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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단의 상징이 평화의 공간으로

    분단의 상징이 평화의 공간으로

    “이곳에 아트마켓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아.” “음… 난 공방이 생겨서 목공 같은 걸 배울 수 있으면 좋겠어.”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산역 근처의 대전차 방호시설 앞에서 3일 도봉구 주민들은 이 장소에 무엇이 들어서면 좋은지 각자의 희망을 얘기했다. 주민합창단의 ‘아리랑’ 노래가 퍼지는 가운데 각자 가지고 온 음식 보따리를 풀어 나눠 먹으면서 말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이날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시설이 문화·예술·평화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시민공유 작은 음악회는 도봉구와 서울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전차 방호시설 공간재생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2004년 시민아파트 철거 이후 12년째 흉물로 남아있던 8662㎡(2624평) 규모의 대전차 방호시설은 시민문화예술촌으로 바뀌게 된다. 구는 대전차 방호시설을 중심으로 체육시설 등도 조성할 예정이다. 근처에 창포원이 조성돼 있다. 이달 중 설계용역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전차 방호시설은 1950년 6·25전쟁 당시 이 일대가 북한군의 탱크진입로가 되면서 세워진 구조물이다. 길이 300m의 콘크리트 위에는 군사시설임을 숨기고자 시민아파트를 올렸다. 조선시대에는 관원과 상인들의 숙소로 사용되던 ‘다락원’이 있었다. 한양으로 들어오던 길목으로 민간 도매상들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관리들 위한 술집과 식당 등이 번창했다. 장이 들어서 물자를 교류하고 소식도 나눴다. 2004년 노후화된 시민아파트가 안전상 등의 문제로 철거되고서 대전차 방호시설만 남게 됐다. 시민문화예술촌에는 시민동과 문화예술창작동,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선다. 시민들을 위한 교육장과 체험장, 문화·역사·건축·생태 등을 주제로 한 혁신학교, 예술가를 위한 창작 작업장과 주거시설, 사무실 등을 조성한다는 ‘막연한’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대략적인 구상은 나왔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가기 때문에, 이 공간이 딱 어떻게 쓰인다고 아직 말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창포원과 연계해 생태텃밭, 체육시설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도봉구는 행정력을 앞세우기보다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김낙준 도봉구 정책특보는 “2014년 7월 시민추진단을 구성한 이후 사업을 끌고 가는 데 주민들이 더 적극적이었다”면서 “서울시에서 예산 26억 5000만원을 따낸 힘은 민관 협치였다”고 강조했다. ‘대전차 방호시설 재생 프로젝트’가 도봉 역사문화관광벨트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최근 개관한 둘리뮤지엄과 함석헌 기념관, 간송 전형필 가옥, 김수영 문학관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관광벨트에 평화를 주제로 한 예술공간이 생긴다면 한국 역사 100년을 아우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도봉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과 한국인에게 모두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경숙 표절” 그리고 “세대교체”… 문학동네는 창비와 달랐다

    지난 6월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비판받은 출판사 문학동네가 3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고강도 쇄신책을 내놨다. 강태형 대표와 원년 편집위원들의 동반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도 신씨의 단편 ‘전설’은 일본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명백히 표절했다고 밝힌 뒤 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신씨 표절 논란의 진원지이자 문학권력의 또 다른 한 축인 창비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1일 “강 대표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인 남진우,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물러나기로 했다”며 “편집위원들은 올해 계간지 겨울호 편집까지 책임진 뒤 퇴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세대 퇴진 얘기는 지난해 ‘문학동네’ 창간 20주년을 맞아 나왔었지만 2세대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한두 해 더 다진 뒤 그만두기로 했었다”며 “신씨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1세대는 물론 강 대표까지 물러나기로 했다. 신씨가 1세대와 함께 커 온 만큼 이번 표절 사태는 1세대에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문학동네’ 겨울호까지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이날 발간한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비평 표절 권력’ 특집을 마련했다. ‘비평’ 부문에선 김병익·도정일·최원식 평론가가 한국문학 비평의 현실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지적했고 ‘표절’ 부문에선 장은수 평론가가 표절 행위 재발 방지, 표절 판단 기준 등을 점검했다. ‘권력’ 부문에선 젊은 작가들인 김도언·손아람·이기호·장강명과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한국 문단의 구조를 다시 생각한다-작가들의 시선으로’를 주제로 좌담을 했다. 권희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은 ‘눈동자 속의 불안-2015년 가을호를 펴내며’에서 “‘전설’과 ‘우국’의 문제 된 대목이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신씨가 ‘전설’ 집필 전에 ‘우국’을 읽은 바 있고 그 가운데 일부 문장을 차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분명히 말하자면 ‘전설’은 ‘우국’의 표절이다. ‘우국’의 일부 문장들을 별다른 표시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고 즉각 반발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또 “15년 전 정문순 평론가가 표절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소홀히 넘긴 것에 대해 나를 비롯한 어떤 평론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시의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이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라고도 반성했다. 반면 계간 ‘창작과비평’ 백낙청 편집인과 백영서 편집주간은 전면에 나서 신씨를 옹호했다. 백 편집주간은 ‘창작과비평’ 가을호 ‘책머리’에서 문제 된 대목을 ‘표절’ 대신 ‘문자적 유사성’이라고 설명하면서 “의도적 베껴 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백 편집인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31일엔 “일부러 베껴 쓰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보는 문학관, 창작관에는 원론적으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맑은물 천혜 폭포’ 무주구천동 33경… ‘곱디고운 붉은색’ 적상산 가을 단풍

    ‘맑은물 천혜 폭포’ 무주구천동 33경… ‘곱디고운 붉은색’ 적상산 가을 단풍

    전북 무주는 볼거리가 풍성한 고장이다. 예전에는 여름 관광지에 머물렀지만 무주리조트 스키장이 들어선 이후 사계절 관광지가 됐다. 덕유산국립공원의 구천동 33경은 우리나라 경승지 가운데 손가락을 꼽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1경 라제통문에서 33경인 덕유산 향적봉까지 36㎞에 이르는 구간은 맑은 물이 소(沼)와 담(潭), 폭포를 이루는 절경이 이어진다. 적상산(해발 1034m)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산으로 유명하다. 붉게 물드는 단풍이 여인네 치맛자락처럼 곱다 해 적상산(赤裳山)이라 불린다. 천일폭포, 송대폭도, 장도바위, 장군바위 등 명소를 품에 안고 있다. 정상 분지에는 양수발전소 상부 댐인 산정호수와 적상산성, 안국사 등이 있다. 무주 양수발전소 작업터널로 사용되던 곳은 머루와인동굴로 리모델링했다. 이 동굴은 무주머루와인의 숙성과 저장, 판매 공간으로 와인하우스와 머루와인 비밀의 문 등 와인 관련 시설을 갖췄다. 태권도의 성지인 태권도원도 무주군에 있다. 국제경기와 체험, 수련, 교육, 연구,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문 공간이다. 태권도 문화공연, 태권도 체험, 모노레일을 이용한 전망대 투어 등이 가능하다. 무주읍 당산리에 있는 김환태 문학관과 최북 미술관도 거장의 체취를 느껴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무주군은 반딧불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주챌린지투어 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 이 투어버스는 반딧불축제장인 전통공예문화촌 제1주차장~적상산~머루와인동굴~구천동 33경~태권도원~반디랜드를 거쳐 축제장으로 돌아온다. 무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 핫 플레이스] ‘세종마을’

