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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문단에 슈타지첩자 충격(특파원코너)

    ◎비밀경찰 극비문서에 “동독문인 협조” 기록/최고의 작가 볼프 “동료동태 보고” 시인/“대부분 연루” 밝혀지자 독자들 등돌려 최근의 독일 특히 구독일지역의 문학계는 구동독 비밀경찰(스타지)의 극비문서 공개로 많은 문인들이 과거에 어떤 형태로든 스타지와 관계를 맺었음이 밝혀짐에 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여기에다 독일통일의 여파가 가져온 구동독 문단의 침체가 겹쳐 구동독지역의 문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문단에 특히 큰 충격을 준 것은 이른바 「볼프충격」이다.「볼프충격」이란 구동독 최고의 문인으로 동서 양진영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크리스타 볼프(63·여)가 지난달 24일 한 TV 쇼프로에서 자신이 지난 59년부터 62년 사이에 마가레트란 암호명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스타지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시인한 것을 말한다.이 프로가 방영되자 이제까지 볼프에게 찬사를 보냈던 많은 사람들이 『위선자이자 기회주의적인 첩자』라고 그녀를 맹비난하며 볼프에게 등을 돌렸다. 이같은 「볼프충격」과 함께 스타지의 비밀문서가공개돼 볼프뿐 아니라 구동독의 이름있는 문인 상당수가 볼프처럼 스타지와 관계를 맺어왔음이 밝혀지자 구동독 문단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았다.스타지의 비밀문서는 볼프외에도 극작가 하이너 뭘러,시인 자샤 안데르손과 라이너 셰드린스키 등 구동독 최고의 문인들을 빠짐없이 「비공식 협력자」로 기록해 놓고 있다. 통일되기 전까지만 해도 구동독의 문인들은 국민들로부터 높은 존경을 받았었다.TV에 제대로 된 토크쇼나 다큐멘터리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고 신문에도 읽을만한 칼럼이 없는 등 언론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독국민들은 정보에 대한 욕구를 독서를 통해 해소했었다.이 때문에 인구 1천6백만의 동독에서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작가들이 상당수에 달했다. 더욱이 소련과 중국이 지배하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동독은 자국의 독특한 문화영역을 유지하고자 문학에 대해 상당한 특혜를 베풀기도 했다.호화저택과 해외여행 등 고위직의 정치엘리트가 아니면 누리기 어려운 특혜를 많은 유명 문인들이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특혜가 아무 대가없이 주어진 것은 물론 아니다.대다수의 문인들이 스타지 요원과의 비정기적인 만남에서 동료문인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정보를 건네주어야 했다. 「볼프충격」이 아니더라도 통일이후 구동독 문단은 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과거에는 통제됐던 서방의 문명이 밀려들어오자 구동독 국민들의 관심이 책에서 다른데로 옮겨가 대다수의 서점들이 판매부진에 허덕여야 했다. 볼프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에 대해 동정적인 사람들도 당상수에 이른다.이들의 주장은 구동독의 상황에선 어느 누구라도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이며 문인 자신들이야말로 가장 큰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구동독의 문인들은 반체제와 체제의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줄타기를 해왔다.한편으론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강도높은 비난을 작품속에 담아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정보기관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 문학/(93문화계/과제와 전망:5)

    ◎한국문학 해외에 번역·소개 활발/포스트모더니즘 퇴조따라 새 이념 모색/표절시비·상업주의의 폐해 극복이 숙제/문협,세계서 활동하는 한인문인 모임 추진 표절시비로 새해를 맞은 93년도 우리 문단은 지난해에 이어 상업주의의 폐해가 계속 될 전망이다.또 90년을 전후해 이념의 퇴조속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졌던 포스트 모더니즘 문학의 부정적인 측면들에 대한 문단의 비판강도가 세지면서 나름대로 정리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념의 공동」을 대신할 진정한 형식의 새로움·정신의 자유로움을 갖추기 위한 새로운 이념의 모색이 다양한 형태로 시도될 것이다.이와함께 우리 문학을 해외에 번역·소개하는 작업도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다 신국제질서의 확립및 새로운 민간정부의 출범으로 남북한 관계 변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남북 문학계의 직접적인 교류에 대비한 준비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학의 상품화·대중화 그리고 정보산업의 발달로 인해 대중영상매체가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문학의 새 위상을 찾아나가려는 문인들의 노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는 90년을 전후해 이념의 무게에서 벗어나 가볍고 경쾌한 문학성을 보여줬던 신진 작가들의 작품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형식적인 면보다는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실존의 문제,인간성의 문제에 대한 깊이있는 탐색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으려는 작가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우리 시단에는 그동안 생태시·키치시·선시·노동시·도시시등 다양한 시들이 발표됐다.올해에도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이라는 교조적 인식으로부터 분화돼 다원화·다극화가 모색되라라는 전망을 갖는다.민중문학권도 치열한 자기반성을 통해 민중문학의 새 활로를 모색하면서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일상적인 삶의 편린에로도 시선을 돌려 작품의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문학속에서 우리문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이러한 여망이 반영돼 우선 우리문학의 해외소개에 정부의 관심이 높아져 비록 적은 규모이기는 예산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우리문학의 세계화와 창작문학에 대한 지원을 내걸고 순수 비영리문학재단인 대산재단도 지난 연말 창립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또 한국문인협회는 오는 10월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문인들을 아우르는 「범한민족문학인 협의회」(가칭)를 창립할 계획으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밖에도 미국 중국 구소련에 이어 올해는 호주 시드니에서 제4회 해외문학심포지엄을 갖기로 하는등 문단 자체적 노력이 확산되는 추세다. 남북한 문인들의 직접 교류를 대비한 준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몇년전부터 북한 문학인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신경림)의 보다 적극적인 준비작업이 그것이다.통일원으로부터 북한주민접촉승인을 받아놓고 있는 한국문인협회의 경우 오는 3월 중국작가협회주최로 중국 북경에서 열리는 「문학학회심포지엄」에 3명의 대표를 파견,심포지엄에 참가하는 북한 문인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문학 세계화 앞장”/민간문화재단 탄생

    ◎교육보험,대산문화재단설립 새해부터 본격 가동/55억 출연… 문학부문 집중 지원/문학상제정·해외소개사업 전개 문학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앞당기기 위한 순수 민간문화재단이 지난 30일 설립돼 문단의 관심을 끌고있다.이는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가 국민문화의 질적향상과 한국창작문화의 세계화를 목표로 55억원을 출연,대산재단을 설립하고 93년 공식 출범함으로써 가시화됐다. 신용호 대한교육보험 창립자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대산재단이 앞으로 추진하게 될 사업은 크게 창작문화창달사업,국제문화교류사업,연구지원및 장학사업등으로 나누어진다.창작문화창달사업의 경우 시 소설 평론 희곡 번역등 7개분야에 대한 대산문학상시상과 신진 작가들을 위주로 하는 창작문화연구지원사업등이 포함돼있다.이밖에도 문학도들에 대한 장학사업도 함께 벌여나갈 계획이다. 대산재단은 무엇보다도 우리문학의 세계화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있다.국제문화교류및 연구지원·장학사업에 대한 지원청사진은 보다 근본적인 부분을 아우르고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국제심포지엄및 해외저명문인 초청세미나개최는 물론 우리의 창작문화물을 외국의 한국문화전문기관 또는 연구가로 하여금 번역,이를 보급할 계획이다.여기에는 우리창작문화의 세계화와 출판문화의 선진화를 앞당긴다는 의도가 들어있다.또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외국의 연구기관이나 연구인을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한국학에 대한 관심및 수요를 늘려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재단측은 우선 사업 제1차연도인 93년 예산으로 6억원 가량을 잡아놓았다.이는 문예진흥원의 92년도 예술진흥사업중 문학부문예산 6억2천여만원과 거의 맞먹는 규모이다.특히 문학진흥예산 가운데 문학창작이나 한국문학해외소개사업부문의 순수예산을 합쳐도 3억5천여만원밖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지원은 문학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호이사장은 재단의 설립이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상업주의의 횡행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가 되길 기대했다.추진사업의 결과에 따라 출연기금을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신이사장은 또 연차적으로 문학이외에 다른 문화분야로 지원사업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재단측은 신설되는 대산문학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장르마다 창작문화인과 전문가로 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공평성을 유지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또 정부가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사업과의 중복을 최대한 피해 수혜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문화계 사람들은 문학을 지원하기 위한 순수비영리재단의 설립을 크게 환영하는 한편 지원사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존의 각종 단체들과 연대는 하되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국내 기업들의 문화사업에 대한 지원이 극히 빈약한데다 문학창작활동에 대한 문예진흥원의 지원규모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때 문학이라는 단일 문화장르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목표로 한 비영리재단의 설립은 한마디로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올해 북녘문단의 흐름을 분석하면(오늘의 북한)

