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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빨리 민족에 과속방지턱을 놓다

    빨리빨리 민족에 과속방지턱을 놓다

    2년여 만에 만든 경부고속도로초고속 인터넷·총알 배송까지 한국 사회 움직이는 ‘속도’ 해부노동의 과부하 등 모순도 살펴“느림의 귀환, 퇴보 아닌 새 속도중요한 가치 놓치지 않나 성찰을” 자장면은 ‘속도의 음식’이다. 설렁탕은 식은 채 배달되면 다시 끓이면 그만이지만, 불어버린 자장면은 되돌릴 길이 없다. 속도는 한국에서 언제나 화두였다. 세계 최고 수준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고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전국을 잇는 나라이니 오죽할까. 2010년대 초반 통신사 광고에서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며 속도를 찬양했다면, 최근에는 배송·물류 플랫폼의 속도 경쟁과 그 그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손에 철가방을 든 채 마력 8.5의 시티100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배달 기사의 사진으로 시작하는 책은 현대 문명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인 ‘속도’를 탐구했다. 다소 생소한 ‘기계비평’으로 인간과 기술 간의 관계를 사유해온 이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이번에 ‘속도비평’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단순히 속도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의 표현대로 “속도야말로 근대인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요소이며 영혼까지 팔아가며 추구해온 가치”이지 않은가. 책은 역사, 철학, 기계학을 넘나들며 속도가 가진 함의를 다각도에서 살핀다. 이 과정에서 ‘속도의 체인’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흔히 속도는 한 사물이 움직일 때의 빠르기, 즉 단편적인 물리적인 현상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저자는 복합적인 사슬 형태의 속도를 살핀다. “속도를 특정 기계의 성능이나 개인의 욕망 같은 단일한 차원으로 보지 않고 이 세상의 온갖 요소들이 얽혀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특유의 속도 문화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나 조선 후기 김득신의 그림 ‘야묘도추’처럼 다이내믹한 그림을 비추어 봤을 때 속도를 중시하는 DNA가 근대에 들어서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닌 듯하다. 도화선이 된 것은 1960년대부터 시작한 압축성장과 개발주의다. 경부고속도로가 그 대표적 결과물이다. 1960년대 후반, 400㎞가 넘는 도로를 불과 2년 5개월 만에 완공한 배경에는 박정희 정권의 날림 설계와 공기 단축 압박이 있었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노동자의 시간과 목숨을 단축한 결과 77명의 노동자가 희생되기도 했다. 이런 속도 정책의 전시장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서울이다. ‘불도저 시장’이라 불렸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청계고가도로나 강변도로는 순수한 기능적 동기가 아닌, 최고 권력자가 워커힐 호텔이나 김포공항으로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지어진 정치적 결과물로 꼽힌다. 얼핏 보면 한국은 막힘없이 굴러가는 속도의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도에 의한 모순과 역설이 존재한다. 더 빠른 사회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속도를 억제하기 위한 과속방지턱, 보행자 중심 도시계획 등을 만들어야 한다. 속도가 만든 교통 체증, 물류 병목, 플랫폼 노동의 과부하, 끊임없는 시간 압박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조언한다. 속도 자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속도가 우리에게 적절한 것인지, 속도를 추구하는 도중에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봐야 한다. (중략) 느림의 귀환은 퇴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속도의 기계들에 새로운 속도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 “불안한 시대일수록 오컬트를 불러낸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오컬트를 불러낸다”

    1000만부 신화 쓴 ‘퇴마록’의 저자젠지 세대 퇴마사 이야기로 귀환“난 대중소설가”… 팬 바람 담아내젊은 말투 구현 위해 10년간 관찰 믿고 의지할 것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간은 스스로 그런 존재를 창조해 낸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오컬트’ 열풍의 본질이다. 무속, 초자연현상 등 온갖 오컬트가 난무하는 시대에 ‘한국 오컬트의 아버지’가 귀환했다. PC통신 연재를 시작으로 1000만부 신화를 쓴 소설 ‘퇴마록’의 저자 이우혁(61)이 ‘신퇴마록’(반타)으로 돌아왔다. 전설이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서울 강남구에 있는 출판사 사무실에서 이우혁을 만났다. “앞선 결말에서 주인공 생사(生死)를 확실히 정해놓지 않았어요. 난리가 났죠. 제가 평생 온갖 안 좋은 소리를 들었는데, 그 결말로 들은 겁니다. 하하. 작품으로서 완결성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만족하지 못하시더라고. 별수 없죠. 확실하게 지어줄까도 생각했는데, 역시 좋은 게 아니고…. 억지스럽지 않게 다시 시작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오래 걸렸네요.” ‘퇴마록’은 한국 오컬트 소설의 기원이자 정점으로 평가된다.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 퇴마사가 악귀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내용이 큰 뼈대다. 1993년 PC통신 하이텔에서 ‘국내편’ 연재를 시작한 뒤 ‘세계편’, ‘혼세편’에 이어 2001년 ‘말세편’으로 마무리됐다. 인기에 힘입어 2013년 출간된 ‘퇴마록 외전’은 지난해 총 세 권으로 완결됐다. ‘신퇴마록’은 ‘말세편’과 ‘외전’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다. 선대 퇴마사 4인방(박 신부·이현암·장준후·현승희)이 ‘대위기’로부터 세상을 지켜낸 이후 20년이 흐른 시점이다. 잠잠했던 악(惡)이 다시 꿈틀거린다. “처음부터 저는 ‘대중소설가’입니다. 대중의 마음을 무시할 수 없죠. 팬들의 바람을 거의 다 들어드리려고 해요. 들어드리기는 쉽지만, 문제는 이야기가 되게 해야 하잖아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번 ‘신세편’ 세 권은 조금 속도감 있게 읽히게끔 하려고 양을 줄이느라 애썼어요. 오랜만에 팬들에게 드리는 인사니까요. 처음부터 인상을 구기면 힘들잖아요. 다음부터는 더 심각해질 겁니다.” ‘신퇴마록’은 이번에 출간된 ‘신세편’(3권)에 이어 ‘마세편’(3권), ‘창세편’(4권)으로 이어진다. 총 10권짜리 거대한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심인물은 차세대 퇴마사 김양두다. 장래가 밝은 태권도 선수였으나, 악귀의 농간으로 좌절을 맛본 뒤 이현암의 공력을 계승하고 퇴마사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나 다른 선배 퇴마사와는 달리 김양두에게는 ‘진중함’이 보이지 않는다.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젠지’(GenZ) 퇴마사, 김양두를 보며 선배 퇴마사들은 한숨을, 독자들은 웃음을 짓는다. “젊은 세대 말투를 구현하느라 정말 고생했습니다. 10년간 여러 커뮤니티 다니면서 계속 들여다봤어요. 토할 것 같더라고요. 저도 커뮤니티에 글을 써봤는데, 저의 글투를 보더니 대번에 ‘아재’ 또는 ‘할배’라고 알아보더라고요. 반성하고 그다음부터는 열심히 눈을 부릅뜨고 살폈어요. 말투를 따라 하려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 알겠더라고요.” 이우혁의 귀환은 이 시대의 요청인 것처럼 보인다. 무속이나 귀신 등 한국의 오컬트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 ‘원조’가 재림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현상을 소설의 소재로 삼지만, 이우혁은 뜻밖에도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한국화학(현 한화)과 한국자동차부품종합기술연구소(현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적도 있다. 과학이 첨단까지 발전한 오늘날, 인간은 그럼에도 왜 오컬트에 매료되는가. 이우혁의 생각은 이렇다. “믿을 만한 게 없으니까요. 예전엔 종교가 그 역할을 했죠. 정치가 해보려고도 했으나 신뢰를 잃었고요. 과학도 답을 주지 못하죠. 인간은 본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존재니까요. 우리가 윤회하는지, 하늘나라는 있는지 등. 세상이 불안해지면 오컬트가 날뛰는 법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갈라지고 싸우는 지금, 과연 누구를, 무엇을 제대로 믿을 수 있겠습니까?”
  • 가까워지는 잉여 인간의 시대… ‘인간적 유토피아’를 찾아서

