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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인간·가상현실… 동시대 비평이 포착한 고민들

    비인간·가상현실… 동시대 비평이 포착한 고민들

    소설이나 시도 제대로 읽는 독자가 그리 많지 않은 가운데 문학비평까지 읽으라고 권하기가 조금 조심스럽다. 누군가에게 비평은 어려운 이론만 가득한, 따분한 글에 불과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인내를 가지고 들여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세계가 열릴 것이다. 문학을 통과하고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질문과 고민을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서다. ●문학동네 비평 문집 ‘크리티컬 포인트’ 출판사 문학동네가 계간 ‘문학동네’ 출간 30주년을 기념해 펴낸 비평 앤솔러지(문집) ‘크리티컬 포인트’를 보면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인지 일별할 수 있다. ‘비인간’은 요즘 비평에서 뜨거운 주제 중 하나다. 동물을 비롯해 ‘인간이 아닌 것’의 관점에서 세계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는 것이다. 기후 위기 등 인간이 초래한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진태원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는 ‘인류세와 민주주의’라는 글에서 “단일한 집합으로서의 인류라는 것이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주아지, 남성과 여성, 성적 다수자와 소수자, 백인종과 유색인종 같은 적대적 대립자들을 통해서만 실존하고 생성될 수 있다면 단일한 집합으로서의 생명체라는 것은 더욱 다양한 적대와 갈등을 통해서만 공생하고 생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지희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김초엽, 현호정 등의 소설을 통해 비인간 존재의 힘을 역설하는 ‘구멍 뚫린 신체와 세계의 비밀’이라는 글에서 “세계를 구성하는 수많은 비인간 존재자의 관점 중에 하나로서 인간의 시선을 놓을 때 비로소 새로운 세계는 열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온-오프x쓰기’ 가상현실 속 활자의 힘 출판사 네시오십분에서 낸 ‘온-오프x쓰기’는 7명의 시인·소설가·평론가·문학연구자가 함께 쓴 비평 앤솔러지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디어의 영역이 확장되는 ‘트랜스미디어’ 시대에 인간과 글쓰기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고민하고 있다. 독립출판제작자 김현경이 쓴 ‘넷플릭스 안 보고 종이책을 읽는다고요?’라는 글은 거의 모든 걸 온라인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대에 어째서 책이나 신문을 비롯한 활자로 된 글이 힘을 가질 수 있는지 통찰하고 있다. “물성을 가진 콘텐츠로서의 소장성은 두고두고 다시 책을 읽어 볼 수 있고, 밑줄을 긋거나 책을 접는 등의 행위를 가능케 한다. 종이책만이 가진 콘텐츠적 특성, 그러니까 활자를 읽으며 상상하고 사유하는 것에 대한 매력이 클 것이다.”
  • 흉흉해진 세상에 프로이트 오신다

    흉흉해진 세상에 프로이트 오신다

    조용하고 평안한 삶을 누린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과거처럼 믿고 따를 어른이 없는 세상, 무엇에 기대야 하나 고민스러운 시대다. 그래서 사람들은 철학책이나 심리학책을 들춰 보지만, 속 시원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프레트 아들러의 심리학이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정신분석학의 원조이자 행복의 지름길로 무의식을 강조한 지크문트 프로이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이트 사상을 집대성한 책이자 정신분석 발전에 공헌한 현대의 고전으로 불리는 ‘정신분석 사전’(열린책들)은 정신분석의 개념적 도구인 용어를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들은 “정신분석에 대한 반감은 그 어휘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오해를 받고 잘못 쓰인 정신분석 관련 개념과 용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용어 설명만 한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의 방대한 저작과 관련한 연대표를 만들어 개념들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이해를 돕는다. 정신분석 치료법에 대한 프로이트의 미출간 원고들을 모은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도서출판b) 역시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독자를 위한 책이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질문을 했으며, 어떤 확신과 회의를 가졌는지 보여 준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면 국내 정신 분석가들이 풀어 쓴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다. 이들 책은 실제 상담 사례와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 ‘서른에 읽는 프로이트’(유노북스)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초조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우울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리는 서른의 터널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자기 의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서른에 반드시 무의식을 들여다보라”는 프로이트의 조언을 전한다. ‘잠 못 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문학동네)는 일과 가족에 매달려 잊고 있었던 감정, 자신조차 잘 몰랐던 진짜 마음을 직면하는 때가 다름 아닌 50대임을 지적하며 “방어기제가 무의식으로 눌러 왔던 억압된 마음을 직면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갑자기 나타난 우울, 소외감, 분노, 외로움, 상실 등 감정을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의 실체를 똑바로 직시할 때만이 건강한 두 번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들은 공통으로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강조하고 무의식과 당당하게 대면하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의식이야말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이 돼 주는 존재이고,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지를 알려 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고통 직시한 한강의 문장… 스톡홀름 물들였다