    ◎김정일찬양 시·소설 “홍수”/영도력 치켜세워 후계당위성 강조/평론·연재물 등 전체의 30% 차지/원로작품 거의 안보여 문단 세대교체 이룩 『오,그이시다/전민,전군이 우러러 받드는/그이가 우리의 최고사령관! 그이가 우리의 김정일 동지!…』 북한의 대표적인 월간 문학잡지 「조선문학」 7월호에 실린 김정일을 찬양하는 「오,그이시다」라는 시의 첫머리 부분이다. 북한의 올 문학작품들은 김정일을 찬양하는 이같은 시와 소설 등을 예년에 비해 유난히 많이 게재했다.북한의 문학작품에서 김정일의 찬양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5∼20%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 들어서는 25%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월부터 10월말까지 「조선문학」에 실린 약 2백50편의 시와 소설 가운데 70편이 김정일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오 그이시다」 등 나와 이같은 김정일에 대한 찬양물 증가는 최근들어 강화되고 있는 이른바 「김정일 후계자론」의 대대적인 선전과 관계가 있으며 「당 정책선전의 도구」로 규정된 문학작품을 통해 김정일 후계체제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올해 발표된 대표적인 김정일 찬양물로는 「그이는 우리의 최고사령관」「오,그이시다」등의 시가 꼽히고 있다.이 시들은 지난해 12월 김정일이 북한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것을 소재로 김정일의 영도력을 찬양하는 것들이다. 김정일 찬양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는 김정일의 「영도력」「위대성」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들의 양산을 촉구하는 논설·평론이 연이어 「조선문학」등에 게재되고 있는데서도 나타나고 있다.지난 2월호 「조선문학」에 게재된 한 논설이 대표적인 것인데 이 논설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위대성을 형상하는 것은 우리 문학이 누리는 최대의 영예와 특전』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조선문학」,신격화에 앞장 이같은 논설 등과 함께 「조선문학」에 「백두광명성 전설」이라는 연재물이 고정적으로 게재되고 있는 것도 북한의 문학작품에서 김정일 찬양물이 늘어나고 있는 직접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하늘의 계시를 받은 집」「만병초」「룡마바위,장검바위」「지동이 일다」등이 금년 「조선문학」에 게재된 이 「백두광명성 전설」이라는 연재물의 작은 제목이었으며 내용은 모두가 김정일의 출생을 「신비로운 하늘의 조화」 등으로 신격화시킨 것이다. 80년대 중반이후 발표된 김정일 찬양시 가운데 성과작으로는 「밤하늘에 내리는 눈송이야」「김정일화」「그 품 떠나 못살아」「사랑의 미소」「빛나라 정일봉」이,소설로는 「불 구름」등이 꼽히고 있다.「밤하늘에 내리는 눈송이야」등의 시는 모두 가요의 가사로 만들어 진 것이며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에 대한 전 인민의 환희와 긍지,흠모의 정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중 「불 구름」은 김정일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김정일이 어릴 때부터 『영특하고 효성이 깊었다』는 점을 내세워 이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위대성은 로동계급의 수령의 후계자로서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높은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작품이다. 김정일 찬양물 다음으로 금년 북한 문학작품에서 많이 다루어진 주제는 「인텔리 형성과 지성세계 묘사」이다.이 주제는 「사회주의 고수」라는 북한의 정책과 관련,당원및 청소년계층의 사상무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할 목적으로 많이 다루어 졌으며 북한의 평론가들은 「지성도=사상적 풍모」라는 등식을 내세워 이 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주의 고수 내용 늘고 이 주제를 다룬 최근의 주요 작품으로는 「청춘송가」(남대현),「량심과 운명」(리동구),「후대의 길」(리호인),「생활의 언덕」(김교섭),「생명」(백남룡)등이 꼽히고 있다. 올 북한 문학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세대교체가 거의 이루어진 점이다.북한 문단에서의 세대교체 바람은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기 시작했는데 금년에는 지난해에 간간히 모습을 보였던 원로 작가들마저 거의 자취를 감췄다.지난해 모습을 보였던 원로작가는 백인준 이병철 조영출 정창윤 김보행 심보원 등이었으나 금년에는 석광희 신진순 등만이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북한 문단의 세대교체 바람은 해방이후 주류를 이뤄왔던 일부 월북 문인들과 북한출신 작가들이 80년대 중반이후 대부분 고령으로 사망하거나 집필이 어려워 은퇴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다.
  • 21세기로 가는 길(정근모/과학논평)

    ◎노벨상 행사주간에 부쳐/“과학기술문화에 멋과 품위를”/북구 중소선진국들의 개발전략 모델로 삼을만 북구의 겨울은 함뿍 쌓인 눈과 긴 밤의 연속으로 우리의 겨울보다 훨씬 지루할것 같다.그러나 인간은 항상 환경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역경을 오히려 발전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북구의 나라들 즉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등이 모두 과학기술 선진국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어느 나라들보다도 능률적이고 선도적인 국가과학기술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우리가 세계강국들인 G7 국가들을 쫓아가지 위한 선진과학기술체계를 이루려면 사실 G7 국가들보다는 알뜰하고 논리적이며 선구자적인 진정한 과학기술선진국들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특히 21세기를 바라본다면 첨단기술의 진수를 이해하고 과학기술문화를 터득하고 있는 이들 중소국가들의 개발전략과 국제화사회에서의 역할이 귀중한 모델이 될 것이다.특히 이들 중소 과학기술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멋있는 과학기술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앞으로 발전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사회의 모습들도 빗대어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능률 선도국 북구의 핵심도시 스톡홀롬은 12월 둘째주가 가장 두드러진 학술문화주간이 된다.1주일 내내 전 세계의 학술계와 문학계의 관심이 스톡홀롬으로 쏠리게 된다.바로 이 주간이 「노벨주간」이기 때문이다.12월10일 노벨상 시상식및 축하만찬이 있기 전에 스웨덴의 여러 학술원 아카데미들은 1년을 걸려 준비한 기념학술강연회및 축하행사를 거행한다.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아카데미는 전통의 문학행사를 주관한다.전 세계 문인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인정하는 노벨문학상은 어떤 면에서 보면 노벨상중 가장 국제성을 띠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문학상 심사위원회에서는 시와 소설을 통한 인류의 깊은 정서를 충실히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권의 생명력있는 작품세계를 항상 찾고 있다.이에 비하면 스웨덴 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부문상들은 노벨상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다.물리학상및 화학상은 바로 현대 과학기술의 산역사를 대변하고 있고 노벨상의 가장 높은 권위를 유지시키는 기반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물론 카로린스카의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의학상도 학문적인 정직성과 인류복지에의 공헌도에 있어서 여타부문에 못지 않는 무게를 지니고 있다.나중에 만들어진 경제학상은 경제학의 학문적인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그 의의가 크다.그러나 노벨상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많은 부문은 역시 평화상이다.노벨은 그의 유서에서 그 자신의 필생의 산업공헌인 다이나마이트가 전쟁무기로 기억되게 하고 싶지 않음을 명백히 지적하고 그때문에 인류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공헌한 인물이나 단체에 평화상을 수여하도록 갈망했던 것이다.현명한 스웨덴사람들은 이 평화상의 선정과 시상을 인접국인 노르웨이 국회에 일임하였다.중립국을 표방한 스웨덴이지만 인류평화에의 기여를 판정하는 일마저 스스로의 관여를 자제함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다.평화상의 선정이 그만큼 어렵고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미리 내다보았던 것이다.사실 이러한 판단은 옳았다.전후 일본의 복구 부흥을 인정받고 싶었던 일본의 정계및 재계는 노벨재단에 상당액의 기부금을 헌금하고 그들이 선정한 수상후보자에 대한 과장된 선전을 함으로써 사이토 전 일본수상이 평화상을 받도록 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그 심사결과가 발표되고부터 오늘날까지 그 선정이 잘못되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무엇보다도 노벨상관련자들이 수치로 생각하는 것은 권위있는 노벨상을 돈과 로비활동으로 차지해버렸다는 점이다.노벨상은 돈이나 로비활동에 좌우되어서는 안되는데 그만 요령좋은 일본의 꾀에 넘어갔다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고 커다란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어둠이 차오는 스톡홀롬 시내 한복판의 콘서트 홀에서 거행되는 시상식에는 전세계에서 초청된 학자들과 스웨덴주재 외교관들이 참석한다.품위있는 음악이 흐르는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모슬로에서 수여되는 평화상을 제외한 다섯부문의 수상자들에게 스웨덴국왕은 메달과 상금증서를 수여한다.연미복 정장 차림의 참석자들이 보내는 뜨거운 갈채속에서 수상자들은 그들 생애의 가장 감격적인 시간을 갖는 것이다.물론 이 시상식에는 정치인의 연설도,주최국 스웨덴에 대한 과시도 없다.오직 학문에 초점이 모아져 있고 주인공들은 수상자라는 것이 너무나 뚜렷하다. ○학문적 순수성 존중 저녁 축하만찬은 타운 홀에서 열린다.국왕부처와 수상자들이 주빈이 되는 이 만찬에서 수상자들은 짤막하게 수상 소감을 말한다.만찬 역시 분위기에 맞춘 음악프로그램이 인상깊다.한 겨울 북구의 추위는 오히려 이러한 문화학술행사의 향취를 더욱 돋우어준다.해학이 넘치는 수상자들의 짤막한 이야기들은 더욱 더 과학기술문화의 진수를 맛보게 하는 것이다.이번 12월10일에도 노벨상 시상행사는 어김없이 거행될 것이다.이러한 시간에 우리는 금품선거와 원색적인 말싸움으로 이전투구식의 대통령선거를 치른다는 것이 창피하다기보다는 서글프기만 하다.21세기 과학기술문화는 돈으로만 살수없고 거기엔 기본적인 멋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문학평론가 이광호씨,민족문화권 젊은시인 작품 분석

