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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회 문건 중간 수사결과] 檢, 세계일보 측 사실 확인 노력 여부에 초점

    5일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5일 세계일보가 지난해 11월 28일 인용 보도한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에 담긴 국정 농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해당 보도를 한 기자들을 사법 처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명예훼손 수사는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와 보도 자체의 위법 여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은 보도에 인용된 문건 내용이 허위라고 결론짓고 1단계 수사를 마쳤다. 검찰은 앞으로 세계일보 측이 문건 내용을 얼마만큼 진실하다고 믿고 보도했는지, 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를 파악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의 언론 보도 관련 판례에는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를 위법성 조각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형법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문건 입수 경위를 떠나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공식 생산한 문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믿을 만했다는 세계일보의 주장에 반박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은 이 밖에도 청와대 문건 파문 이후 난무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 등 비선 실세 의혹을 모아 청와대 비서진과 정씨, 김종 문체부 제2차관 등 12명을 고발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야당은 이 사건이야말로 비선 실세 의혹을 밝힐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는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돈거래를 밝히지 않는 한 직권남용이나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21. 남자 디자이너 그거 괜찮아요…여성들은 왜 그들을 좋아하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1. 남자 디자이너 그거 괜찮아요…여성들은 왜 그들을 좋아하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영화 ‘국제시장’에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1915~2001) 회장과 패션디자이너 고 앙드레김(1935~2010)이 짧게 나왔다 들어갑니다. 이 가운데 앙드레김은 초기 남성 패션 디자인계를 이끌던 당시 모습이 실제보다 한층 희화화된 캐릭터로 영화에서 그려집니다. 다음은 앙드레김을 필두로 한 남성 디자이너의 세계를 다룬 1969년 초의 기사입니다. 남성 패션 디자이너들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이 기사 문장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1. 남자 디자이너 그거 괜찮아요…여성들은 왜 그들을 좋아하나 -선데이서울 1969년 1월 26일자 돈도 벌 수 있고 잘하면 인기명사급으로 매스컴의 스타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좋은 조건의 남성 직업이 어느 이웃나라도 아닌, 바로 서울 명동에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직업의 이름은 바로 ‘패션 디자이너’다. 자영살롱 없어도 월급 4~5만원, ‘선생님’ 소리 들어가며 이달(1969년 1월) 중순 12명의 남성 디자이너가 무더기로 데뷔한 것이 이번 얘기의 실마리다. 30세 전후의 실무 출신(재단-가봉-디자인을 할 줄 아는) 현직 디자이너들인데 23명의 남녀 디자이너가 결속한 ‘코페드’(한국패션디자인작가회의)의 회원들이다. 헬리콥터 기금모금 겸 데뷔쇼로 마련한 합동발표회에서 탄생된 명사 후보들이다. 이들 중 반 이상이 직영의 패션 살롱을 가지고 있는데, 양장점의 전속 디자이너인 경우라도 월급이 4만~6만원에 이른다. ‘선생님’이라는 경칭으로 불리며 독창적인 디자인의 예술성을 간섭 받지 않는다. 그야말로 ’칙사’급 대우다. 직영 살롱인 경우 최소한 월 15만원의 인건비가 든다. 한 벌 1만원에서 5만원까지의 옷을, 적어도 하루 두 벌 만들어 내니까 돈의 회전액이 아무리 적어도 15만~30만원. 이것만으로 보아도 그리 작은 기업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라는 격 높은 호칭으로 불리는 드레스 메이커를 찾는 여자 손님들은 옷을 옷 자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옷이 좋아야 할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위광(威光)을 위해서 댈 수 있는 살롱의 이름도 필요하다. 여자 손님은 여자 디자이너보다 좋아해… 필수조건은 유식해 보이는 것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던가. 양장점마다 상호보다 더 중요한 전속 디자이너를 고액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은 그런 필요의 발명이다. 이를테면 디자이너는 그 양장점의 간판 구실을 한다. 위광의 문제가 최대 관심사인 여성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는 간판 구실 디자이너에게 몇 가지 특기가 있어야 한다. 매스컴의 스타가 된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 대인관계에서 느낌이 좋을 것이 그 둘, 실제로 유식해 보여야 한다는 것이 그 셋, 바느질과 디자인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 그 넷. 여성 디자이너라고 이런 조건을 갖추지 말라는 법이야 없겠지만 남성 디자이너가 더욱 적격이다. 우선 매스컴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필요한 최초, 최선, 희소의 가치를 그들은 지니고 있는 셈이니까. 게다가 이성이라는 점에서 생기는 묘한 상상은 고객과의 대인관계를 무척 원활하게 한다. 그 쪽 분야에서 이미 대성했다고 자타공인하는 남성 디자이너는 앙드레김씨다. 개업 5년에 패션쇼도 10회를 넘겼고 얼마 전에는 미국에 3만 5000달러어치 디자인 수출을 했다고 해서 매스컴의 스타다운 화제를 던졌다. “남자에게 매력 있게 보이려는 게 여성본능” 그러니 장사 잘될 수밖에 명성은 앙드레김씨만 못하지만 살롱을 두 개나 갖고 기업으로 밀고 나가는 디자이너가 이용렬(李勇烈)씨. 이밖에도 몇 명 있는 남성 디자이너에게는 사실 구수한 구설도 많았다. ‘시스터 보이’들이라느니 ‘여성 패트론’이 뒤에 있다느니 하고. 사실이야 어떻든 그동안 이들 남성 디자이너들이 이른바 ‘해사한 여성적인 성격에 미목이 수려하고 살롱 안에는 현학적이거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놓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다분히 외설스런 소문과는 상관없이 영업으로서의 남성 디자이너 소유 살롱에는 위광을 사랑하는 상류사회의 고객들이 들끓고 있다. 