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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업계/침체 돌파구 모색 신설·외국사 참여/고객확보 “초비상”

    ◎고품질 서비스경쟁 불붙여/다양한 정보제공·「안방투자」 시스템도 개발/일부지침 여성전용실·골프연습장 설치도 증권사들의 서비스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80년대 후반 이후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91년부터 신설사들과 외국의 증권사들이 영업을 시작하자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최근 경쟁에 불을 댕긴 증권사는 지난 연말 개업한 삼성증권과 동방페레그린증권이다.두 증권사는 고객들의 수익률을 높이는데 최우선의 경영목표를 두겠다고 선언,기존 증권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함으로써 고객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까지의 경쟁은 대우 럭키 대신등 이른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벌어졌다.증시침체로 영업실적이 나빴기 때문에 고객을 붙들어 두려면 서비스를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대형 증권사들은 잘 짜여진 전산프로그램과 풍부한 자료,고급 인력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안방에서 화면을 보고 투자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한편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해서 투자종목을 추천하는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의 서비스 경쟁을 선도하는 삼성증권은 올해의 경영과제를 「고객만족 영업체계 확립」으로 정했다.막강한 삼성그룹을 등에 업고 무리한 약정경쟁을 않는 대신 고객들의 투자수익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수익 내세워 이를 위해 각 지점의 실내 장식과 영업장등을 특성에 맞게 꾸미고 있다.3백평인 개포지점에는 8평의 여성전용 고객실과 6평의 골프연습장을 갖췄다.아파트 지역의 투자자들에게 단순한 증권사 객장이 아닌 하나의 문화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상가지역에 들어서는 수원지점은 인근의 중소상인들을 배려,10평의 고객전용 회의실을 꾸몄다.삼성본관에 들어서는 태평로지점은 샐러리맨들이 시세를 쉽게 확인하도록 시세판을 출입문 정면에 설치했다. 대우증권은 올해를 고객만족의 해로 정하고 「으뜸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지난달 22일부터 업계 최초로 투자자들이 투자유망 종목을 선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식종목 선별시스템을 개발했다. 대우는 이미 91년부터 일반 다기능 전화기에 화면을 결합해 주식정보를 볼 수 있는단말기인 「텔레마트」를 개발,가정이나 사무실에서 화면을 보면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다.투자정보 계좌정보등 1백50여가지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팩시밀리로 주식에 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다이얼팩스도 개발했다. 럭키증권은 지난해 1월 체계적이고 질이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고객서비스부를 신설해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1년 이상 거래가 없고 현금잔고가 10만원 이하인 휴면계좌 찾아주기운동을 업계 처음으로 지난해 2월부터 전개,지난달까지 휴면계좌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1천여명으로부터 34억원의 주식저축과 세금우대저축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지난 해에는 투자격언집을,올해에는 가정의례에 관한 책을 선물하는등 해마다 책자도 한권씩 펴낸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종로지점등 6개 지점에서 전화로 고객들에게 유상증자등 고객의 권리와 상품 및 시황을 알려주는 텔리마케팅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다음 달부터는 전 지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또 고객들의 희망사항을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수시로 설문조사도 하고 있다. ○설문조사 병행 동양증권은 지난 연초부터 본점과 지점에 여성고객들의 투자상담자로 여직원을 따로 배치했다.지난해 11월부터는 업계 처음으로 입금과 주문체결,출금,금융상품 매매등 여러 창구에서 따로 처리하던 업무를 한 창구에서 처리해주는 종합창구제도 도입했다. 한국산업증권은 기존 증권사들이 대부분 외면하는 채권매매 정보를 고객들에게 우편으로 보낼 계획이며 고객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각 지점별로 연 2∼3회 투자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은행과 제휴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은행등 온라인이 가능한 모든 금융기관을 통해 입출금을 자동으로 하는 입출금 자동이체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카드회사와 기본 업무계약을 맺고 신용카드와 증권카드를 겸하는 제휴카드 발급을 계획하는등 서비스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바야흐로 증권가에 투자자가 왕인 시대가 오고 있다.
  • 철저한 보안 “TV보고서야 알았다”/조각 발표날 각부처·정가 표정

    ◎국방·체신 내부승진에 환영박수/여성장관 3명 탄생… 여성계 희색 김영삼대통령의 새정부 각료 인선내용이 발표되자 정계·관가 등에서는 「문민정부」의 색채가 강해 의표를 찔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론가형이나 일부 진보성을 띤 새 인물들이 대거 발탁돼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으며 행정의 일관성 유지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은 분위기이다. ▷경제기획원◁ 「성장중시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이부총리가 제2차 경제개발5개년계획당시 정책입안의 핵심부서인 경제기획국장을 맡았던데다 박정희대통령 밑에서 두차례나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경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듯. 이에따라 기획원관계자들은 보고자료에 대한 손질을 다시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이다. 또 경제기획원이 다른 경제부처에 대한 장악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면서도 신임 이부총리가 정치적기반이 없어 대청와대 관계에서는 입지가 약해지지 않을까 걱정. ▷통일원◁ ○…한완상서울대교수의 통일원장관 임명소식이 전해지자 통일원직원들은 한부총리를 포함,청와대외교안보수석 안기부장 외무장관등 통일정책수립과 관련된 부처의 각료가 모두 학자출신이란 점과 연계,다소 의외라는 반응. 직원들은 한부총리가 행정경험이 없어 우려되는 바가 없지는 않지만 새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십분 활용,통일정책결정 주도와 통일원의 제몫찾기는 물론 진보적 개혁성향을 토대로 남북관계개선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한편 최영철 전임부총리는 이날 상오 이임식에서 『한부총리는 개혁성향을 지닌 저명한 지식인으로 오랫동안 대통령의 자문역할을 해 온 분』이라고 소개하고 『새 부총리를 도와 새 시대개막에 걸맞는 진취적인 통일정책을 펼쳐 남북관계를 보다 활성화시켜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 ▷외무부◁ 직업외교관출신의 장관을 예상했던 외무부 직원들은 학자출신의 한승주장관의 발탁에 대해 한결같이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편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 외무부 직원들은 한장관이 비외교관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부내의 관료적 분위기가 쇄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한장관의 학계에서 쌓은 실력과 덕망을 높이 평가. 직원들은 또 한장관이 미국일변도의 보수색채가 강한 학자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한일 21세기위원회 간사로 혼자 보고서를 도맡아 집필했던 점을 지적,미일에 모두 정통한 학자로 우리 동맹의 축인 미일과의 관계발전을 위해서는 장관으로 적격이라고 반박. ▷내무부◁ 치안총수·도백등을 역임해 내무행정에 익숙한 이해구 민자당의원을 장관으로 「모시게」된 내무부는 표면적으로는 『행정역량과 정치력을 조화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최인기차관이 새내각팀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운 표정. 내무부관계자들은 『이번 인사에서 나타난 특징 등을 볼때 시·도지사 인사때도 의외의 인물이나 새인물들이 발탁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 한편 이날 퇴임한 백광현장관은 이임식을 마친뒤 기자들에게 『4개월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립내각의 일원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명예롭게 떠나게돼 홀가분하다』고 이임인사. ▷재무부◁ 재무부직원들은 새장관에 재무부 출신인 홍재형외환은행장이 임명되자 『재무부의 맥이 이어졌다』며 크게 환영. 직원들은 『신임부총리와 재무장관의 스타일이나 경력을 보면 새경제팀은 앞으로 안정보다 성장에 다소 중점을 두는 실무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홍장관의 업무처리스타일이 합리적이라 일하기가 한결 좋을 것』이라고 기대. ▷법무부◁ 법무부및 검찰은 당초 예상대로 부산고검장 출신의 민자당의원 박희태대변인이 새장관으로 임명되자 『될사람이 됐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법무·검찰관계자들은 특히 신임 박장관이 고시 13회로 김두희검찰총장 보다 1기 선배여서 검찰조직의 특성을 감안할때 모양새도 좋고 김영삼대통령의 신임도 각별해 검찰권 행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한편 일부 검찰간부들은 박신임장관이 이날 하오5시 취임식에 이례적으로 과천정부종합청사내 법무부직원들만 참석토록 지시하자 『검찰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일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하기도. ▷국방부◁ ○…국방부는 권차관이 장관으로 발탁된데 대해 환영일색.이는 권장관의 탁월한 능력이 인정받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가 국방업무에 밝은 전문가인 데다 내부승진이라는 인사관행에도 훌륭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 장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준비해온 직원들은 「국방경영박사」로 불리어진 권장관이 부임하자 『보고가 필요없게 됐다』며 즐거워하는 모습. 권장관은 조각발표 직후 쇄도하는 축하객들을 물리치고 곧바로 장관실로 직행,퇴임하는 최세창장관에게 정중히 인사. ▷교육부◁ 직원들은 전남대 총장을 역임한 오병문전남대교수가 장관으로 기용된데 대해 예상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교육의 속성상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 이들은 대학교육심의위원으로도 일해온 오장관이 무엇보다도 최근 대형 입시부정 파문으로 위축이 된 분위기를 쇄신해 줄 것을 바라는 눈치. ▷문체부◁ 당초 물망에 올랐던 인사 대신 모나지않은 성격으로 알려진 이민섭장관이 부임함에 따라전날까지 크게 「겁먹었던」표정이 많이 누그러진 모습.또 이장관이 국회 문공위 간사와 위원장을 지내 업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표정. 그러나 일부에서는 새 대통령의 개혁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치성 장관」의 부임으로 다소의 반발이 예상되는 문화부의 현안 몇가지가 뒤로 미루어지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농림수산부◁ 농림수산부직원들은 허신행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이 장관으로 기용된데 대해 「예상밖」이라는 반응들. 허원장이 장관하마평에 오른 14명 가운데 한사람이긴 했어도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긴장하는 눈치. 특히 우루과이라운드(UR)농산물협상은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신임 허장관의 평소의 지론에 난색을 표명해온 농림수산부 관리들은 장관 취임후 동정에 「대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 ▷상자부◁ 새 장관에 상공부 출신이면서 통상전문인 김철수 무공사장이 임명되자 환영 일색. 김사장의 상자장관 기용은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미국의 대한통상압력등 최근 통상문제가 정책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이미 자연스럽게 거론돼 왔던 터.따라서 그의 기용이 대미통상과 우루과이라운드등 다자협상에 정책의 비중을 두려는 새 정부의 정책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 새 장관에 통상전문가가 앉음에 따라 차관에는 산업쪽의 인물이 있으면 하는 것이 상자부의 바람. ▷건설부◁ TV뉴스를 통해 신임 장관으로 허재영국토개발원장이 기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환영 일색. 이는 신임 허장관이 오랫동안 건설부에 근무했을 뿐 아니라 지난 88년부터는 건설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국토개발연구원을 맡아 왔기 때문에 건설부의 업무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성격이 온화하고 적극적인 성품으로 논리적인 판단에 의한 합리적인 행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듯. 직원들은 특히 최초의 건설부출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허장관이 또 다시 최초의건설부출신 장관으로 발탁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 ▷보사부◁ 27대 장관으로 전문 의료인인 여성장관이 임명되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모습. 박양실신임장관의 역할을 기대하는 측에서는 박장관이 보사업무의 한 분야인 의료계출신이어서 이해의 폭이 남다를 것이란 점과 보사업무의 성격 자체가 여성적이어서 5공시절의 김정례장관처럼 세심한 보살핌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 반면 일부에서는 박장관이 행정경험이 전무한데다 역대 의사출신 장관들이 한결같이 시행착오를 거듭한 것처럼 의료계에 편향된 정책을 추진,약업계나 한의사측에서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특히 날로 높아가는 비중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부내에서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회복지분야를 어느 정도 이해와 의지를 갖고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 한편 박장관은 27일 큰 아들 중신씨의 결혼식을 63빌딩에서 뷔페식으로 예정했다가 갑작스런 입각으로 축의금을 사절하고 뷔페식사도 급거 취소. ▷노동부◁ ○…젊고 합리적인데다 노동행정에 밝다는 평을 듣고있는 민자당 이인제의원이 장관에 발탁됐다는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 율사출신인 이장관은 13대국회 노동위에서 4년간 활동하면서 노동관계법에도 이해가 밝고 업무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있어 노동법개정및 고용해소대책 마련등 현안을 무리없이 추진해 노동부의 분위기가 활기있게 변할 것이라고 기대. 노동부는 특히 역대 노동부장관중 드물게 젊은 이장관이 업무처리에 엄격하다는 소문에 은근히 긴장하는 분위기. ▷교통부◁ ○…직원들은 신임 이계익장관이 텔레비전의 경제해설가로 활약한 만큼 국민경제에 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도로와 철도·해운·육상등 종합적인 교통행정체계수립을 기대하는 눈치. 교통부관계자들은 이신임장관이 언론인 출신인 점을 들어 국책사업에 대한 홍보와 대전엑스포와 한국방문의해 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러질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체신부◁ 이제껏 정치및 지역안배차원에서 장관이 임명돼왔으나 이번에는 정보통신시대에 체신부업무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인식,자체 승진시킨 것이라며 무척 고무된 분위기. 체신부는 윤동윤장관이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문제등을 무리없이 잘 풀어 나갈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순차적으로 내부 승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
  • 생활체육 활성화(신한국 원년:24)

