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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美 신생아실 간호사 19명, 지난 한해 모두 출산 화제

    [월드피플+] 美 신생아실 간호사 19명, 지난 한해 모두 출산 화제

    한 병원의 간호사 19명이 지난 한해 동안 모두 건강한 아기를 낳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간호사는 모두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네브래스카 주 감리교 여성병원 간호사 19명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한 흥미로운 사연을 전했다. 지난 한해 동안 각각 낳은 아기 한 명 씩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이들 간호사들은 만면의 웃음을 띤 채 서로를 바라보며 흐뭇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첫 아기를 시작으로 12월 18일까지 줄줄이 출산이 이어져 8명의 아들과 11명의 딸이 태어났다. 이들 중 첫 출산은 7명이었으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NICU 직원인 크리스티 미르미란은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대체 간호사를 찾는 것이 큰 충격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병원 측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동료 간호사인 사라 포스피실도 "많은 여성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임신 소식을 듣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1년 동안 계속 듣는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한 직장 내에서 19명이 동시에 아기를 갖는 것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임신과 육아에 대한 조언과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간호사끼리 더욱 친해져 서로를 의지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한 병원에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들을 배려하는 직장 내 분위기 덕이다. 현지 산부인과 전문의 조안나 스톤 박사는 “한 직장의 여성들이 동시 임신하는 것은 의학적인 이유가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비슷한 나이에 같은 일을 하는 여성들이 겪는 직장 내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주들이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직장 환경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아직 일부 사업장에서는 임신을 문제삼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직장 내 환경과 배려하는 문화가 임신을 하는데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임신순번제, 태움 문화까지 존재한다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부천시 주민자치회 위원 뽑습니다”

    “부천시 주민자치회 위원 뽑습니다”

    경기 부천시가 주민 주도의 실질적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2월 10일까지 동별 주민자치회 위원을 공개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주민자치회’는 각계각층의 주민으로 이뤄져 마을사업을 직접 계획하고 선정·실행하는 동 단위 주민협의체다. 만 19세 이상인 해당 동 거주자나 사업장 종사자, 기관·단체 임직원이면 누구나 주민자치회 위원이 될 수 있다. 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2월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주민자치 기본교육을 사전 이수해야 한다. 사전 교육과정은 ‘주민(마을)자치회’와 ‘지역문제해결’ 2개이며 3시간씩 총 6시간을 학습해야 한다. 위원이 되려는 시민은 신청서를 작성해 해당 동 행정복지센터 마을자치과로 방문이나 우편 신청하면 된다. 위원은 동별 위원선정위원회 심사와 추첨을 거쳐 부천시장이 위촉한다. 자세한 사항은 동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부천시 콜센터(032-320-3000)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44년 만에 첫 주민증 받은 신림동 고시원 화재 피해자

    이모(44)씨는 사십 평생 주민등록도 없이 살아왔다. 다섯 살 무렵 아버지의 유기로 미아가 된 뒤 보육시설에 입소했지만 동급생의 폭행과 괴롭힘이 심해지면서 시설을 나왔다. 이후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등 여러 곳을 전전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씨가 주민등록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도 했다. 주민등록이 없어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도 없었다. 이씨는 3년 전 주민등록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가 어려워 결국 포기했다. 서울 관악구는 신림동 고시원 화재 피해자인 무호적자 이모씨에게 주민등록을 발급해 최근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신림동 고시원 화재 당시 피해 현황을 조사하다 피해자 이씨가 호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씨와 수차례 상담을 진행하며 상황을 알고 있는 관악구 복지정책과장과 복지기획팀장이 보증인으로 나서면서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위한 보증인 문제를 해결했다. 적극적인 행정의 결과다. 구는 화재 조사 직후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기 위해 가정법원에 성·본 창설 허가부터 신청했다. 구는 이씨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해 생계비, 주거급여, 의료급여 등 경제적 지원을 하고 일자리도 연계해 줄 계획이다. 이씨는 “세상에 태어난 지는 44년이 됐지만 신분증을 발급받은 오늘이 행정상 처음 태어난 날”이라면서 “지난해 고시원 화재가 희망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롯데껌으로 시작 123층 월드타워까지… ‘창업1세대’ 시대 막내려

