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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오류 축적의 시간/홍희경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오류 축적의 시간/홍희경 산업부 기자

    1990년대 중반 이후 향기 산업은 국내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경제발전 경로상 당연한 수순이다. ‘먹는 산업’에 이어 ‘바르는 산업’이 고도화된 뒤 사람들의 다음 허기는 ‘들이마시는 산업’에 미쳤다. 모두 좋은 향기, 유쾌한 공기, 폐 끼치지 않을 체취를 찾았다. 향기 시장 규모는 1990년대 초반 140억원대에서 2014년 2조 5000억원대로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다. 같은 기간 우리가 흡입하는 물질 역시 다양해졌다. 이 중 가습기 살균제의 몇 종류 성분은 참사를 일으켰다. 비슷한 화학구조의 물질이 공기청정기 필터에 포함됐다는 뉴스에 지금 우리는 불안하다. 문제의 물질들은 바르는 산업이 번성하던 시절 세척제로 쓰였다. 기준 용량만 지키면 문제 없던 성분들이다. 들이마시는 산업이 도래할 때 흡입 독성 검증의 중요성이 간과된 이유다. 그보다 앞선 전환기엔 먹는 산업에서 안전했던 물질은 바르는 산업에서도 안전한 물질로 통했던 터다. 바르는 물질은 피부에, 들이마시는 물질은 폐와 만난다. 피부와 폐의 차이를 간과한 게 치명상을 입혔다. 예컨대 바르는 물질의 부작용은 물이나 알코올로 비교적 수월하게 씻어 낼 수 있다. 폐에서의 부작용엔 쓸 수 없는 방법이다. 또 유독물질을 접한 피부는 인체 저항 반응인 섬유화를 통해 스스로를 방어해 낸다. 피부에서의 섬유화를 흔히 흉터라고 부른다. 반면 폐가 방어기제를 작용해 섬유화를 일으키면 폐의 기능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다. 시대적 전환기에 전환의 정도와 방향을 오독하는 일은 치명적이다. 마치 피부에 적합한 안전 기준을 폐에 대입한 일처럼 말이다. 혁신, 진보, 성장.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전환기 흐름에 올라탔다면 과거 기준에 대한 의심이 필수적이다. 특히 과거 성공을 거뒀다면 그 방식의 시대 정신이 다하지 않았는지 세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욕망에 기술이 어우러져 4차 산업혁명이 만개 직전인 지금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토양이다. 글로벌 교역은 최근 급격하게 줄었다. 세계 경제가 1% 성장한다 쳤을 때 글로벌 교역량은 1990년대 2.2%씩, 2001~2007년 1.5%씩 증가했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 비율은 0.9%로 위축됐다. ‘평평한 세계’의 이상 징후다. 또 저출산·고령화 대표국이 한국임은 분명하지만, 이 문제는 점점 더 지구 보편적 고민이 되고 있다.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국뿐 아니라 인도마저 저출산 해결 전략을 탐색 중이다. 폭발적인 인구 성장·교역량 확대가 맞물렸던 1·2·3차 산업혁명 당시와 다른 토양에서 4차 산업혁명이 시도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기술과 속도에서 경쟁우위를 지녀 왔다. 여기에 ‘축적의 시간’이란 미덕을 거쳐 설계 역량을 확보하면 미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은 달콤하다. 절반이 결여된 달콤함이다. 기술과 속도에 치중하느라 축적된 구조적 모순과 몰인간성의 자화상을 뺀 채 마치 백지 상태인 것처럼 우리를 분식하는 오류다. 기득권, 후진성, 적폐. 무엇이라 부르든 축적된 오류의 제거 없이 4차 산업혁명의 토양을 보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류가 축적된 자리에 설계 역량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다. saloo@seoul.co.kr
  • [사설] 中 ‘사드 중단’ 아니라 ‘북핵 중단’ 압박해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결정에 정색을 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 측의 행위는 양국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적 수사를 최대한 걷어 낸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이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뜯어 보면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는데도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편치 않은 심정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실제로 외교 무대에서 몽니를 부리고 나섰다니 유감스러운 것은 오히려 우리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선후 관계에 혼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드는 북한이 핵무기와 이 가공할 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을 개발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따른 자위권적 조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원인 제공자인 북한에는 강력한 제재를 말로만 강조할 뿐 미지근하게 대응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여기에 왕이 부장은 ARF 참석차 라오스로 가는 길에 보란 듯이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비엔티안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려는 의도겠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대국적 외교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은 북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중국이 대북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의(大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북한은 더더욱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단체가 엊그제 내놓았다는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군 주민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읍지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 안전과 생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된다’는 내용의 성명은 기가 막힐 뿐이다. 북한의 관변 단체에 핵·미사일과 사드 배치의 선후 관계를 되물을 이유는 물론 없다. 하지만 중국이 외교 채널로 북한 관변단체 수준의 억지 논리를 국제무대에서 내세우는 것은 안쓰럽다. ARF에는 어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합류했다. 연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6자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생산적인 자리가 되려면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문제의 본질인 북핵을 외면하고 사드라는 변죽만 울려서는 안 될 것이다. ARF는 사드 배치가 아닌 북한에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리가 돼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생존이 달린 사드 문제를 21세기 신냉전의 도화선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왕시장 품고 중정으로 감싸 더불어 숨쉬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왕시장 품고 중정으로 감싸 더불어 숨쉬다

