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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한강 꿈꿔요”...노벨상이 몰고 온 독서·글쓰기 열풍, 이어질까[취중생]

    “제2의 한강 꿈꿔요”...노벨상이 몰고 온 독서·글쓰기 열풍, 이어질까[취중생]

    온오프라인서 퍼지는 ‘한강의 기적’SNS에는 글쓰기, 독서 모임 인증 열풍한강 작가 흔적 닿은 곳마다 인파 ‘북적’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국문학과를 졸업한 오준영(36)씨는 다시 펜을 잡기로 했습니다. 한때 소설 쓰기를 포기했던 오씨를 일으킨 건 지난 10일 밤 들려온 한강(54)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입니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배운 문학은 대부분 남성 작가의 것이었다. 여성은 글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생각에 소설 쓰기를 멀리했었다”는 오씨는 “이번 수상은 나를 포함한 모든 글쓰는 여성에게 큰 응원이 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한강 신드롬’은 얼어 붙어가던 인문학계에 한층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글쓰기 바람’이 불고, 독서 모임이나 역사 공부 모임 등이 늘어나는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깁니다. 최바다(25)씨는 “평소 한강 작품을 좋아했기에 이번 소식이 매우 뜻깊다”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글쓰기 인증을 하거나 독서 또는 필사한 책을 찍어 올리는 등 자신의 독서 경험을 나누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강의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엿새 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렸습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 기준 종이책만 103만 2000부, 전자책은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만난 이경진(64)씨는 “아이에게 한강 작가 책이 4권 있긴 하지만 각자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왔다”며 “도서관에 전자도서(e북) 예약도 했는데 대기가 18명이나 있더라”고 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책을 찍어낸 인쇄소들은 때아닌 추가 근무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열풍으로 시민들이 한강의 책만 읽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갈수록 줄어들던 독서 인구가 늘어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중 일반 도서를 한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43.0%에 그쳤습니다. 이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제2의 한강’을 꿈꾸는 이들도 있습니다. 경기 부천의 한 디자인회사에서 근무하는 윤애라(33)씨는 “글쓰기 모임에서 글을 쓰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는데 모두 내 일처럼 기뻐했다”며 웃었습니다. 윤씨는 “글을 쓸 때도 두려움을 떨쳐내기로 다짐했다”며 “소설도 써보고 기회가 되면 신춘문예에 출품도 해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직장인 임모(27)씨는 “그동안 외국 문학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 한국 문학도 더 찾아 읽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은 지역 사회 곳곳에서도 느껴집니다. 한강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이 ‘인증샷 성지’가 되면서 인근 서촌 한옥마을 일대 식당과 카페도 덩달아 인기입니다. 기념관 같은 대형 건축물은 없지만, 한강 작가가 작업한 일대를 걸으며 조용히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즐거워하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고향이자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광주도 들썩입니다. SNS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광주 여행을 하고 싶은 분을 위한 코스를 추천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광주 사람이지만 안 가본 곳도 있어서 꼭 다녀와야겠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광주 여행 가면 이대로 꼭 가봐야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한강 작가의 모교인 연세대학교도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학보사 ‘연세춘추’는 한강 관련 ‘호외’를 발간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2020년 연세대를 졸업한 박모(28)씨는 “해외에 살고 있는데 노벨상 발표 이후 주변에서 한강 작가에 관심을 보여 뿌듯하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도 한강 신드롬이 이어지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국 문학 해외 진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 개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정근 한국문학번역원 본부장은 “제2, 제3의 한강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평원(제럴드 머네인 지음, 박찬원 옮김, 은행나무) “풍경을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결국 한 사람을 타인과 구별되게 하는 것은 그가 마침내 자신을 발견한 풍경 아니겠는가?” 호주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작가 제럴드 머네인의 대표작이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됐다. 한 젊은 영화 제작자가 호주 내륙 평원에서의 경험을 회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기루 같은 풍경과 기억, 정체성을 다룬 그의 날카롭고 낯선 시각이 독특하다. “내게 세계는 주로 풍경으로 이뤄져 있다”는 머네인만의 대담하게 구축되고 아름답게 완결된 문장, 은근한 유머를 만날 수 있다. 152쪽, 1만 6800원. 언더 더 독(황모과 지음, 현대문학) “몸을 잃고 의지를 잃고도 생을 완전히 정지하지 않을 이유, 삶의 마지막 이유만큼은 스스로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신이 장난을 부린대도, 내게 환각을 안겨 준 사람들이 있대도 마지막 선택은 온전히 내 거라고 믿었는데 노아는 그마저 부정하고 있었다.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은 기꺼이 선택하지 않았다고 믿어 왔다. 그마저 착각일 뿐이었다. 다 노아가 만든 설정이었다.” 현대문학 2024년 3월호에 실린 동명의 중편소설을 개작한 작품으로, 올해 ‘SF어워드’를 받은 황모과 작가의 수상 후 첫 신작이다. 태아 유전자 편집 시술이 보편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시술을 받고 우월한 유전자를 갖게 된 편집인과 받지 못한 비-편집인으로 이분된 세계에서의 생존기를 담았다. ‘개만도 못한 존재’(언더 더 독)인 비-편집인 주인공의 추락과 파멸, 그리고 밑바닥에서 다시 희망을 길어 올리는 궤적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164쪽, 1만 5000원. 학교를 그만두고 유머를 연마했다(최민우 지음, 타이피스트) “동사무소 거울 앞에 항상 행복하세요라고 쓰여 있길래 이 건물이 내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민원 넣었다.”(‘소시민’ 중에서) 독립 문예지 활동을 하는 작가 최민우의 첫 시집이다. 그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독특한 유머로 비틀어 내고, 모순과 괴리로 가득 찬 세계를 인디 문화와 결합해 자신만의 경쾌한 상상 세계로 만들어 낸다. 이십 대를 핍진하게 그려 내는 최민우는 그 삶에 녹아든 자기 모습에서 “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라고 답한다. 172쪽, 1만 2000원.
  • “글로 세상과 연결, 책 속에서 만나고 싶다”

    “글로 세상과 연결, 책 속에서 만나고 싶다”

