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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새로운 한국식물도감(이영노 지음, 교학사 펴냄) 전세계에서 나는 식물은 대략 20여만종. 그 중 한반도에서 나는 관속식물은 4000여종으로 추정된다. 이 책에는 종자식물과 귀화식물, 양치식물, 원예식물 등 한반도에 야생하는 식물들이 망라됐다. 식물용어는 되도록 쉽게 풀어 썼으며 사진은 식물의 특징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데 역점을 뒀다. 식물이름이 흉한 느낌을 주는 개불알꽃은 복주머니란으로, 풀솜대와 석산은 각각 지장보살(전남 구례의 지방명), 꽃무릇(전남 백양산 근처의 지방명)등 정다운 지방 특유의 이름으로 부르는 등 새로운 감각을 살렸다. 전2권. 한 세트 30만원.●현대 고고학의 이해(콜린 렌프류·폴 반 지음, 이희준 옮김, 사회평론 펴냄) ‘삽의 증언’이라 불리는 고고학의 세계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고고학 개설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과 열형광연대측정법,GIS와 DNA연구기법 등 과학적 기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과정주의고고학이라 불리는 ‘신고고학’, 인지고고학, 공공고고학 등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고고학에 관한 최신 논의들이 실렸다.4만원.●역사를 움직인 157인의 마지막 한마디, 유언(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말글빛냄 펴냄) 성인들의 유언은 감동스러운 데가 있다. 공자는 “지는 꽃잎처럼 현자는 그렇게 가는 구나.”라고 끝맺었다. 폭군 네로는 “한 예술가가 가고 세계는 혼란스러워지는구나.”라는 말을 남겼다. 칭기즈칸은 “죽음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잠을 잤구나.”라고 말한 뒤 저세상으로 갔고, 대영제국의 초석을 마련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아주 짧은 한순간을 위한 것이었어.”라며 자신을 뒤돌아봤다.“다시 볼게요. 다시 보자구요.”라는 한없이 슬픈 유언은 마릴린 먼로의 것이다.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의 유언 백과사전.1만 8500원.●도산 안창호 평전(이태복 지음, 동녘 펴냄)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삶을 조명. 도산은 1898년 평양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서 18개 쾌재와 18개 불쾌로 탐관오리들의 학정을 규탄하고 외세의 침탈에 대응할 것을 호소하면서 이름을 알렸다.1907년에 신민회를,1913년에 흥사단을 조직했으며 3·1운동 이후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서 내무총장직을 맡았다. 일부에선 도산을 단순한 인격수양파, 무장투쟁론에 반대한 준비론자, 조선혁명이 아닌 개량주의자로 규정하지만 도산이야말로 현실적인 조건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구체화된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라는 주장이 담겼다.1만 5000원. ●로맹가리(도미니크 보나 지음,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펴냄)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인으로 살다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이자 외교관, 전쟁영웅이었던 로맹가리. 참전중에 쓴 첫 소설 ‘유럽의 교육’으로 비평가상을 받으며 명성을 얻은 그는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 상을 받은 데 이어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다시 한번 공쿠르 상을 수상, 프랑스 역사상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작가로 기록됐다. 이 전기에는 24살 연하 진 시버그와의 운명적 사랑 등 일화도 실렸다.1만 8000원.
  • 첫 장편소설 ‘백치들’ 펴낸 김숨

    첫 장편소설 ‘백치들’ 펴낸 김숨

    중동 건설현장에서 6년을 일하고 돌아온 아버지는 할 일이 없었다. 프라이팬에 식빵을 구워 먹거나 양은대야 속 물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거나 옥상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유일하게 고등학교를 마친 아버지는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월북한 큰할아버지 때문에 꿈이 좌절되자 사막으로 떠났다. 대낮에 할 일이 없기는 동네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지방신문사 기자였던 소진 아저씨는 재개봉관에서 하루종일 영화 보는 게 유일한 낙이다. 도배장이 만우 아저씨는 시도때도 없이 잠에 빠져들었고, 설암으로 아내를 잃은 도식 아저씨는 엄청난 식욕에 사로잡혔다.1980년대 대전시 한 귀퉁이에 모여살았던 이들은 백수였고, 백치였다. 김숨(32)의 첫 장편소설 ‘백치들’(랜덤하우스코리아)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은 무력하고, 안일하기까지 하다.“해방과 함께 태어나거나 해방 이후에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에 6·25전쟁과 4·19를 겪은” 이들은 “청년이 되어서는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사막의 건설현장으로 가거나, 군인이 되어 월남의 전쟁터로 가거나, 광부가 되어 서독으로 날아가야했다”(28쪽). 그러나 고도 압축성장 시대에 한순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밀려나면서 옥상에 올라가 술이나 마시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어릴 때 대전에서 살았는데 동네 어른들 대부분이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많았어요. 그때는 ‘왜 저렇게 살까’하고 경멸했는데 지나고 나서야 그들이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워낙에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기 때문이란 걸 알았죠.” 소설 속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아버지도 중동 근로자였다. 휴가차 서울에 올 때면 양탄자며, 소니 라디오며, 크레파스 같은 외제 물건들을 한보따리씩 풀어놓았다.“남들이 못 가진 걸 가지니까 좋았지요. 그런데 아버지가 귀국해서 직업 없이 힘들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허상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거리감이랄까, 원망 같은 것들도 생겼고요.” 살아남으려는 의지와 욕망조차 상실해버린 아버지 세대를 원망과 경멸 대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언젠가 소설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작가는 “백수일 수밖에 없었던 그 분들이 나를 소설가로 키웠다.”고 말했다.“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던 백치들에게 소설에서나마 ‘빛나는 것’들을 하나씩 안겨주고 싶었다.”는 것. 아버지 세대를 대놓고 ‘백치들’이라고 부르는 건 작가 나름의 애정의 표시다.“어리숙하고 서툴지만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순하게 살아온 그들은 천사 같은 사람들”이라면서 “백치는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의 의미”라고 말했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지난해 첫 소설집 ‘투견’을 낸 바 있는 작가는 “내 소설이 잔혹하고,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독자들과 소통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글을 쓰는 그는 소설가 부부다. 남편 김도언도 최근 소설집 ‘악취미들’(문학동네)을 냈다.“소설 경향이나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서로 무관심한 편”이라는 작가는 “집필할 때도 그렇고, 발표된 작품도 안 읽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찢어진 시간’에 비친 덧없는 삶

