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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中 대표 편의점 ‘폭망’…36만 곳 적자 운영

    [여기는 중국] 中 대표 편의점 ‘폭망’…36만 곳 적자 운영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징둥(京东)’의 편의점에 최근 잇따라 폐점 소식을 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23일 중국 과학전문지 과기일보(科技日報)는 ‘징둥의 오프라인 편의점 개설 전략이 ‘폭망’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지난해 7월 징둥 창립자 류창둥 CEO(이하 회장)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만 곳의 오프라인 편의점을 개설, 운영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류창둥 회장의 일명 ‘100만 징둥 편의점 프로젝트’가 공개된 직후 실제로 같은 해에만 약 45만 곳의 편의점이 개설, 온라인 유통 업체 ‘징둥’의 오프라인 진출이 일찍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잇따른 바 있다. 특히 올 4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인터넷+디지털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한 류 회장은 “올 한해 동안 매주 평균 1000여 곳 씩 오프라인 편의점이 문을 열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절반은 농촌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3~4선 도시 이하의 농촌을 겨냥해 문을 열 것”이라고 청사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지 불과 반 년이 지난 10월 현재 전국에 소재한 징둥 편의점 가운데 약 36만 5000여 곳이 적자 운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징둥’ 측이 요구하는 브랜드 제휴비용의 과다 등을 이유로 폐점을 선언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징둥 편의점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당기 상품 교환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 유통 업체에 잔뼈가 굵은 ‘징둥’은 오프라인 유통업에 필수적인 당기 상품 교환을 위한 일체의 창고 상품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로 유통 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교환, 환불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유무가 꼽힌다. 하지만 징둥 편의점주의 경우 유통 기한이 지난 상품을 교환, 환불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상품을 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부담은 전적으로 편의점주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또,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징둥 본사에서 채택한 제품으로 진열해야 한다는 점에서 3~4선 도시 이하의 농촌 거주민의 기호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도 상당하다는 비판이다. 뿐만 아니라 매장 개업 전 인테리어 비용 및 징둥에 지불해야 하는 편의점 가입비 명목의 보증금 등도 점주가 100%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한편, 징둥 측도 이 같은 오프라인 편의점의 부진에 대해 책임자 문책 등을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앞서 지난 6월 징둥의 100만 편의점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두솽 유통사업부 부회장이 징둥으로부터 퇴사 통보를 받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징둥 관계자는 ‘올해 안에 55만 곳 이상의 추가 신규 편의점 개업에 대한 내부적인 압박이 컸다”면서 “실적을 채우지 못한 문책성 성격이 짙은 퇴사”라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경남도 공공기관 채용비리 적발된 40명 솜방망이 처분

    경남도 산하 12개 공공기관이 40명의 채용비리를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처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대한애국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국회의원은 23일 경남도를 대상으로 이날 실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경남도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채용비리 특별감사 결과’를 보면 경남무역 등 12개 공공기관에서 친인척 채용비리와 채용 부적정 등으로 40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3건에 대해서는 경남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경남무역은 2015년 계약직 경리사원 채용 및 정규직 전환에서 인사채용업무를 담당하는 총무팀장이 채용업무에 직접 관여해 그 결과 총무팀장 조카가 채용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경남무역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채용취소 등 적정한 조치 없이 2016년 1월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경남무역은 이들에 대해 문책을 유보하고 훈계만 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조 의원은 덧붙였다. 조 의원은 경남로봇랜드도 일반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별도 채용기준 없이 2년 이상 재직한 계약직 6명을 인사위원회 의결만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또 경남발전연구원은 2016년 말 계약이 끝나는 연구위원이 박사학위가 없어 정규직(연구직)으로 전환할 수 없게 되자 계약 만료 직전 ‘계약직 연구위원 임용규칙’을 개정해 정규직 전환대상을 ‘연구직’에서 ‘연구직·투자분석직·연구지원직’으로 바꾸어 정규직 전환요건을 충족시킨 뒤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경남도가 2017년 말에 이미 채용비리 특별감사를 했음에도 이후에 신속한 이행실태 점검 및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특히 명백한 채용비리임에도 경징계, 훈계, 주의, 경고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로 눈감아 주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여자배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여자배구대표팀 코치 세계선수권 앞두고 선수촌 여자 스태프 성추행 대한체육회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벌어진 여자배구대표팀 코치의 성추행 논란을 직접 들여다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1일 체육회 산하 감사실에 여자배구대표팀 내 코치와 여자 스태프 간에 발생한 성추행 논란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실은 곧 감사 인력을 꾸려 당사자를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체육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인 선수촌에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사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김칠봉 선수촌 훈련본부장 지휘로 당장 1차 진상 조사를 시작했다. 추가 결과가 나오면 성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클린스포츠센터가 2차 조사를 벌인다. 대한배구협회도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확인에 들어갔다. 협회는 “2018 세계선수권대회 준비 훈련 기간 여자대표팀의 A 코치가 지난달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음주 후 대표팀 여자 스태프에게 성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차해원 대표팀 감독이 A코치를 9월 18일 퇴촌 조처한 뒤 19일 오전에 협회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진상 파악과 후속 조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피해자가 더는 사건 확대를 원치 않았고 세계선수권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회 후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대표팀이 귀국한 뒤 관리 책임을 물어 차 감독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고, 차 감독이 10일 사직서를 냈다고 협회는 덧붙였다. 협회는 전 언론인, 변호사, 인권강사 등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조사하고,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폭력 재발 방지와 대표팀 기강 확립 등을 위한 추가 조처를 하고, 앞으로 대표팀 지도자 선발 때 도덕성도 검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인사 특혜·불법 인허가… 해묵은 지역 ‘토착 비리’ 뿌리뽑는다