    서울은 역동적인 도시다. 쉴 새 없이 변화한다. 새 건축이 들어서 명소가 된 DDP가 있는가 하면, 조선의 500년 역사를 품고 있어서 입소문이 나는 곳도 있다. 이대역과 신촌역처럼 높은 임대료로 사람이 떠난 거리도 있고, 문화예술인들이 몰려 살며 새로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25개 자치구는 ‘우리 동네 핫플레이스’를 발굴해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신들! 우리들! 어디로 가고 싶은가? ●경복궁 서쪽에 있어 서촌이라구요? ‘세종마을’이에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볼거리도 많고 힐링도 할 수 있는 곳 없을까. “에이~ 서울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런 데가 어디 있어”라고 대부분이 답할 것이다. 서울의 심장부인 종로에 오감을 만족시키는 ‘핫플레이스’가 숨겨져 있다. 만남을 시작한 연인,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꿈꾸는 직장인, 여유를 느끼며 조용히 걷고 싶은 중년 부부 등 모두에게 추천할 곳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세종마을’이다. 세종마을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태종으로 등극하기 전 왕자에 불과했던 이방원이 경복궁 주변에서 살던 1397년 셋째 아들을 얻었으니 세종이다. 흔히 경복궁 동편을 ‘북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서촌’이라 부르는 지역이다. 서울시에서도 서촌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나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 지역을 ‘서촌’이라고 부른다면, 그 반대편인 북촌은 ‘동촌’이라 칭해야 맞다고 종로구의 역사학자들은 반박한다. 즉 조선시대 사대문 안에 형성된 마을의 이름은 경복궁 기준이 아니라, ‘도시 방위(方位)’를 기준으로 이름을 붙여야 하니,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촌’이라 부르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이름이라는 주장이다. ‘세종마을’은 2011년 5월에 종로구가 이름 붙였다. ‘세종마을’이든 ‘서촌’이든 이곳에 조선의 역사와 전설 같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서시 읊고… ‘청운문학 도서관’ 한옥 방에 누워 마음의 양식 쌓고… 세종마을에는 항일 시인 윤동주의 숨결이 있다. 집결지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고인의 육필 원고와 시집 등 133점을 전시하고 있다. 문학관 건물은 원래 수도가압장이었다. 흉물에 가까웠지만,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2012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입구에서 보면 평범한 현대식 건물처럼 보이지만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놀라운 공간의 미학을 보게 된다. 2전시실은 천장이 하늘로 열려 있다. 뻥 뚫린 천장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한 시인의 삶을 더듬어보게 한다. ‘열린 우물’이라고 불린다. 3전시실은 윤동주 시인이 갇혔던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했다.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에 작은 나무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 답답하다. 그러나 곧 벽면에 이내 감동적인 영상이 나타난다. ‘서시’를 시작으로 한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다. 매 시간 네 차례씩 상영된다. 문학관 뒤편에는 ‘시인의 언덕’도 있어 잔디밭에 앉아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문학관을 나와 담쟁이넝쿨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면 고즈넉한 기와집들이 눈에 띈다. 생각지 못한 명칭에 놀란다. ‘청운문학 도서관’. 지하 1층에서 책을 빌려 올라와, 한옥 방에 앉거나 누워 볼 수 있다. 만여 권의 책이 있다. 방문을 열면 산이 보이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다리 쭉 뻗고 책을 읽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담장에는 사연이 있다. ‘돈의동 뉴타운’이 들어서며 철거한 한옥에서 3000여 장의 기와를 가져와 쌓았다. 근처 전통문화 체험공간 ‘무계원’도 서울시 등록 음식점 1호였던 ‘오진암’에서 목재와 돌들을 가져와 건물을 복원했다고 한다. 담장은 새것이지만 100년쯤 된 역사를 품은 것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인왕산 ‘수성동 계곡’서 사진 한장 찰칵 무계원까지 돌아보고 나면 인왕산 자락길에 ‘수성동 계곡’이 나온다. 물소리가 아름다워 수성동이다.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이곳에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배산임수, 뒤로는 산, 앞으로는 계곡이란 풍수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정선의 작품 중 ‘수성동’을 구현하려고 일부러 그림과 같은 위치에 돌다리도 조성해 놨다. 인왕제색도와 똑같은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경주에만 석굴암이 있을쏘냐. 인왕산에도 ‘석굴암’이 있다. 잠시 인왕산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인왕산 자락 바위 밑에 터를 잡은 작은 암자지만, 바로 앞에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실제로 석굴 속에 부처가 있고 바로 앞 작은 연못에 연꽃도 피어 있다. 850m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므로 하이힐 산책은 금물이다. ●윤동주 하숙집터·이상의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들 속 보물찾기도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통인시장 인근이 제격이다. 수성동 계곡을 뒤로하고 통인시장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편에 ‘윤동주 하숙집 터’가 있다. 담벼락에 붙은 안내판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숙집에서 연희전문대를 걸어서 통학하던 윤 시인의 고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골목 왼편에는 구립 ‘박노수 미술관’이 있다. 박노수 화백은 간결한 운필, 파격적인 구도와 채색으로 한국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배우 이민정씨의 외할아버지로도 잘 알려졌다. 미술관은 박 화백이 실제로 거주하던 자택을 활용해 만들어 작품전은 물론, 생전의 작업실과 그가 아끼던 수석 정원 등을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을 마주하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상의 집’이 나온다. 시인 이상의 집터를 활용해 카페 겸 전시공간을 만든 것으로 통유리로 세운 깔끔한 건축이 특징이다. 한글 간판은 지난해 서울시 간판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 앞에는 6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대오서점’이 있다. 지난해 시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인증서가 붙어 있다. 안에 들어가면 잠시 둘러보는 것만도 25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골목 끝 대로변에는 영화 ‘수상한 그녀’의 촬영지가 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젊은 시절로 되돌려준 사진관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청운반점이라는 중국음식점이다. 이 인근에는 중요한 역사적 포인트 지점이 있다.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이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에서 1980년대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마을 이름의 의미를 떠올리며 눈도장 한 번씩 찍고 가자.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세종마을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명물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세종마을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가 있다. 50여년 전 연탄불에 떡을 구워 10원에 4개씩 팔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할머니가 불판에 기름을 둘러 비법 양념을 버무린 떡볶이를 달달 볶아 준다. 처음 먹자마자 놀랄만한 맛은 아니다. 뒤늦게 배꼽 잡고 웃는 개그처럼, 집에 가면 생각나는 게 기름 떡볶이의 매력이다. 아들에게 비법을 전수하며 3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할머니네’는 떡볶이를 시키면 깻잎전도 얹어 준다. 여러 집 중 어느 집이 더 맛있나 비교해 먹어볼 만하다. 통인시장 먹거리 탐방의 재미를 더해 주는 건 ‘도시락 카페’다. 엽전을 구입한 뒤 시장을 돌며 먹고 싶은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 와 먹어 인기가 많다. 조용히 맛을 지켜가는 작은 가게도 있다. ‘요기요 김밥’이다. 주인 할머니는 과거 청와대에서 13년간 주방 보조로 음식을 하던 분이다. 메뉴는 김밥 하나다. 햄 대신 싱싱한 야채와 큼지막한 계란부침이 들어간다. 정성스런 손맛의 김밥에, 직접 담가 판매하는 식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청와대 하면 또 유명한 곳이 있다. 통인시장 입구에는 청와대에 납품하는 빵집으로 알려진 ‘효자 베이커리’가 있다. 인기 있는 빵들을 1~5등까지 순위를 붙여 처음 온 손님에게 시식을 권유한다. 식당에 앉아 여유 있게 밥을 먹고 싶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가면 된다. 통인시장에 전통의 손맛을 이어가는 노익장들이 있다면, 이곳은 요즘 씩씩한 청년 장사꾼들이 터를 잡고 있다. 감자집과 꼬치집이 대표적이다. 젊고 싹싹한 청년들이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며 거리시식도 선보인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걸쭉한 입담으로도 인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메밀꽃 필 무렵 님을 그리다

    메밀꽃 필 무렵 님을 그리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가산 이효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제17회 효석문화제’(봉평메밀꽃축제)가 9월 4~13일 강원 평창군 봉평면 일대에서 진행된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봉평은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메밀의 고장이다. 올해는 작품 속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메밀꽃의 꽃말인 ‘연인’에서 영감을 얻어 ‘메밀꽃은 연인&사랑’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효석문화마을 일원은 올해도 100만㎡를 넘는 메밀꽃밭이 조성된다. 관광객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꽃밭 사이로 거미줄처럼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다. 축제 공간은 전통마당, 문학마당, 자연마당 등 3개의 큰 마당으로 구성됐다. 전통마당에서는 시골장터와 농특산물 판매로 장터 분위기를 조성해 민속놀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마당이 펼쳐진다. 다양한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문학마당에서는 생가, 푸른집 체험행사뿐 아니라 문학길에서 다양한 체험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효석문화제의 백미는 단연 메밀꽃밭. 소설 속 메밀꽃밭에서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자연마당에서는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걸어 보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메밀꽃밭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그리운 이에게 엽서 한 장 써보는 것도 좋겠다. 이효석 생가터 주변은 메밀꽃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메밀꽃 포토존이 운영되고, 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거닐며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감상할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 소설 속 명장면을 재연하는 거리 상황극 등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이효석문학선양회 www.hyoseok.com, (033)335-2323.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흐붓한 달빛 아래 열리는 메밀 축제 ‘제17회 효석문화제’

    흐붓한 달빛 아래 열리는 메밀 축제 ‘제17회 효석문화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가산 이효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제17회 효석문화제(봉평메밀꽃축제)’가 9월 4일(금)~13일(일) 강원 평창 봉평면 일대에서 진행된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봉평은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메밀의 고장이다. 올해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속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와 메밀꽃의 꽃말인 ‘연인’에서 영감을 얻어 ‘메밀꽃은 연인&사랑’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9월의 봉평은 메밀꽃이 만들어내는 하얀 융단과 토속적인 사랑이야기 덕에 낭만여행 1번지로 꼽힌다. 효석문화마을 일원은 올해도 100만㎡를 넘는 메밀꽃밭이 조성된다. 관광객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꽃밭 사이로 거미줄처럼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다. 축제공간은 전통마당, 문학마당, 자연마당 등 3개의 큰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마당에서는 시골장터와 농특산물 판매로 장터분위기를 조성해 민속놀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마당이 펼쳐진다. 다양한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문학마당은 생가, 푸른집 체험행사 뿐 아니라 문학길에서 다양한 체험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효석문화제의 압권은 단연 메밀꽃밭. 소설 속 메밀꽃밭에서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자연마당에서는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걸어보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메밀꽃밭에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그리운 이에게 엽서 한 장 써보는 것도 좋겠다. 이효석 생가터 주변에는 메밀꽃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으로 메밀꽃 포토존이 운영되고, 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거닐며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감상할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 소설 속 명장면을 재연하는 거리상황극 등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이효석문학선양회 (www.hyoseok.com) (033)335-2323.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제12회 황순원문학제’ 양평서 열린다

    경희대학교와 양평군은 오는 9월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제12회 황순원문학제’를 개최한다. 이번 문학제는 故 황순원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대한 관심과 문학인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기획됐다. 문학제에는 청소년 및 일반 문학 동호인들이 참여 가능한 여러 행사가 마련돼 있다. 황순원 문학 세미나와 소나기마을문학상 시상식, 전국 초·중·고교생 대상의 백일장 및 그림 그리기 대회와 사이버백일장시상식 그리고 작가와 함께하는 황순원문학촌 기행 등을 준비했다. 9월 11일 금요일에는 13시부터 17시까지 황순원문학관 강당에서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 황순원의 삶과 문학’을 주제로 한 황순원 문학 세미나가 개최된다. 1부는 최동호 황순원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의 학회장 인사와 박이도 경희대 명예교수의 기조 강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김주연 문학평론가의 기조발제와 정과리 연세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2부에는 백지연 문학평론가, 김춘식 동국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17시서부터는 황순원문학관 강당에서 소나기마을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된다. 등단 10년 이내 작가의 과거 2년 이내 발표작을 대상으로 한 ‘황순원신진문학상’과 최근 3년 이내 황순원과 황순원문학을 소재로 한 모든 문화예술 표현물을 대상으로 한 ‘황순원문학연구상’을 시상한다. 각각 2천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9월 12일 토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가 개최된다. 본 대회는 오는 9월 4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으며, 백일장의 시제(詩題)와 그림 그리기의 화제(畵題)는 행사 당일인 9월 12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백일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시상되고, 각각 대상 각 1편과 최우수·우수상 각 4편, 가작 20편을 선정한다. 우수상 이상 수상자는 경희대학교 문학분야 입학 특기자 전형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9월 13일 일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작가와 함께하는 황순원문학촌 기행과 더불어 황순원 사이버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도봉에 깃든 역사·문화의 힘 믿는다/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도봉에 깃든 역사·문화의 힘 믿는다/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연의 향기가 그리울 적마다 도봉산을 찾는다. 한적한 길에 있는 간송 전형필 선생 가옥 앞에 설 때면 숨 가쁘게 달려온 몇 년이 떠오른다. 2011년 원통사로 향하다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물 한 채에 시선이 쏠렸다. 잿빛 담벼락 위로 솟은 건 분명히 망와(望瓦)였다. 기품이 느껴지는 게 그저 그런 폐가는 아니지 싶어 수소문해 본 결과 간송 선생의 고택이었고, 고택 뒤로는 선생의 묘소가 있었다. 간송이 누구인가. 조선 최고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사재를 털어 해외로 반출되던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인물 아닌가. 물려받은 부로 화려하게 살 수도 있었을 선생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급 고려청자, 추사 김정희 글씨, 겸재 정선의 그림 같은 문화재를 지켜내는 데 혼신을 다했다. 그런 선생의 유일한 고택을 흉가처럼 방치해 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이 앞섰다. 그 길로 즉시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로 등록해 줄 것을 요청하고 복원에 착수했다. 60여년간 방치됐던 건물은 전통한옥의 위용을 되찾았다. 주변도 고택이 품은 100년 세월과 어우러지게 공원화했다. 전형필가옥은 9월 10일 개관한다. 사람들은 도봉을 서울의 변방이라고 한다. 하지만 도봉에는 당대의 시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서려 있다. 간송 외에도 가인 김병로,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벽초 홍명희 등이 일제하에서 독립을 꿈꾸며 창동에 거주했다. 한국의 간디라고 불리는 함석헌과 시인 김수영, 노동자의 벗 전태일 등 근현대사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연을 맺고 살아 왔다. 2013년 김수영문학관 개관에 이어 올해 함석헌기념관과 전형필가옥 개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다. 해방의 기쁨과 동시에 분단이란 아픔을 겪은 지 벌써 70년이 됐다. 서울의 관문인 도봉구에는 아직도 분단의 유물인 300여m에 이르는 대전차방호시설이 흉물처럼 남아 있다. 도봉구는 분단 70년을 맞아 대결과 갈등의 상징인 이 대전차방호시설을 평화와 창조의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의 역사를 죽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주민의 자긍심으로 승화하기 위한 우리의 문화적 접근과 노력은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다. 도봉구는 선열들의 시대정신에 발 딛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아레나 공연장, 로봇박물관, 사진박물관 등 문화 중심의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문화를 통한 변화, 이게 ‘서울의 변방’ 도봉구의 미래발전전략이다. 변화는 항상 변방에서 시작됐다.
  • [현장 행정] 화가에게 던진 질문들… 꿈의 밑그림이 되다