    ◎민족문학/“탈이념 추구 서정성 확보”/80년대 선배시인들의 추상성 극복/현실직시로 새로운 문학정립 노력 조정국면을 맞은 90년대 문학의 현주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이른바 민족문학진영의 신예시인들이 발표한 시를 총체적으로 점검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문학평론가 이광호씨가 문학계간지 「창작과 비평」겨울호에 기고한 「절망과 희망의 전위:90년대의 젊은 시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비평은 90년대 벽두에 활동을 시작해 최근 첫시집을 낸 젊은 시인 8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특히 평론가인 필자가 민족문학권에 속해있지 않아 작품에 대한 평가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견해들이 제시됐다.이글에서 다루고 있는 시인들은 정종목 신동호 김주대 박남원 오민석 이원규등 모두 8명.그는 이들 작품이 『당파성에 경도돼 도식성과 추상성이 노정됐던 80년대 선배시인들과는 달리 어법이 비교적 가라앉아 있고 체험적 진실로부터 배어나온 서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예민한 감수성과 다양한 시적 방법으로 각질화된 현실을 직시한 이들의 시는 90년대 초반의 젊은 시인들이 처한 정신적 입지를 드러내주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있다고 진단했다.특히 『생활영역에 대한 관심과 체험적 진실의 천착,구체적·시적 형상으로 제시된 풍부한 서정성,관념적인 당위적 인식을 딛고 확실한 희망에 기대려는 태도는 민족문학의 내일을 일구어나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이들 시에서는 80년대 선배시인들이 보여준 파괴력과 준열한 시대정신의 체현이 결여돼있음도 간과하지 않고있다. 그는 이들에게 주어진 두가지 문학사적 요청을 제시했다.진보적 문예운동의 활기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전망을 재구성하는 것과 자기반성 구조가 결여된 80년대 시의 이념편향성이 가져온 추상성을 견제,민족문학의 토착적 전통과 유산을 재해석하는 일이다.또 이글은 고은 신경림 이시영 김명인등으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들 젊은 시인들의 시는 『우리문학의 토착적인 전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80년대시인들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시적 역량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작품속에서 80년대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읽어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그러한 가능성은 민족문학진영의 젊은 시인 30여명이 지난 9월 「시와 인간」동인을 결성,창작집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를 펴내고 변화된 문화지형속에서 「민족시」의 새좌표를 모색하고 나선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시집 머리말을 통해 이들은 어떠한 패권주의나 배타적 문학논리도 거부하며 민족문학의 이념적 정당성에 대한 과신이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삶의 일상성 이면에 도사린 모순과 허구성을 깨뜨리는 가운데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리고 실천문학사에서 최근 나온 이재무 서홍관등 두사람의 시집 역시 변화된 민족문학권의 좌표설정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 한·중·일 3국 최신장비 갖추고 공조체제 강화

    ◎동북아,천문학연구 새 지역 부상/내일부터 대전서 6개국학자 130명 모여 국제회의/고감도 전파수신 등 신기술 첫선/우주유기물 80여종 발견 성과도/45m·14m 망원경 가동,우주신비 벗기기 “구슬땀” 동북아지역이 밀리미터파천문학 적외선천문학등 최신 전파천문학의 새로운 연구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파천문학연구는 고가의 장비와 고난도의 수신기술,거대한 연구규모등으로 인해 미국 유럽등 서구 선진국들이 독점하다시피 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한국 중국등 동북아지역국가들이 전파망원경등 장비를 차례로 갖춰 나가고 지역협력을 강화해 가기 시작함으로써 이 지역이 새로운 연구중심지로 부각될 전망이다. 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한국천문대및 천문학회주최로 대전 아드리아호텔에서 열리는 「제2차 밀리미터파및 적외선천문학 동북아지역 국제회의」는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천문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0년 중국의 제1차회의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대만 미국등 6개국 천문학자 1백30여명이 참가,최신 관측기기와 밀리미터파및 전파천문학 연구결과에 대한 논문 40여편을 발표한다. 이번회의는 특히 45ⓜ 전파망원경을 갖고있는 일본의 천체의 화학조성및 화학진화,별탄생,우리은하계의 구조등에 관한 세계수준의 연구결과와 최근 14ⓜ 전파망원경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한국 중국의 관측결과들이 발표돼 활발한 토론이 예상되며 기기개발분야에서는 인공위성등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고감도 고정밀 전파수신기술들이 소개돼 천문학은 물론 우주통신 레이더 원격탐사부분 전자공학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것으로 예상된다. 전파천문학은 우주의 여러 천체로부터 방출되는 전파를 전파망원경으로 관측,그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별의 생성과 소멸,은하계의 구조와 운동등을 밝히는 학문이다.성운,별의 대기,은하등에서 방출되는 전파는 이들천체내에 존재하는 각종 원자나 분자들이 하나의 에너지상태에서 다른 에너지상태로 옮겨갈때 남는 에너지가 전파의 형태로 방출되는 것으로 19 31년에 처음 발견돼 60년대이후 전자공학의 발달과 함께 천문학사에 획기적인 대발견들을 이룩해냈다.현재 인류가 발견한 천체중 가장 원거리에 있으면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팽창하고 있는 퀘사와 고속으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우주탄생의 기원을 말해주는 대폭발(빅뱅)의 우주배경복사 전파,현재 별탄생이 진행되고 있는 극저온의 분자운과 우주에서의 생명체 탄생 가능성을 시사해주는 여러종류의 유기물질을 포함한 80여종의 성간분자등이 우주전파의 관측을 통해 발견된 것들이다.이같은 발견은 종전의 빛을 통한 광학적인 관측수단으로는 볼수없었던 전혀 새로운 현상들로 인간의 우주관을 급격히 확대시키고 우주의 신비를 벗겨주는 획기적 계기를 제공했다. 전파는 파장에 따라 미터파,센티미터파,밀리미터파로 나눠지며 밀리미터파천문학은 이들중 파장이 가장 짧은 밀리미터파영역을 통해서 천체를 관측하는 분야다.적외선천문학은 가시광 영역과 전파사이에 놓여있는 적외선영역(파장 0.7∼1천 마이크로미터)을 통한 천체관측연구.미국 유럽등의 천문학계는 이를 위한 전파망원경을 다투어 설치하는 외에 세계각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계획,우주공간에 전파망원경을 띄워 지상과 연결하는 우주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계획등을 추진,전파천문학 연구를 심화시켜왔다. 그러나 동북아시아권에서는 80년대에 45m 전파망원경과 10m×6기 전파간섭계를 건설한 일본정도가 새로운 성간분자 발견등 세계수준의 연구성과를 내놓았던 실정.박홍서천문대장은 『이제 한·중·일 3국이 대형장비를 갖추고 공동연구체제를 구축한 만큼 본격적인 연구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 신정현교수가 본 월코트/특수한 가정환경속 경험을 시어로 표출

    국내 영문학계에서 유일하게 월코트에 대해 알고 있는 현대영문학 전공의 신정현교수(서울대영문학과).그는 우선 서구문단에서 월코트의 명성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말한다. 신교수가 소장한 미국의 「현대문학 비평모음집」(Contemporary Literary Criticism)」(Gale Research Company간)5권에는 각권마다 월코트에 대한 평문이 실려있다.그러나 불과 4∼5쪽을 넘지 않을 정도여서 월코트에 대한 인식은 미미하다는 점을 밝혔다.다만 거기에 나타난 월코트에 대한 평가는 비록 양은 적어도 매우 특별하게 기술됐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신교수는 설명했다. 지난 1962년 「푸른 밤에」란 시를 대표작으로 하여 이때부터 문제작가로 주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월코트는 그가 살아온 라틴아메리카적 경험을 작품속에 용해시키고 있다는게 신교수의 분석이다. 월코트는 라틴아메리카가 세계인들로부터 소외받아온 감정을 포스트모던적 작품으로 승화시켜왔다.그래서 현대사회속에서 익명적이고 기계적인 인간관계와 소외감을 함께 맞물리는 시적주제를 등장시켰다. 그러나 그의 시속에 나타나는 감수성은 포스트모던적이지만 그의 시어들은 포스트모던적인 소박함보다는 높은 품격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신교수는 특수한 환경속의 경험을 새롭게 조율한 시어로 창출해내는 월코트의 문체는 훌륭한 화음으로 승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교수는 이번 월코트의 노벨문학상 수상 원인작은 19 90년작 「오메로스」로 추정하고 있다.
  • 서정/서사/희곡/교술/“문학4분법이 타당”(저자와의 대화)