    인사 특혜·불법 인허가… 해묵은 지역 ‘토착 비리’ 뿌리뽑는다

    86명 투입 ‘취약 4대분야’ 20일간 조사 지자체장-지방의원 ‘권력형 비리’ 규명 적극적 업무수행 중 발생 문제는 ‘면책’A시에서는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장 선거캠프 출신 무자격자를 산하기관 요직에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전 시의회 의장도 자신의 조카를 산하기관에 취업시켜 달라고 청탁했다. B구청에서는 공영주차장을 위탁 운영하는 민간업체가 이를 불법으로 택배영업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묵인했다. C구청은 퇴직 공무원이 부인과 딸 명의로 세운 업체와 ‘몰아주기식’ 관급계약을 체결했다. D시에서는 시의원이 소유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가 좀체 뿌리뽑히지 않는 지역 토착 비리를 근절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감사원은 민선 7기 지자체 출범 100일을 맞아 그간 수집한 첩보 등을 토대로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취약 분야 특별점검’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단체장 선거를 도운 대가로 인사 특혜를 제공했거나 인허가 혹은 계약 비리, 회계부정 관련 제보가 들어온 곳, 언론에서 비리 의혹을 제기한 지자체 등 모두 58곳이 대상이다. 감사원은 지방행정감사 1·2국 감사인력 86명을 투입해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20일 동안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같은 기간 특별조사국 감사인력 41명을 별도로 투입해 지역 토착비리 기동점검도 시행한다. 감사원은 “지자체장 교체기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공직자의 이권 개입과 복지부동 등 기강 해이가 우려된다”면서 “이번 감사가 특별점검이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점검 대상이 되는 인사 비리로는 단체장 선거 조력자의 부당채용과 승진 청탁, 지자체 산하기관 직원이나 계약직·별정직 공무원 부당채용, 단체장 측근 공무원에 대한 근무평가 조작 등을 꼽았다. 문서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간 ‘권력형 비리’도 살펴볼 계획이다. 감사원은 또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20일간 지자체의 주요 정책·사업 추진에 대한 특별점검에도 나선다.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 공직자들의 무책임과 무사안일 등으로 주요 정책·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지거나 지체되는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감사원은 이번 특별점검에서 토착비리를 엄중하게 문책해 공직기강을 세울 방침이다. 하지만 제도상 미비점이나 불합리한 규제·관행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 재발을 막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행정면책제도’에 따라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고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의혹 당사자 입건도 않고… 檢 “강원랜드 수사 외압 없었다”

    김우현 검사장, 피고발인 특정 안돼 제외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 등 소장파는 반발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미현 검사가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고 지목했던 김우현 검사장(당시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은 피의자로 입건조차 되지 않았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과 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9일 밝혔다. 추가 고발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이영주 전 춘천지검장도 혐의 없음으로 사건 종결됐다. 권·염 의원의 경우 검찰 간부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고, 검찰 고위 간부들의 지시도 위법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춘천지검에서 사건을 수사한 안미현 검사는 지난 2월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김 검사장이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이견을 보였다. 결국 전문자문단이 꾸려져 불기소 의견을 냈는데 이 과정에서 수사단의 항명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른 검찰 고위 간부와 달리 김 검사장이 입건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피고발인에 ´대검 관계자´라고만 돼 있고, 김 검사장 이름이 특정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수사단 관계자는 “당시 대검과 갈등이 계속되면서 입건이 안 됐다는 걸 뒤늦게 인지했지만, 죄 성립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는 사안이라 일방적으로 입건하기는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소장파 검사들은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안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이런 식이면 직권남용을 형법에서 삭제하는 게 맞다. 적절한 지휘와 지시였다는 연막으로 남용된 직권은 끊임없이 면죄부를 받겠지만, 국민들은 절대 면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도 페이스북에 “내부에서 벌어진 지휘권, 징계권, 인사권 남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사와 문책도 없이 넘어가는 게 오늘의 검찰”이라면서 “검찰이 검찰을 살릴 수사는 외면하고 있는데, 주권자인 국민들이 독려해 달라”고 적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판빙빙 1500억 원대 벌금 완납했나

    판빙빙 1500억 원대 벌금 완납했나

    판빙빙(范冰冰)은 탈세에 따른 8억 8400만 위안(약 1450억원)에 이르는 벌금을 다 냈을까. 중국 장쑤성 세무국은 8일 판빙빙 탈세 사건에 따른 책임기관 문책에 나서 판의 스튜디오가 있는 우시시 세무국을 조사하고 우시 세무국장에게 행정경고 처분을 내렸다. 또 우시 세무서의 세무지국장 등 모두 5명이 판의 탈세사건으로 해임 등의 처분을 받았다.판의 사건은 중국 사회에 만연한 이중계약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판은 오는 26일 개봉 예정인 영화 ‘대폭격’에 출연하면서 각각 1000만 위안(약 16억 4000만원)과 5000만 위안의 이중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 ‘인양계약’이라 불리는 이러한 이중계약은 연예계뿐 아니라 건설업, 부동산 계약 등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 탈세를 위해 사용되는 이러한 이중계약은 나중에 법적 분쟁으로 불거지는 경우도 많다. 중국 법원은 이중계약에 대해 건건마다 다른 판결을 내리고 있는데 만약 이중계약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법원은 두 개의 계약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판의 세금 체납액 및 벌금 납부기간은 15일까지로 어떻게 단기간에 거대한 액수의 돈을 마련할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판이 2015년 사들인 상하이 단독주택은 산 값이 1억 위안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판의 가족은 41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녀의 남자친구인 배우 리천(李晨)도 베이징 중심가의 오래된 주택인 1억 위안짜리 사합원의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리는 지난 6월 판의 탈세 의혹 폭로와 100일 넘는 조사 과정 동안 내내 침묵하다가 “판빙빙 힘내라! 우리 함께 가자”란 글을 지난 5일 인터넷에 올려 여전히 두 사람의 관계가 건재함을 알렸다. 한편 판의 탈세를 인터넷으로 처음 폭로한 전 중국중앙(CC)TV 유명앵커인 추이융위안(崔永元)은 최대 10만 위안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탈세에 대한 고발로 세무당국이 추징하는 액수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10만 위안까지 포상이 가능하지만 추이는 각종 협박과 조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단독]‘강원랜드 수사 외압 없다’에 소장파 검사 ‘부글부글’

