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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로 본 2005 문화계](4)출판계 양극화 현장과 명암

    [이슈로 본 2005 문화계](4)출판계 양극화 현장과 명암

    “방금 전화받은 사람이 제 처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지난해까지는 직원 두 명을 두었는데, 올 핸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올해 낸 10여권의 책중 2쇄를 찍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해 3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던데 올해는 4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 같습니다. 출판시장이 어렵다고 하는데 무척 선방한 셈이지요.” 출판시장이 극심한 불황이라지만 이를 느끼는 온도 차는 이렇게 다르다. 첫번째 답변을 한 사람은 인문·사회과학 책을 주로 내온 Y출판사 대표, 그 다음 답변의 주인공은 민음사의 박상준 기획실장이다. 출판시장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판시장 매출규모는 2조 4000억원 정도. 그중 학습참고서와 만화를 제외한 단행본 전체 매출액은 1조 5000억원 정도다. 이중 실질적으로 출판활동을 하고 있는 800여개 출판사의 4%인 상위 30개 출판사가 전체 매출의 3분의1을 장악하고 있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연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출판사가 드물었으나, 지난해엔 랜덤하우스중앙, 민음사, 김영사, 넥서스, 시공사 등이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며,100억원을 넘긴 출판사도 21세기북스, 웅진닷컴, 문학동네, 창비 등 30개사가 넘는다. 눈에 띄는 점은 매출 상위로 올라갈수록 그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것.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베스트셀러 500위 내 도서를 펴낸 출판사 중 상위 10개 출판사의 점유율이 2002년 기준으로 61%에 달했다. 상위 5개 출판사의 점유율도 50%를 넘는다.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이같은 매출 쏠림 현상은 올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사의 문윤식 마케팅홍보팀장은 “올해는 책 발행 종수를 지난해 260종보다 대폭 줄인 160종만 냈는데도, 매출은 오히려 13억원 정도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랜덤하우스중앙의 권택규 실장도 “올해 80억원 정도 매출 신장이 이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200억원이 약간 넘는 매출을 올린 21세기북스는 지난해 수준에 머무를 전망. 반면 비교적 안정권이라는 3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출판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논픽션 및 어린이책을 주로 내는 바다출판사 김인호 대표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전반적으로 신간 매출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올해 10여종의 책을 출판한 동아시아의 한성봉 대표도 “매출이 15% 정도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출판도 이젠 마케팅 싸움 단행본 출판은 책 제작의 특성상 타산업 분야와 달리 ‘규모의 경제’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분야다. 그래서 적은 자본으로도 출판에 대한 애정과 노하우,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뛰어들어 성공한 출판인도 적지 않다.‘1인출판’이 유행하는 것도 이같은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은 곧 폐기돼야 할 것 같다. 앞서 예를 들었듯 작은 출판사일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이젠 출판업 진입조차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원인의 핵심은 마케팅이다. 한성봉 대표는 “소위 대형출판사들 중 상당수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출혈 마케팅을 한다. 각종 이벤트와 할인경쟁, 홈쇼핑을 통한 무더기 판매, 대형서점의 매대 독점 등은 작은 출판사로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마케팅력이다.”라고 말한다. 이와함께 스테디셀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출판사들은 기초 토양이 탄탄해 불황에도 견딜 수 있지만, 출판 종수가 작은 출판사나 신생출판사들은 견뎌내기 어려운 점도 있다. ●출판 다양성 해치는 양극화 요즘 흔히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라 있는 책들을 보면 대부분 소위 트렌드에 충실한 책들이다. 물론 그중엔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하고 내용도 충실한 책이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가 급조된 책들이 많다.TV 드라마에 잠깐 등장했거나, 잡학적 정보를 재미만 강조해 급조한 책들, 사회적 성공의 비결을 담은 처세서 등등. 이런 책들도 물론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초소양과 교양을 쌓는 데 기본이 되는 인문·사회과학서 등이 설 자리가 없는 게 문제다. 이같은 현상은 곧 마케팅력에 의한 베스트셀러 양산의 폐해라는 지적이 많다. 연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한 출판사 대표는 “사실 중소 출판사들 상당수가 인문·사회과학 책을 내고 있는데, 마케팅력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구나 대형출판사들은 최근 들어 편집자에게 별도의 브랜드를 주고 모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임프린트’ 시스템을 도입, 상업 마인드에만 충실한 책 출판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프린트는 경영 합리화 차원에선 바람직하지만 일정 기간동안 최대한의 성과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는 책출판 자체에는 꼭 긍적적이지만은 않다.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는 “임프린트는 길어야 3년 앞을 내다본 기획밖에 할 수 없고, 이같은 시스템하에선 다양한 콘텐츠 생산이 불가능하다.”며 “대형 출판사들은 소형 출판사들이 하기 어려운 양질의 대형 기획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멀리서 오는 것들(오정국 지음, 세계사 펴냄)198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현실과 이상향 사이에서 ‘존재론적 결핍’을 노래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운명적 대립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향해 나아가는 눈물겨운 흔적들을 담았다. 서울신문 기자, 문화일보 문화부장을 거쳐 현재 한서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6000원.●앙드레 지드, 도스토예프스키를 말하다(앙드레 지드 지음, 강민정 옮김, 고려문화사 펴냄)‘좁은 문’‘지상의 양식’ 등의 명저를 남긴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가 도스토예프스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비유 콜롱비에 극장에서 행한 여섯 번의 강연을 묶은 책. 지드가 경외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적 면모와 사상적 위대함을 엿볼 수 있다.9500원.●화담명월(최학 지음, 나남출판 펴냄)화담 서경덕과 기생 황진이의 진솔한 사랑을 그린 역사소설. 조선시대 기(氣)철학의 완성자인 화담의 생전 이야기와 제자 서기와 화담의 둘째부인이 풀어놓는 이야기 등 두개의 다른 시간대로 소설을 끌어간다.8500원.●그늘에 대하여(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고운기 옮김, 눌와 펴냄)일본 현대문학에서 탐미주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다니자키의 산문집.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수필 ‘그늘에 대하여’를 비롯해 남녀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담은 ‘연애와 색정’, 화장실 문학인 ‘뒷간’ 등 6편을 묶었다.1만 2000원.●다음 생에(마르크 레비 지음, 조용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19세기 러시아 화가 블라디미르 라드스킨의 유작으로 추정되는 명화 ‘붉은 옷을 입은 젊은 여인’에 얽힌 사연을 중심으로 치열한 암투와 가슴아픈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프랑스에서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9500원.●최후의 템플 기사단(레이먼드 커리 지음, 한은경 옮김, 김영사 펴냄)13세기말 예루살렘의 템플기사단은 적들에게 성지를 빼앗길 위험에 처하자 종단의 보물을 들고 항해를 떠난다. 바티칸의 비밀을 둘러싼 역사스릴러. 전 2권, 각 권 8900원.
  • [여담여담] 신춘문예 ‘샛별’을 기다리며/이순녀 문화부 기자

