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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시청 줄고 인터넷·게임 즐긴 시간 늘어

    TV시청 줄고 인터넷·게임 즐긴 시간 늘어

    여가활동 가운데 ‘TV시청’ 비중이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게임’ 비중이 그만큼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여가활동 수요와 실태 등을 2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2018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일과 휴일 여가시간은 각각 3.3, 5.3 시간이었다. 2016년 3.1, 5.0 시간보다 소폭 늘었다. 월평균 여가비용은 15만 1000원으로, 2016년에 비해 1만 5000원 늘었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 이상 참여한 개별 여가활동은 1인 평균 19개로, 2016년 17.2개에 비해 다소 늘었다. 개별 여가활동 가운데 ‘TV시청’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그러나 TV시청은 2014년 51.%, 2016년 46.4%였다가 2018년 45.7%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검색, 채팅, 1인 미디어 제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등을 가리키는 ‘인터넷’은 2014년 11.5%에서 2016년 14.4%로 늘고, 이번에 14.1%로 소폭 감소했다. 온라인·모바일·콘솔게임 등을 포함한 ‘게임’은 같은 기간 4.0%, 4.5%였다가 이번에 5.5%로 크게 뛰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여가활동은 `TV시청(19.2%)’이었으며, `쇼핑·외식(18.5%)’, `영화관람(18.1%)’ 순이었다. 인터넷과 게임은 각각 10.2%, ,9.6%에 그쳤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만 15세 이상 남녀 1만 498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문체부는 2년마다 한 번씩 하던 조사를 내년부터 매년 시행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학교운동부 새달까지 전수조사… 성폭력 지도자 영구 퇴출

    학교운동부 새달까지 전수조사… 성폭력 지도자 영구 퇴출

    새달 한체대 종합감사 인력 14명 투입교육부가 학생 운동선수에 대한 폭력 및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다음달 말까지 학교 운동부를 전수조사한다. 또 성폭력 가해 지도자는 체육계에서 영구 퇴출시킬 방침이다. 전국체육대회에서 고등부 경기를 분리해 축제 형식으로 전환하는 등 학생선수들을 경쟁으로 몰아넣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도 뜯어고칠 예정이다. 교육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교육신뢰회복추진단’ 2차 회의를 연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운동부 (성)폭력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현재 진행 중인 동계훈련 기간부터 다음달 말까지 학교운동부의 운영 실태와 합숙훈련 전반에 대해 특별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연 1~2회 인권 및 폭력예방 교육을 이수했는지, 학생선수들에 대한 학교폭력예방 교육(연 2회)과 상담(연 1회)이 이뤄졌는지, 학부모들의 부담금이 학교 회계에 제대로 편입돼 투명하게 운용되는지, 학생선수들의 인권 및 학습권 침해 소지가 없는지 등이 중점 점검 대상이다. 학생선수와 지도자의 성별이 다른 경우 심층 면담 및 상담도 이뤄진다. 합숙훈련을 할 경우 결과 제출을 의무화해 학기 중 이뤄지는 상시 합숙훈련을 근절한다. 학교운동부 지도자에 대한 교육과 자격관리도 강화된다. 지도자 전원에게는 학기 시작 전까지 폭력예방 교육을 완료할 계획이다. 비리가 밝혀진 지도자에 대해 각 학교나 시·도가 개별 경기단체에 징계를 요구해 왔던 것을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요구하는 것으로 처리 절차를 개선하고, 징계 이력을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유한다. 비리 지도자에 대한 신고도 의무화하도록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이들이 교육현장에 복귀하는 것을 방지한다. 특히 성폭력 가해 사실이 적발된 지도자는 학교 및 체육단체에 다시 취업하는 것을 금지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전국체육대회의 고등부를 분리해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와 통합하고 축제 형식으로 전환해 학생선수들의 과도한 훈련과 경쟁을 방지한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달 진행할 한국체대 종합감사에 전문 인력 14명을 투입하고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 관리와 모든 학생에 대한 성폭력·폭력 실태 등을 조사한다. 유 부총리는 “체육계 비리를 강도 높게 조사해 엄정히 처리할 계획이며, 학생 선수 보호를 위해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농촌 빈곤 목도한 늦깎이 목민관, ‘토지 공개념’ 제시하다