    고통 직시한 한강의 문장… 스톡홀름 물들였다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스웨덴 스톡홀름의 쓸쓸한 겨울밤이 한강의 소설로 채워졌다. 8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시청 맞은편에 설치된 ‘돔 아데톤’ 바로 옆에서는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추운 날씨에 이슬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모여든 70여명의 사람들이 문학의 흥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강의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의 일부가 각각 한국어와 스웨덴어로 낭독됐다. 한강에 앞서 이탈리아의 그라치아 델레다,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 프랑스의 아니 에르노 등 각국을 대표하는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 일부가 그들의 모국어와 함께 스웨덴어로도 읽혔다.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눈의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소설이다. 한강도 이 소설을 쓰기 전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을 꿨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날 한국어로 읽힌 부분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한국어판 309쪽이다. “밀도가 얼마나 낮은 눈인지, 내가 앉는 대로 끝없이 깊게 꺼져 내렸다. 격벽 같은 눈이 우리를 갈라놓았다.” 이 문장이 낭독되는 동안 현장에는 눈인지 비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마냥 흩날리고 있었다. 낭독자는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교민 신미성씨였다. 신씨는 행사 뒤 한강의 문학을 향한 스웨덴 현지의 관심과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부터 한강의 작품은 번역될 때마다 서평이 실렸고 스웨덴 평론가 중에서는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예견한 이도 있었다”면서 “현재 시립도서관에는 한강의 책을 빌리려는 대기 인원이 1000명도 넘는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비교적 젊은데다 여성 작가가 수상했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워하고 있다”면서 “한국 작가 가운데 박상영, 김영하 등의 소설도 스웨덴에서 인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문장을 배우 안나 시세가 스웨덴어로 낭독했다. 스웨덴어판 ‘작별하지 않는다’ 속 문장은 그 나름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국어로 읽었을 때 느껴진 호흡과 운율이 그리 손상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이날 한강은 자신의 책을 출간한 국내외 출판사 관계자 10여명과 함께 프랑스 식당에서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채식주의자’가 대표작인 한강의 메뉴 선택은 야채수프와 비건용 스테이크 등 ‘채식’이었다. 저녁에는 검은색 긴 원피스를 입고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콘서트에 참석해 구스타브 16세 국왕, 실비아 왕비 등과 함께 오페라 살로메의 아리아,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등을 감상했다. 스톡홀름 콘서트홀은 10일 노벨 주간의 절정인 시상식과 만찬이 개최되는 곳이다.
  • [베스트셀러]한강 ‘소년이 온다’ 5주 연속 1위…노벨주간 행사서 ‘계엄령’ 언급할까 주목

    [베스트셀러]한강 ‘소년이 온다’ 5주 연속 1위…노벨주간 행사서 ‘계엄령’ 언급할까 주목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가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제124회 노벨상 시상식을 앞두고 12일(현지시간)까지 ‘노벨 주간’ 행사가 이어지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강이 이번 행사에서 지난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언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도 이목이 쏠린다. 교보문고가 6일 발표한 11월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소년이 온다’는 한강의 또 다른 소설 ‘채식주의자’를 따돌리고 선두를 지켰다. 다만 다른 작품은 지난주보다 1~2계단씩 하락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소설 ‘흰’(7위)은 두 계단,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8위)는 한 계단 하락했다. 유튜버 유혜주의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가 출간과 함께 3위로 진입했다. 시인 류시화의 신작 시집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가 19위로 새롭게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책 가운데에는 ‘트럼프 2.0 시대’가 5위에 올랐다. 다음은 교보문고 1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소년이 온다(창비) 2. 채식주의자(창비) 3. 우리는 사랑 안에 살고 있다(21세기북스) 4.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5. 트럼프 2.0 시대(글로퍼스) 6. 트렌드 코리아 2025(미래의창) 7. 흰(문학동네) 8.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9. 넥서스(김영사) 10.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페이지2북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타임 셸터(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문학동네) “이름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이름을 잊는다는 것은 그 세계의 자연적인 종말이다.” 지난해 봄, 국내 문학계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떴다. 천명관 작가의 장편소설 ‘고래’의 수상을 점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예는 불가리아 작가에게 돌아갔고 당시 우리에게 진한 아쉬움을 안겼던 작품이 바로 ‘타임 셸터’다. 책은 기억이 소실되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미래와 현재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 대피소’, 곧 ‘타임 셸터’ 구실을 하는 한 클리닉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옮긴이의 말처럼 내용이 쉽지는 않다. “환상소설의 외피를 두른 진지한 철학적 탐구.” 460쪽, 1만 7800원. 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강성재 지음, 시인동네) “달빛이 안개꽃처럼 야윈 강심/우리도 저와 같이/가진 것이 없음으로/더 빼앗길 것 없는/이 넉넉함/이 눈부심으로 흘러볼 일이다/산다는 것이/때로 눈물겨운 사람아” 2017년 지용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이어 지난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신작 시집. 시인 스스로 인사말에서 밝혔듯 “내 젊은 날의 편린(片鱗)들”에 대한 자성, 시작(詩作)에 대한 각오를 엿볼 수 있는 시편들이 가득하다. 잘 먹고 자란 누에들은 튼실한 고치를 짓는다. 이를 삶아 실을 뽑으면 비단이 된다. 하지만 삶아진 누에는 나방이 되지 못한다. 우화(羽化) 대신 명주실을 남기는 게 시인의 숙명이란 저자의 관념이 다양한 시어로 표현된다. 128쪽, 1만 2000원. 비평의 집(김욱동 지음, 소명출판) “문학비평도 집을 짓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은 텍스트에 의존하여 지은 비평의 집은 쉽게 무너져 내리게 마련이다.” 11편의 비평문이 실린 비평집. 책의 주제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이육사의 ‘꽃’, 정지용의 ‘비로봉 2’, 김소월의 ‘가는 길’ 등에 나타난 텍스트의 오류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둘째는 “모든 문학 텍스트는 시대마다 새롭게 읽힌다”는 전제 아래 이효석의 ‘산’을 신유물론으로, 김춘수의 ‘꽃’을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이론으로 다시 조명한다. 셋째는 비교문학의 관점에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윌리엄 포크너 등 영문학 작가들의 작품 간 영향 관계를 살핀다. 489쪽, 3만 8000원.
  • 귀로 듣는 그녀의 작품세계… 또 한 번 ‘한강 물결’이 온다

