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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보는 이들을 위한 추석

    돌보는 이들을 위한 추석

    거꾸로 매단 수액 주머니에 주사침을 찌르고 수액을 뽑는다. 주사기에서 바늘을 빼내고 기다란 관이 달린 나비침을 대신 연결한다. 고양이의 목덜미를 한 움큼 잡아 텐트 모양이 되게 들어올린 뒤 털가죽과 근육 사이 빈 공간에 나비침을 찔러 넣는다. 반항하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는다. 주사기 피스톤을 천천히 눌러 수액을 주입한다. 신장질환이 있는 고양이는 음수량이 부족해 보통 아침저녁으로 피하수액을 맞혀야 한다. 하루에 일고여덟 번 약도 먹인다. 인간의 알약을 먹도록 태어난 몸이 아니니 이물질을 목으로 넘기는 일이 즐거울 리 없다. 아니 상당히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살리기 위해서는 약을 먹여야 한다. 상태가 나빠 스스로 사료를 먹지 않는다면 반려인이 주사기나 젖병으로 강제급여도 해주어야 한다. 수시로 상태를 체크해야 하고, 이상이 있다면 케어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어떤 보조제는 다른 약들과 시간차를 두고 먹여야 효과가 있다. 새벽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 수면부족이 당연해진다. 하루도 쉴 수 없다. 최대한 건조하게 썼지만 아픈 고양이를 집에서 돌보는 일은 웬만큼 체력이 좋은 사람도 탈진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중노동이다. 고양이의 나이가 많거나 병이 많이 진전되어 차도가 없는 경우엔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돌본다는 슬픔이 따라붙는다. 반대로 하루, 또 하루가 주어지는 것에 지극히 감사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내 고양이들을 통해 죽음을 배웠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고, 아픈 생명을 돌보는 일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알게 될 거라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알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아주 빠른 시간에 후회와 자책과 함께 배웠다. 누군가는 사람을 걱정하기 전에 동물을 걱정하는 일이 온당하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소나 돼지는 먹고, 열대어에겐 이름도 붙여 주지 않으면서 개와 고양이는 각별하게 여기는 일이 기만이라고 할 것이다. 잘 모르겠다. 내겐 그냥 두 마리 고양이가 몹시 가까운 가족이었다. 단지 순서가 반대였을 뿐이다. 고양이들이 늙고 병드는 것을 보며 나는 인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내 부모님을 간병하게 될 날을, 설과 추석에도 병상에 누워 있을 사람들을, 그들의 가족을, 그들이 의지할 의료진을, 고향에 가거나 쉬지 못하고 일할 다양한 직종의 많은 사람들을. 한국에서 반려동물은 가족이면서도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 사실이 가장 여실히 드러나는 때도, 가장 많은 동물이 유기되는 때도 명절이다. 건강하다면 데리고 갈 수도 있겠지만 환대받는 경우는 드물고, 예민해서 이동하기 어려운 동물은 호텔이나 병원에 맡기거나, 지인에게 펫시팅을 부탁하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걱정을 하며 하루이틀쯤 집에 혼자 두고 가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중병을 앓고 있어 도저히 남의 손에 맡기거나 혼자 둘 수 없는 반려동물이라면 반려인이 집에 남아 돌봐주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 가족 구성원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을 감수하면서. 20대 때 독립해 자취를 하던 내게 명절은 어쩐지 쓸쓸한 날이었다. 형제도 없이 혼자인 내가 혼자 사는 엄마를 찾아가 나보다 조금 더 쓸쓸한 엄마의 얼굴을 보고 돌아오는 날. 결혼을 하고 찾아갈 친정과 시가가 생긴 다음부터는 이 기름진 음식들 대신에 가볍게 샐러드와 파스타 같은 걸 해먹으면 안 될까, 함께 있지만 대화도 없이 각자 심심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다같이 영화나 한 편 보면 어떨까,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요즘은 명절 풍속도도 바뀌어 굳이 만나지 않고 각자 지내는 일도, 여행을 가는 일도, 여성의 노동을 고민하고 명절 파업을 하는 일도 늘어 가는 듯하다. 조금 더 가볍고 산뜻하고 평등한 명절이 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픈 생명을 돌보는 사람들에겐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내 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해본 뒤에야 겨우 알게 되었다. 명절에도 간병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아픈 생명의 안부를 묻는 한마디의 말, 고된 노동을 대신해 줄 수는 없더라도 잠시나마 곁에 있어 주는 일, 아주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할 시간이 아닐까. 우리는 거의 생각하지 않지만, 돌보는 사람에게도 돌봄을 받을 시간이, 활기를 재충전할 여유가 필요하다. 아픈 반려동물을 돌보는 이들과 그들의 동물 가족 모두가 이번 추석에는 고립감과 절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느끼기를, 고양이를 살리고 싶어해 본 사람의 아픈 마음으로 빈다. 그리고 그들이 잠시라도 따뜻함을, 휴식을, 마침내는 건강과 희망과 회복을 선물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윤이형 작가는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2005년 단편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작은마음동호회’,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을 펴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에 한국관 설치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에 한국관 설치

    2019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에 한국관이 설치됐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8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VDNH 전시장에서 열리는 ‘2019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에 한국관을 운영 중이라고 6일 밝혔다.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은 러시아 및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최대 규모 도서전이다. 35개국 600여개 회사가 참가하며 1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출판문화협회가 운영하는 올해 한국관에는 교문사, 김영사, 문학동네, 사계절출판사, 시공사, 은행나무 등 17개사의 출판사가 위탁한 77종의 도서가 전시된다. 이와 함께 ‘일상의 아름다움’이란 제목의 특별전을 통해 27종 그림책을 선보인다.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으로 러시아에서 번역 출간된 한국도서 70종도 소개된다.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인 내년에 한국이 모스크바 국제도서전 주빈국이 되고, 러시아는 서울 국제도서전 주빈국이 된다. 출판문화협회는 모스크바 국제도서전 이후 오는 26일 개막하는 예테보리 도서전에서 주빈국관을, 새달 16일 개막하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관을 운영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재난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선 사람들

