다시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다”… 또 젖어드는 정태춘·박은옥

    “다시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다”… 또 젖어드는 정태춘·박은옥

    “올여름엔 파란 수국꽃을 기다리지 않겠다/아직 내 젖은 발목만큼도 올라오지 못한 어린 잎새들/전쟁 같은 폭우 장마에 강물 흐르는 주택가/멀리 포성과 섬광이 멎고 문득 지리멸렬해지면/그 갯벌 키 작은 갈대밭 붉은 다리의 어린 농게들이/질퍽한 각자의 참호에서 간지러운 햇살 기다리리라.”(‘집중호우 사이’ 가사 중) 대중에서 민중으로, 가수이자 사회운동가로 생명과 저항을 노래한 한국 대중음악사의 전설 정태춘(71)·박은옥(68) 부부가 내밀한 마음을 고백했다. 그동안 한국문학에서 자양분과 영감을 얻었다고. 이는 한국문학에 빚을 진 것이니 그 빚을 꼭 갚고 싶다고. 부부가 오랜 침묵을 깨고 12집 정규 앨범 ‘집중호우 사이’로 다음달 돌아온다. 2012년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음악, 노래에 앞서 ‘문학’의 향기가 두드러진다. 부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2019년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에서 ‘이제 더이상의 새 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거기서 끝냈어야 하는데,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고 그걸 들려주고 싶었다.”(정태춘) 정태춘은 ‘시인의 마을’로 1978년, 박은옥은 ‘회상’으로 1979년 각각 가요계에 데뷔했다. 둘은 1980년 결혼한 이후 삶의 동반자이자 음악적 동료로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멈췄던 음악을 왜 다시 시작했을까. 정태춘은 “어느 날 문득 노벨문학상을 받은 음유시인 밥 딜런의 가사집을 만났고 거기서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정태춘도 그렇다. 가수이자 사회운동가이지만 동시에 시인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 있는 ‘집중호우 사이’를 비롯한 노래 가사 10편은 문학 계간지 ‘시와경계’ 2024년 봄호에 특집으로 실린 바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마지막 음반일 수 있겠다. ‘집중호우 사이’를 들었을 때 ‘다른’ 노래라고 생각했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흠뻑 비를 맞는 기분이었다.”(박은옥) 오는 5월부터는 이 앨범으로 전국 투어도 나선다. 5월 17일 부산 시민회관에서 6월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네 차례 관객과 만난다. ‘시인의 마을’, ‘촛불’, ‘떠나가는 배’ 등 대표적인 레퍼토리를 원숙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아울러 정태춘의 노래 시집 ‘집중호우 사이’와 붓글집 ‘노래여, 노래여’가 5월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노래 시집에는 이번 앨범 수록곡 10편의 가사와 함께 발표되지 않은 가사도 20여편 담긴다. 가수, 시인뿐만 아니라 붓으로 글씨도 썼던 정태춘의 면모는 붓글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태춘은 “문학을 통해서 우리는 감동을 받는 동시에 문제 의식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게 그가 졌다는 빚이다. 이번 앨범 노트에는 이런 글이 있다. “여전히 나는 이 세계에 생존해 있는 가수이고, 저 많은 빚을 갚기 위해 내 안의 더 깊은 곳에서 웅얼거리는 모든 노래를 다 불러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문학인 414명 탄핵 촉구 성명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문학인 414명 탄핵 촉구 성명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을 비롯한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한 줄 성명’을 25일 발표했다. 한강 작가는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이라는 이름으로 배포된 성명에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적었다. 은희경 작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썼고, 김연수 작가는 “늦어도 다음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소망했다. 김초엽 작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한다. 진심 스트레스 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다”고 적었고, 장류진 작가는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성희 작가는 “당연한 것을 당연한 세상 속으로”라고, 장강명 작가는 “윤석열 파면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박상영 작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한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썼고, 정보라 작가는 “내란 수괴 처단하고 평등사회 건설하자”고 말했다. 신형철 평론가는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 속 문장인 “친구들 중에서 당신을 견뎌낼 수 있는 자들 앞에서나 날뛰세요”라는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명의로 긴급 시국선언을 하기도 했다. 시국선언에는 나희덕 시인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계엄령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최소한의 제도적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우리의 믿음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냈다”며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 우리 민중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헌재가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영화감독 접고 2017년 소설가로데뷔 6년 만에 佛 공쿠르상 영예“제 작품, 독재·테러와의 투쟁 얘기집회 만연한 서울 불편하지 않아” “첫 소설을 냈을 때 오래전부터 찾아 헤매던 장소를 만난 듯했다. 마치 굉장히 오랫동안 숲을 헤매다가 탁 트인 공간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편안한 집이었다.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는 오랫동안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17년 오랜 꿈이었던 소설가로 데뷔했고 2023년에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공쿠르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편 ‘그녀를 지키다’(열린책들)의 국내 출간을 계기로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앙드레아는 “사실 아홉살 때부터 작가의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는 저 자신으로 있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소설가가 되고 나서는 비로소 ‘가시적인 존재’가 됐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녀를 지키다’의 배경은 이탈리아다.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얽힌 이야기를 왜소증을 앓는 천재 석공 미모와 오르시니 가문의 딸 비올라를 앞세워 풀어낸다. 앙드레아는 “소설의 99.9%는 허구”라고 했다. 그러나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대의 역사적 현실은 오늘날 비상한 실감으로 다가온다. “제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독재, 공포, 테러와 그것에 대해 투쟁하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시대에 비춰 봤을 때 시사하는 바도 있겠다. 요즘은 파시즘이 다시금 생겨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체념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힘은 언제나 시민들의 손아귀 안에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앙드레아는 정처 없이 서울의 거리를 이리저리 걸었다고 한다. 집회가 만연한 서울의 풍경을 보며 “프랑스에서도 익숙한 것이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농담도 했다. 늦깎이 소설가 데뷔 뒤 네 권의 작품으로 프랑스 내 19개 문학상을 석권한 그는 자기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를 이렇게 단언했다. “인간의 문명과 정신이 마침내 승리한다는 확신. 그게 내 소설의 주제다.”
  • K팝, K콘텐츠, K뷰티, K푸드… 그보다 먼저 ‘K정치’가 있었다[윤태곤의 판]