    # 네덜란드 ‘마켓 홀’ 원형이 70년대 한국에? 최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한 건물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이름하여 마켓 홀(Market Hall·Markthal 혹은 Koopboog). 서울역 고가공원의 설계자로 이제 우리에게도 꽤 친숙한 네덜란드의 건축가 그룹인 MVRDV가 설계했다. 간단히 말해서 시장과 아파트를 결합한 건물이다. 가구 수가 228개에 이르니 상당히 대형 건물이다. 지하에는 12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4개 층의 주차장도 있다. 시장과 주차장과 공동주거가 결합한, 가히 초복합 건물이라고 할 것이다. 2014년 개장 이후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고 이 설계 사무소는 이 건물로 인해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업계의 후문이다. 디자인 못지않은 개념의 힘이다. 건물의 사진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아, 또 좋은 개념 하나를 누군가가 선점했구나…’ 하는. 시장과 결합한 아파트, 흥미로운가? 이런 개념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런데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개념의 건물이 있었다. 그것도 이미 1970년대에. 홍제동 일대는 충정로에 이어 한국 아파트의 실험장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 연재의 주제인 주상복합 건물, 즉 무지개떡 건축의 사례가 유난히 풍부한 지역이다. 홍제동과 충정로 둘 다 서대문구인데 앞으로 이 연재가 계속되면서 등장할 여러 사례가 서대문구에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권역별로 답사를 다녀도 좋을 듯하다. 지난번의 유진 상가에 이어 이번에는 그 바로 옆의 또 다른 상가아파트를 소개한다. 통일로 맞은편에서 비스듬히 찍으면 두 건물이 한 번에 카메라 앵글에 잡힐 정도로 가깝다. 바로 원일 아파트다. 서울 서북부 지역의 거점 시장인 인왕 시장과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본격적인 주상복합 건물이다. 효자 아파트를 이야기하면서 통인 시장을 빼 놓을 수 없듯이, 원일 아파트를 이야기하자면 인왕 시장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두 아파트는 시장과 한 몸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인왕산은 서울 구도심을 호위하고 있는 네 개의 산 중 하나지만 정작 구도심의 일부인 인왕산의 동쪽 사면, 즉 서촌 일대에서는 인왕산과 관련된 이름이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반대쪽 즉 인왕산의 서쪽 사면인 행촌동, 무악동, 홍제동 일대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인왕 목욕탕, 인왕산 아이파크, 인왕 어르신 복지센터, 인왕산 어울림 아파트, 인왕궁 아파트, 인왕 아파트, 인왕산 현대 아파트, 인왕 빌라, 인왕산 벽산 아파트, 인왕 초등학교, 인왕 중학교…. 남쪽의 독립문 인근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인왕’이라는 이름의 행렬 최북단에 있는 것이 바로 인왕 시장이다. 인왕 시장에 대한 소개글에 의하면 1960년에 자연발생적인 시장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시장 개설 허가를 받은 것은 1971년 11월이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광장 시장이나 일제강점기에 개설된 통인 시장만은 못하지만 나름 50년에 가까운 연륜을 자랑하는 시장이다. 서울 서북부 지역의 거점 시장으로서 상당한 규모다. 당연히 다양한 품목을 다루지만 농수산물과 잡화가 주 종목이다. 점포 수만 150개, 좌판은 2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가로를 따라 길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 광장 형이라는 것이다. 원래 노천 시장이었으나 2003년 시장 전체에 약 3400㎡의 지붕을 덮고 바닥을 정비해서 새롭게 태어났다. 워낙 존재감이 있는 시장이라 인근 유진 상가 사이의 넓은 길의 이름도 ‘유진상가길’이 아닌 ‘인왕시장길’이다. # 돌출된 수평선으로 조형미와 실용성 잡아 인왕 시장 내에 여러 갈래로 나 있는 통로 중의 하나는 서쪽의 통일로 쪽으로 입구가 나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건물이 하나 있어서 시장은 건물 하부를 그대로 관통한다. 이렇게 시장을 제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특이한 건물이 바로 원일 아파트다. 여기서 건물의 규모를 키우고 시장과 결합된 정도를 극단적으로 높이면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로테르담의 마켓 홀이 된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의하면 원일 아파트는 지하 1층에 지상 6층 건물로서 총 67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건물의 주 용도는 예상대로 공동주택, 사무실, 점포다. 주소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294-36 외 3필지로 되어 있다. 사용 승인일은 1970년 5월 20일이다. 인근 유진 상가가 1970년 7월 11일인 것을 보면 거의 동시에 공사를 진행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완공된 셈이다. 앞에서 적은 것처럼 이 두 건물이 완공된 이듬해 연말인 1971년 11월에 인왕 시장이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으니 1970년대 초에 이 지역에 불어닥친 변화의 열풍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한편 인터넷에서 원일 아파트를 검색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완공 및 입주 연도가 1979년도로 나온다. 1970년이라는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준공 연도를 정확히 밝히고 있는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시작된 오류가 반복해서 인용되어 퍼져 나간 경우인 것으로 짐작된다. 1979년이면 이미 한국에서 상가아파트가 거의 지어지지 않던 시기이기 때문에 더더구나 신빙성이 떨어진다. 통일로 변에서 본 원일 아파트는 전형적인 근대주의 디자인이다. 가지런한 수평띠 사이에 창문이 끼워져 있고 그 모듈 또한 일정하다. 북쪽, 즉 유진상가 쪽에 비상계단을 두기 위해서 한 번 모듈에 변화를 줬을 뿐이다. 언뜻 보면 완전히 수직선과 수평선으로만 이루어진 건물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매 층을 구분 짓는 수평 띠의 상단이 약간 위로 벌어져 있다. 마치 서구 고전 건축의 코니스(cornice), 즉 돌출된 띠를 연상케 한다. 시공사가 신라 건설이라는 것만 알려져 있지 설계자의 존재는 알 길이 없으나, 나름 고전 건축에 대한 감각과 조예가 있는 건축가였을 것으로 짐작한다. 이 시대의 여러 건물들을 보러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현재의 쇠락한 모습을 근거로 건축의 질을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벗겨진 페인트와 엉클어진 전선, 덕지덕지 붙은 간판과 에어컨 실외기 등은 관리의 부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징후일 뿐이다. 원설계자의 의도와 생각은 비례와 공간 구성, 주변 맥락에 대한 태도 등 그 너머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원일 아파트의 조형적 섬세함은 북쪽 측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면의 수평 띠를 약간 돌출시켜 측면 벽에 요철을 만든 후 그 두께 안에서 비상계단을 솜씨 있게 집어넣었다. 움푹 파인 콘크리트 벽의 육중한 질감과 금속의 세장한 비례가 대비되는 수준 높은 조형 감각이다. 게다가 그 위 옥상에는 매우 흥미로운 단면 형상의 구조물이 보인다. 나중에 실내와 옥상을 답사해 보면 이 구조물이야말로 원일 아파트를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또 다른 요소임을 알게 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은 상가고 지상 3층부터 6층은 공동주거다. 그러니 전체 7개 층 중에서 상가가 3개 층이나 차지하니 복합의 비율이 매우 높다. 게다가 상가에는 점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원, 소규모 사무실 등이 들어가 있다. 이상적인 무지개떡 건축의 복합 기능을 골고루 담고 있는 사례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5개의 모듈로 구성된 정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남쪽 두 번째 모듈의 1층 부분이다. 이 부분에는 점포가 없다. 그 대신 인왕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 있다. 통로 안쪽으로는 지붕 덮인 인왕 시장의 거대 공간이 보인다. 통일로 변 점포의 행렬이 통로 안으로 꺾여 들어가면서 시장으로 연결되는 광경은 일종의 도시적 드라마다. 어쩌면 불과 8개월 남짓 후 같은 통일로 변에 완공된 서소문 아파트(1971)가 원일 아파트에서 이런 태도를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서소문 아파트 역시 주변 상권을 이어주는 도시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 환기 잘되는 중정… 옥상 오르니 인왕산·안산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 본다. 원일 아파트 역시 평면의 깊이가 26m에 달하기 때문에 중정의 존재가 예상되고 있었고 답사 전 항공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 한쪽의 입구를 통해 상가 2층을 거쳐 3층으로 올라가니 역시 중정이 있었고 그 양쪽은 계단이었다. 폭이 다소 좁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천창을 통해 들어온 빛은 건물 내부를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아래 시장의 소음은 여기서는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아주 포근하고 조용한 중정이었다. 난간에는 화분들이 가득 올려져 있었고 사람과 물건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망이 4층과 5층에 쳐져 있었다. 의외로 환기가 잘된다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지붕이 있는 중정 아파트의 경우 환기가 잘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원일 아파트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어떻게 해결을 한 것일까? 그 의문은 옥상에 올라가 보고서야 풀렸다. 밖에서 본 조형적인 구조물은 바로 천창이었다. 그것도 콘크리트로 아주 육중하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런데 이 천장은 중정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중정의 뚫린 부분 위를 덮고 있을 뿐이었다. 옆으로는 완전히 트여 있어서 공기가 자유롭게 흐를 수 있었다. 즉 원일 아파트의 중정은 세운상가(1968)나 낙원 빌딩(1969)처럼 닫힌 중정도, 동대문 아파트(1965)처럼 열린 중정도 아닌 반개방형 중정이었다. 환기와 채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옥상 위는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고 바람 쐬러 올라온 거주민들이 한두 명 보일 뿐이었다. 맞은편이 안산, 그 반대편은 인왕산이니 경치 또한 훌륭했다. 1970년 또한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중요한 해였다. 서로 이웃인 원일 아파트와 유진 상가를 비롯해, 남아현 아파트, 원효 아파트, 삼각아파트 등 대표적인 상가아파트가 이해에 지어졌다. 일반 아파트로는 비운의 와우 시민아파트, 그리고 시민 아파트의 부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어진 시범 아파트의 선두주자 격인 회현 제2 시범아파트 등이 역시 1970년에 지어졌다. 이처럼 원일 아파트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탄생했다. 그것도 시장과의 결합이라는 주제를 충실하게 구현한, 대표적 주상복합 아파트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소개되었을 뿐 아니라 그 의미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도 없었다. 아쉽게도 이런 실험적인 시도들은 이후 단지형 아파트가 대세를 이루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아파트는 ‘주거의 성’이 되었고 다른 기능들과의 유의미한 결합은 더이상 시도되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는 기껏 만들어 놓았던 훌륭한 도시 주거의 유형 하나를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그런 유형의 한끝에 마켓 홀 같은 가능성이 있었다. ※귀중한 사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신 MVRDV에 감사드립니다.
  •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영국식 말안장에 앉은 주몽?… 역사 왜곡, 안방 TV서 시작”

    신간 ‘조선의 무인은…’서 일침 주인공은 투구 없이 전투하고 임란 뒤 무기 당파, 조선초 등장 “시청률서 벗어나 고증 노력을”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주인공들이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에 앉아있을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20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초현실적으로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극이 자꾸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엉터리 사극 오류를 짚다

     “조선 무예사를 연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영화나 사극 속의 고증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오락물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극은 낯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상임연출자이자 무예 인문학자로 조선 무예를 복원해 온 최형국(41) 박사의 지적이다. 최 박사는 20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사극의 무예사·군사사 고증대로라면 임진왜란 때 거북선 머리에 화염방사기를 달거나 판옥선 위에 기관총을 장착해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라며 “드라마 ‘주몽’이나 ‘선덕여왕’에서 1900년에 도입된 영국식 말안장이 등장할 정도니 사극 소품들이 500년 세월을 넘나드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일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가 최근 펴낸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사상사)는 무지와 오해, 시청률 지상주의로 얼룩진 사극 속 전투와 무예의 민낯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사극에 주로 등장하는 무기는 삼지창처럼 생긴 당파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거의 모든 사극 속에서 포졸들이 들고 있는 대표적 무기다. 당파는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서 들여온 최신 무기이지만 태조 이성계가 주인공인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당파는 3개의 창날 중 좌우 창날이 바깥 쪽으로 휘어져 있어 찌를 수 없는 무기다. 병졸이 적이 긴 창으로 찔러 올 때 적의 무기를 찍어 누르면 옆에 있던 병졸이 적을 제압하는 특수 병과의 무기였다. 조선시대 병법서에는 ‘용맹과 위엄이 뛰어나고 담력이 큰 사람을 따로 선발해 당파를 쓰게 한다’고 명시돼 있을 정도다.  비교적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은 영화 ‘명량’에서는 군사들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지만 얼굴을 향한 공격을 막아 주는 ‘투구 드림’을 다 풀어 헤치거나 주인공은 아예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한다. 최 박사는 이를 방탄복 조끼를 열고 총탄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전투하는 격이라고 말한다.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조선 시대 군사는 오(伍)와 열(列)을 맞춰 진법과 대형에 따라 싸웠다. 정조가 1795년 화성에 행차하던 모습을 그린 반차도를 봐도 오와 열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사극에 나오는 전투 장면은 하나같이 ‘개싸움’ 같은 난장판이다. 지휘관의 공격 명령과 함께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적진을 향해 달려든다. 오와 열도 없다. 조선군을 마치 오합지졸로 보이게 연출하는 꼴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는 모든 판옥선에 주장을 상징하는 황룡기를 똑같이 달고 등장하거나 ‘정도전’에서 우리 기병들이 하나같이 짧은 칼 한 자루만 든 채 전투에 나서거나 말에서 내려 싸우고, 칼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 등은 모두 잘못된 연출이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 으레 나타나는 불화살을 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활은 초당 65m를 날기 때문에 활활 타오를 수 없다. 조선 시대에는 화약 기술이 보급돼 얇은 심지에 불을 붙인 화살이 적진에 박히고 작약 통 속의 화약이 터지면서 적 진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의 전투였다.  최 박사는 “심각한 문제는 사극이 팩트인 역사 다큐멘터리까지 영향을 미쳐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면서 “우리 안방의 TV에서부터 역사 왜곡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극의 고증 오류를 극복하려면 시청률 지상주의를 벗고 사전 제작을 통해 제대로 된 고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극이 자꾸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 가는 이유는 시청률 때문입니다. 제작사들의 고증 노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적인 시청자가 많아져야 사극의 역사 왜곡이 사라질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수험생 집단 손배소 기각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로 당시 오답 처리된 수험생 94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됐다. 부산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 조민석)는 당시 수험생 94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선고공판에서 “문제 출제와 정답 결정 등에 있어서 고의성이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20일 밝혔다. 2014학년도 수능시험 후 세계지리 8번 문제에 출제 오류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평가원은 “문제의 정답에 이상이 없다”고 결정했고, 이에 불복한 수험생들이 평가원 등을 상대로 ‘정답 결정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문제에 출제 오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에서는 문제에 출제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 평가원은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이고 문제에 대해 오답 처리된 수험생들의 세계지리 성적을 재산정하고, 추가합격 등의 구제조치를 했다. 하지만 원고들은 “평가원이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문제의 출제와 정답 결정에 오류를 일으키고, 이를 즉시 인정하지 않아 구제절차를 지연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지난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비리 논란’ 차범근 축구교실, 법적 대응 나서···“MBC 보도, 사실 왜곡”