    [단독]‘강원랜드 수사 외압 없다’에 소장파 검사 ‘부글부글’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장파 검사들은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했던 안미현 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식이면 직권남용을 형법에서 삭제하는 게 맞다. 적절한 지휘와 지시였다는 연막으로 남용된 직권은 끊임 없이 면죄부를 받겠지만, 국민들은 절대 면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과 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추가 고발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이영주 전 춘천지검장도 혐의 없음으로 사건 종결됐다. 권·염 의원의 경우 검찰 간부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고, 검찰 고위 간부들의 지시도 위법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임은정 검사도 페이스북에 “법무 검찰 내부에서 벌어진 지휘권, 징계권, 인사권 남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사와 문책도 없이 넘어가는 게 오늘의 검찰”이라면서 “우리에게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 검찰이 법원을 살리기 위한 수사에 매진하며 검찰을 살릴 수사는 외면하고 있는데, 주권자인 국민들이 독려해 달라”고 적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대치동 사다리는 부러지지 않으므로/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치동 사다리는 부러지지 않으므로/황수정 논설위원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사건에 세상이 한바탕 들쑤셔질 줄 알았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전국권의 분노를 쏟아낼 것이므로. 예상은 빗나갔다. 그들끼리 해결할 문제로 불구경을 하고들 있다. 학교를 압수수색하는 생난리를 보면서 사뭇 느긋하기까지 하다. “(갑자기 전교 1등을 한 쌍둥이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지켜보면 될 것을….”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의 대치동에서 터진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남의 일이다.불온하기 짝이 없는 이 냉담은 그 자체로 불편한 진실이다. 교육 격차의 불신이 밑천을 까발린 사회적 간극의 민낯. 비강남권에서 보자면 서울 강남은 생태계가 완전히 다른 ‘수험 특구’다. 내신 총알받이가 될지언정 수능의 절대 강자로 승부할 수 있다는 손익계산을 끝내고 내신 지옥에 뛰어든, ‘수험 전사’들의 자발적 집결지다. 그쯤의 시련은 각오하지 않았느냐는 묘한 냉소가 사람들 사이에 숨었다. 냉소보다 더 낭패스러운 것은 집단 무기력증이다. “저거 보라고. 저러니 내신으로 뽑는 수시 전형 줄이고 제발 정시 좀 늘리자고 그렇게 사정했던 거라고.” 숙명여고를 향해 어쩌다 툭툭 던지는 말들에는 체념이 앙상하다. 공론화위원회에 떠넘겼다가 지난달 교육부가 최종 발표한 2022학년도 입시안은 핵심이 간단하다. 정시 비율을 30% 이상 늘리도록 대학에 권고하는 거였다. 교육부의 ‘입시안 하청’ 논란 끝에도 기존의 20%였던 정시 선발 비중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은 ‘깜깜이 전형’이라 지탄받으면서도 해마다 확대일로였다. 그나마 투명한 평가 장치인 정시를 50%쯤 늘려 달라는 것이 교육 서민들의 압도적인 요구였다. 그 기대가 다시 무너졌으니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돈과 체념으로 기진맥진이다. 새 입시안을 적용받는 중3들은 부랴부랴 막판 주판알을 튕긴다. 특목·자사고는 무조건 가고 봐야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목·자사고는 ‘선불 맞은 호랑이’ 기세다. 호랑이를 꼭 잡아야겠다면 한 방에 급소를 맞혀야 했다. 어설픈 포수가 어중간하게 선불을 맞혔다가는 당황한 호랑이의 역공을 받는 법. 없애겠다는 교육부의 협박을 끈질기게 받고도 끝내 건재한 특목·자사고는 기사회생해 단단히 전열을 가다듬는다. 전천후 노하우가 축적된 이들 학교로서는 입시 방침이 어떻게 달라지든 상관없다.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정시가 확대되면 시험에 최적화된 재학생들이 수능판을 더 배불리 먹어치울 수 있다. 비교과 과정의 프로그램은 이미 짱짱하므로 수시 전형 비율이 변함없이 높아도 손해볼 게 없다. 주요 대학들이 특목고 4등급을 일반고 1등급으로 쳐주는 이른바 고교등급제를 암암리에 적용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꽃놀이패를 쥐고 크게 웃고 있기는 강남의 잘나가는 고교들도 마찬가지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질은 문책이 아니다. 소문난 공약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맡아 교육 공약을 밀어붙이다가 이 사달이 났다면 어땠겠나. 가뜩이나 스텝이 꼬인 청와대는 지금쯤 초죽음일 것이다. 맷집 좋게 혼자 꾸역꾸역 뭇매를 맞아 준 김 장관을 청와대로서는 업어 줘야 할 판이다. 교육 현장의 가장 심각해진 병소는 불평등 불감증이다. 수시 전형이 여전히 압도적인데도 깜깜이 평가 장치들은 수리될 기미가 안 보인다. 학종의 핵심인 생활기록부를 정책숙려제로 개선한다고 떠들썩했으나, 불공정의 수위는 그대로다. 당장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같은 결정적 항목들이 학교장이나 교사의 역량에 따라 변함없이 복불복으로 굴러가게 돼 있다. 분노가 체념으로 좌절해 굳은살이 박히면 감각이 흐려진다. 기회 평등의 사다리가 불가항력으로 망가지면 사다리를 오르겠다는 의지 자체를 접는다. 불평등에 노출된 인간의 심리는 그렇게 조종된다고 사회심리학자들은 입이 아프도록 경고한다. 숙명여고 사건을 무감각하게 냉소하는 공동체의 얼굴은 그래서 두렵다. 부러지지 않을 ‘대치동 사다리’는 어느새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만 들리는 것이다. 수시 전형의 깜깜이 뇌관들은 어떻게든 제거돼야 한다. 정시가 고작 30%가 될 뿐인데, 균형추가 망가진 장치들을 알고도 덮어 둘 수는 없다. 딱하지만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위에서의 특명도 아래에서의 기대도 없어 보인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뇌관을 들여다볼 배짱이라도 그에게 있을까 의문이다. sjh@seoul.co.kr
  • 침묵 깬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 협조”… 구체적 방법은 없었다

