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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소식-분양] 강원 휘닉스파크 부근 전원주택용 토지

    그린엘리시아는 강원 평창군 봉평면에 전원주택용 토지를 공개분양한다. 휘닉스파크 스키장이 가깝고 주변에 무이예술관, 이효석문학관, 이효석생가, 허브나라, 금당계곡, 흥정계곡 등이 있다. 분양사측은 “평창은 동계올림픽 실사단의 방문 후 올림픽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033) 335-1114.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고창 선운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고창 선운산

    낮지만 깊은 산, 선운산(336m)은 계절의 이른 길목에 서서 봄을 맞는다.‘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로 시작되는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때문에 선운산은 동백으로도 유명하지만 푸른 보리밭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고창은 백제시대 ‘보리의 땅’이라는 뜻의 모양현(牟陽縣)으로 불려왔다. 예부터 보리농사가 잘 되었다는 말이다.10월에 뿌린 씨는 2월이면 푸른 싹이 돋기 시작한다. 선운산의 본 이름은 도솔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동여지도’에는 선운사의 이름을 딴 선운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선운산을 흐르는 도솔계곡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서출동류(西出東流)의 형상이다.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우리나라의 지형에서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물은 곧 손에 잡히지 않는 꿈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겨우내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고 움트는 보리싹이 그렇듯, 산정에 올라 맞는 푸른 바람은 낮지만 깊은 희망 하나씩 안겨줄 수 있을까. 선운산 오르막은 대부분 선운사를 기점으로 한다.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다. 높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수림과 계곡은 부담 없는 산행에 그만이다. 집단시설지구가 있는 선운사 입구 삼인리를 제외하고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원점회귀산행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선운산은 주변에 경수산(444m), 도솔산(336m), 개이빨산(345m), 청룡산(314m), 비학산(307m) 등 300m를 조금 넘는 산들이 모여 있다. 경수산에서 시작해 삼인자연학습원으로 내려오는 U자형 능선 종주는 15개 봉우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중간에 내려오는 길이 많으므로 상황에 따라 코스를 정하면 된다. 산을 오르기 전 선운사 일주문을 지나 오른쪽 울창한 숲에 있는 부도전에서 추사 김정희가 쓴 백파선사비문 보기를 권한다. 글씨는 비석 뒤쪽에 있다. 숲에서 나오면 곧장 선운사 경내로 들어간다. 천연기념물인 동백나무 숲은 대웅전 뒤편에 있고 자투리 나무로 만든 만세루의 기둥과 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도솔산에서 개이빨산, 소리재에서 낙조대 사이에도 용문굴과 도솔암, 마애불 등으로 빠지는 샛길이 많으므로 굳이 능선종주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산길이 단순하고 표지시설이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지만 바위산인 만큼 중간에 암릉구간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쥐바위와 사자바위 구간은 가파른 바위길로 암릉구간에는 고정 로프 등 안전시설이 되어 있다. 잔설이 남아 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아이젠을 준비하도록 한다. 선운산 전체 능선에는 식수를 구할 곳이 없으므로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 여행정보 미당 서정주의 생가가 있는 고창에는 생가 주변 선운리에 미당시문학관을 짓고 시인을 기념하고 있다.2001년 폐교를 개조해 문을 연 시문학관은 시인의 유품과 작품 등 2300여점을 전시해 놓았으며 관리실에 요청하면 무료해설도 받을 수 있다. 시문학관 바로 옆에는 시인의 생가를 복원해 놓았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연중무휴다.www.seojungju.com (063)560-2760. 글 사진 이영준(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진실·화해위원장 송기인 신부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진실·화해위원장 송기인 신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긴급조치 유죄판결 판사 명단 공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위원장 송기인 신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도 주목 받았던 인물. 송 신부를 20일 서울 필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성직자라기보다는 강직한 학자 같은 인상. 만나자마자 “내가 노 대통령보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인데…”라며 언론에 대한 경계심부터 내비쳤지만, 정치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엔 머뭇거림이 없었다.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추진방법 등에 대해선 반대와 국민설득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분명히 했다. ▶긴급조치 조사 보고서가 정쟁거리가 돼버렸는데요. “섭섭한 부분입니다.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해소해 나가자는 뜻이었어요. 우리는 정리만 했지 새로 만든 것은 없습니다. 법관 이름이 안 들어간다면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법원, 특히 정당 쪽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명단 유출 때문에 다른 중요한 내용이 묻혀 버린 것도 아쉬워요. 예로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이나 이수근 위장간첩 사건 등은 언론이 상세히 다뤄줄 만한 사건이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5년 후에 보자고 했던 것은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혔는데 위원장직을 맡으셨습니다. 지난 1년을 평가하신다면. “거리를 두겠다는 원칙은 변함 없어요. 위원장직 맡은 것은 본의가 아닙니다. 거절해 놓고 유럽엘 갔다와 보니 발표가 나 있었어요. 한 인터뷰에서 과거사 정리는 꼭 필요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씨가 된 겁니다. 맡고 보니 문제가 많아요. 작년 10월에는 두 차례나 뭇매를 맞았어요. 접수만 하고 왜 조사 안 하냐, 왜 이리 진도가 느리냐며 유족들이 농성을 하길래 나도 같이 농성하자고 했죠. 진실규명 신청을 해온 1만 845건 중 2836건(26.9%)에 조사가 착수돼 5건이 끝났어요. 할 일은 많고 어려운데 직원은 192명뿐이에요. 조사원은 그중 절반이니 일이 느릴 수밖에 없어요. ▶6년 한시 조직인데, 선별해 조사하는 게 옳지 않을까요. 부일장학회 건 등 재산 관련 사건까지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어느 사건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과거사 문제는 누가 관련됐든 이번에 꼭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공통적 생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 만들 때도 야당이 더 찬성한 것 아닙니까. 다만 현재 인원으로는 13년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130∼140명만 더 있으면 될 텐데 정부와 국회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송 신부는 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가는 길에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당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을 실마리로 하여 정치적인 화제들을 꺼내 보았다. “여러 기사가 나왔나 본데, 사실 대통령에게 딱 두 가지 얘기를 했어요. 첫째, 돈을 모으지 마라. 전직 대통령들을 예로 들면서 당부했더니 ‘저를 모릅니까.’ 해요. 둘째, 개혁은 끝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두 가지 모두 섭섭한 문제가 없습니다. 적어도 내 부탁은 잘 이행하고 있어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물론 함량 부족이죠. 생각보다 모자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하려고 애쓰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참여정부 4년에 대해 평가한다면. 실패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단연 성공이지요. 지난 4년간의 변화는 40년의 변화와 맞먹는 것입니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정치자금이 없어졌습니다. 이건 일본, 미국도 못하고 있는 일이에요. 정경유착이 끊어졌습니다. 아무리 책임이 많다지만 지금 정부 책임자들은 역사상 그 어떤 사람들보다 청렴합니다. 그 점은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낮은 지지율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권은 대통령 후보도 못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제가 파탄됐다고 하는데 수긍이 잘 안갑니다. 솔직히 경제에는 문외한이라 내놓고 말할 처지가 못됩니다만. 지지율에 대해서는 걱정마라, 당신이 책임질 일 아니다, 정권 놓치는 것 당연하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한 정권만 계속 집권하면 되겠습니까. 바뀌어야 혁신이 되죠.” ▶그러나 정권의 실패를 민주세력의 위기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잖아도 누가 찾아와 민주 정착이 덜 된 상태에서 보수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그동안 고생한 게 도루묵이 된다고 걱정을 하더군요. 그러나 이런 말은 민주화운동 자체를 희화화하는 것입니다. 민주화 안 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는데 납득이 안 갑니다. 판결문에 나온 판사 이름 밝혔다고 말들이 많은데, 긴급조치 시대 땐 어땠습니까. 맘에 안 드는 말 한마디 했다고 3년,1년 반씩 징역 때렸습니다. 이걸 결국 민주화운동이 해결한 겁니다.” 정권을 재창출할 방법이라도 있느냐고 다그쳐 묻자 ‘희망사항’이 그렇다며 ‘지난번에도 봤지 않느냐.’고 2002년을 회상했다. 그해 봄 송 신부는 노 대통령과 여름 티베트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 얘기가 나오더니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광주 이변에다가 6월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부산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획득,12월 대통령 당선 등 낭보가 이어졌다. 그해가 칠십 평생에 가장 즐거운 해였다는 송 신부는 “우리 국민들이 그런 저력을 갖고 있다.”며 장래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럼 정권 재창출에 대통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저는 그런 것에 신경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는 일 열심히 해서 임무 끝내고 후임자가 잘해 주길 바라면 된다고 봅니다. 아직 개혁과제 할 일이 많습니다. 교육, 법원, 기업 등 현재 상태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특히 사학법에 대한 국회의 태도는 맘에 안 듭니다. 나도 사학 이사 해봤지만, 재단에 재산 출연을 했으면 공익을 위해 일해야지요.” ▶개헌 제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시기가 어떻다 하는데, 개헌은 야당이 주장했던 것 아닌가요. 반대는 어거지를 위한 어거지지요. 야당이 다음 집권에 자신 있다면, 지금 하는 게 더 좋을 것입니다.” ▶노 대통령 취임 때 언론을 포용할 것도 조언하셨습니다. “요즘 언론은 국가를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론을 위한 언론, 회사와 그룹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공익과는 담을 쌓고 자기 주장만 관철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걸 감싸지 못한 정권도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인내심을 갖고 참고 기다릴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먹고살 거리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책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도 많겠지만 삶의 자세를 어떻게 가지느냐, 생각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너무 경쟁, 기술만 강조했지 철학이 부재했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할 말은 하면서도, 정권에 대해선 애정이 여전했다. yshin@seoul.co.kr ■ 송기인 그는… 1938년 부산 출생(만 69세). 가톨릭대 신학과를 나와 1972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군사독재 시절 부산지역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때 노무현 대통령이 변론을 맡으면서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1988년 13대 총선 때 노 대통령의 정계 진출을 끌어냈고, 대통령을 질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깊은 사이다. 교회사를 전공해 부산교회사연구소장직을 맡고 있고,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를 맡을 정도로 과거사 청산에 관심이 크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동아대 석좌교수. 요산 김정한 선생 기념사업회장을 맡아 생가와 문학관을 완공하는 등 은퇴 후엔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나 음식 쓰레기 안 남기기 운동 같은 시민운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 “작가가 부화뇌동하는건 문학에 대한 배반”

