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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살쟁이록1·2/김종광 지음

    “5공화국의 악령이 낄낄대고 있던 그 시절,작게는 충남 서해안 작은 고을의 고삐리들이 스승과 벗들과 세계와 교감해 나가는 이야기이며,크게는 ‘전교조 꽃등 세대’의 무수한 기록 중 하나다.” 시골 체험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입심으로 풀어내 ‘제2의 이문구’라 불리는 작가 김종광의 익살스러운 시선이 이번엔 ‘교복시절’에 꽂혔다.우리교육에서 낸 ‘야살쟁이록’은 87∼89년 고교시절을 보낸 주인공들의 눈에 비친 세상사와,그들만의 이야기가 싱그럽게 펼쳐진다. 소설의 배경은 서해안 혼주고.작가는 주인공 다현의 눈에 비친 학교내 풍경과,그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문집 ‘야살쟁이록’의 내용을 들려준다.그 속에 비쳐지는 ‘추억의 힘’은 87년 6월항쟁·대통령선거 등 학교 담장 너머 어른들의 세상과 학교내 전교조 결성과정 등을 통한 학교 안 세계를 아우른다. 작가의 경험이 밴 소설은 87년 호헌철폐를 둘러싼 혼란,투신한 대학생,민주항쟁 기념 군민 촛불시위 등에 대한 그 또래의 호기심을 생생하게 드러낸다.특히 “모레는 13대 대통령 선거날이다.우리한테 투표권도 없다니 너무 억울하다….”며 컵라면을 걸어놓고 하는 모의투표 과정에서 논쟁을 벌이는 장면은 희화적이다.그 세계에는 어른들의 생각이 주입돼 있기도 하고(“어른들 말을 들어보면 열에 아홉이 김종필이다.”“김대중이는 공산당이다.김대중이가 대통령되면 김일성이 바로 쳐들어 온다.”) 그 틀을 깨려는 애벌레 같은 꿈틀거림이 들어 있다.(“김영삼과 김대중도 똑같은 인간들이다.김영삼은 부산 하나 믿고,김대중은 전라도 하나 믿고 출마했다.”) 그러나 주무대는 학교안.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 시간에 ‘감시의 눈길’을 피해 드나드는 오락실과 짤짤이,패싸움,첫 사랑 등의 정경은 아련한 추억에 젖게 한다.전교조 선생님과 함께 춘 해방춤이 상징하듯 잠시 맛본 자유로움과,제도 속에 눌릴 수밖에 없는 또래의 번민·갈등의 흔적들이 섞여 있어 읽다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런 저런 통과의례를 담은 이 작품은 일종의 청소년 성장소설이다.그래서 젊고 싱그럽다.비록 “삼각함수와 to-부정사에 묻혀 있어야 정상이고 니체를 읽으면 비정상적”이라는 대학입시 사슬의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지만 ‘되바라지고 얄궂다’는 뜻의 야살쟁이들의 장난끼와 작고 아름다운 거부의 몸짓이 함께 담겼다.엽편·단편·중편 등 다양한 형태로 글을 써온 김종광은 이 젊은 초상화를 그리면서 장편소설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종수기자 vielee@˝
  • 백혈병 급우찾아 초등생·담임 상경

    “수진아,빨리 나아서 우리랑 같이 중학교 가야지.” 2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소아병동 입원실에서는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졸업생은 충북 음성 대소초등학교 6학년 방수진(13)양.지난달 15일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갑자기 쓰러져 입원하는 바람에 19일 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자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이 직접 졸업장을 들고 상경했다.한 달 만에 친구들은 반갑게 손을 잡았다.하지만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져 졸업모 대신 털모자를 쓰고 있는 수진이의 모습을 본 친구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병실 졸업식’은 담임인 김영은(28·여) 선생님이 생각해낸 것.그는 “혹시나 하고 이야기를 꺼냈는데 아이들이 서로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앙상해진 팔로 힘겹게 졸업장과 학급문집을 받아든 수진이는 “친구들이 멀리서 와줘 너무 고맙다.”면서 “축구도 하며 다시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서울광장] 조류독감과 포퓰리즘/양승현 논설위원

    기우(杞憂)이길 바라지만,이번 조류 독감 광풍은 과거와 비교가 안될 만큼 오랫동안 광범위하고,집단적인 행동 양식이 아닐 수 없다.이제 광장의 이중성을 고민할 때다. 조류 독감이 광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다.14만 양계 농가는 파산 선고를 한 지 오래됐고,1만여 도심의 통닭 체인점은 아예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하느라 아우성이다.2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 광풍이 현기증을 느낄 만큼 공포스럽다. 그런데 현상을 목도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한참 진행 중인 ‘광장 논쟁’을 떠올렸다.이제 우리도 광장의 포퓰리즘이 가져다 주는 속도와 파괴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읽었다면,나만의 생각일까.더러는 부인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도 정치에서부터 작은 먹을거리에 이르기까지 광장문화 시대에 들어섰다는 방증이 아닐까. 광장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체험이다.광장 논쟁이 정치의 중심부를 관통하고 어느새 일상의 작은 곳까지 미치고 있으나 여전히 느끼지 못한다.너무 짧은 역사 탓이다.2002년 월드컵 때 붉은악마들이 만들어낸 인터넷 강국의 열린 광장이 최초였다.이제는 순식간에 평범한 주부를 ‘얼짱’,‘몸짱’으로 만들고,끝없는 대글로 보통 사람을 유명 인사로 만드는 공간으로 확대됐다.가히 위협적이고 항구적이라 할 만하다.과거 시민들의 정치적 대규모 군중집회가 더러 있었으나 광장으로 자리매김하지 않는 것은,지속적인 공간이 아닌 까닭이다. 원래 우리 여론 공간의 원형질은 골목이다.아낙네들이 골목에 모여 수군거리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여론 문화다.동네 꼬마들의 으뜸도 골목안의 대장이다.골목여론에 의해 서열이 정해지고,새로 이사온 아이는 여기에 편입되어야만 시쳇말로 ‘왕따’를 면하고 진정한 구성원이 된다.먼 동네 사람은 괜찮아도,‘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폐쇄적 공간이기도 하다. 그 오랜 여론 문화가 월드컵을 거치면서 광장으로 나온 뒤 그해 겨울 대통령 선거에서 또 그 위력을 과시하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그 참여폭과 속도감은 아무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 광장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타락한 광장’이고,저급한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이라고 지적한다.소설가 이문열씨는 그의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에서 ‘질낮은 인터넷 광장이 젊은 세대를 호도하고 있다.’며 좌파와 우파의 조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그의 지적처럼 광장은 집단 최면이나 히스테리,집단 피학과 가학증과 같은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사 근처 한 오리고기 음식점 주인은 TV 사극 대장금에서 유황오리의 효험이 소개돼 “이제 유황오리다.”며 좋아했는데,조류 독감으로 된서리를 맞았다고 털어놓았다.그의 설명인즉,세상에 유황을 먹고 살아남을 짐승은 없다고 했다.오리도 마찬가지라고 한다.다만 만 하루 동안 사료에 유황을 섞어 먹이면 60%는 죽고,40%가 그 때까지 살아있다는 것이다.그 하루를 살아남은 오리가 유황오리로 식탁에 오르는 것이라고 영업 비밀을 털어놨다. 흔히들 ‘잘 사용하면 보배지만,잘못 사용하면 독’이라고 말한다.유황처럼 말이다.우리 광장 문화도 이제 비슷한 상황에 도달한 게 아닌가 여겨진다.음식 문화가 소문에 춤을 추는 경향이 짙긴 하지만,골목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혹 음식문화도 광장의 영향으로 집단적 가학 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아파트 입구에 하루에 3∼4개씩 붙어있는 통닭집 광고를 보고,또 저녁 늦게 할인점에서 “닭 한 마리에 300원,떨이 선착순 10명입니다.”를 듣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아니,그런데 통닭을 만원씩 받고,밤늦게 아이들을 꾀어 뚱보로 만들었단 말이야.’ 이게 꼭 우리 동네만의 일일까. 기우(杞憂)이길 바라지만,이번 조류 독감 광풍은 과거와 비교가 안될 만큼 오랫동안 광범위하고,집단적인 행동 양식이 아닐 수 없다.이제 광장의 이중성을 고민할 때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책꽂이]