    포니정 시상식서 담담히 소감 밝혀“특별한 일주일, 일상 달라지지 않길”술도 못 마셔… 여행 거의 안 해못 읽은 책 꽂혀있는 책장 좋아올해 글 써 온 지 꼭 30년 되는 해마치 곱절은 되는 듯 길고 생생참을성과 끈기 잃지 않길 희망내년 상반기 ‘신작’ 출간 가능성책 관련 소통 창구 일원화 언급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랍니다.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계속 써 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54)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소중한 일상을 지켜 내는 일이었다.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HDC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강 작가는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땐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며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서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무척 기쁘고 감사한 일이어서 그날 밤 조용히 자축했다”며 “그토록 많은 분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강 작가는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은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는 저와 연결되는 통로를 통일해서 모든 혼란과 수고, 제 주변 사람들의 부담을 없애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자신이 출간한 책과 관련된 일들은 판권을 가진 해당 출판사에,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모든 일은 문학동네 담당 편집자 이메일로 창구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일주일 만에 얼굴을 드러낸 것은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모든 기자회견을 고사했던 만큼 문학계에서는 한강 작가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노벨문학상 발표 훨씬 전인 지난달 19일 이전에 결정된 행사였던 만큼 한강 작가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주최 측인 포니정재단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축하하는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한 포니정재단은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 오전 “오늘 행사는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열리며 취재진의 출입은 제한된다”며 “본 행사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으로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관련 소감 발표와 질의응답 등 다른 일정은 준비돼 있지 않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 메시지를 언론에 배포했다. 재단 측이 노벨상 관련 질의응답 등이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음에도 이날 시상식이 열리는 HDC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 인근에는 취재진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재단 측은 행사장 1층 패스트푸드점을 임시 기자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을 뿐 행사장 내 출입은 원천 봉쇄했다. 오후 4시 한강 작가가 도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강 작가를 만나기 위해 취재진은 행사장 앞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한강 작가는 재단 측과 현장 동선 등을 사전에 조율해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고 행사장으로 곧장 입장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취재진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함께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 손에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한강 작가는 인파로 인한 불상사를 우려해 시상식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지하 주차장을 통해 나갔으며, 마주친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 없이 떠났다. 그렇지만 이날 행사에서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후 소회와 포니정 혁신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그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고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으며 좋아했던 여행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읽어도 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랑하는 가족과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며 “그렇게 담담한 일상 속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으로 굴리는 시간”이라고도 했다. 차기작에 대해 한강 작가는 “약 한 달 뒤에 저는 만 54세가 되는데,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말입니다”라고도 말했다. 한강 작가는 “소설을 막상 쓰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설 때 스스로 놀라게도 되지만, 먼 길을 우회해 마침내 완성을 위해 나아갈 때의 기쁨은 크다”며 소설가로서의 보람을 고백했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한강 작가는 “올해는 글을 써 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면서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 두문불출 한강… 17일 포니정 시상식 참석할 듯

    두문불출 한강… 17일 포니정 시상식 참석할 듯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이 오는 17일 열리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문학계 등에 따르면 한강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리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번째 공식 행보가 된다. 다만 한강은 이날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지 않고 간단한 소감만 전하고 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강의 작품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이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작가가 극구 고사한 바 있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지난 11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며 기자회견을 열지 않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강은 이후 개별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 등도 사양하면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된 포니정재단은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는 단체다. 포니정재단은 지난달 19일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한 바 있다. 한강은 앞서 출판사를 통해 서면으로 전한 소감에서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 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만 했다. 한강은 오는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 이민석 서울시의원, 제17회 대한민국 자치대상 수상

    이민석 서울시의원, 제17회 대한민국 자치대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마포1)은 지난 11일 제17회 대한민국 자치대상에서 지방의회(광역) 부문 행정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대일보가 1994년부터 주최·주관해온 ‘대한민국 자치대상’은 교육계, 언론계, 문학계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한 유공자를 선정해 시상해오고 있다. 이 의원은 주민 권익향상과 잘못된 행정관행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행정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의원은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신통기획·모아타운·공공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련 갈등을 중재하고 잘못된 행정관행을 바로잡아 주민 권익향상과 주거환경 개선에 이바지해왔다. 이외에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분과위원장과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지방자치의 폭을 넓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임기 후반기 첫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도 주민밀착형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혜순·이성복·정보라… K문학의 독보적 감각, 세계가 러브콜

    김혜순·이성복·정보라… K문학의 독보적 감각, 세계가 러브콜

    김혜순 美서 문학상… 한국詩 통해이성복 시집도 내년 안톤 허 번역정보라 작품, 獨·中 번역 출간 예정지난 10일(현지시간) 한강 작가의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세계적으로 한국문학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상은 뜬금없이 이뤄진 게 아니다. 서구문학과 다른 한국문학만의 독보적인 감각을 향한 수요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이어진 바 있다. 한국에서 한강과 함께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문인은 시인 김혜순이다. 최돈미 시인이 영어로 옮긴 시집 ‘날개 환상통’이 올해 초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면서 한국의 시도 국제적으로도 읽히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국내 문학계에 심어 줬다. 김혜순은 이전에도 ‘죽음의 자서전’이 한국 시집 최초로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죽음의 자서전’은 현재 재독 철학자·번역가인 박술이 독일어로 옮기고 있다. ‘죽음의 자서전’ 독일어판은 내년 2월쯤 현지 대형 출판사인 ‘피셔’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김혜순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혀 없는 모국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낭독했는데,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시인 파울 첼란(1920~1970)의 게오르크 뷔히너상 수상 연설문 ‘자오선’에 비견된다고 평가했다. 첼란의 ‘자오선’은 현대 독일문학에서 세기의 명연설로 평가되는 텍스트다. 김혜순과 함께 한국 현대 시의 거목으로 꼽히는 이성복 시인의 시집 ‘그 여름의 끝’이 내년에 영어로 번역돼 미국 독자와 만날 계획이다. 이 시인의 책은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형 문학 전문 출판사 ‘크노프’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한국문학 작품이 소개되는 것은 2011년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이후 두 번째다. 유명 번역가 안톤 허가 번역을 맡았다. 안톤 허는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소설가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영어로 옮긴 인물이기도 하다. 안톤 허의 번역으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정보라의 2023년 작 ‘한밤의 시간표’도 독일어, 중국어로 각각 번역돼 현지에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번역가 최애영, 쥐디트 벨맹노엘의 번역으로 프랑스에 소개됐던 김숨의 소설 ‘떠도는 땅’은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올해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1차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번역가 재닛 홍의 번역으로 미국에 소개된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 하성란의 소설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는 2020년 미국 출판 분야 전문 주간지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 톱10’에 뽑히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마키노 미카가 번역한 소설가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일본서점대상을 차지하며 대중문학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최진영 소설 ‘구의 증명’(스페인어), 이유리 소설 ‘브로콜리 펀치’(스페인어), 조남주 소설 ‘귤의 맛’(독일어) 등 최근 작가부터 박태원(1910~1986) 소설 ‘천변풍경’(프랑스어) 등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까지 조만간 외국어로 번역된다. 또 한센인이었던 시인 한하운의 작품세계를 연구한 ‘한하운 평전’도 일본어로 옮겨지는 등 한국문학의 다채로운 모습이 조만간 세계인과 만나 한국문학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 한강의 힘, K문학 봄이 온다