    귀로 듣는 그녀의 작품세계… 또 한 번 ‘한강 물결’이 온다

    7일 한림원서 한국어로 강연 주목10일 시상식… 네 번째 순서로 호명한강 소개 마지막 문장은 한국어발등 덮는 이브닝드레스 입을 듯 해마다 12월 초가 되면 스웨덴 스톡홀름은 ‘노벨위크’로 꾸려진다. 세계 각국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여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산과 정신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강연을 펼친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도 올해 노벨위크에 참석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3일 스웨덴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강의 첫 공식 일정은 오는 6일(현지시간) 오전 노벨박물관 방문이다. 수상자들은 이곳에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고 의자에 서명을 남긴다. 공식 일정이지만 행사 자체는 비공개로 한강이 어떤 물건을 기증했는지는 추후 알려진다. 이날 오후 1시부터 한강은 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다. 한강의 소설에 관심을 둔 전 세계 미디어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간담회는 영어로 진행된다. 다음날인 7일 오후 5시부터 한강은 한림원에서 강연을 한다. 한강뿐만 아니라 노벨상 모든 부문의 수상자들은 시상식에 앞서 강연을 하는 것이 관례다. 문학상 수상자는 보통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내용으로 강연을 구성한다. 한강은 강연문 초고를 지난달 중순 한림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석을 신청할 수 있는데 한강의 강연은 노벨위크 일정이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마감됐다. 강연은 한국어로 진행되며 노벨재단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전 1시부터다. 노벨위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시상식이다. 문학상 수상자는 물리·화학·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된다. 관례에 따라 이날 시상식에서 한강을 무대 위로 부르는 소개 문구의 마지막 문장은 한국어로 말해질 예정이다. 이 문장의 번역은 한강의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를 스웨덴어로 옮긴 번역가 박옥경이 맡았다. 노벨상 시상식은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남성은 연미복에 하얀색 보타이, 여성은 발등까지 오는 이브닝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수상자 출신 국가의 전통 의상도 허용된다. 한강 역시 시상식 드레스 코드를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11일 다문화학교 방문, 12일 스웨덴 현지 작가, 비평가와의 북토크 및 낭독회 행사 등을 끝으로 약 열흘간의 노벨위크 일정을 마무리한다. 아들이나 부친인 한승원 작가와 동행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현지에서는 주요 관광명소인 스톡홀름 시청에서 7일부터 한강의 얼굴 이미지를 담은 조명을 청사 외벽 전체에 걸쳐 비추는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한편 서울신문은 전 세계 언론 가운데 일부만 참석할 수 있는 시상식에 공식 초청됐다. 스톡홀름 현지에서 시상식을 포함해 한강의 노벨위크 일정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 한국 근대소설 3인방,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한국 근대소설 3인방,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이광수(왼쪽), 김동인(가운데), 염상섭(오른쪽). 국어 교과서에서 만났던 작가들이자 한국 근대소설의 초창기를 이끈 주역들이다. 강윤후라는 필명으로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던 강헌국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이들을 서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학술서 ‘근대 서사의 행방’(문학동네)을 내놨다. 강 교수는 한국 근대문학 연구가 주제론에 편중돼 있었다고 지적하며 소설에서 주제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서사론적으로 접근했다. 서사학은 이야기의 기술과 구조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다. 그 결과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은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광수는 계몽적 이상주의, 김동인은 예술적 이상주의, 염상섭은 사실주의를 지향하면서 그들이 쓴 소설 서사 전개 방식이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강 교수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서사학적으로 소설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상상, 지각, 개념이다. 이광수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소설에 풀어내는 대신 상상을 통해 서사를 전개했다고 강 교수는 지적했다. 식민지 조국이라는 비루한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이 소망하고 기대한 바를 구현하기 위한 ‘상상의 서사화’가 이광수 소설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김동인은 작가가 소설 세계를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여겨 자신이 인지한 범위 내에서 인물이 움직이고 기능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김동인의 소설은 작가의 지각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만 전개된 ‘지각의 서사화’에 따라 구성됐다. 이광수와 김동인에 비해 창작 활동이 늦은 염상섭은 자기 소설이 앞선 작품들과 차이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소설을 썼다. 이에 따라 염상섭은 소설에서 과장과 가공을 배제하고 현실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현실의 객관적 파악을 위해 논설을 전면적으로 사용했다. 강 교수는 이를 ‘개념의 서사화’라고 이름 붙였다. 강 교수는 이러한 방식으로 후세대 소설가들의 서사도 분석했다. 김동리와 황순원은 상상이 서사를 추동하기 때문에 ‘상상의 서사화’, 감각 묘사가 두드러진 박태원이나 소설 배경을 일상으로 한정한 이태준은 ‘지각의 서사화’, 사회주의 이념을 소설로 형상화한 이기영과 김남천은 ‘개념의 서사화’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문학 본문의 의미는 고정돼 있지 않다. 그래서 이미 충분히 논의됐다고 간주하는 본문이라도 그것에 대한 논의는 얼마든 재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회색에서 왔습니다(한요나 지음, 창비) “우주를 가로질러 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 외출이 어려울 정도로 대기가 오염된 ‘회색 행성’을 배경으로 가상 교실에서 만난 두 소녀 묘원과 서라가 우정을 쌓는다. 서라의 과거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빛나는 다정과 용기. 험난한 기후위기의 현실에서도 힘차게 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손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달라진 세계에서 우정은 어떤 모양일까.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버니와 9그룹 바다 탐험대’ 등의 소설과 ‘연한 블루의 해변’ 등의 시집을 출간한 한요나의 장편 청소년소설이다. 204쪽. 1만 5000원. 호랑이가 돌아왔다(조명화 지음, 책고래) “우리 동네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가 우리 일상에 살아간다면 어떨까. 조명화의 그림책은 이런 상상에서 시작한다. 사람에게 쫓겨 숲을 벗어난 호랑이가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을 찾아 헤맨다. 공원에 숨기도, 어린아이 집에 몰래 들어가 보기도, 잡화점에서 전시물인 척 시치미를 뚝 떼 보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곳은 하나도 없다. 호랑이가 안전하게 머물 곳은 과연 어디일까. 시베리아 호랑이라고도 불리는 한국 호랑이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도시 개발로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다. 그림책 속 호랑이는 조금 엉뚱하고 익살맞지만 왜인지 가엾고 애처롭기도 하다. 48쪽. 1만 5000원.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유수연 지음, 문학동네) “슬픔이 바나나보다 빨리 익는다//두면 먹겠다 싶었는데 한 개는 끝내 검게 변했다/생긴 건 저래도 맛은 있단 걸 잘 알지만//보기 좋은 슬픔이 울기도 좋은 걸 누가 모르나”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친숙한 어법, 부드럽고 섬세한 감정으로 우리 안의 닫힌 마음을 두드려 깨우는 유수연의 두 번째 시집이다. 2017년 일간지 신춘문예로 데뷔한 유수연은 이번 시집에서 “산다는 것”이란 슬픔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 “슬픔을 갱신하는 일”(‘정중하게 외롭게’)임을 깨닫는다. 사랑과 이별, 사람과 상처에서 발견되는 고유한 슬픔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시린 겨울, 지친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집이다. 124쪽. 1만 2000원.
  • 인간 결핍·오류가 이야기의 힘… AI는 항상 한발 늦을 겁니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인간 결핍·오류가 이야기의 힘… AI는 항상 한발 늦을 겁니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언어가 사라진 3000년 후의 세계자연 모든 것에 이름 붙이는 인간‘생태계의 이방인’이 된 존재 그려“이야기가 세상 바꿀 수 있다 믿어AI, 인간 의외성 흉내낼 순 있을 것” 안온하고 무해하며 다정하다. 소설가 천선란(31)이 구축한 세계는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스며든다. 정신을 차려 보면 우리가 그 따스함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아챈다.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도. 소설집 ‘모우어’(사진·문학동네)로 돌아온 천선란을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릴 적 몽상가에 가까웠다”는 그의 관심은 인간과 지구를 뛰어넘는 곳에 있었다. 공상과학(SF)소설은 그런 천선란에게 딱 맞는 옷이다. “인간 속에 있을 땐 작은 것도 커 보이고 거기에 휘둘리게 되잖아요. SF소설을 쓸 땐 지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에요. 그 거리감에서 오는 차분함이 좋아요.” 지금도 무한한 우주의 바다를 유영하고 있을 ‘보이저 1호’는 언젠가 시선을 잠시 지구 쪽으로 돌린 적이 있었다. 그때 보이저 1호의 눈으로 본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멀리서 보면 작디작은 점인 지구에서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토록 아웅다웅하는가. 천선란의 말은 과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이 우리에게 일찍이 던졌던 질문을 새삼 상기시킨다. “만화를 보면 뒷이야기를 혼자 상상하곤 했어요. ‘우리 세상에 외계인이 섞여 있다면 어떨지’ 하는 생각도요. 소설은 이런 몽상을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수단이었죠.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내가 쓴 이야기가 절대 내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독자가 받아들이는 건 다 다르니까요. 소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세계란 걸 알았죠.” 앞서 천선란의 대표작 ‘천 개의 파랑’(허블)은 올해 연극과 뮤지컬로 재창작됐다. 그는 자기가 원작자임에도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며 “마치 독자가 책을 읽는 순간을 훔쳐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소설은 소설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가닿고 보통은 이야기를 전달한 사람의 예상을 넘어선다. 천선란 역시 자기가 창조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즐기는 듯하다. “과연 동물이 사물에 이름을 붙일까요? 인간이 모든 것에 이름을 붙였던 건 결국 자연을 도구처럼 이용하기 위한 것 아니었을까요?” ‘모우어’는 언어가 사라진 3000년 뒤의 세계를 다룬다. ‘창세기’ 속 아담은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면서 ‘자연의 주인’으로 거듭났다. 천선란은 이것을 살짝 뒤튼다. 인간이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면서 오히려 ‘생태계의 이방인’이 됐다는 문장으로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독일에서 이 작품을 썼다는 천선란은 모국어를 ‘학살자의 언어’라며 부끄러워했던 어느 독일인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단 이것은 독일어와 독일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다른 단편 ‘얼지 않는 호수’에서는 이런 질문이 반복된다.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나요?” 이 질문을 그대로 작가에게 돌려줬다. 언어는 의심스러운 것이고 인간은 이야기를 언어로만 전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천선란은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이야기의 힘은 인간 내면의 결핍과 오류에서 비롯된 의외성에 있어요. 인공지능(AI)이 그걸 흉내 낼 순 있겠지만 언제나 한발 늦을 겁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요. 재밌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다만 그 재미의 종류가 다 달라야겠죠. ‘천 개의 파랑’이라는 제 책의 제목처럼 천 가지 종류의 재미를 독자에게 드리고 싶어요.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일단 죽을 때까지 쓸 겁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삼각뿔 속의 잠(임희진 지음, 나노 그림, 문학동네) “내 눈은 고성능 카메라야/ 미세한 표정 변화도 놓치지 않아// 내 귀는 고성능 음성 증폭기야/ 아주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려// 내 신경은 고성능 안테나라서/ 사람들 기분을 살피느라 늘 곤두서 있어.” 어린이 내면에서 샘솟는 치열한 질문을 동심의 언어로 옮겨 적은 시인 임희진의 첫 동시집이자 제1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우리 동시에 ‘예민한 아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조명해야 할 몫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는 심사평처럼 이 동시집은 예민한 아이에 대해 집중한다. 그간 많은 동시가 씩씩하고 당찬 아이, 착하고 맑은 아이, 소심하고 부끄러운 아이들을 그렸지만, 이 동시집은 그동안 소홀했던 예민한 아이의 낯선 얼굴을 소개한다. 120쪽, 1만 2500원. 환락경(최지혜 지음, 아작) “지루한 천국과 흥미진진한 지옥 중에 택하라면 어떻게 할래? 한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남자 앞에는 상당히 자라 어른처럼 보이지만 아직 앳된 티가 나는 여자아이가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 SF와 판타지 작가이자 편집자로 일해 온 최지혜의 첫 단행본.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에서 온 존재이자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 얼굴도 하얗고 숨도 안 쉬는 뱀파이어가 사실은 외계인이라면? SF로 풀어낸 매혹적인 뱀파이어 이야기. 160쪽, 1만 4000원. 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전찬민 지음, 달) “민짱, 살아 있는 게 낭만인 거야. 젊을 땐 낭만이란 더 대단한 것이겠지 생각했지. 그런데 아니었어. 그저 살아 있으면 돼.” 나만의 속도로 느긋하게, 내 우선순위대로 여유롭게 사는 저자가 쓴 일본 도쿄의 일상 기록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정신없이 바쁜 도쿄 길거리 한구석에서 혼자 나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를 마주한 기분이 든다. 작가는 스스로 행복 방향성을 찾았다면 누구나 어느 환경에서든 ‘천천히 고양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갑자기 날아오는 시련에도 유연하고 날렵하게 마음을 지킬 수 있다고 소개한다. 고양이는 느긋하지만, 또 원할 땐 언제든 우다다 달려갈 수 있는 존재니까. 272쪽, 1만 6800원.
  • [베스트셀러]여전한 한강 열풍…‘소년이 온다’ 1위