    ‘비리 논란’ 차범근 축구교실, 법적 대응 나서···“MBC 보도, 사실 왜곡”

    차범근 전 감독의 축구교실(차범근 축구교실)이 서울시 기준보다 수강료를 높게 받거나 친·인척 채용을 했다는 내용의 MBC ‘시사매거진 2580’ 보도에 대해 차범근 축구교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호가 ‘사실 왜곡’이라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법인 대호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보도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왜곡보도한 것으로 아래(보도자료 전문)와 같이 사실을 바로 잡고, 향후 제보자와 방송국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특히 “차범근 축구교실은 지난해 5월쯤 내부감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제보자) 코치 노모씨의 업무상 비위 및 횡령 사실을 확인해 권고사직했고 노 코치가 이를 받아들였다. 부당해고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 법무법인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제보자의 실명을 공개했지만, 여기서는 익명 처리했다.   들어가는 말 2016년 7월 17일 MBC 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이하 ‘방송’이라 합니다)에서는 사단법인 차범근 축구교실(이하 ‘축구교실’이라 합니다)의 운영 행태와 관련하여 보도를 하였습니다. 방송의 요지는 ①축구교실이 근무한 직원(축구코치)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②직원으로 근무하였던 노씨가 차범근 감독 일가의 상가 등 관리업무와 사실상 개인집사 역할을 하였는데,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③축구교실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약정한 임대료 조건을 어기고 수강생들로부터 과다한 수강료를 받아왔고, ④후원사로부터 무상으로 받은 후원물품을 수강생들에게 유상으로 판매하였고, ⑤제대로 근무하지도 않는 차범근 감독의 친인척을 고용하여 급여를 받게 하였고, ⑥오은미 여사의 개인기사 및 파출부의 상여금을 축구교실에서 지급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방송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왜곡 보도한 것으로, 아래와 같이 사실을 바로 잡고, 향후 제보자와 방송국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합니다. 방송은 위와 같은 내용에 대해 축구교실측이 인터뷰를 거절한 것으로 보도하였으나 사실이 아닙니다. 담당기자는 직접 평창동 자택을 방문하여 오은미 여사와 인터뷰를 가졌고, 오은미 여사는 자료를 바탕으로 아래 내용과 같이 반박과 해명을 모두 하였음을 밝힙니다.   방송제보자 노○○ 코치에 대하여 방송에서 제보자로 나온 노○○ 코치는 코치 노모씨를 말합니다. 노씨는 2003년 1월부터 2015년 8월31일까지 축구교실의 코치 및 수석코치(최종적으로 사무국장)로 근무하며 ①지역별 축구교실의 수업배정 및 코치배정 등 축구교실 운영업무 ②한강사업본부 및 교육청에 대한 행정처리업무 ③직원급여 산정 등 노무업무 ④축구교실 입출금관리, 축구교실 물품구매관리 등 축구교실 회계업무 전반에 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습니다. 축구교실은 2015년 5월경 내부감사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노씨의 업무상 비위 및 횡령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노씨는 ①축구교실이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적립하였던 퇴직금 예금계좌에서 개인적인 사용을 위하여 임의로 인출하였고, ② 축구교실의 거래처로부터 물품을 구매한 후 거래처에 즉시 물품구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경비관리 예금계좌에서 현금인출 후 임의로 사용하였고, ③축구교실 회원으로부터 현장에서 수납 받은 회비를 즉시 회비관리 계좌에 입금하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입금하였습니다. 노씨의 횡령 금액은 당시에 명확하게 밝혀진 것만 2748만원이었습니다. 노씨는 2015년 8월31일에 위와 같은 업무상 횡령 사실을 인정하고, 축구교실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사직하였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억울하게 해고당하였다는 노씨의 주장부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노씨는 퇴직 후 페이스북 등에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되고, 축구교실에 엄청난 비리가 있는 양 축구교실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수시로 올렸고, 거기에 더하여 노씨를 대신하여 새로 부임한 수석코치의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글을 올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축구교실 및 신임 수석코치는 노씨를 형사고소할 수 있었지만 젊은 사람의 앞날을 생각하여 참자는 차범근 감독의 만류로 그 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노씨는 2016년 3월 축구교실 및 차범근 감독 일가를 상대로 각각 퇴직금 및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이 소송 중에 방송 내용과 관련한 제보를 하였습니다. 노씨는 퇴사를 할 때에 자신이 관리하던 축구교실의 통장 및 행정관련 서류 일체, 차범근, 오은미의 개인통장을 모두 가지고 갔고, 아직도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 내용에 대한 반박 및 해명 ①노씨 등 퇴사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주장에 대하여 방송에서는 축구교실이 퇴직한 직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축구교실은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없습니다. 퇴직금은 퇴직금 중간정산 방식 또는 퇴직시 지급하는 형태로 모두 지급되었습니다. 이를 증빙하는 자료로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및 지급조서, 퇴직금산정서, 통장거래내역 등이 모두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퇴직금을 받지 못한 직원이 내용증명을 보내자 축구교실에서 비로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보도하였는데, 아마도 이 내용은 2005년 이전에 퇴직한 직원과 관련된 일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축구교실에서는 퇴직하는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1~2명의 직원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고서 바로 지급 처리하였습니다. 노씨가 거짓 주장과 허위 제보를 하였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증거자료에 의하더라도 명백합니다. 노씨는 퇴직금 중간정산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받아 왔고, 자신이 사무국장으로서 직접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 처리하거나,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인출하여 집행하였습니다. 또한, 노씨의 횡령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된 후 축구교실은 2015년 8월31일자로 노씨와 약정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약정에 따라, 노씨는 횡령금액을 축구교실에 반환하고, 축구교실은 노씨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을 제외한 나머지 44개월(2012년 1월1일부터 2015년 8월31일까지)에 해당하는 퇴직금 1930만 4711원을 지급하였습니다. 퇴직금이 지급되었음에도 노씨는 2015년 9월경 서울서부노동청에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을 하였으나, 서부노동청 근로감독관은 축구교실이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관련자료를 모두 제출하자 노씨가 중간정산 등으로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자 노씨는 2015년 12월 4일 서울서부노동청에 “퇴직금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함”이라는 취하 사유를 직접 기재하고 진정을 취하하였습니다 결국 노씨는 퇴직할 무렵 퇴직금 지급 완료에 대해 모두 시인하였고, 노동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씨는 축구교실을 대리하였던 정은숙 변호사에게도 ‘퇴직금을 받고서 다시 이런 일을 해서 미안하다’, ‘주변에서 부추겨서 이렇게 되었다’, ‘감독님, 사모님께 정말 죄송하다, 감히 용서를 구할 수도 없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만약 퇴직한 직원들에게 퇴직금이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면, 퇴직금 지급 업무를 처리한 노씨가 퇴직금이 지급된 것처럼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이 발급되도록 세무처리를 하고, 축구교실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여 이를 자신의 개인통장에 입금하였다가 코치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노씨에 대한 고소를 통하여 진상을 확인할 것입니다.   ②노씨의 상가 관리 업무 및 사실상 개인 집사 역할을 하였다는 주장 및 방송에 대하여 노씨가 차범근 감독 일가의 상가관리 업무를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상가 관리 업무를 전담하였거나 개인 집사 역할을 하였다는 노씨의 주장 및 방송 보도는 사실과 다르고 과장된 표현입니다. 차범근 감독 일가의 부동산 관련 업무를 도와주는 분이 2명 있습니다. 한 명은 은행업무나 기타 업무를, 다른 한 명은 건물의 세입자 관리나 건물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여성입니다. 그리고 위 두 사람과 별도로 노씨도 오은미가 부탁하는 일을 도와 주곤 하였습니다. 그들이 여자라서 곤란한 일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도와주기도 하였습니다. 오은미는 이런 노씨에게 늘 고맙다고 생각하며 수고비로 매월 30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다른 2명에게도 수고하는 정도를 감안하여 매월 소정의 수고비를 지급하였습니다. 따라서 상가관리 업무를 전담하였다거나 개인 집사 역할을 하였다는 주장은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노씨가 없는 상황에서도 위 2명의 여자 분이 아무런 문제 없이 상가 관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감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노씨가 오은미가 부탁한 일 말고도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상가 관련 업무를 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노씨는 상가 월세가 입금되는 차범근 일가의 개인통장을 보관, 관리하였습니다. 노씨는 차범근, 오은미, 차두리 등 차범근 일가의 개인 통장에 보관된 돈을 부가세 등 세금 납부를 한다면서 인출한 후 개인적으로 유용하였고, 이것을 덮기 위하여 뒤늦게 자신의 개인 신용카드로 돌려막기 한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에 의하면, 노씨는 차범근 감독 일가의 개인통장에 있는 돈을 최소한 200여회에 걸쳐 유용하였습니다.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나서서 해주어 고맙게 생각하였는데, 사실은 차범근 감독 일가의 돈을 유용하기 위하여 한 것입니다. 오은미는 취재기자에게 근거자료와 함께 위와 같은 사실을 모두 설명하였으나 방송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모두 생략한 채 노씨의 주장만을 보도하였습니다. 명백한 편파, 왜곡 보도입니다. 임차인이 노씨의 이름을 기억한다고 해서, 오은미가 부탁한 개인적인 일 몇 가지를 들어주었다고 해서 노씨가 오은미 또는 차범근 감독 일가의 개인집사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노씨는 축구교실에서 사무국장으로 일을 하며 상당한 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오은미 또는 차범근 일가의 개인집사 역할을 하였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③축구교실 강습료 문제에 대하여 한강사업본부로부터 축구교실 강습료 인상 문제로 조사를 받고, 시정조치를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차범근 축구교실의 불찰과 잘못을 인정하며, 다만 축구교실이 고의 또는 의도적으로 강습료를 인상한 것은 아님을 말씀드리고, 아울러 이에 대한 저희의 사정도 설명하고자 합니다. 2010년쯤 연 1억원에 달하는 한강공원 임대료 문제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축구교실을 포기하고 한강사업본부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한강사업본부는 실사 후 임대료를 현실화하여 재입찰을 공고하였고, 축구교실이 입찰에 참여하여 사용권을 얻었습니다. 