    한강의 힘, K문학 봄이 온다

    한국어로 세계 보편성 획득… 언어 장벽 허문 번역 공도 커 바야흐로 ‘한강의 시간’이다. 지금껏 세계문학의 주변부로 존재했던 한국문학의 뿌리 깊은 열등감은 한강의 빛나는 성취로 일거에 해소됐다. 한강 이후 한국 문학사는 조금 더 세계적 보편의 시각에서 쓰일 전망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지금껏 한국 문학사에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던 ‘노벨문학상 콤플렉스’를 완벽하게 지워 낸 역사적 쾌거다. 폭력의 트라우마 속에서 유려하고 도도하게 흐르는 그의 시(詩)적인 산문은 마침내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희구하던 경지에 당도했다. 한강에게는 여러 가지 ‘최초’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앞서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을 때도 그는 ‘아시아 작가 최초’였다. 이번 노벨문학상도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다. 세계 3대 문학상(스웨덴 노벨문학상·영국 부커상·프랑스 공쿠르상) 중 2개를 석권한 작가는 한강을 포함해 8명뿐이다. 문학으로 도달할 수 있는 정점에 올라선 한강은 변두리 언어인 한국어로 쓰인 문학이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문장으로, 온몸으로 증명했다. 한국의 ‘노벨문학상 콤플렉스’는 역사가 꽤 깊다. 아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물은 1913년 수상자로 ‘시성’(詩聖)으로도 불리는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다. 그러나 한국인의 열등감에 불을 지폈던 건 1968년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수상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눈의 고장(雪國)이었다”는 첫 문장으로도 유명한 소설 ‘설국’을 쓴 가와바타의 문학은 동양적인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이후 한국 문학계는 ‘설국’을 둘러싸고 면밀한 비평을 이어 간다. 그러고는 “우리도 못 할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른다. 이후 국내에서 시인 김지하(1941~2022)나 고은(91) 등의 수상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 이유다. 정작 한강의 이름은 이 명단에 없었다. 전 세계 문학·출판계가 ‘깜짝 수상’이라는 반응을 내놨던 이유다. 그간 노벨문학상은 70대 이상 작가에게 돌아갔다. 여기에 비하면 한강은 아직 많이 젊은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71)나 일찌감치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무라카미 하루키(75) 등 쟁쟁했던 후보들을 제쳤다. 중국과 일본의 외신들은 다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기꺼이 아시아 최초 여성 수상자를 향한 축하를 건넸다. 한국 문단 안에서 한강은 이른바 ‘아웃사이더’ 혹은 ‘은둔형 예술가’로 불린다. 작품활동 외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는 것을 꺼리기로 유명하다. 한 중견 문인은 13일 “문단 안에서도 (한강과) 친하게 지내는 문인은 극히 드문 걸로 안다”며 “오롯이 작품만으로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거의 끝까지 이뤄 낸 작가”라고 치켜세웠다. 한강의 성취는 한강의 힘으로만 이뤄진 건 아니다. 한국어로 된 텍스트를 영어를 비롯한 세계 각국 언어로 옮긴 번역가들의 공이 컸다. 소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영어로 옮긴 데버라 스미스를 비롯해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불어로 옮긴 최경란과 피에르 비지우, 소설 ‘희랍어 시간’을 독일어로 옮긴 이기향과 카롤린 리터 등이 한강의 유려한 글이 최대한 손실 없이 세계인과 만날 수 있도록 고심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뒤 2016년 ‘대산문화’에 쓴 글에서 “한강은 이 소설이 독자들을 자극하고, 불편하게 만들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모색하게끔 만들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했다. 한강은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화예술인 중 한 명이었다. 부커상 수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축전을 거부하기도 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소설 ‘소년이 온다’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번 수상을 두고서도 일각에서 정치적인 진영 논리의 언어로 폄훼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당분간 ‘한강 신드롬’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과거 창비에서 ‘소년이 온다’를 책임편집한 출판사 핀드 김선영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수상으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던 분들도 서점을 찾을 테고 그것으로 한동안 침체해 있던 한국문학 시장에 활기가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 찬쉐 수상 불발됐지만…中 “한강, 중국서 한국문학 인기 이끌어”

    찬쉐 수상 불발됐지만…中 “한강, 중국서 한국문학 인기 이끌어”

    소설가 한강(54)이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자국 소설가 찬쉐(71)의 수상을 기대했던 중국은 찬쉐의 수상이 불발됐음에도 한강을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한강의 작품 세계와 함께 자국 문학계에 한강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도 한강의 작품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신문망 등 주요 매체들은 전날 한강이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한강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기사들을 잇달아 보도했다. 신경보는 “삶의 아픔과 상처를 근원적인 차원에서 되돌아보는 그의 작품은 마음을 울리는 힘을 담고 있다”면서 한강의 대표작과 수상 내역을 소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하는 등 현재 한국 문단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작가라고 전했다. 그가 1970년생으로 ‘치링허우’(70後·1970년대생)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에는 한강의 작품으로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흰 ’ 등 6편이 출간됐다. 베이징일보는 “한강의 작문 스타일과 주제의식이 중국 독자들에게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일재경은 “최근 국내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한국 문학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한강의 영향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中 “자국 내 한국문학 인기, 한강의 영향 커”중국 서점가에서도 한강의 작품을 찾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에서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체 도서 인기 검색어로 ‘한강’이 1위, ‘채식주의자’가 2위에 올랐다. 소설 카테고리에서는 한강이 1위, ‘채식주의자’가 2위에 오른 데 이어 중국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소년이 온다’가 4위에 올랐다. 당당왕 측은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작품을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책”으로 소개했다.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재고가 없는 듯 예약판매로 주문을 받고 있으며, ‘소년이 온다’의 경우 한국판을 비롯해 대만에서 출간된 버전도 판매하고 있다. 중국 독자들도 한강의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영화·드라마·도서 등 평론 플랫폼인 ‘더우반’에서 ‘채식주의자’는 4만 5000여명의 이용자로부터 평균 별점 4점을 받았다. 한 이용자는 “책장에 이 책이 있는데도 안 보다 반나절 동안 집중해서 다 봤다”면서 “한강은 국제 문학의 시야를 가진 작가다. 노벨 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호평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가슴이 무언가에 짓눌려 숨이 막히는 느낌, 가슴이 촘촘이 긁히는 느낌,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는 후기를 남겼다. 대만 “‘작별하지 않는다’ 속 제주 4·3, 우리도 같은 아픔”한강의 작품 네 권이 출간된 대만에서도 한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만 최대 온라인 서점 ‘북스닷컴’에서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실시간 베스트셀러 2위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올랐다. 이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 ‘흰’이 각각 4위와 5위, 7위에 올랐다. 현재 북스닷컴에서 이들 책은 재고가 없는 상황이다. 한강의 책 네 권을 대만에 소개한 출판사 만유자문화의 리야난 편집장은 “그의 매 작품을 볼 때마다 떨리는 충격을 받는다”고 대만 연합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대만에서는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다룬 제주 4·3 사건’이 자국 내 민간인 학살 사건인 ‘2·28 사건’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28 사건은 1947년 국공내전에서 패해 중화민국 정부를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겨온 중국국민당이 반정부 봉기를 제압하며 시민 2만 8000여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 한강 작품, 전세계 28개 언어 76종 책 출간…번역원 “한국 문학 꾸준히 소개해 온 결실”