    ●내 안의 바람소리(강추자 지음,청조사 펴냄) 중견 희곡작가인 저자가 그동안 발표한 산문 60여편을 묶었다.저자는 그 글들을 ‘미망의 편린들’이라 부른다.창작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우리 속담에 ‘애정이 헛벌이 한다.’라는 말이 있다.애정이란 아무리 쏟아 부어도 보수가 없으며 아무리 봉사를 해도 한이 없다는 뜻이다. 스스로의 삶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저자의 글은 새벽을 여는 어둠의 이치를 일깨워준다.9000원. ●훈민정음 국어사전(금성출판사 사전팀 지음,금성출판사 펴냄) 현대 국어의 어휘들을 가려 뽑아 실었다.규범상의 표준어뿐만 아니라 현대 언중들이 실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들도 폭넓게 반영했다.사후검증이 되지 않은 유령어 등은 배제했다.기존 사전의 병폐인 자의적(字義的) 뜻풀이를 피하고 현장감 있는 실제적인 뜻풀이를 한 것이 특징.사용 빈도가 높은 북한어들을 부록에 담았다.2만 7000원. ●파노프스키와 뒤러(신준형 지음,시공사 펴냄) 르네상스 미술사 연구에 초석을 놓은 도상학의 확립자 어윈 파노프스키와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의 대가 알브레히트 뒤러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뒤러는 피렌체와 베네치아 등을 중심으로 번성한 르네상스 양식을 북유럽으로 들여온 화가.그는 후원자의 주문을 받고 나서 작품을 만드는 중세적인 장인이 아니라 작품을 먼저 기획·제작해 놓고 판로를 개척한 사업가이기도 했다.1만 5000원. ●책에 미친 바보(이덕무 지음,권정원 옮김,미다스북스 펴냄)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서 간추려 뽑아 번역한 산문집.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 중 한 명인 이덕무는 북학파 실학자 중에서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대학자다.이덕무는 서얼 출신이었지만 유득공·박제가·이서구와 함께 한시사가(漢詩四家)로 청나라에까지 명성을 떨쳤을 만큼 뛰어난 문장가였다.겨울밤이면 군불도 때지 못한 냉골에서 똑바로 앉아 손을 모은 채 논어를 읽었다는 ‘아름다운 선비’ 이덕무의 문향(文香)을 느낄 수 있다.1만 1000원. ●중국의 정체성(강준영 지음,살림 펴냄) 중국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량치차오는 해양문화는 인간의 진취성을 자극하지만 대륙문화는 보수적이고 정태적임을 지적한 바 있다.동아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동으론 망망대해를,서북쪽으론 구릉지를,서남으론 험준한 칭장(靑藏)고원을 두고 있다.때문에 자신들을 늘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천하관념’이 형성됐다는 것이다.저자는 이런 폐쇄적 지리환경이 중국인의 ‘자아중요감’을 형성케 했다고 주장한다.3300원.˝
  • [책꽂이]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도종환 지음,좋은생각 펴냄) 지병으로 교육현장을 떠나 속리산 기슭에서 작품활동에 몰두해온 시인의 산문집.숲·벌레·나무 등 1년 동안 벗삼아 온 대상을 보면서 느낀 어머니와 자연의 소중함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9000원. ●상상의 초가교실(차오원쉬안 지음,전수정 옮김,새움 펴냄) 올해 안데르센 문학상 후보에 오른 중국작가의 장편.시골 작은 초등학교 친구들의 이야기와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감동적으로 들려준다.1만원. ●이 달콤한 감각(배용제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7년 등단하고 낸 첫 시집 ‘삼류극장에서의 한때’에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노래한 시인이 이번엔 지옥 같은 세상의 풍경을 그린다.소모와 탕진의 운명을 지닌 시적 자아가 최선의 삶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6000원. ●이름 뒤에 숨은 사랑(줌파 라히리 지음,박상미 옮김,마음산책 펴냄) 200년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장편.인도계 미국인 1.5세대인 주인공이 이름을 바꾸며 미국에 적응하려다 그것의 무의미함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다룬다.9000원. ●사랑을 주세요(쓰지 히토나리 지음,양윤옥 옮김,북하우스 펴냄) 아쿠다가와상 수상 작가의 최신작.육아원에서 불우하게 성장한 뒤 세상을 버리려는 한 여자와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섬세하게 풀어간다.8500원. ●사랑의 끝에서 나를 만나다(포셔 넬슨 지음,신현림 옮김,시아출판사 펴냄) 작가·뮤지컬배우·화가 등으로 활동하며 미국 문화계의 ‘르네상스 우먼’이라 불리는 저자의 시적 자서전.사진작가이자 시인인 역자가 대화를 나누듯 풀이글을 달았다.8000원. ●동그라미 세계(윤영지 지음,시문학사 펴냄) 85년 미국으로 이주,장애인학교에서 근무하는 시인의 첫 시집.정신지체아에 대한 애정을 담은 표제시를 비롯,장애아 교육의 경험과 교민사회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집.7000원.˝
  • 두번째 시·시론전집 출간 김춘수 시인