    재난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선 사람들

    흰 도시 이야기/최정화 지음/문학동네/324쪽/1만 3500원 어느 날 도시를 점령한 정체 모를 전염병 ‘다기조’. 이 병에 걸리면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고, 세계에 대한 인식도 재정립된다. 개별적 자아는 붕괴되고 전체 속에서 흐릿한 형상만을 인지하며 오직 현재 속에서만 살아가게 된다. 이에 정부는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재난은 철저히 인간을 파편화, 개인화한다. 재난에 맞서 빈자가, 소시민이 얼마나 무력해지는가는 우리가 여러 번 몸으로 겪어서 안다. 최정화 작가의 장편소설 ‘흰 도시 이야기’ 속 인물들도 그렇다. “왜 어떤 사람들은 싸우고 어떤 사람들은 굴복하고 어떤 사람들은 견디는가. 또 어떤 사람들은 왜, 이 삶을 견디지 못할까.” 소설은 이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자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교역소에서 일하는 이동휘는 오히려 전염병에 잘 ‘적응’했다. 그는 과거의 기억이 사라져서 오히려 명쾌해졌다고 느낀다. 동휘는 정부가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 투쟁하는 단체 ‘흰개들’을 비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민들의 가계도 정보를 관리하던 동휘는 자신에게 아내와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언젠가부터 도시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흰개들’이 거주하는 ‘모래마을’에 찾아간 그는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것으로 기록된 그곳에 다기조에 저항해 기억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딸을 찾기 위해 교역소를 나와 ‘흰개들’과 살아가는 동휘. 그러던 중 L시에서는 모래마을을 폐쇄하라는 조치가 내려오고, 소시민 동휘는 얼결에 그들의 대표가 된다. ‘흰 도시 이야기’는 가상 도시의 일이지만,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전혀 위화감이 없다. 이는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나 세월호 같은 참사를 마주했던 우리의 경험에도 근거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최정화의 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 장편 ‘없는 사람’(2016)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모티브로 한 노조 문제를 그린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SF적 설정은 독자에게 허황된 이야기로 느껴지기보다 더욱 몸서리치게 만든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이렇게 썼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난 뒤에, 독자들이 활자에서 눈을 떼고 현실의 어딘가를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 (중략) 이 소설이 우리들이 책임져야 할 어떤 구체적인 장소를 연상시키기를 바란다.’ 어느 정도는 성공적인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점인들이 뽑은 올해의 작가 조정래

    서점인들이 뽑은 올해의 작가 조정래

    소설가 조정래가 서점인들이 뽑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서점의 날인 11월 11일을 앞두고 제3회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작가’를 3일 발표했다. 한국 현대사 3부작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발표한 조정래 작가는 올해 ‘천년의 질문’(해냄출판사)을 출간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은 문학 부문에서 김숨 작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현대문학), 아동·청소년 부문에서 황영미 작가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문학동네)가 받았다. 인문·정치·사회·역사 부문에서는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어크로스), 경제·경영·과학 부문에서는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웨일북), 실용·예술·어학·자기계발 부문에서는 사진전문기자 권혁재의 ‘핸드폰 사진관’(동아시아)을 선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어느 밤’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어느 밤’

    2019 김승옥문학상 대상에 윤성희 작가의 ‘어느 밤’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권여선·김금희·조해진·최은미·편혜영·황정은 작가에게 돌아갔다. 2013년 소설가 김승옥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KBS 순천방송국이 제정한 김승옥문학상은 올해부터 주관사가 문학동네로 바뀌었다. 심사 대상도 단행본에서 단편소설로 변경됐다. 대상 상금은 5000만원, 우수상은 500만원이다. 수상 작품들은 이달 중 ‘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려 출간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열릴 예정이다. 문학동네는 또 ‘2019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자로 시 부문 한여진(‘검은 절 하얀 꿈’ 외 4편)과 소설가 전하영(‘영향’)을 뽑았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은 ‘마녀 독고솜’을 쓴 허진희가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모난 인물까지 품어주는 친절한 금희씨

    모난 인물까지 품어주는 친절한 금희씨

    햄버거를 사다가 동아리방에서 먹는다. 우르르 쏟아부은 감자 튀김은 당연히 ‘공용’이다. 그런데 햄버거는 먹지 않고 감자 튀김만 부지런히 입에 넣는 선배를 발견한다면? 보통은 “아, 뭐야”하고 속으로 삭히는 정도일 거다. 그러나 김금희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보통 너머’다. 국화는 ‘빽’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감자는 그런 게 아니고요. 선배 혼자 맛있게 먹고 말라는 것이 아니고 감자는 우리가 다 먹어야 하고 그렇게 같이 먹으면 좋은 건데 왜 감자를, 그러니까 왜 감자를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요!” 국화의 장광설 끝, 이윽고 선배가 말한다. “미안하다, 감자를 많이 먹어서.”‘감자 튀김으로 웬 성화냐’ 하기엔, 다들 비슷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모종의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차마 내 입으로 꼬집을 순 없었던 순간. 그러나 김금희의 세계에는 이런 순간 ‘빽’ 소리를 지르는, 원도 아니고 정사각형도 아니며 사다리꼴쯤 되는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루저’라고 하기엔 덜 패배했으며, ‘아웃사이더’라기엔 자의식이 희미해 뵈는 아주 살짝 모가 나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 그런 사람들이 김금희의 소설에 들어가면 이해의 영역으로 수렴된다. 최근 2년 새 4권의 책을 낸 김금희(40) 작가를,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출간을 계기로 만났다. 2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다. 쉬지 않고 다작하는 동력부터 물었다. “동료 작가가 지구상에서 제일 많이 쓴 작가일 거라고 하더라고요. 원고가 있으니까 묶을 수밖에 없었던 거고, 어떻게 보면 조절을 잘 못한 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글 쓰는 걸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글을 써서 원하는 세계가 전달이 됐다고 느끼면 너무 행복해요.” 출판사 설명처럼 작가 특유의 ‘어떤 마음의 열도가 사그라든 후 우리를 휩싸는 알싸한 공기와 무미건조하던 일상을 채우는 풍부한 감정의 서라운드’는 여전하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려던 두 소녀의 마음은 바캉스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나 급이별을 맞고(‘레이디’), 일본 여행지에서 알게 된 정갈한 숙부의 숨은 사연은 나와 헤어진 연인과 재회하게 하는 식이다(‘모리와 무라’).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라는 대사가 회자됐던 전작 ‘너무 한낮의 연애’보다도 훨씬 손에 잡히는 감정 서술이 눈에 띈다. “그게 전달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분의 능력도 있는 거 같아요. 자기 마음에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을 기억에 담아뒀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각자 매우 다르게 사는 것 같지만, 비슷하게 살고 있잖아요. 그 과정을 함께했다면 세심하게 생각만 하면 되는 거예요. 황량해 보이는 운동장 수돗가에 혼자 서 본 경험 같은 걸 버리지 않고 있다가 적절하게 불러 오고 있어요.” 신기한 것은 감자 튀김 좀 먹었다고 힐난하는 후배도, 이에 힘없이 사과하는 선배도 김금희 소설에 나오면 다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애어른’이었던 작가는 ‘왜 저럴까’ 싶은 사람들을 오랜 시간 들여다봤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나 이해하는 친절한 금희씨도 최근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단다. “세상에는 이해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 있고, 나의 이해와 상관없이 세상의 일부인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그들은 대체로 사회에서 이기적으로 잘살고 있는 기득권자들일 경우가 많고, 그들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는 행위가 그들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촛불 집회, 일련의 미투 운동을 보며 이해에도 차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올해로 등단 10년. 최근 인터넷서점 예스24 독자들이 뽑은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에 선정된 그는 이제 시대 감성이라 불려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작가는 새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았으면 할까. “귀담아듣고 싶은 전환이었으면 좋겠어요. 성장은 너무 크고, 무거운 말이고요. 인생에서 필요한 전환이 아주 세련되거나 옳거나 효율적이거나 할 필요는 없잖아요. 독자들에게 미약한 응원, 격려가 되었으면 해요.” 사인을 청하는 기자에게 작가는 ‘오직 기자님의 가을 되세요’라고 적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집 고치다 삶까지 수리됐습니다