    K팝, K콘텐츠, K뷰티, K푸드… 그보다 먼저 ‘K정치’가 있었다[윤태곤의 판]

    美 압박·회유 등 한국의 능동적 외교 ‘K정치의 시발점’ 된 코리아게이트경제 부상·88올림픽 통해 질적 도약YS·DJ 거치며 도덕적 권위도 장착盧정부서 진화한 온라인 대중 참여정치 역동성과 함께 불안정성 키워 尹계엄 이후 혼란조차 선도성 담아 NYT, 한국인 유튜브 의존성 지적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부터 현재까지 한국 정치에 대한 외신과 해외 언론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인용 때도 외신 보도가 많았지만 양과 질 모두에서 지금이 압도적이다. 특히 과거와 다른 점은 레딧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틱톡이나 엑스(X·옛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SNS), 주요 해외 언론 사이트나 유튜브 콘텐츠의 댓글 등으로 나타나는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반응이다. 구체적 통계를 찾긴 어렵지만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시민들의 관심이 압도적이었다. 동북아 바깥 나라 시민들과 이들의 한국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관심도의 차이가 컸다. 그런데 지금은 유럽, 남아메리카, 동남아, 중동의 젊은이들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 같은 K콘텐츠를 다루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K팝 아티스트 팬 인스타그램 혹은 K뷰티 화장품 사용법을 알려 주거나 K푸드 먹방을 내보내는 유튜브 댓글 창에서 한국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낯 뜨겁기도 하면서 묘한 ‘국뽕’도 차오르는 장면들이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양 측면에서 세계 최상위권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나라의 정치가 몇 달 동안이나 출렁거리고 있으니 주목받을 만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세계 속의 K시리즈 끄트머리에 슬그머니 붙어버린 ‘K정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K정치나 한국 정치나 실체는 같지만 한국 밖에서 소비하고 반응하며 그 일부를 수용하거나 영향을 받기도 하는 한국 정치를 ‘K정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美에 한국 국력을 투사한 K정치 K정치의 맨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타임지 표지를 두 번이나 장식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20세기 초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미국통으로 공산주의와 맞서고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낸 인물이지만 미국 정부와는 거칠게 충돌하며 불화했던 인물, 미국 지식인 사회나 언론과 직접 소통하며 미 정부에 대한 압박까지 시도했던 카리스마적 독재자의 입체적 면모는 당시에도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을 겹쳐 보는 시각도 있으니 한국 정치뿐 아니라 K정치의 시원이라 할 만하다. 그다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쿠데타, 장기 집권, 북한과의 체제 경쟁, 눈부신 경제성장과 산업화의 존재감은 이 전 대통령보다 더 크다. 지난 1999년 타임지는 아시아의 20세기 인물 20인을 선정했는데 마오쩌둥, 쑨원, 간디, 호찌민 등과 더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반도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경제적 무능력 상태에 있던 나라를 산업 강국으로 키운 것이 선정 이유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승만처럼 박정희도 재임 시에 북한과 맞서면서 미국과 불화했다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대한민국 중앙정보부가 박동선 등을 통해 미국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건네 친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 스캔들이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 대문짝만 하게 폭로되고 미 의회 청문회에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출석해 박정희를 맹비난한 것은 K정치의 중요한 챕터다. 이 전 대통령 때는 군사, 경제 양면에서 신생 대한민국과 이승만 정부에 대한 미국의 원조와 지원을 끌어내는 것이 갈등의 시작이자 끝이었고 북한에 우리나라가 먹히면 당신들에게도 손해라는 자해적 압박이 주된 전략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 때부터 양상이 상당히 달라졌다.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나 베트남전 파병이라는 외교·군사적 레버리지를 미국에 사용했다. 코리아게이트 역시 한국 정부가 통일교 조직, 재미교포 등 미국 주류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거액을 들여 미국 정치인들을 설득, 회유, 매수한 사건이다. 도덕성을 떼놓고 본다면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 양면에서 신장된 국력을 미국에 투사한 K정치의 능동적 면모의 시발점이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 쪽은 경제성장과 단임제를 치적으로 내세우지만 K정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5공화국은 12·12, 5·18, 대규모 시위와 진압으로 요약된다. 물론 그 이전의 폭압적 인권 탄 압에 비해 5공 시절에 대한 주목도와 ‘인지도’가 높은 것은 1980년대 한국의 위상, 경제력이 더 높아진 것과 연결된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나 냉전의 첨병으로서의 효용뿐 아니라 중진국 국민이 된 한국인 한 명 한 명의 값어치가 5공 시절에 많이 올라갔다. ●냉전 종식의 신호탄 된 88올림픽 K정치가 외교관과 군인 그리고 정보원, 국제정치·외교안보 전문가, 기자와 인권운동가라는 소비층을 벗어나기 시작한 분수령은 88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권위주의 세력과 민주 세력의 타협을 통한 직선제 실시, 평화적 정권 이양(정권교체는 아니지만), 사회의 전반적 민주화 직후 개최된 서울올림픽은 진영적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신세였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과 달리 말 그대로 세계의 축제였다. 