    침묵 깬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 협조”… 구체적 방법은 없었다

    영장 기각 ‘제 식구 감싸기’ 비판 진화 나서 “사법행정내 더 적극 수사 협조” 해석 갈려 “영장 우회 협조 신호” “자료 더 주라는 것” “통렬한 반성없이 기존 입장 되풀이 수준” 대통령까지 규명 촉구… 수사 탄력 전망‘사법농단’ 수사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인 사법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개혁을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세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검찰 수사 협조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정부 시절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며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재판거래 의혹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3권분립을 감안해 언급을 자제했지만, 사법부가 처한 최대 위기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법원장 또한 기념사에서 “최근 사법부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현안들은 매우 참담한 사건”이라면서 “통렬히 반성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사법농단 관련 벌써 세 번째 사과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부가 지난 시절의 과오와 완전히 절연하기 위해서는 현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이 지난 6월 대국민 담화에 이어 90일 만에 재차 수사 협조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정작 법원은 주요 증거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잇따라 기각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 방안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대법원장이 비장하게 수사에 협조한다고 밝힌 만큼 법원 차원에서도 앞으로 진상 규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 같다”면서 “사건에 얽혔거나 영장을 맡은 법관들에게도 우회적으로 협조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고 풀이했다. 반면 서울의 한 고위 법관은 “‘사법행정의 영역에서’라는 것은 법원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낼 수 있는 자료 정도를 더 주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던 임지봉(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장)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슨 뜻인지 해석해야 할 만큼 대법원장의 메시지가 간명하게 전달되지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전임 대법원장 시절의 문제라 하더라도 너무 충격적이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법농단이 자행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쌓여 온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법개혁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사법행정권의 재판개입 여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전면적·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대법원과 행정처의 인적·물적 분리, 윤리감사관 외부 개방직화, 판결문의 투명한 공개, 법관인사 이원화 등을 곧바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국회와 행정부 등 외부기관이나 단체가 함께 개혁에 참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90일만에 침묵 깬 김명수 “대법원장, 재판에 관여 못해···수사엔 적극 협조”

    90일만에 침묵 깬 김명수 “대법원장, 재판에 관여 못해···수사엔 적극 협조”

    김명수 대법원장이 긴 침묵을 깨고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부 내부를 겨냥한 수사를 놓고 법원이 잇달아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가운데 13일 열린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13일 “매우 참담하다”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사과’부터 꺼내들었다. 김 대법원장은 “현 시점에서도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협조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장으로 일선 법관 재판엔 관여할 수 없다”고 협조의 범위엔 선을 그었다. 이어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는 분들이 독립적으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실을 규명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대법원장이 영장발부 여부를 지적하거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법관 독립’의 원칙을 말하면서도 법원의 영장 심사나 자료 제출 등을 언급하면 또 다른 재판 개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도 그간 영장발부는 일선 법원 영장전담 판사의 독립된 권한으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사법불신 풍조가 심화한 데 대해서도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눈에 보이는 외적인 성장 뒤에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수호하지 못한 부끄러운 모습도 있었고, 신속과 효율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법관 관료화와 같은 어두운 그늘도 함께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현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법부의 대표로서 통렬히 반성하고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행사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대법관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정성진 양형위원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윤관·최종영·이용훈 등 전직 대법원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은 불참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두고 90일가량 침묵해 온 김 대법원장이 검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법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부겸 “공직사회 갑질·비리 이제 그만”

    김부겸 “공직사회 갑질·비리 이제 그만”

    최근 비위사건 엄중 문책·대책 지시 간부·직원들에 ‘발본색원’ 경고 서한김부겸(얼굴)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틀 연속 공직 기강이 무너진 직원들을 질타했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소속 기관장과 실·국장이 참석하는 긴급 전원회의를 열고 최근 비위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수사 결과에 따른 엄중한 문책을 지시했다. 또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책도 함께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행안부 감사관의 ‘갑질 조사’ 의혹이 제기됐고, 각종 금품수수 의혹 등이 확대되면서 김 장관이 직원들의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9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돼 김 장관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11일엔 ‘행정안전부 간부와 직원의 공직 기강 확립을 엄중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내 무너진 공직 기강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라면서 “도려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뿌리부터 뽑아내 발본색원하겠다. 관련자는 강력한 문책으로 다시는 공직사회에 갑질과 부정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행안부 조사관이 경기 고양시 주무관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감사 대상자를 차량에 감금하고 막말을 퍼붓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행안부는 해당 조사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경찰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또 행안부 산하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비리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희연, “숙명여고 사건 재심 요청해도 결론 변화없을 것”

    조희연, “숙명여고 사건 재심 요청해도 결론 변화없을 것”

    서울시의회 출석해 답변…“문책에 아무 문제 없다”숙명여고 측, 재심 요청 뜻 밝혀경찰, 휴대전화 압수해 복구 작업 착수조희연 서울 교육감이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 등의 중징계를 요구한 ‘서울 숙명여고 의혹’ 감사 결과에 대해 “학교 측이 재심을 요청해도 결과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최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임시회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최선 의원이 “숙명여고에서 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질의하자 “(형식상) 재심 절차는 진행해야겠지만 (전임 교장·교감·교무부장 등을) 문책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시험 문제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니 결론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고 측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교무부장의 시험지 단독 결재 등은 없었다”며 서울 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부인했고, 교육청 측에 재심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교육청은 앞서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커지자 감사를 벌여 지난달 29일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 측은 “A씨가 교육청 지침을 어긴 채 자신의 딸들이 속한 2학년의 기말·중간고사 문제를 검토·결제했으며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혼자 시험문제를 검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내신 시험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 A씨를 정직 징계하라고 재단 측에 요구했다. 다만, 시험 문제를 외부로 빼돌렸는지에 대해서는 “유출을 의심해볼 만한 정황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경찰에 수사의뢰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사건을 맡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A씨와 전임 교장·교감·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수사대상자 4명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의 디지털 포렌식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5일 숙명여고와 쌍둥이 딸이 다닌 학원, A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품들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숙명여고 앞에서는 매일 학부모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이날 오전 숙명여고 앞에서 침묵 피켓팅 시위를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숙명여고 사태는 한국 입시 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근본적인 모순과 한계가 드러난 상징적 사건”이라면서 “내신은 완벽한 보안·관리가 불가능해 비리에 취약한데, 수시 비율이 80%에 달해 내신이 입시 당락과 직결되면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황수정의 시시콜콜]“유은혜 교육실험” 논란