    우리 형님 얼굴과 수염 누구를 닮았던고(我兄顔髮曾誰似)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날 때마다 우리 형님 쳐다봤지.(每憶先君看我兄) 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드메서 본단 말고(今日思兄何處見) 두건 쓰고 도포 입고 가서 냇물에 비친 나를 보아야겠네.(自將巾袂映溪行) 연암 박지원은 1787년(정조 11년)에 많은 사람을 잃었다. 새해가 되자마자 아내와 사별하고, 7월에 형님상을 당하고, 얼마 뒤에는 며느리까지 떠났다. 이별 가운데 가족과의 이별은 더욱 아프다. 떠나보내고서도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슬픔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아내 잃은 박지원은 죽을 때까지 17년 동안 ‘홀아비’로 살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박지원은 아버지를 여의고서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마다 형님의 얼굴을 봤다. 이제, 형도 죽고 없다. 형이 보고 싶을 때면? 시냇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그려볼 수밖에. 언제나 의관을 정제하고 지내던 형님의 생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버지에서 형으로, 형에서 아우로 이어지는 혈육의 애잔함과 함께 단아하던 형님의 인품까지 단 스물여덟 자로 그려 내는 솜씨가 놀랍다. 조선 최고 문호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그런 박지원은 1737년(영조 1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반남’으로 부친 박사유의 2남 2녀 중 둘째였다. 그리고 열여섯에 농암 김창협의 학통을 계승한 이보천의 딸과 결혼했다. 명문가의 후예로서 당대 최고의 지성과 학맥을 댄 노론계 일원이었으니 그의 미래는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세 차례의 운명적 만남을 계기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삶은 굽이쳐 갔다. #첫 번째 만남, 미더운 벗들과의 학문적 우의 박지원도 여느 선비들처럼 한때 과거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벼슬길로 나아갈 것인지, 학문세계에서 자유롭게 노닐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북한산 암자에서 독서할 즈음 스물여섯의 박지원은 사도세자가 죽는 참극을 목도했다. 숙종·경종·영조로 이어지며 벌어지던 숱한 정치적 부침의 결정판이기도 했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박지원은 마침내 젊은 시절 꿈과 결별한다. 대신 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금강산을 비롯하여 송도 평양 천마산 속리산 가야산 단양 등을 함께 유람했다. 그러던 중 개성 부근의 ‘제비바위골’(燕巖)을 발견하고, 뒷날 은거를 다짐하며 자신의 호로 삼았다. 박지원이 현실 정치 진출을 포기한 데는 평생 벼슬하지 않고 포의로 지낸 부친과 장인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장인은 사위가 과거장에서 시험 답안도 제출하지 않고 나왔건만 내심 기뻐했다고 한다. 박지원 자신도 아들에게 “모름지기 수양을 잘해 마음이 넓고 뜻이 원대한 사람이 돼야지 과거 공부에 매달리는 쩨쩨한 선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을 정도였다. 모두가 간절하게 소망하던 과거를 하찮게 치부했던 그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 학문과 그 길을 함께하는 벗들이 벼슬보다 더욱 미더운 삶의 동반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옛날에 벗(朋友)을 말하는 사람들은 벗을 ‘제2의 나’(第二吾)라거나 ‘주선인’(周旋人)이라 일컬었다. 이런 까닭에 한자를 만든 사람이 ‘날개 우’(羽) 자를 빌려 ‘벗 붕’(朋) 자를 만들었고, ‘손 수’(手) 자와 ‘또 우’(又) 자를 합쳐서 ‘벗 우’(友) 자를 만들었다. 벗이란 새에게 두 날개가 있고, 사람에게 두 손이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박지원, ‘회성원집(繪聲園集)’ 발문 시서화에 뛰어났던 청나라 문인 곽집환의 문집에 써준 서문의 첫 대목이다. 홍대용이 1776년 북경에서 그의 문집을 가지고 왔는데, 박지원이 읽고 서문을 지어줬다. 미지의 중국인에게 건넨 첫 번째 인사가 ‘벗이란 어떤 존재인가’였다. ‘제2의 나’라는 표현이 적실하게 와서 꽂힌다. 박지원만 그리 생각한 게 아니다. 이덕무도 “함께 살지 않는 아내요, 핏줄을 같이하지 않은 형제”라고 했고, 박제가도 “사람에게 하루라도 벗이 없으면 좌우 두 손 잃은 것 같다”고 했다. 그들에게 벗은 타인이 아니라 아내이자 형제와 같았다. 일찍이 마테오 리치가 ‘교우론’에서 갈파한 것처럼 “나의 벗은 타인이 아니라 나의 반쪽이요, 바로 제2의 나”(吾友非他, 卽我之半, 乃第二我也)였던 것이다. 실제로 담론과 음악을 함께 즐겼던 홍대용이 죽자 박지원은 그 이후 음악을 듣지 않고, 갖고 있던 악기들도 모두 남에게 줘버렸다고 한다. ‘지음’(知音)이란 이렇게 절절한 또 다른 자기였던 것이다.#두 번째 만남, 중국으로의 가슴 벅찬 여행 박지원은 많은 벗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많기도 했지만, 출신과 개성도 다양했다. 홍대용 유언호처럼 명문가문의 후예,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처럼 서자 출신, 정철조와 같은 과학과 그림의 달인, 백동수와 같은 창검술의 고수 등.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잘 깨우쳐 준다면 비록 돼지 기르는 종이라도 나의 어진 벗이요, 의로운 일을 보고 충고해 준다면 비록 나무하는 아이라도 나의 좋은 벗”(홍대용에게 보내는 편지 중)이라던 박지원의 우정관은 빈말이 아니었다. 박지원과 그의 벗들은 주로 종로 탑골공원 안의 원각사탑 근처에서 모임을 가져 일명 ‘백탑파’로 불렸다. 그곳에서 “비 뿌리고 눈 날리는 날에도 연구하고, 술이 거나하고 등잔불이 꺼질 때까지 토론”(‘북학의’ 서문)하며 떠들썩한 우정의 향연을 벌였던 것이다. 담론의 주제는 조선을 넘어 드넓은 중국으로 향해 있기 일쑤였다. 1766년(영조 42년) 중국에 다녀온 홍대용은 자신의 견문을 연행록에 담아 과시했고, 1778년(정조 2년) 이덕무와 함께 중국을 보고 온 박제가도 ‘북학의’라는 저작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지적 호기심이 남달랐던 박지원은 무한 부러웠을 터.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홍국영을 피해 연암에 은거하고 있다가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1780년(정조 4년)의 일이다. 압록강을 건너 말로만 듣던 중국 땅으로 들어섰다. 열흘을 걸어도 산이 보이지 않는 요동벌판을 바라보며 “참으로 좋은 울음 터로다. 크게 한번 울어볼 만하다”(‘호곡장론’)라고 했던 감격 어린 발길은 마침내 만리장성 너머로까지 이어졌다. 나는 무령산을 돌아 광형하를 건너 밤중에 고북구(古北口)를 빠져나가는데, 때는 삼경이었다. 관문을 나와 말을 장성 아래 세우고 높이를 헤아려 보니 10여길이나 되었다. 붓과 먹을 끄집어내어 술을 부어 먹을 갈고 성벽을 어루만지면서 “건륭 45년 경자 8월 7일 밤 삼경, 조선의 박지원이 이곳을 지나다”라고 썼다. 그리고는 곧 크게 웃으며 “나는 서생으로서 머리가 희어서야 한 번 장성 밖을 나가는구나” 했다. -박지원 ‘밤에 고북구를 나서며’(夜出古北口記) 조선의 사신은 청나라 북경까지 다녀오는 것이 관례였는데, 마침 건륭제가 황제의 별궁이 있는 열하에 머물고 있어 거기까지 가야 했다. 허탈하고 고달프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북경에서 열하로 가기 위해 만리장성의 북쪽 관문인 고북구를 지나가는 경이로운 체험. 조선인으로서는 최초의 발걸음이었던 만큼 감회가 남달랐다. 여느 연행록과 달리 ‘열하일기’라고 명명한 까닭이다.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물 대신 술로 먹을 갈아 자신의 자취를 장성에 써내려가는 문사의 풍류가 멋들어지게 보이지만, 이내 씁쓸한 헛웃음을 터뜨린다. 대장부로 태어나서 이제껏 좁은 조선 땅에 갇혀 살았다는 회한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던 탓이다. 그때 박지원의 나이 마흔넷이었다. #세 번째 만남, 궁핍해져 가는 농촌 현실 대면 박지원은 중국에서의 견문을 기록해 둔 여행 메모를 고치고 다듬어 1783년(정조 7년) ‘열하일기’를 탈고했다. 그의 문명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 하지만 문체가 정통 고문에서 벗어났다거나 오랑캐인 청나라 연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호된 비난을 함께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정조의 질책과 함께 원고 전체가 불태워질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시비가 분분하던 즈음 박지원은 젊은 날 포기했던 벼슬길에 쉰 살이 되어 나서게 된다. 너무 궁핍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평생의 지기 유언호의 천거로 1878년(정조 10년)부터 관직생활을 시작했지만, 별로 두드러진 업적은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1792년(정조 16년) 안의현감을 시작으로 면천군수, 양양부사 등 지방관으로 있은 10여년은 박지원의 삶을 재조명하게 하는 각별한 시기였다. 수차, 베틀, 물레방아 등을 제작해 농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한편 왕성한 창작력으로 많은 작품을 짓기도 했다. 특히 1799년(정조 23년)에 지어 올린 ‘과농소초’(課農小抄)의 ‘한민명전의’(限民名田議)는 주목할 만하다. 토지 소유 상한선을 정해 부호들이 토지를 무한정 늘려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일종의 토지공개념인 셈이다. 주나라의 정전제나 한나라 동중서의 논의를 이어받은 것이긴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는 농촌 현실을 목도한 목민관으로서 제기한 혁신적 방안임이 분명했다. 그 책을 읽고 감탄한 정조도 ‘농서대전’의 편찬을 맡겨야겠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그의 꿈은 빛을 보지 못했다. 1805년(순조 5년) 69세로 생을 마치고 말았다. 정출헌 한국고전번역원 밀양분원장·부산대 교수 ■ 문학·여행·농업 등 망라한 연암집 필사본으로 전승되다 20세기 들어서야 공간됐다. 김택영이 선집 형태로 1900년 6권 2책 ‘연암집’, 1901년 3권 1책 ‘연암속집’, 1917년 7권 3책 ‘중편 연암집’을 간행하고, 박영철이 1932년 17권 6책 ‘연암집 전집’을 간행했다. 제1~10권은 일반 시문, 제11~15권은 열하일기, 제16·17권은 과농소초이다. 연암집 번역본은 우전 신호열 선생과 김명호 교수가 공역으로 2007년 출간했다. 열하일기 번역본은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연민 이가원 선생이 1968년 최초 완역하고서 김혈조 교수가 2017년 개정 신판을 출간했다.
  • 조율 안된 대책만 쏟아져… ‘체육계 미투’ 산으로