    [현장 행정] 화가에게 던진 질문들… 꿈의 밑그림이 되다

    “이 작품은 어떤 소재로 만든 건가요?” “볼펜으로 그린 작품이라고요? 볼펜으로 그리다보면 잉크똥이 나오는데, 그건 어떻게 하셨어요?” “작품이 상당히 우울해 보이는데 어떤 이유라도 있나요?” 13일 도봉구 해등로 김수영문학관 4층에서 예비 작가들의 작품 설명회가 열렸다.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은 덕성여자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이들은 도봉구에서 운영하는 혁신교육 프로그램 ‘동네방네 미술관-끼 찾고 꿈 찾는 큐레이팅’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생들이다. 도봉구는 올 초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혁신교육지구사업에 응모해 선정되면서 15억여원의 교육지원금을 받게 됐다. 여섯 번의 강좌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술관 탐방과, 큐레이터(학예사) 직업 체험, 작가 연구, 미술관 오픈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방학 때 진행되는 대부분의 직업체험 프로그램이 아이들이 원해서 하는 것보다 엄마들이 원하는 직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큐레이팅 프로그램의 경우 미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직접 신청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수업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다. 학생들은 예비 작가들에게 작품을 구상하게 된 배경부터, 어떻게 작업을 진행했고, 소재는 어떻게 선택했는지, 만드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를 꼼꼼하게 물었다. 예비 작가로 참석한 백지연(24)씨는 “학생들의 시선이라서 그런지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질문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학생시절에 그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중학생 때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노곡중학교 1학년 정세영(14)군은 “평소 미술관에 자주 가지만 작가로부터 이렇게 깊이 있고 자세하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며 웃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Q갤러리 시민큐레이터’들이 구가 운영하는 평생학습 과정을 수료한 주민들이라는 점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평생학습 과정을 통해 공부한 것을 다시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런 선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 지역공동체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들도 앞으로 지역의 작은 전시회나 문화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이동진 구청장은 “더이상 도봉의 교육환경이 낙후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할 것”이라면서 “입시 중심의 교육을 넘어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사반장’ 작가가 극문학 둥지 틀다

    수사반장 작가가 경남 밀양에 극문학둥지를 틀었다. 국내 첫 희곡작가 문학관인 ‘윤대성 극문학관’이 30일 경남 밀양연극촌에서 문을 열었다. 극문학관은 2000년대 밀양연극촌 안에 마련된 기존 윤대성 사택 안에 꾸며졌다. 극문학관에는 우리나라 대표 극작가 윤대성의 극작 인생 50년을 되돌아보는 각종 자료가 전시됐다. 전시 자료는 연극 대본, 연극론·연극사 관련 책자, 공연 인쇄물, 영상 자료, 국내·외 희곡집, 논문 등 200여 점이라고 극문학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료는 윤대성 극문학을 사회 비판극, 전통의 현대화, 죽음예찬 시리즈, 중산층 가정극, 자전적 체험극 등 주제로 나눠 분류됐다. 극문학관 관계자는 “후학들이 극문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처음으로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대성은 1967년 희곡 ‘출발’로 등단한 뒤 사회성이 짙은 작품을 써왔다. 현대사회의 변화를 담은 작품도 다수 집필했다. 또 방송사 전속 작가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다. 대표작으로는 드라마 ‘수사반장’, ‘한지붕 세가족’과 영화 ‘방황하는 별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등이 있다. 올해는 윤대성의 뜻에 따라 미발표 창작 희곡 발굴과 신진 작가 양성을 위해 ‘윤대성 희곡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북 김제시