    “최근 연예인 대상 앙케이트에서 제 시 ‘꽃’이 1등을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이유가 ‘멋진 연애시’라는 데 놀랐습니다.‘꽃’은 말과 존재의 의미,사람의 존재양식 등 두 테마를 담은 시입니다.불만은 있지만 해석은 독자의 권리이니 뭐랄 수 없지요.” 최근 현대문학에서 시전집과 시론전집을 낸 원로 김춘수(82) 시인은 11일 기자와 만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시 ‘꽃’에 대한 반응으로 말문을 연뒤 지난 60여년의 시작(詩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80세를 맞아 작품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1000편이 넘는 시를 초판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정리하다보니 1년이 걸렸어요.4∼5월쯤 수필·소설을 담은 산문집을 낼 계획입니다.” 자신의 삶을 ‘수난의 세대’라고 회고한 김 시인은 도쿄 유학시절 동료 학생들과 일왕을 욕하고 총독체제를 비판한 게 빌미가 돼 1년 동안 옥고를 치른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당시 고문에 대한 두려움에 시키는 대로 순순히 진술하면서 맛본 좌절감과 우연히 취조실에서 본 도쿄대 좌파교수의 언행이 다른 것을 보고 갖게 된 이념에 대한 회의가 시 세계에 깊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82년 첫 전집 출간 이후 발표한 시집·시론을 보완한 이번 전집에서는 시인의 온전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 출간한 이문열씨

    “표현이 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나이를 생각해 부드러워지려 하지만 막상 쓰다 보면 격렬해집니다.”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문이당 펴냄)출간과 관련해 10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작가 이문열(56)씨는 산문집에서 노무현 정권을 ‘포퓰리즘’정권으로 규정하고 개혁·진보진영과 시민단체를 향해 ‘표독’‘간교’ 등 가시돋친 표현을 쓴 심정을 털어놓았다. “잡사와 손을 끊고 ‘문학’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혀 쓴 글이라 논쟁에 휩쓸릴 생각은 없습니다.다만 시대에 대한 제 생각을 들려주면서 젊은이들이 아니라 그 뒤의 숨은 세력을 비판하고 싶었습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만큼 그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지 않으냐는 물음에 “작년 말 책을 끝낼 예정이었는데 (책이)늦어져 공천 심사라는 ‘돌발 사건’을 맞게 됐다.”며 “고심 끝에 심사위원을 수락했지만 정치판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기에 쇼크는 덜하다.”고 털어놓았다.이씨는 “원래 중용·균형을 중시하는 입장이었는데 시대가 나를 오른쪽으로 내몰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세력의 비합리성·악성,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 세력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책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달 중 공천 일을 끝낸 뒤 생의 남은 기간 창작에만 매달리겠다.”는 그는 “10년 정도의 쓸거리를 구상해 놓았다.”며 “지난 시대를 마무리하는 심정으로,나를 포함해 모든 이들에게 역동적인 시기였던 80년대를 배경으로 종교의 근원적 문제와 여성·사랑 소재의 순소설을 쓰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이문열, 盧정권 향해 '쓴소리’

    페미니즘 논쟁,홍위병 논란,책 장례식 사건 등 그동안 첨예한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 이문열(56)씨가 노무현 정권을 ‘포퓰리즘 정권’으로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인 이씨는 11일 출간될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문이당 펴냄)에서 “21세기 벽두의 한국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유령이 떠돈다.”고 밝힌 데 이어 “재작년 대통령 선거로 한층 날개가 자란 그 유령이 나라 정치판을 활개짓하며 휘젓고 다닌다.”며 집권세력과 진보진영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근래 신문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이 산문집에서 이씨는 “나 돌아가리.방금 빠져 있는 부질없는 시비에서 벗어나는 대로 나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리.모두 훌훌 털고 돌아가 쓰고 꿈꾸고 사랑하며 살리.”라며 초심을 두었던 문학으로 돌아갈 뜻을 비쳤다. 하지만 이어지는 글에서 “지난 몇년 갑자기 뒤집어쓰게 된 오물 같은 세상 일부의 악담과 험구가 80년대 이래 겪은 ‘시대와의 불화’와는 전적으로 다르다.”고 말문을 연 뒤 그 이유로 세대 문제가 끼어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미래를 결정할 세대가 젊은이들이기에 세상 모양을 그들에게 맡기고 의연해지려고 해도 마음 편히 돌아설 수 없게 하는 것들이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그 대상은 “젊은이들 뒤에 숨어 헤헤거리며 개혁이나 진보로 자신들의 질 나쁜 패자 부활전을 겉꾸림하는 하류 지식인들,덜떨어졌거나 비뚤어진 생각과 믿음을 재야나 시민단체란 그럴듯한 포장지에 싸서 젊은이들을 홀리는 일부 기성세대”와 “지난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를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재단하여 무대를 꾸민 그들의 표독스럽고 간교하여 오히려 휘황해 보이는 연출에 갈수록 ‘들려’가고 있는 듯한 이 시대”라고 규정했다. 이씨는 자신이 신들메(신을 조이는 끈)를 고쳐매고 길을 떠나기에 앞서 글을 쓴 이유를 “간교하고 추악한 연출자들이 조작한 이미지에 홀려 현상과 감각만으로 세계를 파악하려 드는 (젊은)정신들에게 내 체험과 견문에 바탕한 우려와 전망을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인터넷을 선점한 이들의 대중 조작 등의 역기능을 통해 네거티브 현상은 급속히 정치 쪽으로 전이되었다.”며 “그 결과 디지털과 결합한 포퓰리즘에 의지해 소수정권이 집권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김남주 10주기 추모 첫 평전 발간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소나무 뿐이다.”라는 괴테의 말은 ‘진리의 힘’을 돌아보게 한다.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그 영원한 싯푸름을 삶으로 보여준 인물로 우리는 칼 마르크스,체 게바라를 떠올린다.좀 더 가까운 곳에서는 ‘시인 김남주’를 기억한다. 13일은 그가 평생 사랑했던 민중의 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본격적으로 기리는 책이 나오고 추모문화제가 열려 ‘김남주의 자리’를 되새기게 한다. 대구가톨릭대학 철학과 강대석 교수가 지은 ‘김남주 평전’(한얼미디어 펴냄)은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첫 평전.강교수는 감옥도 가두지 못한 김남주 시인의 사상·문학의 고갱이를 ‘계급의식’으로 규명한다.김지하와 황석영의 저항정신과 문학적 형상화를 뛰어넘는 김남주,그만의 미덕을 ”철저한 역사의식과 세계관을 견지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입장에 바탕하여 지은이는 1부에서 김남주 시인의 삶을 상세하게 추적한다.시인은 전남 해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79년 ‘남조선 민족해방전선(남민전)’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아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와 5년 동안 살다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평전이 돋보이는 대목은 시인의 삶을 단순 연대기로 서술하는게 아니라 작품을 적절하게 배치해 삶의 편린들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어릴적 성장기에는 ‘아버지’‘이야기’,중고교시절엔 ‘그러나 나는 잘된 일인지 못된 일인지’같은 시를 얹어 고뇌와 인간성을 살려낸다. 2부 ‘투쟁의 무기’는 시인의 예술세계를 보듬는다.주요 시집 ‘조국은 하나다’와 산문집 ‘시와 혁명’ 등을 토대로 시인의 통일·민중에 대한 애정의 원천을 풀어낸다.당연히 지은이의 철학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이 바탕이 됐다.저자는 또 정세 분석을 병행하면서 ‘시인의 선택’이 어떻게 나왔고 필요했는지에 대해 당위성을 부여한다.여기에 중학교 친구로서 변혁의 길을 함께 걸은 이강,선배 박석무,남조선민족해방전선의 동지 박석률 등 관련 인물의 생생한 증언을 덧붙여 평전을 살아있게 한다.덕분에 ‘민중의 벗’ 김남주는 영원히 푸른 소나무로 되살아 난다. 한편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관련 단체들과 함께 13일부터 이틀간 전남 해남문예회관,김남주 생가,5·18기념문화관 등지서 추모문화제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김남주 시 ‘노래’의 첫 행)를 연다.추모제는 가수 안치환,극단 ‘토박이’‘신명’의 공연과 ‘소설가 황석영이 본 김남주의 삶과 문학세계’강연으로 이뤄진다.15일에는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추모제도 갖는다.(02)313-1486. 이종수기자 vielee@˝
  • 추억속으로-이소룡의 부활