    정부는 지난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골자는 ▲폭력·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 강화 ▲합숙훈련 점진적 폐지 ▲체육계 전수조사 통한 현황 파악과 스포츠 인권 교육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 성적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엘리트 체육 편중과 합숙 문화, 메달 지상주의의 병폐, 폭력과 성폭력의 나쁜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각오가 절절했다.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는 여전하다. 정치권, 국가인권위원회, 여러 정부 부처, 감사원 그리고 27일 검찰과 법무부까지 갖가지 층위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것들을 조율하고 오랜 기간 끌고 갈 주체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아 보여서다. 대한체육회가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미 할 수도, 해서는 안 될 조직으로 판명됐다. 연간 예산 4000억원으로 체육회를 통제하는 문체부 역시 자신있게 답하고 나설 처지가 못 된다. 해서 주체는 흐릿한데 오만 곳이 다 나서는 야릇한 국면이 됐다. 우선 6만 5000여명의 학생 선수들을 전수조사한다는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전문가 투입 방안이 설명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예, 아니오 식으로 묻고 끝나면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내실 있는 전수조사를 하려면 수준 높은 조사를 담보하는 예산과 인력을 고민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또 사후 징계 강화와 예방 조처 및 제도적 정비가 균형되게 자리하지 않는 한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이들에게 사법경찰권에 준하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 역시 누락돼 있다. 지난 11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도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아울러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거나 조사하지 않은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국회에서 반영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체육계 현안에 범정부적으로 결연한 각오를 비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그 각오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데 벌써 소년체전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엘리트 체육 다 망가뜨리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려는 일부의 모습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전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1월 11일), 유관부처 차관급 대책 협의(1월 14일), 관계장관 협의(1월 15일), 당정협의(1월 24일), 사회관계장관회의(1월 25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에 대한 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해 왔습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향후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은 민간위원들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여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추진할 예정입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과제에 대한 이행 현황을 2020년 1월까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리 근절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운영합니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조사 권한이 있어 피해사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관계 부처를 비롯하여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의해 (성)폭력 등 체육 분야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이 기사는 서울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담은 칼럼이라 개인 이메일을 크레딧에 담습니다.> 오죽하면 그가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여덟 가지로 설명하는 기사를 작성할까?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일주일쯤 됐을까 싶은 시점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그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촉구하는 기사도 많지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는다.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이리저리 뒤엉킨 일이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주제넘게도 기자는 부러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이기흥 회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자리를 보전해 봐야 식물 회장이다, 아무 것도 못한다,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한다, 또다른 모자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모자를 쓰며 정치적 개입 운운하며 버티겠지만 사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충분히 협의하면 문제 없는 대목이다, 등등 기자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감히 떠벌였다. 문체부 간부는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다. 대체로 여러 얘기를 듣는 편이었고, 다만 선거로 뽑힌 체육회 수장을 몰아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고 토로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기흥 회장은 정성숙 용인대 교수를 선수촌 부촌장에 내정하는 등 전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 판을 짜기 위해 물러나야 할 그가 인사권을 행사하며 버티는데도 우리 사회는 움쩍도 못하고 있다. 무한 책임이 있는 문체부도 약점이라도 잡힌 듯 굴고 있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폭로와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의 얼굴을 드러낸 미투 고백 이후에도, 여러 종목에 걸쳐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있고 전명규(56) 한국체대 교수가 이기흥 회장의 부끄러운 발언을 증언했는데도 그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아니 체육계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기자가 이기흥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정리해본다. 선수촌이나 여러 종목 현장에서 벌어진 폭력과 성폭력 문제에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극적인 이유가 아니라 체육 시스템을 전면 재설계하기 위해서 물러나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 회장을 비롯한 낡은 인물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체육은 수술과 혁신을 할 수 없어서다. 둘째는 허물어진 공신력과 구멍 난 리더십 때문에 그의 자리보전은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빙상연맹의 실력자 전명규 교수와 대거리를 하고 그를 어쩌지 못하는 체육회장이 어떻게 현 난국을 수습하고,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고 생활체육과의 통합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겠는가 의문이 재임 기간 내내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견뎌내면 되겠지, 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안은 잠시 떠들다가 잠잠해질 사안이 결코 아니다. 셋째는 당장은 ‘내가 책임지지 않을 일인데 과다한 덤터기를 쓰는 것 아닌� � 싶겠지만 낡은 젠더 감수성을 지닌 세대의 퇴장을, 정치권과 특정 종교에 줄을 대고 의지했던 체육계 지도자들의 낡은 행태를 끊어내기 위해서도 결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사퇴 회견 자리에서 이 점을 명확히 제시하면 내년 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뜻깊은 일을 한 지도자로 두고두고 칭송받을 것이다. 김모, 이모 전 회장 등의 고견이나 영향력을 구하려 하지 않고 젊은 세대를 믿고 떠나도 된다. 일부에서는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힘의 공백이 생기면 이를 수습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등등 낡은 레코드판 같은 얘기를 늘어놓을 것이다. 그런 걱정 붙들어매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임병선 씀 aljajira@hanmail.net
  •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여당과 정부가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의 원인이 엘리트 선수 위주 육성방식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민주당과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체육계의 성폭력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것은 물론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교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성될 조사단과 긴밀히 협조해 학생 선수에 대한 폭력, 성폭력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학교 운동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체육계 성폭력의 근본 원인은 수십 년간 지속된 엘리트주의에 있었다”며 “여론이 잠잠해진다고 흐지부지돼서는 안 되며 당정청이 함께 손을 맞잡고 체육계 엘리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도 장관은 “별도 법인으로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며 “선수가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성적주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개선은 꾸준히 논의됐지만, 체육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아 과제로 남았다”며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메달 지상주의도 근절해야 한다”면서 “민관학협의체 등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 체육계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사건이 터진 지 10일이 지났지만, 국회는 무기력하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관련 상임위원장으로서 죄송하다”며 “체육계 미투 사건에 집중하는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우선 “주무 부처의 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체육계 성폭력 근절 방안이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孫 빠진 문체위… 여당 불참에 ‘빈손’