    ‘찢어진 시간’에 비친 덧없는 삶

    하성란(39)은 ‘모범생과’의 작가다.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풀’로 등단한 후 소설집이든, 장편이든 일년에 한 권꼴로 성실하게 책을 냈다. 그러던 그가 2002년 소설집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를 내고 나서는 한동안 신작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강의 백일몽’등 11편의 단편 수록 “문예지에 글은 열심히 발표했는데 책 욕심은 나지 않더라고요. 전투성이 떨어진 건지….(웃음)” 4년 만에 네번째 소설집 ‘웨하스’(문학동네)를 내놓은 작가는 외려 담담했다. 하지만 2004년 이수문학상을 수상한 ‘강의 백일몽’을 비롯해 열한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에선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어떤 변화의 기미가 느껴진다. “예전에는 소설에만 매달려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지난 4년간 인생의 중요한 변화들을 겪으면서 성격도, 작품 스타일도 달라졌다.”고 작가는 말했다.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하나로 꿰는 주제어는 시간이다. 이혼하고 십년 만에 귀국해 폐허가 된 옛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이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웨하스로 만든 집’이나 오래된 사진 한 장에서 균열된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는 ‘강의 백일몽’은 시간이 가져다 주는 예기치 않은 변화들을 섬세한 촉수로 끄집어낸다. 자전적인 소설을 발표한 소설가가 옛 친구들과 만나 과거의 끔찍한 사건 현장으로 말려드는 ‘자전소설’과 해외출장에서 의문사한 남편의 사라진 시간을 좇는 아내의 이야기인 ‘낮과 낮’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겉은 단단해 보이지만 쉽게 바스라지는 웨하스 과자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긋나고 뒤틀리는 인간 관계를 통해 시간의 덧없음과 쓸쓸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 사물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묘사가 장점 하성란 소설에는 늘 ‘마이크로 묘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묘사는 그의 소설을 특징짓는 가장 큰 장점. 카메라의 클로즈업 기법처럼 미시적으로 파고들어간 세밀한 문장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여지없이 빛난다. 하지만 올해로 등단 10년을 맞은 작가는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섣부른 관념보다는 드러난 현상을 관찰하는 데서 통찰을 얻으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현상의 이면을 뚫고 들어가는 관념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뿐만 아니다. 작품 안에서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인색했던 그는 “비로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4년의 시간이 그에게 가져다준 긍정적인 변화들일 것이다. ●두 편의 장편소설 연말·내년 초 발표 오랜 공백을 만회하듯 두 편의 장편소설을 동시에 준비 중이다. 현대판 아마조네스로 불릴 만한 ‘주홍글씨’는 연말에, 구미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등단 10년, 습작까지 합하면 20년째 소설을 붙들고 있다는 작가는 “새롭고 멋진 작품을 쓰고 싶은 욕망은 들끓는데 길은 안 보여 미칠 지경”이라며 웃었다. 불안이나 초조함보다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수백년을 살아야 하는 구미호는 얼마나 삶이 지루하겠어요. 하지만 소설가는 적어도 500년은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려면 그 정도 수명은 돼야지요.(웃음)”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여성을 침묵시키다

    영화 ‘툿시’나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 여장 남성 이야기는 코믹한 설정으로 웃음을 선사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함정이 숨겨져 있다.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는 ‘복장도착(倒錯)’의 상황에서 남성의 권위, 여성의 약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관객을 남성화하는 것이다. 이들 영화에서처럼, 남성이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상황은 문학에서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복화술(腹話術)의 목소리’(엘리자베스 하비 지음, 정인숙등 옮김, 문학동네 펴냄)는 왜 남성작가가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게 되는가를 놓고 역사적, 이론적 탐사를 시도한다. 저자는 먼저 르네상스 시대 영국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복화술의 비밀을 벗긴다. 이 시대 여성은 저술을 한다거나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는 경우는 극소수였다. 저자는 남성 작가들이 문학 속에 여성으로 등장하여 여성을 효과적으로 침묵시키고 가부장제 문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예를 들어 모든 위대한 남성 시인들은 한 편 정도는 버림받은 여성의 목소리로 시를 썼다. 이때 버림받은 여성이 토로하는 비천한 ‘불만‘은 근대 초기의 순결 이념과 연결된 ‘침묵’과 대비되어 공공연히 순결을 권장하고 유혹이나 쾌락의 결과를 경고하는 교육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작품을 분석하며 성별화된 목소리가 갖는 권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그의 탐사는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저자는 오히려 20세기 여러 페미니스트들의 이론을 병치하여 복화술의 전복을 읽어내거나, 복화술의 이면에 숨겨진 긴장과 불일치를 짚어내 ‘상호텍스트성’이라는 문학적 효과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코프망, 식수, 이리가레, 크리스테바 등 프랑스 포스트페미니스트들의 이론이 거침없이 적용되는 장면을 즐길 수 있다. 가령 코프망은 복화술을 여성의 ‘목소리’를 발화하는 도구로 차용한다.‘나, 프로이트가 말하기를…’로 시작하는 복화술적인 글을 통해 여성적인 것을 열등하고 히스테리적인 것으로 비하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담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식수는 여성의 ‘병적인 흥분상태’, 즉 히스테리 자체를 변화를 만들어내는 책략으로 끌어들였다. 복화술이란 말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기존 질서를 뒤엎는 ‘여성적 글쓰기’로 여성을 매도하던 문화적 담론을 파괴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논의가 가져올 수 있는 여성적 목소리에 대한 초역사성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다. 여성적 목소리, 혹은 젠더(gender)는 결국 문화상의 어떤 가치나 주장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어느 특정한 관점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화술 논의가 ‘상호텍스트성’과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크리스테바가 정의한 상호텍스트성이란 하나의 기호체계에서 다른 기호체계로 바뀜에 따라 언명(enunciation)의 새로운 이론화를 필요로 하는 글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모든 의미 표현은 다양한 의미표현의 체계에 속한 변형 영역인 셈이며 언명된 ‘자리´ 와 지칭된 ‘대상’은 결코 단일하거나 완전한 것이 아니라 항상 복수적으로 존재한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복화술 작품들도 확정된 발화로 볼 것이 아니라 목소리 간의 괴리와 불일치에 주목하기를 권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다양한 작가, 다양한 문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미 페미니즘과 프랑스 페미니즘의 규범통합을 표방하면서도 포스트적 입장에 기울어진 인상이다. 해독을 위해서는 다소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1만 8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책꽂이]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7년만에 새롭게 장정을 바꿔 펴낸 저자의 단편 전집. 이번 개정판에선 1998년 창비에서 나온 단행본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그 여자네 집’으로 제목을 바꿔 실었다. 부조리한 현실세계에 안주함으로써 더 큰 절망에 빠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초기소설부터 1990년대 후반 작품까지 총망라됐다.1∼5권 1만 2000원,6권 1만원. ●아인슈타인의 달팽이(전기철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나비의 침묵’‘풍경의 위독’에 이은 저자의 세번째 시집. 해체된 자아를 통해 다음성적(多音聲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유마힐 문병기’‘풍경의 무게’‘문장의 기럭지’‘신노마만리(新駑馬萬里)’등 60여편의 시가 실렸다.7000원. ●지용시선(정지용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발간 60년 만에 복간된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시인의 시집. 정지용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언어에 대한 자각’을 실천한 최초의 시인이다.1920년대 시인들의 시가 대부분 과도한 감정의 분출을 드러내는 데 비해 정지용은 감정을 이지적으로 절제해 이미지로 표현하는 새로운 시작법을 선보였다.“시의 정신적 심도는 필연적으로 언어의 정령을 잡지 않고서는 표현 제작에 오를 수 없다.”는 게 지용의 말. 고려대 최동호 교수는 “지용 시에 이르러 한국어는 모국어로서 민족언어의 완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9000원. ●문학의 모험­채만식의 항일투쟁과 문학적 실험(최유찬 지음, 역락 펴냄)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1930년대 대표적인 풍자작가, 리얼리스트로 평가받아온 채만식. 그러나 친일문학 행위에 대한 청산작업이 본격화된 2002년 이후 채만식의 문학은 일부 문학인과 사회단체의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채만식의 작품을 한국문학의 정전에서 배제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 저자(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채만식은 “검열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알레고리를 자신의 문학 방법으로 사용한 식민지시기 최고의 저항문학 작가”라고 말한다.2만 2000원. ●나비를 태우는 강(이화경 지음, 민음사 펴냄) 소설집 ‘수화’와 인도동화번역집 ‘그림자 개’로 이름을 알린 저자의 첫 장편소설. 남성적인 공격성과 정복에 대한 은유로 해석할 수 있는 주인공 쿨만과 첸의 동성애, 그리고 첸을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 준하가 펼치는 짝사랑이 소설의 얼개를 이룬다. 첸이 마지막 여행지 인도에서 발견하는 삶의 아이러니와 사랑의 환멸이 소설의 포인트.9000원.
  • [책꽂이]