    ◎「한국문학의 갈래이론」 등 2권펴낸 조동일교수/신문칼럼·다큐멘터리 등 교술에 해당/사회적 영향력 막강… 문학권유입 필요 『최근 허준,이지함,김시습과 같은 실존인물을 소설화한 「소설 ○○○○」들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교술이 다시 활기를 띤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문학을 서정,서사,희곡 등 셋으로 나누는 기존의 갈래 이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서 교술을 추가하는 4분법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20여년동안 일관되게 펴온 조동일교수(54·서울대)의 얘기다.그는 최근 「한국문학의 갈래이론」(집문당 펴냄)과 「민중영웅이야기」(문예출판사)등 자신의 이론을 정리한 2권의 책을 펴냈다. 『「소설 ○○○○」은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옮긴 것도 아니고 전혀 사실과는 무관하게 허무맹랑하게 지어낸 것도 아닌 서사와 교술의 중간꼴입니다』 조교수는 실제 문학 작품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교술을 「아이들이나 보는 것」「잡문」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그는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정을 「노래」,서사를 「이야기」,희곡을 「놀이」라고 한다면 교술은 「말」이 어울린다며 다큐멘터리,신문 칼럼,전기,수필 등이 여기 해당하고 옛 가사문학도 여기 포함된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현대의 신문칼럼과 다큐멘터리 등은 살아 생동하는 문학적이며 기능적이고 영향력이 큰 글이므로 문학이란 제도권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조교수가 펴낸 2권의 책은 그동안 자신이 일관되게 펼쳐온 문학 이론에 관한 학문적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애당초 서구에서 유래된 문학 3분법을 부정하고 독자적인 4분법을 주장하게 된 것은 판소리,서사민요,영웅전설,한문소설 등 우리의 중세문학에 관한 재평가에 첫째 목적이 있었습니다』 조교수는 이것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3세계 문학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인다.그는 같은 뜻으로 소설의 뿌리에 관한 이론도 시작됐다고 말한다. 『똑같은 문학현상을 놓고 논자의 역사적 위치와 이론을 전개하는 시기,기본논리구조에 따라 새로운 문학이론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누구의 이론이 세계문학의 보편성을 논하는데 더 적합하고 유리한가 하는 점이 중요할 뿐입니다』 조교수는 소설이 근대 서양의 브루조아 시민사회에서 비로소 생겨나 전세계의 다른 사회에 이식됐다는 기존의 이론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다.그는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비교문학회에서 발표한 「서사시의 전통과 근대소설」이란 논문을 통해 인도·아랍·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소설이 자생적인 기원을 가지고 있음을 세계문학계에 납득시켰다. 이 논문은 「한국문학의 갈래이론」에 실렸다. 조교수는 각 나라마다 고유의 설화,야담,고전소설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소설의 자생적 뿌리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이번에 나온 책을 포함,지금까지 국문학에 관련된 주요저서만 29권을 출간한 조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일본·베트남 등의 문학사를 비교한 「동아시아 문학사 비교론」을 집필하고 있다.
  • 대하소설 「빙벽」 완간 고원정씨(인터뷰)

    ◎“터부시해온 군대얘기 작품화에 자부심” 『군대를 살아있는 인간의 집단으로 그린 최초의 소설을 썼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조리에 대항하는 개인들의 투쟁 기록을 담은 고원정씨(36)의 대하소설 「빙벽」(전9권)이 최근 완간됐다.제8권이 90년 9월 나왔으므로 마지막 제9권이 나오기까지 거의 2년 가까운 공백이 있었으며 제1권이 처음 선보인지 3년만에 작품의 완전한 모습이 드러난 셈이다. 고씨는 당초 「빙벽」을 10권까지 예정했다. 그러나 90년대의 시대 상황이 80년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제4부(제10권)는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힌다. 「빙벽」의 두 주인공 박지섭과 현철기는 작가의 「양분된 자아」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우유부단하게 대처하고 자기합리화에 애쓰는 지섭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희생을 무릅쓰는 철기는 모두 우리에게 내재된 두 가지 모습입니다』 그는 작품속에서 현철기 소위의 극도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대체적으로 미화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도 현소위의성장배경을 절묘하게 배치하여 혹시 반감을 가질지 모르는 이해관계자의 노골적인 반발을 잠재우는데 성공한다. 고씨는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우리 문학계에서 터부시되는 소재이던 군대문제를 작품화하는데 성공했다. 두 주인공의 성장배경은 다름아닌 고씨의 가족사이다.고씨는 자신의 조부가 구한말인 1907년 제주도로 귀양온 박영효에게 입양됐다가 파양된 사실이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파양 이유에 대해서는 몰랐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정말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인다. 고씨는 앞으로 미래의 독자보다는 당대 독자들을 위한 소설을 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한창 잘 「나가는」작가다.현재 신문·잡지 네 군데에 연재하는 소설만 해도 한달에 6백장분량을 써댄다.
  • “한·독 문학교류 가교 마련” 호평

    ◎베를린문학교류협 주최 「한국문학주간」성황/김광규·오규원씨등 9명 자신작품 낭송/현지문학인·독자 자정가까이 열띤 토론 『수직이 아니면서도/가장 곧게 자라는 나무/전기를 일으키지 않는/그 위안의 나뭇가지에/결코 앉지 않는/거룩한 새/…날다가 죽어 털썩 떨어지는/오리는 얼마나 부러운 삶이랴/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곳/그 먼 곳을 유유히 넘나드는/축복받은 새/나는 때때로 오리가 되고 싶다』 독일시인 하랄드 하르퉁씨가 『반제호반에 황혼이 지는 시간에 한국의 시를 읽는 기쁨이 크다』면서 「물오리」를 비롯,김광규시인의 시 10편을 독일어로 낭송했다.시인 자신이 한국어로 낭송한 다음이었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모두들/관리가 되려고 했다…』로 시작되는 우화적인 시 「삼색기」가 낭송될 때는 객석의 독일 독자와 문인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언어의 장벽을 넘어 시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낭송이 끝난후 하르퉁씨는 『거룩한 새로 표현된 물오리가 다른 한국인들에게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아니면시인 자신만 갖고 있는 시화된 의미인가?』란 질문을 했고 훔볼트대의 전코리아연구소장 헬가 피히트교수는 『프라하에서 열린 한국문학번역자대회에서도 「상징」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물오리는 한국인에게 성실성의 상징인가 아니면 사랑의 상징인가? 한국전통시의 은율과 이 시의 관계는?』등의 질문과 함께 『독일어 번역이 잘된듯 싶다』고 평했다. 베를린문학교류협회(LCB)가 한국문인 9명을 초청,반제하우스에서 지난 13∼16일 가진 한국문학주간은 이처럼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첫날은 문학평론가 김병익씨가 이 행사의 주관자이자 LCB의 제2대 회장인 평론가 카를 리하교수(지겐대)와 함께 「현실과 언어,그 치열한 긴장」이란 주제아래 한국현대문학의 조류를 한국사회의 발전양상과 관련지어 조망하는 발표를 했고 둘째날부터 소설가 홍성원(이리나 리프만)김원일(클라우스 슐레징거)김주영(한스 요하임 쉐틀리히)씨와 시인 오규원(두르스 그륀바인)김광규(하랄드 하르퉁)김혜순(유디트 쿠카르트)씨가 각각 자신의 파트너 독일작가들과 함께 단편소설의 일부구절 또는 시를 낭송했다. 직장인의 참여를 위해 매일 하오8시에 시작된 이 행사는 주최측의 예상과 달리 90여개의 객석이 항상 메워진채 자정이 가깝도록 토론이 계속되는 열띤 분위기를 유지했다. 서베를린 지역의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과 동베를린지역의 일간지 베를리너 차이퉁은 이 행사를 문화면의 주요 기사로 다루었고 김광규시인이 자유베를린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타게스 슈피겔지는 이 행사가 『생소한 문학세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으며 앞으로(한국과 독일문학의)밀접한 상호교류의 가교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비록 번역과정에서 언어의 심오한 맛이 전달되진 못했어도 오규원의 시낭독은 그 시가 내포하고 있는 미묘한 분위기가 강한 극광처럼 빛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바로 이점이 시적 이해는 언어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같은 감정을 불러 일으키게 할 수 있음을 증명한 예』라고 극찬했다. LCB의 창설자이자 문학계간지 「과학기술시대의 언어」편집인인 발터 횔러러씨는 행사기간중 발표된 한국문학작품의 독일어 번역본을 모두 읽고 오규원 김광규 김혜순시인의 작품들을 「과학기술시대의 언어」에 우선 싣고 다른 작품들도 가능한한 빨리 독일의 문학전문지에 실리도록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주최측의 자체평가에 의하면 한국고유의 전통적 창작기법에서부터 유럽과 공통된 문학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문학이 독일독자들에게 비교적 잘 전달됐다는 것이 이번 행사가 거둔 큰 성과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국문학이 독일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1차 번역된 작품을 독일쪽 현역작가와 원작자의 토의를 거쳐 다시 손질하며 완전한 이해를 도운 파트너 작가제의 진행방식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파트너 작가제는 한국작가와 독일작가의 창작경험을 나누는 중요한 교류의 계기도 됐다. 또한 동베를린 지역 훔볼트대 한국학교수진이 마지막날 종합토론에 참석,『엄청난 양의 남한문학을 처음 접한다』면서 옛 동독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인력의 활용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 행사가 거둔 의외의 한 성과였다. 카를리하교수는 『한국문학을 독일에 소개한 첫 시도로선 대만족이다.두나라 문학세계를 좀더 넓게 이해하기 위해 이런 행사가 계속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애향심으로 쓴 소설가의 부산역사