    孫 빠진 문체위… 여당 불참에 ‘빈손’

    野3당 “민주, 국민적 분노 직면할 것 위장 탈당 실세 보호 위한 방탄국회” ‘孫 투기의혹’ 논의조차 못한 채 종료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2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루려고 회의를 열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관계자가 불참한 가운데 제대로 된 논의 없이 20여분 만에 끝났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3당의 요구로 열린 회의에는 전날 문체위원 사임계를 제출한 손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손 의원의 후임 민주당 간사도 정해지지 않아 회의는 의사진행 발언으로만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문체위 차원의 진상규명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간사인 박인숙 의원은 손 의원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상당수 의혹은 문체위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하고 이미 보도된 내용만 봐도 실정법 위반”이라며 “국민적 혼란이 일주일도 넘어가는데 상임위 안건 합의조차 외면하는 민주당은 국민적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훈현 의원도 “민주당이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것은 위장 탈당한 정권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동료의원의 문제인 만큼 문체위에서 해소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문체위로서는 관련 기관장과 기관 증인을 출석시켜서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안민석 문체위원장은 “본인도 민주당 간사가 상임위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당에 요청했다”며 “여당 간사가 조속히 선임돼 상임위가 개최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문체위에서 수감 중인 최경환 의원을 사임시키고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의 김현아·송언석 의원을 보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특별기고] 제 머리 못 깎는 체육계/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특별기고] 제 머리 못 깎는 체육계/이대택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피해자가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다는 점만 제외하면, 다시 등장한 체육계의 폭행과 성폭력 파문이 낯설지 않다. 언젠가 일어났고, 분명 그랬는데, 잊고 있었더니 다시 등장한 뻔한 레퍼토리다. 어쩌면 이번 관심의 증폭은 피해자가 국가대표였기에 그랬을지 모른다. 그렇다. 잊히면 다시 등장하고 또다시 잊히길 반복하고, 드러난 시끄러움은 잠적의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숨죽여 기다린다. 어차피 견디면 또 잊히니까. 세간의 관심은 체육계 내부를 요동시킨다. 하지만 그 요동은 어쩐 일인지 당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하며, 문제 해결로 향하는 몸부림도 아니다. 되레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외부로 노출된 내부를 가리는 작업에 골몰한다. 빨리 가리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마지막 목표점이고, 그래야만 일이 해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할 것이다.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다. 체육계의 인권 유린과 비리, 그리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작태는 어쩌다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있어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자행되고 있는 일상이다. 각 종목단체와 대한체육회가 제시하는 문제 해결 방안과 대책 또한 일상적이기만 하다. 20년 전에도 그랬고, 10년 전에도 그랬으며, 지금도 쌍둥이 대책들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니 대책도 같은 것 말고는 없다. 재탕에 삼탕이다. 애처롭게도 대한체육회를 관리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도 전혀 실효성 없는 대책을 또다시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빙상과 유도뿐 아니라 그 많은 체육계의 인권 유린은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집단의 무감각한 동조와 비호가 있어 가능하다. 여전히 체육계 사람들은 말한다. 절대 안 고쳐진다고. 또 되묻는다. 고쳐질 수 있을 것 같냐고. 그러면서도 이번엔 어떻게든 고쳐야 한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들은 체육계의 썩어 문드러진 문제를 고치고 싶어 한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른다. 행동할 줄 모르며, 나서는 것에 두려워하며, 무기력과 함께 현상을 받아들이기에 익숙하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을 뛰어넘어 본능으로 확신한다. 불가능함을 믿는 순간 문제를 해결할 힘은 원천적으로 몰수된다.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다. 체육회가, 문체부가 무력하고 무능한 이유도 여기 있으며, 익숙함에 안주한다. 한마디로 체육계의 자정 능력은 우리가 두 눈으로 지켜본 여기까지다. 더이상 그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제 체육계의 단절된 문화를 열어 주고 자생력을 갖도록 사회가 나서 도와야 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사회가 그들을 방치했었기에 그들이 이 사회의 외톨이 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스포츠를 통해 즐거웠고 고마웠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이제 우리가 그들에게 보답을 할 차례다. 확언컨대 또 다른 기회는 올 수 없을 것이며, 이번이 마지막이다. 바라건대 정부와 사회는 체육계가 사람들의 품에서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지향함과 동시에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자 구성체로 존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스포츠는 메달이 아니며, 인권이고 가치이며 하나의 문화임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스포츠도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며,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사회는 원점에서 다시 대한체육회를 바라보는 결단을 내려 주기 바란다.
  •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파문 이후 열흘이 지났는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도 명백하다. 해서 빙상연맹을 해체하는 등 강력한 쇄신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고백 이후 열흘 넘게 흘렀지만 정부나 대한체육회 대응에 여러 한계가 보인다며 18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마주한 전문가 3인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임병선 선임기자가 사회를 본 좌담에서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성문정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이 아프게 지적한 내용들을 간추린다. 사회체육계의 현재 상황 보면서 힘들고 곤혹스러울 것 같다. 어떻게 보는지.  성문정한번 휘몰아치는 폭풍인 것 같다. 그동안 보면 6개월 정도 떠들썩하다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그 과정에 정부가 이슈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독립적인 기구나 역할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된다고 느낀다. 당사자인 체육회는 면피하고 적당히 몇 사람 문책하면 잊는 일이 되풀이됐다. 정부 대책을 보면 지극히 단편적이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느냐는 본질을 보지 못한다.  최동호과거와 다른 조짐이 있긴 하다. 젊은빙상인연대란 선수 출신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자극적, 선정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반복되지만 이참에 바꾸자고 목소리를 낸다.  함은주이번에 못 바꾸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문별로 연대의 노력이 커지는 등 각오도 커졌고 의지도 결연해졌다.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성문정체육회나 정부의 개선안 보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체육계가 여전히 내부적으로 문제를 풀고자 한다. 피해자만 떠나는 구조가 됐다.  지난 11일 안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리센터안 역시 제3의 기관일 뿐, 실질적 조사 권한이 없고 교육·홍보하는 기관에 불과하다. 최소한 사법경찰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해자 강제소환권도 없다. 인지했는데도 조사를 안하면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윤리센터만 던져놓았다고 볼 수 있다.  최동호 지난해 초부터 문체부에서 설문조사도 해 나도 사법 조사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는데 빠져 있다니 실망스럽다.  체육회 자정 능력 절대로 없다. 스포츠에는 적절하지 않은 말일 수 있지만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스포츠 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함은주윤리센터를 요구했던 것은 외부 사람이 들어와서 통제, 관리하고 지켜볼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기존에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길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체육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만들자는 것이었지, 이렇게 서둘러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미국의 세이프 스포츠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하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권한을 위임받아 상담과 법률 지원 연결 뿐만 아니라 신고 접수, 교육하는 기관이다.  최동호자꾸 기구만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 인권센터와 선수위원회에 제대로 된 사람 앉히면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빙상연맹 해체시켜라. 선수 선발 등록 등은 체육회에서 할 수 있으니 이런 의지와 강력한 시그널 보내야 한다.  국위 선양 붙잡고 여태까지 먹고산 분들은 메달만 따면 정부도 용인했기 때문에 군림할 수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붙잡고 평생을 살아온 분이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버릴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보며 절망했다. 