최근 명동에 패션 살롱을 연 B씨는 남성 디자이너 붐을 꽤 아카데믹하게 풀이한다. “남자에게 매력있게 보이려는 것이 여성의 본능이란다면 남성 디자이너의 영업이 잘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아무래도 여성미 제작에는 남자가 더 낫지 않을까요. 여성미를 보는 남자의 직관, 대담성에 여성고객이 끌리는 겁니다” 어쨌든 패션 디자이너라는 것도 어엿한 남성이 가져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직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긴 것만은 확실하다. 복장 학원엔 남자수련생이 수두룩, 거의 대학 나온 인텔리 앞서 든 코페드 회원 12명 외에도 서울에는 명함에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쓰는 현역 남성 디자이너는 20여명. 각 복장학원에서 패션 디자이너의 대망을 품고 공부하고 있는 수련생까지 합치면 대단한 숫자가 된다. 국제복장학원(원장 최경자)만 해도 지금 디자이너 수련 중인 남성이 60여명. 대학 졸업생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전공과목도 다양해서 정외과, 체육과, 국문과, 공과, 생물학과 등. 공부하는 열의도 여학생보다 대단하다. 대성해야겠다는 결의가 아무래도 여성보다 굳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게 최경자씨의 말. 지난번 코페드의 자선 패션쇼의 기획진행도 남성회원들이 전담했다는 얘긴데 10여년간 발표회 뒷얘기에 익은 코페드 자문위원 서수연씨는 남성의 우수한 기획력을 알았다고 말한다. 원래 합동발표회란 것은 작품이 비교를 당하기 때문에 발표자들간에 잡음이 나게 마련이고 대개는 발표 후에 그룹자체가 와해되는 것이 보통. 그런 것이 이번 코페드만은 무사하게 발표도 끝내고 그룹 활동도 계속하겠다고 결의를 굳히고 있다는 상당히 희망적인 서씨의 논평이다. 1968년 무역박람회 패션 콘테스트 특선 경력이 있는 손일광씨( 코페드 회원)도 그런 민완의 디자이너. “한국에도 피에르 가르댕만한 대가가 나올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우리 젊은 디자이너들은 진짜 예술활동으로서의 작품을 만들고 있거든요”라고 기염이 대단하다. 이런 남성들의 움직임은 여성 디자이너에게는 상당한 위협일 수도 있다. 패션에 관한 한 여성 전용이라고 마음 놓고 있을 시대는 지나갔다는 얘기니까. 어쩌면 몇 년 후에는 여성 디자이너가 희소가치로서 매스컴의 먹이가 되는 희극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인생살이에는 고민이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기 한참 전, 활자 매체도 그리 풍부하지 않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대중 미디어를 통해 고민을 상담하곤 했습니다. 과거 선데이서울도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라는 고정 코너를 운영하며 많은 이의 고민을 들어주었습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들이 하얀 편지지에 적혀 선데이서울 편집국으로 속속 배달됐고, 기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일일이 답을 해주었습니다. 40여년 전 그 시절의 고민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코너의 주요 내용을 발췌, 몇회로 나눠 전달합니다. (답변 중에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부적절하게 보여지는 것도 있습니다. 내용 자체보다는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보시기 바랍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Q여사에게] 160cm도 안되는 꼬마신랑, 너무 부끄러워서 저는 한 3년 전부터 친구처럼 사귀어 온 김이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27세나 된 처녀가 시집을 안 간다고 부모님들은 한 달에 한 번씩은 선을 보이시는데 저는 통 마음에 없어요. 시집을 가 버릴까 궁리해 보다가 김의 얼굴만 떠오르면 절대로 떠날 수 없는 걸 깨달아요. 우리들은 모든 조건이 다 잘 맞는 신랑 신부예요. 다만 한 가지 그는 키가 158cm, 체중은 45kg인데 저는 키 166cm, 체중 58kg의 거구예요. 꼬마신랑하고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하면 부끄러워 죽겠어요. 아마 그도 그런 생각인지 청혼을 해오지 않아요. 그러나 우린 매일 만나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친해져 버렸습니다. 저는 그만 노처녀로 늙고 마는 것일까요? <서울 전농동에서 이은자> 신랑감에 실컷 먹이셔요 왜 그리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계세요? 세상에는 색시보다 키 작은 신랑은 얼마든지 있어요. 게다가 그런 부부가 더 잘 산다는 속담이 있답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아시죠. 부인보다 키가 썩 작지 않았어요? 누가 그 부부의 체구를 비웃었겠습니까. 일본에서는 그런 부부를 특별히 벼룩이 부부라고 부르면서 축복한답니다. 이양, 용기를 내세요. 부모님들께 김 청년을 떳떳이 신랑감으로 소개하세요.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건강한 사람의 표준체중은 신장에서 100~110을 뺀 숫자랍니다.) 체중 증대작전이 성공한 한 달쯤 후엔 의젓한 김씨의 체구를 보고 김양도 김양의 부모님도 부끄럽기는커녕 든든하고 대견하기만 할 거예요. 그럼 건투 빕니다. <Q> -선데이서울 1968년 9월 29일자 ▒▒▒▒▒▒▒▒▒▒▒▒▒▒▒▒▒▒▒▒▒▒▒▒▒▒▒▒▒▒ [Q여사에게] 정류소에서 마주치는 청년과 혼담 오가니 기분 나쁜데 동네 정류소에서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의 통근버스를 타기 때문에 때로는 20분 이상 서 있게 되는데 그 청년은 버스가 아무리 여러 대가 오더라도 그냥 보내면서 저를 흘끔흘끔 쳐다봅니다. 어제는 집에 중매쟁이가 신랑감 사진들을 가지고 왔는데 그중에 조건이 제일 좋은 신랑이라는 것이 바로 그 청년이에요. 오늘 아침 버스 정류소에서 사진과 비교해 보았는데 틀림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이 좋고 직장도 괜찮고(무슨 큰 무역회사라나요) 궁합도 맞는다고 사진만 보고 벌써 반하신 모양입니다. 자꾸 맞선을 보래요. 길에서 우연히 본 여성에게 추파나 보내고 그러다 못해 중매쟁이를 내세우는 경박한 청년을 꼭 만나봐야 될까요? <서울 효자동에서 김은아> 손해 날 것은 없어요 중매 청혼은 점잖은 편이지요 맞선을 보아서 손해날 거야 없지 않을까요? 김양의 추측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말이예요. 중매쟁이를 내세운 청년의 태도는 경박하기는커녕 진지하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김양의 추측이 반드시 사실과 일치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내 의견입니다. 전에 서양에서 살아온 어떤 남성의 얘기를 인용할까요? “매일 아침 길에서 마주치는 독일 여성이 그때마다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하기에 단단히 오해를 했지요. 