한반도에 국한해서 보자면 남북 체제 경쟁의 종말,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자면 냉전 종식의 신호탄이었다. 서울올림픽은 ‘소련’이라는 나라가 참가한 마지막 올림픽이기도 하다. 인권을 탄압하는 권위주의 국가에 대한 유무형의 규제, 체제 경쟁의 상대 선수에 대한 사회주의권의 배제와 냉대라는 족쇄를 떼내고 경제력이라는 엔진을 장착한 K정치는 질적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서구에서는 자유 진영의 똘똘하고 자랑스러운 막내 취급을 받았고 동구권에서는 기존 선진국처럼 젠체하지 않는 신흥 부자 대우를 받았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달리 국제적 원죄도 없는 ‘워너비’의 자리를 차지했다. 민주주의 리더들이 차례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시대가 되면서 K정치에는 도덕적 권위까지 장착됐다. 여야 갈등, 정치적 부패 등이 상존했지만 후진국형 국가 폭력이나 야당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우위 등은 사라졌다. YS 때부터 한국 대통령은 각종 인권상도 받는 존재가 됐고 노벨상 수상자인 DJ는 국제 정치무대에서 ‘구루’ 같은 존재였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 사이에선 “‘넬슨 만델라와 김대중을 존경한다’ 정도는 말해야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이 시기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라는 타격이 있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중국과의 수교, 남북 화해 모드, 일본 문화 개방, 반복적인 평화적 정권교체, 여소야대 정치 구도의 수용 등의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K정치는 선진국형 보편성을 획득해 나갔다. ●2002년부터는 세계 정치 트렌드 선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K정치는 선진성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선도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정치의 새로운 트렌드들이 한국에서 시작됐고 전통적 선진국들이 한국의 뒤를 따르고 흉내 냈다. 2003년 2월 24일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은 ‘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World’s first internet president logs on)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실었다. HTML로 구현된 웹사이트 코드를 이해하는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그의 취임과 더불어 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된 온라인 민주주의 국가임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웨보크라시(webocracy: 웹민주주의)의 등장은 이미 한국을 활기가 넘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기사 속 문장은 지금까지도 효용이 지속되고 있다. 당시 ‘가디언’은 (2003년 당시) 영국에서는 5%에 불과한 일반 가정의 초고속통신망 보급률이 한국은 70%에 달한다고 전달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대선 캠페인과 ‘노사모’ 조직, 온라인 신문 오마이뉴스, 여중생 두 명이 사망한 미군 장갑차 사고로 촉발된 촛불 반미시위 등을 웨보크라시의 실제 예로 소개했다. 전통적 정치 선진국은 물론이고 3세계에서도 정당 활동가와 선거 컨설턴트, 사회운동가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따라 배우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한 대중의 자발적 참여라는 한국형 정치운동이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운동인 무브온과 커피파티, 보수적 정치운동 티파티가 그 열매들이다. K팝보다 K정치의 ‘성취’가 오히려 더 빨랐던 셈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소액 정치후원금 모금, 정치 리더 팬클럽, 정치 팟캐스트, 거대한 규모의 비폭력 촛불시위 등도 참여정부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화한 한국형 웨보크라시, K정치의 산물들이다. ●편 가르기·선동 등 그림자도 짙어져 하지만 그 그림자도 점점 짙어졌다. 대중들이 강고한 정치 기득권을 길들이면서 정당정치의 구심력이 약해졌고 직접 민주주의라는 가치 아래서 대의제가 훼손됐다. 정치적 역동성의 다른 이름은 불안정성이다. 정권 교체는 곧 청산주의적 리셋을 의미하게 됐다. 상대 진영에 대한 악마화, 편 가르기와 선동, 특정 개인을 중심으로 한 결집, 유튜브 의존이 정치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야말로 K정치의 가장 충실한 제자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그 이후의 혼란조차도 K정치의 특성과 특유의 선도성을 담고 있다. 이 나라에서 가장 고급 정보를 접하는 대통령이 참모들이나 정보기관의 보고나 주류 언론의 보도를 불신하면서 유튜브에 심취하고 유튜버가 전파하는 부정선거론에 공감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것 아닌가?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국인들의 유튜브 의존성을 분석하며 계엄과 유튜브의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노벨문학상의 한강과 오징어게임2, 블랙핑크 같은 소프트파워에서부터 반도체와 방산, 조선업 같은 하드파워까지 K시리즈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정치도 주목도와 영향력만큼은 뒤처지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K와 달리 지금은 워너비가 아니라 반면교사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베스트셀러 곳곳에 소설 포진…문학, 훈훈한 바람