    가까워지는 잉여 인간의 시대… ‘인간적 유토피아’를 찾아서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평생 먹고 살 재산이 있었지만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죽을 때까지 예술에 매진했다. 만약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모든 노동을 대체하고 완벽한 풍요를 가져다주면, 인류는 미켈란젤로처럼 살 수 있을까. 세계적인 철학자 닉 보스트롬의 신작 ‘딥 유토피아’는 이런 문제를 고민한다. AI를 넘어서는 초지능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면 우리는 배부른 돼지가 될지, 아니면 검소한 미켈란젤로처럼 될지를 논한다. 이 실존적 질문을 3명의 청강생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친근하게 풀어냈다. 그러려면 우선 인류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자본은 늘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순보완재’였다. 인구가 2배 늘어나는 데 수만 년이 걸리던 수렵 채집 시대를 지나 산업화 이후 단 30년 만에 인구가 급증한 폭발적 성장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AI 혁명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자본이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제시한다. 기계가 모든 일을 더 적은 비용으로 처리하고, 인간은 노동시장에서 ‘퇴출’ 당한다. 노동이 사라진 낙원에서 인간이 마주할 진짜 적은 다름 아닌 심각한 지루함과 무기력이다. 저자는 이를 러시아 문학에 등장하는 ‘잉여 인간’에 빗댄다. 푸시킨이나 투르게네프 소설 속 지식인들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췄지만 제 역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잉여 인간’의 비극이 인류 전체의 숙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I가 인간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를 남긴다. 지각력, 도덕적 지위, 연대감 등이 자동화의 장애물이다. 인간이 외적 결과물뿐 아니라 주체의 ‘내적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AI는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완벽한 인공 대체자가 존재하더라도 상대방과 쌓아온 고유한 역사와 신의를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체 불가능한 가치는 이렇게 남는다. 이 단계에 이르면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 역시 완전히 뒤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청소년을 ‘산업 생산의 도구’로 길러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여유와 명상을 즐기고 삶의 가치를 탐색하는 문화적 유토피아에 적합한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강생들이 강연 이후 축제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에 이런 주장이 그대로 담겼다. 디스토피아를 깨부수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철학적 담론이 아니라, 여름 밤의 축제를 즐긴 경험 그 자체다.
  • 친청이 반기 든 선호투표제… 전준위 “당헌·당규 위반 아냐”

    친청이 반기 든 선호투표제… 전준위 “당헌·당규 위반 아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9일 친청(친정청래)계가 반발하고 있는 선호투표제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정청래 전 대표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정 전 대표는 “때리면 맞겠다”고 응수했다. 전준위원인 이연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전준위 회의 직후 “현재까지 전준위나 기획분과 입장은 선호투표제를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10일 최고위에서도 결론나지 않으면 주말 비상 최고위원회를 소집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전 대표 측이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건 당헌·당규 위반 여지가 있다고 반발하면서 민주당은 이를 재논의하고 있다. 전준위 의결 사항은 최고위, 당무위를 거친 뒤 최종 확정된다. 전준위는 또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별도 선출하기로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은 청년 최고위원 몫이 되는 셈이다.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가 처음 적용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경남 등 전략 지역의 대의원·권리당원 표에 대해선 5%를 가중치로 주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총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남광주 일대를 돌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김 전 총리는 순천갑 당원간담회에서 “내란 세력이라고 비판만 하는 당대표가 되지 않겠다. 정당 지지율이 밀리는데 얼마나 망신이냐”며 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선호투표제 재논의와 관련해선 “문제 없는 룰을 자꾸 시비 거는 것이라고 하면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전남광주시의회에서 당대표 출마 회견을 한 뒤 정 전 대표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에 빗대 “교체 안하면 총선에서 레드카드를 받는다”고 직격했다. 또 친청계의 선호투표제 반발에 대해선 “당권을 휘둘렀던 때를 한번 돌이켜 볼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잠행’ 행보를 이어가며 소셜미디어(SNS) 활동에 주력했다. 정 전 대표는 김 전 총리가 당 지지율 하락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 탓하고 네거티브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저는 네거티브하지 않겠다”며 “상대방 헐뜯고 욕하지도 않겠다. 때리면 맞겠다”고 했다. 다만 “가끔 정당방위는 하겠다”고 밝혔다.
  • “제3자 추천… 155명 투입”… 민주, 선관위 특검법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당론으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 법안을 제출했다. 중앙선관위원장 상임화와 선관위 사무총장의 인사청문제도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한 이른바 ‘선관위 개혁 3법’도 발의했다. 민주당 김성회·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선관위 특검 법안을 제출한 뒤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흐름에 맞춰 선관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이었던 특검 추천 권한은 여야가 아닌 제3자에게 주기로 했다.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대한변호사협회가 각 한 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는 구조다. 수사 인력은 파견검사 30명, 파견 공무원 70명, 특검보 5명, 특검 수사관 50명 등으로 구성됐다. 수사 기간은 20일의 준비 기간 외에 90일이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관위 특검의 핵심은 공정성”이라며 “첫 단계인 특검 추천 방식부터 각별히 더 공정해야 한다. 제3자 추천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즉시 국회로 돌아와 특검법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개정 전 법률 개정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몇 가지 과제에 대한 입법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TF가 마련한 선관위 개혁 3법은 선거관리위원회법·국회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으로 구성됐다. 중앙선관위원장을 비상임에서 상임으로 전환하고, 선관위의 주요 사무를 보고에서 의결 위주로 처리해 사무처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다. 또한 현행 1명인 상임위원을 3명으로 확대해 선거·투표관리, 조사·단속, 조직운영 업무를 각각 전담하도록 명시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외부 인사로 뽑고, 국회 인사청문 제도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독립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 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하며 감사위원회 내부에 선거관리·평가위원회를 둬 선거가 끝난 뒤 선거 운영 전반을 분석하고 평가하도록 했다. 아울러 TF는 “오는 20일 예정된 선관위 신뢰 회복을 위한 헌법 개정 방향 토론회와 국민참정권 수호 제도개혁 TF 8차 회의를 거쳐 개헌안을 성안하겠다”고 했다.
  • ‘불안한 화약고’ 호르무즈 버린다… 새 물길 찾는 산업계