    ◎시민체력단련장 연 3백곳 증설/전국 스포츠교실 1만개 설치운영/지도자 양성,동호인조직 적극 육성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등을 치르면서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국민들에게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체육전문가들은 이를 「선진국형 분출현상」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최근들어 각지역마다 「○○동호회」나 「○○구락부」등 건강유지및 체력향상을 위한 친선모임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생활체육의 활성화는 국민들에게 건강한 육체와 올바른 정신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국가 정책수립과 지원이 뒤따라야함은 필수적이다. 김영삼차기대통령은 이같은 점을 중시,생활체육증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더욱이 김차기대통령은 축구등 스포츠를 좋아하고 20년 가까이 조깅을 해온 「생활체육인」이어서 스포츠 발전에 남다른 소신을 지니고있다. 흔히 생활체육은 필요성인식 확산,시설확보,프로그램개발,지도자양성등 4위일체가 적절히 융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차기정부는 이중에서도 인식의 확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체육의 국민생활화」를 모토로 다양한 생활체육 동호인조직을 적극 육성해나갈 생각이다. 우선 지난해 발족된 「생활체육협의회」를 적극 활용,현재 전국 시·군·구단위의 2백73개 지부를 육성 지원한다는 계획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생활체육공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전국 시·도·군에 1개이상씩의 공설운동장 수영장 체육관등 지방체육시설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간이운동및 체력단련시설을 읍·면·동단위별로 등산로 약수터 고수부지 마을공터 공원 아파트단지등에 골고루 설치,매년 3백개소씩 늘려나갈 복안도 갖고있다.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서도 전국적으로 1만개의 스포츠교실을 설치운영,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히 에어로빅 게이트볼 수영등 31개 종목을 주부및 노년층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설과 프로그램개발도 훌륭한 지도자없이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김차기정부는 전국 7개대학에 설치된 생활체육지도자 연수원과 한국체육과학연구원부설 연수원을 통한 질높은 지도자양성및 확보방안도 마련해놓고있다. 각 대학의 사회체육학과 졸업생 가운데 성적우수자를 대상으로 실기전형을 실시,2급 지도자 자격을 부여하고 전문대 사회체육학과의 우수졸업생에게는 3급 지도자 자격증을 주는 것이 이 방안의 주요골자다. 이와관련,생활체육증진을 위해 서울올림픽이후 생겨난 여러 단체들의 업무중복이 많아 효율성제고 차원에서라도 재정비돼야한다는 체육계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각종 체육단체들이 체육진흥을 위한 프로그램개발과 지도자양성에 힘쓸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더라도 이것이 「엘리트」체육의 사양화와 동의어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은 동전의 앞뒷면 또는 수레의 양쪽바퀴와 같은 것이어서 양자를 결코 분리해서는 안되며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비슷한 무게가 실려야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엘리트체육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우수한 성적으로 국민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뿐만 아니라 민족적 자긍심고취및 제반분야에의 활력에너지 제공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김차기대통령이 대선에서 『우수선수에 대한 병역특례를 지속적으로 시행,국제적인 선수를 양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것도 이를 십분 감안한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체육증진과 깊은 연관을 맺는 것이 바로 「밝은 청소년 육성정책」이라 할수 있다. 김차기정부가 청소년 수련프로그램의 1백50개 기본형을 개발,보급하고 한국청소년중앙공원을 건립해 청소년관련 연구조사·지도자연수·수련및 상담지원기능을 수행토록 한 것도 체육의 저변 확대는 물론 학교체육 전문체육 사회체육의 발전을 위해 삼위일체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93년·「책의 해」·우리문학/김병익 문학평론가(정경문화포럼)

    ◎급진적 민중­민족소재 급격한 쇠퇴 예상/상업주의 가속… 다양한 방법론 대두될듯 문민정부가 비로소 출범되고 그것에 아주 잘 어울리게 「책의 해」 행사가 벌어지는 1993년 새해의 우리 문학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문화 특히 문학은 그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받아들여 성급한 짐작은 피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흥미있는 주제가 아닐 수 없다.눈에 보이게 안보이게 우리 문학이 급격하게 다른 여러 문화부문과 함께 변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고 그 변화가 앞으로의 우리 90년대 문학의 향방을 가늠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그 예상의 실마리를 지금의 몇몇 문학적 조짐에서 찾아보자. 먼저 예상되는 것은 진보적 미술운동단체인 민미련이 자진 해체를 선언했다는 며칠전의 보도에서 시사되는 것처럼 급진적인 민중문학 또는 민족문학운동이 급격히 쇠퇴하리라는 점이다.지난해 젊은 진보적 문학자들의 한 좌담이 문학을 정치화하려했던 전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을 진지하게 제기한바 있거니와,근래 주목받아온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도 노동현장의 현실변혁을 위한 운동보다는 중산층의 내면적 허위의식을 분석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여오고 있었다.새해의 신춘문예를 심사한 동료 문인들은 응모작의 일반적인 경향이 몇년 전에 유행했던 운동권 소재의 작품들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반면,개인의 내적 병증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인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하는데 그 설명대로라면 우리 문학은 사회적·역사적 주제보다는 현대 사회속에서의 인간의 개인적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이미 논의된 바 있는 「민족문학의 위기론」이 이런 경향에서 배태된 것일 터인데 이럴 경우 우리 문학은 무겁고 억압적인 것에서 가볍고 열린 형태의 것으로 옮겨가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바람직하고 좋은 변화만인지는 결코 쉽게 말해지지는 않는다. 작가들이 관심두는 주제가 이렇다면 그 창작 방법론에서도 리얼리즘,그것도 급진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기법에 대한 주장도 약화될 것이다.현실과 역사를 재현하는데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수법이,현실의 변혁을 위한 문학이라면 보다 급진적인 리얼리즘이 요구되지만 그것을 떠나 인간의 내면 정황을 섬세하게 분석하는 쪽으로 옮겨간다면 그 문학은 문체적 실험과 언어의 구성적 측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그것의 실제가 모더니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일 것이다.근년의 우리의 문화계에서 특히 후자에 대한 회차가 왕성했던 것은 이런 경향을 예시하는 것이다. 이미 성숙한 소비사회에 진입해 있는 대부분의 선진 문학국들은 벌써부터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단계를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왔는데 그처럼 성숙하지도 못하고 민족적·체제적·현실적 모순들을 숱하게 싸안고 있는 우리의 경우 그러한 문학적 전환이 쉽게 이루어질 것인지,그 전환이 우리 작가들이 자부해온 문학적 진정성을 담보해줄 수 있을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그러나 우리 문학이 하나의 교조적 논리에 메이지 않고,그래서 문학의 정치화를 벗어나 다양한 주제와 다기한 방법론을 추구하며 문학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바람직한 창작 활동이 피어날 가능성은 얼마간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 다양한 주제와 방법론의 전개는 본격문학에서보다는 대중문학에서 더욱 왕성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가령 80년대에는 노동문학과 함께 현장 기층민들의 수기·일기·편지 등 주변 장르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어 이른바 장르의 해체와 통합론이 제기될 정도에 이르렀지만 90년대에는 이미 추리소설,SF,에로,만화 등 대중적 통속문학이 범람하기 시작하는데 문학의 이런 비속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어 우리문학 독서계를 휘어잡을 것이다.여기에는 최근의 한 기성작가의 예에서 보듯이 PC소설로 등장하여 기술 사회로의 진입을 반영하는 신종의 작품도 보급될 것이다. 이러한 장르상의 그리고 기법상의 예상되는 변화를 휘몰고 있는 것이 어느 사이에 번창해지고 있는 문학의 상업주의화이다.어떤 예술 부문보다 상업성이 침투하기 가장 힘든 시문학에서의 대중화 현상이 어느 다른 문화 선진 문화권에서도 도저히 비교해볼 수 없을 만큼 왕성하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 이미 여러해 전부터 발견되고 있거니와 이 현상은 기왕의 대중소설 장르를 중심으로 기존의 본격문학권에 광범한 영향이 파급될 것이다.가령,무명 저자의 믿을 수 없는 책들의 베스트셀러화 현상,아류의 「소설류」역사소설들의 범람,그리고 혼성모방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표절 행위,여러 형태의 외설 도서들의 유행 등등의 문제들은 순문학을 침식하는 정도를 넘어 그것을 혹독하게 파괴하고 문학적 진정성을 무효화할 우려를 충분히 갖는다. 이 상업주의의 거대하고도 거센 물결을 어떻게 감당하여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우리 문학의 가장 힘든 주제가 될 것인데 그것이 힘든 것은 단순히 작가와 문학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판계와 독서계,그리고 사회 각부문의 의식 전반과 문학 정책들이 함께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우리가 격낮은 문학으로 추락할 것인지 문학적 진정성을 존속시켜 내적으로 풍요하고 창조적인 문학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90년대 우리 문화와 사회 전체가 대응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 정희천 국립중앙도서관장(만나고 싶었습니다)

    ◎“「책의 해」 계기로 독서생활화 유도”/주부독서클럽 배가운동 계획/정신계발위한 독서진흥법 절실/도서관 이용률 높여 건전문화공간 정착에 힘쓸때 흔히 책을 가리켜 문화의 총 결집체라고 말한다.책 한권한권은 개별단위의 문화를 담고있지만 이것이 모이면 종합문화를 포용하기 때문이다.올해는 문화부가 정한 「책의 해」이다.여기저기에 내걸린 「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는 「책의 해」상징표어가 공감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미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책의 힘을 국민들에게 새롭게 인식시키자는 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도서관은 출판업계 및 서점가와 함께 책읽기를 진작시킬수 있는 3대축의 하나.명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최성희양(23)이 「자신의 해」를 맞아 어느때보다 분주한 정희천국립중앙도서관장을 찾아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최성희양=책과 관련된 분야를 배우고 있는 학생으로 올해가 「책의 해」로 지정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반갑습니다.「책의 해」에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희천관장=「문화의 해」는 문화부가 지난 90년 발족한뒤 해마다 1개의 장르를 지정해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지원 육성하는 사업입니다.지정된 특정분야뿐 아니라 주변 장르에도 파급효과를 일으켜 전체적인 문화의 기반을 튼튼히 하자는 취지지요.「책의 해」에는 먼저 문화다운 문화치고 책을 어머니로 하지않은 것이없다는 점에서 책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의 역할을 강조해야 될 것입니다. ▲최양=지난 91년은 연극 영화의 해였고 지난해는 춤의 해였지요.그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고 부정적인 눈길도 없지않은 것 같은데요.책의 해는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성공할수 있을까요. ▲정관장=사실 지난 1972년에도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 도서의 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갖가지 행사가 열린적이 있습니다.당시 그행사가 우리나라의 출판문화 도서관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지요.그러나 대부분의 행사가 당해연도에 그친 1회성으로 끝나버려 아쉬움을 주었어요.이번에는 정말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성과를남기고 그 성과가 누대를 두고 파급될수있는 사업이 되어야합니다. ▲최양=관장님이 구상하고 계신 구체적인 「성과를 남길수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정관장=그것은 독서진흥을 위한 법을 하나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인간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정신에 부수되는 육체를 위해서는 밥도 있고 보약도 있고 운동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그러나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독서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그런데 육체를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이 마련되어 이미 전문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의 기반까지도 다져지고있는 상태입니다.앞뒤가 뒤바뀐 느낌은 있지만 이제라도 국민독서진흥법같은 것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최양=그렇다면 그법에 담아야할 내용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정관장=우선 독서진흥기금을 조성하는 방법이 있겠지요.정부가 출연을 할수도 있겠고 공익자금 혹은 기업의 도움을 받을수도 있겠지요.또 책을 팔때마다 일정비율을 기금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양=책의 해와 관련해 국립중앙도서관이 계획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정관장=먼저 전국공공도서관 경진대회를 가져보려고 해요.우리나라에는 모두 2백81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습니다.이가운데 독서생활화를 앞장서 유도해 온 우수도서관의 사례를 그렇지못했던 곳에도 알려주자는 것이지요.또 전국공공도서관협의회를 통해 주부독서클럽 배가운동을 벌일 계획입니다.어머니전용책상갖기운동도 그 내용가운데 하나이지요.사실 어느집이나 화장대는 있지만 어머니의 책상이 있는 집은 드물어요.꼭 책상을 마련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입니다.이밖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왕선발대회와 전국동화구연대회,독후감쓰기,할아버지와 손자·어머니와 딸등 가족이 서로에 대해서 쓰는 가족백일장,청소년독서주장대회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이와함께 오는10월에 열 우리나라 1백30개 성씨의 문중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양=이들 사업이 모두 성과를 거두면 좋겠네요.국립중앙도서관장으로 일을 추진하시는데어려울 때도 많으시겠지요. ▲정관장=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독서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독서가 취미수준일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것이 어렵습니다.아직까지도 동네에 도로포장을 해주면 많은 사람이 고맙게 생각하지만 동네에 공공도서관이 선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적지요.국민들이 도서관이 생산적인 기관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너나없이 찾아줄때만이 위상도 높아지고 종사자의 수준도 높아져 진정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할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소설가 최인훈씨(이세기의 인물탐구:10)