    최근 나온 계간 ‘대산문화’겨울호에서 재밌는 글을 읽었다. 소설가 조경란씨가 쓴 단상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번 학기에 일주일에 한번씩 대학에서 ‘소설쓰기’를 가르쳤는데 문학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생각만큼 책을 많이 읽지 않더란다. 한국 소설은 물론이고 외국소설도 일본 소설을 빼곤 거의 읽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한 필자는 ‘그렇게들 안 읽고 어떻게 글을 쓰나, 어디 소설 한번 보자.’고 단단히 별렀다. 그런데 학기가 끝날 무렵 학생들이 제출한 소설을 읽고 깜짝 놀랐단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글을 보면서 ‘책을 읽으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감했다는 일화다. 출판 시장, 그중에서도 문학 분야의 독자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 소설의 쇠퇴는 심각하다. 오죽하면 문화예술위원회가 침체된 한국 문학을 회생시키겠다며 올 들어 분기마다 우수문학도서와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을 선정해 지원할까 싶다. 단적으로 지난달 넷째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른 소설은 ‘해리포터와 혼혈왕자’(1위),‘도쿄 타워’(4위),‘모모’(8위)등 모두 번역소설이다. 그런데 앞서 필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렇게 소설을 읽지 않는 세대인데도 신기하게 재능있는 작가들은 해마다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1980년생 김애란과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은 1981년생 안보윤이 대표적이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 신인작가들은 한국 소설을 읽지 않는 또래집단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문학 관계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아는 구문을 새삼스럽게 끄집어낸 까닭은 바야흐로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와서다. 독서량은 적어도 개성이 강한 글을 쓸 줄 아는 20대 문학지망생부터 열정만은 이들 못지않은 늦깎이 ‘문학청년’들까지 단체로 열병을 앓는 달이다. 문학이 죽네사네 해도 매년 신문사에 투고되는 작품 수에 크게 변화가 없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신춘문예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좋은 작가들이 새벽 하늘을 밝히는 샛별처럼 새해 첫날 각 일간지를 장식하길 기대해 본다.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너는 없지만 계속 생각할래

    은유가 아주 깊어서, 초등 저학년까지도 읽으면 좋을 에릭 바튀의 새 그림책을 골랐다. ‘실베스트르’‘만약 눈이 빨간색이라면’ 등으로 열혈(?)엄마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그림 작가 에릭 바튀. 예의 그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붓터치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게 이끄는 그림책이 ‘마음을 움직이는 모래’(토마 스코토 글, 함정임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이다. 미리 귀띔하지만, 이 책은 한두번 읽어서는 작가의 의도를 간파하기 어려울 정도로 은유가 깊다. 그런 만큼 거듭 읽을수록 책의 진의(眞意)가 진국으로 우러난다는 점은 대단한 미덕이기도 하다. 쓸쓸하고 고요한 사막에 혼자 서성이는 ‘나’.“네가 쌓은 돌담이 그대로인지 보러 간” ‘나’는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너’가 무척 그립다.‘너’가 누구인지는 독자들도 끝까지 알 수 없다.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버렸고 그래서 ‘나’의 마음이 너무너무 아프다는 것 밖에는.“눈에 모래가 들어갔을 때 말고는 울지 않는다.”며 씩씩한 척하는 ‘나’의 깊은 슬픔이 책장 밖으로 출렁출렁 넘쳐나올 것만 같다. 이별과 죽음에 관한 명상과 성찰을 느리고 조심스럽게 에둘러 권유하는 책이다.‘너’와의 이별(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마음이 독자들 마음까지도 찡하게 때린다.“엄마는 네가 돌담에서 떨어졌다고 말씀하셔. 아빠는 네가 모래 위에 쓰러졌다고 하시고. 난, 네가 햇빛에 살갗을 태우기 위해 그런 거라고 생각해.” 아픔을 달래려 애쓰는 ‘나’의 몸짓이 안타깝다.‘너’가 남기고 간 돌담을 덮어버리려 하루종일 모래를 긁어모은 ‘나’는 이렇게 말한다.“사람들은 무엇이든 눈에 안 보이면, 잊게 되는 것 같아.” 잔잔하고도 애틋한 감상에 젖어있던 책은 그러나 마지막 대목에서 껑충 도약을 한다. 슬픔을 딛고, 작은 성찰을 끝내고….“좋아, 이제 그만 가야겠어!…그래도 넌 빨리 돌아와야 해. 어쩌면 너무 늦을지도 모르니까. 그 때는, 내가 너무 커 버렸을지도 몰라.” 독특한 검정색 책 표지, 강렬한 붉은 색과 시원시원한 여백의 그림들. 소설가 함정임이 번역했다. 짧은 글, 깊은 성찰.‘글꾼’이 글을 옮긴 이유를 알만하다.5세 이상.1만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마리 퀴리의 지독한 사랑(페르 올로프 엔크비스트 지음, 임정희 옮김, 노블마인 펴냄)노벨상을 수상한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와 동료 물리학자이자 유부남인 폴 랑주뱅의 치명적인 사랑. 치밀한 자료조사로 얻어낸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했다.9000원.●헤르메스의 기둥(송대방 지음, 문학동네 펴냄)중세시대 화가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성모’를 모티프 삼아 르네상스 미술과 연금술을 둘러싼 500년 암투를 파헤치는 추리물.‘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앞선 1996년, 스물여섯의 신예 작가 송대방이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던 책으로 10년 만에 재출간됐다. 전 2권, 각 권 1만 2000원.●알리와 니노(쿠르반 사이드 지음, 이상원 옮김, 지식의숲 펴냄)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아제르바이잔의 외곽 도시 바쿠에서 펼쳐지는 이슬람 청년 알리와 기독교 처녀 니노의 비극적 사랑이야기.1937년작으로 전세계 27개국의 독자를 감동으로 몰아넣은 소설이다.1만원.●남자들, 쓸쓸하다(박범신 지음, 푸른숲 펴냄)늦둥이 외아들로 태어나 자식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온 60년 인생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풀어낸 산문집. 우리 시대 중년 남성들의 쓸쓸한 내면 풍경을 대변한다.9000원.●겨울나그네(최인호 지음, 열림원 펴냄)뮤지컬 공연에 맞춰 20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온 러브 로망의 고전. 민우와 다혜의 순결한 사랑은 세월의 흐름과 무관하게 여전히 가슴을 울린다. 다만 소녀 취향의 표지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뿐. 초판에서 200장 정도를 덜어내고, 군데군데 개작했다. 전 2권, 각 권 1만 1000원.
  • [책꽂이]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김종길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경남 진해에서 열리는 김달진문학제에 참가한 시인 66명의 시 71편을 묶었다. 올해 김달진 문학제 열돌을 맞아 1999년 엮어낸 시집 ‘당신의 마당’을 보완해 새롭게 펴낸 것. 김종길 나태주 송수권 조정권 최동호 시인 등이 참여했다.7500원.●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라헐 판 코에이 지음, 박종대 옮김, 사계절 펴냄)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벨라스케스의 걸작 ‘시녀들’에서 영감을 얻은 팩션. 그림속 개가 사실은 난쟁이 바르톨로메이며, 공주의 인간 개 노릇을 했다는 설정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끌어나간다.‘2005 오스트리아 명예아동청소년도서’로 선정됐다.8500원.●돼지들에게(최영미 지음, 실천문학 펴냄)‘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 위선적인 한국 사회를 정면으로 겨냥한 날카로운 시들의 향연이 아찔하다. 풍자의 형식을 띤 ‘돼지들에게’연작을 비롯해 축구에 관한 시편, 자아를 찾아떠나는 여행시편, 일상의 절망과 재발견을 담은 서정시편들 수록.8000원.●노는 인간(구경미 지음, 열림원 펴냄)199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자의든 타의든 변두리로 쫓겨난 별볼 일 없는 인간들의 구차한 일상을 능청스럽고 진득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무능력한 소설가가 주인공인 표제작을 비롯해 ‘초지일관 그녀는’‘형제이발관’‘동백여관에 들다’ 등 10편 수록.9500원.●우리 시대의 화가(존 버거 지음, 강수정 옮김, 열화당 펴냄)철학자, 화가, 시인 등 다방면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 출신 저자의 첫번째 장편소설. 냉전이 극으로 치닫던 1958년, 런던에서 개인전을 열던 헝가리 망명작가 야노스 라빈이 종적을 감춘다. 미술평론가이자 친구인 존은 스튜디오에서 발견된 일기를 단서로 그의 행방을 좇는다.1만원.
  • 문학동네 소설상에 박진규씨