    ‘불안한 화약고’ 호르무즈 버린다… 새 물길 찾는 산업계

    정유사, 사우디 얀부항 우회 도입美·캐나다산 원유로 다변화 추진석화업계, 美·인도산 나프타 검토해운업계는 선박 고립·운임 변수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급상승하고 글로벌 원유 수송의 최대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마비가 재개되자, 산업계에서는 아예 지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없애고 청사진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변덕스럽게 오르내리는 위협 상황 속에 사실상 ‘죽음의 계곡’으로 변한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에쓰오일(S-OIL)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지난 4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라 홍해 쪽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항을 통해 원유를 도입하는 우회 루트를 가동해 왔다고 9일 전했다. 얀부항은 동부 유전지대에서 1200㎞ 길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아 일일 최대 50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수출항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다음달에 쓸 원유 물량은 미리 확보해 두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호르무즈가 막히면 원유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비(非)호르무즈 지역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다변화 정책도 지속되고 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약 70% 비중인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탈피하긴 어렵지만 미국·캐나다 원유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중동에 비해 운임·물류비는 비싸지만 미국산은 관세가 없어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유가에 연동된 나프타 가격 인상 압박과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현상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이미 호르무즈 불안 여파로 비싸게 산 원료들을 들여와 제품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고, 조금 있으면 원료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했는데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유가와 나프타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한 고객사들이 ‘지금이 더 싸다’고 판단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4개월간 가격 차이는 있었어도 나프타가 부족하지는 않았다”며 “중동 외에 미국·인도 등에서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는 운항 기회의 원천 차단과 선박 고립에 따른 불안감이 거세졌다. 지난 5월 초 피격으로 현재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인 HMM의 ‘나무호’는 이달 내 이동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면서 현지에 완전히 고립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물류 차질이 해운 운임 급등으로 이어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업계의 입장에선 호르무즈 이외 지역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나 운임에서 이득을 보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정상화된다고 해도 통행료, 위험 수수료 등 문제가 남고 선사들도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통과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물동량이 연말까지 빠르게 복원되진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이제 ‘상수화’되고 있어 산업계가 제2의 공급망을 갖추는 것은 필수가 됐다”고 분석했다.
  • “검사는 수사 못 한다”… 마지막 관문 넘는 與

    “검사는 수사 못 한다”… 마지막 관문 넘는 與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마지막 과제로 꼽히는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9일 발의했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대신 공소청 검사의 시정조치요구권과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구권을 강화해 경찰을 견제하는 게 핵심이다. 민주당은 매주 1~2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심사에 속도를 낸 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전에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검사의 수사를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경찰 등 수사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형소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를 규정한 조항(제196조 등)을 전면 손질하면서 최대 쟁점으로 꼽힌 보완수사권을 없앴다. 대신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거절할 수 있는 근거를 삭제해 보완수사요구권이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요구받으면 한 달 이내 보완수사를 끝내야 한다. 다만 공소시효가 머지않은 사건 등 검사가 판단했을 때 시급한 사건은 보완수사 기간이 1개월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 1회에 한해 보완수사 기간이 더 필요한 경우 연장할 수는 있다. 보완수사를 맡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요구를 거절하면 공소청장이 경찰의 교체,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송치 전이라도 수사기관의 부당한 수사를 확인하게 되면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최근 ‘장윤기 사건’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경찰에서 이해관계자의 수사 관여를 막는 방식으로 장윤기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자정과 견제가 필요한 것이지, 보완수사를 통해서 그런 걸 잡아내는 게 본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위 여당 간사인 이해식 의원은 경찰권 통제와 관련해선 “합의제 행정기관의 위상을 갖지 못한 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실질화로 경찰 권한을 분권화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했다. 관심을 모았던 ‘전건송치’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건 기록 송부 조항을 추가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할 경우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모든 문서, 관련 기록 목록까지 작성하도록 했다. 수사기관이 불리한 기록을 빼고 검찰에 사건기록을 송부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또 불송치 사건의 경우 고소인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신청이 가능하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이 법안은 사실상 민주당 당론으로 전날 법사위 법안1소위에 회부된 민주당 김용민·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발의안과 혁신당 차규근 의원 발의안 등과 병합 심사될 예정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1소위원장은 “법안1소위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이상 개최해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10일부터 심사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 법안에는 김용민 의원안의구속기간 축소, 조건부 석방 제도,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공소심의회 신설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당은 지금 당장 필요한 2~3가지에 집중해서 보완수사권 폐지하고 수사권은 온전하게 수사기관인 경찰이 하게 하고 검사는 공소기관으로서만 남게 하는 조항들만 수정하고 가자는 입장”이라며 “저도 전략적으로는 이게 더 빠를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두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검찰 해체와 보완 수사권 박탈은 결국 범죄자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한성숙 국무총리 접견 일정을 순연하고, 장윤기 사건 은폐 의혹과 연관된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경찰청으로 향해 김영근 청장과 면담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던 경찰은 저렇게 떳떳하고 당당하다”며 “그런데 이 순간에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모든 수사권을 저런 경찰에 다 넘겨주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도시엔 없는 배움’ 줬더니 유학·정착… 농촌에 희망 심는 청년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도시엔 없는 배움’ 줬더니 유학·정착… 농촌에 희망 심는 청년