    롯데껌으로 시작 123층 월드타워까지… ‘창업1세대’ 시대 막내려

    19세 때 83엔 들고 일본 건너가 자수성가 1947년 껌 제조업 시작… 이듬해 롯데 설립 제과·호텔·쇼핑 앞세워 70년대 10대 재벌일제강점기 가난한 고향을 떠나 현해탄을 건너는 19세 청춘의 주머니엔 달랑 83엔뿐이었다. 그는 원래 독일의 대문호 괴테처럼 작가가 되고 싶은 문청(文靑)이었다. 그러나 식민지 출신의 배고픈 젊은이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꿈이었다. 다행히 그는 부지런하고 약속을 잘 지켰으며, 무엇보다 세상을 읽는 눈이 밝았다. 그는 이 세 가지를 밑천 삼아 맨손으로 거대한 유통제국을 세웠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국에 진출, 90개 계열사에 총 매출 95조원의 재계 서열 5위(공기업 제외)로 롯데를 키워냈다. 고인은 1921년 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 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울산농업보습학교를 나와 경남도립 종축장에서 기수보로 일하던 그는 1942년 일본행 관부연락선에 몸을 싣는다. 당시 고향 처녀(노순화)와 가정을 꾸린 상태였다. 그가 떠난 이듬해,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태어났다. 노 여사는 남편의 금의환향을 끝내 보지 못하고 1951년 29살에 요절했다.그는 먹고살기 위해 기술을 택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를 나와 1944년 군수용 커팅오일(기계를 갈고 자르는 선반용 기름) 제조공장을 차리면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 하나미쓰라는 일본인 노인이 대준 거금 5만엔이 종잣돈이었다. 1946년 5월엔 ‘히카리(광) 특수연구소’란 사업장을 열었다. 물자가 부족한 시절이라 비누와 포마드 등의 화장품은 만들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이듬해에는 친구의 권유로 껌 제조업에 손을 댄다. 풍선껌 포장 안에 놀이용 대롱을 함께 넣어 파는 발상의 전환으로 대히트를 쳤다. 껌 포장지 안에 추첨권을 넣어 당첨된 사람에게 1000만엔을 준다는 기발한 광고도 했다. 이런 성공을 발판으로 1948년 신주쿠 허허벌판에서 직원 10명의 주식회사 롯데가 출발했다. 회사명은 그가 탐독하던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왔다. 신 회장은 훗날 “롯데라는 이름은 내 일생일대 최대의 수확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며 흡족해했다.신 회장은 1952년 일본 여성 시게미쓰 하쓰코씨와 재혼한다. 하쓰코씨의 외삼촌이 1930년대 주중 일본대사를 역임했던 시게미쓰 마모루이며 덕분에 그가 일본에서 영향력 있는 사업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설도 있다. 이후 신 회장은 1970년대 하이틴 스타이자 미스 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는다. 30살이 넘는 나이 차였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과 서씨는 한동안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았다. 10남매의 장남인 신 명예회장은 사업 과정에서 동생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다.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을 제외하고는 둘째 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과 넷째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이 모두 롯데를 떠났다. 그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국내에 본격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조국에서 첫 투자가 고작 소비재 사업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훗날 그는 “당시 정부는 내게 종합제철소를 지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후지제철소(현 신일본제철)의 도움을 받아 설계도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직접 제철소(포항제철)를 짓겠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제과·호텔·쇼핑 등 삼두마차를 앞세워 외식, 중화학공업 분야로 뻗어가며 몸집을 키운 롯데는 1970년대 말 10대 재벌에 진입했다. 외환위기가 닥쳐온 1997년 이후 롯데는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재계 5위로 덩치를 불렸다. 파리 에펠탑 같은 세계 최고층 건물 건립은 ‘필생의 꿈’이었다. 그는 2017년 5월 완공된 국내 최고층 빌딩인 서울 잠실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올라 3시간 동안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숙원을 풀었다.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계열사 상장을 극도로 꺼리고 소유와 경영을 하나로 생각했던 그는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그룹을 경영해 ‘황제 경영’, ‘손가락 경영’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폐쇄적인 기업지배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를 이용해 극히 일부 지분만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면서 구두 지시로 인사나 경영상의 주요 결정을 좌지우지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기업 살리기’ 내세워 공산당 간부 파견… 中, 사기업까지 통제하나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영기업을 장악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당정이 민영기업에 공산당 조직 설치를 의무화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 수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당중앙조직부 당내통계공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당 조직이 설치된 민영기업은 158만 5000개사로 나타났다. 2017년 187만 7000개사(전체의 73.1%), 2016년 185만 5000개사(67.9%), 2015년 160만 2000개사(51.8%)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중국 당원 수는 2013년 이후 해마다 12만~156만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2018년 말 기준 9000만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대기업은 당서기로 정부 출신 인사 영입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업 내 당원 수 규모에 따라 당지부, 당총지부,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黨章·당헌법)은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3명 이상 50명 이하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를 만들 수 있고, 50명 이상 100명 이하면 당총지부,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업에도 예외가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한 곳은 대만 폭스콘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폭스콘에 설립된 당지부는 1030개, 당총지부 229개, 사업장별로 16개의 당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3만명의 당원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폭스콘의 전체 직원은 66만 7600여명이다(포천 2019년 기준). 하지만 중국에 당 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들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내에 당 조직이 설치되면 회사가 공산당의 통제권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의 나라, 즉 당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3권(입법·사법·행정)은 물론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다. 공산당의 생각에 따라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다. 홍콩 반정부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이유다. 당 조직은 기업 안으로 파고들어 회사가 당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조직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권력 체계가 기업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당 조직 활동이 기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회사 내에 또 다른 명령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외형적으로는 자유로운 모습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의 힘이 작용한다. 민영기업 대표는 당위원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민영기업은 대부분 직원들 중에서 당원을 뽑아 당위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 대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이른바 ‘관시’(關係·인맥)를 통해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 갈 ‘로비스트’가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는 2018년 말 회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를 뽑겠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공산당원으로서 최소 2년 이상 정부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는 부대 조건도 붙어 있다. 퇴직을 앞둔 유능한 공무원이 주요 영입 대상인 셈이다. 당서기는 회사 일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산당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연봉이 56만 위안(약 9400만원)에 이른다. 자동차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당서기 공채 공고를 냈다. 연봉은 24만 위안. 역시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이후 중앙정부가 사상 통제의 고삐를 죄면서 지방정부는 당 간부를 민영기업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정부는 지난해 간부 100여명을 선발해 알리바바그룹, 와하하그룹 등 100대 중점 민영기업에 ‘정부 사무대표’ 자격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대형 생수·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항저우시 정부는 정부 사무대표들이 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일체의 경영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조차 부당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장신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뻗친 손이 너무 길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쉽게 간섭을 하고, 더군다나 기업인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공산당이 대체하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영기업의 당 조직 설치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당정은 특히 당 조직 설치에 미온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주중 독일상의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압박해 당 조직을 만들어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성명을 통해 “독일 기업이 중국 공산당지부를 설립하고, 당지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기업과 불평등 논란에 관리·감독 강화 이에 시 주석이 몸소 나서 독려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에서 당 조직을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당 기층 조직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도 이를 위해 민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당중앙위원회는 ‘민영기업 개혁 발전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그동안 국유기업의 텃밭이었던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력·전신·철도·석유·천연가스 등 업종의 시장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했다. 당은 이번 ‘의견’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공평한 시장 환경에서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유리천장 문제를 해소하고 민영기업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부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민영기업을 위해 세금 부담을 더 낮추고 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인하와 영세기업 세제 혜택 및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사회보험료 요율 인하 등이 시행된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민영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액은 9644억 위안인데, 전체 감세액의 64%에 이른다”며 “세금 부담을 더 낮추면 민영기업이 경영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영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출 연장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의 합법적인 재산을 보호하고, 지방정부가 민영기업과 체결한 각종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국진민퇴’(國進民退) 논란을 의식한 듯 사회주의 경제제도를 의심하거나 민영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여론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국진민퇴는 국유기업들이 약진하고 민영기업들이 쇠퇴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내다 푼 4조 위안 규모의 엄청난 돈이 민영기업보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쏠린 것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 있는 말이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열린세상] 악취 민원, 적극적 행정으로 대응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악취 민원, 적극적 행정으로 대응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2000년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악취 문제가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악취는 일반적으로 대기오염과는 달리 원인물질이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국지적이거나 순간적으로 발생했다가 소멸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악취를 특성에 맞게 관리하고자 대기환경보전법과는 별도로 2004년 2월에 악취방지법이 환경부에 의해 제정됐다. 이어 2019년 6월에는 악취방지법을 개정해 둘 이상의 악취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악취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지역을 추가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한편 악취배출시설에 대한 기술적 진단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서울시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의 악취민원이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의 생활악취 민원은 2010년 412건에서 2012년 430건으로 증가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2016년 수행한 ‘부산지역 생활악취 관리방안 보고서’에서도 부산시가 우선 해결해야 할 생활환경 분야 1순위로 미세먼지가 꼽혔고 그다음이 생활악취 문제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체류 기간 동안 겪는 환경 문제 중 가장 불편한 것이 생활악취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정화조, 하수관거, 쓰레기집하장 등과 같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생활악취를 저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악취방지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나오는 생활악취는 악취를 측정하는 게 쉽지 않아 현황 파악이 어렵고 관리규정도 미비해 환경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 단독주택 등 주거지 주변에서 발생하는 생활악취로 인한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960년대부터 악취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환경행정 문제로 보고 1971년 악취방지법을 제정했다. 그동안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속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악취 민원 건수는 2014년 1만 4411건으로 민원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5년 2만 4587건에 비해 무려 41% 정도 감소했다. 일본의 악취방지 규제기준은 매우 정교한데 크게 부지 경계선, 기체 배출구, 배출수에 초점을 두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국토면적이 넓어 우리나라의 생활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벤치마킹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주정부나 지역정부로 하여금 관할 구역 내에 소재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악취방지 지원을 규정한 507 프로그램의 도입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규모 사업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소기업 옴부즈맨(Small Business Ombudsman), 기술적 지원을 하는 소기업 환경지원 프로그램(Small Business Environmental Assistance Program), 사업장, 일반시민, 규제기관으로 구성된 위원회 성격의 순응자문패널(Compliance Advisory Panel)로 구성돼 있는데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생활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법·제도적, 기술적 정책수단이 신중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첫째, 법적 측면에서 악취방지법에 근거해 각 지자체 특성에 맞는 생활악취에 관한 조례(안)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이 조례(안)에는 생활악취저감 기본계획의 수립 및 시행, 생활악취관리위원회 설치, 생활악취 관리지역의 지정 및 해제 등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둘째, 제도적 측면에서 현재 느슨한 생활악취배출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분산돼 관리되고 있는 생활악취,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미세먼지 등을 통합해 관리하는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악취 저감을 위해 악취 배출시설과 주거 지역 사이에 향기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열망하는 시민의 욕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적극적 행정을 펼쳐 보여야 할 것이다.
  • 고용보험 가입 작년 51만명 급증… 12년 만에 최대 증가