    ◎최해군씨,「부산항­부산의 정체와 이면」 펴내/바다통한 외세영향 충실히 기술/연대기형식 탈피,사건위주 전개 내륙 중심이 아닌 바다 중심의 시각에서 쓰여진 부산사가 한 소설가에 의해 출간됐다.항도 부산을 무대로 삼은 장편소설 「부산포」(전3권)를 지난 87년 출간한 소설가 최해군씨(67)가 이번에는 바다를 통한 외세의 영향을 충실히 반영한 부산지역사 「부산항­부산의 정체와 그 이면」(도서출판 지평간)을 펴낸 것. 이번에 나온 「부산항」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며 최대 항구도시인 부산시에 대한 정당한 자리매김을 시도한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즉 지금까지 부산지역의 역사서로 나와 있는 것은 부산시사편찬위원회가 행정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고 펴낸 「부산시사」(전6권) 뿐이었으나 이번 「부산항」은 관주도의 역사편찬과는 다른 시민속에서 우러나온 역사기술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최씨는 『우리나라의 지방 도시는 불행하게도 독자적인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따라서 지방사를 쓰려고하면 중앙의 역사에서 되베껴 와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적인 부산사 「부산항」은 동북아시아 대륙에서 불거져 나온 반도의 동남단 바닷가라는 지리적 조건과 그 바다로 인해 국제성을 띤 시대적 조류를 끊임없이 받아 왔다는 사실을 집필의 동기로 삼고 있다. 「부산항」에 나오는 부산의 역사는 다분히 왜구 또는 일본과의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즉 왜구­왜관­왜란­개항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뚜렷하다. 최씨는 이 책을 내는데 부산시가 펴낸 「부산시사」(전6권)과 20세기초 내한한 일본인 도갑현경이 쓴 필사본 「부산부사원고」(전6권)과 함께 이곳 저곳을 발로 뛰며 모은 자료와 책자를 참조했다.「부산항」은 정사 바깥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최씨가 밝혀낸 새로운 사실도 있다.일본이 개항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앗아간 것은 사금이라는 것이 일본측의 자료를 통해 드러난 것.부산과 원산항을 통해 사금을 밀수해 갔다는 사실은 우리 역사에서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씨는 부산지역의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90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또 그는 문학계 창작활동으로 89년 우봉문학상,90년 한국소설문학상도 수상했다.그는 90년 부산의 외형적인 모습을 소개한 「부산의 맥」(전2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 아동문학출판 “푸른시대” 예고

    ◎저질출판물 감소·각종문학상 제정등으로 활기/선거로 불황계속… 아동투자에 눈돌려/대규모 창작동화·동시·번역물 기획­출판 지난해부터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보여왔던 아동문학·출판계의 활성화 움직임이 올해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우량 어린이도서가 대거 쏟아져 나왔을 뿐만아니라 많은 출판사들이 아동도서를 기획·준비중에 있어 이에따라 아동문학작가들에 대한 집필 주문량도 늘고 있는 것.이밖에 그간의 아동문학에 대한 비하적 인식의 개선,저질 아동문학출판물의 감소화 질 향상,새로운 아동문학상의 제정 등은 아동문학계로 하여금 올해를 「아동문학 정착의 해」로 꼽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 발간된 창작동화집으로는 「아기참새 찌꾸」(곽재구),「아이야 바다는 눈물로 만들어졌단다」(김현욱),「하얀 물새의 꿈」(권용철),「정지마을에서 보내온 쌩떽쥐베리의 편지」(박문영),동시집으로는 「작은별의 소원」(오순택),「엄마와 분꽃」(이해인),번역동화집으로는 민음사의 「영미동화시리즈」,「카라」(조셉 커즌),「니니의 의문」(앨런 아킨),「마법의 수프」(미카엘 엔데)등을 들 수 있는데 예년에 비해 저질 출판물을 찾아보기 힘들며 곽재구 이해인 같은 비아동문학인의 아동문학 참여가 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함께 국민서관의 「어린이나라」「어린이와 함께 보는 창작동화집」,창작과비평사의 「창비아동문고」,서광사의 「사랑과 지혜가 담긴 동화」「철학이 깃든 동화」,현암사의 「현암아동문고」,계몽사의 「또래와토리」「계몽사 창작동화」,한길사의 「미네르바문고」,푸른 숲의 「어린이문고」,고려원의 「작은나무문고」,도서출판 산하의 「철학동화시리즈」등 여러 출판사들의 기획아동도서들이 이미 출간됐거나 출간될 예정이다. 출판사들의 이같은 아동도서 기획·출간 붐은 그동안 불황을 맞았던 인문·사회과학서적 출판사들이 돌파구로서 아동도서시장에 역점을 두기 시작한데다가 「선거의 해」라는 시기적 변수까지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올해 4대선거로 성인독자의 관심이 정치권에 쏠려 상대적으로 독서시장인 불황이 지속될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출판사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와함께 출판시장 개방으로 선진 외국아동출판물이 국내 아동도서시장을 휩쓸기 전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내아동출판물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출판인들간의 심리적 공감대 형성과 그간 아동문학출판계의 악습이었던 이른바 「매절」이 지양되고 있는 측면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출판사가 다른 출판사에게 원고를 팔아넘기는 이른바 「매절」의 유효기간이 3년으로 지정됨에 따라 원고를 팔아넘기기보단 직접 출간에 나서는 출판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들의 아동도서 기획·출간 붐에 따라 아동문학인들에 대한 청탁도 폭주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동화부문만 해도 발간된 동화집 및 소년소설집 약3백종,일반아동지·아동신문·지방아동문학회지에 발표된 작품 약 7백여편,그외에도 사보나 주부잡지·가정학습지 등에까지 발표된 작품까지 합하면 줄잡아 8백∼9백편 정도가 발표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근년에 들어 동화의 발표지면은 더욱 다양해져 최근에는 낚시잡지에까지 동화가 실리고 있으며 발표자도 현역동화작가의 수요와 거의 맞먹는 약 2백명선에 이르고 있다.최근 아동문학계도 「산문의 시대」에 접어들어 동시보다는 동화창작이 부쩍 느는 추세로 동시인 뿐만아니라 곽재구 임철우 윤후명 원재길씨등 성인문학작가들까지 동화창작에 뛰어들고 있으며,이미 인기동화작가로 확고히 자리잡은 권정생·정채봉씨 외에도 최근에는 김목 김상삼 김병규 김여울 김학선 류근원 배익천 윤수천 이슬기 이영두 이준연 임신행 정진채 조대현씨 등도 새롭게 인기작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아동문학 출판계의 활성화와 관련된 고무적인 현상으로 올해 아동문학단체들의 통합과 「한국아동문학상」(한국아동문학인협회)과 「황금도깨비상」(민음사) 등 아동문학상의 추가제정을 들 수 있다.아동문학계는 지난 1월25일 모임을 갖고 「한국아동문학가협회」와 「한국현대아동문학가협회」,그리고 「한국아동문학회」 일부가 연합한 통합단체인 「한국아동문학인협회」를 출범시켰었다.
  • 연대 일산천문대 폐쇄위기/신도시공사 먼지·불빛으로 관측 불가능상태