    생활형 농촌 유학 ‘에너지교육농장’학생 농업 체험 한 해 1000명 방문태양광 풍차·목공 등 몸으로 배워등록금 없는 ‘농촌유토피아대학원’ 생태·문화·공동체 등 다양하게 공부지역 리더 키워 농어촌 소멸 대응농촌 유학, 마을 활성화에 큰 도움정착은 많지 않아 정책 뒷받침 필요 인구 유출과 고령화 영향으로 농산어촌의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열악한 교육 여건은 청년이 농촌을 삶의 터전으로 삼지 못하고 도시로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된다. 9일 지난해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정책포럼 발표를 보면 2024년 기준 전국 3558개 읍·면·동(법정동) 중 초등학교가 없는 곳은 283곳(7.9%)에 달했다. 유치원이 없는 곳은 435곳(12%), 중학교가 없는 곳은 1213곳(34%)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수는 2015년 271명에서 2024년 249만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158만명에서 133만명으로 줄었다. 읍면동 내 소규모 학교 폐교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것도 확인됐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따라 시군 학생 수는 평균 79~130명, 학부모는 11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만의 자원을 활용해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화 교육을 제공하며 ‘농촌 유학‘ 등을 유도하는 청년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 경주 산내면 산촌인 우라마을에서 ‘에너지교육농장’을 운영하는 함용재(43)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2010년 문을 닫은 우라분교 터에 만든 이 교육농장에는 한 해 1000여명이 방문한다. 바탕에는 ‘경북형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경북농업기술원과 경북교육청, 대구교육대가 함께 추진 중인 이 프로그램은 농장을 교육 공간으로 학생들에게 농업·농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생활형 농촌 유학’ 모델이다. 지난해 시범사업 시행 후 현재 70여개 농장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교육농장에 들른 학생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풍차를 만들고 목공예 체험을 통해 나무가 왜 ‘탄소저금통’으로 불리는지 원리를 배운다. 함 대표는 지역 학교에서도 체험 활동이나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며 농촌 마을 학생들이 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2010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농촌유학센터에서 생활 교사로 일하며 농촌 교육 여건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센터는 유학하러 온 도시 아이들이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돌보고 자연 친화적 프로그램 등으로 방과 후 학습을 제공하는 곳이다. 함 대표는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또래, 어른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아이들을 보고 환경이 아이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농촌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 가족에게 안정적 주거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마을교육공동체 운동도 시작했다. 산내면은 대구와 경북의 식수원인 운문댐 가까이 있는 청정 지역으로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없는 탓에 농업 외 일자리가 없어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교육 환경 개선을 고민하자 산내면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에 1명이 전학 오고, 해외 교포 2세 2명도 청강생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하나뿐인 중학교에도 2명이 전학 왔다. 그러면서 두 학교 학생 수는 각각 16명, 11명이 됐다. 지난해까지 20명이 넘던 학생 수가 줄어 걱정하던 주민에겐 큰 경사였다. 함 대표는 “아이들이 없으면 마을은 쇠락을 피할 수 없다. 젊은 사람들이 걱정 없이 와서 살 수 있는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경남 함양에는 청년 인재 양성을 통한 지역 재생과 정착을 도모하는 ‘농촌유토피아대학원’이 있다. 농산어촌 소멸 문제에 대응하고자 2021년 설립된 대안 교육 기관이다. 캠퍼스·강의·등록금이 없는 ‘3무(無)’ 대학을 표방하며 현장 중심 학습과 독서 토론,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인재를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연 8회 현장 학습과 정기 독서 토론에 참여하며 농업·생태·문화·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 등록금 대신 활동 지원금을 지급하는 점도 특징이다. 매년 20명 안팎의 신입생을 모집해 왔다. 올해 6기는 13명이다. 전체 입학생 가운데 청년층은 3분의 1 정도다. 농업인뿐 아니라 문화예술인,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경기 파주에서 치유 농장을 운영하는 귀농 2년 차 농업인인 6기 황서연(31)씨는 “여러 현장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농촌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며 “연고 없이 농촌에 왔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농촌에 남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농촌에 필요한 것도 사람이고, 지역에 남게 만드는 힘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농촌유토피아대학원이 주목하는 것은 ‘정착’이자 ‘지역 리더 양성’이다. 조금평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려면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인재들이 각 지역에 배치돼 변화의 중심이 된다면 굳어진 사고를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몇 년 사이 전국 각지에서 추진된 농촌 유학은 폐교 위기를 극복하거나 마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전교생이 11명에 불과했던 강원 양양군 남애초는 지난해 2학기 기준 4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전교생이 6명뿐이었던 경남 통영 욕지초등학교 역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등으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다만 농촌 유학이 지역 정착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아 민간의 노력에 더해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윤요왕 농산어촌유학전국협의회 이사장은 “행정안전부,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도 예산을 투입해 주거 지원 기간 등을 늘리고 일자리 사업도 연계해야 농촌 유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고교까지 마치면 해당 지역에 정착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초·중 단계에 머문 농촌 유학을 고교까지 확대해야 한다. 지역 사정에 맞는 특성화고를 설립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추경호 ‘경제 살리기’ 강행군…서울선 예산협의, 대구선 비상경제 회의

    추경호 ‘경제 살리기’ 강행군…서울선 예산협의, 대구선 비상경제 회의

    추경호 대구시장은 9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민간 중심의 경제 회복과 산업구조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대구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추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산격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대구 경제가 매우 어렵고 그 침체가 상당히 오래 지속됐다”면서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불감증이 생길까 우려돼 비상한 각오로 경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 등 산업 분야 전문가와 교수, 경제·산업 관계기관, 대구상공회의소,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 등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구 경제 정책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민관 협력형 논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추 시장이 후보 시절 내건 주요 공약이다. 그는 회의를 구성한 배경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도 공무원과 지역사회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정말 비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정치권과 공직사회, 지역사회 모두 누적된 경제적 문제에 관해서 비상한 각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회의를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의 가장 큰 현안이 경제고 또 시민들께서 어떻게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가 많아져서 떠나는 청년이 없고 떠났던 청년들도 다시 돌아오는 대구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여기에 좋은 기업도 오고 전통 주력 산업도 새로운 경제 환경에 대비해 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바람이 많다”고 부연했다. 추 시장은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선 산업구조 개편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구조적 문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며 “산업구조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선 ▲대구 경제의 현주소와 대응 방향 ▲비상경제대책회의 운영 계획 ▲투자기금 조례 제정 ▲‘버팀이음 프로젝트’ 추진 방안 등 4개 안건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대구 경제가 현재 기계·금속·섬유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만성적인 저성장에 머무른 데다, 건설경기 부진까지 겹쳐 역성장 국면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소비 심리는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상가 공실 증가 등으로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AI·로봇·반도체·모빌리티·의료 등 첨단산업으로의 전환과 앵커기업 유치, 전통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추 시장은 “대구경제 대개조를 위해 민간 전문가들의 정책 제언을 공무원들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검토하도록 시정을 운영할 테니 현장 전문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마음껏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추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추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대규모 투자를 포함한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역 차별적 요소와 정치적 고려에 의해 결정된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안”이라며 “AI, 반도체, 로봇, 미래모빌리티 등 대구 미래산업 육성은 한순간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 女화장실 엿보다 들킨 소년 “전 어려서 괜찮아요”…칼 빼든 ‘이 나라’