    ●람세스 최후의 비밀(브래드 기글리 지음, 마리오 옮김, 따뜻한 손 펴냄) 고대 이집트 제20왕조 두 번째 왕으로 신왕국 최후의 위대한 군주로 불린 람세스 2세. 그의 주위에 모반의 바람이 분다. 그러나 그 기운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달 없는 밤에 그림자만 떠돌아 다닐 뿐. 마침내 혼돈의 신 섹트의 추종자는 진실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난다. 신비롭고 몽환적이며 음산하기 짝이 없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탕아와 요부, 왕과 신하, 신기루 같은 주술적 인물들이 미로 속에서 춤을 추는 역사추리소설. 메디네트 하부를 ‘자메트 신전’으로, 데이르 엘 메디나를 ‘진실한 마을’로 바꾸는 등 현대독자들을 위해 지명과 인명을 평이하게 바꿨다.9800원. ●사자의 꿀(데이비드 그로스먼 지음,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펴냄) 삼손은 새뮤얼 이전 시대의 마지막 판관인 마노아의 아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마노아의 아내 앞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곧 있을 임신 사실을 알린다. 이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삼손은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20년 동안 이스라엘을 지배한다. 하지만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실 사람의 수칙을 어기고 시체에 접근하고, 포도주를 마시는가 하면 창녀와 동침하기도 한다. 그러다 블레셋 여인 들릴라에게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은 힘을 잃고 두 눈마저 뽑히지만 하느님에게 최후의 기도를 올려 힘을 회복, 이교도 신전을 무너뜨리고 블레셋인 3000명을 죽인다. 성경의 행간을 읽어가며 새롭게 써내려간 삼손 이야기. 저자는 이스라엘 현대문학의 거장.8800원. ●호란하 이야기(샤오홍 지음, 원종례 옮김, 글누림 펴냄) 호란하(呼蘭河)는 중국 헤이룽장성 중부를 흐르는 강. 하얼빈 근교에 위치한 호란하현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저자는 이 동화 같는 소설을 통해 호란하 사람들의 인습적 사고을 비판한다. 저자 샤오홍(蕭紅)은 중국에서 정령(丁玲) 이후 가장 뛰어난 여류작가로 꼽히는 인물.1만 3000원. ●샤르 허브의 아지랑이(더르즈접드 엥흐벌드 등 지음, 정용환 등 옮김, 모시는사람들 펴냄) 몽골 현대 단편소설 16편을 엮었다. 몽골의 전통 주거지인 ‘게르’에서의 삶을 그린 소설에서 전형적인 도시형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몽골인들에게 그리움은 여름날 소낙비 끝에 초원을 긋는 무지개만큼이나 아름답다. 광활한 초원을 달리는 말발굽 소리 들리고 사막의 모래먼지 피어오르는 몽골 소설에는 그런 그리움이 서려 있다. 표제작은 낙타와 더불어 살아가는 고독한 여인의 사랑 이야기.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너무나 귀하기에 낯선 이에게라도 일순간에 전심전력하게 되는 몽골 여인의 삶을 담담한 어조로 그렸다.1만원.
  • 남북 분단 그린 장편 ‘빛의 제국’ 펴낸 김영하