    집 고치다 삶까지 수리됐습니다

    “요즘 어찌 지내시는지요?” “집수리를 합니다.” “아니 어쩌다 그런 일을.” 한 건축평론가와 김재관 건축가의 대화. 평론가 눈에는 그가 딱해 보였나 보다. 건축가가 ‘집수리’나 하고 있다니. 건축가란 근사하게 설계하고 가끔 현장에 나와 둘러보는 이들 아니던가. 집수리는 이른바 ‘업자’들이나 하는 일이고. 김 건축가 신간 ‘수리수리 집수리’는 묘한 책이다. 김 건축가가 해머를 들고, 실리콘 총을 들고, 페인트 롤러를 들고 제목을 표현한 표지부터 범상찮다. 건축가가 알려 주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방법이 들었나 싶은데 그렇지도 않다. 책은 저자가 2008년 율리아네 집수리에 뛰어든 뒤 김 교수네, 철민이네, 예진이네, 이상집 다섯 곳의 집수리 이야기 모음집이다. 집수리를 맡긴 이들부터 심상찮다. 행사 도중 무작정 김 건축가를 찾아와 노란 공책을 내밀고 집을 수리해 달라는 율리아, “알아서 잘해 달라”는 말만 하는 김 교수, 유명 사립대 교수로 있다가 돌연 파주에 가서 타이포그래피 학교를 세운 날개 등. 동네 주민도 기괴하기 짝이 없다. 허락 없이 새벽에 남의 집 분재를 깎아 놓고 흡족해하는 보험 아저씨, 황장엽의 친척이라며 남의 집 벽체 두께에 관한 훈수를 두는 이, 민원대장 영화씨, 무작정 주차금지 표지판을 내건 동네 할아버지 등. 현장 인부 이야기는 이 가운데 백미다. 붙임성 좋고 자기 자랑 잘 늘어놓는 일흔둘 페인트공 송씨는 나이가 무색하게 현장 인부들과 치고받는다. 저자는 그런 그가 ‘풍신수길’(도요토미 히데요시)을 닮았다 하여 ‘풍신’이라는 별명을 붙여 준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서 반장은 “따님은 어떠냐?”는 물음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인명은 재천”이라고 답한다. 딸이 죽은 다음날도 어김없이 현장에 나와 작업 벨트를 허리에 차고 일회용 커피를 마신다. 왠지 모질어 보이는 그에게 “술 한잔하자”고 제안하니, “술 마시면 울 것 같아 마실 수 없다”고 답한다. 역시나 그도 아버지였다. 정상적인 이들일지라도 특징을 잡아 요리조리 비틀어 표현하는 저자의 글 솜씨만큼 집수리 실력 역시 빼어나다. 사람들 이야기에 킬킬거리다 마주하는 집수리 완료 후 사진들은 “집의 수리는 삶을 수리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철학을 그대로 담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무슨 내용이길래?”…‘반일종족주의’ 2주연속 1위

    “무슨 내용이길래?”…‘반일종족주의’ 2주연속 1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비판한 역사서 ‘반일종족주의’(미래사)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조 후보자, 저자에 관한 논란이 얽히면서 궁금증에 책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문고가 23일 발표한 8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반일종족주의’는 전주와 같은 1위를 차지했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김낙년 동국대 교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함께 쓴 역사 교양서다. 저자들은 한국이 과거사에서 가장 많은 과오와 만행을 저지른 중국은 놔두고 일본만 원수로 인식한다면서, 이를 두고 민족주의가 아니라 샤머니즘이 깔린 ‘종족주의’라고 주장한다. 한·일 경제갈등 상황에서 조 후보자가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저자들이 책 내용을 조 후보자를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며 화제가 됐다. 책은 인터넷서점 예스24 집계에서도 2주 연속 1위를 이어갔다.지난해 11월 출간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면서 화제가 된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웨일북)이 전주보다 4계단 뛰어오른 종합 5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측은 “동시대 이슈를 공감하는 90년대생 독자들이 구매가 더 많은 것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방학을 맞아 2주전 김영하 작가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른 ‘엉덩이 탐정’이 2위, 여행 시즌에 맞춰 표지갈이한 김 작가의 ‘여행의 이유’가 3위를 지켰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반일 종족주의(미래사) 2.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8: 괴도와 납치된 신부 사건(아이세움) 3.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문학동네) 4.흔한남매.1(아이세움) 5.90년생이 온다(웨일북) 6.유럽 도시 기행.1(생각의길) 7.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11(아이휴먼) 8.설민석의 삼국지.1(세계사) 9.직지.1(쌤앤파커스) 10.천년의 질문.1(해냄출판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갈등 만져보기…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지