    ■ 빵빵한 뒷모습 내가 누구게? 그가 부활하고 있다. “이소룡이 언제 잊혀진 적이 있었더냐?”고 반문할 맹렬팬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그 조짐을 대중문화의 중심코드로 싹틔운 주역은 스크린이다.국내는 물론이고 상업영화의 종주국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뒤늦게 그의 오라(aura)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스크린에서 꽃핀 ‘이소룡 팬터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는 ‘이소룡 팬터지’에 기름을 부었다.영화는 지난달 16일 개봉해 2일 현재 전국관객 262만명을 확보했다.1978년을 시대배경으로 잡은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는 ‘이소룡 키드’.첫사랑의 아픔과 학교폭력에 대한 울분을 쌍절곤으로 달래는 억압된 캐릭터다.감독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존경)로 만든 영화”라고 공공연히 밝혔다.그에 앞서 30주기를 맞은 지난해 12월 국내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은 ‘이소룡 바람’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33세로 요절한 동양의 액션달인이 할리우드에서까지 시대적 문화욕구로 해석되고 있음을 웅변했다.팔등신의 우마 서먼이 맨주먹의 쿵후액션을 신랄하게(?) 구사해 스크린을 달궜다. #곳곳에서 “아뵤∼” 스크린을 통해 되살아난 이소룡은 지금 곳곳에서 “아뵤∼”하고 괴조음(怪鳥音)을 쏟아내고 있다.인터넷 다음카페에만도 관련 사이트가 줄잡아 200여개는 된다.‘이소룡은 무슨 이씨인가’류의 우스갯소리에서부터 ‘이소룡식 트레이닝법’‘쌍절곤 정신 배우기’‘이소룡의 희귀사진방’ 등 관심분야도 나날이 다양해진다.절권도를 어디에 가면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문답도 부쩍 많아졌다. 방송이나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발빠르게 반응한다.지난달 30일 케이블·위성 다큐전문 Q채널에서는 이소룡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 ‘불멸의 신화 이소룡’을 내보냈다.스펙트럼DVD는 조만간 대표작들을 묶은 세트 ‘브루스 리 컬렉션’을 출시할 예정이다.‘당산대형’(唐山大兄) ‘정무문’(精武門) ‘맹룡과강’(猛龍過江) ‘사망유희’(死亡遊戱) 등 4편이다. #왜 이소룡인가? 이소룡의 급부상에는 어떤 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을까.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아무리 억압적인 과거일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노스탤지어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라면서 “이소룡이 활동한 70년대에 한국은 암울한 유신말기였던 만큼 그는 억압에 맞서는 저항적 메시지로 더없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풀이했다. 그런 배경에다 최근 한국영화 소재의 복고주의와 결탁해 붐을 일으켰다.이소룡이 ‘475세대’에겐 아련한 향수로,10∼20대에겐 저항의 상징이 된 것이다.그러나 할리우드 쪽의 관심은 색깔이 약간 다르다.미국의 ‘복고’는 대중적인 소재를 끊임없이 반복해 우려먹는 리메이크 바람과 맞닿아 있을 뿐이라는 시각들이 많다. #동양액션에 홀려버린 할리우드 할리우드의 요즘 관심은 이소룡이라는 액션 아이콘에 국한된 게 아니다.갱스터 무비의 속도감에 쿵후,사무라이 액션을 두루 가미한 ‘퓨전’스타일의 화면 자체에 벽안의 관객들은 꼼짝없이 경도된 분위기다.전국관객 40만명을 확보한 국내와는 달리 ‘킬 빌’은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7000만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스타감독 에드워드 즈위크가 연출해 세계적 흥행작으로 띄워올린 ‘라스트 사무라이’도 그 흐름을 입증한 사례. 이래저래 ‘이소룡 바람’은 한동안 풍속을 유지할 것 같다.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킬 빌’ 2편이 올봄에 국내 개봉된다.5월에는 우리 영화도 가세한다. 황수정기자 sjh@ ■ 책! 책! 책!도 아뵤~ 출판가에서 이소룡을 다룬 책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팔려왔다. 현재 나와 있는 이소룡 책은 크게 이소룡이 창안한 전설적 무예 ‘절권도’를 다룬 무술 서적과 전기 등 두 종류다.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이룸출판사에서 펴낸 청소년 평전 ‘드래곤의 전설 이소룡’은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다.30,40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추천할 만한 동서양의 인물을 타깃으로 한 이 시리즈를 기획한 최낙영 주간은 “동서양의 인물 가운데 청소년에게 거울이 될 만한 인물을 골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조명한다는 의도였는데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다른 인물에 견줘서 이소룡 책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든 유하 감독의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게 바친다’(문학동네 펴냄)도 개봉 이후 서점가에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갈무리 출판사는 ‘성인 이소룡’을 펴낼 계획이다.저자인 웹진 ‘부커스’의 서평기자 이성문씨는 “이소룡의 전기를 훑어보면 그가 단순히 무술인이 아니라 깊은 사상·철학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며 “그의 삶을 통해 ‘자유와 해방’이라는 핵심 정신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한다.이어 “경제난 때문에 사회시스템에 종속되는 경향이 더해가는 현실에서 몸과 정신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이소룡이라는 코드는 과거형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책꽂이]