한강사업본부는 화장실과 사무실 등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주변 환경도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용조건인 월 4만원의 수업료로는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한강사업본부에 수강료를 5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축구교실의 불찰이지만, 축구교실에서는 그 동안 수업료 인상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서 더 이상 챙겨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씨가 한강사업본부에 민원을 넣었고, 이를 계기로 수업료 인상 문제가 행정적, 절차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축구교실은 한강사업본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여 수업료 인상과 관련한 축구교실의 불찰과 잘못을 인정하고 어떠한 결정도 따르겠다고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을 취합하여 수업료를 5만원으로 인상하게 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또한, 축구교실은 한강사업본부가 수업료를 결정할 때까지 수업료 수납업무를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부언하면, 축구교실은 영리를 추구하기 위하여 수업료 현실화를 요청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축구교실은 현재 노원지역 20여개학교에서 무료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안, 홍천 등 지역에는 “찾아가는 축구교실”로 축구수업의 기회가 없는 친구들에게 축구수업과 유니폼 등 축구용품을 지원해 왔습니다. 2016년부터는 서울북부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하여 매주 화요일 전일을 이촌지구 수업을 포기하고 노원지역 청소년들을 상대로 무료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어린이보육시설인 혜심원에 등록된 22명의 어린들에게 유니폼무료지원과 무료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80여명의 학생들이 무료축구교실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④무상으로 받은 후원 물품을 유상으로 판매하였다는 방송에 대하여 아디다스코리아는 20년 가까이 축구교실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의 지원은 축구교실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가족처럼 고마운 곳입니다. 1억 5천만원은 매장 판매가 기준입니다. 이 중 1억 정도에 해당하는 축구교실 유니폼을 매장 판매가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해서 그 수익금을 축구교실 운영에 보태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아디다스도 다 인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축구교실이 아디다스코리아를 제외한 다른 동종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약정서를 클로즈업 하며, 마치 이 약정에 따라 축구교실이 유니폼을 유상으로 판매하면 계약위반이 되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를 하였습니다. 아디다스코리아가 후원 대가로 다른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후원사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고, 아디다스코리아와의 약정과 축구교실이 후원물품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축구교실이나 스포츠클럽이 가입비를 따로 받으면서 유니폼 등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축구교실은 따로 가입비를 받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폼 등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은 법적·도의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판매수익금은 모두 축구교실 운영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후원 물품판매와 관련한 방송 내용은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보도한 것입니다.   ⑤친인척들의 축구교실 직원 근무에 대하여 오은미의 올케 박00와 여동생 오00가 축구교실에서 각각 총무업무와 비품 및 용품 관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물품이 없어지는 사고 등이 잦아서 비품 및 용품관리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축구교실이 점차 커져 행정능력을 갖춘, 믿을 만한 직원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많은 급여를 줄 형편도 못되었기 때문에 부득이 이들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직원으로 등록만 해놓고 월급만 가져가는 유령직원이 결코 아닙니다. 실제 위 두 사람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일을 하였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이들이 유연하게 근무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박00의 경우 평일 저녁, 주말 또는 휴일에도 수시로 차범근 축구교실 사무실이 있는 평창동을 방문하여 업무보고 및 협의를 하였습니다. 오00의 경우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상 평상시에는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출근하여 관리업무를 하였고, 물품판매 등의 행사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일을 하였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박00에게 기본급 165만원, 식대 13만원 및 기타 수당 합계 월평균 220만원, 오00에게 기본급 55만원 식대 13만원, 기타 물품 판매에 따른 소정의 인센티브 등 월평균 120만원입니다. 결코 업무에 비해 과다하다고 볼 수 없는 액수입니다. 박00, 오00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액에서 알 수 있듯이 무슨 부정한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이들을 채용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씨의 횡령 사실이 밝혀진 계기도 업무를 꼼꼼히 수행하였던 박00 총무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전혀 무시하고 단지 주 1~2회 출근하였다는 노씨의 일방적인 주장만 신뢰하여 마치 축구교실이 근무도 제대로 하지 않는 친인척을 고용하여 급여를 받아가게 한 것처럼 방송한 것은 사실과 매우 다른 왜곡보도입니다.   ⑥개인기사 월급과 자택에서 일한 파출부의 상여금 및 휴가비를 축구교실에서 지급하였다는 방송에 대하여 오은미는 축구교실 상근이사로서, 차범근 감독과 축구교실 업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수납과 관리를 하면서 축구교실의 활성화를 위하여 뛰었습니다. 오은미는 운전을 하지 못합니다. 대외적인 업무를 위하여 기사가 필요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2012년 3월까지 축구교실은 차범근 감독과 오은미를 위한 기사 급여를 지급하였습니다. 물론 차범근 감독이나 오은미는 축구교실에서 급여 등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런데 오은미 개인적인 용무로 운전기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하여 2012년 4월경부터는 오은미가 축구교실에서 소정의 급여를 지급받고 개인적으로 기사를 고용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현재는 차범근 감독 개인이 기사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차범근 감독은 여전히 축구교실에서 어떠한 명목의 돈도 받지 않습니다. 방송에서는 오은미와 기사 사이에 작성한 고용계약서 일부 문구를 클로즈업 시키며, 마치 지금도 개인기사의 급여를 축구교실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오은미는 방송에 노출된 계약서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이번 방송을 통하여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노씨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기사를 고용할 때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오은미는 노씨에게 오은미 개인과 기사 사이에 고용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고용계약서에 대해 보고받은 적도 없습니다). 요컨대, 축구교실이 차범근과 오은미를 위한 기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되지도 않지만, 2012년 4월 이후는 축구교실이 아니라 오은미 또는 차범근 감독 개인이 기사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보도 내용은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사실을 혼합하여 마치 지금도 축구교실에서 기사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왜곡 보도하였습니다. 차범근 감독은 연중 외부에서 손님을 만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식사약속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외적·공적 손님들을 거의 모두 집으로 초대하여 만나고 업무를 수행합니다. 축구교실 이사회 이사진, 후원회사 담당 임직원, 차범근 축구상 심사위원, 방송관계자, 축구인, 축구교실 자문변호사 등 많습니다. 오은미 역시 차범근 감독 또는 축구교실과 관련한 손님들이 집에 오면 꼭 식사를 대접하여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부엌 일이 많습니다. 저녁을 대접하게 되면 도와주시는 아주머니의 수고는 더 커집니다. 퇴근도 늦어집니다. 차범근 감독이 집에서 접대하는 손님들 중 상당수가 축구교실 관련 인사들이기 때문에 오은미는 파출부 아주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름휴가와 명절 때 등 1년에 3~4번 직원들에게 상품권을 선물할 때면 10만원짜리라도 아주머니 것도 챙기라고 하였습니다(2015년과 올해에는 이마저도 지급이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파출부 아주머니에게 지급하는 기본급여나 일당은 당연히 오은미가 개인적으로 지급합니다. 방송에서는 고작 2~3년간 1년에 몇 차례 지급한 상품권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앞뒤 사정이나 맥락은 생략한 채 마치 차범근 축구교실이 부당하게 거액의 휴가비나 떡값을 지급하는 양 호도하여 보도한 것입니다.   마무리 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6년 7월17일 시사매거진 2580 방송 내용은 진실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악의적인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만을 믿고, 사실관계의 전후 사정을 생략하거나 파악하지 아니한 채 보도된 것으로, 대부분 사실을 호도하거나 왜곡된 내용입니다. 축구교실은 사실을 왜곡하는 제보 및 방송을 하여 축구교실 및 차범근의 명예를 훼손한 노씨와 방송국을 상대로 민, 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축구교실은 축구인 차범근이 독일에서 배운 선진축구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출범하여 26년째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축구인 차범근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관한 관청, 기업 등 많은 단체 및 개인들의 후원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앞으로도 축구교실은 공익법인의 성격과 목적,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축구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하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한 치의 오류나 흠이 없이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힘쓸 것입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박용진 “착오 송금으로 5년간 3519억원 돌려받지 못해”