    남북 분단 그린 장편 ‘빛의 제국’ 펴낸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38)가 장편 ‘빛의 제국’(문학동네)을 냈다.2004년 한해에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을 독식하며 문단의 스타로 떠올랐던 그가 ‘검은 꽃’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흡혈귀, 자살안내인 같은 비일상적인 설정에서 멕시코 이민사의 거대 서사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전복적인 글쓰기로 자신만의 문학적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내용과 형식 모두 기존 소설과 차별되는 실험적 작품을 내놓았다. ‘빛의 제국’은 남파 간첩으로 20년을 살아오다 갑작스럽게 북으로의 귀환 명령을 받은 40대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김기영은 엘리트 출신 공작원을 남한 대학의 신입생으로 입학시켜 학생운동을 주도하려는 당의 계획에 따라 스물두살이던 1984년 서울로 남파된다. 대학 졸업 후 영화수입업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던 김기영은 1995년 북측의 책임자가 실각하면서 잊혀진 스파이가 되어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왔다. 소설은 김기영이 귀환 명령을 받은 그날 오전 7시부터 다음날 같은 시간까지 단 하루 동안 김기영과 그의 아내 마리, 딸 현미에게 일어난 일상을 긴박하게 엮어나간다. 생의 절반은 북한에서, 나머지 절반은 남한에서 지낸 한 남자의 삶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조명하는 소설의 구조는 최인훈의 ‘광장’과 닮아 있다.“처음부터 ‘광장’을 염두에 뒀다.”는 작가는 “1980년대 이후 달라진 남북의 변화상을 통해 ‘광장’이 지닌 시대적 한계들을 돌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동당원인 김기영이 대학 운동권서클에서 주체사상을 학습하는 비극적 아이러니는 ‘빛의 제국’이 ‘광장’과 결별하는 지점이다. 스파이가 주인공이지만 30·40대 남성들의 갈등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보편적인 이야기로도 읽힌다. 작가는 “과거를 잊고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 하루아침에 소환명령을 받는 주인공은 언제든 세상으로부터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이 시대 남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시구처럼 어느 한순간 중심을 잃어버린 채 한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추락하는 것이다. ‘빛의 제국’은 계간 ‘문학동네’에 지난해 가을호까지 4차례 연재하다 중단했던 소설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만 제외하고 시점이나 구성을 완전히 바꿔 새로 썼다. 지난 겨울부터 칩거하면서 몸무게가 10㎏이나 빠질 정도로 작품에 열중했다.“착상이나 진행방향 등에 자신이 있었고, 쓰여져야 할 책이라는 확신도 컸다.”는 그는 “지금까지 작가로서 쌓아온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쏟아부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작가 김영하의 모든 것이 담긴 야심작이라는 얘기다.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소설은 속도감 있고, 재밌게 잘 읽힌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희미해진다. 작가는 “다시 쓰여진 ‘광장’처럼 보이나 뒤로 갈수록 그 의미가 사라지도록 했다. 독자가 책을 읽은 뒤 안개 숲속을 즐겁게 헤맸다는 느낌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한국 작가인 그의 신작은 벌써 해외 에이전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문 시놉시스만 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먼저 출간 제의를 해올 정도. 작가는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빛의 제국’ 해외 출간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연금술사’의 코엘료 데뷔작 ‘순례자’

    프랑스 남부 도시 생장드피에드포르에서 스페인 북부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700㎞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었다면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59)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년 전, 산티아고 길을 온전히 걸어서 순례하기 전까지 그에게 작가가 된다는 것은 이루지 못할 꿈에 불과했다. 음반회사의 중역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던 그가 일상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영혼의 목소리를 좇아 길을 나선 순간 신기루 같던 그 꿈은 놀랍게도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길 안내자 페트루스와 함께 걸었던 ‘산티아고의 길’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했고, 그 깨달음을 글로 옮기도록 용기를 북돋워줬다. 순례를 다녀온 이듬해 출간한 데뷔작 ‘순례자’(1987)는 “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는 인생의 소중한 진리를 전파하는 동시에 한 인간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산티아고 길’에 감사를 표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책을 썼다.”는 코엘료는 이후 ‘연금술사’‘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 잇따라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며 동시대 가장 각광받는 작가 중 한명으로 떠올랐다. 문학동네에서 번역출간된 ‘순례자’는 코엘료를 사랑하는 국내 독자들에게 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철학의 원천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책이다. ‘산티아고의 길’순례 20주년을 맞아 코엘료는 지난 3월 다시 순례길에 올랐다. 그 여정의 중간에서 그는 ‘우리를 신께 한걸음 더 가까이 가닿게 해주는 것은 열정이지 수백수천의 고전을 읽는 것이 아니며, 삶이 기적임을 믿으려는 의지가 기적을 낳는 것’이라는 페트루스의 말을 떠올린다. 기적의 한조각은 이미 이루어졌다. 코엘료가 순례할 당시 연간 400명이었던 순례자들의 숫자가 어느덧 450만명으로 불어났다고 하니 말이다. 박명숙 옮김,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아버지의 집(오인태 지음, 고요아침 펴냄)1991년 ‘녹두꽃’3집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나이 마흔 넘어 깨닫게 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한 표제작을 비롯해 존재의 내면과 소통하는 울림 깊은 시들을 묶었다. 시인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다.7000원. ●어린 여행자 몽도(르 클레지오 지음, 진형준 옮김, 조화로운삶 펴냄)떠돌이 고아 소년 몽도,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녀 륄라비, 환상의 나라를 꿈꾸는 가스파르 등 사회규범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한다.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라 불리는 르 클레지오의 대표 소설집.1만원. ●약혼(이응준 지음, 문학동네 펴냄)사랑을 화두로 한 9편의 단편소설 묶음집. 말랑말랑한 로맨틱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현대인이 직면한 존재론적인 문제를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종교적인 성찰로 풀어내는 방식이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저자의 네번째 작품집.9500원. ●달콤한 나의 도시(정이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정글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헤쳐가는 서른한살 미혼 여성의 일과 사랑, 친구와 가족, 은밀한 욕망 등에 관한 솔직담백한 고백서. 감각적이고 간결한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 신세대 라이프스타일을 시차없이 끌어들이는 순발력 등이 소설을 쉬 읽히게 한다.‘낭만적 사랑과 사회’ 등 도시적 감수성으로 근래 가장 주목받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1만원. ●희고 둥근 달(정찬 지음, 현대문학 펴냄)영원을 추구하기 위해 고대 로마황제 칼리굴라에 사로잡힌 연극배우(‘희고 둥근 달’), 상습가출자로 평생을 유랑하는 아버지(‘폐역을 지나, 부서진 다리를 지나’) 등 상처받은 영혼들이 구원을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 소설 9편 수록.1983년 등단한 저자는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9000원.
  • [책꽂이]