    ●외면 일기(미셀 투르니에 지음,김화영 옮김,현대문학 펴냄)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가가 30여권의 수첩에서 추려낸 생각의 편린을 모은 산문집.사물과 사람,책,여행지 등을 조망하면서 독특한 해석을 통해 대상물에 호흡을 불어넣는다.1만 1000원.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조용미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봄·나무·바람 등 다양한 대상을 투시하면서 그 내부의 소우주를 찾아낸 뒤 시로 형상화.시적 자아의 시선이 그윽하다.90년 등단한 뒤 꾸준히 써온 작품을 모은 3번째 시집.6000원. ●숨쉬어(안 소피 브라슴 지음,최정수 옮김,문학동네 펴냄) 2001년 열일곱 살에 등단하면서 프랑스 문단의 눈길을 끈 작가의 데뷔작.그 해 페미나상 후보에 오른 이 장편은 사춘기 소녀들의 깊은 우정을 그렸다.7500원. ●모든 돌은 한때 새였다(김영석 지음,시와시학사 펴냄) 70년 등단한 시인의 세번째 시집.초심으로 돌아가 세상의 근본과 자신의 모습을 찾자고 노래한다.34편의 작품에서 선시에 가까운 절제된 시어로 존재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았다.1만 5000원. ●알타미라 벽화(정진경 지음,현대시 펴냄) 이 땅의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억압을 시로 표현.야성적이고 원시적인 시어를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내면의 욕망을 시와 조응시킨다.2000년 등단한 뒤 낸 첫 작품집.6000원. ●나는 공부를 못해(야마다 에이미 지음,양억관 옮김,작가정신 펴냄) 일본 인기 여성작가의 연작 소설집.학교 성적에는 관심이 없는 주인공 히데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생들의 성(性)과 순정을 재미있게 엮었다.8500원. ●그래,연애만이 희망이다(무라카미 류 지음,김자경 옮김,제이북 펴냄) 일본 대표작가의 연애 에세이.연애를 낭만적 감정으로만 보지 않고 경제와 사회 현상에 연결.기발한 발상으로 현실에 발을 디딘 연애를 통해 삶의 희망을 들려준다.8500원.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지음,이동진 옮김,이가서 펴냄) 탐미주의 예술의 대명사인 작가의 대표작.불쌍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동상에 박힌 보석을 뽑아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그림을 보태 어른을 위한 동화로 꾸몄다.1만원.˝
  • “평생 昌에 존경심”서정우씨 재판정 고백

    2002년 대선에서 362억원의 정치자금을 불법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률고문인 서정우 변호사는 27일 이 전 후보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자금모금을 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27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병운)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이 전 총재는 인생의 스승”이라면서 “이 전 총재가 대법관으로 지낼 때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가까이 모셨고 회갑기념 논문집을 발간할 때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지난 97년 이 전 총재가 대통령 경선에 참여하자 서씨는 후원회를 결성,변호사 200여명을 참여시키기도 했다.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관련,서씨는 “김영일 사무총장이나 이재현 재정국장 등과 공모한 적은 없다.”면서 “이 전 총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서씨는 또 “지난해 10월 이 총재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검찰 수사에서 나올 것 있느냐.’고 물어 처음으로 ‘몇 기업에서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면서 “이 전 후보는 처음엔 농담으로 생각했는지 웃었으나 ‘삼성,LG,현대차에서도 받았다.’고 하자 안색이 변하면서 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다음 공판은 다음달 19일 오전 10시. 정은주기자 ejung@
  • 책꽂이

    ●에세이스트의 책상(배수아 지음,문학동네 펴냄) 전통 소설양식 파괴로 주목받는 작가가 독일 체류때 사랑한 M에 대한 기억과 일상을 교차시키는 형식을 빌려 음악·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8000원. ●단추 전쟁(루이 페르고 지음,클로드 라푸엥트 그림,정혜용 옮김,낮은산 펴냄) 어린이들이 주고 받는 거친 언어,그들을 매로 다스리는 시골 주민들의 사랑 방식 등을 묘사하며 교육·종교의 권위의식을 희화화.1만원.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정재학 지음,민음사 펴냄) 96년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도시적 욕망의 야만성과 현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는다.환상적 이미지와 그에 걸맞은 시적 언어가 돋보인다.6000원. ●내게 가장 가까운 신,당신(반칠환 지음,백년글사랑 펴냄) 시인 63명의 작품을 소재로 시인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현학적 해설보다는 쉬운 설명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읽을 것을 권유한다.8000원. ●하얀 방 임마뉴엘(이길융 지음,박문각 펴냄) 휴머니즘을 모색해온 중견 작가의 장편.주인공 목사의 여정을 통해 학생운동과 종교단체를 거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8500원. ●천국에도 그 여자의 자리는 없다(나왈 알사으다위 외 지음,문애희 옮김,열린책들 펴냄) 중동 13개국 대표작가의 단편소설 40편 모음집.억압받는 여성상과 아랍사회의 독특한 관습과 급변하는 모습이 담겼다.9500원. ●글 뒤에 숨은 글(김병익 지음,문학동네 펴냄) 균형잡힌 글쓰기와 열린 사고가 특징인 평론가의 산문집.성장기,문학과지성사 창립 이야기,문인 교유기 등 그의 경험은 그 자체가 문단사·사회사 등을 대변한다.1만원. ●일급비밀(슈테판 츠바이크 지음,김선형 옮김,자연사랑 펴냄) 엄마와 애인의 성애 장면을 목도한 소년이 가출과 방황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감춰진 에로스의 본질을 날카롭게 분석했다.독일에서 영화로도 제작.7500원.
  • 주말매거진 We/이집이 맛있대-서울 삼선교 ‘오낙도’