    [황수정의 시시콜콜]“유은혜 교육실험” 논란

    노루를 피하니 범이 온다는 속담이 있다. 유은혜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지금 딱 그런 격이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유 의원이 신임 교육부 장관에 지명되자 자격 논란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번 인사는 누가 봐도 김상곤 전임 장관에 대한 문책 성격이 짙다. 그런데 당장 자질 논란이 들끓으니 청와대가 얼마나 난감할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지난달 30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랐다. 그 중 한 게시물에는 시시각각 동의가 늘어 하루 만에 2만여명을 기록했다. 가장 동의를 많이 얻는 것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오로지 전교조와 노조만을 위한 정책을 펴왔다. 학생과 학부모를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게시글이다. 학교 비정규직 종사자들을 정규직화하는 법안을 2016년 발의했다가 현장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이력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자리가 아니라 교육정책을 고민하고 교육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교육장관이어야 한다”며 지명철회를 촉구한다. 유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별나게 신임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2012년 제19대 총선으로 국회 입성한 전형적인 ‘86세대’. 성균관대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후 고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것,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6년 활동 등 ‘빈한한’ 경력도 갑론을박의 핵심 소재다. 교육현장과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그가 정부 부처 중에서도 가장 잡음이 많은 교육부의 정책 난맥을 풀어갈 수 있겠냐는 걱정들이다. 청와대는 발탁 배경을 “소통과 정무 감각”이라고 밝히지만, 오히려 그 부분에 불만을 터뜨리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전문가라는 김상곤 전 장관도 진보적 교육정책을 밀어붙이느라 현장과 내내 불화했는데, 상임위 경력 6년이 전부인 유 후보자가 복잡다단한 교육현장의 여론을 읽어내겠느냐”는 우려가 쌓이는 것이다. 유 후보자는 이런 논란을 의식해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 호흡이 필요한 교육정책을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김상곤 전 장관의 무책임과 ‘결정장애’ 정책에 피멍 든 교육현장에서 보자면 이 발언도 가슴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인 측면이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이미 발표됐으니 후폭풍을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다. “교육대계의 긴 호흡을 핑계로 선굵은 정책은 시도하지 않거나 여론의 기색만 살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의 행정 순발력과 교육정책의 균형감각을 시험대에 올릴 현안들이 당장 많다. 대입개편 공론화 이후의 여론 달래기, 유치원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 개선안, 고교학점제 시행을 통한 고교교육 혁신 등이 눈앞의 과제들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사설] 새 내각은 합심해서 경제·일자리 실적 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5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정부 출범 후 첫 개각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정경두 국방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이재갑 고용노동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교체된 부처들의 면면을 보면 대학 입시제도 혼선을 빚은 교육부, 잇단 말실수와 ‘기무사 계엄문건’ 논란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보인 국방부가 포함됐다. 기업·산업정책 추진력에 문제를 드러낸 산업부, 주 52시간 근무제와 노동개혁 등으로 혼란을 겪은 고용노동부, 권력형 성폭력을 고발한 ‘미투운동’ 등으로 시끄러웠던 여성가족부 등 현안 처리 과정에서 정책 혼선 또는 정책의 존재감 부재 등을 노출한 부처의 장관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 교체된 장관들은 잇따른 실책과 자질 논란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50%대로 하락한 것도 장관들의 실책으로 빚어진 실망이 겹쳤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소망은 민생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공동체의 활력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현실은 고용 쇼크와 소득 양극화, 불안한 부동산 가격 상승, 경기 하락의 지표 심화로 위기에 봉착돼 있다. 개각에 앞서 문 대통령이 이날 17개 시·도지사와 만나 지역별 산업구조 등을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상을 발표한 것도 이런 엄중한 경제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무엇보다 새 내각은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책신뢰를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 강력한 추진력과 유연한 실행을 통해 성과를 낼 책임은 각 부처 장관들에게 있다. 비록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은 유임됐지만 ‘문책의 한시적 유예’로 인식하고 새로운 각료들과 함께 경제와 일자리 정책에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팀, 외교안보팀, 사회팀 등 부처 간 호흡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과의 팀워크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결과까지 책임질 수 있는 추진력과 소통능력, 책임감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文정부 2기 개각] 대입 혼선·고용악화 문책한 文… 국민이 체감할 성과 주문했다