    ●황제폐하, 소신은 취했나이다(이여천 지음, 프라임 펴냄)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 양귀비와의 사랑에 주목한 점이 색다르다. 저자는 옌볜에서 활동 중인 조선족으로 2004년 ‘재외동포문학상’을 받았다. 중국옌볜작가협회 이사와 한민족 문학잡지 ‘장백산’의 부주간이다. 전 2권, 각 권 9000원.●환각의 나비(박완서 지음, 푸르메 펴냄) 소설가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만을 모은 단편집.1995년 한무숙문학상을 받은 표제작을 비롯해 ‘그 가을의 사흘 동안’(한국문학작가상)엄마의 말뚝2’(이상문학상)‘꿈꾸는 인큐베이터’(현대문학상)‘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동인문학상) 등 5편이 실렸다.9000원.●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다니엘 페낙 지음, 김운비 옮김, 문학동네 펴냄)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낙의 연작 추리소설 ‘말로센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범상치않은 캐릭터의 말로센 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말로센 시리즈’는 유머와 추리를 버무린 독특한 기법으로 편당 백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18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됐다.9000원.●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창신 옮김, 세종서적 펴냄) 베스트셀러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가 들려 주는 용서의 메시지. 전쟁의 파도에 휘말린 외딴 섬에서 증오와 상처를 딛고 성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픽션과 논픽션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낸다.9500원.
  • [인간시대] 금천 동화 읽는 어른 모임 함박웃음

    [인간시대] 금천 동화 읽는 어른 모임 함박웃음

    지난 11일 금천구 봉천5동 동사무소 2층.20여명의 주부들이 옹기종기 둘러앉는다. 수박 떡 감자 등 간식거리가 올려진 책상 위에 주부들이 동화책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사계절 펴냄)을 펴놓는다. 이들은 ‘금천 동화를 읽는 어른들의 모임 함박웃음’의 회원들이다. 이날은 월례모임이라 그림책, 동화, 옛이야기, 청소년 분과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게다가 지난 7일 함박웃음이 서울시로부터 ‘2006 서울사랑시민상 여성부문’ 장려상을 받은 것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자녀와 눈높이 맞추기에 그만 주제 도서의 발제를 맡은 홍현옥(38)씨가 토론을 이끌었다. “나무 의사는 지식책입니다. 지난해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아이들에게 건넸는데 읽지 않더라고요.‘엄마 과제라고 도와달라.’고 했더니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회원들은 책을 읽으며 배운 점과 아이들의 반응을 이야기했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 구덩이에 나뭇잎 찌꺼기를 넣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나뭇잎이 부패하면서 열이 발생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한대요.” “노끈으로 현수막을 걸면 나무가 얼마나 아플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요. 아이가 책을 읽더니 나무가 ‘불쌍하다.’고 울먹이더라고요.” 물관이 나무껍질을 통해 이동하기에 철조망이나 노끈으로 나무를 칭칭 감으면 나무의 수명이 단축된다. 이처럼 함박웃음은 어린이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나가기 위해 1997년 만들어졌다. 회원 수는 엄마 42명이며 매년 가을에 신입 회원을 모집한다. 강윤희(38)씨는 모임에 참여한 동기를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활동을 하다보니 그보다 크고 좋은 것을 얻었단다. 김원경(45)씨는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졌어요. 함께 읽은 책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죠. 그래서 사춘기가 다가와도 걱정되지 않더라 고요”라고 말했다. 홍현옥씨가 동의했다.“엄마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아이가 더 열심히 책을 읽어요. 아이 얘기를 노트에 적으면서 들어주니까 신나하고요.” 엄마가 어린이 책에서, 그리고 자녀들에게 한 수 배우고 있는 셈이다. ●배우며 느낀 점 나눔에도 앞장 함박웃음은 배우고 느낀 것들을 남들에게 나눠주는 일에도 앞장선다. 매월 한차례씩 어린이와 학무모를 위한 강연회를 열고, 여름·겨울방학에는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올해는 오는 27∼28일 시흥5동 동사무소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자연은 내친구’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하루에 2권씩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다. 책의 계절 10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잔치’를 연다.500여명이 참석하는 행사라 4개월 동안 준비를 한단다. 특히 동화극이 인기다. 자녀들이 엄마의 출연을 손꼽아 기다린다. 올해는 ‘자연’을 주제로 정했다. ●책의 위력 실감 일주일에 한번씩 사회복지관이나 보육원을 찾아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양기순(37) 회장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동화책 구연에 어색해 하지만, 서서히 달라지는 게 느껴집니다. 책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배우죠.”라고 말했다. 어린이 책이 엄마와 자녀를, 그리고 또 다른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함박웃음이 추천한 여름방학에 읽을 만한 책 ●초등 저학년 (1) 나무(옐라 마리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2) 나무는 좋다(재니스 메이 우드리 지음, 마르크 시몽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3) 고향으로(김은하 지음, 길벗어린이 펴냄) (4)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이태수 지음, 우리교육 펴냄) (5) 벼가 자란다(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6) 뿌웅 보리방귀(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7) 개구리 논으로 오세요(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사계절 펴냄) (8) 소금이 온다(도토리기획 지음, 보리 펴냄) (9) 개구리네 한솥밥(백석 동화시, 유애로 그림, 보림 펴냄) 10 좋은 엄마 학원(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초등 고학년 (1)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 (우종영 지음, 사계절 펴냄) (2)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원병오 글, 우리교육 펴냄) (3) 과수원을 점령하라(황선미 지음, 사계절 펴냄) (4) 내가 나인 것(야마나카 히사시 장편동화,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사계절 펴냄) (5) 진휘 바이러스 (최나미 지음, 우리교육 펴냄) (6) 사금파리 한 조각(린다 수박 글,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서울문화사 펴냄) (7) 강마을에 한번 와 볼라요?(고재은 지음, 양상용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8)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안미란 지음, 윤정주 그림, 창작과비평사 펴냄) (9) 비 논 이야기(임종길 글, 봄나무 펴냄) 10 지엠오 아이(문선이 글, 유준재 그림, 창작과비평사 펴냄)
  •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이야기꾼 김종광의 ‘낙서문학사’