    계간 ‘문학동네’가 주관하는 제1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자로 박진규(28)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수상작가 소감과 심사평 등은 ‘문학동네’ 겨울호에 실려 있다. 수상작가에게는 상패와 고료 3000만원이 지급된다.
  • [이주일의 어린이책] 우물 속 도마뱀/김선숙 글·그림

    ‘우물 속 도마뱀’(김선숙 글·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은 한글을 떼지 못한 유아들의 감각기관을 이래저래 자극할 수 있어 좋다. 원색의 강렬한 색감, 콜라주 기법이 동원된 입체감 넘치는 그림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반복되는 단순한 글 속에 등장하는 여러 흉내내는 말들 또한 아이들 귀를 쫑긋 세워놓기 ‘딱’이다. 시청각 감각을 부지런히 쓰게 유도하는 요령있는 그림책인 셈이다. 숲 속 우물로 물을 뜨러 간 여자아이 꼭지. 물을 뜨지 못해 발을 ‘동동동’ 구르는 꼭지의 귀에 들려오는 ‘둥둥둥’ 북소리. 노란 장화를 신은 도마뱀이 배를 두드리며 걸어오는 소리는 ‘둥!둥!둥!둥!’. 여러 등장인물들이 내는 소리들이 무척 재미있다.5세까지.9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소리내어 읽고 싶은 우리 문장(장하늘 지음, 다산초당 펴냄)‘문장표현사전’‘한글바로잡기’ 등 아름다운 우리말글 가꾸기에 앞장서온 저자가 간암수술의 후유증을 이겨내며 집필한 문장교본.1920년대 이후 400여편의 산문 가운데 43편의 명문을 골라 저자의 감상과 해설을 달았다.1만 2000원.●날개 달린 물고기(이인휘 지음, 삶이 보이는 창 펴냄)2년 전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하는 노동자대회에서 분신자살했던 이용석씨의 삶과 죽음을 다룬 실명소설. 노동운동가 출신의 저자는 외딴 섬에서 태어나 육지의 하늘을 날아오르길 꿈꾸었던 한 소년의 희망과 좌절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인간 상실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1만원.●벽(장 폴 사르트르 지음, 김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실존주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사르트르가 1939년 발표한 소설집.‘구토’라는 제목으로 1983년 국내 출간됐던 것을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번역했다. 프랑코의 파시즘에 대항해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다 사형을 선고받은 주인공의 고뇌를 다룬 표제작을 비롯해 중단편 5편을 실었다.1만원.●칼 같은 글쓰기(아니 에르노 지음, 최애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와 소설가 겸 평론가인 프레데르크 이브 자네의 대담집.‘단순한 열정’‘탐닉’‘집착’ 등으로 늘 논쟁의 중심에 서온 아니 에르노의 문학적 토대와 행보를 엿볼 수 있다.9800원.●사랑하거나 미치거나(권지예 지음, 시공사 펴냄)고흐, 로트렉, 피카소, 쉴레 등 누구보다 열정적인 생을 산 유명 화가들의 가장 아름다웠던, 혹은 가장 비극적이었던 순간을 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인 감성으로 빚어낸 그림소설집. 이상문학상과 동인문학상에 빛나는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가 독자들을 매혹시킨다.1만원.●흙의 살들(김규태 지음, 아침나라 펴냄)1957년 ‘문학예술’로 등단, 이후 ‘현대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철제 장난감’‘졸고 있는 신’ 등의 시집을 발표해온 저자의 네번째 시집.‘원형에 이르는 꿈’으로 요약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7500원.
  • 소설·산문집 들고 한국찾은 히라노