    한강 작품, 전세계 28개 언어 76종 책 출간…번역원 “한국 문학 꾸준히 소개해 온 결실”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한국문학계는 물론 세계문학계를 뒤흔들린 가운데 한국문학번역원은 “그동안 꾸준히 한국 문학을 해외에 소개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28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전 세계에서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됐다고 밝혔다. 특히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와 프랑스 메디치상, 에밀기메 아시아문학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큰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독창성과 깊이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996년 설립 이후 44개 언어권 2171건 출간지원을 통해 한국 문학을 글로벌 무대에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은 설명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더 많은 언어로 번역하고, 전 세계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단순히 개인의 성취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한국시간) 노벨상 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작가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 이라며 수상 사유를 밝혔다.
  •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한강은 인간의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면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낸다.”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쥐면서, 한강의 작품을 번역해 세계 문학계에 한강의 이름을 새기는 데 일조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7)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문학계에 따르면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만났고, 작품의 매력에 빠져 직접 번역과 출판사 접촉, 홍보까지 맡았다. 그렇게 2007년 한글로 출간된 소설은 2016년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 부커상을 수상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당시 “품격 있는 번역이 한국어 원문을 날카롭고 생생한 영문으로 바꿨으며, 잔인한 세상에서 진정한 결백이 가능한지를 들여다본 한강의 예리한 탐구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호평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미스는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21살 때부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 번역서를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 ‘틸티드 엑시스 프레스’를 직접 세우기도 했다. 스미스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문화와 전혀 연관이 없었다.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었던 것같다. 하지만 나는 독서와 글쓰기가 합쳐진 번역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고 번역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많은 외국어 중 한국어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분명 이상스런 선택이긴 했다”며 “실제로 한국어는 이 나라(영국)에선 공부하거나 아는 사람이 없는 언어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번역 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다는 그대로 사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스미스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히 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형태에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한다. ‘소년이 온다’ 번역에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제 번역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 기쁘고, 한국에 세계적 수준의 작가가 있다는 걸 알린 것도 뿌듯하다”고 했다. 한강은 스미스를 설명하며 “작품에 헌신하는 아주 문학적인 번역가”라며 “번역이란 게 원작에 충실하다는 기준은 감정과 톤의 전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한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The Vegetarian) ‘소년이 온다’(영어판 제목: Human Acts) 등에 투영된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평론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NYT는 한 작가의 2016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작가가 9살때 경험한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이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그녀의 관점을 형성했고, 그것이 작품에 반영돼왔다고 전했다. WP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관련 “죄도 없이 가족을 잃은 사람, 학자, 투옥된 사람들, 과거의 상처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심지어 육신에서 분리된 영혼의 목소리까지 담고 있다”는 라라 팜크비스트의 평론을 소개했다. CNN은 “1901년 이래 117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8번째이며, 한강은 한국인 첫 수상자”라고 소개했다.
  • [사설] 첫 노벨 문학상, 한강이 기적을 썼다

    한강이 세계 문단을 흔들어 깨웠다. 서울신문 신문문예(1994년)로 등단한 소설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 문학상을 한국인 작가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헌사로는 이 기쁨과 영광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쾌거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강은 2016년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받은 이후 8년 만에 세계를 다시 놀라게 했다. 이 기록은 세계 문학계에서도 화제를 낳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의 지지 않는 별로 주목받았다. 한국문학은 지금껏 세계 문학시장에서 변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 경제는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섰고 케이팝과 드라마 열풍으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았으면서도 문학만큼은 제3세계 수준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런 우리 문학이 세계 문단의 중심을 향해 도약하는 결정적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노벨상 수상의 의미는 각별하고 또 각별한 것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을 꼽았다. 작가이자 음악과 예술에도 헌신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한강은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부단히 소설세계의 지평을 넓혀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세계 독자와 교감하는 결정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한국문학 소재의 지엽성을 벗어나 인간 폭력성을 탐구한 보편적 주제로 세계 문단으로 공감대를 넓혔다. 이번 결실은 결코 행운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국내 문단과 출판계가 세계 독자와 교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열매이기도 했다. 유럽시장에서 한국문학은 꾸준히 번역 출간돼 유의미한 호평을 이끌어 냈다. 우리 글맛을 살려내는 번역의 근력을 키우지 않았다면 한국문학의 세계화도, 이번 쾌거도 먼 꿈에 그쳤을 뿐이었다. 세계 속 한국문학의 위상은 이제 여러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내수용’ 한계를 털고 세계시장으로 우리 문학이 뻗어나갈 수 있게 대문이 활짝 열렸다. 새 길을 더 환하게 밝히는 일은 한국 문단과 작가들의 몫이다. 제2, 제3의 한강이 10월의 어느 밤에 오늘 같은 기적을 또 써 주길 고대한다.
  • “우린 ‘한강 보유국’… 세계의 폭력성에 문장으로 맞섰다”

    “우린 ‘한강 보유국’… 세계의 폭력성에 문장으로 맞섰다”

    우찬제 평론가 “여성작가 수상 예상남다른 문학정신 외국 독자도 호응”소설가 이은선 “습작기 때부터 필사한강이란 존재를 늘 감사하게 여겨” “깊은 슬픔과 어둠의 시간을 천천히 건너가 맑은 빛에 이르는 한강 소설 특유의 아름다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강지희 문학평론가) 10일 한강(54)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문학계에서는 우리나라 문학의 위상을 세계가 인정한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찬제(서강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는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타 장르에 비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 덜 스며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 그런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김혜순 시인이나 한강 소설가 등 여성 작가 쪽에서 우리나라 첫 수상자가 나올 것 같았는데, 한국의 여성 작가들이 그동안 해 왔던 남다른 문학 정신과 스타일이 외국의 독자들에게 어필했다는 것이 참 기쁘다”고 말했다. 강지희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는 광주 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나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처럼 한국 현대사에 참혹한 폭력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형상화해 온 동시에 ‘채식주의자’나 ‘희랍어 시간’처럼 삶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미학의 극점을 실험적으로 써 온 작가”라며 “스웨덴 한림원에서도 한강 작가가 정치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완미한 작품 세계를 형성해 왔다는 것, 무엇보다 세계의 폭력성을 아름다운 시적인 문장으로 형상화해 내는 힘에 대해 인정해 준 것 같다”고 밝혔다. 동료 작가들도 기쁨을 함께 누렸다.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동네책방 에디션 표지 작업을 한 인연이 있는 이수지 그림책 작가는 본인이 그림책계 노벨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았을 때처럼 기뻐했다. 이 작가는 “어느 날 한강 작가가 제 작품 ‘심청’의 바다 그림 중에서 안 쓴 그림을 표지로 쓰고 싶다고 해서 기꺼이 응했다”며 “우리나라에 한강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한강 작가와 같은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이은선 소설가는 “습작기 때부터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필사하면서 지내 왔으며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읽으며 그의 존재에 대해 늘 감사히 여기고 있다”며 “오늘 대학 강단에서 한강 소설가의 단편 ‘파란돌’을 수업했는데, 함께 공부한 학생들에게도 너무나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 같다. 이제 우리는 ‘한강 보유국’이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등단… 부커상 등 세계 주요 문학상 석권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등단… 부커상 등 세계 주요 문학상 석권