이런 인물들이 남아있는 한 체육계는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함은주메달을 포기하고라도 바꾸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동안 체육회가 메달만을 위해 매진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해한 셈이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에게 어느 동료 교수가 얘기했다더라. ‘네 말대로 해 다음 올림픽에서 20~30위로 떨어지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정 교수는 ‘월드컵 본선 진출 못해도 의연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대꾸했다더라.  최동호70~80년을 이어온 주류 세력은 교묘하게 반격한다. 자신들 입지가 흔들리면 한국 스포츠의 위기라고 증폭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이나 리우올림픽 때도 목표에 미달했다며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서 위기라고 한다.  시민사회가 이런 논리를 깨야 한다. 앞의 그 교수가 얘기한 책임, 아무일도 아니고 망하는 것도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도 그 논리에 젖어 선수들을 운동 기계로 보고, 국위 선양의 관점에 익숙해 있다. 참여하거나 즐기는 게 아니라 박수 보내고 환호하다 국제무대에서 조금 처지면 실망하고 질타하는 식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못 가도 상관 없으니 애들 데려다 때리고 공부 안 시키는 것 고쳐도 좋아, 이렇게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함은주그 출발은 남의 일이 아닌, 스포츠를 내 일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최동호심석희와 스포츠 미투를 넘어 정말 판을 바꾸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빙상연맹 해체다. 문제를 일으킨 게 한두 번도 아니다. 다시 출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동계올림픽 등 아무런 문제 없다, 연맹 해체가 뭐 그리 큰일인가, 문제 없다, 다시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사회스포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인 것 같다.  최동호국가주의 대 개인주의 프레임, 엘리트 대 생활체육 프레임 만들고 싶다. 국민들도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세뇌돼 있으니 화두나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분들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성문정빙상연맹 해체해도 선수 피해 갈 일 없다. 지금 결단할 때가 오긴 했다. 체육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기력하고 의지 없다고 보인다. 국민들이 체육회에 맡기면 안된다는 것 뻔히 알면서도 월드컵과 올림픽 때만 되면 미치고 거기에 묻혀 그냥 놔둔다.  모든 특혜 누리며 밥만 먹으며 그거 하라고 하고, 그것밖에 못하나 질책하는 시스템이 과연 선진형이냐? 예전 사회주의 국가도 이러지 않았다.  국가대표 훈련일이 260일인데 그걸 어떻게 채우겠느냐.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고급으로 갖췄는데 리우와 평창 성적은 뒤로 갔다. 예전에는 대표팀에서 배운 것들을 소속팀에 돌아가 전수하곤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저변이 다 무너진다. 정부가 앞장서 그렇게 하고 있다.  체육회 권력을 민주적 지향점을 지닌 인사들, 가치를 길게 보는 사람으로 채워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지 못하게 만든다. 예산 분배도 종목 단체에 직접 권한을 줬다가 조윤선 전 장관 때 원위치했다. 종목단체가 스스로 살림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하는데 체육회가 다 해주고 보호막 쳐준다. 그러니 이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문제 터졌을 때 기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또 훈련 일수 조정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반발 터져나오고 논의를 통해 수렴하고 혁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도권을 이미 정부가 빼앗겼다고 본다.  최동호전적으로 동의한다. 체육계 자정과 미래 설계 능력 없다. 정부가 자꾸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가 앞장서 올림픽과 월드컵 성적 걱정한다. 언론도 이를 부채질한다.  성문정체육계 안팎이 모두 무르다. 관료들은 유독 체육계와 체육회에 밀린다. 체육회 출입 기자들도 혜택을 누리니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모두가 방관할 뿐이다.  함은주늘 인식하며 고민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육계 혁신의 어려운 점은 내부인이 나서지 않으면 사회 다른 부문으로부터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서야 하는데 그걸 어렵게 만드는 여건이 분명히 있다. 심석희의 폭로 이전에 테니스 김은희씨가 있었고, 신유용씨가 지난해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야 힘을 받게 됐다. 이런 점들이 고민스럽다.  함은주내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외부에서 압박해줄 필요 있다. 지금 진행되는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조협회 임원 사건 때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만으로 다퉜다. 내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러면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성문정맞는 말씀이다. 인지 신고 의무화를 도입할 필요 있다.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처벌할 필요가 있다. 외국엔 코치 윤리 강령이 있는데 대한체육회 규정을 살펴보니 국가대표 관리 지침에 남자가 여자숙소 들어가지 말라는 것, 딱 하나 있더라. 외국은 밀실에서의 일대일 만남, 훈련 외에 사적 면담 못하게 못박아 서명하도록 한다.  지도자 윤리강령 만들어놓고 계약 때 준수사항 서명하게 하고 처벌하게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안 지켰을 때 해촉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사회이런저런 제도는 많이 갖춰져 있지만 엉성하다는 얘기인가.  성문정그렇다. 대한체육회를 정부가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정보도 많고 상황 판단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한다. 그래서 방조한다고 얘기한다. 얼마 전 문체부 간부가 체육회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도 함께 갖고 있어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변명했는데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체육회가 그런 얘기를 꺼내면 문체부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와 분리하자고 치고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안되고, 재정 지원 4000억원 받는 건 땡큐고, 그때마다 다른 얘기를 하는데 그것을 정부가 얼버무린다.  사회체육회가 두 개의 모자를 편한 대로 고쳐 쓰는데 정부가 그걸 비호하니 더 나쁘다는 얘기인 것 같다.  성문정맞다. 과거에는 올림픽 메달만 따면 잘했다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나쁜 집단, 시스템 문제 있다고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본질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사건 터지니 개입 못하겠다고,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함은주우리가 성명서 발표한 것 있다. 궤변이라고. 평창 분산 개최 얘기할 때 IOC에 서한 보냈고, 평창에서 만났고, IOC 본부 가서 직접 담당관 만났다. 이 상황은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 체육회가 잘못해 자초한 일인데 그런 이유를 들이댄다면 가당찮은 일이다.  최동호문체부 간부의 진의는 따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성문정그렇다. 쿠웨이트가 과거 문제 된 것은 NOC 위원장과 위원들을 정부가 선임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진의는 어떨지 몰라도, 별도로 가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얘기했어야 했다. 그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최동호동의한다. 불경스러운 일, 감히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 그런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공직자라면 격랑 속에서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회이제 정리를 해보자. 정부는 의지 없고, 대한체육회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고, 시민단체 뒷심 없고, 언론은 방관자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누가 수습하는가.  최동호이기흥 회장 개인의 퇴장이 아니라 기득권의 퇴장이다. 아마 그가 물러난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를 국민들도 철저히 반성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빙상연맹 해체해도 문제 없다, 큰일 아니다는 것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4년 뒤 이런 비슷한 일이 터졌을 때 조금 더 나아간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문정문체부가 국정 철학 기조만 따르면 된다. 정부의 법인 등록 권한만 활용해도 된다. 법인이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해산시킬 수 있다. 체육회 관리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 누가 너무하다고 얘기하겠느냐.  함은주규정 잘 갖춰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운영자의 의지 만으로도 제재 가능하다. 성(젠더) 감수성 있는 이들이 권한을 행사했으면 그런 가해자들 발 못 붙였을 것이다. 여론의 압박이 있고, 그 영향을 받아 운영하는 사람이 의지를 보이니까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  사회체육회 내부적으로는 어떤가요.  최동호저희는 이기흥 대책회의라고 이름 붙였는데 인권의식은 없는데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다. 여성인권진흥원에 전화해 도와달라고 하고, 체육회장을 지낸 원로에게 매달리고, 최근에 시도협회 지도자들 시켜서 결의대회 열게 하는데 그게 또 언론에 먹히니 문제다.  함은주선수촌 여성 부촌장 내정 소문도 젠더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증명된다. 신유용씨가 처음 폭로했던 지난해 아무것도 안한 분이, 그런 문제가 제기된 걸 모를 리 없는 분이 부촌장으로 임명된다니 얼마나 웃긴가. 그걸 보고 어떤 선수가 인권이 보호받겠구나 생각하겠는가 말이다.  사회오늘 말씀들이 체육계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는 데 힘이 됐으면 합니다.  정리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사설] 탈당한 손혜원 투기 의혹, 검찰 수사 차분히 지켜보자