    “일본인은 신을 믿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윤리가 종교를 대신하지도 못합니다. 지금은 잘 사는 사람이 승자로 대접받고, 못사는 사람이 패자로 손가락질 당하는 경제지배의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이것이 작가로서 평생을 안고 갈 관심사입니다.” 1989년 교토대 법학부 재학중 ‘일식’으로 아쿠타카와상 최연소 수상기록을 세우며 일본 신세대 문학의 기수로 떠오른 히라노 게이치로(30). 우리말로 번역된 ‘일식’‘달’로 국내에도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가 산문집 ‘문명의 우울’(염은주 옮김)과 장편소설 ‘장송’(전2권·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펴냄)의 번역 출간과 강연회 참석차 방한했다. ‘문명의 우울’은 한 일간지에 2년 간 연재한 글을 묶은 것으로, 시사적인 현상과 사건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분석한 에세이집.‘장송’은 1848년 2월 혁명을 전후한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쇼팽, 들라크루아, 조르주 상드 등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1년간의 자료수집과 3년간의 집필과정을 거쳐 탄생한 ‘장송’(2002년)은 낭만주의 예술철학을 다룬 예술가 소설이자 심리소설이며, 당대 사회상을 세밀하게 묘사한 풍속소설의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맞춰 발자크, 플로베르 같은 19세기 작가들의 문체를 염두에 둔 점도 흥미롭다. 신에서 인간으로, 전통에서 현대로 이행하는 유럽 근대화시기는 문명의 폐해와 물질만능주의로 위기에 처한 오늘날의 풍경과 자연스레 겹쳐진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주로 섬세한 심리묘사와 감성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그의 소설은 진지한 주제의식과 작품마다 자유자재로 변하는 문체의 다양함을 무기로 삼고 있다.“한살 때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1년 간 프랑스 파리에 머물다 지난 8월 돌아온 그는 고향인 교토를 떠나 현재 도쿄에서 살고 있다.27일에 이어 28일 오후4시30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이야기-전달한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야기꾼들이 뒤집어 본 신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종교 연구가인 카렌 암스트롱은 ‘절대적으로 유일하고 정설인 신화는 없다.’고 단언한다. 신화란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주기 때문이 아니라 유효하기 때문에 진실인 것이며, 시대와 상황이 변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유효하게 변경되는 것이 신화의 존재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유효한 신화는 어떤 모습일까. 각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이 참여해 역대 신화들을 재조명하는 세계적인 출판 프로젝트로 주목받아온 ‘세계신화총서’가 6년 간의 준비끝에 1차분 3권을 내놓았다.20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의 기자회견에 맞춰 전 세계 31개국에서 동시 출간된 ‘세계신화총서’(문학동네)는 1999년 스코틀랜드 케넌게이트출판사의 수석편집자이자 발행인인 제이미 빙이 기획한 것으로 2038년까지 모두 100권을 만드는 거대 프로젝트다. 출판사는 작가들을 섭외하고, 원고량(한국판 기준 200쪽 내외)을 정해줄 뿐 다루는 신화의 내용이나 형식은 전적으로 작가의 판단에 맡긴다. 그리스, 이슬람, 힌두, 남미 신화 등을 총망라하며, 픽션 혹은 논픽션으로 다뤄진다. 지금까지 확정된 필진은 카렌 암스트롱(영국),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재닛 윈터슨(영국)빅토르 펠레빈(러시아), 데이비드 그로스만(이스라엘), 치누아 아체베(나이지리아), 도나 타트(미국), 밀튼 하툼(브라질), 이언 매큐언(영국), 키리노 나츠오(일본), 수 통(중국)등이다. 이밖에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오르한 파묵(터키)과 이사벨 아옌데(칠레),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토미 모리슨(미국)등의 작가와는 현재 계약이 진행중이다. 이번에 출간된 3권은 기존 신화서들과 차별되는 이 시리즈의 방향성과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제1권으로 나온 카렌 암스트롱의 ‘신화의 역사’(이다희 옮김, 이윤기 감수)는 1만 2000년 인류 역사를 아우르는 신화 개론서이면서 동시에 이 시리즈의 의미를 설명하는 입문서 노릇을 톡톡히 한다. 서구문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그 대안으로 신화의 복귀를 제시하는 저자의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페넬로피아드,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김진준 옮김)는 서양 문학 최고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통쾌하게 뒤집은 소설이다.‘눈 먼 암살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페니미즘 문학의 대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오디세우스의 헌신적이고 정숙한 아내 페넬로페의 시각에서 역마살과 여성편력, 영웅 콤플렉스 등 오디세우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다룬다. 열 두명의 시녀들이 등장해 동요, 연극,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한 재판 장면 등을 보여주며 오디세우스의 비밀을 폭로하는 대목은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작가적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무게,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는 ‘21세기의 버지니아 울프’로 칭송받는 재닛 윈터슨의 소설이다. 올림포스 신들에 저항한 벌로 지구를 떠받치게 된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 등 고대 그리스의 두 영웅을 불러낸다. 번역을 맡은 소설가 송경아는 옮긴이의 말에서 “(아틀라스는)소외된 자, 침묵하는 자, 누구도 짊어질 수 없는 무게를 견디면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자”라면서 “재닛 윈터슨은 작가의 권능과 세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아틀라스에게 동반자와 자유를 준다.”고 썼다. 각 권 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 ●피터 드러커,CEO의 8가지 덕목(피터 드러커 외 지음, 이수영 옮김, 시대의 창 펴냄)피터 드러커 등 경영전문가들의 보수적 가치와 효율성에 관한 16개 경제 에세이. 경영 이론가 피터의 경영철학과 사상을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연구한 내용.1만 5000원. ●참을 수 없는 유혹 야식(켈리 앨리슨·앨버트 스턴카드·사라 티어 지음, 임경아 옮김, 루비박스펴냄) 비만과 질병의 주범 야식에 대한 경고서. 저녁 7시 이후에 습관적으로 먹는 야식은 일종의 병이라는 주장.1만원. ●아름다운 집념(한미자 지음, 눌와 펴냄) 태평양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의 차에 대한 사랑 이야기. 우리 차 문화 부활을 위해 노력한 한 기업인의 차 인생이 담겨 있다.1만 8000원. ●남자 나이 50(홀거 라이너스 지음, 김용현 옮김, 한스 미디어 펴냄) 50대 남성들의 인생 설계서. 비전, 가족, 정치, 종교, 죽음 등을 성찰하는 50대 남성의 인생과 철학 이야기.1만원. ●교양경제학(고무로 나오키 지음, 김정환 옮김, 시아펴냄) 세계 경제를 움직인 경제학 거장들을 살펴보는 경제학서. 수많은 경제이론이 어떻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고 사려졌는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해 놓았다.1만 1000원. ●헬스의 거짓말(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 사이언스 북스펴냄)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져다 준다는 운동에 대한 검증서. 헬스클럽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골다공증을 예방해 주는지 스포츠 과학계의 논란 소개.1만 3000원. |유아·아동| ●어깨동무 내 동무(남성훈 글·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해가 저물어가는데 뭘하고 노는지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 오빠. 동생 소현이는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오빠를 찾아나서는데…. 잊었던 골목의 풍경, 옛날 놀이방법들이 재미있다.6세 이상.9500원. ●천사의 날개(하인츠 야니시 글, 젤다 마를린 조간치 그림, 조국현 옮김, 소년한길 펴냄) 정원에서 천사를 그리고 있는 어린 주인공. 그런데 갑자기 천사가 도화지에서 벌떡 일어나 특별한 날개를 달아달라고 주문한다. 어떤 날개가 천사의 마음에 쏙 들까? 원목 질감을 그대로 살린, 나무바탕 그림이 매우 독특하다.3세 이상.1만원. |초등·청소년| ●하루 30분 놀이로 내 아이 수학영재 만들기(한헌조·조경희 글, 김미정 그림, 예담프렌드 펴냄) 저자는 초등수학 교육 콘텐츠 전문가들.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활동 수학’의 기본기를 집에서 놀이로 체득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금, 카드, 주사위, 색종이 등을 활용한 19가지 ‘수학놀이’를 만 5세 전후에서부터 시작하면 좋다는 게 책의 요점.1만 2000원.
  • [책꽂이]