    소설가 조정래(64)씨가 작심한 듯 얘기를 꺼냈다. 비록 질문에 대한 답변 형태였지만 ‘민족문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문인들의 보수화 등을 꼬집었다. 2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소설 ‘아리랑’(해냄 펴냄·전 12권) 100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다. “작가가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자유지만 오류를 범하는 정치세력에 들어가 부화뇌동하는 것은 자기파멸의 길이자 문학에 대한 배반입니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신작 ‘호모 엑세쿠탄스’에 정치적 견해를 반영하고 황석영씨가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작가와 지식인은 끝없이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들을 더 많이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이같은 원칙론을 들고 나왔다. 작가가 현실정치에 대해 발언한다면 자신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내용이 옳고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가에게는 ‘사회의 산소’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지도자의 최고 덕목으로 ‘정직성’을 꼽고, 우리 정치에 가장 필요한 것은 ‘타협’이라고 주장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명칭변경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계화시대라 해도 민족이라는 울타리를 허물어 버릴 수는 없다.”면서 “지켜야 할 가치까지 폐기해야 한다는 것은 신사대주의나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남북이 통일하려는 이유도 민족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면서 “민족 문제를 폐기처분하는 시기는 통일 이후여도 된다.”고 덧붙였다. 대하소설을 읽지 않는 세태나 ‘문학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역사를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하소설로 쓰는데 어떻게 독자들이 읽지 않겠느냐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팔리고 안팔리고는 나중 문제로 작가가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쓰면 된다.”고 단언했다. 작가는 또 “15년만 젊었어도 대하소설 2편을 더 쓸 소재가 있지만 이제는 후배들이 썼으면 좋겠다.”면서 “‘한강’을 끝으로 더 이상 대하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신 앞으로 신채호, 한용운, 안중근 등 국내 근현대사 인물 15명과 마더 테레사, 퀴리 부인 등 인류 문화에 기여한 해외인물 15명 등 총 30명의 위인전을 권당 400쪽으로 펴내 청소년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우리 전래동화 20권을 보태 총 50권의 아동물을 쓰기로 했다. 그는 오는 9월 일반인에게 개방할 전남 보성군의 ‘태백산맥 문학관’에 마련되는 집필실에 한달에 1주일 가량씩 머무를 예정이다. 국내에서 100쇄를 넘긴 작품을 쓴 작가들은 이청춘, 최인훈, 조세희, 이문열씨 등이 있지만 순수 문학작품으로, 그것도 장편소설로 100쇄를 넘긴 작가는 조정래씨가 유일하다. 조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부터 ‘100쇄 기념패’를 받았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문인 복지수준 향상에 힘쓸 것”

    “문학인들이 더욱 넉넉한 환경에서 창작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24대 한국문인협회(이하 문협)이사장으로 선출된 시인 김년균(金年均·65)씨는 21일 “임기 동안 문인들의 복지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현재 문학인들의 생활수준은 제대로 된 창작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특히 평생 작품활동을 해온 원로문인들에 대해서는 사회가 함께 나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문인 복지사업’ 계획으로 ▲문인복지조합 설립 ▲문학관 건립 ▲문인묘지공원 조성 등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적 안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정부와 기업 등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 기관지인 ‘월간문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지금까지 월간문학에 기고하는 문인들의 원고에 대해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문학성 높은 작품에 대해서는 충분한 원고료를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문학이 위기라는 말이 있으나 그것은 문인들과 독자들이 함께 노력하며 타개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앞으로 문협도 대중들과 함께 호흡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전날 실시된 선거에서 총투표수 5868표(무효 541표) 가운데 2794표를 얻어 회원 8600여명의 문협을 4년간 이끌게 됐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구 서라벌예술대를 졸업하고 1972년 월간 ‘풀과 별’ 추천으로 등단해 월간 한국문학 편집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월간문학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다. 시집 ‘장마’(1974) ‘갈매기’(1977) ‘바다와 아이들’(1979) ‘사람’(1983) 등이 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서천 ‘JSA 갈대밭’ 생태공원으로