    고용보험 가입 작년 51만명 급증… 12년 만에 최대 증가

    취업 취약층서 가입 늘고 제조업은 감소구직급여 지급액은 작년 처음 8조 넘어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한 해 전보다 51만명 늘어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주는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여건이 개선돼 취업자가 증가한 데다 고용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확대, 초단시간 근로자 가입요건 완화, 두누루리 사업 등 정책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자평했다. 고용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67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51만명 늘었다. 연간 증가폭은 2007년(51만 4000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컸다. 가입자 수 증가율은 2018년 2.8%, 지난해 3.9%를 기록했다. 1~11월 상용·임시 등 취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자 비율은 71.9%로, 10명 중 7명은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여성, 50세 이상, 서비스업, 30인 미만 사업장 등 취업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성 가입자 수는 한 해 전보다 31만 2000명 늘었으며, 50세 이상 가입자는 38만 6000명 증가했다. 또 10인 미만 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 3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의 효과로 30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늘면서 한 해 전보다 25만 9000명 증가해 300인 이상(22만명) 사업장보다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보건복지·숙박음식·도소매 등 서비스업 가입자 수가 49만 3000명 대폭 늘었다. 문제는 제조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선박, 반도체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중에서도 조선업(5000명 증가)과 반도체(3000명) 고용보험 가입자는 소폭 늘었지만, 자동차(-1만명), 기계장비(-5000명) 사업장의 가입자는 줄었다. 제조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감소한 데 대해 고용부는 “지난해 1월 일부 사업장 산업 분류 변화에 따른 감소 영향이 지속됐다”며 “제조업에서 전문과학기술로 바뀐 가입자가 3400명”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의 영향으로 2013년 3조 6220억원이었던 구직급여 지급액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8조 91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6조 4549억원보다 1조 6364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2018년 28.5%, 2019년 25.4%로 2년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설립취지 훼손 경사노위 참여 못 해…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