    1994년 ‘붉은 닻’ 당선, 소설가 첫발당시 “그저 아프면서 썼다” 소감‘몽고 반점’으로 이름 뚜렷이 각인‘채식주의자’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광주 출신 70년생… 한승원 작가 딸 “무릎이 꺾인다 해도 그 꺾이는 무릎으로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용기를 이제부터 배워야 하리라.”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한 한강(54) 작가가 밝힌 다짐은 10일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이라는 큰 결실을 맺었다.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지 꼭 서른 해 만이다.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소설가로서의 시작은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다. 그는 당시 당선 소감에서 “아파서 쓴 것인지, 씀으로 해서 아팠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아프면서 썼다. 밤은 아득하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 새벽은 늘 여지없었다. 어둠의 여지없음만큼이나 지독한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새벽을 기다리며 꺾이는 무릎을 펴면서 글을 써 나가는 것이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문학계의 문을 두드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이후 1999년 ‘아기 부처’로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을 받고, 이듬해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소설 ‘몽고반점’은 한강의 이름을 뚜렷이 각인한 작품이다.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차기 한국 문학을 이끌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고 이어령 선생은 “기이한 소재와 특이한 인물 설정, 그리고 난(亂)한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차원 높은 상징성과 뛰어난 작법으로 또 다른 소설 읽기의 재미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쓰는 작품마다 상으로 이어졌다. 2010년 ‘바람이 분다, 가라’로 제13회 동리문학상, 2014년 ‘소년이 온다’로 만해문학상, 2015년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이라는 이름이 국내를 넘어선 때는 2016년으로, 2007년작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명성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고기를 거부하는 여자의 이야기인 ‘채식주의자’, 그리고 그 여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이카루스처럼 초월하려다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한 여자의 이야기 ‘나무 불꽃’의 연작 소설이다. 앞서 쓴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을 엮는 ‘채식주의자’로 한강은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미 CNN은 이날 한강 작가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의 작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또한 한강 작가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계기가 ‘채식주의자’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상 검증을 받기도 했다. 맨부커상 수상 당시 박근혜 대통령 대신 김종덕 문체부 장관 명의 축전을 보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는 한승원 작가로, 배우 강수연에게 1989년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원작 장편 작가로 유명하다. 2016년 한강 작가가 부커상(수상 당시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을 무렵 “‘한강의 아버지’로 불리는 게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강이(한강 작가)는 진작 나를 뛰어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흰 것에 대한 65개의 이야기를 담은 ‘흰’으로 2018년에는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강 작가는 2016년 소설 ‘흰’ 출판간담회 당시 ‘채식주의자’에 대해 “11년 전 소설이기 때문에 상을 준다는 게 좋은 의미로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관련 질문에서는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그런 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책이 완성된 다음에 아주 먼 결과”라며 “그냥 글 쓰는 사람은 그냥 글 쓰라고 하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몽고반점’과 ‘채식주의자’가 다소 기이한 이들을 소재로 했다면 이후 천착한 현대사는 또 다른 그의 큰 주제이기도 했다. ‘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운동을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바라본 소설이다.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광주에서 역사나 정치, 사회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에필로그에서는 “5·18 전 서울로 상경해 직접 사건을 겪지는 못했지만 광주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내고, 집필 과정에서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썼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응시한다. 밀도 있는 사건기록과 더불어 ‘채식주의자’ 등에서 보여 준 한강 특유의 신체반응 묘사가 압도적이다.
  • 2개월동안 지구 도는 ‘두 번째 달’ 정체

    2개월동안 지구 도는 ‘두 번째 달’ 정체

    지구의 오랜 동반자인 달은 약 40억 년 동안 지구와 함께했지만, 이 ‘새로운 미니문’은 지구를 따라다니며 태양을 공전하는 소행성대에 있는 본거지로 돌아가기 전까지 불과 2개월 동안만 머무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지난달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소행성 충돌 최종경보 시스템’(ATLAS) 천문대에서 소행성 ’2024 PT5‘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소행성의 지름은 아파트 3층 높이 정도 되는 11m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크기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관측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이 소행성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29일부터 11월 25일까지 56.6일간 일시적으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10배인 420만㎞ 떨어진 궤도를 한 바퀴 완전히 돌지는 않고 말굽 모양으로 돌다가 태양 중력이 더 강해지는 지점에서 지구 궤도를 벗어나 떠날 예정이다. 이런 연구 내용은 최근 미국천문학회의 리서치 노트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이자 마드리드 국립대학 교수인 카를로스 데 라 푸엔테 마르코스는 “우리를 방문할 천체는 아르주나 소행성대에 속하는데, 이 소행성대는 지구와 매우 유사한 궤도를 따라가는 우주 암석으로 이루어진 2차 소행성대로, 태양과의 평균 거리는 약 1억 5000만km”라며 “아르주나 소행성대의 물체는 지구 근처 물체 집단인 소행성과 혜성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지구 중력장 내로 들어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소행성은 천문학계에서 ’미니 달‘(Mini-moon)로 불린다. 2020년 지구 주위를 돌다 떠난 소행성 ’2020 CD3‘를 비롯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소행성이 미니 달이 되려면 지구 중력에 잡히기에 적합한 속도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흔하게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소행성이 미니 달이 되려면 시속 3600㎞ 미만의 속도로 움직이며 지구에서 450만㎞ 이내에 들어와야 한다.​ 몇 달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지구를 공전하는 미니 달은 10년 안에 몇 차례 발생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미니 달은 10∼20년마다 1회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 이 ‘가짜 달’을 일반적인 장비로 관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천문학자 마르코스는 “이 소행성은 일반적인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고 희미할 것”이라며 “이 물체를 관찰하려면 직경이 최소 30인치인 망원경과 CCD 또는 CMOS 검출기가 필요하며, 30인치 망원경과 그 뒤에 있는 인간의 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지구 주위를 도는 소행성에 귀중한 금속이 포함돼 있어 기업들이 언젠가 소행성 내 자원을 채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설명하면서 지구 궤도를 도는 소행성은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2개월만 뜨는 ‘두 번째 달’…새로운 미니문 생겼나?[아하! 우주]

    2개월만 뜨는 ‘두 번째 달’…새로운 미니문 생겼나?[아하! 우주]