    서천 ‘JSA 갈대밭’ 생태공원으로

    충남 서천 금강하구가 2015년까지 ‘자연형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충남도는 3일 금강하구둑에서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까지 조류생태공원과 갈대문화공원, 습지생태공원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강하구둑에서 갈대밭까지 강변을 따라 4∼5㎞ 구간에 조성되는 면적은 모두 29만 6000여평에 이른다. 하구둑 주변 조류생태공원에는 철새조각공원과 철새병원 및 생태관, 수생식물원, 철새정원 등이 들어선다. 수만평 규모의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현재 철새관련 유일의 시설인 철새탐조대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 선보인다. 금강하구 일대에는 전북 군산에 100억여원을 들여 건립한 탐조대 하나만 설치돼 있을 뿐 별다른 생태관련 시설이 없다. 모래톱은 탐조대 앞에 만들어진다. 조류생태공원은 오는 10월 실시설계가 끝나고 2010년까지 완공된다. 금강하구에는 해마다 말똥가리, 해오라기, 황오리, 논병아리, 꼬마물떼새를 비롯해 희귀조류 등 150종 30여만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화양면 와초리의 습지생태공원에는 수생식물원, 여울, 재방산책로, 자연형 연못 등이 들어선다. 내년에 공사에 들어간다. 신성리 갈대밭을 활용하는 갈대문화공원은 향토문학관, 갈대문화 장터, 수변카페, 자전거 탐방로, 갈대밭 영화관, 환경교육장 및 야외학습장이 만들어진다. 이곳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로 유명하다.‘JSA 미니세트장’도 지어져 영화체험장으로도 활용된다. 문화공원 공사는 2009년부터 시작된다. 이들 3개 공원을 조성하는 데 총 497억 6000만원이 들어간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의 자연을 최대한 살려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사계절 투어 등을 통해 관광보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습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사]

    ■ 재정경제부 ◇국장급 파견 △국무조정실 방송통신융합추진지원단 정책산업팀장 朴哲圭■ KBS △감사팀장 金永憲△비서〃 金顯△노사협력〃 琴東秀△정책기획센터 지역·법무〃 姜相求△〃 예산〃 鄭成鎭△인적자원센터 연수〃 成大慶△심의〃 李鳴九△시청자센터 시청자서비스〃 李遠勇△〃 홍보〃 崔炳贊△〃 시청자사업〃 吳世英△디지털미디어센터 디지털인프라〃 宋俊鎬 (편성본부) △편성기획팀장 景明喆△프로그램개발〃 姜聲澈△편성운영〃 盧南鍾△저작권〃 朴喜星△1TV편성〃 張海朗△2TV편성〃 金聖洙△외주제작〃장 徐在錫△아나운서〃 趙建軫△KBS한국어〃 朴英珠△중계제작〃 金種甲△중계인프라〃 玄允雄△TV송출〃 張錫柱 (보도본부)△보도운영〃 鄭夏千△해설〃 金淸源△2TV뉴스제작〃 全福壽△라디오뉴스제작〃 裵鍾鎬△디지털뉴스〃 金時坤△정치외교〃 李善載△경제과학〃 鄭必模△사회〃 林炳杰△뉴스네트워크〃 全榮濟△문화복지〃 權赫朱△시사보도〃 兪蓮埰△탐사보도〃 鄭智煥△스포츠취재·제작〃 宋全憲△스포츠중계제작〃 李燁△스포츠기획사업〃 朴榮文△영상취재〃 李恩遠△영상편집제작〃 姜聲浩△보도기술〃 尹明鎭△영상그래픽〃 李桂炯 (TV제작본부)△프로그램전략기획〃 許鎭△TV제작운영〃 趙守哲△스페셜〃 吳鎭山△교양정보〃 金營國△문화예술〃 玄淨柱△어린이·청소년〃 金光弼△드라마2〃 李成珠△스튜디오영상〃 趙泰濬△중계영상〃 蔡亨源△ENG영상〃 朴喜煥△드라마영상〃 金勝硏△교양기술〃 金山洽△예능기술〃 廉章澈△TV편집기술〃 朴泰勳△드라마기술〃 金鍾哲△HD문학관100선프로젝트〃 洪性德(라디오제작본부)△라디오편성제작팀장 金惠敬△라디오제작운영〃 李東根△1라디오〃 李鍾萬△2라디오〃 李美熙△3라디오〃 鄭泰德△1FM〃 徐賢淑△2FM〃 蘇祥允△라디오제작기술〃 禹鍾九△라디오생방기술〃 郭遺腹△라디오송출기술〃 潘在洪(기술본부)△제작인프라〃 金胤澤△송신인프라〃 尹仁澤△네트워크〃 朴相在△품질관리〃 鄭化燮△소래송신소장 白錫日△남산〃 柳明敎△당진〃 崔東鎭△디지털전환프로젝트팀장 金泰煥(경영본부)△총무팀장 鄭福承△시설관리〃 金榮均△관재〃 全洪九■ 서울대 △기획실 기획담당관 李載甲■ 굿모닝신한증권 ◇승진 △지원총괄 부사장 玄丞禧△상품운용총괄 〃 직무대행(본부장) 金聖坤△IT 본부장 方世光△마케팅 〃 林宰澤△재무ㆍ리스크 〃 鄭萬寄△호남ㆍ충청영업 〃 羅炅律◇이동△IB2 본부장 徐光珉△전략기획실장(〃) 成煥泰△서부영업 〃 秋炅浩△동부영업 〃 李秉國
  • [책꽂이]

    ●조선고전문학논고(안영길 지음, 아세아문화사 펴냄) 한국문학사에서 사림파 문학은 16세기에 융성했고,18세기에는 실학파 문학이 빛났다. 그러면 17세기는? 저자(성결대 교수)는 이 시대의 문학을 논하면서 월상계택(月象谿澤)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월사 이정구, 상촌 신흠, 계곡 장유, 택당 이식 등이 그들이다. 그동안 소홀히 다뤄져온 17세기 조선 고전문학을 집중적으로 다뤘다.1만 4000원. ●사람을 찾습니다(웡찡 등 지음, 김혜준 등 옮김, 이젠 펴냄) 특정 이데올로기나 문학관념의 지배를 받지 않는 다양성, 현대 대도시에 바탕한 소재, 칼럼성 산문이나 무협소설 등이 성행하는 대중성…. 홍콩문학의 독자적인 면모다.‘후적응기’ 등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이후 나온 홍콩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들을 수록.8500원. ●꿈을 빌려드립니다(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하늘연못 펴냄) 마술적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잘 알려진 마르케스. 그의 소설세계는 사실주의라는 말이 내포하는 재현성과 역사성, 마술적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글쓰기의 실험성을 아울러 보여준다. 이 책엔 표제작을 비롯한 아홉편의 중단편 소설과 ‘노벨상의 환영’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9편의 에세이가 실렸다.9500원. ●시골선생(다야마 가타이 지음, 김욱송 옮김, 숲 펴냄) 일본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사소설. 러·일전쟁을 겪은 일본 청년들의 고뇌와 방황을 그렸다. 사소설적 개아(個我)에 주목하는 일본의 자연주의는 개인의 경험과 ‘고백적’ 리얼리즘 세계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1만원. ●절대 울지 않아(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창해 펴냄) ‘러브홀릭’ ‘플라나리아’ ‘내 나이 서른하나’ 등의 작품을 쓴 저자의 단편소설집. 여성들이 택한 수많은 직업들에 대한 호기심을 경쾌한 문체로 풀어냈다.‘자유의 대가는 고독이다’ ‘여자는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등이 대표적인 작품.9000원.
  • 청송에 ‘객주 문학테마타운’ 조성