    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기입해 돈을 보내는 ‘착오 송금’으로 인한 피해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반환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착오 송금 반환청구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착오 송금에 대해 반환을 청구한 건수는 28만 8000건, 액수는 7793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착오 송금의 대부분은 계좌입력오류(11만 5000건, 2620억원)와 계좌기재착오(8만 6000건, 2129억원) 등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4만 5000건(1239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 6만건(182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착오 송금의 절반가량은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반환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13만 6000건(3519억원)이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특히 매년 미반환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해 2011년 2만건(570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 3만건(836억원)으로 늘었다. 대부분이 반환거부, 무응답, 연락두절 등으로 인한 미반환이었다. 이런 착오 송금의 미반환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잘못 송금했더라도 해당 돈은 원칙적으로 수취인의 예금이 된다. 이 때문에 송금인은 수취인에 돈을 돌려달라고 할 권리가 있지만 반환을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개별적으로 민사소송까지 벌여야 한다. 또 계좌이체 거래에서 중개기관인 은행은 착오송금이 있더라도 임의로 송금을 취소할 수 없고, 반드시 수취인의 반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한다. 송금인이 제대로 입금한 게 맞는데도 거래를 되돌리기 위해 착오 송금이라고 속이고 반환청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오는 10월부터 착오 송금 수취인이 반환에 동의한 경우 반환 처리가 즉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전산상 문제로 착오 송금 반환에 2영업일이나 소요되다 보니 착오 송금자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착오송금의 미반환 피해가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예방, 홍보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송금 등에서 간소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보안과 편리는 양날의 검과 같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그간 규제완화에만 치중하고 사고 예방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풀뿌리부터 저출산 극복] ‘신혼부부 행복주택’ 10개 단지로 2배 확대 추진

    [풀뿌리부터 저출산 극복] ‘신혼부부 행복주택’ 10개 단지로 2배 확대 추진

    정부가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특화단지’를 기존 5개 지구에서 10개 지구로 2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0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혼부부 주거지원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애초 계획보다 확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수도권 교통 요충지에 있는 1000가구 이상 단지를 투룸형 행복주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대상은 하남 미사(1500가구), 서울 오류(890가구), 성남 고등(1000가구), 부산 정관(1000가구), 과천 지식(1300가구) 등 5개 지구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실행 연도는 2020년까지이지만, 최대한 시기를 앞당겨 이미 추진 중인 5개 지구 외에 다른 5곳에도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추가로 건설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다자녀 가구 지원 정책을 개선해 세 자녀뿐만 아니라 두 자녀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애초 내년에 실행하려 했던 난임 부부의 난임 시술비 건강보험 적용, 사흘간의 무급 난임 휴가 도입 등 난임 치료와 미숙아 지원 정책을 앞당겨 추진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5 출산력 조사’에 따르면 난임을 경험한 부부의 비율은 평균 13.2%로, 초혼 연령이 늦을수록 정상적인 부부 생활에도 임신이 잘 되지 않는 난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초혼 연령이 35세 이상인 부부 중 27.5%가, 30~34세 중 18.0%, 25~29세 중 13.1%가 난임으로 고생했다. 복지부는 “국민 입장에서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우선 추진과제로 선정해 대책을 보완하고 추진 일정도 앞당기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난임 지원과 행복주택 추가 설치 등 우선 추진과제를 보고했으며,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제5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민·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하는 저출산 극복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다. 인구의 날 주간(9~17일)을 맞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전국적 캠페인도 벌인다. 새로운 가족 문화 만들기의 첫걸음으로 ‘둘이 하는 결혼’ 캠페인을 TV와 온라인 등을 통해 11일부터 동시에 시작한다. 상대 집안과의 경제력 비교, 신혼집과 결혼식 규모에 대한 청년세대의 현실적 고민을 반영해 ‘누구를 위한 결혼일까요?’라고 반문하며 신랑·신부가 행복한 결혼문화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극복 우수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출산 장려금을 대폭 인상하고 시 단위 최초로 분만취약지 산부인과를 설치한 김영호 경남 밀양시보건소 건강증진계장, 다자녀 지원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까지 확대하고 ‘핑크라이트 프로젝트’ 등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한 부산시가 인구의 날 행사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부산시 북구에 1호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100%에 가까운 육아휴직 복귀율을 기록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대기업이 아닌데도 ‘희망의 스위치’라는 출산장려 프로그램을 운영한 천호식품도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대통령이 ‘더 좋은 쥐덫’ 잘못 인용했는데 멀쩡한 글 지운 LG CNS

    朴대통령이 ‘더 좋은 쥐덫’ 잘못 인용했는데 멀쩡한 글 지운 LG CNS

    박근혜 대통령의 공개 석상에서의 ‘말실수’로 대기업 LG CNS가 자사 홍보 블로그의 글을 급하게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글을 잘못 인용했을 뿐 글 내용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해 경제 위기 극복 방안으로 ‘더 좋은 쥐덫론’을 제시했다. 그는 “여기서의 쥐덫은 지금으로 말하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 회사는 한 번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시켰다”면서 “이런 정신은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모범 사례’로 꼽은 울워스의 쥐덫은 정작 시장의 외면을 받은 ‘실패 사례’에 해당한다. 지난해 3월 19일 LG CNS 자사 홍보 블로그에 올라온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는 글(블로그 글)을 보면, 울워스는 연구 끝에 종전의 쥐덫보다 성능, 디자인, 위생 측면에서 더 뛰어난 쥐덫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잘 팔렸다. 하지만 금세 매출액이 떨어지고 결국은 실패했다. 울워스 쥐덫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블로그 글은 “예전 고객들은 쥐가 잡혀 있는 쥐덫을 처리하기 힘들어 쥐와 함께 쥐덫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새로운 쥐덫은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다시 사용하기에는 그 과정이 징그럽고 불쾌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구식 쥐덫으로의 회귀를 선택했다”고 적혀 있었다. 결국 박 대통령이 공개 회의에서 인용한 울워스의 쥐덫은 도전 정신을 발휘해 성공한 사례가 아니라, 제품의 성능과 품질만 좋으면 고객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살 것이라는 인식의 ‘오류’를 보여주는 말이다. 경영학에서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더 나은 쥐덫의 오류’를 제대로 알지 못한 박 대통령이 공개 발언에서 오류를 범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런 말실수가 빚어진 후로 LG CNS가 ‘더 나은 쥐덫의 오류’를 다룬 블로그 글을 이날 오후 급하게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더 나은 쥐덫의 오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던 블로그 글이 삭제되면서, ‘사물인터넷은 혁신 시장을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3편으로 나눠서 연재된 글은 현재 ‘더 나은 쥐덫의 오류’가 소개된 2번째 블로그 글이 빠진 채 1·3편만 블로그에 공개돼 있다. LG CNS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블로그를 기자들이 화면 캡처해서 인용하려는 것 같다는 연락을 (아는 기자에게) 받고 가십성 기사에 등장하는 게 마음이 불편해서 별다른 의미 없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용에 문제가 없는 글을 대통령 발언 뒤 지운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과민반응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정치권 기사에 등장하는 게 좀 그렇다”면서 “아무런 뜻이 없었다는 걸 감안해달라”고 답했다. ‘더 좋은 쥐덫’을 잘못 인용한 박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가 수습에 섰다. 청와대는 “‘더 좋은 쥐덫’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부연 설명을 한 것으로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뇌 관찰하는 fMRI 소프트웨어에 치명적 버그…오류 비율 70%