하루는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춤이나 추러 가자고 했어요. 그 여자는 깨끗이 거절하더군요. 그리고 다시는 길에서 그 여자를 못 만났어요” 중매쟁이가 가져온 그 사진은 어쩌면 그 청년 자신도 모르게 김양의 집으로 왔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 청년도 지금쯤 김양과 똑같은 우스꽝스런 추측을 김양을 두고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69년 2월 9일자 ▒▒▒▒▒▒▒▒▒▒▒▒▒▒▒▒▒▒▒▒▒▒▒▒▒▒▒▒▒▒ [Q여사에게] 남학생이 자꾸 저를 찾아오는데… 19세의 여학생입니다. 옆집 남학생의 친구인 19세의 남학생이 이 친구집에 놀러오면 둘이서 저를 불러 댑니다. 저는 인사라도 하려고 나갑니다. 나갈 때마다 그 남학생은 데이트신청을 합니다. 저는 시간이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 학생은 서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 학생은 저를 순진하게 보았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그 남학생들이 저를 부르지 않게할 수 있을까요. 어떤 말을 해야 쌀쌀맞다고 생각하고 저쪽 편에서 끊게 할 수 있을까요. <서울 청파동에서 영미> 분명한 태도를 보이셔요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를 묻기 전에 영미양 자신이 그 남학생과의 몇마디 대화가 정녕코 싫은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 남학생 꼴도 보기 싫다”고 결정이 내려진다면 아무리 불러대더라도 애초에 “인사나 해두겠다”는 생각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혹시 길에서 만나더라도 생판 모르는 사이처럼 행동하셔요. 혹시 부르거든 달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도 보듯 아주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셔요. 부르면 나가고, 몇마디 말은 주고 받고, 인사는 서로 하고, 또 데이트에는 응할듯 말듯 하고. 이것은 마치 셰퍼드의 코 앞에 생고기를 갖다대면서 피해 달라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데이트 신청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시간이 없다”고 애매한 대답을 할 것이 아니라 “데이트 같은 것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딱잘라 말하셔요. 애매모호한 태도는 이미 현대여성에게는 결코 미덕이 아닙니다. -선데이서울 1969년 11월 23일자 ▒▒▒▒▒▒▒▒▒▒▒▒▒▒▒▒▒▒▒▒▒▒▒▒▒▒▒▒▒▒ [Q여사에게] 남자친구 음식 먹는 소리에 질색이에요 제 보이프렌드는 키 크고 핸섬하고 머리 좋은, 정말 훌륭한 남성입니다. 1년이나 사귀는 동안 불쾌한 일이라곤 한 번도 없었어요. 그의 말이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어갈 만큼 저는 그를 숭배합니다. 그와 결혼할 작정이에요. 한 가지 걱정은 그의 먹는 버릇입니다. 그는 훌쩍거리고 쩝쩝거리고 또 입을 벌리고 먹는단 말이에요. 음식을 같이 들고 있으면 조금 전까지의 로맨틱한 기분은 싹 가시고 이이가 사람인가 싶어요. 결혼하면 참아낼 수 있을까요? <서울 냉천동에서 E여대생> 너무 속 좁게 생각하지 마셔요 그렇게 핸섬하고 머리 좋은 훌륭한 청년이 어쩌면 당신같이 소견 좁은 여성의 짝이 되었을까요. 당신의 표현이 사실과 같다면 그 청년은 정말 아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먹는 버릇이라든지 말버릇 같은 것은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 온 것이기 대문에 아내나 애인이 고쳐달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이가 사람인가” 할 정도로 싫고 경멸스런 그런 버릇은 당신의 눈에 꽂힌 큐피드의 화살이 뽑아지자 말자 옥의 티가 아니라 커다란 혹으로 보일 것이에요. 남편은 음식으로 사로잡아야 된다는 말이 있는 걸 아세요? 먹는 버릇이 그렇게 싫은 사람과의 식사는 재미없을 거에요. 따라서 음식으로 그이 마음을 잡지는 못할 거구요. 더 교제해가면서 음식 버릇까지도 숭배하게 되는 날이 오거든 그때 마음을 허락하고 결혼하기를 권합니다. <Q> -선데이서울 1969년 1월 26일자 ▒▒▒▒▒▒▒▒▒▒▒▒▒▒▒▒▒▒▒▒▒▒▒▒▒▒▒▒▒▒ [Q여사에게] 여성앞에 수줍음 타서 저는 수줍음 때문에 고민하는 25세의 남성입니다. 직장의 동료여성이나 단 한번 인사를 나눈 여성들에게서도 저는 오만하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단지 수줍어서 묻는 말에나 대답을 했을 뿐이었고 또한 시선이 마주칠 때에도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돌린 것뿐입니다. 이 점이 오해를 산 모양입니다. 어쩌다 친구의 생일 파티같은 데 참석해서도 새로운 여성과 인사를 나누고는 뭔가 이야기를 하려 해도 얼굴이 먼저 붉어지니 어떻게 하면 여성들과도 벽 없이 사귈 수 있는 걸까요? <서울 홍은동에서 온규> 능변인 것보다 나아요 아마도 온규씨는 여성들이란 남성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은연 중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과감히 그런 생각은 떨쳐버리도록 하셔요. 일반 여성들도 온규씨의 어머니나 아주머니, 또는 누이동생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특별히 여성들과의 대화가 거북할 것이 없겠죠? 어머니, 누이동생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운 만큼 어느 여성과 이야기를 나눠도 자연스러울 겁니다. 일단 그렇게 생각을 굳힌 다음에는 주저하지 말고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셔요. 가까운 주변에 있는 여성 동료부터 사귀도록 하세요. 그 날의 날씨라거나 신문의 뉴스라거나 영화 이야기 어느 것이라도 좋겠죠. 여성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능변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조용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따른 자신의 의사만을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있다면 합격이에요. 여성과의 대화 중 지나친 능변보다는 오히려 조금 서툰 것이 여성들에겐 더욱 효과적일 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70년 4월 5일자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에 한예진씨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에 한예진씨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국립오페라단을 이끌 새 예술감독에 한예진(44)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를 임명했다. 한 신임 감독은 이날 김종덕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예술감독 임기는 3년으로,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공석이었다.
  • 부산 ‘동래역사축제’ 문체부 유망 축제로