    [베스트셀러]여전한 한강 열풍…‘소년이 온다’ 1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열풍이 서점가에 여전하다. 지난주 ‘채식주의자’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소년이 온다’가 선두를 탈환했다. 1위 자리를 두고, 한강의 작품끼리 경쟁하는 국면이다. 교보문고가 8일 발표한 11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소년이 온다’가 ‘채식주의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3위였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세 작품이 돌아가면서 1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앞서 10월 둘째 주에는 ‘소년이 온다’가, 셋째 주에는 ‘작별하지 않는다’가, 넷째 주에는 ‘채식주의자’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4위는 ‘흰’, 5위는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6위는 ‘희랍어 시간’이 차지했다. 8위 ‘디 에센셜: 한강’, 10위는 1995년 발간한 한강의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이 이어졌다. 전체 10위 안에 8개 작품이 한강의 책이다. 한강 열풍이 전체 소설 분야 인기로 이어지는 현상도 보인다. 양귀자 소설 ‘모순’이 11위, 올해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인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13위, 정대건 소설 ‘급류’는 19위를 차지했다. 10위 권 안에 내년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5’(7위)와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9위)가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교보문고 11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10월 30일~11월 5일 판매 기준). 1. 소년이 온다(창비) 2. 채식주의자(창비) 3.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4. 흰(문학동네) 5.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6.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7. 트렌드 코리아(미래의창) 8. 디 에센셜: 한강(문학동네) 9. 넥서스(김영사) 10.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
  • “문학 언어·사회 합일된 詩 쓸 것”… 강은교 등 4명 대산문학상