    목포 문화재거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의사를 밝혔다.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차명 재산, 부당한 압력 행사 의혹 등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며, 만일 검찰 조사에서 하나라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못박았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와 여야 간 공방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의혹의 당사자가 하루라도 빨리 검찰 수사를 통해 실체 규명에 나서겠다고 하니 늦게나마 다행이다.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며, 손 의원은 범법 행위가 드러나면 의원직 사퇴는 물론 법적 처벌도 마땅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고,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자신이 전통문화와 지역문화 발전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는지 구구절절 설명했다. 친인척, 측근을 통한 목포 구도심 부동산 집중 매입도 투기가 아니라 도시재생의 선순환을 위한 것이란 취지의 해명이다. 하지만 설사 그런 선의를 인정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게 문제다. 국회의원으로서 목포 구도심이 지닌 역사 기반의 도시재생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관련 정책과 법률을 만드는 데 몰두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손 의원은 “문체위나 문화재청은 제가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고 변명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인들을 동원해 건물을 매입한 방식은 공직자의 이해충돌금지 의무를 저버린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가 영향력을 끼쳤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니 유감이다.
  • “黨에 있으면 사실 규명 못해… 출마, 100번 넘게 안한다고 말해”

    “黨에 있으면 사실 규명 못해… 출마, 100번 넘게 안한다고 말해”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과정에서 지인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논란이 벌어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0일 “박지원 의원과 고층아파트 건설 관련자 등과 함께할 수 있다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의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모든 당 지도부와 의원들까지 만류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 사실 규명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가. -아니다. →당 지도부에서 탈당을 만류했나. -며칠째 계속 모든 지도부와 의원까지도 만류했다. 할 수만 있다면 저와 함께 광야로 나가겠다는 의원까지 있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18일 최고위원회 때도 탈당 의사를 밝혔나. -‘탈당하겠다’보다는 지금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제가 나가서 홀로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니 ‘우리는 손혜원을 믿습니다’, ‘그런 말 꺼내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그 뒤 제가 당에 더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지원 의원에게 강한 유감을 가져서 이런 결정을 했나. -아니다. 그분이 제 편을 들 때도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박 의원과 목포의 바닷가 최고의 자리에 고층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분들과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것인가. -안 나간다. 그러나 더이상 국민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그런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재생에 뜻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그분을 돕겠다. →탈당 후 명예회복을 한 뒤 출마할 가능성은 없는가. -출마하지 않는다. 출마하지 않는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치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정권을 바꾸고자 들어온 것이다. →문화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있는데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영향력을 끼쳤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을 것이다. →문체위 간사인데 지인이 지역 건물을 매입한 것이 이익 충돌 금지라는 지적이 있다. -문체위나 문화재청은 제가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말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검찰에 수사를 요청해 밝혀지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손혜원 탈당 기자회견 일문일답 “출마하지 않겠다”

    손혜원 탈당 기자회견 일문일답 “출마하지 않겠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한 뒤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신 같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당 지도부에는) 당에 더 이상 부담 주지 않고, 제 인생과 관련한 문제라서 제가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손 의원은 또 ‘탈당 후 명예회복 후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출마하지 않는다. 이미 100번은 얘기했다”며 “제 지역구 주민을 위해 지금 의원을 사퇴할 순 없는 것이다. 도시재생, 지역문화 발전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며 다시 국회의원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의혹 보도를 최초로 한 SBS에 대해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며 “그래서 SBS를 고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그리고 제가 걸 수 있는 이유를 다 걸겠다”며 “국회의원 직위를 모두 걸고 개인 명예를 위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장에서 이뤄진 일문일답. =지금까지 보도된 것이 사실인가. -아니다. =당 지도부에서 탈당을 만류했나. -아주 심하게 만류했다. 며칠째 계속 모든 지도부와 의원들까지도 만류했다. 할 수만 있다면 저와 함께 광야로 나가겠다는 의원까지 있었지만, 제가 당에 있으면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탈당 결심을 언제 했나. -SBS 보도가 확전될 때다. 제가 당 대표에게 당을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 하니 안된다고 했다. 1차로 ‘손혜원은 결백하다’는 당의 논의결과가 나왔을 때다. 저는 그때쯤이면 조용해질 줄 알았는데, 그 이후 다른 언론까지 나서 더 확대되는 것을 보고 확실하게 그때 마음을 정했다. 아무리 반대해도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당에 강력히 요청했다. =18일 최고위원회 때도 탈당 의사를 밝혔나. -‘탈당하겠다’보다는 지금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제가 나가서 홀로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니, ‘우리는 손혜원을 믿습니다’, ‘그런 말 꺼내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그 뒤 제가 당에 더 피해를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박지원 의원에 강한 유감을 가져서 이런 결정을 했나. -아니다. 그분이 제 편을 들 때도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박 의원과, 목포의 바닷가 최고의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과 관련한 분들과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것인가. -안나간다. 그러나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그런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도시 재생에 뜻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 제가 (선거에) 나갈 일은 없지만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그분을 돕겠다. 그래서 목포를 좀 더 바르고, 아름답고, 제대로 도시 재생이 되는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 =탈당 후 명예회복을 한 뒤 출마할 가능성은 없는가.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 출마하지 않는다고 100번 넘게 말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정치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 들어온 것이다.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제 역할은 끝났다.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지금 의원직을 사퇴할 수는 없으니 제가 잘 아는 문화·예술 부분, 도시재생과 지역 문화 발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저는 다시 국회의원(선거)에 나오지 않는다. =문화계에 끼치는 영향력과 관련,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영향력을 끼쳤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이었을 것이다. =문체위 간사인데 지인들이 지역 건물을 매입한 것이 이익 충돌 금지라는 지적이 있다. -문체위나 문화재청은 제가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목포시는 더하다. 전 박홍률 목포시장 인터뷰를 해보라. 목포와 순천, 그리고 기타 도시가 몇 개 더 있다. 전직 시장과 현직 시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말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문체위나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어떤 사실관계들이 있었는지 검찰에 수사를 요청해 밝혀지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여러분은 제 이야기를 지금도 믿지 않지 않는가. 당적을 내려놓는 이 순간에도 저를 안 믿는 분들이 여기에 반이 넘지 않는가. 그래서 나왔다. 스스로 밝히고 검찰을 통해 밝히겠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손혜원 탈당 선언 뒤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