    女화장실 엿보다 들킨 소년 “전 어려서 괜찮아요”…칼 빼든 ‘이 나라’

    최근 중국에서 어린이들을 자극적인 범죄 모방이나 과도한 상업 활동에 동원하는 등의 ‘아동 인플루언서’ 부작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매체는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는 영상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가 소개한 한 아동 인플루언서의 영상 속 한 남성은 어린 소년에게 여자 탈의실에 들어가도록 부추겼다. 남성은 “너는 미성년자니까 법적 책임을 안 진다”며 “만약 네가 여자아이들을 성희롱하더라도 이후 일어날 문제는 여자아이들이 감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소년이 여자 화장실 문틈을 엿보다가 한 여성에게 발각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소년은 자신이 어린아이기 때문에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중국에서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미성년자의 신체·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온라인 정보 분류 조치’에 따라 웹사이트에서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 조치는 어린이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나쁜 행동을 모방하도록 부추길 수 있는 정보 ▲어린아이들의 가치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아동의 이미지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영상과 아동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영상 등이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영상은 제작자와 온라인 플랫폼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 심각한 위반 사례의 경우 플랫폼 업체는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어린이가 등장하는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 등이 인기를 끈 바 있다. 2021년 한 5살 소녀는 화장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려 한달에 15만 위안(약 34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논란 끝에 결국 폐쇄됐다. 또한 한 인플루언서 여성은 지난 6월 3살 딸을 데리고 낮부터 늦은 밤까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정지됐다.
  • 한국 의식했나…日 ‘개고기 관광’ 우려에 식용 금지법 추진, 통과 어려운 이유는? [핫이슈]

    한국 의식했나…日 ‘개고기 관광’ 우려에 식용 금지법 추진, 통과 어려운 이유는? [핫이슈]

    일본의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가 개와 고양이를 먹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산케이신문은 9일 “해외의 개·고양이 식용 관련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유신회가 식용 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일본 내 일부 중식당에서는 여전히 개고기를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거 일본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개고기를 식용으로 이용했다. 실제로 에도 시대(1603~1868)와 메이지 시대(1868~1912)에는 약용이나 보양식 개념으로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대에는 식생활의 변화와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으로 개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었으나 개고기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유신회는 도쿄와 오사카에 개고기를 제공하는 음식점이 최소 50곳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유신회는 해당 음식점의 주요 고객은 외국인 노동자 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고 있다”며 “돼지고기나 소고기로 위장한 밀수육, 일본 내 반려동물 매장에서 팔리지 않은 개나 사냥용 덫을 이용해 잡은 들개들이 개고기의 조달처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실태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개고기 먹을 수 없게 된 사람들, 일본에 올 수도”일본의 개고기 금지법 추진 배경에 한국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 및 유통·판매를 금지하는 ‘개식용종식법’을 본격 시행한다. 이에 따라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다 적발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며, 식용 목적의 사육·유통·판매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한국의 개식용종식법은 2024년 2월 공포된 뒤 같은 해 8월부터 법 시행을 시작했으나 3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내년 2월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즉시 본격 시행되기 시작하면 개고기의 합법적인 공급 자체가 금지되므로 사실상 국내에서 개고기의 구입·판매는 불가능해진다. 일본유신회 관계자는 산케이신문에 “개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개고기가 허용된 일본으로 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가 ‘한국인’을 직접 언급하기 보다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이 개고기를 먹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 통과, 순탄치 않다”현지 언론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금지법이 제정되면 동물보호법을 보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면서도 “일본유신회가 각 정당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내각 시기인 2024년 12월 일본 정부는 질문주의서(일본 국회가 내각에 제출하는 문서 형식의 질문) 답변에서 “정부는 일본에서 ‘개와 고양이의 식용 소비’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법을 정비해 개와 고양이의 식용 소비를 금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무소속 마쓰바라 진 의원이 한국의 개식용종식법과 국제적인 규제 확산을 언급하며 일본도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을 제정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사실상 일본 정부는 동물애호관리법, 식품위생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현행법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셈이다. 더불어 자민당 내부에서는 “고래나 말 등의 식용 금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유통 규모를 둘러싼 인식에도 차이가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2018년 이후 개고기 수입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유신회는 현재도 도쿄와 오사카 등지에서 개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이 수십 곳에 달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을 둘러싼 논의는 본격화됐지만 정부가 별도 입법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데다, 여야 간 공감대 형성도 쉽지 않아 법안 처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 강남경찰서 간부 성비위 의혹… 대기발령 조치

    서울 강남경찰서 간부 성비위 의혹… 대기발령 조치

    서울 강남경찰서의 간부가 성 비위 의혹으로 인사 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 강남서 소속 A 경정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기발령이란 비위나 부실 수사 의혹 등 문제가 생겼을 때 경찰관의 직무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인사 조치다. 경찰청은 A 경정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후속 징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해당 경정의 개인적인 비위 행위로, 본청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마른 장마에도 끊임 없이 이어지는 프로야구...“하늘도 무심하지” 선수들도 지친 한숨

    마른 장마에도 끊임 없이 이어지는 프로야구...“하늘도 무심하지” 선수들도 지친 한숨

    프로야구 전반기 일정이 끝나는 9일 SSG 랜더스-두산 베어스전이 예정돼있던 잠실구장엔 오전 내내 비가 쏟아졌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비가 서서히 그치더니 오후 3시쯤엔 햇살까지 드문드문 내리비쳤다. 이날 경기만 비로 순연되면 곧바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갈 수 있었던 선수들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하늘도 무심하지”라며 농담아닌 농담을 던졌다. 그는 “다들 얼마나 실망이 클까. 나도 아침에는 ‘오늘은 무조건이구나’ 했다. 컨디션이 좋으면 이길 수도 있겠지만 야구는 모르는 일이다. 올시즌엔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다들 지친 상태다. 솔직히 오늘은 좀 쉬었으면 너무 좋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앞선 10경기에서 1승 1무 8패의 부진을 겪고 있던 이숭용 SSG 감독의 바람은 더 컸을 터였다. 그러나 유난히 운이 따르지 않았던 올시즌의 기억 때문에 “결국은 경기를 하게 될 줄 알았다”며 혀를 끌끌 찼다. 그는 “시즌 별로 부침이 있는데 올시즌은 좀 그렇다. 뭔가 도와주는 요소가 없다. 남들 다 쉴 때 고척돔에서 연패를 당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까지 거론했다. “오타니 생각도 나더라. 오타니가 다른 사람들이 버린 운을 줍는 것이라며 평소 쓰레기를 줍는 선행을 하는데 나도 착한 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더구나 이날은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 마저 왼쪽 어깨 회전근개 손상으로 전열에서 이탈까지 했다. 이 감독은 “2주 후에 재검진한다는데 그것 보다는 더 오래 갈 듯하다. 일단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대체선수 영입 문제는) 프런트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두 팀은 10개 구단 가운데서도 전반기에 유독 많은 경기를 치른 편이긴 하다. 키움 히어로즈가 9일까지 가장 많은 88경기를 치렀고 두산이 87경기, SSG와 KIA가 나란히 86경기를 소화했다. 날씨와 관계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돔구장을 사용하는 키움과 1~2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니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했다.
  • 쇳조각 나온 스무디 항의에 “아~ 숟가락 넣고 갈았어요” 직원 고백…사장은 더했다 [이슈픽]