    소설가 김주영씨의 대표작 ‘객주’가 자신의 고향인 경북 청송에 그대로 재현된다. 청송군은 객주를 주제로 한 ‘객주문학테마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내년초 전문기관에 타당성 조사를 맡기기로 했다. 관련예산 3000만원도 최근 편성했다. 만해문학관, 신동엽문학관, 이문구문학관 등 유명작가의 고향에 문학관 형태의 기념관이 세워진 경우는 많지만 특정소설가, 특정작품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사례는 처음이다. 청송군은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이르면 내년 안에 테마타운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5일 현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소설 객주의 문학사적 가치와 의미’(김주연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주영 문학의 문화산업화 방안´(박덕규 소설가·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 ‘지역 문학촌과 예술촌의 의미와 운영방향’(조재현 영주소백예술촌장) 등이 논의됐다. 김씨는 1939년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에서 태어났으며 63년 안동 엽연초생산조합에 들어가 일하면서 틈틈이 습작을 하다 71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조선시대 말 민중의 생활상을 그린 대하 역사소설(전 9권) 객주의 무대는 김씨가 성장하면서 익히 봐왔던 청송 일대 장터거리이다. 객주는 81년 초판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150만부나 팔린 김씨의 대표작이다. 청송군은 “장터거리와 김 작가의 생가를 연계한 객주 테마타운이 생기면 문학적인 콘텐츠뿐아니라 관광지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7년 동안 330여 차례나 기차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1주일에 최소한 한번 이상은 기차를 타야만 가능한 숫자다. 거리로는 22만 2000여㎞. 지구를 다섯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를 국내선 기차로만 여행한 셈이다.1999년 이후 모아온 기차표가 1200여장에 달하고, 기차역 주변 음식점 명함만 600여장이다. 가슴에 KTX 1호 승객이란 ‘훈장’도 달고 있다. 이만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차여행 좀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이런 건 어떨까.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간이역을 비롯해, 경전선과 영동선 일부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 보기도 했다. 폐선이 된 기차역을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축구를 워낙 좋아해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불원천리, 기차를 타고 찾아 간다. 홈구장인 전주까지는 461호 첫 열차부터 마지막 열차인 489호까지 시간대별로 모두 타보았다. 직업상(그의 현재 직업은 기차여행 가이드다) 다녀온 것을 제외하더라도, 강원도 정동진역에 내린 것만 무려 80여회에 달한다. 32세의 청년 박준규. 우리나라 기차여행의 대표선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북부의 고원도시 태백시를 다녀왔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준규씨와 떠난 기차여행 아침 8시. 배낭하나 멘 단출한 차림의 박준규씨와 함께 청량리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는 무궁화 열차에 올랐다. 갑자기 추워진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차 안은 포근하고 안락했다. “기차를 처음 탄 것은 유치원 때였어요. 지금은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외가에 가기 위해서였죠. 초등학교 시절에는 혼자서 문경까지 다녀오곤 했어요.” 당시 기차는 그에게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가 오롯이 기차여행을 한 것은 중학교 2학년때. 진주행 통일호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5박6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이 그의 첫번째 기차여행이었다. 이후 기차는 그에게 따로 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 왜 그렇게 기차여행이 좋은지 궁금했다.“내 집은 기차라고 할 만큼 기차여행이 편하고 즐겁기 때문이죠. 기차여행은 세상사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과 일들을 만나고 경험하게 되죠. 어떤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될지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도 있고요. 의자를 돌려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산과 들, 강 등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참 좋아요.” 양평역에서 단체관광에 나선 촌로 10여명을 태운 기차는 다시 강원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노인들이 열차에 오르면서 조용하던 객실 분위기가 한순간 왁자지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들뜬 모습이다. 승객이 별로 없어, 맞은편 의자에 다리를 뻗은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교 1학년 때인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차여행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취미가 직업이 될 만큼 빠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 3학년때는 기차로만 4박5일 동안 여행한 적도 있어요. 거리로는 5000㎞ 정도 됐고요. 군대를 제대한 다음 그야말로 기차여행에 굶주렸던 때였죠.‘한붓 그리기’처럼 청량리에서 출발해 강릉, 부산, 목포를 돌아 대전, 천안까지 간 다음 다시 장항, 군산을 거쳐 서울로 오는 코스였어요. 중앙선과 태백선, 경전선, 동해남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 거의 전 노선을 한번에 돌았던 거죠.” 원주를 지난 기차는 어느덧 태백준령을 향하고 있다. 금교 신호장과 치악역 중간에 있는 ‘금대 2터널´은 루프식 터널. 일명 ‘또아리 굴´로 불린다. 경사가 급해 직선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용수철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가야 한다.‘유령굴’로도 불리는 치악터널을 지날 때는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태백-영동선. 청량리역까지 오는 1640호 열차의 경우, 강릉역 등 이 구간에 있는 모든 역에서 출발해 보기도 했다.“우리나라의 원초적인 지형을 지나는 코스예요. 평균속도가 60㎞ 이하여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죠. 이 코스의 백미는 흥전에서 나한정 구간이에요. 경사가 급하고 고도차가 400m에 달해 열차가 스위치 백으로 운행해야 하죠. 내년 하반기에는 루프식 터널로 바뀐다고 하니, 아쉽네요. 영동선은 정동진역 다음부터가 정말 좋아요. 열차가 바다와 나란히 달리죠. 안인역의 해돋이도 좋고요.” 두번째로 좋아하는 코스는 정선선.“‘느림의 미학’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죠. 구불구불한 조양강을 따라 증산에서 아우라지까지 1시간 정도 가는데, 역마다 펼쳐지는 시골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자그마한 간이역과 북한강의 경치가 이어지는 중앙선도 둘째가라면 서럽죠. 특히 경북 의성역에서는 반드시 자장면을 먹어봐야 해요. 맛이 정말 일품이에요. 기차에서 어떻게 자장면을 시켜 먹냐고요? 제 홈페이지(www.traintrip.wo.to)에 오시면 알려 드릴게요.” 기차가 가뿐 숨을 내쉬며 강원도 영월땅으로 접어 들었다. 옛날 큰 물난리 때 삼척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척산과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등 수려한 풍광이 차창 밖으로 잇달아 펼쳐졌다. 서강에서는 큰고니 4∼5마리가 물위에 뜬 채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없지만요.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훨씬 좋아요. 수학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여친 기차’죠. 축구와 비교하자면 ‘여친 축구’쯤 될까요.”이렇게 얘기했던 그도 기차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였던 함백을 지나자 아련한 눈망울로 ‘새비재’오르는 길을 바라보았다. 새비재는 ‘그녀’와 견우가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있는 곳. 그는 정말로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좋은 걸까. ● 기차여행 고수되기 첫째: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 열차나 버스 등의 출발정보가 담긴 ‘월간 시각표’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팸플릿 등을 반드시 챙길 것. 둘째:각종 할인혜택을 꼼꼼히 챙겨라. 철도회원에 가입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하면 무료여행도 가능하다.KTX의 경우 비즈니스 카드 할인(주중 30%, 주말 15%), 역방향 할인(5%), 자동발매기 할인(1%) 등을 합치면 최대 36%까지 싸게 여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전예매 할인, 철도회원 카드 할인, 얼리 버드(early bird)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다. 셋째:장시간 여행에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챙겨라. 물 등 간단한 먹거리와 디지털 카메라, 각종 충전기 등을 가져갈 것. 밤열차는 춥기 때문에 작은 담요 등도 가져가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선 안대가 필수다. ■ ‘문화재급’ 추억의 간이역 10곳 간이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된 20세기의 역사이자, 그 시기를 살아간 세대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번듯하지는 않지만, 허술한 겉모습에서 외려 푸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간이역의 사전적 의미는 역무원이 없고 정차만 하는 역. 철도법에서는 역원배치 간이역과 무배치 간이역 이하 등급의 철도역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국 650여개의 기차역 중 400여곳이 간이역이다. 다음은 박준규씨가 추천한 가볼 만한 간이역들이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언론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곳은 제외하고, 아직 소개가 덜 된 ‘문화재급’ 간이역으로만 선정했다. 1. 구 전라선 서도역 한 문학가의 작품이 역사(驛舍)를 살려낸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고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주요 배경지. 혼불문학관이 인근에 위치하면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1930년대 지어진 목조역사를 최근 대대적으로 보수해 예전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주변 풍경이 수려하고, 현 서도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어서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가는 길 용산이나 영등포역→여수행 열차→남원역→75번 버스→서도역. 무궁화가 하루 10회, 새마을호는 3회 운행하고 있다. 현재 서도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2. 구 전라선 오수역 붉은 벽돌로 지어진 1950년대 중반의 전형적인 간이역. 지금은 기차가 새로 지은 오수역으로 다니고 있다. 주인을 구한 개 이야기로 유명한 이곳은 지역이름 또한 오수(獒樹·개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개의 무덤에 꽂아 놓은 지팡이에서 싹이나 커다란 나무가 되자, 이 나무를 오수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영화 ‘광복절특사’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용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여수행 열차→오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9회 운행. 오수역에서 구오수역까지는 도보로 이동해도 될 만큼 가깝다. 3. 중앙선 문수역 1941년 7월1일 현재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작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과 철길이 어우러진 풍경이 좋다.65년 된 역사도 아름답지만, 역사 옆에 있는 보선반 건물도 비슷한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옛 건물이다.30년 전 폐역된 승문역까지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1차선 포장도로는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경북 영주시에서 가까워, 부석사 등 관광후 들러볼 만하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문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1회 운행. 4. 영동선 하고사리역 강원도 삼척시 골짜기에 위치한 곳으로, 하루 단 한번 열차가 선다.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두평 남짓한 맞이방(대합실)과 무인 간이역, 그리고 역사앞에 가지를 내린 채 서있는 수양버들이 하고사리역의 전부지만, 철도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어쩌면 철거될지도 모르는 곳이어서 더욱 더 아쉬운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영주역→강릉행 열차로 환승→하고사리역. 무궁화열차가 하루 1회 운행. 영주발 강릉행 열차는 아침 6시5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영주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영주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5. 구 수인선 송도역 10년 전 운행을 중단한 협궤철도 수인선의 종착역. 어천역과 소래역 등과 함께 아직까지 남아 있는 수인선의 3대 역사 중 한 곳이다. 현재는 일반기업체의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 도심에 있어 경관이나 운치는 다른 간이역에 비해 덜하지만, 과거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협궤 꼬마열차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동인천역→6-1번,46번 버스→송도역 삼거리. 6.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과거 석탄을 나르던 정선선이 이제는 관광객을 나르는 철길로 바뀌었고, 그 중심에 나전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성신여대 미대 학생들이 그린 도깨비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아우라지행 통근열차로 환승→나전역. 증산과 아우라지를 오가는 통근열차는 하루 2회 운행. 청량리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증산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통근열차와 연결된다. 7. 경원선 서빙고역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내에 남은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1958년에 지어졌다. 전철 서빙고역과 맞붙어 있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서빙고역 하차. 8. 동해남부선 거제역 1940년대에 지어진 일제시대 간이역. 철도역사가 플랫폼 위에 서있는 몇 안되는 역사 중 한 곳이다. 부산광역시 거제동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동해남부선 이설 및 광역 복선전철화 작업과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동해남부선 철길과 맞닿은 벽화도 볼거리다. 철도에 관한 시와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가는 길 서울역, 영등포역→포항, 울산행 열차 →경주역 하차→거제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3회 운행. 9. 중앙선 우보역 중앙선에는 유난히 1940년대 초반에 지어진 역사가 많이 남아 있다. 그중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우보역과 화본역이 추천할 만하다. 두 곳 모두 시골 한적한 마을을 감싸안은 모양으로, 하루 4∼5회 열차가 선다.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다. 아담한 간이역사 외에도 오래 된 화물홈의 모습과 역장의 친절함이 인상적인 곳.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안동역 하차→부전행 열차→우보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1회 운행. 10. 구 문경선 진남역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60년대 문경선과 가은선의 분기점이자 신호장역으로 개업한 곳이다.60년대 지어진 곳으로는 보기 드물게 목조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레일바이크 매표소로 쓰이고 있다. 문경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는 가은선 가은역 앞 가은농공단지, 또는 문경선 진남역을 이용하면 된다.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 여행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멋진 간이역이다. ▲가는 길 서울역→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하루 3회 운행)→점촌역→가은, 문경행 시내버스→진남휴게소.
  • [책꽂이]