    “첫째는 심기일전,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이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해 보자는 의미다. 둘째는 체감, 문재인 정부 1기 때 뿌려 놓은 개혁의 씨앗을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고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을 돌려 드리겠다는 의미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8개 부처 중 5곳의 장관을 교체한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개각의 콘셉트를 청와대는 ‘심기일전’과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문책’과 ‘쇄신’의 성격이 짙다는 얘기다. 교체된 5명의 장관은 업무평가에서 하위권에 놓였거나 사회적 논란 내지 정책 비판의 중심에 섰던 게 사실이다. 집권 초 80%대를 웃도는 지지도에 힘입어 남북관계를 풀어 가고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근래 고용·분배·소득지표가 악화되고 개혁 성과가 지지부진하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지지율 동반 하락을 겪고 있다. 분위기를 일신해 공직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검증된 인사를 전면배치해 성과를 내는 등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각에서 문재인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내부에서)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고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거취를 둘러싸고 전망이 엇갈렸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 장성 숫자의 축소 등 동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안정보다는 육군이 기득권을 장악한 군을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앞선 것이다. 해군 출신 송 장관에 이어 거푸 비육군 출신을 발탁하는 파격을 택한 까닭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 후보자는 한번 시작한 일은 추진력과 근성을 발휘하여 차질 없이 완수하는 강직한 원칙주의자”이며 “국방개혁과 국방 문민화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 혼선, 고용노동부는 고용지표 악화, 여성가족부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나 ‘혜화역 시위’ 등 현안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교육부 수장으로 낙점한 데에는 상임위 활동의 전문성은 물론 재선 의원의 정무 감각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김 대변인도 “(유 후보자가) 뛰어난 소통능력과 정무감각을 겸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이재갑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와 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특허청장)에 정통관료를 배치한 지점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읽힌다. 정치인·학자 출신보다 추진력을 가진 관료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 셈이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1999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호주제 폐지 위헌소송 공동변호인을 맡는 등 여성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만큼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는 “양성평등 사회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개각 결과, 여성 비율은 1기 내각과 변함이 없었다. 강경화(외교), 김현미(국토), 김은경(환경) 장관에 유은혜·진선미 후보자를 더해 27.8%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여성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 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역의원은 5명에서 2명이 늘어 38.9%에 이른다. ‘의원 불패’, 즉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 안배도 두드러졌다. 유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서울, 정 후보자는 영남(경남 진주), 성 후보자는 충청(대전), 진 후보자는 호남(전북 순창) 출신이다. 차관급 인선은 ‘개혁’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췄다. 방위사업청장에 사상 첫 감사원 출신 왕정홍 사무총장을 지명한 데는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법률사무소 이백 변호사)을 기용한 것 역시 개혁 포석이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 개혁을 뚝심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부당하게 좌천당한 인사를 중용한 셈이다. 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맡게 된 양향자 민주당 여성위원장은 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상무에 오른 ‘유리천장 혁파’의 상징이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정치권으로 영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文대통령 “경제정책 기조 흔들림 없어야”

    文대통령 “경제정책 기조 흔들림 없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과거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중심 경제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며 경제정책 기조를 자신 있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3대 경제정책 기조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과거 경제 패러다임은 결국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했고 극심한 소득 양극화와 함께 불공정 경제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성장과 양극화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부족한 점과 보완 대책을 함께 찾는 생산적 토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근로소득을 높여 주기 위한 것으로 목적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증가를 위해 별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의에서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해외출장 지원 관련 후속조치’ 보고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감사기관의 해외출장에 대한 피감기관 지원, 과잉 의전행위는 문책 대상이란 점을 명확하게 하도록 지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지적정보 구축… 국토 가치 높일 것”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지적정보 구축… 국토 가치 높일 것”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공간 위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 119에 전송하는 기관이 바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다. 2015년 대한지적공사에서 사명을 바꾼 LX는 200만여 필지에 달하는 우리나라 국토를 측량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창학 LX 사장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LX는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보호하고 국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LX가 대한민국 영토를 넘어 해외 시장과 ‘디지털 국토’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에서 새로운 비상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아직 LX를 모르는 국민이 많다. -LX는 지난 40년 동안 지적 사업을 수행하는 전담 기관이었다. 3년 전 대한지적공사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로 사명을 바꾸고 공간 정보 사업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토 정보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정확하고 다양한 디지털 지적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를 실시하듯, 이제 국토 분야에서도 디지털 맵을 구축해 일정 기간마다 업데이트해야 한다.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LX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랜디’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홍보에 활용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LX의 역할은. -구글, 테슬라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꼽는 핵심 경쟁력은 공간 정보다. 공간 정보가 다른 산업 분야와 융복합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X는 국민 누구나 공간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 정보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평면적인 위치 정보에서 벗어나 3차원의 입체적 위치 정보를 토대로 한 정밀한 공간 정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에서도 LX의 역할이 크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고정밀 지도와 센서 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전체 교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지적 측량 사업에서 드론(무인기) 등 핵심 기술을 활용하는가. -그렇다. 지적 측량은 땅의 ‘주민등록’을 만드는 사업이다. 산골 오지부터 도심에 이르기까지 위치와 형태, 경계와 면적, 지목과 지번을 통해 우리 국토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적 측량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이나 상습 침수지역에 드론을 활용한다. 드론을 활용했을 때 비용이 30%에서 50%까지 절감된다. 촬영 기간도 4배 이상 단축된다. →남북 관계 진전 시 LX가 할 수 있는 경협 방안은. -북한의 국토 정보를 구축, 정리하는 사업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LX가 결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통일부 등의 요청이 우선해야 하며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다. →지적 사업으로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혜택은 무엇인가.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속도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경북 영주의 후생시장은 지적 재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토지 소유권 분쟁이 정리됐다. 또 구도심의 낡은 주거 복지가 개선된 결과 ‘전국 도시재생 선도 지역 평가’(2016)에서 최우수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경북 포항의 지진 피해가 있었던 지역을 특별재생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지적 재조사도 참여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 현황과 계획은. -우리나라의 지적 제도와 측량 기술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우루과이 지적도 위치 정확도 개선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우리나라 위성인 아리랑 3호와 드론 측량을 활용한 첫 해외 진출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59억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국가지리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이 추진됐다. 이 밖에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적정보 인프라 구축 컨설팅 사업’ 및 세계은행 자금을 활용한 탄자니아의 컨설팅 사업 등이 추진된다. →LX의 공간 정보 기술을 스마트시티와 접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LX와 전주시가 전국 최초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쌍둥이 도시를 가상현실(VR)에 구현한 도시다. 교통 체증 등 도시의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해 제공하기 위한 기술이 투입된다. 전북혁신도시에 가장 먼저 이전한 LX는 스마트시티를 성공시켜 지역 균형 발전에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공공기관으로 다시 한번 앞서 나가고자 한다.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공간 정보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2018 스마트 국토엑스포’는 LX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어렵고 딱딱했던 공간 정보가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되는지 국민 여러분께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며 그 중요성과 가치에 대하여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올해 스마트엑스포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공간정보, 더 나은 미래’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공간 정보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VR과 홀로그램을 섞은 ‘혼합현실’(Mixed Reality)로 구성했다. 실제로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공지능 기반의 컨트롤타워에서 상황을 접수하고 피해 범위를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대응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가치 실천 계획은 무엇인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공공기관 본연의 업무다. LX는 ‘The 좋은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 용역 근로자 456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2022년까지 공간 정보 분야 일자리 1만여개를 만듦으로써 양적·질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노력은. -‘부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불거진 성 관련 비위 사건, 뇌물수수, 음주 운전 등 임직원 행동강령에 위반되는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을 엄중히 문책하고 인사도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또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워라밸 LX’를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원년을 만들어 나가겠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최창학 사장은 1959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구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2007년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문화정보원장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5월부터 3년간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 공간정보연구원장으로도 일하며 해외 사업 등을 추진했다. ■ LX는 어떤 곳? 1977년 대한지적공사로 출발해 2015년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사명을 바꿨다. ‘땅의 주민등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을 측량하고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 국토 정보 전문기관이다. 토지를 지적공부에 등록하거나 각 필지의 경계 또는 면적을 측량하는 작업을 한다. 해당 자료는 국토를 개발·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거나, 토지 평가 및 거래의 기준이 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 지적을 완성하는 것 역시 LX의 역할이다. 공간 정보를 통해 문화유산이 홍수, 지진, 방화 등으로 훼손될 것에 대비해 원형 복원을 위한 실측 자료를 확보하거나 낙후된 교량, 댐 등의 안전 대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또 ‘토지알림e’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의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대피소 정보와 약국, 병원, 경찰서 등 실생활에 필요한 위치 정보도 알려준다.
  • [관가 블로그] 이게 최선입니까… 환경장관의 불편한 인사