    |실용경제|●피터 드러커,CEO의 8가지 덕목(피터 드러커 외 지음, 이수영 옮김, 시대의 창 펴냄)피터 드러커 등 경영전문가들의 보수적 가치와 효율성에 관한 16개 경제 에세이. 경영 이론가 피터의 경영철학및 사상을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연구한 내용.1만5000원.●참을 수 없는 유혹 야식(켈리 앨리슨·앨버트 스턴카드·사라 티어 지음, 임경아 옮김, 루비박스펴냄)비만과 질병의 주범 야식에 대한 경고서. 저녁 7시 이후에 습관적으로 먹는 야식은 일종의 병이라는 주장.1만원.●아름다운 집념(한미자 지음, 눌와 펴냄)태평양 창업주인 고 서성환 회장의 차에 대한 사랑이야기. 우리 차 문화 부활을 위해 노력한 한 기업인의 차와 함께 인생이 담겨 있다.1만8000원.●남자 나이 50(홀거 라이너스 지음, 김용현 옮김, 한스 미디어 펴냄)50대 남성들의 인생 설계서. 비전, 가족, 정치, 종교, 죽음 등을 성찰하는 50대 남성의 인생과 철학 이야기.1만원.●교양경제학(고무로 나오키 지음, 김정환 옮김, 시아펴냄)세계 경제를 움직인 경제학 거장들을 살펴보는 경제학서. 수많은 경제이론이 어떻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고 사려졌는지 흥미진진하게 서술해 놓았다.1만1000원.●헬스의 거짓말(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 사이언스 북스펴냄)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져다 준다는 운동에 대한 검증서. 헬스클럽에서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골다공증을 예방해주는지 스포츠 과학계의 논란 소개.1만3000원.|유아·아동|●배나무 할아버지(테오도어 폰타네 글, 논니 호그로기안 그림, 유혜자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맛있는 배를 나눠주던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무덤가에 돋아난 배나무에 다시 배가 주렁주렁 열려 모두가 흐뭇해진다는 이야기. 목판화 그림이 따뜻하고도 깊은 맛이 있다.4∼7세.7500원.●붕부웅∼(조너선 에밋 글, 크리스티언 폭스 그림, 염현숙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책장을 펼칠 때마다 자동차, 기차, 로켓, 비행기 등 탈것들이 튀어나오는 재미있는 팝업북. 구조물이 이전의 팝업북들보다 훨씬 정교해진 느낌이다.3세 이상.1만8000원.|초등·청소년|●조선사 이야기(전3권)(박영규 글, 최상규 그림, 주니어김영사 펴냄)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영규가 초등생들을 위해 쓴 역사책. 조선왕조 역사를 3권에 나눠, 기존의 어린이 역사책들이 간과했던 역사용어와 사건들을 정확히 설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초등고학년. 각권 9500원.●벼락맞아 살판났네(조장희 글, 박요한 그림, 효리원 펴냄) 전국도깨비대회에 참가해 낮도깨비, 더벅머리 도깨비, 등불 도깨비 등을 만난 주인공. 도깨비들은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와 TV에 빠져 우리들에겐 도무지 관심이 없다.”고 불평하고, 어린이들에게 전해달라며 자신들의 재미난 경험을 얘기해주는데…. 초등고학년.8500원.
  • 첫 장편소설 ‘잘가라, 서커스’ 펴낸 여성작가 천운영