    능청스런 입담과 해학으로 이문구, 성석제의 뒤를 잇는 이야기꾼으로 주목받아온 김종광(35)이 새 소설집 ‘낙서문학사’(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전작들에서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독특한 상상력 속에 예리한 사회 풍자의 칼날을 숨겨뒀던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그 칼끝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학과 문학판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연작 형식의 단편 ‘낙서문학사 창시자편’과 ‘낙서문학사 발흥자편’을 통해서다. 두 작품의 내용을 뭉뚱그리면 이렇다. 광산촌에서 ‘광부의 아들’이자 ‘작부의 새끼’로 태어난 유사풀은 중학생 때 ‘이상 시 전집’을 읽은 이후 ‘낙서’에 푹 빠져 지낸다. 남들 눈에는 시나 소설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낙서라고 우겼다. 일찍 신춘문예로 등단했음에도 살아생전 빛을 보지 못한 유사풀은 스물다섯에 요절한 뒤에야 ‘낙서문학’의 창시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시는 시화호처럼 썩었고, 소설은 폭격 맞은 산처럼 황폐해졌고, 수필은 문학이기를 포기했고, 희곡은 연극의 노예가 되었고, 평론은 출판사의 애인”이 돼버린 누더기 문학판을 구원할 21세기의 새로운 장르로 ‘낙서문학’이 추앙받기에 이른 것이다. ‘낙서문학 창시자편’이 유사풀의 가족, 동창생, 동거녀 등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유사풀이란 인물을 재구성했다면 ‘낙서문학 발흥자편’은 낙서문학이 어떻게 문학의 주류에 편입하게 됐는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추적해 나간다. 특히 상류층인 성철호가 ‘유사풀낙서문학상’을 제정해 엄청난 상금을 안기고, 낙서문학 동인지인 ‘새창조’를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과정은 자본의 위력에 휘둘리는 문학의 현실을 씁쓸하게 풍자한다. “작가와 독자, 출판 시장 등 문학 주체에 대해 정면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걸 소설이나 시로 얘기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풍자와 은유의 개념이 가능한 낙서로 바꾼 것”이라는 작가는 “원래 장편으로 계획했는데 용기가 없어 중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소설집에는 ‘낭만삼겹살’‘율려탐방기’등 9편이 실렸다.1998년 계간 ‘문학동네’에 단편 ‘경찰서여 안녕’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모내기 블루스’, 중편 ‘71년생 다인이’등을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내일은 키프키프 프랑스 이민가정에서 살아가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세계를 담은 성장소설. 올해 21살의 여성 파이자 게네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지은 책으로, 자칫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민가정의 삶을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파리의 변두리 리브리 가르강에서 호텔 청소부로 일하는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열일곱 살 소녀 도리아. 아빠는 엄마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아들을 낳아줄 여자를 찾아 모로코로 떠나버렸다. 아빠가 집을 나간 뒤 각양각색의 사회복지사들이 집을 찾아오고 선생님들은 학교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도리아에게 심리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는 등 생활은 우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독특하고 괴상망측한 인물들이 도리아 주변에 하나 둘 나타나면서 우울하던 도리아의 삶도 어느새 푸근하게 변해간다. 문학동네.264쪽.8500원. ●나는 커서 CEO가 될래요 국내총생산, 국제수지, 기회비용 등 여러 경제적 현상과 이론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쓴 경제동화. 일곱난쟁이.192쪽.9000원.jslee@yna.co.kr ●대단한 지구 여행 지구의 탄생, 자전과 공전, 대륙이동설, 남극탐험, 신대륙의 발견 등 지구와 지리에 관련한 다양한 상식들을 망라한 상식백과사전.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 기술자이자 공학박사인 저자는 천문, 물리, 지질, 지리, 생물, 토목, 건축, 기후학 등을 넘나들며 관련 상식들을 재미나게 설명한다. 푸른길.304쪽.1만 5000원. ●SF 홍길동 ‘홍길동’의 내용을 어린이용 공상과학소설로 꾸몄다. 소년 길동이가 먼 옛날 홍길동이 남겨놓은 도술책을 얻어 의로운 일을 행한다는 내용. 저자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EBS 교육방송 PD. 임꺽정이 우주 최고 의적으로 활약하는 내용을 담은 ‘SF 임꺽정’도 함께 출간됐다. 하얀용출판사. 각권 224∼248쪽. 각권 6500원.
  • 색다른 작가들 3색 산문집

    원로 작가 최일남(74)과 중견 작가 김남일(49)·심상대(46)가 나란히 산문집을 냈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개성만큼 제각각 뚜렷한 빛깔과 향기를 지닌 3인3색의 산문집이다. 등단 50년을 넘긴 최일남은 예리한 성찰로 문학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긴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현대문학)를,1980년대 대표적인 노동문학 작가였던 김남일은 인생의 길목에서 마주쳤던 책과의 인연을 기록한 ‘책’(문학동네)을 냈다. 또 위트와 유머의 작가 심상대는 특유의 입담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전방위 공세를 펼친 세설(世說)‘탁족도 앞에서’(북인)를 내놨다. ‘어느 날 문득’은 언론인 출신의 최일남 작가가 ‘정직한 사람에게 꽃다발은 없어도’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산문집이다. 소설을 업으로 삼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푸근하고 해학적인 문체로 펼쳐진다. 일례로 표제작은 한평생 글을 써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손에 대한 자부심과 감회를 담고 있다.“가운뎃손가락의 돌출은 내가 살아낸 역사의 징표이자 응고”라는 문장에는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고,“머리가 제시한 단어를 어김없이 따라 쓰다가도, 맘에 들지 않으면 당장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다.”는 대목에선 창작의 고통이 은연중 드러난다. ‘우리 말의 폭과 깊이’‘부실했던 모국어 공사’등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글도 여러 편이다.“그때그때 정황에 따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말 임자를 만나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외래어 틈입과 남북분단이 가져온 말의 이질화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잊지 않는다. 김남일은 1983년 단편 ‘배리’로 등단한 이래 장·단편소설, 청소년소설,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온 다작가(多作家)다. 시대의 억압에 맞선 노동자와 농민의 현실을 그린 작품들로 전태일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책’은 “평생 딱 세 권의 산문집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이다. 군더더기 없는 제목처럼 한 소설가의 책과 함께 한 인생에 대한 내밀한 고백이다.1부는 책에 대한 사랑을 넘어 책 자체가 인생이 된 한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용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서점으로 달려갔던 소년은 청계천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조세희의 연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실린 잡지를 사 모으는 청년으로 성장했고, 몇 번이나 이사를 다니면서도 7년치 종이신문을 버리지 못하는 어른이 됐다.2부 ‘내 마음의 불온서적’은 무크지 ‘실천문학’과 김지하의 ‘황토’, 신경림의 ‘농무’ 등 젊은 시절 접했던 수많은 불온서적에 관한 이야기로 작가의 문학적 뿌리를 짐작케 한다. ‘탁족도 앞에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한 예술가의 거침없는 시각이 돋보이는 산문집이다.‘묵호를 아는가’‘명옥헌’ 등의 창작집과 연작소설 ‘떨림’을 냈던 심상대는 지난 15년간 각종 신문과 잡지에 발표했던 정치, 경제, 사회, 연예에 관한 시사 비평적인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산문집에는 ‘미당을 위한 눈물’‘반구대 암각화는 보존돼야 한다’ 등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예술문학인의 생각, 사라지는 문화유적의 보존에 관한 의견이 담겨있다. 그런가 하면 탤런트 정혜선·원미경·전도연, 마라토너 이봉주,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이었던 이을용·설기현 등 대중문화와 연예계에 대한 관심도 공존한다. 작가는 “나는 참정권을 포기하겠다.”는 말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현실정치와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진경씨 동화 ‘고양이’ 佛 ‘앵코립튀블상’ 수상