    지구의 오랜 동반자인 달은 약 40억 년 동안 지구와 함께했지만, 이 ’새로운 미니문‘은 지구를 따라다니며 태양을 공전하는 소행성대에 있는 본거지로 돌아가기 전까지 불과 2개월 동안만 머무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지난달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소행성 충돌 최종경보 시스템’(ATLAS) 천문대에서 소행성 ’2024 PT5‘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소행성의 지름은 아파트 3층 높이 정도 되는 11m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크기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관측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이 소행성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29일부터 11월 25일까지 56.6일간 일시적으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10배인 420만㎞ 떨어진 궤도를 한 바퀴 완전히 돌지는 않고 말굽 모양으로 돌다가 태양 중력이 더 강해지는 지점에서 지구 궤도를 벗어나 떠날 예정이다. 이런 연구 내용은 최근 미국천문학회의 리서치 노트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이자 마드리드 국립대학 교수인 카를로스 데 라 푸엔테 마르코스는 “우리를 방문할 천체는 아르주나 소행성대에 속하는데, 이 소행성대는 지구와 매우 유사한 궤도를 따라가는 우주 암석으로 이루어진 2차 소행성대로, 태양과의 평균 거리는 약 1억 5000만km”라며 “아르주나 소행성대의 물체는 지구 근처 물체 집단인 소행성과 혜성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지구 중력장 내로 들어와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소행성은 천문학계에서 ’미니 달‘(Mini-moon)로 불린다. 2020년 지구 주위를 돌다 떠난 소행성 ’2020 CD3‘를 비롯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소행성이 미니 달이 되려면 지구 중력에 잡히기에 적합한 속도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흔하게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 소행성이 미니 달이 되려면 시속 3600㎞ 미만의 속도로 움직이며 지구에서 450만㎞ 이내에 들어와야 한다.​ 몇 달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지구를 공전하는 미니 달은 10년 안에 몇 차례 발생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미니 달은 10∼20년마다 1회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 이 ‘가짜 달’을 일반적인 장비로 관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천문학자 마르코스는 “이 소행성은 일반적인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고 희미할 것”이라며 “이 물체를 관찰하려면 직경이 최소 30인치인 망원경과 CCD 또는 CMOS 검출기가 필요하며, 30인치 망원경과 그 뒤에 있는 인간의 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지구 주위를 도는 소행성에 귀중한 금속이 포함돼 있어 기업들이 언젠가 소행성 내 자원을 채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설명하면서 지구 궤도를 도는 소행성은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익살스런 그림도, 20년 전의 ‘맑음’도 선명해졌네

    “‘넉 점 반’/‘넉 점 반.’/아기는 오다가/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동그마한 얼굴에 어딘지 뾰로통한 입술의 아기가 가게집 영감님에게 묻는다.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아기가 “넉 점 반”(4시 30분)이라는 대답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러나 아기는 할 일이 많아 바쁘다.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도 해야 하고, 잠자리도 따라다녀야 하고…. 그렇게 해가 꼴딱 지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온 아기는 엄마한테 이런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한국 아동문학계의 큰 산, 윤석중(1911~2003) 작가의 전설적인 그림책 ‘넉 점 반’이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아 출판사 창비가 개정판을 내놨다. 윤석중이 1940년 발표한 동시에 동화작가 이영경이 그림을 그렸다. 개정판의 표지 디자인을 바꾼 창비는 다홍빛 접시꽃을 앞세워 화사함을 더했고 본문은 그림의 배경색을 밝게 조정하고 판형을 키워 아이들이 그림책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넉 점 반’은 한국 동시 문학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윤석중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이 시 역시 동요로도 불린다. 동시인데도 머릿속에 뚜렷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서사성이 이영경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그림을 만나 한국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 “한국 그림책 역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인 맑음”이라고 평했고, 안희연 시인은 “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책”이라고 했다. 13살에 동시를 쓰기 시작해 1000편 가까운 작품을 남긴 윤석중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작품이 여럿 실린 한국 아동문학의 거장이다. ‘나리나리 개나리’, ‘퐁당퐁당’ 등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동요들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국 민요의 전통을 소박하고 아름다운 동시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영경 작가는 1960년대의 농촌을 재현하기 위해 충남 서산의 운산 마을을 여러 번 방문했다고 한다. ‘딴짓’을 하느라 귀가가 늦은 아기의 표정에서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요즘에도 이런 얼굴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있을까. ‘학원 뺑뺑이’ 굴레에 갇혀 잠깐의 일탈조차 허용되지 않는 아이들이 이 책에서나마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어쩌면 그들의 부모를 위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러브 누아르(한정현 지음, 북다) “그렇다면 선은? 노래도 못하고 짝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고등학교 등록금은 이루지 못한 사랑과 함께 사라져서 그 길로 직업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공장에 취업했던 선은 잘 살고 있나. 성공한 여가수는 사라졌다지만, 그러니까 성공하지 못한 여자 선은 잘 살아가고 있었나?” ‘소녀 연예인 이보나’, ‘쿄코와 쿄지’ 등의 작품으로 주목받은 소설가 한정현의 짧은 소설이다. ‘미쓰 막걸리’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 ‘박선’의 이야기를 통해 하루하루 꿋꿋하게 살아가는 직장인의 일과 사랑을 소설 안에 그린다. 1980년대 서슬 퍼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누아르가 펼쳐진다. 84쪽. 6500원. 그케 되았지라(박상률 지음, 걷는사람) “산에 있어 전화 못 받지라/언제쯤 돌아온다요?/안 돌아오지라. 인자 산이 집이다요/예? 그람, 죽었단 말이요?/그케 되았지라” 1990년 ‘한길문학’과 ‘동양문학’으로 등단한 뒤 시와 소설, 희곡, 동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던 박상률 시인의 새 시집이다. 옛사람의 짧은 말 속에 담긴 파장을 오래 골몰하며 그 말이 지닌 해학과 성찰, 지혜를 톺아본다. 일상에서 건진 생생한 대화 안의 촌철살인을 포착하고 시로 적는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시 속 어머니의 한마디 “그케 되았지라”는 커다란 슬픔을 오롯이 받아들인 뒤에만 나올 수 있는 담백함일 것이다. 96쪽. 1만 2000원. 너에게 넘어가(강인송 지음, 창비) “동네는 이제 시시하잖아. 서울, 한강 공원 어때?” 동화부터 그림책까지 아동문학계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인송 작가의 신작 동화집이다. 다채롭고 건강한 어린이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 동화 7편을 묶었다. 복잡한 감정, 낯선 마음을 용기 있게 마주하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152쪽. 1만 2000원.
  • 지친 당신, 아주 그림 같은 세상이 ‘북’돋우고… 기찬 여름, 너무 꿈같은 자연으로 ‘북’적‘북’적 [박상준의 書行(서행)]

    지친 당신, 아주 그림 같은 세상이 ‘북’돋우고… 기찬 여름, 너무 꿈같은 자연으로 ‘북’적‘북’적 [박상준의 書行(서행)]