    “설립취지 훼손 경사노위 참여 못 해… 사회적 대화기구 제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제1노총’으로 거듭났다(2018년 정부자료 기준). 1946년 설립 이래 부동의 1위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치고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노동단체로 등극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민주노총이 명실상부한 제1노총이 된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문성현 위원장과 경사노위 참여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손경식 회장은 지난 8일 한목소리로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명환(55)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협의기구임에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지금의 경사노위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경사노위에 불참하는 이유는. “지난해 2월 경사노위는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하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결국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을 관철시켰다는 점에서 경사노위는 협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경사노위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청년·비정규직 등 계층별 대표들이 배제된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두 가지가 경사노위의 협의 정신을 크게 훼손했다고 본다.” -다음달 17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물을 것인지. “안건을 대의원대회 때 상정하기는 어렵다. 지금의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것을 놓고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논쟁이 많았다. 설립 취지 자체가 훼손됐고 사회적 약자를 배제한 경사노위에 참여할지를 놓고 에너지를 소모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사노위 틀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정부와 교섭, 협의,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제안했다. -경사노위 외 새로운 대화 모델이 있나. “노동시장의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노사정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사정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토론회를 열거나 그것을 발전시킨 대화기구가 있다면 저희는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할 것이다. 또 사업장별로 노사 간 교섭, 산업별로는 산별노조와 그 산업을 대표하는 사용자 단체 간 교섭이 이뤄진다. 새로운 대화기구뿐만 아니라 기존의 교섭 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문제 해결 방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노총과도 당연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에서 정부와 노정 협의를 하고 있는 민주노총 입장에서 행정부 전체를 총괄하는 국무총리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물론 대화할 때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정 후보자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얘기한다면 그것은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말하면 된다. 정 후보자가 나중에 총리로 임명돼 민주노총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면 참여하겠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2월 제9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에 위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3년)는 올해까지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을 한국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정책과 잘못한 정책을 꼽는다면.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는 등 ‘노동’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 정부 들어 2009년 정리해고된 쌍용자동차 노동자 중 일부가 약 10년 만인 2018년과 지난해 복직하고, 2006년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들이 투쟁 12년 만인 2018년 복직한 일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고도 저임금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590원). 그리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고 지금도 법외노조 상태다. 이 정부가 집권 초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하면 됐는데···.”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가 병행돼야 한다. 하나는 고용 안정, 또 하나는 처우 개선이다. 그런데 지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공기관의 직접고용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자회사의 직접고용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표만 중시하는 성과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자회사로 가는 순간 노동자들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균씨 사망 사고에서도 드러났지만 발전소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은 협력업체(외주업체) 노동자들이었다.” -올해는 전태일 열사 50주기이면서 민주노총 출범 25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노총의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듯이 노동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겠다.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 노동시장에서의 차별 철폐, 불평등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법·제도 개정과 인식 개선, 현장에서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오는 21일 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한국노총과의 규모 경쟁은 무의미하다. 단, 선의의 경쟁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현재(2017년 기준) 10.7%인데, 20%대, 30%대가 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양대 노총이 힘을 합해야 한다. 그리고 어떨 때는 한국노총과 긴장 관계에 있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양대 노총이 한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한 과제들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역사가 있다. 한국노총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남은 개혁 과제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생각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명환 위원장은 1991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기관차 검수원으로 입사한 이후 줄곧 노동운동을 해 왔다. 1994년 6월 23~29일 전국기관차협의회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2003년 신규채용 방식으로 9년 만에 복직했다. 2006년 전국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2013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차례로 지냈다. 위원장 시절 수서발 고속철도(KTX) 민영화에 반대하며 2013년 12월 9~31일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2014년 해고됐다. 기소까지 됐지만 2017년 2월 3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017년 12월 제9대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고, 코레일과 철도노조 합의로 지난해 5월 다시 복직했다.
  •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유대인 학살 때 썼던 맹독성 물질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사망 마스크 착용 등 보호장비 없이 작업 비치된 마스크도 기준미달 있으나 마나 유해·위험직업 취업제한 등 관리 절실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사상 처음으로 800명대로 낮아졌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에 노출돼 사망한 23세 청년의 사고도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23)씨는 2018년 5월 28일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는 그날 대체인력으로 처음 도금 공정에 투입됐다. 그는 도금 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 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응급실로 실려 온 A씨는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기도삽관과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기준치인 0.1㎎/ℓ의 ‘146배’에 달했다.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산가리) 등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조차도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된 마스크도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 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는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배기시설 없는 3.3㎡ 방에서 약품 반출입사 3주차 20대 청년에 맹독물질 맡겨공장 비치된 마스크조차 여과기능 없어전기도금업체 절반 10인 미만 영세기업독성물질 실시간 측정 등 관리강화 필요2018년 5월 28일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일하던 23세 청년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가 병원으로 실려온 그날은 그가 처음으로 도금공정에 투입된 날이었다. 마침 도금 작업 근로자가 자리를 비워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 그는 도금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 응급실로 실려온 A씨는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기도 삽관을 시행했지만,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배치 첫날…독성물질, 기준치 146배 검출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사가리) 등 시안화합물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가 바로 시안화수소다. A씨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인 0.1㎎/ℓ의 ‘146배’였다. 그는 최종적으로 ‘뇌기능 부전’ 진단을 받았고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2018년 A씨 죽음을 조명한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최근 전문가 분석 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는데, 그의 죽음은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과 길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죽음은 각종 부조리가 복합된 결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물 퍼내듯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 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가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있었지만…시안화수소 여과기능 없어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돼 있는 마스크마저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판단됐다. 규정 미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시안화수소는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다. 고용노동부 고시의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에 따르면 최고노출기준은 ‘근로자가 1일 작업시간 동안 잠시라도 노출돼서는 안 되는 기준’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작업환경측정 및 지정측정기관 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서는 ‘노출 기준 고시에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대상 물질을 측정하는 경우에는 최고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동안 측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연구팀은 “이 규정에서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매우 모호하다”며 “그래서 현장에서는 보통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물질은 15분 동안 측정하는데, 대상물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로 피해자가 5분 만에 쓰러졌고, 15분에 맞춰 측정하면 농도가 낮게 측정돼 위험성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고노출기준, 단시간 노출에 대한 다양한 측정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성독성물질, 실시간 농도 측정 필요” 아울러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 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이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AI·로봇 시대, 5년 뒤 사회보험 가입자 45만명 감소”

    4차 산업혁명으로 사람이 해오던 일을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신하게 되면 일자리가 줄면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자가 2025년에 45만명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회보험 미가입 인구가 늘면 사회보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가가 세금을 부담해야 할 몫이 커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현재 정규직 전일제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사회보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임금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 변화 전망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도 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85.0%인 반면 비정규직은 36.5%이며 비정규직 중에서도 시간제 가입률은 17.1%로 매우 낮다. 근로자를 상시 고용하는 사업장을 기준으로 사회보험을 설계하고 확대해온 탓이다. 제도적으로는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은 사회보험 의무가입 대상이나, 실제로 임금 근로자와 임시·일용 근로자는 가입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 형태가 바뀌면 정규직 임금소득자 중심으로 설계한 현행 사회보험 가입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기술혁신과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일자리 대체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2025년 전체 일자리 대체위험률은 70.6%로 추정됐으며 특히 단순노무직은 90.1%가 대체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행 사회보험 가입 체계에서 일자리 변동은 가입률과 직결된다. 이 가운데 5%만 실제로 실현된다고 가정하면 임금근로자 중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5년에 44만명, 건강보험 가입자는 47만 5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기술혁신과 일자리 변동으로 인한 사회보험 미가입자를 장기간 방치하면 결국 국가가 이들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현행 사회보장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글로벌 디지털 기업 조세 회피… 국제적 추세 맞춰 적극 과세해야