    ◎「자신의 언어」에 충실한 “지적성직자”/현실묘사보다 관념성 짙은 작품활동 주력/화제작 「광역」발표로 “전후최고작가” 명성도/다방면에 해박한 지식·분석정신… 주관 강한 성품 『흰 바다새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마스트에도 그 언저리 바다에도.아마,마카오에서 다른데로 가버린 모양이다』 소설 「광장」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추악한 밤의 광장인 남쪽이나 밀실은 없고 광장만 허용되는 북의 기계적 체제등 모든 것에 염증과 환멸을 느낀 주인공이 어딘가 먼곳,아득한 이상의 나라인 제3국으로 가는 선상에서 실종되자 독자는 그의 실종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은둔인가,영원한 죽음인가,그렇다면 희망과 기대없는 암담한 절망이란 말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소설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곧 이 소설은 센세이셔널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을 동시에 작품의 무대로 삼았다는 점과 분열된 이데올로기의 비극이 첨예하게 묘사됐다는 이유외에도 불꽃튀기는 눈부신 지적 문체와 지성미 넘치는 철학적 사고,극명한 체제분석등은 60년당시 정치상황의 독자들에겐 싱그러운 통쾌한 충격일수밖에 없었다. 최인훈은 문단데뷔 1년만에 일약 유명작가로 부상되었고 많은 평자들은 다각도로 그를 조명하기에 앞을 다투었다. 문단과 젊은 문학도들은 당연히 이 당돌한 신인작가가 누구인가에 주목했다.그러나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최인훈은 그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전진하거나 물러서지 않은,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적당한 범주속에서 언제나 담담하고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을 뿐이다. ○견고한 자기세계 구축 좀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그 자신이 자신을 감추거나 도사린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의 실체를 공략할 수 없게끔 이미 탄탄하고 견고한 지식의 성속에 군림하고 있었다는 편이 옳다. 그와 친한 친구들­이라기보다 그를 가까이 하려고 접근했던 이들은 그의 문학과 철학 역사와 생태학 진화론에 이르는 해박한 지식과 지적직관,철저하게 파고드는 분석정신에 삼투된 나머지 오히려 그를 난삽한 존재로 규정짓고는 일찌감치 그에대한 현혹을 포기했던 것 같다. 예를들어 그는 아무나를 만나서 선뜻선뜻 대화에 응하거나 문학지등이 내건 잡다한 기획에 뛰어들어 그때마다 지면을 장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필자는 아니다. 그가 나설 자리 나서지않을 자리를 또박또박 구두점을 찍어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타당성 여부를 명료하게 따지고 타진한다.그래서 편집자측도 그에게 맞는 마땅한 기획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게되었고 그역시 『부덕한 사람이 실수를 피할수 있는 길은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최상』임을 전제,상대방이 빠져나갈수 있는 탈출구를 터주고 있다. 만사에 긍·부정을 분명히 하면서 이렇게 적당한 변명을 달아주는 것만봐도 지금까지의 주변의 평가대로 그의 행동과 말에는 막무가내의 기미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작가라는 작위」가 갖는 위치가 「막대한 부채를 인수한 상속자」라 현지라도 체면상 마지못해 얼굴을 내밀거나 체면상 글 한줄 써야 하는 허례와 허식,의례적 형식들을 외면하기 위해서,그러니까 그 자신을 보호하려는 걸맞는 이유를 장치하고 있었는지도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가 오라하지도 않고 갈만한 일도 없었다는 논리는 성립된다.따라서 사교적인 모임이나 장소에서는 객관적으로 건너다보아도 그의 존재는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그의 소설의 네 귀가 딱딱 들어맞아 빈틈이나 허술함을 찾아볼수 없듯이 그의 평상시의 모습,작가로서의 모습도 여전히 그의 작품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그의 걸음걸이에서도 성격이 나타난다.그는 손끝까지 똑바로 편채 걷는다.호들갑스럽게 놀라고 감탄하고 감동하지 않는다.침착하게 아주 천천히 반응하기 때문에 그와 사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곤혹스러운 노릇이다. 자연스러운 자리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아무리 떠들어도,그래서 의도적으로 작가의 어떤 면을 꿰뚫어보고 그 대답을 얻고자 하는 방법일 때는 그 질문이 명료해질 때까지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어버린다.그리고 산만함중에도 상대방의 의중이 진지하고 진실하다고 여겨지면 비로소 한마디의 압축된 대답으로 노냐 예스냐로 반응한다. 그는 말을 절제하되될수 있는한 명증한 말만을 고르고 있다.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 그의 소설은 흔히 「관념소설」또는 「환상소설」,작가로서의 그는 이상주의자이며 비현실적이라고도 말한다. 혹자들은 그의 소설에는 「생동하는 인물」보다 「지적괴뢰」들이 넘쳐있으며 「쉽게 쓸것도 어렵게 쓰고」그래서 그는 「관념보다는 현실을 그리는게 목적인 소설가로서의 임무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비꼬기도 한다. 이른바 카뮈나 사르트르보다는 로맹롤랑이나 레마르크처럼 삶의 향훈이 물씬 풍기는 눈물과 한숨과 인생역정과 사랑의 애증을 그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현실은 관념에 우선한다」는 논리에 반대되는 변명을 늘어놓기보다 「관념」은 예술적으로 소설적으로 또는 철학적으로도 「현실에 우선할 수 있는 소설적 기법」임을 그의 여러소설에서 단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고귀한 자가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비극적 상황」만이 독자의 연민과 동정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정답은 「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는 직선」이라는 유클리드의 공식만큼이나 자명하고 단순할뿐 「고귀한 자」는 「한사람의 남자」이거나 「귀족」이거나 「영웅」이전에 그가 처하고 있는 사회적·철학적·도덕적 차원에서 「고뇌하는 현대인」「방황하는 지식인」일수도 있음을 그는 대표작 「광장」과 「가면고」「회색인」「웃음소리」등에서 증명해보이고 있다. 평소의 그는 그의 소설속의 주인공들처럼 24시간 책읽기에 빠져있고 혼자 앉아있기를 좋아하며 남들과의 케상공론보다 아들 윤F(20)에게 「영산회상곡」이나 베토벤을 신청해 듣는 것이 행복하다. 바둑을 둘줄도 모르고 스포츠도 모른다.다른 취미나 오락이 있을리 없다.요즘은 긴 방학을 맞아 갈현동 2층서재에서 오랜만에 신작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실은 소설에 손댈 경황도 심적 여유도 없었다.34세에 뒤늦게 결혼해서 낳은 아들 윤F가 중2때 간염백신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보균자로 나타나는 바람에 그는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부모로서의 일념과 기원으로 좋은 의사,좋은 병원을 찾아 뛰어다녀야만 했다. 학업을 중단한채 누워서 책과 음악으로 소일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천둥처럼 무너져 내렸으리라. 문학이 예술이라면 그중에서도 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예술일 것이다.아들의 아픔을 보면서 이를 체험으로 끄집어내고 휘두를만큼 그는 잔혹하지 못하다. 그것이 작가로서 위대한 것이라면 그는 「사양하고 싶은 위대함」이라고 외면해 버린다.2년전 윤구는 회복하여 검정고시합격으로 지난해 대학에 갔다.딸아이 윤경이도 올해 이대 영문과에 입학,모처럼 가정에 안락이 찾아들어 그는 작품구상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무슨일에든 까탈을 부리거나 까다롭게 군 적은 없다.남들이 지레짐작하는 것이라면 그로서도 속수무책일수밖에 없다.그는 다만 글을 쓰는 일에서는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않아 쓰지않을때도 언제나 내면에서 쓰고있었다고 말한다.그러나 「광장」이후 사람들은 그를 향해 작품을 쓰느니 못쓰느니 끝없는 소요로 들끓었다. 그가 「광장」을 쓴것은 24세때다.이후 이 소설은 대학생과 문학도들의 필독서에다 지난 32년간 해마다 1만부이상,지난해엔 2만부,지난해초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노벨문학상 후보작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단일작품으로는 평자들의 가장 많은 논란을 받았고 「전후 최대의 작가」로 찬사되기도 했다. ○24세때 「광장」 발표 그는 함남 회령출신으로 6·25때 가족이 모두 월남,피란지 부산에서 16세때 장편소설 「두만강」을 쓰기 시작해서 이 소설은 70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서울대 법대에 다니면서 아무런 목적없이 법과를 택한 자책감에 학문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결국 출석미달로 4학년에서 1학기를 남기고 대학을 중퇴했다. 그의 웃음은 순백하다.그의 심성은 천진무구한 소년과도 같고 그의 행동은 순리를 좇아 자연스럽기만 하다.그는 집에서는 두남매와 소탈하고 사랑스러운 아내(원영희씨)와의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고 그리고 이 시대의 대표적 작가의 한사람이다. 평론가 김현은 그의 향기높은 지적 탐구로서의 문학에 대해 롤랑 바르트와 줄리앙 방데의 말을 빌려 이렇게 평한 적이 있다.「그는 독자의 평균에 부합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에 성실하게 맞부딪치려고 글을 쓰고 있다.그의 정신의 질서는 혼란된 세계를 조리있게 파악하려는 의지이며 논리에 따라 부당하게 기울어지지 않는 천칭,그는 바로 지적 성직자」라고. 그리고 평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임무가 무엇이든 성직자에겐 모자를 벗는 것이 예의」라고 정중하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연보 ▲1936년4월 함북 회령서 목재상인 부친 최국성씨와 김경숙여사의 4남2녀중 장남 ▲47년 함남 원산으로 이사,회령국민교에 이어 원산중­원산고2까지 ▲50년 6·25로 가족 전원 월남,부산 정착 ▲57년 서울대 법대 4년때 출석미달로 중퇴 ▲58년 군입대,통역장교로 근무 ▲59년 「GREY 구락부 전말기」「라울전」이 안수길씨 추천으로 「자유문학」지 통해 문단 데뷔 ▲60년 문제의 작품 「광장」을 「새벽」(10월호)에 발표 ▲61년 단행본 「광장」(정향사)출간 ▲67년 「총독의 소리 1·2」연작 발표에 이어 단편집 「총독의 소리」(홍익출판사)출간 ▲70년 평론집 「문학을 찾아서」(현암사)출간,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극단 자유극장공연),11월17일 신문회관에서 이헌구씨 주례로 원영희씨와 결혼 ▲71년 창작집 「서유기」(을유문화사)출간 ▲72년 창작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삼성출판사)출간 ▲73년 장편 「태풍」(중앙일보)연재 ▲73년8월∼76년5월 미국체류,미아이오와대 세계작가 프로그램(IWP)초청,「광장」(일어판),수필가 김소운씨 역으로 일본 동수사출간 ▲76년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극단 산하 초연) ▲77년 「봄이오면 산에들에」(극단 동랑레파토리 공연) ▲78년 「둥둥 낙랑둥」(국립극단 97회 정기공연) ▲79년 미뉴욕주 브록포드대 초청,「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공연참가,「최인훈전집」(문학과 지성사)완간(전 12권) ▲80년 소설집 「왕자와 탈」(문장사),「하늘의 다리」(고려원)출간 ▲81년 소설집 「느릅나무가 있는 풍경」(민음사)출간 ▲82년 희곡집 「한스와 그레텔」(문학예술사)출간 ▲87년 미 뉴욕 「범아시아 레파토리」극단 10주년기념공연,「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공연 참관 ▲89년 창작선집 「달과 소년병」(세계사),산문집 「길에 관한명상」(청하),창작선집 「웃음소리」(책세상)출간 ▲92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소설 「광장」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 ▲77∼현재 서울예전 교수 그외 대표작 「구운몽」「회색인」「가면고」「크리스마스캐럴」「두만강」「우상의 집」과 수필집 「유토피아의 꿈」외 동인 문학상,한국연극영화예술상(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 장려상,서울극평가 그룹상(달아 달아 밝은 달아)
  • 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까지(겨레의 맥박으로 89년:1)