    갈등 만져보기…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지

    작은마음동호회/윤이형 지음/문학동네/356쪽/1만 4500원 윤이형(43) 작가는 올 초 중편소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혼한 부부가 함께 기르던 고양이의 죽음을 기리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소설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강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제게 굉장히 강렬했던 감정에 대해서 끝까지 가 보고 싶었다”고 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단순하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굉장히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사회의 남녀 갈등 양상은 피해 갈 수 없고 어떤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쉽게 ‘옳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에는 남녀 갈등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갈등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 사람들, 이를테면 우리의 ‘스테레오 타입’을 비껴 간다. 퀴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가둘 수 없는 누군가, 세상 속 일종의 여집합 같은 사람들이다. 집회에 참여하고 싶은 엄마, 아이를 갖고 싶은 레즈비언, 여성성을 버리고자 평생을 투쟁해 온 딸과 딸이 버리고 싶은 바로 그 자궁에 암이 생겨 세상을 떠난 엄마 등이다.일찍이 SF문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의 연작 ‘의심하는 용- 하줄라프1’, ‘용기사의 자격- 하줄라프2’에 등장하는 용조차도 이를테면 경계에 서 있다. 싸우는 용과 번식하는 용이라는 두 세계에서 비껴난, 번식을 하고 싶지 않은 암컷을 사랑하는 암컷 용. 최근 페미니즘 진영에서 뜨거운 기혼·비혼 여성 간 갈등을 그린 표제작 ‘작은마음동호회’는 남녀 갈등으로 국한되는 기존의 논의에서 한 발짝 더 들어간 작품이다. 정치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나가기로 한 일련의 기혼 여성들은 ‘작은마음동호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그 결심을 책으로 묶는다. 편집장을 맡은 ‘경희’가 옛 친구 ‘서빈’에게 일러스트를 의뢰하면서 둘의 묵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서빈은 결혼 후 소식이 뜸해진 경희를 ‘남자 없이는 살지 못하는 친구’로 오해하고 배신감을 느꼈지만, 경희는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서빈의 오해를 풀어 줄 여력이 없었다. 서로를 잘 알아서 더욱 물러섬이 없는 여여(女女) 갈등의 끝에서, 친구라는 이름의 이들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작가의 소설에서 눈에 띄는 것 하나는 3인칭 서사다. 책에 실린 소설 중 ‘승혜와 미오’, ‘피클’, 하줄라프 연작을 3인칭으로 썼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갖는 일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레즈비언 커플 ‘승혜와 미오’, 편집장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선배가 등장하는 ‘피클’ 등에서 3인칭 서사는 너와 나의 구분을 넘어 모두를 공평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준다. 승혜를 베이비시터로 고용한 이호 엄마는 “왜 승혜 누나는 여자를 사랑해?”라는 아들의 말에 이렇게 답한다. “엄마도 모르겠어, 엄마가 좋은 엄만지 나쁜 엄만지. 엄마는 그냥 엄마지. 회사에서 늦게 오지만 그래도 엄마지. 마찬가지야. 세상에는 다른 누나랑 사랑해서 같이 사는 누나도 있는 거야. 그냥 원래 그런거야.(중략)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는거야.”(56~57쪽) 이호 엄마의 입을 빌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집약된 문장 같다. ‘말을 할 때마다 상처가 생기지만 그래도 말을 건넨다. 화해나 행복이나 위로를 위해서는 아니다. 나는 우리가 왜 함께할 수 없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 우리가 서로의 어떤 부분에 무지했고 어떤 실수들을 했는지, 어떻게 해야 같은 오해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자세히 이야기 나누고 부끄럽게 적어 두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 함께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우리가 마지막이 아닐 테니까.’(353~354쪽). 책 말미에 남긴 진짜 ‘작가의 말’이다. 첨언하기보다 ‘그냥’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베스트셀러]일본 여행 서적 판매 ‘뚝’

    [베스트셀러]일본 여행 서적 판매 ‘뚝’

    한일관계 악화는 서점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쳤다.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국내 관광객이 줄면서 일본 여행 관련 서적 판매도 감소했다. 교보문고가 9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8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여행 분야 20위 내에 일본지역 안내서는 1종도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여행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1위를 비롯해 7종의 일본 가이드 도서가 포함됐다. 베스트셀러 종합 1위는 지난주에 이어 어린이 도서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8’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힘으로 ‘흔한 남매 1’가 한 계단 상승한 종합 4위에 올랐다. 스타 강사 설민석의 인기가 눈에 띈다. ‘설민석의 삼국지 1’과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헙 11’이 나란히 종합 5·6위를 차지했으며, 100위권 내에 4종의 도서가 올라 가장 많은 종수를 올린 저자가 됐다. 이 외에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도서가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김진명의 ‘직지 1’은 종합 7위,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는 종합 12위에 올랐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맹비난한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 이사장의 ‘반일 종족주의’는 지난주보다 3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8: 괴도와 납치된 신부 사건(트롤·아이세움) 2. 여행의 이유(바캉스 에디션·김영하·문학동네) 3.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생각의길) 4. 흔한남매. 1(흔한남매·아이세움) 5. 설민석의 삼국지. 1(설민석·세계사) 6.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1(설민석·아이휴먼) 7. 직지. 1(김진명·쌤앤파커스) 8. 반일 종족주의(이영훈·미래사) 9. 천년의 질문. 1(조정래·해냄) 10. 죽음. 1(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위고·크리스티… 작가판 사랑과 전쟁