    글로벌 디지털 기업 조세 회피… 국제적 추세 맞춰 적극 과세해야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음악, 영화, 책 등 각종 콘텐츠를 이용할 때 유형의 물건을 구매하거나 극장 등 특정한 시설을 이용하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파일 형태로 다운받거나 스트리밍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유튜브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배분하는 수익은 광고를 통해 확보한 수입에 기반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미국에 서버를 설치한 업체들이 우리나라 이용자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익에 대한 세금은 어떤 국가가 얼마만큼 징수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아직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물품과 서비스가 소비되는 국가는 해당 물품과 서비스를 판매한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돼 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유통이 보편화되면서 이러한 관행은 더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 국가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정받아 오던 과세권 행사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치고 있으며, 조세 주권은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받고 있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조세제도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국경 넘나드는 기업 실제 과세 영역 제한적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의 확산에 따라 특정한 국가에 사업장이 없는 기업의 서비스라 하더라도 이용자들은 국경을 넘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가로서는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에 대해 과세할 수 없게 됐다. 설령 이들 기업의 지사나 사무소 등 소규모 사업장이 있는 경우에도 이는 제조업의 생산 및 판매시설과는 다르기 때문에 실제 과세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다. 과세 영역이 모호해짐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타 산업의 기업들에 비해 높은 매출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효세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기준으로 할 때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납부한 세금의 경우 전통적 기업은 23.2%의 실효세율을 기록한 반면 디지털 기업은 9.5%에 머물렀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단순히 과세 체제의 회색지대를 통한 초과이익을 거둘 뿐만 아니라 기존 조세 체계의 허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조세를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은 이들 기업이 국가별 세율과 조세제도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특정 국가로 이전하고 적은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OECD 추정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절세하는 규모는 연간 1000억~2400억 달러(약 120조~290조원)로 추정된다. 일부 유럽 국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이들 기업에 협조하고 있기도 하다. 아일랜드는 애플에 대해 1%, 심지어 0.005% 수준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도 했다. 룩셈부르크도 아마존에 수익의 75%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혜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법인세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아일랜드로 이전시켜 국외원천소득을 해외에 유보함으로써 거주지과세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 높은 세율을 회피하거나, 아예 수익을 조세피난처로 이전시켜 원천지 과세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국가들을 대상으로 과징금을 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행위를 차단하고자 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다.●주요국의 디지털 과세 노력과 갈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2010년을 전후해 유럽 각국 정부는 미국계 디지털 기업들이 불공정하게 많은 과세 혜택을 받아 왔던 것으로 간주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과세 방안을 강구해 왔다. EU는 2018년 3월부터 12월에 걸쳐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서비스세 부과 및 법인세 개혁 등의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등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체적인 과세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2010년 온라인 광고세, 일명 ‘구글세’ 도입 추진을 시작으로 2016년 구글 파리지사에 대한 압수수색 및 세무조사를 하면서 과세 압박을 높여 갔다. 2019년 7월 11일 프랑스 상원은 연간 매출액 7억 5000만 유로(약 9570억원) 이상으로 프랑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2500만 유로(약 319억원) 이상인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디지털서비스세법을 통과시켰다. 2019년 1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이 법률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및 타기팅 광고의 두 가지 서비스 유형에 대해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은 2018년 10월 디지털서비스세 도입 방안을 발표한 이후 2019년 7월 구체적인 과세안을 발표했다. 검색 엔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온라인 마켓을 대상으로 하되 온라인을 통한 실제 상품 판매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하며, 과세 대상 사업 모델에서 전 세계 매출이 5억 파운드(약 7500억원)를 초과하는 기업이 영국 내에서 25백만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킬 경우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15년 4월 우회이익세를 도입해 연매출 1000만 파운드(약 2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본사나 다른 국가에 위치한 지사로 송금한 소득에 대해 2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방침에 대해 미국은 미국 기업에 부당한 차별을 가하거나 부담을 주는 조치라고 간주하고 미국의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해당 과세 방안에 대한 불공정 여부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2월 2일 프랑스산 수입품 63종에 대해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과세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립은 격화되고 있다.●디지털 과세를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 개별 국가 차원의 접근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따라 OECD와 주요 20개국(G20) 등은 2017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이들 기업에 대한 국제적 과세 기반 구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3월 G20은 OECD에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을 2018년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018년 EU 집행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 방안을 별도로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특히 디지털 기업의 설비를 이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같은 입장은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로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디지털 통상과 관련한 사항을 포함하면서 구체화됐다. 미국 역시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2019년 7월 18일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 방안에 대한 합의를 2020년까지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는 ①디지털 경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가 간 과세권(이익)의 배분 기준을 도출해 소비지국 과세권을 강화하며, ②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세율을 정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OECD는 2019년 10월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에 대한 과세는 현지 매출액 비중에 근거해 해당 이익에 대해 개별 국가가 과세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OECD는 글로벌 기업의 이익에서 거둔 세수를 2단계의 절차를 거쳐 각국에 배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단계로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이익을 산정하고, 2단계로 각국의 매출액 비중을 고려해 과세권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매출의 50%를 미국에서, 50%를 한국에서 올린 기업의 경우 미국과 한국이 각각 50%에 대해 과세권을 행사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모델들이 경합하고 있어 최종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불분명한 측면이 많다. 국제사회의 이러한 변화에 따라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세금 납부에 대해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니온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의 일본 법인은 2018년 159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2014년 116억원을 납부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4년 사이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종전에는 일본 법인의 수익을 미국 본사 수익으로 잡아 납세액을 줄였는데 일본 인터넷 사업의 계약 주체를 일본 법인으로 변경하면서 일부러 세금 증가를 감내했다. 구글은 2019년 4월부터 광고사업 계약 주체를 구글 싱가포르 법인에서 일본 법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에 납부할 세금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돼 왔지만,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물리적 시설이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는 도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 등 외국계 디지털 기업들이 네이버 등 국내 기업보다 훨씬 적은 세금 부담을 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디지털 기업인 구글의 경우 2017년 4조 97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우리나라에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는 2018년 12월 부가가치세법을 개정하면서 디지털 기업의 소비자 대상 매출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세 부담을 증가시켰지만, 이들 기업의 매출 및 수익을 감안했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정부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국내 기업에 대한 중복 과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업에 대한 조세권 강화는 조세주권 회복, 제조업 등 타 분야와의 조세 형평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맞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국내 관련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미국 및 EU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OECD 논의에 대해서도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경제로 언급되는 경제, 산업의 변화는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오던 각종 제도 및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의 변화가 기술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적응이라고 한다면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 논의는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대응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특정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 위주로 진행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난 100여년간 유지돼 온 국제 조세 원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국제적 논의에 발맞춰 가겠다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시나리오별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수준을 검토하고, 보다 유리한 구조로 이끌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삼성 반도체공장 31일 ‘1분 정전’ 피해 얼마나…또 500억원?

    삼성 반도체공장 31일 ‘1분 정전’ 피해 얼마나…또 500억원?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화성 사업장에서 1분여간 정전이 발생해 수십억원 대의 피해가 예상된다. 피해 규모 추정에도 2~3일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 오후 1시30분 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인 화성 사업장에 정전이 발생해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동이 1분여간 중단됐다. 이번 정전은 화성 변전소 송전 케이블이 터지면서 발생했으며 이 사고로 인근 동탄신도시 일대에서도 한때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다. 반도체 생산 공정은 일반적으로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된다. 웨이퍼 투입부터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의 제조 특성상 한 부분이 멈추면 연쇄적으로 다른 공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노 단위의 반도체 공정이 멈춰 수율이나 생산량이 떨어지면 다시 원래의 최적화된 공정상태로 회복하는데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전이 1분여 정도밖에 지속하지 않았음에도 피해 추정에만 2~3일 정도가 소요되고 웨이퍼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고 불량을 파악하는데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측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이같은 특수성 때문에 정전에 대비한 ‘비상 전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정전과 같은 대규모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곧바로 대체 전력을 완벽하게 공급하지는 못해 피해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정전이 되면 근무 인원의 안전 확보와 주요 장비들에 비상 전력이 먼저 공급되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앞서 지난해 3월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서도 내부 변전소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28분간 이어져 약 500억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화성 사업장의 정전 피해 규모는 평택 사업장 경우보다는 적은 수십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 사업장은 평택사업장보다 먼저 지어진 생산라인이라 전력 시스템 등 안전장치가 더 잘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복구 작업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0대 노동자 절반 이상 “고객 갑질에 나 홀로 끙끙”