    ◎여명기의 민족지/“항일구국” 염원안고 대한매일신보 탄생/국운 기울어 암울했던 1904년 창간/주권수호 앞장서며 숱한 고난/해방직후 서울신문으로 속간/초대사장에 오세창 취임… 권동진·홍명희 고문에 영입 「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까지,그 시대는 고난으로 점철되었다.1904년 국운이 기울어가는 암담한 나라 운명속에서 한가닥 빛으로 창강된 대한매일신보.그 항일구국지가 1945년 서울신문으로 거듭 태어나기까지는 파란만장한 우리 근·현대사를 함께 살았다.당시 민족의 생존이 그렇듯 일제의 모질고 간교한 탄압에 쓰러진 대한매일신보의 맥락은 서울신문이 잇고있다.일제 강점기 사이에 변화도 없지 않았으나 서울신문의 뿌리는 분명히 대한매일신보에 두었다.그 위대한 항일구국지 창간 1세기를 불과 1년 앞둔 오늘,그 역사를 조명하여 서울신문의 연륜을 다시 헤아리고자 한다. 「대한매일신보」는 대한제국 말기 6년동안 항일언론의 최선봉에서 민족주권 수호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가히 전설적인 신문이었다.근대 언론사에서 「다시 없는민족의 대변기관」으로 평가 받는 이 신문은 나라 안팎이 매우 복잡한 시기에 발행됐다. 국제적으로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일본이 한국의 지배권을 열강으로부터 승인받아 한국을 실질적으로 장악하던 때이기도 했다.그리고 국내정세는 일본의 한국지배를 반대하는 민족운동이 불길처럼 치솟던 시기였다. 특히 나라안에서는 일본의 한국 황무지 개간권을 막으려는 민중운동과 함께 의병 무장투쟁,국채보상운동,애국계몽운동등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한매일신보는 이러한 격동의 시기에 창간되어 항일구국의 가시밭길을 걸었다.창간한 사람은 영국인 배설(Ernest Thomas Bethell·1702∼1909년)이다. 러·일전쟁때 취재차 한국에 왔던 런던의 데일리 크로니클 특별통신원인 그가 한글전용인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날짜는 89년전인 1904년7월18일로 돼있다.영문판 「코리아 데일리 뉴스」도 동시에 창간했다. 창간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모를 보아도 쟁쟁하다.당대의 언론을 주도했던 논객이자 우국지사였던 양기탁을 비롯,박은식·신채호·옥관빈등이 그 주역들. 나중에는 안창호·이갑등 구국운동조직인 서북학회의 인사들도 뛰어들었다. 창간호(타블로이드판)는 한호의 지면이 6면으로 4면은 영문,2면은 한글전용의 2개국어 신문체제였다.그러나 이듬해 8월에는 국한문 혼용판과 영문판 「코리아 데일리 뉴스」(The Korea Daily News)를 분리,2종을 발행했다.1907년5월에는 한글전용 「대한매일신보」를 새로 창간,3종의 신문을 한꺼번에 펴 냈다.국한문·영문·한글등 3종의 신문이 발행되기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일이다. 황실(고종)의 은밀한 재정적 뒷받침과 민족진영의 도움을 받았다.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대한매일신보의 논조는 처음부터 반일구국일수밖에 없었다.그 첫 지탄공격은 황무지 개간권 요구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이를 시발로 황성신문의 「시일야방성대곡」전재,샌프란시스코의 친일 미국인 스티븐스 저격사건보도,영국의 트리뷴지에 실린 고종밀서사진 전재등 기사와 논설로 항일언론의 횃불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이 신문의 강력한 반일논조야말로침략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저해요인이었다. 일본은 이에 대응,「경성일보」(일어)「Seoul Press」(영어)등 통감부의 기관지를 직접 발행하여 언론대응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또 한편으로는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외교적 압력과 사법적인 탄압을 가했다.외교적 압력은 영국측에 대해 배설의 추방요구로,사법적 탄압은 통감부의 신문압수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대한매일신보」의 항일언론 자세는 좀체 꺾이지 않아 국한문판 24차례,한글판 21차례의 압수를 당하면서도 여전히 지속됐다.민족진영의 언론보루로서 이처럼 항일언론을 펼칠수 있었던 것은 이 신문이 영국인 소유여서 치외법권을 누릴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이 신문에 몸담고 있던 항일언론투사들의 민족사상과 구국정신이 그같은 논조를 주도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한매일신보」가 남긴 족적중 또한 특기할만한 것은 이 신문이 주동이 되어 벌인 국채보상운동이었다.이는 을사보호조약이후 일본으로부터 얻은 나라의 빚 1천3백만원을 국민의 성금으로 갚아 일본의예속에서 벗어나려는 일대 구국운동이라 할 수 있다. ○우국지사 대거 참여 대한매일신보는 이 운동의 중심기관이 되던 시기에 사세를 크게 신장,발행부수가 1만부를 넘어섰다(1907년 9월3일 기준 국한문 8천,한글3천부).이같은 발행부수는 그때까지 한국언론사상 최고의 기록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강경한 논조를 터뜨리던 이 신문은 일본 통감부의 집요한 탄압끝에 배설의 상해옥살이와 양기탁의 구속으로 물이 꺾이기 시작했다.그후 배설이 숨지면서 이 신문은 더욱 기울어졌으며 영국인 만성(Alfred Marnham)이 사장직을 인수받았다.그러나 영·일간의 외교문제를 꺼리던 주한 영국총영사 보나르(Bonar)와 통감부의 회유및 압력을 받아 1910년 5월21일 결국 통감부에 팔리고 만다.국권수호의 상징적 존재였던 「대한매일신보」가 마침내 비극적인 종언을 고한것이다.그때의 지령은 제1461호(국한문판)였다. 그리하여 「대한매일신보」는 한일합병 이튿날인 1910년 8월30일부터 제호가운데 국가를 상징했던 두글자 「대한」을 빼앗겨 버린다.「대한」이 없어진 「매일신보」는 결국 통감부의 기관지로 전락하는 것이다.그러면서도 「매일신보」는 그러나 「대한매일신보」의 국한문판 종간호인 제1461호(1910년 8월28일)의 지령을 계승,제1462호부터 국한문판을 발간했다.(한글판은 제939호부터) 이 날짜의 사설제목은 「동화의 주의」로 나온다.제국주의 36년간의 일본 전위역할을 이렇게 상징하고 일제 선전기관으로 얼굴을 바꾼 매일신보는 이틀만인 9월1일 대한제국의 기관지 성격이던 한양신문(전대한신문)까지 합병한다.국한문판과 한글판의 두가지 신문을 발행하는 유일한 한국어 신문이었지만 한국인이 만드는 한국의 소리는 담기지 않았다.이는 「일선융화와 세도인심의 감화유도」를 내건 일제의 어용언론활동의 전주곡이었다. 경영의 측면에서 경성일보사에 흡수통합,경일편집국의 한부서로서 철저하게 총독부기관지 역할을 수행한 매신은 그후 3·1운동의 결과로 일제의 무단정치가 표면상 문화정치로 바뀌면서 1920년 독립된 편집국으로 확대 승격됐다.그리고 1929년에는 한국인 편집국장이 임명된데 이어 1930년 한국인 부사장이 처음 기용되어 다소 편집제작의 재량권이 이루어지는듯 했다. 그러나 매신은 철저하게 일제의 입장에서 만들어져 편집방향은 「내선일체」를 고수했다.이러한 목적을 위해 총독정치의 선전과 홍보를 위주로 했으나 민족민간지들의 논조를 반박하거나 민족진영을 비난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일제의 비호속에 이같은 논조로 일관하던 매신은 기구를 확대,경성일보사에서 분리하게 됐다.1938년 4월16일 독립된 언론기관으로서 제호를 매일 「신」보로 고쳐 새로 출발한 것이다. 매신이 경일과 맞붙은 지금의 프레스센터 자리에 4층 콘크리트 사옥을 짓고 들어선 것은 바로 이때였다.하지만 경일은 매신의 주식 45%를 소유한 대주주로 남았고 여기에 총독부 소유의 주를 포함한다면 매신의 경일예속은 이전과 조금도 다를바 없는 셈이었다.매신의 일제옹호논조 또한 해방직전까지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일제는 패망했다.1945년 8월15일 마침내 조국광복을 맞았다.매신은 이러한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해방조선의 대변기관」으로서의「서울신문」으로 거듭나기위해 대대적인 개편수술을 받게됐다.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정청이 그해 10월2일 매신을 접수,매신 한인주주총회를 열어 새중역진을 구성토록 종용했다.이에따라 10월25일 주총이 열려 「서울신문」이라는 새로운 제호와 오세창을 사장으로하는 간부진용이 결정됐다.이 무렵은 사장 이성근이 지난날의 과오를 전사원에게 사과하고 자퇴한뒤 사원자치위원회에 의해 신문이 발행되던 때였다. 경영간부가 없는 상태에서 신문을 만들어오던 6백명의 자치위는 그러나 주총의 간부진용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주총결정은 자치위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는게 그 표면적 이유였으나 실상은 간부진용에 우익인사가 너무 많은데 불만을 품은 때문이었다. 그동안 비교적 관망상태에 있던 미군정당국은 11월10일 재산조사를 이유로 매신에 정간명령을 내렸다.매신이 정간되던날 자치위는 「3천만 민중의 정당한 공기」로서 신문이 새롭게 출현해야 한다는 종래의 입장을 재확인 한뒤 일단 한발 물러섰고 이를 계기로 개편실무진과 자취위 사이에 얽혔던 매듭이 풀리기 시작했다. ○한때 총독부 기관지로 미군정당국으로부터 매신개편의 대업을 새로 위임받은 이관구와 하경덕은 재원확보문제와 함께 내외에서 모두 수긍할수 있는 권위있는 인사들로 경영·편집진을 구성하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했다. 초대사장에 위창 오세창이 추대됐다.근대 신문계의 선구자이자 지조높은 민족대표 33인중 한 사람으로서 그가 지닌 사회적·정치적 덕망은 새롭게 등장하는 서울신문의 이미지에 걸맞는 것이었다.위창과 함께 역시 민족대표 33인중 한 사람인 권동진과 당시 문단의 원로격인 홍명희가 고문에 영입됐다. 서울신문 탄생의 산파역을 맡은 저명교육자 하경덕이 부사장에,그리고 사려 깊은 논조를 감당할 주필에는 항일언론의 선봉에 섰던 이관구가 선임됐다. 이러한 일사천리의 준비작업은 21일 5층 옥상에서 가진 오세창사장의 취임식으로 그 결실을 보게됐다.해방의 감격과 함께 독립한 이 민족의 진실된 언론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면서 서울신문이 마침내 그 첫 지면을 이 땅에 선보인 것이다. 이날이 1945년11월22일이었는데 신문은 11월23일자로 발행됐다. 이때의 서울신문 지령은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매일신보를 그대로 계승,제13738호를 기록하기에 이른다.그 고난의 역사를 마감하고 또 다른 시련의 역사를 향해 서울신문으로 거듭 태어난 것이었다. □연보 ◇대한매일신보(1904·7·18∼1910·8·28) ▲1904년 7월18일 창간 ▲편집겸 발행인 배설,총무 양기탁취임 ▲1910년 5월21일 통감부가 매수 ▲1910년 8월28일 국한문판 1461호,한글판 938호로 종간 ◇매일신보(1910·8·30∼1938·4·28) ▲경성일보에 흡수 통합,1910년 8월30일 매일신보로 개제발행(지령은 대한매신을 계승) ▲경성일보사장 길야태좌위문 취임(매일신보사장 겸임) ▲1912년 3월1일 국한문판과 한글판을 한글전용으로 합간 ▲1938년 4월28일 매신의 제호로 최종발행(지령11 012호) ◇매일신보(1938·4·29∼1945·11·10) ▲경일에서 분리독립,제호를 매일신보로 개제발행(지령은 매신을 계승) ▲사장 최린,부사장 이상협취임 ▲1945년 11월10일미군정에 의해 정간 ◇서울신문(1945·11·23∼현재) ▲1945년 11월23일 매신을 서울신문으로 개제발행(지령은 매신을 계승) ▲초대사장 오세창,고문 권동진 홍명희,부사장 하경덕,전무 김동준,주필 이관구취임
  • 동전투입식/셀프클리닝/드롭숍/새 형태 세탁소 성업