    “문학 언어·사회 합일된 詩 쓸 것”… 강은교 등 4명 대산문학상

    김희선 “팬데믹 ‘야만의 시대’ 성찰”서영채 “쉽게 읽히는 비평 쓰겠다”‘저주토끼’ 스페인어 번역가도 수상 “문학의 언어와 사회가 합일되는 시를 쓸 수 있다면 좋겠어요. 내면으로 탐사하는 것만으로는 시가 안 되죠. 외면과 내면을 합칠 수 있는 ‘껴안기의 시’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공감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시가 나오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그런 길을 갈 생각입니다.” 올해 제32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강은교(79) 시인은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은교와 함께 김희선(52) 소설가, 서영채(63) 문학평론가,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36) 스페인어 번역가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마지막 시집일 것 같았어요. 시를 그만둘 때가 됐나 보다 하면서 책을 내고 엉엉 울었지요. 마침 비가 왔고 아무리 울어도 아무에게도 소리가 전해질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울면서 생각한 것은 서랍에 (시를) 처넣으면서 쓰겠다는 것. 세상을 더럽히면서 쓰지는 않겠다는 거였어요.”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강은교는 지난 7월 펴낸 16번째 시집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민음사)로 상을 받았다. 우리 신화 속 ‘당금애기’를 뜻하는 ‘당고마기 고모’를 애타게 찾는 내용의 이 시집에 대해 대산문화재단은 “생명의 춤이 계속될 것임을 처연하게 보여 주는 시집은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면서도 아름답고 쓸쓸한 풍경을 자아냈다”고 평했다. 소설 부문 수상작인 김희선의 장편 ‘247의 모든 것’(은행나무)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진지하게 성찰했다.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변종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된 ‘247번 감염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재단은 “바이러스의 상상력을 역동적으로 펼친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작품”이라고 했다. 소설가이자 약사로도 일하는 김희선은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덮쳤을 때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아무도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저 또한 거기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론 부문 수상작인 ‘우정의 정원’을 쓴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 문학 연구와 현장 비평을 넘나들며 글을 쓴 서영채는 “앞으로 어려운 비평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번역 부문 수상자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는 정보라의 소설 ‘저주토끼’를 스페인어로 옮겼다. 그는 서면으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작품을 마지막까지 하나하나 풀어내야 하기에 번역가는 완벽한 독자인 동시에 외로운 존재”라며 “앞으로 한국문학을 스페인어권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하길 소망한다”고 했다.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000만원과 함께 상패인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작품 ‘소나무’가 주어진다. 시, 소설 수상작은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1993년 제정된 대산문학상은 국내 최대 종합문학상으로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54)도 2022년 이 상을 받았다.
  • 삶은 끊임없는 이별의 연속… 이참에 성실한 이별의 조합원이 되세요