    바닥에 콩나물을 넉넉하게 깔고 미나리·양파·대파 등 온갖 야채를 수북하게 담은 뒤,꽃게·낙지·오징어·새우·미더덕·홍합·대합 등 갖은 해물을 통째로 넣은 냄비는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잠시 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얼큰하고 칼칼한 해물탕 국물은 입맛을 다시게 한다. 서울 성북구 삼선교 인근의 해물탕 전문집 ‘오낙도’.은행에서 정년퇴직하고 8년째 오낙도를 운영하고 있는 이철재(66) 사장은 “해물탕은 국물 맛”이라며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다시마·무·재첩·대파 등을 정갈하게 다듬어 손질해 넣고 푹 끓여낸 진한 육수를 사용하고,8년째 단골 가게에서 엄선한 고추와 참기름 등을 사용해 양념장을 만들어 쓰는 것이 모두 깔끔하고 개운한 국물 맛을 얻기 위해서란다.해물탕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오래 익히면 질겨지는 해물을 건져 먹어야 한다.그 다음에 콩나물·양파 등 야채를 먹는다.다 먹고 난 국물에 사장이 손수 밀어낸 국수 사리를 넣은 다음 끓이면 맛깔스러운 해물 칼국수가태어난다.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김과 미나리·파 등을 넣고 참기름을 섞어 정성스레 볶아주는 볶음밥을 먹으면 된다. 이 집이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신선한 재료와 주방 청결에 있다.해물탕 재료는 모두 살아 있는 싱싱한 생물로 쓴다.“제대로 된 해물탕 맛을 내는 데 살아 있는 생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게 나의 지론”이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그는 매일 새벽 5시쯤 해산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하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싱싱한 생물을 구한다.육수를 매일 이른 새벽 새로 끓이는 것도 해물탕 국물 맛이 매콤하면서도 얼큰하고,개운한 맛을 내기 위한 사전준비 작업인 셈이다. 특히 오징어와 파 등이 듬뿍 들어간 파전을 서비스하는 등 넉넉한 인심도 손님의 발길을 잡는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책꽃이

    ●淸算別曲(이만영 지음,한일문화교류센터 펴냄) 18세기까지만 해도 영국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인가.”라고 물으면 ‘돈을 가장 많이 주는 사람(Mr.Most)’을 찍겠다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그러나 영국은 이같은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하고 오늘날 가장 돈 안드는 선거를 실시하고 있는 정치선진국으로 자부하고 있다.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저자는 부패청산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폭넓게 제시한다.8000원. ●속설과 진실(김용일 지음,교육비평 펴냄) 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조한 칼럼집.저자(한국해양대 교수)는 지금은 줄 세우고 갈라치는 교육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하는 교육을 추구할 때라고 말한다.노골적으로 ‘비평준화 명문고’ 타령을 하는 서울대 총장의 행보에 대해 ‘교육의 실물’에 기초하지 않은 ‘속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1만원. ●열목어 눈에는 열이 없다(권오길 지음,지성사 펴냄) 서양 사람들은 메기가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캣피시(catfish)라 부른다.비린내가 나고 비늘 없는 고기를 먹지 않는 그들이지만 그래도 비림이 거의 없는 메기는 먹는다.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새우와 바다가재이며 그 다음이 메기라고 한다.민물에 사는 담수어에 얽힌 기발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실렸다.러시아에서 시집온 철갑상어,체내수정을 하는 물고기 상어,국위를 떨치는 드렁허리와 가물치 등이 그 주인공이다.1만2000원. ●명문 종가 이야기(이연자 지음,컬처라인 펴냄) ‘주자가례’에서는 하나의 성이 시작되는 시조로부터 대대로 맏아들로 이어져 오는 집을 대종가라 했다.그로부터 자손이 번창하고 뚜렷한 업적을 이룬 중시조를 중심으로 새로운 종가가 형성되는 것을 파종(派宗) 또는 소종(小宗)이라 한다.퇴계 이황 종가,의성 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하회마을의 서애 류성룡 종가,율곡 이이 종가 등은 모두 이 파종가에 속한다.사라져가는 종가의 생활문화를 생생히 소개.1만8000원. ●최후의 연금술사(이안 맥킬만 지음,김흥숙 옮김,서해문집 펴냄) 혁명을 꿈꾼 프리메이슨이며 이성의 시대를 뒤흔든 이탈리아의 마법사 칼리오스트로 백작에 관한 이야기.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급진적 예언시 ‘프랑스 혁명’에서 그를 반체제적인 저항인물로 묘사했고,모차르트는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자라스트로’라는 이름으로 그를 등장시켰다.칼리오스트로의 삶의 궤적을 통해 18세기 유럽의 감춰진 역사를 복원한다.1만3900원.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김정빈 지음,동쪽나라 펴냄)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자기보다 현명한 인물들을 주변에 불러 모을 줄 알았던 사람,여기 잠들다.” 또 처칠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세 마디로 된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포기하지 마라,포기하지 마라,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이 책은 이처럼 최고의 리더들이 어떻게 비전을 제시하고 결단하며 한 시대를 이끌었는가를 보여준다.1만8000원.
  • 100만弗짜리 7大 수학난제 한국인이 풀었다