    [新국토기행] 전북 김제시

    전북 김제시는 농경문화의 산실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곡창지대다. 호남평야의 중심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풍요롭고 시원한 눈 맛은 김제 들녘만의 자랑이다. 삼복더위가 한창인 요즘 들판에 초록색 융단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앞으로 두 달 남짓이면 김제 전역은 황금빛으로 물든다. 김제는 면적 544.9㎢, 1읍·14면·4동의 행정구역을 가진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151개 이·통과 732개 마을로 이뤄졌다. 1976년까지만 해도 인구 26만명의 잘사는 지역이었다. 이후 농업환경 악화와 이농현상으로 2007년 10만명 선이 붕괴됐다. 현재는 인구 9만명의 전통 벼농사 중심도시로 전락했다. 하지만 김제시는 첨단 과학영농도시로의 도약을 꿈꾼다. 농업연구단지, 원예·화훼단지, 글로벌 첨단기업 등이 어우러진 도농복합지역으로 발돋움해 ‘돈과 사람이 몰려드는 김제’를 만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 2호 방조제와 내륙 매립지도 김제시 관할로 결정 받아 20만 광역경제도시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볼거리] ●5000년 농경문화의 상징… 우리나라 最古 저수지 ‘벽골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다. 5000년 농경문화 상징으로 1700년 전인 서기 330년(백제 비류왕 27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수리시설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국가사적 제111호로 지정됐다. 삼국사기에는 당시 벽골제 제방 크기를 1800보로 전한다. 높이 5m, 길이 3㎞의 제방을 쌓기 위해 연인원 32만명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김제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조선 세종 때 폭우로 유실됐고 임진왜란 이후 서서히 헐리게 됐다. 일제 강점기 농지개량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로 훼손됐다. 지금은 조선 태종 때 세워진 중수비와 수문자리에 있던 돌기둥만 남았다. 물을 가뒀던 제내지는 농경지로 바뀌었다. 시는 벽골제 제방 북쪽에 박물관복합단지를 조성했다. 농경문화박물관은 벽골제의 역사적 의의와 발굴 과정, 수리와 치수 역사, 전래 농경도구와 농경문화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벽골제 테마 연못에서는 두레, 무자위, 투호 등 농경문화와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쌍룡 설화를 배경으로 만든 웅장한 쌍룡 조형물도 볼거리다. 시는 벽골제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의 발굴작업, 수문의 구조와 제방성토 공정을 확인했다. 전북도와 김제시는 벽골제를 농경문화의 성지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호남 불교문화의 중심지 ‘금산사’ 금산사는 모악산 남쪽 자락에 자리잡은 호남 미륵신앙의 도량이다. 백제 법왕 원년(599) 임금의 복을 비는 사찰로 지어졌다. 신라 혜공왕 2년(766) 진표 율사가 중창하면서 대가람의 면모를 갖췄다. 대적광전, 대장전, 명부전, 나한전, 일주문, 금강문, 보제루 등으로 구성됐다. 주변에 심원암, 용천암 등 부속 암자를 거느린다. 신라 오교의 하나인 법상종의 근본도량으로서 호남지역 불교문화의 중심지다. 이 때문에 대웅전이 없다. 미륵전 미륵불이 주불이고 석가불은 대장전에 따로 있다. 1598년 임진왜란 당시 미륵전, 대공전 등 40여개 암자가 소실됐으나 1601년 재건했다. 스스로 미륵임을 자처했던 후백제 왕 견훤이 자신의 복을 비는 원찰로 삼고 중수했다는 설도 전해내려 온다. 국보 제62호인 미륵전과 오층석탑, 석종, 노주, 당간지주 등 많은 보물과 문화재가 있다. ●소설 ‘아리랑’의 역사의식 공유한 문학관·문학마을 조정래의 장편 소설 ‘아리랑’ 주무대인 김제시가 역사의 고장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문학관과 문학마을을 조성했다. 일제에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 항쟁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전달한다. 문학관은 2003년 부량면 용성리 벽골제 박물관 단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조정래 육필 원고지 2만장과 소설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전시한다. 작가가 집필 당시 사용했던 필기구 등 106종 370여가지 물품도 있다. 문학마을은 죽산면 내촌 외리 마을에 조성됐다. 일제 강점기 내촌 외리 마을 사람들의 애환을 책 속에서 꺼내 펼쳐놨다. 테마별로 스토리와 역사성을 가미해 시공간적으로 구성했다.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몸부림쳤던 민초들을 감시하는 주재소, 우체국 등을 재현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장소였던 하얼빈역도 고증을 거쳐 건립됐다. 이곳 사람들의 애국·항쟁 정신과 풍요로운 고향을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자긍심을 살펴볼 수 있다. ●끝없는 절경의 황금 들판·농촌의 향수 느낄수 있는 지평선축제 김제의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가을에 펼쳐지는 황금벌판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스라이 이어지는 누런 들판에 국내에서 가장 긴 100리 코스모스길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반도 곳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소슬한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황금 물결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조화를 이룬 가을 풍광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김제시는 드넓은 평야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 농경문화, 농촌의 향수 등을 축제로 승화시켰다. 1999년부터 매년 10월 초에 열리는 김제지평선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벽골제 일원에서 펼쳐지며 농경문화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전통역사축제다. 자연 속 감동을 전달하면서 지역 이미지를 창출하고 농가소득 증대로 연계시켰다. 체험과 학습을 겸할 수 있는 농경문화의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아 내외국인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벼수확, 메뚜기 잡기, 대동연날리기, 농악한마당, 쌀밥체험, 줄다리기, 소달구지 여행 등 타지역 축제와 차별화된 생생한 체험프로그램이 인기다. [먹거리] ●왕우렁이 등 이용한 친환경 재배 ‘지평선 쌀’ 김제시에서 생산되는 쌀은 연간 12만 7000t에 이른다. 벼 생육에 최적 조건을 갖춰 밥맛이 좋고 품질이 빼어난 명품 쌀이다. 지평선쌀은 전국 쌀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대상을 받는 등 국내 쌀 대표 브랜드로 명성이 자자하다. 안전하고 우수한 고품질 쌀이란 이미지를 심어줘 선호도가 높다. 단백질 함량이 낮아 구수하면서 찰지고 식감이 좋다. 지평선쌀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이력추적관리시스템에 등록, 엄격하게 품질 관리한다. 논은 1년에 한 번 토양을 검정, 시비 처방서에 따라 관리한다. 밥맛이 좋은 품종만 골라 재배하고 다른 품종 혼입을 철저히 방지한다. 수확한 뒤 15도 이하의 저온장고에 보관, 햅쌀 같은 밥맛을 유지한다. 친환경 재배를 위해 제초제 대신 왕우렁이를 이용하고 목초액으로 유기 미네랄을 공급한다. ●배·사과 섞어놓은 맛… 아시아 대표 ‘김제 파프리카’ 김제시는 아시아에서 으뜸가는 파프리카(왼쪽) 생산지다. 지역 농가들이 공동출자해 농장을 설립했다. 김제 파프리카는 전량 전자동 온실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채소다. 생산량의 70%가량은 품질 검사가 까다로운 일본에 수출한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와 국제품질인증(ISO) 모두 획득했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정확한 규격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확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과피가 두껍고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배와 사과를 섞어놓은 맛이다. 하품은 전량 폐기처분하고 상품만 출하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고온성 작물로 연중 낮에는 27도 밤에는 18~19도를 맞춰 줘야 해 냉난방비가 많이 들지만 오랜 노하우로 생산비를 낮췄다. ●유기질 비료로 키워 당도 높고 빛깔 선명한 ‘백구포도’ 백구면과 용지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포도(오른쪽)는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하다. 이 지역은 경사 5도 안팎의 전형적인 구릉지이고 모래와 황토가 섞인 사양토로 포도 재배에 알맞다. 비옥하고 건조하지 않으며 배수성과 보비력이 우수한 토양이다. 게다가 일조량이 풍부하고 통풍이 잘돼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포도가 생산된다. 일제 강점기부터 포도를 재배했을 만큼 역사가 깊다. 유기질 비료를 주로 사용하고 방수처리된 봉지를 씌워 친환경적이다. 재배품종은 머루 포도로 불리는 캠벨로 당도가 높다. 농협에서 생산지를 방문해 알 솎음 상태와 알 크기, 당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품질관리로 명성을 지킨다. 매년 8월 포도축제를 개최한다. ●밤·쌀이 섞인 듯 포근한 맛의 명품 ‘봄감자’ 광활 감자는 명품 감자로 통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겨울을 난 뒤 3월 말에서 5월 말까지 수확하는 봄 감자다. 전국 봄 감자 생산량의 25%를 차지한다. 밤과 쌀이 섞인 듯한 포근포근한 맛이 일품이다. 씨알 굵은 광활 햇감자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또 구입한다. 오염되지 않은 간척지 토양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타지산과 차별화된 맛을 낸다. 연작으로 인한 병충해도 없어 무농약 재배를 한다. 서해 바람과 넉넉한 햇볕을 받고 자란 광활 감자는 특별한 맛만큼 가격도 우대를 받는다. 많게는 타지산의 두 배를 받는다. 매년 4월이면 햇감자 축제가 열린다. ●청정 사료로 키운 육즙 많고 풍미 좋은 ‘총체보리 한우’ 총체(總體)보리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좋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청정 총체보리와 볏짚으로 만든 조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이다. 김제 축산농가들은 늦가을에 파종한 보리를 봄에 수확해 사료로 만든다. 보리가 여물기 전에 부드러운 보릿대와 열매를 함께 베어 유산균, 쌀겨, 옥수수 등을 섞어 발효시킨다. 총체보리 사료는 소의 성장과 면역력 증강, 비육에 효과가 좋다. 이 사료를 먹고 자란 한우는 잡내가 없으며 지방 빛깔이 희고 올레인산과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육질이 좋고 육즙이 풍부하다. 88%가 1등급 이상 받는다. 총체보리한우 고기를 듬뿍 넣은 육회비빔밥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둘리 집 구경하고 문화창작 체험하고

    둘리 집 구경하고 문화창작 체험하고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던 서울 도봉구의 대전차방호시설이 창조와 평화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또 둘리뮤지엄과 기적의 도서관, 함석헌 기념관, 간송 전형필가옥 등을 이달부터 차례로 개관해 도봉구의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봉구는 이 같은 내용의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계획을 15일 발표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민선 5기 때부터 준비한 지역의 역사문화관광벨트가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이들 시설이 2013년 문을 연 김수영문학관,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묘, 정의공주 묘역 등과 함께 도봉구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사업’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트는 24일 쌍문동의 둘리뮤지엄이 끊는다. 뮤지엄동과 어린이만화도서관동으로 구성된 둘리뮤지엄은 토종 문화캐릭터를 주제로 한 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다. 뮤지엄동에는 주차장, 상영관, 전시관, 체험관, 작가의 방, 어린이 실내놀이터, 카페 등이 조성됐다. 구는 둘리뮤지엄 개관과 더불어 둘리가 발견된 장소인 우이천 축대벽에 350m의 둘리 벽화를 김수정 작가와 조성하고 있다. 30일에는 전국 12번째로 기적의 도서관이 문을 연다. 도봉동에 지어진 기적의 도서관은 3세 이하 유아도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9월 3일에는 한국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교육자, 언론인, 사상가인 함석헌 선생의 쌍문동 옛집이 기념관으로 바뀌어 문을 연다. 구는 유족으로부터 가옥을 매입해 전시실, 영상실, 안방 재현 공간, 열람실, 세미나실, 숙박 체험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9월 10일에는 민족의 문화유산을 지킨 간송 전형필 선생의 방학동 가옥이 공개된다. 이 구청장은 “2011년 우연히 산행을 하다 선생의 가옥이 방치된 것을 보고 부끄러운 심정으로 복원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역사문화관광벨트의 화룡점정은 도봉동의 대전차방호시설 리모델링이다. 도봉동의 창포원식물원 바로 위에 일렬로 길게 이어져 있는 대전차방호시설은 1969년 북한 탱크가 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어진 것이다. 1층짜리 콘크리트 건물 5개동으로 구성된 이 구조물을 구는 문화예술창작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구는 현재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방과 전시실, 체험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는 1단계 조성사업을 완료한 뒤 5만 2400㎡ 규모의 창포원과 연계해 이곳을 평화의 공원으로 꾸미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지방자치 부활 20년… 주민 위한 지방자치 돼야

    오늘은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제헌의회는 1949년 7월 4일 지방자치법을 제정했지만, 6·25 전쟁 등으로 첫 지방의회 선거는 1952년으로 늦춰졌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자치는 중단됐다. 노태우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지방자치가 중단된 지 30년 만인 1991년 지방자치 의회가 부활했고, 단체장 선거는 1995년에 부활했다. 그래서 오늘은 명실상부한 지방자치 부활 20년이 되는 의미가 있는 날이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부활한 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을 위한 공무원의 서비스 개선이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원칙은 동사무소·면사무소를 이용하면 바로 느낄 수 있다. 군림하던 지방정부의 공복들이 주민들을 위한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의식해 단체장들이 주민 서비스를 강화한 덕분이다. 주민이 직접 짜는 ‘주민참여예산제’나 ‘마을 살리기’와 같은 지역공동체 복원은 주민의 참여 속에 지속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도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장들이 지역을 돌며 현장에서 민원을 청취하고, 지방의회 의원들도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것을 발굴하고 있다.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과 같은 신조어가 나올 정도가 됐다. 물론 문제점도 많다. 줄어들고는 있지만 연말 보도블록 교체는 여전하다. 수백억원, 수천억원이 투입된 호화 청사도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주민을 위한 게 아닌, 단체장과 공무원을 위한 호화 청사다. 단체장의 과시욕에 따라 주민, 관광객도 거의 찾지 않는 문학관·역사관을 건설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단체장들이 자기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면 이렇게 돈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보다 더한 모럴해저드도 없다. 지방재정 파탄의 중요한 요인인 국제경기 유치도 이젠 자제해야 한다. 인천은 2014년 하계아시안게임을 치르고서 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다. 강원도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규모 있게 치르지 않으면 엄청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도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 선거 때에는 표를 달라고 하면서도, 선거가 끝나면 주민을 우습게 보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방자치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더 좋아지고 더 행복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지자체장이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타당성이 떨어지는 선심성 사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지역주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 결국은 주민의 행복보다는 부담만 초래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 특별하지도 않은 행사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도록 주민들의 감시도 강화돼야 한다. 주민들이 잘못한 단체장을 소환할 수 있는 제도도 좀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가 민생을 제대로 챙기려면 무엇보다 재정 분권이 강화돼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재정 현실화를 위해 세목(稅目) 변경이나 지방교부세 확대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급속한 노령화 탓에 사회복지 분야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중앙정부가 재정 분권 강화를 도와 실질적 혜택이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 해운대 백사장, 회춘했네