    10대 노동자 절반 이상 “고객 갑질에 나 홀로 끙끙”

    편의점, 카페, 식당 등에서 일하는 10대 청소년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감정노동을 못 한다는 이유로 혼나거나 해고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노동이란 업무 과정에서 노동자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통제하고 고객에게 맞추는 것이 강요되는 노동의 형태를 말한다. 청소년 노동조합인 청소년유니온은 26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서 ‘청소년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서울신문 12월 26일자 10면> 조사는 15~18세 청소년 노동자 2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정노동을 못 한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자(복수응답) 절반(58.3%·147명) 이상이 관리자, 상급자 등에게 ‘혼났다’고 응답했다. ‘해고’(3.2%·8명)와 ‘폭언,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2.4%·6명)을 당한 일도 있었다. 이런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52.8%(133명)였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청소년 노동자 대부분이 고객들의 폭언 등을 겪어도 혼자 참는 것 말고는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사업장의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청소년 노동자들이 폭언, 폭행, 성희롱 등을 당해도 사업주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배경으로 배달앱을 통한 고객 평점 제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기원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개인 사업자일수록 배달앱을 통해 매겨진 평점이 매출과 직결되다 보니 ‘진상’ 손님들의 과도한 요구를 제대로 막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민영기업 장악 위해 총력전 펴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민영기업 장악 위해 총력전 펴는 중국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영기업을 장악하기 위해 두 팔을 걷었다. 당정이 민영기업에 공산당조직 설치를 의무화한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독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 수는 뒷걸음질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공산당당내통계공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당조직이 설치된 민영기업은 158만 5000개사로 나타났다. 2017년 187만 7000개사(전체 73.1%), 2016년 185만 5000개사(67.9%), 160만 2000개사(51.8%)로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반면 중국 당원수는 2013년 이후 해마다 12만~156만 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덕분에 지난해 말 9000만 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중국 공산당은 2015년부터 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업내 당원수 규모에 따라 당지부(黨支部), 당총지(黨總支)부, 당위원회(黨委員會)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장(黨章·당헌법)은 ‘당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당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3명이상 50명 이하의 당원이 모이면 당지부를 만들 수 있고, 50명 이상 100명 이하면 당총지부, 100명 이상이면 당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도 예외가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한 곳은 대만 폭스콘(Foxconn)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폭스콘에 설립된 당지부는 1030개, 당총지부 229개, 사업장별로 16개의 당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3만 명의 당원이 적극 활동하고 있다. 폭스콘의 전체 직원은 66만 7600여 명이다(포춘 2019년 기준). 하지만 중국에 당조직을 설치하는 민영기업들의 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사내에 당조직이 설치되면 회사가 공산당의 통제권으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국가 체제’의 나라, 즉 당이 국가의 모든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3권(입법·사법·행정)은 물론 언론까지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공산당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이다. 홍콩 반정부 시위 소식이 중국 본토에서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이유다. 당조직은 기업 안으로 파고들어 회사가 당 노선을 잘 따르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 조직과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권력체계가 기업 안에 존재한다는 얘기다. 물론 모든 당조직 활동이 기업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회사 내에 또 다른 명령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는 부담이다. 겉으로는 자유로운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당의 힘이 작용한다. 민영기업 대표는 당위원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대부분 민영기업은 직원들 중에서 당원을 뽑아 당위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민영 대기업들은 외부에서 영입한다. 이른바 ‘관시’(關係·인맥)를 통해 당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갈 ‘로비스트’가 필요한 까닭이다.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는 지난해 말 회사 ‘당위원회 서기’(당서기)를 뽑겠다는 구인 공고를 냈다. ‘공산당원으로서 최소 2년 이상 정부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대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자격요건으로 내걸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는 부대 조건도 붙어 있다. 퇴직을 앞둔 유능한 공무원이 주요 영입 대상인 셈이다. 당서기는 회사 일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산당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연봉 56만 위안(약 9300만원)에 이른다. 자동차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조건의 당서기 공채 공고를 냈다. 연봉은 24만 위안, 역시 적은 수준은 아니다. 이에 힘입어 지방정부는 당간부를 민영기업에 내려보낼 계획이다. 저장(浙江)성의 성도인 항저우(杭州)시 정부는 지난 9월 간부 100여명을 선발해 알리바바그룹, 와하하그룹 등 100대 중점 민영기업에 ‘정부 사무대표’ 자격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과 대형 생수·음료 업체 와하하그룹의 본사는 항저우에 있다. 항저우시 정부는 ‘정부 사무대표’들이 기업의 각종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업무에 집중할 것이며 일체의 경영 간섭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조차 부당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장신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뻗친 손이 너무 길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며 “기업의 경영에 쉽게 간섭을 하고, 더군다나 기업인이 기업을 관리하는 것을 대체하는 등의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영기업의 당조직 설치의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당정은 당조직 설치에 미온적인 외국인 투자기업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중 독일상의가 외국인 투자기업을 압박해 당조직을 만들어 경영에 간여한다면 독일 기업들이 집단으로 중국을 떠날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미카엘 클라우스 주중 독일대사는 성명을 통해 “독일기업이 중국 공산당지부를 설립하고, 당지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시 주석이 친히 나섰다. 그는 지난달 ‘중국판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에서 당조직을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 당 기층 조직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도 이를 위해 민영기업에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22일 ‘민영기업 개혁 발전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그동안 국유기업의 텃밭이었던 인프라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력·전신·철도·석유·천연가스 등 업종의 시장 경쟁 체제를 강화하고 민영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했다. 당정은 이번 ‘의견’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이 되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공평한 시장 환경에서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유리천장 문제를 해소하고 민영기업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민영기업을 위해 세금 부담을 더 낮추고 금융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 인하와 영세기업 세제 혜택 및 연구개발(R&D) 비용 공제 확대, 사회보험료 요율 인하 등이 시행된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민영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감세액은 9644억 위안인데, 전체 감세액의 64%에 이른다”며 “세금 부담을 더 낮추면 민영기업이 경영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영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출 연장 심사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의 합법적인 재산을 보호하고, 지방정부가 민영기업과 체결한 각종 계약을 멋대로 파기하지 못하도록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국진민퇴’ 논란를 의식한 듯 사회주의 경제제도를 의심하거나 민영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여론은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국진민퇴(國進民退)는 국유기업들이 약진하고 민영기업들이 쇠퇴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내다 푼 4조 위안 규모의 엄청난 돈이 민영기업보다 대부분 생산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쏠린 것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 있는 말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너 표정 안 좋다? 내일부터 해고야!”…멍드는 10대들