    손혜원 탈당 선언 뒤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기자회견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더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제게 주신 국민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글에서 “당당히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당하고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며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신 같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당 지도부에는) 당에 더 이상 부담 주지 않고, 제 인생과 관련한 문제라서 제가 해결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손 의원은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목포 부동산 투기)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손 의원은 “문체위도 공정한 수사를 위해 떠나 있겠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손혜원 의원, 오전 11시 목포 투기 의혹 기자회견

    손혜원 의원, 오전 11시 목포 투기 의혹 기자회견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힌다. 회견에는 같은 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함께할 예정이다. 손 의원은 회견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이나 위원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부터 국회에서 나돈 탈당설과 관련한 입장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은 앞서 당 지도부에 ‘탈당도 불사하고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도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 관련 조합과 중흥건설, SBS 취재팀 등이 조사에 응한다면 검찰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투기 의혹’ 손혜원, 내일 기자회견…간사직 내려놓나

    ‘투기 의혹’ 손혜원, 내일 기자회견…간사직 내려놓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내일(20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은 홍영표 원내대표와 손혜원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홍 원내대표와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대응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비공개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을 받아들여 손 의원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고 ‘판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처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손 의원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을 내려놓거나 문체위 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손 의원이 결백을 밝히기 위해 정식으로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전날 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 관련 조합과 중흥건설, SBS 취재팀 등이 조사에 응한다면 검찰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알렸다. 또 ‘(목포의) 구도심만은 건들지 말고 역사를 기반으로 도시재생을 하자’고 언급하며 투기 의혹을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체대 교수회의 “전명규 연구년 취소, 성폭력 확인 땐 선발 인원 감축”

    한국체대 교수회의 “전명규 연구년 취소, 성폭력 확인 땐 선발 인원 감축”

    최근 빙상계에서 불거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해 한국체대가 ‘비위의 몸통’으로 지목된 전명규 교수의 연구년 자격을 취소하기로 했다. 한국체대는 18일 오전 김동민 교학처장 주재로 긴급 교수회의를 열어 최근 한국체대 빙상장 등에서도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쇄신책을 논의했다. 복수의 참석 교수들에 따르면 이날 50여명의 교수가 참석했고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우선 전 교수의 연구년 자격부터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전 교수가 한국체대 선수들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 폭력을 강요했을 뿐만 아니라 폭력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심석희의 기자회견을 막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지난해 4월 빙상연맹 부회장 직에서 사퇴한 전 교수는 당초 오는 3월부터 1년간 연구년,이른바 안식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수들은 전 교수가 이번 사태로 학교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연구년 자격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김동민 교학처장은 “연구년 취소는 의결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지만 참석 교수들이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체대는 전 교수를 피해 학생들로부터 격리하는 한편 수사가 종결되는 대로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징계하기로 했다. ‘빙상계의 대부’로 알려진 전 교수는 파벌 논란이나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적폐의 중심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빙상연맹 감사에서 전 교수의 전횡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이후 교육부는 문체부 감사 결과와 자체 조사 등을 토대로 한국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한국체대 교수들은 학교 시설 내에서 지도자들의 폭력 등이 발생한 데 대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성폭력 등이 발생한 운동부의 선발 인원을 줄이고 문제가 되풀이되면 폐지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빙상부는 2020년도부터 선발 인원이 감축된다.. 아울러 성폭력 가해자의 교육 및 지도를 금지하고 범죄 경력이 있는 외부 지도자의 교내시설 활용을 차단하는 등 성폭력 가해자를 퇴출하기로 했다. 또 폐쇄회로(CC)TV와 인권 벨 등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가혹행위 및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를 정례화해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혜원, 국립중앙박물관 인사 개입 의혹

    손혜원, 국립중앙박물관 인사 개입 의혹

    목포 구시가지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친척·지인들을 동원해 건물 14채를 사들였다는 의심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손 의원이 유물보존 전문가인 학예연구사 A씨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하게 하려고 박물관 측에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다. 특히 A씨는 손 의원이 평소 알고지낸 나전칠기 장인의 딸로 알려져 이런 인사 개입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동아일보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2017년부터 손 의원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담당하는 A씨를 받으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A씨 인사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국회 국정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11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문체부 소속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국내 나전칠기가 홀대받는다고 주장하면서 A씨를 이야기했다. 당시 손 의원은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이렇게 수리하다가 쫓겨난 사람이 지금 민속박물관에 가 있다”며 “이것을 이렇게 고쳐야 되는지 어떻게 고쳐야 되는지를 완전히 꿰뚫고 있는 그런 전문가가 이렇게 고쳤다가 얘가 수리를 못 한다고 해 인격적인 수모를 당하고 민속박물관에서 행정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쿄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유물 수리에 최고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가지고 있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A씨는 나전칠기 장인의 딸로, 일본 도쿄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립민속박물관에 입사했다. 본래 목재 보존처리를 담당했으나, 2016년 그 자신이 관여한 유물 보존처리에 문제가 생겨 섭외교육과로 전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용산구 나전칠기박물관 관장을 맡았고, 나전칠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A씨 부친과 친목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손혜원 의원실이 작년에 관여한 일본 쇼소인(정창원) 학술대회와 공주 옻칠갑옷 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가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 11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비용으로 각각 손 의원과 일본 출장을 가기도 했다. 인사 관련 의혹에 대해 손 의원 측은 “지금 (인사가 말한 대로) 되지도 않았다”며 “누가 좋은 사람이라고 추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엘리트 체육’ 포기할 각오로 체육계 미투 해결해야