    베스트셀러 곳곳에 소설 포진…문학, 훈훈한 바람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3월 3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다시 올랐다. 양귀자의 ‘모순’, 정대건의 ‘급류’를 비롯한 역주행 스테디셀러들은 계속 자리를 지키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유튜브 ‘쇼츠’의 영향으로 인기를 끌었던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도 종합 3위에 오르는 등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외국문학으로도 관심이 번지고 있다. 2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3월 3주 베스트셀러 10위 가운데 문학(소설)은 무려 5개나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책 외에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20위권으로 넓혀서 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의 원작인 ‘미키7’도 13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14위를 차지했다. ‘미키7’의 경우 6계단 상승한 것인데, 영화의 화제와 함께 원작소설 역시 입소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베스트셀러 순위다. 1. 소년이 온다(한강·창비) 2. 모순(양귀자·쓰다) 3. 스토너(존 윌리엄스·알에이치코리아) 4. 초역 부처의 말(코이케 류노스케·포레스트북스) 5.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메디치미디어) 6. 급류(정대건·민음사) 7. 아무도 아프지 않는 세상(라정찬·쌤앤파커스) 8. 채식주의자(한강·창비)9.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태수·페이지2북스) 10.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브라이언 트레이시·현대지성)
  • 김소해 시인, 신작 시집 ‘바람의 집에 벽이 살고 있다’ 출간

    김소해 시인, 신작 시집 ‘바람의 집에 벽이 살고 있다’ 출간

    김소해 시인이 신작 시집 ‘바람의 집에 벽이 살고 있다’(한강출판사)를 출간했다. 자연을 통해 인생을 성찰하고, 어머니들의 삶과 희생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주로 담겼다. 대표작인 ‘꽃물’, ‘해일’, ‘새벽길’, ‘어머니의 땅’은 삶의 무게를 이겨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다. 특히 ‘꽃물’에서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통해 절망을 딛고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시집은 ‘내 안의 광야에 집을 짓고’, ‘삼밭에서 불어오는 은밀한 바람’, ‘바람의 집에 벽이 살고 있다’, ‘숲은 거기에 있었다’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한국문인협회 고문인 도창회 문학박사는 “서정시의 본질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했고, 정재승 문학비평가는 “절망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시”라고 평했다. 김 시인은 한맥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고, 이후 허난설헌 문학상 우수상을 받는 등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시인은 “이번 시집이 많은 독자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목관 앙상블에 경쟁은 없어… 서로 보완할 뿐”