    (단독)뇌 관찰하는 fMRI 소프트웨어에 치명적 버그…오류 비율 70%

    우리 뇌의 다양한 움직임과 성격을 연구하는데 가장 최적화 된 기구이자 현대 과학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인정받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에 치명적인 ‘버그’(bug·프로그램의 결함에 의해 오류나 오작동이 일어나는 현상)가 있다는 사실이 15년 만에 밝혀졌다. 스웨덴과 영국 공동연구진은 최근 fMRI의 결과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의 오류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를 이용한 일부 분석 결과가 부정확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버그를 발견한 프로그램은 fMRI 분석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소프트웨어 패키지(SPM, FSL, AFNI)다. 버그의 명칭은 '3dClustSim'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컨대 fMRI 분석 데이터에서는 활성화된다고 표시된 뇌의 영역에서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연구진은 fMRI 분석에 주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실제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전 세계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건강한 사람 499명을 여러 그룹으로 나눈 뒤 ‘휴지 상태 fMRI’(resting-state fMRI, 인간이 특별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 때의 뇌 상태를 fMRI로 스캔한 것) 검사결과를 수집했다. 당초 본격 실험에 들어가기 전 소프트웨어에서 위양성율, 즉 건강한 사람에게 질병이 있다고 잘못 분석하는 오류가 나올 확률의 가능성을 5% 정도로 예측했다. 하지만 막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긍정 오류의 비율은 무려 70%에 달했다. 이는 일부 분석 결과 값이 매우 잘못됐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fMRI 결과 분석 소프트웨어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두뇌 활동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잘못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연구진이 발견한 버그를 가진 시스템이 무려 15년간 활용돼 왔다는 사실이다. 지난 15년간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fMRI의 분석 결과를 인용한 연구 중 일부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제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연구결과가 4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핵 자기공명 현상을 이용해 생체 정보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fMRI는 인간의 뇌 단면 이미지 촬영에 주로 사용돼 왔다. 관련 연구자들은 실험참가자나 환자에게 특정 행동을 수행하게 한 뒤 뇌의 변화를 관찰 연구하는데 fMRI를 이용해 왔다. 실제 질병을 진단하는데 활용되기도 하지만 주로 연구 시 가설을 입증하거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실험에 이용된다. 이 소프트웨어의 오류는 지난해 5월 수정됐다. 불과 14개월 여 전까지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버그가 있는 fMRI 결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그 분석결과를 주요한 연구 근거로 사용한 셈인데, 학계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한 문제가 제기되진 않은 상황이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문성 부족한 공정위] “담합을 다 보는 채팅방서 할까요?” 묻자 심사관 “그것까진 잘 모르겠네요” 쩔쩔

    상임위원 지적에 답변 제대로 못해 농협 고시수익률은 사실관계도 틀려 설선물세트 등 잇따라 무혐의 ‘굴욕’ 일각선 “소송까지 가기 전 결단” 평가 “(상임위원) 담합은 범죄입니까, 아닙니까?” “(심사관) 범죄입니다.” “(상임위원) 그럼 범죄를 공모하는데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과 직접 관련돼 있지 않은 사람들도 다 있는 채팅방에서 모의를 할까요? 담합 합의가 어디에서 있었다는 건가요?” “(심사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CD금리 담합 의혹’ 전원회의가 열린 지난달 22일. 심판정에선 설득력이 떨어지는 ‘과장급의 채팅방 담합’ 등에 대한 상임위원의 날 선 지적과 공정위 사무처의 ‘굴욕’이 이어졌다. 심지어 심사보고서의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달라 보고서 내용을 철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담합이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 나자 은행권에선 6일 “애초부터 무리한 조사였다”는 관전평이 잇따랐다. “심판이 오버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심판(공정위)이 시도 때도 없이 레드카드(조사권)를 내밀고 엉터리 휘슬을 불어 선수(은행)를 멈춰 세웠다. 권한이 있다고 심판이 이렇게 오버해 권력을 휘두르면 경기(은행 경영)가 제대로 진행이 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미 금이 간 신뢰는 어디 가서 보상받느냐는 은행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공정위가) 결과적으로 실수를 저지른 것인데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불발, 서별관회의 논란 등 다른 이슈에 묻혀 어물쩍 넘어갈 것 같다”면서 “공정위의 자책골이나 무리한 조사에 대한 제동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 심사보고서 내용 중 일부는 아예 사실관계가 틀리기까지 했다. 농협은행 측 변호인은 “농협이 ‘특수은행 고시수익률’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을 했는데 농협은 기업·산업은행과 달리 CD금리와 관련해서는 특수은행 수익률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이는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공정위 사무처 측은 “철회하겠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현장 조사 과정에서도 공정위의 전문성 부족이 자주 도마에 올랐다. 조사 초기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공정위 직원이 (오디오용 CD인 줄 알고) CD 달라고 했다더라”라는 과장된 낭설이 퍼졌을 정도다. 공정위는 지난 3월 대형마트 3사의 설 명절용 선물세트값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월 이디야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지난해 12월 KT의 계열사 부당지원, 스크린골프 1위 업체인 골프존의 부당 공동행위 사건도 같은 결론을 냈다. 라면값 담합 의혹 등 대형 과징금 사건이 대법원에서 패소하며 후폭풍이 일자 공정위 전원회의가 예전보다 훨씬 깐깐하게 사건을 심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역설적으로 공정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이도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공정위가 과징금을 매기고 몇 년 뒤 소송에서 패할 확률이 반 이상이라면 그사이 국내 은행들이 입을 대외 신인도 문제와 국민적 신뢰도 하락까지 피해가 엄청나니 신중하게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여론의 뭇매를 예상하면서도 공정위가 무리한 (담합) 결론을 밀어붙이지 않고 증거 부족을 자인한 것은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확정된 187개의 공정위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중 공정위가 패소한 사건은 54건으로 패소율이 28.3%에 달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에 던진 과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에 던진 과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국민투표는 여러 가지로 한국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예상 외로 투표 결과가 영국의 EU 잔류가 아닌 탈퇴, 즉 브렉시트로 결정되자 세계 경제는 그 여파에 대한 우려로 한바탕의 홍역을 치렀다. 주요 선진국 주가와 이 충격의 진원지인 영국과 EU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고, 이러한 시장 리스크 상승은 신흥시장국 주가와 통화 약세를 유발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중 1188원까지 상승해 투표 이전의 종가 1150원 대비 3% 이상 상승했다. 아시아 통화 중 브렉시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대부분 주요 금융지표들은 투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달러화에 대한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세를 지속해 투표 이전보다 약 10% 낮다. 이는 향후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씨티그룹은 브렉시트로 향후 3년간 영국과 EU 경제는 성장률이 각각 연간 3~4% 포인트, 1~1.5% 포인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그 여파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성장에는 각각 약 0.2% 포인트의 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가 주는 첫 번째 의미는 예상 외의 투표 결과에 있다. 브렉시트가 가져올 거시적 차원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많은 전문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 결과는 세대 및 계층 간 이익의 충돌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즉 우리는 집단적 합리성(거시적으로 나타날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이 각 계층이나 세대 간 이해의 차이를 극복시킬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함으로써 어쩌면 분할의 오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투표의 결과는 이러한 오류가 그동안 영국의 정치 과정이 각계각층의 이해 충돌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저해하는 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고령화와 복지, 청년 실업과 이민, 구조조정 등 다양한 문제들로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거시적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영국의 국민투표는 각계각층에 대한 미시적 해결책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정치권과 정책 당국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 방안이나 해결책을 마련할 때 국민투표로 가져갈 경우 발생할 결과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까. 두 번째는 한국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있다. 한국 경제의 취약성 중 하나가 외환시장이 대외 리스크에 과도하게 민감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세계 7위의 3900억 달러대 외환보유액과 1000억 달러 내외의 경상수지 흑자, 일부 선진국보다도 높은 국가신용등급 등과 양립하기 어렵다. 물론 금융시장의 높은 개방도로 외국인의 투자와 회수가 다른 신흥국가들보다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근까지 나타난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과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브렉시트 결과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는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은 경제주체들의 의사 결정과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 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는 통화정책에도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당국은 기존의 거시건전성 대책과 시장 개입 같은 정책 이외에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유발하는 시장의 기대를 구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함의다. 세계 경제는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량이 둔화한 가운데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해 왔다. 브렉시트의 여파로 보호무역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 온 한국 경제에는 어쩌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일류 상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과 대외 변동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내수 경제의 활성화가 정부와 민간에 부여된 최우선의 과제여야 할 것이다.
  • 자율車 첫 사망…진화의 과정? AI의 한계?

    자율車 첫 사망…진화의 과정? AI의 한계?