    ◎80년 문열어 핼리혜성·19개쌍성 연구/국내최대 61㎝ 망원경등 사장될지도/이달말 관측 중단… 재원부족으로 이전도 어려워 핼리혜성관측,쌍성연구등으로 지난10여년 동안 국내 천문학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연세대 일산천문대가 일산 신도시건설로 인해 4월말로 연구관측을 중단하는등 영구폐쇄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80년 경기도 고양군 일산읍 일산리에 지름61㎝의 반사망원경과 디지털기록식 자동광전 측광기등을 갖추고 문을 연 이 천문대는 주변 신도시 건설로 인한 먼지와 불빛등으로 더 이상 연구관측을 할 수 없게 돼 이달말 문을 닫는 것이다.개관당시 일산천문대는 소백산천문대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61㎝ 반사망원경을 도입,국내의 본격적인 천문학시대를 열었다.또 우리나라 천문학의 개척자로서 19 20년대 견우성에 속해 있는 독수리좌의 별을 최초로 발견,원철성(영어명ETA)이란 이름으로 세계 천문학사에 빛나는 이원철박사의 학맥을 이어 오는데 중추적역할을 해왔다. 현재 연세대 천문대(대장·천문석천문대기학과교수)는 일산천문대를대신할 대체지로서 연세대원주 매지리캠퍼스를 선정,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망원경의 분해 및 조립,천문대건물 및 돔 건설등에 최소한 10억원이상에 달하는 이전경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사실상 일산천문대를 폐쇄하게 됐다. 이에따라 일산천문대가 지난10여년간 독보적 연구활동을 벌여온 각종 쌍성연구가 모두 중단될 위기에 있다.연세대학의 천문대는 ▲일산천문대와 ▲지름 40㎝의 반사망원경을 갖춘 연세대교내천문대 두 곳으로 모두 다 쌍성연구에 거의 이용돼 세계적인 쌍성연구의 핵심지로서의 명성을 누려왔다. 일산천문대가 수행해 오고 있는 중요 쌍성연구는 19여개,특히 세계천문학 연구사상 가장 긴 27·1년 주기의 쌍성인 마차부자리의 입실론별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어 세계천문학계의 기대를 모아오기도 했다.이밖에도 10·36년주기의 백조자리의 31번째 쌍성과 20·35년주기의 세페우스자리의 VV와 NY자리등의 연구관측도 80년대초부터 줄곧 해오고 있어 일산천문대의 연구활동 중지로 국내천문학의 연구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 됐다. 쌍성이란두 개의 별이 서로의 인력에 의해 태양과 지구,지구와 달처럼 서로의 주위를 도는 별을 말하는데 쌍성연구를 통해서 별의 무게와 밀도,구성물질과 온도,밝기와 연령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별에 대한 기초연구자료로 쓰인다. 27·1년주기의 입실론별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나일성박사(천문기상학과교수)는 『이 별까지의 거리는 약5백광년정도 떨어져 있는데 하나는 태양보다도 2백여배 이상 큰 초거성이고 또 하나는 태양의 10배정도 되는 별로서 별의 진화와 우주의 역사를 규명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기대하고 할 수 있는 대상 』이라고 말했다.나박사는 두 별이 서로를 한 바퀴 도는 오는 20 09년까지의 연구관측계획을 잡아놓고 지난 10여년간 줄곧 관측을 통해 분석자료를 모으며 연구해 왔으나 『일산천문대의 연구관측 중지로 관측의 공백을 갖게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일산 천문대는 지금까지 오규동,이용삼,정장해 김호일,김천휘박사등 주목 받는 5명의 박사와 7명의 석사를 배출했다.일산천문대는 연구 관측 중지 이후에도 당분간은 천문학관련수업등을 위한 관측시설로 이용되다가 다른 교육용도로 이용될 전망이다.현재 교육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땅은 교육부의 허가없이는 전용이 불가능하고 또 일산천문대가 자리잡고 있는 부지는 연대가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은 땅이어서 전매등을 통한 천문대시설 기금마련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관계자들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
  •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직 정년퇴임 현정준씨(인터뷰)

    ◎“우주연구에 정년 없지요”/강사로 새출발… 저술활동도 열심 국내 첫 천문학과교수인 현정준(65·천문학과)씨가 지난 2월말로 정년퇴임,서울대강사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58년 서울대에 우주와 기상에 관련한 국내 첫 학과인 천문기상학과가 생기면서 천문학강의를 시작,국내최초의 천문학교수가 된 그는 33년간의 천문학과 교수생활을 마치고 이제 신입생대상의 1주당 3시간짜리 교양과목인 「인간과 우주」를 강의하며 학자의 노년을 설계하고 있다. 『그 당시에는 천문학과 관련한 국내서적은 고사하고 영어원서조차 구하기 어려웠을 때였지요.57년 소련(지금의 독립국연합)의 세계최초 인공위성 스프트니크호 발사성공에 따라 우주공간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전세계를 압도했습니다.바로 그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다음해 서울대에 국내 최초로 천문기상학과가 생기게 됐지요』그러나 당시만 해도 마땅한 전공자가 없어 지질학과의 정창희교수(현 서울대명예교수)가 임시학과장을 맡고 천문에 대해서는 현교수가,기상에 대해서는 당시 기상청에 근무하던 김성삼씨가 각각 맡아 가르치는 형편이었다고 한다. 『이제 소백산천문대엔 24인치짜리 반사망원경이,대덕표준과학연구원 천문대엔지름14m규모의 전파망원경이 설치돼 있고 93년초 우주의 3분의 1을 탐색할 수 있는 지름1.8m짜리 광학망원경이 설치될 예정입니다.또 몇몇 대학들도 기초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장비는 갖추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천문학을 전공하고 외국유학경력을 지닌 제1세대학자군이 형성되기 시작하는등 이제서야 국내 천문학계는 출발점에 섰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달력제작등 농경생활과 항해술등 인류생존을 위해 문명의 발달과 함께 성장해온 천문학은 이제 물질과 우주의 기원및 원리를 밝히는 프런티어학문으로서 발전해 가고 있다.『천문학연구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날로 세분되어 가고 있읍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외부의 은하나 별이 보내오는 전파를 포착,분석해서 지구밖의 모습을 밝히려는 전파천문학이 가장 활기를 띠며 중심분야로서의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현교수는 『지난 40여년동안 일도 못하고 세월만 보내온 것 같아 쑥스럽다』며 한편『강의부담에서 벗어나 책도 쓰고 우주론에 대한 공부도 더 할 참』이라고 말한다.(현교수는 대우학술총서의 하나가 될 「현대물리적 우주론」을 쓰고 있다) 서울대 천문학과(학과장 윤홍식)에서는 지난주에 현교수를 명예교수로 대학당국에 추천,다음학기이전에 명예교수로 추대될 전망이다.
  • 국내 첫 「추리문학도서관」 선다

    ◎추리작가 김성종씨,부산해운대에 「추리문학관」 설립/6층 규모… 서고·열람실·소극장 갖춰/작가지망생·애호가·일반인들에 개방 국내 최초의 추리문학 전문도서관인 「추리문학관」이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세워져 오는 28일 개관된다. 국내 추리문학의 개척자이며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성종씨(51)가 사재 20억원을 들여 지난해 3월 착공하여 올봄에 완공한 「추리문학관」은 추리작가 지망생및 추리문학 애호가는 물론 문화시설이 절대 부족한 부산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8일 하오3시 추리작가협회회원,부산문인,지역유지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되는 「추리문학관」은 연건평 5백여평에 추리소설등 문학도서 1만여권과 좌석 2백개를 갖춘 지상5층 지하1층의 콘크리트건물.1∼4층은 열람실,5층은 작가 김씨의 집필실로 사용되며 4층은 김씨가 경영하는 출판사 「추리문학사」와 도서관 사무실을 겸하고 있다.일반인의 발길이 잦게 될 1·2층은 아늑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커피숍처럼 꾸며졌다.지하1층은 아직 미완이나 추리영화 상영과 추리연극을 공연하는 소극장으로 꾸며질 계획이다.탁트인 전면유리창과 난간,최소화한 기둥과 나선형 계단이 돋보이는 건물은 해발1백여m 위에서 남동향으로 바라보이는 해운대 앞바다 정경과 더불어 「추리문학관」을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하고 있다.또한 문학관계 강연회·세미나장,문학과 미술·음악등 타장르와의 만남을 모색하는 장소로도 이용될 전망이며 김씨는 작가들에게 집필실을 빌려준다는 구상까지 세워놓고 있다.이밖에 유럽·미국·일본추리작가들과의 만남과 각국 추리문학 교류의 장으로도 이용된다.1차로 오는 5월 모리무라 세이치등 일본추리작가 10여명이 「추리문학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후배들의 사기진작과 독자층의 저변확대를 위해 여러해 전부터 구상해 오던 것인데 막상 세워놓고 보니 초라하고 빈약하기 이를데 없다』고 소감을 말하는 김씨는 일반독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호응만이 추리문학관을 완성,유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장료는 무료로 하거나 1천원에 무료음료를 제공하는 두 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한국 추리문학의 불모시기였던 지난74년 한국일보 창간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최후의 증인」이 당선되어 추리문학계로 발을 내디딘 뒤 「제5열」「백색인간」「제5의 사나이」등 뛰어난 추리문학작품을 썼으면서도 당시 문단의 추리문학에 대한 배타적인 시선때문에 설움을 겪어왔던 김씨에게 「추리문학관」설립은 자못 뜻깊다.처음 집짓는 일을 경험한 김씨는 글 쓰며 틈틈이 공사현장을 감독해야 했기에 고생스러워 가끔은 괜히 일을 벌였다고 후회도 했지만 주위의 격려와 기대가 그같은 고생을 보상해 주었다고 말한다.그러나 「추리문학관」설립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 김씨에겐 아직도 많은 일들이 남아 있다.소극장을 설비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자로를 보충하며 직원 10명을 고용하면서 「추리문학관」을 제대로 운영해 나가려면 적지 않은 재원이 필요하다.당장 몇 층을 세를 내주어야할 형편이지만 김씨는 「추리문학관」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참을 수 없어 고층은 더하다고 말한다. 『이익은 생각지도 않습니다.적자를 최소로 줄이면서 어떻게든 유지해 나갈 겁니다』 전남 구례출신으로 바다와 적당한 퇴폐가 조화된 독특한 낭만이 있는 부산이 좋아 12년째 부산에 살고 있다는 김씨는 현재 세 군데 일간지에 추리소설을 연재하고 있으며 추리문학사를 설립,계간 「추리문학」을 펴내고 있다.
  • 순수문학작품이 안 읽힌다/독자들,흥미위주 역사·추리소설 선호