    “목관 앙상블에 경쟁은 없어… 서로 보완할 뿐”

    실베스트리니 ‘육중주’ 세계 첫 연주 “목관 앙상블에는 같은 종류의 악기가 두 개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악기가 고유한 개성을 지닙니다.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어요. 각자 색채로 서로를 보완할 뿐입니다.”(라도반 블라트코비치) 세계 최정상 목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레 벙 프랑세’가 한국에 온다. 세 번째 내한이다.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에게 목관 앙상블의 진수를 들려준다. 팀명은 ‘프랑스의 바람’이라는 뜻이다. 에마뉘엘 파위(플루트), 프랑수아 를뢰(오보에), 폴 메이어(클라리넷), 질베르 오댕(바순), 블라트코비치(호른), 에리크 르 사주(피아노)로 구성됐다. “작곡가 메시지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 철학인 이들을 지난 18일 서면으로 만났다. “플루트는 가장 높은 음역을 담당합니다. 그다음은 오보에, 그리고 클라리넷은 높은음과 낮은음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에 중간을 담당하죠. 호른은 깊고 풍부한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저음을 담당하는 바순은 선율을 표현하는 악기로도 사용됩니다. 목관 앙상블에서 모든 악기는 끊임없이 역할을 바꿉니다. 그것으로 화려한 색감과 조화를 이루죠.”(메이어) 레 벙 프랑세는 베토벤과 모차르트 등 고전 레퍼토리는 물론 투일레, 온슬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도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사로잡을 계획이다. 1부에서는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그리고 베르디의 ‘오중주’를 준비했다. 목관 오중주 버전으로 편곡해 원곡과는 다른 음색으로 풀어낸다. 2부에서는 루셀, 투일레의 ‘육중주’를 연주한다. 목관 오중주에 피아노 음색을 더해 풍성하고 입체적인 음향을 선사한다. 프랑스 현대 작곡가 실베스트리니의 ‘육중주’는 이번 공연에서 세계 최초로 연주된다. “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놀라는 것은 젊은 관객층이 많다는 것입니다. 악기 케이스나 악보, CD에 사인을 받으러 오는 모습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동질감을 느낍니다.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이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죠. 최근에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을 한 권 구매해서 읽기도 했어요. 새로운 인연들과 깊게 교류하길 기대합니다.”(블라트코비치)
  • 정미소 문학상 1회 수상자에 시인 이선식

    정미소 문학상 1회 수상자에 시인 이선식

    ‘정미소 문학상’ 1회 수상자로 시인 이선식이 선정됐다고 정미소문학회가 18일 밝혔다. 수상작은 시집 ‘귀를 씻다’(문학수첩)이다. 바람, 꽃, 강 등 자연의 생리와 그것을 주관하는 신의 섭리를 섬세한 감성과 시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인은 199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시간의 목축’ 등을 출간했다. 정미소 문학회는 소설가 조세희를 중심으로 최인석, 이승우, 방현석, 곽효환 등의 문인들이 오랫동안 문학적 교류를 이어오다 지난해 정식 출범한 모임이다. 문학상은 지난 5년간 출간한 회원들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독회와 토론 과정을 거쳐 투표로 수상작을 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공간문정에서 열린다. 부상으로 중견 화가 김선두 화백의 작품이 수여된다.
  • [열린세상] K컬처의 미래와 국격