    밝은 하늘·트레일러 하얀색 구별 못해 안전성·사고 책임 문제 현실로 자동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자율주행 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사망 사고를 일으키면서 자율주행 모드의 안전성과 사고 책임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사고 차량은 미국에서 지난해 출시된 테슬라의 모델S로, 완전한 자율주행 차량은 아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5월 7일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NHTSA는 “충돌 사고는 옆면이 하얀색으로 칠해진 대형 트레일러트럭이 테슬라 모델S 앞에서 좌회전할 때 발생했으며 당시 직진하던 모델S는 브레이크 작동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NHTSA는 사고 원인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갔다. 사고 지점은 양방향이 중앙분리대로 나뉜 고속도로의 T자형 교차로였으며 신호등은 없었다. 충돌 당시 모델S의 앞쪽 창문이 트레일러의 바닥 부분과 부딪쳤고 모델S의 덮개는 찢겨 나갔다. 이때 당한 부상으로 테슬라 ‘마니아’인 운전자 조슈아 브라운(40)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테슬라는 성명에서 “자율주행 모드가 작동되는 상태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고”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 “자율주행 센서와 운전자 모두 당시 밝게 빛나는 하늘로 인해 트레일러의 하얀색 면을 인식하지 못했고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 트럭을 운전한 프랭크 바레시는 “브라운이 탄 모델S가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충돌 당시 브라운이 차 안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모델S에는 도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카메라뿐만 아니라 센서와 레이더가 장착돼 있었지만 어떤 것도 제대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로봇 공학자 질 프랫은 “신뢰성 문제로 도로에 눈이 있으면 흰색 차선을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센서 등 기능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차량 충돌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차량들 간의 무선통신 연결 기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망한 운전자 브라운은 지난 4월 5일 자율주행 운행 당시에도 이번 사고와 유사한 경험을 인터넷에 동영상과 함께 올린 바 있다. 그는 당시 “자율주행 운행 도중 나는 방향을 보지 않았다. 갑자기 테시(차량 애칭)가 ‘즉시 수동 전환하라’는 경고음을 울렸다. 오른쪽에서 흰색 트레일러트럭이 쑥 들어왔고 가까스로 측면 충돌을 피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번 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지만 테슬라는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때 이는 보조 기능이며 운전자는 항상 운전대를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을 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운전대를 항상 잡고 있어야 하기에 자율주행차로서의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 테슬라의 설명은 사고의 책임이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았던 운전자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현재의 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일럿은 불완전하며 오류를 찾아내기 위한 ‘베타테스트’임을 운전자에게 고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차량을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은 사람을 ‘실험용 쥐’로 보는 것이라고 포브스가 비판했다. 인간의 목숨을 담보로 공공도로에서 불완전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동의하지 않은 다른 차량 운전자 또는 보행자와의 사고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남는다. NHTSA는 이달 자율주행차 시험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과 규정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차가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사고에 대한 보험 처리 문제도 명확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국에서 자율주행차를 위한 자동차보험 상품이 등장, 자율주행차 오작동 사고의 경우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전북 우레탄 트랙 설치 139개 학교 중 94곳에서 납 기준치 초과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전북도내 초·중·고교 가운데 기준치를 초과한 납성분이 검출된 학교가 9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청은 57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납성분 함유 조사가 잘못돼 재검사를 하는 동안 학생들의 이용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도내 139개 학교 가운데 94개 학교가 KS 기준(90㎎/㎏)을 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의 100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42곳, 중학교 22곳, 고등학교 27곳, 특수학교 2곳 등이다. 납과 같은 중금속에 오래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교육부 등도 전국 2811개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 전체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해 문제가 되는 곳은 철거하기로 한 상태다. 더구나 전북도교육청은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운동장의 우레탄 트랙 출입을 제때 통제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도내 일선 학교들의 의뢰를 받아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 조사를 하는 A 연구원이 지난 7일 조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재검사에 들어갔다.  이후 A 연구원이 재검 대상 84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성분을 다시 검사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가 63곳이라고 밝혔다. 애초의 6곳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연구원의 최종 결과가 통보된 시점은 지난 20일이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연구원이 재검사에 들어간 기간 동안 학생들의 우레탄 트랙 출입을 전혀 통제하지 않았다.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주 동안 57개 학교의 학생들이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위험이 예상되고 아이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재조사에 들어가는 즉시 출입 통제를 해야 했는데 미처 생각을 못 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한편 ‘불량’ 우레탄 트랙이 대폭적으로 늘면서 철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교육청은 애초 20여곳을 대상으로 잡고 올해 철거 예산으로 17억원을 반영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한 곳당 1억원 안팎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1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며 “교육부가 충분한 예산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내년 이후까지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수십억 반품비… 피곤한 홈쇼핑

    수십억 반품비… 피곤한 홈쇼핑

    A홈쇼핑 고객센터에 며칠 전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의 전화가 걸려 왔다. 명품 선글라스를 두 개 주문했는데 하나는 빈 박스만 도착했다는 항의였다. 고객센터 측은 상품 출고 과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환불 요청을 거절했다. 이틀 뒤 그 고객은 “(집에서)딸이 가져간 걸 몰랐다”며 1개만 반품해 달라고 요청해 반품처리됐다. 홈쇼핑을 둘러싼 고객의 요구는 반품이나 환불에만 그치지 않는다. B홈쇼핑 고객센터에는 가정이 파탄 나게 됐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전화도 걸려 왔다. 내연녀에게 선물하려 물건을 샀는데 배우자가 구매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륜 사실이 들통났다고 주장했다. 피해 보상 요구는 거절됐다. ●반품충당부채 당기순이익의 3% 안팎 달해 쇼핑 호스트를 통한 ‘밀어내기’ 판매에 ‘지름신’ 쇼핑까지 더해지면 반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홈쇼핑업계 1, 2위를 다투는 GS홈쇼핑은 지난해 반품충당부채로 30억 5708만원, CJ오쇼핑은 16억 2916만원을 잡았다. 반품충당부채는 과거의 반품 경험률 등을 기초로 해 각 사가 추정하는 금액으로 회사별 차이가 크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6억 5503만원을 반품충당부채로 잡았다. GS홈쇼핑은 반품충당부채가 지난해 당기순이익(783억 5800만원)의 3.9%나 된다. CJ오쇼핑(2.7%), 현대홈쇼핑(3.3%)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돈도 돈이지만 반품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고객이 떠날 수도 있다.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은 고객관계관리(CRM) 강화를 통해 반품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반품 요구가 지나치면 응하지 않기도 한다. C업체에 한 고객이 운동화를 주문했는데 빈 박스만 왔다며 다른 운동화를 보내 달라는 전화를 했다. 상품 출고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자 이런저런 담당자들과 통화를 요구하고 소비자단체 등에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고객센터에서 모든 요구를 거절하자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다. ●상품 요청 미리 받거나 편성표 사전 공개도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블랙 컨슈머(악덕 소비자)로 인해 영업방해나 금전적인 손실을 입을 경우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고의성, 주문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거래를 거절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소비자 불만 유형은 늦게 오고(배송 지연), 덜 오고(구성상품 상이), 안 오고(배송 오류), 상품 하자(품질 문제)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불황이 길어져서인지 얌체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홈쇼핑 방송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고객들에게 원하는 상품에 대한 요청을 미리 받거나 방송편성표를 미리 공개하는 방식이다. 그래도 여전히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10월 홈쇼핑 상품판매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방송의 70%가 ‘방송 사상 최저가, 방송 종료 후 가격 환원’ 등을 말하지만 이 중 83%가 방송이 끝나고 관련 인터넷몰에서 팔거나 다른 쇼핑몰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구조조정 과정에 채권단 의사 결정 제약 없어야/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열린세상] 구조조정 과정에 채권단 의사 결정 제약 없어야/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최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은행에서의 충당금 논의는 조지 소로스가 그의 저서 ‘금융의 연금술’에서 언급했던 칼 포퍼의 ‘재귀이론’(再歸理論)을 생각나게 한다. 부실화된 기업을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기업에 대한 은행의 추가 지원 여부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다시 기업의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좀비기업을 연명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귀이론은 원인과 결과가 서로 순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다. 즉 현실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다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주장하는 이론이다. 경제 주체들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매우 합리적이어서 인식이 현실에 영향을 줄 여지가 거의 없는 (경제학계의 주류를 이뤄 왔던) 합리적 기대이론 또는 효율적 시장 가설과는 사뭇 다른 이론이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손충당금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대손충당금이란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의 기업여신 금액 중 손실이 예상되는 금액만큼을 별도로 비축해 놓은 일종의 준비금이다. 통상 은행은 기업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해 각 분류별로 손실 가능성을 달리 적용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여신 분류를 잘못해 대손충당금을 지나치게 적게 적립하면 은행의 수익성이 높게 나오고 건전성도 과대 포장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 대손충당금을 지나치게 많이 적립하면 이익이 지나치게 축소돼 은행의 수익창출 능력이 과소 평가되거나 정부에 납부해야 할 세금 금액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여신 분류는 기업의 실제 상황을 최대한 잘 반영해 결정하는 것이 은행의 주주, 감독 당국, 그리고 과세당국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하다. 대손충당금 제도가 재귀이론과 연결되는 이유는 부실기업에 지원되는 신규 여신에 대한 의사결정이 기업 여신 분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는 기업 워크아웃이나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기업에 지원되는 신규 여신에 대해 기존 여신의 경우와 동일하게 건전성을 분류하는 것이 관행이다. 즉 ‘동일 차주, 동일 건전성’의 원칙에 따라 은행은 새로 제공하는 자금에 대해서도 기존 여신에 상응하는 동일한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게 된다. 이 같은 관행 때문에 은행은 신규 자금 지원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 신규 자금 지원과 동시에 대손충당금 부담과 건전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니 은행으로서도 곤란한 처지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채권단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기존 여신이 부실화돼 예상되는 손실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신규 여신을 지원하는 이유는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킴으로써 기존 여신과 신규 여신으로부터의 예상 손실이 신규 여신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채권단이 왜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는가. 더욱이 신규 자금을 제공하기 전에 채무재조정을 통해 기존 여신의 일부 또는 전부를 주식으로 출자 전환하거나 신규 여신에 대해 우선변제권이 부여된다면 새로 제공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신규 자금 지원에 대한 논리적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이미 적립된 기존 여신에 대한 충당금에 더해 신규 여신에 대해서도 동일한 비율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는 관행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 차주, 동일 건전성’ 등 ‘보수성 원칙’만 고집하는 것은 신규 자금 지원에 대한 의사결정을 왜곡해 기업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은행들도 신규 여신을 제공하는 경우 적극적인 심사와 등급 재평가 등을 통해 상황 변화를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면 결국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은행의 장기적인 건전성 또한 악화될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불필요하게 채권단의 의사결정을 제약하거나 인식의 오류를 유발할 만한 (그래서 재귀성이 발생하는) 걸림돌이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시점이다.
  • [열린세상] 웰빙의 기초/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열린세상] 웰빙의 기초/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단골 메뉴는 사고 소식이다. 최근에는 수많은 사람을 죽거나 병들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연일 크게 다뤄지고 있다. 사고 소식이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바로 안전이다. 사고 소식을 지속적으로 또 유심히 살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몇 년 사이 사고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음을 말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나는 교통사고나 화재같이 익숙한 사고도 여전히 일어나지만 몇 해 전부터는 불특정 다수를 죽거나 병들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 대형 사고는 각자가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 원인을 정확히 알기도 어려워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한다. 대개 그것은 개인 차원의 사고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다. 그래서 원인을 조사해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능력도 책임도 개인에게 있기보다 사회, 곧 전문가에게 있다. 그런 새로운 유형의 사고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수 년 전에 시작돼 최근 커다란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된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결국은 살균제의 독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큰 위험의 뒤에 오류가 있음을 알려 준다. 오류사회가 위험사회를 낳는다고나 할까.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미세먼지 문제 또한 우리 사회가 오류사회임을 보여 준다.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미세먼지는 불특정 다수, 아니 우리 모두의 웰빙을 위협하는 무서운 현상이다. 그런데도 그것이 왜 생기는지, 그 농도는 얼마나 되는지, 언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그것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기관에서 기초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대기의 오염원에 대한 조사부터 적잖은 오류가 있다. 미세먼지가 어디서 오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운용하고 있는 미세먼지 자동측정기 108대 중 16%인 17대가 허용 오차율(10%)을 초과했고, 인천시가 운영하는 17대의 경우 절반이 넘는 9대가 허용 오차율을 넘어섰다니 미세먼지의 측정도 믿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세운 대책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는 오류사회가 됐을까. 필자는 어떤 사업을 실행하기 전에 해야 하는 조사와 계획, 설계 같은 일을 부실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럼 왜 우리는 그런 기초 연구를 소홀히 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예산 편성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예산이 실행에 집중되고 조사 및 계획에는 턱없이 적게 할당되는 것이 근본 문제다. 적은 예산은 실력 있는 전문가의 참여를 가로막고 조사와 계획의 기간을 단축시켜 결과적으로 오류를 낳는다. 건축 분야의 상황은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좋은 건축물이 되려면 대지와 프로그램 등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거쳐 계획과 설계를 잘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잘못되면 아무리 시공을 잘해도 좋은 건축물이 될 수 없다. 시공 곧 실행은 조사와 설계에 근거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축사업의 예산 중 설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 우리나라의 총공사비 대비 설계비 비율을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설계비가 총공사비의 9~15%를 차지하는데, 우리는 그것의 3분의1인 3~5% 정도다. 한국 건축가들이 덤핑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기준이 그렇게 돼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오류가 적은 조사나 설계를 기대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낮은 수준의 건축물이 지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오류사회를 면하는 길은 기초 조사와 계획, 설계같이 실행 이전에 해야 하는 연구와 준비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그런 중요한 기초 연구를 충실히 수행하게 되고 오류는 크게 줄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훨씬 안전해지고 대형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크게 감소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렇게도 바라는 웰빙의 기초다.
  •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 男들의 실패, 여자에게 돌리다…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가”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 男들의 실패, 여자에게 돌리다…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가”