    “너 표정 안 좋다? 내일부터 해고야!”…멍드는 10대들

    김미선(18·가명)양은 키즈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부모들로부터 “애들 기저귀 좀 갈아달라”거나 “애가 토했는데 얼른 치워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 어떤 부모는 아이가 키즈카페에서 놀다가 다쳤는데 김양에게 관리 책임을 물으며 병원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양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마다 사장은 “너 표정 왜 이렇게 안 좋냐”면서 “너 계속 그렇게 하면 시급을 깎겠다”, “그렇게 할거면 내일부터 나오지마”라고 폭언을 했다. 편의점, 카페, 식당 등에서 일하는 10대 청소년 노동자 10명 중 절반 이상이 감정노동을 못한다는 이유로 혼나거나 해고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노동이란 고객 응대 시 감정을 절제하고 실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하도록 요구되는 노동을 말한다. 청년유니온의 지부인 청소년유니온은 26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서 ‘청소년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5~18세 청소년 노동자 2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정노동을 못한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관리자, 상급자 등에게 ‘혼났다’고 응답한 비율이 58.3%(147명)로 가장 높았다. ‘해고’(3.2%·8명)와 ‘폭언,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2.4%·6명)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또 청소년 응답자의 30.2%(76명)는 일터에 문제 상황 대처를 위한 고객 응대 매뉴얼이 마련돼 있거나 피해 예방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당하기 어려운 고객 응대를 지속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34.5%(87명)는 그럴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런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2.8%(133명)였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청소년 노동자 대부분이 고객들의 폭언 등을 겪어도 혼자 참는 것 말고는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사업장의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청소년 노동자들이 폭언, 폭행, 성희롱 등을 당해도 사업주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배경으로 배달앱을 통한 고객 평점 제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기원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개인 사업자일수록 배달앱을 통해 매겨진 평점이 매출과 직결되다 보니 ‘진상’ 손님들의 과도한 요구를 제대로 막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이런 시스템 속에서 노동자 보호 방안이 마련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유니온은 청소년 감정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장의 노동자 보호 조치 강화 ▲불합리한 고객 평점 제도 폐지 ▲청소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감정노동 교육 실시 등을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노총 추월 민주노총 빠진 경사노위 대표성 논란 정부위원회 위원 수 배분 변화 불가피 양대 노총 세 확대 경쟁 치열해질 듯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제1노총이 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946년 설립 72년 만에 최대 노총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 8000명으로 한국노총(93만 3000명)보다 3만 5000명이 많다. 전체 조합원의 41.5%가 민주노총 소속이고, 한국노총 소속은 40.0%다. 각각 법외노조라는 이유와 노조설립증이 교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화물연대 등 특수고용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민주노총 규모는 사실상 100만명을 넘어선다.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16년까지만 해도 70만명 미만이었지만 2017년 71만 1000명으로 뛴 데 이어 1년 만에 36.1% 급증했다. 법외 노조로 있던 9만 6000명 규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작년 3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면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조로 인정된 게 민주노총 조합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넥슨이나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분야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영향도 컸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특히 비정규직들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대거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민주노총의 제1노총 등극은 노정 대화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노사정 대화기구인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대표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복귀를 거부해 빠져 있다. 민주노총 없이 경사노위에서 내리는 결정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 수 있다.당장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제1노총이 된 민주노총과 양극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사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 마련, 현안 해결을 위한 노정협의 등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 ‘새판 짜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이 돼 사회적 책임이 커졌으니 내년에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했으면 한다”면서도 “장외에서도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가 참여하는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노총 측은 “제2노총이라는 이유로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민주노총이 적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숫자 조정 등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현재 고용부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5명이, 보건복지부 재정운영위원회에는 민주노총 2명, 한국노총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노동계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 수는 지난해 기준 233만 1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24만 3000명 늘었다. 노조 조직률은 11.8%로 2017년보다 1.1% 포인트 증가했으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노동계 관계자는 “2017년 대규모 촛불시위 이후 과로사회,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맞물리면서 신규 노조 가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조직률이 공공부문(68.4%)과 대기업(50.6%) 위주로 높고, 민간부문(9.7%)과 100~299인 사업장(10.8%)은 낮은 불균형 문제는 여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불붙은 ‘디지털 세금’ 논의… 구글세 받으려다 삼성세 낼 판