    위고·크리스티… 작가판 사랑과 전쟁

    미친 사랑의 서/섀넌 매케나 슈미트·조니 렌던 지음/허형은 옮김/문학동네/416쪽/1만 5800원 #1. 1926년 12월 한 유명 추리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속 미스터리한 사건처럼 갑자기 사라졌다. 영국 전역이 난리가 난 가운데, 알고 보니 그녀는 한 고급 호텔에 머물며 태연자약하게 쇼핑과 스파를 즐기고 있었다. 호텔 직원의 제보로 발견된 그녀는 실종 기간 남편의 내연녀 이름으로 호텔에 투숙했다. #2. 한 대문호에게 50년 동안 2만여통의 연서를 보낸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그녀가 쓴 구절을 그가 고대로 베껴 다른 연애 상대에게 보냈다는 걸 꿈에도 몰랐다. 1번의 주인공은 애거사 크리스티, 2번은 빅토르 위고다. 이 미친 ‘작가판 사랑과 전쟁’은 놀랍게도 모두 실화다. 책 ‘미친 사랑의 서’는 각각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더 라이터’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 온 저널리스트 섀넌 매케나 슈미트와 조니 렌던의 집요한 취재 결과물이다. 출전과 참고문헌만 38쪽에 달하는데,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꼼꼼하게 고증했다는 얘기다. 작가들의 러브 스토리에서 삼각관계, 사각관계, 불륜은 애교 수준이다. 55세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아서 밀러), 이중 결혼(아나이스 닌), 부인의 등에 실제로 칼을 꽂은 남편(노먼 메일러), 근친상간(바이런·아나이스 닌) 등이 속출한다. “결과가 어찌 되건 일단 사랑에 빠져 있는 동안은 그만한 가치가 있지”라고 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사연에는 ‘남자가 한을 품으면’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헤밍웨이는 몇 년을 주기로 배우자 교체를 밥 먹듯이 하다가 마침내 자신보다 더 활화산 같은 열정을 가진 저널리스트를 만나 그녀를 집에 눌러앉히려 갖은 술수를 부린다. 책은 어설픈 연애 지상주의나 정신 이상 예술가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책의 미덕은 이들의 ‘미친 사랑’이 작품에 어떻게 투영됐는가를 보여 주는 데 있다. 첫날 밤 탈장 증상이 온 신랑과 생리가 터진 신부의 ‘황무지’ 같은 결혼 생활은 T S 엘리엇의 대표작 ‘황무지’가 됐다. 책을 책임편집한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은 “책 덮고 나면 언급된 문호들의 작품을 찾아보고 싶어진다”며 “치정으로 범벅이 된 연애사, 난투극에 가까운 결혼 생활 후 작가들은 그 지질한 일상에서 스스로를 건져 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했다. 대문호의 사랑에서 모종의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또는 작품으로 옛 연인에게 복수한 치졸한 그들을 맘껏 욕해도 좋을 것이다. 김훈 작가는 이 책더러 ‘40금(禁)’이라고 했단다. 지독하다, 이 책.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벌레들이 또래에 추천한 책, ‘청소년도서 100권’ 읽어볼까