    삶은 끊임없는 이별의 연속… 이참에 성실한 이별의 조합원이 되세요

    이별은 죄일까. 시인은 연인과 헤어지고 ‘두부를 먹었다’고 시를 썼다. 2015년 첫 시집 ‘에로틱한 찰리’ 이후 9년 만에 펴낸 여성민(57) 시인의 신작 ‘이별의 수비수들’은 그가 성실하게 이별해 온 찰나의 풍경들을 전복적인 시선으로 포착해 낸다. 쓰라린 이별 후 두부를 먹는 이유는 지나간 사랑의 기억이 두부 맛처럼 희미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누군가에게 사랑은 쉽게 부서지고 마는 ‘두부 속에 눈이 멈춘 풍경’(숙희) 같다.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를 쓰기 시작한 여성민은 자신을 이별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한 편의 시를 위해 이 세상의 감각과 이별하고 자신의 낡은 언어와 이별하는 사람. 그에게 시인은 시를 사랑하면 생활과 이별해야 하고 생활을 사랑하면 시와 이별하게 되는 양자택일의 존재다. 비단 이성과의 연애가 아니더라도 시인은 사랑했던 표현들과 결별하고 새로운 시어를 찾아내야 시집을 펴낸다. 그래서 첫 시집에서 두 번째 시집이 나올 때까지 걸린 9년은 여성민이 부단히 이별해 왔다는 문학적 알리바이가 된다. 제목부터 농염한 전작에서 반복적인 언어로 공세적으로 쌓아 올린 시의 구조물을 시적 특징으로 선보인 여성민은 이번 시집에선 공격수보다는 승모근에 힘을 뺀 수비수를 자처한다. 인류의 90%는 이별한 사람이고, 10%는 이별할 사람으로 구분하는 시인은 보편적이고 통속적 소재인 사랑과 이별을 한 사람의 삶을 관통하는 환희와 슬픔, 언어로 규명할 수 없는 ‘시적 찰나’로 격상한다. ‘에로틱한 찰리’에서 부마다 ‘보라색 톰’, ‘모호한 스티븐’과 같은 외국인 남성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았던 여성민은 이번 시집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총 53편의 시를 4부로 나눈 이 시집의 제목에서는 각각 ‘숙희’, ‘선희’, ‘경희’라는 한 번쯤 사랑했거나 이별했을 법한 친숙한 한국 여성의 이름들이 수비수로 호명된다. 여성민은 “이번 시집에 연애를 소재로 한 시편들이 많은데 그 경기장에서 저는 대체로 수비수였다”며 “연인 관계에도 공격수와 수비수가 있고, 수비수들은 수비만 하기 때문에 사랑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더 약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별의 수비수들’은 수비수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제가 제안하는 연대이며 스크럼이고, 노동조합 같은 것”이라며 “시집 제목을 ‘이별의 수비수들을 위한 노동조합’으로 읽어 달라”고 전했다. ‘사랑이 시작되어도 사랑이 끝나도 무관한’(낙원) 곳에서 시인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건 이별이라고 확신한다. 그가 제일 쓰고 싶었다는 문장을 그는 시집 제일 앞 시인의 말로 새겨 놓았다. ‘이별은 좋은 씨앗 이 씨앗을 너에게 옮기고 평생 인간으로 남으리’. 흘긋 보면 악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 [단독]한강의 따스한 시선 머문 그곳… 아이들이 있었다

    [단독]한강의 따스한 시선 머문 그곳… 아이들이 있었다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2007년 낸 그림책 판매 1위 돌풍‘순록의 크리스마스’ 등 3권 번역시적이며 담백한 문체 고이 담겨 “2000년 8월 비가 무척 내리던 날 엄마가 됐고, 어린이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돼 이 이야기(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를 썼습니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 서점가에 ‘한강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어린이 독자를 위해 쓴 책도 화제가 되고 있다. 또 ‘번역가 한강’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어린이책들도 눈길을 끈다. 문학동네는 한강이 2007년 2월 출간한 그림책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를 최근 재인쇄하면서 ‘소설가 한강이 어린이를 위해 쓴 단 한 권의 그림책’이라는 홍보 문구를 뒤표지에 넣었다. 실제로 그의 그림책은 27일 기준, 교보문고 유아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가는 아이가 생기면서 어린이책에 관심이 깊어졌다. 그는 책 서두에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천둥번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에게…그리고 새벽이에게”라고 썼다. 작품은 장마철을 앞두고 먹구름을 짜느라 여념이 없는 하늘나라 선녀들 중 따분함을 못 견디는 두 명의 꼬마 선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둥과 번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뿌리를 찾아가는 작가의 상상력도 재미나지만 기존 관념을 깬 이야기라는 점에 더 큰 매력이 있다. 과거 옛이야기 그림책 속 선녀는 무거워 고개가 절로 숙어질 것같이 머리를 말아 올리고, 발목에 자꾸 감길 것 같은 치마를 둘렀지만 맹랑한 꼬마 선녀들은 거추장스러운 날개옷을 벗어 던져 버린다. 하늘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존재 역시 남성이 아닌 여성(할머니 선녀)이다. “더 재미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는 꼬마 선녀들의 이야기에 할머니 선녀는 불호령 대신 깡똥한 날개옷과 단발머리를 허락한다. 그뿐인가. 할머니 선녀는 제 역할을 다한 꼬마 선녀들에게 마음 놓고 세상 구경을 떠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선물까지 주는 자애로운 어른이다. 한강이 번역한 어린이책 세 권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앞서 그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영어는 어딜 가든 만점을 받았다”며 어릴 적부터 빼어났던 한강의 언어 실력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그림책 ‘순록의 크리스마스’(2004),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 모자 이야기’(2006·이하 절대로)와 동화 ‘꼬마 로봇 스누트의 모험’(2005·이하 꼬마 로봇)을 옮겼다. ‘순록의 크리스마스’는 산타 썰매를 끌기 위해 모여든 동물 중 순록이 썰매를 끌게 된 이유를 담았고, ‘절대로’는 기존의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빨간 모자를 오리로, 늑대를 악어로 바꿔 풀어 간다. ‘꼬마 로봇’은 모험과 위기를 통해 차츰 용감해지는 스누투의 이야기다. 한강이 번역한 책 세 권 모두 절판 상태라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번역서에는 그의 시적이면서도 담백한 문체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가 번역가로서 독자를 위해 남긴 말도 인상적이다. 그는 기존 ‘빨간 모자’ 이야기를 비틀어 만든 ‘절대로’의 책 내지에 “자신을 잡아먹겠다는 악어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큰소리를 치는 이 귀여운 오리 소녀”는 “용기와 당당함, 그리고 재치가 얼마나 큰 힘인지 알게 해 준다”고 썼다. 그는 또 ‘꼬마 로봇’에는 “어린이들도 ‘의문을 갖는 것’의 힘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며 “물음표를 많이 가지고 사는 사람은 늘 생생한 경험을 하게 되는 거라고 믿는다”고 남겼다.
  • [베스트셀러]톱10 중 9개가 한강 작품...서점가 ‘한강열풍’ 여전