    [열린세상] K컬처의 미래와 국격

    “동아시아학 선호도가 오랫동안 중국-일본-한국 순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일본-중국 순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뀌었어요. 70명 정원의 한국학과에 2500명이 넘는 학생이 지원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건 한국학과에 떨어져 일본학과나 중국학과에 진학한 학생들 상당수가 한국학과 편입을 준비한다는 거예요. 이런 변화가 놀랍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가 더 큰 과제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에 한국학과를 창설하고 한국문학 전문 드크레센조출판사와 한국문학 웹진 ‘글마당’을 설립·운영하며 여러 권의 한국문학 비평서와 번역서를 낸 유럽 한국문학의 산증인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명예교수와 김혜경 교수 부부의 이야기다. 실제로 이 학교에 방문한 여러 한국 문인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한국문학에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질문할 뿐만 아니라 더러는 자신이 한글로 쓴 작품을 낭독하는 학생들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많은 학생이 한국에 어학연수를 가고 싶어 하고 한국인을 사귀고 싶어 한다며 한국학과의 증원과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부상과 중국의 몰락(?)’으로 요약되는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마어마한 인구와 유구한 역사, 문화 그리고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중국의 몰락은 배타적인 제국주의 면모와 폐쇄적이고 경직된 정치·사회·문화 구조에서 기인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표방하며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겠다는 신실크로드 전략의 본심이 협력과 공진이 아닌 경제적 제국주의의 확장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실망감과 경계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1인 장기 집권체제 노골화와 시계를 과거로 되돌려 놓는 듯한 닫힌 체제에 관심과 호감이 급감한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부상은 K컬처, 즉 문화 한류에 힘입은 바가 크다. 자유롭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그러면서도 동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게 K컬처다. 또한 세계적인 흐름을 형성했던 문화 가운데 K컬처만이 유일하게 제국주의적 배경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수용성을 더 높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문화콘텐츠의 힘 못지않게 그것을 만들어 내는 나라의 품격이 보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크게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열려 있으면서 다양한 것을 포용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불이익이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 나아가 다름을 존중하며 공존·공진할 수 있는, 그리고 때로는 소란하고 자유분방해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가는 공동체의 힘이 그것일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K컬처는 놀라울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고 지난가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적어도 지난겨울 모두를 경악과 혼돈에 빠뜨린 계엄과 탄핵 국면을 맞기 전까지는. 그런데 최근 K팝을 비롯해 K컬처의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여기에 얼마 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전년 대비 10계단 떨어진 ‘결함 있는 민주주의’ 범주로 분류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정치 교착상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전망 또한 어둡게 보며 그동안 한국이 받은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그 밖에도 극단적인 대립과 혼돈, 경제와 대외신인도를 우려하는 뉴스가 뒤를 잇고 있다. 1990년대 말에 시작돼 2000년대 후반 시들했던 1차 한류의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K컬처는 지금 다시 한번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분명한 것은 문화는 그 나라의 총체적인 품격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다.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 한강 작가 시선으로 떠나는… ‘런케이션’ 이달부터 시작

    한강 작가 시선으로 떠나는… ‘런케이션’ 이달부터 시작

    “처음에는 그거 관광지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연계한 ‘한강 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4·3’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제주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A씨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 한 4·3유적지를 답사한 뒤 “혼자 둘러봤다면 스쳐 지나갔을 장소들이 소설 속 이야기와 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지면서 마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아 특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경험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A씨는 여름방학에는 가족과 함께 제주 곶자왈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제주도와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는 ‘2025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본격 추진한다. 런케이션(Learncation)은 학습(Learning)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일과 휴가를 접목한 워케이션이 코로나19 이후 각광받으면서 런케이션도 새로운 평생학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3회에 걸쳐 시범 운영된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 프로그램에 69명의 도외 거주자가 참여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5000만원을 투입해 제주 지질·목축문화탐방, 한강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 4·3, 외국인 가족과 함게하는 제주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일상적인 제주여행과 달리 만족도 98.1%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며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프로그램들은 단체들이 신청할 경우 상시 운영된다. 올해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후기 모집 등을 위해 2억원 가량 투입해 단체·관광객들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 오영훈 도지사가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서울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런케이션을 운영해 지역체류형·문화형·역사형 등 제주만의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담은 다양한 교육체험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은 평생학습과 여행이 함께하는 명품 런케이션 허브 제주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제주만의 특별한 교육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곶자왈·습지 등 제주생태자원을 환경교육과 병행·체험하는 제주 생태자원 체험을 비롯, 갈옷 물들이기 체험 등 지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제주 전통문화 체험, 제주의 역사적 아픔을 재조명하는 ‘한강 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 4·3’ 등 제주테마(자연·문화·역사)를 소재로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희망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학습비와 교통비, 여행자보험비 등 활동범위 내 경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1인당 10만원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숙박비와 항공비, 식비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각 프로그램에는 해설사가 동행하거나 주요 현장에 미리 배치돼 심도 있는 해설을 제공한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을 통해 참가자들이 제주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특별한 배움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함께 삶의 새로운 영감을 얻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60년 전 소설의 이유 있는 역주행…존 윌리엄스 ‘스토너’ 돌풍