    부산 ‘동래읍성역사축제’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1일 동래구에 따르면 매년 10월 동래읍성 광장과 온천장 일대에서 열리는 동래읍성역사축제가 2년 연속 문화관광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동래읍성역사축제는 동래 지역만의 역사와 전통에다 예술성과 창의성이 어우러지면서 관광객과 함께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交)·향(香)·악(樂)’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행사장 내 축제안전본부를 설치하고 구역별 안전팀장제를 운영하는 등 축제의 안전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망 축제로 선정되면서 동래읍성역사축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9000만원의 관광진흥기금과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국내외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동래구 관계자는 “동래읍성역사축제는 동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역사 교육형 체험 축제”라고 말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김희정 장관 “양성평등법 시행과 함께 일도 바꿔야”

    김희정 장관 “양성평등법 시행과 함께 일도 바꿔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저출산과 성장동력 고갈로 여성인재활용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이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여성발전’에서 ‘실질적 양성평등’으로 한 차원 끌어올릴 최적기라고 생각한다”면서 “7월부터 여가부 모법(母法)이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명실상부 ‘양성 모두의 부처’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조직법 개정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여성가족부도 영어 명칭처럼 양성평등가족부로, 여성정책국은 양성평등정책국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법만 바뀌고 일은 안 바뀌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일·가정양립정책이 워킹맘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 워킹맘 뿐만 아니라 워킹대디의 육아권리를 되찾는 데도 더욱 힘쓰고, 남성과 여성 모두의 관점에서 정부 정책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여가부 정책운영의 화두를 ‘가슴 속에 가득 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을 의미하는 ‘만강혈성(滿腔血誠)’으로 삼고자 한다”면서 “진심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고 국민을 섬겨, 그 정성이 국민 마음에 닿았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쓰고 보내면 끝인 그런 편지가 아니라, ‘연애편지’쓰는 마음으로 상대가 편지를 잘 받았는지 살피고 받았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애태우며 가슴 졸이는 그런 마음으로 정책에 진심과 정성을 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새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부득이한 사유로 안타깝게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도 학업을 지속하거나 진로지도를 받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건전한 또래친구들과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을 맞잡고 이끌겠다”면서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 가운데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방과후아카데미 확대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청소년증’발급 편의성을 높이고 기능을 확대해 재학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청소년들의 생활편익과 문화체험 기회를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최근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미생’이란 드라마 속 직장 원인터내셔널 같은 곳도 보다 가족친화적인 환경이 될 수 있도록 기존 ‘가족친화기업인증제도’를 강화하고 내실화하며, 직장에서 ‘아빠의 달’,‘자동육아휴직제’등이 활성화되어 부모가 함께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새해부터 맞벌이가정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일선 건강가정지원센터 내 신설해 일·가정양립 고충상담과 주말 생활설계를 통해 맞벌이가정의 안식처가 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무식에서 우수·모범 공무원 및 정책홍보 우수부서 시상도 진행돼 이기순 대변인이 홍조근정훈장을 전수받았다. 가족정책과 위성개 사무관이 대통령표창을 받는 등 여가부 공무원 17명이 우수 및 모범 공무원 표창, 업무 유공 표창, 정책홍보 우수상 등을, 여성정책과 등 8개 부서가 정책홍보 우수부서상을 받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홍보 우수부서로 선정돼 문체부 장관 표창을, 홍보담당관실 손유미 주무관은 정책홍보 우수공무원으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날 시무식에는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김선동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권승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장, 이은희 한국건강가정인흥원 이사장 직무대행, 강월구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등 산하 5대 기관장과 여가부 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건강가정인흥원은 올해부터 특수법인 정부출연기관으로 전환돼 새롭게 출범했고, 양육비 이행관리원도 오는 3월 25일 한가원 내 기구로 출범한다.  김주혁 선임기자 myhappyhome@seoul.co.kr
  •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심사평] 힘든 시대를 견디는 힘이 ‘아이’로부터 나온다는 것 보여줘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심사평] 힘든 시대를 견디는 힘이 ‘아이’로부터 나온다는 것 보여줘

    이번 해는 응모 작품 수가 예년보다 다소 늘었다. 동화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많아졌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마음 따뜻한 동화에 위로받고 싶은 불특정 다수의 마음이 먼저 읽힌다. 절망스러운 바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것이다. 최종까지 오른 여러 편 중에서 마지막까지 의견을 조율해야 했던 작품은 정주영의 ‘공룡 아빠’와 정유나의 ‘점이 사라졌다’이다. ‘점이 사라졌다’가 응모작 중에서 가장 동화다운 작품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간결하고 명랑한 문체, 신선한 소재, 자연스러운 전개와 아이 마음에 밀착한 묘사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갈등이 약하다. 판타지를 부를 만큼의 간절함이 부족하다. 우리가 보내온 일년이 그저 그만저만했더라면 이 작품이 얼마나 사랑스럽게 읽힐까 싶다. 반면, ‘공룡아빠’에는 너무 많은 갈등과 간절함이 있다. 갈등과 간절함이 강하면 그것을 해결하는 데 공을 들이느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놓치기 쉽다. ‘공룡 아빠’에서는 말미에 하루아침에 아빠가 운둔 생활을 버리는 것에서 연결고리가 좀 약하다. 숲으로 변한 안방의 묘사는 기시감이 있어 식상하고, 아빠가 알을 깨고 나오는 부분도 꼭 필요한 설정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당선될 만하다. 그동안 아이들의 삶에서 소외된 아빠가 등장하고 있고, 아빠들에게도 공룡의 입김처럼 강렬한 어떤 욕구가 있음을 알게 하기 때문이다. 그 욕구를 주인공 아이가 터트려준다. 이 힘든 시대를 견디는 힘이 우리 곁의 ‘아이’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재확인시키는 것처럼. 그렇다면 동화는 위로가 될 수 있고 희망이 될 수 있다.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심사평] 치밀한 문장 밀도와 문체적 매력 품고 있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심사평] 치밀한 문장 밀도와 문체적 매력 품고 있어