    지난 17일 벌어진 강남역 살해사건과 관련으로 촉발된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한 담론을 묻기 위해 29일 서울신문이 만난 10명의 교수들은 여성 폄하 유머, 외모 평가, 악성 댓글 등 일상의 여성 혐오를 우선적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욱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돼 있는 상황을 자연스레 경험하게 되는 우리의 사회화 과정이 역설적으로 여성 혐오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딸이니까 참아야 하고, 누나는 남동생의 밥을 챙겨줘야 하고, 딸이나 여동생은 절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녀서는 안 되고, 여성 부하는 으레 직장 상사에게 술을 따르거나 행사 음식을 하는 것과 같은 성적 차별과 폭력에 우리 사회가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여성 혐오의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여성 혐오 갈등의 창구로 인터넷과 미디어를 들었다. 그는 “여성을 혐오하는 메시지들이 오랜 기간 ‘유머’로서 유통됐다”며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라 같은 노래 가사를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 가’라는 식의 유머로 둔갑시키는 등의 문화는 여성에 대한 공격과 폭력을 정당화하고 사소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허성우 성공회대 여성학과 교수는 ‘여성 혐오 발언도 표현의 자유’라는 일부 남성의 주장에 대해 “서로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이며 비난과 조롱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교육받은 여성들이 고위직에 진출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남성에 비해 취업률도 낮고 직장의 질도 높지 않다”며 “남성의 역차별론은 한두 가지 현상을 마치 전체의 것인 양 일반화하는 대표적 오류”라고 말했다. 강남역 살해 사건 자체에 대한 시각은 다양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빈부 격차에 따라 부적응 집단을 중심으로 분노와 불만이 쌓이는데 사회적 약자는 그 욕구와 분노를 직접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동네 단위의 상담 및 복지기관을 만들어 부적응자들이 상시적으로 드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역 사건과 여성 혐오가 딱 떨어지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에 참여한 것은 일상적인 여성들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과 공포를 보여주는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찰은 조현병을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이 병은 방어적인 특성이 있어 다른 정신적 상태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현병 환자가 위험하다거나 여성 혐오를 품은 사람이라는 식의 논리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대부분이 여성 혐오의 원인을 가부장적 사회에서 찾았다.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가부장적인 시대처럼 여자는 약자여야 하는데 약자가 아닌 것에 대한 분노가 있다”며 “직업도 없고 어려움을 겪는 남자들이 권력자에게 분노를 표시하기보다 힘이 없는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녀, 혹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보다 산업, 경제 발전, 경쟁, 경제적 위기에 대한 담론이 늘 먼저였다”며 “공감의 능력, 보살핌을 더 중요한 가치로 만드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윤 교수는 “일부 남성들이 실패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며 “남성 역차별론의 대표적 대상인 군필자 가산점 논란도 취직이 안 됐을 경우 본인 안에서 책임을 찾지 않고 타인에게 전가하는 현상이 빚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해자를 병리화, 악마화시켜서 예외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고 축소하려는 시도, 진단, 대책들은 기존의 차별적 성 질서를 강화할 뿐”이라며 “여성들에게 이 사건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오랫동안 존재한 일상적 비하, 차별, 폭력 등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책에 대해서 장필화 교수는 민감성 훈련과 성 인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색안경, 장갑, 모래주머니 등을 지고 노인의 상태를 겪으면서 노인을 이해하는 것처럼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의 시선을 느껴 보는 체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성차별 편견 등 의식적으로는 남녀가 많이 동등해졌는데 문제는 여권을 신장시킬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이라며 “면접을 보면 제대로 된 남자가 없다는 식의 남성 쿼터제 얘기가 많은데, 그보다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에도 고위직이 적은 상황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복궁 현판 3개에 오류...문화재청 발칵

    경복궁 현판 3개에 오류...문화재청 발칵

    조선의 대표적 법궁인 경복궁의 현판 가운데 3개는 색상과 형태가 아니라 글자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복궁 교태전 권역의 ‘보선당’과 함원전 권역의 ‘자선당’, ‘융화당’ 현판은 19세기 말에 제작된 경복궁 평면배치도인 ‘북궐도형’(北闕圖形), 조선시대 문헌 ‘궁궐지’(宮闕志), ‘일성록’(日省錄) 등과 대조했을 때 글자에 오류가 있었다. 이들 현판은 모두 199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문화재청이 지난 2006년 연세대 국학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고궁현판 학술조사 연구용역’ 보고서에 오류가 적시됐음에도 10년간 방치돼 있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교태전 남쪽 행각의 서편에 있는 보선당(輔宣堂) 현판은 본래 ‘보의당’(輔宜堂)이다. 보의는 ‘천지의 마땅함을 보상하다’는 뜻으로 주역의 ‘보상천지지의’(輔相天地之宜)에서 왔다. 또 함원전 서쪽 행각에 있는 자선당(資善堂)과 융화당(隆化堂)은 각각 자안당(資安堂)과 융화당(隆和堂)이 올바른 이름이다. 특히 자선당은 경복궁 함원전의 행각이 아니라 세자와 세자빈이 머물던 동궁 건물이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자선당은 1999년 복원돼 경복궁에는 한자가 똑같은 ‘자선당’ 현판이 두 개 존재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함원전 권역의 두 현판에 대해 “1915년 이후 출판된 자료에 나오는 명칭으로 현판을 새로 교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2006년 용역조사를 주도한 김영봉 연세대 강사는 “보의당과 보선당은 ‘의’자와 ‘선’자가 비슷해 헷갈린 듯하고, 자선당과 융화당은 잘못된 일제강점기 자료를 참고해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1995년 현판 복원 당시 북궐도형과 일성록을 확인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글자에 오류가 있는 세 현판은 문화재청이 지난해 다시 용역 형태로 진행한 ‘궁궐현판 고증조사’에서는 문제 현판으로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수행한 역사건축기술연구소는 사료와 20세기 초반에 촬영된 사진 등을 근거로 바탕색, 글자색, 형태, 단청과 장식, 게시 위치가 잘못된 현판을 가려냈으나, 세 현판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류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현판은 교체할 계획”이라며 “수리할 시점이 되면 고증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바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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