    아동문학가 김진경씨의 장편동화 ‘고양이 가족’(전5권)이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립튀블상’(Le Prix des incorruptibles)을 수상했다. 이 책의 출판사인 문학동네는 ‘고양이 가족’이 제17회 앵코립튀블상 수상작으로 7일(현지시간)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 상은 프랑스 서점 관계자들이 제정한 것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직접 뽑는다. 한국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김씨는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나왔으며 시인·소설가로도 활동 중이다.
  • [책꽂이]

    ●어린이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 한국인 최초 ‘맹인박사’로 일컬어지는 강영우 박사가 지은 위인들의 유년 시절과 고통의 극복 과정을 담은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했다. 강 박사는 중학교 때 실명하고서도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 현재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와 유엔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을 지내고 있는 입지전적의 인물. 아인슈타인, 에디슨, 링컨, 처칠 등 훌륭한 위인들의 캐리커처와 재미있는 삽화 등을 함께 곁들였다. 생명의 말씀사.184쪽.9000원. ●원희의 기초튼튼 초등공부법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한 순수 국내파로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해 10개의 미국 명문대학교에 동시 합격한 박원희양의 초등 공부법 가이드. 저자는 원희 양의 어머니다. 고교 시절 영어 꼴찌 3인방에 들었고 수학 성적이 38점밖에 나오지 않던 딸이 어떻게 민족사관고를 조기 졸업하고 하버드에 합격할 수 있었는지 재미있는 만화와 함께 설명한다. 서울문화사.198쪽.9000원. ●행복한 우리 가족 장애인 주차구역이든 아니든 빈 곳이면 가리지 않고 주차하는 아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튼을 누른 채 엄마를 기다리는 딸 아이. 우리 가족 행복을 위해서는 남과 이웃에 대한 배려는 눈곱 만큼도 없는 현대 가족의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는 아동그림책. 문학동네어린이.40쪽.8800원.
  • [책꽂이]

    ●소설로 읽는 도덕경(뤄강 지음, 신상현 옮김, 열대림 펴냄) 중국 작가 임어당은 노자의 ‘도덕경’을 “동양 고전 중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고 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도덕경’을 “세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렇듯 동서양을 넘어 평가받는 고전인 ‘도덕경’은 5000자 남짓의 한자로 이뤄진,81장의 짧은 글이지만 주석서만 1500여권이 나와 있다. 이 책은 ‘도덕경’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 노자와 타오가 우주선 허무호를 타고 겪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도덕경의 진수를 파악할 수 있도록 꾸몄다.1만 1000원.●시네마, 슬픈 대륙을 품다(임호준 지음, 현실문화연구 펴냄) “폐가 공기를 필요로 하듯 미국 경제는 라틴아메리카의 광물을 필요로 한다.” ‘수탈된 대지:라틴아메리카 500년사’를 쓴 우루과이의 지성 E 갈레아노는 이렇게 지적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현재까지 500여년에 걸친 ‘고독의 땅’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는 곧 수탈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라틴아메리카 영화들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의식하고 있다는 가설도 성립된다. 이 책에선 세계영화의 전위에서 특유의 미학으로 치열하게 현실을 담아내는 라틴아메리카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한다.1만 7500원.●신경과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김종성 지음, 동녘 펴냄) 영화를 통해 뇌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간 독특한 영화 에세이. 저자에 따르면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이 5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부위인 해마가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또 영화 ‘한니발’에는 FBI요원이 뇌의 일부를 잘라내도 고통을 못 느끼고 잘라낸 자신의 뇌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뇌에 통증섬유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도 가능한 일임을 밝힌다.1만3000원.●파우스트(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인웅 옮김, 문학동네 펴냄) 괴테(1749∼1832)의 ‘파우스트’는 지식과 학문에 절망한 파우스트 박사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빠져 쾌락을 좇으며 방황하다 결국 천상의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의 고전.1773년에 집필을 시작해 1831년에 완성한 괴테 필생의 대작이다. 이번 번역본의 가장 큰 특징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낭만주의의 선구적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석판화와 독일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막스 베크만의 소묘 삽화들이 곁들여졌다는 점.1만 3000원.●제로(마쓰다 유키마사 지음, 고현진 옮김, 미메시스 펴냄) 애드거 앨런 포의 황금벌레 암호, 방랑자들의 호보(hobo) 사인, 라이프니츠의 이진법, 돌턴의 원자기호, 헤르메스 사상의 연금술 암호, 측천무후의 측천 문자, 칼리오스트로 백작의 마법 알파벳, 유럽의 하우스마크, 얼굴표정 기호 키니식스 등. 인류가 만들어 온 다양한 기호체계를 한 권에 모았다.1만 8000원.●영산강문화권(국민대학교 국사학과 지음, 역사공간 펴냄) 담양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장성과 무등산에서 내려온 황룡강, 극락강 등과 만나고 1300여개의 지류가 합쳐지면서 큰 물결을 이룬다.350리 영산강 물줄기는 호남평야와 나주평야를 아우르며 목포로 흘러들어 간다. 영산강문화권에는 담양의 소쇄원·식영정·서하당·면앙정, 장성의 관수정, 나주의 장효정·소요정, 광주의 풍영정·동백정·환벽당·희경루 등 뛰어난 누정들이 유난히 많다. 이곳에서 문인들은 수많은 시와 글을 남겼다. 남도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누정문화다.1만 7000원.
  • [어린이 책꽂이]