    누군가에게는 벌써 추억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다다르지 않은 기쁨. 울산 지관서가에 이은 두 번째 ‘책이 있는 여름휴가’로 전남 순천을 추천한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은 그림책 피서지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그림책과 원화 전시, 전시와 연계한 인형극 등이 열린다. 지금 특별전은 ‘여름의 무대, 이수지의 그림책’이다. 이수지 작가는 그림책계의 ‘김연아’이고 ‘손흥민’이다. 도서관 안에 오감을 두드리는 ‘여름’과 ‘파도’가 넘실댄다. 그러니 아이들을 핑계로 한 어른의 여행지이기도 하다.●입구부터 그림… 온 세상이 ‘그림 나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쇼트폼이 장악한 시대, 그런데도 그림책은 변함없이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아이들은 그림책에서 처음 책장을 넘기는 희열을 맛보고, 어른들은 무심코 펼친 그림책 속에서 잊었던 어떤 시절을 회상한다. 꼼지락대던 손가락, 알록지던 형상들, 이야기를 짓던 따스한 목소리. 글자 이전에 이야기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우리는 그림책에서 배운다. 여전히 아이의 마음이 있다는 것도. 어른이란 그저 나이 먹은 아이라고. 세상은 명쾌하지 않지만 단순하게 들여다보면 명료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림책이 좋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은 2014년 문을 열었다. 올해 꼭 10년이 됐다. 건물은 1980년 지은 순천시립도서관이 전신이다.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건물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림책을 읽어 주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 사실이 도서관 앞 공원만큼이나 좋다. 입구부터 그림책도서관답다. 강익중 작가의 작품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가 제일 먼저 맞는다. 얼마 전 순천만 국가정원의 동원과 서원을 잇던 강 작가의 ‘꿈의 다리’가 사라졌는데 그 섭섭함을 달랜다. 작품에 적힌 글은 ‘기억 속에 있는 어린이 도서의 재미있는 글들’이다. 낱장의 타일마다 적힌 색색의 한글 자모음은 그림 판화 같다. 그 커다란 육면체 위에서 가방을 멘 소녀상은 어딘가를 응시한다. 살짝 미소 짓는 걸 보니 반가운 사람인가 보다.●낙서하 듯 그린… 사랑스러운 책세상 본관에 이르는 콘크리트 바닥 또한 그림책도서관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이처럼 쪼그려 앉아 낙서하듯 그려 나갔을 법한 그림은 ‘그리니까 좋다’(창비)의 김중석 작가 솜씨다. 나무와 새와 악어와 고슴도치가 어울려 사는 그림 속 세계는 동화의 의미를 새삼 일깨운다. 바닥만이 아니다. 도서관 건물의 외벽을 따라서 빙그르르, 도서관 안 자료실과 자료실 사이에도 보물찾기하듯 숨은 그림을 찾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래서 도서관 전체가 하나의 그림책처럼 존재하는 것이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의 큰 장점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본관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신발을 벗는다.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모두가 그림책 독서가다. 도서관 입구의 왼쪽은 자료관이고 오른쪽은 전시관이다. 도서관이니 우선은 자료관부터. 1층 자료관은 서가 분류가 명쾌하다. 안쪽 벽은 안데르센상, 볼로냐 라가치상, 콜더컷상 등 그림책 수상작들의 서가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그림책 원서가 빼곡하다. 부담 없이 빼 든다. 외국어가 두렵지 않은 건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반대편은 역대 전시 그림책이다. 도서관 개관 기념 전시로 열린 에릭 칼 특별전에서 앤서니 브라운, 이브 스팡 올센, 그리고 이수지 작가까지, 그 면면만으로 도서관의 전시가 절대 만만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자료관 한가운데는 책 모양 지붕의 원두막 같은 열람석이다. 큐레이션 서가에는 ‘도서관에서 만난 별’을 주제로 한 그림책들이 보인다. ‘나의 별’(한연서/꼬마싱긋), ‘별은 너를 위해 반짝여’(현웅/창조와지식) 같은 그림책이다.자료관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지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이 있다. 인테리어가 아닌 말 그대로 계단 서가다. 계단 옆 벽을 그림책 이론 도서 등의 책장으로 꾸몄다. 지하 1층은 국가별로 그림책을 분류했는데 미로 같은 서가가 재미난다. 그림책을 넘기다 보면 ‘내가 읽은 그림책’ 메모지가 책갈피처럼 숨어 있기도 하다. 먼저 읽은 누군가의 책에 대한 짧은 서평이다. 누군가가 건넨 책 편지처럼 달갑다. 도서관이 어찌 이리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파랑 물방울 그림… 여름과 노는 세상 전시관은 입구 우측 복도를 따라가면 나온다. 걸음을 떼기 전에 바닥의 파란 물방울 그림 앞에 멎는다. 바닥분수에서 세차게 놀던 아이가 방금 도서관에 들어간 듯 줄을 잇는다. 실은 방향 화살표를 대신한다. 이미 ‘여름의 무대, 이수지의 그림책’ 전시가 시작되고 있다. ‘여름의 무대, 이수지의 그림책’ 전시는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개관 10주년 특별전이다. 9월 22일까지 열린다. 오는 27일에는 작가의 북토크가 있다. 여름 휴가지로 추천하는 이유다. 이보다 여름과 더 잘 어울리는 그림책 전시도 없고, 그 주인공이 다름 아닌 이수지 작가다. 이수지 작가는 이미 세계적이다. 2년 연속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그리고 2022년에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다. 작가의 전 작품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수여하는 상이다.전시는 1층 그림책극장과 미니갤러리, 아티스트룸을 지나 2층 기획전시실까지 계속된다. 작가의 원화, 아트 프린트, 스케치 더미북, 애니메이션, 자수화 등 과정과 결과를 망라한다. 무엇보다 오감을 활짝 열고 그림 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전시다. 여름 향기가 물씬 난다. ‘여름이 온다’와 ‘파도야 놀자’ 그리고 가수 루시드 폴의 노래 ‘물이 되는 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은 스톱 모션이 생각의 틈을 만들어 한층 내밀하게 다가선다. 한쪽에는 파도 소리가 나는 사운드 테라피 악기 오션드럼이다. 그림 속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그림자극장과 작은 무대와 세트도 눈여겨볼 일이다. 아이들은 작가의 ‘그림자놀이’를 읽는 대신 그림자와 놀며 그림의 원리를 경험으로 체득한다. ‘네 개의 책상’은 딸이고 엄마이며 그림책 작가인 이수지 개인의 이야기다. 작가의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비룡소)을 빌려 네 가지 주제로 전시한다. 각각의 주제 벽에는 책 속 낱장들이 4개의 분류로 걸려 있다. 읽고 마음에 드는 글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어쩌면 ‘어른’은, 우연히 자기 바로 앞에 선 작은 영혼에게 그때 당면한 최선을 다해 주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일을 계속하는 모습을 그저 보여 주는 사람일지 모른다.” 이때만은 아이들보다 어른에게 건네는 말이겠다. 한 장을 떼서 네 번 접어 가방에 넣는다. ●아직 뜨겁지만… 그래도 여름은 간다 원화 몇 점 감상하는 정도를 생각하고 왔던 이라면, 이쯤에서 전시의 내용과 규모, 구성, 기획력에 놀란다. 손뼉을 치게 할 만큼 참신하고 세밀하다. 1층과 2층을 오르는 계단마저 전시의 일부다. 이수지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은 생동감 있는 상상으로 넘쳐난다. 단지 그림일 뿐인데 귓가에는 아이들의 고함과 웃음소리가 들린다. 10주년이라 더 힘을 주긴 했겠지만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의 전시는 기획자가 따로 있을 만큼 매번 정성을 쏟는다. 도슨트의 전시 설명도 놓치지 마시길. 매일 두 차례 있는데 꼭 아이와 같이 들어 보길 권한다.전시관을 떠나기 전에는 그림책 극장에 들른다. 인형극은 평일 오전 11시, 휴일에는 오후 2시와 4시에 있다. 현재 공연 중인 작품은 ‘그늘의 주인’(연출 오준석, 극본 유자홍).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그늘을 산 총각’을 각색했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의 연극은 늘 전시 중인 작품을 각색해 올린다. 인형극단 단원은 순천시민들이다. 기본교육을 이수한 후 극단 단원으로 활동한다. 이들이야말로 ‘우연히 자기 바로 앞에 선 작은 영혼에게 그때 당면한 최선을 다해 주는’ 어른일지 모르겠다. 여름이 간다. 그림 속에는 파도가 친다. 8월은 여전히 뜨겁지만 그래도 여름은 조금씩 물러가고 있다. ●개울길광장에서 그림책 속으로 도서관 입구에는 갤러리북카페 ‘그림책 정원에서’가 있다. 주인장의 추천 그림책과 소품들로 가득 찬 비밀 기지 같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전시 작가들이 남긴 흔적도 보인다. 이수지 작가의 책과 굿즈를 판매하니 전시의 여운을 누려 볼 만하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은 순천을 대표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주제로 한 전국 1호 시립그림책도서관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순천시티투어 역사문화(매주 수요일) 코스의 첫 번째 방문지가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이다. 매산등성지순례길과 순천만 국가정원을 포함하는 코스다.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처럼 물놀이를 즐기고 싶을 때는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간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물놀이보다 산책이 어울리는 장소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 정원 내 개울길광장에 못 가본 게 확실하다. 개울길광장은 정원의 인기 있는 피서지다. 그리고 광장보다 개울을 따라 난 물가 쪽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캠핑 의자에 앉아 개울물에 발 담그고 시원하며 한가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까닭이다.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쌓다가 다시 개울에 들어가 더위를 씻어내도 좋겠다. 머리 위로는 숲의 녹음이 드리워 햇볕을 피해 머물 수 있다. 누가 순천만 국가정원 안에 개울이 있으리라 상상이나 했을까!●호수 물길 따라 반짝이는 밤의 정원 순천만 국가정원은 야간권(오후 5~9시) 이용이 가능하다. 일몰 후 정원에 조명이 켜지면 낮과 다른 밤의 정원이 펼쳐진다. 우선 정원의 상징과도 같은 호수정원부터.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디자인했다. 봉화언덕을 가운데 두고 난봉언덕, 인제언덕 등 6개의 언덕이 호수를 둘러싼다. 봉화언덕은 높이가 16m다. 밤에는 조명을 받아 초록이 한층 선명하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도 반짝인다. 밤의 데크 위로 걸음을 내는 건 꽤 낭만적이다. 호수의 물길을 따라 밤의 정원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부터 운항을 시작한 정원드림호는 호수와 동천을 연결한다. 호수정원나루터를 출발해 봉화언덕 앞 데크 아래를 지나 동천으로 나아간다. ‘꿈의 다리’가 있던 자리에 새로이 들어선 스카이브리지를 지나 순천 시가지에 가까운 팔마대교까지 다녀온다. 마지막 운항인 오후 7시 30분 출발 편은 수상 퍼레이드로 펼쳐진다. 짱뚱어, 칠게, 흑두루미 등의 캐릭터를 연출한 8척의 배가 물길을 줄 지어 운항하는 퍼레이드다. 서로의 배가 서로에게 볼거리가 돼 주는 야간 운항이다. 8월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스페이스허브에서 ‘썸머가든클럽페스타’가 열려 흥을 돋운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드럼, 디제잉, 댄스가 어우러진 DJD클럽뮤직과 드럼 기반의 밴드공연이 방문객의 도파민 수치를 올린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과 8시에는 ‘애니벤져스 정원관람차’를 운행한다. 선착순 무료다. ●해가 쉬는 해변… 일몰 보며 하루 마무리 순천 여행은 1박 2일 동안 쓸 수 있는 순천시관광지통합입장권이 경제적이다.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순천자연휴양림 입장료가 모두 합쳐 1만 2000원이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통합권만도 벌써 1만원이다. 순천만습지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더불어 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어른 키보다 높게 자란 갈대숲은 실로 장관이다. 용산전망대의 일몰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다만 현재는 용산전망대가 보수 공사 중이다.와온해변은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를 대신할 만한 일몰 명소다. 일몰전망대가 있고 바다 위 데크 산책로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지만 인기 있는 일몰 명소는 따로 있다. 해변에는 장화나 옷을 씻던 낡은 콘크리트 수조가 있다. 노을 질 때 그림자의 반영을 담은 사진이 소문이 나며 와온해변을 알렸다. 이제는 수조 가장자리에 남녀의 등신대까지 선 공식 포토존으로 변신했다. 와온해변 일몰은 솔섬과 갯고랑이 개성 있다. 계절과 물때에 따라 매번 조금씩 방향을 튼다. 곽재구 시인은 하루 끝의 이 풍경을 ‘해는 이곳에 와서 쉰다/전생과 후생/최초의 휴식이다’(와온해변)라고 했다. 오늘은 해 곁에서 우리가 쉬어 갈 차례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오전 9시~오후 6시 (전시관은 5시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전시 입장료 3000원 누리집 library.suncheon.go.kr/pblibrary
  • ‘숨’ ‘아름다운 얼굴’, 소설가 송기원 별세