    100만달러(12억원) 현상금이 걸린 20세기의 수학 난제가 풀릴 전망이다. 전북대 김양곤(55·수학 통계정보과학부) 교수팀은 24일 “미국 클래이 수학재단(CMI)이 지난 2000년 상금 700만달러를 걸고 발표했던 이학계의 세계 7가지 난제 중 1번 문제를 풀었다.”고 밝혔다.김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 남기봉 교수와 함께 1번 문제인 ‘P 대(對) NP’를 공동으로 해결,2004년 3월에 발표되는 인도의 SCIE급 논문집 ‘Journal of applied algebra and discrete structure(JAADS)’에 게재할 예정이다. 김 교수의 논문은 게재후 2년간 수학계의 반응을 본 뒤 CMI의 심사를 거쳐 100만달러 수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수학의 발전·보급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CMI는 2000년 ‘P 대 NP’,‘리만 가설’,‘내비어-스토크 존재와 매끈함’,‘양-밀즈 존재와 매스 갭’등 일반인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수학계의 7개 난제에 대해 개당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 문제들은 내로라 하는 수학자들도 이미 두손을 든 것들로 정답이 나올 때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지만 김 교수팀은 3년 만에 문제를 풀어 7개 문제 가운데 처음으로 논문 게재를 승인받았다. 당시 CMI의 아서 제퍼(하버드대 수학교수) 이사장은 “시한은 없다.”면서 “빠르면 4년 이내에 정답이 하나 정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푼 ‘P 대 NP’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관련된 분야로 수학의 귀납법 풀이는 가능하나 연역적 풀이도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며,이 가운데 NP 복잡도는 지난 98년 IBM과 MIT의 양자 물리학자들이 정수의 소인수 분해를 다항식으로 만드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앞으로 10∼20년 뒤에 해답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전북대를 졸업한 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현재 전북대 순수 및 응용 수학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인류 태동 이후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기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수학적 이론으로 정리한 것이 성과”라면서 “이론적 증명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제 과학기술만 병행 발전된다면 상당수의 수수께끼와 의문들이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P對 NP'는 어떤 문제 전북대 김양곤 교수가 ‘이학계의 세계 7가지 새 천년 문제’ 중 1번 문제를 해결한 것은 미지의 에베레스트산 봉우리 가운데 하나를 최초로 정복한 것과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풀이를 이끌어낸 이 문제의 해답을 인정받기 위해 미국 학계에 2차례나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학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도에서 김 교수의 논문을 인정해주어 빛을 보게 됐다. 김 교수는 “이 문제의 해답은 수학계 최고 석학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할 경우 A4용지로 24쪽에 이르고 박사급이 이해하려면 240쪽,대학원생이나 학부생이 이해하려면 2400쪽으로 풀어써야 할 만큼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그동안 미지의 문제에 대한 분류작업이 가능해져 각종 이론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 원문은 다음과 같다. A problem is P if it can be solved by an algorithmthat runs in polynomial time(that is,the running time is at most a polynomial function of the input). A problem is in NP if a proposed solution can be checked in polynomial time. Does P=NP? 어떤 문제가 다항 시간내에 동작하는 알고리즘(최대 해결 시간이 입력의 다항 함수로 표현되는 알고리즘)으로 풀이될 수 있으면 P에 속한다.어떤 문제의 제시된 해답이 다항 시간내에 검토될 수 있으면 그 문제는 NP에 속한다.P=NP인가? 전주 임송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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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족문화권의 문학(김종회 편,국학자료원 펴냄)미 일 중 러 등 해외 동포문학에 대한 연구 논문집.경희대 국문학과교수인 편자의 대학원 강의에 참가한 연구자들이 작성했다.지역별 한인문학 개관에 이어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2만8000원 ●황토 마당의 집(김태수 지음,실천문학사 펴냄)울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꾸준하게 시를 써온 시인의 네번째 작품집.거창 양민학살 사건을 다룬 장시 ‘그 골짜기의 진달래’를 비롯,역사의식이 담긴 작품들을 이야기하듯 술술 풀어낸다.6000원 ●콩깍지 사랑(추둘란 지음,소나무 펴냄)다운 증후군에 걸린 아들을 키우며 맛본 좌절과 희망,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발견하는 구수한 시골의 인정과 자연의 소중함을 담은 이야기 모음집.‘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실려 네티즌들의 호응을 받았다.8000원 ●옛 로망스(우선덕 지음,민음사 펴냄)76년 등단한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이혼한 뒤 자식을 키우는 주인공의 신산한 삶을 주제로 한 연작 5편과 중단편을 모았다.시점은 달리하지만 등장인물은 맞물리는 연작에서는 일상의 고단함을 들려준다.9000원 ●신원 미상 여자(파트릭 모디아노 지음,조용희 옮김,문학동네 펴냄)1978년 공쿠르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쓴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표작가가 99년 발표한 장편.막 성인이 된 세 여성의 암울한 이야기를 절망적 분위기에서 들려준다.8500원 ●베테랑(프레더릭 포사이드 지음,이옥용 옮김,동방미디어 펴냄)‘자칼의 날’을 쓴 국제적 스릴러 작가의 작품집.퇴역 군인의 살해범을 기소하려는 형사와 풀어주려는 변호사의 대립 구도를 다룬 표제작 등 3편의 중편에서 혼란한 세계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문제를 다룬다.9500원 ●메디쿠스(노아 고든 지음,김소영 옮김,해나무 펴냄)의학담당 기자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낸 신작 장편.런던 빈민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이 온갖 역격을 극복하면서 진정한 의사가 되는 과정을 다루었다.모두 3권,각 8800원
  • [마당] 중국학 방향전환 할 때

    이미 문화비평은 중요한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았다.역사학자 헤이클렌 화이트는 그의 논문집을 내면서 ‘문화비평집’이라는 부제를 붙였다.자신의 집중 연구영역이 현대사상 방면임에도 불구하고 주된 의도를 역사·문학·철학과 인류학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문화 비평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철학자 리처드 로티 역시 적지 않은 저작들이 문화 비평서인데,그는 현재 문학 비평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들이 철학·신학·사회이론 등 제 방면을 포괄하고 있으므로 ‘문학’이라는 범주에 가두지 말고 ‘문학 비평’보다는 ‘문화 비평’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왜 문화라는 화두가 인문과학의 비중 있는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가? 문학가·역사가·철학가 등 전공을 막론하고 문화라는 영역에 들어오는가? 우선 사상과 관점의 다원화를 들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중국학도 60,70년대까지 주로 사상·관념 위주의 연구였으나 80년대 이후부터는 사회사 취향의 문화 연구로 전환했다.미국의 이런 연구 방향은 유물사관에 의해 무장한 중국학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으나,우연인지 필연인지 90년대 이후 중국의 중국학은 문화사 연구열로 가득 차 21세기에도 사회사 연구와 더불어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사실상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부쩍 많아진 구미 유학파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데,보수적 학문 성향이 강한 타이완에서도 미국 유학 출신의 학자들이 서서히 포진하면서 중국학의 학제적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이러한 양상은 연구의 세계적 동시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인다. 중국학에 관한 연구가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학과를 초월하여 종합적인 연구를 지향해야 하며,보다 범주가 넓은 ‘사상 문화’ 연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안동의 선비문화에 감탄을 토해냈던 두웨이밍(杜維明) 교수는 그와 전공이 다른 장하오(張灝),피터 버거 등 학자들을 중심으로 하여 인류학·사회학·역사·문학·철학 등 서로 다른 각도에서 중국의 전통 유학을 문화사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오늘날의 학과 개념으로 중국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사실상 사상사·철학사·문학사·문화사를 막론하고,중국학은 문(文)·사(史)·철(哲)이 융화되어 관통했지,결코 분업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천편일률적이고 세부적인 학과 구분에 치우쳐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 관련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한국에서의 중국학도 문화 방면을 중심으로 연구방향을 모색할 때다.왜냐하면 학문 영역의 지나친 세분화는 학과간의 소통과 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게 되었고 같은 전공이라고 해도 대화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모든 전공의 영역을 초월하여 소통과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문화인 셈이다. 학과를 초월한 학제적 연구가 이미 일반화되고 심지어 도식화된 틀을 억압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중국 이해라는 확고한 목적을 갖고 이 새로운 종류의 연구를 수행시킬 수 있는 틀을 확립할 경우,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학문적 교류의 자유는 그 이전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김 원 중 건양대 교수 중국학
  • 정호승씨 동화·산문집 동시 출간