    ●자유, 사랑 그리고 열정 예술의 도시(이태훈 지음, 다른세상 펴냄) 동유럽은 그리스, 로마, 터키 등 동서양의 문화적 흔적들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들로 가득하다. 크로아티아의 스플릿엔 로마 문화가 스며있고, 두브로브니크엔 베네치아의 문화가, 헝가리 페치와 죄르엔 오스만 튀르크족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시가 수십 개나 될 정도로 문화의 보고인 동유럽의 매력을 소개했다.1만 6000원.●실크로드 문명기행(정수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론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에게 왠지 낯설지 않다. 고구려 사신이 다녀간 아프라시압 궁전터가 있고, 고선지 장군이 이슬람 대군과 맞선 탈라스 싸움터가 있으며, 곳곳에 카레이스키(고려인)들이 살고 있어서일까. 실크로드학의 대가인 저자는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3대 간선의 하나인 오아시스 육로를 택해 문명탐험에 나섰다. 오리엔트 문명의 정화를 보여주는 중동 최대의 문명유적 페르세폴리스와 1500여년 동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조로아스터교의 성화, 라틴문자의 모체인 우가리트 문자가 출토된 현장 등을 추적한다.1만 5000원.●앙코르와트(비토리오 로베다 지음, 윤길순 옮김, 문학동네 펴냄) ‘캄보디아의 영원한 등불’‘신의 정원’‘아시아의 보석’으로 불리는 앙코르와트. 지금은 관광명소가 됐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앙코르와트는 정글 속에 버려진 유적지였다. 아시아 예술사를 공부한 저자는 크메르인들이 받아들인 힌두신화와 천문학적이고 우주론적인 상징체계를 담은 건축물에 숨겨진 지혜를 밝힌다. 저자는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크메르어로 된 비문들을 보면 크메르 제국은 매우 잘 조직된 사회였으며, 인도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율성과 독창성을 발휘했다고 말한다.2만 3000원.●혈농어수(血濃於水)(강준식 지음, 아름다운책 펴냄) 민족지도자 몽양 여운형(1886∼1947)의 일대기를 다룬 정치소설. 해방공간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 좌우합작 정부수립을 추진하던 몽양은 당시 조선 민중에게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좌우통합을 주장하던 몽양은 좌우 양측으로부터 테러를 당한다. 혈농어수는 몽양이 일본의 고려 신사 방명록에 남긴 글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뜻. 이념이나 사상보다 민족의 하나됨이 중요하다는 몽양의 통합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전3권 각권 1만 9800원.●일본 모더니즘 소설 연구(강인숙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일본의 3대 모더니즘 작가를 분석. 저자(영인문학관 관장)는 일본 모더니즘 소설이 이상과 박태원, 이효석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1930년대 일본 문단의 영향 아래서 한국적 모더니즘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일본 모더니즘 작가 연구는 한국문학 연구를 위한 기초작업이라고 주장한다.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일본 문단을 주도한 신감각파 요코미쓰 리이치(橫光利一), 신흥예술파 류탄지 유(龍膽寺雄), 신심리주의파 이토 세이(伊藤 整) 등의 작품세계를 살폈다.1만 8000원.
  • 괴테, 순수한 동방을 노래했다