    성폭력·성희롱 근절을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성폭력 등 체육계 인권침해 근절 대책을 다음달 중 내놓겠다고 어제 밝혔다. 부처별 추진 방향은 성폭력 사건 은폐· 축소 시 최대 징역형까지 처벌을 강화한 법령 개정, 익명 상담창구 설치 등 피해자 보호 체계 개선, 전수조사와 예방교육 등이 망라돼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체육계 성폭력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앞선다. 엄벌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켜지지 않았던 과거의 학습효과 탓이다. 2007년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감독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이듬해 문화체육관광부·교육인적자원부·대한체육회는 성폭력 지도자 영구 제명, 선수접촉·면담 가이드라인 수립, 성폭력신고센터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놨다. 놀랍게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대책과 판박이다. 사건이 불거지면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지만, 여론이 사드라들면 다시 관행대로 강압적인 훈련과 합숙, 도제식 지도 체제를 고수하는 체육계와 이런 현실에 눈감은 문체부의 안이한 대응에 기가 막힐 뿐이다. 전문가들은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한 ‘엘리트 체육’ 시스템이 상명하복과 체벌 등 체육계의 그릇된 문화와 관행을 유지시킨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범죄를 저질러도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등을 따면 형이 감경되거나 복직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용기를 내 고발했던 피해자들이 얼마나 좌절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어떤 메달도 인권보다 가치가 높을 수 없으며, 국위선양이 선수 개인의 행복보다 앞설 수 없다. 이 기본적인 인권 의식을 모든 체육계 관계자와 문체부 공무원이 체화하고 생가죽을 벗기는 듯한 고통을 감내하며 개혁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체육계 성폭력은 재발할 것이다. 체육계가 인권 사각지대라는 해묵은 오명을 벗어날 길은 이제 말 그대로 환골탈태밖에 없다. 빙상과 유도, 태권도로 ‘체육계 미투’가 확산하는데도 책임지겠다는 체육계 인사 하나 없는 것도 문제다.
  •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신고센터 익명성 보장 안 되고 추문 퍼져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후 체육계로 복귀 외부기관서 조사… 피해자 적극 구제해야“피해 당사자가 용기를 내지 않으면 외부에선 알기 어렵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근 체육계 폭력·성범죄 등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당시 노 차관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38) 전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력을 당해왔다는 주장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심석희는 만 17세 고등학생 시절인 2014년부터 4년간 지속적으로 조 전 코치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저항을 할 수 없었다. 체육계의 폐쇄적 구조 때문에 운동선수들의 피해 내용은 스스로 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지난 8일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선수(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은 최근 1년간 체벌을 당했을 때 그 대응으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37.2%),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38.0%)고 대답했다. 75.2%가 부당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50%)와 ‘참거나 모른 척 했다’(30%)는 반응이 전체의 80%에 달했다.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한 건도 없었다. 신고 창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체부(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스포츠인권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등 3곳에서 폭행이나 성폭력, 스포츠 비리 등에 대해 접수받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이곳을 먼저 떠올리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신고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대부분 직접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각 종목 단체에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고 있다. 각 센터의 인력만으로는 폭력·성범죄 내용을 조사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와 지도자, 단체 임원끼리 서로 사제 관계로 촘촘히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센터에 신고하게 되면 곧바로 소문이 무성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신고 내용은 추문에만 그치지 않고 선수에게 보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나 대회 출전에 있어 지도자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신고 이후 선수가 팀을 떠나더라도 인맥으로 얽힌 체육계에서는 가해자가 끈질기게 마수를 뻗칠 수 있다. 폭행·성폭력을 당한 선수들이 즉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수 생활을 계속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돼 있지 않는 것 또한 선수들이 고통을 받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의 무관심도 신고를 꺼리는 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근 밝힌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는 “최초로 피해를 입고 나서 1년 뒤쯤 여성 코치에게 사실을 알리며 증언을 부탁했지만 ‘가해자와 그 부인과도 아는 사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의 사례와 같이 용기를 내 주변에 알렸음에도 ‘얽히기 싫다’, ‘네가 참아라’,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에 상처를 입게 될 때가 있다. 한 체육계 인사는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을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로 치부해 고통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을 때 신고를 한다 하더라도 무혐의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 이후 다시 체육계로 복귀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17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는 시간이 흐른 뒤 지역 체조협회장을 맡아 논란이 일었다. 조 전 코치도 폭행 사건 이후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려 했다. 결국 피해 사실을 체육계 내부에서 조사하는 것이 아닌 ‘제3의 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 발의된 ‘운동선수 보호법’에서는 스포츠윤리센터를 세워 성폭행 피해 선수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성폭행·폭력 사건에 대한 처리는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정현 한국여성스포츠회 상임이사는 “피해자가 신고를 할 때 익명 보장이 확실히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해당 분야 외부 전문가들과 바로 연결되어야 한다”며 “선수·지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차광석 한국체육학회장은 “지도자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 스스로도 본인의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스스로 지키려고 적극 주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년 전 예술계 ‘성폭력 근절대책’ 재탕한 체육계 미투 대책

    1년 전 예술계 ‘성폭력 근절대책’ 재탕한 체육계 미투 대책

    은폐 행위 금지 개정안 법사위 계류 익명상담창구 마련 ‘도돌이표 정책’ 클린스포츠센터 1명만 성폭력 신고 전문강사 예방교육 방안 실효성 의문정부가 새로 내놓은 체육 분야 성폭력 근절 대책을 두고 ‘면피성 재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침해 근절 대책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이미 진행하고 있거나 과거에 하겠다고 밝혔던 정책들이 대부분이었다. 브리핑에서 핵심 대책으로 언급한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은폐·축소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지금 상정돼 있다”며 “해당 법안이 국회 법사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성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하면 징역형으로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법안 내용은 이미 정부가 지난해 3월 ‘직장과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차례 언급한 것들이다. 핵심 법안이 1년 가까이 국회 법사위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상기시켜 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단발성 대책만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체육 분야 성폭력 피해자가 익명으로 상담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를 익명으로 상담하겠다는 안은 이전부터 수도 없이 나왔다. 경찰은 현행법에 따라 성폭력 피해자가 가명으로 피해자 진술조사와 참고인 조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해 3월부터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을 구축해 가동 중이다. 그러나 스포츠 비리·상담 신고를 하는 클린스포츠센터에는 지난 1년간 성폭력 신고가 단 한 건에 그쳤다. 익명 신고 원칙이 체육계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효성 있는 단기 대책이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가부는 체육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체육 분야 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체육 분야 선수 6만 3000명을 전수조사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강사 양성과 전수조사라는 특성상 두 대책 모두 오랜 시간이 필요해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최근 발생한 피해자와 가해자에 관한 대책은 많지 않았다. 문체부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건을 해바라기센터 등 여성가족부 피해자 지원시설에서 돕겠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정부는 이번 대책 외에 체육계 쇄신방안 등을 담은 근본대책을 다음달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책 자체는 이전 것을 이어간다고 해도 집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었다면 문제”라면서 “대책을 낸 이후에도 실효성 있게 집행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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