    ●무지개(문승연 글·그림, 천둥거인 펴냄) 우주를 통째로 담은 듯한 밤하늘, 햇빛 속에서 빛나는 한낮의 세상, 도로 위의 빨간 자동차, 빨랫줄의 갖가지 색깔 옷…. 빛을 따라 변화하는 일상을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색깔의 세계를 인지하게 배려하는 그림책.3세 이상.8500원. ●키리쿠와 하이에나(미셸 오슬로 글, 크리스토프 루르들레 그림, 염미희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최근 개봉된 애니메이션 ‘키리쿠, 키리쿠’를 ‘키리쿠와 황금뿔’ 등 두 권의 그림동화로 나눠 담았다.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원시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4세 이상.8500원. ●찐찐군과 두빵두(김양미 글, 김중석 그림, 문학과지성사 펴냄) 늘 집을 떠나 있는 여행작가 아빠를 둔 소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었던 소년 등 아빠의 부재로 성장통을 겪는 두 남자아이가 바깥세상과 소통해 가는 이야기. 제2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 초등 고학년.8500원.
  • “…젊은작가들” 초청 내한 아르헨 소설가 마르셀로 비르마헤르

    “…젊은작가들” 초청 내한 아르헨 소설가 마르셀로 비르마헤르

    “인생에서 하지 말아야 할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결혼, 둘째는 이혼입니다.(웃음)” 중년 유부남들의 일탈 욕구를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소설집 ‘유부남 이야기’(문학동네)의 아르헨티나 작가 마르셀로 비르마헤르(40)는 낙천적인 남미인답게 시종일관 유쾌했다. 세상 모든 여자들로부터 딱 오해받기 십상인 주제에 대해 재치있는 대답으로 말문을 연 그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극적 불륜이 아니라 행복한 결혼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말했다. 비르마헤르는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선 ‘우디 앨런과 서머싯 몸을 합쳐놓은 작가’라는 평을 듣는 차세대 기대주다.1999년 단편집 ‘유부남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권의 시리즈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 번역출간된 ‘유부남 이야기’는 이들 시리즈 가운데 작가가 직접 뽑은 7편의 단편을 묶은 것이다. ●“불륜보다 행복한 결혼속 갈등 묘사” 안정적인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왠지 모를 일탈 충동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중년 가장들이 주인공. 첫번째 수록작 ‘마차’는 우연히 길에서 옛 애인을 만난 남자가 육감적인 그녀의 몸을 탐내 감언이설로 옛 애인을 유혹하려다 헛물을 켜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진다.‘세르비뇨 거리에서’도 아내 대신 유치원에 아들을 바래다주다 다른 아이의 엄마와 눈이 맞아 불륜을 저지르는 간 큰 남편이 등장한다. 이밖에 ‘노란 스카프’‘산꼭대기에서’등에도 중년 유부남들이 흔히 가질 법한 감정이나 생각들이 절묘하게 다뤄진다. “불륜을 다룬 소설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아마 일부다처제 국민들밖에 없을 것”이라는 그의 농담처럼 비르마헤르는 소설속에 거대한 철학적 담론을 담기보다는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학을 지향한다. 이런 태도 때문에 아르헨티나 문단에서는 그의 작품들이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비판하는 평론가들도 있다. 지난 7일 개막해 13일까지 열리는 국제문학행사 ‘2006서울, 젊은 작가들’(주최 한국문학번역원)에 초청받아 내한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내가 살고있는 지역이 유대인과 한국인 밀집지역이어서 한국 문화가 낯설지 않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유대계 출신인 그는 늘 유대인을 주인공으로 해 아이러니한 유머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의 우디 앨런’으로도 불린다. ●“한국 작가들 생각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 작가들이 쓴 에세이를 미리 읽고왔다는 그는 “한국작가들의 생각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명언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글에 꾸밈과 과장이 없는 점이 맘에 들었다.”고 평했다. 그는 “글을 쓰는 건 거대한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더욱 아름답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라며 “작가는 무엇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문학동네 사진제공
  • [책꽂이]

    ●형식의 운명, 운명의 형식(문흥술 지음, 역락 펴냄) 문학 형식과 운명과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 우리 문학이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한 평론집. 송경아, 구효서, 황지우 등의 작품을 통해 포스트 모더니즘소설과 해체시, 환상문학의 올바른 전망을 점검하는 한편 최인훈, 김춘수 등의 작품에서 문학의 운명이 어떤 형식으로 귀결되는지를 고찰한다. 올해 김달진문학상 수상작.1만 8000원. ●아모르 파티(송혜근 지음, 작가정신 펴냄)1990년 ‘현대소설’,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 이국적인 옷가게 ‘타멜라’를 운영하는 주인공이 수련을 통해 자신을 지우는 경험을 한 뒤 이혼한 남편과 불편한 감정을 정리하고, 딸에게 15년 간 숨겨온 이혼사실을 고백함으로써 스스로 삶을 긍정하는 과정을 그렸다.7000원. ●센티멘털(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펴냄)‘일식’‘장송’등을 통해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떠오른 히라노 게이치로의 첫 단편집. 철학적인 주제를 환상문학적인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문체로 풀어낸 ‘청수(淸水)’등 4편 수록.9500원. ●시인의 가슴에 심은 나무는(김후란 지음, 답게 펴냄)‘문학의 집, 서울’이사장인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자연은 위대한 예술작품/온갖 생명/신비롭게 어울러져//사람도 짐승도 애벌레까지도/저마다의 얼굴로 제 갈길 가며/끼리끼리 모여 사는/이 놀라움.’(‘자연의 신비’중)처럼 자연이 주는 감동을 예찬한다.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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