    첫 장편소설 ‘잘가라, 서커스’ 펴낸 여성작가 천운영

    ‘바늘’ ‘명랑’ 등 단 두 권의 소설집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문제적 작가로 떠오른 천운영(34)이 등단 5년 만에 첫 장편소설을 냈다. 지난해 여름부터 올 여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잘가라, 서커스’(문학동네)는 작가가 지난 1년간 강원도 속초에서 자루비노를 거쳐 중국 훈춘까지 열서너시간의 뱃길을 6차례 왕복하며 건져올린 ‘대어’다. 단편에서 장편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작가의 발걸음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문제의식이나 소설문법, 문체에서 뚜렷한 변화의 기미가 느껴진다. 낯설고, 그로테스크한 매력을 날선 칼날처럼 뿜어내던 단편들과 달리 ‘잘가라, 서커스’는 한결 편하고, 넉넉해졌다. “일부러 변화를 주려고 한 건 아니에요. 내게 따라붙는 수식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단편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쓰려고 애썼어요. 무엇보다 따뜻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잘가라, 서커스’의 작중 화자는 윤호와 림해화, 둘이다. 윤호는 당뇨로 한쪽 발을 자른 어머니와 어릴 때 자신에게 서커스를 보여주다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형을 돌봐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윤호는 형의 신부감을 찾아 중국으로 맞선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조선족 여인 림해화를 형수로 맞아들인다. 림해화는 어릴 적 고향마을의 발해 유물인 정효공주 무덤에서 만났던 한 남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 남자는 홀연 한국으로 떠난 이후 소식을 끊었다. 해화의 한국행에는 속초 어딘가에 있다는 남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소설은 윤호와 해화 사이의 미묘한 감정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둘의 시선으로 교차편집해 보여준다. 윤호는 형수를 향한 불온한 욕망을 피해 중국 따이공(보따리장수)으로 나서고, 해화는 어머니의 죽음과 동생의 도피로 가학적이 된 ‘나그네’(남편)를 떠나 낯선 자본주의 도시를 배회한다. “2년 전쯤, 식당에서 조선족 아주머니의 구구절절한 인생 스토리를 들은 이후 조선족 이주 노동자에 대해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 작가는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연애’가 아닌 ‘사랑’이야기.“해화로 인해 어머니와 형, 동생이 모두 위안을 받아요. 한때 사랑을 믿지 못한 적이 있는데 글을 쓰면서 위안이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지요.” 그래서일까. 작품 주인공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유별나다. 연재 마지막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던 날, 주인공들과 헤어지기 싫어 술을 마시고 대성통곡했다. 옌볜 조선족 동포들의 고된 삶과 중국 따이공들의 치열한 생존투쟁 등 작품 곳곳에는 작가가 들인 공과 발품이 생생히 드러난다. 중국에 갈 때마다 한두달씩 장기체류하며 그들의 풍습과 사투리를 익혔고, 속초와 훈춘을 오가는 배안에서는 실제 따이공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소설가 집어치우고 배를 타보는 게 어떠냐.’는 조언(?)도 들었다. 제목의 의미는 뭘까. 힘들게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에서 서커스를 떠올렸다는 작가는 “결국 우리네 인생 자체가 서커스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랜 여행을 막 끝낸 작가는 이제 새로운 배낭을 꾸리고, 신발끈을 조인다. 다음주 월요일 독일 라이프치히 인근 작은 도시로 떠난다.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예술인마을에서 두달간 머물 예정이다.“글쓰는 일과 관련된 건 아무 것도 안할 거예요. 그냥 여행다니고, 미술관 구경하면서 속을 꽉 채우고 돌아올 겁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40대 두 여류의 흡인력

    40대 두 여류의 흡인력

    기생과 여자 목수. 현실에서도, 소설에서도 보기 드문 캐릭터다.40대 두 여성 작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은 신작 소설이 맨 처음 눈길을 잡아끄는 이유다. 이 시대 마지막 기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현수(46)의 ‘신기생뎐’(문학동네)과 양귀비 꽃살문 전문가인 한 여성 목공예가의 비극적 삶을 그린 송은일(41)의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랜덤하우스중앙). 그러나 희귀한 소재가 불러일으키는 은밀한 호기심은 아주 잠깐이다. 책을 열면 탄탄한 구조, 찰진 문장 등 거칠 것 없이 펼쳐지는 작가의 깊은 내공에 꼼짝없이 압도당한다. ●이현수 ‘신기생뎐’ 목포의 유명한 기방 부용각을 그대로 이은 군산의 부용각은 부엌어멈 타박네와 소리기생 오마담이 평생을 일궈온 전통 기방이다. 소멸돼가는 기방의 풍류를 고집스레 지켜가는 이곳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깃들어 산다. 호시탐탐 재산을 가로챌 궁리를 하는 오마담의 기둥서방 김사장, 오래 전 오마담의 소리에 끌려 부용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집사 박기사, 오마담의 뒤를 이을 부용각의 마지막 기생 미스 민…. 연작 형식의 ‘신기생뎐’은 이들을 고루 주인공으로 불러내 저마다의 애절한 사연을 풀어낸다. “제 고향(충북 영동)에선 가을마다 난계 박연을 기리는 국악축제가 열려요. 그 덕에 어릴 적부터 국악 장단이 자연스레 몸에 뱄는데 작가가 된 이후 그때 기억과 더불어 기생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는 옛 기방이 하나의 문화집단으로 기능했고, 현재의 예술이 기방문화에 빚지고 있음에도 지금껏 어느 작가도 기생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특히 황진이 같은 역사에 기록된 명기가 아니라 이름없이 사그라진 보통 기생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책에 묘사된 기방의 법도와 기생들의 정서는 마치 작가가 직접 보고, 겪은 일인 듯 생생하다. 이 때문에 계간 문예지에 2년 연재하는 동안 ‘의혹’(?)의 눈길도 많이 받았다.“기방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고, 기생을 만날 기회도 없었다.”는 작가는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와 풍속도 등을 바탕으로 짐작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내용에 걸맞게 똑떨어지는 맛깔진 문체는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이다. 기생의 노랫가락처럼 흥을 타는 문장은 인간사 희로애락을 정성껏 어루만진다.“소재가 소재인 만큼 격조가 떨어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문체에 목숨걸었다.”는 작가의 결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1997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단편 ‘마른 날들 사이에’로 당선된 작가는 소설집 ‘토란’과 장편소설 ‘길갓집 여자’를 냈고,2003년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9000원. ●송은일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 양귀비 꽃살문을 새기는 목공예가 이율희와 그녀의 어머니, 외할머니 등 모녀 삼대에 걸친 비극적 사랑의 악연을 전설처럼 풀어놓은 소설이다.‘양귀비 꽃살문’은 ‘목수’로 불리길 원하는 목공예가 이율희가 8년 전 대한민국 공예대전에 출품한 병풍의 제목이었다. 아름다움을 넘어 사악함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금기의 꽃 양귀비를 닮은 이율희와 그녀 집안의 남다른 내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소설속 비극의 잉태지는 씨족 마을인 달아실(월곡)이다. 율희는 근동의 병원집 아들 유태준과 연인 관계였으나 결혼을 약속한 그로부터 어느날 이유도 모른 채 버림받는다. 상고를 나와 은행을 다니던 율희는 이후 두명의 스승으로부터 목수일을 배워 목공예가로 성공했다.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태준은 뒤늦게 율희를 찾아오고, 이를 계기로 이씨 집안 여자들과 유씨 집안 남자들의 얽히고 설킨 애증의 역사가 실타래처럼 하나씩 풀려나온다. 소설은 양귀비 꽃살문의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율희의 예술혼과 대를 이어 유사 근친상간이라는 금기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씨 집안 여인들의 ‘불온한’ 삶을 촘촘히 교직해낸다. 이런 모든 사건의 이면에는 유씨 집안 남자들의 폭력이 숨어 있다. 사랑과 운명이라는 이름아래 펼쳐지는 치명적인 폭력. 태준의 아이를 세번이나 지워야했던 율희가 태준의 사촌동생인 사준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쌍둥이를 잉태하는 대목은 그래서 섬뜩하면서도 남성들의 폭력에 당당하게 맞서는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준다. “어릴 적 시골에서 달구지에 상을 싣고 다니며 팔던 여자 목수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 1년 정도 소목일을 직접 배우기도 했다. 그는 “유씨 남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행해지는 일상적인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아스피린 두알’로 당선된 작가는 장편 ‘불꽃섬’‘소울메이트’‘도둑의 누이’ 등을 냈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 ●고슴도치 길들이기(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박정미 옮김, 해냄 펴냄)인간관계서. 몸에 돋친 가시로 가까이 가면 아프고 떨어지면 추운 고슴도치의 딜레마. 이 딜레마를 극복하는 해법 제시.9500원. ●착한 여자는 부자가 될 수 없다(로이스 P. 프란켈 지음, 정준희 옮김, 해냄 펴냄)여자들의 경제적 성공을 위한 전략서. 머니게임에 참여하고, 금융활동을 직접 책임지라고 조언.9000원. ●한국 최고의 브랜드(김승범 지음, 흐름 펴냄)브랜드 전략서. 새우깡, 칠성사이다 등 30년 이상 생존해온 국내 28개 롱런 브랜드 장수의 노하우를 집중 해부.1만 3000원. |유아·아동| ●고미 타로 아기놀이책 2단계(전3권)(고미 타로 지음, 이상술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손바닥만한 그림책. 종알종알대는 아이의 예쁜 입, 다양한 사물들의 감촉을 느끼게 하는 통로 등 3권의 책에 뚫린 구멍은 제각각 다른 상상력을 부추긴다.3세까지. 각권 5500원. |초등·청소년|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단편(한국명작단편선정위원회 엮음, 예림당 펴냄)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현진건 ‘운수좋은 날’, 김유정 ‘동백꽃’ 등 주옥같은 한국단편 15편이 눈높이를 살짝 낮췄다. 중·고교생 필독서로도 꼽히는 작품들로 아동문학가, 평론가, 소설가 등이 함께 엄선했다. 초등 중학년 이상.1만원.
  • 벤야민의 ‘미완성 프로젝트’ 마무리