    [베스트셀러]톱10 중 9개가 한강 작품...서점가 ‘한강열풍’ 여전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서점가에 ‘한강 열풍’이 여전하다.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0종 가운데 9종이 모두 한강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교보문고가 25일 발표한 10월 3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강 작품이 10위 가운데 1~7위를 차지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1위, 소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가 그 뒤를 이었다. 한강의 유일한 시집도 상위권에 올랐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4위였다. 소설 ‘흰’(5위), ‘희랍어 시간’(6위), ‘디 에센셜: 한강’(7위)이 뒤따랐다. 9위는 한강 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10위는 한강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이었다. 한강 작품이 아닌 책으로는 유일하게 ‘트렌드 코리아 2025’(8위)만이 10위 안에 들었다. 다음은 교보문고 10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10월 16~22일 판매 기준). 1.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 소년이 온다(창비) 3. 채식주의자(창비) 4.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5. 흰(문학동네) 6.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7. 디 에센셜: 한강(문학동네) 8. 트렌드 코리아 2025(미래의창) 9. 그대의 차가운 손(문학과지성사) 10. 노랑무늬영원(문학과지성사)
  • [데스크 시각]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흘러야 한다

    [데스크 시각]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흘러야 한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 6개월쯤 지난 2014년 여름, 미국을 방문한 한 지인이 “밤낮 바꿔 사느라 힘들지?”라고 위로하며 신간 소설 한 권을 선물로 건넸다. 시차 때문에 적응에 애를 먹고 있던 차에 한국어로 쓰인 반가운 책을 쉬지 않고 밤새워 읽고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바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지난 10일 저녁 노벨문학상 발표를 기다리는데 문학 담당 후배 기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부장, 한강이 탄 거 같아요”라고 했을 때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한강은 창간 120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의 1994년 신춘문예 당선자로 올해로 소설을 쓴 지 딱 30년이 됐는데 한국인 최초는 물론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것이다. 10년 전에도 느꼈던 친근함과 동시에 서울신문과의 인연이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진 것 같은 뿌듯함과 큰 감동이 밀려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기자회견을 기다렸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11일 고향인 장흥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치열하게 쓴 한강다운 반응이었다. 한강은 13일 보도된 스웨덴 방송 인터뷰에서도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분명히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이 덤덤하지만 단호하게 밝힌 입장을 곱씹어 읽으면서 그가 2017년 10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한 기고가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의 대북 위협 발언으로 북미 간 갈등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때 그는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제목의 글에서 “수십년간 쌓인 긴장과 전율이 한국인들의 깊숙한 내면에 숨어 단조로운 대화 속에서도 갑자기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낸다”며 “매일 나오는 뉴스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긴장이 우리의 초조한 내면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걸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의미가 없고 승리는 공허하고 터무니없으며 불가능한 구호일 뿐이라는 걸 안다”면서 “또 다른 대리전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 한반도에 살고 있다”고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한국인들의 구체적인 심정을 전했다. 한강은 이어 그해 ‘문학동네’ 겨울호에 “이 글은 평화를 믿는 사람들이 연대해 전쟁 가능성에 맞서기를 침착하게 제안하고자 한 것”이라고 기고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한 아름다운 시적 산문이 인정받은 것과 동시에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도 평가받은 것이다. 그의 수상 후 소셜미디어(SNS) 댓글 중 “‘한강 효과’가 전쟁과 분쟁, 갈등과 대립으로 가득한 지구촌과 한반도를 민주주의와 평화, 진실과 정의, 소통과 배려의 가치로 가득 채우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는 소망은 함께 기뻐한 국민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 30년 전 한강이라는 소설가를 배출한 서울신문은 올해도 어김없이 2025년 신춘문예를 준비한다. 한강을 롤모델로 삼아 매일 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을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최고의 등용문과 마중물 역할을 계속해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할 작가들이 한강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의 연약함을 직시하며 평화에 대해 계속 써 가길 기대한다. 그렇게 한강의 평화는 계속 흐를 것이다. 김미경 문화체육부장
  • “완벽하게 몰입했다…잘 쓴 작품” 베르베르가 감탄한 한강 소설은

    “완벽하게 몰입했다…잘 쓴 작품” 베르베르가 감탄한 한강 소설은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2021·문학동네)에 대해 호평했다. 19일 유튜브 채널 ‘KBS 다큐’에 ‘노벨문학상 수상 특집 다큐:한강’의 미방송 영상이 올라왔다. 본 방송은 지난 13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됐다. 베르베르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정말 잘 쓰인 작품”이라며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좋았던 건 끔찍한 비극을 긴 호흡으로 다뤘다는 점”이라고 평했다. 그는 “한국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여러 차례 고통을 겪어 왔는데 자국민끼리 제주도에서 끔찍한 학살을 자행한 건 처음 알았다”고 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4·3 사건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은 폭력에 훼손돼도 결코 생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인간의 의지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한강 작가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 외국 문학 부문에 한국 작가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베르베르는 특히 이 작품에서 작가의 ‘글쓰기 방식’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인칭 현재 시점으로 사건이 진행돼서 주인공에게 완벽하게 몰입해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책을 읽고 내용을 알게 되면서 어떤 비극이나 전쟁이 찾아와도 굴하지 않고 맞서면서 열의를 갖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 한국인들의 용기가 가장 와 닿았다”며 “가슴 아픈 한국 역사를 배우면서 한국인들의 굳센 의지를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는 지난해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역사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고 경이로운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 노벨상 한강, 상금만 20억·‘100만부 돌파’ 인세까지…출판사도 ‘행복한 비명’

    노벨상 한강, 상금만 20억·‘100만부 돌파’ 인세까지…출판사도 ‘행복한 비명’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출판 문학계에 ‘한강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소설가 한강이 올해 약 5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노벨상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한화 약 14억원)다. 한강은 이외에도 지난 5월 삼성그룹 호암재단의 ‘삼성호암상 예술상’(상금 3억원)을 받았으며 지난 17일 HDC그룹의 ‘포니정 혁신상’(상금 2억원)을 받았다. 이에 올해 받는 상금 수입만 2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노벨상 상금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따르면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국제기관·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은 비과세 대상이다. 또한 책 판매에 따른 인세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의 작품들은 노벨상 수상 5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는 40만부, 알라딘 판매량도 30만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세는 일반적인 작가의 기준으로는 책값의 10% 정도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경우엔 15%를 받기도 한다. 한강 책들의 가격이 1만 5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00만부 기준 인세는 10%로 책정했을 때 15억원이다. 출판계는 앞으로 200만부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최소 수입만 따져봐도 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머니투데이는 분석했다. 거기에 해외 판권에 따른 인세도 있다. 한강의 작품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에 의해 28개국 언어로 76건 번역·출판돼 있다. 현재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도 한강의 작품들은 품절 사태를 보이고 있어 해외 인세 수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강의 책을 낸 출판사들은 200만부가 팔릴 경우 한강 책으로만 약 15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판사는 책값의 절반 정도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동네와 창작과비평이 주로 한강 작품을 출간했다. 출판계는 한강 덕분에 문학 분야 다른 책들의 판매고도 최소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강 효과’ 독서 후진국 문화 바꿀까…전국 도서관, 한강 책 분당 평균 3권 대출