    책벌레들이 또래에 추천한 책, ‘청소년도서 100권’ 읽어볼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청소년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직접 또래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2019 청소년추천도서 100권’을 선정해 6일 발표했다. 도서관이 진행하는 청소년 독서문화프로그램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에 참여한 중·고교 독서동아리 ‘책벌레 리더스’ 학생들이 직접 읽고 선정했다. 어른 눈높이가 아닌 또래 눈높이에서 본 책이어서 더 친근하다.100권은 총류 2권, 철학 9권, 사회과학 17권, 자연과학 13권, 기술과학 11권, 예술 6권, 언어 2권, 문학 29권, 역사 11권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을 비롯해 ‘선생님, 제 마음이 왜 이렇게 힘들죠?’(바이북스),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인플루엔셜),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사계절), ‘급식체 사전’(학교도서관저널)처럼 청소년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된 책들이 많았다. 가장 많은 추천책 목록이 있는 문학 분야에서는 구병모 작가의 ‘버드 스트라이크’(창비)와 같은 성장 소설은 물론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처럼 가볍고 읽기 편한 작품, 베스트셀러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역사서에서는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우리학교), ‘만세열전’(생각정원),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피플파워)과 같은 책이 포진했다. 도서관 측은 “학교와 공공도서관은 물론 부모들이 청소년 독서지도 시 목록을 유용하게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천 도서 목록은 도서관 홈페이지(nlcy.go.kr)의 ‘독서문화 활동지원’→‘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에서 받을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휴가 갈 때 가방 안에 어떤 책을 넣어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의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00권 모두 가져갈 수는 없는 일. 100권 가운데 북 칼럼니스트 2명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2명에게서 분야를 달리해 도서 1권씩 추천받았다.[인문예술] 윤미화 북 칼럼니스트-‘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건축가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주제를 읽을 수 있다. ‘묵상’은 검을 ‘묵’, 생각 ‘상’ 자를 쓴다. 다시 말해 ‘침묵’을 뜻한다. 수도사들은 단순한 일을 하며 자기 내면을 짚어 본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상하 인간관계에도 다소 지쳤을 터다. 총천연색 번잡한 세속을 떠나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뤄진 세상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시끄러운 일상생활은 잠시 접고 휴가지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마련해 보길 권한다. 예컨대 캠핑장이나 한적한 휴가지,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읽으면 더 좋겠다. 519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설계도면이 3분의2 정도다. 글도 어렵지 않아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남프랑스, 북프랑스를 거쳐 가는데, 이 흐름을 따라가도 좋고, 아니면 관심 가는 부분부터 들춰 봐도 좋다. 승효상 지음, 돌베개 펴냄.[사회경제] 이문찬 사서-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여러 사례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노동 시장의 현실과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서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을 썼다. 휴가는 직장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왜 휴가 가서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나 싶을 거다. 그러나 휴가지에서 만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쉬지만, 그들은 쉬지 않는다. 휴가철은 매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휴가철이 그들을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닐는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최저 시급이 최근 오르긴 했지만, 이들의 근로 환경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이들의 현실을 여러 사람이 알고 근로 환경, 근로 조건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사례 중심으로 쓴 대중서이다 보니 읽기 수월하다. 박정훈 지음, 빨간소금 펴냄.[문학] 강창래 북 칼럼니스트-‘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출판사 문학동네는 젊은 작가를 알리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등단 10년 이내 작가가 출간한 중·단편 소설을 심사해 상을 준다. 올해 10주년 판은 조금 다르다. 평론가들이 아니라 작가상 수상자들이 추천해 선정한 작품들이 실렸다. 그래서 사실 ‘젊지 않은’ 작가도 있긴 하다. 지난 10년 선정작 중에서 좋은 작품을 고른 작품집이니 믿을 만하다. 게다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좋다. 이 책은 단편 위주라 부담도 없다. 특히 어느 분야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실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라 재미도 있다. 일곱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고, 휴가를 다녀와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그의 다른 소설을 따라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편혜영·김애란 외 3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자연과학] 구슬기 사서-‘무한을 넘어서’ 최근 과학 분야 서적은 순수과학 분야 출간이 적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든가, 정보기술(IT) 분야 책이 주를 이룬다. 자연과학 가운데 가볍게 머리를 쓰고 싶다면, 수학을 택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수학 분야 가운데 ‘무한’이라는 신비한 개념을 추적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기억 때문에 수학은 머리 아픈 과목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재밌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수학이 재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컨대 ‘객실이 무한히 많은 호텔이 있는데 이미 객실들은 꽉 찼다. 그런데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다면 손님을 받을 수 있을까?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받을 것인가?’ 하는 식이다. 머리를 쓰긴 하되, 과하게 쓰지 않도록 하는 게 매력이랄까. 마치 추리소설 읽는 느낌도 들 것이다. 휴가지에서 잠깐 짬 내어 읽기를 권한다. 짐을 싸고 시간이 남을 때, 아니면 일정 가운데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시간이 있다면 책을 펼쳐 보시라. 유지니아 쳉 지음, 김성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휴가 갈 때 가방 안에 어떤 책을 넣어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의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00권을 모두 가져갈 수는 없는 일. 100권 가운데 북 칼럼니스트 2명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2명에게서 분야를 달리해 도서 1권씩 추천받았다.[인문 예술] 윤미화 북 칼럼니스트 - ‘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건축가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주제를 읽을 수 있다. ‘묵상’은 검을 ‘묵’, 생각 ‘상’ 자를 쓴다. 다시 말해 침묵을 뜻한다. 수도사들은 단순한 일을 하며 자기 내면을 짚어 본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상하 인간관계에도 다소 지쳤을 터다. 총천연색 번잡한 세속을 떠나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뤄진 세상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시끄러운 일상생활은 잠시 접고 휴가지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마련해 보길 권한다. 예컨대 캠핑장이나 한적한 휴가지,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읽으면 더 좋겠다. 519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설계도면이 3분의2 정도다. 글도 어렵지 않아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남프랑스, 북프랑스를 거쳐 가는데, 이 흐름을 따라가도 좋고, 아니면 관심 가는 부분부터 들춰 봐도 좋다. 승효상 지음, 돌베개 펴냄.[사회 경제] 이문찬 사서 -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여러 사례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노동 시장의 현실과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서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을 썼다. 휴가는 직장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왜 휴가 가서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나 싶을 거다. 그러나 휴가지에서 만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쉬지만, 그들은 쉬지 않는다. 휴가철은 매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휴가철이 그들을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닐는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최저 시급이 최근 오르긴 했지만, 이들의 근로 환경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이들의 현실을 여러 사람이 알고 근로 환경, 근로 조건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사례 중심으로 쓴 대중서이다 보니 읽기 수월하다. 박정훈 지음, 빨간소금 펴냄.[문학] 강창래 북 칼럼니스트 -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출판사 문학동네는 젊은 작가를 알리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등단 10년 이내 작가가 출간한 중·단편 소설을 심사해 상을 준다. 올해 10주년 판은 조금 특이하다. 평론가들이 아니라 작가상 수상자들이 추천해 선정한 작품들이 실렸다. 그래서 사실 ‘젊지 않은’ 작가도 있긴 하다. 지난 10년 선정작 중에서 좋은 작품을 고른 작품집이니 믿을 만하다. 게다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좋다. 이 책은 단편 위주라 부담도 없다. 특히 어느 분야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이 실렸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라 재미도 있다. 일곱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고, 휴가를 다녀와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그의 다른 소설을 따라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편혜영·김애란 외 3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자연 과학] 구슬기 사서 - ‘무한을 넘어서’ 최근 과학 분야 서적은 순수과학 분야 출간이 적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든가, 정보기술(IT) 분야 책이 주를 이룬다. 자연과학 가운데 가볍게 머리를 쓰고 싶다면, 수학을 택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수학 분야 가운데 ‘무한’이라는 신비한 개념을 추적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기억 때문에 수학은 머리 아픈 과목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재밌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수학이 재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컨대 ‘객실이 무한히 많은 호텔이 있는데 이미 객실들은 꽉 찼다. 그런데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다면 손님을 받을 수 있을까?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받을 것인가?’ 하는 식이다. 머리를 쓰긴 하되, 과하게 쓰지 않도록 하는 게 매력이랄까. 마치 추리소설 읽는 느낌도 들 것이다. 휴가지에서 잠깐 짬 내어 읽기를 권한다. 짐을 싸고 시간이 남을 때, 아니면 일정 가운데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시간이 있다면 책을 펼쳐 보시라. 유지니아 쳉 지음, 김성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장은진 작가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장은진 작가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장은진(사진·43) 작가가 선정됐다. 이효석문학상을 공동 주최·주관하는 이효석문학재단·매일경제신문사는 5일 장 작가의 ‘외진 곳’이 제20회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이효석문학상은 올해 오정희·구효서·윤대녕 소설가, 방민호·정여울 문학평론가 등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수상작을 뽑았다. 1차 심사에서 김종광·김채원·손보미·장은진·정소현·최은영 소설가 등 총 6명의 작품을 후보작으로 선정했으며, 2차 심사를 통해 장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장 작가의 ‘외진 곳·을 2019년에 새로 쓴 ‘난쏘공’으로 비유하며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향한 따스한 연대와 공감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고, 시대적 응전력과 서정적 감수성 모두를 지니고 있는 뛰어난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장 작가는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 200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수상, 2009년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키친 실험실’, ‘빈집을 두드리다’,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날짜 없음’이 있다. 대상 상금은 3000만원이며, 후보작들에게는 우수작품상과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새달 7일 낮 12시 강원 평창군 진부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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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그리고 저녁(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노르웨이 작가의 짧은 소설.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요한네스라는 이름의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영된 노르웨이 극작가’인 욘 포세는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의 중간쯤에 있는 반복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152쪽. 1만 2500원.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인 저자가 일본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했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보수화, 배금주의와 사대주의를 개탄하면서도 건강한 시민의식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 359쪽. 1만 5000원.로맨틱 상실사(청얼 지음, 허유영 옮김, 현대문학 펴냄) 중국의 천재 영화감독 청얼의 작가 데뷔작. 수록작 중 단편 ‘로맨틱 상실사’, ‘여배우’, ‘영계’는 2016년 개봉한 장쯔이·거유 주연의 영화 ‘라만대극소망사’의 원작으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비정한 본성과 낭만의 상실을 이야기한다. 260쪽. 1만 3000원.프레디쿠스(임영익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세계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의 임영익 대표가 말하는 딥러닝, 예측 기계, 메타 인공지능 이야기. 특히 인공지능의 예측지능에 초점을 맞춰 변화될 미래와 비즈니스를 실전 사례로 들려준다. 336쪽. 2만원.에로틱 조선(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복원했다. 기생을 차지하기 위한 양반들의 멱살잡이, 세자빈 신분으로 동성애에 빠진 여인 등 ‘선비의 나라’라는 타이틀과 달리 조선인들의 성생활은 대담하고 농밀했다. 332쪽. 1만 8000원.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김광일 지음, 이담 펴냄) CBS노컷뉴스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 떠난 쿠바 여행기. 삶의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책임감을 벗어나고자 떠난 쿠바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이야기와 함께 새벽 늦게까지 취해 있어도 ‘괜찮은 쿠바’를 노래했다. 296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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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그리고 저녁(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노르웨이 작가의 짧은 소설.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요한네스라는 이름의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영된 노르웨이 극작가’인 욘 포세는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의 중간쯤에 있는 반복 화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152쪽. 1만 2500원.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일본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인 저자가 정치·교육·외교·문화 등 다양한 시사 쟁점을 통해 일본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들을 돌아보고 시민적 대안을 모색했다. “아베 신조 정부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일본 사회의 보수화, 배금주의와 사대주의를 개탄하면서도 건강한 시민의식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 359쪽. 1만 5000원.로맨틱 상실사(청얼 지음, 허유영 옮김, 현대문학 펴냄) 중국의 천재 영화감독 청얼의 작가 데뷔작. 수록작 중 단편 ‘로맨틱 상실사’, ‘여배우’, ‘영계’는 2016년 개봉한 장쯔이·거유 주연의 영화 ‘라만대극소망사’의 원작으로,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인간의 비정한 본성과 낭만의 상실을 이야기한다. 260쪽. 1만 3000원.프레디쿠스(임영익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 세계 법률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의 임영익 대표가 말하는 딥러닝, 예측 기계, 메타 인공지능 이야기. 특히 인공지능의 예측지능에 초점을 맞춰 변화될 미래와 비즈니스를 실전 사례로 들려준다. 336쪽. 2만원.에로틱 조선(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조선의 성 풍속도를 복원했다. 기생을 차지하기 위한 양반들의 멱살잡이, 세자빈 신분으로 동성애에 빠진 여인 등 ‘선비의 나라’라는 타이틀과 달리 조선인들의 성생활은 대담하고 농밀했다. 당대의 풍속화가 김홍도, 신윤복이 그린 춘화를 수록했다. 332쪽. 1만 8000원.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김광일 지음, 이담 펴냄) CBS노컷뉴스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어 떠난 쿠바 여행기. 삶의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책임감을 벗어나고자 떠난 쿠바에서 ‘고독할 자유’를 벗어 버리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이야기와 함께 온종일 늘어져 있어도, 새벽 늦게까지 취해 있어도 ‘괜찮은 쿠바’를 노래했다. 296쪽. 1만 5000원.
  • [베스트셀러] 설민석의 삼국지, 출간하자마자 3위