    해운대 백사장, 회춘했네

    ‘해운대가 또 다른 몸짓으로 유혹한다.’ 올여름 국내 최대 휴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과 피서객들은 달라진 해운대에 놀랄 것이다. 먼저 크게 넓어진 백사장에 놀라고, 그로 인해 탁 트인 시야로 들어오는 해운대의 진면목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새로 만들어진 스포츠존, 생존 수영장 등과 함께 한결 멋지고 여유로운 추억을 쌓는다면 또다시 해운대를 찾는 자신에게 한 번 더 놀랄 것이다. ●63빌딩 채울 수 있는 모래 62만㎥ 붓고 제방 작업 진행 해운대해수욕장은 그동안 7, 8월 성수기 때는 하루 수십만명의 피서객이 찾아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좁은 백사장 탓에 젊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비치발리볼, 모래찜질 등을 즐기기엔 답답함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단점들이 말끔히 해소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3년여간의 대대적인 복원 사업으로 백사장 폭이 배로 늘어나는 등 명실상부한 옛 모습을 되찾았다. 6월 1일 조기 개장을 앞두고 있지만 이른 더위 때문인지 벌써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을 찾고 있다. 일요일인 지난 17일 오후 찾아간 해운대 백사장은 한눈에 봐도 지난해보다 확연히 넓어졌다. 널찍한 모래벌판과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탁 트인 상쾌함을 줬다. 조선비치호텔 쪽 백사장에는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모래축제에 사용될 집채만 한 모래더미들이 군데군데 쌓여 있고, 연인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해변을 거닐었다. 또 거리의 악사들은 길 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했다. 따가운 햇볕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통을 벗어젖힌 청소년들의 공놀이, 시원하게 바다를 질주하는 제트스키는 성하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친구들과 함께 바닷바람을 쐬러 오랜만에 해운대를 찾았다는 안기향(49)씨는 “2년 전 여름에 왔을 때만 해도 백사장 폭이 많이 좁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보니 몰라보게 넓어져 깜짝 놀랐다”며 반가워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 넓고 깨끗한 백사장과 망망대해가 있고 풍광이 수려해 신라의 석학인 최치원이 동백섬의 넓은 바위 위에 ‘海雲臺’라고 기록해 놓았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난개발로 인해 해운대해수욕장의 백사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7년에는 백사장 폭이 42.5m로 줄어들었고 면적도 6만 2129㎡로 축소됐다. 여름철 이곳을 찾은 피서객들은 좁은 백사장과 파라솔 때문에 해운대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백사장이 옛 모습을 찾게 된 것은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해운대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덕택이다. 오는 2017년 2월 완공 예정으로 총사업비 436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로 육지와 바다에 모래를 붓는 양빈 작업 등 사실상 주요 사업은 대부분 완료됐다.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한 제방 작업 등 일부 작업만 남아 있다. 모래는 서해 공해상에서 공수해 왔다. 2년여간 백사장 복원에 동원된 모래는 62만㎥. 15t 화물차 5만 9000대 분량이다. 모래로 63빌딩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개장 50주년 맞아 슈퍼 콘서트 등 이벤트도 풍성 복원 사업 전 6만 9368㎡이던 백사장 전체 넓이는 14만 6006㎡로 2배 이상 넓어졌다. 미포 입구 쪽 해변에 모래가 꾸준히 쌓이면서 전체 백사장 길이도 1460m에서 1500m로 40m가량 늘어났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앞으로 수중의 모래경사도를 완만하게 유지하는 과정에서 백사장의 폭이 축소되더라도 해수욕장의 최적 조건인 70m 정도는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는 해운대해수욕장의 풍경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자동차 폐타이어를 이용한 고무 튜브는 산뜻한 오렌지색으로, 피서객들이 직접 가져온 우산 등을 꽂아 만든 그늘막은 이제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대신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올해 해수욕장 공식 개장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편의시설과 알찬 이벤트를 마련했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답답함을 줬던 파라솔 숲이 한층 여유로워진다. 파라솔 개수는 지난해와 같은 6000개를 설치하지만 넓어진 백사장 덕에 파라솔의 간격을 1m 정도로 유지한다. 종전에는 20~30㎝에 불과해 바다 조망이 사실상 어려웠다. 피서객이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운대 모래축제’(5월 29일~6월 1일), 60여명의 훌라 댄서가 공연하는 ‘하와이안 페스티벌’(6월 5~6일), 한류스타를 초청한 기념 ‘슈퍼 콘서트’ 등도 준비돼 있다. 모래축제 기간에는 부산을 찾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차이나존’을 운영하고 중국 애니메이션 모래조각과 함께 한류뷰티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수심이 얕은 미포 쪽 백사장은 ‘키즈존(어린이 물놀이 공간)’으로 운영한다. 또 키즈존 옆에선 ‘생존수영 교육장’도 운영된다. 백선기 해운대 구청장은 “올해 개장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편의시설과 알찬 이벤트를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해운대의 추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활어회·곰장어·복국 등 여행객 입맛도 유혹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우는 먹을거리와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도 널려 있다. 해운대 앞 대로를 따라 5분 정도만 걸어 나오면 왼편의 한 골목을 자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발길을 막는다. 규모는 작지만 ‘부산스러운’ 시장의 느낌이 오롯이 살아 있다. 부산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곰장어와 어묵, 칼국수, 돼지국밥집 등 다양한 먹거리가 관광객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다. 해운대와 함께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맛들이 피서객들의 추억 속에 스며든다. 미포 방면에는 자연산 횟집과 복국집이 즐비하다. 자연산 횟집은 대부분 작은 어선의 선장들이 이른 새벽 해운대 앞바다에서 잡은 활어와 해산물 등을 내놓는다. 초고추장을 비롯한 양념류는 따로 계산된다. 고급 횟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단골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서 걸어서 20여분쯤 가면 달맞이길이 나온다. 해운대를 찾는 사람이면 한번쯤 들러 보는 곳이다. 달맞이고개 언덕 위에 있는 해월정은 카페 등이 모여 있는 길목에 위치해 찾아오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많다. 2005년 APEC 개최 기념으로 세운 해마루도 있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해 탁 트인 바다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인근 산 쪽에는 김성종 추리문학관도 있다. 부산의 해안관문인 오륙도는 물론 날이 맑으면 대마도도 보인다. 길을 따라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서 있어 다양한 맛의 커피도 즐길 수 있다. 으리으리한 고층빌딩과 잘 짜여진 도시의 면모를 갖춘 해운대는 사시사철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세계 어느 휴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해운대해수욕장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남 남해군