    ◎시간·경비 절감… 학생·독신자에 인기/동전…/한달분 빨래감 건조까지 1시간/셀프…/실크·모피 등 직접 드라이클리닝/드롭숍/102개 체인점통해 신속한 서비스 갖가지 기능을 갖춘 첨단세탁기의 보급은 주부들을 가사중 가장 힘든 부분이던 빨래로부터 해방시켰다.그러나 가정용 세탁기 용량의 한계로 큰 빨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세탁기를 여러번 무리하게 돌렸을때의 세탁기 고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또 의생활의 고급화로 실크 울 모피등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을 해야만 되는 의류가 늘어남에 따라 가정에서 세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실정.최근 이러한 불편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세탁업이 다양하게 등장,인기를 끌고 있다. ▲물세탁을 위주로 한 동전투입식 자동세탁체인점과 ▲울등 고급소재의류를 싼값으로 직접 드라이클리닝할 수 있는 전문체인점 ▲대형 세탁설비를 갖춘 공장과 체인점을 연결하여 고객들이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가는 드롭 숍(drop shop)형태가 그것. 동전투입식 물세탁체인점은 이용자가 직접 빨래를 들고와 5백원짜리 동전 몇개를 넣고 비치된 세탁기를 직접 돌린후 건조까지 해가는 방식으로 자취및 하숙생과 맞벌이부부등에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큰 이불 빨래까지 가능해 부피 큰 빨래를 건조시킬 마땅한 장소가 없는 소형주택에 사는 주부들에게도 인기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5개 업체가 있는데 (주)트리코의 「스피드워시」와 (주)유진컨티넨탈의 「월풀빨래방」이 대표적이다.트리코사는 미국 레이시온사와 「스피드퀸」상업용 세탁기·건조기의 독점판매권을 맺고 사용하고 있다. 세탁기의 용량은 8.2㎏과 11.5㎏의 두가지.8.2㎏은 대형밍크이불 1장,한사람 빨래 보름치에 해당하는 분량을 세탁할 수 있는 용량이다.사용료는 1회 2천원.11.5㎏ 세탁기는 작은 밍크이불 2장이나 큰 이불빨래를 한번에 할 수있는 크기로 1회 사용료는 4천원.건조기(13.6㎏)의 사용료는 분량에 관계없이 1회 2천원이다.세탁에는 40분이 걸리며 건조는 25분 정도로 총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신림점을 비롯,신촌점 건대점등 서울에 15개,전국에 50여개 체인점이 있다. (주)유진컨티넨탈의 「월풀 빨래방」은 (주)두산을 통해 미국 월풀사의 상업용세탁기를 쓰고 있다.세탁 30분,건조 45분정도.가격은 1천5백∼2천원까지 체인점의 위치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가장 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는 「월풀빨래방」은 서울에 1백여개,지방에 80여개 체인망을 갖고있다. 한편 「셀프클리닝」은 실크·울등 고급소재의류를 직접 드라이클리닝해가는 전문업소로 인기다.등촌동과 목동 망원동 보광동등 서울지역에 12개 체인점이 운영중에 있으며 부산 광주에 각1개소가 있다. 건조에 3일정도 걸리는 솔벤트대신 퍼크로에틸렌 용제를 사용,건조나 냄새제거에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기계에서 꺼내자마자 다림질을 할 수 있고 각 체인점에서는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스팀 다리미를 구비,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울이나 실크류의류는 거의 다림질이 필요없을 뿐만아니라 세탁후 건조돼 나올 때 잔주름이 거의 펴져서 나오기 때문에 약간만 손질하면 된다』는 것이 「셀프클리닝」관계자의 설명이다.세탁비용은 빨랫감의 무게에 따라 다른데 남자양복 3∼4벌,여성정장 6벌정도 무게에 해당하는 3.6㎏당 7천원이다. 체인점을 통해 고객들의 옷을 접수한후 본사가 운영하는 대형세탁공장에 보냈다가 세탁물을 내주는 집하형 드롭숍업은 본사에서 하루 두차례 세탁물을 수거해가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게 돌려준다.역시 퍼크로에틸렌 용제를 사용하고 대량으로 처리,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빨리 정확한 시간대에 서비스를 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업체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성업중인 대표적인 업체는 매직클리닝과 크린프라자·클린토피아등.매직클리닝은 이분야에서 가장 많은 체인점을 갖고 있는데 성수점과 이태원점 연희점 답십리점 방학점등 서울에 70여개 체인점을 갖고 있다. 세탁요금은 양복1벌당 6천원.매직클리닝의 한 관계자는 『고급 퍼크로 에틸렌 용제의 단가가 비싼 점과 양질의 세탁임을 고려하면 비싼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클린토피아는 광명과 갤러리아백화점에 체인점이 있으며 중계동과 서초동 삼전동등에 이번주중으로 개점할 예정이다. 양복 1벌에 5천∼6천원을 받고 있으나 고객이 직접 빨랫감을 들고 올 경우 20%정도 할인,3천9백원정도면 양복한벌을 드라이클리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린플라자는 4개의 공장과 30여개의 체인점을 서울에 확보하고 있다.세탁비용은 역시 양복1벌당 6천원.
  • 대입 앞으로 한달/학습방식 급격히 바꾸면 불리

    ◎배치고사 등서 틀린 문제 꾸준히 복습/중·하위권,교과서예제 총정리 바람직/휴식·영양섭취… 생활리듬 잃지 말도록 다음달 22일 실시되는 93학년도 대학입시가 한달앞으로 다가왔다. 이에따라 수험생과 학부모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전기대입시원서접수를 앞두고 지원상담과 마무리학습을 하는등 초읽기에 들어갔다. 교육부가 93학년도 전국 1백1개 전기대학의 신입생모집정원은 지난해보다 8천1백39명이 늘어난 16만4천2백50명으로 확정함에 따라 이번 전기대경쟁률은 대입체력검사응시자가운데 지난해처럼 68·6%가 지원한다고 가정할때 평균 3.9대1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88학년도이후 5년만에 처음 4대1을 밑도는 수준이지만 94학년도 입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고 내신등급의 변경등 제도가 크게 바뀜에 따라 재수에 부담을 느낀 수험생들이 그 어느해보다 하향안정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진학지도교사들은 『이같은 추세속에서 1∼2점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는 점을 중시,이제부터의 노력여하에 따라 합격여부가 결정된다』면서 『그동안의 학습방식을 바꾸지말고 배치고사등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중점정리하라』고 당부했다. 과목별 마무리학습방법과 건강관리법 등을 알아본다. ▷국영수◁ 국어과목은 1∼3학년 교과서를 차례로 훑어보면서 고전·현대문별,논설문·소설·수필·시등 장르별로 주제나 문체,소재상의 연관관계를 파악한다.독해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지시어파악 등에 주력하는 것이 좋으며 문학사는 경향상 특징과 작가,작품제목을 연관해 정리해야한다. 특히 국어 55문항가운데 9개문항을 차지하는 한문도 반드시 체크해야한다. 수학은 이미 나온 문제와 그동안 치른 모의·배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다시 정리하고 기본공식과 정리·법칙등도 고루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력이 뒤지는 학생들은 새로운 문제집이나 참고서등에 손대지말고 교과서에 실린 예제를 총정리하는 것이 좋다. 영어는 지금까지 익혀왔던 교과서와 참고서를 매일 일정량씩 읽으면서 실전문제를 일정량 소화한다. 주관식문제는 글의 주제,지시어파악,부분해석이 많아 단시일에 실력을 키우기 어려우므로 숙어를 중심으로 부분해석에 주력하도록 한다. ▷암기과목◁ 중·하위권 학생들이 성적을 끌어올릴수 있는 전략과목이다. 국사는 근·현대사와 사회경제사·문화사를 비중있게 정리해야 한다. 각 시대를 정치·경제·사회로 구분해 정리해봄직하다. 국민윤리는 대부분 교과서안에서 출제되는데 「문화와 윤리」「조국수호와 평화의 길」등 사회현실과 남북관계를 중시해 점검해야 한다. 사회는 6공화국이후 북방외교와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지리는 지도와 도표를 연관시켜 정리하며 세계사는 시대흐름과 함께 국사와 연결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등 과학과목은 단원별로 골고루 출제돼 문제집보다는 기본원리를 복습하는 것이 좋다. ▷건강관리◁ 수험생들은 이맘때면 긴장과 불안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수험생활로 지쳐있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과 풍부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지나친 수면등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므로 평상시 생활리듬을 깨뜨리지 않아야 하며 부모의 지나친 관심도 자제돼야 한다.
  • 소설가 황순원씨(이세기의 인물탐구)

    ◎소설을 시의 경지로 승화시킨 “청산의 백학”/작품 끝낼때마다 “마지막 작” 심정으로/문장·단어 하나까지 보석처럼 갈고 닦아/시·소설의 잡문엔 손 안대… 문학박사학위도 거절 서울신문사는 증면과 더불어 새로운 기획물 「인물탐구」를 매주 화요일 1페이지에 걸쳐 연재키로 했습니다.이 와이드 기획물은 사람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고 관심있게 대하는 사람의 이야기 인물평전입니다.그것은 삶의 모습을 담은 인생일 수도 있고 세상살이와 고리를 함께 하는 인간의 진면목으로도 나타날 것입니다.집필은 본사 이세기논설위원이 맡았습니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산골아이」나 「소나기」「학(학)」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투명하게 정제된 청강(청강)의 문체와 명편에 흐르는 별빛같은 이야기는 우리의 정서속에 총총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새삼 황순원문학과 한국문학사에서 그가 점하고 있는 오늘의 위치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청산의 백학」「소설을 시의 경지로 승화시킨 언어미의 추구」「하명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절고의 기품」등 이미 잘 알려진 시중의 찬탄을 되풀이 열거하는 것도 무색한 노릇이다. 「소설가는 소설로 말한뿐 더이상 다른말은 하지 않는다」,그래서 독자들에게 책임지고 소설을 내놓기위해 그는 문장 한구절 단어 하나에 세심하게 배려하여 「토씨」 한 자도 잘못 놓인 바가 없다는 정평을 받고있다. 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남에게 읽힐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이미 출간된 시집 「방가」에서 27편중 12편을 빼 버리고는 『내가 이렇게 버린 것을 이후에 어느 호사가가 있어 발굴이라는 명목으로든 뭐로든 끄집어 내지 말기를』당부하기도 한다. 작품이 활자화되기 이전까지 그만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지켜 초교에서 재교까지 꼼꼼하게 손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넘치는 감정의 뒷받침없이는 작품을 써본적이 없으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쓰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작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이르고 있다. 일사일언적(일사일언적)인 그의 압축된 문체의 시정신은 「생각나면 시구를 적어두는 운문적 스케치 방식,사전구상에매이지 않고 붓이 생각해서 쓰도록 맡겨두는 데서 온 탄력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의 문장은 말하듯이 써야한다고 하지만 귀로 듣는 말과 눈으로 읽는 글이 같을 수 있을까. 그는 언젠가 들은 감명깊은 강연을 후에 속기록으로 살려 글로 옮겨쓴 것을 보고는 그 지리멸렬함에 크게 놀랐다고 말한다. 「역시 말하듯이 말하고 글쓰듯이 써야 한다」고. 이렇게 자신의 작품을 보석처럼 갈고 닦는 언어 탁마(탁마)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설을 끝낼때마다 「나는 과연 이것이 마지막 작품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했는가」를 자신에게 묻기를 잊지 않는다. 이른바 지난 60년 동안 시와 소설외에 단 한번도 잡문을 쓰지 않았고 신문연재소설을 거절해 왔으며 어떤 단체에도,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 제자들이 새로 책을 내면서 서문이나 발문을 부탁하면 정중하게 이를 말린다.그자신도 그의 책속에 서문이나 발문을 써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나 서문이나 발문은 독자가 소설을 읽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재직했던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수여하려 할때도 「소설가는 소설가 만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를 깍듯이 거절했다. 이렇게 표면에 드러난 예만으로는 그가 얼핏 까다롭게만 비치기 십상일것이다. 물론 문학을 하는 길에서는 공정·엄격하고 단호하고 결벽하다.그외엔 인자하고 다감하고 말을 아끼고 술을 즐긴다. 주량은 3년전까지는 소주 한병반,주력은 문단데뷔보다 빨라 13세때부터 체증(체증)으로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문학하는 후배들에게 둘러싸여 술마시는 자리에서도 명정(명정)의 모습을 보이거나 비틀거려 누가 댁까지 바랜일도 없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빛나는 형안(형안)으로 경청하고는 내용이 정확치 않으면 두번 세번 되물어 확인하기 때문에 어설픈 지식이나 주워들은 풍월은 통하지 않는다. 다만 「술」에 얽힌 일화라면 그의 친구이며 번역문학가인 원응서씨와의 총죽지교(총죽지교)를 빼놓을 수 없다. 황순원과 술자리에서의 「마지막잔」이야기가 그것이다. 어느 술자리에서든지 원응서씨는 『그 마지막 잔은날주게』하는 버릇이 있었다.술이 바닥에 이르면 이유도 없이 친구는 이 술을 탐냈고 언제부턴가 마지막 술은 원응서씨의 몫으로 돌아갔다. 73년 낚시갔다가 쓰러져 친구가 타계하자 황순원씨는 술마시는 자리에서 반드시 이 마지막 잔을 친구에게 따라주었다. 잔에 술을 따라 빈그릇에 버리는 이 의식은 지난 20년간 한결같이 지켜져온 그의 친구를 그리는 아름다운 슬픔의 장면이다. 역시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라면 77년 서울신문사 신춘문예 심사때의 예가 있다. 그때 최종심에 두편이 남게되자 같은 심사위원인 홍성원씨가 『두편중 선생님이 고르시지요』했다. 아무래도 대선배인 황순원씨가 당선작을 확정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졌으나 그는 굳이 홍성원씨의 선택에 따르겠다면서 이를 사양했다. 『하나는 군대물로 장래성이 보이고 다른 하나는 뱃사람 얘기로 소설기법상 우수하므로 신춘문예 당선작으로는 장래성 보다 소설로서 완벽한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 뱃사람 얘기로 결정하세』 뱃사람 얘기로 결정후 잡담하는 자리에서『군대물을 쓴 사람은 바로 내 제자』라고 했다는 얘기다. 그는 아무리 아끼는 제자라도 작품이상으로 그를 부추기거나 추켜세우지 않는다.또 어떤 경우에도 남을 악평·혹평하는 법이 없다. 그가 문단후배들을 즐겁게 했다면 72년 2월 현대문학사가 주최한 문인극 「양반전」에 특별 찬조출연한 일이다. 유현종 연출로 한국일보 13층 홀에서 공연된 이 연극에서 그는 박영준 최정희씨와 함께 「동네사람」으로 분장해서 모처럼 문단에 훈훈한 화제를 뿌려주었다. 황순원씨는 언제 어디서나 명징·적연할뿐 넘치거나 눙치지 않는다.보기싫은 것·듣기 싫은 것·하기 싫은 것을 명료하게 구분하여 전혀 주저가 없다. 오산중때 남강 이승훈씨의 단정한 풍채와 인품을 보고 『남자가 늙어서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했다는 그는 그때부터 자신도 「늙어서 아름다운 남자축에 들수 있기를」마음속에 그려왔는지도 모른다. 황순원씨는 평남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에서 교육자이며 조림사업을 하던 황찬영씨와 장찬붕여사의 아들 3형제중 장남.숭실학교 출신인부친은 숭덕학교 교사시절 바로 남강과의 기미독립만세사건으로 수감된 적이 있었고 64년 창우사에서 펴낸 「황순원 문학전집」(전6권)제자는 바로 부친의 친필이다. 숭실중으로 전학하여 졸업후 일본 와세다 제2고등학원 재학때 나고야 김성여전에 다니던 양정길여사와 35년 결혼,동갑인 양여사와는 평양 숭의여고 문예반장때부터 교제해온 사이다.자녀는 시인이자 서울대 영문과 교수인 동규씨(54)등 3남1녀. 요즘은 부인과 함께 새벽7시면 사당동 대림아파트 단지내 공원을 1시간씩 산책하면서 처음 문단 출발때처럼 오랜세월 가슴에 담아두었던 시어를 고르고 있다. 삶을 정관하는 절제된 서정과 인간에 대한 근원적 애정,보석을 눈에 띄지않게 장식한 듯한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감동하게 되는 것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울같은 청휘,또는 고치에서 막 뽑히기 시작한 명주실 같은」바로 그 싱그러운 시와 문득 마주치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는 최근 시에 이렇게 쓰고 있다. 밤늦어 플랫폼에 내 긴 그림자를 끌고 섰을때 밀물이 거슬러 오르는 강물을내 저만치서 바라볼때 가을걷이 끝낸 들판을 내 해걸음녘에 거닐때 그러나 나홀로 내버려두지 않고 항상 곁에 지키고 있는 이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이가 누구라는걸 나는 안다­.
  • 서울대,「교수평가제」 내년 실시/연구비 지급심사 등에 반영