    [베스트셀러] 설민석의 삼국지, 출간하자마자 3위

    역사 강사 설민석의 신간이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교보문고가 26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7월 셋째 주 종합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 ‘설민석의 삼국지’는 3위를 기록했다. 김영하 소설가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는 14주째 1위, 이어 2위는 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1’, 4위는 유튜브 콘텐츠만화 ‘흔한 남매’다. ‘설민석의 삼국지’는 특히 40대 여성 독자의 구매가 35.4%로 가장 높아 눈에 띈다. 40대 독자가 51.5%로 전체 연령대의 반 이상을 차지해 개인 독서 뿐 아니라 방학을 맞아 자녀 교육용으로 함꼐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 추천 책들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승승 장구다. 인기 유튜버 ‘라이프해커 자청’을 통해서 화제가 된 책 ‘정리하는 뇌’는 종합 14위로 상승했고, 그가 추천사를 쓴 ‘클루지’도 9계단 상승한 34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여행의 이유(바캉스 에디션·김영하·문학동네) 2. 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생각의길) 3. 설민석의 삼국지. 1(설민석·세계사) 4. 흔한남매. 1(흔한남매·아이세움) 5. 죽음. 1(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6. 천년의 질문. 1(조정래·해냄) 7.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샐리 티스데일·비잉) 8.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북캉스에디션·김수현·마음의숲) 9.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데이비드 조·해커스어학연구소) 10. 아주 작은 습관의 힘(제임스 클리어 비즈니스북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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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의 국제정치 역사지리(이정훈 지음, 주류성 펴냄) 중국의 동북공정을 처음 고발했던 언론인인 저자가 고구려의 뿌리와 중국과의 투쟁에 대한 취재를 더해 쓴 고구려 대중(對中) 투쟁사. 수도 평양이 어디인지, 고구려가 대륙 세력과 혈투를 벌여 차지한 요동이 어디인지에 대한 추적과 증명도 시도했다. 504쪽. 2만 1000원.건강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조영 옮김, 부키 펴냄) 현대 의학의 장밋빛 약속과 건강 열풍의 민낯을 신랄히 비판했다. 비대해진 헬스케어 산업은 우리에게 몸과 마음에 대한 통제를 제안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근거는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약간의 불량 세포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마당에 정밀한 식단 관리와 러닝머신이 의미 있는가’라고 일갈한다. 292쪽. 1만 6000원.1918(다니엘 쇤플루크 지음, 유영미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무대로 역사적 인물 25명의 삶을 좇는 역사서. 베를린 자유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시기 등장인물들이 쓴 회고록, 일기, 편지, 자서전 등을 토대로 100년 전 양차 세계 대전의 전간기, 그중에서도 종전 협정 전후 4~5년을 생생하게 펼쳤다. 344쪽. 1만 8000원.페이크(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박슬라 옮김, 민음인 펴냄) 전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판매된 재테크 서적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 최신작. 부채담보부채권(CDO), 주택저당증권(MBS) 등 현재 시장에 만연한 ‘가짜 돈’으로 말미암아 앞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1200조 달러 수준 대붕괴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584쪽. 1만 8000원.해러웨이 선언문(도나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 옮김, 책세상 펴냄)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생물학자인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1985)·‘반려종 선언’(2003)과 라이스 대학 영문과 교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을 한데 모은 저작선. ‘인간’이라는 신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개, 사이보그 등 다양한 친족들과 반려종으로서 살아갈 것을 권고한다. 372쪽. 1만 9000원.이 소년의 삶(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우리 시대의 헤밍웨이’라 불리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자 회고록. 의붓 아버지의 감정적, 육체적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토비는 성적증명서와 추천서를 위조해 멀리 떨어진 도시의 명문 기숙학교에 합격한다. 사춘기 시절의 혼란과 좌절,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된 소년의 내·외면 풍경을 섬세하게 그렸다. 464쪽. 1만 5800원.
  • 그 작가의 북캉스는 [   ]다