    벤야민의 ‘미완성 프로젝트’ 마무리

    발터 벤야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를 뜻하는 ‘아우라’ 예술이론을 만들어낸 문예비평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벤야민을 비평가보다 일급 문화사학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벤야민이 생전에 제대로 된 저작물은 남기지 못한 데서 온다. 문화작품 등에 대한 단편적인 글만 남아 있다 보니 ‘비평가’로서만 비춰졌던 것. 그러나 벤야민의 진면목은 문화를 보는 시선을 넘어, 그 시선 자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역사에 대한 통찰을 남겼다는 데 있다. 그 기획이 바로 ‘파사젠 베르크(Passagen Werk)’. 파사젠은 회랑을 뜻하는 불어 파사주에서 온 단어다. 영어로는 ‘아케이드’다. 그러나 벤야민은 끝내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유태계 독일인에게 2차대전은 너무도 버거운 짐이었고 그는 독일을 탈출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남긴 것은 프로젝트의 완성을 꿈꾸며 남긴 메모 뭉치들뿐이었다. ●아케이드와 쇼윈도-‘몽타주’로써의 역사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창문이나 시계를 달아놓지 않는다, 카트 바퀴가 너무 잘 굴러가서는 안 된다 등등. 백화점이나 할인마트들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짜낸 갖가지 묘안들에 대해 듣다보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자본주의는 저 산 너머 대형공장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발밑에 깔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벤야민은 자본주의의 원형을 19세기 중엽 프랑스 파리의 파사주에서 찾았다. 벤야민이 살던 20세기 초만 해도 이미 파사주는 백화점에 밀려 한 물 간 곳. 그럼에도 둥근 유리천장 아래 복도를 거닐며 양 옆에 늘어선 가게들에 진열된 상품을 쇼윈도를 통해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었던 파사주는 소비자를 유혹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원체험, 그 자체였다고 봤다. 그래서 상품과 유흥과 요리와 매춘부 등이 넘쳐나는 파사주의 전성기,19세기 중엽의 파사주가 남긴 기억의 편린들을 집요하게 모은다. 그런데 완성된 원고가 아니라 메모의 모음이다보니 내용이 굉장히 파편적이다. 이런 저런 얘기가 단락별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가 하면,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얘기들과 인용문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다. 영화에서 말하는 일종의 ‘몽타주 기법’이다. 내가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서 말하게 한다. ●과거를 구성하고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역사 몽타주 기법은 벤야민을 문화사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자본주의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쇼 윈도에 전시된 제각각의 상품들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미지 그 자체가 이미 자본주의라는 것. 어떤 목적이나 계획으로 역사를 설정하고 설명하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늘어놓고, 있는 그대로를 봐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벤야민은 역사를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구분했기에 이런 접근을 했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와 받아들여지고 이해하는 역사. 벤야민은 사실 그대로가 아니라 받아들여지고 이해하는 역사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것은 인과관계로 묶은 사건의 나열이나 흐름을 풀어헤친 뒤 모든 것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는 수법이었다. 어찌보면 ‘진보’의 역사관으로 너무나도 충실했던 파시즘 시대에, 벤야민 같은 이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저항방법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부활하는 벤야민 벤야민은 그동안 다른 학자들에 비해 가려져 있었다. 파사젠 베르크는 1980년대 들어서야 출간됐다. 그러나 이런 파편적이되 정밀한 서술 때문에 외려 문화사의 한 표준으로 올라설 수 있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문학동네에서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라는 책을 선보였다.‘파사젠 베르크’를 프랑크푸르트학파 연구자인 미 코넬대 수전 모스 교수가 자신의 방식대로 정리해서 풀어냈다. 이로서 벤야민에 다가갈 수 있는 한 다리가 놓여진 것이다. 원본 그대로를 번역해 놓은 ‘아케이드 프로젝트-발터 벤야민’(새물결 펴냄)의 출간은 이런 디딤돌 덕분이기도 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붐 그리고 포스트 붐(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외 지음, 송병선 옮김, 예문 펴냄)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표되는 ‘붐’소설과 대중적 리얼리즘으로의 회귀를 표방한 ‘포스트 붐’소설 등 20세기 중남미 작가들의 단편을 묶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마르케스의 ‘꿈을 빌려드립니다’, 아돌프 비오이 카사레스의 ‘에밀리아에 관한 편지’, 이사벨 아옌데의 ‘배신당한 사랑의 연애편지’ 등 16편 수록.9800원. ●새로운 천사(이신조 지음, 현대문학 펴냄) 1999년 ‘기대어 앉은 오후’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저자의 두번째 창작집. 연인의 아버지를 엄마의 재혼 상대로 맞아야 하는 딸의 갈등을 그린 ‘미혹’, 열세살 소녀의 성장기인 ‘새로운 천사’ 등 섬세한 감수성으로 빚어낸 9편의 단편이 실렸다. 9000원. ●천둥을 쪼개고 씨앗을 심다(이문숙 지음, 창비 펴냄) ‘여름 한낮/고요한 버스는 장의차 같네/나를 운구해 가는 저 햇볕들의/따가운 행렬’(‘정오의 버스’중). 수시로 삶을 파고드는 소멸과 죽음의 의미와 사소한 일상의 풍경에서 생동하는 우주의 기운을 감지하는 시인의 독특한 시 세계를 담았다.199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후 낸 첫 시집.6000원.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왕원화 지음, 문현선 옮김, 솔 펴냄) 중국·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완 작가 왕원화의 장편소설. 고독한 도시남녀의 삶과 사랑을 객관적이고 경쾌한 문체로 그려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바라보는 세밀한 시선과 따뜻한 온기가 빛난다.9800원. ●한권으로 읽는 한국의 기담괴담(김원석 엮어씀, 문학수첩 펴냄) 신라·고려·조선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대 배경과 임금, 권문세족, 양반, 평민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의 고민과 사건들을 담은 31편의 기이한 이야기를 실었다. 일본편이 함께 나왔고, 중국편은 곧 출간 예정. 각권 8500원.
  • [책꽂이]