    [관가 블로그] 이게 최선입니까… 환경장관의 불편한 인사

    최근 단행 실·국·과장 인사 뒷말 무성 행시 35회 승진잔치 속 36회는 몰락 고참 대변인도 6개월 만에 전격 교체 “깜짝·보복성 지나치다” 비판 목소리“‘장관 눈 밖에 나면 본부에 있을 수 없다’는 소문을 재확인했습니다. 인사 기준을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럽습니다.” 환경부가 지난 17일 4대강 조사·평가단 신설에 따라 단행한 실·국·과장 인사를 놓고 또다시 뒷말이 많은데요. 시민단체 출신인 김은경 장관이 보직과 경력 등을 고려치 않고 능력대로 인사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깜짝 인사’와 ‘예측불가 인사’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행시 35회(기시 27회)와 36회(기시 28회)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박광석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이 자연환경정책실장으로 승진 임명되면서 환경부 실장 4명 중 3명을 행시 35회가 차지했고, 본부 국장도 35회가 주축을 이루게 됐습니다. 반면 36회는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본부 국장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여기에 초임 국장 승진자나 퇴직 예정자가 맡는 소속기관 부장으로 밀려난 간부가 또다시 나왔습니다. 내부에선 36회의 ‘몰락’으로 평가하면서 그 배경엔 말을 아낍니다. 공직은 관운이라지만 특정 인사에 대해서는 ‘모질다’라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이 때문에 환경부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끔찍한 소문마저 나도는 실정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장관의 ‘사감’이 반영된 인사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1년이 지났으니 ‘탕평’의 필요성을 느낄 만한데도 찍힌 간부에 대해서는 무관심, 업무 배제 등의 뒷끝이 지나치다”고 꼬집었습니다. 오리무중 인사도 여전합니다. 임명한 지 8개월 된 운영지원과장과 6개월 된 대변인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대변인과 운영지원과장은 인사 때마다 주목받는 자리입니다. 업무가 고되지만 이후엔 승진과 보직 등의 배려가 뒤따랐습니다. 환경부 실장 4명 모두 대변인을 거쳐 승진했거나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결’이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대외적으로 고참 국장을 ‘대변인’으로 배치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환경부 대변인은 줄곧 고참이 맡아 왔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전임 운영지원과장 역시 장관이 직접 발탁해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선 밀어내는 모양새를 취해 교체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과 미세먼지, 녹조 등 현안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진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개각설에 예민해진 장관의 ‘조급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환경부의 한 간부는 “인사권이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지만 본부 국장을 비워 두면서까지 소속기관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내부보다 외부 평판을 우선하는 스타일을 고려할 때 장관의 요구 수준을 못 맞췄던 인사들이 밀려나는 조치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습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삼성, 국가미래과학 향후 5년 9600억 투입