    이번 문학평론 부문에는 많은 편수가 투고되지는 않았지만, 비평적인 글쓰기로서의 충실함을 갖춘 글들이 적지 않았다. 투고된 편수가 질적인 의미의 경쟁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고된 평론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는 여전히 이론과 텍스트 분석의 불균형이었으며, 문장의 밀도와 가독성의 부족이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상대적으로 감당해 냈다고 판단되는 5편의 글을 골라 최종적인 당선작을 논의하게 되었다. ‘오래된 미래와 새로운 대륙의 사이’는 신춘문예 심사 기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과 통찰을 보여주어서 발상 자체가 독특했지만 논의의 귀결점이 선명하지 못했다. ‘불가능한 서사 구성과 기억의 실제’는 한강의 소설에서의 기억과 서사 구성의 문제를 안정적으로 분석해 내고 있는데 텍스트에 대한 기존의 분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것이 이야기다’는 박솔뫼와 김사과의 소설을 텍스트로 하여 청년의 문제를 부각시켜 현실성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청년 주체의 이야기와 희망이라는 문제의 틀이 다소 평면적이었다. ‘수축된 시간, 남겨진 시-이수명론’은 세밀한 분석 능력과 안정된 문장력을 보여주어서 비평문으로서의 완성도를 갖고 있었지만, 기성 비평가들의 익숙한 스타일에 가깝고 후반부에서의 이론의 인용이 과도했다. ‘병든 앨리스 떨어뜨리기’의 경우 황정은의 소설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티브로 분석하는 것은 예상할 수 있으나, 자기만의 분석이 다른 주체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간 것이 돋보였다. 더욱이 이 글의 문장은 황정은의 소설 문장과 나란히 가는 문체적인 매력도 품고 있다. 한 사람의 새로운 비평가의 탄생은 한국문학이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기쁜 일이다.
  • 20. 인기가수들은 뭘 먹고 사나...방송만으론 배고파서 못살아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0. 인기가수들은 뭘 먹고 사나...방송만으론 배고파서 못살아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가수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수입 증가율이 ‘월급쟁이’의 3.5배에 달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연간 3956만원이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40~50년 전 가수들의 수입은 어땠을까요? 아래 기사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1969년 8월 발간된 <선데이서울> 기사입니다. 초특급이었던 남진이 극장에 하루 출연하면 5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경향신문>에 실렸던 물가표를 첨부하니 당시 돈가치와 현재 돈가치를 한번 비교해 보세요. 1969년 당시 80kg 쌀 한 가마가 상품 기준 5000원(10kg=625원)이었군요.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0. 인기가수들은 뭘 먹고 사나...방송만으론 배고파서 못살아 -선데이서울 1969년 8월 3일자 한국연예협회는 최근 가수들의 방송출연료를 100% 인상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각 방송국에 내놓았다. 현재까지 가수들이 방송국에서 받는 개런티는 A급이 한번 출연에 1200원(라디오)에서 1800원(TV). 신인 가수라면 출연료가 문제될 것도 없지만 결코 후한 대접은 못된다. 여기서 현역 대중가요 가수들의 수입원들을 들춰보면…. 대중가요 가수를 그들의 활동 분야별로 나눠보면 라디오·TV 레코드 취입, 극장공연·나이트·클럽 출연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환갑잔치나 야유회 등 사석(私席)까지 포함하면 그런대로 꽤 다채로운 셈이랄까? 라디오 A급 1200원, B급 1000원, C급 700원선 그러나 한국연예협회에 등록돼있는 가수 840여명 중 레코드계나 방송계에서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가수는 불과 30명 안팎이다. 레코드 판매율이나 방송출연 횟수가 가수의 인기 척도라면 손꼽을 수 있는 인기가수는 열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다. 현재까지 방송국이 이들 출연가수에 지불하는 개런티는 인기도에 따라 A·B·C 3등급으로 구분했다. 라디오의 경우 노래 한곡 녹음에 A급이 1200원, B급이 1000원, C급이 700원선. 공개방송은 조금 더해서 A급이 1800원이고 B급 1500원, C급 1300원선. 가수의 인기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방송국 책정의 등급이 반드시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예협회 측은 이 금액이 2년여 전인 1967년 6월에 책정된 것임을 지적하면서 최소 150%는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가수가 방송 출연료를 갖고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한국 실정으로는 아직 요원한 얘기다. MBC TV가 새로 창설되면서 벌어진 TV 탤런트 쟁탈전은 TV 탤런트의 주가를 부쩍 높여놨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쟁탈전이 가수 쪽에도 벌어지고 덩달아 가수의 주가도 오를 것이란 기대는 거의 찾을 수가 없다. 극장 공연 최고 몸값은 최희준, 이미자 가수 중에는 개런티는 안 받더라도 출연만 시켜주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방송에 실려야 노래가 히트할 수 있다는 상관관계 때문에 돈보다는 출연하는 것 자체에 열을 올린다. 심한 경우는 작곡가·가수가 레코드를 안고 방송국으로 뛰어 다니며 출연경쟁을 벌인다. 가수의 개런티는 극장 출연에서 비교적 오붓하다. 쇼 흥행단체의 집합체인 한국연예단장협회는 아예 가수 한명 한명에 단가를 붙여놨다. 하루 극장 출연료가 최고 2만 5000원에서 최하 1000원이다.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500원 일당의 무명 신인도 있고 아예 개런티를 받지 않고 나가는 무명도 있다. 출연료가 제일 비싼 가수는 이제까지 최희준, 이미자(각 2만 5000원) 두 사람이었다. 패티김이 하루 10만원을 호가했고, 윤복희도 그랬지만 그 가격으로는 아무도 쓰지 않아 아예 흥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가수 남진은 영화에 출연한 이후 가수보다는 배우로 쳐서 하루 5만원이다. 배우의 무대 출연료는 가수와 비교할 수 없게 비싸다. A급인 김지미, 신성일, 문희, 남정임 등은 하루에 10만원씩을 받았다. 김지미, 신성일은 하루 공연에 10만원 또 한가지 최근의 동향으로는 인기 상승의 조영남과 펄시스터즈의 파격적인 개런티를 들 수 있다. 신인의 이미지를 아직 그대로 지닌 이들은 최희준, 이미자보다 많은 3만~4만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들보다 더 잘 팔리고 있다. 이미자, 최희준 다음의 A급 2만원짜리는 이금희, 김상희, 현미, 배호 등이 있다. B급으로쳐서 1만 5000원짜리에는 위키리, 유주용, 박재란, 한명숙, 김세레나 등이 있다. 그 다음 가수들의 중요한 수입원은 밤일, 즉 나이트클럽 등 술집에 나가 노래하는 데 있다. 보통 하루 저녁에 2~3개소의 클럽을 오가면서 노래 2곡씩을 부르고는 겹치기 수입을 올린다. 출연료는 극장보다 싸서 최고가 하루 저녁에 2만원이다. 2만원짜리는 영업체가 자체 선전을 할때 간판 구실로 내세울 뿐이고 장기계약은 물론 그 이하로 많아야 1만 5000원이다. 나이트클럽을 부지런히 뛰는 가수로는 배호, 이상열, 펄시스터즈, 김세레나, 문주란, 정훈희, 리타김, 김하정, 황인자, 조영남, 하남궁, 이석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의 클럽 중 음향시설이 좋다는 K클럽과 V클럽이 가수들로는 제일 나가기 좋아하는곳. A급 가수는 거의 이 두 클럽에 한 두 번 이상 출연한 경력을 갖고있다. 펄시스터즈의 K나이트클럽 출연료가 하루 저녁 1만 5000원이니까 밤 출연료로는 최고액인 셈이다. 하루에 두서너군데씩 자리를 바꾸는 문주란, 배호, 정훈희는 각각 1만원이 못되지만 겹치기 출연으로 2, 3배의 수익을 올린다. 레코드 취입 1년 전속료 최고 100만원까지 그 다음은 디스크 취입에 의한 수입이다. 디스크가 가수의 상품이고 그 발매 부수가 곧 인기의 척도라면 가수의 수입은 이 분야에서 확실히 보장되어야 할 것 같다. 사실 몇몇 인기가수를 둘러싼 레코드 제작자간의 전속 쟁탈전은 차차 심각해지는 상태다. 1년간 전속료로 최고 100만원이 호가되고 1급이라면 50만원쯤은 받는다는 게 상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상 가수의 디스크 취입료는 아직 대단한 게 못된다. 전속의 경우 계약금 외에 2만~5만원의 월급을 받고 ‘프리’의 경우는 최고가 곡당 2만원 정도다. 조영남이 곡당 2만원을 받고 김상희가 곡당 1만 5000원을 받는다. 디스크계의 인기 주라면 이미자를 필두로 패티김, 남진, 펄시스터즈, 최정자, 배호, 은방울자매, 김상희, 김세레나, 문주란, 정훈희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종북 논란’ 신은미씨 저서 논란 우수문학도서 선정절차 재점검”