    불붙은 ‘디지털 세금’ 논의… 구글세 받으려다 삼성세 낼 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에도 ‘디지털세’(일명 구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애초 유럽에서 미국 IT 공룡인 구글,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디지털세 논의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애꿎은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디지털세 논의는 한국에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세수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반대 논의를 개진해 협상에서 최대한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OECD가 내년 6월쯤 디지털세 기본 원칙에 합의하고 내년 말에 최종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세제실에 서기관급 팀장으로 구성된 디지털세 대응팀을 신설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시간이 많아야 1년밖에 없다는 의미다. 디지털세 논의는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정작 사업을 하는 해당 국가에 과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유럽연합(EU)의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현 국제 과세제도 아래서 법인세는 기업의 고정사업장이 있는 경우와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에서만 과세할 수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대부분 자신의 서버가 있는 국가에 법인세를 낸다. 한국을 예로 들어도 구글을 포함해 글로벌 IT 기업들은 한국에 자회사 법인을 설립했지만 구글코리아가 납부한 법인세는 2017년 기준 200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액이 국내 소득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등으로 올린 수익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구글의 국내 서비스는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는 구글이 지난해 국내에서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5조 5869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법인세로 3979억원을 납부한 네이버로서는 세금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3월 글로벌 IT 기업이 EU 내에서 거둔 매출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등이 반대해 무산됐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이에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글로벌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국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방안을 시행 중이고, 영국은 내년 4월부터 세율 2%를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디지털세 납부 대상에 제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상이 복잡해졌다. OECD는 지난 10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디지털세의 두 가지 큰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 소재지 국가의 과세권을 강화하는 ‘통합 접근법’과 ‘글로벌 최저한세’다. 통합접근법은 IT 기업뿐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국적 제조업체들도 디지털세 적용 대상으로 본다. 기존 논의대로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자 미국 정부가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까지 과세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요구해 반영된 것이다. 제조업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마켓 등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가치를 창출하니 디지털 사업에서 IT 기업들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과세 대상이 된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식경제연구부장은 “OECD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합접근법은 세계 각국의 소비자로부터 얻은 이익에서 발생한 세금을 모회사가 있는 국가만 갖지 말고 매출이 발생한 지역의 국가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큰 틀에서 기업의 이익을 마케팅, 연구개발(R&D), 영업 활동 등 유형자산을 통해 번 통상이익과 무형자산을 통해 발생한 초과이익으로 나누고, 초과이익 일부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자국의 법인세율에 따라 과세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초과이익의 10%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과세권을 갖기로 합의한 경우를 보자. 국내 A기업이 초과이익 10조원을 올렸다면 10%인 1조원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 A기업이 10개 국가에서 동일한 매출이 나왔다면 10개 국가가 각자 1조원의 10분의1인 1000억원에 대해 과세권을 갖는다. 법인세율이 많은 국가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면 A기업 입장에서는 한국에만 세금을 낼 때보다 총 부담세액이 늘어난다. 우리 정부도 A기업에서 거두던 세금 일부를 다른 나라에 배분하기 때문에 세수가 줄어든다. 반대로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올린 매출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과세권을 갖게 돼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수 증감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아직 초과이익의 몇 %를 어떻게 과세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작고 수출 위주 산업을 갖춘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이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 되면 법인세수가 줄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우려했다. 통합접근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조세 회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세금을 납부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율 낮은 국가에서 더 많이 소득을 낸 것처럼 꾸며 법인세를 덜 내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제조업은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고려해 내년에 예정된 국제 합의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OECD가 내년 1월 말 기본 골격을 내놓을 것처럼 하지만 글로벌 영업이익률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첨예해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합의에 이른다고 해도 실제 시행까지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수출품 24억 달러(약 2조 8000억원)어치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의 독자적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그만큼 자국 기업의 손해를 막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OECD는 지난달 21~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각국 기업인과 전문가 등이 참석한 디지털세 공청회를 가졌다. 이 공청회에서 미국이 논의의 주도권을 쥐면서 유럽 측은 제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에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U도 디지털세 논의를 진척시키려면 미국에 일정 부분 양보가 불가피한 탓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성수 변호사(법무법인 양재)는 “디지털세에 제조업을 넣으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전반적으로 발표자들이 미국의 제안을 옹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우리 기업과 정부는 별 존재감도 없고 관심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OECD 방식을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매년 초과 소득을 계산하고 이를 분배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회계법인이 1년 내내 회사에서 자료를 받아 소득을 계산하고 배분하는 데 매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이 나름 합리적 방법으로 소득을 분배하려고 해도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 논리가 강하게 적용돼 강대국으로 더 많은 소득이 재배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는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반대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앞으로 발생할 조세 분쟁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별도의 디지털세를 부과하면 내국법인에 한해 중복과세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세 부과는 디지털서비스 가격 인상을 초래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제 동향을 파악하면서 국내 세수 손실을 막기 위한 조세시스템 개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직장서 사장이 괴롭히는데, 사장한테 신고하라구요?”

    “직장서 사장이 괴롭히는데, 사장한테 신고하라구요?”

    ‘고용부에 신고, 필요조치 하게’ 법 바꿔야 처벌 도입·5인 미만 사업장 적용도 필요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사장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 휴가를 요구하는 A씨에게 사장은 불같이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화분을 발로 차서 깨뜨렸다. 충격을 받은 A씨는 고용청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상의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대표자가 가해자면 실효가 없을 것 같다’였다. A씨는 “잠을 잘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반년이 돼 가지만 제도에 허점이 많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씨처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사장이면 퇴사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2일 “가해자가 사용자나 사용자의 특수관계인이라면 피해자가 직접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고용부가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괴롭힘 신고를 받는 사람을 ‘사용자’로 규정했다. 신고를 접수한 사용자는 이 법에 따라 지체 없이 조사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징계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내에서 자율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라는 게 법의 취지다. 문제는 사용자, 즉 사장이 괴롭힘 가해자인 경우다. 신고를 받는 사람도, 조치를 취해야 할 사람도 사용자이다 보니 사용자가 가해자이면 현실적으로 신고도 해결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현행법에는 가해자 제재 조항이 없어 회사 대표를 징계할 수도 없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최소한 가해자가 대표자인 경우에 대한 처벌 조항이라도 우선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에는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근로자가 직접 고용부 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104조)이 있으나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이 조항에 따라 근로자는 사업주의 괴롭힘을 고용부에 신고할 수 있지만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에 근로자가 사업장의 법 위반 사실을 직접 고용부에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적시돼야만 고용부가 나서 조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용자에 의한 직장 괴롭힘은 주로 영세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정작 이 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아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한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회사에서 가해자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을 때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완장치도 필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직장 내 성희롱에 맞서 이겼지만… ‘투명인간’ 된 그녀

    직장 내 성희롱에 맞서 이겼지만… ‘투명인간’ 된 그녀

    동료들 불리한 진술 씻을 수 없는 상처 72% 퇴사… 문제 제기 한 달 안에 관둬 “사측 전보 등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회사와 싸우면서 제가 설 곳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곳으로 배치해 주세요.” 대표적인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인 ‘남도학숙 사건’의 피해자 A씨는 내년 1월 복직을 앞두고 최근 광주시의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에 진학한 지방 학생을 위한 향토기숙사인 남도학숙은 전남도와 광주시가 함께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A씨는 2차 피해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며 시도 산하 다른 기관으로 근무지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2014년 4월 남도학숙에 입사한 A씨는 직속 상사로부터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 참다못한 A씨는 이듬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고 성희롱 피해를 인정받았다. 상처뿐인 승리였다. 사측은 A씨를 독방에서 혼자 일하게 했고 동료들은 그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A씨는 끈질기게 싸웠다. 주위의 손가락질에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성폭력 피해자가 떳떳하게 직장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5년에 걸친 사측과의 법정 다툼은 A씨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특히 20여 명의 사무실 동료 중 10여 명이 재판에서 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일부 동료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모욕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성희롱 가해자는 이미 정년퇴직을 해 회사에 없지만 A씨는 여전히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낀다.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A씨와 같은 고통을 마주한다. 가해자는 직장에 남고 피해자가 일터를 떠나는 불합리한 관행이 여전하다. 서울여성노동자회가 2016년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10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7%는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 등 불이익을 받았다. 피해자의 72%가 퇴사했고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가 문제 제기 이후 한 달 안에 직장을 관뒀다. 전문가들은 사측이 성폭력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직장 내 성희롱 고발 이후 부당 해고를 당한 피해자가 낸 진정에 대해 “(해당 기업은) 피해자가 적대적 근무환경에 처하지 않도록 전보 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 사업장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확실한 인사 조치로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학숙 관계자는 “(A씨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인사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요구”라면서 “해당 사안과 관계가 있는 직원들이 많이 퇴직했고 A씨가 복직한다면 동료들이 더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광주시의회는 A씨의 진정서를 정식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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