    [新국토기행] 경남 남해군

    경남 남해군은 남해안의 중심에 있는 섬으로 이뤄졌다. 남해도와 창선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올망졸망한 섬과 높고 낮은 산, 아름다운 해안선 등 한려수도의 비경과 어우러진 풍광이 보석처럼 아름다워 보물섬으로 불린다. 본섬인 남해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주민 대부분이 남해도와 창선도에 산다. 두 섬에 딸린 작은 유·무인도는 모두 79개다. 1973년 6월 남해대교가 건설돼 육지인 하동군과 연결됐다. 고려~조선시대에는 남도의 유배 섬 가운데 한 곳이었다. 절해고도에 갇혀 유배생활을 했던 선비들은 귀양살이의 아픔과 외로움을 글을 쓰며 견뎠다. 자암 김구의 ‘화전(남해 옛 이름)별곡’,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 유의양의 ‘남해견문록’ 등이 탄생했다. 김만중은 노도에서 1689년부터 3년간 유배생활을 하다 1692년 55세로 생을 마쳤다. 남해대교 양편에는 노량(梁)리라는 같은 지명이 있다. 귀양 온 선비들에게 남해와 하동 사이를 갈라 놓은 바다 물결은 이슬방울로 이뤄진 다리처럼 보여 더욱 향수에 젖게 했다. 그래서 노량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에 남해도와 창선도를 잇는 창선교가, 2003년 창선도와 삼천포를 잇는 창선·삼천포 대교가 건설되면서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 >>볼거리 ●기암괴석 즐비한 금산… 원효대사가 꼭대기에 ‘보리암’ 창건 기암괴석이 곳곳에 솟아 있는 금산(해발 705m)의 절경을 직접 보면 소금강이나 남해의 금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하나하나 전설을 간직한 천태만상의 기묘한 바위군과 남쪽으로 펼쳐진 바다가 어우러진 비경은 장관이다. 원래 이름은 보광산이었다. 원효대사가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산꼭대기 부근에 보광사(현 보리암)를 창건하면서 유래됐다. 금산이란 이름은 이성계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기 전 보광산을 찾아 임금이 되게 해달라고 100일 기도를 하면서 뜻이 이뤄지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왕이 된 이성계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 이름을 비단 금(錦)자를 써 금산으로 지었다. 금산에는 제1경인 쌍홍문을 비롯해 38경이 있다. 꼭대기에서 보는 일출은 장엄하고 환상적이지만 변화무쌍한 날씨가 구경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3년 동안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정상에 있는 보리암은 강화도 보문사,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3대 기도처로 꼽힌다. ● 육지 관광객들 발길이 절로~ 남해대교와 창선·삼천포대교 설천면 노량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남해대교는 길이 660m로 1973년 6월 22일 개통됐다. 건설 당시 동양 최대 현수교로 1968년 착공해 5년여 만에 완공됐다. 남해군은 육지에서 접근이 편리해지면서 관광지로 빠르게 발전했다. 개통된 뒤 한동안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줄을 이었다. 1983년에는 미스코리아 수영복 사진을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당시 미스코리아 진에 뽑힌 임미숙씨는 “남해대교에서 수영복을 입고 사진 찍다 감기에 걸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왕복 2차로인 남해대교는 늘어나는 교통량을 소화하지 못해 옆에 새로운 대교가 건설되고 있다. 남해 창선도와 삼천포 사이 바다에도 길이 3.4㎞의 창선·삼천포 대교가 건설돼 2003년 4월 28일 개통됐다. 단항교,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 등 각기 다른 모양의 교량 5개가 늑도, 초량섬, 모개섬 등 3개의 섬을 이어주고 있다. 이 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하얗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울창한 송림 품은 상주은모래비치 반달형으로 생긴 백사장 길이가 2㎞에 이른다. 수심이 얕고 완만한 데다 물이 깨끗하고 따듯해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모래가 하얗고 부드럽다. 뒤쪽으로 금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울창한 송림이 모래밭을 감싸고 있다. 앞쪽 먼바다에 있는 나무섬과 돌섬이 파도를 막아 주기 때문에 해수욕장 물결이 천연호수처럼 잔잔하다. 여름에는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 겨울에는 전지훈련 온 선수들의 운동 장소로 이용된다. ●비탈진 급경사 100여층 계단을 보는 듯… 가천마을 다랑이 논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 앞 바닷가 비탈 급경사지에 계단처럼 층층이 조성된 논이다. 구불구불하게 생긴 논이 바다에 닿는 곳까지 100여층을 이룬다. 주민들이 한 뼘의 땅도 놀리지 않고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 농사를 짓는지 보여 주는 농업 현장이다. 2005년 1월 명승 제15호로 지정됐다. 다랑이 논 뒤쪽으로 설흘산과 응봉산이 둘러싸여 있고 앞쪽으론 바다가 펼쳐진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바닷가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생긴 것으로 꼽히는 암수 미륵바위(경남도 민속자료 제13호)가 있다. ●이순신 장군의 혼이 서린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지 고현면 차면리 관음포 앞바다는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곳이라고 해 이락파(李落波)라고 불린다.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왜군이 쏜 유탄에 맞아 숨을 거두면서 아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적의 기세가 오를 것을 걱정해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유언했다.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최초로 육지에 오른 관음포에는 장군의 우국충정을 기리기 위한 유적지(사적 제232호)가 조성됐다. 제사를 지내는 사당 이락사가 있고 충무공유허비와 충무공묘비각 등이 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안식처로 삼은 독일마을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를 하다 은퇴한 교포들을 위해 군이 삼동면 물건리에 독일풍으로 조성한 마을이다. 교포들은 독일에서 건축자재를 들여와 독일건축 양식으로 빨간 지붕에 하얀 벽으로 된 주택을 지었다. 물건항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34채가 있다. 1960~70년대 가난했던 시절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갔던 광부와 간호사 출신 60~80대 주민 18가구 20여명이 산다. 마을 뒤쪽에는 지난해 6월 문을 연 남해파독전시관이 있다. ●김만중 등 남해 유배객 6명의 작품을 소개한 유배문학관 유배와 유배문학에 관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국내 최초의 전시관이다. 남해읍에 있다. 향토역사실, 유배문학실, 유배체험실, 남해유배문학실 등으로 꾸며졌다. 유배문학실에서는 세계 유배의 역사와 문학을 살펴볼 수 있고 남해유배문학실에는 김만중을 비롯한 남해 유배객 6명과 주요 작품 등을 소개해놨다. >>먹거리 ●단단한 육질에 비린내 없는 남해 죽방렴 멸치 바다물살이 센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지족해협에서 원시어업 방식인 죽방렴을 이용해 잡는 멸치다. 우리나라 최고급 멸치로 생산량이 많지 않아 구하기 어렵다. 죽방렴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참나무로 된 기둥을 ‘V’자 모양으로 박은 뒤 대나무를 그물처럼 엮어 놓은 고정 어로시설이다. 중간에 설치한 통발 속으로 밀물 때 고기가 들어가고 썰물 때는 입구가 막혀 들어간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한다. 지족해협에 수십개가 설치돼 있다. 명승 제71호다. 죽방렴 어장은 시설과 면허가 제한된다. 죽방으로 잡는 멸치는 그물로 잡는 멸치보다 비늘이나 몸체에 상처가 없어 신선하다. 물살이 센 곳에서 자라 육질이 단단하며 기름기가 적고 비린내가 없다. 삼동면과 미조면 주변에는 멸치회와 멸치쌈밥, 멸치구이 전문 음식점들이 많다. 청정바다 남해에서 갓 잡은 멸치로 요리한 회, 통멸치로 찌개를 끓여 쌈을 싸서 먹는 쌈밥 등을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최적의 바닷바람과 햇살 속에서 자라 고품질 자랑하는 남해 마늘 남해군은 대표적인 항암식품으로 꼽히는 마늘의 주산지다. 마늘은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一害百利) 식품으로도 부른다. 하루에 마늘 한 쪽을 꾸준히 먹으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늘을 구워도 영양가에는 변화가 없어 먹기에 좋고 소화와 흡수도 잘된다. 남해군 토질은 물이 잘 빠지는 사암이 많고 토양 무기질 가운데 칼슘과 칼륨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아 마늘을 재배하는 데 알맞다. 토양 산도도 적합해 바닷바람과 햇살 속에서 자란 남해 마늘은 전국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 남해 마늘은 칼륨과 칼슘, 당도가 높고 조직이 치밀하다. 씨알도 굵고 오래 저장할 수 있다. 남해 마늘로 만든 흑마늘과 흑마늘 엑기스도 인기가 있다. ●부드러운 육질에 지방산·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남해 한우 남해군은 오염원이 없는 섬 지역으로 산소량이 많고 오존층이 두껍다. 한우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이다. 남해한우는 철저한 족보 관리로 태어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송아지를 사육한다. 남해축산업협동조합과 남해한우영농조합법인은 한우혈통번식우 단지를 운영해 송아지를 생산한다. 수송아지는 거세해 2년간 사육한 뒤 체중 600㎏이 넘으면 출하한다. 고기가 부드럽고 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남해한우는 전국 각종 품평회에서 최고급 한우로 인정받고 있다. ●짙은 맛과 향기 품은 남해 유자, 입맛 돋우고 숙취 해소까지 남해군에선 최고 품질의 유자가 생산된다. 맛과 향기가 짙고 당도가 높다. 가격이 높지만 품질이 뛰어나 인기가 있다. 7300여 농가에서 600여㏊에 유자를 재배, 1년에 700여t을 생산한다. 유자는 비타민C가 레몬보다 3배 많다. 헤스페리딘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식욕을 돕고 숙취를 풀어주며 기침을 삭이는 효과가 있다. 몸의 노폐물도 내보낸다. 술과 차 원료로 널리 쓰인다. 남해 유자는 11월에 수확한다. 잘게 썰어 설탕에 재어 유자청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인기를 끌면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유자가 남해 유자로 둔갑하는 사례도 있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현장 행정] 한옥서 한복 입고 한식 먹는 ‘한류특별구’ 건설

    [현장 행정] 한옥서 한복 입고 한식 먹는 ‘한류특별구’ 건설

    “여기가 바로 은평의 미래를 책임질 한(韓)문화특구의 중심입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14일 은평 한옥마을을 둘러보면서 의욕을 보였다. 김 구청장은 “천년 고찰 진관사를 중심으로 한옥마을과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그리고 서울의 명산 북한산이 어우러지는 이곳이 은평지역뿐 아니라 서울의 관광 중심축으로 떠오를 겁니다”라면서 “그 가능성 때문에 정부의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 심의에서 진관사 일대를 지역문화특구로 육성하는 ‘한문화특구’로 지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특구 지정의 효과는 대외적인 인지도 향상과 다양한 관광 활성화 정책 등으로 1288억원 정도의 경제적 수익과 1300명의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문화특구 지정은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없지만 ‘도로교통법’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등 모두 4건의 규제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또 정부가 인정하는 한문화특구라는 명성도 덤으로 얻었다. 김 구청장은 이번 특구 지정을 위해 4년간 노력했다. 정당을 떠나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요청했고 지역 시의원 등에게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또 전문연구용역으로 수익성 검토를 했으며 특구 안도 마련했다. 주민공청회와 공고 및 구의회 의견 청취도 거쳤다. 은평구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각종 유적과 유물이 산재한 데다 기존에 서울 사대문 안에 집중된 관광산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수도권 대표 명산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은평구 진관동 일대에는 현재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분양이 완료되면서 서울 서북부의 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종로 서촌과 북촌에 이어 서울에서는 세 번째로 조성되는 은평 한옥마을은 한국적인 특성을 가장 잘 살린 곳으로 만들 예정이다. 또 진관사는 ‘G20 서울정상회의’ 당시 세계종교지도자 사찰음식 시연회가 열린 자랑거리다. 그동안 비구니(여승) 수도도량으로만 쓰였던 진관사는 최근 문호를 일반에 개방해 사찰음식 시연·시식을 중심으로 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높여 가고 있다. 은평구의 문화유산과 한옥을 전시·체험할 수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개관했고 이외수, 천상병, 중광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하는 문학관이 개관해 특구로서의 내용을 채울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에서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으면서 ‘한국음악’을 즐기는 등 한류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형 문화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면서 “한문화특구가 은평 지역뿐 아니라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관광 산업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현장 행정] “자연 닮은 한옥으로 아름다운 도심 조성”

    [현장 행정] “자연 닮은 한옥으로 아름다운 도심 조성”

    “도심의 보존과 복원, 그 중심은 한옥입니다.” 22일 테마한옥도서관인 청운동 청운문학도서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청운시민아파트가 사라지고 공원이 생긴 뒤 방치된 시설을 없애고 인왕산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한옥도서관을 만들었다”면서 “시민들이 휴식·사색·창작의 공간으로 이용하면서 한옥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자의 창으로 보는 작은 정원과 폭포, 수제 기와와 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된 기와의 조화가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미리 신청하면 서당체험, 인문학 강연, 문학창작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5분 남짓 걸으면 도착하는 윤동주문학관은 용도 폐기된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리모델링했다. 위로 뚫린 사각의 하늘을 전시품으로 만든 제2전시실과 윤동주가 갇혔던 후쿠오카 형무소의 분위기를 재현한 제3전시실의 대조적인 건축미로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을 받았다. 휴일이면 하루 1000명이 다녀간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누상동에서 하숙을 하며 인왕산을 산책하곤 했는데 그 기록을 모태로 삼았다. 구의 한옥 복원 사업은 석파정에 이르자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조선 고종 때의 중신인 김흥근(안동 김씨)의 소유인데 흥선대원군이 집권 후에 별장으로 이용했다. 김 구청장은 “당시 왕이 묵으면 왕의 소유가 되는 관습이 있었다는데 고종이 하룻밤 묵은 후 김흥근이 헌납했다”면서 “이후 어린이집으로 이용되기도 했는데 현재는 개인 소유로 시 보호수 60호인 노송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청운문학도서관뿐 아니라 혜화동 주민센터, 무계원, 도담도담한옥도서관 등 많은 공공건물을 한옥으로 건립했다. 구기동에는 한옥철거자재 재활용은행을, 옥인동에는 세종마을한옥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은 지상 1층, 지하 1층의 규모에 전통문화체험관, 한옥전시관, 다도 체험을 하는 문화사랑방이 자리하고 있다. 구는 2012년에는 한옥체험살이 운영 및 지원에 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체류형 관광 한옥 체험살이를 운영하는 곳에 운영비를 지원하고 북촌의 한옥 공방을 활성화하고 전통공예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구는 편리하고 아름답고 장인의 혼이 느껴지는 도시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한옥이 있다”면서 “자연을 닮은 집 한옥이야말로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고 우리가 보존해야 할 전통 건축디자인”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벚꽃만 담기엔 아쉽더라