    “‘종북 논란’ 신은미씨 저서 논란 우수문학도서 선정절차 재점검”

    정홍원 국무총리는 30일 “우수 문학도서 선정 절차 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 마지막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동포의 책이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우수 도서 선정 논란과 관련해 선정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선정 절차 등의 제도 개선과 함께 문제가 된 책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최근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재미동포 신은미씨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가 지난해 문체부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된 사실을 지적한 언급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우수 도서 선정은 독서 진흥에 그 목적이 있는 만큼 국민에게 장려할 가치가 있는 문학작품이 선정될 수 있도록 선정 절차 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전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함께 선정 방식과 절차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선정 이후에 논란이 제기되거나 잘못이 발견되면 신속히 시정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도록 개선 방안을 강구하라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올 입국 관광객 1400만명 돌파

    올 입국 관광객 1400만명 돌파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관광객이 처음으로 1400만명을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9일 서울 청계천로 관광공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1400만명의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찾아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엔화 약세 등 대형 악재를 딛고 거둔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게 관광업계 안팎의 평가다.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역시 ‘유커’ 중국인이다. 연말까지 61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은 230만명, 미국은 77만명으로 예상됐다. 홍콩(55만명)과 태국(47만명), 중동(10만명), 러시아(21만명) 등 중국을 제외한 외래관광객도 807만명에 달해 지난해(784만명)보다 2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관광수입도 176억 달러(약 19조 3459억원)로 지난해(145억 달러)보다 31억 달러(2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관광수지 적자는 2009년(12억 7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22억 달러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엔화에 이어 내년 중국 위안화와 러시아 루블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변추석 관광공사 사장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의료 관광 등 충성도 높은 고객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 원화 강세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국제공항에서 1400만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여성 장취우란(65)의 입국 환영 행사를 열었다. 걸그룹 에이핑크 등의 축하 무대가 마련됐고 장취우란과 동승한 항공기 승객 전원에게 홍삼제품 등 기념품도 제공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새롭게 만나는 ‘허무와 방황의 아이콘’ 다자이 오사무

    새롭게 만나는 ‘허무와 방황의 아이콘’ 다자이 오사무

    20세기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 전집이 사후 60여년 만에 완간됐다. 도서출판 b는 최근 소설 ‘사양’ ‘인간 실격’과 수필집 ‘생각하는 갈대’를 출간하면서 10권에 달하는 전집 번역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011년 발간 기획 뒤 이듬해 1권 ‘만년’을 시작으로 ‘사랑과 미에 대하여’ ‘유다의 고백’ ‘동경 팔경’ ‘정의와 미소’ ‘쓰가루’ ‘판도라의 상자’ 등 작가의 모든 작품을 발표 순서대로 완역했다. 다자이의 대표작들은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 소개됐지만 전집이 완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은 500쪽 내외로 1~9권으로 묶고, 10권에는 에세이를 모았다. 출판사 측은 “사상적 혼돈에 빠졌던 20세기 다자이라는 아이콘이 2000년대 들어 경제 불황과 높은 실업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다시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역은 와세다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한 30대 문학도 김재원·정수윤·최혜수 등 3명이 맡았다. 이들은 각권 권말에 저자의 편지, 대화록, 평전, 전기, 부인·딸·선후배의 진술, 작품을 썼을 당시 저자의 심경, 저자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의 일화 등 다자이의 전모를 집대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출판사 측은 “20~30대 저자의 감성에 어울리는 젊고 감각적인 문체로 번역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다자이는 1909년 아오모리현 북쓰가루에서 태어나 1936년 창작집 ‘만년’으로 등단했다. 1948년 다자이 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인간 실격’을 집필한 뒤 서른아홉 나이에 연인과 함께 강에 투신, 생을 마감했다. ‘사양’ ‘인간실격’ 등은 패전 후 실의와 허무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스포츠 4대악, 스포츠맨 정신은 어디로…성폭력 신고만 15건? ‘경악’

    스포츠 4대악, 스포츠맨 정신은 어디로…성폭력 신고만 15건? ‘경악’

    스포츠 4대악, 스포츠맨 정신은 어디로…성폭력 신고만 15건? ‘경악’ ‘스포츠 4대악’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의 중간 조사 결과가 발표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문체부와 경찰청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을 통해 조사한 체육계 비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 2월부터 스포츠 4대악 근절을 위해 신고센터를 설치한 뒤 5월부터 경찰청과 합동수사반을 꾸렸다. 그 결과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총 269건이 접수됐으며, 118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검·경 합동수사단은 지난 10개월간 조직 사유화와 승부조작, 성폭력, 입시비리 등 ‘스포츠 4대악’을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는 총 269건이 접수됐고, 이 중 118건의 조사가 종결됐다. 118건 중에는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한 2건 외에 검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한 2건, 감사결과에 따라 처분을 요구한 25건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머지 89건은 단순 종결로 마무리됐다. 태권도가 27건으로 종목중에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축구가 25건, 야구 24건, 복싱 1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비리유형으로 봤을 때 경기단체 조직의 사유화와 관련된 신고가 전체 269건 중 11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단체의 수장이 조직을 사유화하고 전횡을 일삼는 것에 대한 불만과 신고가 가장 많았다. 횡령이 포함된 기타유형은 104건으로 집계됐고, 승부조작은 32건, 폭력과 성폭력 신고는 15건, 입시비리는 5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 4대악 중간조사 결과를 토대로 체육계 비리 근절 및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체부 김종 제2차관은 “형사처벌·징계 등 비리 관련자를 스포츠현장에서 퇴출시키는 작업과 근본적 시스템 개혁을 진행 하겠다”며 “체육비리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제도화, 체육단체 재정의 투명화 등을 통해 체육계의 적폐를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방송캡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스포츠 4대악 수사 중간발표] 대학감독, 아들 우승시켜 특례입학… 국대 감독은 전지훈련비 빼돌려