    웬지 슬픔이 떠오르는 시인,그러나 그 빛깔은 우울하지 않고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연노랑빛의 시인.대표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를 비롯,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에서 따스한 ‘슬픔의 힘’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정호승이 최근 ‘스무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해냄)와 산문집 ‘정호승의 위안’(열림원)을 동시에 내놓았다. ‘스무살…’은 시인이 막 성인의 문턱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보내는 문학적 메시지다.시인이 보는 20대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 것도 계산하지 않고 오직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기쁨만으로 충만한 때”다.시인은 이 ‘빛나는 시절’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를 차근차근 들려준다. 1권에 실린 29편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주제로한 작품들이다.고슴도치와 다람쥐의 애틋한 사랑,참문어와 풀문어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 등을 징검다리 삼아 시인은 사랑의 애환을 빚어낸다.2편은 사랑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는 31편의 동화를 실었다.시인은 플라스틱 장미와 생화의 비유를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거나(‘조화와 생화의 대화’),장미의 이름은 바꾸어도 향기는 지울 수 없다는 이야기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장미의 향기’)을 넌지시 알게 해준다. 이처럼 ‘…동화’는 벌,개구리,검은툭눈금붕어 등 다양한 소재를 등장시키면서 막 어른이 되는 이들에게 쉽고 부드러운 형식으로 사랑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한다. 그러나 달콤한 사탕맛만 있는 것은 아니다.시인은 자주 매콤하고 아린 ‘고통의 힘’을 이야기한다.예컨대 바람의 시련을 견뎌야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음을 전하는 ‘은행나무’나 어린 매화나무에게 추위의 의미를 들려주는 엄마 매화나무 이야기를 인용한 ‘겨울의 의미’ 등에는 아픔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사랑이나 삶의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는 따끔함도 전해준다. 이런 생각의 씨앗은 산문집 ‘…위안’에도 묻혀 있다.이미 발표한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에다 25편의 새 글을 보탠 이 산문집에서도 시인은 “고통이 없다면 그게 어디 인간이겠는가.”“사랑은 고통이다.”(135,136쪽)라고 ‘고통의 미덕’을 노래한다. 아울러 산문집은 시인의 내면 세계를 자상하게 보여준다.그 여정에서 자신의 시를 낳은 다양한 공간을 찾아다닌다.또 윤동주의 무덤을 찾아가서는 “시인은 죽어서도 시를 쓴다.”(135쪽)는 사실을 깨달았고,이육사의 삶 앞에서는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떠한 작품을 썼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138쪽)고 고백한다.그의 독백을 따라다니며 따스한 시인의 육성을 듣노라면 어느새 메마른 가슴이 촉촉히 젖어온다.“사람마다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을 지니고 있다면 이 글들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가 작은 위안의 말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책꽂이

    ●돈은 발이 넷 달린 짐승(박종인 지음,책과길 펴냄) 상고 졸업 학력으로 동양 최초의 본사 임원이 된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전쟁고아 출신인 이태섭 국제라이온스협회 회장 등 자수성가형 CEO 32인의 이야기.이들은 모두 “뒤에 따라올 일들을 너무 신경 쓰는 바람에 아무 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을 나는 싫어한다.”는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말에 공감한다.요컨대 최고경영자는 하나같이 자신감과 도전정신의 화신이다.1만 1500원. ●독약의 세계사(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오근영 옮김,가람기획 펴냄) 독에 얽힌 인간의 욕망과 일화들을 소개.그리스 비극에는 독약이 빈번하게,마치 불길한 운명의 신처럼 등장한다.소포클레스의 ‘트라키스의 여인들’에 나오는 헤라클레스는 아내가 최음제라며 그의 옷에 발라준 히드라의 독 때문에 죽는다.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가 독약 기술자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라신의 페드르도 독을 먹고 자살한다.중세로 넘어오면서 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생산 기술도 발전,이른바 ‘독의 대중화’가 일어난다.뽑으면 사람 목소리가 난다는 만드라골라라는 독초는 최면음료나 토사제로 오래 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8000원.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루신 지음,이욱연 엮어옮김) 중국 근대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작가,문학사가인 루신(1881∼1936)의 산문집.루신은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이래 우리 현실을 읽는 거울 역할을 해왔다.그의 외침은 거침이 없다.“옛날을 흠모하는 자 옛날로 돌아가고,하늘로 오르고 싶은 자 하늘로 올라가고,영혼이 육체를 떠나고 싶어하는 자 이제 떠나게 되리라”(‘무엇을 사랑하든 독사처럼 칭칭 감겨 들어라’중에서).루신의 짧고 명징한 한마디 한마디는 투창과 비수가 돼 우리에게 날아온다.9500원. ●보이는 것의 날인(프레드릭 제임슨 지음,남인영 옮김,한나래 펴냄) 영화가 지닌 비판적·유토피아적 잠재성을 고찰한 영화·문화비평서.고립된 영역들로 다뤄져온 문화현상들,이를 테면 작가영화와 장르영화,고급문화와 대중문화,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살핀다.역사적인 알레고리로서 현대영화를 읽어내는 저자는 ‘언어의 감옥’‘지정학적 미학’ 등의 저서를 남긴 미국의 저명한 문화이론가이자 비평가.2만 5000원. ●살아있는 야생(신디 엥겔 지음,최장욱 옮김,양문 펴냄) 야생동물의 생존전략을 살핀 연구서.코끼리는 나트륨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 소금을 먹는다.소금이 모자라면 새로운 소금동굴을 찾기 위해 죽음을 무릅쓴 집단 이동도 마다하지 않는다.침팬지는 털이 난 나뭇잎을 독특한 방법으로 뭉쳐서 삼킨다.잎에 난 털이 창자 주위의 기생충들을 ‘청소’한다.개와 고양이가 가끔 풀을 뜯어먹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이 풀들은 기생충과 함께 소화되지 않고 몸 바깥으로 배설된다.저자는 영국의 방송대학인 오픈 유니버시티에서 환경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동물 자가치료 연구가.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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