    ◎출판사도 유명작가외엔 시·소설 기피/“침체 장기화할듯”… 작가들 각성 아쉬워 순수문학이 압사상태에 처해 있다.90년대 들어 이념대립의 완화로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던 순수문학계가 아직도 뚜렷한 진로를 잡지 못한 채 역사소설이나 번역문학의 위세에 눌려 절멸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조연래씨의 「태백산맥」이후 늘기 시작한 대하역사소설은 최근들어 붐을 이루어 정동주씨의 「단야」,유익서씨의 「예성강」,유현종씨의 「노도」,유금호씨의 「고려무」,송기숙씨의 「녹두장군」,강준식씨의 「풍운」,정현웅씨의 「화산에 묻다」,성기조씨의 「북풍」,백용운씨의 「풍운무」등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이밖에 「소설 동의보감」에 이어 「소설 토정비결」「소설 황진이」「소설 김옥균」등 역사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같은 역사소설들중 일부는 좋은 평가를 얻고 있으나 상당수의 작품들이 고증의 불철저나 문학적 형상력의 부족,역사소재주의에의 경도 등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문제는 역사소설들이 인간이나 세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등한히 하고 다만 쉽고 가벼운 흥미거리로 널리 읽힘으로써 순수문학 독자층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87년 출판자유화조치이후 출판물량의 절대적인 부족아래 우후죽순격으로 번역되기 시작한 외국문학작품들도 최근에는 더욱 붐을 이루어 외국추리소설 번역출간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이에 따라 그동안 순수문학작품 출간에 높은 관심을 보였던 출판사들도 외국추리소설 번역출판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에 비해 순수소설이나 시 등 순수문학작품 출간은 현격히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장편소설의 판매저조는 문학출판계에 큰 충격과 파장을 드리우고 있다.지난해 입도선매식 계약으로 사랑 등을 소재로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던 장편소설의 판매저조는 순수문학의 마지막 희망마저 꺾는 것으로 앞으로 순수문학류의 장기적인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지난해 숱하게 나왔던 젊은 작가들의 소설들중 이승우 하창수 구효서씨 등의 소설만이 5천부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라서 출판사측에서도 이문렬최인호 박완서 한수산 유홍종 박영한 박범신 등 몇몇 인기작가의 소설들만을 안심하고 출판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역사소설,번역문학류의 상대적인 득세와 순수문학류의 침체는 재미를 선호하는 최근 독자들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문학을 고상한 가치를 추구하는 진지한 행위로 보는 대신 문학을 일회용 소모품 정도로 보고 즐기는 요즈음의 세태를 출판이 거스를수 없다는 것.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러곳에서 찾아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학평론가 오세영씨는 우리문학의 센세이셔널리즘적 경향이 독자들의 문학불신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요즈음 작가들의 장편소설 쓰기붐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장편소설의 전통이 짧은 우리 문단에서 장편소설이 제대로 쓰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문학평론가 박덕규씨는 『최근 장편소설이 세태소설화하며 단편소설이 가졌던 집약성을 잃고 자본주의적 현실해석을 위한 주도면밀한 인식과 경험을 수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많은 비판의시선은 문학창작의 주체인 작가들에게 쏠리고 있다.문학평론가 정규웅씨는 순문학작가들이 재미를 외면하며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전병석 문예출판사대표도 『역량있는 작가가 드물다.신인들은 열심히 하지만 지명도가 낮고 중견들은 신문연재소설이나 역사소설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작품은 좋은데 독자가 없다는 사실도 이제 작가들이 심각히 고려해야할 때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순수문학의 침체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데에 있다.일부에선 이를 일본처럼 순수문학이 퇴조하고 중간문학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기도하고 앞으로 출판시장개방에 따른 상업적 대중문학류가 독자들을 그쪽으로 길들일 거라고 우려한다.따라서 순수문학을 되살리기 위해 작가들의 각성을 요구하는 소리가 어느때보다 높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씨는 『우루과이 라운드를 이길수 있는 작가가 아니라면 모두 순수문학으로 되돌아와 중단편 창작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첫 동요집 출간60돌 윤석중씨(온고지신의 탐방)