    60년 전 소설의 이유 있는 역주행…존 윌리엄스 ‘스토너’ 돌풍

    1965년 처음 발간됐을 때는 독자와 평단의 관심 밖에 있다가, 1994년 작가가 세상을 뜨고 난 뒤 한참을 지나 빛을 발한 작품. 60년의 세월을 거슬러 한국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 무서운 속도로 역주행하고 있다. 바로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농사라는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농학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접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고 문학에 빠져버린 주인공 스토너.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대신 대학에 남아 영문학도의 길을 선택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교수가 됐지만, 지루한 선생이나 남편으로 가족과 동료로부터 고립돼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갑작스러운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한 스토너.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 같지만 섬세한 필체로 스토너라는 인간의 삶을 그려낸 소설은 한국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교보문고가 14일 발표한 ‘2025년 3월 2주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방송인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편집한 책 소개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스토너’가 지난주보다 15계단 상승한 종합 3위로 껑충 뛰어올라,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턱 밑까지 쫓아왔다. 2015년 국내에서 출간된 뒤 꾸준히 사랑받고 있던 책이 유튜브를 타고 2차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주요 구매층은 40대 여성 독자로 전체 구매 비율의 27.6%를 차지하고 있다. 양귀자의 ‘모순’, 정대건의 ‘급류’, 한강의 ‘채식주의자’까지 베스트셀러 톱 10중 5권을 소설이 차지하면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토너처럼 미디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주목받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 한 주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 원작 소설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은 종합 19위로 순위가 상승해 영화와 함께 쌍끌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에세이 분야에서도 국내 대표적인 진화학자이자 동물행동학 분야 석학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최근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하면서 ‘양심’이 138계단이나 상승한 종합 25위에 안착했다. ‘버럭 개그의 아버지’ 개그맨 이경규의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도 방송을 통해 출간 소식을 전해 30계단이 상승한 종합 30위를 차지했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 한국 작품 첫 日 요미우리문학상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 한국 작품 첫 日 요미우리문학상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이 일본 내 권위 있는 문학상인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았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이 13일 밝혔다. 국내 단일 작가의 작품을 옮긴 책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일본 출판사 하쿠스이샤에서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 일본어판은 지난 11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제76회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사이토 마리코가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했다. 일본에서 시인으로도 활동 중인 사이토는 한강 외에 조남주, 정세랑 등 한국 작가를 일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요미우리문학상은 1949년 요미우리신문사에서 제정한 상이다. 소설, 희곡·시나리오, 수필·기행, 평론·전기, 시가(하이쿠), 연구·번역 6개 부문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한다.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일본 내 순문학 문학상의 쌍벽을 이룬다. 전년도 1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년간 일본에서 출간된 단행본이 대상이다. 앞서 1990년 ‘한국현대시선’을 번역한 이바라키 노리코가 연구·번역 부문을, 2013년 재일 한국인 2세 영화감독 양영희가 희곡·시나리오 부문을 각각 수상한 바 있다. 상금은 200만엔(약 1960만원)이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피로의 필요(김지윤 지음, 청색종이) “우린 웃음으로도 지칠 수 있네/그렇게 먼 길을 쉼 없이 달려오느라/제대로 풍경을 남기지도 못했지/피로가 알려 주는 것들/엔진 없는 열차는 결국 멈춘다는 걸/롤러코스터 속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지/끝은 언제나 바깥에서 오는 것/속도가 느려지면 바람이 말하지, 멈출 때야”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지윤의 두 번째 시집. 모두가 ‘피로’를 곤혹스러운 삶의 부산물로 여길 때 작가는 삶의 다른 국면을 열어 주는 고비, 새로운 행과 연을 위한 시작점으로 파악한다. 이 덕에 피로는 멈춰 서서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성찰의 도구로 확장된다. 176쪽, 1만 2000원. 봄밤의 모든 것(백수린 지음, 문학과지성사) “앵무새는 관심을 많이 필요로 하는 동물이에요. 하루에 몇 번씩 새장 밖에 꺼내 주셔야 해요. 놀아도 주셔야 하고요. 안 그러면 외로워서 죽어요.” 현대문학상,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가 네 번째로 펴낸 소설집. 모두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각 소설 속의 화자들은 저마다 커다란 상실을 하나씩 품고 있다. 한때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영영 떠나보낸 사람과의 시간, 그리하여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없는 나날 속에 놓인 화자들에게 한 줌의 빛이 닿는 순간을 저자는 섬세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풀어냈다. 268쪽, 1만 7000원. 버넘 숲(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열린책들) “우리가 우리 인생의 소비자인지 생산물인지 결코 알 수 없지만,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이 지구상에서 우리에게 어떤 판단을 내릴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야.” 최연소 부커상 수상자인 캐나다의 엘리너 캐턴이 10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버려진 땅에서 작물을 가꾸는 게릴라 가드닝 단체인 ‘버넘 숲’의 일원과 후기 자본주의의 총아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 르모인이 얽히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물이다. 신념과 정치적 입장이 자신을 정의하도록 만드는 이 시대에 각기 다른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결탁하고 대결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592쪽, 1만 9800원.
  • ‘폭싹 속았수다’… 제주어가 다시 뜬다