    쇳조각 나온 스무디 항의에 “아~ 숟가락 넣고 갈았어요” 직원 고백…사장은 더했다 [이슈픽]

    한 개인 카페에서 쇠숟가락을 음료에 넣고 갈아 제공한 뒤 “직원 실수”라며 “삼겹살을 먹고 기름으로 흘려보내라”고 대응한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스무디에서 수백개의 쇳조각이 나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북 상주에 사는 주부라는 글쓴이 A씨는 “쇠숟가락이 갈린 스무디를 경험했다”면서 “7월의 무더운 날씨에 실외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시원한 음료를 사다 주고 싶어 남편 회사 근처에 위치한 개인 카페에서 딸기 스무디 3잔을 주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바깥에서 수 분을 기다려도 음료가 나오지 않아 문 앞에 가보니 블렌더에서 굉음이 났다. 의아했으나 블렌더가 잘 갈리지 않나 보다 생각하며 넘겼고, 이후 음료가 완성돼 바로 캐리어에 담아 남편 회사에 가져다줬다”고 밝혔다. 이후 음료를 마신 남편과 동료들이 이물감을 느껴 음료를 뱉어보니 쇳조각이었다. 컵 바닥에도 다량의 금속 조각이 보였다. A씨는 “블렌더에서 굉음이 나던 게 떠올라 블렌더 날 같은 기계 부품이 부러진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확인을 위해 카페에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쇠숟가락이 함께 갈리면서 숟가락 절반 이상이 갈려 스무디에 혼입된 사고였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직원에게 처음 쇳조각을 보여줬을 때 직원은 “그거 맞아요. 그거 한 개 나왔을 거예요”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음료에 쇳조각이 들어간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A씨가 “한 개요? 컵 안에 쇳조각이 이렇게 많다”고 보여주자 직원은 “정신이 없어서 쇠숟가락을 넣고 갈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가게 사장이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숟가락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A씨에게 사과하고 환불과 함께 병원 진료를 권했다. 당시 음료를 마신 이들은 모두 큰 이상 증상이 없어 병원은 가지 않았다. 3~4일이 지난 후 A씨는 사장에게 연락해 “모두 큰 이상은 없다”고 전했고 대화는 치료비, 위로금, 피해보상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사장은 “스무디 2잔은 정상이고, 나머지 1잔에 다량의 쇳조각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스무디 2잔에 쇳조각이 들어간 스무디를 한 숟가락씩 올린 것이기 때문에 2잔에 대해서는 괜찮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은 위로금으로 최대 20만원 정도를 이야기했고, A씨는 피해자들과 상의 후 “30~40만원의 위로금과 단기간 내에 쇳조각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할 시 보험 처리를 부탁드린다”고 전달했다. 이에 사장은 보험 처리만 해주겠다고 했다. A씨는 이미 며칠이 지난 상황이고 큰 증상이 없어 위로금이나 보험 처리도 받지 않고 그냥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장은 “2잔은 쇳조각 양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고, 식사비 명목의 금액을 얘기하며 “삼겹살을 먹고 기름으로 내려보내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진심으로 상황을 공감하고 책임감 있게 대응하는 것이 아닌, 이번 상황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져 많이 속상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식품에 금속 이물이 혼입되고 실제 섭취까지 이루어진 상황이 가벼운 일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식품 관리 과정과 사고 이후의 대응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씨는 “다치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괜찮은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관련 기관에 신고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카페 측 대응 이해 안돼” vs “보상금 때문에 공론화?”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숟가락을 넣고 갈았으면 폐기하고 다시 만들어야지 그대로 제공하는 게 제정신인가?”,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 “조금 들어간 건 괜찮다는 사장이 더 이해가 안 간다”라며 분노했다. 일부는 “왜 병원을 안 갔냐. 이상이 없는 것 같아 보여도 그 정도 쇳조각을 먹었으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사장은 사과도 하고 보상금도 제시했는데 뭐가 문제냐. 보상금이 적어서 공론화하는 거냐”는 등 A씨의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추가 글을 올리고 “저희 지역에는 응급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이 없어 현실적으로 타지역 병원까지 가서 검사를 받긴 힘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보상금을 목적으로 공론화한 것이 아니라 사고 이후 대응이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기분이 상했다”면서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험을 공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4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식당 조리 음식 이물질 발견 신고는 2020년 1574건, 2021년 2585건, 2022년 2928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업주를 제재·처벌할 제도적 근거는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 내 이물질이 처음 적발되면 시정명령에 그치고 같은 업소에서 1년 이내 같은 이물질이 추가로 적발돼야 영업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머리카락이나 작은 벌레 등의 이물질은 1차 적발 시 시정명령이 내려진다. 2차는 영업정지 2일, 3차는 영업정지 3일의 처분을 받는다. 금속이나 유리 등 위험한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에는 1차 적발부터 영업정지 2일, 2차는 5일, 3차는 10일의 처분이 이뤄진다.
  • ‘불안한 화약고’ 호르무즈 버린다… 새 물길 찾는 산업계