    ◎문화계 원로에게 어제·오늘을 듣는다/“요즘 어린이 애늙은이 같아 걱정”/어린이답게 자라도록 부모 힘써야/시비가릴 판단력 교육이 가장 중요/삼백예순날 모두 어린이날 같이 됐으면 윤석중옹(81·새싹회회장)의 나이쯤에 사무실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그 나이 정도의 많은 노인들이 몸 어딘가 한구석이 불편해 자리보전하기 일쑤이고 다가온 인생의 황혼을 쓸쓸히 추스리고 있을 쯤에 윤석중옹은 아침 정시에 사무실에 출근,일과에 따른 바쁜 하루를 갖는다.그는 분명 사무실을 유지하는 가장 나이든 축에 속할 것이다. 서울 대우센터빌딩 908호.이곳이 바로 13살 때부터 무려 70년 가깝게 어린이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아동문학가 윤옹이 근무하는 새싹회 사무실이다.윤옹은 대우 김우중회장의 배려로 무료로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으며 운전사가 딸린 승용차도 이용하고 있다.윤옹이 빌딩의 로비나 복도를 걷노라면 어린 시절 그의 동요를 틀림없이 배웠을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해온다.사무실의 서쪽으로 난 창으론 서울역을 가로질러 그가 다녔던양정중고등학교와 그 맞은편 쪽에 위치했다던 소파 방정환선생이 차렸던 「개벽사」 터가 보인다. 『내가 어떻게 보입니까』 선생은 전혀 자만하지 않는 투로 자신의 건강을 묻는다.『이제 은퇴할 때가 됐지요』하고 자답하는 그의 어조엔 먼저 세상을 등지거나 사회일선에서 떠난 동료·선후배 문인에 대한 미안함이 배어 있다.하지만 그로선 은퇴가 수월치 않다.어린이를 위한다는 일이 끝을 볼 수 있는 일이 아닐 뿐더러 아동문학계가 현재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올해부터는 어린이와 관련한 갖가지 기록을 앞두고도 있다.금년은 국내 첫 창작동요집인 「윤석중 동요집」출간 60돌이 되는 해이며 내년 93년은 국내 첫 동시집인 윤옹의 동시집 「잃어버린 댕기」출간 60돌,94년은 윤옹이 동요를 쓴지 꼭 70돌이 되는 해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또한 70회째의 어린이날을 맞는 해이다. 『열두살 때(1923년)첫 어린이날을 맞았어요.그때의 어린이날은 지금과는 상황이 사뭇 달랐지요.일제하였던 만큼 민족정신 독립정신과 무관하지 않았어요.첫 어린이날에 내건 구호가 「항상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자」였던 것만 봐도 그 뜻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10년후의 조선」이란 당시 3·1운동을 치른 뒤 탄압에 못이겨 의기소침해 있던 우리 민족이 희망을 잃지 말고 자라나는 어린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뜻.그러나 조선총독부의 집회 불허로 39년부터 해방까지는 북간도를 빼놓고는 어린이날 행사가 치러지지 못했다고 윤옹은 덧붙였다. 윤옹의 동요·동시쓰기 또한 민족독립정신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세살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가인 서울 수운동에서 자랄 때였어요.밖에서 벌떼같은 소리가 났는데 알고보니 3·1운동 만세소리였어요.외할머니께서 너는 어리니까 아무것도 몰라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때부터 나라 잃은 설움을 어렴풋이 깨닫게 됐어요.그뒤 교동국민학교에 들어가니 교장도 일본사람이고 순 일본말 노래뿐이었어요.그래서 우선 우리가 우리말로 부를 노래를 위해 동요를 짓게 됐지요』 13살 때부터 동요를 짓기 시작한 윤옹은 그해 등사판 잡지를 내고 이후 20여권의 동요·동시·동화집을 펴냈으며 아직도 창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그가 지어 노래로 불리고 있는 동요만도 「퐁당퐁당」「맴맴」「낮에 나온 반달」「달맞이」「짝자꿍」「봄나들이」「기찻길옆」「새나라의 어린이」「나란히 나란히」「고향땅」「옹달샘」「앞으로 앞으로」「어린이날노래」「졸업식노래」「무궁화행진곡」등 모두 헤아릴 수 없이 많다.그리고 윤옹은 22세때 이미 소파 방정환선생의 뒤를 이어 1년간 잡지 「어린이」를 주관했다. 『소파선생께서는 아이들을 영락없이 홀렸지요.가끔 교동국민학교 맞은 편에 있는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구연을 하셨는데 오줌이 마려워도 얘기를 놓칠까봐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고무신에 오줌을 누는 아이들도 있었지요』 재미거리가 궁색했던 당시 어린이들에 비해 요즘 어린이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윤옹은 말한다.텔레비전으로 어른들이 볼것까지도 보고 팝송 유행가에 빠져 동요는 싱겁다고 부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어린이들이 일찍 세상물정을 아는 애늙은이가 됐다고 윤옹은 개탄한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자라나야 합니다.어린이가 어른 흉내를 내다보면 순수하고 바르게 자라지 못합니다.이는 국가로서도 불행한 일이지요』 윤옹은 특히 요즘 우리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일본의 상품과 문화가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한다.일본의 옷·만화·비디오 등이 어린이들의 정신을 좀먹게 한다는 것이다.다음 세대를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이같은 정신적 공해는 그대로 방치해선 안된다고 윤옹은 목소리를 높이다. 『나라를 잃고 일본사람에 대한 적개심으로 어릴 때부터 어딘가 긴장해 있던 우리 세대에 비해 요즘 어린이는 「호강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그 호강은 빚 속의 호강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큰 빚을 넘겨주고 있는 셈이지요.그런 면에서 요즘 어린이들은 겉으로는 행복하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행한 어린이들을 교육함에 있어 부모가 가장 중시해야 할 것으로 윤옹은 어린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판단력을 키워주는 일이라고 지적한다.그리고 어린이를 체벌로 다스려선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어린이는 부모들이 버릇들이기에 달렸다』며 『말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말을 그는 빼놓지 않는다.실상 윤옹은 매 한번 안들고 3남2여를 훌륭히 키워낸 아버지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윤옹은 5월5일 하루만 어린이날이 되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30년 전에 목격한 일입니다만 한 어린이가 잘못을 저질러 어머니한테 매맞게 생겼습니다.공교롭게 어린이날이라 아이를 때릴 수 없었던 어머니는 다음날 두고보자고 아이에게 말했습니다.결국 어린이날이 지나면 매맞게 되는 그 어린이에게 그날은 공포의 어린이날이 되고야 말았지요.이래서 되겠습니까(웃음)』 윤옹은 지난해 12월 미국 LA 시카고 뉴욕 워싱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제8회 「해외 새싹 글짓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우리 말을 가르치는 주말 한글학교가 5백군데로 늘었다』며 그는 흐뭇해 한다.윤옹의 올해 계획으로는 평생 숙원인 어린이를 위한 새싹 글벗집(도서관)의 기공식 및 새싹회상 발족 등이있다.아직도 「아이」임을 자처하는 윤옹은 올해는 좋은 동요나 동화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어린이는 어린이답게」란 경구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 외언내언

    우리나라에서 맨처음으로 한시를 국역한 책이 「분류두공부시언해」.줄여서 「두시언해」라고들 부른다.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를 번역한 것으로 국어 국문학적인 의의가 큰 시집이다.◆원나라 때 편찬된 「찬주분류두시」를 원본으로 삼아 두보의 시 1천6백 47편과 다른 사람의 시 16편을 기행·강하·문장등 52부로 분류하여 수록했다.책이름에 「분류」가 붙는 것은 그 때문.「두공부」의 공부는 두보가 공부원외낭벼슬을 지냈음에 연유한다.초간본은 1481년(성종12년)에,중간본은 1632년(인조10년)에 나왔다.◆초간본과 중간본의 간격은 1백51년.그런데 중간본이 초간본을 그대로 복간한 것이 아니라 교정하여 펴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15세기의 국어와 17세기의 국어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가령 초간본에는 반치음을 사용하고 있고 자음접변 현상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이에 비해 중간본에는 반치음이 없어지고 자음접변이나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난다.어휘도 어휘려니와 국어의 음운 변천 과정을 알려주는 중요한 문헌이다.◆그런 점에서 「두시언해」는 초간본과 중간본을 대조하여 보는 학문적 흥미가 있다.어떻게 달리 표기되고 있는가 하는.한데,중간본은 규장각도서 등 여기 저기에 완질이 흩어져 있으나 초간본은 전25권중 1·2·4·5·12의 5개권이 빠진 채였다.그중의 12권이 이번에 새로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다.고유어가 듬뿍 들어있는 15세기 표기의 국어국문학 보고.잃어버린 어휘가 얼마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진다.◆이제 결권은 1·2·4·5권.발견하지 못해 그렇지 어딘가에 처박혀 햇볕 볼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귀중한 자료의 발견을 국어국문학계와 함께 기뻐한다.
  • 중1 과학 주4시간으로 늘려/교육과정 개편안의 방향과 내용

    ◎중3 「생활·직업」 주당 3시간으로/국교·중학 「자유선택」 시간은 축소 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가 20일 교육부에 보고한 교육과정 개정최종보고서는 지난 9월 발표한 개정시안을 둘러싸고 국사·한문학계의 반발이 거세자 이들의 의견을 수렴,부분적으로 일부내용을 조정했지만 다가올 고도산업사회에 대비하고 교육현장의 자율성등을 추구하겠다는 의도에서 당초 마련했던 기본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 큰 특징이다. 개정시안과 비교,이번 최종보고서에서 수정·보완된 주요내용을 보면 첫째,시·도교육청이 임의로 선택하도록 했던 고교 국사는 교육부가 지정하는 공통필수과목으로 환원됐다. 그동안 국사가 시·도교육청 선택과목으로 된데 대해 국사학회등 관련단체는 물론,일반 국민들까지 「국사가 홀대받아서야 되겠느냐」며 반론을 제기했었다. 둘째,시안에서 폐지됐던 중학교 산문은 자유선택과목으로 돌려 학교실정에 맞게 이수하도록 했으며 고교의 경우 6단위였던 것을 한문Ⅰ(6단위) 한문Ⅱ(4단위)로 세분화,오히려 강화했다. 이는 우리말의상당부분이 한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다 중국·일본 등 한자문화권과의 교류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셋째,중학교 1학년 과학시간이 주당 3시간에서 4시간으로,고교 공통필수인 과학을 6단위에서 8단위로 늘렸다.이는 정보화·첨단과학화시대를 맞아 기초과학교육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기술과 가정을 통합,신설키로 했던 「생활관리」과목은 종전처럼 과목명은 살려 「기술·가정」으로 하는 대신 통합해서 가르치도록 했으며 중3학생들에게 직업·진로등을 소개하기 위해 신설된 「생활과 직업」과목은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려 조기에 장래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교 체육·음악·미술과목의 수업시간을 통합,배정했던 것도 과목간의 갈등해소와 파행적 운영을 막기위해 3과목의 배당시간을 종전처럼 각각 분리했다. 특히 체육·미술·음악을 함께 가르치는 국민학교 1·2학년의 「즐거운 생활」과목도 1학년 1시간,2학년 2시간씩 늘려 저학년의 체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 또 신설된 자유선택과목의 시간도 조정,국민학교 3학년이상 주당 1시간,중학교는 주당 1시간으로 축소했는데 이는 국민학교와 중학교가 의무교육단계이기 때문에 일정교육수준을 유지하고 보편성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조정했다는 것이 연구위의 설명이다. 이 최종보고서는 내년 상반기중에 교육과정심의회의 심의와 공청회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최종보고서는 앞으로도 변경될 소지를 안고있지만 교육과정개정의 큰 테두리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구위가 21세기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전향적 입장을 양보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사의 자질향상·교육여건개선등 뒷받침이 따라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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