    #사례1 부산의 모 대학 유도부 감독 A씨는 지난해 9월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추계전국중고연맹전에 출전하자 친분을 이용해 상대팀 감독들에게 기권과 져주기 등 승부조작을 의뢰했다. 덕분에 랭킹 10위권 밖이었던 그의 아들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다섯 경기 전승으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심지어 A씨는 우승 실적을 활용해 아들을 자신의 대학에 특례입학시켰다. #사례2 한 경기단체 전 국가대표 감독 B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국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의 숙박비와 식비 등을 뻥튀기해 무려 10억원을 빼돌렸다. B씨는 내연녀 등 주변 인물을 통해 자금세탁을 해오다 금융거래 내역 추적을 통해 덜미가 잡혔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이 발표한 중간 조사 결과에서는 체육계의 만연한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무 거리낌 없이 승부조작을 해 입시 비리에 활용하고 경기단체 예산을 눈먼 돈처럼 빼서 썼다. 전지훈련 숙식비를 부풀려 착복하거나 선수들에게 가야 할 후원 물품을 상습적으로 가로챈 감독과 코치도 있었다. 지난 2월 설치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접수된 체육계의 각종 비리는 총 269건. 태권도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축구(25건), 야구(24건), 복싱(18건), 빙상(16건), 펜싱(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조직 사유화 113건, 횡령 등 기타 104건,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32건, 폭력·성폭력 15건 등으로 집계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신고가 모두 비리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신고가 많은 경기 단체는 일단 문제가 많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고센터에 들어오는 제보를 제대로 수사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경찰청 내부에 상시적인 전담수사반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단체 사무국장은 지난 5년간 개최한 각종 대회 비용을 부풀려 계상하는 수법으로 10억원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다른 단체 국가대표 순회 코치 2명은 선수들을 가르쳤다고 거짓으로 훈련보고서를 제출해 9500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모 협회 사무국장은 자신의 출신고를 잘 봐 달라며 심판에게 금품을 건네고 승부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발각됐다. 선수들이 꿈을 키우는 요람인 학교에서도 심각한 비리가 적발됐다. 한 대학 조교는 자녀의 특례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로부터 입학실기시험지도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네받았고 교수는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기도 했다. 모 대학 유도학과 교수는 전국체전에서 선수들을 다른 시·도 용병으로 출전시켜 받은 훈련비와 출전비 1억여원을 가로챘다. 문체부는 입시 비리가 적발된 학교에 신입생 선발과 경기 출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체육 특기자 전형에서 수능 및 내신 성적을 반영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또 학교 운동부의 해외 전지훈련이 학부모의 과다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한 고교 운동부 74%가 학부모 비용 부담을 수반했으며 한 번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학생 1인당 부담이 192만 9000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학교 운동부의 해외 전지훈련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스포츠 4대악 수사 중간발표] “전국 경찰청에 스포츠비리 전담 수사반 설치”

    [스포츠 4대악 수사 중간발표] “전국 경찰청에 스포츠비리 전담 수사반 설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별관에서 가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에 따라 횡령 관련 임원을 영구 퇴출하고 형사기소된 직원을 직위해제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특정인의 비리를 적발해 처벌하는 게 목적이 아니며 체육계 제도와 시스템의 선진화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교 운동부의 해외 전지훈련을 제한했는데 해외에서 훈련할 수밖에 없는 동계 종목 등은 어떻게 하나.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운영위원회나 교장을 통해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면 된다. 건전하게 전지훈련을 가는 학교는 재정적으로도 지원하겠다. →검찰 송치 사안이 두 건뿐이다. 성과가 미약한 것 같은데 합동수사반은 한시적 운영인가. -지방경찰청별로 5~10명의 전담반을 구성해 내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성과를 봐서 계속 운영할지 결정하겠다. →승부조작은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어떤 기준이 있나. -심판의 공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원천적으로 승부조작을 못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일종의 심판협회를 만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승부조작에 대한 판단은 비디오 촬영 등 증거를 통해 하겠다. 비디오를 보고 전문가들이 판단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체육특기생 입시비리를 막을 구체적인 대책은. -감독과 코치 대신 학교가 학생 선발 권한을 갖도록 하겠다. 지금은 감독이 임의대로 뽑기 때문에 부정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선수를 포지션별로 뽑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비리 연루자 체육계서 영구 퇴출

    비리 연루자 체육계서 영구 퇴출

    국가대표 지도자와 체육단체 임직원 등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횡령하고, 승부조작과 입시비리 등에 관여하는 등 불법을 자행해 온 것으로 ‘스포츠 4대악’ 비리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해 횡령 등에 관여한 이들을 체육계에서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은 28일 정부서울청사 서울별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지난 2월 이후 신고센터에 현재까지 스포츠 비리 269건이 접수돼 이 가운데 118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면서 “그동안 1000개에 가까운 금융 계좌 40만건 이상을 분석해 국가대표 지도자와 경기단체 임직원 등이 모두 36억원 규모의 횡령·불법적 자금 세탁 등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등에 따르면 대한택견연맹 이모(구속기소) 전 회장과 전·현직 직원 7명은 차명계좌 63개를 만들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고가 차량 구입, 자녀 유학비용 등에 사용했다. 또 한 경기단체 전 국가대표 감독 A씨는 선수들의 국내외 전지 훈련비 등을 부풀려 10억원을 횡령한 뒤 내연녀 등 주변 인물을 통해 자금을 세탁해 빼돌렸다. 정부는 체육 비리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의 제도화, 학교운동부의 음성적 비용 구조 양성화, 체육비리 전담 수사 기구 상시화 등을 통해 체육계 비리 근절에 나설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스포츠 4대악 수사 중간발표] 승마협회 비리 휴일 ‘어물쩍 공개’… “민감한 내용 감추나”

    [스포츠 4대악 수사 중간발표] 승마협회 비리 휴일 ‘어물쩍 공개’… “민감한 내용 감추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을 통해 조사한 체육계 비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일요일인 28일 발표해 빈축을 샀다. 또 ‘비선 실세’로 거론된 정윤회(59)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승마협회의 비리를 외부에 자세히 공개하지 않아 문체부가 민감한 내용에 대해 일부러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당초 문체부는 지난 10월 말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하루 전에 돌연 취소했고, 연기한 지 두 달 만에 기습적으로 이날 발표를 한 것이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연내에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다음주에 각 부처에 중요한 발표들이 많아 일요일로 잡은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체육계 안팎에서는 정씨의 문체부 인사개입에 대한 논란과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의식해 휴일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체육계 비리 척결을 진두지휘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의해 청와대 인사개입 창구로 지목된 데다 담당국장인 우상일 체육정책관이 지난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 차관에게 건넨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메모로 궁지에 몰린 상황도 발표 시점을 일요일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0개월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에는 승마 비리 신고가 10건이 접수됐지만 이날 문체부는 관련 내용을 공개적으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승마협회는 정씨 딸의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다. 지난 4월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특혜를 누린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승마계에서 특정 선수를 비호하고 특혜를 주는 ‘보이지 않는 검은손’이 개입한 것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둘러싼 특혜 시비 등과 관련해 승마협회를 조사했고, 그해 9월 조사를 맡았던 문체부 체육국장 등이 돌연 좌천됐다. 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당시 문체부 조사에서) 정윤회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려 (정씨가)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승마협회와 관련한 비리도 2건 적발해 조치를 취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을 뿐 숨기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스포츠 4대악 휴일 기습발표…정윤회 관련 승마협회 비리는 ‘어물쩍’