    ◎학사운용 쇄신방안 발표/석좌·기금·연구전담 교수제 도입 서울대는 내년부터 교수의 연구 업적을 정기적으로 관리,평가하고 「대학심사분석위원회」를 신설,각 단과대 연구소등에 대한 업적평가와 내부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또 연차적으로 석좌교수제와 기금교수제등을 도입,부족한 교육,연구인력을 확보하고 경쟁적인 연구풍토조성에 힘쓰기로 했다. 서울대 김종운총장은 개교 46주년을 맞아 14일 상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사운용쇄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서울대가 지난 5월 전체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사운용전반에 관한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해 마련한 것으로 87년 수립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1987∼2001)」의 일환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학과,단과대별로 평가위원회를 구성,교수들의 연구업적과 사회봉사활동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연구비지급및 안식년제 심사에 적극 반영하는 한편 강의에 대한 부담없이 연구에만 전념할수 있는 석좌교수제와 기금교수제,전담연구교수제를 신설해 교수들의 연구풍토를 개선키로 했다. 서울대는 이와함께 교수의 신규채용과 교수승진및 정년보장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특히 신규임용교수에 대해서는 계약제개념을 도입해 현재의 재임용제를 개선키로 했다. 서울대는 또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대학심사분석위원회」를 내년에 신설해 대학본부,단과대,학과및 연구소등에 대한 정기평가를 실시,불필요한 연구소등을 폐지하거나 통합하는등 대학운용의 효율화를 기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또 교양및 전공과목이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어 대학원중심대학으로의 전환에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중복되는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한편 공개강좌를 늘리고 고전중심의 교양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이와함께 학문체계를 기초로 전문영역별로 교과과정이 비슷한 학과를 통합해 계열군으로 학생을 모집,강의하는 「학부제」를 확대 실시키로 했다.이 방안에는 이밖에도 석·박사과정의 선발제도및 연구지원강화,관악캠퍼스 시설물 건축 종합계획,연구비 중앙관리등 학사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위한 계획들이 포함돼 있다.김총장은 『서울대가 국제명문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부족만을 탓하기보다 학사운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한다』면서 『이 방안으로 대학의 연구풍토가 활성화되고 내실있는 업적으로 대학이 사회에 봉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교교과서 개편내용을 알아본다(심층분석)

    ◎창의적 능력개발·시민생활교육에 역점/학교수업 일상생활에 실제 활용토록/시·소설·수필보다 실용문위주 대체/국어/6개 교과로 세분/영어/공통수학을 신설/수학/공통필수로 지정/예·체능/근대사 배로 늘어/사회/과목별 특징 요약/국어/언어구사 능력·표현력 배양에 중점/수학/기초적 지식활용 문제해결력 제고/영어/대화 능력 향상·생활영어 중심/사회/동양윤리체계 중심 도덕성교육 강화/과학/실생활중심 과학적 탐구생활 위주로/실업/진로·직업과목 신설,건전 직업관교육/예능/예술·정서적 감성개발에 주력/교양/추상적인 이론에서 실생활문제로 교육부가 10일 확정한 제6차 과목별 고교 교육과정 개정안은 사회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개발과 시민생활교육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단편적인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두었던 고교 교육내용을 생활주변의 구체적인 사례위주로 개편,학생들이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동기 유발의 촉매제로 활용토록 했다. 또 같은 교과목이라도 교과내용의 난이정도에따라 교과서를 다양화하고 학교별 선택과목의 폭을 크게 늘려 학생들의 수학능력과 적성및 진로계획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가능토록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새로운 과목별 개편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어◁ 종래 국어,문학,작문,문법으로 나누었던 것을 새 교육과정에서는 4과목이외에 화법과 독서과목을 신설했다. 국어는 국어사용능력을 균형있게 신장할 수 있도록 말하기,듣기,읽기,쓰기,언어,문학으로 세분하되 각 영역별 특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편찬된다. 국어 교과서에서 다루게 될 본문의 제재도 작품성 위주의 시,수필등 문학작품에서 도덕,환경,경제,근로정신함양,통일등을 다룬 글로 가급적 많이 대체키로 했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 처음 신설된 화법은 국어의 말하기영역을 보다 심화학습시키기 위한 과목이다. 화법의 본질,원리,실제등 세 범주로 짜여질 교과서에서는 대화,연설,토의와 토론등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법의 유형에 따라 말하는 특성과 절차,말하고자하는 내용의 선정과 표현및 실효성있는 전달방법을 배우도록 했다. 또 화법과 함께 독서과목이 새로 선보인다.그간 독서는 암기위주의 대입시 수험준비에 밀려 소홀히 되어 왔었으나 오는 94학년도부터 통합과정으로 출제되는 새 대학입시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독서교육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문과목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한 어휘선택법,문장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진술과 표현법,그림이나 도표등을 활용한 효과적인 문체 구사법등이 중점으로 다루어 진다. 문법교과에서는 문장 성분과 구조의 이해,체언 용언등 문법요소들의 기능과 문장의 짜임새에 대한 이해들이 주요 학습내용이 된다. 문학의 새로운 교과서에서는 세계문학작품을 교과내용의 20%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한국문학작품 분량을 크게 늘리도록 했다. ▷수학◁ 종전의 일반수학을 다른 수학과목과 중복되지 않도록 내용을 재조정해 공통수학으로 과목명을 바꾸고 수학 Ⅰ,수학 Ⅱ이외에 실업계 고교생용으로 실용수학을 새로 만들었다. 인문계 고교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수학 Ⅰ은 행렬,수열,극한,미분법,적분법,확률과 통계등을 공부하도록 했다. 인문계 고교의 자연계열이나 과학고교 학생들의 수준을 겨냥한 수학 Ⅱ에서는 방정식과 부등식은 인수분해가 가능한 간단한 경우만 다루도록 했고 벡터의 경우 대수적인 방법만 아니라 해석기하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실용수학은 실업계고교나 인문계 고교의 직업계열 학생에게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의 실용적인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계산기와 컴퓨터,수학적으로 분석해본 금융상품의 효용성등이 수학교과에 포함된데서 알 수 있듯 수학 Ⅰ수준의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 문제를 수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강조했다. ▷영어◁ 언어의 용법보다 언어의 구사에 초점을 맞춰 대화 능력이 체계적으로 향상되도록 교과서를 대폭 개편했다. 독해력,문법등 문장이해위주로 편성돼 있던 영어 Ⅰ과 영어 Ⅱ를 공통영어,영어 Ⅰ,영어 Ⅱ,영어독해,영어회화,실무영어등 6개교과서로 세분해 수학능력,영어학습의 목적등에 따라 다양한 영어학습이 이루어지도록했다. 고교생 모두의 필수과목인 공통영어는 사용되는 어휘가 1천4백개정도로 종전의 영어 Ⅰ보다 내용이 쉽고 기본적인 언어능력을 습득토록 했다. 대신 종전의 영어 Ⅰ 수준으로는 영어독해 과목을 신설했으며 본문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양물로 편찬,상대적으로 수학능력이 뒤떨어진 학생들이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했다. 영어 Ⅰ은 종전의 영어 Ⅰ보다 6백개 단어를 추가한 2천2백개 단어를 활용,인문계고교 학생들의 영어실력 수준을 염두에 두고 공통영어보다 교과내용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영어 Ⅱ는 고교 영어의 최고 수준으로 영어의 이해,표현,의사소통까지 가능토록 편찬된다. 이와는 별도로 영문 독해력보다는 생활영어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영어회화와 실무영어를 각각 신설했다. 영어회화는 인문계고교생들을 겨냥, 교과수준은 공통영어와 맞추되 관광,정치,역사등을 화제로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토록한 생활영어 교과서이다. 실업계 고교에서 영어회화 공부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회화교과서는 실무영어로는 전문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생활영어내용을 담게 된다. ▷사회◁ 국민윤리,국사,정치·경제,사회·문화,한국지리,세계지리,세계사로 되어있던 사회교과를 국민윤리는 윤리로 교과목 명칭과 함께 내용도 바꿨고 정치·경제를 정치와 경제로 분리했다. 한국지리를 없애는 대신 한국지리 내용을 골간으로 공통사회 과목을 새로 만들었다. 모든 고교생이 필수과목으로 이수토록 한 공통사회는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적 현상들을 국토환경및 역사적 발전과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다루게 된다. 윤리에서는 종전과 달리 철학적 차원에서 다루었던 윤리를 가정,직장,시민생활,종교생활 윤리등 동양 윤리체계를 줄기로 생활윤리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또 통일시대에 대비 민주주의 이념과 특징등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함께 민족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통일의 과제와 전망이 대폭 보강됐다. 국사는 세계사와 함께 종전에 전체 학습량의 30%정도였던 근대사 단원이 두배가까이 늘어나는등 역사학습의 초점이 근대이후에 맞춰졌다. 정치과목은 국내외의 자유화와 민주화추세에 부응하여 민주시민의 자질육성과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위해 신설된 과목이다.종전의 정치·경제과목의 정치단원과 교과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한국의 정치문화등 한국정치단원이 크게 보강됐다. 경제 교과역시 경제교육의 강화 추세에 따라 경제적 사고와 경제문제 해결능력을 기르기위해 정치와 함께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 사회·문화에서는 ▲사회변동과 문화적 적응 ▲대중매체와 대중문화 ▲청소년 문화 ▲지역문화등 현대사회의 문화단원을 새로 설정,현대 사회의 다양성과 급변하는 사회변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세계지리는 도표,통계,슬라이드,VTR등 시청각 자료 활용을 유도했을 뿐 교과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업◁ 기존의 농업,농업,상업,수산업,가사,정보산업이외에 기술,가정,진로·직업등 3과목을 추가 신설했다. 기술은 크게 ▲기술과 산업 ▲에너지와 수송기술 ▲정보통신 기술 ▲제조기술 ▲건설기술 ▲직업과 진로등 크게 6단원으로 나누어 전문 각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루도록 했다. 또 실험·실습을 교과내용에 포함시켜 간단한 기술 습득과 함께 경제원칙에 입각한 각종 재료의 선택·구입요령,공구와 기계를 안전하게 다루는 요령을 공부하도록 교과서를 편찬하도록 했다. 장래 가정주부로서 여학생들이 가정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힐 수 있는 교과목으로 가정이 신설됐다. 진로·직업은 일과 직업에 대한 정확한 이애와 건전한 직업관,근로정신 함양으 위한 교과목으로 삶과 직업,나의 이해,산업발전과 세계의 변화,직업세계의 이해,진로계획,직업생활등의 단원으로 편제된다. ▷과학◁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외에 과학의 개념체계보다 실생활 중심의 탐구활동으로 과학에 관련된 문제를 다룬 공통과학을 필수이수 과목으로 새로 만들었다. 과학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등 과학의 탐구,물질의 반응성등 물질,운동의 법칙등 힘,에너지,유전문제등 생명,일기와 기후등 지구,환경,현대과학과 기술등 모두 8개단원으로 과학일반에 관한 기초적 지식을 공부하도록 교과서가 편찬된다. 그밖에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등도 교과서 내용에 구체적인 실생활의 문제를 포함시켜 학교수업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활용되도록 개편키로 했다. ▷예·체능◁ 예술·정서교육을 강화하기위해 음악과 미술이 인문·실업고교의 구분이나 인문·자연·직업계열 구분없이 공통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음악은 각 지역의 민요를 시김새 넣어 부르기와 전통악기 다루기등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와 표현능력, 감상내용이 크게 보강됐다. 미술은 「미술과 생활」단원을 신설,실생활속에서 미적 대상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미적감성 개발영역을 강화했다. 체육에서는 등산,캠핑,하이킹,낚시,수상스키등에 대한 기초지식과 기능을 다룬 야외활동단원과 인내심 보강을 위한 체력단원이 신설됐다. ▷교양선택◁ 최근 생활환경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신설된 과목으로 ▲인간과 환경 ▲생태계의 구성과 기능 ▲토양의 오염 ▲대기의 오염 ▲물의 오염 ▲국토개발과 환경보전 ▲산림자원과 환경보전 ▲농업생산과 환경보전등을 다루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철학 논리학심리학 교육학 생활경제 종교등 기존 교양선택과목들의 교과내용도 추상적인 이론중심에서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문제들로 교과서 내용이 개편됐다.
  • 신정현교수가 본 월코트/특수한 가정환경속 경험을 시어로 표출