    “북쪽, 서쪽, 남쪽이 산산조각 나고/왕좌들은 부서져 왕국마다 떨고 있으니/달아나라 그대여, 순수한 동방에서/옛 족장들의 숨결을 맛보아라/사랑과 술과 노래 더불어/키저의 샘물이 그대를 젊게 하리니.”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헤지르’라는 시의 한 대목이다. 헤지르는 마호메트가 기원 622년 고향 메카로부터 메디나로 이주해 이슬람의 기원을 세운 사건을 가리키는 아랍어 ‘헤지라’를 프랑스어로 옮긴 것. 괴테는 아랍 문화가 프랑스를 통해 유입됐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프랑스어 번역을 택했다. 괴테는 일찍이 ‘세계문학’을 주창했다. 문학이란 모름지기 각 민족이 지닌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괴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글을 썼다.‘서동(西東) 시집’(안문영 등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괴테의 그런 문학관이 그대로 녹아 있는 세계문학의 모델이 될 만한 작품이다. 괴테는 근대 유럽이 마지막으로 낳은 ‘보편적 천재’, 근대 최고의 교양인으로 불린다. 시·소설·희곡 등 문학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해부학·광학·식물학·광물학 등 자연과학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게르만적이고 현학적인 자만에서 벗어나 세계시민으로서의 시각을 얻기 위해 괴테는 이슬람 세계와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였다. ‘서동 시집’은 괴테가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스의 시들을 읽고 감흥받아 지은 연작시 형태의 시집이다.239편의 시가 12개의 시편으로 나뉘어 묶였다.‘서동’은 유럽과 동양의 세계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 괴테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국수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유럽이 극심한 분열에 빠진 데 대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때 읽은 하피스의 순결한 시들은 괴테로 하여금 내면의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만큼 충분히 감동적인 것이었다. 노시인의 눈에 비친 동방 세계는 신과 족장의 권위를 경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시인의 노래를 사랑할 줄 아는 순수의 땅 그 자체였다.‘서동 시집’은 그처럼 젊고 순수한 동방에 대한 찬가다. “존경하는 마음으로/그대의 질문에 답하노라/내가 복 받은 기억력 덕분에/‘코란’이 명한 유언을/고스란히 간직하고/경건한 자세를 지녀/평범한 일상의 해악이/나뿐만 아니라/선지자들의 말씀과 그 씨앗을/소중히 여기는 자들을 건드리지 못하므로/내게 그런 이름을 주었노라.”(‘하피스’중에서) 아랍어로 하피스는 ‘코란’을 완전히 외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여 내적인 조화를 이룩하고 민족간의 이해를 도모하려는 드넓은 포용의 정신이 전편에 넘쳐 흐른다. 괴테는 동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르코 폴로를 비롯해 하피스의 시를 번역한 폰 하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왜곡된’ 동방수용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괴테의 이 같은 깨어 있는 의식은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1998년 유대 출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유대·아랍 민족간의 화합을 위해 만든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서동 시집 오케스트라’라고 지은 것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책에는 괴테가 ‘서동 시집’에 실린 시들의 내용과 문체가 당시 독자들에게 낯설게 비칠 것을 염려해 지은 ‘서동 시집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메모와 논고’도 함께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중 시인들 ‘따뜻한 만남’

    한국과 중국 시인들이 양국 수교 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식 문학교류 행사를 갖는다.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신규호)와 중국시가학회(비서장 장퉁우)가 마련한 ‘제1회 한·중 시인회의’가 20일 오후 3시 명동 YWCA강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월 두 단체가 문학 교류에 관한 협약을 맺은 데 따른 첫 결실이다. 한국에서 김남조 문덕수 신세훈, 문효치 성찬경 오세영 등 24명이 참가하며, 중국에서 단장인 장퉁우(張同吾), 우쓰칭(吳思敬) 등 9명이 참가한다.‘동북아 시문학의 길 열기’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동아시아와 바다의 문학’(강남주),‘언어환경의 세계화를 위한 중국 시의 반성’(뤄잉),‘한중 시의 회고와 진로’(허세욱) 등 다양한 논제들이 토론된다. 한국 시인 100명, 중국 시인 30명의 시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수록한 ‘한중시집’(韓中詩集)도 당일 나눠준다. 중국 시인들은 서울 행사에 이어 22일 오후 경주의 ‘동리·목월문학관’등을 둘러본 뒤 25일 출국한다. 두 단체는 내년 중국에서 두 번째 ‘한중시인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향후 일본 시인들까지 포함해 한·중·일 3개국을 중심으로 한 연간지 ‘동북아시아 문학’도 창간할 계획이다.한국현대시인협회 신규호 이사장은 “최근 동북공정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이번 행사는 양국 시인의 순수 문학 교류를 위한 행사”라며 “한·중간 역사문제 등 문학 이외 미묘한 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인문학관 작고문인 육필원고 전시

    이상의 ‘오감도’, 김억의 ‘옥잠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문인들의 육향이 밴 친필 원고 전시회가 14일부터 11월11일까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에서 열린다. 영인문학관이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글씨에 담긴 문인들 생각-이상·김억 등을 중심으로 한 작고문인 유고전’에는 이상, 김억을 비롯해 백석, 채만식, 주요섭 등 작고 문인 75명의 육필 원고 200점이 공개된다. 이 가운데 이상과 김억의 육필 원고 50여편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문학사상’주간으로 활동할 때 모아놓은 소장본으로 한꺼번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전시 관람은 오전 10시30분∼오후 5시, 월요일 휴관.(02)379-3182.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Local] 부안에 신석정 문학관 건립

    목가시인 신석정 시인을 기리는 문학관이 고향인 전북 부안군에 건립된다. 부안군은 내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는 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생가인 부안읍 선은리 초가집 인근에 문학관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사업비 50억원이 투입돼 연내 4500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2009년까지 150여평 규모의 문학관을 건립하게 된다. 신석정 시인은 일제시대 저항적인 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발표했으며, 대표시집으로 ‘촛불’과 ‘슬픈목가’ ‘산의 서곡’ 등이 있다.
  • 논·밭 관광상품으로 겹풍년 들었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구경오세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지난봄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던 이곳에는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설을 흩뿌려놓은 듯 펼쳐진 18만 7000평의 메밀밭은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8월에 심은 메밀은 황토구릉을 따라 꽃망울을 터뜨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메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노라면 살랑거리는 메밀꽃 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메밀밭 가운데 아담한 주막은 길손을 유혹한다. 자리를 잡고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에 둥지를 튼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2006 경관농업 메밀꽃 잔치’에는 가을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이 몰려 목가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이 일대가 경관농업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경관농업은 농민들이 일반 농사 대신 경관이 좋은 작물을 심어 길러 놓으면 정부가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300평당 17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작물도 수확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특히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음식물과 특산품을 팔아 짭짤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여명이 메밀밭을 찾아 7억 5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전북지역에는 이같은 경관농업지역이 모두 네곳 98㏊나 된다. 전국 경관농업지역 470㏊의 21%에 이른다.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 미당 시문학관 주변은 25농가가 2만 4000평의 농지에 들국화를 심었다. 이달 말쯤이면 노란 감국이 피어나 관광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5000평을 심었다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에는 2만평, 올해는 2만 4000평으로 참여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메밀밭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들국화 꽃가루, 국화차, 국화주, 토종두부, 복분자, 막걸리 등을 팔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들국화 축제에 7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주변 3만 4000평과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영상랜드 주변 3만 9000평에는 추수가 끝난 뒤 유채를 심을 계획이다. 이들 두 곳은 내년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뒤덮이게 된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직불금을 받고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 쌀을 생산하게 된다. 전북도는 경관농업이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자체사업으로 20㏊ 정도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경관농업은 전원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민들과 농산물수입개방,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제도”라면서 “앞으로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 들국화 경관농업지구 추진위원장 국지호(49)씨는 “경관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직불보조금이 평당 1000원은 돼야만 농가소득을 제대로 보전해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추석연휴 눈길끄는 드라마] 소외된 이웃 ‘코시안’ 이야기