    ‘불안한 화약고’ 호르무즈 버린다… 새 물길 찾는 산업계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급상승하고 글로벌 원유 수송의 최대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마비가 재개되자, 산업계에서는 아예 지도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없애고 청사진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변덕스럽게 오르내리는 위협 상황 속에 사실상 ‘죽음의 계곡’으로 변한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에쓰오일(S-OIL)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지난 4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이 아니라 홍해 쪽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항을 통해 원유를 도입하는 우회 루트를 가동해 왔다고 9일 전했다. 얀부항은 동부 유전지대에서 1200㎞ 길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아 일일 최대 50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수출항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다음달에 쓸 원유 물량은 미리 확보해 두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호르무즈가 막히면 원유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비(非)호르무즈 지역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다변화 정책도 지속되고 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약 70% 비중인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탈피하긴 어렵지만 미국·캐나다 원유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중동에 비해 운임·물류비는 비싸지만 미국산은 관세가 없어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유가에 연동된 나프타 가격 인상 압박과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현상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이미 호르무즈 불안 여파로 비싸게 산 원료들을 들여와 제품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고, 조금 있으면 원료 가격이 떨어질 것을 기대했는데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유가와 나프타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한 고객사들이 ‘지금이 더 싸다’고 판단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4개월간 가격 차이는 있었어도 나프타가 부족하지는 않았다”며 “중동 외에 미국·인도 등에서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는 운항 기회의 원천 차단과 선박 고립에 따른 불안감이 거세졌다. 지난 5월 초 피격으로 현재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인 HMM의 ‘나무호’는 이달 내 이동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면서 현지에 완전히 고립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물류 차질이 해운 운임 급등으로 이어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업계의 입장에선 호르무즈 이외 지역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나 운임에서 이득을 보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통행료, 위험 수수료 등 문제가 남고 선사들도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통과하려 하지는 않기 때문에 물동량이 연말까지 빠르게 복원되진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이제 ‘상수화’되고 있어 산업계가 제2의 공급망을 갖추는 것은 필수가 됐다”고 분석했다.
  • 선처받은 배재고 야구부, 경위서엔 “비하인 줄 몰랐다”…반성 진정성 논란 재점화

    선처받은 배재고 야구부, 경위서엔 “비하인 줄 몰랐다”…반성 진정성 논란 재점화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 지역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고 사과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의미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서와 화해로 봉합되던 논란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36명의 경위서에는 상당수의 학생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등의 응원 구호가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표현인 줄 몰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학생들은 “역사적 맥락을 모르고 한 발언이지만 깊이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스벅 가야지” 선창 A군 “분위기 띄우려던 발언” “스타벅스 가야지”를 선창한 A군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경기 다음날 제출한 경위서에 “오직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고 광주를 비하하고자 하는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면서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 그런 파이팅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A군이 적은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군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큰 잘못을 했다고 느꼈고, 광주 시민들과 학교 관계자분들께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탱크데이”라고 외친 B군도 5·18 민주화운동과 해당 표현이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B군은 경위서에서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면서 “5·18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고, 스타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비하하고 조롱하려고 소리 지른 건 아니다.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적었다. 일부 학생들은 비하 표현 인지…A군 말리기도그러나 일부 학생 선수들은 비하 표현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었다. 한 배재고 학생은 경위서에 “경기 중반쯤에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와서 애들한테 ‘스타벅스가 갑자기 왜 나오냐’고 물었다”면서 “5·18 광주에 대한 것이라고 해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롱성 응원에 반대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다른 학생은 “스타벅스 얘기를 들었고, 나는 이건 아닌 것 같아 A군에게 ‘야, 이건 아니지.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경위서에 적었다. “스타벅스” 말고도 ‘노노체’ 도발도 있었다 광주제일고(광주일고)에 대한 조롱성 도발은 ‘스타벅스’가 아닌 일베식 혐오 표현 ‘노노체’였다는 진술도 여러 건 나왔다. 한 배재고 학생은 경위서에 “(광주일고) 투수가 갑자기 미끄러지자 ‘왜 그라노’, ‘어젯밤에 뭐했노’라고 도발했고, 화가 난 광주일고 코치님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많이 참았다. 적당히 하라’고 하셨다”고 적었다. 다른 학생도 “‘스타벅스 파이팅’ 당시엔 상대팀 코치님이 뭐라고 안했는데, ‘뭐하노’ 이후에 ‘너희 파이팅만 하라’며 소리 질렀다”고 진술했다. 배재고 야구부의 조롱성 응원은 경기 초반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생은 “경기 시작 초반부터 상대를 조롱하는 파이팅을 우리팀이 몇 번 했고, 중간에 심판이 우리팀을 향해 경고했다”면서 “상대팀 1루 주루코치님도 조롱하지 말라고 몇 번 경고를 계속 주셨다”고 적었다. 다른 학생은 “2회인가 3회쯤에 갑자기 ‘스타벅스 가야지’가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학생은 “4회 공격 때 스타벅스 이야기를 하다가 누군가 큰 소리로 ‘탱크데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장면은 8회 초 배재고 공격 때 나왔다. 학생들의 경위서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 이전부터 여러 차례 지역 비하성 조롱 응원이 있었던 셈이다. “사과 받아준 학교만 바보 만들어” 비판 쏟아져 경위서 내용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모르고 했다는 해명을 믿기 어렵다”거나 “진심으로 반성한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몰랐다? 사과 받아준 학교만 바보 만드네”라고 했고,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경위서는 경기 바로 다음날 제출됐고, 사과는 그 이후 이뤄졌기 때문에 학생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5·18 조롱 응원 구호를 외쳐 공분을 샀다. KBSA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청룡기 대회의 남은 경기를 배재고의 몰수패로 의결하고,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배재고 야구부 36명 전원은 지난 6일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광주일고 측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 기념재단 역시 9일 전남광주특별시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보여준 진심 어린 성찰과 변화의 의지를 헤아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배재고 야구부는 8일 학교와 학생, 학부모 간 논의 끝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징계 처분에 대한 재심을 신청했다.
  • ‘당사 집결’ 증언 놓고 재격돌…한동훈 “선후관계 왜곡” 안철수 “사실 말했다”

    ‘당사 집결’ 증언 놓고 재격돌…한동훈 “선후관계 왜곡” 안철수 “사실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당사 집결’ 경위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을 두고 한 의원은 “선후관계를 왜곡한 주장”이라고 반박했고, 안 의원은 “사실만을 말했다”며 재반박했다. 논란은 안 의원이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계엄 당일) 먼저 당사로 모이라고 한 것은 한동훈 전 대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한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3일의 객관적 사실은 단체대화방과 소셜미디어(SNS), 언론 보도로 이미 확인돼 있다”며 “시간이 지났다고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안 의원이 말한 것은 밤 11시 국회가 봉쇄됐을 당시 의원들이 임시로 당사에 모였던 상황을 선후관계를 왜곡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오후 11시에 있었던 일을 밤 12시 상황에 맞춰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문제”라며 “왜곡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반박했다. 그는 “저는 사실만을 말했다”며 “계엄 후 의원을 국회로 먼저 소집한 것은 원내대표였다”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앞서 의원들을 당사로 모이라고 한 진술의 어떤 점이 허위인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원내대표실 자료를 공개하며 “오후 10시 44분 국회 소집, 오후 11시 3분 당사 변경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 “12월 3일 계엄 직후 계엄 반대 입장을 낸 다음 국회로 바로 가려다 국회가 봉쇄돼 일단 당사로 갔고, 당사에서 의원들을 규합해 국회로 이동한 과정은 제 책(국민이 먼저입니다)에도 상세히 적혀 있다”며 “‘책에 그런 내용이 없다’는 등의 거짓 선동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안 의원도 재차 “책 어디에 당시 한 전 대표가 ‘최고위 소집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한 사실’이 기록돼 있느냐”며 “있다면 직접 손으로 짚거나 줄을 그어 보여달라”고 반박했다.
  • 5·18 설명했더니 “쌤, 좌파세요?”…교사 5명 중 1명, ‘정치 중립’ 민원 경험