    국내 영문학계에서 유일하게 월코트에 대해 알고 있는 현대영문학 전공의 신정현교수(서울대영문학과).그는 우선 서구문단에서 월코트의 명성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말한다. 신교수가 소장한 미국의 「현대문학 비평모음집」(Contemporary Literary Criticism)」(Gale Research Company간)5권에는 각권마다 월코트에 대한 평문이 실려있다.그러나 불과 4∼5쪽을 넘지 않을 정도여서 월코트에 대한 인식은 미미하다는 점을 밝혔다.다만 거기에 나타난 월코트에 대한 평가는 비록 양은 적어도 매우 특별하게 기술됐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신교수는 설명했다. 지난 1962년 「푸른 밤에」란 시를 대표작으로 하여 이때부터 문제작가로 주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월코트는 그가 살아온 라틴아메리카적 경험을 작품속에 용해시키고 있다는게 신교수의 분석이다. 월코트는 라틴아메리카가 세계인들로부터 소외받아온 감정을 포스트모던적 작품으로 승화시켜왔다.그래서 현대사회속에서 익명적이고 기계적인 인간관계와 소외감을 함께 맞물리는 시적주제를 등장시켰다. 그러나 그의 시속에 나타나는 감수성은 포스트모던적이지만 그의 시어들은 포스트모던적인 소박함보다는 높은 품격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신교수는 특수한 환경속의 경험을 새롭게 조율한 시어로 창출해내는 월코트의 문체는 훌륭한 화음으로 승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교수는 이번 월코트의 노벨문학상 수상 원인작은 19 90년작 「오메로스」로 추정하고 있다.
  • 하창수 장편 「젊은 날은 없다」(이작가 이작품)

    ◎집단논리와 억압받는 자아 묘사/군대체험 소재로 한 옴니버스 셋째작/반전인물의 군생활 동화과정을 그려 작가 하창수씨(32)가 장편소설 「젊은 날은 없다」를 계간 「작가세계」에 2회에 걸쳐 발표했다. 장편소설 「젊은 날은 없다」는 작가의 군대체험을 바탕으로 한 옴니버스소설의 또 하나의 성과로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그러면서도 소설의 주제와 기법상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 「지금부터 시작인 이야기」등 이전의 소설들과는 일정한 변별점을 지녀 눈길을 끈다.그것은 바로 반전소설 또는 종교소설로서의 「젊은 날은 없다」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이 작품은 전개상 종교소설적 형식을 취하는 한편 작품전체 의미상으로는 반전소설로 귀결된다.그렇다고 이 소설이 이전의 소설과 확연히 다른 형태로 씌어진 것은 아닌 만큼 소재의 협소함에 저항하는 작가 나름의 노력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같은 입장에서 작가 하씨는 『군대체험으로 한정된 일련의 소설들을 집필하면서 독자에게 줄지도 모를 식상함을 피했다』고 말한다.이와함께 『각 작품의 독자적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설기법이나 문체 뿐만 아니라 소설의 주제까지도 변화를 주고싶다』고 밝혔다.따라서 장편 「젊은 날은 없다」는 앞으로 다양하게 변주돼 나올 하씨의 군대체험 소설의 한 형태를 모범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장편소설 「젊은 날은 없다」는 기독교 이단종파 「여호와의 증인」신자인 청년 강민후의 군대체험을 다룬 작품이다.「여호와의 증인」은 살인을 금하고 전쟁수행 주체인 국가를 부정하기 때문에 그 신자는 군입소와 함께 집총거부와 국기에 대한 경의 표시거부 등을 사유로 군법재판에서 2년 가량의 형을 선고받는다.이같이 예비된 엄청난 고난과 이에 따른 심적인 갈등 때문에 「여호와의 증인」임을 포기하고 군대생활을 해나가던 주인공 강민후가 결국에는 애궂은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 망연자실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대강의 줄거리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사건전개 속엔 핍박받는다는 것과 그 고통을 어떻게 감내해야 하는가와 같은 실존적 물음을 바탕에 깔고 전쟁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군인이 된다는 의미의 근본적인 성찰이 담겨있다.그리고 획일화된 논리 때문에 본의아니게 젊음이 희생되는 현실에 대한 집요한 추궁이 이뤄지고 있다. 작가는 작중인물의 입을 통해 사람들이 전쟁을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는 수단으로 당연시 받아들이며 분단상황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대의 존재의의가 침해받지 않음을 질타한다.사람들의 사고방식에 거의 선험적으로 자리잡은 이같은 고정관념에 의해 「여호와의 증인」쯤 어떤 고통을 당하든 대부분 눈 한번 깜짝 않는다는 것이 질타의 이유이다.「여호와의 증인」은 구체적인 사례의 하나일 뿐이라는 작가는 「여호와의 증인」자리에 대입될 수도 있는 개인의 자유의지가 한 집단의 획일화된 논거에 의해 거부될 때의 고통을 상정해보라고 권한다.그 개인이 억압적 집단논리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길은 작중의 오일병이나 윤이병처럼 자신의 목숨을 끊거나 자해하는 일 뿐이라고 작가는 경고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젊음」이란 단어 속에는 희생제의적인 요소를 깃들이고 있으며 군대라는 조직은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축소판사회」라는게 작가의 뜻이다.이런 맥락에서 볼때 제목처럼 아예 「젊은날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작중화자가 결말부분에 제시하는 「반전」이란 대안은 현실화되기엔 요원한 것이며 오히려 자유의지를 상실한 허무주의적 색채를 짙게 드리운 파국이야말로 우리가 처한 현재의 모습이다.때문에 장편소설 「젊은날은 없다」는 군대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음울한 초상화로 읽혀질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하씨는 군대체험을 실존적 차원에서 그려낸 장편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91년도 한국일보창작문학상을 받은 주목받는 신예작가.
  • 한의사협/「한의약법」 제정 건의/특별법 형식(단신패트롤)

    ◎“양약위주의 현행법령 시정” ◇한약을 취급하는 약국이 계속 늘어나 한의학계의 반발을 사고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안학수)가 이를 시정하기 위한 독립적인 「한의약법」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최근 정책기획위원회를 열고 「현대의약 위주로 돼있는 현행 의약관계법령이 전통의약까지 함께 규제,많은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독립적인 「한의약법」 제정 추진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한의사협회의 구상은 「한의약법」을 제정할 경우 특별법 형식으로 하고 현행의약 관계법령의 장·절체계는 그대로 따르되 ▲한의약 관련 이외의 부분▲한·양의약 공동규제 사항등은 제외시키고 순수한 한의약 관련부분만을 포함시키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사협회는 이와 관련,중국·일본등 한의약을 도입하고 있는 외국의 의료제도와 법령등을 연구하기 위해 한국사회보장문제연구소(소장 최천송)에 용역을 주어 법의 초안이 마련되는대로 법률전문가에게 2차 용역을 의뢰키로 했다.한의사협회는 또 한의약법 제정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한편 국회와 보사부에 법제정을 정식 건의키로 했다. 한의사협회는 『지난 51년 제정된 현행 의약관련 법령이 40여년간 현대의약 중심으로만 운용됨으로써 국가의료정책에서 소외되는등 학문발전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학문체계나 기초원리가 다른 한·양의약을 각각 분리,규제함으로써 각 영역의 전문화를 지향하고 불협화음을 해소시켜 의약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표절”“포스트모더니즘” 뜨거운 논쟁(건널목)

    ○…표절시비가 문단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올해 발표된 일부 젊은 작가들의 소설들이 무라카미 하루키나 요시모토 바나나 등 일본작가들 뿐만 아니라 여러 국내외 작가들의 문체와 문장을 모방 또는 표절했다는 지적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특히 이같은 논쟁은 표절에 대한 진위 가리기를 넘어서 포스트모더니즘논쟁으로 치달아 문단이 포스트모더니즘진영과 비포스트모더니즘진영 혹은 리얼리즘진영으로 갈려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또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품은 올해 「작가세계문학상」수상작인 이인화씨의 장편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와 「오늘의 작가상」수상작인 박일문씨의 장편소설 「살아남은자의 슬픔」. 「내가 누구인지…」는 올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작품으로 양대이데올로기의 대립구조가 와해되는 90녀대적 상황속에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지식인들이 현실세계와 관계맺는 모습을 그려보이고 있다. 이 소설에 대한 논쟁은 문학평론가이성욱씨가 계간 「한길문학」여름호에 실은 논문「심약한 지식인에 어울리는 파멸」에서 「내가 누구인지…」가 바나나,하루키,공지영 등의 작품에서 문장을 교묘히 표절하고 있다고 지적한데서 비롯됐다.이에 대해 작가 이인화씨는 자신의 소설은 여기저기서 인용하여 모자이크하는 혼성모방(pastiche)기법으로 완성된 작품이라고 반박했다.이에 맞서 이성욱씨는 이씨의 작품이 「누가 보더라도 알수 있는 형식과 내용의 공공연함과 명백한 의도성」이라는 예술방법에서 인정되는 차용의 요건을 결여,도용의 차원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응수했다.이들에 대해 김욱동교수(서강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잣대를,문학평론가 유중하씨는 리얼리즘이라는 잣대를 각각 들고나와 양측에 가세함으로써 양 진영간의 논쟁이라는 의혹을 짙게하고 있다. ○…한편 80년대를 살아남은 운동권 젊은이들의 방황하는 기록을 적고 있는 박일문씨의 소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일본작가 하루키풍의 작품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하루키의 분위기와 문체는 물론 여러 국내외 작가의 문장을 흉내 내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 ○…이들 논쟁을 관망하고 있는 문단의 많은 작가들은 표절여부를 떠나 그처럼 좋은 문체와 문장을 표절했다고 「비난」받는 작품들이 일류의 작품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포스트모던한 현실을 다룬 이 두 작품이 현실인식과 기법사용에 있어 필연성과 적실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인 것이다.또 현 단계를 어느정도로 포스트모던한 시대로 규정할 수 있느냐의 여부,혼성모방 등 외래기법의 적절한 적용 여부문제등 이번 논쟁을 계기로 국내 포스트모더니즘 수용상황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표절시비에서 발단되어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번 논쟁의 결말에 대해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어차피 「풀수 없는 문제」를 물고 들어간 이상 명확한 결말보다는 양 진영이 각자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선에서 마무리 되어질 가능성이 높다고들 보고 있다.
  • 한글교정프로그램 국내 첫 개발