    그 작가의 북캉스는 [   ]다

    바야흐로 여름 바캉스 ‘극성수기’ 시즌이다. 해마다 요맘때 꼼짝 말고 출근하는 것이 되레 시원하다고들 하지만, 또 마음은 어디 그러한가. 더우면 짜증이 나고, 짜증 나면 ‘지금 여기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소용돌이친다. 소설을 읽는 일은 제일 저렴하게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휴가를 가는 이에게는 이중삼중의 여행을 즐기시라는 의미에서, 휴가를 안 가는(또는 못 가는) 이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지금 이곳을 잊으시라는 의미에서 소설을 물색했다.극성수기만큼 독자들이 열광하는 소설가 8인이 ‘여름 휴가에 가져갈 책’을 꼽아주었다. 의례적인 추천이 아닌, 실제로 여행가방에 넣을 책으로 말해 달라고 했다. ‘스릴러퀸’ 정유정은 최고의 좀비 소설을, ‘문단 아이돌’ 박상영은 뜻밖에 고전을 골랐다. 이외 신인 작가의 최신작부터 SF, 무더위를 날릴 범죄 스릴러까지 이야기의 바다가 펼쳐질 만하다. 이것이 김금희·김봉곤·김연수·김초엽·박상영·장강명·정유정·편혜영 작가(가나다 순)의 캐리어, 혹은 머리맡에 놓일 책들이다.김금희 이번 휴가는 동네와 가까운 곳으로 갈 예정이다. 공원이나 야외 수영장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풍경과 사람들을 구경하며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느 정도의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묻는 윤성희의 새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창비)을 읽는 것이다. 윤성희 소설에서 나는 가장 멋쩍고 심드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대목에서조차 삶의 상냥한 위안을 발견해왔으므로 충분히 환한 날들이리라 생각한다. 먼 곳을 다녀오지 않아도 긴 휴식을 하다 돌아온 사람처럼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당연히 더 깊어져 있을 것이다. 김봉곤 최은미의 소설과 잘 연결되지 않는 계절이 있다면 그건 바로 여름이었다. 낙하하거나 쓸쓸하거나 얼어붙게 만드는 소설들. 하지만 ‘아홉번째 파도’(문학동네)에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해 뜨거움과 물기 역시 가득하다. 어제는 없었고 내일은 없을 듯 흥청흥청한 여름. 의외로 여름은 여름 아닌 계절을 생각하기에 좋은 계절이며, 어쩌면 바캉스는 내게도, 너에게도 ‘비어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채우려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바로 이 소설이 여름과 바캉스, 그 자체로 느껴진다. 김연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내가 여기 있나이다 1·2’(민음사)를 읽을 예정이다. 몇 년 만에 새 작품인지 모르겠다. 테드 창의 ‘숨’(엘리)도 오랜만의 신작이었는데 좋았다. 포어 역시 늘 다음 작품이 궁금했던 우리 시대 작가라 기대가 크다. 김초엽 휴가지에서는 역시 밀실 살인사건이다. 그냥 밀실이 식상하다면 우주선이 나오는 무르 래퍼티의 ‘식스 웨이크’(아작)를 추천한다. 고립된 우주선 안에서 깨어난 승무원 마리아는 공중에 둥둥 떠있는 동료들과 자신의 시체를 목격한다. 대체 누가 ‘나’를 죽였을까? 승객들은 모두 냉동 수면 중이고, 범인은 우리 중에 있다. 복제인간이 보편화한 미래에 벌어지는 밀실 추리게임은 상당히 혼란스럽고, 아주 재미있다. 박상영 유대계 러시아인, 미혼모 가정, 가난…. 로맹 가리와 어머니, 둘뿐인 가정은 프랑스 사회에서 온갖 사회적 마이너리티로 점철돼 있다. 로맹 가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새벽의 약속’(문학과지성사)은, 어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꿈을 불어넣고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유머러스한 어조로 그려져 있다. 낄낄 웃으며 화자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상처와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안간힘이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야말로 로맹 가리적인, 로맹 가리만이 쓸 수 있는 소설. 장강명 아내와 7박 8일로 몽골로 떠난다. 몸과 마음 모두 최대한 21세기 한국에서 멀어지고 싶다. 고비 사막의 별 아래서 읽을 책으로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노블마인) 시리즈를 골랐다. 옛 소련을 배경으로 한 범죄소설물이다. 평이 엄청 좋고, 박산호 번역가의 추천도 믿는다. 1~3권을 합하면 1500쪽이 넘지만 나는 전자책으로 볼 예정이라 짐 부담은 없다. 정유정 독자의 기대를 배반할 때 소설은 존재를 드러낸다. 전형적인 좀비 소설이 아니라는 단언에도, 숨 막히는 열기를 식혀주기를 기대하며 콜슨 화이트헤드의 ‘제1구역’(은행나무)을 펼치면, 그렇다. 핏빛 좀비들에게 쫓기며 유혈이 낭자한 길을 달리는 대신, 발목을 붙들고 늘어지는 망령 같은 기억의 구조물과 마주 서게 된다. 다만 그 기억이 서늘함을 자아낸다는 것이 여름에 읽는 이 소설의 미덕. 편혜영 휴가 때는 대개 세 권 정도 챙긴다. 한 권은 장편, 두 권은 단편 소설집으로. 장편은 다시 읽으려고 벼르던 고전으로 고른다. 올해는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문학동네)이다. 단편소설집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발표 당시 이미 다 읽은 소설이지만, 유머와 슬픔을 넘나드는지라 다시 읽어도 좋을 것이다. 나머지 한 권은 신인 작가 임승훈의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문학동네). 휴가는 그게 어디든 지구 밖으로 떠나는 기분일 테니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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