    [추석연휴 눈길끄는 드라마] 소외된 이웃 ‘코시안’ 이야기

    ‘추석특집 드라마, 편견을 버려’ 해마다 방송되는 추석특집 드라마는 재미없다는 소리들을 한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방송사들이 신경을 쓴 듯, 볼 만한 작품들이 더러 있다. SBS는 추석특집극 ‘내 사랑 달자씨!’와 ‘깜끈이 엄마’를 각각 5일 오전 10시∼낮 12시10분과 7일 오전 10∼낮 12시 2부씩 방송한다.‘내 사랑’은 오늘날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지를, 배운 건 없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오달자(김해숙 분)를 통해 보여준다. 어느날 새엄마로 들어온 달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과 두 딸. 그러나 아버지(박근형 분)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새엄마의 진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화해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코시안(코리안+아시안) 명근의 이야기를 다룬 ‘깜끈이’는 추석을 맞아 내 이웃,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는 혼혈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도순(견미리 분)은 상목(이원종 분)과 결혼하지만 그와 필리핀으로 도망가버린 전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명근이 눈엣가시다. 도순은 명근을 친엄마에게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학교에서 명근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 연민을 느끼는데…. 명근을 연기한 실제 혼혈인 김지한(9)군의 열연이 돋보인다. KBS는 1TV에서 6∼8일 밤 10시부터 ‘HDTV문학관’ 3편을 100분씩 방영한다. 첫날 전파를 타는 ‘등신불’은 주인공 ‘나’와 천년 등신불이 된 만적선사 이원적 이야기를 통해 동양적인 휴머니즘을 담았다.7일 방송되는 ‘나쁜 소설’은 계간지에 실린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인간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를 다룬다. 마지막날 방송되는 ‘달의 제단’은 가문을 지키려는 할아버지와 서자이지만 유일한 혈육인 손자와의 갈등을 통해 남성우월주의의 빛과 그늘을 들여다본다. 또 KBS 2TV가 5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하는 ‘선량한 시민들’은 윤문식·이한위·권해효·김국진 등 서민을 대변하는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 선량한 시민들의 힘든 삶에 대한 반란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외화시리즈 마니아라면 액션 어드벤처 위성채널 AXN이 마련한 ‘CSI 마라톤’과 ‘슈퍼내추럴 마라톤’을 기대해도 좋다.5∼7일에는 하루 10시간씩 CSI 시즌1·2를 볼 수 있으며,5월 독점방영한 슈퍼내추럴 시즌1은 4∼7일 매일 3편씩 방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08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어족 자원이 고갈 위기에 처하면서 전세계 어업의 절반 이상이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는 어족 자원을 보호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가지 대안 어업을 개발하여 실행하고 있는데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본다. ●칭기즈칸, 그는 누구인가(EBS 오후 1시30분) 칭기즈칸의 생애를 알려주는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드문 기록 중에서도 그의 양자 시키-쿠두쿠가 칭기즈칸의 죽음 직후에 쓴 ‘몽골비사’다. 칭기즈칸의 영웅적 면모와 생애의 어두운 면까지 엿볼 수 있는 이 책의 기록을 바탕으로 생생한 드라마 재연 방식을 통해 칭기즈칸의 삶에 접근해본다. ●순간포착 스페셜(SBS 오후 4시30분) 악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남자, 학교가는 고양이, 숫자 천재 개 ‘후아’, 장난감 이름 다 외우고 알파벳 아는 천재 개 ‘벤지’등 동물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세상을 놀라게 했던 동물들. 이 세상 별별 동물들이 다 모였다. 해외편 세계에서 유별나게 사랑받는 동물들의 맹활약을 전격 공개한다. ●추석특집 김미경의 부메랑(MBC 오전 9시50분) 가족을 위한 행복의 조건. 라이프 코치로 인정 받고 있는 김미경이 총 3편의 강의 시리즈를 통해 나의 남편, 아내, 자녀를 온전히 이해하는 길이 가족 행복의 첫 단추임을 인식하고,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협력체로서 온 가족이 행복하고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사랑해요 한국의 맛(KBS2 오전 8시) 웰빙식으로 인정받은 한식. 세계 속 한식의 위상과 그 의미를 찾아 미국, 프랑스, 일본으로 떠나본다. 미국인들의 미각을 사로잡은 우리의 맛은 무엇일까?프랑스인들이 본 한식의 매력은?한류 열풍에 이어 한식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는 일본. 그들이 우리 음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연들을 들어본다. ●HD TV문학관<달의 제단>(KBS1 오후 10시20분) 군에서 제대한 상룡에게 할아버지는 봉분을 이장하다가 발견한 안동 김씨의 언간의 해석을 맡기게 된다. 할아버지는 이를 통해 가문의 영광을 높이고자 한다. 상룡은 효계당의 살림을 꾸리는 달실댁에게는 어머니같은 포근함을, 그녀의 다리병신 딸인 정실에게는 혐오감을 느끼는데….
  • “보령 관촌에 이문구 문학관 세우자”