    기초과학·ICT 등 428건·7300명 지원 항암 표적치료·인공근육 연구 등 꼽혀 2013년 10년짜리 국가 미래과학기술 육성 계획을 밝혔던 삼성전자가 사업 5년 중간 성과를 공개했다. 5년간 5389억원을 투자한 삼성전자는 남은 5년 동안 그 두 배에 육박하는 96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기초과학을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소재기술·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지원하는 미래기술육성센터를 설립, 10년간 총 1조 5000억원을 미래 과학기술 연구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사업 5주년을 3일 앞둔 13일 삼성전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ICT 분야 147건 등 연구과제 총 428건에 연구비가 지원됐다”면서 “지원받는 인력은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의 교수급 1000여명을 포함, 총 73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연구의 주요 성과로는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항암 표적치료 연구, 박문정 포스텍 화학과 교수의 인공근육 연구, 백정민 울산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마찰발전기 연구 등이 꼽힌다. 윤 교수의 연구는 현재까지 해외 특허 10건과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이뤄 낸 벤처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박 교수의 연구는 올해 후속 지원 과제로 선정돼 4년 더 지원을 받게 됐다.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가능한 백 교수의 연구는 삼성전자가 기본 특허를 매입하고, 개량 특허를 공동 출원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민간 기업 최초로 진행한 미래기술육성 사업이 한국 연구 생태계에 변화를 줬다고 자평했다. 아이디어 위주로 작성, 연구자 이름과 소속 기관을 숨긴 단 2장짜리 제안서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선정된 뒤에도 매년 2장짜리 연구보고서만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로 만들어진 모든 지적재산권은 연구 수행기관이 가지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문책하지 않는다.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5년간 연구 풍토를 바꾸고 새로운 연구 지원 모델을 정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를 열거나 난제를 해결하려는 과제를 선정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일본에서 무역업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러일전쟁이었다. 고베에서 안정적 생활을 하던 베델은 돌연 영국 일간지의 특별통신원이 돼 한국에 왔다. 그가 훗날 항일 언론인으로 죽어가던 조선을 위해 싸우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베델이 잠시 사업을 접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1904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았다. 2월 8일 일본 함대가 중국 랴오닝성 뤼순항을 기습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베델은 이때까지도 일본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당시 전쟁은 언론사들의 최고 인기 아이템이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월드컵이나 미국 대선처럼 세계인이 큰 관심을 갖는 뉴스거리였다. 유명한 종군 기자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종군기자로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와 같은 작품을 썼다.러일전쟁을 전후해 ‘로이터’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한국으로 특파원을 보냈다. 영국 총리를 역임한 윈스턴 처칠도 종군기자로 러일전쟁 취재차 한국을 찾았다. ‘데일리 크로니클’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는 전장을 하루라도 빨리 묘사하고자 우선 동북아 사정을 잘 아는 현지 통신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정식 특파원을 파견할 경우 물리적으로 한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본이나 러시아 사정에 밝지 않아 배경지식이 풍부한 기사를 쓰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데일리 크로니클’은 전쟁 발발 직후 일본에 있던 토마스 코웬을 임시직인 특별 통신원에 임명해 조선에 보낸 뒤 베델을 두 번째로 파견했다. 3월 10일이었다. 일본 업체들의 소송과 형제 간 불화 등으로 고베 사업을 접었던 베델은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통신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조선행을 결심했던 것 같다. 지금도 영국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브리스톨 지역 최고 사립고교를 졸업한 베델 역시 기자로서의 바탕은 충분했다. 이때부터 그에게 언론인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한국 황궁의 화재’ 5면 톱기사로 실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관련 기사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들의 기사가 적국인 러시아에 들어가면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 사실을 모르던 외신기자들은 종군 취재 허가를 받으러 도쿄에 갔다가 4월 초순까지 발이 묶였다. 이들은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고베에서 16년을 살며 일본어에 능통했던 베델은 이들보다 한 달이나 앞서 조선에 들어왔다. 베델은 조선에 온 지 36일 만에 ‘특종’을 발굴했다. 4월 16일자 ‘한국 황궁의 화재’ 기사였다. 베델은 14일 저녁 고종이 머물던 경운궁(현 덕수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추적해 ‘일본군이 방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기사를 전송했다.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이듬해부터 경운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 궁궐에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나 중화전과 그곳에 있던 보물이 모두 탔다. 당시 ‘데일리 크로니클’은 그가 쓴 기사를 5면 톱기사로 편집해 전 세계에 타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델과 코웬은 이 기사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친일 성향의 데일리 크로니클이 일본에 비판적 기사를 쓴 베델을 문책했다는 것과 전장인 한반도에 통신원을 두기보다 본지 기자들이 일본 정부에서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데일리 크로니클, 일본에 우호적 기사 지시” 훗날 베델은 이 사건에 대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일할 때 받은 지시는 ‘우리 신문은 일본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통신원이 쓰는 기사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또 동양에 간 특파원들이 전쟁터에서 얻는 정보보다는 영국 런던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듣는 사실이 더 많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1872년 창간된 ‘데일리 크로니클’은 1930년 ‘데일리 뉴스’와 합병해 ‘뉴스 크로니클’로 바뀌었다. 이 매체는 1960년 ‘데일리 메일’에 흡수돼 지금도 운영 중이다. 학계에는 베델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경운궁 화재 기사 한 건만 쓰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말고도 그가 쓴 기사가 하나 더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서울신문이 취재도중 만난 영국 출신의 역사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에 따르면 베델은 경운궁 화재 기사보다 보름 앞서 4월 1일자에 조선의 전통놀이인 ‘석전’(두 편으로 나뉘어 돌팔매질로 승부를 겨루던 놀이)과 축구를 비교하는 글을 썼다. 해당 기사는 지금도 ‘데일리 크로니클’ 데이터베이스(DB)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베델은 통신원으로서 모두 2개의 기사를 쓴 것이 된다. 코웰은 “당시 통신원들은 자신이 쓴 기사를 다른 매체에도 팔 수 있었다. 이 글을 뉴질랜드 언론사에도 판매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그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32세 나이에 3개월 만에 신보와 KDN 펴내 특종 기사를 남기고 회사를 떠나게 된 베델은 곧바로 자신이 이곳에서 직접 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는 단 3개월 만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행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20년 가까이 무역 일만 하던 베델이 갑자기 일사천리로 언론사를 창간한 이유를 두고 지금까지도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신문 발행은 당시로서는 첨단산업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종이 몇 장만 사면 알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의 정보화 혁명에 비견될 충격이었다. 19세기 말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은 영자신문 창간이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조선에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신문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에서는 1896년 서재필이 한글판 ‘독립신문’과 영문판 ‘인디펜던트’를 창간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899년 12월 폐간했다.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호머 허버트(1863~1949)가 월간지로 발행하던 ‘코리아 리뷰’가 유일한 영어 간행물이었다. 베델은 이런 조선에서 하루빨리 영어신문을 창간해 시장을 선점하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 또 투자금을 모아 회사를 차리는 일은 베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본을 모으는 이른바 ‘펀딩’은 16년간 무역업을 하며 돈의 흐름을 읽을 줄 알던 베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여기에 그는 일본 시절부터 언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줬다. 베델이 고베에 있을 때 발행되던 영어신문 ‘고베 크로니클’은 그가 활동하던 스포츠 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이 주최하는 연례 총회와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을 단골 기삿거리로 삼았다. 그 역시 여기에 수차례 기고글을 쓰며 논쟁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그가 영국에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베델연구가 코웰은 “19세기 당시 영국 사정을 감안할 때 베델 정도면 (귀족이나 거대자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소규모 언론사를 운영하거나 기사를 쓰는 데 있어 기본적인 소양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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