    5·18 설명했더니 “쌤, 좌파세요?”…교사 5명 중 1명, ‘정치 중립’ 민원 경험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학생들에게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다루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정치 편향 민원과 신고를 우려해 역사교육과 시사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연구원은 9일 전국 만 16세 이상 70세 미만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4%는 학생들에게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관련 내용을 배워야 할 공간으로는 ‘학교’를 꼽은 응답이 66.4%로 가장 많았다. 교사가 수업에서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교육적 소재로 활용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도 67.4%에 달했다. 학교에서 시민교육을 하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은 83.7%였지만, 현재 학교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66.0%에 이르렀다. 교사노조는 국민들이 학교 시민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학교는 사회적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민원이 무서워 아무 교육도 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교사노조가 지난해 전국 교사 19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2%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했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나 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경험은 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도 2.0%로 집계됐다. 현장 사례도 다양했다. 초등학교 사회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 유관순 열사를 설명했다가 “학교가 좌파로 치우쳤다”는 민원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교과서에 따라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했는데도 “좌파 사상 주입”, “공산당 교육”이라는 항의를 받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1987’ 등을 수업 자료로 활용하거나 세월호 계기 교육, 독도·통일교육을 진행한 것 역시 정치 편향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사례도 조사됐다. 학생들의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 발언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민원이 제기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일베 용어 사용이나 지역 비하 표현, 나치 찬양 발언 등을 지도했다가 “가스라이팅”,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는 항의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선거공보물을 활용한 시민권 수업이나 교실 게시물의 문구, 심지어 분필 색깔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스스로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사에서는 “민원을 우려해 역사 수업에서 교과서 내용만 읽는다”, “시사 문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수업 중에도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는 응답이 쏟아졌다. 교사노조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시민교육 확대 자체가 아니라 교사가 교육과정에 따라 안심하고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연구원은 “문제는 시민교육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교사가 교육과정에 근거해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면서 “교육당국은 시민교육 강화를 요구하기 전에 정당한 교육활동을 정치 편향 민원과 신고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단독]내년부터 코인 수익 250만원 넘으면 세금… 입법조사처 “법적 분쟁 가능성”

    [단독]내년부터 코인 수익 250만원 넘으면 세금… 입법조사처 “법적 분쟁 가능성”

    스테이킹·에어드롭 과세 시점 불명확손실 이월공제 없어 전년도 손실 제외해외 거래소 수익은 이중과세 우려도국외 지갑 실소유자 확인 체계도 과제내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로 1년 동안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면 초과분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스테이킹(가상자산을 맡기고 보상받는 것), 에어드롭(가상자산을 무상으로 받는 것), 해외 거래소 거래 등 실제 투자 방식별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첫해부터 혼란이 예상된다. 9일 서울신문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회입법조사처의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회답서’에 따르면 투자자가 맞닥뜨릴 쟁점은 ①스테이킹·에어드롭 방식 ②손실 처리 ③해외 거래소 ④과세자료 확보 등으로 압축된다. 가상자산 소득과세 제도는 2020년 도입됐지만 과세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유예돼 2027년부터 시행된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줘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연간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만 과세한다. 국내 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일반 개인투자자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는 일정 기준을 넘는 수익을 직접 신고·납부해야 한다. 가장 큰 쟁점은 보상이나 무상으로 받은 가상자산이다. 가상자산을 사고팔아 얻은 차익은 과세 기준이 비교적 분명하지만,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으로 받은 가상자산은 받은 시점에 과세할지, 실제 팔 때 과세할지 명확하지 않다. 입조처는 “새로운 취득 유형은 과세 여부와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어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과세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로 바꾸지 않고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얻은 차익도 과세 대상이어서 신고 범위는 더 넓어진다. 손실 처리 방식도 논란이다. 같은 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합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하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입조처는 “가상자산 투자 특성을 고려하면 결손금 이월공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큰 손실을 보고 올해 수익을 냈더라도 지난해 손실은 올해 세금 계산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면 과세는 더 복잡해진다. 입조처는 “국내 거주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수익을 얻으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과세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탈중앙화거래소(DEX·거래소 없이 투자자끼리 직접 거래하는 방식)는 거래내역을 관리하는 주체가 없어 과세자료 확보도 쉽지 않다. 현재 미국·영국·호주는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자본이득세를, 독일·일본은 소득세를 매기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7년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하려면 “관련 과세 공백을 해소하고 과세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국내 거래소 거래는 고객 확인 의무가 강화돼 관리가 가능하지만, 해외 거래소나 해외 지갑으로 옮겨진 가상자산은 실소유자 확인에 제약이 남아 있다”며 “과세 첫해 혼선을 줄이려면 국외 거래 기록과 지갑 실소유자 확인 체계를 보완하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 가수 신지, ‘장애’ 진단받았다…“수술 포기” 어떡하나

    가수 신지, ‘장애’ 진단받았다…“수술 포기” 어떡하나

    가수 신지가 오랫동안 앓아온 턱관절 질환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8일 신지의 유튜브 채널에는 신지가 남편 문원과 함께 한의원을 찾아 건강 상태를 점검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제작진은 침 치료를 받는 신지에게 “턱관절도 안 좋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신지는 “턱이 너무 갈려서 한쪽에 턱 연골이 없다”며 “부정교합이 너무 심해 치료를 받았는데 잘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수록 입이 점점 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있다”며 “잘 때 이를 갈면서 턱이 뒤로 밀려나갔다”고 덧붙였다. 신지의 턱을 살펴본 한의사는 “개구장애가 있다”며 “정말 문제가 많다. 턱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신지는 “예전에 수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흉터가 남는다고 하더라”라며 “여자 연예인이라 (흉터가 남으면) 활동을 못 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그냥 수술을 포기했었다”고 전했다. 한편 신지는 올해 5월 문원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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