    ◎□글연구팀,「□글2.0」일반에 공개… 곧 실용화/문장의 오류 스펠러사용 쉽게 교정/시간·인력 절약… 출판계에 큰 도움 한글의 기계화·과학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글 교정 프로그램(한글 스펠러)이 개발돼 곧 실용화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한글 워드프로세서(WP)중의 하나인 「□글」의 연구팀(팀장 박흥호)은 국내 처음으로 한글 스펠러를 개발,이달말쯤 「□글 2.0」에 실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 WP 사용자는 자신이 쓴 글이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등에 어긋난 표기상의 오류를 저질렀을 때 보다 쉽고 간편하게 오류를 교정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WP 사용자가 「게시판」을 「계시판」으로 잘못 쓴 경우 스펠러를 작동시키면 「계시판」이 화면에 떠오르게 되며 이때 WP 사용자는 「게시판」으로 고치면 된다. 이번 스펠러의 개발은 직접적으로는 문장의 표기 오류를 교정하는데 드는 시간과 인력을 크게 줄여줌으로써 특히 출판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한글 정보 처리와정보 검색,분석 등의 개발 환경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명사·어간을 조사·어미로부터 제대로 구별하는 방법이 개발되면 글을 읽는 컴퓨터,말을 알아듣는 컴퓨터,자동번역기 등의 개발도 한결 쉬워진다. 첨가어인 한글을 스펠러를 사용해 자동 교정하기 위해서는 명사 또는 어간 등의 실사로부터 조사와 어미 등의 하사를 분리하는 어려운 작업을 컴퓨터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즉 「먹다」라는 동사 하나만 보더라도 「먹었다」「먹어서」「먹으니」 등 3백50∼4백 가지로 변하기 때문에 모든 변화를 프로그램에 입력시켜 검색하게 하는 방법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실사와 허사의 분리방식은 피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비해 굴절어인 영어를 비롯한 유럽어들은 예를 들어 「eat」의 경우 「ate」「eaten」「eats」「eating」 등 어절의 변화가능성이 제한돼 있으므로 모든 경우를 프로그램속에 입력시켜 검색케 하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이 때 수록될 영어 어절 수는 5만개 정도라고 한다. 스펠러의 개발이 교정인력 및 시간을 얼마나 줄이게 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그러나 철자와 띄어쓰기 등이 완벽할 때 문법 및 문체 등을 다듬는데 걸리는 노력과 시간을 계산해 보면 처음부터 사람이 교정을 본 경우에 비해 평균적으로 3분의 1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좀더 세밀한 조사가 뒤따라야겠으나 30명의 교정부원을 10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한글 스펠러 연구팀은 「□글」팀 말고도 3,4곳이 더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한글날에 때맞춰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부산대 권혁철교수팀(정보과학종합연구소)과 다음달 중으로 발표예정인 서울시립대 유재원교수팀,그리고 그동안 자신들의 「하나WP」에 알맞는 스펠러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금성 소프트웨어 연구팀이 있다.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시스팀공학연구소 최기선 교수팀도 스펠러보다 더 고급단계의 자동교정기를 연구하고 있다.
  • 여인 3대의 비극적 삶 묘사/유안진장편 다시우는새(이작가 이작품)

    ◎부계사회 상처받는 여성현실 고발/절제된 문체·풍부한 내용이 돋보여/「계간문예」 연재 끝내… 이달중 단행본으로 출간 시인,수필가에 이어 소설가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유안진씨(51·서울대 가정대교수)가 장편소설 「다시 우는 새」의 「계간문예」연재를 마쳤다. 순수계간문학지 「계간문예」91년 겨울호부터 올 여름호에 걸쳐 3회간 분재되었던 이 작품은 첫 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저자의 두번째 소설로 큰 관심을 모았다.절제된 문체와 쉴새 없는 스토리 전개로 유씨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여인 3대의 비극의 운명적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꽃…」의 속편격으로 읽혀진다. 『역사상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이 주어진 운명적 조건을 극복,자신들의 삶을 새롭게 정립해가는 과정에서 성공과 좌절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소설 「다시 우는 새」는 일제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선화와 그소생인 을희·문희 자매,을희의 고명딸 자명 등 여인 3대의 순탄치 못한 삶의 역정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양반가문의 딸로서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상대적 상대적으로 기울어지는 집안에 서둘러 시집갔던 선화는 혼인후 나무랄데 없는 부덕을 보이나 자매를 낳은 뒤 득남하지 못하자 남편이 취첩,후반 생애를 불행속에 보내다가 병사한다.그녀의 딸 을희는 어려서부터 뛰어난 문재를 보인데 더해 총명하고 자상한 남편을 만났으나 6·25직후 공비출몰로 남편이 비명횡사하자 운면이 급변한다.사려깊은 시아버지의 배려로 건장한 상민에게 보쌈질당해 개가해던 올희는 그러나 부부간의 교육수준차이로 불화,취첩한 남편으로부터 버림받는다. 아버지의 취첩으로 일찍이 반항의 길을 걸었던 문희는 동료교사와의 동거로 임신한 후 언니의 개가를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는 동료교사와 헤어져 혼자 아이를 낳고 북수와 자수성가의 독신녀의 길을 택한다. 을희의 딸 자명은 여고시절 불어교사와 관계를 가진뒤 버림을 받고 그 교사 장인의 재취녀가 되어 복수하고 방황하다가 한 이상적인남자를 만나 동거하지만 사내아이를 출산한 끝에 숨진다. 이같은 3대 네 여인의 모전녀전의 불운한 삶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다소 작위적인 스토리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보수적인 도덕률과 관습에 얽매였던 전근대사회의 보편적인 삶의 한 양상과 결코 멀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어떻게 보면 전근대사회의 비합리적인 폐습들이 아직도 남아 우리를 옥죄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현실에서 작가의 자전적 요소를 개입시키고 있는 이 소설의 문학적 진정성은 돋보인다.이 소설에서 여인 3대를 불행으로 이끄는 유처취처,개가의 터부시 등 남성본위의 습속과 남성의 이기심이다.달라진 시대에 있어 지나간 풍속을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그것이 여성의 비극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그 고통인 이중적이다. 그럼에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의 극본방식은 풍속과 제도에 대한 질타로 쏠리고 있어 이채롭다.등장인물들의 유처취처나 개가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비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분저인 것으로 남성본위적인 제도나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으로까지 나아가진 못하고 있다.그로 인해 등장인물들은 주공격대상을 잃고 방황하는 셈이다.문희와 자명이 배신한 남성을 복수하고 이르는 자기회의가 그것들이다.이는 문제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으나 전근대적 습속이 체화되어 있는 작가자신의 정직한 반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복수로 더렵혀진 자신들은 끝내 가정을 이룰 수 없다는 문희와 자명의 논리를 통해 작가는 새삽 가정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에 주어진 불리한 조건들을 극복하기 위해선 한국여인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물려받은 여성부터가 의식이 깨어서 작은 용기로써 하나하나 잘못들을 고쳐나가야 하다』고 말하는 유씨는 아프로 그같은 주체적인 여성관을 작품속에 반영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소설 「다시 우는 새」는 6월중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 천주교/개신교/주기도문 통일한다

    ◎교회일치운동 펴온 「겨레문화연」서 최종시안 마련/양측대표 8명 모여 절충수정 10개월/성경 출판후 15년만의 공동작업 결실/문법·표현·신학적의미 현실에 맞게 고쳐 국내 천주교회와 개신교회가 동일한 주기도문을 사용하게될 전망이다. 주기도문은 예수가 모범기도로서 제자들에게 가르친 기도문으로 지금까지 천주교와 개신교는 각각 다른 것을 사용해 왔다. 따라서 그리스도교문화의 정착과 교회일치운동을 위해 지난85년 창립한 「그리스도교와 겨레문화연수회」(회장 전택부)는 이같은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독교공동의 「주님의 기도」작성을 준비해와 1일 서울YMCA 6층 지란방에서 그 최종시안 발표회를 갖고 천주교와 개신교 양측의 「주님의 기도」채택을 빠른 시일내에 추진키로 했다. 기독교계의 「주님의 기도」채택은 천주교와 개신교가 지난 71년과 77년 공동으로 신약성경과 성경전서를 번역 출판한 이래 첫 공동작업이란 점에서 한국교회 역사상 획기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주님의 기도」최종시안은 천주교계와 개신교계가 주기도문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절충 수정한 것. 지난해 7월 천주교·개신교 양측의 신학자와 국어학자들이 참여해 열었던 공동토론회에서 비롯된 이후 「그리스도교와 겨레문화연구회」내에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본격적인 작업을 벌여온 끝에 작성됐다. 전문위원회 위원은 오래전부터 주기도문 재번역작업을 벌여온 나채운교수(장로회신학대)를 비롯해 전택부YMCA명예총무·이덕주목사·박창해 전연세대교수·정길남 서울교대교수(이상 개신교)와 시인 구상씨·서정수(한양대)최해영(성심여대)교수(이상 천주교)등 모두 8명. 연구위원회가 「주님의 기도」마련을 위해 번역한 원본은 네슬 알라트판 희랍어 신약성경 제26판으로 알려졌다. 연구위원회는 『천주교의 주의 기도」는 비교적 근래에 번역된 것이므로 현대어가 많이 사용돼 있으나 개신교의 「주기도문」은 오래전에 번역된 것이므로 혀대어 문체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편이며 개신교에서도 지난 67년 새번역신약전서에서 「주기도문」을 새로 번역해 놓았지만,교회가공식예배에서 새번역성경을 쓰지 않고 있어 그 주기도문이 통용되지 않는 관계로 『주기도문의 새로운 번역을 개신교에서 더 시급한 문제』라고 「주님의 기도」시안마련 배경을 설명한다. 주기도문 통일시안은 ▲원문의 뜻을 최대한 나타내기 위해 가능한한 충실히 직역했고 ▲직역에 해당하는 우리말 낱말이나 표현이 어색할 때 우리말의 어법에 맞도록 조정했으며 ▲번역어는 쉬운 현대어로 하되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기도문의 문체어미는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연구위원회측의 설명이다. 한편 「주님의 기도」번역작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온 나채운교수(장로회 신학대)는 『현재 천주교회와 개신교회에서 통용되는 주기도문이 문법적으로 틀릴 뿐만 아니라 표현과 신학적 의미에서도 안맞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바로잡을 필요성이 거듭 지적됐다』면서 『이번 「주님의 기도」공동작업과 채택으로 양측이 정신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님의 기도 최종시안◁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하여지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였사오니 우리죄를 사하여 주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또한 악에서도 건져 주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이옵니다.아멘.
  • 찬사 비난/엇갈리는 재평가/춘원탄생 1백돌… 삶·업적을 돌아보면

    ◎긍정/계몽사상가·근대문학의 개척자/부정/친일행적은 명백한 반민족 행위 ▷긍정론◁ 춘원의 가장 큰 업적을 꼽는다면 19 17년 「무정」이란 장편소설을 내놓음으로써 한국 신문학의 새로운 기원을 이룩했다는 점을 단연 들 수 있다.「무정」혹은 춘원의 문학사적 중요성은 한국문학 연구에 있어 가장 많이 다뤄진 작가가 춘원이라는 데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문학평론가 이재선교수(서강대)는 「문학사상」2월호에 실은 논문 「형성적 교육소설로서의 무정」에서 「무정」이 『신소설에서 관념적으로 제기되었던 근대적 이념의 문제들을 정서적인 흥미화와 더불어 새로운 서사법과 형태미학으로 발전시켰다』며 『신소설의 변환적인 완결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 형태의 한 모형을 제시한 점에서 현대소설사에서 하나의 획기적인 기념비로서의 의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고 「무정」을 평가했다.이와함께 문학평론가 권영민교수(서울대)는 「문학사상」2월호에 기고한 「춘원문학을 향한 열아홉개의 화살」이란 글을 통해춘원문학에 대한 상반된 시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춘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는 「한국신문학의 아버지」(주요한),「근대소설적 문체의 확립자」(김우종)등이다. ▷부정론◁ 춘원 이광수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은 주로 춘원의 친일행적과 연관된 것들이다.그러나 「무정」혹은 춘원문학의 대수롭지 않음을 다루거나 강렬한 비난조의 논의들도 더러 있다. 춘원의 친일행적과 관련하여 친일문제연구가인 김삼웅씨(반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가 최근 발간된 연구서 「친일파Ⅱ」에 춘원의 친일행적을 사례별로 집중검토한 글을 게재해 관심을 끈다.이 연구에서 김씨는 춘원에 대한 긍정적 재조명작업에 대해 『친일매족행위 측면보다는 「업적」쪽에 치우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업적은 업적대로 공정하게 평가하되 친일반민족의 행위는 그것대로 준엄하게 단죄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삼웅씨는 「최남선과 이광수의 친일행적연구」라는 예외논문에서 『이광수의 친일행적은 가히 광적이었다』고 밝혔다.40년부터 45년까지 6년간에 걸쳐춘원이 각종 장르의 글을 통해 일제의 침략전쟁을 찬양하고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부르짖으며 조선청년들에게 징병·학병지원 등을 권고했다는 것. 춘원문학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 역시 권영민교수가 「문학사상」2월호에 기고한 글 「춘원문학을 향한 열아홉개의 화살」에 소개되고 있는데 「공중누각의 이상주의가 만연한 한푼의 가치도 없는 껍데기문학」(김수산),「모순과 자가당착만 남은 문학」(김동인),「역사적 진보성을 포기한 문학」(임화),「위선의 문학」(김동석),「만질수록 덧나는 상처」(김현),「이행기문학의 변태적 양상」(조동일)등이 그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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