    스포츠 4대악 휴일 기습발표…정윤회 관련 승마협회 비리는 ‘어물쩍’

    ‘스포츠 4대악’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을 통해 조사한 체육계 비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일요일인 28일 발표해 빈축을 샀다. 또 ‘비선 실세’로 거론된 정윤회(59)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승마협회의 비리를 외부에 자세히 공개하지 않아 문체부가 민감한 내용에 대해 일부러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당초 문체부는 지난 10월 말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하루 전에 돌연 취소했고, 연기한 지 두 달 만에 기습적으로 이날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연내에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다음주에 각 부처에 중요한 발표들이 많아 일요일로 잡은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체육계 안팎에서는 정윤회씨의 문체부 인사개입에 대한 논란과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의식해 휴일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체육계 비리 척결을 진두지휘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이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에 의해 청와대 인사개입 창구로 지목된 데다 담당국장인 우상일 체육정책관이 지난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 차관에게 건넨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메모로 궁지에 몰린 상황도 발표 시점을 일요일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0개월간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 및 합동수사반에는 승마 비리 신고가 10건이 접수됐지만 이날 문체부는 관련 내용을 공개적으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승마협회는 정씨 딸의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다. 지난 4월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특혜를 누린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승마계에서 특정 선수를 비호하고 특혜를 주는 ‘보이지 않는 검은손’이 개입한 것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 등을 둘러싼 특혜 시비 등과 관련해 승마협회를 조사했고, 그해 9월 조사를 맡았던 문체부 체육국장 등이 돌연 좌천됐다. 유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당시 문체부 조사에서) 정윤회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려 (정씨가)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승마협회와 관련한 비리도 2건 적발해 조치를 취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을 뿐 숨기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4대강 후속조치 본격 착수

    국토교통부가 4대강 사업 16개 보 가운데 물받이 공사에서 누수 현상이 확인된 6개 보에 대해 내년 1월 중으로 상세조사에 들어가는 등 정부 각 부처가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부처별 후속 보완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조사위의 조사 결과 누수가 확인된 6개 보는 구미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공주보, 백제보다. 28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초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환경·국토교통·농림수산식품·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갖고 부처별 세부 조치내용과 일정을 확정 짓기로 했다. 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국토부는 6개 보에 대한 상세조사와 함께 4대강 사업을 통해 확보된 물의 효율적 활용 방안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수질개선, 녹조저감 등 수환경 개선 대책을 세우고 농식품부는 둑높이기 저수지의 환경용수 공급 방안을, 국토부와 문체부는 문화관광레저시설의 이용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의 업무를 맡기로 했다. 국조실은 “누수 현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보에 대해서는 누수 원인을 조사하고 보강 대책을 마련하는 등 세부 대책을 이른 시일 안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조실은 부처별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이번 주 2000여쪽의 조사작업단 보고서를 부처별로 배포할 예정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진화하는 생활문화동호회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진화하는 생활문화동호회

    ‘두둥 딱! 둥둥 딱! 둥둥둥.’ 지난 26일, 노인요양시설 ‘수원연세실버벨리’에서 웅장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성 타악 동호회 ‘소리파워’가 신명나는 공연에 나선 것이다. 병원 생활에 지친 할머니, 할아버지는 희색이 도는 얼굴로 북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판을 벌이는 분위기에 힘이 난 단원들은 그 어느 공연 때보다 더 열심히 북을 두드렸다. 용환숙 소리파워 단장은 “이번 공연이 어르신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밤벨뮤직평생교육원. ‘훌라춤에 흥겹던 기쁨도, 와이키키해변의 단꿈도….’ 낯익은 패티김의 노래 한 곡조가 들려온다. 60세 이상의 할머니 훌라댄스 그룹 ‘아이샤’의 송년음악회 춤 연습이 한창이다. 이들은 지난달 전국생활문화동호회축제에 참가해 관중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국내 최초, 최고(最古)의 훌라댄스 동호회다. 김창수 밤벨뮤직평생교육원장은 “할머니들은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쿨렐레도 같이 배울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문홍자 단장은 “음악 봉사 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위문 공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테마로 한 동호회 활동이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뛰어넘어 문화 사각지대에 대한 봉사 공연과 재능 기부를 통해 주민 간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가까이 다가서는 자원봉사단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각 지자체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통해 쌓은 실력으로 재능 기부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서울 영등포문화원에서 서예를 배우고 있는 김건섭씨는 “새해를 맞아 지역 주민들의 가훈을 써 주는 일에서 큰 보람을 얻는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전통악기 소리가 너무 좋았다는 초급 해금반의 강명식씨는 “실력을 빨리 키워서 청아하고 애절한 해금의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연습에 열중했다. 대다수 동호회들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실력이다. 서울 송파아코디언앙상블의 최홍근 단장은 “처음엔 중·장년 교육생들이 여가 선용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봉사 공연을 할 만큼 수준급이 됐다”고 자랑했다. 영등포문화원의 한국무용 강사 박정혜씨는 “공연을 나가서 전공자들이라고 말하면 모두 속아 넘어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국적인 색채가 짙은 동호회일수록 연말 봉사 공연이나 지역 축제에서 섭외 1순위다. 스코틀랜드 민속 악기인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동호회는 이용기 단장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백파이프라는 악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만든 동호회다. 최근 정부는 ‘문화가 있는 삶’을 표방하면서 생활문화예술 정책을 활성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전국 100여개의 우수 생활문화동호회 축제를 개최했다. 문체부 지역전통문화과 이은복 과장은 “생활문화동호회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국민들의 일상 속 문화 융성 체감도를 높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생활문화동호회의 봉사 공연이 한창이다. 한 해 동안 농사지어 수확한 열매를 모두에게 나눠 주는 의미일 것이다. 이들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눔과 기부로 승화시키면서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 꾸준한 연습과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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