    벚꽃만 담기엔 아쉽더라

    옛 진해(경남 창원)에서 이름깨나 날리는 건물들은 하나같이 역사가 100년을 헤아린다. 여기엔 까닭이 있다. 진해는 1908년 창원부에 통합된 뒤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때 이름도 웅천현에서 진해로 바뀌었다. 진해우체국, 일제 해군병원장 관사 등 현재 진해의 명소로 꼽히는 건축물들은 대부분 이때 세워진 것들이다. 벚나무는 다소 다르다. 일제가 도시를 만들 때 심은 왕벚은 광복 뒤 대부분 베어졌다. 그러다 왕벚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게 밝혀지면서 1976년부터 다시 심기 시작했다. 현재 수량은 대략 39만 그루에 이른다. 4월의 창원은 단연 벚꽃이 ‘갑’이다. 한데 꽃놀이도 좋지만, 벚꽃 아래 잠든 근대사도 살펴 보는 건 어떨까. 진해 구도심의 ‘팔거리’는 ‘과거로 난 창’이다. 잔디가 심어진 원형의 공간을 중심으로 찻길 여덟 개가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다. 현지에선 흔히 ‘중원로터리’라고 부른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로터리가 위(북원로터리)와 아래(남원로터리)에 하나씩 더 있다. 자세히 보면 ‘팔거리’는 일본 군기인 욱일기(旭日旗)를 닮았다. 태양 주위로 16개의 햇살이 퍼지는 문양이 일반적이지만, 8개나 12개 등으로 그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제가 이 일대를 인위적으로 조성했다는 설이 생겼다. 여기에 여좌천이 덧대지며 설은 사실처럼 굳어진다. 여좌천은 곧다. 일직선이다. 원래 이리 굽고 저리 휘며 흘러가던 것을 일제가 다림질하듯 쫙 펴놨다. 이게 깃대다. 여좌천과 팔거리를 합치면 깃대 끝자락에서 욱일기가 휘날리는 모습이 완성된다. 팔거리 뒤편의 제황산 진해탑에 올라 보면 이 설이 상당히 그럴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진해탑이 있는 제황산 공원은 풍경 전망대다. ‘1년 계단’으로 부르는 365개의 계단이나,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내린다. 편도 2000원. 진해탑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썼다고 한다. 설은 설을 낳는다. 1952년, 북원로터리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세워졌다. 주민들은 이 충무공 동상을 통해 일제의 기운을 누르겠다는 뜻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원로터리에 세워진 김구 선생의 친필 시비도 이와 비슷하다. 이 모두가 ‘소설’이 아니라면, 우리는 여태 일제와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는 셈이다. 팔거리 일대엔 근대문화유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른바 ‘뾰족집’이라고 불리는 중국풍의 팔각누각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지어졌다. 이 누각의 건너편에는 1956년 문을 연 중국집 ‘원해루’가 있다. 화교 1세대가 운영하는 집이다. 대만의 장제스 총통이 다녀갔고, 영화 ‘장군의 아들’의 촬영장소로 쓰였을 만큼 명소다. 원해루에서 여좌천 방향으로 두 블록 위에는 1955년 문을 연 ‘흑백다방’이 있다. 지금은 다방 영업은 하지 않고, 연주회 등을 여는 ‘문화공간’으로 변했다. 로터리 건너편엔 진해우체국이 남아 있다. 1912년 세워져 2000년까지 우편 업무를 취급하던 러시아식 건물이다. 같은 해에 지어진 일제 해군병원장 관사(현 선학곰탕)와 일제 장옥(長屋·나가야)거리 등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옛 마산 쪽에선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을 가볼 만하다. 성호동 달동네의 452m 골목길을 벽화로 다듬었다. 좁디좁은 골목이지만 어디서나 마산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오션 뷰’다. 벽화마을 아래엔 옛 임항선(臨港線) 철길이 남아 있다. 진해구 소사동으로 넘어가면 시인 김달진의 생가와 문학관을 만난다. 생가 뒤편은 ‘김씨박물관’이다. ‘고물 수집가’를 자처하는 김현철(61)씨가 사비를 털어 조성한 공간이다. 이 골목, 참 희한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1960, 70년대 언저리로 되돌아간 듯한 풍경이다. 골목에 들면 ‘예술사진관’ ‘부산 라듸오’ 등 옛 간판을 내건 낡은 건물이 이방인의 시선을 붙든다. ‘예술사진관’엔 빛 바랜 사진들과 고물 카메라 등이, ‘부산 라듸오’에는 옛 라디오들이 진열돼 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구식 영화포스터가 나붙은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김씨박물관’이다. ‘박물관’이라고 하기엔 다소 옹색한 규모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생산된 온갖 ‘고물’들이 어지러이 전시돼 있다. 골목 건너는 ‘꽁트’라는 이름의 커피숍이다. 옛 가수들의 낡은 레코드판을 보며 쉬어가기 맞춤하다. 집 뜨락에는 옛 만화방도 있다. 창원해양공원은 창원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곳이다. 작은 섬 음지도에 연륙교를 놓고, 테마파크로 조성했다. 소박한 명동포구와 바벨탑처럼 치솟은 136m짜리 솔라타워가 SF영화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솔라타워에 오르면 사방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전망대 바닥 일부엔 투명유리를 깔아 모골이 송연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바닷속 생태계를 전시한 해양생물테마파크, 퇴역함(강원함)을 활용한 군함전시관 등 주변 볼거리도 쏠쏠하다. 해양공원 뒤는 우도다. 보행자 전용 보도교를 통해 해양공원과 연결돼 있다. 바다 위를 자박자박 걷는 맛이 각별하다. 우도는 작다. 3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해양공원 옆 동섬은 초등학교 축구장만 한 크기의 무인도다.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진해 군항제는 10일까지 옛 진해 곳곳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 여좌천과 안민고개, 중원로터리 등 벚꽃 명소에서 차량 전면통제와 부분 통제가 반복된다. 홈페이지(gunhang.changwon.go.kr)에서 미리 확인하고 가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군항제 기간엔 진해해군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등이 문을 활짝 연다. 누구라도 들어가 아름드리 벚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으니 방문지 목록 가장 윗줄에 올려 두길 권한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가자면 중부내륙고속도로 내서분기점까지 간 뒤, 남해고속도로 제1지선으로 갈아타고 서마산 나들목으로 나와 진해 방면으로 좌회전, 어린교 오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2번 국도를 타고 가면 진해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동마산 나들목으로 나와도 된다. KTX는 창원역, 창원중앙역, 마산역에서 각각 선다. →맛집 :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길 하나 사이로 ‘아귀찜거리’와 복 요리집들이 늘어선 ‘복거리’가 조성돼 있다. 아귀찜은 1960년대 오동동에서 갯장어식당을 하던 ‘혹부리할머니’가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날우정아구찜(223-3740), 오동동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246-0427), 마산아구찜(222-8916) 등이 이름났다. 복거리엔 전문 복요리집만 20개 정도 몰려 있다. 남성식당(246-1856), 고성복집(221-5848), 광포복집(242-3308) 등이 알려졌다. 애주가라면 ‘통술거리’를 찾아도 좋겠다. 통술은 싱싱하고 푸짐한 각종 해물 안주가 한 상 통째 나오는 술상을 말한다.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맛있는 안주들이 계속 나온다. 안주와 맥주 3병이 기본. 업소마다 다르지만 보통 4만원쯤 받는다. 1970년대엔 오동동과 합성동 골목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신마산 쪽에 통술거리가 생겨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수림(223-1569), 강림식당(245-2710), 석민통술(243-5155) 등이 알려졌다. 남성동 수협 어판장 일대엔 장어거리가 조성돼 있다. 운치 있는 마산항 야경은 보너스다. 장어국수도 별미다. 마산장어구이(242-0992), 신포장어(221-3630), 합포장어구이(224-5206) 등이 이름났다. 부림시장 먹자골목은 6.25떡볶이, 비빔당면 등을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창동사거리 인근에 있다. 콩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만든 ‘진해콩’은 100년을 이어온 과자다. 진해가 막 조성되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벚꽃빵은 벚꽃 진액을 섞어 만든 빵이다. 한 입 베어 물면 희미한 벚꽃 향이 입 안에 맴돈다. →잘 곳 : 호텔 사보이(247-4455)는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체인인 베니키아 가맹점이다. 가족들이 묵어도 좋을 만큼 깔끔하고 저렴하다. 7만~10만원 선. 팔용산 가기 전 마산 수출자유지역공단 근처에 있다. 온천욕을 겸하고 싶다면 마금산 근처 북면온천 단지를 찾으면 된다. 다만 관광지가 몰린 마산합포구 등과 떨어져 있어 오가는 데 시간이 적잖이 소요될 수 있다. 시내에선 돝섬유람선터미널 주변에 깔끔한 모텔이 많다.
  • [부고]

    ●전준식(서울신문 기술관리부 부장)씨 모친상 27일 강남성심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833-3794 ●김기수(전 외무부 대사·전 광산김씨 대종회 회장)씨 별세 용건(포스코터미날 상무이사)씨 부친상 조진형(조병화 문학관 관장)이경식(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 교수)해리 저린(미국 변호사)씨 장인상 27일 서울대학교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30분 (02)2072-2011 ●양경호(제주여객㈜ 회장)씨 별세 수남(청주 한국병원 치과 과장)수현(제주한라대 교수)철웅(제주여객㈜ 대표이사)씨 부친상 26일 제주부민장례식장, 발인 29일 오전 7시 (064)742-5000 ●김성우(전 동양증권 상무)성훈(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씨 부친상 전기환(네오웍스리미티드 대표)조연수(청보 대표)이용택(베리타스 대표)씨 장인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5시 30분 (02)3010-2262 ●윤정원(김해시 행정자치국장)종원(대구대 생명공학과 교수)재원(동부화재 부산사업단장)씨 모친상 강창덕(자영업)씨 장모상 27일 김해 조은금강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55)330-0411 ●조준휘(한국조력개발공사 대표이사)씨별세 이옥순(변화산 기도원 원장)씨 남편상 성환(기산농원 대표)흥환(샘골농원대표)붕환(공주교대 교수)일환(중앙상사 대표)미경(서울맹아학교 행정주무관)미형(변화산교회 부목사)씨 부친상 홍상준(자영업)이영호(공주 에베소교회 담임목사)씨 장인상 27일 연세 세브란스병원, 발인31일 오전 6시 (02)2227-7500 ●송진섭(개인사업)윤섭(유진기업 동서울사업소장)씨 모친상 27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30분 (031)961-9412 ●신성호(IBK투자증권 대표이사)재형(계룡건설 상무)재훈(재미 자영업)씨 부친상 27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30분 (042)220-9870
  • [新국토기행] 대구 중구