    ‘한강 효과’ 독서 후진국 문화 바꿀까…전국 도서관, 한강 책 분당 평균 3권 대출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전국 도서관 대출 순위까지 갈아치우고 있다. 18일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전국 공공 도서관 1499곳에 소장된 한강 작가의 작품 20종에 대한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한강 작가의 저서를 대출한 사례는 총 1만1356건”이라고 밝혔다. ●도서관 대출 1~10위도 역시 ‘한강’ 도서관 측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5~9일 닷새 동안 공공 도서관에서 한 작가의 책은 총 805건 대출됐지만, 10∼14일에는 1만1356건으로 1310.7%나 늘었다. 수상 전과 비교하면 14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분당 평균 3권꼴로 대출된 셈이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11일에는 대출 1~10위까지 모두 한강 작가의 책이었다고 도서관은 밝혔다. 서점 베스트셀러 1위는 ‘소년이 온다’(창비)였지만, 도서관 대출 1순위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널상을 수상해 한강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채식주의자’(창비)로 10~14일에 총 1382건이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과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다룬 ‘소년이 온다’의 대출 건수는 1178건으로 2위, 4·3 제주 사건을 다룬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는 1152건으로 뒤를 따랐다. 나이별로 대출 현황을 보면 40대(2629건), 50대(2195건), 30대(1895건) 순이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대출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전남, 경북, 강원, 전북에서 많이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韓 문학작품 외국 러브콜도 빗발 이뿐만 아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외국 독자들이 한국 문학작품들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강 효과’로 지난 16일 시작돼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국문학 판권에 대한 문의가 예년보다 3~4배 늘어났다. 한강 작가의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펴내고 차기작까지 출간 예정인 출판사 문학동네에 따르면 예년에는 한국문학에 대해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문의가 많았지만, 올해 도서전에서는 영미권과 유럽 국가 출판사들의 판권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60여개 미팅 현장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 축하 인사로 미팅을 시작한다”며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독일어판(번역 이기향)은 현재 예약 판매 중으로, 오는 12월 16일 아우프바우 출판사에서 출간되며, 미국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은 이 작품의 영문판을 내년 1월 출간할 예정이다 한 작가의 작품 이외에도 조남주 작가의 신작 청소년 소설 ‘네가 되어 줄게’를 비롯해 은희경, 최은영, 백수린, 김언수, 서미애, 조해진, 이슬아 등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도서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한국 작가와 작품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마중물이 되고 있다”며 “한국 힐링 소설이 대세였던 해외시장에서 순수문학이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 창비·문학동네 새로운 문학상 얼굴되는 첫 번째 동화와 그림책

    창비·문학동네 새로운 문학상 얼굴되는 첫 번째 동화와 그림책

    ‘그림책상’에 이경아 ‘… 바다’‘초승달문학상’ 대상 ‘해든 분식’ 새로운 문학상의 ‘얼굴’이 되는 제1회 수상작들이 동시에 출간됐다. 제1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가작)인 이경아(42) 작가의 ‘아빠, 나의 바다’와 제1회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대상작인 동지아(40) 작가의 ‘해든 분식’이다. 이경아 작가는 바다를 넘나드는 아빠 마도로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쪽빛 바다색과 함께 그림책으로 빚어냈다. 겨울바람도 닿지 않는 바다에 가느라 큰 가방에 여름옷만 잔뜩 챙기는 아빠, 바다 한가운데서도 모르는 길이 없는 아빠, 이불만큼 커다란 물고기를 잡는 아빠, 그러면서도 아이를 위한 작은 인형과 커다란 소라 껍데기와 돌을 챙기는 아빠…. 아이는 아빠가 들려준 이야기와 소라 껍데기에서 들리는 바닷소리를 통해 아빠가 닿은 먼바다를 상상한다. 특히 아이가 그리움에 멈추지 않고 아빠를 떠올리며 자신만의 세계를 다부지게 이뤄 가는 과정까지 그려 냈다는 점은 이 동화를 더욱 반짝이게 한다. 김지은 아동문학 평론가와 김동수 그림책 작가는 심사평에서 “어린이가 어른의 세계를 관찰하면서 그것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이 새롭다”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자 어린이 주인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지아 작가를 발굴한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은 1999년 시작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 처음으로 저학년 동화만을 분리해 만든 공모전이다. ‘해든 분식’은 아홉 살 곱슬머리에 빨간 테 안경을 쓴 분식집 딸 강정인이 주인공이다. 강정인은 갑자기 닭강정으로 변하게 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난처한 상황에서도 상황 자체가 웃기니 ‘일단 웃기로’ 하는 낙천적이고 유쾌한 어린이다. 친구들을 생일 파티에 초대해 근사하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 사랑하지만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 가족에 대한 서운함, 서로의 별명을 지어 주며 곁을 지켜 주는 단짝 친구들과의 우정, 앙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주인공을 챙기는 이성 친구 이야기까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닭강정 소스처럼 잘 버무려져 있다. 분식집을 비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딸의 생일 파티를 멋지게 열어 주고 싶어 하고, 닭강정을 담아 둔 마지막 컵은 딸에게 주고 싶어 팔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서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심사평처럼 “세계에 대한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동화다. 그림책 ‘꽁꽁꽁 시리즈’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윤정주 작가의 그림이 동화와 함께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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