    ‘폭싹 속았수다’… 제주어가 다시 뜬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어 제주도 배경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 이국적이면서 독특한 제주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에는 ‘멘도롱 또똣’, ‘우리들의 블루스’를 잇는 제주 사투리 대사가 간간히 나와 제주어 열풍을 재현할 조짐이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는 제목부터 제주 사투리다. 마치 표준어 ‘남의 거짓이나 꾀에 넘어가다’란 뜻을 지닌 ‘속다’는 의미로 짐작하지만 ‘애쓰다’, ‘수고하다’, ‘욕보다’ 뜻의 제주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주의 사계절과 함께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으로 또 한번 제주앓이가 시작되고 있다. 제주문학관에서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문학관 1층 북카페에서 ‘제줏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세상-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 제주어’를 주제로 특별강연이 열린다. ‘제줏말 사전’을 쓴 김학준씨를 초청해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타난 제주어의 특징과 문학적 가치를 탐구한다. 특히 ‘바람이 센 곳이라 그렇대. 어미들이 이렇게 짧은 게. 바람소리가 말끝을 끊어 가버리니까’라는 문장은 소설 속 제주어의 특성을 잘 표현해준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한강 소설 속 제주어를 통해 우리 언어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사박물관·현대미술관에 국회도서관까지…3대 문화시설 광주유치 ‘청신호’

    역사박물관·현대미술관에 국회도서관까지…3대 문화시설 광주유치 ‘청신호’

    광주시가 핵심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온 대한민국 3대 문화시설 광주분관 유치사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3대 문화시설로 꼽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경우 민주화역사관의 광주 설립이 추진되고,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건립도 국회에 건의해놓은 상태다. 광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문화한국 2035 프로젝트’에 따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민주화역사관의 광주 설립과 국립미술관 지역 분관 확대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고 9일 밝혔다. 문체부는 국립문화기관 지역 분관 확대와 법인 설립 등 국립미술관의 새로운 운영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올해 ‘국립미술관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과 지역별 배치, 특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역 국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수도권에 과천관·덕수궁관·서울관이, 중부권에 청주관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또 중부권에는 대전관, 영남권은 진주관·대구관이 설립 추진 중이지만 호남권은 전무한 상태다. 광주시는 그동안 지역 미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를 위해 지난 2023년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 미술관 건립부지 확보 등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27일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권역별 균형있는 설립을 담은 ‘개정 박물관·미술관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립미술관법’ 제정이 추진됨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광주시는 판단하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민주화역사관 광주 이전 설립도 추진된다. 민주화역사관 건립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는 호남의병,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을 함께 한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반이 된 도시이다. 광주시는 광주를 비롯한 대한민국 및 아시아의 민주역사자료를 수집하고, 민주화역사관의 원활한 건립을 위한 사전절차 검토에 착수하는 등 문체부와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김성배 문화체육실장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주 유치에 대한 지역 예술계의 염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한국 2035’ 계획에 반영돼 구체화하고 있다”며 “지역 특화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과 민주화역사관 건립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식을줄 모르는 인기… 한강 작가 도서 17종, 연중 순회 전시

    식을줄 모르는 인기… 한강 작가 도서 17종, 연중 순회 전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작품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제주도 한라도서관이 한강 작가 도서 전시를 이달부터 연중 개최한다. 제주도 한라도서관은 문학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더 많은 지역사회 구성원과 나누기 위해 ‘한강 작가 도서 전시’를 3월부터 연중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라도서관이 소장한 한강 작가의 도서 중 일부를 활용해 도내 7개 순회문고에서 진행된다. 한라도서관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해 외부 출입이 힘든 환자들이나 평소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도민들에게 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주해온 외국인 등 소외계층들에게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고 말했다. 전시 장소는 제주도립노인요양원, 주야간보호센터, 오라참꽃도서관, 화북청풍작은도서관, 반딧불이작은도서관, 제주작은예수의집, 연강참병원이며, 3월에는 제주도립노인요양원과 주야간보호센터에서 17종 34권을 전시할 예정이다. 양애옥 한라도서관장은 “지난해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인 만큼 다양한 지역 주민들이 한강 작품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도서관에서 지난 10월 22일부터 12월말까지 약 2개월동안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 독서전을 연 결과 한강 작가의 작품을 대출한 회원은 362명이며 대출권수는 654권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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