    ‘관촌수필’의 작가 명천 이문구(1941∼2003)의 전집 완간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28일 충남 보령시 관촌 솔밭과 대천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문구기념사업회(회장 김주영)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스물여섯권으로 완간한 ‘이문구 전집’(랜덤하우스코리아)의 봉헌제와 더불어 이문구 문학관 건립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전집 발간사업은 2004년 2월 고인의 타계 1주기를 맞아 시작한 사업으로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 이경철 전 문예중앙 주간, 문학평론가 임우기, 구자황 서원대 교수 등이 편집위원을 맡아 추진해 왔다. 전집은 1960년대 등단작부터 산문, 유교시집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40년 문학인생을 총 망라한 것으로 권당 300쪽을 기준으로 시기별로 정리했다. 마지막권인 ‘숨 쉬는 장승’은 작가 생전 책으로 출간된 적이 없는 작품 10여편을 실었다. 이와 별도로 이문구 작품을 연구한 논문 10여편도 별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세미나에선 평론가 김윤식·권영민, 신준희 보령시장, 이형호 문화부 예술정책과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문학 세계를 기리는 한편 문학관 건립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소설가 박덕규 단국대 교수는 “이문구의 고향인 충남 보령의 갈머리(冠村)는 이문구의 작품 못지않은 콘텐츠다. 보령을 이문구 문학의 필수 답사지로 다양하게 개발한다면 산업적 효과도 클 것”이라며 문학관 건립을 촉구했다. 또 이문구의 작품들을 주제, 캐릭터, 소재, 작중무대, 어휘별로 분류해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사이버문학관의 개설 필요성도 강조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경기도 남양주시 장현리에서 17년째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씨. 고 김춘수 시인의 애제자이다.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9월이면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연다. 올해는 포도수확도 좋아 행복한 9월이라며 활짝 웃는다. 오른쪽에 ‘김춘수 나무’ 앞에 생전의 친필시 ‘디딤돌’이 내걸려 있다. 오로지 정직을 흙에 묻어두고 산다. 농부는 아침일찍 포도나무에게 라디오의 시사대담 프로를 들려준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테니까. 해가 떠오르면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C장조를 더욱 좋아한다. 거친 포도는 곧 부드러워지고 달콤해진다. 그래서 포도는 바람이 난다. 낮에는 민들레와, 달뜬 밤에는 달맞이꽃과 뜨겁게 포옹한다. 지난 주말이었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장현리, 한 농부시인이 17년째 가꾸는 포도밭에는 ‘아주 특별함’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숙성된 포도냄새가 확 풍겨오더니 시큼한 여운이 어금니를 간지럽힌다. 포도밭을 지키는 하얀 진돗개가 그걸 아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꼬리를 흔들어 반긴다. 포도밭 한가운데서 천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온다. 그 곳으로 귀를 기울이며 다가갔다. 서울에서 왔다는 두 가족의 식구들이 신기한 듯 포도밭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또 아이들은 직접 포도를 따며 마냥 즐거워한다. 농부시인은 손님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는 자연농법만을 사용합니다. 빗물막이용 비닐하우스가 없고 농약을 전혀 쓰지 않지요. 자연상태에서 햇볕을 받고 자라야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발효된 각종 풀과 한약재료를 지렁이한데 주면 지렁이가 배설하고, 포도나무는 그걸 먹고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만들어내지요. 또 자기 몸에서 나온 포도즙, 포도순도 먹이고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이 광경을 무비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관심있게 쳐다보자 “저희는 대학생입니다. 단편영화를 찍고 있거든요.”라고 소개한다. 주제를 물었더니 ‘시가 있는 포도밭’이란다. 맞다. 포도밭, 농부, 시인, 달빛, 술, 시와 그림들만 하더라도 훌륭한 ‘단편영화’는 되겠지. 여기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채워진다. 우선 포도나무마다 시인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 옆에는 친필시가 내걸려 있어 발길을 붙잡는다. 포도밭 중앙에 2년 전 작고한 김춘수 선생의 시가 문득 눈에 들어온다.‘天使는 프라하로 가서 시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고/반 고흐는 面刀날로 제 한쪽 귀를 베고 있었다./누가 가만 가만히 디딤돌을 하나하나 밟고 간다.’(디딤돌) 조정권 시인의 ‘포도와 당나귀와’도 걸려 있다.‘당나귀는 여름내내 언덕을 오르내리며 고된 물통을 져다 날랐습니다./포도밭의 포도알들이 알알이 익어가고 그 중에서 제일 크고 잘 익은 송이들은 그분의 몫이지요….’. 서정춘 시인은 ‘그가 포도를 따먹고 있다. 그녀의 젖꼭지를 똑, 따먹은 시늉으로….’라는 시구절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노향림 문태준 이문재 정진규 박완서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체취가 포도나무에 걸려 있어 말 그대로 ‘포도밭 시화전’이었다. 이뿐이랴. 포도밭에서는 매년 9월 첫째주 토요일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개최해왔다.9년전 김춘수 시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올해에는 지난 2일 이수익 고두현 이덕규 시인 등 20명의 문인과 독자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시 낭송도 하고 라이브 공연 등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끝무렵에는 포도를 발로 밟아 포도주를 만드는데 이때 빚은 포도주는 다음해 예술제 행사때 쓰인다. 포도밭 주인 류기봉(42)씨. 농부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했다. 까닭에 생전의 김춘수 선생을 각별히 모셔 문단의 훈훈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장현리 포도밭’‘포도눈물’‘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등의 시집을 연달아 발간,‘포도시인’이란 별칭도 생겼다. 최근에는 산문집 ‘포도밭 편지’를 펴내 ‘글수확’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에서 제정한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 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후 손님들이 돌아간 후 류 시인과 마주앉았다.9월은 1년 농사의 결실을 맺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스승 김춘수 시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그래서 스승 얘기를 먼저 꺼냈다. 류 시인은 생전에 스승의 집을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꼬박 찾아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매달 한번씩 누워 계신 스승의 묘지(경기도 광주)를 찾아 “스승님, 저 류군 왔습니다.”라고 큰 절을 올린 뒤 주위의 잡풀을 뽑고 돌아온다. 또 가끔 가평, 양평, 광주 등 함께 나들이했던 음식점에 가서 혼자 식사를 하며 생전에 스승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곤 한다.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에 다녀온 얘기며, 돌아가시던 해에 “올해 포도 예술제 행사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어.”라고 했던 모습 등등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다행히 선생님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을 때 녹음을 많이 해두었습니다. 그때도 줄줄이 받아적기만 하면 전부 주옥같은 시가 됐지요. 또 ‘류군 이거 가지고 가’하면서 대학때 깨알같이 적어두었던 메모노트 등 여러 흔적들을 제게 남겨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류 시인의 꿈은 ‘김춘수 문학관’ 설립이다. 이곳에 스승이 남겨준 문학적 유품을 전시할 생각이다. 포도농사를 열심히 짓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포도농사는 어떻게 됐을까.“포도밭은 3000평되지만 출하용으로는 1000평정도밖에 안된다.”면서 나머지 2000평은 포도밭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햇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확량이 약간 늘어 매출액을 5000만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유기농으로 재배한 지 10년된 나무들 중에서는 약 80%,5년된 나무에서는 50%가량이 튼실한 열매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보통 유기농으로 자리잡히려면 토양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7∼8년은 걸립니다.” 그가 유기농법으로 바꾼 것은 1994년 어느날이었다. 밭에 제초제를 뿌리는데 풀들이 살려달라는 아우성같은 소리를 들었던 것. 그날로 생각을 바꿔 충북 괴산의 한국자연농업학교에 들어가 유기농법을 배웠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로 오히려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열매들이 볼품없어지고 또 껍질이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유기농법을 사용한 첫 해 수확량은 고작 200만원정도. 나무 10그루 중 겨우 1그루만이 열매를 맺었다. “유기농법으로 바꾼 후 포도농사가 자꾸 실패하자 김춘수 선생님이 하루는 이런 제안을 하셨지요.‘포도밭에다 그림도 걸어 놓고, 음악회도 열고, 시낭송도 하고, 문화상품도 곁들이면 어떻겠는가. 마침 자네도 시를 쓰면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으니 좋은 조건 아닌가.’라고 말입니다.” 스승의 권유대로 지난 98년 처음으로 ‘시인 류기봉 포도밭 시 그림전’을 열었다. 이는 유기농법에 이어 최초의 ‘문화농법’을 접목한 셈이다. 이후 해마다 20여명의 시인과 소설가들이 햇포도가 출하되는 9월초에 만나 작은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소문이 나 올 9월에는 매주 200여명씩 찾고 있다. 원래 류 시인은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평소 시인이 되고픈 열망을 버리지 못해 수업만 끝나면 청계천 헌 책방을 자주 찾았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시를 쓰는 ‘농부시인의 길’을 걸었다. “시 공부를 해서 시인 자격증(등단)을 땄지만 시는 돈이 안된다. 그렇다고 17년 농사했는데도 역시 돈이 안된다.”고 씁쓰레하게 웃는 농부시인. 하지만 “포도밭에 귀 기울자, 내 삶과 시가 꽃을 피웠다. 포도나무는 그렇게 내 삶의 뿌리이자 시감(詩感)의 원천이 아닌가.”라고 하며 구멍뚫린 밀집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시 포도밭으로 향했다. km@seoul.co.kr 사진 김현호 제공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경기 가평 출생 ▲83년 광동실업고 졸업 ▲85년 군입대 ▲90년 한국성서대학 외국어학과 졸업 ▲93년 고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 ▲98년∼현재 ‘포도밭 작은 예술제’개최 ●주요 작품 장현리 포도밭(2000년, 문학세계사),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04년, 글나무), 포도눈물(05년, 호미), 포도밭편지(06년, 예담) 등 ●수상경력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상 수상(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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