    [新국토기행] 대구 중구

    중구는 대부분 그 도시의 중심이다. 대구 중구도 최대 번화가이고 중심지다. 이런 도심에 다양한 근대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선교박물관과 청라언덕,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과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 부자들의 위엄을 느끼게 하는 골목길까지…. 이들 하나하나의 건축물과 거리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근대골목투어’라는 관광프로그램이다. 2008년 시작된 근대골목투어는 이제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됐다. 2012년에는 ‘한국 관광의 별’과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곳 100선에도 선정됐다. 2013년에는 지역문화브랜드 대상,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등을 휩쓸었으며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 아시아 도시 경관상’ 시상식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근대골목투어는 5개의 코스와 맛투어, 야경투어, 스탬프투어 등 8개의 투어로 구성돼 있다. 대구 중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미 근대로의 시간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먹거리도 풍부하다. 전통시장인 서문시장과 염매시장에 가면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고 동인동 찜갈비와 납작만두 등도 중구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줄 것이다. ■골목 따라 숨쉬는 100년 근대史 [볼거리] ●선교박물관으로 남은 1910년 美 선교사들의 주택 중구 동산동 동산병원 안에 야트막한 동산이 있다. 학창시설 누구나 한 번쯤 불러 보았을 ‘동무생각’의 노랫말 배경이 된 청라언덕이다. 대구 출신 작곡가 박태준(1901~1986)이 계성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 로맨스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덕배기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향나무·벚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 사이로 붉은 벽돌집이 보이는데 1910년대에 건립된 블레어 주택·챔니스 주택·스윗즈 주택이다. 당시 미국 선교사들이다. 스윗즈 주택은 1999년부터 선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주택의 기초가 되는 돌은 허물어진 대구 읍성의 돌이다. 챔니스 주택과 블레어 주택은 의료박물관과 교육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잘 가꿔진 잔디밭과 울창한 숲, 고풍스러운 건물이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박정희 前 대통령 결혼식 장소였던 ‘계산성당’ 중구 계산동에 있는 계산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다. 1902년 건립됐으며 전체적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을 띠고 있지만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에 고딕 요소를 가미해 기품과 화려함을 더했다. 이상화 선생이 낭만주의 시로 대표되는 ‘나의 침실로’의 영감을 이곳에서 얻었다고 전해지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계산성당 마당에는 ‘이인성 나무’로 이름 붙여진 감나무가 있다. 대구 출신 천재화가 이인성이 그린 ‘계산동성당’에 나오는 나무다.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 보전된 ‘뽕나무골목’ 과거 뽕나무가 많았다 해서 뽕나무골목이라 불린다. 하지만 지금은 뽕나무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도 이 골목이 눈길을 끄는 것은 민족시인 이상화와 독립운동가 서상돈 선생의 고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1939년부터 1943년 숨지기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고택에 들어서면 이상화의 작품세계와 생애가 정리돼 있어 그의 문학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국채보상운동으로 국권회복을 꿈꿨던 서상돈 선생의 고택도 이상화 고택 인근에 있다. 이들 고택은 주변이 개발되면서 허물어질 뻔한 것을 시민들이 직접 모금 운동을 통해 지켜내 지금까지 보존돼 있다. ●170여개 약업사·한약방 등 즐비한 ‘약전골목’ 예전에 약령시로 불릴 만큼 큰 한약재시장이 열리던 곳이다. 조선 효종 9년(1658)부터 대구성 북문 근처 객사 뜰에서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한약재를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 약재시장은 우리나라는 물론 만주, 중국, 몽골, 아라비아, 일본, 베트남 등 여러 나라로 한약재를 거래해 국제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독립운동 자금과 연락의 거점이 돼 지속적인 탄압을 받다가 1941년 강제로 폐쇄된 적도 있었다. 약전골목은 골목에 깃든 한약 냄새 덕분에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많은 약재가 거래되고 있다. 이 골목 715m는 170여개의 약업사, 한의원, 한약방 등이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은 한방 관련 전시·체험을 할 수 있다. ●대구 유지들의 거주지로 유명했던 ‘진골목’ 뽕나무골목과 약전골목을 지나면 진골목이 나온다. ‘질다’는 ‘길다’의 경상도 발음이다. 진골목도 ‘긴 골목’이란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형태가 남아 있는 건 겨우 100여m에 불과하다. 진골목은 조선시대부터 그 시절 내로라하는 대구의 유지들이 살았다. 특히 대구 토박이 달성 서씨 부자인 서병국과 그의 형제들이 모여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코오롱 창업자 이원만, 정치인 신도환, 금복주 창업자 김홍식도 이 골목에 살았다. 부자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이들의 집은 화교 협회와 식당 등으로 남아 있다. 골목길 중간쯤 자리한 정소아과 건물은 대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양옥이다. 골목 입구의 미도다방은 과거 TK(대구·경북) 정치인과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곳으로 지금도 옛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오는 단골손님들로 줄 잇는다. ●김원일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배경 ‘종로’ 종로는 종각이 있는 길이라는 뜻이다. 서울과 수원 등에도 같은 지명이 있다. 조선시대 이래 대구 중심지의 도로로 경상감영과 대구 읍성의 남문인 영남제일관이 있었다. 종로는 진골목과 약전골목 인근에 있어 많은 사람이 오가는 중요한 거리였다. 특히 약전골목에서 거래되던 거액의 현금이 이곳으로 유입됐기 때문에 기생·권번과 같은 유흥시설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지금 종로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문을 열어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다. 김원일의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종로에는 소설과 관련된 그림이나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마치 소설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현진건 등 지역 문인 소개 ‘대구문학관·향촌문화관’ 중구 향촌동 옛 상업은행 건물에 들어선 대구문학관과 향촌문화관. 3·4층에는 대구문학관이, 1·2층에는 향촌문화관이 있다. 문학관에는 이상화와 이장희, 현진건 등 지역 작가를 기리는 ‘명예의 전당’과 ‘대구 문학 기록보관소’ 등이 있다. 기록보관소에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와 경북지역의 문인들을 소개해 지역의 문단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시민들이 문학을 가까이 느끼고 깊이 사랑할 수 있도록 영상관, 체험관, 동화구연방, 동화감상방, 문학서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시설을 갖췄다. 6·25전쟁 전후의 향촌동을 재현한 향촌문화관은 시인 구상이 단골로 머문 화월여관, 화가 이중섭이 내 집처럼 드나들던 백록다방 등으로 구성돼 있다. ■피란민도 웃게 한 60년 국밥史 [먹거리] ●‘매콤한 끌림’ 동인동 찜갈비 동인동 찜갈비는 대구 대표 음식 중 하나다. 1970년대 동인동 골목에 찜갈비 식당이 한두 군데씩 자리 잡으면서 시작됐다. 달서구, 북구 등지에도 ‘동인동 찜갈비’ 식당이 있지만 대구시청 인근의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에 ‘찜갈비’ 간판을 내건 업소가 12곳에 이른다. 동인동 찜갈비는 간장으로 맛을 내는 갈비찜과는 달리 빨간색이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게 특징이다. 맛의 비결은 ‘마늘과 청양고추 등이 버무려진 매콤한 양념’이다. 여기에 양념 재료의 적정한 배율, 불기운의 세기와 삶는 시간, 주원료인 쇠고기의 질 등이 잘 어우러져야 찜갈비 고유의 맛이 유지된다고 한다. 쇠고기는 양파와 함께 1, 2시간 정도 푹 삶는다. ●관광객 발길 잡는 서문시장 칼국수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에는 대구의 ‘누들로드’라고 불리는 국수골목이 있다. 이곳 말고도 인근 서남빌딩 뒷골목과 동산상가 등에 50여개 칼국수 업소가 분산돼 있다. 쇼핑을 마친 주부들이나 주변의 직장인들이 한 끼 식사를 위해 자주 들르는 곳이다. 유명 인사들도 서문시장 칼국수 맛에 반해 대구에 들르면 찾았다고 한다. 요즘은 입소문을 듣고 관광객 등 외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펄펄 끓는 솥에 면만 삶아 찬물에 한 번 헹군 뒤 멸치와 다시마로 우린 육수를 넣는다. 그 위에 부추와 삶은 호박채, 깻가루를 얹는다. 안동식 건진국수 스타일이다. 수제비와 칼제비(칼국수+수제비)도 판매한다. 이 일대에서 인기를 얻은 왕근이 칼국수는 칠곡으로 장소를 옮기는 등 영역을 확장했다. ●웰빙식 납작만두 납작만두도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다. 납작만두의 특징은 맛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존 중국만두의 느끼한 맛을 제거하기 위해 1960년대 초 처음 만들어졌다. 반달 모양으로 납작하게 빚어 한 번 삶은 뒤 이를 다시 구운 것이다. 소에는 돼지비계 등 동물성 식재료를 전혀 넣지 않는다. 반면 중국식 만두에는 들어가지 않는 당면을 넣는다. 여기에다 파·부추 등을 첨가한다. 완전 ‘웰빙식 만두’인 셈이다. 고춧가루를 뿌리고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맛이 독특하다. 요즘에는 떡볶이나 매운 야채를 섞어 매콤하게 즐기기도 한다. 납작만두는 중구 남산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의 미성당과 중구 교동시장 좌판, 중구 남문시장 내 남문 납작만두 등이 유명하다. ●6·25전쟁 때 등장한 따로국밥 따로국밥은 국에다 밥을 말아서 먹는 국밥과 다르다. 문자 그대로 국 따로 밥 따로에서 나온 것이다. 따로국밥이 등장한 것은 6·25전쟁 때다. 피란민이 대구로 모이면서 국밥 형태의 상차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밥 따로 국 따로’를 주문하면서 생겨났다. 사골과 등뼈 등을 푹 고아 낸 국물에 토란줄기와 무, 파 등을 넣는다. 여기에 소 선지를 넣어 다시 끓여낸다. 고추 등으로 양념해서 국물이 얼큰하고 시원한 게 특징이다. 중구 경상감영공원 인근의 국일따로국밥은 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벙글벙글 식당 등 유명한 따로국밥집이 대구 중구 곳곳에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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