    ●이오네스코의 발견(외젠 이오네스코 글·그림, 박형섭 옮김, 새물결 펴냄) 부조리 문학의 거장 이오네스코의 문학 비평 에세이이자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기를 시도하는 작가의 체험적 고백서.‘나는 왜 쓰는가.’라는 화두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1만 2000원.●누가 랭보를 훔쳤는가(필립 포스텔·에릭 뒤샤텔 지음, 정미애 옮김, 해냄 펴냄) 프랑스 최고의 지성그룹 ‘아카데미 프랑세즈’회원들의 연쇄 살인사건을 둘러싼 추리소설. 의사와 문학교사인 두명의 저자가 하나의 사건을 두개의 다른 관점으로 풀어가는 독특한 스타일이 흥미진진하다.1만 5000원.●귀뚜라미가 온다(백가흠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예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광어’‘구두’ 등 극단의 삶에 기댄 주인공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이들을 구원하는 기이한 사랑의 방식을 그린 단편 9편이 실렸다.9500원.●최후의 만찬(하비에르 시에라 지음, 박지영 옮김, 노마드북스 펴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에 숨은 음모와 7가지 비밀을 파헤치는 역사추리소설. 저자는 스페인 출신 소설가이자 유명 방송인으로 ‘최후의 만찬’이 출간 3개월 만에 세계 35개국에 판권이 팔리며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전2권, 각 9000원.●사람의 신화(손홍규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01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래 대산창작기금, 문예진흥기금을 받으며 활발하게 창작활동 중인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 ‘사람의 신화’를 비롯해 ‘폭우로 걸어들어가다’‘거미’ 등 변혁과 희망, 사람의 의미를 되묻는 단편 9편을 묶었다.9500원.●교우록(유종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전작 ‘아껴먹는 슬픔’에서 고통과 상처, 슬픔과 환멸의 이미지로 세계의 불안함을 드러냈던 시인의 두번째 시집. 도시 변두리를 떠돌아 다니며 인간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 산과 물, 꽃과 나무의 풍경을 서정적인 언어로 펼쳐 보인다.6000원.
  • 파울루 코엘류 신작 ‘오 자히르’

    ‘연금술사’‘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1분’ 등 내놓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어느덧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은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58). 지난 4월 발표된 그의 신작 ‘오 자히르(O Zahir)’(최정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가 국내 출간됐다. 탈고와 동시에 전세계 83개국에 판권이 팔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명성을 입증했던 이 책은 지난 5월 이란에서 갑작스럽게 판금조치를 당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자히르’(O는 The의 의미)는 통제할 수 없는 열정, 혹은 광기를 뜻하는 아랍어. 무의미한 일상에 안주하려는 현대인들에게 영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섬세한 어조로 일깨워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낯설지만 매혹적인 이 단어에 걸맞은 아름다운 소설 한 편을 우리 앞에 내놨다.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사라졌다. 파리에 거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나’는 한마디 말도 없이 종적을 감춘 아내로 인해 걷잗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고, 불가항력의 강렬한 집착에 사로잡힌다.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며 어느 부부보다 이상적인 커플이라 믿었던 나는 아내가 카자흐스탄 출신의 젊은 남자와 사라졌다는 사실 때문에 더 괴롭다. 아내는 어디로 간 걸까. 그 전에 도대체 아내는 왜 나를 떠난 걸까. 아내는 이제 나의 ‘자히르’가 되어 낯선 세계로 나를 이끈다.“언제라도 내가 있는 곳에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아. 그게 날…살게 만들어. 당신 이해하겠어?거기선 살고 사랑하는 거야. 매 분, 매 초. 슬픔이나 의심 따윈 들어설 자리가 없어. 그 외의 어떤 것도. 오직 삶에 대한 지극한 사랑만이 있어. 내 말 듣고 있어?”(144쪽) 아내 에스테르는 ‘신발을 바꾸어 신는 것보다 더 자주 대륙을 옮겨가며 수많은 분쟁들을 밀착 취재’하는 종군기자였다. 남부러울 것 없는 그녀가 나의 만류를 뿌리치고 종군기자를 자원한 이유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내의 절박한 외침을 나는 알지 못했다. 아니 무관심으로 외면했다. 에스테르가 떠나고 난 뒤에야 나는 이 사실을 아프게 깨닫는다.“언젠가 나는 한 여자 때문에, 나의 꿈을 찾기 위해 긴 순례길에 올랐었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뒤, 그 여자가 내게 다시 길을 떠나라고 재촉했다. 이번에는 길을 잃은 한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436쪽) 소설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화자인 ‘나’와 작가의 실제 모습이 겹쳐진다. 코엘류 스스로도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겪은 많은 경험들이 담겨 있다.”고 고백한다. 나약한 청소년기를 거쳐 히피로 살다가 우연히 작사가로 성공하고, 이어 ‘꿈을 찾아가는 양치기소년의 이야기(연금술사)’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나’의 독백(가령 평론가들의 비호의적인 태도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는 대목)을 듣다보면 어느새 작가와 한층 친밀해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원칙(불변)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사랑의 에너지를 널리 전파하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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