    ‘숨’ ‘아름다운 얼굴’, 소설가 송기원 별세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숨’, ‘아름다운 얼굴’ 등의 작품을 남긴 작가 송기원이 별세했다. 77세. 1일 문학계에 따르면 전남 해남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던 송기원은 숙환으로 치료를 받아 오다 전날 오후 숨을 거뒀다. 1947년 전남 보성 출생인 고인은 1967년 고교 재학 당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다. 1974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각각 시와 소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저항한 문인 단체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네 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실천문학사 주간으로 일하기도 했다. 서울신문과의 인연도 있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심사위원을 맡아 현재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이설 소설가를 발굴했다. 남긴 작품으로는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숨’(2021) 등이 있다. 빈소는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VIP 3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8시. (042)825-9494.
  •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소설로는 구도의 길 모색…작가 송기원 별세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소설로는 구도의 길 모색…작가 송기원 별세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숨’, ‘아름다운 얼굴’ 등의 작품을 남긴 작가 송기원이 별세했다. 77세. 1일 문학계에 따르면 전남 해남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던 송기원은 숙환으로 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오후 숨을 거뒀다. 1947년 전남 보성 출생인 고인은 1967년 고교 재학 당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현 중앙대 문창과)에 입학한 뒤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1974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시와 소설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저항한 문인 단체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으로 소설가 이호철이 구속되자 문인들과 함께 데모에 나섰다가 처음 구속됐고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 ‘1990년’ 오봉옥 시인 필화사건 등 총 네 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실천문학사의 주간으로 일하기도 했다. 서울신문과의 인연도 있었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심사위원으로 현재는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이설 소설가를 발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신문 수도권 섹션인 ‘서울인’에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기도 했다. 남긴 작품으로는 소설집 ‘월행’(月行·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 ‘숨’(2021), 시집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2006) 등이 있다. 자전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는 1996년 김영빈 감독의 연출로 박상민, 최민수 등이 출연한 ‘나에게 오라’라는 작품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생전에 고인은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과 제24회 동인문학상, 제9회 오영수문학상, 제6회 김동리문학상, 제11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했다. 명상, 수묵화에도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빈소는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VIP 3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8시. (042)825-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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